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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요” 0.2점 차로 대회 마친 이미현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요” 0.2점 차로 대회 마친 이미현

    여자 프리스타일스키 예선 13위로 대회 마감미국 입양아 출신 .. “지금도 부모 보고 싶어” “아직 만나지 못했어요. 이 경기를 보고 저에게 연락을 해오신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 결정을 존중해야겠죠.”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 이미현(24)은 199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지만 1살 때 미국으로 입양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미국인 새 아버지를 따라 세 살 때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한 이미현은 재클린 글로리아 클링이라는 영어 이름으로 살다가 2015년 한국 국적을 다시 얻었다. 이미현이라는 이름은 그가 입양되기 전 기관에 맡겨질 때 기록에 남은 것이다. 미국에서 지낼 때 스키를 타기 위해 수영장 청소, 패스트푸드 식당 종업원 등 여러가지 일을 했다는 그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인터뷰를 할 때마다 한국 부모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그의 사연이 2016년부터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아직 한국 부모에 대한 소식은 아직 없다. 17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스타일에 출전한 그는 경기를 마친 뒤 “(한국) 가족을 만나고 싶지만 그들이 연락해오지 않더라도 그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미국 가족에 대해서는 “아마 TV 중계로 보면서 응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0.2점 차로 아깝게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의 주인공은 단연 이미현이었다. 에너지가 넘치는 스타일인 그는 미국 언론과도 여러 차례 인터뷰했고, 자원봉사자들과는 단체 사진까지 찍어주며 계속 큰 소리로 웃어 보였다. TV 방송과 인터뷰에서는 우리 말로 “보고 싶어”라고 외치며 한국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내보이기도 했다. 그는 2017년 1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7위에 올랐을 정도로 이 종목에서 경쟁력이 있는 선수다. 유럽 대회에서 7위를 차지해 국내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도 조심스럽게 결선 또는 메달까지 바라봤지만 불과 0.2점 차이로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특유의 구김살 없는 밝은 모습의 그는 “너무 행복하다”며 “오늘 경기에 만족하고 저 자신에게 놀라운 내용을 펼쳤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미현은 “내 경기는 끝났지만 하프파이프에 출전하는 이강복, 장유진을 응원하러 다시 경기장에 올 것”이라며 “대회가 다 끝나고 나면 바다에 가서 좀 쉬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응원도 열정적이었다. 특히 2차 시기를 끝나고 점수 발표를 기다리는 동안 많은 관중이 ‘이미현’의 이름을 연호하며 결선 진출을 기원했다. 이미현은 “와서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내가 태어난 나라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이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열정적인 팬이라고도 밝힌 그는 믹스트존을 지나 코스 아래로 내려갈 때까지 팬들의 사진 촬영과 사인 요청에 하나하나 응대해주며 손을 맞잡았다. 기다리던 협회 관계자는 “너무 착해서 탈이야”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명균 “이산 상봉 이뤄지지 않는 상황, 남북 모두 부끄러워 해야”

    조명균 “이산 상봉 이뤄지지 않는 상황, 남북 모두 부끄러워 해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6일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지금 상황에 대해서는 남북 모두 민족 앞에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제34회 망향경모제’ 격려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호응하기만 하면, 시기와 장소,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추진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조 장관은 “우리 국민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이산과 실향의 고통을 가슴으로 이해하고 화해와 평화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9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설 계기 이산가족상봉 행사 개최를 북측에 제안했지만, 북한은 2016년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집단 탈북한 여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하며 이에 응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찬바람 속에서도 봄의 희망이 싹트고 있는 것처럼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기운이 조금씩 흐르고 있다”면서 “남북의 젊은이들이 개막식장과 빙상 위에서 하나가 되어 세계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고도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신동주 “신동빈 물러나라”… 롯데 총수 구속 후폭풍

    신동주 “신동빈 물러나라”… 롯데 총수 구속 후폭풍

    신동주 “롯데 70년 전대미문 사태… 즉시 사임하고 이사회서 해임을” 경영권 분쟁 새로운 국면 진입… 日 주주들 ‘신 회장 지지 ’ 미지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전격 구속되면서 ‘형제의 난’이 재점화됐다.1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신 회장과 부딪쳤던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구속된) 신동빈은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직에서 즉각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의 친형이다.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두 사람은 2015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벌였으나 신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신 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신 전 부회장의 반격이 다시 시작됐다. 신 전 부회장은 전날 동생이 구속되자마자 일본 광윤사 대표 자격으로 ‘신동빈씨에 대한 유죄 판결과 징역형 집행에 대해’라는 입장 자료를 내고 신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직 사임과 해임을 요구했다. 광윤사는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99%를 보유한 일본롯데홀딩스의 단일 최대주주 회사다.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셈이다. 신 전 부회장은 입장 자료에서 “한·일 롯데그룹의 대표자 지위에 있는 사람이 횡령 배임 뇌물 등의 범죄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되는 것은 롯데그룹 70년 역사상 전대미문의 일이며 극도로 우려되는 사태”라면서 “신동빈씨의 즉시 사임·해임은 물론 회사의 근본적인 쇄신과 살리기가 롯데그룹에서 불가결하고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일본롯데홀딩스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등이 주요 주주다. 신 회장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과 함께 일본롯데홀딩스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신 회장(1.4%)과 신 전 부회장(1.6%)의 지분율은 1%대에 불과하지만 50%대 우호지분을 확보한 신 회장이 승기를 쥐었다. 사실상 동생의 승리로 끝난 듯했던 ‘형제의 난’은 신 회장의 구속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기업 경영진이 실형을 선고받으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이를 빌미로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을 집요하게 다시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가 조만간 이사회나 주주총회 등을 소집해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을 결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수는 일본 주주들이다. 분쟁 1라운드 때는 신 회장 손을 들어 줬지만 일본 기업문화 특성상 구속까지 된 신 회장을 계속 ‘인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 회장이 해임되면 신 전 부회장은 ‘부친의 뜻’이라며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의 ‘복귀’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롯데그룹 측은 “아직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나온 게 아니지 않으냐”며 신중한 태도다. 쓰쿠다 사장과 고바야시 마사모토(小林正元)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신 회장과 가까운 만큼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신 회장 거취에 대한 판단을 유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일단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중심으로 비상경영 체제를 꾸렸다. 황 부회장 등은 이날 63번째 생일을 맞은 신 회장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로 찾아가 면회했다. 재판 결과를 낙관하고 설 연휴 전날인 14일을 휴무일로 정했던 롯데는 부랴부랴 주요 임직원이 모두 출근하는 등 창사 51년 만의 최대 위기를 돌파하는 데 머리를 맞대고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신동빈 구속… 롯데 경영권 분쟁 먹구름 몰려오나

    신동빈 구속… 롯데 경영권 분쟁 먹구름 몰려오나

    롯데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이 13일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구속되면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 재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2015년부터 시작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동생인 신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지만, 그가 법정구속되면서 꺼지는 듯했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이 뇌물공여 사건 관련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신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일본 광윤사는 입장자료를 통해 우려를 표명했다. 광윤사는 입장자료에서 “횡령 배임 뇌물 등의 범죄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되는 것은 롯데그룹 역사상 전대미문의 일이며 극도로 우려되는 사태”라고 주장했다. 광윤사는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99%를 보유한 일본롯데홀딩스의 단일 최대주주인 회사다. 한일 롯데 지배구도의 정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롯데의 지주사인 일본롯데홀딩스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등이 주요 주주이며 신 회장의 지분율은 1.4%에 불과하다. 신 회장은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과 함께 일본롯데홀딩스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재계에서는 동생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패배했던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의 구속을 계기로 경영권 복귀를 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보다 경영진의 비리에 대해 엄격한 일본에서는 회사 경영진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책임을 지고 이사직에서 사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일본롯데홀딩스가 조만간 이사회나 주주총회 등을 소집해 실형을 선고받은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을 결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광윤사 대표인 신 전 부회장이 ‘부친의 뜻’이란 명분을 내세워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의 ‘권토중래’를 시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쓰쿠다 사장이나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신 회장의 측근 인사여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이와 관련한 판단을 유보할 가능성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르켈 ‘좌우 대연정 ’ 합의 대가로 4년간 비정규직 40만개 줄어들 것”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좌우 대연정’을 구성하는 대가로 사회민주당의 기간제 근로계약 제한 정책을 받아들임에 따라 향후 4년 동안 40만개의 비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독일 연방고용공단(BA) 산하 고용연구소(IAB)는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기독교사회당 연합과 사회민주당의 대연정 합의안을 따르면 현재 종원업 75명 이상의 기업에서 근무하는 기간제 근로 계약 종사자(83만명)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차이퉁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75명 이상 기업 단기 채용 제한 지난 7일 타결된 양당의 대연정 합의안은 기간제 근로계약을 제한하기 위해 종업원 75명 이상인 기업은 전체 종업원 가운데 2.5% 이상은 단기계약 형식으로 채용할 수 없도록 했다. 또한 현행 최장 24개월인 기간제 근로계약 기간을 18개월로 줄이기로 했다. IAB는 기간제 근로계약 종사자 130만여명 가운데 종업원이 75명 이상 되는 기업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를 83만명으로 추산했다. 중도 좌파 성향의 사민당은 그동안 기간제 근로계약이 남용돼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성이 커졌다는 점을 들어 임신 등 사유로 발생하는 임시직 등을 제외하고는 기간제 근로계약 자체를 폐지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중도 우파 성향의 기민·기사당 연합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이유로 협상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양측이 조금씩 양보해서 절충했다. 이를 두고 기민·기사당 연합이 안정적인 메르켈 4기 정부를 이어가기 위해 사민당에 지나치게 양보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지난 총선에서 기민·기사당 연합은 32.9%를 득표해 1당을 차지했고, 사민당은 20.5%를 얻었다. ●슈피겔 “신규 채용까지 감소 우려” 독일에서는 그동안 사민당 출신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당시 총리 정부가 노동시장 유연화를 목표로 2003년 단행한 ‘하르츠 개혁’의 여파로 2000년 601만명이던 비정규직이 2015년 753만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를 통해 2005년 11%에 달하던 실업률이 지난해 4% 수준으로 낮아지긴 했지만 질 낮은 일자리만 크게 늘렸다는 비판이 나왔다. 결정적으로 사민당을 지지하던 전통적 좌파 성향의 유권자와 노동계가 대거 지지를 철회했기 때문에 사민당으로선 기간제 근로 계약 등 비정규직의 철폐가 절실했다. 비정규직에는 기간제 근로자 이외에도 시간제 근로자, 월수입 450유로 미만의 저임금 근로자, 아르바이트 노동자 등이 있다. 슈피겔은 비정규직 일자리를 줄이면서 노동자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할 수는 있어도 신규 채용 시장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정부 “이산상봉, 남북관계 따라 우선 추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방문 때 조율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거론되지 않았다. 설날을 앞두고 북측의 가족을 만날 것으로 기대했던 이산가족들에겐 비보일 수밖에 없다. 12일 정부 관계자는 “상봉 명단만 교환하는 데 최대 2개월까지 걸리기 때문에 이번 설에는 현실화가 힘들다”며 “하지만 향후 남북 관계에 따라 우선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도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제안했었다. 이에 북한은 2016년 중국의 북한 음식점에서 집단 탈출해 입국한 여종업원 12명의 송환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탈북 여종업원들은 자유 의사로 입국했기 때문에 송환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즉 정상회담을 거론하는 국면에서 갈등을 빚을 수 있는 의제였다는 의미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산가족 행사는 지난달 초 남북 대화를 시작할 때 미국의 대북 압박을 감안해 인도적 만남을 우선 진행하려던 상황에서 제안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북 예술단, 탈북자 김련희가 “집에 보내달라”하자 격앙된 표정으로

    북 예술단, 탈북자 김련희가 “집에 보내달라”하자 격앙된 표정으로

    북송을 요구하고 있는 탈북민 김련희 씨가 12일 북한 예술단이 남한 공연을 마치고 북한으로 귀환하는 현장에 등장해 “평양시민 김련희다”라면서 “집(평양)으로 보내달라”고 외치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우리측 당국자가 즉각 제지에 나섰지만 이를 지켜보던 북한 예술단은 “북으로 가고 싶다는데 보내 줘야 하는 게 아니냐”며 격앙된 표정으로 취재진에 불쾌감을 표시했다.김련희 씨는 북한 예술단을 태운 버스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하자 나타나 한반도기를 흔들며 예술단 쪽으로 달려들었다. 김씨는 “얘들아 잘 가”라고 외치자 남한측 인원들이 곧바로 제지했다. 그러자 김씨는 “바래만 주러왔다”고 외치며 저항했고, 북한 예술단원 7∼8명이 CIQ로 들어가려다 멈춰서서 김씨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김씨는 예술단원들을 향해 “평양시민 김련희다”라고 말했고, 예술단원들이 거의 동시에 “네”라고 대답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일부는 김씨를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김씨는 우리측 인원 손에 끌려나오면서 “집에 빨리 보내줘”라고 외쳤다. 한 예술단원은 우리 취재진에게 약간 격앙된 표정으로 “김련희씨가 북으로 가고 싶다는데 보내줘야 하는거 아닙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라산 CIQ는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통제구역이다. CIQ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당국자는 “김련희 씨가 어떻게 통일대교를 통과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김 씨는 이후 “민통선 내에 지인이 살고 있다. 어제 지인의 집에 놀러 가면서 출입증을 받아서 통일대교를 지나서 민통선 안에 들어갔다”면서 “오늘 아침에 북한 예술단 귀환 보도가 나와서 CIQ로 시간 맞춰 나갔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한 발짝이라도 가까이에서 고향의 숨결을 느끼고 싶었다”면서 “북한 예술단원들이 처음에는 못 알아보다가 이내 나를 알아보고 반가워했다. 북한 예술단원들은 대부분 평양 출신일 텐데 내 고향 평양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김 씨는 “저 사람들은 여권도 없이 마음대로 남북을 오가는데 왜 나는 7년이나 고향에 못 돌아가나. 하루하루가 고통”이라고 덧붙였다. 2011년 입국한 김련희 씨는 브로커에게 속아서 한국으로 왔다면서 고향인 북한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우리 국민을 북송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특히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조건으로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집단탈북한 여종업원 12명과 김련희 씨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代 이을 자가 없다…日 중소업체 대량 폐업 위기

    [특파원 생생 리포트] 代 이을 자가 없다…日 중소업체 대량 폐업 위기

    “일손은 모자라고, 후계자는 없고….”일본의 산업 경쟁력을 지탱해 왔다는 중소 제조업들이 후계자 부재와 일손 부족 등의 이중고로 ‘대량 폐업 시대’에 직면해 있다. 창업자, 기업 소유자들의 자식 세대들이 가업인 중소 제조업을 잇기를 피하고, 회사의 노하우를 꿰고 있는 직원 및 후배 세대들도 찾기 어렵게 되면서, 흑자 폐업 등 ‘대량 폐업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다.경제산업성은 일본 전체 중소 제조업의 30%에 해당하는 127만개 업체들이 후계자를 찾지 못한 ‘후계 부재 상태’로 추산했다. 특히 1947~1949년 등 전후에 태어난 단카이세대(베이비붐세대) 경영자들이 70대가 되면서 10년 내로 후계자를 못 찾으면 상당수 중소업체들이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경제산업성은 중소 제조업체가 전체 기업 421만개 가운데 99.7%, 종업원 수는 7할을 차지하고 있어 이 문제를 방치하면 2025년까지 고용 650만명, 국내총생산(GDP) 22조엔가량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매우 가늘게 만들어 ‘아프지 않은 주삿바늘’로도 유명한 오카노 공업도 후계자 부재로 인한 폐업 위기에 몰린 회사 중 하나다. 대표인 오카노 마사유키(84)는 “누군가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일이 쉽지 않다. 나의 대에서 끝이 날 것 같다”고 최근 소회를 말했다. 그는 선친이 운영하던 금형업체를 모체로 삼아 1972년 프레스가공회사를 설립했다. 오카노 대표는 “남에게 고용된 직장인들은 이 일을 맡기 어렵다”면서 “딸이 둘 있지만, 친족 가운데에는 후계자 후보는 없다”고 말했다. 효고 현립대의 니시오카 다다시 교수는 “현장을 방문해 보면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후계자 부재로 인한) 장래 불안감으로 설비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정부도 세제 혜택 등을 통한 사업 승계를 뒷받침하려 하지만, 친족 간 승계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니시오카 교수는 “고령화·소자화 등 외부 환경이 바뀐 상황에서 기술을 재평가하는 사업 기반을 재구축하고, 회사 전체를 넘겨주는 것보다는 분야별, 기술별 사업 승계에 초점을 맞춰 인수합병(M&A) 등을 포함한 승계 방안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일본 M&A센터의 오오야마 다카요시 상무는 “자녀 세대들은 가업을 이어 갈 의식이 부족한데 오너들은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막연한 생각을 못 버리고 있다”며 “친족 밖에서 후계자들을 적극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오너들이 과감하게 도장(실권)을 후계 예정자들에게 이양하고 최소 1년 이상 이양 과정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6일 “중소 경영자의 평균 연령이 계속 상승하며 60대 후반이 가장 많게 됐다”면서 많은 부품 기업들의 분업이 필수적인 자동차·전기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멋’ 올림픽…한옥마을 일출ㆍ설화 품은 월화정 ‘금메달감’

    ‘멋’ 올림픽…한옥마을 일출ㆍ설화 품은 월화정 ‘금메달감’

    #둘째날 평창 대관령면 횡계리에 들어서자 비로소 올림픽 분위기가 풍겼다. 과거 슬럼 같았던 동네 이목구비가 놀라울 정도로 바뀌었다. 천변 황태덕장 자리에 올림픽 개폐회식장이 들어섰고 상가들은 하나같이 반듯하게 치장됐다. 조직위 차량도 넘쳐났다. 점심 시간이 가까워지자 제법 체증이 생겼다. 개막을 나흘 앞두고도 이런데 대회 기간 차를 갖고 들어가면 옴짝달싹 못할 것 같았다. 황태회관은 이곳에서 가장 큰 식당 중 하나다. 아침부터 황태가스를 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한단다. 황태구이가 1만 3000원, 황태가스는 1만 8000원이다. 황태가스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한 평창 메뉴 개발 훨씬 전부터 이 집에서 만들어낸 메뉴라고 했다. 처음엔 새로운 맛이네 싶었는데 조금 먹으니 물리고 오히려 늘 먹던 황태구이가 훨씬 우리 입맛에 맞다는 진리를 절감하게 만들었다. 외국인에게 황태의 매력을 맛보게 하기 위한 메뉴란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줘야 하나 망설여졌고, 너무 비쌌다. 또 하나 이 가게의 아쉬운 점은 중국과 동남아 출신으로 보이는 직원들이 괜히 테이블 주위를 왔다 갔다 하며 자기들끼리 수다 떨거나 손님을 보며 괜히 웃어대는 것이었다.그 뒤 대관령 산신을 만나러 갔다. 옛 대관령휴게소를 통해 선자령 오르는 길로 2㎞ 정도 지나니 굿당이라 깎아내림당하는 대관령국사성황사가 나온다. 신라 때 범일 국사를 대관령 산신으로 모셔 강릉 단오제를 지내는 곳이다. 칼바람이 장난 아닌데 실제로 굿이 진행 중이었다. 누군가의 비원이 어떤 이승의 악업을 풀기 위해 저렇듯 간절할까 궁금해졌다. 선자령 오르며 늘 다니던 길을 이번 평창 대회를 맞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됐다. 다시 횡계로 돌아와 부추탕수육으로 유명한 진태원에 들렀다. 대기명단에 전화번호를 적어두면 자리가 빌 때쯤 연락하는데 5분 지체되면 다음 팀으로 넘어가니 자동차 등에서 대기하다 얼른 뛰어가야 한다. 대기 명단 적을 때 처량했던 느낌과 달리 안에 들어가니 여유가 넘쳐난다. 혼밥을 드는 이도 있었다. 탕수육은 인터넷에서 봤던 것보다 부추와 양배추 양이 적었다. 그저 이 추운 고장에서 색다름을 즐기는 정도였고 짬뽕도 인상적이지 않았다. 황태덕장도 둘러보니 평창에는 더이상 가볼 데가 없어 오후에 강릉 다녀온 뒤(뒤에 나온다) 다시 평창한우타운으로 넘어왔다. 널찍한 주차장이 단체 손님을 많이 받는 집이란 걸 말해 준다.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 옆 식당으로 넘어가 구워 먹는 시스템이다. 한우 채끝과 안심은 1등급, 등심은 1등급 투플러스를 한 팩씩 담고 명이나물을 얹었더니 8만원이 조금 안 됐다. 식당은 테이블 간격이 널찍해 가족 단위로 한우를 즐기기에 최적이었다. 종업원들은 친절하고 잘 교육받은 느낌이었다. 자녀 둘을 데리고 온 부부가 판을 다섯 차례나 손수 교체하는 것을 보며 우리는 한 번도 갈지 않고 구워 먹었다. 강릉 일정 마치고 귀경 길에 다시 들러 고기만 사들고 집에 들고올 정도였다면 설명이 되겠는가?#셋째날 강릉 체육기자들 사이에선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이득을 보는 건 평창보다 강릉일 것이란 얘기가 많다. 우리가 잃어버리고 잊은 옛 도시의 정취와 유적들을 돌아보는 쏠쏠한 재미를 안기기 때문이다. 둘째 날 오후 강릉대도호부관아와 임영관을 찾았다. 관아는 전남 나주목아와 거의 비슷한 느낌이다. 임영관은 지방에 부임한 관리들이 묵고 궁궐을 향해 망궐례를 올리던 곳인데 젊은이들이 찾는 월화거리나 중앙시장에서도 가까워 둘러볼 만하다. 상당히 큰 규모의 유적이 비교적 잘 보전돼 놀라웠다. 다음날 월화정에서 바라보니 이곳에 이들 관청을 세운 이유가 또렷했다. 대관령 옛길 근처 성산면 보광리의 김주원 묘를 찾았다. 김주원은 신라 태종무열왕의 6세손으로 왕위계승 회의에 물난리 때문에 참석하지 못해 왕에 오르지 못했고 나중에 다시 기회를 만났으나 물리쳐 명주(강릉의 옛 지명)군왕으로 봉해졌던 강릉김씨의 시조다. 산 중턱에 있지만 진입로도 잘 닦여 있고 마을버스 종점이기도 했다. 김주원의 무덤은 크고 웅장하지만 입지가 옹색하기 짝이 없다. 아들 헌창과 손자 범문의 반란 실패로 제대로 장례를 치를 여력이 없었지 않았을까 짐작했다. 대관령박물관에 들렀다. 수요일 휴관하는 점이 색달랐다. 일인당 1000원인 입장권을 받는데 강릉과 대관령 사는 이들만의 특색 있는 컬렉션을 기대한 이들에겐 실망을 안겨줬다. 홍귀숙이란 분이 평생 모은 유물을 기증해 2003년 세워졌다. 대관령 옛길을 지나가다 망중한을 즐기는 정도의 의미랄까?횡계에서 한우를 먹고 다시 강릉으로 넘어와 오죽한옥마을에서 잠을 청했다. 보급형은 10만원을 받았는데 깔끔한 객실에 무엇보다 따듯한 난방이 만족스러웠다. 주중에 5만원 받는, 사무실 2층 숙소도 괜찮겠다 싶었다. 경내를 산책하다 솔숲 위로 삐죽 솟아나는 일출의 영향으로 한옥이 붉게 물드는 색다른 재미도 만끽할 수 있었다.초당순두부마을이 멀지 않아 늘 가던 할머니순두부집을 찾았다. 앞의 낡은 집을 허물고 새롭게 건물을 올렸는데 웬일인지 순두부를 미지근하게 내와 감동을 덜었다. 월화정에 들렀다. 신라 때 연화부인이 물고기를 길렀는데 그 물고기가 김무월랑(金無月郞)에게 편지를 전해줘 사랑을 이뤘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옛 동해북부선 철길 옆에 있었는데 1961년에 철거된 것을 2004년 강릉김씨 대종회가 명주군왕 김주원의 뜻을 좇아 관리하고 있다. 옛 철교 대신 들어선 인도교(중간에 아래가 훤히 보이는 유리 구간도 있다)를 걸어 중간에 이르니 왼쪽 고루포기산부터 선자령까지, 남대천, 강릉 전경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인도교를 내려가니 월화거리가 쫙 전개되고 성남중앙시장 상인들이 장사 준비에 분주하다. 들은 게 있어 꽈배기하는 곳 어디냐고 물었더니 상인들이 아래 좌판을 가리킨다. 과메기다. 수십 번 꽈배기라고 외쳤으나 그들은 과메기라고 받아친다. 어허 이런.월화거리 오른편 현대식 먹거리 가게들이 공사 막바지에 열중하고 있다. 왜 진즉 하지 않고 그러고 보니 인도교 초입 벤치에 앉은 여인 조각도 야릇하다. 성희롱을 조장하는 것 같다. 여인이 왼쪽을 돌아보는데 곁에 남자가 앉아 고개를 돌리면 그럴듯한 사진이 된다고 만든 것 같았다. 어허 참. 바로방 제과점을 찾았는데 이제 막 기름솥에 불을 붙였다. 오전 9시 40분인데 영업은 10시 30분부터란다. 길 건너편 목욕탕 주차장에 차를 댔는데 앞에 퇴락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올드록 하우스 범핑이란 가게인데 늦은 밤 맥주 홀짝이기 좋은 곳으로 여겨졌다.언제부터 이렇게 커피홀릭이 됐나 싶은 대한민국, 커피문화의 성지로 여겨지는 강릉의 모태 격인 테라로사를 가기 전 반드시 여러분에게 둘러보라고 권할 곳에 갔다. 굴산사지. 신라 때 절터인데 높이 5.3m의 당간지주가 태백산맥을 발아래 두고 버티고 서 있다. 당간지주란 절 입구에 깃발을 꽂던 돌기둥인데 이토록 큰 것이 있었나 싶고 강릉 사람들의 기개를 엿볼 수 있었다. 신라 유물은 모두 아담했는데 여기는 고구려인의 기상을 닮은 듯 웅대하다. 굴산사지는 요즘 감각으로 봐도 정말 컸던 것 같다. 조금 들어가면 옛 절터에 부도가 서 있다. 대관령 국사성황사에 산신이 돼 모셔진 범일 국사 것이라고 한다. 강릉 가면 늘 들르는 테라로사에서 커피와 치즈케이크를 맛본 뒤 바로방 들러 야채빵에 고로케, 도넛을 샀다. 두 팀 앞세우고 샀는데 뒤로 어느새 10명 이상 긴 줄이 서 있다. 꽈배기는 오후 3시쯤 나온다고 해 포기했다. 점심은 강릉의 마지막 식사답게 생선찜으로 채웠다. 이모네생선찜에서 가오리로 많은 생선을 덮어씌운 생선모둠찜을 시켰다. 둘이면 소자도 충분하다는데 사진 때문에 중자를 시켰더니 양이 장난 아니다. 생선에 간을 전혀 안 해 국물에 자기가 원하는 만큼 적셔 먹는다. 아주 맛있지는 않지만 가족 나들이로 찾기 좋은 곳이었다.오죽헌 근처 녹색체험센터에서 열리는 강원국제비엔날레 2018-악의 사전을 보러 갔다. 제목도 괴상했는데 들어가자마자 성조기 등 선진 8개국(G8)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작품이 손님을 맞는다. 뜨악했으나 한 시간 정도 둘러본 총평은 올림픽 보러 온 김에 한 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소감이었다. 특히 난민 배에 올랐다가 헬리콥터에 구조되는 가상현실(VR)이 인상적이었다. 오죽헌에서 개최하는 ‘강릉에서 한국의 미를 읽다’ 전시회는 강릉만의 특색 있는 아름다움이 뭐 없나 눈을 까뒤집고 찾는 우리를 여전히 실망시켰다. 솔향수목원에서 해가 진 뒤 시작하는 ‘미디어아트쇼 청산별곡’을 보러 갔다. 진입로 안내부터 안전 교육까지 세세하게 관람객 편의를 돕고 추운 날씨에도 마음을 다해 안내 해설을 하는 이들이 감명 깊었다. 한 시간 정도 계곡과 숲을 오르내리며 인공 빛으로 뭔가 스토리를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심지어 산 중턱에 인공 달을 만들어 비추기까지 했다. 하지만 차라리 30초라도 불과 빛을 완전히 끄고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게 더 좋지 않았겠나 생각했다. #나가며 기름값 15만원어치를 써가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평창과 정선, 강릉만의 먹거리와 볼거리를 찾으려 했다. 만족스러운 것도 있었고 ‘왜 이렇게밖에’ 싶은 구석도 한둘이 아니었다. 올림픽을 치른다고 확 바뀌지 않을 것이란 새삼스러운 진실도 마주했다. 많은 것이 바뀌고 새로워져야 한다. 그러자면 시설이나 인프라보다 역시 사람이 먼저다. 그걸 2박 3일 동안 절감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6일째… 雪에 갇힌 제주

    6일째… 雪에 갇힌 제주

    “눈. 눈. 눈. 또 눈. 여기 따뜻한 남쪽 섬 맞아?”제주 섬이 눈 폭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엿새 동안 눈이 쏟아지면서 관광객은 숙소에 갇히는가 하면 가게마다 차량 월동장구는 동나버렸고 우편배달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 주민들은 이런 일이 처음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8일 아침에도 눈이 그칠 거라는 기상예보와 달리 기습 폭설이 내리면서 낙상사고와 교통사고가 잇따르는 등 출근길 대란이 벌어졌다. 제주 전역에 오전 한때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오후 들어 기온이 올라가면서 간선도로는 눈이 녹아 간신히 차량 통행이 가능해졌다. 제주토박이 김모(52·제주시 노형동)씨는 “한파가 겹치면서 이면도로는 제설 작업을 엄두도 못내 낮에도 인적마저 뚝 끊어져 버렸다”고 말했다.육지의 매서운 한파를 피해 온 관광객은 망연자실한 표정들이다. 박모(50·대구시)씨는 “관광지 도로마다 눈이 쌓여 숙소에서만 먹고 자고 사흘을 보냈다”며 “20년 근속 휴가를 받아 가족들을 데리고 왔는데 최악의 여행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제주공항은 올겨울 폭설로 이날까지 네 차례나 활주로를 폐쇄, 항공기 운항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제주우정청은 제설작업이 된 시내 일부 지역만 우편배달하고 있다. 현재 우편물 20만통, 소포 1만여통이 쌓여 있다. 중산간에 있는 골프장은 거대한 눈밭으로 변해 개점휴업 상태다. 한라산은 지난 3일부터 입산이 금지됐다. 관광지 주변 식당 등 자영업자들은 속이 시커멓게 타들고 있다. 이모(56·제주시 교래리)씨는 “폭설로 도로가 막혀 며칠째 식당 문 조차 열지 못한 것은 처음”이라며 “2월은 짧은데다 설 휴무까지 있어 종업원 월급이나 제대로 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건설 공사도 중단돼 노동자들도 시름을 앓고 있다. 강모(47·경기도)씨는 “겨울에도 건설현장이 많아 왔는데 폭설로 일감이 없어 당장 생계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농가도 비닐하우스 붕괴 피해면적이 5만 1330㎡에 달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 중산간 지역은 한파로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모(51·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씨는 “삼다수로 밥 짓고 세수하고 마당의 눈을 모아 화장실용으로 사용한다”며 한파로 전기차 배터리 충전량도 뚝 떨어져 멀리 장 보러 가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제주시 아라동 적설량 자동 관측기는 지난 3일 17.7㎝를 시작으로 4일 29.4㎝, 5일 37.6㎝, 6일 49.9㎝, 7일 47.1㎝를 기록했다. 이날도 오전 9시 현재 50.3㎝ 눈이 내렸다. 한라산은 폭설로 관측 장비가 고장 나 적설량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기상청은 오는 11~12일 다시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근로자들로부터 6조원 대 소송 당한 유명 마트

    근로자들로부터 6조원 대 소송 당한 유명 마트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유통기업인 테스코가 한화로 6조원이 넘는 규모에 달하는 소송을 당했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의 7일 보도에 따르면 테스코는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남성 종업원보다 여성에게 더 적은 임금을 지불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했으며, 이 소송에서 패소하면 40억 파운드(한화 약 6조 383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현재까지 이 소송에 참여한 여성 직원은 100명에 달하며, 해당 사건은 20만 명이 넘는 테스코 종업원들의 근무환경 및 급여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해당 사건의 변호를 맡은 변호인단은 “본질적인 편견이 이 같은 급여 차별로 이어졌다고 본다”면서 “테스코의 상점 안에서 일하는 종업원들도 배급 센터의 다른 종업원과 마찬가지로 테스코의 거대한 이익 창출에 이바지 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이 언급한 ‘상점 안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여성 종업원을, 배급 센터의 종업원은 주로 남성 종업원을 의미한다. 여성 종업원이 남성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배급 센터 종업원에 비해 같은 가치의 이익을 창출하고도 적은 급여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테스코 측은 “우리는 모든 직원이 하는 일에 따라 공정하고 동등하게 보수를 지급해왔다”고 해명했지만 소송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글로벌 기업이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 비난 또는 소송과 엮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9월 구글에서 일했던 여성들은 같은 직무를 맡았던 남성들보다 낮은 급여를 받는 성차별을 당했다며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이 원고의 주장에 근거가 부족하다며 이를 기각했다. 반면 미국의 종합금융회사인 씨티그룹은 지난 달 사내 성별과 인종별 임금 격차를 인정하고, 여성과 미국 소수인종 직원들의 연봉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씨티그룹 조사에 따르면 여성 직원들은 같은 직급 남성 임금의 99%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인종 직원들의 연봉도 백인 등 다수인종보다 1%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씨티그룹의 연봉 인상은 월가 은행 중 임금 차별에 대한 첫 행보로 주목받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월급 190만원 넘는 경비ㆍ청소직 일자리 자금 지원

    지원대상 5만명 이상 추가될 듯 정부가 저소득 노동자의 초과근로수당 비과세 혜택 대상을 늘려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대상이 확대된다. 정부는 6일 이런 내용이 담긴 소득세법 등 14개 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비과세 대상 노동자 소득기준을 월정액급여 150만원 이하에서 190만원 이하로 확대하고 대상 직종을 제조업 위주 생산직에서 일부 서비스, 판매, 농림어업 등 단순노무종사자까지 확대하는 내용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주요 후속 대책인 일자리 안정자금은 노동자 1명당 인건비를 13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경비·청소 노동자, 식당 종업원, 편의점 판매원, 주유원 등도 초과근로수당을 제외한 월급이 190만원 이하면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이 가능해진다. 시행령 개정 전에는 기본급이 190만원 이하이지만 초과·연장·휴일 근로수당 등을 합한 월 수령액이 190만원일 경우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초과근로수당은 연 240만원(월 2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초과근로수당 20만원을 더해 월보수 210만원까지는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노동자는 상시 30인 미만 사업장에 과세표준 5억원 이하인 사업주에게 고용된 자로 한정된다. 박일훈 고용노동부 일자리 안정자금지원 추진단장은 “약 5만명 이상의 노동자가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대상에 추가 포함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일자리 안정자금을 시행하면서 236만 4000명 정도를 신청 대상 규모로 예상했지만, 이번 대상 확대로 241만 4000명 정도로 늘어났다. 지난 5일 기준(누적) 신청 건수는 사업체 8만 5193개(노동자 20만 6256만명)로, 당초 예상 규모의 8.7% 정도가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했다. 예상보다 저조한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률을 감안해 접근 편의성, 지원 요건 완화 등 관련 제도도 보완된다. 우선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기간 도중 노동자 수가 30인을 넘더라도 29인까지는 계속해서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3개월 연속 30인 이상이 지속되면 지원이 종료된다.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률을 높이기 위해 무료 신청 대행기관에 대한 지원금도 현행 건당 3000원에서 6000원으로 높인다. 이달까지는 신청 대행 실적이 10명 미만이라도 대행사업주에게 건당 1만원을 지급한다. 당초 건강보험료 경감 혜택 대상에서 제외됐던 30인 이상 사업장 소속 경비·청소 노동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일자리 안정자금을 소급 신청한 경우 건강보험료도 동일하게 소급 경감받을 수 있다.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저조 이유는 월 13만원 주는 단기 제도이기 때문”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저조 이유는 월 13만원 주는 단기 제도이기 때문”

    “일자리 안정자금의 신청률이 저조한 것은 1년간 매달 10만원 조금 넘게 주는 단기적인 제도이기 때문입니다.”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30일 최저임금 인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저조 원인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다. 박 회장은 “중소제조업체에 이렇게 돈을 주며 지원하는 것은 현장과 괴리가 있을 뿐 아니라 자존감의 문제로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단순히 홍보가 부족해 신청률이 저조한 것이 아니라 정책 설계 방향 자체가 빗나갔다는 주장이다. 보완책으로 그는 “세금을 감면하는 방식 등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30인 미만 고용사업주에게 월급 190만원 미만 근로자 1인당 월 13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단, 최저임금 7530원을 준수하고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신청 건수는 9503건에 불과하다. 전체 대상 근로자 300여만명의 0.7%다. 소상공인들은 업주와 근로자의 보험 가입 부담을 든다. 연장근로가 많은 식당 등은 종업원 월급이 190만원이 넘어 신청자격이 안 된다는 점을 하소연한다. 박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분 등을 대기업이 납품단가에 반영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거래, 즉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박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올해 최저임금이 16.4%나 올랐는데도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항목이 지나치게 협소하다”며 “고정상여금과 숙식수당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주당 최장 근로시간을 현재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더라도 영세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노사 합의 시 주당 최대 8시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는 등 영세사업장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나랑 자자” “안아줘”… 성폭력 검찰의 민낯

    “나랑 자자” “안아줘”… 성폭력 검찰의 민낯

    “안태근 성추행 충격에 유산도” 업무 실적·사무감사 소명서 포함 A4 용지 32장 분량 파일 첨부 민주 女의원 등 “미투 운동 지지”법무부 고위 간부의 여검사 성추행 의혹이 사회적 파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법무부와 대검은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 서지현 검사가 전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폭로한 성추행 및 부당 인사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30일 공식화했다.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직 여검사의 용기 있는 ‘미투’(#Me Too)를 응원한다”면서 “법조계 내 미투 운동을 지지하며, 검찰 조직의 각성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전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으며, 대검 감찰본부 등의 연락을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검사가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올린 첨부 파일 내용은 서 검사가 2010년 10월 30일 장례식장에서 안태근 전 검사에게 성추행당한 사건 외 다른 사건의 피해자일 수 있다는 의심을 키우고 있다. A4 용지 32장 분량의 첨부 파일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요약한 7장, 업무실적 3장, 검찰총장 경고로 이어진 2014년 사무감사에 대한 소명서 7장, 소설 형식 글 15장으로 구성됐다. 이 중 100% 실제 사실을 바탕으로 썼다고 밝힌 소설 형식 글에는 ▲‘여성은 남성의 50%’라고 말하던 A부장 ▲‘여자는 발목이 가늘어야 해’라던 B선배 ▲음담패설을 늘어놓던 C선배 ▲웃음이 헤프다고, 안 웃으면 여자가 안 웃는다고 설교하던 D선배 ▲‘자꾸 네가 이뻐 보여 큰일’이라던 E선배 ▲‘안아 줘야 차에서 내릴 거예요’라던 F후배 ▲술에 취해 껴안던 G선배 ▲‘잊지 못할 밤을 만들어줄 테니 나랑 자자’던 유부남 H선배 등이 묘사됐다. 서 검사는 이 글에서 ‘딸바보’인 부장검사가 노래방에선 여자에게 블루스를 추자며 술을 권하던 이야기, 부장과 주말에 ‘좋은 곳’을 다녀온 남자 선배들이 ‘부장은 왜 여종업원 팬티를 머리에 쓰고 있었느냐’고 낄낄댄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냈다. 안 전 검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충격으로 아이를 유산한 이야기도 털어놨다.2015년 8월 자신보다 아래 연차급인 통영지청 경력검사로 부당 인사되는 단초가 된 2014년 4월 사무감사에 대해 서 검사는 “당시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와 관련해 고검 발령이 나서 떠난 뒤 정기 사무감사에서 많은 사건을 지적당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부장 결재를 받아 처리한 기소유예 사건, 공소시효가 지난 뒤 고소해 검사가 손쓸 수 없는 사건 등을 서 검사의 잘못으로 처리했고, 대검 감찰본부 검사 조언을 따라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검찰총장 경고를 받게 됐다는 것이다. 검사들은 서 검사 글에 댓글을 달아 응원을 보냈다. ‘얼마나 마음을 다치셨는지 감히 짐작하기도 어렵다’거나 ‘검사님이 겪으셨을 것으로 생각되는 고뇌와 번민… 제 가슴이 시리도록 아파온다’, ‘진정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는 공감과 격려가 대부분의 댓글 내용이다. ‘빨리 모든 것이 정상화되면 좋겠다’거나 ‘댓글 하나를 다는 일조차 고민을 하게 되는데 지금의 글을 쓰시기까지 고민과 어려움이 컸을 것’이라며 검찰의 조직 문화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댓글도 있었다. 이런 기류와 다르게 검찰 일각에서는 서 검사의 주장을 반박하는 증언도 나왔다. 한 검사는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성추행은 서 검사가 사과받아야 할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부당 인사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 검사가 직전 근무 청에서 관여한 사건 재판 출석차 출장을 갔다가 재판에 참석하지 않고 사라져 야단이 났고, 오후 5시에 퇴근하려 하고, 당직을 기피하는 등 근태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검사는 또 “서 검사가 서울 근무를 원해 지난해 말 법무부 장관 면담을 신청했다”면서 “통영지청 발령 뒤 휴직 기간이 길어 검사 전보 실근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는 2004년 홍성지청, 2006년 인천지검, 2008년 서울북부지검, 2011년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근무한 뒤 2014년 프랑스 파리1대학 연수를 다녀왔다. 2015년 통영지청에 배치된 뒤 육아휴직을 냈다가 복귀했다. 반면 재경 지검의 또 다른 검사는 “서 검사가 인사 불이익 문제를 제기한 것을 두고 ‘걔가 일을 못했네 어쨌네’ 하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것이 성추행 폭로 뒤 따라붙는 프레임일 수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 내 (성차별적인) 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antea@seoul.co.kr
  • ‘안녕하세요’ 거머리 키우는 누나, 가족에 수혈까지 ‘경악 그 자체’

    ‘안녕하세요’ 거머리 키우는 누나, 가족에 수혈까지 ‘경악 그 자체’

    ‘안녕하세요’ 거머리를 애완용으로 키우는 여성이 등장했다.지난 29일 방송된 KBS2 ‘안녕하세요’에서는 거머리를 키우는 누나가 고민이라는 한 남성이 출연했다. 이 남성은 누나가 약 60마리의 거머리를 키운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남성은 누나가 거머리를 키우게 된 계기에 대해 “누나가 무릎이 안 좋다. 무릎에 거머리가 좋다고 해서 사게 됐는데, 애완용으로 좋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성의 누나는 60여 마리의 거머리를 나눠서 집안 곳곳에 두고 있으며, 피를 빨지 않는 거머리는 냉장고에 보관하기도 했다. 고민의 주인공은 누나가 자신에게 거머리를 붙여 피를 빨게 한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거머리를 키우는 여성은 거머리의 매력에 대해 “음식을 소화하는 모습, 하품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이곳저곳을 다니는 모습도 너무 예쁘다”라고 말했다. 한 식당에서 그가 꺼낸 거머리를 보고 종업원이 경악한 사연에 MC들은 “왜 남에게 피해를 주느냐. 어떤 사람은 거머리를 보기만 해도 질겁한다”고 말했다. 이에 여성은 “그럴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게스트로 출연한 박경은 “듣다 보니 말이 안 통하시는 것 같다. 자꾸 가족, 가족 하는데 가족은 사회로 나가기 전 작은 사회다. 가정에서도 양해할 수 있는 허용범위를 넘어선 거다”라며 일침을 놓았다. 사진=KBS2 ‘안녕하세요’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일손 찾아 헤매는 日…“7명 필요한데 일할 사람 1명뿐”

    [글로벌 인사이트] 일손 찾아 헤매는 日…“7명 필요한데 일할 사람 1명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2일 국회 시정 방침 연설에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산·고령화를 ‘국난(國難)이라고 불러야 할 위기상황’으로 규정했다. 150년 전 메이지 시대 도쿄제국대학 총장으로 등용됐던 야마카와 겐지로의 사례를 인용하며 40여분에 걸친 연설의 상당 부분을 ‘근로방식 개혁’과 ‘인재양성 혁명’ 등 큰 틀에서 저출산·고령화에 수반된 과제들의 추진에 할애했다. 이렇게 급박한 위기감의 바탕에는 일본 사회에 재앙으로 현실화한 노동인구 감소, 이른바 ‘일손(人手·히토데) 부족’의 문제가 자리한다.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 경제가 살아나면서 일자리가 빠르게 늘어났지만, 정작 그 자리를 채울 사람이 없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회복과 성장의 둔화는 물론이고 사회·경제 곳곳에서 동맥경화가 빚어지는 상황이다.●운전기사 부족에 ‘1인 다차량 운행’ 등 실험까지 지난 23일 일본 시즈오카현 신토메이고속도로에서는 이색적인 실험이 진행됐다. 자동운행 기술을 이용해 연달아 늘어선 3대의 트럭을 맨 앞 트럭의 탑승자 혼자 운전하는 실험이었다. ‘1인 다차량 운행’을 통해 운전기사 부족을 완화할 방법을 찾던 일본 정부가 민간기업에 의뢰한 연구용역이었다. 선두 차량이 이끄는 트럭 3대는 고속도로 15㎞ 구간에서 운행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 정부는 이 기술을 2020년에 실제 도로에 적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화물차 운전기사의 부족은 택배 물량의 증가 등으로 다른 어떤 분야보다 심각하다. 이삿짐 운송계약을 취소할 때 소비자가 업체에 물어야 하는 해약 수수료가 올 6월부터 기존 최고 20%에서 50%로 높아지고 인건비 손실에 대한 보상이 추가된 것도 그런 차원에 이뤄진 일본 정부의 대응이다. 운임 4만엔(약 40만원), 인건비 3만엔으로 계약한 이사를 고객이 당일 취소하면 지금은 8000엔만 해약금으로 내면 되지만, 6월 이후에는 3만 5000엔으로 4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운수업계 관계자는 “고생고생해서 일할 사람을 모으고 있는데 갑자기 해약이 일어나면 업체로서는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서빙’하는 음식점용 배식 전문 로봇 판매도 로봇 제조업체 소셜로보틱스는 올봄부터 음식점용 배식 전문로봇 ‘버디’(BUDDY)를 200만엔대 초반의 가격에 일반에 판매한다. 손님이 주문한 음식이나 음료수를 식탁까지 직접 가져다주는 로봇으로, 음료수를 기준으로 8~9명분을 한꺼번에 나를 수 있다. 제조회사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배식로봇이 사람들의 정서와 맞지 않아 지금까지는 좀체 보급이 되지 않았지만, 일손 부족이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치달으면서 서서히 로봇에 대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 민박시설의 청소 인력을 관리하는 용역업체 노티오는 최근 주부 사원들이 아이를 데리고 출근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꿔 큰 성과를 거뒀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몇 년 새 급증하면서 일감은 크게 늘었지만, 청소 인력 구인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래서 낸 아이디어가 ‘영·유아 동반 출근 가능’이었다. 한 달에 1500건 정도의 청소 용역을 제공하는 이 회사의 직원 50명 가운데 90%가량이 구인 사이트 등에서 이 조건을 보고 찾아온 젊은 주부들이다. 이들 상당수는 아기를 등에 업고 객실 청소 등을 한다.한큐한신그룹의 호텔 체인도 최근 파트타임 종업원의 연령 상한선을 기존 70세에서 72세로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 사무실에서는 청소로봇을 통해 일손 부족을 해결할 수 있지만, 호텔 객실까지 이를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업무에 노련한 직원들이 퇴사하지 않고 계속 남아 근무할 수 있도록 특별 시상제도까지 마련하는 등 대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일손 부족은 라면 등 음식점 업계의 판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히다카야’, ‘고라쿠엔’ 등 대형 라면체인들은 성장세에 한계를 맞았다. 400엔짜리 라면, 200엔짜리 만두와 같은 저렴한 메뉴로 직장인들의 발길을 잡았지만, 인력 부족과 이에 따른 인건비 급등의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 고라쿠엔 체인을 운영하는 고라쿠엔홀딩스는 최근 전체 점포의 10% 정도를 폐쇄하고, 상당수를 스테이크 체인점으로 바꿨다. 회사 측은 “종업원 시급이 급등하는 가운데 라면 같은 저가 상품 업종으로는 채산성을 도저히 맞출 수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음식점업의 일손 부족 도산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기업 도산 건수는 전년 대비 2.6% 늘어난 반면 음식점의 도산은 27%가 늘면서 2000년 이후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인건비 상승이 결정적인 요인이 되면서 술·안주를 파는 음식점의 도산이 가장 많았다.●‘24시간’ 편의점은 더 시련… ‘무인 영업’ 도입도 편의점 업계의 사정도 비슷하다. 가뜩이나 시장포화 및 경쟁심화 등으로 고전하는 점포가 늘고 있는 와중에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고 있다. 특히 편의점의 철칙인 ‘24시간 영업’을 지키기 위한 심야·새벽 시간대 종업원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패밀리마트가 24시간 영업의 변경을 검토하는 가운데 로손은 올봄부터 심야·새벽 시간대 모바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무인 영업’을 통해 일손 부족에 대응하기로 했다. 다케마쓰 사다노부 로손 사장은 지난해 12월 무인 디지털 영업 발표회에서 “일부 점포에서 24시간 영업을 중단했더니 상품 재고 관리에 차질이 빚어지고 매출도 크게 줄었다”면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소요 인력을 줄이면서 24시간 영업을 지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일손 부족은 일본 사회를 한층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바꿔 가고 있다. 이를테면 고령화의 빠른 진전으로 서비스 수요가 확대돼 고도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노인복지 분야에서마저 망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일본의 일손 부족 문제는 각종 수치에서 확연히 나타난다. 후생노동성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일본의 전체 유효 구인 배율은 1.56배(직원을 구하는 곳이 일자리를 찾는 사람의 1.56배라는 뜻)로 1974년 1월 이후 44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특히 사람을 구하는 수요에 비해 실제 채용되는 비율을 뜻하는 ‘신규충족률’은 14.2%에 그쳤다. 필요한 인원은 7명이지만 실제로 충원되는 근로자는 1명에 불과하다는 뜻으로,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일할 사람을 찾는 수요는 2015년 12월 247만명에서 지난해 11월에는 275만명으로 2년 새 28만명이나 증가한 반면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는 194만명에서 176만명으로 18만명이 줄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일본의 완전실업률은 24년 만에 가장 낮은 2.7%로,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완전고용’에 다다른 상태다. 일본 정부 추계에 따르면 현재의 추이가 이어질 경우 총인구는 현재 1억 2600여만명(세계 10위)에서 2050년에는 9000만명, 2105년에는 4500만명 안팎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 사회 노동의 주축이 되는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3년 8000만명 수준에서 2027년 7000만명, 2051년 5000만명, 2060년 4418만명으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손 부족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동시에 현상 타개를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직장인의 부업 및 겸업 허용을 위한 정부의 가이드라인 제시는 그런 대응 중 하나다. 정부는 가이드라인에서 ‘근로자가 희망할 경우 업무에 지장이 없으면 부업이나 겸업을 인정하는 방향을 검토할 것’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경제단체와 노동계 모두 “기업이나 근로자에게 크게 득이 되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반응이어서 얼마나 활성화될지는 불투명하지만 소프트뱅크, DeNA 등 자체적으로 부업·겸업을 허용하는 기업들도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일본 재계는 한국 대학생의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은 한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본 기업 취직 세미나를 올봄에 서울에서 연다. 게이단렌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인력 부족이 심각한 반면 한국에서는 청년실업률이 높아 서로에게 득이 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또 국가전략특구 등에서의 외국인 노동자 고용 기준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기자 windsea@seoul.co.kr
  • 남자친구 의심에 “강간 당할 뻔 했다” 허위 신고... 법원 ‘무죄’ 선고

    남자친구 의심에 “강간 당할 뻔 했다” 허위 신고... 법원 ‘무죄’ 선고

    10대 아르바이트생을 강간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업주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남자친구가 업주와의 부정행위를 의심하자 이를 벗어나고자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허위 사실을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고충정 부장)는 강간미수 혐의로 기소된 음식점 업주 박모(36)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박씨는 2016년 12월 29일 식당 영업을 마치고 직원들과 회식했다. 다른 직원들을 먼저 보낸 박씨는 아르바이트생인 A(당시 19세)양을 자신의 차에 태워 집에 데려다줬다.자정을 넘긴 새벽 시간대였다. A양의 집 앞에 차를 세운 뒤 박씨는 스킨십을 시도하며 A양의 몸을 더듬었다. 날이 밝자 A양은 남자친구에게 이 같은 내용을 얘기했다. 그러면서 박씨가 강제로 스킨십하면서 몸을 마구 더듬자 발버둥 치며 저항해 겨우 차 밖으로 탈출했다고 털어놨다. 남자친구와 A양은 박씨를 강간미수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고 재판에 넘겨진 박씨는 경찰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강간미수 증거는 A양의 진술이 유일했다. 수사기관에서 제시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히려 A양을 의심했다.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설득력이 낮았기 때문이다. A양은 법정에서 집에 가기 전 박씨와 단둘이 노래방에 간 사실을 남자친구에게 말했다고 했으나 남자친구는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남자친구는 A양과 박씨가 사장과 종업원의 사이로 보기에 지나치게 장난이 많고 사적인 연락이 잦아 둘의 관계를 의심했던 것도 법정에서 드러났다. A양은 수사기관에서 사건 당일 술에 취하지 않아 기억이 분명하다며 피해 내용을 진술했으나 애초 남자친구에게는 차에서 탈출해서 집에 온 것까지만 기억난다고 말했다. 남자친구가 계속 물어보자 더듬더듬 기억하며 피해 내용을 털어놓기도 했다. 반면 박씨는 “서로 호감이 있어 차 안에서 스킨십하던 중 A양이 그만하라고 해 멈췄다”고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술했다. 선고에 앞서 재판부는 “범죄를 인정하려면 법관이 의심하지 않도록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증거가 이를 충족하지 않으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전재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당시 A양은 남자친구로부터 박씨와의 부정행위를 의심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이를 벗어나고자 수사기관에 허위 사실을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집단ㆍ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식품사고 막는다

    올해부터 초·중·고등학교 내에서 커피를 팔 수 없게 된다. 식품 내 나트륨 함량이 1일 나트륨 권장량(2000㎎) 대비 비율로 표기되며, 소비자용 의료기기에 ‘판매가격 표시제’가 10월부터 도입된다. 식품의약안전처는 24일 올해 업무계획에 이와 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이번 업무계획은 소통을 통한 안전 사각지대 해소를 기조로 삼았다. 취약계층의 식품·의약품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해 영아용 조제식과 과자 등의 식품기준과 규격을 강화하기로 했다. 청소년의 카페인 과다섭취 예방을 위해 학교 내 커피 판매 금지를 추진한다. 어린이의 화장품 사용이 늘어나고 있어 어린이 대상 유통·판매되는 화장품의 경우 7월부터 성인용과 구분해 보존제(2종), 타르색소(2종) 사용을 금지한다. 알레르기 유발성분 등의 표시는 강화한다. 식품사고 발생 시 소비자의 실질적인 피해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집단 손해배상 청구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 식품 안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한다. 1인 가구가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해 간편식과 임산부·환자용 식품에 안전인증기준(HACCP) 의무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12월부터는 매출액 1억원 이상, 종업원 6인 이상 소규모 업체도 의무화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임상시험 피험자 보호를 위해 12월부터 참여횟수를 연 4회에서 2회로 줄인다. 실험 실시기준을 위반할 경우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9월부터 추진된다. 식품에 표기되는 정보를 소비자 중심으로 개선하기 위해 식품, 축산품 등 종류별로 서로 다른 표시를 통합하는 안도 추진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설] 최저임금에 쏟아지는 현장 쓴소리 외면 말라

    최근 청와대의 수석과 정부 각 부처의 장관들이 최저임금 인상과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방안에 대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처음에는 아파트 경비원이나 대학의 청소원 등을 찾아가 해고나 감원 등 고용 불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더니 이제는 시장 상인이나 음식점 주인 등 영세 상공인들을 직접 방문해 최저임금 인상 대책을 알리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전방위 정책 홍보에 고위 관료들이 총동원돼 나서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는 방증이다. 애초 최저임금 인상의 좋은 점을 알리려던 고위 관료들은 오히려 날 선 비판을 들어야 했다. 지난 19일 서울의 식당들을 찾은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주인들로부터 “현실과 동떨어진다”, “장관님 말처럼 세상이 쉽게 안 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정부 지원금도 결국 내가 낸 세금”, “직원들도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하면 자신의 소득이 드러나 싫어한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그 전날 한 분식점을 찾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임금이 올라가야 쓸 돈이 있죠”라고 하자 종업원으로부터 “장사가 잘돼야 임금받는 게 편하다”는 말까지 들었다. 정부가 사전에 좋은 말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는데 하나같이 정부가 잘했다는 소리는 없다. 고위 관료들이 현장을 챙기는 것은 잘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들의 행보를 보면 열린 마음으로 민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뜻보다 일방적인 정책 홍보에만 매달리는 느낌이다. 그렇게 해서는 정책이 성공할 수 없다. 이런 일은 정책 시행 전에 했어야 했다. 뒤늦게 하더라도 애로를 듣는다면서 보여 주기식 홍보만 한다면 인상 효과를 거두기보다 저항에 부닥칠 것이다. 정부는 현장을 달랜다며 보증금·임대료 인상률 제한, 신용카드 수수료 조정 등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런 조치는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다. 건물주, 카드사, 대기업들을 쥐어짜 봐야 그들도 책임을 아래로 전가할 수 있다. 사실 최저임금 부작용의 근원은 경기가 좋지 않은 데 있다. 영세상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최저임금 인상보다 “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라고 지적하는 것도 그래서다. 그런 점에서 정책의 우선 순서가 뒤바뀐 감이 있다. 한심하기는 여당도 마찬가지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최저임금 공격은 소득주도 성장을 설계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민심과 동떨어진 진단이다. 부디 위정자들이 편견 없이 현장의 쓴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 만취 50대 성매매 거절에 홧김 방화…종로 여관 6명 사망

    만취 50대 성매매 거절에 홧김 방화…종로 여관 6명 사망

    만취한 50대 남성이 여관에서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고 요구했다가 숙박을 거절 당하자 홧김에 불을 내 여관에 투숙하던 무고한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났다. 경찰은 방화 피의자 유모(53)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20일 오전 3시쯤 서울 종로구 종로5가의 한 2층짜리 여관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5명이 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층에서 발생한 불은 1시간 뒤 진화됐으나 건물 1층에 있던 4명이 숨지고 2층에서 1명이 숨지는 등 5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병원으로 후송된 부상자 4명 가운데 2명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1명이 21일 오후 끝내 숨져 사망자는 6명으로 늘었다. 화재 발생 직후 인근 업소 종업원 등이 함께 소화기로 진화에 나섰지만 빠른 속도로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날 ‘종로 여관 방화사건’ 피의자 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이날 오전 3시쯤 서울 종로구 서울장여관에 불을 질러 투숙객 5명을 숨지게 하고 5명을 다치게 한 혐의(현존건조물방화치사)를 받는다. 불을 낸 유씨는 112에 신고해 “내가 불을 질렀다”고 자신의 범행임을 말했고 경찰은 중식당 배달 직원인 유씨를 사건 현장 인근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방화로 인한 참사의 원인은 성매매 거절에 따른 앙심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방화 피의자 유씨는 술을 마신 뒤 여관에 들어가 여관 업주에게 “여자를 불러달라”며 성매수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말다툼을 벌였다. 그뒤 홧김에 인근 주유소에서 2만원 상당의 휘발유 10ℓ를 구입해 여관으로 돌아와 불을 질렀다. 유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성매매 생각이 났고, 그쪽 골목에 여관이 몰려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무작정 그곳으로 가 처음 보이는 여관으로 들어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유씨는 범행에 앞서 오전 2시 6분 경찰에 전화를 걸어 “투숙을 거부당했다”고 신고했다. 여관 업주도 2차례 신고해 경찰이 3분 뒤인 오전 2시 9분 현장에 도착했으나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해 사안을 종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가 술에 취해 있었지만 말이 통하는 상태였고, 출동 당시 여관 앞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며 “이런 극단적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어 보여 자진 귀가조치로 종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유씨는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온 뒤 여관 문을 열고 들어가 1층 바닥에 뿌리고, 주머니에 있던 비닐 종류 물품에 불을 붙여 던졌다. 유씨가 불을 지른 뒤 스스로 신고한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유씨에게는 방화나 주취폭력 전과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불은 삽시간에 2층 여관의 10여개 방을 집어삼켰다. 주인이 ‘불이야’ 하고 외치는 소리에 인근 업소 종업원들까지 달려들어 소화기 12개를 사용해가며 함께 진화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사건 발생 시각이 오전 3시로 투숙객이 깊이 잠든 한밤중이었고, 범행 도구로 적지 않은 양의 휘발유라는 인화물질이 사용된 데다 건물이 노후한 점 등 여러 요인이 겹쳐 피해가 커졌다. 해당 여관은 연면적 103.34㎡의 지상 2층 규모에 옥상 가건물을 얹은 형태로, 1964년에 사용이 승인돼 지은 지 50년이 훨씬 넘었을 만큼 낡은 것으로 전해졌다. 객실 출입문은 나무로 돼 있었고, 건물 안에는 이불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았지만 불이 났을 때 자동으로 물을 뿌려줄 스프링클러는 건물 용도와 연면적상 설치 대상이 아니어서 구비되지 않은 상태였다. 옥상에 창고 용도의 가건물이 있어 투숙객들이 위쪽으로 대피할 수도 없었다. 경찰은 옥상 건물 설치에 위법성이 있는지도 추후 확인할 계획이다. 해당 건물에 후문이 있기는 했으나 평소 거의 쓰지 않아 투숙객이 찾기 어려웠고, 주변은 담으로 막힌 상태였다. 사실상 유일한 대피로인 입구가 불길에 휩싸인 상황에서 투숙객들의 피신이 한층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경찰 관계자는 “휘발유가 불이 잘 붙고, 유증기 형태로 순식간에 공중으로 번진다”며 “옛날 건물인 데다 좁고 새벽시간대여서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화재 현장을 둘러본 뒤 많은 인명피해가 난 데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박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종로5가 방화로 인한 화재현장에 다녀왔다”며 “5명의 사망자가 생겼다. 투숙을 거부했다고 휘발유를 뿌려 화재가 나다 보니 투숙객이 피할 틈도 없이 변을 당한 것 같다.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라고 적었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도 이날 현장을 찾아 경찰 관계자들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철저한 조사를 당부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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