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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서 쓴 신용카드 필리핀서 청구”카드 위변조 동남아 ‘주의보’

    ‘직장인 김모씨는 올해초 태국여행을 하면서 신용카드로 기념품을 구입했다.그런데 지난달 카드사가 보낸 청구서에는 여행을 하지도 않은 필리핀에서 카드로 쓴 금액이 청구돼 있었다.카드사에 확인한 결과 카드로 결제했던 태국의 가맹점에서 카드가 복제돼 위조카드가 필리핀에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신용카드 위·변조에 의한 해외 부정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0건중 6건 정도가 동남아 지역에서 발생,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22일 삼성카드에 따르면 지난 1∼3월 자사 카드의 해외 부정매출 150건의 실태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59.7%가 동남아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별로는 말레이시아가 22.8%로 가장 높았고,다음은 필리핀(15.3%)·인도네시아(11.4%)·태국(7.5%) 등의 순이었다.동남아 이외지역은 일본과 홍콩 각각 11.4%,호주 6.6%,멕시코 5.6% 등이었다. 해외 위·변조 부정매출은 중소규모의 의약품점이나 보석상,유흥업소,옷가게 등에서 주로 발생했으며 대부분 복제장비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말레이시아는 자동차 수리점,인도네시아는 유흥업소,일본은 전자제품 매장,홍콩은 의약품점,호주는 보석상,멕시코는 통신회사,싱가포르는 가정용품점에서 위·변조에 의한 부정매출이 가장 많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신용카드 해외 위·변조의 대부분이 결제시 종업원에게 카드를 맡겨 발생하고 있다.”면서 “동남아 여행시 소규모 업소에서는 카드사용을 가급적 자제하고,귀국한 뒤 카드 해외거래를 중지시키는 ‘해외사용 중지 서비스’를 활용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일본의 ‘구조개혁특구’

    ‘지방발 경제회생’이라는 특별임무를 띤 일본의 구조개혁특구가 21일 가동에 들어갔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이날 기타큐슈(北九州)시의 국제물류특구를 비롯한 57건의 특구 인증서를 해당 지방자치단체장 등에 교부했다.고이즈미 정권의 야심작인 구조개혁 특구는 과감한 규제완화로 지방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데 주안을 두고 있다.기타큐슈 등을 통해 일본의 특구제도를 살펴본다. |기타큐슈·나고 황성기특파원|부산에서 뱃길로 3시간 반 거리 기타큐슈의 북쪽,동해와 맞닿은 매립지.길을 내고 땅을 다지고 건설하는 공사가 매립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버려졌던 2000㏊의 광대한 매립지가 활기를 되찾고 있는 기타큐슈의 특구 현장이다. 지난 1월 중순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이 일본 정부에 낸 특구 구상의 상당수가 실체를 느끼기 힘든 무형의 제안이었다면,기타큐슈의 ‘국제물류 특구’는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실천하는 현장이 존재해 실감이 든다. 24시간 통관·검역을 목표로 하고 있는 히비키 컨테이너 터미널에서는 크레인 설치가 한창이다.기타큐슈시 항만국의 이마나가 히로시 기획과장은 “국제물류 특구의 중심지로 2004년 4월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설명한다.터미널 바로 옆 바다에서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입항도 가능하도록 수심을 15m로 고르는 바닥 퍼내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컨테이너 年 40만개 유치 목표 한해 40만개의 컨테이너 유치가 목표.한해 800만개인 부산항과 비교하면 적은 규모이지만 “기타큐슈 부흥의 메카로 삼는다.”(이마나가)는 꿈에 부풀어 있다. 터미널에서 승용차로 동쪽으로 이동하면 히비키나다 임해공업단지가 나온다.드문드문 공장이 들어서 있는 이곳도 매립지의 대부분이 공터이다. 기타큐슈시 기획정책실의 다니노부 마사오는 “규제에 묶여 매립지 지주들이 땅을 팔지 못하고 있으나 특구법 시행에 따른 규제 완화로 기업들이 싼값에 땅을 사들여 공장을 지을 수 있게 됐다.”고 특구의 장점을 강조했다.이곳에는 자동차부품,에너지산업과 함께 환경산업 등 30개사를 유치할 계획이다. 기타큐슈의 특구에서 엿보이듯 일본 정부의 구조개혁특구는 두 가지대원칙에서 진행되고 있다.첫째,보조금이나 감세 조치·재정 지원을 일절 하지 않고 둘째,국가가 아닌 지자체나 민간이 스스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 특구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지자체·민간이 특구모델 개발 일본 제1의 철강도시였던 기타큐슈는 2차대전 패전을 고비로 급격히 쇠퇴했다.철강의 중심이 동해권에서 태평양권인 지바나 가나카와로 옮겨가면서 한때 4만명이던 철강업 종업원이 지금은 4000명으로 줄었다. 퇴락의 길을 걷던 기타큐슈는 ‘환황해권의 허브 항구’라는 부흥 계획을 내걸고 재건을 꾀하던 중 때마침 일본정부의 특구 추진과 접합하게 된다. 특구의 중핵을 이루는 히비키 컨테이너 터미널은 기타큐슈가 창안한 PFI(Private Finance Initiative) 방식으로 운영된다.PFI는 공공시설의 건설·운영에 민간의 자금과 노하우를 활용해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히비키 터미널의 경우 방파제 공사나 준설,터미널의 기초공사는 국가와 시가 맡고 지상의 크레인이나 하역기계,관리사무소는 민간운영회사가 맡는다. 38억 5000만엔의자본금 중 현재 싱가포르의 세계적인 항만관리회사 PSA가 34%를 출자하고 나머지를 신일본제철,미쓰이물산 등 16개사와 기타큐슈시가 분담 출자해 설립한다. “그동안 인천,홍콩 등을 경유해 오사카,도쿄를 거쳐 미국 서해안으로 향하던 ‘태평양 루트’가 주류였으나 아시아 경제발전에 의해 상하이나 부산,기타큐슈를 거치는 ‘동해 루트’가 중요해질 것”(이마나가)이라는 것이 국제물류특구의 전략이다. ●홍콩등 2개 금융기관 입주 ‘순조' 일본의 또 하나의 특구는 오키나와 나고(名護)시의 금융특구이다.돈을 들이지 않고 규제만을 풀어 경제 활성화를 노리는 구조개혁 특구와는 다르다.특구란 이름은 기타큐슈시와 다를 바 없지만 나고시의 경우 금융특구에 필요한 인프라 예산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세제면에서도 우대받는 ‘1국 2제도’를 취하고 있다. 나고시의 목표는 경제자립.전국 최고인 10%의 실업률,산업시설이라고 해야 종업원 200명의 맥주공장밖에 없는 나고시로서는 지방교부세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이 숙원이다. 나고시의 다마키 쓰네미특구추진실장은 “올해 나고시 고교졸업자 60%가 취직을 못했다.파인애플 같은 농업은 국제경쟁에서 뒤지고 제조업도 중국을 따라잡지 못한다.남은 것은 금융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나고시의 모델은 아일랜드 더블린의 금융특구다.20%에 가까운 실업률로 유럽연합(EU) 권역에서도 빈국에 속하던 아일랜드는 1980년대 후반 금융특구로 생사의 승부를 걸었다.지금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프랑스를 제쳤다.금융 하나로 나라가 일어선 드문 사례이다.“더블린도 처음 7∼8년간은 고생을 했습니다.그런 면에서 나고시의 출발은 순조로운 편입니다.”(다마키) 입주하는 금융기관의 법인세 35% 감세,통신비 무료,저렴한 임대료 등의 특혜가 주어지는 나고시의 특구에 홍콩 등 2개 금융기관이 들어왔다.현재 고용은 60명 정도. “특구에서 10년간 고용 5000명이 목표”라는 다마키 실장은 “인구 5만 7000명의 나고시에서 5000명이라면 그 가족까지 쳐서 10%의 고용효과가 있으며 나고시의 자립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특구의 장래성을 평가했다. marry01@ ■특구 현황 일본 정부가 지난 1월 실시한 제2차 특구 모집에는 651건이 몰렸다.지방자치단체 외에도 기업이나 NPO(비영리조직)의 응모가 가능토록 한 탓에 1차 때보다 크게 늘었다.관광객 증대를 위한 한국인 무비자 특구,복권 특구,카지노 특구 외에도 주식회사의 학교·병원 운영이나 농업 참가 등이 눈에 띄는 특구 구상이다.이들 구상에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긍정적’으로 응답한 것은 27%.한국인 무비자의 경우 “불법체류·범죄가 많다.”고 해서,카지노는 “도박죄에 해당된다.”는 등의 이유를 붙여 거부했다. 끝까지 쟁점이 됐던 NPO의 학교 운영,주식회사의 병원 경영,막걸리 제조 자유화 가운데 학교 운영은 “모집 학생을 등교 거부 학생이나 학습장애아로 한정한다.”는 조건을 붙여 막판에 통과됐다.막걸리 제조·판매 자유를 허용하는 특구도 통과됐으나 당초 요청한 제조등록제나 간이납세제도는 중앙부처에서 인정되지 않았다.주식회사의 병원 경영도 의사회의 맹반발로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특정진료에 한정해 허용했다.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중앙부처나 이익단체의 저항에 당초 취지의 과감한 규제 완화는 실현되지 못했다는 평가이다.4월의 57건에 이어 5월에 추가로 50여건의 특구를 인증할 예정이다. ■기타큐슈 스에요시 市長 |기타큐슈 황성기특파원|“한국과 일본의 특구는 다릅니다.한 지역에 집중투자해서 지역 진흥을 하자는 것이 한국이라면 일본은 세금 우대도 안되고,새 예산이 들어가는 것도 안됩니다.규제 완화밖에 없습니다.” 국제물류 특구로 인증받은 기타큐슈시의 스에요시 고이치(68) 시장은 “새발의 피 같은 규제 완화이지만 그래도 숨통이 트인다.”고 강조한다.“(중앙)부처간 협의가 안 됐다거나 과장 지시라고 해서 안 되는 것이 일본에는 너무 많다.”는 그는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주고 지방은 특구 운용의 책임을 갖게 됨으로써 지방경제에 활기가 생겨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부가 매립지 토지이용 규제를 다소 풀어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불과 서너개의 규제를 푸는 데도 1년 반이 걸렸습니다. 어떤 규제를 어떻게 푸는가,민간은 어떤 완화를 원하고 있는지를 공부하고 정책화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들었습니다만…” “기타큐슈에는 2000㏊의 광대한 매립지가 있고 기술이 있고,근대공업을 받쳐온 지역이라 전기,물,정보 같은 인프라가 있습니다.이런 지역 특성을 살려 저비용의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 특구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철(鐵)의 도시’ 기타큐슈가 갖고 있던 유·무형 자원을 그대로 살리되 중앙의 규제로 꽉 막힌 부분을 특구법에 의한 지역한정의 규제 완화를 통해 앞으로도 풀어나간다는 전략이다. 스에요시 시장은 대담한 규제 완화,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르는 “한국,중국의 특구가 부럽다.”고 한다.한국 같은 특구를 해보라고 한다면 “모든 조직을 가동하고 지혜를 짜내 마음껏 하고 싶다.”고 덧붙인다. 기타큐슈가 구상하는 특구의 중핵은 ‘히비키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 물량을 대량 유치하는 것이다.부산,광양항이나 중국의 상하이가 라이벌인 셈이다. 부산을 꺾을 묘책이 있냐고 묻자 “한국은 우리를 전혀 겁낼 필요가 없다.”고 웃는다. “컨테이너 800만개물량의 부산과 20분의 1인 기타큐슈(40만개)가 경쟁이 될 리가 없다.”며 경쟁보다는 한국,중국과의 협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 물량이 향후 10년간 10배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중국으로 가는 컨테이너를 얼마나 기타큐슈로 돌릴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그는 “물류만의 싱가포르가 아니라 배후에 산업거점도 가진 물류와 산업의 세트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특구의 최종적인 목표이다.
  • 기고/ 北, 외국관광객 유치 적극 나서라

    평양에도 ‘자유의 창’이 조금 열리는 듯하다.인도적 지원단체인 ‘이웃사랑회’일행과 함께 최근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의 통제는 과거와 비교해 조금 완화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이러한 느낌은 우선 북한 안내인들로부터 받았다.대동강변을 따라 조깅을 하기 위해 북한 안내인에게 물었다.“평양에서 조깅을 하고 싶은데요.”통제된 북한체제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그런데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마음대로 하시라요.” 아침 5시30분쯤 평양 양각도 국제호텔을 나섰다.이른 시각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출근하는 사람들 같았다.그들 사이에서 조깅을 했다.그들의 표정은 계절의 봄만큼 밝지는 않았지만 평범한 시민들의 평범한 모습이었다.대동강변에 있는 버드나무에는 봄이 오고 있었다.북한은 평양거리에서의 자유로운 사진 촬영도 허용하고 내용도 점검하지 않았다.전에는 사진을 현상하여 점검했었다고 한다.양각도 국제호텔 카페에 있는 여성 종업원의 표정도 밝았다. 평양시 강동구 구빈리에 있는 젖염소 시범농장에 있는 사람들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었다.시범농장에는 1200명의 농장원수(농장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임기남 지배인은 “젖염소가 늘어나 젖의 생산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올해는 400t의 젖을 생산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웃 사랑회’는 구빈리 농장 등에 젖소 30여마리를 기증하기로 했다.임 지배인은 젖소를 보내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젖염소보다 30배나 더 먹는 젖소의 사료공급과 멸균처리 시설의 확충 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임 지배인의 걱정보다 더 심각한 것은 평양의 밤이었다.평양의 밤은 깜깜한 어둠뿐이었다.낮의 밝은 모습은 깊은 어둠에 잠겼다.호텔에서 어두운 평양시내를 내다보며 평양의 밤을 밝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봤다.그중의 하나가 관광이었다.북한은 체제불안 때문에 과감한 관광 개방에 한계가 있지만 제한적이나마 외국 관광객 유치를 적극 추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관광은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에 북한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다. 북한은 특히외국인들에게 매력있는 관광지가 될 수 있다.냉전의 고도로 남아 있는 북한의 폐쇄적 모습은 외국인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다.북한에는 백두산·금강산·묘향산 등 매력적인 관광자원도 풍부하다.북한은 우선 일본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것이 좋을 것 같다.서울을 찾는 일본 관광객이 연 250만명인데 이들중 일부를 북한 관광과 연계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일본 관광객들을 버스에 탄 채 판문점을 통과시키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일정은 평양이나 묘향산·금강산 등 이미 개방된 관광지를 돌아보는 3박4일 정도면 될 것이다. 북한은 한국인들의 금강산 육로관광도 적극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금강산 육로관광은 남한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축제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면 금강산 관광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려면 금강산을 국제적 리조트로 개발하는 방법이 있다.금강산이 종합 관광리조트로 개발되면 유람선을 이용한 대규모 일본인 관광객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일본의 연간 관광소비가 2500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일본인 관광객의 유치는 북한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북한의 관광이 개방되면 일본인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관광개방은 어두운 평양의 밤을 밝게 해주는 희망의 빛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박 춘 규 한국관광공사 북한사업단장 명예논설위원
  • “내딸 구속시켜주세요”

    2급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최모(36·여)씨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편의점에 들렀다. 물건만 사고 나갈 생각이었지만 종업원이 잠시 자리를 비우자 순간적으로 돈을 훔치고 싶은 충동에 빠져들었다.자기도 모르는 사이 카운터에 보관 중이던 현금 75만 7000원을 슬쩍 훔치고 말았다.현장에서 종업원에게 들킨 최씨는 이날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입건됐다. ●1년 동안 13차례나 경찰 드나들어 며칠간 길거리에서 노숙을 한 것 같은 남루한 옷차림의 최씨는 “왜 돈을 훔쳤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엄마가 월급을 안 줘서 돈이 없다.”고 했다.“돈을 어디 썼느냐.”고 묻자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조사결과 최씨는 2002년 4월27일부터 서울 강남과 강북,경기도 분당,과천 등지에서 절도를 저질러 모두 13번이나 경찰 신세를 졌다.지난달 14일에도 절도 혐의로 동대문경찰서에 붙잡혔다.공교롭게도 당시에도 같은 수사관에게 조사를 받았다.구속된 적은 없었다.훔친 금액이 100만원 이하로 소액인 데다 정신지체인이라는 점이 인정돼 5차례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8차례는 훈방됐다.경찰 관계자는 “최씨는 이미 여러차례 범죄를 저지른 데다 정신연령이 초등학생 수준도 안돼 언제든 사고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면서 “하지만 경찰로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차라리 구속해 주시오.” 최씨는 보호자를 기억하지 못해 경찰은 전산망을 통해 겨우 어머니를 찾았다.최씨는 홀어머니와 함께 서울 양재동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다. 최씨는 며칠씩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어머니는 말했다.어머니는 “그동안 숱하게 경찰서를 찾아 딸을 데려왔다.”면서 “이젠 더 이상 딸을 돌볼 기력이 없다.”고 했다.수사관에게 “돈도 없고 병원에도 못가니 차라리 구속이라도 시켜 달라.”고 말했다.어머니는 “딸이 돈만 보면 아무 생각없이 슬쩍한다.”면서 “평소에 하도 속이 상해 ‘약 먹고 죽자.’고 하면 딸이 그 이야기는 알아듣는지 달아나곤 한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정신지체인 수용시설 태부족 정신지체인은 중추신경계에 장애를 받아 지능지수(IQ)가 70이하인 사람을 가리킨다.IQ 34이하를 1급,35∼49를 2급,50∼70을 3급으로 나눈다. 최씨와 같은 2급은 일상생활의 단순한 행동을 훈련시킬 수 있고,어느 정도의 감독과 도움을 받으면 복잡하지 않고 특수기술을 요하지 않는 직업은 가질 수 있는 수준이다. 한국정신지체인애호협회 최영광(38) 사무국장은 “전체 10만 정신지체인 가운데 보호시설에 들어가 있는 1만명을 뺀 나머지 9만명을 수용할 특수학교나 지역사회 복지관 등 보호시설이 매우 부족하다.”면서 “보호시설에 있는 1만명도 인권유린 등 여러 문제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사회적 관심이나 국가적 서비스가 턱없이 모자라고 국가의 지원도 일부 요금을 감면해 주거나 지원금을 주는 데 국한돼 있다.”고 덧붙였다. 정신지체인을 위한 시설은 전국적으로 180여곳이 있다.가족들과의 정상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생활시설이 80여곳이며,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직업재활시설이 100여곳이다. 보건복지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정신지체인 집단 수용시설 52곳 가운데 100명 이상을 수용한시설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비용은 무료지만 시설이 한정돼 정신지체인 가운데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중 일부만 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지연 이세영 이두걸기자 anne02@
  • ‘하룻밤’에 1800만원 날려/ 윤락업소에 통장맡겼다 봉변

    20대 치과의사가 윤락여성과 성관계를 맺었다가 하룻밤에 1800만원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치과의사 박모(29)씨는 지난 14일 밤 11시30분쯤 서울 청량리 윤락가를 찾아 14만원을 주고 윤락녀 정모(21)양과 성관계를 맺었다.정양이 마음에 든 박씨는 “밤샘을 하고 싶은데 현금이 없으니 날이 밝으면 50만원을 인출하라.”면서 정양에게 H은행 마이너스 통장을 건넸다. 그러나 박씨는 이날 오전 9시40분쯤 은행통장에서 1800만원이 인출된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정양이 현금인출을 부탁한 업소 종업원 박모(37)씨가 돈을 인출해 달아났기 때문이다.경찰은 16일 업소주인에 대해 윤락행위 등 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치과의사 박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박지연기자 anne02@
  • 소버린 “SK 지배구조 개혁”사실상 경영권 요구

    SK그룹 계열사 주가가 14일 일제히 올랐다.전화위복을 실감할 정도다.SK㈜의 대주주가 된 크레스트증권의 모회사인 외국계 투자회사 소버린자산운용이 그룹을 증권시장에서 통째로 삼킬 것(?)이라는 지난 주말까지의 우려가 언제였냐는 듯 주초부터 그룹 계열사 주가가 모두 강세를 보였다.소버린자산운용이 SK㈜의 개혁 필요성을 언급하며 지배구조 개혁작업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기업 투명성과 지배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까지 맞물려 SK그룹주에 사자가 몰린 것이다. 또 SK텔레콤이 과거 현대자동차처럼 계열분리를 통한 독립경영 가능성이 있다는 앞지른 예상도 나오면서 주가를 올렸다.여기에다 SK㈜의 경영권을 놓고 외국의 적대적 매수세력과 SK㈜가 모두 주식을 사들인다는 소식도 들리면서 주가 상승폭이 커졌다. ▶관련기사 23면 소버린자산운용은 이날 SK㈜의 지분율이 14.99%라고 거래소에 공시했다.지난 10일(12.39%)보다 2.60%포인트 늘었다.경영권 도전을 위해 더 사들인 것이다.이런 경영권 방어에 대한 기대감에다 북한핵 위기에 대한 리스크 감소도 주가를 끌어올렸다.SK㈜는 상한가를 기록했으며,SKC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또 SK텔레콤(6.36%),SK케미칼(13.33%)도 급등세를 보였다. 정보통신부는 크레스트증권이 보유한 SK㈜ 지분이 15%를 초과하게 될 경우 SK㈜가 보유한 SK텔레콤 지분 20.85% 중 전기통신사업법상 외국인 지분한도인 49%를 넘어선 부분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받는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상태에서 SK㈜는 전기통신사업법상 내국인으로 간주되지만 크레스트의 SK㈜ 지분이 15%를 넘어서면 외국인으로 간주돼 의결권 제한의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SK그룹의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다는 예상도 호재로 작용했다. 소버린측은 SK㈜가 직면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채권자,종업원,규제당국뿐만 아니라 주주의 신뢰와 지원을 확보할 수 있는 과감한 개혁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밝혀 사실상 경영권을 요구했다. 정기홍 김미경기자 hong@
  • 사회플러스 / 게임중독 20대 PC방서 쇼크사

    인터넷 게임에 중독돼 하루 10시간 이상 온라인 게임을 즐기던 20대가 PC방에서 게임 도중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했다. 지난 13일 오전 6시10분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 PC방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던 장모(28·J대 4학년)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종업원 신모(28)씨가 발견,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신씨는 “갑자기 ‘쿵’하면서 신음소리가 나 확인해 보니 장씨가 PC방 바닥에 쓰러져 팔과 다리가 꼬이는 경련을 일으키며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 안방에서 옥살이? 실형선고자 집유 착각 석방 자유생활 4일만에 재수감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절도범이 법원과 검찰의 사무착오로 풀려나 자유 생활을 하다 다른 범죄추적을 하던 경찰에 검거된 사실이 14일 뒤늦게 밝혀졌다. 전북 전주중부경찰서는 지난 2월15일 전주시 평화동 W통닭집 주인 박모씨(28) 소유의 코란도 승용차와 신용카드가 분실된 사건을 접수했다.경찰은 종업원으로 일하다 그만둔 최모(22·전북 김제시 금구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컴퓨터 조회를 한 결과 최씨가 지난 4일 대전지법에서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 구속수감중인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경찰이 접견신청을 한 교도소에는 최씨가 수감돼 있지 않았다.최씨는 지난 2월 말쯤 친구(22)와 함께 길가던 학생들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원 직원이 선고 직후 검찰에 보낸 집행결과통지서에 집행유예로 잘못 기재했고,검찰도 법원의 통지만 믿고 사실확인 없이 교도소에 석방통보를 하는 바람에 최씨가 지난 4일 풀려난 것. 전과 4범인 최씨에게 징역 10월이 선고됐고 친구는 초범이어서 징역 8월에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지만 법원직원은 최씨의 형량을 공범과 같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으로 착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가 경찰과 검찰이 함께 사용하는 컴퓨터 상에는 교도소에 수감중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어이없는 실수로 풀려난 사실을 법원과 검찰,교도소측이 왜 파악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의혹이 일고 있다. 전주중부경찰서 수사진이 지난 9일 김제시 금구면 최씨의 자택을 급습,긴급체포하는 바람에 그의 4일간 자유생활은 막을 내렸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민생침해 조폭 2238명 구속

    정부 교체의 시기와 경제위기 등 어수선한 사회분위기를 틈타 조직폭력배의 민생침해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조직폭력배는 흔히 알려진 기업이나 유흥업소 주변의 활동영역에서 벗어나 영세상인과 노점상 등 서민에게까지 폭력과 협박을 행사하며 금품을 뜯어내고 있다. ●영세상인과 노점상도 갈취 피해 경찰청은 4일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한 지난 2월10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50일 동안 갈취·폭력배를 일제히 단속해 모두 3631명을 검거,이 가운데 223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구속된 폭력배에는 신흥 폭력조직 6개파 80명을 포함,조직폭력배 284명이 포함돼 있다.”면서 “관리대상으로 정해 감시하고 있는 전국 폭력조직은 208개파,4431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붙잡힌 조직폭력배 중 29명은 영세상인과 노점상을 상대로 갈취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야쿠자들이 기존의 활동영역에서 벗어나 영세업자들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는 등 이익이 적은 분야까지 손을 대고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범죄 유형 지난달 15일 서울 수색동 수색시장 일대에서 무허가 음식점을 하는 정모(53·여)씨 등 영세상인 15명은 ‘보호비’를 요구하며 폭력을 행사한 지역폭력배 8명에게 330만원을 빼앗겼다. 또 조직폭력배 64명은 건설사를 상대로 콘도미니엄,상가 등의 운영권을 갈취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거나 교통사고를 위장,보험회사로부터 거액의 보험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충남 서산 일대 유흥업주를 협박해 업소보호비 등 명목으로 2억원을 갈취한 ‘서산식구파’ 9명 등 유흥업소를 상대로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빼앗거나 조직원을 종업원으로 고용시켜 금품을 착취한 조직폭력배도 많았다. 장택동기자 taecks@
  • 종목분석 / 에스에프에이

    공장자동화설비 전문업체인 ‘에스에프에이’가 코스닥 시장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지난 2월말 6800원대를 유지하다가 지난달 중순 5200원대까지 추락했지만 수익성 향상 등의 영향으로 7000원대를 다시 회복했다.그러나 단기 급반등했다는 부담이 있어 조정 이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이 회사는 지난 1999년 삼성테크윈에서 공장자동화시스템(FA) 사업부가 종업원 지주회사의 형태로 분사했다.지난 2001년 삼성전자와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LCD(액정표시장치)제조장비 등 디스플레이 기기제조장비를 주력으로 한 클린공정장비 부문에서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다.올해 사업부별 매출비중은 클린공정 44%,FA시스템 39.3%,물류시스템 16.7%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어 클린공정 비중이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클린공정장비는 TFT-LCD의 후공정에 해당하는 편광판 자동부착기,판넬 세정기와 LCD용 유리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장비 등으로 삼성전자·삼성코닝정밀유리 등에 납품하고 있다.지난주 삼성전자가 TFT-LCD 5세대 6라인에 1조 2900억원 투자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LCD부품주들의 매출 및 수익성 증대가 기대되고 있는데,이 회사는 삼성에 대한 매출비중이 75∼80%나 돼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올해 이 회사와 관련된 삼성그룹의 주요 투자는 삼성전자의 LCD 5세대 확장투자,삼성코닝정밀유리의 용해로 4개 추가투자,삼성SDI의 2차전지 PDP증설 등이다.이 회사의 삼성전자에 대한 LCD장비 매출은 지난해 290억원 수준에서 올해는 400억원 정도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삼성코닝정밀유리에 대한 매출도 지난해 80억∼90억원 수준에서 두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조오규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 과장
  • “유언장 써두면 가족 슬픔 줄어들죠”/인터넷 사이트 ‘유언장 닷컴’ 운영자 이성희씨

    일명 ‘유언장 은행’으로 불리는 유언장 닷컴(www.yoounjang.com)이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지난 1월3일 개설된 유언장 사이트에는 3개월도 채 안돼 4만명이 넘게 방문했다. 사이트 개설·운용자는 사무집기 납품업체를 운영하는 이성희(李晟熙·41) 하나로시스템 전무.“외환 위기 때 실업자가 됐습니다.제가 운영하는 하나로시스템이 부도가 났기 때문이었지요.그때 다른 실직자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그래서 그는 자신이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을 월세로 돌려 마련한 2400만원으로 실직자 쉼터를 힘겹게 만들었다.집안 형편이 어려워 가까스로 상고를 졸업한 뒤 4명의 동생을 부양하며 서점 점원,호프집 종업원,주방 보조,요정 지배인 등을 전전했던 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었다. “쉼터에서 나와 같은 처지의 실직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용기를 얻었습니다.”그는 거래처와의 끈끈한 신용과 직원들의 무보수 봉사에 힘입어 다시 일어섰다. “실직자들과 얘기하다 보니 그들도 나처럼 죽음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그래서 이들에게 백지를 나눠주며 지나간 삶을 한번 기록해보라고 권했죠.이때 유언장을 써놓으면 가족들의 슬픔이 훨씬 줄어든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이것이 유언장 닷컴을 만드는 모태가 된 셈이죠.” 당시 유언을 적어보라며 나눠준 백지는 ‘만약 내 삶이 3일밖에 남지 않았다면….’이라는 책으로도 선보였다.“우리 사회는 유언장이라면 ‘기분 나쁘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그래서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가 발생하면서 유언장 닷컴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하루 30여명에 불과하던 방문자수는 지하철 참사 이후 10배가 넘는 300여명으로 늘어났고 연회비 2만2000원을 내는 유료회원도 400명을 넘었다. “앞으로 유료회원이 계속 늘어나 1만명 쯤 되면 서버 관리비 등 제반 비용을 제외한 순 수입이 월 2000만원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이트 유언장에는 ▲작성 일시와 자신의 사진 ▲걸어온 길 ▲재산 목록 정리 ▲남기고 싶은 이야기 등의 내용이 담긴다.하지만 이같은 내용이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이에 대해 이 전무는 “유언을 열람할 수 있는 사람을 유언자의 의사에 따라 철저하게 제한함으로써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운영자인 나도 볼 수 없다.”고 강조한다.당사자나 열람 가능한 형제·자녀 등 가족과 운영자가 동시에 접속, 비밀번호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당연히 유언장을 남겼죠.아내도 남겼습니다.부부 사이인데도 그 내용은 서로 모르고 있습니다.” 사이버 유언장은 그러나 아직까지 보관 기능만 있을 뿐,법적인 보호는 받지 못한다.효력을 인정받으려면 법률사무소 등에서 공증을 받아야 한다. 그는 “외국에 이런 종류의 사이트가 있는 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생명보험이 처음 나왔을 때 모두 ‘재수없다.’고 기피했지만 요즘에는 일반화된 것처럼 유언장 문화도 곧 보편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
  • 살살 녹는 달콤한 섬,제주 3박4일 허니문 따라잡기

    ◆첫째 날 - 남원큰엉 낭만 산책 → 나도 드라마 주연 섭지코지 요즘 제주도 내 호텔이나 펜션엔 예비 신혼부부들의 예약문의가 빗발친다.괴질 확산,이라크전 발발 등에 겁먹은 커플들이 앞다투어 제주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호텔,펜션 등 고급 숙박업소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평일에도 방 잡기가 쉽지 않다.제주 허니문여행의 강점은 드라이브를 통한 자유여행.차량을 빌려 이동하며 멋진 곳에서 ‘둘만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제주엔 세화∼성산 등 정취가 넘치는 드라이브 코스가 적지 않다.카메라와 삼각대만 있으면 준비 끝.3박4일간의 신혼여행을 가상해 코스를 돌아본다.결혼식 후 숙소 도착까지의 일정은 뺐다. 느지막하게 잠을 깬 곳은 남제주군 남원읍 남원리 바닷가의 한 펜션 2층 침실.커튼을 올리고 창문을 여니 쪽빛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방파제를 때리는 파도 소리 요란하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산책을 나선다.숙소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남원큰엉 산책로’ 출발점.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철썩철썩 바위를 때리는 파도를왼쪽에 끼고 호젓한 오솔길을 천천히 걷는다.오른편엔 신영영화박물관의 이국적 풍광이 분위기를 띄운다. 이따금씩 산책에 나선 가족을 만날 뿐,둘만의 시간을 방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산책로가 1㎞는 족히 넘을 듯.왕복 40분 정도 소요. 돌아오다가 파도마을 입구의 통나무집 식당인 ‘별주부전’에 들러 된장 뚝배기를 먹는다.뚝배기 맛이 창 밖에 펼쳐진 새파란 바다만큼이나 시원하다.식사가 끝나면 맘씨 좋은 종업원이 향기 진한 원두커피까지 서비스한다. 간단하게 짐을 챙겨 차에 오른다.목적지는 드라마 ‘올인’의 배경인 섭지코지.남원에서 12번 순환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30분쯤 가면 신산리∼성산 해안도로와 만난다.여기서 5분쯤 더 가면 모래 색깔이 유난히 고운 신양 해수욕장이다.햇살에 반사돼 반짝이는 물결이 마치 비단결 같다. 해수욕장에서 섭지코지까지는 차로 5분 정도.길이 좁아 차량이 마주올 때 매우 조심스럽다.주차장부터 올인 세트장까지는 오른쪽에 벼랑과 바다를 끼고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드라마의 인기 때문인지 평일인데도 인파가 만만치 않다.주말이나 휴일엔 아예 오지 않는 편이 나을 듯. 성당으로 지은 야외세트는 서구풍 별장 같다.예쁘기는 하나 별다른 개성은 느껴지지 않는다.그래도 마치 주인공이라도 된 양 선남선녀들은 짝지어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야외세트와는 달리 그 오른편으로 펼쳐진 벼랑과 바다는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섭지코지에서 나오면 성산일출봉이 눈 앞에 있다.성산부터 세화까지는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오른편엔 벌써 파란 빛이 도는 우도가 보인다.하얀 포말을 만들며 부서지는 파도가 해안 가득 널린 한치와 어우러져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둘째 날 한라산에 한번 도전해보자.한라산에 올라야 제주도를 제대로 볼 수 있다.‘힘들지 않을까’하고 겁부터 먹기 쉽지만,가장 짧은 ‘영실코스’를 택하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남원에서 12번 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중문에 이르고,여기서 99번 도로로 바꿔타고 북진하면 영실코스 가는 길이다.매표소에서 표를 끊은 뒤 차를 몰고 영실휴게소까지 올라간다.산행코스는 영실휴게소∼영실기암∼윗세오름대피소의 3.7㎞. 30분쯤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기암절벽이 펼쳐진다.절벽 꼭대기엔 뾰족한 바위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이름하여 ‘오백나한’바위다. 30분쯤 더 오르니 키큰 나무들은 사라지고 허리에도 못미치는 관목이 산을 뒤덮고 있다.오른편 능선 아래의 벼랑은 마치 병풍을 두른 듯 하다.등산로엔 벗어나지 말도록 말뚝과 줄이 쳐져 있는데,살짝 줄을 넘어 능선에 오르니 옹기종기 자리잡은 10여개의 오름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윗세오름 대피소는 해발 1700m.멀리 남쪽으로 서귀포와 중문 앞바다,서쪽으로 대정·고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백록담은 자연 휴식년제가 실시 중이라서 더이상 올라갈 수 없다. 산을 내려와 99번 도로를 타고 되짚어 내려오다 보면 길 오른쪽에 에덴승마장(064-738-9247)이 나온다.말에 올라 마부의 안내로 들판과 언덕을 30분 정도 도는데,1인당 1만1000원.렌터카업소를 통해 미리 예약하면 8000원에 할인해준다. ◆셋째날 - 산방굴사 불상앞서 둘만의 백년가약 짐을 모두 챙겨 차에 싣고 숙소를 나선다.서귀포,중문을 모두 지나쳐 들어선 곳은 산방산∼송악산 드라이브 코스.산방산(395m)은 중턱의 ‘산방굴사’까지만 올라갈 수 있다.널찍하게 뚫린 굴엔 불상이 모셔져 있고,그 밑에선 약수가 나온다.약수 한 잔 마시고,부처님 앞에서 다시 한번 백년가약의 다짐을 해보면 어떨지. 산방산 앞엔 비경의 용머리해안이 있다.산 위에서 보기에 용머리처럼 생겼기 때문인데,실은 바닷가로 내려가야 용머리 바위의 장관을 느껴볼 수 있다.수만년 동안 파도를 맞아 기묘하게 파인 바위들이 너무 신기해 오는 사람마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산방산에서 제주도 남단 송악산까지는 10분밖에 안 걸린다.송악산 자체는 볼품이 없지만 내려다보는 전망은 일품.동쪽으로 산방산과 형제섬이 한 눈에 들어오고,남쪽으로 가파도와 마라도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꽁치 낚시에 한번 도전해보자.송악산을 지나 대정∼수월봉 드라이브 길에 들어서면 왼편에 갯바위들이 펼쳐지는데,요즘 꽁치낚시가 한창이다.다가가 보니 아이스박스마다 꽁치가 가득이다.5분도 안돼 한 마리씩 낚아올리는 것이 보기만 해도 신이 난다.인근 낚시점에서 릴낙시 세트를 빌리고 미끼(새우)는 사면 된다. 글·사진 제주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항공편 및 렌터카 대한항공(1588-2001) 및 아시아나항공(1588-8000)이 서울 김포공항을 비롯한 대도시 공항에서 제주까지 비행기를 띄운다.요금은 김포∼제주 기준 월∼목요일 7만 5900원,금∼일요일 8만 900원. 대장정렌트카투어(064-711-8288) 등 10여개 렌터카 업체들이 있다.보통 예약한 다음 공항에서 차를 인도받으며,허니문 커플의 경우 숙소까지 데려다준 뒤 차를 인도하기도 한다.어느 경우든 인도받을 때 흠집 등 차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이상이 있으면 계약서에 이를 기재해놓아야 나중에 말썽이 없다. ●숙박 최근 호텔뿐만 아니라 해안가나 초원 등에 자리잡은 펜션도 많이 찾는다.숙박료는 객실 위치,요일 등에 따라 7만∼15만원 정도.펜션이라도 무늬만 펜션인 곳도 있으므로 잘 알아보고 예약해야 한다.남원읍 해안가에 위치한 파도마을(064-764-9114),귤농장에 자리잡은 서귀포시 귤림성(064-739-3331),초원과 오름이 앞에 펼쳐진 북제주군 애월읍 그린리조트(064-792-6100) 등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운치가 있다. 대장정투어(02-3481-4242)는 해오름,중문펜션 등 이색숙소 3박 및 렌터카(뉴EF소나타 3일),조식 3회를 묶은 자유여행 허니문 상품을 커플 기준으로 44만∼62만원,파도마을 2박과 롯데(또는 신라)호텔 1박을 묶은 상품은 82만원에 판매한다. ●먹거리 옥돔구이,성게국,해물뚝배기,흑돼지 고기,오분자기 구이,꿩요리,갈치회 및 국 등이 제주도의 맛을 대변하는 음식이다.옥돔·갈치요리는 제주공항 인근의 청해원(064-744-6677),흑돼지 고기는 협재해수욕장 앞의 상록가든(064-796-8700),해물뚝배기는 성산 일출봉 입구의 등경돌식당(064-782-0707),남원읍 파도마을 입구의 별주부전(064-764-8899)이 맛있다.
  • 성북구 ‘금연운동’ 본격 착수,조례제정위한 공청회 개최

    지난해부터 ‘금연 3S’(Stop Smoking Seongbuk) 운동을 대대적으로 편 성북구가 26일 관련조례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금연운동을 위한 제도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구는 공청회를 바탕으로 이르면 4월말,늦어도 5월초까지 조례를 공표할 예정이다.따라서 앞으로 성북구 관내의 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울 때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법과 조례 범위 내에서 지도단속과 지원 등 강력한 금연정책이 추진되기 때문이다. 조례는 구청의 금연시설 지정과 이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담배판매행위 제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음식점 근무 종업원이나 이용자들의 흡연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모든 음식점의 시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정하도록 적극 권장한다.이를 실천하는 업소를 ‘클린 에어 존’으로 지정해 인센티브를 줄 수 있도록 했다. 관내 모든 관공서를 비롯한 초·중·고·대학교 등에는 담배 자동판매기 설치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관심은 구청이 얼마나 의지가 있느냐다.기존 관련 법률이 있는 데도 사실상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조례제정이 큰 의미가 있겠느냐는 지적도 많다.서찬교 구청장은 “구청뿐만 아니라 경찰서,학교시설 등 관공서를 중심으로 금연시설 지정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덕현기자 hyoun@
  • “사회변화·북핵·경제 불안해 못살겠다” 부유층 ‘Bye 코리아’

    나랏돈이 새고 있다.교육환경에 불만이 많은 학부모와 자녀들의 출국 러시는 멈출 줄 모른다.사회 변화에 불안을 느낀 기득권층의 해외 이민도 다시 줄을 잇고 있다.해외여행객들도 점점 더 불어나 돈을 마구 쓰며 흥청댄다.그러는 새 달러도 술술 빠져나가고 있다.이는 고스란히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져 경제에 주름살을 더욱 깊게 패게 하고 있다. ●불안한 부유층의 ‘탈한국’ 행렬 경제난 때문에 이민을 갔던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이민을 모색하는 부유층이 많다. 경기 분당에서 대규모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모(54)씨는 제대한 두 아들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민을 갈 계획을 세우고 한 달 전부터 현지를 오가고 있다.계속되는 불경기로 매출이 뚝 떨어진 데다 중국동포 아니면 식당 종업원을 구하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이씨는 “사업을 하는 친구들이 ‘가진 사람이 죄인 취급받는 것 같다.’며 이민 이야기를 자주 한다.”고 털어놓았다. 법조인 한모(43)씨는 외국으로 공부를 하러 떠날 예정이다.한씨는 지난해 말부터 친구들을 만나면 사회적 불안감을 자주 토로하고 있다.개혁 바람에 상실감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도 서로 한다.한 이민회사 관계자는 “한국인이 선호했던 캐나다와 뉴질랜드가 이민자격을 강화하면서 전체적인 이민 열기는 다소 가라앉았지만 ‘가진 사람’의 이민 상담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유학과 해외연수도 갈수록 늘어 사업을 하는 유모(36·여)씨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4학년 딸과 함께 지난달 20일 뉴질랜드 팔머스톤으로 떠났다.국내에 남은 남편이 한 달에 송금하는 돈은 400만원 안팎.최근 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비용도 늘고 있다.유씨는 “교육환경과 불안한 국내사정 등을 감안,아이들의 해외 교육을 결심했다.”면서 “현지에서 고급아파트에 살면서 BMW 등 중형차를 타는 한국인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위해 해외로 떠나는 사람은 꾸준히 늘고 있다.올 1월에는 5만 478명으로 지난해 1월 4만 5070명보다 12% 늘어났다.국제교육진흥원 박호남(49) 유학지원팀장은 “뚜렷한 목적없이 ‘친구따라강남가는 식’으로 해외유학·연수를 떠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에는 주름살만 깊게 패여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는 712만 3407명.98년보다 두 배 정도 늘었다.올 1월에도 74만 2059명이 해외로 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었다.거액의 외화를 들고 나가는 내국인도 증가하고 있다.올해 1∼2월에 1만달러 이상을 갖고 출국한 사람은 52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7명보다 50.7% 늘었다.이들이 지참한 금액은 모두 1380만달러로 지난해 734만달러보다 88% 증가했다.이에 따라 98년 34억 3000만달러의 흑자를 냈던 여행수지는 지난해 37억 3000만달러의 적자로 바뀌었다.특히 지난해부터 월간 여행수지 적자는 꾸준히 늘어 올 1월에는 사상 최악인 5억 89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가족이나 친척에 대한 송금액은 98년 16억 3000만달러에서 지난해엔 55억 1000만달러로 급증했고 계속 증가하고 있다.지난해 외국에 나간 한국인 1명이 쓴 돈은 평균 1160달러로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이 1080달러를 쓴 것보다 많았다.또 귀금속,고급카메라,명품 의류와 핸드백 등 고가 사치품을 국내에 반입하려다 세관에 적발된 건수는 전년보다 23.2% 늘어난 60만 4565건이나 돼 해외여행객들의 과소비 쇼핑을 짐작케 했다. 장택동 구혜영 유영규기자 taecks@
  • 제조업 脫부산 러시… 산업空洞化 우려

    부산지역의 제조업체들이 하나 둘 떠나고 있다. 건설 관련 자재를 생산하는 부산의 한 중소업체였던 T사는 지난해 5월 경남 김해지역으로 공장을 옮겨갔다.이 회사는 당시 700여평에 불과하던 공장부지가 협소해 더 넓은 곳으로 옮겨야 했으나 부산에서는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하자 김해로 눈을 돌렸다.10여년전 부산 사하구 구평동에서 창업을 한 이 회사 박모(50) 사장은 공장을 김해로 이전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었다고 회상한다.그러나 10개월이 지난 지금에는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며 흐뭇해하고 있다. 현재 그의 공장 대지는 1만 7000여평,당시 평당 15만여원에 땅을 매입했다.박 사장은 부산에서는 웬만한 공장부지의 경우 평당 60만∼70만원을 줘야하기 때문에 엄두도 못냈다고 한다.여기에다 건축비 등을 포함하면 공장을 짓는데만 수십억원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도저히 채산성을 맞출 수 없었다는 것. 부산에서 김해공장까지의 출·퇴근시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 있지만 땅값이 부산보다 훨씬 싸고 김해시가 취득세·등록세를 면제해주는 혜택까지 받았기 때문에 대단히 만족해 한다. 최근 경남 양산시 어곡동 지방산업단지로 옮겨간 접착제 제조업체인 K사의 김모(54) 사장도 앞의 박 사장과 같은 생각이다. 부산에서 양산의 공장까지는 불과 1시간 남짓 소요되지만 출·퇴근 등에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공장 규모도 전에 비해 훨씬 크기 때문.그도 역시 사세 확장으로 더넓은 공장부지가 필요했지만 부산에서는 마땅한 공장부지를 찾지 못했다.이와는 반대로 부산으로 이전해 오는 업체도 더러 있으나 떠나는 업체보다 들어오는 업체가 상대적으로 적은 형편이다.제조업체의 역외 이전은 자칫 부산지역 제조업의 공동화를 초래할 수 있어 지역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이 우려된다. 왜 부산지역 기업체들이 부산을 등지고 있는 걸까.한마디로 말하면 부산에서 기업하기가 힘들고 채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왜 떠나나 기업들이 부산을 떠나는 이유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장부지와 땅값이다.웬만한 공업용지의 경우 평당 60만∼70여만원을 호가해 1000평 규모의 공장을 지을 경우 땅값만6억원에 이른다.이같은 액수는 양산이나 김해에 비해 3∼4배 비싼 셈이다.또한 부산에는 과학산업단지,정관지역,신호·녹산공단 일부 등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공업용지가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앞으로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분양예정인 과학산업단지(27만평),정관지역(15만평) 등 모두 합해봐야 가용부지는 43만여평에 불과하다.이들 지역에서 소화할 수 있는 공장수는 300∼400여개에 불과하다.그렇다보니 대부분 중소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땅값이 싼 부산 인근지역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는 처지다.이 때문에 시는 부지난 해소를 위해 신호배후단지와 명지산업단지 인근 지역을 개발하는 안을 구상중이다. ●지역 분포도 부산상공회의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타 시·도로 옮겨간 기업체는 모두 296개.이는 2001년(251개)에 비해 17.9% 늘어난 수치다.2000년 기준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8.2%로 90년의 30%보다 크게 낮아졌다. 지역별로는 양산과 김해가 201개로 67.9%,서울 24개(8.1%),울산 20개(6.8%),창원·마산 10개(3.4%)등으로 양산과 김해지역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현재 부산에는 8000여개의 제조업체가 등록돼 있다.업종별로는 대체적으로 용지를 많이 차지하는 제조업(190개)의 이전이 전체의 64.2%를 차지한다. 이들 이전지역이 부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면적의 공장부지 확보가 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반면 2002년에 부산으로 전입해온 업체는 166개로 전해에 비해 40개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부산경제에 미치는 영향 부산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제조업체로는 르노삼성자동차,한진중공업,연합철강 등이 손꼽힐 정도다.10여년전 동국제강이 떠난 자리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섰다. 또 지난해 11월 삼성그룹의 모태가 됐던 CJ㈜(옛 제일제당)도 부산진구 부전2동 현 공장을 인근 양산으로 옮겨가겠다고 밝혀 부산시와 관련단체가 적극 말리고 나섰다.다행히 CJ측은 시의 만류에 따라 가급적 부산시역 안에다 새 공장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마땅한 대체부지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체의 역외 이전은 부산의 실업률을 높이고 산업 공동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실례로 김해로 옮긴 K업체의 경우 30여명의 종업원들 중 절반 정도는 현지인을 채용했다고 밝혀 부산의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지난해 발표한 ‘지역경제 변화분석’자료에 따르면 제조업체가 일방적으로 빠져나가기만 했지 대체산업이 육성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부산지역 총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의 경우 금융 등 대도시형 산업보다는 도·소매,음식·숙박 등 소비성 위락업종의 비중이 크게 높다.제조업이 물러간 자리에 다른 산업이 메우지 못해 부산이 소비성 향락산업 중심 도시로 자리잡게 됐다는 지적이다. ●대책은 없나 제조업체의 역외 이전이 부산지역의 산업 공동화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최근 항만을 끼고 있는 이점 등으로 부산으로 이전해 오는 업체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부산지역 경제계는 부가가치가 높은 IT관련 사업의 육성과 조선기자재,자동차 부품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조업체의 적극적인 육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또한 떠나는 업체를 막고 업체를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 여건을 조성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부산시는 이와 관련해 산업단지 개발과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운전자금 지원,산업인프라 확충 등 다양한 시책을 마련,추진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 강병중 회장은 “부족한 공업 용지난을 확보하고 싼값에 공급할 수 있도록 신호 및 명지 배후단지 인근에 대한 개발제한구역 해제조치 등의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열린세상] ‘여성부’ 필요없는 사회로

    지난 2월 초 업무관계로 중국 랴오닝(遼寧) 성 번시(本溪) 강철을 방문했다.열연(熱延)공장을 시찰하는데 안내하는 공장장은 가냘픈 몸매의 여성이었다.이름은 장샤오팡(張曉芳).만 42세.1982년에 안산강철학원을 졸업하고 그 해 번시 강철에 입사,금년 1월에 열연공장장으로 승진했다고 한다. 열연공장은 고온과 소음 등 작업조건이 열악하며,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여성근로자를 잘 근무시키지 않는다.포스코의 경우 열연공장의 선행공정인 고로(高爐)공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정탄다.’는 이유로 여성 방문객의 출입조차 꺼리던 ‘금녀의 성역’이었다.수 백명의 철강근로자를 지휘하는 열연공장장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는 제15대 전국 인민대표대회 대의원으로 선출되기도 했고,대학 1학년인 딸이 하나 있다고 했다.딸이 어렸을 때는 제철소 부설 수유실과 유치원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여성 공장장으로서의 어려움이 없는가.”하고 묻자 “그게 왜 문제가 되는가.”라고 되물었다. 중국에서 꽤 많이 알려진 여성 기업인이 한 사람 있다.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에 있는 국영 샤오야(小鴨) 그룹의 당서기인 리수민(李淑敏)이라는 55세의 여성이다.샤오야 그룹은 샤오야 전자를 주력으로 강관,도자기 등 17개 기업을 거느린 대규모 국영기업이다.이 회사는 80년대 초반에 샤오야 세탁기 회사로 창업되었으나 몇 년 지나지 않아 누적 적자로 파산위기에 몰렸다.수 천명의 실업자 발생을 우려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기용된 카드가 당시 40세였던 리수민이었다. 그가 종업원들과 함께 불철주야 노력한 끝에 1993년 샤오야 세탁기는 5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지금은 17개 기업에 1만 3000여 직원을 거느린 대그룹으로 성장하였다. 그의 경영철학의 핵심은 ‘직공심 기업근(職工心 企業根·직원의 마음이 기업의 근본)’이다.직원들로부터 ‘書記大姐’(서기대저·서기 누님)로 불리는 그의 인본주의 경영이 성공의 열쇠였던 것이다.학력은 고등학교 졸업이 전부.한때 인민해방군으로 공병대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여성이 아무도 예상하지못한 업적을 이룩했고,지금은 성공한 경영자의 표상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들 두 사람 말고도 지금 중국에서는 사회 각 분야,각 계층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남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최근 노무현 정부의 첫 내각에 여성장관이 4명이나 등장한 것이나,40대의 여성 변호사가 법무장관으로 기용된 것을 두고 ‘너무 파격적’이라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의 이면에는 ‘여자가 어떻게….’라는 순수하지 못한 의식이 꿈틀대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국민의 정부 초기에 연극 공연장에서 격려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연극인 출신 여성장관을 중도하차시킨 일이나,지난해 최초의 여성총리 탄생이 무산된 일도 뿌리 깊은 남성우위 사상과 무관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그런 뜻에서 이번에 여성장관이 대거 기용된 것은 우리 사회에 도사리고 있는 금기의 하나를 깨뜨려 버린 일종의 사건이다. 학력이나 능력,체력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여성의 상당수가 결코 남성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다방면에서 입증되고 있다.그럼에도 정·관계나 기업에서는 아직도 능력 있는 여성들이 ‘직장의 꽃’ 이상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 인구의 절반인 풍부한 여성인력의 잠재력을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흡수하려면 여성장관 몇 사람 기용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차제에 정부는 각 분야에서 능력 있는 여성들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앞으로 여성총리나 여성대통령까지도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그래서 ‘여성부’라는 이상한 조직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사회가 됐을 때 우리는 진정한 선진국가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조 용 경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도쿄서민 애환 달래는 ‘골덴가이’

    앨리스가 사는 이상한 나라에 들어온 기분이다.휘황찬란한 네온사인에 몸을 휘감은 도쿄 최대의 환락가,신주쿠(新宿).그 신주쿠 구청 앞 골목에서 길을 잘못 들었나 싶더니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2층짜리 낡은 목조건물군(群)이 눈앞에 나타난다.“도쿄에 이런 곳이 있었나.” 고층건물에 익숙해진 눈에는 너무나 낯선 키작은 건물이 빽빽하다.적어도 30년은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21세기에서 20세기로의 시간이동을 경험하게 해주는 이색지대이다. |도쿄 황성기특파원|도쿄시민들조차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골덴가이(ゴ-ルデン街)’.서울로 치면 옛 종로 뒷골목 분위기라고 할까.두 사람이 지나면 꽉 차는 좁디좁은 골목 양쪽에 가방 크기만한 조그만 간판들이 삐춤히 얼굴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 수상쩍기 짝이 없다.동행 없이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무섭다.”고 뒷걸음질칠 법하다.골덴가이 동쪽 끝 1층에 자리잡은 ‘돌꽃(石の花)’이라는 가게의 육중한 흙색 나무문을 열었다.컴컴한 조명 아래에서 손님 4명이 카운터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테이블이 놓인 안쪽의 1평짜리 유일한 방에서는 5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보드카를 놓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시간은 새벽 1시를 넘어섰다. “우리 가게는 신문기자들이 주고객이고 나머지가 샐러리맨들입니다.” 이곳 주인 모리타 고이치(51)는 가게라고 해봐야 7평도 채 안되는 비좁은 공간에서 29년6개월째 장사를 하고 있다며 웃는다. ●모르는 손님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려 모리타에게 이곳 골덴가이는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저 사람과 얘기하는 게 재미있고,함께 술을 마시며 밤을 새우는 것이 즐거워 가게를 열었다. 이곳에 자리잡고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밤 9시에 출근해 새벽 5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해오고 있다.“다른 일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는 모리타는 손님들에게 술을 따라주고 말 상대를 해주는 지금의 일을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고 한다. 10년 단골인 기타오카 쓰네오(37)는 한 두달에 한 차례쯤 이곳을 찾는다.신문사 사회부 기자인 그는 밤 취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이곳에 들러 한잔하며 지친 마음을 달랜다.“뭐랄까,탁 트인 공간보다 이런 좁은 공간에 오면 마음이 놓입니다.” 기타오카의 말처럼 결코 화려한 유흥가가 아닌 골덴가이의 매력은 혼자서나,혹은 동료들과 어울려 마음 편하게 마시고 얘기할 수 있다는 데 있다.손님의 절반 이상이 ‘나 홀로’이다.특히 “모르는 사람끼리라도 금세 어울려 세상 얘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 때문에”(기타오카) 이곳을 찾는 단골이 많다.두 사람 이상이 어울려야 술을 마시는 한국인과는 달리 일본인은 혼자 술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일본인들은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은 이곳 골덴가이에 와보면 여지없이 깨진다.절대음주량으로 치면 한국인에 다소 뒤질지 몰라도 음주시간으로 따지면 일본인이 앞서지 않을까 싶을 만큼 천천히 오랫동안 마시는 일본인들의 음주법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골덴가이의 손님들 직업은 천차만별이다.신문·주간지·방송 같은 언론사 기자,프로듀서,정보 관계자(경찰),출판사 편집자,프리랜서,외국대사관 직원이 주류이다.굳이 이들의공통분모를 찾는다면 ‘정보’이다.공안관계의 경찰인 사토노 요시노리(35·가명)는 “정보 교환을 위해 골덴가이를 찾는 일이 가끔씩 있다.”고 말했다.특히 주간지 기자들에게는 골덴가이는 중요한 정보수집의 장소이자 기사거리를 찾는 사랑방이기도 하다. ‘심야 플러스1’이라는 가게는 일본 모험소설가협회 회원들이 밤이 이슥해지면 ‘출근’하는 공식 사랑방이다.어떤 가게에서는 우익들이,어떤 가게에서는 좌익들이 모여 세상을 논하고 우익은 좌익을,좌익은 우익을 비판하며 밤을 새우기도 한다. 골덴가이가 생겨난 것은 2차대전 패전 후인 1940년대 말.신주쿠 역을 건설하면서 그곳에 있던 가게들이 한꺼번에 가부키초로 ‘집단이주’한 뒤로 개발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았다.한때 250곳이던 크고 작은 점포들이 거품경제 붕괴를 거치고 100곳이나 줄어들었다가 최근 다시 늘어 190개 점포가 영업하고 있다. ●60~70년대엔 ‘낭만의 거리'로 유명 어느 곳이나 가벼운 안주에 가볍게 마실 수 있다.점포의 대부분은 밤 9시가 되어서야 가게 문을 연다.빨라야 밤 8시이다.밤 8시에 문을 열어봤자 찾는 손님도 거의 없다.“밤 12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손님이 많다.”(모리타)고 한다.보통 새벽 4시면 문을 닫지만 손님에 따라서는 오전 7시쯤에서야 가게를 나서기도 한다. 손님 4명이 들어가면 꽉차는 3평짜리 가게에서부터 커봐야 8평 정도인 이 곳 골덴가이는 1960∼70년대 연극,영화,문학,정치에 뜻을 품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낭만의 거리’로 사랑을 받았다.이곳의 매력은 시간의 흐름에도 모습을 바꾸지 않는 고집스러움 때문일지도 모른다. 일본의 학생운동이 치열하던 60∼70년대 초반,경찰의 수사를 피해 이곳에 몸을 숨기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지금이야 일본에서는 학생운동을 찾아볼 수 없지만 당시 운동세대들이 제도권에 진입해 기성세대가 되어 이곳을 찾으면서 활기를 더했다.이런 골덴가이이지만 일부 손님 사이에서는 불평도 없지 않다.프리랜서 기자인 나카야마 메구미(39·가명)는 “단골들끼리의 동류의식이 강해 처음 찾는 손님이라면 배타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처음 가면 배타적 인상에 ‘서먹' 어떤 가게는 단골의 소개 없이 불쑥 찾아오는 ‘이치겐상(처음 온 손님)’을 사절하기도 한다.일본인들의 폐쇄성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지만 가게 주인들로서는 어떤 손님인지 알 수 없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최근 2∼3년 사이에는 입소문이 퍼지고 복고 붐이 일면서 젊은이들도 꽤 찾는다.이곳의 임대도 한결 수월해져 80만엔(한화 800만원)만 가지면 보증금 없이 5평짜리 가게를 얻어 당장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그래서 대학생 몇 명이 돈을 추렴해 시작한 가게도 생겨나고 있으나 역시 골덴가이의 주류는 50∼60대 입담좋은 주인들과 30∼50대 고객들이다. 가게가 좁고 매상이 적은 만큼 종업원을 두는 가게는 없다.주인 혼자서 밤 9시부터 새벽 4∼5시까지 안주도 만들고 술도 따라낸다.“아무리 손님이 많아 북적거려도 점원이 들어갈 자리도 없을 뿐더러,고용할 경우 채산도 맞지 않는다.”는 게 돌꽃의 주인 모리타의 설명. 도쿄에 간다면 골덴가이에 들러 생맥주 한 잔(700엔 정도) 놓고 가게주인이나 손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시도하며 ‘일본’과 만나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일 것 같다. marry01@ ◈‘골덴가이' 유일한 한국인업주 김용주씨 |도쿄 황성기특파원|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골덴가이에서 바 ‘파인트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용주(金容珠·사진·53)씨. 파인트리는 그녀의 중년 인생이 시작된 출발점이다.이곳에 둥지를 튼 것이 1994년 2월이니 만 9년이 좀 넘었다.돈 한푼 없이 사진촬영을 배우러 온 도쿄에서 3년간을 방황하다 신주쿠에서 가게를 하고 있는 친언니의 도움을 받아 가게를 차렸다. 당시만 해도 폐쇄적인 골덴가이에 한국인이 가게를 차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게다가 가게 주인이 한국사람을 싫어해 평소 친분이 있던 일본 기자의 명의를 빌려 가게를 얻어야만 했다.“몇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가게 주인)가 집을 빌려준 뒤 한국사람이라는 걸 알고는 반발도 했지만 곧 사이좋게 돼 돈이 필요할 때 이자없이 급전도 마련해주고 잘해줬다.”고 김씨는 말했다. 파인트리의 주 고객은 신문·주간지 기자이다.더러 기업홍보관계자,대학 교수,대사관 직원,경찰이 오기는 하지만 역시 오랜 단골은 언론인이 가장 많다.“여기를 찾은 손님들 명함만 5000장은 족히 될 것 같다.”고 할 만큼 발이 넓다. 지금이야 일본인 뺨칠 정도로 일본어가 능숙하지만 처음에는 말이 서툴러 애를 먹었다. 손님들과 얘기를 하다 모르는 얘기가 나오면 한글로 적어서 집에 돌아가 사전을 뒤져 공부하곤 했다.호·불호가 뚜렷한 그녀는 싫은 손님은 내쫓을 만큼 기가 세다.그렇지만 일단 단골이 되면 내 식구처럼 따뜻이 받아준다.그녀의 호칭은 ‘욘상’이다.성이 아닌 이름을 애칭으로 부르기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용주의 용을 따 ‘용상’하던 것이 욘상이 돼버렸다. 그녀 가게는 골덴가이에서 비교적 넓은 편이다.카운터에 빽빽이 앉으면 8명,털썩 앉아야 하는 테이블 방에 다리를 모으고 앉으면 8명 정도 들어간다.그렇지만 그녀가 서서 일하는 주방을 빼면 손님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은 불과 5평도 채 되지 않아 붐비는 날이면 옆자리 손님과 어깨를 붙이고 앉아야 할 정도로 비좁다. 낮과 밤을 거꾸로 하는 생활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다른 가게처럼 그녀 역시 밤 8시쯤 가게 문을 열고 새벽 4시쯤 문을 닫고 집에 들어가면 동틀 무렵인 5시쯤이 된다. “9년 장사해 모은 돈은 한푼도 없지만 그래도 이 가게를 하면서 아이 둘을 후회없이 가르쳤다.”고 자랑한다.딸(26)은 일본의 사립명문 게이오대 문학부를 졸업했고,아들(23)은 홍익대 미대를 다니고 있다.
  • [스포츠 라운지] 인간기중기 이봉걸

    지난 1978년 제15회 대통령기 씨름대회 장사결정전이 열린 경남 진주체육관.205㎝·120㎏의 거구에 까까머리인 고등학생이 통산 9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김성율(현 경남대 교수) 장사와 맞붙었다.느릿한 몸짓으로 모래판을 두어번 돌며 틈을 노리던 까까머리는 순식간에 상대를 번쩍 들더니 메다 꽂았다.관중들의 환호가 쏟아지자 촌스러운 얼굴에 순박한 미소가 번졌다.왠지 어색한 듯 손도 흔들어 보였다.‘인간 기중기’ 이봉걸(47)의 시대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2003년.그는 벤처기업가로 변신했다.그의 일터는 대전시 유성구 충남대 건너편의 한 빌딩.신용카드 결제기와 전자 선불카드를 생산하는 ‘파이월드 코리아’ 대표이사가 그의 공식 직함이다.경북 안동이 고향이지만 지난 81년 뒤늦게 충남대에 입학한 인연으로 대전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았다. 그의 인생은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었다.80년대 함께 모래판을 호령한 이준희(47·신창건설 감독) 이만기(41·인제대 교수) 등은 일찌감치 탄탄대로를 걸었지만 그는 그의 말마따나‘책 한권은 쓸 만큼’ 곡절을 겪었다.그는 “불우했던 학창시절과 무관치 않다.”고 말한다. 지난 69년 대구 영신중에 입학한 이봉걸은 176㎝의 키를 탐낸 유도부 감독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했다.그러나 큰 체구에 맞지 않게 내성적인 그는 연습경기에서 선배의 목조르기에 세차례나 기절을 한 뒤 운동과 함께 학업도 팽개쳤다.가출을 해 5년간을 제과점과 제재소 종업원 등으로 전전하다 남의 집 머슴살이까지 했다.74년 다시 집으로 돌아온 뒤 당시 김택수 대한체육회장에게 “열심히 하겠으니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편지를 쓴다.체육회의 도움으로 18세에 영신중 3학년에 편입,영신고를 졸업할 때까지 씨름에 매달렸다. 졸업 직후인 79년 창단멤버로 현대건설 씨름단에 들어갔지만 방열 당시 현대농구단 감독(현 경원대 교수)의 권유로 공을 잡았다.거액의 계약금에 끌려 외도를 한 셈이다.그러나 석달만에 충남대에 입학,모래판으로 돌아왔다.85년 LG건설에 입단한 이후 4년 7개월동안 이준희 이만기 홍현욱 등 당대의 씨름꾼들과 자웅을 겨루며 두차례 천하장사,네차례 백두장사에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운명의 89년.서울 천하장사대회를 사흘 앞두고 오른쪽 다리 인대가 파열돼 더이상 운동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듬해 결국 모래판을 떠났다. 은퇴한 뒤 벌인 수차례의 사업에서 동업자들로부터 당한 사기와 배신 등은 지금도 대못으로 그의 가슴에 박혀 있다.이봉걸은 “처음 시작한 죽염 제조업으로 40억원 이상을 벌었지만 동업자에게 속아 한푼도 건지지 못했죠.두번째 사업은 대금으로 받은 어음이 부도나는 바람에 망했고,친구에게 사기까지 당하면서 인생 쓴 맛을 많이 봤다.”면서 “인생공부치고는 참 수업료 많이 냈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2000년 초부터 시작한 다단계 판매 사업이 성공을 거둬 지금은 ‘늦깎이 인생’에 새 보람을 느낀다.대학 졸업반 때 족발집에서 만나 결혼한 아내와 올해 대학에 입학한 맏딸,초등학교 5학년짜리 늦둥이 막내 등 2남2녀도 삶의 큰 밑천이다. 이봉걸은 “사업이 번창해 인생의 정상에 서는 것이 마지막 욕심”이라면서 “씨름꾼이 아니라 사업가로서 세상을 들어 보이겠다.”고 말했다.또 “은퇴하고 나니 부상밖에 남은 게 없어 선수시절을 되돌아 보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면서도 “새 팀이 창단되면 이끌어 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며 모래판에 대한 미련을 끝내 감추지 못했다. 글·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 ◆모래판 골리앗 계보 모래판 ‘골리앗’에도 계보가 있다.2m를 훌쩍 넘는 거인들의 계보는 씨름의 프로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그러나 이 대물림은 80년대 ‘인간 기중기’로 불리며 모래판을 호령한 이봉걸에서 그 꽃을 활짝 피웠고,올해 프로무대에 이름을 올린 최홍만(LG투자증권·218㎝)으로 이어졌다. 골리앗 씨름꾼의 원조는 지난 60년대 초 활약한 김용주.키는 무려 214㎝.당시는 2m대의 장신을 찾아보기 힘든 시절이어서 김용주는 키 자체가 인기몰이의 무기였다.고작해야 180㎝인 상대 선수들은 샅바를 잡을 때부터 큰 키에 눌려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고 주저앉기 일쑤였다. 이후 70년대 중반까지는 204㎝의 박범조가 뒤를 이었지만 도중에 모래판을 떠나 육상과 레슬링을 전전했다.골리앗 계보는 80년대 이봉걸에 와서 무르익었다.205㎝·135㎏의 덩치로 이만기 이준희 등과 함께 ‘트로이카 체제’를 이룬 그는 이겨도 화제,져도 화제였다.90년 부상으로 은퇴할 때까지 통산 254전 184승 70패(승률 72.4%)의 화려한 전적을 남겼다. 90년대 중반부터는 김영현(신창건설·217㎝)이 뒤를 이었다.선배들에 견줘 밀어치기·잡치기 등 다양한 기술까지 갖춰 한동안 무적을 자랑했다.그러나 대물림은 계속되는 법.올해 동아대를 졸업한 최홍만이 등장,서서히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최병규기자
  • [맞수기업,맞수CEO] 제약업계-유한양행,동아제약

    ◆유한양행 김선진 사장 제약업계의 양대 산맥인 동아제약과 유한양행.70년 전통에 빛나는 국내 몇 안되는 장수 기업들이다.그렇지만 경영철학과 기업구조면에서는 서로 다른 점이 적지 않다.동아제약이 오너 출신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조하는 기업이라면,유한양행은 30년 가까이 전문경영인 위주로 운영돼 오고 있다. “모험보다 안정,상책보다 중책,넘침보다 모자람을 택하고 싶습니다.” 김선진(金善鎭·61) 유한양행 사장은 전형적인 ‘유한맨’이다.1968년 입사 이후 오직 ‘한 우물’만 파며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그는 “유한양행은 소유와 경영이 완벽히 분리된 회사로 지난 30년간 전문 CEO들이 경영을 해왔다.”며 “‘나도 사장이 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생산성 향상에 큰 힘을 준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김 사장은 유한양행의 역대 전문 CEO들이 걸어왔던 길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사원부터 부장,상무,부사장을 거쳐 사장에 이르기까지,또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창업정신도 변함없이 이어가고 있다. 그는 “유한양행은 무리해서 기업이익을 내기보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이미지를 어떻게 유지,발전시켜 나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유한양행만큼 창업주인 고 유일한(柳一韓) 전 회장의 사진이나 어록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회사도 없다.”면서 “이는 직원들 자부심의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기업 성장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하지만 그는 “사람중에도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거나 주위를 돕는 이가 있듯 기업도 이와 다르지 않다.”면서 고개를 가로 젓는다. 유한양행은 올해로 창업 77돌을 맞는다.무모한 사업확장을 피하고 내실 경영을 다진 덕분에 지난 77년 이후 한번도 적자를 내본 적이 없다.현재 회사 부채 비율은 50% 미만으로 올 매출액은 33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견실한 경영을 바탕으로 탄탄한 재무구조와 강한 브랜드 파워,종업원들의 신뢰와 자긍심이 서로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것도 이같은 실적에 한몫했다.특히 콘택600,안티프라민,삐콤씨 등은 장수상품들로 ‘신용의 상징,버들표’ 이미지를 구축하고있다. 김 사장은 “오리지널 신약을 확보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공세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며 “유한양행은 이에 맞서기 위해 연구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매출액 대비 연구비도 제약업계 평균(3∼4%)을 웃도는 5∼6%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제약 강문석 사장 동아제약의 올해 화두는 글로벌화다.지난 35년간 국내 제약업계 부동의 1위를 지켜왔지만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은 까닭이다.‘박카스’를 팔아 떼돈을 벌었다는 소리도 더이상 듣고 싶지 않다.그래서 무대를 세계로 넓히기로 마음 먹었다. 동아제약 공격 경영의 선봉장은 강문석(姜文錫·42)사장.조부인 고 강중희(姜重熙) 창업주와 부친 강신호(姜信浩) 회장에 이어 지난 1월 오너 3세 경영체제를 열었다.제약업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동아제약은 1932년 서울 중학동 ‘강중희 상점’이라는 의약품 도매상으로 시작,지난 47년 제약업체로 탈바꿈했다. 61년에는 ‘박카스’를 선보였다. 강신호 회장이 독일 유학시절에 함부르크 시청 지하홀 입구에 있던 술과 추수의 신‘바커스’ 석고상을 본 뒤 우리말 어감에 맞게 지은 것이다.당시 대부분 기업들이 회사명이나 성분명을 본떠 제품이름을 지은 것에 비춰볼 때 매우 신선한 발상이었다. 박카스는 ‘대박’을 터뜨렸다.지난 70년에는 박카스 광고비로 무려 3억원을 쏟아부었다.그해 한국 총 광고비가 127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모험에 가까운 투자였다.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박카스는 1년만에 드링크제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 박카스의 기록적인 신장은 지난 65년 이후 더욱 빛이 났다.판매량이 65년 980만병에서 66년 3100만병,70년 7600만병으로 뛰었다.이 덕분에 지난 67년 이후 국내 제약회사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박카스는 2002년까지 137억 7510만 9000병을 팔아 누계 매출액이 2조 4724억원에 달했다.지금까지 팔린 박카스 병의 길이를 더하면 지구를 41바퀴 돌고도 남는다. 강 사장은 젊은 경영인답게 야심찬 청사진을 모색중이다.톱 브랜드 육성과 연구개발(R&D)의 글로벌화,생산성 향상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세계수준의 제약업체로태어나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특히 올해는 회사 71년의 전통에 젊음과 생기를 불어넣어 변화를 유도하기로 했다.제약회사는 대체로 보수적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만들 작정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소득세 부당공제 적발 어렵다

    연말정산때 가짜영수증을 제출하거나 맞벌이 부부가 배우자공제를 이중으로 받는 등의 방식으로 부당하게 소득공제를 받는 이들이 있지만 이를 적발하기가 힘들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연말정산은 소득공제 등을 통해 이미 낸 세금의 일부를 돌려받는 제도다.때문에 부당 소득공제는 봉급생활자간 형평 문제로까지 불거질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원천징수의무자인 사업자는 매년 2월말까지 종업원들의 연말정산 지급조서를 국세청에 제출하게 돼 있다.하지만 부당하게 소득공제 혜택을 받았는 지 여부를 낱낱이 가려내는 것은 현행 체계에서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3일 “지난해의 경우 1150만여명분에 해당하는 연말정산 지급조서를 받았으나 대부분은 온라인이나 디스켓이 아닌 서류에 작성한 것”이라면서 “일일이 확인 작업을 할 수도 없고,1000만명분 이상의 자료를 전산입력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원천징수의무자로부터 연말정산 지급조서를 넘겨받은 뒤 전산입력해야 할 항목은 원천징수의무자·소득자 등의 기본사항과 공제항목·소득 규모 등 봉급생활자 1인당 76가지나 된다.이런 작업을 하는데 1년쯤은 걸린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세청은 2002년 귀속분(소득)에 대한 연말정산 지급조서 제출을 지난달 28일 마감했으나 올해 안에 부당소득공제 여부를 가려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국세청은 2001년 귀속분에 대한 연말정산을 받을때 부당하게 소득공제를 받은 근로자들도 아직 가려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세청은 지난해에도 매월 원천세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1600곳을 선정했으나,연말정산에서의 부당공제를 가려내기 위한 때문은 아니었다고 밝히고 있다. 국세청은 일선 세무서에서 매년 일상적인 세원관리 차원에서 가령 법인세 신고를 받고 의심이 갈 경우 내용을 들여다보는 선에 그치고 있다. 현행법상 연말정산때 부당하게 소득공제를 받으면 10%의 가산세를 물게 돼 있으나 이를 구분해 관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산세 부과 실적도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성실한 사람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연말정산 소득공제 서류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또 전산시스템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지 않는 한 부당 소득공제에 대한 논란은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재경부가 의료비를 이용한 부당 소득공제를 없애기 위해 일반 간이영수증은 연말정산 서류로 인정해 주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점을 감안해서다.국민건강보험법상 의료비 영수증은 일정 기간 보관하게 돼 있기 때문에 일반 간이영수증을 제출했다가는 불이익을 당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런 차원에서 종교기관 기부금도 지로영수증에 한해 소득공제로 인정해 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으나,공감대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정상적인 기부문화를 장려하는 사회 흐름에 흠집이 가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승호기자 o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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