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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쇠고기 반입 새달 중순이후로

    미국의 도축장과 검역 상태를 조사하기 위해 현지로 떠났던 특별점검단이 26일 귀국함에 따라 정부는 점검 결과를 보고 받은 뒤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이번 주 안에 새로운 수입위생조건을 고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검역 중단으로 부산항 등에 보관중인 미 쇠고기의 반입은 6월 중순으로 다소 늦춰졌다.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점검의 단장인 손찬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축산물검사부장은 “(이번 미국 방문 중 점검 대상 작업장에서)문제가 될 부분은 없었다.”고 밝혔다. 검역전문가 8명과 함께 귀국한 손 단장은 “농림수산식품부장관 고시가 있기 전 (이번 미국 방문의) 결과물을 종합해 보고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미국 방문 중 성과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만 대답했다. 김현수 농림수산식품부 대변인은 이날 “축산농가 지원대책과 특별점검단의 보고 등을 감안할 때 27일 새로운 수입위생조건의 고시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번주 고시한다는 계획에 따라 관계부처와 협의를 곧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가 27일 고시를 공포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 “하지만 고시 발효를 위한 절차는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고시되는 날 장관이 쇠고기 검역과 축산업계 지원 대책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책에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 안전성 강화 조치 ▲국내 축산물에 대한 위생 관리 대책 ▲원산지 표시 확대 방안 ▲축산농가 경영안정 대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현지로 떠났던 9명의 특별점검단은 4개 조로 나눠 한국으로의 수출 승인을 받은 미국내 작업장 31곳을 둘러봤다. 이들은 ▲30개월 이상 소가 제대로 구별돼 도축되는지 ▲월령별로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이 제대로 구분·제거되는지 ▲시설 및 종업원 위생상태가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에 부합하는지 등을 점검했다. 하지만 점검단이 반대 여론에 떠밀려 급하게 출국하느라 미국측과 점검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데다 미 전역에 산재한 작업장까지의 이동 시간 등을 감안하면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으로 쇠고기를 수출할 작업장은 애리조나, 유타, 네브래스카, 콜로라도, 캔자스, 텍사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일리노이, 아이오와, 미네소타, 아이다호, 워싱턴 등에 걸쳐 있다. 한편 야3당 원내 대표는 “검역주권의 명문화가 미흡하고 미국의 동물성 사료 강화 조치에 중대한 변경사유가 생겼다.”면서 “장관 고시를 중단하고 재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와 네티즌 모임 등도 서울 청계광장에서 이틀째 쇠고기 고시 저지를 위한 촛불시위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쇠고기 안전성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현장 행정] 구로 ‘평생학습도시’

    [현장 행정] 구로 ‘평생학습도시’

    구로구가 기업·학교·교육청·의회 등과 손을 잡고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했다. 구로구는 한성디지털대와 인적·물적 교류 및 평생교육을 위한 협력 협정식을 체결해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평생교육진흥조례를 개정 공포하고 평생교육협의회를 재정비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면서 “대학뿐 아니라 구로구상공회, 남부교육청, 구로구의회 등 모든 기관이 힘을 합쳐 21세기에 맞은 평생학습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구로구는 이미 주민자치센터를 통한 다양한 문화강좌는 물론 연세대학교와 함께 교양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영어·자격증 강좌 진행 구로구는 학습 콘텐츠와 강사 등이 넉넉지 않은 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구로구는 대학의 시설과 강사를 이용, 주민들에게 질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키로 한 것. 뿐만 아니라 기업, 의회, 교육청까지 나서 평생교육도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먼저 문화예술특성화 대학인 한성디지털대와 함께 오는 9월부터 비즈니스영어, 토익, 관광영어, 원어민영어, 국제회의영어, 시사영어 등 영어 과정만 40개 강좌를 시작한다. 내년 3월부터는 미술심리치료, 한국어교원 양성 등 다양한 자격증 과정과 부동산, 경매 등 재테크, 리더십 등 400여개의 강좌를 진행키로 했다. 성공회대, 동양공업전문대, 구로구상공회, 남부교육청, 구로구의회, 구로구청 등 6개 기관이 역할을 분담키로 했다. 구로구는 평생교육프로그램 개발·운영과 학습시설 확충 등 인프라 구축을, 남부교육청은 자녀·학부모와 함께하는 학습 프로그램 개발, 초·중등학교 등의 시설 이용 지원 등을 각각 담당한다. 구로구의회는 주민들의 이해증진과 홍보에, 성공회대·동양공업전문대는 새로운 학습프로그램의 개발, 우수 강사진, 학교시설 이용 등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구로구상공회는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종업원에 대한 평생학습기회 제공으로 자기계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책임지기로 했다.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강좌 열려 주민자치센터에서 진행되는 교양아카데미는 매달 또는 분기마다 다양한 문화강좌를 연세대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6월 말에는 ‘제2 인생 디자인 아카데미’ 강의가 열린다. 건강, 재테크, 일 등을 주제로 일주일에 한번씩 모두 6회에 걸쳐 구청 다목적실에서 열린다. 7월에는 ‘평생교육리더 양성 과정’ 강의가 열린다. 대학 평생교육원과 함께 20시간의 강의를 진행한다. 수료를 한 주민에게 구에서 명예평생교육사 자격증을 준다. 명예평생교육사는 주민자치센터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평가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조현옥 교육진흥과장은 “학습 인프라 구축은 구로구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앞으로 모든 기관에 협조를 통해 평생 ‘배움’이 있는 도시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억울한 기소 급증

    억울한 기소 급증

    #1.A(33)씨는 새벽 편의점에 들어가 종업원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현금을 빼앗아 특수강도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재판정에 섰다. 검찰의 기소 근거는 종업원 김모씨의 진술. 김씨는 “단골이던 A씨가 강도로 돌변해 돈을 빼앗았다. 복장도 양복에 빵모자 차림으로 평소와 비슷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사건 당시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법원은 김씨의 진술이 신빙성은 있지만,A씨가 범인이라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여자친구가 함께 있었다고 진술하고, 통화내역 역시 진술한 이동경로와 일치한다.”면서 “피고인이 평소와 똑같은 차림에 선글라스와 마스크만 하고선 단골 편의점에서 강도짓을 했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재건축조합장을 맡으면서 뇌물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B(48)씨 역시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재건축아파트 설계를 맡은 건축사무소 대표 송모씨가 설계용역비를 높여 주는 대가로 조합 총무이사에게 1억원을 줬고, 이 가운데 일부가 B씨의 장인 계좌로 흘러 들어간 사실을 확인한 뒤 B씨를 기소했다. 하지만 B씨는 “총무이사가 장인에게 고가의 가구를 주문해 그 대금을 계좌로 지급했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도 “총무이사가 피고인이 나간 사이 1억원을 요구, 뇌물수수의 직접적인 공범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 내용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피고인으로서는 결과적으로 무죄판결을 받는다 하더라도 기소 이후 재판에 이르는 과정까지 큰 고초를 겪기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도 무죄율을 낮추기 위한 엄격한 기소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2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피고인은 2000년 1042명(같은해 1심선고 인원 대비 무죄율 0.08%)에서 2003년 2151명(0.17%)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는 3187명(0.26%)으로 2000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피고인도 2003년 406명(0.70%)에서 지난해 1116명(1.88%)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검찰은 무죄율 증가가 공판중심주의 도입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록으로 증명해 기소하면 그대로 증거능력을 인정받던 과거와 달리 법정에서 증거를 다시 입증하는 과정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관련자들의 법정 진술이 미치는 영향도 높아졌다. 피해자 증언이 유일한 증거인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진술을 번복하면 일관성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는 일도 많아졌다. 이처럼 검찰이 기소한 사건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경우에는 검찰 자체적으로 평가를 실시해 기소 근거가 충분했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한다. 뚜렷한 과실이나 의도적 수사 기피 등이 발견되면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주고, 사안이 심각하면 징계에 처한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전체 심의건수의 20∼30% 정도 된다.”고 전했다. 검찰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재경(在京)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무죄율이 0.01%를 조금 넘어 자부심을 가졌는데, 요즘은 다소 무감각해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비스업 생산성 美·日의 3분의1 ‘굴욕’

    서비스업 생산성 美·日의 3분의1 ‘굴욕’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노동생산성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3분의1에 불과하다. 외형적 성장에도 경쟁격화로 수익성은 악화됐으며 1인당 생산성이 1억원을 넘는 업종도 통신업과 금융·보험업에 그쳤다. ●2005년 영업익 4년전보다 2100억↓ 통계개발원이 22일 발표한 ‘한국의 서비스 산업’에 따르면 1985년 국내 제조업의 노동 생산성을 100으로 했을 때 2005년 국내 서비스업의 노동 생산성은 378로 분석됐다. 노동 생산성은 종업원 1명이 1년간 창출한 부가가치를 말한다. 반면 미국은 1014(2.68배), 일본은 1083(2.86배), 유럽은 928(2.45배) 등으로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노동 생산성은 선진국의 3분의1 수준이다. 특히 정보처리, 연구개발, 법무·회계, 광고, 고용알선 등 사업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32%에 그쳤다. 사업서비스업의 영업이익은 2005년 8조 5000억원으로 2001년보다 2100억원이나 줄었다. 사업체당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4%나 줄었다. 연평균 매출액은 12.9% 증가했고 종사자는 36만명 이상 늘었다. 보고서는 “특히 사업서비스업의 경우 외형은 성장했으나 시장확대보다 경쟁격화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고품질의 인적자원을 통한 성장이 바람직하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2005년 기준 1인당 인건비는 ▲통신업 4125만원 ▲금융·보험업 3845만원 ▲교육서비스업 2733만원 ▲사업서비스업 2337만원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 2155만원 등이다. ●통신·금융·보험업 1인 노동생산성 1억 상회 숙박·음식업은 543만원, 기타 공공수리 및 개인 서비스업 948만원, 도·소매업은 1153만원 등으로 낮았다. 인건비 상승률은 금융보험업이 9.5%로 가장 높았고 도·소매업(6.1%), 기타 공공수리 및 개인 서비스업(5.9%), 통신업(5.4%) 등의 순이다. 1인당 노동 생산성은 통신업(1억 4100만원)과 금융·보험업(1억 100만원)만 1억원을 넘었다. 도소매업은 3800만원, 사업서비스업은 3600만원, 교육서비스업은 3400만원, 부동산·임대업은 3000만원, 숙박·음식점업은 1800만원 등이다. 한편 서비스업의 총 부가가치액은 2005년 340조 6900억원으로 연평균 5.4% 증가했다. 도·소매업이 91조 9260억원으로 27.0%를 차지했고 금융보험업(17.4%), 교육서비스업(11.9%), 사업서비스업(11.3%), 숙박·음식점업(8.3%), 통신업(5.6%)이 뒤를 이었다. 서비스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1년 46.7%에서 2006년 57.2%로 높아졌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법정서 본 가정의 위기] (2) 판례로 본 가족과 성

    공무원 A(33)씨는 2005년 2월 동호회 회원들과 유흥업소에 갔다가 여종업원인 B(25)씨를 만났다.A씨는 첫날 B씨와 성관계를 맺은 뒤 여행을 제안했다.2박3일 동안 함께 지내며 A씨는 “결혼했지만 성격이 맞지 않아 1년 만에 헤어졌다. 당신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B씨는 남자 친구도 있었지만 A씨를 믿기로 했다. 유흥업소를 그만두고 대학 졸업 후 준비하던 자격증 시험도 다시 공부했다.A씨는 월세방을 얻어 주며 B씨와 연인 관계를 지속했다. 그러나 ‘단꿈’은 A씨 부인이 이를 알아 채면서 산산조각났다.B씨는 2002년에 결혼한 A씨가 사실은 이혼한 것이 아니라, 딸까지 둔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B씨는 A씨를 혼인빙자간음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결혼 약속한 유부남 공무원 솜방망이 처벌 1심 재판부는 A씨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벌금 500만원으로 형량을 대폭 줄였다. 감형 이유는 A씨와 B씨가 유흥업소에서 만나 첫 관계를 맺었다는 데 있었다. 특히 B씨가 유흥업소 여종업원으로 계속 일했다면 A씨가 거짓으로 결혼을 약속했더라도 ‘무죄’라고 밝혔다.B씨를 ‘음행의 상습이 없는 부녀’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현행 형법은 혼인빙자간음죄를 ‘음행의 상습이 없는 부녀’를 속여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규정한다.‘음행의 상습이 없는 부녀’란 불특정한 남자와 성관계를 갖지 않은 여자를 뜻한다. 때문에 유흥업소 여종업원은 혼인빙자간음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성문화가 변하고 있는 요즘 여성의 정조관념을 지나치게 강조한 시대착오적 조항으로, 생계형 여종업원이 유흥업소에서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선의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를 악용할 경우 가정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학생인 조카와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주부 C(26)씨가 구속기소됐다.3남매를 둔 C씨는 2006년 10월 수원에 사는 시가 쪽 친척집을 방문해 조카 D(13)군을 만났다. 친척이 많아 C씨와 D군은 한방에서 잠을 자게 됐다.C씨는 D군에게 다가가 성추행했다. 두 달 뒤에는 남편을 통해 D군을 용인시 집으로 초대했다. 남편이 새벽에 출근하자 C씨는 D군에게 접근,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 검찰은 C씨를 강제추행죄로 기소했고 1심 법원은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미성년男 강간해도 강제추행죄만 적용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는데 왜 강간죄가 아니라 형이 훨씬 가벼운 강제추행죄가 적용됐을까. 강간죄를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와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것이라고 규정한 형법 때문이다. 강간의 피해자를 여자로 한정해 피해자가 남자인 경우엔 처벌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이다. 대법원은 성전환 수술로 여성의 외모를 갖춘 ‘성전환자’를 윤간한 사건에서도 피해자가 호적상 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죄라고 판결했다. 강간이란 남녀 간의 행위라 남자 상호간, 여성 상호간에는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형법이 강간죄의 피해자를 여자로 한정한 것은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성과 여성 간의 고정적 성역할을 법제화한 것”이라면서 “형법을 개정해 피해자를 ‘사람’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슬픔에 잠긴 美한인사회

    미국에서 사는 한인들이 잇달아 피살, 현지 언론을 장식하는 등 주말 교포사회가 온통 슬픔에 잠겼다. 뉴욕타임스는 브루클린 윈저테라스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우경숙(52)씨가 16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8시30분쯤 자신의 가게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18일 보도했다. 사건을 신고한 종업원에 따르면 우씨는 둔기로 머리를 심하게 맞아 피를 흘리고 있었다. 경찰은 우씨가 이날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에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우씨가 평소 타고 다녔던 파란색 혼다가 없어진 점에 주목, 차량을 긴급 수배했다. 신문에 따르면 우씨는 업소를 20여년째 운영하며, 불우한 이웃 미국인들에게 무료로 세탁봉사를 하거나 잇달아 기부금을 내놓는 등 모범을 보였다. 특히 두 차례나 강도를 당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한 삶을 이어갔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당뇨병을 앓는 남편은 5년 전 다리를 절단하는 대수술을 받은 뒤 롱아일랜드에 있는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어 가장 역할을 혼자 도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또 같은 날 오후 4시15분쯤 뉴저지 한인 밀집지역인 테너플라이의 한 주택에서 70대·20대 남성과 50대의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수사당국은 이들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한인들은 이들이 1년 전 이사를 온 한인들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시신의 상태로 미뤄 이들은 사망한 지 1주일이 넘은 것으로 추정돼 사망자들의 치과기록 등을 확인한 뒤에야 정확한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달리는 즐거움 “이맛이야”…나이도 장애도 잊었다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달리는 즐거움 “이맛이야”…나이도 장애도 잊었다

    “출발 10분 전입니다. 모두 스타트라인으로 이동해주세요.”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리자 여러 단체에서 나온 참가자들은 서로 손을 모으고 필승을 다짐했다. 하프 코스에 도전하는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파란색 옷을 맞춰 입은 10여명의 학생들은 파란색 수술을 들고 ‘파이팅’ 구호를 연발했다. 아빠의 ‘건승’을 기원하는 6살 아들은 아빠의 어깨와 팔을 주물러주기도 했다. ●40대 회사원 “젊은이와 경쟁 뿌듯해” 10㎞에 출전한 회사원 필동만(40)씨는 출발 폭죽이 울리자 곧바로 선두로 치고 나섰다.5㎞ 지점까지 계속 선두를 달리던 필씨는 “보슬비가 내려 너무 시원하다. 아직도 젊은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슬비가 그치던 중간지점을 지나면서 등번호 5558번을 달고 있던 한석주(35)씨가 선두로 치고 나왔다. 결국 한씨가 선두로 결승점에 들어왔지만 필씨도 2위의 감격을 맛봤다. 하프코스에서 남자부 1등을 한 박병훈(36·철인3종선수)씨는 “날씨도 좋았지만 주최측의 코스선택이 워낙 좋았다.”면서 “20∼30㎞를 매일 뛴 것이 우승의 비결인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또한 그는 “마라톤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 뛰는 게 제 맛”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회에 이어 올해도 최고령 참가자 기록을 세운 최근우(85)씨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 체력을 과시했다. 완주를 한 최씨는 “이 대회에 4번째 참가인데 마지막 골인하는 순간 환희를 잊지 못해 계속 뛴다.”고 말했다. ●호주대사관 직원, 친구들과 아름다운 완주 호주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아멜리아 애플리톤(26·여)은 친구 3명과 10㎞ 코스에 도전했다. 지난 1월 한국으로 발령받은 4명의 동료는 ‘그저 재미있기 때문에’ 달리기를 즐기고 있다. 서로 끌어주며 완주한 이들은 “달리면서 친구의 우정을 새삼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체장애가 있는 이정애(36·여)씨의 역주도 기억에 남을 만했다. 결승선에 들어온 그는 “기…분이…좋아…요.”라고 힘겹게 말했다. 이씨가 속해 있는 예림원에서는 10명의 지체장애인이 참가했다. 이씨의 안전을 위해 함께 뛴 김영철(46)씨는 “4년간 함께 연습했다.”면서 “긴 시간을 함께 뛰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교감을 하게 되고 서로를 믿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104명의 직원이 참가한 한국폴리펜코 오재동(64)사장은 “종업원들의 단합을 위해 2005년부터 서울신문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면서 “이제는 가족들까지 모두 대회에 참가해 회사의 가장 큰 행사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두 팔 잃은 1급 장애인 희망 찾아 1급 장애인 김황태(32)씨는 2000년 전선가설 작업 중 2만 2000V의 고압선에 감전돼 두 팔을 잃었지만 마라톤으로 희망을 얻었다. 마라톤을 하면서 비장애인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됐다. 그는 “균형을 잡는 게 가장 어려웠지만 10㎞ 부문에서 10등을 기록해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대안학교인 전인자람학교에서는 수업의 연장으로 38명의 중학생이 5㎞ 코스에 도전했다. 이혜숙(32·여)대표는 “자연과 함께 달리면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도록 하기 위해 마라톤을 대안교육의 일환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학교에 다니는 이재희(13·여)양은 “오르막길에선 정말 힘들었지만 완주만이 목표라는 생각으로 뛰었다.”면서 “인내를 배웠고, 오르막을 갈 때는 힘들지만 그 뒤에는 내리막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경주 이경원 김정은기자 kdlrudwn@seoul.co.kr
  • [길섶에서] 건강/오승호 논설위원

    최근 저녁을 함께 한 전직 관료는 약속 시간보다 늦게 도착하자마자 “상가에 들렀다 오느라 좀 늦었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절친한 친구가 암으로 숨졌다며 아쉬워했다. 건장한 체격이었던 친구가 올 2월 암 선고를 받았는데 그렇게 빨리 사망에 이를 줄은 미처 몰랐다고 했다. 한 번은 “왜 살이 많이 빠졌느냐.”는 물음에 “운동을 많이 해서 그렇다.”고 해 암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직장 건강 검진에 이상이 없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얼마 전 결혼식에 참석했을 때의 주례사가 뇌리를 스친다.“부(富)를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 잃은 것입니다….” 일전에 박홍수 전 농림부 장관을 만나 악수를 하는데 손이 어찌나 큰지, 나의 두 배는 되는 것 같았다. 그는 잘 썰어서 나온 전어를 보고는 음식점 종업원에게 통째로 하나 달라고 했다. 그러더니 “이렇게 먹어야 한다.”면서 집어 삼켰다. 그만큼 건강 체질인데 쓰러졌다니 충격을 받았다. 쾌유를 빈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지구촌 200년 이상 장수기업중 56%가 일본 중소기업

    지구촌 200년 이상 장수기업중 56%가 일본 중소기업

    ‘코끼리의 전략’ 대신 ‘곤충의 전략’을 활용한 일본의 중소기업들이 장수기업으로 성공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일본의 기업들은 대형화·글로벌화를 지향하는 기업의 전략인 ‘코끼리 전략’을 버리고, 중·소기업 중심의 축소지향적인 ‘곤충의 전략’을 활용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장수기업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을 자랑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14일 ‘일본기업의 장수 요인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서기 578년 백제에서 건너온 백제인 곤고 시게미쓰(한국명 유중광)가 세운 일본의 건축회사 ‘곤고구미(金剛組)’다. 이 회사는 일본 최고(最古)의 사찰인 시텐노지(四天王寺)를 593년에 건립했다. 또 일본 고베시에 건축한 사찰은 1995년 10만채의 건물이 완전히 파괴된 고베 지진에도 끄떡없이 건재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에 창업한 지 200년 이상된 기업 5586개사(총 41개국) 가운데 절반 이상인 3146개사(56.3%)가 일본에 몰려 있다. 이어 독일 837개사, 네덜란드 222개사, 프랑스 196개사 순이다. 장수기업의 천국인 일본의 경우 ▲1000년 이상 기업은 7개 ▲500년 이상 32개 ▲200년 이상 3146개 ▲100년 이상 5만여개 등이다. 이들 장수기업의 89.4%는 종업원 300명 미만의 중소업체이다. 또 식품·요리·술·의약품을 만들거나 고유 기술로 소재·부품을 생산하는 기업, 다도와 같은 전통 문화와 밀접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여관 등 가업중심의 기업이 대부분이다. 한국에는 창업한 지 200년 이상된 기업은 없고 100년 이상 기업은 두산(1896년 창업)과 동화약품공업(1897년 창업) 두 곳에 불과하다. 몽골의 침략, 임진왜란 등 외세의 침입이 많아 1000년,500년 된 기업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 여기에 1998년 환란으로 100년 이상된 기업들이 대부분 도산했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장수기업들이 사라졌다. 이 보고서는 “일본 경제가 1980년대 엔화 강세와 1990년대 장기불황에서 벗어나게 된 것도 소재·부품 분야에서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장수기업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했다. 특히 디지털, 자동차, 방적, 바이오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고유 기술로 개발한 첨단 부품으로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본의 고용안정과 고유 문화 형성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해외조사실의 정후식 부국장은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육성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는 한국에서 장수기업의 육성은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있는 일자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존속할 때 고용이 안정화된다.”고 설명했다. 정 부국장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장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1960∼1970년대 창업한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원활하게 세대교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中 비정규직 1년후 정규직 전환”

    앞으로 중국에 진출한 모든 기업들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1년 이상 고용하지 못한다.1년 이상 쓰게 되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 줘야 한다.또한 계약기간 전에 해고한 근로자에게만 주던 퇴직금도 계약기간이 끝난 후 재계약하지 않으면 지급해야 한다. 더불어 근로파견도 비주력 부문만 가능하고 기한도 6개월을 넘을 수 없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9일 “중국 국무원이 8일밤 근로자의 권익을 대폭 강화한 새로운 노동계약법(노동합동법) 실시세칙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실시 세칙은 주로 근로계약 중단과 파견근무 이후의 경제적 보상 조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2008년 1월1일부터 발효된 노동계약법은 종업원들에게 최소 10년 동안 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실시 세칙의 새로운 조건들은 기업주들을 당혹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하지만 입법전문가들은 이런 조건들이 노동 안정성을 증대시키며 노사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까지 각계의 의견수렴을 거칠 세칙에 따르면 기업이 심각한 경영난에 처하거나 파산, 근로자가 공상이 아닌 질환으로 회사 업무를 할 수 없을 때 등 19개 조항에 해당될 경우에만 회사측이 근로자에 대한 종신고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근로자가 회사의 규정을 위반하거나 고용계약 당시 허위사실을 기재했을 때도 회사측이 종신고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주보다는 근로자의 입장이 대폭 반영되는 신(新)노동환경이 조성되면 중국에 진출해 있는 4만여 한국 기업들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유연성이 크게 떨어지고 노무관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데스크시각] 황매산 사람들/이춘규 체육부장

    [데스크시각] 황매산 사람들/이춘규 체육부장

    지난 3일 경남 합천군에 있는 황매산(해발 1108m)에는 수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들었다. 황매산 8부능선쯤부터 시작되는 남쪽과 서쪽사면 8만여평의 철쭉 군락은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 팔도 사람들이 몰려든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활용되는 영화주제공원 부근은 철쭉이 만개했고, 정상 부근은 꽃봉오리들이 금방 터질 듯했다. 산악회 소속 회원들은 대부분 해발 200m 경남 산청군 차황면 쪽에서 시작, 정상을 거쳐 4∼5시간 걸려 합천군 가회면 영암사 주차장까지 주파했다. 그런데 이날은 한여름을 방불케 무더웠기 때문에 황매산사람들은 체력 소모가 예상보다 현저하게 많았다. 기자가 이용한 산악회원 30여명은 서울에서 오전 7시에 출발, 서초구민회관 등을 거쳐 오전 11시 30분쯤 등산을 시작, 땡볕 속에 등산을 마치고는 오후 5시 귀경을 위해 지친 몸들을 버스에 실었다. 그런데 두 사람 때문에 출발이 지연됐다. 짜증이 쌓일 법도 했지만 40여분 늦게 도착한 50대 남녀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큰 박수로 맞이했다. 늦어지는 것보다 함께 한 사람들의 무사귀환을 기뻐해 주는 ‘성숙한 자세’는 작은 감동이었다. 이처럼 한국의 등산문화는 ‘작지만 의미있게’ 성숙하고 있다. 자연을 우선한다. 기자가 19년 전 주말등산을 시작할 때만 해도 산에 올라 ‘야호∼∼’를 외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였다. 야호는 한국 등산문화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산정상에서 소리치면 산짐승들이 놀란다.”는 여론이 일며 야호가 큰 산들에서는 사라지고 있다. 등산객이 자연의 훼방꾼, 틈입자에서 산짐승들과 공생하는 ‘벗’으로 변해 가고 있다. 좁은 등산로에서는 차례를 지키고 남을 앞세운다. 산에서의 불법 취사도 급격히 줄었다. 등산로도 잘 정비되고 있다. 산악회의 예약 문화도 뿌리를 내려 가고 있다. 등산문화가 시나브로 진화해 가는 중이다. 물론 아직도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통제구역 이용, 안내리본 나무에 달기 등 무질서도 여전하다. 안전의식 부족으로 2006년에만 112명이 숨지고 2923명이 다쳤다. 기분 내기가 지나쳐 술에 취해서 스스로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도 여전히 거슬린다. 국립공원 입장 무료화로 사람이 너무 몰려 산이 황폐화되어 간다는 지적도 주목된다. 등산인구는 산림청 등의 통계에 따르면 10여년간 폭발적으로 늘었다. 두 차례 계기가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가 덮친 1997년 이후 구조조정으로 직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산을 찾으면서 평일 등산객이 늘어난 것은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2차 폭발기는 2004년 7월이다. 공기업과 종업원 수 1000명 이상 기업을 시작으로 주 5일제 근무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면서 레저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그 중에서도 등산이 1위가 됐다.1개월에 한 번 이상 산을 찾는 등산인구는 99년 200만명에서 2003년 600만명으로 늘어난 뒤 2006년엔 1000만명을 넘어섰고, 현재는 1500만명이라는 통계도 있다. 단 등산인구 중 76%가 40대 이상인 점은 눈길을 잡는다. 이런 등산은 건강증진 효과도 커 국민의료비용을 줄인다. 등산용품 매출이 1조 5000억원에 이르고, 고용창출에 기여하는 등 경제유발 효과도 크다. 무엇보다 서민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생활스포츠라 등산은 국민스포츠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런 등산열기가 계속 이어질지는 등산객과 당국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당국은 안전시설 정비, 수평등산로 개발 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폐쇄구간 잠입 등 위법행위들은 단속해야 한다. 시민들은 산을 훼손하지 않고 가꿔 보다 많은 사람이 산을 찾고 싶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등산문화에서 희망의 싹을 보이기 시작한 선진 시민의식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황매산 사람들에게서 그 희망을 봤다. 이춘규 체육부장 taein@seoul.co.kr
  • [염주영 칼럼] 대우조선 相生경영 이어져야

    [염주영 칼럼] 대우조선 相生경영 이어져야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대우조선 노조원들의 상경시위가 벌어졌다. 대우조선 매각 과정에 노조의 참여를 보장하라는 요구였다. 고용 유지와 부적격 업체의 배제, 매각이익금의 배분, 지역발전기금 출연 등도 요구했다. 산업은행측이 요구사항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주간사의 현장실사를 저지하겠다고 했다. 이미 총파업도 결의해 놓고 있다고 한다. 대우조선 매각이 재계의 핫이슈로 등장했다. 산업은행은 자산관리공사와 함께 이 회사 지분 50.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이번 매각의 주체다. 시위를 벌인 노조원들은 매각 대상 회사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이다. 팔려가는 회사의 직원들이 느낄 고용불안을 이해한다. 그 점을 감안해도 통상의 관점으로는 노조의 요구가 도를 넘은 것이다. 그럼에도 노조원들의 요구와 주장에는 산업은행이 귀담아들어야 할 부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대우조선이 워크아웃의 아픔을 딛고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둔 세계 3위의 조선소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면 그렇다. 대우는 외환위기 이후 김우중 회장의 경영실패로 도산하는 과정에서 대우 구성원들은 물론이고, 국가와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었다. 대우조선은 거액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았고, 채권은행들의 출자전환을 통해 공기업으로 새출발했다. 부실덩어리에서 떨어져 나와 독립경영을 시작한 지 8년. 대우조선은 그리 길지 않은 기간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해외에서 주문이 폭주해 이미 3년반치 일감을 확보했다. 올해 매출액 10조원, 내년에는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바라보는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국가경제에 커다란 짐이었던 처지에서 황금알을 낳는 효자기업으로 변신했다. 대우조선의 화려한 부활은 물론 세계 조선경기의 유례없는 호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다 해도 그 호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주인공은 이 회사의 기술자와 근로자들이다. 노조는 그것을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그 요구를 부당하다고만 말할 수 있을까. 국내외 현장에서 묵묵히 땀흘려온 그들의 숨은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우조선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시장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고객 요구에 꼭 맞는 맞춤형 명품 선박을 개발해 납기일에 정확히 맞춰 보내줌으로써 고객에게 다가갔다. 유능한 전문경영인들과 투명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노사가 화합해 17년 무분규 경영을 실현한 것이 큰 힘이 됐다. 그들은 대우조선의 매각에 대한 발언권이 있다. 대우조선의 매각은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여타 공기업들의 민영화나 부실기업 정리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인수대상 기업을 선정함에 있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우량기업으로의 지속적인 발전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가격도 잘 받아야 한다. 그러나 조선업이 적어도 향후 10년간은 국가경제를 지탱해나갈 핵심산업임에 비추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해외매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후발 경쟁국인 중국기업으로 넘긴 쌍용차 경영실패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될 것이다. 매각 과정에서 계획된 투자와 신사업 추진 등이 차질을 빚거나 고객이탈 등 부작용이 있어서도 안 된다.17년 무분규 경영으로 부실기업 회생의 토대가 된 회사 구성원들의 노고에 대해서도 적절한 보상이 따라야 할 것이다. 염주영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기고] ‘관광 한국’을 위한 제언/조일형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상임고문

    [기고] ‘관광 한국’을 위한 제언/조일형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상임고문

    이명박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 6%와 일자리 창출 35만개를 달성하기 어렵다면서 기업투자 증액 등을 강조했다. 관광호텔업계도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에 적극 동참하고자 하지만 제반 여건이 부실해 답답할 뿐이다. 지난해 관광수지 적자는 101억달러로 2006년의 80억달러에 비해 18%나 늘어났다. 또 국내 관광수입은 57억 5000만달러인 반면 우리의 해외지출 규모는 158억 8000만달러로 2.8대1의 극심한 불균형을 보였다. 그 결과 한국은 관광수지 적자가 세계 4위인 나라가 되었다. 이는 국내에서 외국인이 돈을 쓰려고 해도 쓸 곳이 없고 오직 열악한 자연 관광과 숙식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다. 환경이 열악하면 문화상품을 개발해 관광을 진흥해야 한다. 그래서 정부가 관광진흥법이라는 특별법까지 만들었지만, 이 법이 도리어 각종 규제를 불러와 동남아 국가들과의 경쟁에서도 뒤지고 있다. 따라서 관광진흥법을 개정하고 각종 규제 또한 완화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월 한국관광공사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새 정부는 관광수지 적자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겠으며 쓸데없는 규제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문화콘텐츠 산업 비율이 50%인 데 비해 우리는 3%도 안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관광호텔업계가 이제야 업계를 이해하는 대통령이 나왔다고 큰 기대를 가진 건 물론이다. 현재 호텔 요금은 경쟁국에 비해 너무 비싸다. 현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특1등급호텔 트윈룸을 기준으로 볼 때 하루 숙박료가 한국은 29만원, 일본은 22만여원, 중국 15만여원, 태국 19만여원, 필리핀 11만여원이다. 이처럼 비싼 이유는 영업이익에 관계없이 부과되는 중과세 때문이다. 세금을 관광산업 요금으로 인하해줘야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고객에게서 서비스 요금을 10% 받아 종업원에게 주는 제도도 폐지해야 한다. 대신 경영주가 종업원 봉급을 올려주면 된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당시 정부는 부족한 객실·시설을 확보하려고 호텔에 관광오락업과 터키배스같은 특수목욕장업을 허가해 주면서 신·증설을 유도했다. 그러나 국가적 행사가 끝나자 김영삼 정부는 호텔업을 호화·사치·향락산업으로 매도해 각종 규제를 했고, 그 바람에 중저가 호텔들이 도산하면서 관광산업이 후퇴했다. 그뒤 15년간 관광호텔업계는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다. 김대중 정부는 관광산업을 ‘굴뚝 없는 수출산업’이라면서 활성화 방안을 지시했지만 공무원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어 노무현 정부는 뚜렷한 관광 지원책 없이 오락게임기를 허가해 ‘바다이야기’ 같은 사행성 오락업종만 양산했다. 전국에 독버섯처럼 퍼진 불법오락실, 한 건물 전체가 안마업으로 둔갑해 퇴폐영업을 하는 현실은 호텔에만 있던 오락·안마업을 문민정부가 폐지한 결과라고 하겠다. 이러한 행태를 바로잡으려면 법 개정 없이도 사행행위 및 처벌 특례법의 적용만으로 가능하다. 관광객 이용과 관광산업 발전에 필요한 경우 허가권자인 경찰청장이 관광호텔에 회전판 돌리기 업종(1만원까지)을 허가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수차례 건의했으나 무시돼 왔다. 그 결과 불법업소만 엄청나게 난립한 것이다. 특수목욕장업 또한 문민정부의 폐쇄 조치로 지하로 숨어들어 더 큰 사회문제를 낳았다. 관광호텔들은 철저한 관리·통제 아래 세금을 내면서 안전하게 운영했으나, 이제는 세수 탈루는 물론 위생적·사회적 면에서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므로 이 업종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예전처럼 관광호텔에 허가해 준다면 안전하고 건전한 관광상품이 될 것이다. 관광호텔이 살아나야 ‘관광 한국’이 산다는 건 너무 당연한 이치 아니겠는가. 조일형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상임고문
  • 日 온천 “남녀 혼욕때 매너 지키자” 캠페인

    日 온천 “남녀 혼욕때 매너 지키자” 캠페인

    “빤히 쳐다보지 마세요.” 최근 일본의 한 온천에서 남녀 혼욕(混浴)시 이용객 중 일부 남성들의 매너가 좋지 않아 문제가 되자 이들을 계몽하자는 새로운 온천문화 캠페인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있다. 일본 아오모리(青森)현에 있는 스카유(酸ヶ湯)온천의 단골 여성손님들이 혼욕시 매너가 좋지 않은 남성들을 상대로 일명 ‘매너 업’(manner-up)캠페인을 시작한 것. 이들은 본래의 이용목적을 잊고 음흉한 행동을 일삼는 일부 남성손님들 때문에 여성손님들이 곤란해하고 있다며 올바른 혼욕 문화를 지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05년에는 ‘혼욕을 지키는 모임’(混浴を守る会)을 발족, 온천 입구에 ‘보면 안됩니다, 보면 안됩니다’(見ればまいね, 見せればまいね)라는 간판을 설치했다. 또 일본의 황금연휴가 낀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5월까지를 ‘매너 업 집중 기간’으로 정해 어깨띠를 둘러맨 모임 멤버들이 온천 내를 돌며 수시로 감시하고 있다. 스카유온천에서 일하고 있는 한 종업원은 “10명 정도 되는 남성들이 대놓고 여성손님들의 몸을 당당히 쳐다본다.”며 “그러면 어떤 여성손님들이 (온천에) 들어갈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온천관광업계의 종사자인 타니구치 키요카즈(谷口 清和)씨는 “이용객들의 협조 아래 한가롭고 화기애애한 혼욕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에는 혼욕문화에 문외한인 일부 남성들이 호기심만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는 여성손님들의 맨살을 만지거나 사진이나 비디오를 몰래 찍는 경우도 있다.”며 ”어떤 사람은 낚싯대를 가져와 여성손님에게 휘두르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카유 온천처럼 일부 남성들의 매너가 좋지 않아 토야마(富山)시 엣츄야마다(越中山田)온천은 지난 2002년에 혼욕탕 운영을 중지한 바 있다. 사진=스카유 온천 공식 홈페이지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여성&남성] 애인에게 비밀번호 알려줄까 말까

    [여성&남성] 애인에게 비밀번호 알려줄까 말까

    서로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는 게 연인들의 공통된 ‘욕구’이다. 휴대전화, 미니홈피, 개인 블로그 등이 연애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은 요즘, 공개해서는 안될 소중한 ‘개인정보’까지 공유하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수천만개의 인터넷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하루 아침에 중국 해커에게 털리고, 통신사가 몰래 고객정보를 팔다 덜미를 잡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사회적인 우려가 크지만, 연인들은 정보 공개의 범위를 애정의 척도로 삼기도 한다. 인터넷의 은밀한 세계로 들어가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다 뒤탈난 젊은 남녀의 얘기를 들어봤다. 컴퓨터 프로그램개발 회사에 근무하는 양모(29)씨는 최근 ‘과거의 여자’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양씨는 1년 전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새 여자친구를 만났다. 교제한 지 석 달쯤 지났을 때, 새 여자친구는 양씨의 싸이월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가르쳐 달라고 했다. 어떤 사람이랑 사귀고, 어떻게 생활해 왔는지를 알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양씨는 조금 꺼림칙했지만 ‘큰 문제야 생기겠느냐.’는 생각에 알려 줬다. 처음에는 좋았다. 여자친구가 홈페이지에 올려 놓은 사진들을 보며 자신과 관계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며 안부를 물을 때면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러나 옛 여자친구가 지난달 초부터 비밀글로 방명록에 글을 남기기 시작하면서 사단이 났다. 그 친구는 ‘보고 싶다, 다시 시작하자, 한번 만나자.’는 내용을 매일 올렸다. 양씨는 아무런 생각 없이 꼬박꼬박 댓글을 달았고 이를 본 지금의 여자친구는 펄펄 뛰었다.“한 번만 더 글을 주고 받으면 헤어지겠다.”고 으름장을 놨다.“여자들은 알 수가 없네요. 믿고 가르쳐 줬으면 남자를 믿어야 할 텐데, 조금만 트집 잡을 게 생기면 따지고 드네요.” ●무심코 내준 비밀번호 “앗 뜨거∼.” 교육관련 기업에 종사하는 김모(29)씨도 최근 여자친구에게 호된 추궁을 당했다. 사생활을 알면 더 신경써서 잘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여자친구의 말에 덜컥 포털 사이트 네이버 비밀번호를 알려준 게 화근이었다. 여자친구는 2년 전 헤어졌던 여자친구와의 교제 내용이 그대로 적혀 있는 블로그의 비밀 일기를 보고 “어떤 여자였느냐. 나보다 더 예뻤느냐. 왜 말 안 했느냐.”며 사사건건 따지고 들었다. 분위기 상 사실대로 이야기했다간 큰일날 것 같아 김씨는 기지를 발휘했다.“연애소설 같은 걸 읽고 난 뒤 내가 해보고 싶은 연애에 대해 가상으로 써보곤 한다고 속였죠. 결국 무사히 넘어가게 됐고 그 뒤로 그 글을 다 지웠어요.” 보험업계에 다니는 박모(32)씨는 휴대전화 때문에 진땀을 뺐다.6개월 전 만난 여자친구가 지난달 갑자기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 달라고 해 별 생각없이 가르쳐 준 게 화근이 됐다. 그날 이후 여자친구는 함께 있는 시간이면 으레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통화내역을 검색했고 여자 이름만 나오면 “이 여자 누구냐. 어떻게 아느냐.”며 따졌다. 그러다 최근 회사 동료들과 함께 간 노래주점의 여종업원에게 문자메시지가 오는 바람에 난리가 났다.‘오빠 뭐해. 잘 지내. 놀러 와.○○궁전 임XX.’란 문자를 본 여자친구는 격분했다.“오빠도 다른 남자랑 똑같다. 실망이다.”라며 그 자리에서 절교를 선언했다. 박씨는 “회사 선배들이 가자고 해서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가서 술만 먹고 왔다. 다시는 가지 않겠다.”며 빌고 또 빌어 겨우 여자친구의 마음을 누그러뜨렸다.“요즘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에서 여자이름 지우는 게 하루 일과가 됐습니다.” ●몰래 비번 알아냈다가 이별의 아픔도 회사원 서모(32)씨는 여자친구 이메일 비밀번호를 해킹하는 프로그램을 장난삼아 사용했다가 결국 헤어졌다. 인터넷을 뒤지다 우연히 해킹프로그램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사용했더니 정말 여자친구의 이메일이 열렸다. 거기에는 예전 남자친구와 별의별 이야기를 다 담은 메일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애써 모른 척하고 지냈지만 티격태격 말다툼을 하다 홧김에 불쑥 말해 버렸고 여자친구는 “니가 무슨 스토커냐.”며 헤어지길 요구해 왔다.“헤어질 당시엔 몰래 열어 봤던 걸 후회했지만 얼마 안가 새 여자친구가 생겨서, 뭐 그냥 추억으로 남게 됐어요.” 직장인 최모(27·여)씨도 대학시절 남자친구와 이메일 비밀번호를 공유한 것이 빌미가 돼 이별해야 했다. 최씨는 남자친구와 서로 비밀없이 모든 걸 공유하자며 같은 비밀번호를 만들어 사용했다. 하지만 하루는 남자친구가 노발대발했다. 최씨의 이메일을 보낸 편지함에 고스란히 남아 있던, 동아리 남자 선배에게 보낸 이메일들을 남자친구가 읽게 된 것.“남자 선배랑 너무 친해서 허물없이 지내는데 그 편지를 읽고 남자친구는 이해할 수 없다며 많이 화를 냈어요. 아무리 설득해도 이해해 주질 않더군요. 별거 아닌 일이었지만 그게 빌미가 돼 계속 싸우게 됐고 결국 둘다 지쳐 헤어지고 말았죠.” 회사원 김모(29·여)씨는 남자친구의 이메일을 습관적으로 몰래 열어 보다 마음만 상했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생일과 아이디를 조합한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있어 김씨는 쉽게 이메일을 열어볼 수 있었다. 김씨에게 다른 것보다 중요했던 건 이메일로 날아 오는 카드 명세서. 특히 카드 사용 내역에서 술집이 등장하면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었지만 몰래 열어 보는 터라 아는 척할 수도 없어 냉가슴만 앓았다. 그러던 어느날, 남자친구가 알고 그랬는지 비밀번호를 확 바꿔 버렸다.“수년 동안 써오던 비밀번호를 바꿔 버리다니, 왠지 모를 배신감이 들더라고요.” 회사원 임모(26)씨는 예전에 여자친구의 이메일을 본의 아니게 보게 된 경험을 떠올렸다. 대학시절 자취생활을 하던 여자친구가 컴퓨터를 고쳐 달라고 한 적이 있다. 임씨의 여자친구는 “요즘 이메일도 잘 안되는 것 같은데, 한번만 봐줘.”라면서 임씨에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가르쳐 줬다.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이메일 이상 유무를 확인하던 중 여자친구가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다며 방을 나갔다. 임씨는 이때 여자친구의 옛 남자친구가 어학연수 중 보낸 이메일을 우연히 엿보게 되었다. 썩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여자친구에게는 일년 뒤 헤어질 때까지 한 번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여자들은 개인정보 보안의식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어떻게 이메일 비밀번호를 아무렇지 않게 알려줄 수가 있죠. 모른 척하지 말고 말할 걸 그랬나 봐요. 나중에 또 아무한테나 알려 줬다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을 텐데….” 직장인 김모(26·여)씨는 대학 시절 만든 메신저 주소와 비밀번호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대학교 1학년 시절, 김씨는 당시 사귀던 남자친구의 이름과 자신의 이름을 조합해 메신저 아이디를 만들었다. 문제는 남자친구와 2년 동안 사귀면서 등록한 메신저 친구들이 300명이 넘는다는 것. 남자친구와는 헤어졌지만 매일 사용하는 메신저에는 대학 1학년 시절 남자친구와의 흔적이 남아 있게 됐다.“누가 메신저 아이디 좀 불러달라고 할 때마다 부끄러워요. 왜 그런 유치한 아이디를 만들었을까 늘 후회한답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탈퇴하고 다시 만들자니 너무 많은 메신저 친구들이 있으니….” ●혹시 의부증 바이러스 보균자? 자영업자 임모(28·여)씨는 단순한 비밀번호를 쓰는 남자친구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습관적으로 들여다 보다 괜히 찜찜한 마음만 남게 됐다고 털어 놨다.6년 동안 사귀어온 남자친구는 예전에 한번 바람을 핀 적이 있다. 결국 다시는 그 여성과 연락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다시 만남을 지속하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일말의 의심을 감출 수 없었다. 때문에 가끔 미니홈피 비밀 방명록을 살펴 보며 의심을 풀려고 했다. 하지만 눈에 띄는 글은 없었고 그저 마음만 휑하니 건조해졌다.“봐도 개운한 느낌보다는 뒤만 켕기더라고요. 남자친구는 제 사생활에 별 관심도 없이 쿨한데, 저 혼자 의부증 바이러스 보균자인가 싶어 이제 다시는 들여다 보지 않으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어요.” 대학생 유모(22·여)씨는 1년 전 헤어진 남자친구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는 유씨랑 헤어지자마자 휴대전화 번호를 바꿨다. 연락하고 싶어도 연락할 수 없었다. 유씨는 결국 스토커에 가까운 일을 벌이게 됐다. 각 이동통신사 사이트를 찾아다니며 헤어진 남자친구가 자주 쓰는 아이디와 비밀번호 몇 개를 수십 차례 체크해 결국 그 친구가 새로 가입한 이동통신사와 아이디,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 그렇게 알아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해 사이트에 접속했고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 번호마저 알아냈다. 유씨가 그 번호로 다시 전화하자 헤어진 남자친구는 “정말 지겹다. 그만하자.”고 유씨를 설득했다.“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랬을까 싶어요. 아직도 그 남자친구를 잊지 못하고 있지만, 헤어진 남자친구 입장에선 내가 정신병자 같아 보였을 수도 있었을 것 같네요.” ●비밀번호 공유 좋을 때도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파견 근무 중인 중소업체 직원 김모(29)씨는 여자친구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공유하게 된 날을 생각하면 흐뭇하다. 사귄 지 100일째 되는 날, 김씨의 여자친구는 김씨의 휴대전화기를 들고 “오빠, 비밀번호가 뭐야.”라고 물어왔다. 김씨는 이미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서로 사귀기로 다짐한 4월1일을 기념해 ‘0401’로 설정해 놓은 상태였다. 김씨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비밀번호를 가르쳐줬고 여자친구는 “오빠, 난 내 생일이 비밀번호였는데 얼른 바꿔야겠다.”며 미안해했다.“비밀번호를 공유하자고 했을 때 ‘이 때가 기회다.’ 싶어 내가 주도권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죠.” 회사원 이모(32)씨는 비밀번호를 이용해 몰래 짝사랑하던 친구의 여자친구와 사귀게 됐고, 현재 3년째 열애중이다. 이씨는 소개받은 친구의 여자친구를 마음 속에 담고 살아 왔지만 차마 고백하진 못했다. 하지만 우연히 친구가 싸이월드에 커플 미니홈피를 운영한다는 걸 알게 됐고 비밀번호까지 듣게 되자 몰래 이 커플 홈피를 들락거렸다. 이씨는 자주 이 홈피에서 둘의 데이트 내력을 살펴 보며 친구의 여자친구가 무엇을 섭섭해 하는지 쭉 적어 뒀고, 두 사람이 싸웠을 땐 슬쩍 다가가 위로해 주는 등으로 전략을 짰다. 결국 3년 전 친구의 여자친구를 내 여자친구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아직 제 여자친구와 당시 남자친구였던 제 친구는 제가 그들의 커플 홈피를 몰래 들여다 봤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평생 지켜야 할 비밀이죠.” 사건팀 nomad@seoul.co.kr
  • 서울시 경제 금융·보험업이 이끈다

    서울시가 지난해 기업들이 낸 주민세(법인세분 주민세) 실적을 분석한 결과 보험·금융업종이 가장 많은 세금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상위 300개 법인이 낸 주민세 6442억원 가운데 금융·보험업종이 3541억원(55%)을 납부해 605억원(9%)을 낸 제조업과 534억원(8%)을 낸 도·소매업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통신업은 430억원(7%), 건설업은 387억원(6%)을 납부해 4,5위에 그쳤다. 서울시 세무과의 신용석 총괄팀장은 “금융·보험업이 서울시 경제를 이끄는 대표 업종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면서 “매출액과 종업원 수가 많은 은행 본점이 대부분 서울에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법인별로는 국민은행이 570억원을 납부해 1위를 기록했고,SK텔레콤이 282억원, 외환은행이 278억원으로 각각 2,3위를 차지했다.4위는 267억원을 납부한 우리은행,5위는 243억원을 낸 신한은행이었다. 상위 10개 법인 가운데 금융·보험업종이 아닌 경우는 SK텔레콤이 유일했다. 반면 2006년 법인 주민세 납부액의 8.6%를 차지했던 건설업종은 지난해 납세액이 6%로 추락했다. 시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올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서울시 경제 금융·보험업이 이끈다

    서울시가 지난해 기업들이 낸 주민세(법인세분 주민세) 실적을 분석한 결과 보험·금융업종이 가장 많은 세금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상위 300개 법인이 낸 주민세 6442억원 가운데 금융·보험업종이 3541억원(55%)을 납부해 605억원(9%)을 낸 제조업과 534억원(8%)을 낸 도·소매업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통신업은 430억원(7%), 건설업은 387억원(6%)을 납부해 4,5위에 그쳤다. 서울시 세무과의 신용석 총괄팀장은 “금융·보험업이 서울시 경제를 이끄는 대표 업종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면서 “매출액과 종업원 수가 많은 은행 본점이 대부분 서울에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법인별로는 국민은행이 570억원을 납부해 1위를 기록했고,SK텔레콤이 282억원, 외환은행이 278억원으로 각각 2,3위를 차지했다.4위는 267억원을 납부한 우리은행,5위는 243억원을 낸 신한은행이었다. 상위 10개 법인 가운데 금융·보험업종이 아닌 경우는 SK텔레콤이 유일했다. 반면 2006년 법인 주민세 납부액의 8.6%를 차지했던 건설업종은 지난해 납세액이 6%로 추락했다. 시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올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용어클릭 ●법인세분 주민세 법인이 국가에 내는 사업소득세(법인세) 가운데 사업장이 위치한 지방자치단체로 납부해야 할 세금. 법인세의 10%를 차지한다.
  • [27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사고로 팔 다리를 잃은 7명의 장애인과 이들의 손과 발이 되어줄 멘토 대원으로 이루어진 희망원정대. 몸의 장애가 마음의 장애는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힘겹게 히말라야에 오른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15일 간의 나야칸가 원정길을 동행한다.●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20분) 아이들이 하루에 섭취하는 당(糖)량은 무려 61g.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수준(50g)을 훌쩍 넘는 수치이다.40∼50대 중년도 예외는 아니다. 중년인구의 5%가 하루에 111g의 당을 섭취하고 있다. 알고 먹는 설탕보다 모르고 먹는 설탕이 더 많다는데…. 설탕의 본 모습을 파헤친다.●대결! 노래가 좋다(KBS2 오전 8시30분) 최근 개그콘서트에서 한참 인기몰이 중인 ‘닥터 피쉬’의 유세윤, 이종훈, 양상국이 출연한다.MC 현영이 닥터 피쉬에게 본인을 위한 노래를 한곡 부탁하자, 이에 유세윤, 이종훈이 ‘나 혼자 두고 가지마 계산은 하고 가 이 사람아’를 들려준다. 또 가수들이 자신만의 색깔로 전혀 다른 느낌의 노래를 들려준다.●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920년대 무성영화 시대를 이끌어가던 당대 최고의 배우. 그가 죽자 그의 연인은 그가 아끼던 반지를 소장하게 되었다. 그 반지는 그가 영화에 끼고 나왔을 정도로 애착을 가진 물건이었던 것.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반지를 소장한 이들은 끔찍한 일을 겪게 되는데…. 이 반지에 얽힌 저주의 정체는 무엇일까?●라이프 특별조사팀(MBC 오후 11시40분) 특별조사팀에서는 보험금의 수익자가 부모가 아닌 아동 교통사고와, 보험이 보장받기 시작한 첫날 간암 진단을 받은 보육원 원장에 대해 조사를 시작한다. 아이의 부모를 만나러 간 일행은 보험 수익자가 아이의 친모와 결혼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아이가 몽유병이 있어서 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주장한다.●굿모닝 세상은 지금(SBS 오전 7시35분) 아동범죄가 잇따르자 학교, 학원 앞에는 학부모들이 장사진을 치고 맞벌이 부부들의 의뢰를 받은 경호요원들까지 등장했다. 아이들의 소지품 목록에는 호신·안전용품은 물론 위치추적이 되는 휴대전화가 필수품으로 올라있다. 아동범죄로 달라진 요즘 세태를 살펴보고, 각종 대책의 효과를 짚어본다.●희망풍경(EBS 오전 6시) 떡볶이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서울시 성동구의 테이크아웃 카페 해누리 2호점. 청계천 근처 3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분주히 떡볶이며 어묵, 생과일 주스 등을 만들어 파는 종업원 세 사람은 모두 지적 장애인들이다. 당당한 사회인으로 거듭나는 이들의 첫걸음을 통해 장애인들이 사회와 만나는 과정을 엿본다.●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아프리카에서 밀렵이 성행했던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까지 60% 이상의 아프리카 코끼리들이 죽음을 당했다. 그로인해 1989년부터 상아거래를 금지했고 이후 코끼리 수는 안정을 찾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싱가포르에서 상아 밀수가 목격돼 안전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 여대생의「프리·섹스」와 무전 취식

    H=지난 1주일동안은 강도살인범 박원식(朴元植)과 장마비 피해 등 취재로 상당히 바빴겠군, 지난주의 사건 뒤안길은 어떠했는지. E=「프리·섹스」를 즐기던 여대생 2명이 무전취식으로 경찰에 걸렸지. W대학 영문과와 가정과 2년생인 두여대생이 21일밤 11시쯤 C「호텔」「고고·클럽」에 1천5백원씩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지. 거기서 남자 2명을 만나 즉석「데이트」가 시작되고, 새벽4시까지 어울려 몸을 흔들었는데 여대생들은 시간이 흐르는 사이에 광란에 젖어들게됐고「핑크·무드」에 빠져버린 거지. 4시가 되자「홀」안이 터져라고 울려퍼지던「고고」도 그치고 문을 닫게됐는데 이때가 되자 남자친구(?)가 청진동으로 가 해장국이나 먹자고 제의. 그길로 가 소주 1병을 4명이 나눠마시고 해장국 한그릇씩을 먹었지. 밖으로 나오니 또 길이 막연하더라는 것. 다시 남자친구들이「호텔」로 가서 몇시간 쉬다 돌아가자고 제의. 여대생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뒤를따라 N「호텔」로 간 것. 두쌍이 방두개에 나눠들어갔다가 8시쯤되자 두 남자들만 약속이나 한듯이 잠깐 나갔다가 올 테니 기다리란 말을 남기고 그대로 사라져 버렸지. 남았던 여대생들, 아침 점심까지 시켜먹곤 남자들 오기만 기다렸는데 종래 무소식.「호텔」종업원들은 돈내라고 아우성, 그러나 아무리 뒤져보아도 무일푼이었지. 결국 끌려간 것이 경찰서. B=잘하는 짓들이군. D=결국 무전취식이겠지. 총각들 걱정 많이 시키는군.(웃음) [선데이서울 71년 8월 1일호 제4권 30호 통권 제 147호]
  • [열린세상] 일,놀이 그리고 삶의 균형/신은종 단국대 경영학 교수

    [열린세상] 일,놀이 그리고 삶의 균형/신은종 단국대 경영학 교수

    중학시절, 내 옆 반의 급훈이 “할 때 하고 놀 때 놀자”였다. 근면이나 성실 따위의 박제된 훈계가 급훈의 단골 메뉴였던 시절이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후련하고 뿌듯하다. 군사정부의 권위주의적 시대정신에 저항한 것은 말할 나위 없고, 학창시절 으레 죄악시됐던 ‘놀이’를 공부만큼이나 귀중한 가치로 부활시키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문득 놀이란 무얼까 의문이 들어 브리태니커를 들춰봤다. 신체적·정신적 활동 가운데 생존과 관련된 활동을 제외한 것으로 보통 ‘일’과 대립되는 개념이라 쓰여 있다. 아연하다. 뭘 몰라도 너무 모른다. 이미 중학시절 내 친구들은 놀이와 일의 균형을 멋지게 성취해 놓았는데,30여년이 다된 지금에도 놀이의 사전적 의미는 여전히 일의 대척점에 갇혀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 사회는 과잉근로에 지쳐가고 있다. 공직사회도 마찬가지다. 새 정부의 출근시간은 아침 7시. 대통령의 출근이 이러하니 부처 수장이야 말할 것도 없고, 공무원들은 더 이른 새벽부터 시작해야 한다. 나도 얼마간의 공무원생활을 해본 터라 대강 짐작은 간다. 조찬회의가 다반사니, 자료다 뭐다 준비하려면 밤을 꼬박 새우기도 해야 한다. 일은 대중없이 떨어지고, 차분히 생각하고 준비할 시간을 기대하는 것은 호사스럽다. 불필요한 일들 때문에 정작 필요한 일엔 시간을 들이기 어려울 때도 많다. 게다가 와전된 섬김의 리더십 때문에 영락없는 머슴살이다. 본래 섬김의 리더십은 상사가 부하를 주인처럼 섬기라는 뜻에서 출발한 것 아닌가? 긍지와 자존감을 찾을 길 없는 데다 국민들의 시선마저 곱지 않으니 정신적 피로도 만만치는 않으리라. 많은 시간을 일하면 많은 성과가 날 것이란 생각은 전근대적이다. 한해 2357시간을 일하면서도 생산성은 바닥이라는 OECD 통계만 봐도 알 수 있다. 가치 있는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이치에 맞다. 미학자 진중권의 말처럼 상상력이 생산력이 된 지금, 제대로 된 일을 위해서는 휴식과 놀이가 필요하다. 휴식(refreshment)은 재충전이니 일에 활력을 더하고, 놀이(recreation)는 재생산을 위한 창의를 발현시킨다.3M이나 사우스웨스트 항공과 같은 초일류기업이 종업원에게 자율시간을 부여하고 일을 놀이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휴식과 놀이가 거세된 일은 소외(疏外)를 낳는다. 창의와 상상의 기회가 없으니 재미도 의미도 없어진 일은 한낱 밥벌이에 불과하게 된다. 만족이나 자아실현을 기대하긴 애당초 틀렸고, 무력감만 더해간다. 최근 뉴욕의 ‘일·생활정책연구소’는 절반이 훨씬 넘는 근로자들이 과도한 일 때문에 “I cannot do this”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나친 일이 외려 사회 전체를 무능하게 만드니, 과잉근로의 독설이라 할 만하다. 과잉근로 사회는 정신이 빈곤하다. 목적과 이유는 사라지고 천박한 성과주의만 판친다. 요즘 세대의 급훈은 그래서 안쓰럽다.1시간 더 공부하면 마누라 얼굴이 바뀐다고 하는가 하면, 자신의 경쟁자는 엄마친구 딸이란다. 바람이 헛되고 소통 없는 적대만 남아 있다. 아이들의 동화에는 개미와 베짱이가 간단히 대립된다. 땀 흘려 일하는 성실은 소중하지만, 베짱이의 연주를 의미 없는 빈둥거림으로만 이해하는 한 우리 사회의 정신은 더욱 빈곤해지고 말 것이다. 휴식과 놀이를 권하는 사회를 보고 싶다. 재충전도, 재창조도 없이, 일과 놀이 그리고 삶을 갈등하게 하는 우리 사회는 앞으로 무엇으로 경쟁력을 말하겠는가? 실업이 넘쳐나는 시대에 무슨 한가한 소리냐고 욕 들어 먹을 만도 하다. 그러나 실업이 고통스러운 것처럼, 자신의 삶을 갉아먹어 가며 꾸역꾸역 하는 일 또한 고통스러운 게 사실인데 어쩌란 말인가? 신은종 단국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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