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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출금지령’ 뚫고 탈북 러시… 北 2030 ‘장마당 세대’

    ‘외출금지령’ 뚫고 탈북 러시… 北 2030 ‘장마당 세대’

    1980~1990년 출생… 충성심 약해 시장경제 접해 ‘코리안드림’ 꿈꿔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20대 종업원들이 또다시 탈출을 감행함에 따라 북한 젊은 층 신(新)세대의 성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초 중국 닝보의 류경식당에서 근무하다 탈북한 북한 종업원 13명과 지난 23일 탈출 소식이 알려진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3명도 20대 젊은 층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닝보 종업원 집단탈출 사건 직후 북한 당국이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외출을 일절 금지했다”고 말했는데, 이처럼 살벌한 감시를 뚫고 탈출을 감행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들의 탈북 의지가 강하다는 방증이다. 북한의 20, 30대 젊은 층은 이른바 ‘장마당 세대’로 불린다. 1980~90년대에 태어나 청소년기에 ‘고난의 행군’을 겪은 세대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심이 약하고 상당수는 한국을 동경하는 세대다. 청소년 시절부터 ‘장마당’에서 물건을 사고팔면서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접해 외부 세계의 문화와 정보에도 익숙하다. 이런 세대가 북한을 벗어나 해외에서 자유를 맛보게 되면 다시 억압과 감시의 사회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게 당연할 법하다. 특히 한국행을 택한 식당 종업원 16명 중 15명이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여성이란 점에서 한국 드라마나 노래, 패션 등 화려한 한국 생활문화에 대한 선망이 탈북을 결심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지난해 탈북한 박경희(27)씨는 “요즘 북한의 젊은 세대는 ‘코리안드림’이 있다”며 “남한으로 탈북한 형제나 친척들이 왜 나에게 연락을 안 할까. 나도 빨리 남한에 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부모 세대와 구별되는 뚜렷한 특징은 김씨 정권에 대한 채무의식이 없다는 점이다. 배급제가 붕괴된 19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치며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은 게 없기 때문이다. 2012년 탈북한 함경북도 출신의 30대 탈북자는 “우리 세대는 정권에 대한 충성심은 없고 실망만 남아 있었다”며 “김정은 정권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면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했다”고 말했다. 장마당 세대 사이에는 자신과 비슷한 또래인 김정은이 하루아침에 최고지도자가 된 데 대한 심리적 반발심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이들 중 상당수는 컴퓨터나 휴대전화 같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개인주의적이며 군 복무를 기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이들이 아직은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지만 체제 전환과 개혁개방 욕구가 높아지면 북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요 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北 ‘충성파’들도 김정은 독재에 반감”… 체제 붕괴 신호탄 되나

    “北 ‘충성파’들도 김정은 독재에 반감”… 체제 붕괴 신호탄 되나

    정부 ‘北식당 이용 자제’ 큰 효과 해외 식당 20곳 폐업·영업 중단 ‘엘리트 계층=충성’ 인식 깨져 中 탈북 안 막아 양국 균열 방증 중국에서 활동하던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들의 탈출 소식이 23일 또다시 전해지면서 우리 정부의 북한 식당 이용 자제 권고 조치가 확실히 제재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북한의 해외발(發) 체제 동요 양상이 궁극적으로 북한 체제의 붕괴로까지 이어지는 ‘댐의 작은 구멍’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지난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직후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별도로 북한 해외 식당 자제를 권고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영업하던 북한 식당들은 손님 대부분이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줄폐업이 현실화했다. 실제로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7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해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외 북한 식당 20여곳이 폐업하거나 영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여파가 바로 지난달 7일 중국에서 활동하던 북한 종업원 13명의 집단 귀순으로 이어졌다. 북한 특성상 해외 종업원으로 파견되는 사람들은 출신과 사상이 검증된 ‘충성분자’들로 평가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인식이 깨지기 시작했다. 이번처럼 중국에서 근무하던 종업원의 추가 탈북은 북한 체제에 대한 불신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특히 북한 내에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삶을 살았고 누구보다 체제 생리를 잘 아는 종업원들의 탈북 자체가 바로 체제 붕괴의 징후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에는 닝보의 식당에서, 이번에는 상하이의 식당에서 탈출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들의 동요가 광범위하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즉, 앞으로 제3, 제4의 추가 탈북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달 집단 탈북 이후 북한 당국의 감시가 강화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 종업원들의 탈북 열망이 상당히 강하다고 추론할 만하다. 아울러 이번 탈북자들이 동남아 등 제3국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은 중국 당국이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탈북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는 방증이어서 북·중 간 균열이 예사롭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탈북자 출신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파견 나온 종업원들이 해외에서 살며 보고, 듣고, 느끼다 보면 북한 독재에 대한 반감이 생기고 희망이 없다는 좌절감 때문에 신변에 변화가 온다”며 “물론 그들의 가족들이 북한에 있다고 하지만 (탈출)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은 북한 체제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지난달 북한 해외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 소식을 통일부를 통해 공식 발표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관련 보도에 대해 “확인 중”이란 답변만 내놓았다. 지난달엔 총선 직전 발표해 ‘선거용’이라는 논란을 낳은 데다 북한이 지금까지도 송환을 요구하며 쟁점화하는 등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오락실 파파라치’ 불법영업 협박 3억 뜯어내

    초소형 몰래카메라로 불법오락실의 영업장면을 촬영, 오락실 주인을 협박해 수억원을 뜯어낸 ‘파파라치’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공갈·협박과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A(58)씨 등 7명을 검거하고, 조직원 2명을 수배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2014년 8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부산에 있는 불법오락실을 돌며 불법환전행위 등의 장면을 초소형 몰래카메라로 촬영한뒤 오락실 업주를 협박, 3억 45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직원 중 4∼5명이 오락실을 다니며 불법 영업장면을 찍어오면, 다른 조직원들이 노트북 컴퓨터로 USB(이동형 저장장치)에 담았다. 오락실 종업원들의 눈을 피하려고 모자나 단추, 볼펜 등에 달린 초소형 몰래카메라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A씨와 다른 핵심 조직원은 불법영업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USB로 오락실 업주를 협박, 한 번에 수천만원씩 뜯어내는 역할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 등의 지시를 받고 오락실 불법영업 장면을 찍어 건당 30만∼50만원을 받고 넘긴 파파라치들만 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 파파라치 조직에 돈을 뜯긴 오락실 업주 5명을 조사한 결과 3억 4500여만원을 뜯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관은 “오락실 업주들은 경찰에 불법영업 사실이 신고돼 영업정지 같은 불이익을 당할 것을 걱정해 이들에게 거액을 뜯기고도 신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김정은 “남조선이 종원업 안 돌려보내면 몇 배로 보복하라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보복할 것을 국가안전보위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평안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중국에서 발생한 여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사건과 관련해 해당 기관(보위부)에 (김정은의) 긴급지시가 최근 하달됐다”면서 “남조선(한국) 당국에 (북한 종업원들의) ‘즉시적인 송환을 요구하고 불응할 경우 몇천 배의 복수를 가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국가보위부가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북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위해를 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보위부는 이번 집단 탈북사건에 대한 책임(해외파견 인원 관리부실)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현지 거간꾼(중국 브로커)들과 결탁한 남조선 정보기관(국정원)의 유인 납치극’이라고 (김 위원장에게) 보고했다”면서 “남조선 당국이 직접 개입됐다는 말에 화가 난 김 위원장이 ‘당신들(보위부 요원들)은 뭘 하는 사람들이냐’며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이에 따라 보위부 15국(해외반탐국)과 (정찰총국 산하) 정찰대대 젊은 요원들로 구성된 몇 개 ‘조’(組)가 현지(중국)에 파견됐다”면서 “보위부 요원들은 이번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역 및 친척방문자 등으로 위장한 다음 탈북자를 돕는 (교회) 선교사, 인권활동가 등 대북 활동가들을 파악해서 일망타진할 것을 획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北, 시진핑도 경고한 핵실험 망동 중단해야

    북한이 그제 하루 사이 두 차례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무수단’을 발사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지난 15일에도 무수단 발사에 실패했던 북측이 다음달 6일 36년 만에 열리는 노동당대회를 앞두고 뭔가에 쫓기는 듯 악수를 거듭 두는 꼴이다. 연거푸 주민들에게 체면을 구긴 김정은 정권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대두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그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중국은 대북 제재 결의를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베이징의 제5차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회의에서 북측에 추가 핵실험을 말라고 경고한 셈이다. 북한이 한때 후견국이었던 중국의 이런 통첩을 심각히 인식하고 정권의 잔명을 단축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북한은 일련의 ‘핵 도박’을 김정은의 업적으로 내세우면서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에 쐐기를 박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는 모양이다. 일단 한반도 위기 시 미 군사력의 한반도 전개 거점인 괌 기지가 사정거리인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 성공하면 7차 당 대회의 ‘축포’로 포장할 낌새다. 이어 내친김에 5차 핵실험으로 핵탄두 폭발 능력까지 입증하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은 채 미국과의 핵군축 및 평화협정 협상에 나설 심산이란 얘기다. 그러나 북측의 이런 계산은 이만저만 착각이 아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며칠 전 회견에서 “우리의 무기로 북한을 확실히 파괴할 수 있지만, 인도주의적 대가 외에도 동맹국인 한국이 옆에 있다”고 했지 않나. 우방인 한국을 고려해 선제 공격을 참고 있을 뿐 우리의 어깨 너머로 핵을 가진 북과 ‘거래’를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였다. 더군다나 북측의 핵 도발에 과거 혈맹이었던 중국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낼 조짐이다. 유엔 안보리 4월 의장국인 중국은 지난 24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시험 발사 하루 만에 이를 규탄하는 의장 성명을 주도한 데 이어 이번에 시 주석이 직접 이례적으로 공개 경고를 했지 않나. 특히 얼마 전 북측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한·미·일이 대북 원유 수출을 전면 차단하는 유엔 안보리 제재를 추진한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노동당대회를 앞둔 북한 당국은 요즘 ‘장마당 규찰대’ 등을 통한 주민 단속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최근 해외 북한 식당의 종업원들이 탈북 대열에 합류하는 등 북한 사회의 기득권층마저 동요할 조짐을 보이면서다. 며칠 전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기도하면 “김정은 정권은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 당국이 핵·미사일 시위를 계속한다면 외교적 고립과 국제사회의 한층 강화된 제재를 부를 뿐 얻는 건 아무것도 없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김정은 정권이 무모한 추가 핵실험이 ‘자멸의 길’임을 자각한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이를 깨우치도록 해 줘야 한다. 한·미·중 등 국제사회가 보다 강력한 제재를 실행할 준비를 갖추란 뜻이다. 시 주석의 경고가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 실질적 조치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우리 외교가 당면한 초미의 과제여야 한다.
  • [사설] 北 핵실험 하면 할수록 파멸만 재촉할 뿐

    북한이 언제든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감행할 준비를 갖췄다고 한다. 이르면 북한군 창건일인 오늘이나 늦어도 제7차 당대회가 예정된 다음달 초를 전후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가 떨어지기만 하면 5차 핵실험 버튼을 누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 정보 당국은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 왔으며 최근 들어 새로운 핵실험을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례없이 포괄적이고 강력한 제재를 받으면서도 5차 핵실험을 감행하려는 북한의 만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사실 북한의 무모함은 상상을 초월하지만 최근 들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을 쏴대는가 하면 핵탄두부터 대기권재진입체까지 죄다 공개하며 핵과 미사일 능력을 자화자찬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제도 또다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기습 발사하지 않았는가. 이 모든 게 “핵 공격 능력의 믿음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김 제1위원장의 무모한 지시에 따른 것이니 더욱 기가 찰 노릇이다. 당과 군의 핵심 기관들이 그의 지시를 관철하는 데에만 매달리고 있을 뿐 주민들의 피폐한 삶에 대한 고민은 안 보인다. 무리수를 두다 보니 실패도 잇따른다. 지난 3월 18일 발사한 노동미사일은 얼마 날지도 못하고 공중 폭발했는가 하면 지난 15일 처음 발사한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또한 몇 초 만에 폭발해 발사 인력 등이 그 자리에서 폭사(爆死)했다. 그제 발사한 SLBM은 최소 비행거리인 300㎞에 크게 못 미치는 30㎞를 날아가는 데 그쳤다고 한다. 김 제1위원장이 지켜본 탓에 북한은 ‘대성공’이라고 호들갑을 떨지만 전력화까지는 3~4년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북한은 이처럼 핵 위협 극대화를 위해 총력적으로 핵 투발수단 다양화에 매달리고 있다. 뉴욕을 방문하고 있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그제 AP통신과의 회견에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중지하면 핵실험을 중단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핵실험 중단의 전제조건으로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앞서 그는 “핵에는 핵으로 대응한다”고 위협한 바 있다. 애당초 성격이 달라 흥정 대상이 될 수 없는 한·미 군사훈련과 핵실험을 연계한 이번 발언도 핵실험 중단에 방점이 찍혔다기보다는 5차 핵실험을 위한 ‘명분 쌓기’ 공산이 크다. 북한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준비를 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5차 핵실험은 북한 정권의 재앙이 될 것이다. 이미 한·미·일 3국을 비롯해 국제사회는 5차 핵실험 이후의 추가 제재 방안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대북 원유수출 완전 차단, 고려항공 영공통과 금지, 북한 근로자들의 대북 송금 차단 등이 추가 제재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차 핵실험에 따른 제재로 북한 주민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는 것은 지난번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탈출 사실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국제사회는 지금보다 더욱 강력한 제재에 나설 수밖에 없다. 김 제1위원장은 스스로 파멸의 길을 재촉하지 않길 바란다.
  • 영국, 일자리 감소 위기에 타타스틸 부분 국유화 제안

    영국, 일자리 감소 위기에 타타스틸 부분 국유화 제안

    영국 보수당 정부가 자국 철강산업 붕괴 위기에 결국 ‘국유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인도 철강업체 ‘타타 스틸’이 영국 내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지드 자비드 영국 기업장관이 21일(현지시간) 인수자가 나타나면 정부가 최대 25%의 지분을 소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일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자비드 장관은 또 상업적 기준에 따른 대출 지원과 설비지원금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에서 금지된 보조금 지급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대출 지원을 하겠다는 뜻이다.  타타 스틸 인도 본사는 경쟁력을 상실한 영국 철강산업에서 철수하기 위해 영국 내 공장 전부 혹은 일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경쟁력이 없는 생산시설들이다보니 이를 사겠다는 기업이 없어 공장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  타타 스틸은 영국에서 포트 탈봇 제철소를 포함해 여러 생산 현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현장에서 일하는 타타 스틸 종업원은 1만 4200명으로 영국 철강산업 전체 인력의 80%에 달한다.  보수당은 전통적으로 국가의 시장 간섭을 최소화할 것을 요구하는 자유주의 경제이념을 강조해왔다. 당연히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국유화는 옳은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타타 스틸 종업원뿐만 아니라 계약직과 연관업체 종업원들을 포함해 일자리 4만개가 한꺼번에 사라질 위험에 처하자 결국 부분 국유화 방안을 타협안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국제 철강가격 급락 등으로 적자에 허덕여온 타타 스틸 영국 공장들의 매각 성사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앞서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RBS, 로이즈 등 두 대형 은행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국유화한 바 있지만 경영난에 처한 제조업체의 국유화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타타 스틸이 정부 소유 지분과 대출 지원에 힘입어 인수자를 찾게 될 경우 집권 보수당 정부의 한계기업 대응 정책에서 중대한 변화를 맞게 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지배인에 속아 한국행”… 탈북 종업원 동료들 평양서 CNN 인터뷰

    “지배인에 속아 한국행”… 탈북 종업원 동료들 평양서 CNN 인터뷰

    21일 미국 CNN이 지난 7일 집단 탈북한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과 함께 일했던 여성 동료 7명의 단독 인터뷰를 방영했다. CNN은 자사 평양 주재 특파원이 고려호텔 로비에서 이들을 인터뷰하는 사진과 기사를 웹사이트에도 크게 실었다. 사건 직후 평양으로 소환된 종업원들이 언론을 통해 입장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인터뷰 도중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던 이들은 “지배인 꼬임에 속아 동료들이 한국으로 넘어갔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부모와 조국, 그리고 김정은 지도자를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北, 연일 집단 탈북 납치 주장… “내부 동요 차단용”

    북한이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들이 집단 귀순한 사건과 관련해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며 종업원들의 즉각적인 귀환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음달 열리는 제7차 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북한이 연일 식당 종업원들의 귀순을 두고 남측의 납치극이라며 여론전을 하는 것은 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불만과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면서 “체제 불안에 대한 주민들의 시선을 밖으로 돌리려는 기만책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국회의원 선거 판세가 불리하게 조성되자 충격적인 북풍 사건을 조작해 민심의 이목을 딴 데로 돌리려고 추악한 납치 모략극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2일에도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와 재미 친북 매체인 민족통신이 이번 사건을 비난하는 대변인 담화와 기사를 각각 내보내며 남측의 납치극으로 몰아가고 있다. 앞서 북한은 1997년 황장엽 노동당 비서 탈북 때도 남측의 납치극으로 내부 선전한 바 있다. 당시 황 비서의 가족들은 한동안 남측의 납치로 생이별한 사람들로 포장돼 북한의 선전 도구로 활용됐다. 북한의 이 같은 행태는 우선 주민들에게 이번 해외 식당 종업원의 집단 귀순 사건이 충격적으로 다가갈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목적이 짙다. 또 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주민들에게 무리하게 돈과 물품을 각출하면서 쌓인 불만이 당국에 대한 불신으로 옮겨붙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의 성격도 강하다.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로 최근 착공한 대규모 건설사업인 평양 ‘려명거리’의 연내 완공에 박차를 가하며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려명거리 조성자금으로) 내각의 행정기관별로 자금 조달 목표를 지정해 놓고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면 대대적인 인사 조치에 나서고 있다”며 “행정기관별로 돈을 채우려고 몰아치는 바람에 요즘 주민들 사이에서는 당국의 무리한 요구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민의 겸허히 받들어 국회와 긴밀 협력”

    “민의 겸허히 받들어 국회와 긴밀 협력”

    민생·경제가 국정 최우선 순위… 구조개혁 중단 없이 추진해야 20대 국회, 일하는 국회 기대… 남북문제 보수·진보 하나돼야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20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와 관련 18일 “앞으로 국민의 민의를 겸허히 받들어서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민생에 두고 사명감으로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마무리하도록 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국민의 민의가 무엇이었는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20대 국회가 민생과 경제에 매진하는 일하는 국회가 되길 기대하면서 정부도 새롭게 출범하는 국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침체와 북한의 도발 위협을 비롯한 대내외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럴 때일수록 경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개혁들이 중단되지 않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뤄져 나가길 바란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 국민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서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한다. 최근 국제신용평가기관들도 선거 때문에 구조개혁이 지연될 경우 우리나라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는 만큼 상황 극복을 위해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도발 위협 등 안보 이슈와 관련, “대북제재가 본격화하면서 최근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을 비롯해 여러 가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예상대로 북한은 이에 반발해 도발과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면서 “군은 북한이 언제 어디서 어떠한 형태로 도발을 해오더라도 단호하게 응징할 수 있는 군사 대비 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또한 “북한이 최근엔 5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도 포착되고 있다”고 전하고 “우리 내부 역시 안보와 남북문제에 있어서는 여야와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모두가 하나가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사설] 북, 핵 도발 중단하고 생존의 길로 나오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할 조짐이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에서 최근 차량과 인력·장비의 활동이 급증하고 있는 게 그런 징후라고 어제 정부가 확인했다. 북측은 지난 15일 실패했다고는 하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 ‘핵 도박’을 계속하려는 일련의 동향이다. 우리는 이런 무력시위가 김정은 체제를 지키려는 목적이라면 긴 눈으로 볼 때 과녁을 잘못 겨눈 자해 행위임을 지적해 둔다. 김정은 정권은 요즘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에 굴복하지 않고 갈 데까지 가보겠다는 기세다. 어떻게든 장거리미사일 발사 및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해 이를 토대로 미국과의 핵 군축 협상을 하려는 낌새다. 북한이 김일성 생일인 지난 15일 그간 한 번도 시험하지 않은 무수단 미사일을 쏘아 올린 게 그 일환이다. 사거리가 3000∼4000㎞에 이르는 이 중거리탄도미사일은 태평양의 괌 미군기지까지 도달할 수 있다. 특히 북측은 5차 핵실험 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될 소형화된 핵탄두 폭발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 정권의 이런 계산이 실제로 통할 리는 만무하다. 북측으로선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전제로 미국과의 핵 군축 및 평화협상을 벌일 지렛대로 삼겠다는 배짱일 게다. 리수용 북 외무상은 오는 22일 파리 기후변화 협약 서명식 참석차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한다. 이에 앞서 북한이 괌 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둔 IRBM을 쏘아 올린 것도 미국과의 거래를 염두에 둔 포석일 게다. 하지만 이는 ‘오발탄’일 뿐이다. 이번 무수단 미사일 시험이 실패해서가 아니다. 미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핵 포기 의사가 확인돼야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지 않는가. 결국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더욱 가혹한 국제 제재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북한 정권의 통치 금고가 마르고 북한 주민들의 민생고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북측이 다음달 7일 열릴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차원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려 한다면 이 또한 오산이다. 최근 탈북한 중국의 북한식당 종업원들도 “대북 제재로 북한 체제에는 희망이 없기 때문”이라고 탈북 동기를 토로하지 않았나. 안으론 탈북자가 늘고 밖으로는 전례 없이 촘촘한 대오를 갖춘 국제 제재에 직면하고 있는 지금 북한 정권은 발상의 전환이 긴요하다. 핵 보유에 대한 미련을 접어야 외려 김정은 정권의 활로가 열릴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는 뜻이다.
  • 도요타·혼다 현지 공장 올스톱… 日경제 타격

    외국인 관광객 여행 취소 잇따라 최대 정유업체 석유선적도 멈춰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강진으로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진에 대한 공포로 중국 관광객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으며 현지 공장들은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지난 16일 구마모토현에 대한 3단계 여행경보 중 1단계인 황색경보를 발령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구마모토를 방문할 계획이 있거나 이미 방문한 이들은 현지 상황을 주시하고 개인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며 지진 발생 지역 여행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중국 대형 여행사들도 다음달 16일까지 한 달간 일본 재난지역 여행을 보류토록 했다. 17일 홍콩 봉황망과 화서도시보 등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대형 여행사와 인터넷 여행사들은 관광객들에게 규슈 지역 여행에 신중을 기하도록 요청하고 구마모토현은 모객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 홍콩 여행사들은 구마모토가 포함된 규슈행 여행 상품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월드와이드 패키지 여행사는 오는 20일까지 예정된 규슈행 여행 상품 최소 5개를 취소했으며 약 150명에게 비용을 환불할 예정이다. 홍콩과 구마모토 간 직항을 주 2회 운영하는 홍콩에어라인은 이달 직항 이용 승객에게 목적지 변경을 허용하기로 했다. 구마모토현 등에 공장을 둔 일본 기업들은 잇따라 조업을 임시 중단했다. 일본 최대 자동차기업 도요타는 18일부터 일주일간 일본 내 자동차 공장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키로 했다. 도요타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구마모토 지진으로 부품 공급에 영향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요타는 공장 가동 재개는 이후 부품 공급 상황 등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도요타의 자회사인 도요타자동차규슈는 지난 14일부터 후쿠오카현에 있는 공장 세 곳의 가동을 멈췄으며, 도요타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 아이신세이키는 구마모토에 있는 공장 두 곳의 조업을 중단했다. 혼다는 구마모토현 오즈에 있는 오토바이 공장의 가동을 내주 초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가전기업 파나소닉의 구마모토 공장은 14일 지진으로 조업을 중단했다가 일부를 재개했으나 16일 강진이 덮친 뒤 다시 가동을 멈췄다. 나가사키현 이사하야에 있는 소니 반도체 공장은 16일 강진으로 야간 근무 중이던 종업원들을 긴급히 대피시키고 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했다. 미쓰비시전기도 구마모토현에 있는 반도체 공장 두 곳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일본 최대 정유업체 JX니폰오일앤드에너지(JXNOE)는 구마모토현 인근 오이타현에 있는 정유공장의 석유선적을 16일 오전부터 중단했다. 다만 원유 정제시설은 계속 가동 중이다. JXNOE 오이타 공장의 석유제품 선적 지연으로 인근 주유소로의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게 되자 일본 경제산업성은 정유업계 2위 이데미쓰코산 등 다른 업체에 협조를 요청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北, 합영회사로 中에 광물 수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중국과의 합영회사를 통해 중국에 광물 수출을 계속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은 “안보리 대북제재에 참여한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광물과 석탄 수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혜중광업합영회사’를 통한 북한의 대중국 광물 수출은 오히려 늘었다고 밝혔다”고 RFA는 전했다. 혜중광업합영회사는 북한 양강도 혜산청년광산이 49%, 중국 완샹자원유한공사가 51%의 지분을 투자해 2007년 설립한 합영회사로, 2011년 9월부터 구리 생산을 시작해 15년 동안 공동경영을 한다는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70일 전투’에 돌입하면서 혜산청년광산이 정광 생산량을 기존의 한 달 300t에서 400t으로 늘렸다”며 “혜산청년광산에서 생산된 구리 정광은 혜중광업합영회사를 통해 모두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들이 최근 집단으로 탈북한 데 대해 남측의 ‘납치’라고 거듭 주장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구본영 칼럼] 김무성·문재인·안철수…, 시대정신 뭔가

    [구본영 칼럼] 김무성·문재인·안철수…, 시대정신 뭔가

    “픽미, 픽미”, “더더더”, “로보트 태권브이”…. 출근길 전철역에서 귓전을 때리던 각 당의 로고송이 잦아들면서 4·13 총선이 막을 내렸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마음은 왠지 스산할 것 같다. 관객은 사라지고 쓰레기 더미만 남은 축제장을 보듯이. 사실 이번 총선처럼 정책 대결이 실종된 선거판도 드물었다. 근래 선거전마다 유행했던 ‘무상 시리즈’ 복지 공약 경쟁조차 이번에는 시들했다. 그러니 표밭의 국민들은 심드렁하고 정당과 출마자들만 악다구니를 쓰는 것처럼 비칠 만큼. 유권자들도 망국법이라고 할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어느 정당이 과반수를 차지한들 어차피 국회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음을 간파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각 당 지도부는 미래 비전을 내보이긴커녕 유권자들에게 사죄하느라 바빴다. 친박 대 비박, 그리고 친노와 비노 간 용렬하기 짝이 없는 공천 갈등과 패권 다툼이 원죄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유세장마다 후보들을 등에 업는 ‘어부바 퍼포먼스’를 했다. 하지만 ‘옥새 파동’ 이후 여권 표밭 분열이 켕기는 듯 “공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총선 후 사퇴하겠다”며 시종 머리를 숙여야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씨와 함께 5·18 묘역에서 무릎을 꿇었다. “지지를 거두면 정치에서 물러나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며 외려 호남 동정표를 바라는 듯이. 호남 표밭에 기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광주 광산을의 자당 권은희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을 총으로 저격하는 선거 포스터로 물의를 빚자 ‘대리’ 사과해야 했다. 특히 김 대표는 선거 기간 중 관훈토론에서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묻지도 않았는데도 반 총장을 거명해 “새누리당은 환영하지만, 민주적 절차에 따라 (대권 경선에) 도전해야 한다”고. 문, 안 전·현 대표도 야권의 대선 발판인 호남표를 놓고 선거전 내내 신경전을 폈다. 문 전 대표가 “구시대적, 분열적 정치인”이라고 국민의당과 안철수 심판론을 제기하면 안 대표가 “(문 전 대표가 통합 야당 오너였던) 19대 총선에서 왜 새누리당 과반을 만들었느냐”고 치받는 식이다. 이를 지켜본 국민은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묻고 싶을 정도였다. 그나마 경제 이슈로는 새누리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과 더민주 김종인 대표가 대리 논쟁이라도 했다. 한국적 양적완화론과 경제민주화의 실효성을 놓고. 한데 안보 이슈는 줄곧 뒷전으로 밀려났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고, 심지어 김정은 참관하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엔진의 지상 분출 실험까지 하는데도 대권 주자들은 표밭에 머리를 묻기만 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북풍이 불지 않은 건 다행이라고 해야겠다. 그러나 남의 나라 미국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한·일 안보 무임승차론과 핵무장 용인론으로 대선 레이스를 달군 데 비춰 보면 기이한 현상이다. 선거전에서 네거티브나 선심 공세에 흔들린 개별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을 게다. 하지만 총합으로서 국민의 선택은 이번에도 현명했다고 봐야 한다. 다만 대권 주자들에 대한 판단만은 유보할 수밖에 없었을 터다. 표 구걸식 선거전을 펴느라 검증 무대에 설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 마침 대한민국은 경제와 안보에서 동시에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았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이 예고한 4차 산업혁명은 성장과 분배의 융합이란 고난도의 과제를 던진다. 북한 외화벌이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은 ‘김씨 조선’의 불길한 운명을 암시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통일 방정식을 요구한다. 애초에 국민의 간절한 바람도 상대 당이나 대권 라이벌에 대한 ‘디스’가 아니라 집권 청사진을 스스로 펼쳐 보이라는 것이었을 듯싶다. 까닭에 김 대표든, 문, 안 전·현 대표든 뉴욕양키스의 레전드 요기 베라의 말을 기억해야 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한. 이는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을지 모를 반기문·박원순·손학규 등 잠룡들도 마찬가지다. 언감생심 대권을 꿈꾼다면 총선 성적표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함께 이제부터 국민이 바라는 시대정신에 제대로 응답하란 뜻이다.
  • [씨줄날줄] 류경(柳京)의 봄/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류경(柳京)의 봄/구본영 논설고문

    북한 정권이 ‘혁명의 수도’로 부르는 평양. 고구려의 옛 도읍이었음은 누구나 알지만 수많은 별칭도 있다. 그중 하나가 ‘류경’(柳京)이다. 버들이 우거진 수도란 뜻으로, 평양은 예로부터 봄이면 버들가지가 늘어지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유화(柳花) 부인이 고구려 건국 시조 고주몽의 어머니인 게 우연은 아닌 듯싶다. 요즘 ‘류경’이 국내외적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중국 저장성에서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이 한국으로 집단탈출하면서다. 더욱이 이들은 평양의 류경호텔에 소속된 당과 행정기관의 간부 자녀들이라고 한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어제 “탈북한 13명은 부과된 당 자금 마련은 물론 류경호텔 건설 완공에 필요한 자재 확보를 위한 외화 벌이에 투입돼 해외에서 근무해 왔다”고 보도했다. 특히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 “평양 시민들 사이에서 호텔 당비서와 지배인, 대외봉사총국 국장 등 책임 간부들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류경호텔은 1987년 착공한 105층짜리 건물로 돈이 모자라 아직도 미완공 상태로 영업 중이다. 생전의 김정일이 사회주의 위업 과시용으로 가동하려 했던 류경호텔에서 북한 체제의 균열이 시작됐다면 아이러니다. 북한의 3대 세습체제가 최근 부쩍 흔들리는 모습이다. 2011년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감소했던 북한 보통 주민들의 탈북도 다시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입국한 탈북민 수는 모두 34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1명)보다 17.5% 증가했다. 더 심각한 건 근년 들어 북한 체제를 떠받치는 핵심 계층의 동요다. 국가안전보위부·보위사령부와 함께 세습체제의 친위대 격인 북한군 정찰총국 소속 대좌의 지난해 귀순이 그 방증이다. 심지어 김정은식 공포정치에 겁먹은 간부들이 승진을 고사하고 칭병하는 사례도 빈발한단다. 류경식당 종업원들의 탈북도 핵·미사일 도발로 국제 제재를 받아 쪼들린 북 지도부가 달러 상납을 채근하면서 촉발된 게 아닌가. 문득 버드나무가 우거진 평양 거리에 ‘프라하의 봄’이 오버랩된다. 1968년 동구 사회주의권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난 민주자유화운동은 구소련군의 개입으로 진압됐다. 그러나 시간이 문제일 뿐 자유와 인권의 신장은 인류 문명사의 큰 흐름으로 영원히 역류할 순 없는 법이다. 체코가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다른 비셰그라드 국가들과 함께 모범적으로 체제 전환에 성공한 사실을 보라. 김정은 정권에도 다른 선택지가 있을 리 만무하다. 스스로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내려놓고 주민을 살리는 길을 택하는 일 이외엔 말이다. 버드나무는 세찬 바람에 흔들리긴 해도 쉽게 부러지거나 뽑히지 않는다고 한다. 북한 수뇌부가 체제 붕괴를 원치 않는다면 류경의 버들처럼 생각을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탈북 北종업원 동료들 中에…한국행 희망

    北 “공화국에 대한 중대도발” 비난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다 탈출해 지난 7일 한국에 입국한 종업원 13명과 같은 식당에서 근무하던 종업원들이 중국 현지에서 우리 정부의 보호 아래 한국행을 희망하는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입국한 13명이 근무했던 중국 내 북한식당(류경식당)에는 5~7명의 북한 종업원이 더 있었다”며 “이들은 중국 현지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 남은 종업원들이 현지에서 피신한 것으로 볼 때 북한으로의 강제 송환은 일단 피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같이 근무하던 13명의 국내 입국이 알려져 (한국행을 원해도) 들어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중국에 남아 있는 종업원 가운데 한국행을 희망하는 북한 종업원을 보호하면서 국내 입국 기회를 타진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도 탈북민 문제와 관련해 “관련국들과의 협의, 협조에 현재까지 전혀 문제가 없다”며 “탈북민이 한국행을 희망할 경우 인도주의 원칙하에서 한국으로 올 수 있도록 관련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북 전문매체인 데일리NK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에 입국한 종업원들은 노동당 경공업부 산하 대외봉사총국 ‘류경호텔’ 소속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들이 노동당과 행정기관 간부의 자녀들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평양의 소식통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탈북한 13명은 대외봉사총국 산하 105층 류경호텔에 소속된 당과 행정기관의 간부 자녀들”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한동안 벌이가 잘됐지만 이번 유엔 대북 제재 후 급격한 위기를 겪게 됐다”면서 “평양 시민들 속에서는 류경호텔 당비서와 지배인, 대외봉사총국 국장 등 여러 명의 책임간부가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소문이 벌써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탈출로 대외봉사총국과 평양 류경호텔 책임간부들은 물론 국가보위부 역시 절망에 빠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이 담화를 내고 이번 집단 탈북에 대해 “전대미문의 납치행위”이자 “공화국에 대한 중대도발”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적십자회 대변인은 또 “어떻게 해당 나라의 묵인하에 그들을 남조선까지 끌고 갔는가를 장악하고 있다”며 중국까지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의 집단 귀순은 순전히 그들의 자유의사에 따른 것으로 북한의 억지 주장은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집단탈출 北종업원 동료들 중국에…일부 한국행 희망”

    “집단탈출 北종업원 동료들 중국에…일부 한국행 희망”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다 탈출해 지난 7일 한국에 입국한 종업원 13명과 같은 식당에서 근무하던 일부 북한 종업원들이 중국 현지에서 우리 정부의 보호 아래 한국행을 희망하는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국내 입국한 13명이 근무했던 중국 내 북한식당(류경식당)에는 5~7명의 북한 종업원이 더 있었다”며 “이들은 중국 현지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 남은 류경식당 종업원들이 현지에서 피신한 것으로 볼 때 북한으로의 강제 송환은 일단 피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같이 근무하던 종업원 13명의 국내 입국이 알려졌기 때문에 (한국행을 원해도) 들어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중국에 남아 있는 종업원 가운데 한국행을 희망하는 북한 종업원을 보호하면서 국내 입국 기회를 타진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도 종업원들의 집단탈출 등 탈북민 문제와 관련해 “관련국들과의 협의, 협조에 현재까지 전혀 문제가 없다”며 “탈북민이 한국행을 희망할 경우 인도주의 원칙하에서 한국으로 올 수 있도록 관련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북 전문매체인 ‘데일리NK’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에 입국한 종업원들은 노동당 경공업부 산하 대외봉사총국 ‘류경호텔’ 소속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들이 노동당과 행정기관 간부의 자녀들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평양의 소식통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탈북을 감행한 13명은 대외봉사총국 산하 105층 류경호텔에 소속된 당과 행정기관의 간부 자녀들”이라며 “부과된 당 자금 마련은 물론 유경호텔 건설 완공에 필요한 자재 확보를 위한 외화벌이에 투입되어 수년간 해외에서 근무해 왔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 당국자도 “이번에 넘어온 종업원들은 북한에서도 중산층”이라고 확인해준 바 있다. 소식통은 “한동안 벌이가 잘되었지만 이번 유엔 대북 제재가 있은 후 급격한 위기를 겪게 됐다”면서 “평양 시민들 속에서는 류경호텔 당비서와 지배인, 대외봉사총국 국장 등 여러 명의 책임간부가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소문이 벌써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탈출로 대외봉사총국과 평양 유경호텔 책임간부들은 물론 국가보위부 역시 절망에 빠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미 친북매체인 ‘민족통신’은 이날 평양발 기사에서 이번 집단탈출 사건이 “국가정보원이 총선에 영향을 주기 위해 이 같은 거짓 사건을 총선 바로 앞에 터트리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조소하는 불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정찰총국 대좌도 귀순, 북 체제 이완 주목한다

    대남 공작 업무를 담당하는 북한군 정찰총국 출신 대좌가 지난해 탈북해 한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어제 뒤늦게 확인됐다. 그의 귀순이 관심을 끄는 것은 비단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한 직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속한 정찰총국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에게 직보하는 북한의 핵심 권력기관이란 사실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물론 그와 북한 내에 고위급 가족을 둔 식당 종업원들의 잇단 탈북 사태를 북한 체제 붕괴의 전주곡으로 해석하는 건 성급한 일이다. 다만 이런 ‘탈북 도미노’가 북 세습체제의 이완 조짐이라면 분단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책임은 우리의 몫임을 엄중히 인식할 때다. 최근 일련의 탈북 사태가 심상찮아 보이는 까닭이 뭐겠나. 과거 북한 주민들의 생활고를 가리키는 ‘고난의 행군기’에 시작된 탈북 러시와는 양상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당시 탈북 대열엔 함경도나 양강도·자강도 등 배고픈 변방 주민들이 대종이었다. 반면 이번에 귀순 사실이 알려진 대좌는 인민군 출신 탈북자 중 최고위급이다. 계급은 우리의 대령급이지만, 현 노동당 대남 비서인 김영철이 이끌던 정찰총국 소속으로 북한 핵심 계층의 일원이다. 지난해 5월 아프리카 주재 북 외교관 및 이번 식당 종업원 탈북 사태와 한 묶음으로 보면 세습체제를 떠받치던 북한 정권 상층부의 동요 징후로 봐도 무리가 없을 듯싶다. 우리는 이처럼 핵심 계층이 하나둘씩 북한을 떠나는 현상을 각별히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북한 체제의 붕괴가 임박했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그보다는 북한 정권이 체제 유지를 위해 인위적 긴장 조성용으로 위험한 도박을 선택할 개연성에 유의하라는 뜻이다. 무엇보다 북측이 5차 핵실험이나 대남 테러를 자행할 개연성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김정은 정권이 내부를 다잡기 위해 공포정치를 다시 시도할 가능성도 걱정스럽다. 북한은 다음달로 예정된 노동당 제7차 대회를 앞두고 연일 주민들에게 “수령 결사 옹위”를 독려 중이다. 그러나 북한은 핵 개발로 강력한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지금 주민들을 옥죄거나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는 것은 외려 정권의 수명을 단축하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도 과도한 대응으로 선거전에서 괜한 북풍 오해를 자초해선 곤란하다. 탈북자들은 통일 한국에 ‘먼저 온 손님들’로 봐야 한다. 북한발 위기 관리에 내실 있게 임하면서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조용히’ 지원할 때 통일은 소리 없이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다.
  • [사설] 北 집단탈출 보고도 核 개발 미망 못 벗나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의 지상분출시험 장면을 그제 공개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미사일발사장에서 진행된 분출시험을 직접 시찰한 뒤 “적대 세력들에게 또 다른 형태의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확고한 담보를 마련했다”며 신형 ICBM에 보다 위력적인 핵탄두를 장착해 미국 본토 등을 타격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의 엄혹한 제재 국면에서도 핵과 미사일 개발의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김정은의 아둔함이 안타깝다. 집단탈출 등 심각한 내부 동요조차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의 한국행은 김정은 정권으로선 실로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할 만하다. 과거에도 1987년 김만철씨 일가족 탈북 등 집단탈출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변경의 주민들이 가족들을 데리고 탈북한 것이지 이번처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13명이 ‘한 배’를 탄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잘 알려져 있듯이 해외 북한 식당 종업원들은 부모가 대부분 출신 성분이 좋은 평양 주민들이고, 그들 역시 북한 내에서 김정은의 처 리설주의 모교인 금성학원 등 예능 명문학교를 졸업한 재원들이다. 자긍심 또한 대단하다고 한다. 관계 당국의 심층조사가 필요하겠지만 기득권층, 또는 체제수호 세력의 일원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 그들이 북한 체제에 등을 돌리고 집단탈출한 것이다. 해외 북한 식당 종업원들은 공동 숙식, 합동 출퇴근 등 엄격한 통제를 받으며 근무한다는 점에서 이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한국행을 결심한 것은 그만큼 대북 제재 이후 사정이 절박했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해외 북한 식당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경영난에 봉착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외화 상납 요구는 가중되고, 충족되지 않으면 문책받을 게 불 보듯 뻔하니 좌불안석 아니었겠나. 대북 제재 이후 김정은 정권은 ‘제2의 고난의 행군’ ‘군자리 정신’ 등을 강조하면서 주민들의 인내를 종용해 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북한 주민의 식량 배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정도 줄었다. 주민들의 삶은 피폐해지는데 핵과 미사일 개발에는 아낌없이 돈을 쏟아붓고 있으니 과연 나라 운영을 책임진 집권자의 양심을 갖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김정은의 ‘핵공격 수단 다종화·다양화’ 지침에 따라 핵탄두 기폭장치, 대기권 재진입체 등을 공개하는 등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는 데 혈안이 돼 있지 않은가. 해외에서 운영 중인 북한 식당은 12개국에 130여개가 있다. 여기서 근무하는 종업원을 포함해 전 세계에는 5만명 이상의 북한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핵·미사일 개발에 쓰이는 외화 벌이에 나서고 있다. 이들도 눈과 귀가 있다. 엄격한 통제 속에서도 한국 TV드라마를 보고 남북의 현격한 국력차와 북한의 폐쇄성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확인됐다. 김정은 정권이 핵·미사일 개발의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집단탈출이 도미노처럼 이어지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핵을 포기하는 것만이 살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장부 가져와… 韓손님 줄어…” 식당 한쪽선 외화 상납 추정 대화

    “장부 가져와… 韓손님 줄어…” 식당 한쪽선 외화 상납 추정 대화

    “13명이나 탈출요?” 종업원 술렁… 휴일에도 손님 없어 파리만 날려 “중국 내 조선(북한) 식당에서 종업원들이 탈출했다는 소식 들었나요?”(기자) “종업원 ‘둘’이 탈출했다고요?”(종업원) “둘이 아니라 열세 명요.”(기자) “네? 열세 명이나요? 금시초문입니다.”(종업원) 10일 점심 때 찾아간 중국 베이징의 북한 식당 ‘평양대성산관’은 정상 영업을 했다. 그러나 넓은 홀에서 점심 식사를 한 손님은 기자 일행이 유일했다. 이 식당은 평양냉면으로 유명해 그동안 휴일에도 가족 단위 외식객이 많았지만 유엔 대북 제재 개시 이후엔 파리를 날리고 있다. 점심값을 지불한 뒤 가게 문 앞까지 배웅해 주는 앳된 여종업원에게 참았던 질문인 종업원 탈출 얘기를 건넸다. “금시초문”이라고 말하는 종업원의 얼굴은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게 아니라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을 때 짓는 딱 그런 표정이었다. 눈빛에는 불안감도 엿보였다. 점심을 먹는 동안 한 남성이 들어와 기자 일행을 힐끗 보더니 가장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 앉았다. 식당 관리인으로 보이는 중년 여성이 서둘러 그와 마주 앉았다. 이 여성이 평양 사투리로 “장부 가져오라”고 하니 종업원이 서류철을 들고 갔다. 두 사람의 대화에는 ‘조국’이라는 단어가 계속 나왔다. 멀리 떨어져 있어 대화 내용을 정확히 들을 수는 없었으나 돈 문제가 대화의 주제임은 금방 알 수 있었다. “시간이 없다. 나도 더 기다릴 수가 없다”고 말하는 남성은 보고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 같았고 “1주일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중년 여성은 보고자처럼 보였다. ‘월세’ ‘하루 4000위안’ ‘옆방 수리 후 재임대’ 등의 말도 들렸다. 외화 상납과 관련된 말로 들렸다. “한국인이 너무 줄고 있다”는 말은 또렷하게 들렸다. 실제로 베이징에 있는 북한 식당들은 요즘 고객의 80%를 차지하던 한국 손님이 뚝 끊겨 집단 폐업 직전의 위기 상황이다. 가격이 한국 식당보다 50% 이상 비싸도 북한 음식이라는 특수성과 미모 여종업원들의 공연 때문에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핵실험 이후부터는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인 대신 중국 고객을 잡기 위해 중국 요리 비중을 늘리면 북한 식당 특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중국화’도 어렵다. 한편,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한 곳으로 지목되는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의 류경식당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중국인 관계자들은 언론에 “북한인이 모두 도망쳐 영업을 할 수 없다”면서 “언제 재개할지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류경식당은 지난해 카페거리인 난탕라오제 2기에 들어선 호화 식당이었으나 영업 실적은 극히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종업원들이 집단 탈출한 것은 지난 4일이나 5일쯤으로 추정된다. 식당 종업원들이 집단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취업비자를 받고 들어와 여행이 자유로운 데다 이들의 여권을 관리하던 책임자도 함께 탈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한 대북 소식통은 “이들은 탈북자가 아니라 여행이 자유로운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탈출로 북·중 관계는 한층 험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사건이 한·중 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의 묵인 아래 탈출이 이뤄졌다는 얘기가 계속 나올수록 중국 정부는 곤란한 상황에 빠진다”면서 “한국 정부의 이례적이고 신속한 탈북 사실 공개에 중국 정부도 놀란 것 같다”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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