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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석학들 과학 혁신·지속가능성 찾다

    세계 석학들 과학 혁신·지속가능성 찾다

    노벨상 수상자와 미국·독일·프랑스 등 주요 국가 과학한림원 대표 등 세계적 석학들이 서울에 모였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과학한림원 서울포럼’(IASSF)을 개최하고 과학의 혁신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세계과학한림원 포럼은 과학기술계의 다보스포럼을 지향하는 선진국 과학한림원 간의 네트워크다. 행사는 2일까지 계속된다. 포럼에서는 역대 노벨 물리·화학·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이 기조강연자로 나서 최근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과학기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루이스 이그내로 미국 UCLA 교수는 “생리의학 분야에서 산화질소의 기능을 규명해 지금까지 없었던 심혈관 질환의 진단·예방·치료를 위한 약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화질소(NO)가 혈관 확장과 혈액 흐름에 관여해 심혈관질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이그내로 교수는 현재 건국대 석학교수로 국내 연구진과 함께 뇌혈관 계통의 새로운 치료약을 개발하고 있다.  포럼에는 이 밖에도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다니엘 셰흐트만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 교수와 1973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이바르 예베르 미국 렌슬러공대 명예교수,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을 지낸 매츠 존슨 스웨덴 고센버그대 교수, 한림원 종신회원인 김성호 미국 UC버클리 교수가 기조강연자로 나섰다. 정길생 과기한림원장은 “국제적 과학기술행사는 많지만 각국 한림원 대표와 세계적인 석학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는 처음”이라면서 “자원과 식량 부족, 기후변화 등을 토론하는 미래 지향적인 과학기술 포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범죄신고 112·경찰민원 182

    경찰청은 다음 달 2일부터 경찰 관련 민원을 365일 24시간 처리하는 ‘182콜센터’를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182콜센터는 기존 경찰 민원전담센터(1566-0112)와 실종신고 전화 182를 통합한 것이다. 경찰 민원에 대한 소관 부서의 명칭, 위치, 소관 업무 또는 전화번호 등을 알려주는 안내 기능과 민원전화를 소관 부서에 연결하거나 상담 내용을 소관 부서로 이관하는 중계 기능을 담당한다.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본인이 교통 범칙금이나 과태료를 냈는지 무인 단속 관련 내용, 벌점이 얼마인지 등도 알려 준다. 단 이는 민원인 본인만 확인할 수 있다. 또 즉결심판이나 경범죄 범칙 금액, 납부 기일, 수사 사건 담당자 및 송치 여부 등의 정보도 민원콜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기준 경찰 민원전화는 347만건으로 정부 민원콜센터(176만건)의 2배에 가까웠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건과 민원이 동시에 밀려 112통화까지 지체 현상을 빚었지만 182 콜센터 개소로 112의 통화대기 현상도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불황 탄 ‘기부보험’

    불황 탄 ‘기부보험’

    지난 8월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인이 된 윤모(26·여)씨는 구직활동에 도움을 줬던 교수와 학교 측에 보답하는 뜻으로 기부보험에 가입했다. 한 달 보험료가 2만원이라 부담이 적은 기부전용 상품(통합 유니버설종신보험)을 골라, 만기 수익금 1300만원을 전액 모교에 기부하기로 했다. 같은 학교 졸업생인 남자 친구 역시 매달 1만원씩 20년 납입해 총 600만원을 학교에 기부할 예정이다. 큰돈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일에 가치 있게 돈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경기도에 사는 직장인 김모(32)씨는 최근 사망보험에 가입하면서 ‘자장면 기부천사’ 고(故) 김우수씨를 떠올려 보험금의 10%를 사후 기부금으로 쓰기로 했다. 김씨가 사망하면 보험금 5000만원 가운데 4500만원은 유족에게, 나머지 500만원은 복지단체에 돌아간다.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윤씨와 김씨처럼 보험에 기부를 접목시킨 이른바 ‘기부보험’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기부보험 가입 건수도 급격히 줄고 있다. 기부보험은 만기 시 수익금을 기부하는 형태로 특정 상품에 가입하는 것 외에도 사회복지단체나 의료·종교단체, 학교 등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하고 보험료를 납부하다 사망, 상해 등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해당 단체에 돌리는 형태로 운용된다. 24일 서울신문이 국내 24곳 생명보험사의 최근 3년간 기부보험 가입 현황을 파악한 결과 가입 건수는 2009년 총 8296건에서 2010년 1만 3041건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5930건으로 55%나 감소했다. 1년 새 ‘반 토막’ 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및 실업률 증가, 하우스푸어 확산 등 경기 침체 여파로 매달 돈을 내야 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개인이 늘면서 보험가입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험업계나 금융당국의 외면도 가입 감소세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금융감독원은 가입자가 보험료 일부를 떼고 보험사도 같은 금액을 내놔 매칭 형태로 기부하는 ‘1+1 기부제도’를 5월에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흐지부지된 지 오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감원이 업계 사정을 생각지 않고 강압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면서 “사회공헌활동을 대규모로 하고 있는 터라 이중으로 부담이 돼 다들 포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보험사들이 당초 취지와 달리 가입자가 보험료 외에 기부금을 별도로 내도록 바꾸거나 수익자를 공인된 기관만 지정할 수 있게 하고 관련 특약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것도 (기부보험) 실적이 떨어지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아름다운재단이 지난 6~7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기부 참여율은 2011년 57.5%로 2009년 55.7%보다 증가했다. 장(場)만 잘 만들어 놓으면 더 많은 기부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매칭기부제뿐 아니라 기부보험 자체에 무관심한 보험사들의 태도도 문제다. IBK연금보험이 국방부 전용으로 수입보험료의 0.5%를 장학재단에 기부하는 ‘군인연금’ 상품을 연말쯤 출시할 예정이지만 다른 보험사들은 새 상품 출시 계획이 거의 없다. 24개 생보사 중 기부보험 상품이 있는 곳도 6곳에 불과하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양재혁 “경찰이 재산관리사 찾게 하려 고의 잠적”

    양재혁 “경찰이 재산관리사 찾게 하려 고의 잠적”

    가족들에 의해 실종 신고된 양재혁(58) 전 삼부파이낸스 회장이 고의로 잠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 전 회장은 13년 전 유사수신행위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장본인이다. 가족들은 양씨가 지난 7월 13일 삼부파이낸스의 남은 자산 2200여억원을 관리하는 C사의 하모(63) 대표를 만나러 속초로 간다며 거주지인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며 지난 8월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부산연제경찰서는 실종 3개월여만인 22일 오후 5시 25분쯤 부산 남구 대연동의 한 커피숍에서 양 전 회장을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커피숍 직원의 신고로 붙잡힌 양 전 회장은 경찰에서 납치·감금된 것이 아니었다고 진술해 고의로 잠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적 이유에 대해 그는 “평소 동생과 아들에게 하모씨를 만나러 가서 연락이 두절되면 경찰에 신고하라고 말했다.”며 “실종신고를 하게 되면 경찰이 잠적한 하모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그의 행방을 찾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신과 함께 정산법인 대표로 있던 하씨는 법인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4월 수배된 상태다. 양 전 회장은 고의잠적과 부산 북부경찰서에 접수된 고소사건 등에 대해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경찰은 그러나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낸 뒤에도 경찰에 연락을 취하지 않고 일부러 잠적한 부분은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경범죄 처벌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경찰 안팎에서는 “경찰은 실종신고 진위부터 다시 밝히고, 고의잠적에 대한 공권력 낭비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평소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알고보니 모텔서…

    평소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알고보니 모텔서…

    평소 좋은 남편, 좋은 아빠였다던 남자가 실종됐다가 발견됐다. 남자가 발견된 곳은 의외(?)로 모텔이었다.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낸 사실도 몰랐던 남자는 4명의 성매매여성과 이틀간 모텔에 틀어박혀 향연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은 아르헨티나 지방 살타에서 최근 발생했다. 3명 자식을 둔 평범한 가장 에르난 알미론은 공기업에 근무하는 성실한 남자였다. 그랬던 그가 갑자기 연락이 끊기자 가족들은 발을 굴렀다. 가장 먼저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남자의 아버지였다. 그는 “아들이 연락도 없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현금 5000페소(약 120만원 정도)를 갖고 나갔다.”면서 실종신고를 냈다. 이어 부인도 “남편을 찾아달라.”고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납치를 의심한 경찰은 대대적인 수색작전에 나섰다. 급기야 소방대, 아르헨티나 국토방위대까지 작전에 동원됐지만 남자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남자가 돌연 사라진 지 이틀째 되는 날 평소 그와 절친했던 한 친구는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수화기에선 실종된 친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텔에 있는데 자동차에 기름이 없다. 돈도 다 떨어졌다. 도와달라.”는 남자의 말을 듣고 친구는 경찰, 남자의 가족에게 연락한 뒤 쏜살같이 모텔로 달려갔다. 모텔에 도착한 남자의 친구는 감짝 놀랐다. 남자는 4명의 성매매 여성과 한 방에서 뒹굴고 있었다. 방에는 빈 술병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남자는 “여자들과 지내며 마시느라 돈을 다 써버렸다. 돌아가려는데 차에 기름이 없어 불렀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뒤늦게 도착한 경찰은 남자를 귀가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들은 남자를 최고의 남편, 최고의 아버지라고 했지만 알고보니 주색에 푹 빠진 인물이었다.”면서 “밤을 좋아하며 여러 명 여자와 함께 보내길 즐긴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인포바에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시대 앞서간 ‘박제가 된 천재’들… 제대로 평가 받을 길 열리나

    시대 앞서간 ‘박제가 된 천재’들… 제대로 평가 받을 길 열리나

    오늘날 우리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한 사람의 힘이 세상을 바꾼 사례는 흔치 않고, 이 때문에 천재는 쉽게 사라진다. 실패한 천재라면 더욱 그렇다. 학자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노벨상 수상자들도 먼저 연구를 시작한 사람의 아이디어를 이어받아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거나 검증한 덕분에 영광을 얻게 된다. 지난 17일 미국에서 잊혀진 천재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시대가 열리고 있지만 그의 이름은 어느 곳에도 없다. 반면 영국에서는 여자라는 이유로 잊혀진 천재들을 기억하기 위한 운동이 시작됐다. 잇따른 두 개의 사건은 우리에게 역사가 승자의 시각에서 쓰여진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동시에 한번 내려진 평가가 언젠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고졸 ‘발명영웅’ 美 재조명 한창 토머스 에디슨이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발명과 사업에서 모두 성공한 그가 혁신과 실용을 중시하는 미국의 정신에 걸맞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17일 미시간에서 전립선암 때문에 89세를 일기로 숨진 스탠퍼드 오브신스키도 그 길을 걸었다. 고졸인 그는 독학으로 1947년 고속 자동선반을 개발했고, 1952년에는 방위산업체인 허프의 연구디렉터가 됐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바꿨다. 1950년대 후반 오브신스키는 ‘비정질 불균질’ 물질인 실리콘이 반도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1951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트랜지스터 개발에 성공했지만 반도체가 본격적으로 쓰이게 된 것은 오브신스키의 발견 이후였다. 하지만 고졸인 그의 공헌은 철저히 무시됐다. 1960년 두 번째 아내인 이리스를 만나면서 오브신스키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에너지 컨버전 랩’이라는 회사를 세워 발명품을 상품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초로 태양전지를 만들었고, 지금도 사용되는 ‘태양열 계산기’도 출시했다. 400개가 넘는 특허를 가졌던 오브신스키의 가장 큰 업적은 ‘니켈-메탈 배터리’다. 현재 전 세계에서 출시되는 모든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다. LA타임스는 “그는 50년 전에 석유산업의 종말을 예견했다.”면서 “수소연료전지를 만들었고, 자동차 내연기관까지 완성하면서 하이브리드의 역사를 혼자서 썼다.”고 추앙했다. 세상도 그를 인정하는 듯했다. 시사주간 타임은 그를 ‘지구의 영웅’으로 칭했고, 이코노미스트는 ‘우리 시대의 에디슨’이라고 지칭했다. 7개 대학이 명예박사 학위를 줬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수상소감에서 오브신스키에 존경을 표했다. 오브신스키는 “진정한 발명가는 돈이 아닌 아이디어와 창조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런 오브신스키의 몰락은 엉뚱한 곳에서 시작됐다. 그의 니켈-메탈 배터리는 1996년 GM이 출시한 전기차 EV1에 탑재됐다. 오브신스키의 배터리는 4시간 충전에 최대 시속 130㎞의 속도로 100㎞ 이상을 달릴 수 있었고, 곧 300㎞까지 거리가 늘어났다. 톰 행크스, 멜 깁슨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EV1의 첫 구매자였다. 하지만 GM은 돌연 EV1을 모두 수거해 애리조나의 사막에 폐기처분했다. GM은 오브신스키의 회사들을 적대적으로 합병했고, 이 회사들은 화학회사와 석유회사로 팔려나갔다. 2006년 다큐멘터리 감독 크리스 페인은 ‘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나’라는 영화에서 오브신스키의 몰락 뒤에 석유회사와 자동차회사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음모론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전기차 시대가 열리고 있다. 헬무트 프리츠슈 시카고대 교수는 “그는 교수 생활 40년간 만나본 수많은 이들 중 유일한 천재였다.”고 그를 회고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男에 가린 女과학자들 발굴 열기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1815년 영국 낭만파 시인 바이런의 딸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수학에 비상한 재능을 보였지만, 19세에 러브레이스 백작과 결혼하면서 평범한 귀족부인으로 살아야 할 운명이 됐다. 우울증까지 생긴 에이다는 어느 날 찰스 베비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발명품 소개회에 참석하면서 삶의 의미를 되찾았다. 당시 베비지는 로그와 삼각함수를 계산할 수 있는 계산기인 ‘차분기관’을 완성한 상태였고, 모든 종류의 계산을 할 수 있는 기계식 자동계산기 ‘해석기관’을 설계 중이었다. 에이다는 베비지의 해석기관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같은 공식을 반복하는 ‘루프’, 사용한 공식을 다시 사용하는 ‘서브루틴’, 구문을 뛰어넘어 실행하는 ‘점프’, 조건식이 달린 구문인 ‘IF’ 등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에이다는 36세인 1852년 세상을 떴고, 그후 100년간 까맣게 잊혀졌다. 1975년 미 국방부는 서로 난립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들을 통합하기 위한 작업을 완료한 뒤 이 언어를 ‘에이다’라고 명명했다. 에이다를 ‘최초의 프로그래머’로 인정한 것이다. 지난 19일은 에이다를 기념하는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날’이었다. 엘리노어 맥과이어 런던대 교수와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편집 마라톤’을 계획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을 보태는 위키피디아의 특성을 살려 ‘역사의 그림자 속에 숨은 여성과학자에 대해 각자의 지식을 모으는’ 마라톤이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과학은 여성을 냉대했다. 원자폭탄을 만들어낸 맨해튼 프로젝트에는 수많은 여성과학자들이 동원돼 ‘인간계산기’로 사용됐지만 역사는 그들의 존재를 기록하지 않았다. 또 1892년 레드클리프 칼리지를 졸업한 천재소녀 헨리에타 스윈 리비트는 빛이 변하는 변광성의 주기를 발견, 빅뱅이론의 토대를 제공했지만 공적은 하버드천문대장이었던 에드워드 피커링에게 돌아갔다. 위키피디아의 과학자 서술에서도 남녀차별이 존재한다. 여성에게 까다롭기로 유명한 ‘왕립학회’의 문턱을 넘은 여성과학자들조차 위키피디아에서 외면받고 있다. 최초의 흑인 신경외과의인 알렉사 캐나다는 고작 5줄로 위키피디아에 기록돼 있고, 단백질결정학의 선구자 루이스 나피에르 존슨 옥스퍼드대 교수는 지난달 사망소식이 보태져 고작 8줄 뿐이다. 존슨 교수의 남편인 노벨상 수상자 아브두스 살람 교수는 200줄이 넘는다. 왕립학회 종신회원인 우타 프리스 박사는 “에이다조차도 베비지와의 공동연구가 서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편집 마라톤’은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19일 이후 수백명 여성 과학자들의 위키피디아 서술이 크게 늘거나 새로운 여성과학자들의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영국 책임자인 샘 하르켈은 “일반인이 아닌 여성과학자들조차 마리 퀴리 이외의 여성과학자의 이름을 잘 대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그들의 업적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판 드레퓌스’… 사법부, 판단오류 20년만에 인정

    ‘한국판 드레퓌스’… 사법부, 판단오류 20년만에 인정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리며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이 사건 발생 21년 만에 사법부로부터 재심을 받는다. 드레퓌스 사건은 1894년 프랑스 육군 대위 드레퓌스가 반역죄로 종신 유배형을 받았다가 10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로 석방된 사건이다. 사법부의 이번 재심 결정은 군사정부 시절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행된 민주화 운동 탄압에 종지부를 찍고 인권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최근 사법부는 민간인 불법 사찰 연루자 전원에 대해 실형을 선고함으로써 더이상 인권을 유린하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강씨의 유무죄 여부는 재심을 맡은 서울 고등법원의 심리 결과에 따라 가려질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인 강씨의 유서 대필 여부 자체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했다.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노태우 정권의 집권 후반기로 ‘수서지구 특혜분양’ ‘국회의원 뇌물 외유’ 등 각종 권력형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재야, 운동권의 시위와 분신이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그해 4월 29일 명지대 1학년생 강경대씨가 시위 도중 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숨진 것을 시작으로 대학생들이 잇따라 분신하면서 노태우 정권은 위기 돌파를 위한 국면 전환용 카드가 필요했다. 이에 노태우 정권은 강씨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그해 5월 8일 당시 민주화 운동의 중추 세력이던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가 서강대 본관 옥상에서 유서를 남기고 몸에 불을 붙인 뒤 투신해 숨지자 검찰은 “김씨의 유서와 가족이 제출한 김씨의 필적이 다르다.”며 김씨의 유서를 대신 쓴 인물로 강기훈 당시 전민련 총무부장을 지목했다. 결국 검찰은 김씨 유서를 대필해 자살을 방조하고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강씨를 구속했다. 정권의 공작은 성공적이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사회단체 등 진보진영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졌고 민주화 운동도 그 세력이 약해져 갔다. 하지만 진실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빛을 보게 된다.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강씨가 김씨의 유서를 대신 쓰지 않았다.”며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에 강씨는 2008년 1월 31일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2009년 9월 16일 서울고법 형사10부는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검찰이 재심 개시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즉시 항고하면서 대법원 심리는 이번 재심 개시 결정이 나오기까지 3년 1개월이나 걸리면서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대법원이 다음 주초로 예정된 대법원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의 공세를 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사설] 아쉬움 남긴 서남표 총장의 개혁실험

    서남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이 내년 3월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임기를 1년 반 가까이 남겨놓은 상태에서 구설 속에 물러나는 만큼 사실상 ‘불명예 퇴장’인 셈이다. 서 총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까지 숱한 수모를 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카이스트가 자신을 뛰어넘는 글로벌 경쟁력과 비전, 리더십을 겸비한 새로운 총장과 함께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해줄 것을 당부했다. 우리는 향후 KAIST의 나아갈 길은 서 총장의 말 속에 그대로 함축돼 있다고 본다. ‘대학 개혁의 전도사’로서 서 총장의 공과는 뚜렷하다. KAIST는 영국의 대학평가 기관인 QS가 최근 발표한 2012년 세계 대학평가 순위에서 1971년 개교 이래 최고의 성적인 63위에 오를 만큼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교수의 테뉴어(종신재직권) 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등 강도 높은 개혁정책은 교수사회 일각의 반발과는 별개로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100% 영어강의 또한 현실과 동떨어진 구석도 없지 않지만 의미 있는 교육실험으로 평가할 만하다. 물론 무한경쟁식 학사운영에 따른 부작용은 작지 않다. ‘징벌적 등록금제’는 잇단 학생 자살 사태의 배경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개혁에는 으레 저항이 따른다. 오죽하면 서 총장이 퇴임하며 ‘수모’라는 말을 입에 올렸겠는가. 그러나 분명한 것은 KAIST의 개혁은 방식은 다를지언정 결코 멈춰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벌써 후임 총장에 관심에 모아지고 있다. 서 총장의 경우 개혁적 마인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일방통행식 리더십으로 교수사회와의 마찰이 문제로 지적됐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서 총장은 특히 2010년 연임 전후 ‘일방적 경영을 고집한다.’는 학내 반발에 부딪히는 등 소통에 취약함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지금 KAIST가 할 일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서남표식 개혁을 능가하는 혁신적 미래 비전을 마련하는 것이다.
  • [10월 유신 40년] 유신헌법 배경·내용

    ‘10월유신’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기 집권과 체제 유지 등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였다. 출발점은 1971년 7대 대선이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야당의 김대중 후보를 누르고 3선에 성공하지만, 득표 차가 크지 않았다. 위기감을 느낀 박 전 대통령은 1972년 10월 17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10·17 비상조치’를 단행한다. 이에 따라 국회는 해산됐고 정당 활동이 금지됐다. 헌정이 중단된 상황에서 빈 자리는 비상국무회의가 맡았다. 비상국무회의의 가장 큰 임무는 ‘유신헌법’을 만든 것이었다. 유신헌법은 국민의 기본권 제한 사유에 ‘국가안전보장’을 추가한 반면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조항을 삭제했다. 구속적부심제도를 없애는 등 신체의 자유도 위축시켰다. 유신헌법은 특히 권력구조에 대변화를 몰고 왔다. 우선 대통령 선출 방식을 직선제 대신 대통령이 임명한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들이 선출하는 간선제로 바꿨다. ‘체육관 선거’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대통령의 임기를 6년으로만 규정했을 뿐 중임·연임 제한은 없었다. ‘종신 대통령’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대통령의 권한도 막강해졌다. 국회의원의 3분의1(유정회 의원)을 추천할 수 있고, 국회의 동의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는 긴급조치권을 갖게 됐다. 반면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비롯한 모든 판사를 임명·보직·파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사법부의 독립이 훼손됐고, 국회의 국정감사권을 박탈하는 등 입법부의 역할도 축소됐다. 이어 1974년부터 유신헌법에 기초한 긴급조치(1~9호)가 속속 내려진다. 체제 비판이나 풍기 문란 등을 내세워 금지곡이 지정됐고, 미니스커트와 장발에 대한 단속이 이뤄졌다. 유신체제에 대한 사법부 판단은 현재진행형이다. 대법원은 2010년 12월 유신 체제를 비판한 혐의로 복역했던 오종상씨가 제기한 재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하며 긴급조치 1호는 ‘위헌’이라고 명시했다. 유신헌법이 위헌인지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에 관련 심판이 계류돼 있는 상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주차한 곳 생각안나” 만취男, 2년뒤 결국…

    “주차한 곳 생각안나” 만취男, 2년뒤 결국…

    만취한 남성이 자신의 차를 주차한 곳을 기억하지 못해 애를 먹은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해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 남부에 사는 이 남성은 약 2년 전인 2010년 12월 파티가 끝난 뒤 만취한 상태에서 어딘가에 자신의 차를 주차해뒀다. 하지만 다음날 술에서 깬 뒤 정확한 주차 지역이 생각나지 않았다. 짐작이 가는 지역을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2년 간 찾을 수 없었다. 경찰에 ‘자동차 실종신고’를 낸 지 2년여가 지난 최근, 독일 바이에른 경찰은 우연히 한 지역을 순찰하다 이 남성의 차를 찾아냈다. 주차된 곳은 그가 추측했던 지역에서 4㎞가량이나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차에는 전동드라이버 등 값비싼 공구와 현금 4만 유로 등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경찰 측은 “차량 주인이 주차한 곳에 대해 상당한 확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차가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점이 매우 의심스럽다.”면서 “차량에 있는 값비싼 공구와 현금이 그대로라는 점 역시 조사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미국판 도가니’ 범인에 종신형

    ‘미국판 도가니’로 불리는 상습 아동·청소년 성폭력 범죄에 대해 미국 법원이 잇따라 사실상의 종신형을 선고했다. 영국에서는 성범죄를 두 번 저지르면 자동으로 종신형에 처해지는 ‘투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연말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미 펜실베이니아주 센터카운티 법원이 10대 청소년 10명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제리 샌더스키(68) 전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미식축구팀 감독에게 징역 30~60년을 선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48건의 아동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지난 6월 체포된 그는 빈곤층 아동들을 후원한다는 명목으로 자선재단을 설립했다. 이후 자선재단 아이들에게 선물로 호감을 산 뒤 그들을 집과 호텔로 끌어들여 성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샌더스키는 특히 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입양한 아들도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나는 결코 그런 역겨운 짓을 한 적이 없다.”면서 끝까지 무죄를 주장해 비난을 받았다. 재판을 맡은 존 클리랜드 판사는 “당신은 아이들을 농락했을 뿐 아니라 그들의 신체와 정신까지 모두 파괴했다.”면서 “여생을 교도소에서 보내라는 의미로 최장 60년형을 선고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샌더스키는 30년 동안은 가석방 대상에서 제외돼 사실상 종신형을 받은 셈이라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이에 앞서 조지아주 코웨타카운티 법원은 7일 무허가 탁아소를 운영하면서 아동 15명을 성추행한 제이슨 문(54)에게 가석방을 불허하는 조건으로 종신형을 두 번 선고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용감한 녀석들? No~!” 우린 이제 ‘준비된 녀석들’

    “용감한 녀석들? No~!” 우린 이제 ‘준비된 녀석들’

    KBS2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이 ‘준비된 녀석들’로 변신했다. 가수로도 데뷔해 활발한 활동 중인 용감한 녀석들은 거침없는 입담과 노래로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집어내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최근 삼성생명의 온라인 CF ‘준비된 녀석들’ 편을 통해 얼굴을 내비쳤다. CF에서 신보라와 정태호, 박성광, 양선일은 각각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고민과 사건을 랩으로 쉽게 풀어내며, 자신들만의 재미있는 인생 준비 방법을 이야기한다. “국장한테 잘 보이기 위해 미스트를 뿌린다!”는 박성광과 “난 하루에 행사 열두 개씩 뛴다!”라고 외치는 정태호의 좌충우돌 인생 준비, 그리고 그들에게 “No!”라고 다그치며 진정한 인생 준비는 종신보험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신보라 특유의 목소리와 익살스러운 표정은 이번 광고에서 ‘대세의 품격’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삼성생명이 개그맨을 활용한 광고는 지난해 개그맨 김병만 씨의 ‘퇴직연금의 달인’ 편 이후 두 번째인 셈이다. 금융권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나 대중의 고민거리를 이해하고 인생 설계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도움을 주고자 ‘준비된 녀석들’을 선보인 삼성생명은 이번 광고를 통해 ‘웃음’과 ‘정보 제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계획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용감한 녀석들의 좋은 이미지와 인기 있는 노래와 랩이 종신보험을 알리는 데에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해 이번 광고 시놉시스를 구상했다. 용감한 녀석들 네 분 모두 촬영 현장에서 온 힘을 다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 CF가 만족스럽게 나왔다. 이번 ‘준비된 녀석들’을 통해 재미는 물론 삼성생명의 종신보험을 통한 인생 설계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함께 얻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촬영 현장에서 보여준 용감한 녀석들의 팀워크는 촬영이 진행되면서 더욱 빛을 발하였다는 후문이다. 팀의 리더 격인 정태호는 솔선수범하여 팀원을 이끌면서 분위기메이커로 활약하였으며, 삼성생명 대학생 서포터즈와의 인터뷰에서도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신보라의 경우 무반주로 진행된 촬영에도 시원시원한 가창력과 명확한 가사 전달력을 선보여 촬영장 스태프에게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박성광과 양선일은 자신들의 코너에서 보여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바탕으로 삼성생명의 종신보험에 관한 내용 중 자칫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을 재미있게 전달하는데 한몫을 했다. 영상은 9월초부터 네이버, 다음, 유튜브 등을 통해 광고가 진행중이며, 삼성생명 블로그에서 풀버전 광고영상과 메이킹필름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뉴스팀
  • 종교는 달라도 나눔은 하나

    ‘종교는 달라도 나눔의 마음은 하나’ 난치병을 앓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이웃 종교들이 마음을 모으는 서울 강북구의 아름다운 연례행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진다. 13일 오전 10시 서울 인수동 한신대 신학대학원 운동장에서 열리는 이른바 ‘종교연합 바자회’. 수유 지역의 개신교 송암교회(담임 김정곤 목사)와 천주교 수유1동성당(주임 이기양 신부), 불교 화계사(주지 수암 스님) 소속 신자들이 암·백혈병·심장병 등으로 고통받는 난치병 어린이를 위해 다시 모여 화제다. 세 종교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마음을 모으는 행사로 널리 알려진 이 연합 바자회는 지난 2000년 시작돼 올해로 13번째. 군복무 시절 군종신부와 군법사로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종교인들의 독특한 인연이 바자회의 시초다. 주인공은 수유1동 성당 이종남 주임신부와 화계사 주지 성광 스님. 제대 후 우연히 만나게 된 두 사람이 지역 주민을 돕기 위해 의기투합했고 이후 인근 송암교회 박승화(2009년 작고) 목사가 동참, 지난 2000년 세 종교의 연합 바자회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 연합 바자회는 종교 간 화합과 소통의 본보기로 입소문을 타면서 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성직자들의 뜻깊은 소통이 일반 신자들의 화합과 나눔으로 번진 흔치 않은 행사로 자리 잡은 셈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베네수엘라 사회주의국가 건설 박차… 민심이반·건강 ‘변수’

    베네수엘라 사회주의국가 건설 박차… 민심이반·건강 ‘변수’

    베네수엘라의 ‘다윗과 골리앗 싸움’은 골리앗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중남미의 대표적인 반미 지도자 우고 차베스(58)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4선에 성공해 ‘20년 집권의 꿈’을 이뤘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차베스 대통령이 54.66%의 득표율로 엔리케 카프릴레스(40·득표율 44.73%) 야권 통합 후보를 누르고 임기 6년의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1998년 처음 대통령궁에 입성한 차베스는 2019년까지 보장된 임기 동안 자신이 내세운 ‘베네수엘라식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2009년 국민투표로 헌법에서 연임 제한 규정도 없애 ‘종신 대통령’의 길도 열어 뒀다. 이날 밤 11시 30분쯤 자신의 상징인 붉은색 셔츠를 입고 수도 카라카스의 대통령궁 발코니에 등장한 차베스는 “오늘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가 최고임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막판까지 추격해 온 ‘젊은 피’ 카프릴레스를 따돌린 차베스의 승리는 남미 최대 석유 수출국으로 군림하며 벌어들인 막대한 외화를 빈민층에 퍼준 포퓰리즘 정책이 여전히 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야권의 급성장으로 차베스는 가장 어려운 싸움을 벌였다. 이번 선거는 변화를 요구하는 ‘베네수엘라의 두 얼굴’을 드러내 차베스의 집권 4기가 험난할 것임을 예고했다.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데다 야권 후보와의 득표율 격차도 2006년 대선의 26% 포인트에서 9% 포인트까지 대폭 줄어 민심 이반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부정부패, 살인 등의 강력 범죄 급증, 보도 통제 등 국가의 기본적인 병폐를 다스리는 데 실패했다는 국민들의 분노가 반영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반(反)차베스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무원칙적인 기업 국유화와 규제, 외환 통제 등의 ‘독재 행보’가 중산층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국유화 조치가 은행, 식료품, 보건 분야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건강 이상은 그의 향후 집권을 가름할 주요 변수다. 1년 3개월간 암 치료를 받아온 차베스는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종양 2개를 제거하느라 3차례의 수술을 받았고 사망설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 그가 “암에서 해방됐다.”고 선언한 데 대해 의사들은 “암의 완치를 판별하려면 최소 2년은 지나야 된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농지연금 담보인정액 너무 짜다

    농지연금 담보인정액 너무 짜다

    경기 포천에 사는 농민 김대수(69)씨. 평생 농사일을 했지만 모은 돈이 없어 노후 걱정이 컸지만 요즘엔 마음이 한결 가볍다. 다달이 50만 8000원의 연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3596㎡의 농지를 담보로 농지연금에 가입한 덕분이다. 김씨는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아도 돼 좋다.”고 털어놓았다. ‘농촌형 역모기지론’인 농지연금 가입자가 2000명을 넘어섰다. 역모기지(주택연금)가 주택을 담보로 매달 노후 생활자금을 연금으로 지급한다면, 농촌형 역모기지는 논·밭을 담보로 한다는 점만 다르다. 노후대책이 거의 없는 농민들 사이에서 농지연금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하지만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하는 주택연금과 달리, 농지연금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해 담보가치가 지나치게 싸게 책정되는 점은 개선해야 할 대목으로 지적된다. 홍보 부족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7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출시된 농지연금의 누적 가입자 수가 지난달 말 현재 2030명을 기록했다. 지급액은 163억 7900만원이다. 만 65세 이상이고 영농경력 5년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종신형과 기간형(5, 10, 15년형) 두 가지가 있다. 예컨대 종신형의 경우, 2억원짜리 농지를 담보로 설정하면 65세 이상은 매월 65만원, 70세 이상은 77만원, 75세 이상은 93만원, 80세 이상은 115만원을 받는다. 연금을 받던 사람이 사망하면 배우자가 승계한다. 또 ▲연금을 받으면서 담보농지를 직접 경작 혹은 임대할 수 있고 ▲정부에서 직접 시행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며 ▲담보농지의 가치가 연금채무보다 높으면 상속이 가능하다는 점 등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아직도 가입자 수는 전체 65세 이상 농민(100만여명)의 0.2%에 불과하다. 가장 큰 이유는 담보 인정이 ‘짜기’ 때문이다. 실거래가의 50~60%에 불과한 개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농지 가격을 산출하다 보니 농민들이 받는 연금이 적을 수밖에 없다. 입소문이 덜 나는 이유다. 박대식 농촌경제연구원 농촌정책연구부장은 “실거래가로 담보가치 산출 기준을 바꾸고, 영세 농민을 더 우대하는 등의 제도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씨줄날줄] 향군 60주년/노주석 논설위원

    1963년 8월 30일 강원도 철원 모 부대에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전역식이 열렸다. 박정희 예비역 대장은 이 자리에서 전역증과 함께 대한민국재향군인회의 회원증을 교부받았다. 1952년 창설 이후 여러 차례 단체 명칭과 기념일이 변경되는 등 푸대접을 받았던 향군의 위상이 격상된 계기였다. 6·25전쟁을 치렀지만, 군사정부가 집권하기 전까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터였다. 향군은 1968년 1·21 무장공비 청와대 습격사건 이후 질적인 변화를 맞았다. 같은 해 2월 28일에 열린 제9차 전국총회에 참석한 박정희 대통령이 “정부는 전국 250만 재향군인을 점차 무장시켜 자기 향토를 지키게 한다는 지침을 세웠다.”라고 제대군인 무장지침을 밝힌 것이다. 이후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하는’ 향토예비군이 재향군인회의 주도로 창설됐다. 군사정권이 막을 내리자 법정기념일이 다른 날로 바뀌는 수모를 당했다. 1962년 5월 8일 세계 재향군인연맹(WVF) 가입을 계기로 ‘재향군인의 날’을 정해 30여년 동안 행사를 치렀지만 2002년 ‘어버이날’과 겹친다며 10월 8일로 기념일이 밀린 것이다. 향군이 오는 8일로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겉으로 본 향군의 위상은 괄목상대할 만하다. 한국전쟁 직후 30만명의 제대군인으로 시작은 미약했지만, 지금은 회원 850만명에 13개 시·도회와 222개 시·군·구회, 3288개 읍·면·동회, 19개 해외지회를 거느린 대한민국 안보단체의 당당한 맏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수의계약으로 말미암은 특혜시비와 부실한 재정관리, 산하기관들의 부실경영 등 잡음이 끊임없는 실정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향군단체인 미국재향군인회(American Legion)의 드높은 위상은 정부가 만들어 준 게 아니다. 미국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은 국경일로 지정돼 전 세계 관련 단체가 참여하는 축제로 진행한다. 한국과는 딴판이다.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지 않는 자립·자활 단체이기 때문에 외려 힘이 생겼다. 종신회비와 연회비 등 회비가 전체 예산의 절반을 차지한다. 부족한 재원은 기금운영 수입과 기념품 판매 등으로 충당한다. 환갑을 맞은 우리 향군이 연륜에 걸맞게 환골탈태하려면 전역과 동시에 자동가입되는 회원을 정회원으로 전환하는 게 필수적이다. 향군은 정회원 200만명 확보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 9월 14일 현재 129만 2500명이 정회원으로 가입했다고 한다. 사병 전역자는 1만 원만 내면 종신 정회원 가입이 가능하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보험설계사 4명중 1명 5060

    보험설계사 4명중 1명 5060

    #사례 1 전직 베테랑 경찰 수사관인 한상철(86)씨는 1985년 LIG손해보험(옛 LG화재)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59세였다. 오랜 수사 경험을 살려 보험 사기도 적발해냈다. 30대 공장 근로자가 사고로 아킬레스건이 끊어졌다며 2억 5000만원을 타가기 직전 부상이 그리 깊지 않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도 그였다. 덕분에 보험금은 2300만원으로 조정됐다. 이후 매출실적 1% 상당의 우수사원에게 지급되는 상을 15회나 받았다. 지금도 그는 호남보상센터 종신형 고문으로 재직하며 교통사고 현장에 나가 사고 관련 상담을 직접 한다. 연봉만 3억원이 훌쩍 넘는다. 그는 “고객과의 약속에 늦을까봐 지금도 아예 운전대를 잡지 않고 대중교통만 이용한다.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사례 2 삼성화재 우리비전지점 조창연(60) 팀장은 46세의 나이에 보험설계사 일에 뛰어들었다. 전자회사 영업직원으로 잔뼈가 굵었던 그는 퇴직 후 제2의 직업으로 보험영업을 시작했다. 정년이 따로 없는 데다 학군사관후보생(ROTC) 등 기존 인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자본이 따로 필요하지 않고 일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어 늦은 나이에 설계사 업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보험설계사들이 고령화되고 있다. 5060(50~60대) 설계사 비중이 6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평균 연령도 같은 기간 2.4세나 높아졌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가 설계사 연령대와 평균 나이를 2년 주기 회계연도(3월 말)로 조사한 결과 50~60대 설계사 비율은 2006년 14%, 2008년 17%, 2010년 20%, 2012년 2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40대 비율은 2006년 35%에서 2012년 26%로 감소했다. 평균 연령은 2006년 41.8세, 2008년 42.5세, 2010년 42.9세, 2012년 44.2세로 올라갔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다양한 인맥을 경쟁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50대 이상의 퇴직자와 자녀 학원비 등 부수입을 필요로 하는 주부들의 유입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부고]

    ●이종성(삼양건설산업 회장·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종신(삼양건설산업)종훈(삼양건설 부회장·전 한국전기안전공사 부사장)씨 부친상 이정달(새빛회계법인 감사)노주철(대우병원 의사)씨 장인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일 오전 6시 (02)3010-2631 ●허남성(국방대 명예교수)씨 장모상 김선호(조선일보 편집부 차장·한국편집기자협회 수석부회장)선웅(태륭투자 이사)선형(강원저축은행 과장)씨 조모상 2일 춘천 호반요양병원, 발인 4일 오전 5시 (033)254-9102 ●신정완(한국지방재정공제회 감사)씨 부친상 30일 전남 순천한국병원, 발인 4일 오전 9시 (061)723-4444 ●오희세(정관장 성안길점 대표)희채(동부화재 대리)씨 부친상 박조수(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위원장)김동복(동보건설 대표)어성연(주식회사 셀 부장)김세웅(청주 상당경찰서 경사)김기왕(청주 흥덕경찰서 경사)송병권(공군사관학교 상사)씨 장인상 2일 청주 참사랑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43)298-9200 ●이철원(사업)선원(세무사)순원(소설가)화원(현대·기아차 홍보실 신문홍보팀장)씨 부친상 유을규(전쟁기념관 부장)씨 장인상 2일 강릉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7시 (033)610-5981 ●강석훈(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씨 모친상 3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30분 (02)3010-2230 ●이우열(대륙하이랜더 사장)신현우(KT 천안지사 차장)오희근(쌍용자동차 과장)씨 장모상 1일 장곡농협 홍주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9시 (041)634-1825 ●김한경(성공회대 명예교수)씨 별세 장선우(GfK코리아 부장)씨 모친상 김성수(전 대한성공회 대주교)씨 여동생상 김병수(전 Sit/Kim인터내셔널 회장)씨 누나상 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2)2227-7580 ●임해빈(전 한국은행 부장)철부(중앙대 약대 명예교수)씨 모친상 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7시 30분 (02)3010-2295
  • 초교 흉기난동범, 작년에만 3차례 자살 시도

    서울 강남의 유명 사립초등학교에서 수업 중이던 학생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른 김모(18)군은 지난해에만 세 번의 자살 기도를 하는 등 정신상태가 극도로 불안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군은 지난달 30일 살인예비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해 3월쯤 손목을 그어 목숨을 끊으려다 실패했다. 이후 인천의 한 종합병원 정신과에서 2주간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는 우울증 약을 과다 복용해 자살을 기도했고, 개학 후에는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다 교사에게 제지당했다. 김군은 우울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치료를 위해 학교를 그만뒀고 최근까지 한 달에 한 번씩 통원치료를 받아 왔다. 이날 3시간 30분간 김군과 면담한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은 환경적인 제약에서 오는 피해의식과 심한 좌절감 등이 분노로 표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프로파일러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모두 범죄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김군의 경우 깊은 우울감과 환경적·기질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범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군은 범행 당일인 지난달 28일 아침에도 약을 복용했지만 우울증과 자괴감, 열등감을 막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김군은 경찰에서 “집에 수천만원의 빚이 있고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는 등 가정 불화가 심했다.”면서 “학교 성적도 원하는 대로 안 나와서 괴로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군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 적은 없으며 교우관계에도 뚜렷한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군은 또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싶어 야전삽을 흉기로 택했다.”면서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후회되고 죽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군이 범행을 저지르는 사이 어머니 김모(47)씨는 아들의 실종신고를 냈다고 경찰이 이날 밝혔다. 김씨는 아들이 범행을 저지른 지난달 28일 낮 12시 30분쯤 “우울증 때문에 자해하거나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으니 빨리 찾아야 한다.”고 실종신고를 했다. 김학준·조은지기자 kimhj@seoul.co.kr
  • 대처승, 아내 사망보험금 내연녀와 짜고 8억 ‘꿀꺽’

    서울지방경찰청은 아내 몰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몇 달 후 아내가 살해되자 거액의 보험금을 챙겨 해외로 달아난 박모(49)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내연녀 김모(4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대처승이었던 박씨는 2003년 3월 아내 명의로 3건의 종신생명보험에 가입했다. 아내에게는 이 사실을 숨겼다. 보험계약을 할 때에는 내연녀 김씨를 실제 아내인 것처럼 가장해 보험사를 속였다. 박씨의 아내 A씨는 남편이 자기 몰래 보험에 가입한 지 7개월 만인 그해 10월 행자승 김모(49)씨에게 살해됐다. 당시 박씨는 행자승 김씨에게 아내 살해를 교사한 혐의로 구속됐지만 대법원 무죄 판결로 2005년 4월 석방됐다. 박씨는 구치소를 나오자마자 보험사에서 보험금 8억원을 타내 이듬해 캄보디아로 달아났다. 경찰은 올 초 보험사로부터 A씨가 사망하기 6개월 전 고액의 생명보험에 가입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재수사에 나섰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당시 보험가입서에 적힌 연락처가 숨진 A씨 것이 아닌 내연녀 김씨의 휴대전화 번호라는 것이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3일 박씨를 체포했다. 자신이 수배자라는 것을 전혀 몰랐던 박씨는 다리 치료를 위해 한국에 입국하다 공항에서 붙잡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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