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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건축이 품은 하늘과 땅, 사람

    전통건축이 품은 하늘과 땅, 사람

    우리 전통건축에는 선조들의 정신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주와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유교의 자연관, 도가의 비움사상과 불교의 공(空)사상을 빌려와 삶의 공간을 구성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12개의 세계 문화유산을 비롯해 궁궐과 사찰, 전통 마을 등 전통 건축물들이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서울 이태원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19일부터 열리는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전은 우리 전통건축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자 마련된 전시다. 건축물과 관련된 고미술품과 현대사진 작가들의 사진, 영상물과 3D 재현 영상물을 총동원한 융·복합형 전시로 우리 전통건축의 미학과 정신을 심도 있게 재조명한다. 주명덕, 배병우, 구본창, 김재경, 서헌강, 김도균 등 세대를 달리하는 현대사진 작가들과 박종우 영상감독이 2년여의 시간 동안 사계절을 거치며 아름다운 사진과 영상으로 담았다. 삼성문화재단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특별하게 공을 들인 이번 전시는 해인사, 불국사, 통도사, 선암사, 종묘, 창덕궁, 수원화성, 도산서원, 소쇄원, 양동마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건축 10곳을 선정한 후 우리 선조들이 존중했던 하늘과 땅, 사람의 3개 주제로 묶어 구성했다. 우선 ‘침묵과 장엄의 세계’라는 주제 아래 불교사찰과 종묘를 하나로 엮어 한국인의 정신세계와 우주관, 세계관을 짚어본다. 사찰의 경우 자연특성을 활용한 가람배치와 사찰 건축 특유의 화려함과 장엄미가 주목할 만하다. 원로작가 주명덕은 법보사찰인 가야산 해인사의 비경과 함께 성철스님 생존 당시부터 기록해 온 스님들의 수행 장면을 보여준다. 구본창은 통도사와 금강계단, 전각들을 섬세하게 담아냈고 문화재 전문 사진가 서헌강은 석조건축과 목조건축이 조화를 이룬 불국사의 화려함을 담았다. 또 ‘금동대탑’의 구조와 설계를 보여주는 3D 스캔과 9층으로 추정 복원한 영상, 석굴암의 축조 과정을 3D로 재현한 영상, 해인사와 불국사의 가람배치를 비교 연구한 전봉희 서울대 교수의 ‘사찰의 가람배치’가 선보인다. 조선시대의 왕실사당이자 유교건축의 백미인 종묘는 배병우의 사진과 박종우 감독의 영상으로 그 침묵과 장엄미를 연출했다. 두 번째는 ‘터의 경영, 질서의 세계’를 주제로 통치이념을 건축적으로 어떻게 조영했는지를 살핀다. 창덕궁의 사계를 기록한 배병우의 사진과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동궐도’(국보 249호, 동아대 소장), 김홍도의 ‘규장각도’를 통해 창덕궁의 자연친화적 구성을 들여다본다. 19세기 대원군에 의해 중건된 경복궁과 육조거리를 재현한 한국전통문화대학교의 ‘경복궁과 육조거리’ 모형은 서울의 변화를 역설적으로 짐작하게 한다. 18세기 후반 정조와 정약용이 설계하고 채제공이 축성한 수원화성은 김재경의 사진과 ‘화성능행도’, ‘화성의궤’, 팔달문의 3D 복원영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다. 또 하버드대 옌칭도서관에 소장된 ‘숙천제아도’가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조선 말기 문신 한필교가 42년 동안 부임했던 중앙 및 지방 관아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긴 화첩으로 전라도 장성부, 황해도 서흥부, 한성의 종묘 등 부임지의 우물 위치부터 다른 마을로 이어지는 길과 산 이름까지 상세히 기록돼 있다. 세 번째는 ‘삶과 어울림의 공간’이라는 제목으로 서원과 정원, 민가를 하나로 묶었다. 양동마을, 도산서원, 소쇄원을 주명덕, 김도균, 구본창이 각각 사진으로 기록했다. 동영상, 스캔 영상과 함께 18세기 서대문 밖 경기감영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경기감영도 12곡병’, 소쇄원도가 전시된다. 양동마을의 무첨당을 실제 크기로 재해석한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의 ‘한옥구조의 재해석-유첨당’ 등이 소개되어 선조들의 슬기로운 건축 원리가 담긴 전통건축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리움 측은 “하늘과 땅, 사람을 존중하며 자연과 함께해 온 한국 전통건축은 그 자체로 우리가 지켜야 할 문화유산이자 시간을 초월한 영원한 건축이며 우리 시대를 지탱하는 정신이자 지혜의 원천”이라며 “이번 전시가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우리 건축문화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술관은 방학을 맞은 학생들과 청소년들이 우리 전통건축의 아름다움과 품격을 감상할 수 있도록 평일에 20세 미만 청소년 무료입장 제도를 운영한다. 전시는 내년 2월 6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하늘,땅, 인간의 조화... 한국 전통건축에 담긴 미학과 정신

    하늘,땅, 인간의 조화... 한국 전통건축에 담긴 미학과 정신

     우리 전통건축에는 선조들의 정신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주와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유교의 자연관, 도가의 비움사상과 불교의 공(空)사상을 빌려와 삶의 공간을 구성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12개의 세계 문화유산을 비롯해 궁궐과 사찰, 전통 마을 등 전통 건축물들이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서울 이태원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19일부터 열리는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전은 우리 전통건축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자 마련된 전시다. 건축물과 관련된 고미술품과 현대사진 작가들의 사진, 영상물과 3D 재현 영상물을 총동원한 융·복합형 전시로 우리 전통건축의 미학과 정신을 심도 있게 재조명한다. 주명덕, 배병우, 구본창, 김재경, 서헌강, 김도균 등 세대를 달리하는 현대사진 작가들과 박종우 영상감독이 2년여의 시간 동안 사계절을 거치며 아름다운 사진과 영상으로 담았다.  삼성문화재단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특별하게 공을 들인 이번 전시는 해인사, 불국사, 통도사, 선암사, 종묘, 창덕궁, 수원화성, 도산서원, 소쇄원, 양동마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건축 10곳을 선정한 후 우리 선조들이 존중했던 하늘과 땅, 사람의 3개 주제로 묶어 구성했다. 우선 ‘침묵과 장엄의 세계’라는 주제 아래 불교사찰과 종묘를 하나로 엮어 한국인의 정신세계와 우주관, 세계관을 짚어본다. 사찰의 경우 자연특성을 활용한 가람배치와 사찰 건축 특유의 화려함과 장엄미가 주목할 만하다. 원로작가 주명덕은 법보사찰인 가야산 해인사의 비경과 함께 성철스님 생존 당시부터 기록해 온 스님들의 수행 장면을 보여준다. 구본창은 통도사와 금강계단, 전각들을 섬세하게 담아냈고 문화재 전문 사진가 서헌강은 석조건축과 목조건축이 조화를 이룬 불국사의 화려함을 담았다. 또 ‘금동대탑’의 구조와 설계를 보여주는 3D 스캔과 9층으로 추정 복원한 영상, 석굴암의 축조 과정을 3D로 재현한 영상, 해인사와 불국사의 가람배치를 비교 연구한 전봉희 서울대 교수의 ‘사찰의 가람배치’가 선보인다. 조선시대의 왕실사당이자 유교건축의 백미인 종묘는 배병우의 사진과 박종우 감독의 영상으로 그 침묵과 장엄미를 연출했다.  두 번째는 ‘터의 경영, 질서의 세계’를 주제로 통치이념을 건축적으로 어떻게 조영했는지를 살핀다. 창덕궁의 사계를 기록한 배병우의 사진과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동궐도’(국보 249호, 동아대 소장), 김홍도의 ‘규장각도’를 통해 창덕궁의 자연친화적 구성을 들여다본다. 19세기 대원군에 의해 중건된 경복궁과 육조거리를 재현한 한국전통문화대학교의 ‘경복궁과 육조거리’ 모형은 서울의 변화를 역설적으로 짐작하게 한다. 18세기 후반 정조와 정약용이 설계하고 채제공이 축성한 수원화성은 김재경의 사진과 ‘화성능행도’, ‘화성의궤’, 팔달문의 3D 복원영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다.  또 하버드대 옌칭도서관에 소장된 ‘숙천제아도’가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조선 말기 문신 한필교가 42년 동안 부임했던 중앙 및 지방 관아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긴 화첩으로 전라도 장성부, 황해도 서흥부, 한성의 종묘 등 부임지의 우물 위치부터 다른 마을로 이어지는 길과 산 이름까지 상세히 기록돼 있다. 세 번째는 서원과 정원, 민가를 하나로 엮어 ‘삶과 어울림의 공간’이라는 제목으로 묶었다. 양동마을, 도산서원, 소쇄원을 주명덕, 김도균, 구본창이 각각 사진으로 기록했다. 동영상, 스캔 영상과 함께 18세기 서대문 밖 경기감영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경기감영도 12곡병’, 소쇄원도가 전시된다. 양동마을의 무첨당을 실제 크기로 재해석한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의 ‘한옥구조의 재해석-유첨당’ 등이 소개되어 선조들의 슬기로운 건축 원리가 담긴 전통건축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리움 측은 “하늘과 땅, 사람을 존중하며 자연과 함께해 온 한국 전통건축은 그 자체로 우리가 지켜야 할 문화유산이자 시간을 초월한 영원한 건축이며 우리 시대를 지탱하는 정신이자 지혜의 원천”이라며 “이번 전시가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우리 건축문화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술관은 방학을 맞은 학생들과 청소년들이 우리 전통건축의 아름다움과 품격을 감상할 수 있도록 평일에 20세 미만 청소년 무료입장 제도를 운영한다. 전시는 내년 2월 6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생각나눔] 노인들 “갈 곳 잃었다” vs 구청 “세계유산 보호”

    [생각나눔] 노인들 “갈 곳 잃었다” vs 구청 “세계유산 보호”

    “갈 데가 마땅치 않아 종묘나 탑골공원에 오는 건데 ‘재정비한다’, ‘단속한다’ 하니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지난달 30일 오후 2~3시경 서울 종로구 종로2가의 탑골공원. 노인들로 발 디딜 틈 없다던 공원은 전과 달리 눈에 띄게 한산했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던 공원 내 팔각정조차 더는 노인들의 차지가 아니다. 단체로 온 학생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노인들은 화장실 앞에 쪼그려 앉았다. 학생들이 돌아간 뒤에야 슬그머니 제자리인 양 찾아갔다. 곳곳에는 ‘주폭, 노()폭 등 질서를 해치는 자를 집중단속해 처벌하겠다’는 플래카드가 바람에 나부꼈다. 같은 날 종묘는 재정비 공사가 한창이었다. 빙 둘러쳐진 철제 담장 주변을 맥없이 서성이는 노인들이 보였다. 담장 샛길의 빈 공간에서 한 연합회가 ‘애국 연설’을 시작하며 플라스틱 의자를 놓았다. 노인들은 그제야 의자 주변으로 모여 앉았다. 종묘는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는데 최근 본격적인 재정비에 들어갔다. 노인들이 음주와 고성, 내기 바둑, 정치적 이념논쟁으로 나이를 잊고 서로 주먹질을 하는 일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탑골공원 역시 문화유산 보호 차원에서 상시 단속반이 운영되면서 왁자지껄한 풍경은 사라졌다. 치마정장을 입고 서성이던 일명 ‘박카스 아줌마’도 이날 오후 내내 볼 수 없었다. 탑골공원 단속 담당자는 “사적 제354호로 지정된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상시적인 계도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종묘는 이달 말 정비사업을 일부 마치고 광장을 재개방할 계획이지만 이곳도 3인 1조의 단속반이 계속 운영될 예정이다. 아내와 사별하고서 3년째 이 일대를 찾고 있다는 김정한(75)씨는 “아내가 죽은 뒤 자식들 발길도 끊기고 외로워서 동질감을 느끼려고 이곳에 오게 됐다”면서 “최근에는 앉을 곳도 줄어들고 오가는 사람 쳐다보는 것 외에는 눈치가 보여 거리만 헤맬 때가 많다”고 한탄했다. 노인들은 “갈 곳을 잃었다”고 입을 모았다. 종로구청은 문화재도 보호해야 하고 또 탑골공원과 종묘에 모인 수도권의 노인들을 외면할 수도 없어 답답하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문화유산 보호와 노인 복지 모두 중요한데 상충해 고심이 크다”고 했다. 구 관계자는 “종로구 어르신뿐만 아니라 서울과 경기도에 사는 어르신들까지 모두 모이는 ‘특별한’ 장소인데 구청 재정으로는 무료급식 배식 등도 부족한 만큼 서울시의 재정 투입 등이 절실하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탑골공원과 종묘에 이동도서관 등 여러 프로그램이 있고 시가 운영하는 서울노인복지센터가 있는데 공간이 부족하다”고 털어놨지만, 추가적인 센터나 노인 쉼터 등 상시적인 노인 공간 마련에 대해서는 “예산이나 입지 등 여러 문제가 걸려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현재 종로2가와 3가 쪽에 실버극장이나 카페가 있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노인들이 매일 이용하기 쉽지 않고 노인복지관은 서울시민이나 종로구민만 이용할 수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세계문화유산 등재 1년…‘남한산성’의 가을

    세계문화유산 등재 1년…‘남한산성’의 가을

    단풍이 중부 지방 일대까지 내려왔다. 먼 강원의 산을 찾기 힘들었던 사람들에겐 근교의 숲길을 찾아 움직이기 좋을 때다. 이맘때라면 경기 광주의 남한산성이 제격이다. 성곽 주변으로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는 데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멀지 않다. 치열했던 역사의 흔적이 오롯하고, 단풍 빛깔도 제법 곱다. 게다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 딱 1년째다. 이쯤 되면 찾아갈 명분도 그럴싸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한산성이 깃든 곳은 중부면이었다. 이게 남한산성면으로 바뀌었다. 지난 16일 일이다. 주민 96%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명칭을 바꿨다.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남한산성이 백숙 먹고 노는 곳쯤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 같은 조치가 얼마나 실효를 얻을지 걱정이 앞선다. 남한산성 들머리가 붉다. 8㎞에 이르는 진입로의 나무들이 죄다 단풍으로 물들었다. 남한산성 주변을 흐르는 오전리 계곡, 불당골 계곡, 검북리 계곡 등을 따라 들어갈수록 가을 풍경도 깊어진다. 북한산성에 견주자면 남한산성은 서울의 남쪽을 지키는 산성이다. 통일신라 문무왕(672년) 때 쌓은 주장성의 옛터를 활용해 조선 인조 2년(1624)에 축성 공사를 시작해 2년 뒤 완공했다. 성벽 둘레는 11.76㎞. 성벽 외부는 급경사인 데 반해 내부는 경사가 완만하고 넓은 분지 형태다. 주민들이 머물거나 전쟁 등 유사시에 농성하기 맞춤한 구조다. ●병자호란 아픔 지켜 본 나무들, 그 위로 내려앉은 단풍의 향연 남한산성에는 단풍보다 붉은 처절한 역사가 깃들었다. 1637년 1월 30일 조선 16대 임금 인조가 산성 서문(西門)을 나서 한강 동쪽 삼전도(현재 서울 송파구 삼전동 일대)로 간다. 청 태종 앞에 무릎 꿇고 머리 조아리기 위해서다. 청나라 10만 대군의 공격을 피해 남한산성에서 농성한 지 47일 만의 일이다. 인조의 항복으로 병자호란(1636~1637)은 일단락된다. 그 치욕의 순간들이 풀 한 포기, 벽돌 하나하나에 맺혀 있다. 산성은 삼국시대 이래로 군사적 요충지였다. 고려시대에는 몽골의 침입을 막아낸 현장이었고 일제강점기에는 항일운동의 거점이었다. 남한산성 탐방 코스는 모두 5개다. 거리도 4㎞부터 8㎞까지 다양하다. 소요 시간은 1시간 30분~3시간 20분 안팎이어서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가장 대중적인 코스는 산성로터리→전승문(북문)→우익문(서문)→수어장대→영춘정→지화문(남문) 순으로 돌아본 뒤 다시 산성로터리로 내려오는 코스다. 거리는 5㎞, 1시간 50분 정도 소요된다. 산성로터리에서 영월정으로 오른 뒤, 숭렬전→수어장대→우익문(서문)→국청사를 지나 산성로터리로 돌아오는 코스도 사람들이 많이 걷는다. 4㎞,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산성로터리를 들머리 삼을 경우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행궁이다. 왕의 임시거처 노릇을 했던 곳. 조선의 행궁 가운데 종묘와 사직을 둔 곳은 남한산성 행궁이 유일하다. 규모는 작아도 임금이 늘 머물던 법궁 못지않은 시설을 갖췄다는 뜻이다. 전쟁 등 유사시엔 임시수도 역할도 수행했다. 실제 병자호란(1636년) 때 인조가 남한산성 행궁에서 47일간 머물며 항전했다. 이후에도 숙종, 영조, 정조 등 여러 임금들이 여주, 이천 등의 능행길에 행궁을 들러 갔다. 행궁은 순조 때인 1805년까지 증축을 거듭했다. 이후 1907년 일본의 군대 해산령과 함께 허물어졌다가 2002년부터 10년간 복원 공사를 벌인 끝에 2012년 완공했다. 행궁 복원 도중 행궁터와 산성터 등에서 통일신라시대의 초대형 기와와 건물지가 확인되기도 했다. 정문인 한남루를 지나면 숱하게 많은 전각들과 만난다. 초입의 침괘정, 연못이 있는 지수당 등 볼거리가 많다. ●산성 걷기 들머리로 남문 인기… 서문 앞 언덕은 ‘서울 전망’ 최고 포인트 가장 많은 이들이 산성 걷기 들머리로 삼는 곳은 남문(南門)이자 정문인 지화문이다. 1636년 12월 14일 새벽 도성을 버린 인조의 행렬이 들어갔던 문이다. 남문을 찾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는 중국 관광객들이다. 우리와 달리 전승의 기억을 갖고 와서인지 표정들이 밝다. 성벽은 능선을 타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진다. 흙길을 걷고 돌계단도 오른다. 영춘정이 첫 번째 풍경 전망대다. 팔각정이라고도 불리는데, 원래 남문 아래 있던 것을 옮겨 지은 것이다. 이어 수어장대(守禦將臺). 산성 안에 남은 건물 가운데 가장 화려하고 웅장하다. 장수가 휘하 장졸들을 지휘하기 위해 높은 곳에 세운 건물을 장대라 부른다. 산성 안에는 총 다섯 개의 장대가 있었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게 현재의 수어장대다. 건물은 2층이다. 기단 위에 자리잡은 자태가 옹골차다. 오래전 장대 위에서 호령하던 장수의 굵은 목소리가 귓전에 울리는 듯하다. 수어장대 옆 보호각엔 ‘무망루’(無忘樓)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영조가 병자호란의 시련을 잊지 말자며 지은 글이다. 수어장대에서 15분쯤 더 가면 서문(우익문)이다. 서문 앞 언덕은 남한산성 최고의 전망 포인트다. 서울 시내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청계산, 관악산, 대모산, 남산, 북악산, 북한산, 아차산, 도봉산 등 수많은 명산을 헤아리기 숨가쁘다. 야경 명소로도 꼽힌다. 평일에도 서울 야경을 보기 위해 서문을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광주에서 꼭 돌아봐야 할 명소 몇 곳 더 소개하자. 경안천 생태습지공원은 1973년 팔당댐이 건설되면서 일대 농지와 저지대가 습지로 변한 곳이다. 강변을 따라 2㎞에 이르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가을 향 맡으며 자박자박 걷기 좋다. 산책로 주변엔 소나무, 왕벚나무, 단풍나무, 감나무, 왕버들, 선버들 등이 우거져 있다. 연 밭 위로는 목재 데크를 조성해 뒀다. 철새 조망대도 있다. 겨울 철새들이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시작하면 큰고니 등 다양한 철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남종면, 남한산성면, 퇴촌면 등 광주시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도자기 생산지로 유명했다. 조선 영조 28년 궁중 음식을 담당하던 사옹원의 분원이 광주에 설치된 이후 약 130년간 285곳의 가마터가 이 일대에서 번창했다고 한다. 옛 분원초등학교 폐교사를 리모델링해 2003년 개관한 분원백자자료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조선 도자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경기도자박물관도 조선 5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순백자, 청화백자 등 조선시대 관요에서 생산된 전통 도자기와 그 전통을 계승하는 현재 작가들의 작품 등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분원백자자료관 인근의 박물관 얼굴도 돌아볼 만하다. 연극 연출가 김정옥 대표가 40여년간 수집해 온 석인, 목각인형 등과 여러 나라의 인형 등 다양한 얼굴 조각 1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글 사진 광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31) → 가는 길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 양재 나들목으로 나가 헌인릉, 세곡동, 복정사거리 등을 차례로 지나면 남한산성 남문이다.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겠다면 경안 나들목으로 나가 광지원을 지나면 남한산성 동문이다. 주말 고속도로 정체가 심할 경우 하남 나들목으로 나가 국도를 따라가는 방법도 있다. 지하철 5호선 마천역 1번 출구로 나가면 곧 남한산성 등산로다. 서문까지 1시간쯤 걸린다.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www.ggnhss.or.kr) 777-7500. → 맛집 남한산성 위 산성리 마을에 닭·오리 백숙거리가 조성돼 있다. 행복한 식탁(797-5299)이 많이 알려졌다. 산성에서 좀 떨어진 불당리 낙선재(746-3003)는 깔끔한 한정식이 자랑이다. 두 집 모두 맛 못지않게 업소 분위기가 그윽하다. 남종면 등 경안천 쪽엔 민물 매운탕집이 많다. 분원붕어찜(옛 강촌매운탕·767-9055, 1011) 등이 많이 알려졌다. → 잘 곳 도척면 곤지암 리조트(1661-8787)는 가족 단위로 묵기 좋다. 스키장을 비롯해 스파, 레스토랑, 전시장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찼다. 요즘엔 화담숲을 돌아볼 만하다. 모노레일을 타고 오를 수 있다. 남한산성과 팔당호 주변 등에 펜션, 모텔 등도 많다.
  • [부고]

    ●김한필(미국 거주)한상(경희대 교수)한조(하나금융그룹 부회장·전 외환은행장)민수(한국수력원자력 차장)씨 모친상 김은경(서울대 교수)씨 시모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7시 (02)3010-2631 ●이동선(전 광주시교육위원회 의사국장)씨 별세 강훈(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영상의학과장)수진(서울 삼정중 교사)도훈(오성링크 팀장)씨 부친상 오미숙(미소어린이집 원장)씨 시부상 권정태(호서대 교수)하양욱(GS홈쇼핑 부장)이수범(한겨레 디지털콘텐츠팀장)씨 장인상 26일 광주 조선대병원, 발인 29일 오전 9시 (062)231-8902 ●나영철(자영업)영석(경향신문 전국사회부 부국장)씨 모친상 나진이(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씨 조모상 27일 전남 여수 성심병원, 발인 29일 오전 9시 30분 (061)650-8333 ●김영일(전 경복고 교장)성일(전 대한석탄공사 감사역)경일(야드존 노포지사장)호일(삼신농약종묘사 대표)씨 부친상 류희수(전 고려대 특수자료관리부장)씨 장인상 김인희(전 가인초 교사)씨 시부상 26일 고려대안암병원, 발인 29일 오전 6시 070-7816-0245 ●양성민(조광페인트 회장)씨 별세 26일 부산 해운대 백병원, 발인 29일 오전 7시 30분 070-4322-5301 ●임동호(문화일보 광고국 부장)씨 모친상 서명용(동방디앤피 대표)씨 장모상 27일 여의도성모병원, 발인 29일 오전 10시 (02)3779-2190
  • 서로 닮은 두 도시, 행정 교류 물꼬 텄다

    서로 닮은 두 도시, 행정 교류 물꼬 텄다

    서울 종로구가 유럽과의 행정 교류에 물꼬를 텄다. 구는 체코 프라하 1자치구와 28일 오전 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자매결연을 체결한다고 27일 밝혔다. 프라하 1자치구는 프라하 중심부 구시가에 속한 곳으로 체코 정부와 국회를 포함한 주요 국가기관이 있다. 1자치구 전체가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성니콜라스 성당, 찰스다리, 유대인 지구(게토) 등 주요 관광자원과 공연장, 전시장 등이 밀집된 문화예술의 중심지이다. 구 관계자는 “종로도 청와대 등 국가 주요기관이 위치한 중심부로 종묘, 창덕궁 등 세계문화유산과 북촌, 대학로 등 관광자원이 밀집돼 있다”면서 “도시의 특성과 국가적 상징성 등 유사점이 많아 이번 결연을 추진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구는 세계문화유산 관리와 관광정책 등 행정교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학교 간 자매결연 및 장학생 교환 ▲양 도시 예술인 교류 ▲글로벌 가정문화체험 진행 ▲환경, 도시디자인, 문화재 관리 등 전문지식 및 우수정책을 공유하게 된다. 앞서 프라하 1자치구 관계자 7명은 자매결연을 체결하기 위해 지난 25일 5박 6일 일정으로 종로를 방문했다. 이들은 도시환경 정비와 전통시장 운영 등 우수행정 노하우를 공유하고 전통문화시설인 무계원, 윤동주문학관,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 등을 방문한다. 김영종 구청장은 “도시외교는 도시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세계적으로 도약하는 발판”이라면서 “이번 자매결연 체결이 유럽 문화권에 대한민국과 종로를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게시판] 관훈클럽, 한국언론학회, 여성가족부, 북한물문제연구회, 신한은행, 세계해양포럼, 서울시 외

    [게시판] 관훈클럽, 한국언론학회, 여성가족부, 북한물문제연구회, 신한은행, 세계해양포럼, 서울시 외

    ♦관훈클럽(총무 이선근 연합인포맥스 사장)은 오는 2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있는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을 초청해 관훈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우리 정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입법부의 역할과 남북국회회담의 추진 현황과 성사 가능성, 개헌, 정치개혁, 선거구 재획정을 둘러싼 논란, 정부와 국회와의 관계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한국언론학회(회장 심재철 고려대 교수)가 오는 17일 충남대학교에서 가을 정기학술대회와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응답하라, 언론학 : 초연결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교육과 철학”이며 김학수 서강대 교수가 “커뮤니티와 커뮤니케이션: 혁신적 연구와 교육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Community and Communication: A New Paradigm for Innovative Research and Education)”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이외에도 오택섭 고려대 명예교수는 미국 인디애나대학 저널리즘 스쿨이 미디어학부로 어떻게 변화했으며, 21세기 초연결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커리큘럼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발표한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학회 등은 16일 오후 2시 서울 숙명여자대학교 섬김홀에서 ‘권력형 성희롱 및 성적 괴롭힘 예방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1부에선 호주 커틴대학교의 로레인 셰리던 교수, 가톨릭관동대학교 김은영 교수, 한국여성의전화 최희진 인권정책국장이 발표자로 나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 사건 중에서도 스토킹 범죄를 들여다보고 이에 대한 형사법적 대응방안을 모색한다. 이어 2부에선 다양성관리연구소 김정인 소장, 서울지방경찰청 이지혜 경사, 삼육대학교 서정현 교수 등이 스토킹 실태와 유형을 분석하고 토론한다. 사회는 경기대학교 이수정 교수가 맡는다. ♦북한물문제연구회(회장 김승현)는 오는 20일 오전 10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정산홀에서 창립 기념 국제 심포지엄 ‘북한 상하수도 현황과 문제점’을 연다. ♦신한은행은 오는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15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은퇴교육 프로그램인 부부은퇴교실을 개최한다. 스타 강사인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의 강의와 은퇴설계 솔루션, 부동산 강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대한민국 해양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제9회 세계해양포럼이 오는 20일부터 사흘간 부산 해운대 전시컨벤션센터 벡스코(BEXCO)에서 열린다. 이번 포럼에는 세계 유수의 해양관련 기업 대표, 국제기구 관계자 및 전문가 등 국내외 해양관련 인사 2000여명이 참석한다. ‘해양 더 나은 미래를 위한 30년’을 주제로, 해방 이후 한국 해양관련 활동의 발자취를 조명하고, 현재의 에너지 문제와 기후변화 요인, 환경 문제 등을 살펴본다. ♦서울시와 시민단체, 기업, 지역 주민들이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함께 뜻을 모은다. 서울시는 시민단체, 도성 주변 마을공동체 등과 함께 16일부터 한양도성 세계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범국민 캠페인을 시작한다. 궁궐, 종묘와 함께 조선 왕조 도읍지인 한양을 대표하는 유적인 한양도성은 한양의 경계를 표시하고 그 권위를 드러내는 시설이다. ♦해양, 항만, 물류, 수산 등과 관련된 각종 일자리가 선보이는 취업박람회가 오는 20일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항만공사(BPA)는 해양수산부, 부산시와 함께 2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콘퍼런스홀에서 해양, 항만, 물류, 수산 분야 취업박람회엔 ‘일자리의 바다’를 연다. 이번 박람회에는 국립수산과학원,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부산항만공사, 부산해양수산청 등 해양 수산 분야를 대표하는 80여 개 주요 공공기관, 기업들이 대거 참가한다. 참가 기관과 기업들은 행사 당일 현장 면접을 열어 합격자를 채용할 계획이다. ♦충북대학교(총장 윤여표)는 KTX 고속열차를 이용하는 국민들을 비롯한 지역민들에게 책 읽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1년간 비밀리 준비해온 충북대학교 북카페 개관식을 오는 21일 KTX오송역 3층 충북대학교 북카페에서 진행한다. 개관식에는 충북대학교 윤여표 총장을 비롯한 대학본부 보직자, 단과대학 학장 및 교수, 과장급 이상 교직원, 관련부서 교직원 등 100여명과 KORAIL,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들이 참석해 충북대학교 북카페 개관을 축하할 예정이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조선시대로의 회귀... 16일부터 남한산성문화제

    조선시대로의 회귀... 16일부터 남한산성문화제

     경기 광주 남한산성 일원에서 16~18일 제20회 광주 남한산성 문화제가 열린다. 조선시대의 고즈넉한 분위기에 한껏 빠져들 수 있는 축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맞아, 조선 중기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행사구역을 크게 행궁, 병영, 조선 문화존으로 나눠 조선시대의 문화와 생활을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게 했다. 행사 중심 건물인 남한산성 행궁은 내외 행전과 부속건물, 누각 뿐 아니라 종묘와 사직을 봉안하는 시설까지 갖춘 대규모의 행궁이다. 역대 왕들이 머무는 등 실제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건축사적 중요한 의미가 있다. 행궁 문화존에서는 왕실시찰퍼포먼스, 한남루 근무교대식 퍼포먼스와 취고수악대 공연, 호패 만들기 체험 등이 열린다. 왕과 왕비, 궁녀, 내시, 공주, 왕자 등이 행궁을 순회하며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병영 문화존에서는 무예시연 및 무술시험 등 볼거리와 함께 활쏘기 등 군영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행사기간 중 오전 11시, 오후 1시, 3시에는 남문~수어장대 구간에서 남문수위 군점식이 펼쳐진다. 수어사 성곽순찰 행렬과 조선시대 남한산성에 거주했을 백성들의 모습을 재현한 역사재현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서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조선 문화존은 남문주차장 위 로터리 사이에서 펼쳐진다. 전통 민속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통활 만들기, 목검 만들기, 석궁 만들기, 도리깨질 등을 직접 해볼 수 있다. 조선시대 저잣거리를 거닐며 팽이 돌리기 등 전통 전래놀이를 즐기다 보면 조선시대로 들어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광주시청 문화관광과 (031)760-2726.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동해 고성 앞바다 명태 보호수면 지정

    동해 명태를 살리기 위해 여의도 면적의 7.4배에 이르는 바다가 보호수면으로 지정된다. 해양수산부와 강원도는 동해안 명태자원 회복을 위해 동해 고성군 저도·북방어장 주변해역(21.49㎢)을 보호수면으로 지정, 관리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보호수면은 수산자원관리법에 따라 수산자원의 산란, 종묘발생이나 치어의 성장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수면에 대해 해수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지정할 수 있다. 낙지 보호를 위해 전남 무안 앞바다를 보호수면으로 지정한 데 이어 두번째이다. 해수부와 강원도는 그동안 어민이 잡아 신고한 명태 630마리의 분포지역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주요 산란장 및 회유경로로 추정되는 위치를 보호수면으로 지정하기 위해 어민들과 협의를 추진했다. 강원도는 13일 보호수면 지정 공고를 내고 4년간 관리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4년간 명태자원의 어장예측기술 기반 구축, 먹이망 역학관계 추적기술 개발 등을 위한 해양정보통신기술(MICT) 기반 명태수산자원 회복 관리기술개발비 2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보호수면으로 지정되는 곳은 동해 북방한계선 아래 어장으로 명태가 북한에서 우리 해역으로 회유하는 주요 경로로서, 명태의 주요 산란장 및 서식지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명태 자원 복원을 위한 생태학적 기초자료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부는 과도한 어획 등으로 동해에서 사라진 명태자원을 회복하기 위해 2017년까지 인공종자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2020년까지는 대량 생산을 통해 국민식탁에 올리겠다는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방태진 어업자원정책관은 “보호수면에서 명태의 서식환경 특성을 비롯해 생태 기초 조사연구 등을 실시해 자원회복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전남서 여섯 색깔 6개 섬 즐기자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이 본격화된다. 도는 첫 사업 대상지인 6개 섬의 5개년 기본계획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달부터 섬별 특색 있는 콘셉트로 세부 사업 착공에 들어간다고 6일 밝혔다. 여수 ‘낭만 낭도’는 낭도 막걸리 페스티벌 개최, 장사금 해변의 작은 도서관, 규포마을 어가 체험, 섬 일주 산책로 18㎞ 코스 등을 개발해 섬 도보여행의 1번지로 꾸민다. ‘연분홍 치마’ 고흥 연홍도는 국제 아트 페스티벌 개최, 연분홍 치마 걷는 길(4㎞) 개설, 미역 등 특산물 판매장, 마을 지붕 채색을 통해 섬 전체를 지붕 없는 미술관 테마섬으로 만든다. ‘생태공원’ 강진 가우도는 마을 창고를 재활용한 맛집, 섬 청년 카페 ‘가우나루’, 우물터·산개울 복원, 천연 족욕탕, 다산 작은 쉼터 등을 조성해 찔레꽃 향기나는 섬으로 가꾼다. ‘노랑무궁화’ 완도 소안도는 제주 올레길에 버금가는 섬 둘레길(26㎞) 조성, 태양광과 지열로 가동되는 미라리 펜션, 노랑무궁화 종묘 육성장 등이 있는 생태 여행 1번지로 추진한다. ‘솔향기 가득한 섬’ 진도 관매도는 분교 리모델링 펜션, 우실(방풍돌담) 복원, 관매 탐방로 정비를 통한 치유와 명상의 섬으로 꾸민다. ‘노둣돌 사랑의 섬’ 신안 반월·박지도는 박지에서 반월까지 섬 한 바퀴(12㎞) 걷는 길, 전망 좋은 카페, 그리움터(암자터와 샘터), 약속의 숲(당숲) 등 연인들이 가고 싶은 섬으로 만든다. 김병주 도 해양수산국장은 “섬 전문가 그룹이 참여해 개발 콘셉트와 우선순위를 정한 만큼 특색 있는 가고 싶은 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년 여름이면 식당, 민박 등 여행객 편의시설도 완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삼성물산 ‘문화재 지킴이’ 문화재청장상

    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은 지난 19일 문화재청 주최로 충북 청주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2015년도 문화재 지킴이 전국대회’에서 문화재 보존활동에 이바지한 공로로 문화재청장상을 수상했다고 20일 밝혔다. 삼성물산은 2013년 문화재청과 협약을 맺고 창덕궁, 종묘, 단양 신라적성비 등 47개 문화재 보존활동을 펼쳐 왔다. 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 김봉영 사장은 “기업의 전문성을 살린 재능기부로 펼쳐 온 문화재 보존활동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4대궁 추석날 무료개방한다

    문화재청은 추석 연휴 기간에 4대 궁(창덕궁 후원 제외)과 종묘, 조선왕릉, 현충사, 칠백의총을 휴무 없이 개장하고 추석 당일인 27일에는 무료 개방한다고 21일 밝혔다. 연휴 기간 고궁과 왕릉에서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문화유산 퀴즈 맞히기와 다양한 문화 행사가 펼쳐진다. 덕수궁에서는 국악 공연 ‘풍류’와 ‘고궁에서 우리 음악 듣기’가 진행되고, 종묘에서는 ‘이야기가 있는 종묘제례악’이 마련된다. 또 현충사와 칠백의총, 세종대왕릉인 영릉(英陵)에서는 투호와 윷놀이 등 전통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전히 불안한 서해5도…정부 지원액 갈수록 줄어

    옹진군은 남북대결 국면이 펼쳐질 때마다 이목이 집중되는 지역이다.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백령도, 제1·2연평해전과 북한군 포격 도발이 발발한 연평도 등은 모두 옹진군 관내다. 옹진군은 원래 경기도에 속해 있었으나 1995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인천시로 편입된 이후 오늘에 이른다. 2010년 11월 발생한 연평도 피격은 서해5도의 거주환경을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포격으로 파손된 집·상가 32채는 당국의 지원으로 신축됐고 228채의 노후주택은 개량됐다. 백령도는 244채, 대청도는 165채가 개량됐다. 주민 부담이 20%에 불과해 리모델링 사업이 인기는 끄는 데 비해 책정된 예산은 적어 신청 가구의 3분의1 정도만 혜택을 받고 있다. 서해5도지원특별법에 따른 정부 지원예산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11년 426억원, 2012년 370억원, 2013년 381억원, 2014년 262억원, 올해 232억원이다. 정부는 지원계획 발표 당시 2020년까지 9109억원의 재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으나 이 추세라면 약속한 재원의 4분의1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주택개량사업비가 부족해 군비 10억원을 편법 투입하기도 했다. 옹진군 서해5도지원팀 관계자는 “정부가 약속과는 달리 지원액을 갈수록 줄이고 있어 걱정”이라며 “뭐든 시간이 지나면 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서해5도 인근 해역에서의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려 주민들의 불안을 부채질한다. 지난 11일부터 본격적인 가을철 꽃게잡이가 시작돼 어획량이 지난해 가을보다 15%가량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긴 했지만, 어민들은 마음이 편치 않다. 박태원 연평도 어촌계장은 “어획량이 늘어난다고 하는데 중국어선이나 남북관계 등 불안정한 서해5도 환경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옹진군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 어획량이 날로 떨어지는 현실에서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수산종묘 방류와 인공어초 확대, 바다목장화 사업 등으로 어업소득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되고 있다. 섬을 좌우하는 또 다른 포인트는 관광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광업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군은 관광을 지렛대 삼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여객선운임 지원, 관광상품 개발, 섬 둘레길 조성, 민박 현대화 등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인천시도 시 차원에서 관광 활성화를 위해 ‘행복섬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옹진군으로부터 관광객 유인, 주민소득 증대 등에 효과가 큰 사업을 제안받은 뒤 내년부터 시비를 지원한다. 또 옹진·강화·김포를 연계한 지역행복생활권 협력사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대가야 고분군·역사길 ‘갈고 닦기’… 다시 빛나는 古都

    [자치단체장 25시] 대가야 고분군·역사길 ‘갈고 닦기’… 다시 빛나는 古都

    경북 고령은 찬란한 역사문화도시임을 자랑한다. 고구려·백제·신라 등 삼국과 함께 고대 국가로까지 당당히 성장했던 대가야(42~562)의 도읍지였다. 하지만 오랜 기간 경주와 부여·공주의 위세에 눌려 제대로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정부의 고도(古都) 문화권 보존 및 개발 사업에서 고령이 철저히 소외됐던 탓이다. 결국 고령은 인구 4만명에도 못 미치는 농업 위주의 조그마한 중소도시, 보잘것없는 역사문화도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침체일로인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대가야의 재도약을 이루겠다며 불철주야로 뛰는 사람이 있다. 곽용환(57) 군수다. 그는 굵직굵직한 대가야 문화융성 정책들을 끊임없이 개발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다른 역사문화 도시들을 따라잡겠다는 각오다. 예산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번쩍이는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남달라 해결사로 통한다. 곽 군수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입지전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9급 공무원 출신으로 당당히 군수 자리까지 꿰찼다. 그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와 지원은 전폭적이다. 재선 단체장이다. 특히 지난해 지방선거 때는 무투표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10일 기자가 동행한 곽 군수의 행선지는 주로 대가야 역사·문화 재현 현장이었다. 오전 8시 30분쯤 막바지 정비 공사가 한창인 ‘지산동 대가야고분군’(사적 제79호)을 찾았다. 2018년 세계유산 최종 등재를 앞둔 중요한 현장이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현장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둘러본 그는 관계자에게 고분 경관을 헤치는 리기다소나무를 베어 낼 것을 지시했다. 또 유네스코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조그마한 하자도 절대 용납돼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가야국역사루트 재현 사업 현장으로 향했다. 도중에 대가야 기마 문화체험장에 잠시 들렀다. 지난 1일 개장 이후 첫 방문이었다. 유치원 어린이 100여명이 승마 체험을 하고 있었다. 곽 군수는 배은미(43) ‘신나는 어린이집’ 원장이 “시골 아이들이 난생처음 말 타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며 “군수님 덕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하자 그 보답으로 어린이들을 위해 깜짝 마부(馬夫)로 변신했다. 현장 관계자에게는 안전사고 예방을 신신당부했다. 바로 옆이 가야국역사루트 재현 현장이었다. 책임자로부터 간략한 보고를 듣고 “인근 농경지 주민들이 제기하는 침수 문제를 책임지고 근본적으로 해결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 표정엔 긴장감이 묻어났다. 가야국 역사 루트 재현 사업은 대가야읍 고아리 일대 부지 10만 2000㎡에 국비 등 총 573억원을 투입해 가야문화권 최대 관광지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30여분을 현장에 머문 뒤 국내 최장 보행자 전용 다리가 건설 중인 대가야교(길이 305m, 폭 4m) 현장, 우곡면 낙동강 레저·레포츠 단지 조성 현장과 스마트팜 농장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현장을 찾아 산 넘고 물 건너 다니는 2시간 여 동안 곽 군수는 차 안에서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의 배경과 당위성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이 법안은 낙후된 가야문화권의 체계적인 정비를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으로, 영호남 가야문화권 5개 시·도 15개 시·군(고령·성주·달성·합천·거창·함양·남원·산청·의령·장수·창녕·하동·함안·광양·순천)이 법안을 마련하고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갖은 노력 끝에 지난 4월 국회에 제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얼마 남지 않은 19대 국회 회기 내 처리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되지만 국회에서 계속 낮잠만 자고 있어 답답하다. 당장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곽 군수는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을 올해로 5년째 맡아 모임을 이끌고 있다. 어느새 낮 12시가 훌쩍 넘었다.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읍내 5일장에 있는 돼지국밥집을 찾았다. 때마침 식사를 하던 손님 50여명이 군수에게 달려들어 악수를 청했다. 남녀노소 구분이 없었다. 일부는 군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고령 토박이인 곽 군수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는 소탈한 성격이다. 사람도 음식도 가리지 않는다. 점심을 해결한 뒤 다시 움직였다. 곽 군수는 군청으로 직행해 미리 대기하던 민원인들을 차례로 만났다. 인사와 함께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연신 건넸다. 면담을 끝내고 결재를 시작했다. 곽 군수는 도중에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전화식(58)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가야 종묘(宗廟) 및 봉화(烽火)산 조성 사업을 위한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전 국장은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고령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막역한 친구 사이다. 오후 3시쯤 비서가 일정이 급하다며 결재를 중단시키고 곽 군수를 군청 인근에 새로 지은 ‘대가야 문화누리’로 안내했다. 초현대식 건물 2층에 마련된 ‘선비 아카데미’ 강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잠시 교육생들과 환담했다. 이어 곧장 1층 실내 수영장으로 내려갔다. 곽 군수가 이용객들에게 “혹시라도 불편사항은 없느냐”고 묻자 “끝내줍니다”라며 환호성으로 답했다. 문화누리 사무실을 찾아서는 16일로 예정된 건물 준공식과 개관 기념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다시 군청으로 돌아와 2층 가야금방에서 열린 ‘대구가톨릭대병원·고령군 우호 교류 협약식’에 참석해 최경환 의료원장과 함께 협약서에 서명하고 공동 노력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했다. 이어 군수실에서 지역 중소업체로부터 교육발전기금 200만원을 전달받았다. 오후 6시 30분쯤 군수실을 나섰다. 바로 문화누리 헬스장을 찾아 주민들과 어울려 운동을 즐기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눴다. 8시 무렵 헬스장을 나서는 곽 군수에게 “하루하루가 참 고단하겠다”고 인사를 건네자 되레 유쾌한 답이 돌아왔다. “아닙니다. 고령을 위한 ‘행복한 여행’을 하고 있는걸요.” 그의 밝은 웃음에서 고령의 미래가 보이는 듯했다. 글 사진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2015 공직박람회] “뿌리를 지키고 미래를 엽니다”

    “문화재청의 문을 열면 지켜 나가야 할 우리의 뿌리가, 밝은 미래를 만들 힘이 보입니다. 문화재청은 커다란 지붕이 되어 우리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합니다. 문화재청은 과거와 현재, 시간과 사람 사이에 다리를 놓아 우리 시대의 문화를 만들어 냅니다.” 문화재청 공무원들의 자부심을 대변하는 말이다. 우리의 뿌리를 지키고 다음 세대를 위한 우리 문화의 가치를 새로이 창조한다는 사명감이 문화재청의 존립 근간이다. 때문에 문화재청 공무원들은 사명감, 소명의식을 으뜸 자질로 꼽는다. 업무는 다양하다. 문화재 지정 및 등록부터 문화재 보존과 재정 지원, 문화재 현상변경·발굴 등 허가, 조선 4대궁·종묘·능 및 중요 유적지(세종대왕유적·현충사·칠백의총) 직영 관리, 국제 교류·국외문화재 환수·세계유산 지정 등 우리 문화재의 세계화, 문화재 조사 연구, 문화재 전문 인력 양성 등이다. 이들 업무는 문화유산의 올바른 보존과 새로운 가치 창출을 통해 국민 문화생활 향상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화재청은 1945년 11월 구황실사무청으로 출발해 1998년까지 문화공보부와 문화부, 문화체육부, 문화관광부 외국(外局)으로 문화재 관리 업무를 수행해 왔다. 1999년 5월 문화재청으로, 2004년 3월 차관청으로 승격됐다. 문화재청엔 본청(1관 3국 19과) 272명, 25개 소속기관 644명, 총 916명이 근무하고 있다. 행정직, 사서직, 전산직, 임업직, 공업직, 해양수산직 등 다양한 직렬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일반직 공무원과 학예연구직 공무원으로 나눠져 있다. 일반직 공무원은 5·7·9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 합격 뒤 문화재청으로 배정받는다. 학예연구직 공무원은 문화재청에서 직접 뽑는다. 문화재 연구 업무 분야를 담당하는 전문 인력으로 채용된다. 역사학, 고고학, 미술사학, 민속학, 보존과학 등 문화재 분야 관련 대학원을 졸업해야 하고, 필기시험과 면접시험 등을 통해 선발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광복 70년-한국경제를 이끈 기업들] 한국중부발전, 버려진 발전소 온배수열로 고수익 작물 생산

    [광복 70년-한국경제를 이끈 기업들] 한국중부발전, 버려진 발전소 온배수열로 고수익 작물 생산

    한국중부발전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버려지는 발전소 온배수열을 활용해 전기를 만들고 일자리와 신성장 동력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부발전의 보령화력발전소에는 연간 약 46억t의 온배수가 배출된다. 온배수열은 발전소의 발전기를 냉각하는 동안 데워진 물이 온도가 상승한 상태에서 보유하고 있는 열에너지를 말한다. 중부발전은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와 손잡고 ‘신재생에너지원으로서의 온배수열 활용 설명회’를 개최했다. 산업부는 ‘에너지 신산업’의 주요 사업 모델로 발전소 온배수열 활용을 선정했었다. 중부발전은 화력발전소의 온배수열을 인근 복합영농단지에 공급해 식물성장을 촉진하고 고부가가치 작물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중부발전은 온배수, 이산화탄소 등 발전소 폐자원과 사물인터넷의 생육기술을 결합해 애플망고 등 고수익 과일을 재배해 지역 수익을 올리는 시범 사업을 하고 있다. 어업 분야에도 활용해 수산종묘배양장을 만들어 양식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소 인근 해역에 치어를 방류해 수산 자원 증식도 돕고 있다. 중부발전은 보령화력발전소 인근에 대규모 천연액화가스(LNG) 터미널(GS에너지)를 건설해 기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냉배수를 온배수와 혼합해 방류하는 협업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광복 70년 아로새긴 ‘서울의 주말’… 보신각 타종 등 다양한 행사

    광복 70년 아로새긴 ‘서울의 주말’… 보신각 타종 등 다양한 행사

    광복절 연휴에도 서울에 머무는 시민이라면 16일까지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무료 행사에 관심을 둬볼 만하다. 서울시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15~16일 이틀간 용산가족공원에서 무료 교향악단 공연 ‘푸른 광복, 풀밭 위의 콘서트’를 연다. 15일 오후 7시 30분부터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공연한다.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과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하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16일에 같은 장소에서 서울시민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서울시민여성합창단이 공연한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시민들이 2개월 동안 서울대 음대 김덕기 교수의 지도로 준비했다. 정년퇴직 후 첼로를 통해 자아를 찾은 아버지가 주축이 된 음악 가족, 취업 공포를 떨치려고 지원한 청년, 바이올린 연주의 꿈을 한국에서 펼치는 캐나다인 등이 참여했다.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4악장 ‘신세계 교향곡’,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 1악장’, 요한 슈트라우스의 폴카 ‘천둥과 번개’ 등을 연주한다. 박원순 시장은 16일 공연에 참석한다. 15일 올림픽주경기장에서 3·1 독립운동의 34번째 민족대표이자 유일한 외국인인 스코필드 박사를 기념하는 ‘2015 함께 서울 스코필드 어린이 연식 대구대회’가 열린다. 스코필드 박사와 경기고 시절에 인연을 맺은 제자이자 야구광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참석한다. 스코필드 박사는 국립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잠든 유일한 외국인이다. 이날 정오에 종로 보신각에서 광복절 기념 타종행사가 열린다.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이 무료다. 15일 한강공원 일대에서는 ‘광복 70주년 기념 퍼레이드’가 열린다. 동대문 DDP에서 열리는 ‘간송문화전 4부 매, 난, 국, 죽 선비의 향기’전도 15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광복절 연휴, 전국 관광시설 등 무료… 할인혜택 꼼꼼히 따져보고 떠나자!

    광복절 연휴, 전국 관광시설 등 무료… 할인혜택 꼼꼼히 따져보고 떠나자!

    광복절 연휴기간인 14~16일 전국 주요 관광시설과 주차장 등이 입장료를 받지 않거나 할인해 준다. 민자도로를 포함한 전국 고속도로는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14일 하루 통행료가 면제된다. 광복 70년을 맞이해 범국민적인 축하 분위기 확산과 내수경기 진작 및 국내 관광 활성화 등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공시설을 무료로 개방한다. 경남도는 13일 양산 통도사와 내원사, 진주 이성자 미술관 등 27곳의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합천대장경테마파크와 표충사 등 17곳은 입장료를 10~50% 할인한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천지연폭포와 정방폭포 등 공영관광지를 무료 개방한다. 전남 순천시는 순천만생태공원·낙안읍성 등 주요 관광지 6곳의 입장료를 50% 할인한다. 충북에서는 청주 청남대를 비롯해 문의문화재단지, 진천 종박물관 등 18곳의 입장료를 받지 않거나 20∼50% 할인한다. 울산시는 14일 하루 울산시설공단이 관리하는 울산대공원 주요 시설 등을 무료 개방하고 남구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 등의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경북지역 시·군립 박물관과 미술관 등 89곳을 무료 개방한다. 서울시는 공영주차장 141곳 가운데 59곳을 14일 무료 개방한다. 시 주차정보안내시스템(parking.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복궁 등 4대 고궁과 종묘 등 15곳, 41개 국립자연휴양림, 국립현대미술관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전국종합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서울시에서 광복절 뜻깊게 보내는 꿀팁

    서울시에서 광복절 뜻깊게 보내는 꿀팁

    14일 임시공휴일을 맞아 통행료가 면제된 고속도로 정체차선에 발도 못 디딘 서울시민이라면, 14~16일 서울시 곳곳에서 열리는 뜻깊은 행사에 관심을 둬볼 만하다.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광복절 연휴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여러 무료 행사들을 알아보자. 서울시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15~16일 이틀간 용산가족공원에서 무료 교향악단 공연 ‘푸른 광복, 풀밭 위의 콘서트’를 연다. 15일 오후 7시 30분부터 90분간 용산가족공원에서는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공연이 펼쳐진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과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하는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들려 줄 예정이다. 해금연주가 이병욱, 소프라노 캐슬린 김, 테너 진성원, 바리톤 공병우 등도 공연에 참여한다. 16일에는 시민 오디션을 열어서 창단한 서울시민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서울시민여성합창단의 공연이 열린다. 서울시민오케스트라에는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시민들이 대부분 지원해 2개월 동안 서울대 음대 김덕기 교수의 지휘 아래 광복절 기념공연을 준비했다. 정년퇴직 후 꿈을 잃어버렸다가 첼로를 통해 나를 찾은 아버지를 포함한 음악가족, 취업준비 중의 불안감을 떨치고자 오케스트라에 지원한 청년, 모국인 캐나다에서 접었던 바이올린 연주의 꿈을 한국에서 펼치게 된 외국인 등 각양각색의 사연을 지닌 시민들이 오케스트라에 참여했다. 서울시민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4악장 ‘신세계 교향곡’,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 1악장’, 요한 스트라우스의 폴카 ‘천둥과 번개’ 등을 연주한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16일 공연에 참석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풀밭 위에 돗자리를 펴고 한여름 밤의 꿈같은 음악여행을 박 시장과 함께 떠날 수 있다. 광복절을 맞아 3·1 독립운동의 34번째 민족대표이자 유일한 외국인인 스코필드 박사를 기념하는 ‘2015 함께서울 스코필드 어린이 연식 대구대회’가 15일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다. 가벼운 야구공을 쓰는 이번 어린이 연식 야구대회에는 스코필드 박사의 제자이자 야구광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참석한다. 스코필드 박사는 국립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잠든 유일한 외국인으로 서울대 수의대에서 인재 양성에 헌신했다. 정 전 총리는 경기고 재학 시절 스코필드 박사의 제자였으며, 스코필드 기념사업회 명예회장이기도 하다. 야구대회에는 강원도, 경기 고양시, 서울을 대표하는 남자 초등학교와 여자 중학교 야구단 4팀이 참여한다. 15일 정오에는 종로 보신각에서 광복절 기념 타종행사가 열린다. 70년 전 광복의 기쁨을 되새기는 타종 행사에는 박 시장, 박래학 서울시의회 의장, 김영종 종로구청장과 독립유공자 후손 등이 참여해 모두 33번 종을 친다. 타종에는 독립유공자와 순국선열의 후손뿐 아니라 서울 토박이 시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극복을 위해 노력한 이인덕 서울의료원 간호부장, 김선희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펜싱 금메달리스트 등도 참여한다. 타종 행사 직전인 11시 20분부터 종로구립합창단 공연과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등으로 분장한 배우들의 인간조각 퍼포먼스 및 뮤지컬도 펼쳐진다. 현장의 시민들은 자그마한 손종을 받아 타종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또 문화재청은 연휴 3일간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을 무료로 개방한다. 15일 한강공원 일대에서는 ‘광복 70주년 기념 퍼레이드’가 열린다. 15일 오전 9시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자전거길을 따라 한강의 남과 북을 하나로 잇는 대행진에 2015명이 참여한다. 한강 위에 태극기 물결을 만드는 카약 행렬이 15일 오전 9~12시 망원과 이촌 사이 약 10㎞에 걸쳐 펼쳐진다. 15일 오후에는 카약 강습도 열린다. 동대문 DDP에서 열리는 ‘간송문화전 4부 매, 난, 국, 죽_선비의 향기’전도 14~15일 이틀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해외여행 | 중국 구이린Guilin-풍경 그 너머의 고장

    해외여행 | 중국 구이린Guilin-풍경 그 너머의 고장

    억만년의 시간이 빚어낸 경치를 시인묵객들은 천하제일이라 예찬했고, 구이린계림, 桂林을 보지 않고 산수를 논하지 말라고 누군가는 으스댔다. 그러나 마주한 그곳에서 시선을 파고든 건 산과 물의 품에 안긴 사람들이었다. 장엄한 풍광도 삶의 터전일 뿐인 그들은 전통을 잇고 현재를 수긍하며, 리장리강, 漓江처럼 담담히 흐르고 있었다. 순한 웃음을 주던 그 얼굴들이 쉽게 잊혀질 것 같지 않다. 구이린桂林을 여행하기 전 기원전 214년, 진나라 시황제가 처음 도시를 세운 구이린은 광시좡족자치구 북동부에 있다. 수려한 경관은 익히 유명하고 특히, 몇년 전부터는 수십 개의 풍경구를 새로 개발하고 교통까지 편리해져 국제관광도시로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 주고 있다. 구이린은 아열대 기후라 기온이 높고 일 년 내 비가 자주 온다. 크게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곳이라지만 실제 체감 온도는 그렇지 않다. 습기 탓에 훨씬 덥게 느껴지고 비가 내린 후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5월 말의 기온이 34℃ 정도였는데 체감온도는 40℃처럼 느껴졌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이기 때문에 가볍게 보지 말고 여행시에는 계절에 맞는 준비물을 잘 챙기도록 한다. 흔히 계수나무 꽃이 피는 가을을 여행의 최적기로 꼽는다. 룽지티톈의 경우 10월 둘째 주쯤 추수를 하기 때문에 황금 논을 보기 위해서는 중국 내 인파가 몰리는 첫째 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 ●구이린桂林 계수나무의 숲 잦은 비에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일 년에 고작 60일이라는 구이린. 출국 전부터 중국 기상청 예보에 온통 신경이 쏠렸건만. 6월을 앞둔 구이린의 하늘은 머리 위로 폭염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동하는 내내 차창에 코를 박았다. 종일 집안으로 향기가 스민다는 꽃이 피기에는 이른 시기였지만 계수나무는 초여름 무성한 녹음을 뿜고 있었다. 건물 사이 기괴한 봉우리들이 시선을 끌었고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그 사이를 무심히 내달렸다. 구이린은 몇년 사이 빠르게 변화해 왔다. 특히 광시廣西좡족자치구의 교통 요지로서, 잘 정비된 도로에 리장漓江, 샹장湘江의 물길은 광저우와 홍콩, 마카오까지 이어진다. 숲을 이룰 만큼 계수나무가 많다는 뜻을 가진, 구이린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 110년의 계수나무 부부수가 있는 곳은 징장왕청靖江王城이다. 징장은 구이린의 옛 지명으로 명나라 태조 주원장은 왕위에 오르면서 장손인 주수겸을 왕으로 임명해 구이린에 파견했다. 왕청은 징장왕의 저택으로 명나라 5년에 착공해 완성까지 20년이 걸렸다. 현재 광시사범대학 왕청캠퍼스로 사용 중인 징장왕청은 시내에서도 중심에 있었다. 견고한 성벽과 네 개의 성문은 당시 그대로지만 종묘, 정자, 누각 등 대부분의 건물들이 중일전쟁1937~1945년 때 파괴되어 1947년 재건한 것이다. 역사전시실로 꾸며진 청윈뎬承云殿에는 12대에 걸친 성의 역사를 모아 놓고 있으며 한 켠에서는 작은 공연도 펼쳐진다. 그 뒤 국학당으로 사용 중인 침궁 앞으로 학생들이 오간다. 우거진 나무터널을 지나 걸음은 두슈펑獨秀峰에서 멈췄다. 66m 높이에 불과한 이 석회암 봉우리는 이름처럼 홀로 우뚝 솟아 있는데 정상에서 보이는 멋진 전경은 과거 명인들의 동경이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석각이다. 당나라 이래 136개나 되는 석각이 봉우리 곳곳에 숨은 그림처럼 새겨졌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송나라 후기 때 문인이던 왕정공王正功이 직접 새긴 시다. ‘구이린의 산수가 천하의 으뜸桂林山水甲天下’이라는 유명한 문장이 그 시 속에 있다. 젊은이들과의 연회에서 흥에 겨워 쓴 시의 한 구절이 구이린을 대표하는 말로 대대손손 기억되리라는 것을 왕정공은 짐작이나 했을까.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더위에 지쳐 있다 쾌재를 부른 것은 루디옌蘆笛岩에서다. 루디옌은 시내에서 7km 떨어진 광명산에 있는 동굴로 전체 2km 중에 개방된 곳은 500m 정도다. 18℃를 유지한다는 동굴 안은 정말 시원했다. 눈사람, 부처, 사자, 수정궁 등 기이한 형상의 종유석과 석주, 석화가 색색의 조명 아래 영롱한 자태를 드러냈고 안내원의 설명이 어김없이 이어졌다. 동굴은 정말 신비로웠지만 여기저기 판매를 목적으로 잘려 나간 종유석을 보는 기분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대자연의 예술궁전’이라는 그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것은 분명하다. 구이린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평범했던 낮과 달리 밤의 구이린은 화려하게 변신한다. 대표적인 곳이 량장쓰후兩江四湖다. 량장쓰후는 시내를 감싸 흐르는 리장과 타오화장桃花江의 물줄기를 도심의 룽후龍湖, 산후杉湖, 구이후桂湖, 무룽후木龍湖와 연결해 만든 해자라고 할 수 있다. 네 개의 호수는 당나라 당시에도 구이린의 해자였다. 샹산象山공원도 량장쓰후 부근에 자리한다. 흔한 유원지를 떠올리는 분위기 탓에 명성과 달리 조연으로 전락했던 그 코끼리 모양의 돌산은 차라리 밤이 되자 주연의 자리를 되찾은 듯 보였다. 산후 앞 선착장에서 유람선의 차례를 기다렸다. 물 위로 량장쓰후의 랜드마크인 일월쌍탑日月月雙塔이 반짝인다. 금탑은 태양, 은탑은 달을 뜻한다. 유람선이 제 속도를 내고 룽후를 지나는 오른쪽으로는 룽후공원의 밤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조명에 파묻혀 웃고 있다. 함께 손을 흔들었다. 속도가 줄어든 것은 중간 지점 구이후 부근에서다. 재현된 옛 선박모형 앞에서 가마우지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전통낚시 퍼포먼스가 연출되고 있었다. 날개가 있지만 날지 못하는 가마우지는 긴 목과 주둥이를 이용해 재빠르게 물고기를 잡는다. 배는 다시 미국 금문교 모양의 다리 아래를 지난다. 모두 열 아홉 개나 되는 량장쓰후의 다리 중에는 이처럼 세계 유명 다리를 본뜬 것도 많아 교량박물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뱃놀이의 풍류는 당을 거쳐 송宋대에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많은 호수와 강이 있는 구이린은 수로가 발달해 뗏목과 배를 이용한 뱃놀이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하지만 경제성장을 위해 개발이 진행되면서 수질은 나빠지고 하천의 체계는 무너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1998년의 량장쓰후 프로젝트다. 강과 호수를 연결하고 공원 녹지를 조성했으며, 다리와 길을 만들고 수질을 정화하는 작업을 거쳐 2002년, 지금의 량장쓰후를 탄생시켰다. 덕분에 도심의 생태환경 질은 높아졌고 오늘날 쾌적하게 밤의 풍류를 즐기게 된 것이다. 유치하다 싶을 만큼 화려한 조명들로 몽롱한 사이, 수변 무대 앞에서 유람선이 갑자기 멈춰 선다. 음악과 함께 민속공연이 한창이었다. 감상도 잠시, 출발 지점을 향해 다시 뱃머리를 돌린다. 배 안. 어여쁜 한족 아가씨가 익숙한 우리 노래를 비파로 연주하는 동안 한 시간여의 현대판 뱃놀이가 끝나 가고 있었다. ●룽성 龍勝 눈물로 일군 천국의 계단 구이린에서 77km. 광시와 후난湖南성 접경에 자리한 룽성으로 향한다. 정확히 말하면 룽성 각족各族자치현 허핑和平향, 그곳에 있는 룽지티뎬龍脊梯田이 목적지다. 룽지티톈은 우리가 흔히 다랭이 논이라 부르는 계단식 논이 산 전체를 덮고 있는 곳이다. 두 시간 반 만에 버스가 매표소 앞에 도착했다. 여기서 버스를 갈아타고 30분을 또 가야 한다. 세차게 비가 내렸고 험한 산길 아래는 물줄기가 운무에 쌓인 계곡을 휘감았다. 멀미가 슬슬 올라올 무렵 멈춘 곳은 훙야오红瑶족의 부락인 황뤄야오자이黄洛瑶寨. 60가구, 약 500명이 이곳에 모여 산다. 야오족은 수난의 역사를 가졌다. 원명元明시대 봉건통치자들의 압박을 피해 대규모 야오족이 남쪽으로 이동했고, 특히 명대 97년간은 군대까지 동원한 유혈진압에 시달렸다. 훙야오족이 룽지티톈에 정착한 것도 이 무렵이다. 다채로운 자수를 수놓은 붉은색 옷을 입는 훙야오족은 여인들의 긴 머리가 유명하다. 머리카락 평균 길이는 1.7m, 가장 긴 사람은 2.1m나 된다. 다섯살 때부터 기른 머리를 성인식 때 귀밑까지 자르고는 다시 평생 기른다. 자른 머리카락은 뭉치로 잘 보관해 뒀다가 결혼 후 자녀를 낳으면 틀어 얹는데 그것을 반발盤髮이라 한다. 그리고 머리를 손질할 때 빠지는 머리카락을 모아 뒀다가 또 하나의 반발을 만든다. 예쁘게 틀어 올린 머리는 지금의 머리에 두 개의 머리채를 묶어 비로소 완성된 스타일이다. 훙야오족이 이토록 애지중지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머리카락이 부귀영화와 장수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부락으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흔들다리를 건너야 했다. 10여 명씩 우산을 든 채 한 손으로 출렁대는 다리를 부여잡고 뒤뚱대며 건넜다. 발아래로 비에 불어난 물살이 아찔했다. ‘천하제일장발촌’이라는 표지석을 지나 들어선 민속공연장에는 훙야오족 문화의 면면이 공연으로 펼쳐진다. 전통차인 유차를 마시며 여인들이 그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감아올리는 퍼포먼스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남성 관객과 함께 연출하는 결혼 풍습도 흥미롭다. 마음에 드는 남성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꼬집고 남성이 여성의 발등을 살짝 밟는 것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면 그 다음은 일사천리다. 공연은 부락에서 가장 나이 많은 81세의 할머니가 창가에서 긴 머리를 빗는 것으로 막바지에 이른다. 놀랍게도 흰머리가 하나도 없다. 훙야오족은 쌀뜨물을 발효시킨 물로 계곡에서 머리를 감는다는데, 일평생 검고 윤기 나는 머릿결을 지니고 있는 비법일지도. 노동이 흐르는 산등성이 풍경 71.6km2라는 가늠하기도 힘든 면적의 룽지티톈은 해발 1,916m 룽지산 자락을 380m부터 높게는 1,180m까지 뒤덮고 있다. 크게 진컹티텐金坑梯田과 핑안티텐平安梯田으로 나뉘는데, 핑안은 좡壯족의 거주지이고 진컹은 훙야오족의 거주지다. 그들은 13세기 원나라 때부터 이 방대한 개간 작업을 시작해 청나라 초기에 완성했고, 지금까지 대를 이어 살고 있다. 방향은 진컹티톈 쪽이었다. 3년 전 설치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기로 했다. 천천히 고도가 높아지고 창밖으로 논이 물결친다. 20분 후, 드디어 가장 높은 진푸딩金佛頂 전망대다. 막 비가 그친 희뿌연 산자락에 온통 용이 춤을 춘다. 논 사이사이 다자이, 신자이, 좡지예 등 부락들이 그림처럼 박혀 있고, 장대한 선율로 흐르는 곳곳에서 모심기가 한창이다. 룽지티톈에는 ‘황금빛 부처의 정수리’라는 진푸딩 외에도 8개의 전망대가 더 있다. ‘달과 일곱 개의 별’, ‘천국으로 향하는 천개의 계단’ 등 저마다 낭만적인 이름을 지녔다. 위대한 이 풍광은 땀과 정성으로 일군 것이라기보다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의 결과라고 하는 것이 차라리 옳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카메라를 내려놓기 힘든 매력적인 예술작품이기 전에 돌투성이 산을 일구며 죽음과 맞서 온 이들의 삶의 터전인 것이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이 역설적인 아름다움 앞에서는 그저 말을 잊을 뿐이다. ●싼장 三江 시의 고향, 노래의 바다 또 하나의 소수민족을 만나러 싼장 둥족자치현으로 향한다. 소수민족들이 흔히 그렇듯 이들 또한 한족, 몽고족, 만주족 등 주류의 핍박을 피해 이 변방의 산간벽지에서 거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8개의 부락이 모여 산다는 정양촌 입구. 촌락 입구에서 제일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청양펑위차오程陽風雨橋, 이름 그대로 바람과 비의 다리다. 길이 64.4m에 폭 3.4m, 높이는 10.6m에 이르는 이 다리는 실용성을 넘어 뛰어난 조형미와 아름다운 자태로 세계적으로도 건축양식의 걸작이라 평가받는다. 1916년부터 12년이 걸려 완성됐는데 중국 정부의 중점보호대상문물로 지정되어 있다. 청양펑위차오는 맨 아래에 5개의 청석으로 기둥을 받치고 그 위에 삼나무로 몸체를 만든 후 탑 모양의 정자를 지붕으로 올린다. 다리 내부는 긴 복도 형태다. 놀라운 것은 쇠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서로 맞물려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펑위차오風雨橋는 둥족 마을 어디에나 있다. 현에만 모양이 다른 다리가 100개도 넘는다. 부락과 부락의 경계, 강이 있는 자리에 세우는 펑위차오는 교량의 기능 외에도 영혼을 달래고 액을 막아 복을 기원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또 다른 펑위차오인 허룽河龍교를 지나니 핑자이平寨다. 이 부락에는 고루鼓樓 신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펑위차오와 함께 둥족 문화를 상징하는 고루는 공동체의 중심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고루를 지을 때는 모두가 힘을 보태고 돈이나 물건을 기부하기도 한다고. 점심은 관샤오冠小촌에서 바이자옌百家宴을 베풀어 성대한 대접을 받았다. 바이자옌은 귀한 손님이 오면 집집마다 대여섯 가지의 음식을 만들어 모여 접대하는 손님맞이 잔칫상인데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전통복장을 한 둥족 여인들이 줄을 맞춰 서서 고음과 저음이 섞인 음색으로 환영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들의 환대는 노랫가락을 타고 둥족은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아무 때고 권해도 막힘없이 한 자락을 뽑아낸다. 고유문자가 없는 그들이 노래 속에 역사와 신화를 담아 문화적 전통을 이어온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둥족 사회가 ‘시의 고향이자 노래의 바다’라는 서정적 칭호를 갖게 된 것도 민족의 서사를 전승하는 방법이 노래였기 때문이다. 고루 앞 광장. 군무와 함께 연회가 시작된다. 대나무로 만든 관악기인 루성蘆笙이 갖가지 소리를 내며 광장을 울리고, 이들이 모시는 대모신 싸마薩瑪를 상징하는 우산을 들고서 여인들이 질서정연하게 춤을 춘다. 햇살처럼 사방으로 퍼진 우산살이 마을의 재앙을 막아 준다고 믿는다. 공연이 끝날 때쯤 여인들이 서둘러 음식을 나르기 시작했다. 상 하나에 두 가정이 만든 음식이 놓이는데 얼핏 봐도 백 가족은 돼 보인다. 둥족은 자신의 집에서 만든 음식상 앞에 앉아 그 자리에 마주 앉은 손님과 함께 식사를 나눈다. 특이한 것은 한자리에서 식사를 마치는 것이 아니라 젓가락을 들고 상을 돌면서 각각의 손맛을 볼 수가 있다. 개구리튀김이나 메뚜기볶음이 앞에 있다고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다. 상마다 반겨 주는 얼굴들을 외면할 수 없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연신 받아먹었다. 여기저기서 권주가가 끝날 때까지 권하는 술잔을 연거푸 들이켜 곤혹을 치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배를 두드릴 때쯤 마지막 순서는 뚜어예多耶다. 강강술래처럼 음악에 맞춰 모두가 손을 잡고 도는 춤으로 화합의 뜻이 담겨 있다. 연회가 끝났다. 돌아 나서는 등 뒤에서 그들이 또 이별 노래를 부른다. 괜히 목이 메어서 결국 뒤돌아 손 한 번 흔들지 못했다. 바람소리 같고 새소리 같은 그 노래 때문이다. 소수민족 중국에는 한족 외에도 55개의 소수민족이 있다. 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족에 비해 다른 민족들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1952년 소수민족정책 시행 이후 5개 자치구와 30개 자치주, 120개 현에서 소수민족 자치를 허용하고 있는데 가장 인구가 많은 민족은 1,800만 의 좡족으로 광시에 많다. ▶travel info GUILIN Airline 아시아나항공 ‘인천-구이린’ 직항편이 현재 매주 목, 일요일 20:30에 출발하고 ‘구이린-인천’은 04:55 인천 도착이다. 에어차이나항공은 김포에서 베이징을 경유해 구이린까지 운항한다. 직항 소요시간은 약 4시간, 경유시 ‘김포-베이징’은 1시간 40분, ‘베이징-구이린’은 약 3시간이 소요된다. TEA 유차油茶 좡족, 둥족, 묘족, 야오족은 복장이나 음식 등 비슷한 풍습이 많다. 그중 하나가 유차다. 구이린의 유차는 궁청 야오족유차, 룽성 둥족유차, 신안유차로 나뉘는데 유차를 만들고 마시는 것을 ‘타打유차’라고 한다. 만드는 방법은 보통 현지에서 나는 차를 살짝 볶아 생강, 마늘, 쪽파 등을 넣고 물을 부어 끓인 후 걸러낸다. 그리고 기름에 튀긴 찹쌀 위에 부어 낸다. 감기를 치료하고 고된 노동 후, 체력회복을 위해 마셔 왔다는 유차는 손님이 오면 꼭 권한다. 훙야오족과 둥족 모두 환영의 뜻으로 유차를 냈는데 둘 다 비슷했다. 맛은 마치 식용유가 섞인 누룽지처럼 약간 애매하다. MUSICAL 둥족의 사랑이야기, 줘메이坐妹 <줘메이>는 둥족의 풍속을 연출한 대형 뮤지컬이다. 현 중심에 자리한 공연장, 둥샹냐오차오侗鄕鳥巢는 새의 둥지를 형상화한 둥근 형태로 천장이 없다. 줘메이는 둥족 젊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서막을 포함, 전체 6장의 구성 안에서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을 조화시켜 춤과 노래로 엮어낸다. 특히 펑위차오와 전통가옥, 흐르는 강 등 둥족의 생활터전을 연출한 무대와 출연자들의 화려한 의상이 볼거리다. www.zuomeisj.com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www.visitchina.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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