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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말 징조? 갑자기 핏물로 변해버린 강 ‘공포’

    종말 징조? 갑자기 핏물로 변해버린 강 ‘공포’

    잔잔하던 강물이 하루아침에 끔찍한 핏빛으로 변하는 미스터리한 사건이 발생해 네티즌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유럽 슬로바키아 공화국 미야바(Myjava) 지역 강물이 갑자기 핏물로 변해 현지 경찰이 조사해 나섰다고 3일 밝혔다. 보도된 사진을 보면 마치 대학살로 수천 명이 살해당해 물에 던져진 것처럼 강 색깔이 시뻘겋게 변해있다. 이 사건으로 평화롭던 유럽의 한 시골 마을은 갑자기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지역 주민인 로만 포드브레조바(Roman Podbrezova) 씨는 아침 조깅에 나섰다고 해당 광경을 목격했다. 그는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줄 알았다”며 몸서리를 쳤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지역 주민은 “어제 저녁까지도 강물 색은 평범했다”며 “이 마을은 연쇄살인 같은 범죄와는 전혀 상관없는 곳인데 너무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 조사에 따르면 유력한 원인은 강 상류에 위치한 도살장의 하수구 필터링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핏물이 유입됐다는 것이나 확실하지는 않다. 경찰 대변인인 엘레나 안탈로바(Elena Antalova)는 “피가 유입된 경로를 파악 중”이라며 “물고기가 대량으로 죽었을 경우, 어떤 이가 고의로 핏물을 흘려보냈을 경우 등도 염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특파원 칼럼] 기러기족의 종말/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기러기족의 종말/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40대 중반의 교민 A는 한국에서 명문대를 졸업하고 미국 로스쿨에 유학해 변호사가 됐다. 졸업과 동시에 마침 로펌에 일자리가 생겨 미국에 눌러앉게 됐고 결혼해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그에게 장래 계획을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빨리 애들 다 대학에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교보문고 근처에 집을 얻어서 한국 책을 잔뜩 사다가 하루종일 읽는 게 소원이에요. 여기서 미국 책은 도무지 눈에 안 들어오고 한국 책을 읽자니 ‘미국생활 적응 실패자’가 된 것 같은 패배감이 들어요. 지금이라도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데 속도 모르는 부모님은 ‘내 아들이 미국에서 성공했다고 자랑하고 다니는데 왜 굳이 들어오려 하느냐’고 말려요.” 30대 초반의 교민 B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부모와 함께 미국에 이민해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와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의 로스쿨을 졸업한 뒤 대형 로펌에 취직한 ‘엄친아’다. 최근 결혼한 그에게 자녀계획을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아이가 생기면 한국 지사 발령을 받아서라도 최소한 중학교까지는 한국에서 키우고 싶어요. 여기 미국 애들은 너무 공부를 안 해요. 대학 나온 사람 중에서도 제대로 된 영어로 작문하는 경우는 별로 못 봤어요.” 50대 초반의 교민 C는 고교 졸업 후 유학해 플로리다주립대를 졸업한 뒤 컨설팅 일을 하게 됐고 가정을 꾸렸다. 혀에 버터 발린 한국어 발음으로 그는 이렇게 말한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 놀러 가면 친구들이 재미교포라고 선망의 눈길로 쳐다봤어요. 하지만 요즘 한국에 가보면 다들 너무 잘살고 없는 게 없어서 놀라요. 이젠 내가 친구들한테 뒤처지는 것 같아 스트레스 받아서 한국에 가기 싫어졌어요.” 미국에서 한인과 백인 주류사회 간 격차가 크게 줄었지만, 그보다 더 크게 재미교포와 한국 거주 국민 간 격차도 줄었다. 아니, 많은 측면에서는 이제 한국 거주자가 재미교포보다 앞서는 것을 실감한다. 미국에서 현대 쏘나타를 몰고 삼성 갤럭시폰을 쓰면서 충분히 자부심을 느끼는 시대다.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교육이다. 미국에 자녀를 데리고 온 주재원 중에 교육 문제로 고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요즘엔 재외국민 특별전형 경쟁률이 아주 치열해져서 한국에 데리고 들어가도 좋은 대학을 보낸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다고 ‘기러기족’을 감수하며 미국 대학에 보내자니 돈도 돈이지만 장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명문대를 나온 미국인도 취직하기 힘든 판에 한국 국적 유학생의 취업문은 더 좁을 수밖에 없다. 저학년 아이들도 미국에 몇 년 살다가 한국에 돌아가면 학업을 따라가기 힘들다. 전엔 그나마 ‘영어’ 하나는 건졌는데 요즘엔 한국에 영어 교육 시스템이 발전해서 그 장점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한 주재원은 “영어 발음이 좋은 거 빼고는 영어시험은 한국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더 잘 본다더라”고 토로했다. 요즘 주재원 자녀 중에는 한국의 학원선생님과 국제전화로 과외를 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어느새 이렇게 커버렸다. 미국을 부러워하면서 우리 모두가 뼈 빠지게 일한 데 따른 눈부신 성취다. 단지 아이들이 영어 잘하는 게 보고 싶어서, 또는 막연히 미국에서 가르치면 뭔가 더 나은 삶이 보장될 거 같아서 가족을 희생하는 기러기족의 시대는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 carlos@seoul.co.kr
  • 인천 용유·무의관광단지 부문별 민간개발로 전환

    말 많고 탈 많았던 인천 ‘용유·무의관광단지’가 해제되고 부문별 민간 개발 방식으로 추진된다. 인천시는 28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2000년 관광단지로 지정된 뒤 개발은 제자리걸음이고 주민 재산권 침해로 민원만 무성히 제기된 용유·무의관광단지에 대한 지정 취소 결정안을 원안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 안건은 중구 을왕동·덕교동 일대 왕산유원지 47만 4376㎡, 용유유원지 210만 7110㎡, 용유·무의관광단지 1단계 128만 9569㎡ 등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이주단지와 각종 도로, 녹지, 공공청사, 하수종말처리장 등 관광단지에 끼어 있는 시설계획도 폐지됐다. 위원회는 용유·무의관광단지가 장기간 진척되지 않으면서 주민 재산권만 제한한다는 시의 지적을 받아들였다. 관광단지로 지정된 뒤 주민들은 건물을 짓거나 집을 개·보수할 수 없었다. 용유·무의관광단지는 1993년 해당 지역 일대가 유원지로 결정되면서 발단이 됐다. 이후 2000년 관광단지 지정과 2003년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거쳐 2006년 용유·무의관광단지 실시계획이 승인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2007년 독일 캠핀스키 컨소시엄이 개발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한 이후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지난해는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고 주장하는 ‘에잇시티’로 사업명이 바뀌었다. 전체 사업비가 우리나라 1년 예산과 맞먹는 317조원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약속과는 달리 특수목적법인(SPC) 자본금 증자가 이뤄지지 않자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8월 협약 해지를 공식 선언하고, 용유·무의 지역을 대상으로 개별 민간 사업을 공모받아 심사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29일 오후 3시 송도국제도시 G타워에서 설명회를 개최하고 그동안 공모받은 12개 민간 사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관광단지 해제는 협약 해지에 따른 절차이며 앞으로 민간 사업 공모 결과에 따라 용유·무의 지역의 개발 계획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긴장하라 자동차 엔진…추격자 배터리가 온다

    긴장하라 자동차 엔진…추격자 배터리가 온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100년 만에 강력한 도전자를 만났다. 휘발유에 비해 연료비가 10분의1, 운행할 때 환경오염은 제로(0)에 가깝다는 전기차다. 내연기관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정숙성도 강력한 무기다. 기름값이 올라가고 친환경 차량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도전자에 대한 세상의 관심도 커지기 마련이다. 최근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과의 융합기술인 ‘하이브리드 전기차’(HEV)에서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점차 시장이 이동하는 추세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100% 배터리에만 의존하는 ‘전기자동차’(EV)로의 전환이다. 만약 이 단계가 오면 적어도 자동차 부문에 있어선 “내연기관의 종말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전자를 세상에 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전기모터와 자동차용 2차 전지 기술의 발달이다. 이 중 가격이 만만찮은 배터리는 가장 주목받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다행히도 2차 전지 분야에서 삼성과 LG는 세계 1~2위 경쟁을 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다. 현재까지 업계에선 리튬 이온 전지를 현실적 대안으로 보고 있다. 초기 니켈 수소 전지와 비교해 같은 무게에서 두 배의 에너지와 출력을 내기 때문에 긴 주행거리를 보장하고 수명도 길다는 장점 때문이다. 자동차용 리튬 이온 전지는 원리로만 보면 일상 속 휴대전화나 노트북에서 쓰이는 전지와 큰 차이가 없다. 단 자체 힘으로 내연기관에 버금가는 성능을 내려면 몇 가지 조건에 들어맞아야 한다. 우선 고출력이다. 정지상태에서 출발을 한다든지 오르막이나 고속도로에서 고속 주행을 할 때는 강한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노트북 배터리와 비교하면 약 50배 이상의 출력을 낼 수 있어야 한다. 긴 수명과 안정성도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전기차 생산비용 중 배터리에 들어가는 돈이 전체의 3분의1이다. 폐차 전 자비로 새 배터리를 교환해야 한다면 최소 1000만원 이상 추가비용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2차 전지 업계의 목표는 배터리 사용기간은 15년, 주행 거리는 25㎞, 사이클 수명(방전 후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하는 횟수)은 5000회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다. 현재 업계는 목표치에 절반 정도 와 있는 수준으로, 리튬 에어 등 차세대 전지 기술 개발에도 한창이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삼성 SDI나 LG화학의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LG화학은 파우치형(전지 셀을 금속 케이스 대신 리튬이온폴리머 전지용 파우치로 포장한 것)을, 삼성SDI는 각형(납작하게 만든 셀을 금속 케이스에 넣은 것)을 생산 중인데 각자 기술력의 우위를 자랑한다. LG는 경쟁사보다 무게가 30%나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데다 부품 수가 적어 생산비가 덜 든다고 주장한다. 반면 삼성SDI는 외부 충격이나 습도에 강하고 부피당 에너지 밀도로 따지면 각형이 파우치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선전한다. 또 별도의 안전장치가 필요치 않아 오히려 경제성이 높고 대량 생산에도 유리하다고 말한다. 초기 시장은 LG화학이 먼저 잡았다. LG화학은 GM, 현대기아차, 포드, 르노 등 10개 이상의 자동차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하지만 최근 판세는 삼성 SDI에 유리한 국면이다. 지난해까지 시범생산을 진행한 삼성SDI는 구체적인 판매 루트가 없었다. 그러나 올 들어 삼성SDI 배터리를 달고 나온 첫 번째 양산 전기차인 크라이슬러 F500e가 지난 6월 출시돼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달 독일에서부터 단계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BMW i3도 사전예약 주문량만 1만대에 달한다. 연비가 무려 ℓ당 39㎞인 후속모델인 i8은 사전 주문 단계부터 매진 사례다. 게다가 스포츠카의 양대 명가 페라리와 포르셰의 전기차에도 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향후 4~5년이 업계의 판도가 갈릴 중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현재까지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하이브리드형이 대세지만 2016~2017년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2017~2020년에는 전기차가 본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로 배터리에 대한 표준이 없어 업체나 전기차 종류에 따라 채용되는 배터리의 사양이 각기 다른 상태”라면서 “배터리 표준이 정립된다면 전기차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수도권大 수시 2차 지원 늘어… 어려운 수능에 불안감 커진 탓

    수도권大 수시 2차 지원 늘어… 어려운 수능에 불안감 커진 탓

    서울과 수도권 대학 37곳이 수시 2차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지난해보다 1만 1648명(9.4%) 증가한 13만 5075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서울 17개 대학엔 6.7% 증가한 4만 3020명, 수도권 20개 대학엔 10.8% 증가한 9만 2055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입시업체인 하늘교육은 지난 15일 마감한 대학들의 수시 2차 원서 접수 결과를 취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7일 밝혔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선택형 수능으로 정시 예측이 어려워져 수능 이후 수시 1차의 대학별 고사인 논술 응시율이 상승한 데 이어 수시 2차 지원자가 늘었다”면서 “불안한 수험생들이 수시 카드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 수도권 대학의 수시 2차 전체 경쟁률은 지난해 13.75대1에서 12.54대1로 떨어졌다. 건국대, 동국대, 숙명여대, 안양대 등 4곳이 올해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원서 접수를 하는 수시 2차 전형을 신설하는 등 전체 모집 인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수시 2차 모집 인원은 지난해 8976명에서 1만 772명으로 증가했다. 대학별 경쟁률은 경기대(서울) 35.26대1, 경기대(수원) 27.75대1, 안양대 26.71대1 순으로 높았다. 서울만 보면 경기대 경쟁률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동국대 21.09대1, 건국대 16.99대1, 서울여대 16.64대1, 이화여대 11.86대1 순이다. 학과별로는 4명을 뽑는 경기대(수원) 경찰행정학과 일반전형에 244명이 지원해 61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한편 주말 동안 치러진 주요 대학의 수시 1차 논술 응시율은 지난해보다 높게 집계됐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니코 멜레의 ‘거대 권력의 종말’, 플라톤의 ‘대화’ 등을 인용해 출제한 한양대 논술 응시율은 67%로 지난해 65%보다 소폭 늘었다. 미래주의, 연암 박지원의 선변 문학 등 교과서 내용 중심의 제시문을 출제한 한국외대 논술 응시율은 모집 단위별 68~71%로 지난해보다 10% 포인트 정도 올랐다고 이 대학은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수도권大 수시 2차 지원 늘어… 어려운 수능에 불안감 커진 탓

    수도권大 수시 2차 지원 늘어… 어려운 수능에 불안감 커진 탓

    서울과 수도권 대학 37곳이 수시 2차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지난해보다 1만 1648명(9.4%) 증가한 13만 5075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서울 17개 대학엔 6.7% 증가한 4만 3020명, 수도권 20개 대학엔 10.8% 증가한 9만 2055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입시업체인 하늘교육은 지난 15일 마감한 대학들의 수시 2차 원서 접수 결과를 취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7일 밝혔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선택형 수능으로 정시 예측이 어려워져 수능 이후 수시 1차의 대학별 고사인 논술 응시율이 상승한 데 이어 수시 2차 지원자가 늘었다”면서 “불안한 수험생들이 수시 카드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 수도권 대학의 수시 2차 전체 경쟁률은 지난해 13.75대1에서 12.54대1로 떨어졌다. 건국대, 동국대, 숙명여대, 안양대 등 4곳이 올해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원서 접수를 하는 수시 2차 전형을 신설하는 등 전체 모집 인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수시 2차 모집 인원은 지난해 8976명에서 1만 772명으로 증가했다. 대학별 경쟁률은 경기대(서울) 35.26대1, 경기대(수원) 27.75대1, 안양대 26.71대1 순으로 높았다. 서울만 보면 경기대 경쟁률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동국대 21.09대1, 건국대 16.99대1, 서울여대 16.64대1, 이화여대 11.86대1 순이다. 학과별로는 4명을 뽑는 경기대(수원) 경찰행정학과 일반전형에 244명이 지원해 61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한편 주말 동안 치러진 주요 대학의 수시 1차 논술 응시율은 지난해보다 높게 집계됐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니코 멜레의 ‘거대 권력의 종말’, 플라톤의 ‘대화’ 등을 인용해 출제한 한양대 논술 응시율은 67%로 지난해 65%보다 소폭 늘었다. 미래주의, 연암 박지원의 선변 문학 등 교과서 내용 중심의 제시문을 출제한 한국외대 논술 응시율은 모집 단위별 68~71%로 지난해보다 10% 포인트 정도 올랐다고 이 대학은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공동체 삶’에 유토피아 있다

    ‘공동체 삶’에 유토피아 있다

    나우토피아/존 조던·이자벨 프레모 지음/이민주 옮김/아름다운사람들/488쪽/2만 9000원 글로벌 금융위기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던 2007년, 영국의 교수 출신 사회운동가 존 조던과 이자벨 프로모는 자본주의에 저항해 다양한 형태의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공동체 11곳을 찾아 유럽을 누볐다. 신자유주의의 추악한 민낯을 목도하면서 자본주의가 만연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재앙에서 벗어나 다르게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한 여정이었다. 영국에서 시작해 스페인과 프랑스, 세르비아, 독일을 거쳐 덴마크에 이르는 7개월간의 공동체 탐험기는 2011년 프랑스에서 책으로 출간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원제는 ‘유토피아로 가는 오솔길’(Les sentiers de l‘uotpie)이다. 크리스 칼슨이 2008년 펴낸 ‘나우토피아’(Nowtopia· 지금의 천국)에서 한국어 제목을 차용한 이 책은 완벽한 사회에 대한 기존의 유토피아적 환상에서 벗어나 불완전할지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지금 실현 가능한 실천의 태도를 유토피아의 개념으로 새롭게 규정한다. “유토피아는 아무 데에도 없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유토피아는 우리가 그를 재정복하는 곳 어디나 있다. 미래에 대한 환상으로부터 멀리, 역사의 종말로부터 현재의 바로 이 순간으로 유토피아를 데려온 지점에 있다. 왜냐하면 유토피아란 이곳, 그리고 바로 지금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469쪽) 런던 히드로국제공항에서 새로운 활주로 건설에 반대하는 ‘21세기 시민불복종캠프’의 기습 시위에 참여하는 것에서 출발한 이들의 여정은 대규모 산업형태의 농업을 부추기는 영국 정부의 토지개발정책에 도전해 친환경적인 영속농업을 실천하는 남부 덴버주의 ‘랜드매터스’ 공동체 방문으로 이어진다. 2003년 17㏊의 농지에 열 명이 정착하면서 시작된 랜드매터스는 자연자원이든 노동이든 에너지 낭비를 최대한 줄여 윤리적인 관점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일관적인 삶을 꾸리는 것을 핵심 철학으로 삼고 있다. 스페인의 ‘파이데이아’는 학생과 교육자의 권리가 동등하게 인정받는 학습공동체다. 평등, 정의, 연대, 자유, 비폭력, 문화, 행복의 7가지 가치가 학습의 중심이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똑같이 자유를 누리고, 책임을 진다. ‘칸 마스데우’는 반소비사회를 실험하는 공동체다. 스스로 일을 선택하고 개인적인 즐거움이 아니라 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다고 옛 소련식의 전체주의적 시스템과는 거리가 멀다. 공동 작업과 개인의 자유가 균형을 이루는 진정한 공동체의 삶을 모색하고 있다. 1980년 도시 밖으로 추방된 실업자와 농업 근로자들이 지방 공작의 땅을 수용해 공장과 주택을 짓고 마을을 일군 ‘마리날레다’는 지금 유럽에서 가장 살기 좋은 마을 중 하나로 변모했다. 근로자가 스스로 공장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세르비아의 ‘즈레냐닌’, 유럽 유토피아 공동체의 대명사인 프랑스 ‘롱고 마이’, 사회에서 낙오된 주변인들이 자신들만의 개방적이고 연대감 강한 자유도시를 구축한 덴마크의 ‘크리스티아니아’, 성과 사랑의 해방구인 독일의 ‘제그’ 등은 자본주의 내부에서 각자의 유토피아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리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책에 소개된 11개 유토피아 공동체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다르게 살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들 공동체가 너무나 급진적이어서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고, 또 자본주의의 거대 시스템 자체를 바꾸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사람들이 벌이는 이런 소규모 실험이 인류의 미래를 바꿀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우리의 세계를 다시 만들어낼 가능성에 대한 실험실이며 우리의 다른 삶을 위해 영감을 얻어야 할 곳”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저자들은 이 책의 출간 이후 교수란 안정된 직업을 내려놓고,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농장에서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꿈꾸는 자립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생각보다 마음으로 살아야 더 인간다운 삶”

    “생각보다 마음으로 살아야 더 인간다운 삶”

    “20세기까지는 생각, 이성이 시대를 주도했다면 21세기부터는 감성이 그 자리를 대신할 거라고 믿습니다. 감성의 근본이 되는 마음을 중시하는 삶·교육이야말로 평화로운 시대, 행복한 시대를 열어가는 지름길이라 믿습니다. 이번 에세이는 대상과 내가 분리된 ‘생각’으로 사는 삶보다 대상과 내가 합일된 ‘마음’으로 사는 삶이 훨씬 더 인간답고 아름다운 삶이라는 생각에서 낸 것이지요.” 작가 이외수(67)가 새 에세이집 ‘마음에서 마음으로’(김영사)를 펴낸 이유다. 29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내 이름이 붙은 책 가운데서 가장 논리적인 이론 책일 것”이라며 지그시 웃었다. 하창수(53) 작가가 묻고 이외수 작가가 답한 책은 지난해 가을부터 올여름까지 진행한 4~5차례의 마라톤 대담을 압축했다. 20여년간 교분을 나눈 두 사람의 대담은 오후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한번 녹음할 때마다 20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총 80여 시간의 녹음 분량을 녹취록으로 풀어낸 것만도 원고지 3000여장에 이른다. 첫번째 ‘예술’ 편에서는 신비주의에 천착해 온 이외수 문학의 미학을 조명한다. 두번째 ‘인생’ 편에서는 할머니를 따라 동냥 다니며 온 동네를 누빈 어린 시절부터 소통의 달인이 된 현재까지 곡절 많은 그의 인생을 조망한다. 세번째 ‘세상’에서는 보수와 진보, 세상의 종말과 구원 등 정치·사회 문제를 짚었다. 네번째 ‘우주와의 대화’ 편에서는 그와 우주의 지성체들이 나눈 내밀한 교신을 생생히 전한다. 요즘도 3개월에 한번씩 우주의 지적 존재들과 대화를 나눈다는 작가는 “지난번 간담회 때 ‘채널링’에 대해 발설했다가 수많은 욕설 댓글이 달린 걸 보고 노인성 조기 치매에 걸려 아직도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눙쳤다. 금세 진지한 얼굴로 돌아온 그는 “요즘도 우주의 지성체들과 환담을 나누는데 그들이 지구를 소중한 행성으로 본다는 것만은 늘 느낀다”고 했다. 트위터에서 160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트위터 대통령’ 이외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을 굽어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스스로를 “SNS 발생 초기부터 성장 과정을 꿰차온 주인공”이라고 소개한 그는 “내게 SNS는 고기의 기름 빼고 살코기만 발라 접시 위에 내놓을 수 있는, 칼질을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다. 평소 2~3개월씩 걸려 쓰던 단편을 이번에 열흘 만에 끝낼 수 있었던 것도 SNS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12월 계간 ‘소설문학’ 겨울호를 통해 4년 만에 새 단편 ‘파로호’도 발표할 예정이다. 자신이 사는 화천의 파로호(오랑캐를 격파한 호수)에 2만명의 중공군이 수장됐다는 역사를 되살려낸 소설이다. 그는 앞으로 “나무, 불, 물, 흙 등 5행을 근본으로 하는 인간 모습을 그린 장편소설도 1년에 한 권씩 5권 낼 계획”이라며 “작가들에게 대표작이 뭐냐고 물으면 ‘아무 작품’이라고 하는데, 다음 작품만큼은 꼭 대표작이 되도록 하겠다”고 농담 섞인 각오를 전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충남 아산 환경과학공원

    [명인·명물을 찾아서] 충남 아산 환경과학공원

    “공원이 들어서기 전에는 하수종말처리장만 있어 지나가기도 꺼림칙했는데 지금은 가끔 밥 먹으러 옵니다.” 지난 22일 충남 아산환경과학공원 전망대 S레스토랑에서 직원들과 점심을 먹던 회사원 이성규(53)씨는 “아산에서 이만큼 탁 트이고 시내 전경을 볼 수 있는 데가 어디 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레스토랑은 높이 150m에 이르는 전망대 꼭대기에 지어졌다. 말이 전망대지 소각장 굴뚝이다. 굴뚝에 음식점을 설치한 것이다. 이 공원은 하수종말처리장 옆에 쓰레기 소각장이 건설되면서 만들어졌다. 2011년 말 완공된 경기 구리시 등에 이런 공원이 있지만 규모와 설비 면에서 아산을 능가하는 곳은 찾기 힘들다. 윤종태 아산시 자원시설팀장은 “자치단체, 학생 등의 견학팀을 포함해 연간 3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라고 자랑했다. 아산시는 2011년 6월 소각장 가동과 함께 공원을 완공했다. 배미동 10만 7809㎡에 조성된 공원에는 생태곤충원, 장영실과학관, 온양4동사무소가 들어섰다. 헬스장, 찜질방, 사우나, 풋살경기장 등으로 이뤄진 건강문화센터도 있다. 무엇보다 아파트 50층 높이의 소각장 굴뚝에 만든 전망대와 레스토랑이 눈에 확 띈다. 공원은 시가 3년간 국비 등 모두 1156억원을 들여 조성했지만 시설 운영은 선문대 등에 위탁했다. 넓은 부지에 이들 시설이 연이어 들어섰고 나머지 공간은 나무와 잔디밭 등으로 아름답게 꾸며졌다. 공원 한쪽에 생활쓰레기 등의 폐기물을 태우는 처리장이 가동되고 있지만 냄새는 별로 나지 않는다. S레스토랑 주인 홍남철(49)씨는 “스테이크, 파스타, 피자 등을 파는데 주말에는 가족 단위 손님들이 몰려와 자리가 꽉 찬다”면서 “손님들이 ‘야경이 끝내준다’, ‘분위기 좋다’는 얘기를 주고받으며 기분이 좋아져서 돌아간다”고 전했다. 레스토랑 바로 밑층에는 전망대가 있다. 3666㎡ 규모의 생태곤충원으로 들어서자 파파야, 망고, 커피나무 등 갖가지 아열대 식물이 눈에 띄었다. 어항에 손가락을 넣자 닥터피시들이 떼로 몰려와 핥았다. 멕시코 도롱뇽인 우파루파와 ‘사막의 파수꾼’으로 불리는 아프리카 미어캣 등이 사는 전시장도 있다. 천안 신봉초 6년 김하나(12)양은 “손을 더듬어 톱밥 속의 굼벵이를 잡는 곳도 있는데 징그럽다”면서 “아산에 이런 데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고 좋아했다. 윤 팀장은 “실내 온도는 소각장에서 나오는 폐열로 덥힌다”며 “한겨울에도 항상 25도를 유지하는 곤충원은 국내에서 이곳이 유일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3층 규모의 장영실과학관에는 측우기와 해시계 등 세종 때 과학자 장영실의 발명품이 전시돼 있다. 4차원(4D) 영상관이 갖춰져 과학 관련 영상이 상영된다. 공작실과 전시실도 있다. 선문대에서 정기적으로 과학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해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온양4동사무소는 구도심에 있던 것을 공원 조성 3개월 뒤 이전했다. 복기왕 시장은 “예전의 온양4동사무소와 주민자치센터는 비좁아 주민들이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면서 “처음에는 직원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막상 옮기고 나니 공간이 넓어 주민들도 좋아하고 헬스장과 찜질방 등의 이용객도 늘어나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소각장 건설은 13년간 미뤄져 온 아산의 골칫거리 사업이었다. 그러다 주민들에게 각종 혜택을 제시하고 공모에 나선 것은 2004년 말이다. 공원화는 물론 주변 300m 이내 마을에 주민 숙원 사업비와 편익 시설비로 각각 30억원을 제공하고 쓰레기 반입 수수료의 10%를 마을 기금으로 적립해 주겠다는 조건을 붙였다. 사우나 등의 시설을 요금의 10%만 내고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약속했다. 이마저도 기금에서 지원해 주민들은 공짜로, 아산 시민들은 반값에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경계 바로 너머에 있는 마을 주민들이다. 윤 팀장은 “소외된 마을 주민들이 배 아파해 지금도 간간이 불만을 터뜨린다”면서 “수혜 지역을 무작정 넓힐 수도 없고…”라며 난감해했다. 공모 초기에는 주민 홍보가 안 돼 애를 먹었다. 1차 공모는 응모 지역이 없어 무산됐다. 이후 시 직원들이 예상 후보 마을 주민들과 술, 밥을 먹으면서 설득했다. 그제야 마을 여럿이 응모했고, 유력 후보지는 하수종말처리장이 있는 배미동과 쓰레기매립장이 있는 신동 등 두 곳으로 좁혀졌다. 이 과정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배출한 ‘덕수 이씨’ 문중이 “신동에 소각장이 들어서면 현충사 정문에서 굴뚝이 보여 충무공의 위엄을 훼손하고 풍수에도 좋지 않다”며 반대해 배미동이 선정됐다. 이 공원의 자랑은 모든 시설이 쓰는 에너지의 80%를 소각장 폐열로 충당한다는 점이다. 재정 자립도도 80%에 이른다. 국내 소각장 공원 중 최고 수준이다. 소각장의 하루 처리 용량은 200t이다. 시세가 커질 것을 대비했다. 현재 하루 160~180t을 처리한다. 아산시에서 배출하는 쓰레기 100t, 현대차와 대학 등에서 나오는 생활쓰레기 20t, 하수슬러지 30t이다. 여기에다 인근 홍성에서 위탁하는 폐기물이 30t 안팎에 달한다. 처리 수수료와 헬스장 이용료 등을 합쳐 연간 40억원의 수익을 올린다. 복 시장은 “소각장이 혐오시설이란 이미지를 탈피해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시민들에게 돌아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시민들의 동의 아래 추진한 모범 사례이기도 하다”면서 “2015년 말에는 국제 규격의 수영장도 들어선다. 충무공의 충효와 장영실의 과학이 어우러진 아산에 환경 도시라는 이미지가 더해질 수 있도록 환경과학공원을 남부럽지 않은 명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글 사진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기괴해라, 패션

    기괴해라, 패션

    [패셔너블] 바버라 콕스 외 지음/이상미 옮김/투플러스북스/264쪽/3만 6000원 [패션의 역사] 준 마시 지음/김정은 옮김/시공아트/308쪽/2만 5000원 파니에 스커트는 18세기 프랑스왕 루이 16세 통치 시기에 베르사유궁에서 가장 크게 유행한 패션이다. 고래 뼈나 버드나무 가지로 만든 틀에 뻣뻣하게 풀을 먹인 천을 겹겹이 붙인 것으로, 허리 뒤에서 끈으로 묶는 형태였다. 앞은 평평하고 양옆의 길이는 최대 3m에 달해 소파에 앉을 수도 없고, 문을 통과할 때는 게걸음을 해야 하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옷이었지만 상류사회 여성들은 과시의 상징으로 파니에 스커트를 즐겨 입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유행시킨 이 스타일은 결국 그녀의 비극적 운명와 함께 종말을 맞았다. ‘패셔너블’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가 열광했던 가장 아름답고 기괴하며 별난 유행을 일목요연하게 보여 준다. 리본과 보석으로 장식한 남성용 하이힐, 터무니없이 높이 솟은 가발 등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황당하지만 당시엔 첨단 유행으로 뭇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패션들을 보노라면 패션계에서 아름다움과 추함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작은 발을 만들기 위해 발뼈를 부러뜨려야 했던 중국 소녀들, 빈민간 아이들의 이를 뽑아 틀니를 만들었던 19세기 유럽 귀족들의 사례는 이성으로 통제할 수 없는 패션에 대한 과도한 열정을 엿보게 한다. ‘패션의 역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현재까지 시대와 함께 변화해 온 패션을 통해 현대사회를 들여다본다.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뉴룩은 전쟁을 겪으며 획일적인 옷만을 입었던 여성들에게 아름다움을 되찾아 주었고, 이브 생로랑의 스모킹 슈트는 여성들이 바지 정장을 입을 수 있게 해 남성과 동등한 권력을 부여했다. 속옷과 겉옷의 경계를 허물어 패션에 자유를 부여한 장 폴 고티에, 길거리 문화를 하이 패션에 접목시켜 패션계에 충격을 던진 마크 제이컵스 등 시대상을 대변하며 트렌드를 이끈 디자이너들의 이야기와 패션계 안팎의 다양한 정보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손성진 칼럼] 1980년대, 혹은 90년대식

    [손성진 칼럼] 1980년대, 혹은 90년대식

    군(軍)의 선거 개입 논란은 군대 시절을 떠올렸다. 교정에서 최루탄가루를 마시며 시위대의 말미에 서보았지만, 군의 존재가치 만큼은 부정하지 않았던 나는 한동안 회의에 빠졌었다. 대사(大事)가 다가올수록 높은 계급장을 단 지휘관들의 정신교육은 빈번해졌다. 말이 정신교육이지 누구를 찍으라는 무언의 압력이었다. 상관들이 눈을 부라리는 투표장에선 비밀투표라 해도 몰표가 나왔으리라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1980년대식 부정이 2013년에 버젓이 재현됐다. 형태만 다를 뿐이다. 바통을 이어받은 곳은 이름도 생소한 사이버 사령부였다. 사이버 사령관의 태도는 군인답게 단호했다.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도 ‘절대’. 그의 자신감은 선거와 관련한 요원들의 활동들이 드러나면서 무너졌을 것이다. 한국의 민주화지수가 세계 20위, 아시아 1위이며 일본이나 프랑스보다 위라는 사실은 덜 알려져 있다. ‘우리가 그 정도나 됐나’ 하겠지만 수십 년이 짧지 않은 만큼 우리는 발전해 왔다. 30년을 구가하던 군부의 철권정치도 물러갔고 평가야 어떻든 지방자치도 궤도에 올랐다. 썩어빠진 집단들도 겉으로는 웬만큼 정리된 듯하다. 이런 시대에 군의 정치 개입은 시대착오적이다. 시대착오로 따지면 국정원이 더하다. 1987년에 국정원의 선택은 ‘전 국민 궐기대회’였다. KAL기 폭파범 마유미가 누구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대선용으로 써먹을 생각부터 했다. 1992년 초원복집의 ‘우리가 남이가’도 국정원이 검찰과 합작한 작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국정원의 대선 개입 망령은 시신이 부활하듯 되살아났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방식이 디지털화됐을 뿐이다. 정권에 맹종하던 80년대식 검찰은 진작에 사형선고를 받아야 했다. ‘정치 검찰’이라는 비아냥을 그토록 듣고도 일각의 해바라기 의식은 여전히 건재하다. 죽은 듯했던 ‘공안’의 득세는 옛 시절을 방불케 한다. 작금의 검찰 내분을 공안과 특수(特搜)의 싸움이라고 해석하지만 검찰의 발전을 위해서는 신선하다. 다양성은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반면 구시대의 유물, ‘검사 동일체 원칙’의 일사불란(一絲不亂)은 조직을 죽이는 병인(病因)이 될 수 있다. 송전탑 밀어붙이기는 공사장의 철거 용역을 연상시킨다. 아파트는 언젠가 지어져야 하겠지만 세입자들의 삶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었던 게 1990년대식이다. 다른 방도가 없기에 언젠가 송전탑은 들어서겠지만 거주민들의 삶에 좀 더 일찍 관심을 보였어야 했다. 무자비했던 철거와 동일 선상에 놓을 수는 없더라도 나을 것도 없다. 거주민의 처지를 먼저 생각하는 지혜로운 네고시에이터(협상가)가 있었다면…. 그랬으면 적어도 자살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전직 두 대통령의 비리로 거대 비리는 종말을 고한 줄 알았다. 우리는 그 사이 참 깨끗해졌고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라고 믿어 왔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수십 년 전에나 있을 법한 거악(巨惡)을 우리는 원전 비리에서 확인했다. 유사한 비리가 어딘가 숨어서 다만 모습만 드러내지 않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세상은 사람이 만들고 변화시킨다. 모든 것은 사람에 달려 있다. 80년대 또는 90년대의 사고방식을 고수하는 인물이 주도하는 세상이라면 시계도 거꾸로 되돌려진다. 원로는 원로다울 때 대접받는다. 잘못된 시절에 잘못된 삶을 살았던 사람이 원로로 등장하면 안 된다. 그런 전력(前歷)은 기껏 발전해 온 사회를 뒤흔든다. 그들이 변함없는 구시대적 사고를 주입시키려 든다면 세상만 혼탁해진다. 후세들에게 자리를 비워주고 퇴장해야 마땅하다. 우리의 구시대는 향수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음습한 시대로의 복귀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궐기대회에 동원되고 댓글에 현혹될 80년대식 낮은 소양을 가진 우리가 아니다. 문제는 그럴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사람들이다.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주말 영화]

    ■화이트 발렌타인(OBS 일요일 밤 11시) 하얀 편지 봉투 위에 미소처럼 새겨진 사과 하나와 설레는 그 이름 박현준(박신양). 자고 일어나면 들켜버릴 거짓말처럼 정민(전지현)은 군인 아저씨에게 여선생님인 척 편지를 쓴다. 철부지 꼬마 정민이 스무 살 되던 해, 그녀의 작은 마을에 젖은 눈동자를 가진 서른 살의 청년이 스며든다. 상처받은 비둘기를 돌보고, 늘 슬픈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그. 매일 밤 그는 죽은 연인을 향해 쓴 편지를 비둘기 편에 날려보낸다. 부질없이 하늘로 부친 편지에 어느 날 거짓말처럼 답장이 날아온다. 정민에게도 비둘기가 전해준 편지는 두근거림 그 자체였다. 누군가의 외로움과 고독한 마음이 녹아있는 비둘기 편지. 그리고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 그러나 현준은 새롭게 시작되려는 사랑이 죄스러워 정민에게 마지막 비둘기를 띄워 보내고는 어디론가 떠난다. 마지막 편지에 쓰인 이름, 박현준. 이제 정민은 어린 시절 추억 속에 설레는 사람으로 남은 그를 기억해낸다. 그리고 마음속으로만 그렸던 그의 실체를 확인하려고 비둘기에 털실을 매달아 그에게로 날려보낸다. ■그 남자가 아내에게(씨네프 일요일 오후 6시 30분) 자유분방한 성격의 사진작가 슌스케와 남편의 내조를 위해 정성을 다하는 사쿠라는 결혼 10년차 부부다. 무엇에도 얽매이기 싫어하는 철없는 남편 슌스케는 자신을 향한 아내의 애정이 귀찮기만 하고, 더 늦기 전에 아이를 갖기 원하는 사쿠라는 남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결혼 10주년 기념 오키나와 여행을 제안한다. 두 사람은 이번 여행에서 싸우지 말자고 굳게 약속한다. 한편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키나와의 풍경을 뒤로 한 채 호텔에 누워만 있던 슌스케는 밖으로 나가자는 사쿠라의 성화에 못 이겨 결국 사진기를 들고 아내와 함께 나선다. 그런데 결혼반지를 두고 왔다며 숙소로 되돌아간 사쿠라는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고, 그녀를 한없이 기다리던 슌스케는 예상치 못한 아내의 사고 소식을 접하게 된다. ■타이탄의 분노(캐치온 일요일 오후 4시 35분) 크라켄과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 반신반인 페르세우스는 한적한 마을의 어부이자 열 살 된 아들의 아버지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한편 신과 타이탄의 갈등은 고조되고, 이 사이 깊은 지하 세계에 묶여 있던 포세이돈의 아버지 크로노스가 속박에서 풀리게 된다. 이를 기회로 제우스를 무너뜨리기 위해 지옥의 신 하데스와 제우스의 아들인 전쟁의 신 아레스가 크로노스와 결맹해 세상의 종말을 부를 대혼란을 일으키려 한다. 크로노스의 등장으로 타이탄의 힘은 점점 더 강력해지고, 더 이상 사명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페르세우스는 아버지 제우스와 위기에 처한 인간들을 구하려고 안드로메다 공주와 포세이돈의 아들 아게노르, 불의 신 헤파이스토스와 연합군을 결성한다. 이들은 최후의 전투를 치르러 지옥의 문으로 들어선다.
  • 전작권 전환 재연기·MD 편입 ‘빅딜설’ 논란 불끄기

    전작권 전환 재연기·MD 편입 ‘빅딜설’ 논란 불끄기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16일 이례적으로 기자단과의 ‘티타임’을 자청,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와 관련한 입장을 설명한 것은 MD 편입 논란이 확산되는 데 대한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형식상으로는 우리 측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시기 재연기 요청과 미국 측이 원하는 한국의 MD 체계 편입 간의 ‘빅딜설’을 반박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결론은 “MD 편입은 안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미국 MD 체계의 핵심 시스템인 SM3 미사일과 종말단계 고(高)고도 지역방어(THAAD)체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고 있다는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시각이 반영된 조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장관은 “전작권 전환과 MD에 대한 내부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그걸 명확하게 정리하고 싶어 내려왔다”면서 “분명히 MD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SM3와 THAAD의 도입 가능성에 대해 “결정하지 않았고, 고려하지도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번 논란은 국방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김 장관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비해)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 개량하는 것 외에도 다층방어를 위한 수단을 연구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에 최대 요격고도 500㎞인 SM3 미사일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대변인도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하층방어는 고도 100㎞ 이내를 의미하고, THAAD도 하층 방어 요격 무기”라면서 THAAD 검토 사실을 밝혔다. 혼선이 제기됐지만 둘 다 MD 체계의 핵심장비란 점에서 MD 편입은 기정사실화된 채 논란이 이어졌다. 결국 김 장관이 나서서 수습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 김 장관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MD 논란은 일단 소강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의 정보자산을 공유하고 지휘통제체계를 통합한다면 결국 KAMD가 MD 체계의 ‘부분집합’이 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계속될 전망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美 MD 편입 없다”… 대변인 발언 해명 나선 金국방

    “美 MD 편입 없다”… 대변인 발언 해명 나선 金국방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16일 “우리는 분명히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MD 체계에 편입하려면 합당한 논리와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를 겨냥하는) 북한 미사일의 짧은 종심(도달거리)을 고려하면 적합하지도 않고, 수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 등을 감안하면 국민이 공감할 리도 없다”면서 MD 편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다층방어 수단을 연구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 미사일을 최대 고도 140㎞ 안팎에서 요격할 수 있는 고고도 대공미사일 SM3나 종말단계 고고도지역방어(THAAD) 체계 도입을 시사했다. 이는 MD 체계 편입 가능성으로 해석됐고, 이튿날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이 ‘SM3는 제외되지만 THAAD는 (대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MD 편입 논란을 증폭시켰다. 김 장관은 이날 “(MD의 핵심 무기체계인) SM3나 THAAD를 구입하기로 결정하지도 않았고, 전혀 고려하지도 않고 있다”면서 “우리는 패트리엇 미사일(PAC2) 요격 체계를 PAC3급으로 개량하고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는 2022년까지,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MSAM)는 2020년까지 개발해 종말단계 하층범위(고도 40~50㎞ 이하)에서 중첩 방어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와 MD 체계의 상호 운용성이 필요하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북한 미사일의 탐지·식별 및 궤적에 대한 정보를 미국 측 자산으로부터 받는다는 의미”라면서 “이걸 공유한다고 해서 MD 편입이라고 주장하는 건 논리의 비약”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장관은 지난달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원점 재추진 결정이 내려진 차기전투기(FX) 사업에 대해 “(당초 예정된 2017년보다) 1년 정도 전력화 지연이 불가피하다”며 “최대한 빨리 사업을 추진해 전력 공백을 막겠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한·미·일 ‘중국 포위전략’ 현실화 우려

    중국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가 동북아시아 특히 한반도에 구축되는 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지지하고, 일본이 사실상 공개적으로 재무장 수순에 착수한 동북아 안보 지형에서 MD 체계는 중국 포위 전략의 핵심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군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종말단계 고(高)고도지역 방어(THAAD) 체계는 한반도를 향하는 미사일을 중·상층 고도인 40~150㎞에서 요격하며 기존 패트리엇3(PAC3)와 함께 ‘다층 방어체계’를 구성하는 첨단 전력이다. 한국은 미국의 MD 체계가 아닌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정보·지휘 등 전술 운용에서 사실상 두 체계가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도 지난 2일 방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KAMD와 MD의 상호운용성을 강조한 바 있다. 중국으로서는 한국의 THAAD 도입을, 자국을 겨냥한 한·미·일 3각 군사체제가 본격화되는 수순으로 해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중국은 미국의 MD 구축을 자국을 사정권으로 두는 공격형 체계로 보고 있다. MD는 중·장거리 미사일을 지상 혹은 해상에서 요격하는 방어 시스템이지만, 역으로 적을 정밀 공격하는 타격 시스템으로도 전환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중국도 이미 자체 MD 구축에 나선 상태이다. 중국 전문가인 김흥규 성신여대 교수는 “상층 방어체계인 미국의 MD는 북한을 겨냥하기보다는 중국의 군사적 능력을 제어하려는 전략적 목적이 더 강하다”며 “중국은 MD에 편입하는 한국을 자국을 위협하는 전초기지로 인식하고, 한국에 대해 적대적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괌, 하와이를 모두 묶어 ‘단일 전장권’으로 하는 군사 전략을 펴고 있다. 결국 한반도의 MD 편입은 사실상 MD를 매개로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이 구축되는 전략적 효과가 파생된다. 우리로서는 일본이나 괌으로 향하는 미사일 정보를 자위대와 공유하게 되며, 이를 요격할 경우 한국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우려하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동참하는 셈이 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동북아 美주도 MD망 편입땐 한·중·일 군비경쟁 촉발 가능성

    동북아 美주도 MD망 편입땐 한·중·일 군비경쟁 촉발 가능성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서 하나의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종말단계 고(高)고도지역 방어(THAAD) 시스템 도입을 검토함으로써 동북아 지역의 안보지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의 완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도의 MD 체계에 편입될 수 있다는 의미여서 MD에 유독 민감한 중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여기에 최근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강화를 추인한 미·일 양국은 내년 말까지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하고, 집단적 자위권 발동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주변사태법(일본 주변에서 미·일 군사협력 방안을 규정한 법률)도 손보기로 했다. 한·미·일 3각동맹을 통해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전략이 점점 구체화되는 양상이어서 동북아에서의 군비경쟁 촉발은 물론 안보 패러다임까지 급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내년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4.2% 증액된 35조 8001억원으로 편성했다. 특히 핵과 미사일 등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맞서기 위해 2022년까지 15조원 이상을 투입해 ‘킬 체인’(북한 핵·미사일 선제타격 시스템)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문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40㎞ 미만의 고도에서 패트리엇 미사일로 요격하는 KAMD는 요격 가능 시간이 10초 이내인 데다 1차 요격에 실패할 경우 대재앙을 맞는다는 점이다. 군 당국이 THAAD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THAAD는 요격 고도가 40~150㎞여서 요격 가능 시간이 늘어나고, 요격 시 우리 측의 예상 피해도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MD 체계에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딜레마였다. 이달 초 한·미 안보협의회(SCM)를 앞두고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우리 측이 요청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재연기와 MD를 연계하는 발언을 한 데 이어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THAAD 등의 도입을 염두에 둔 ‘다층방어시스템’ 도입 검토 발언이 나와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동북아의 군비경쟁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중·일 3국의 국방비는 1926억 달러(약 206조원)에 이른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중국은 2008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군비 지출 대국으로 올라섰다. 올해 중국의 국방비는 약 1143억 달러(약 130조원). 지난해보다 10.7% 늘었다. 게다가 중국의 국방예산은 2010년(7.5%)을 제외하면 1989년 이후 해마다 두 자릿수로 늘었다. 늘어난 예산은 군 현대화로 이어졌다. 우크라이나에서 구입한 미완성 항공모함을 개조해 6만 7500t급의 중형 항모 랴오닝(遼寧)함을 지난해 실전 배치했다. 세계최강 전투기 F22 랩터에 맞서고자 개발한 스텔스기 J20은 2018~2019년 실전배치된다. 또한 중국은 지난해 보유 핵무기가 240기에서 250기로 늘었다. 2006년 국방비 지출 순위에서 중국에 밀린 일본도 팔을 걷어붙였다. 일본 방위성은 올해보다 1800억엔(약 1조 9984억원) 늘어난 4조 9400억엔을 내년 방위비로 요구했다. 올해보다 4% 늘어난 규모로 1991년(5.45%) 증액 이후 최대다. 자위대의 역량은 예산으로 드러난 수치 이상이다. 지난 8월 최대 14대의 대잠헬기는 물론 갑판만 개조하면 F35B 등을 탑재할 수 있는 경항모 이즈모(1만 9500t)를 진수했다. 일본은 경항모를 내년에 한 척 더 진수할 예정이다. 일본은 또한, 언제든 플루토늄을 추출해 짧은 시간 내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나라로 평가된다. 한반도의 군비 경쟁도 진행형이다. 북한은 재래식 전력의 열세를 핵·미사일로 극복하려고 극심한 식량난 속에서도 국방비를 늘리고 있다. 지난 4월 노동신문은 올 예산의 16%가 국방비로 배정됐다고 밝혔다.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3위 수준으로 평가받는 생화학무기와 장거리미사일·핵무기 등 비대칭 전력 확보에 애쓰고 있다. 정부는 최근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영변 원자로도 재가동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정부 “高고도 지역방어체계 도입 검토”… 美 주도 MD 편입 논란 부를 듯

    정부가 북한 탄도미사일을 최대 150㎞ 고도에서 파괴할 수 있는 종말단계 고(高)고도지역방어(THAAD) 체계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THAAD는 탄도미사일을 40~150㎞의 고도에서 요격하는 체계로 MD의 핵심 장비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5일 “(북한 미사일에 대한) 요격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THAAD를 포함한) 100㎞ 고도 내에서 요격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는 모두 검토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 미사일을 40㎞ 미만의 저고도에서 요격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을 공언했던 정부의 입장 선회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 주도의 MD는 사거리 6000㎞ 이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상승(고도 500㎞)-중간(1000㎞ 이상)-종말(150㎞ 미만) 등 3단계에 걸쳐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작전반경은 북한은 물론 중국까지 포함한다. 반면 KAMD는 북한이 우리 영토를 사거리 100~500㎞의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한 시스템이다. 정부가 MD 편입 논란이 불 보듯 뻔한 THAAD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재연기 논의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종대 군사평론가는 “이달 초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한 ‘맞춤형 확장억제 전략’에 합의했다고 했는데, 중국을 의식해 MD란 표현을 빼고 말한 것”이라면서 “전작권 전환 재연기가 간절한 정부가 미국 요구를 수용하려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2880년 3월 16일 ‘지구종말’의 날일까?

    2880년 3월 16일이 과연 지구종말의 날이 될까? 최근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제트추진연구소 측이 지구로 향해 날아오는 소행성 ‘1950 DA’와 관련된 예상 충돌확률을 밝혀 관심을 끌고있다. 지난 2002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연구 논문이 발표돼 화제가 된 ‘1950 DA’는 현재 지구를 스쳐가는 소행성 중 가장 충돌확률이 높다. 나사 측이 추측한 지구와의 충돌확률은 약 0.3%로 매우 낮다. 그러나 다른 소행성과 비교하면 적어도 50% 이상 충돌확률이 높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지난 1950년 처음 발견된 1950 DA는 지름이 약 1.1km로 만약 지구와 충돌할시 TNT 4만 4800메가톤의 위력을 낼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 6500만년 전 지구와 충돌해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에는 못미치지만 거대한 해일 등 지구촌에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나사 측은 “현재 지구에 위협이 되는 잠재적 소행성 1400개의 경로를 추적해 조사 중”이라면서 “1950 DA는 이중 가장 지구와 충돌확률이 높은 소행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예상대로 이 소행성은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지만 수백년의 시간이 남아있어 다양한 방법으로 경로를 변경시킬 수 있다” 면서 “이미 존재가 파악된 만큼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행성 1950 DA는 1950년 2월 23일 처음 발견돼 단 17일 간 관측된 뒤 사라졌으며 2000년 다시 관측됐다. 또한 2001년 3월에는 지구에서 1억 2390만㎞ 떨어진 지점을 통과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정부 3.0’ 지방사례 토론회

    안전행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17개 시·도 부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새 정부의 국정 운영 패러다임인 정부 3.0의 지방추진사례 발표 및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주시와 화성시, 문경시, 대전시 등 4개 지자체가 지방 3.0 선도과제로 선정된 사례를 발표했다. 전주시는 공공정보 커뮤니티센터 운영계획을 발표하며 공공정보 개방을 위한 민간 협의체 구성와 비즈니스 모델 발굴 방안을 소개했다. 문경시는 인접한 상주시와 통합하수 종말처리장과 산불진화 헬기 공동임차 등 사회 기반시설을 공동활용한 사례를 발표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오늘의 눈] 잇따른 패륜 부른 사행산업/김학준 사회2부 차장

    [오늘의 눈] 잇따른 패륜 부른 사행산업/김학준 사회2부 차장

    몇해 전 경기도 시흥에서 경마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가장이 부인 및 자녀 2명과 동반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인천에서 일어난 모자(母子) 살인사건도 도박빚에 쪼들려온 아들에 의한 패륜범죄로 드러났다. 용의자 정모(29)씨는 지난 1년 동안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에 32회나 드나들면서 돈을 잃어 8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카지노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정씨는 어머니에게 수차례 거액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어머니 김씨는 실종되기 전 지인에게 “막내아들 눈빛이 무섭다. 돈을 주지 않으면 날 죽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김씨 시신이 유기된 장소도 정씨가 강원랜드를 드나들면서 알게 된 곳이다. 카지노가 들어선 탄광촌 정선은 사연 많기로 유명하다. 대부분 개인과 가족의 몰락사와 관련이 있다. 그곳에서는 재산을 탕진해 오갈 곳 없는 ‘난민’들이 속출해 현지민과 뒤엉켜 이상한 풍속도를 만들어 내고 있다. 멀쩡했던 사람이 몇달 만에 폐인이 되다시피 하고, 한쪽에서는 술집·전당포 등이 성업을 이루고 있다. 심지어 여염집 아낙네가 판돈을 마련하기 위해 몸을 파는 일도 있다고 한다. 탄광은 흔히 막장으로 불렸지만 지금 상황은 막장보다 더 위태로워 보인다. 예전에는 몸은 상해도 돈이라도 벌 수 있었지만 지금은 ‘탈출구 없는 갱도’와도 같다. 외지인은 물론 재력이 별로 없는 현지 주민들도 카지노에 취하면서 사행산업 대박에 일조하고 있다. 쇠락해 가는 탄광촌 경제를 살리기 위해 특별법을 통해 강원랜드를 만든 취지가 이런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정선 카지노의 환급률은 73%. 쉽게 말해 100원을 걸면 73원만 돌려받는 구조다. 단기간 게임을 하면 몰라도 장기간 몰입하면 귀신도 돈을 딸 수 없는 구조다. 경마·경륜·경정의 환급률도 비슷하다. 문제는 강원랜드나 마사회 등이 공기업이라는 점이다. 강원랜드는 정부와 강원도 등 공공부문이 51% 지분을 갖고 있다. 홈페이지를 보면 폐광지역 발전과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국책사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유일하게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이다 보니 한 해 이용객이 300만명을 넘는다. 지난해에만 1조 2962억원(순수익 306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마사회는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공기업이고, 경륜·경정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이 관장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정부 내에서도 물 좋은 자리로 소문나 임원으로 가려면 상당한 ‘백’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사행성 게임의 종말을 알면서도 헤어나질 못한다. 개인의 의지 부족을 탓하기에는 사행성 경기가 가져다 주는 짜릿함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사행성 경기를 ‘적당히’ 즐기지 못하는 개인의 책임도 크다. 하지만 소시민의 파탄을 가져올 수 있는 사행성 경기에 공공기관이 앞장서고 있는 현실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긴 격’이다.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는 사행성 시설에 대해 보다 효율적이고 엄격한 운용 기준 등을 마련해 이로 인한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고민해 볼 때이다.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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