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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김기춘 비서실장 임명…박영선 “한 여름 납량특집? 소름끼쳐”

    靑 김기춘 비서실장 임명…박영선 “한 여름 납량특집? 소름끼쳐”

    김기춘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을 두고 야권의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5일 트위터에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 1974년부터 1979년까지 유신시절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부장”이라면서 “유신공안의 추억? 한 여름 납량특집 인사? 국정원 국정조사 물타기 인사? 소름끼치네요”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정홍원 국무총리와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 홍경식 민정수석, 황교안 법무부 장관 모두 공안 검사 출신인 점을 언급하며 “공안검사 공화국시대”라고 꼬집었다. 앞서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김 비서실장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자문그룹인 7인회에 소속돼 왔던 구시대 인물”이라면서 “MB정권 때의 6인회 멤버들의 비극적 종말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3 공직열전] (2) 국무조정실 (하) 국장급 역할과 면면

    [2013 공직열전] (2) 국무조정실 (하) 국장급 역할과 면면

    국무조정실은 상위 직급자가 많다. 서기관급 이상이 전체 직원의 32.4%. 세 명 가운데 한 명꼴이다. ‘간부 조직’의 야전지휘관인 보직 국장은 21명. 행정고시 28회부터 37회까지 폭넓게 포진해 있다. 다양한 조정 업무를 거쳐 시야가 넓다고 자부한다. 주축이 돼야 할 32회부터 34회까지의 보직 국장 대상자 6명이 교육과 고용휴직 등으로 우르르 빠져나가 ‘보직 국장 구인난’ 등 허리가 빈 게 약점이다. 주요 현안을 점검하는 국정운영실 선임 국장 자리에는 최병환 기획총괄정책관이 버티고 있다. 업무 요구 수위가 높고 장악력이 센 완벽주의자다. 김황식 전 총리의 의전관 시절 ‘총리실 부총리’로 불렸다. “정무, 의전에 오래 있어 정책 경험이 적다”는 일부 평가를 뚫고 국조실 최고 요직 국장 자리를 따냈다. 강렬한 성취욕과 승부 근성에 종합적 분석력도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이련주 일반행정정책관은 지난 정부 때 새로 생긴 공적개발원조(ODA) 총괄 업무를 안착시켰다. 고위공무원 승진을 위한 재산 검증에서 일부 신고를 누락해 어려움도 겪었다. 고용휴직에서 돌아와 시차 적응 중이지만 업무 처리나 인품에서 손꼽히는 국조실 에이스 중 한 명이다. 백일현 개발협력정책관은 복잡한 사안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능력과 섬세한 판단력이 돋보인다. 늘 티끌 하나 없이 정리된 책상, 사무실에서 보이는 업무 스타일과 성격이 때론 “약점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기재부와 외교부의 갈등으로 삐걱거리는 ODA 업무의 정상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창수 국장은 ‘공무원 같지 않은’ 열정과 아이디어를 지닌 일벌레다. 기후변화대책, 방송·통신 융합 등 다양한 업무를 하며 개인기를 인정받았다. 국정과제 평가·관리의 새 틀을 만들며 돌파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창원 정책관은 훤칠한 외모에 배려와 매너로 평판 좋은 ‘미스터 국조실’이다. 침착한 현안 대처와 훈훈한 대인관계로 동료들에 앞서 왔다. 직원들을 감싸느라 윗사람에게 ‘충성심’을 의심받은 일도 있다. 안수영 국장은 기재부로 전출 갔다가 개방직으로 돌아와 경제 규제 조정의 틀을 새로 그리고 있다. 규제 조정에 저항하는 각 부처 간부들을 특유의 장악력과 아이디어로 몰아붙이며 네거티브 규제 조정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예전에도 ‘총리실 군기반장’이었다. 김원득 사회복지정책관은 ‘정책의 종말처리장’ 사회조정실 선임국장을 4년째 맡아 온 베테랑이다. ‘구슬이 서말’이란 별명처럼 사회갈등을 조정하는 데 경험이 많으며 일처리도 안정적이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점이 상사들에게 오히려 강단 있는 이미지를 부각시키지 못해 손해 봤다는 평을 듣는다. 민지홍 정책관은 기획총괄과장, 정책관리과장 등 힘든 자리를 피하지 않고 제 역할을 하면서 업무 능력과 조직 기여도를 인정받았다. 공무원 감찰과 각 부처 감사관들을 지휘하는 ‘국조실 포청천’ 공직복무관리관은 정권과 함께 으레 바뀌지만 권동태 국장은 정권을 넘어 ‘장기 집권’ 중이다. 김동연 국조실장과 옛 기획원 시절부터 교분을 나눠 온 게 힘이 됐다는 후문이다. ‘총리실 민간사찰 사건’ 뒤 두 번째 구원투수로 2011년 10월 투입됐다. 바둑 고수답게 수읽기에 뛰어나지만 신중함이 앞서 선제 대응이 취약하고 소극적인 수로 빠진다는 지적도 받는다. 임석규 제주특별자치도 정책관은 위암 수술을 받고 복귀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업무 태도와 꼼꼼한 일처리로 귀감이 됐다. 이철우 총무기획관은 새 정부 들어 조직 개편 과정에서 국조실 위상을 지키고 직제 정비와 인사의 밑그림까지 떠맡느라 ‘고난의 행군’을 했다. 어눌하고 연약해 보이지만 소신 발언도 마다하지 않는 결기를 지닌 원칙주의자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당신의 책]

    북학의(박제가 지음, 안대회 역주, 돌베개 펴냄) 조선 후기 실학자 초정 박제가(1750∼1805)의 대표작 ‘북학의’는 청나라의 풍속과 제도를 시찰하고 돌아와서 쓴 기행문이다. 중국의 선진 문물을 배워 부국강병을 이루자는 혁신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 ‘북학의’는 출간되지 않고, 필사본으로 널리 읽혔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사본은 20여종을 웃돈다. 이 책은 2003년 선집 ‘북학의’를 낸 바 있는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가 지난 10년간 국내는 물론 일본과 미국 등에 흩어져 있는 사본들을 모두 수집해 차이 나는 내용을 바로잡고 원문을 일일이 확정하는 교감(校勘) 과정을 거쳐 완성한 국내 첫 한글 완역 정본이다. 544쪽. 2만 8000원. 마이너리티 클래식(이영진 지음, 현암사 펴냄) 멘델스존이 인정한 작곡가 요하임 라프, 생상스가 찬사를 보낸 지휘자 디미트리 미트로풀로스, 스트라빈스키가 감탄한 피아니스트 마르셀 메이에르 등 일반인에게는 낯설지만 대가들이 격찬한 클래식계의 숨은 거장 49인을 새롭게 조명했다. 음악평론가인 저자는 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겼음에도 스타 예술가들의 화려함 뒤에 가려졌던 이들을 무대에 세웠다. 동성애적 성향 때문에 러시아를 탈출해야 했던 피아니스트 유리 예고로프, 한때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으나 불안 증상과 무대 공포증으로 빛을 잃어간 바이올리니스트 마이클 래빈 등 낯설지만, 특별한 음악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독자들이 음악을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음반 구매 방법과 더불어 유튜브 영상,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등의 정보도 꼼꼼히 소개했다. 576쪽. 2만 2000원.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웬디 웰치 지음, 허형은 옮김, 책세상 펴냄) 미국 버지니아대 문화인류학 강사이자 버지니아주 애팔래치아산맥의 폐광촌 마을 빅스톤갭에서 헌책방을 운영하는 저자의 실제 이야기다. 저자와 그의 남편은 헌책방 주인이라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스코틀랜드에서 미국으로 과감히 이주한다. 낡은 저택을 충동적으로 사들인 부부는 지역 출신 문인인 존 폭스 주니어의 작품 이름을 따 헌책방 ‘텔리스 오브 론섬 파인’을 열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난관에 부닥친다. 안락한 현실을 포기하고, 꿈을 찾아 떠난 애서가 부부의 열정이 자신들의 인생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삶을 바꾼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면서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440쪽. 1만 4800원.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김용규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1987년 타계하기 직전 24가지 질문을 남겼다.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신은 왜 악인을 만들었는가’‘종교란 무엇인가’ ‘지구의 종말은 오는가’등 삶의 마지막 순간 누구나 품을 수밖에 없는 신과 인간에 대한 근본적이고 절박한 물음들에 대해 철학자 김용규가 신학과 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해답을 모색한다. 대중과 소통하는 철학교양서를 집필해온 저자는 특정 종파나 신학적 경향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잡힌 시선과 인문학적 관점으로 신과 인간, 종교, 과학의 다양한 문제들에 관한 합리적 길을 찾는다. 476쪽. 2만 5000원.
  • 지방의원 해외연수 보고서 “너무하네”

    지방의원 해외연수 보고서 “너무하네”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 보고서가 여전히 엉터리다. 방문국가와 방문 기관의 일반현황을 소개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상당부분이 인터넷에 떠다니는 글들을 복사해 갖다 붙이는 등 성의 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10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공무 국외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자는 15일 이내에 보고서를 작성해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의장은 제출받은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해 공동으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보고서는 논문형식으로 작성하되 주요 업무수행사항, 관련정보 분석내용, 건의사항 등을 담고 있어야 한다. 이처럼 공무국외여행 규칙에 보고서 작성요령이 명시돼 있지만 이대로 작성된 보고서는 찾기 힘들다. 지난 4월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방문한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보고서는 총 49페이지로 작성돼 있는데 이 중 20여페이지가 나라와 기관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이 중 상당수는 인터넷에서 퍼다가 그대로 앉힌 글이다. 나라를 소개하는 도표까지 똑같다. 인터넷 복사판이다보니 프랑스의 경제현황, 한국과 프랑스 교역규모,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 인구 등은 2010년 자료다. 연수에 참여한 의원 2명이 각각 6장씩의 연수 후기를 썼지만 기행문에 가깝다. 정책을 제안한 것은 프랑스 파리처럼 쓰레기소각장이나 하수종말처리장을 환경교육의 장으로 활용하자는 정도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2007년에 도의회 해외연수보고서를 분석, 90% 이상이 방문국 일반현황과 관광지를 소개한 부실보고서라는 지적을 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미국으로 연수를 다녀온 청주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 보고서도 도시와 시설을 소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고, 인터넷을 베낀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이런 보고서마저 의원들이 직접 작성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상임위원회 별로 의원들을 보좌하는 공무원들이 있는데 어떤 도의원이 보고서를 직접 쓰겠냐”라면서 “공무원이 연수에 동행하는 여러 가지 이유에 보고서 대필도 포함된다”고 귀띔했다. 부실 보고서와 대필 등을 막기위해서는 지방의회 공무국외여행 규칙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의회 공무 국외여행 심사위원인 이춘수 충북대 사회교육학과 교수는 “연수를 떠나기 전에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지 개별적으로 계획서를 받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울산 때늦은 하수 원인자부담금 부과…업체들 “오수 아닌 폐수” 이의 신청

    울산의 자치단체들이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이용한 폐수처리에 대해 하수도법을 적용, 하수도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려 하자 폐수배출 업체들이 이의를 신청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특히 자치단체는 원인자부담금 누락 사실을 뒤늦게 알고 폐수배출량 증가분만큼 부담금을 소급(최대 5년치) 적용해 더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이 부담금은 건물 등을 신·증축하거나 용도 변경해 오수를 하루 10㎥ 이상 배출,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이용하면 허가 때 부과한다. 4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역 5개 구·군은 1995년 건설된 용연하수처리장을 비롯한 온산하수처리장과 방어진하수처리장에서 폐수를 처리하는 기업체 가운데 일부 업체의 하수도 원인자부담금 부과 누락을 최근 확인하고 지난 3~5월 전면 실태조사를 거쳐 이달 중순쯤 부과할 예정이다. 37개 업체(총 95억원 상당)를 대상으로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사전 조사한 결과 26개 업체가 이의를 신청했다. 이들 중 19개 업체는 ‘폐수’를 ‘오수’로 규정해서 안 된다며 부담금 부과에 반발했고, 나머지 7곳은 폐수 발생량 재조사를 요구했다. 특히 업체들은 폐수에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는 것뿐만 아니라 18년 동안 누락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 법상 최대 소급기간인 5년치를 적용한 것에 더 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업체들은 자치단체가 ‘수질 및 수생태계보전에 관한 법률’이 아닌 ‘하수도법’을 적용한 게 문제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환경부 질의를 통해 ‘오수와 폐수 여부를 떠나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사용하면 원인자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SK, 삼성정밀 등 폐수발생량이 많은 업체는 자체 고도화처리시설을 통해 처리한 뒤 하천에 바로 흘려보내 하수종말처리장을 이용하지 않아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주방용 오물 분쇄기 불법설치… 2차 오염 비상

    정부가 지난 1일 RFID(전자식 개별 개량 시스템) 방식의 공동주택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도입한 뒤 주방용 오물 분쇄기(디스포저) 불법 설치가 성행해 또 다른 환경오염 우려를 낳고 있다. 4일 전국 자치단체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실시의 부작용으로 환경부 인증을 받지 않은 주방용 오물 분쇄기 불법 설치 사례가 늘면서 하수처리장 고장과 2차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싱크대에 설치하는 오물 분쇄기는 음식물 찌꺼기를 잘게 부숴 하수도로 흘려보내는 장치지만 현행법상 환경부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을 설치하다 적발되면 판매자는 2000만원 이하, 사용자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강원 원주시는 이달부터 종량제를 도입하면서 오물 분쇄기 불법 설치에 대해 단속 등 경고를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시행 이후 아파트 단지와 상가를 중심으로 오물 분쇄기 설치를 부추기는 전단이 대량 나돌며 이를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그동안 배출량과 관계없이 일정 금액만 부담했던 아파트 입주민들이 종량제 도입 이후 버린 만큼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분쇄기 설치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판매가 허용된 제품은 본체와 2차 처리기(거름망, 회수기)가 함께 있는 일체형으로, 음식물 찌꺼기가 고형물 무게 기준으로 80% 이상 회수되거나 하수관으로의 배출량이 20% 미만인 제품이어야 하며 반드시 환경부 인증을 받아야 한다.하지만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들 대부분은 음식물 찌꺼기를 하수도로 100% 내보내는 제품으로 판매와 사용이 불법이다. 불법으로 개조해 고형물을 하수도로 내보내는 제품도 적지 않다. 더구나 가정이나 음식점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신고나 적발도 쉽지 않다. 100% 배출하는 제품은 하수관 내 분쇄물질을 쌓이게 해 오히려 환경오염 등의 악영향을 초래하고 심할 경우 하수처리장 가동을 중지시키는 등의 피해를 가져오게 된다. 실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도입 이후 하루 13만t의 오·폐수를 처리하는 원주하수종말처리장에 유입되는 오·폐수의 농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고양시 상하수도사업소도 지난 4월부터 불법 주방용 오물 분쇄기를 판매 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계도하고 있다. 윤경한 고양시 상하수도사업소장은 “하수관거 내 원활한 하수 흐름과 수질보호를 위해 불법 오물 분쇄기 유통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면서 “가정에서도 불법 주방용 오물 분쇄기를 구입해 사용하면 내부 배관 막힘, 악취 등이 발생하므로 피해 예방을 위해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고양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지구 종말 시간은 서기 2000002013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단골 소재인 지구 종말의 시간은 언제일까? 인류의 오랜 궁금증 중 하나인 지구 종말의 시간을 과학적으로 풀어낸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 대학의 우주 생물학자 잭 오말리-제임스 교수는 영국 천문학회 학술회의에 참석해 지구의 미래를 과학적으로 예측했다. 오말리-제임스 교수가 밝힌 지구 종말의 시간은 지금으로부터 20억 년 후인 서기 2000002013년. 교수의 이같은 주장의 핵심은 우리의 태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태양이 소멸을 앞두고 점점 뜨거워지면 그 영향으로 지구에서 증발 현상이 일어나고 곧 이산화탄소가 급속히 감소한다. 이 때문에 식물이 제일 먼저 그 영향으로 죽게 되고 이어 초식 동물, 육식 동물로 순으로 죽어간다는 것이 교수의 설명이다. 오말리-제임스 교수는 이 시기를 10억 년 후로 예측했으며 10억 년이 더 지난 후 바다까지 완전히 말라버려 지구는 한마디로 황폐화 된다. 오말리-제임스 교수는 “태양의 변화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컴퓨터 시뮬레이션 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면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지구는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결과는 한마디로 인간이 향후 거주 가능한 새로운 행성을 찾아나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디지털 신기술 미래는 과연 밝을까

    정보기술(IT) 미래학자가 디지털 시대에 급부상한 새 권력의 속성에 대해 정부와 기업, 정당, 언론, 엔터테인먼트 등 사회 전 분야와 연결지어 고찰한 사회비평서다. 디지털 시대의 ‘급진적 연결성’(방대한 데이터를 즉각적으로 끊임없이 전 세계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이 어떻게 전통적인 권력기관들을 급격히 흔들고 있는지, 또 디지털 시대에 득세한 신흥 권벌들이 어떻게 우리 사회를 바꿔놓을 것인가에 대한 담론을 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 책은 ‘디지털 신기술들이 이룰 미래는 밝을까?’라는 물음에 대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걸?’ 수준의 비관적 답변을 내놓고 있다. 책이 짚고 있는 모든 논의의 기저엔 혁신적 신기술도 좋지만 그로 인한 기존 권력의 붕괴가 뜻밖에 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예컨대 언론이 그렇다. 디지털 신기술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전통적인 매체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사람은 4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저자의 분석이 아니더라도 언론산업은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동시에 정치, 경제 등 사회 전반의 거대 권력들을 상대로 이뤄져야할 다양한 탐사보도 등이 급격히 약화되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이런 역할을 다양한 소셜미디어들이 대신해야 할 텐데, 저자는 “새롭게 등장한 (언론)매체들이 감시자로서의 역량을 갖추도록 주의 깊게 살피지 않는다면 (기존)거대 언론의 종말은 민주제도의 부패와 타락하고 부도덕한 선동가의 등장을 막지 못하는 사용자 생성 ‘뉴스’의 홍수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거대 권력의 종말은 거대한 기회다. 단 이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먼저 전제돼야 한다. 저자는 디지털 시대의 새 가치관 정립을 위해 고려해야 할 것들을 여섯 가지로 나눠 제시하고 있다. 첫째, 새로이 세워질 기관들은 비계층적이고 분권화되어야 한다. 둘째, 사회 각 계층의 리더들에게 사려 깊고 해박한 리더십을 요구해야 한다. 셋째, 네트워크로 이어진 개인들의 힘과 방향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개발해야 한다. 넷째, 미래의 기관은 중앙집중형 모델 대신 개인들의 막강한 힘과 연결을 활용하는 새 모델을 채택해야 한다. 다섯째, 지역 공동체를 강화하고 재구성해야 한다. 여섯째, 페이스북과 구글, 트위터, 네이버 등 거대한 플랫폼을 통제해 그들 스스로 ‘디지털 광장을 제공하는 시민의 역할’을 다하도록 책임감을 일깨워 줘야 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수 쇳가루비 원인 밝혀질까?

    여수 쇳가루비 원인 밝혀질까?

    전남 여수시 율촌면과 순천시 해룡면 일대에 내린 쇳가루 비의 원인을 파악 중인 당국이 일주일째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어 난항을 겪고 있다. 더구나 이 마을 인근에 율촌산업단지가 있지만 환경감시 사각지대에 있어 이러한 문제가 다시 발생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11일 오후 8시부터 30여분 동안 모래와 쇳가루 등이 섞인 검은 비가 내려 자동차, 건물, 농작물 등이 오염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남도, 영산강환경청,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여수·순천·광양시, 주민대표, 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팀은 검은 비가 내린 율촌면 조화리 인근 율촌 제1산단 내 8개 업체에서 시료를 채취, 지난 17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보냈다고 18일 밝혔다. 분석 결과는 다음 주에 나온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검은 비가 내릴 당시 3개 회사에서 수거한 쇳가루 등의 성분 분석 결과는 이번 주에 나온다. 합동조사단은 현재 사업장 폐기물 매립장인 한맥테코산업㈜을 원인 제공 업체로 보고 있다. 바로 옆 공장인 SPP 율촌에너지 경비원 A(36)씨가 11일 저녁 8시쯤 30여분간 한맥테코 현장에서 “버섯구름처럼 올라가는 섬광과 폭발로 20분 넘게 화재가 발생했다”고 신고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관계자들은 매립장에 물이 닿으면 폭발하는 금수성물질이 유입돼 빗물과 섞이면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근처의 광양경제청 폐수종말처리장 직원은 화재 발생 사실을 알지 못했고, 119 소방차도 출동하지 않았다. 17일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한맥테코의 작업 현장을 찾아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등 원인 분석에 나섰지만 화재 연관성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에 앞서 10일 오후 5시쯤에는 SPP 율촌에너지에서 40여분간 악취와 검은 연기가 치솟아 쇳가루가 발견된 해룡면 당두마을을 뒤덮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집진설비를 가동하지 않아 일어난 피해로 주민들은 이불과 농작물 등에 끈적끈적한 이물질이 묻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SPP 율촌에너지는 “사고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주민들의 피해를 충분하게 보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모(67·여수시 율촌면)씨는 “미나리밭이 검게 변하는 등 이달 들어 벌써 두 번이나 율촌산단 기업들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며 “관계기관의 철저한 조사로 책임자들이 처벌받는 등 예전처럼 깨끗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서울광장] ‘무게가 없는’ 경제시대를 산다는 것/정기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무게가 없는’ 경제시대를 산다는 것/정기홍 논설위원

    한 사회단체는 얼마 전 사무실 임대료가 오르자 사무실 이전 문제를 놓고 숙의를 했다. 한 참석자가 “굳이 사무실이 필요한가”라는 돌발적인 제안을 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를 한몸에 지니고 있는 요즘 회의 공간이 꼭 필요하냐는 말이었다. 좌중의 참석자들은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그 제안에 동조를 했다. 이 장면은 머지않은 미래에 물리적인 공간이 온라인 네트워크의 공세로 말미암아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른바 ‘무(無)영토 개념’이다. 네트워크 접속으로 인한 이 같은 생활의 변화상은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한 주부의 예를 보자. 홈쇼핑을 통해 생필품들을 샀고, 이들 물품은 택배로 집으로 배달됐다. 이 주부가 들인 품을 무게를 달면 얼마나 될까. 거의 ‘0’에 가깝다. 백화점에서 직접 산 물건을 집으로 옮기는 노동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네트워크 접속을 통해 무형에 가까운 영수증만을 주고받았을 뿐이다. 우리는 ‘무게가 없고, 소유하지 않는 경제’가 가속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전통적 시장이 온라인화한 네트워크에 자리를 내주는가 하면,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 젊은 세대의 등장으로 공유하는 경제 행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의 판매자는 공급자로, 구매자는 사용자로 역할을 바꿔 가고 있다. 사회단체의 사무실 논의에서 보듯, 물리적인 공간은 향후 10년 이내에 뒷자리로 밀려날 것이란 섣부른 예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네트워크 접속과 무소유 의식이 기존의 경제 개념을 송두리째 바꾸어 보려는 세상에 바짝 다가선 느낌이다. 부동산 분야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재산 증식 수단은 이미 거주 개념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행복주택 시범지구 지정’에는 이런 관점에서 유의미한 대목이 있다. 임대분의 절반 이상을 신혼부부와 사회 초년생, 대학생에게 우선 공급한다는 것은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 젊은이들의 의식 변화를 감안한 것이다. 집값 하락 등에 대한 지역주민의 우려와 달리, 젊음이 넘치는 고품격 맞춤형 단지로 자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갑을 관계로 시끄러운 체인점도 비슷하다. 체인사업은 모기업이 상표와 영업기술을 자영업자에게 빌려 주고 매출의 일정액을 로열티로 가져가는 사업 공유 차원에서 출발했다. 이는 자영업자가 모기업의 사업 접속권을 사는 것이다. 미국의 맥도날드는 ‘햄버거보다 매장을 파는’ 전략으로 사업을 확장한 대표적 기업이다. ‘무게가 없는’ 시장의 특성은 한 개의 아이디어와 이미지가 성공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10여년 전 제러미 리프킨이 그의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네트워크 시장은 ‘소유의 개념’을 ‘접속의 개념’으로 바꿀 것이라고 주장한 말이 지금 현실화되고 있다. 접속의 시대가 시장의 팽창을 막는 축소형 경제모델이란 지적이 있지만, 그런 도도한 흐름만은 거스를 수 없는 것 같다. 공유의 경제도 마찬가지다. 2010년 미래서적인 ‘위 제너레이션’을 쓴 레이철 보츠먼도 향후 10년을 지배할 머니 코드로 공유경제를 지목, 베이비붐 세대 자녀들이 과시형 소유가 아닌 공유로 향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했다. 창조경제를 이끌고 있는 새 정부도 10~20년 후를 준비하는 아웃소싱 방식의 소유 개념을 접목하고, 분석 모델을 내놔야 할 때다. 네트워크 경제 체제에서의 부(富)는 물질적 자본이 아닌 상상력과 창의성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더욱 절실해 보인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무형의 자산, 즉 정보에 바탕을 둔 산업이 전체 경제 규모의 20~30%대에 이른다고 하지 않는가. 시장의 반란은 이미 시작됐다. ‘디지털 노마드’(디지털 유목민) 젊은 층은 더 이상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보다 흘러가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들은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아니라 적은 비용으로 실속 있는 소비 패턴을 지향하고 있다. hong@seoul.co.kr
  • 日증시·환율 요동… ‘아베겟돈’ 오나

    日증시·환율 요동… ‘아베겟돈’ 오나

    ‘아베겟돈’이 현실화될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아마겟돈(지구 종말 최후의 전쟁터라는 뜻)을 합성한 신조어인 ‘아베겟돈’이 전 세계 시장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잇따른 경기부양책에도 최근 증시가 하락하고 엔·달러 환율이 상승(엔화가치 하락)하는 등 시장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로 불리는 성장전략을 내놓은 다음 날인 6일에도 시장은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향후 정책 판단을 두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중앙은행(BOJ) 총재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을 연간 3%로 올려 10년 안에 150만엔(약 1679만원)가량을 늘린다는 아베의 계획에 대해 현지 언론은 “구체적 내용이 없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자 사설에서 “각종 목표치를 달성할 수단이나 실효성이 명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산케이신문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시장은 실현 가능성에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시장도 차갑다. 성장전략 발표 당일인 5일에 이어 6일 닛케이지수는 전날 대비 0.85% 하락한 1만 2904.02로 마감됐다. 이에 따라 10~11일 일본중앙은행 정책회의에서 구로다 총재가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보고서에서 “일본 금융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한 이유는 증시를 끌어올릴 ‘서프라이즈’를 기대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증시가 부진해 일본중앙은행이 국채를 추가로 사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경제는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다”면서 “아베노믹스가 막대한 공공 부채를 줄이고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첨단 신사옥’ 대전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첨단 신사옥’ 대전

    세계 IT 업계의 ‘4대 천왕’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이 제품이 아닌 ‘사옥’으로 ‘IT 대전’을 예고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주 쿠퍼티노시에 일명 ‘우주선’(Space Ship)이라 불리는 신사옥을 짓고 있다. 이 사옥 건설은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기 4개월 전 발표한 프로젝트로 타원형으로 설계한 독특한 모양으로 총 1만 3000명의 직원이 함께 근무할 수 있다. 구글도 올해 초 총 9개동으로 구성된 신사옥 ‘베이뷰’ 건설 계획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실리콘벨리 마운틴뷰에 위치한 본사 옆에 건설될 예정인 이 건물은 구부러진 직사각형 모양으로 다리를 통해 모든 건물이 연결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업 공개로 ‘총알’이 넉넉만 페이스북도 이에 뒤질세라 ‘IT 대전’에 가세했다. 페이스북은 본사가 위치한 멘로 파크 지역에 추가로 사옥을 건설할 예정으로 특히 유명 건축가인 프랭크 게리가 설계를 맡는다. 최근 발표한 아마존의 신사옥 건설 계획은 이들 기업보다 한술 더 뜬다. 시애틀 도심 한복판에 마치 3개의 큰 공을 나열해놓은 듯한 돔형 사옥을 공개해 직원들이 숲 속에서 일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계획이다. 그러나 공룡 IT 기업의 ‘사옥 대전’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오히려 신사옥 건설이 ‘종말’을 향해가는 저주일 수 있다는 평. 실리콘벨리의 흥망을 책으로 엮어낸 바 있는 워싱턴 대학 조교수 마가렛 오마라는 “주요 IT 회사 들이 신사옥 경쟁에 들어간 것은 그들의 통장에 돈이 얼마나 많은 지를 보여준다.” 면서 “제품을 통한 ‘기술 전쟁’이 아니라 ‘사옥 전쟁’은 결국 회사의 마지막을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의 매니저 제프 매튜도 “애플의 경우 사옥 건설의 비용도 너무 크고 시기도 좋지않다.” 면서 “애플 신사옥을 ‘우주선’이라고 부르지만 결국 ‘데스 스타’(Death Star·죽음의 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위로부터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사옥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회화 같고 조각 같은… 그래서 더 신비로운 사진

    회화 같고 조각 같은… 그래서 더 신비로운 사진

    “이렇게 배고플 줄 알았으면 시작도 안 했을 겁니다.” ‘예술’과 ’배고픔’을 동일선상에 놓는 이 고루한 도식화. 지구가 종말을 고하는 날까지 도무지 멈출 것 같지 않다. 그런데 말을 내뱉은 중년 여류 작가의 인상이 너무 곱다. 작품도 마찬가지. 곱디고운 색감은 회화인지 사진인지 좀처럼 분간이 되지 않는다.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구도는 마치 공상과학(SF) 영화를 보는 듯하다. 입체감만 따지자면 조각이라 불러야 할까. 이걸 진정 ‘아방가르드’라고 정의 내리는 순간, 회화의 탈을 쓰고 조각을 흉내낸 사진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가로 1m, 세로 1.5m의 평면에 조각과 회화, 사진을 잘 버무린 초현실적 공간이 담겨있다. 유현미(48) 작가의 작품은 장르 간 통섭을 거쳐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튀어나왔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사진, 설치, 영상, 단편영화 제작까지 뭉뚱그려 넘나든 작가의 관심이 응집된 결과다. “배고프다”는 작가의 표현은 어쩌면 예술에 대한 갈증을 뜻하는 중의적 표현일는지 모르겠다. 지난 9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대한항공빌딩 일우스페이스에서 막을 올린 사진전 ‘코스모스’. 작가는 올해 처음 선보인 20여점의 연작을 풀어놨다. 세계적인 아트북 전문 출판사인 독일 ‘하체칸츠’에서 같은 이름의 단독 작품집 ‘코스모스’를 발간한 것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2011년 제3회 일우사진상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면서부터 예정된 개인전이다. 오는 7월 3일까지 이어진다. 작품은 이런 식이다. ‘빅볼’이라 이름 붙인 사진 속 테이블 위에는 스트레칭용 짐볼과 농구공, 축구공이 차례로 놓여 있다. 꼼꼼히 살펴보면 공들은 우주 속 행성을 떠올릴 만큼 강한 역동성을 띠고 있다. 뒷면 벽에는 회화와 같은 강렬한 명암이 오롯이 살아 있다. ‘캔버스’라 불리는 작품으로 눈을 돌리자 책장 위 반쯤 물이 채워진 유리컵과 거울이 눈에 띈다. 그 사이 노란색 판자가 둥둥 떠다닌다. 나무의 결과 거울 속 하늘의 풍경이 엉뚱한 조화를 이룬다. 작품들에선 깨진 거울과 꽃병, 돌멩이, A4용지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 사물들의 존재감이 만개한다. 구겨진 A4용지는 당장이라도 새처럼 날아갈 것 같고 공들은 통통 튈 것만 같다. 유난히 많이 등장하는 파편들은 우주의 빅뱅을 상징한다. 대체 어떻게 만들었을까. 작업실은 자택 2층의 80㎡ 안팎의 공간. 생활 공간을 화폭 삼아 벽과 책장, 탁자 등에 수백번의 붓질을 더했다. 어둠에 비치는 빛이 명암을 구분하듯이 인공적인 붓질로 형상을 끌어냈다. 사물의 표면에 색을 칠해 일렁이는 긴장감을 연출한 뒤 조각처럼 배치하고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었다. 작품당 3~6개월이 걸렸다. 이 노동집약적인 창조 과정은 기획부터 구성, 촬영, 편집이 모두 작가의 몫이다. 포토샵 등 인공 보정은 거의 하지 않았다. 작가는 “이번 작품은 작업실을 소우주로 여기고 만들었다”면서 “일상적인 것이 다른 모습을 띨 때 3차원적이면서도 2차원적이고 4차원적이란 느낌을 갖도록 연출했다”고 말했다. 포인트는 너무 그림 같지도, 사진 같지도 않게 담아내는 것이다. 사진심리학자인 신수진 연세대 교수는 “개인적인 스토리텔링 능력이 뛰어나고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상상의 이미지를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작가의 남편은 설치미술가인 김범. 시어머니는 시인 김남조, 시아버지는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낸 조각가 고(故) 김세중이다. 작가는 미국 뉴욕, 싱가폴 등 국내외에서 15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美는 北정권 붕괴 원치 않아… 평양의 대화신호 기다리는 중”

    “美는 北정권 붕괴 원치 않아… 평양의 대화신호 기다리는 중”

    “이제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차례다. 그가 상호 불신과 적대적 구도를 전환하고 싶다는 분명한 제스처를 보여야 한다. 워싱턴은 평양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국제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미국 하원 외교자문위원 찰스 쿱찬 조지타운대 교수는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어린 지도자’ 이미지를 벗기 위해 자꾸 적대적 방향으로 국면을 끌고 가려고 하는데 이런 의도를 포기하도록 한·미·중 3국이 다자 체제로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쿱찬 교수는 ‘미국 시대의 종말’과 ‘적이 친구가 되는 법’이라는 저서를 펴낸 정치학자로,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장을 지내는 등 이론과 실무에 정통한 인사로 평가된다. 다음은 쿱찬 교수와의 일문일답. →북한 비핵화를 위한 묘수는. -당장 효과가 없다고 해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은 항시 열어둬야 한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 종식도 레이건과 고르바초프의 대화로 해결됐다. 하지만 북한에 대해 냉정한 시각도 유지해야 한다. 북한과 실효성 있는 대화를 하기 위한 효과적 수단은 제재 조치와 압박을 통해 북한 스스로 도발 비용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북한은 이란과 비슷하다. 역설적으로 북한 상황이 더 악화되어야 도발보다는 협상이 더 낫다고 북한 정권이 판단할 수 있다. →미 행정부 내 북한 정권 붕괴를 목표로 한 논의가 있다고 보는가. -미 행정부가 북한 정권의 붕괴를 계획하지도, 원하지도 않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 대량 난민 사태뿐 아니라 북한군과 북한 내 핵물질에 대한 통제 상실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미국이 북한 정권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지만 그 정권이 기능하는 상황이, 붕괴보다는 리스크가 더 적다는 판단이 있다. 미국은 지난 10년 동안 문제 정권을 무너뜨리고 교체를 시도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가 대표적 사례다. 미국의 인식이 새롭게 바뀌었다. →워싱턴의 대북 대화파의 입지가 좁다는 지적이 있다. -북한이 도발을 통해 보상을 얻어내는 방식을 더 이상 작동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워싱턴 컨센서스’가 강하다. 그럼에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적대국과의 대화 정책을 견지하는 진보적 성향의 지도자다. 시리아, 미얀마, 쿠바와도 적극적으로 대화를 추진하는 만큼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 →북한과의 대화 전략은. -가장 중요한 단기적 목표는 방향 전환이다. 한·미 양국과 6자회담 틀을 볼 때 우리 쪽 진영은 방향 전환의 준비가 돼 있다. 결국 북한이 화답하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북한은 과거 여러 차례 합의 내용을 파기하며 대화를 후퇴시켰다. 김정은이 어린 지도자 이미지를 벗기 위해 더욱 적대적 방향으로 끌고 가는 건 유효하지 않다는 걸 한·미·중 3국이 확인시켜야 한다. 한국과 중국의 공조 강화는 양국에도 이익이지만 동북아 안정에도 꼭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의 신뢰 프로세스를 어떻게 평가하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라고 본다. 문제는 신뢰는 말로 구축하는 게 아니라 액션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신뢰는 수많은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프로세스의 결과물’이다. 남북 간 접촉 기회의 확대뿐 아니라 동맹국 간에도 북한에 대한 신뢰가 쌓여야 한다. 한·미 양국은 대북 경제 지원과 불가침 약속 등의 방법을 잘 알고 있지만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현재 없다. 우선 한반도의 뜨거워진 온도를 낮춰야 한다. →개성공단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치를 평가한다면. -남북한을 연결하던 하나의 끈이 양쪽에서 당기는 바람에 끊어진 상황은 매우 안타깝다. 최근 수주일 동안 긴박한 상황 속에서 긴장이 고조됐던 점을 고려하면 한국 정부의 조치는 현명했다. 미국 정부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공장이 그 자리에 있는 만큼 공단이 재개돼야 한다. 글 사진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미스터리 金

    미스터리 金

    ‘미국이 계속 달러를 풀고 있어 인플레가 생길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물가 영향을 덜 받는) 금 수요가 늘어나 금값이 다시 올라갈 것이다.’ ‘경기 침체 때는 금만 한 안전자산이 없다.’ 금과 관련된 이 같은 ‘공식’들이 최근 들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고 미국 정부의 ‘달러 살포’도 계속되고 있지만 금값은 폭락 뒤 좀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21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3년 만에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하며 온스(31g)당 1300달러 선으로 주저앉은 6월물 금 선물 가격은 이후 1주일 동안 횡보했다. 19일 온스당 1395.6달러로 소폭 반등했지만 한때 1900달러를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어지러울 정도의 낙폭이다. 그동안 금값에 거품(버블)이 있었다는 분석이 빠르게 설득력을 얻으면서 ‘금=안전자산’이란 믿음에도 금이 가고 있다. 금값 하락에 베팅했던 해외 투자은행(IB) 보고서는 뒤늦게 이목을 끌었다. 이달 초 소시에테제너럴은 ‘금 시대의 종말’이란 보고서에서 “금값 상승의 ‘슈퍼 사이클’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씨티은행은 “올해 원자재 장기 호황에 죽음의 종소리가 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지펀드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는 “금은 안전자산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올 들어 두 차례 금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금값 하락 경고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하지만 폭락세가 최근 현실화되기 전까지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위상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최근 11년간의 금값 랠리가 시작된 것도 2001년 9·11테러 때부터였다. 2001년 9월 10일 온스당 273달러이던 금값은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5년 만에 700달러 선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이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2008년 3월 1000달러를 돌파한 뒤 유로존 위기가 가시화된 2011년 9월 1923달러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런 기대를 여지없이 깨고 금값이 폭락하자 시장에서는 여러 진단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속 소비량의 40%를 소진하는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7.7%에 머문 것을 들었다. 키프로스 정부가 보유한 금을 팔아 치우며 공급이 늘어난 게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있다. 세계에서 금 소비량 1위인 인도가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우려, 금 수입관세를 올린 게 금값 폭락을 야기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세계 각국의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저성장 탓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아 금의 투자가치가 퇴색했다는 설명도 시장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시세 폭락에도 귀금속으로서 금의 존재감은 아직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중국 등 황금을 유난히 좋아하는 아시아 국가에서는 지난주 금을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이 펼쳐지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4일 판매를 시작한 롯데백화점의 골드바가 하루 평균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국내 골드바 수요는 재테크보다는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조치를 피하려는 의도가 더 강해 보인다”면서 “금값이 약세인 요즘을 매입 기회로 보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4월 그리고 비무장지대 산소공장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4월 그리고 비무장지대 산소공장

    4월이 이처럼 스산하기는 처음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다는 말이 절실하다. 겨울은 오히려 따듯했고 4월이 가장 잔인하다던 엘리엇의 시가 가슴 깊숙이 스며든다. 마구 쓴 화석연료가 만든 온실가스로 지구가 더워졌다. 기상이변이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고 있다. 북극은 녹는다는데 아지랑이 피는 봄날, 한겨울 추위와 폭설이 들이친다. 턱없는 지구종말론에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더하여 북한은 핵으로 세상을 겁주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강건한 시민정신이 반석 같고 사재기나 유언비어가 별로 없는 것이다. 이 봄의 모순을 그린 삽화로는 외국 언론들이 ‘전쟁 날랑가’로 왔다가 ‘알랑가 몰라 시건방춤’을 보고 가는 모습이요, 압권이다. 자연의 변덕이나 전쟁 괴담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역정이 나게 한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꽃이 피면 같이 웃고···봄날은 간다’처럼 풍류 있고 격조 높은 봄을 맞이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럴 때 태평가 한 가락이 위로가 된다. ‘짜증을 내어서 무엇 하나 성화를 받치어 무엇 하나….’ 없었으면 좋았겠지만 필연이라면 어찌하겠나.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거센 폭풍이 몰아친다면 역풍장범(逆風張帆)의 고통이라도 웃으며 즐길 수밖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와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명언을 남겼다. 시간과 공간은 하나이고 애초 시작과 종말은 없으니 현재적 위기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얼어붙은 한반도에 아름다운 4월이 오게 하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식목의 계절이라 그런지 내일 한반도에 전쟁이 난다고 해도 오늘 나무심기가 떠오른다. 막강한 남북한 화력과 병력의 대치 속에서 60년을 버텨온 비무장지대(DMZ)에 숲을 만들어 생명을 치유하고 평화를 가꾸며, 미래를 창조하는 것은 상상만 해도 뜻 깊고 보람찬 일이다. 그러나 일상의 식목행사는 축제처럼 할 수 있어도 금단의 정전지대에서 지뢰를 치우며 나무를 심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전쟁 포기에 준하는 의지와 담력을 요하는 일이며, 복잡한 경우의 수를 읽어야 한다. 주변국들의 이해와 남북 간 대화와 합의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무엇보다 유효한 신뢰 프로세스의 구축을 필요로 한다. 힘들고 어렵겠지만 숲 만들기의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파괴와 살육의 땅이던 비무장지대 DMZ는 평화생명지대 PLZ(Peace Life Zone)로 거듭나게 된다. 식목에 필요한 벙커와 무장의 철거는 남북 군비 축소의 실천적 첫걸음으로 연결될 수 있다. 지뢰 제거는 공간 이동의 자유를 제공한다. 우리는 60년 동안 섬 아닌 섬에서 벗어나 반도로 돌아갈 수 있다. 아울러 국내 동식물의 65% 정도밖에 살지 못하는 불완전한 자연을 살리는 호기가 된다. 인위적 산불과 같은 군사작전 수요가 줄어들면서 건강한 생태계의 회복은 빨라진다. 2015년 전세계적인 탄소배출권 거래를 앞두고 2013년 2월부터 탄소흡수원 유지 및 증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DMZ 숲 가꾸기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산소를 만들며, 탄소 상쇄(Carbon Offset)로 수익을 창출하는 길이기도 하다. 지난 4월 4일 유엔 지뢰의 날에 강원도와 대한적십자사는 정전 60주년, 그리고 청소년적십자 60주년을 맞이하여 DMZ 역사상 가장 유의미한 일에 착수했다. 비무장지대 동쪽 끝 고성 땅 한 모퉁이, 한 발 한 발 지뢰를 제거해온 철책 아래 2018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전쟁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면서 평화의 숲, 생명의 숲 가꾸기에 나섰다. 3억평 DMZ에 비하면 작은 물결이지만 아름다운 4월을 부르는 장엄한 서곡이다. 평화의 제전 평창올림픽을 기리기 위한 세계평화의 외침이자 환희의 찬가이다. 동쪽에서 시작된 녹색 물결이 서쪽으로 뻗어 나가고, 북한도 동참해서 DMZ 전체가 평화와 생명의 산소공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 “인종차별 안 돼요” 50년전 美학생들의 자유행진

    “인종차별 안 돼요” 50년전 美학생들의 자유행진

    꼴통 짓은 시공간을 초월한다. 비폭력 무저항 시위로 잡혀온 10대들에게 경찰은 이렇게 묻는다. “누가 강요한 것이니?” “정부에 반대하는 거니?”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배후세력 타령이다. 셰퍼드를 풀어 어린 학생들을 물어뜯게 하고 체포한 학생들을 학대했던 불 코너 공안위원장의 불만은 이것이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때문에 흑인들이 “거만해지고, 법을 어기며, 난폭해지고, 무례해져 가고” 있다. 빨갱이 사냥꾼이자 법치주의의 화신이다. ‘오늘, 우리는 감옥으로 간다’(신시아 레빈슨 지음, 박영록 옮김, 낮은산 펴냄)는 간단히 말하자면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엄시 인종차별정책의 종말기다. 버밍엄은 ‘바밍엄’(Bombingham)이라 불릴 정도로 인권운동가에 대한 폭탄 테러가 빈발했던, 백인들의 저항이 가장 완강했던 지역이다. 백인들을 마침내 굴복시킨 것은 1963년 5월 어린 학생 4000여명이 벌인 비폭력 무저항 시위 행진이다. 당시 10대였던 오드리 페이 헨드릭스, 제임스 스튜어트, 워싱턴 부커 3세, 아네타 스트리터 등 4명의 행적을 통해 시위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했다. 시간대별, 날짜별 묘사가 생생한 데다 저자의 필체도 좋아 읽어나가다 울컥할 만한 대목이 수두룩하다. 여기까지라면 미국이 왜 이 책을 청소년 도서로 추천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조금 더 복잡해지자면 올바른 기억의 문제다. 흑인인권운동 하면 두 가지 장면이 떠오른다. 1955년 12월 1일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한 버스 좌석에 눌러앉은 로사 파크스의 모습. 파크스가 탔던 버스는 민권법 등 차별철폐법안을 만든 린든 존슨 대통령 기념관에 고스란히 보존됐다. 또 하나는 1963년 8월 28일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 내셔널몰에 25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행한, 그 유명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로 시작하는 연설이다. 저자는 이 두 사건 사이에서 잊혀진 버밍엄 10대들의 자유행진을 4년간의 추적 끝에 복원해 냈다. 이는 대학생, 지식인 중심의 운동권 신화에 대한 비판을 떠올리게 한다. 국문학자 천정환·권보드래는 ‘1960년을 묻다’(천년의상상 펴냄)에서 4·19의 주역이 대학생이 아니라 중·고등학생이라고 지목한다. 김원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박정희 정권 시기 민주화 운동에서 그간 소외됐던 여공, 도시 부랑민들을 불러내고 있다. 저항의 기억도 결국 증언할 물적 토대를 지닌 이들의 특권인가. 아직도 발굴될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 있을는지 모른다. 1만 5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커버스토리-빅데이터 시대] 개인의 욕망·생각까지 수집 가능… 전문가들 “사생활 침해 막아야”

    [커버스토리-빅데이터 시대] 개인의 욕망·생각까지 수집 가능… 전문가들 “사생활 침해 막아야”

    최근 정부와 기업이 빅데이터 활용에 나서면서 하루 일찍 빅데이터의 잠재적 위협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빅데이터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 차단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보 수집·이용 과정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보의 제공자인 소비자에게도 정보 주체로서의 권한을 부여해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 취급방침 목록에 쿠키(과거 사이트 방문 이력 정보) 등 추가 ▲개인정보 취급에 관한 정보 주체의 결정권한 확대 ▲빅데이터에 따른 프라이버시 침해 관련 분쟁에 대한 구체적 지침 마련 등이 일차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성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개인정보로부터 추출돼 새롭게 구성되는 지식이 집단화돼 사용될 때 개인정보의 어느 부분이 보호돼야 하는지도 애매해질 수 있다”면서 “데이터 수집·분석 전에 개인정보 보호 준칙을 지키는 것 못지않게 수집된 개인정보를 활용할 때도 개인의 사생활 침해를 막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의 소유권과 저작권 등을 둘러싼 논란 또한 불가피해 보이는 만큼 권한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수적이다.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가공해 새 정보를 도출하는 것인 만큼 누구 하나의 독점권을 주장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다. 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나 기업 등 특정집단이 독점한 빅데이터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연구목적 등으로 일부 정보를 공개·공유한다면 사회적 활용도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종원 상명대 저작권보호학과 교수는 “전 세계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과 사진, 트위터·페이스북 글 등 저작물이 모여 빅데이터의 일부를 형성한다”면서 “빅데이터를 이용하거나 분석하는 사업자들이 저작물을 수집할 때 해당 사이트에서 허가를 받도록 기술적, 정책적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선 빅데이터의 유용성이나 위험성이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이미 20여년 전부터 활용돼 온 ‘데이터 마이닝’(데이터를 분석해 가치 있는 정보를 찾아내는 기술)이 좀 더 진화한 것일 뿐 갑자기 인류에게 나타나 전에 없던 혜택이나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보기술(IT) 칼럼니스트인 조중혁씨는 저서 ‘인터넷 진화와 뇌의 종말’에서 “지금처럼 (빅데이터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거품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경계했다.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빅데이터센터 교수도 “빅데이터에 대한 공포가 너무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 그런 식의 접근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문화마당] 제복사회, 숨 막히는 사회/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제복사회, 숨 막히는 사회/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거리에 교복이 물결친다. 교복은 제복이고, 개성보다는 집단을 강조한다. 개별 상담보다는 집단 통제에 유효하다. 학생만 제복을 입는 것은 아니다. 직장인의 의상도 제복과 비슷하다. 지난해 어느 봄날, 서울 중구 의주로 근처에서 공식 간담회를 마치고 관계자들과 함께 경찰청 건너편에 있는 한 식당으로 이동했다. 점심시간에 맞춰 나와서 그런지 거리는 직장인들로 넘쳐났다. 그런데 길을 건너면서 나는 문득 주위 사람들이 거의 같은 복장을 하고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남자들은 거의 다 짙은 싱글 양복에 흰색 와이셔츠를 받쳐 입고 짙은 색 넥타이를 맸다. 한 명만 상의 양복을 벗어 팔에 걸쳤는데, 역시 짙은 색 바지와 흰색 남방에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여자들은 거의 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짙은 색 투피스 차림이었다. 혹시 다른 색상이 있을까 두리번거리기까지 했으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때 나는 베이지색 면바지에 하늘색 남방을 입었고, 짙은 남색의 면 양복을 상의로 걸쳤다. 단추는 채우지 않았으며, 넥타이도 매지 않았다. 또한 모두 물빨래하는 면이다 보니, 바지와 상의 모두 구겨진 상태였다. 간담회 참석차 제법 차려입은 의상이었지만, 평일 점심시간 의주로의 넓은 횡단보도에서 나는 왠지 모르게 이방인이 된 느낌이었다. 지난해 여름 아침 우연히 본 출근길 여의도의 풍경도 다를 바 없었다. 남자들은 하나같이 짙은 색 바지에 흰 반팔 남방 차림이었다. 속옷 상의도 죄다 흰색으로, 남방에 살짝 비쳐 보이는 것까지 서로 같았다. 이처럼 서울 거리는 학생과 직장인이 뒤섞인 제복의 거리다. 할머니들마저 ‘뽀글이 파마’라는 일종의 ‘제복’을 머리에 이고 다닌다. 사람만 제복을 갖추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다양한 모습의 아파트들이 생겨났지만, 획일적인 직육면체 15층 아파트는 지금도 도처에 우뚝 서서, 한국이 마치 사회주의국가였던 것은 아닐까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교복 착용 여부를 학교장 재량에 맡겼더니 다들 교복을 입혔다. 두발 자율화를 허용했더니, 역시 학교장 재량으로 규제를 가한다. 학교의 규제에서 벗어나 사회인이 되었으나 일터의 분위기에 눌려 다시금 유니폼 아닌 유니폼을 입고 다닌다. 이 땅에서는 무슨 자율화를 한다고 해도 우두머리 관리자들을 위한 자율화만 있다. 소속감 고취의 명목으로 제복을 입히지만 사실은 통제하기 쉽기 때문이다. 국가 차원의 정치적 획일화와 통제는 군사정권의 종말과 함께 많이 풀렸으나, 예로부터 겹겹이 싸인 획일 강요와 통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인 지금도 여전히 이 땅을 짓누른다. 민주사회의 생명에는 여럿이 있지만, 그 가운데 다양성이 으뜸을 다툰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양의 다양함만이 아니라, 생각이나 의견에도 다양함이 매우 중요하다. 다양성의 반대어는 획일성인데, 우리사회는 현재 얼마나 다양한 사회일까? 아직도 ‘국론통일’을 외치는 분들이 많은 걸 보면, 아마도 ‘획일’을 미덕으로 여기고 남과 다른 걸 백안시하고 적대시하던 조선후기 문화의 유풍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는 것 같다. 유니폼 사회는 숨 막히는 사회다.
  • [명사가 걸어온 길] 6. 민주화의 사제(상) 함세웅

    [명사가 걸어온 길] 6. 민주화의 사제(상) 함세웅

    맑은 얼굴 맑은 눈/ 비 온 뒤라면 무지개 걸려/ 그러나 독재나 어떤 잔재 따위에는/ 진흙탕 싸움을 사양할 수 없다/ 그 아들은 한국 천주교회의 앞에서/ 지(知)와 신앙으로 집을 지었다/ 그는 도시의 신부다(고은 시인의 ‘만인보’ 중 ‘함세웅’ 편의 일부) ‘민주화의 사제’ 함세웅 아우구스티노. 1970~1980년대 불끈 쥔 주먹으로 독재에 맞서면서도 늘 기품을 잃지 않았던 그를 고은은 ‘도시의 신부’라고 불렀다. 서슬 퍼런 박정희 유신 정국 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1974년)을 만들어 박종철군 고문 사망(1987년), 삼성 비자금 조성(2007년) 등 묻혀 있던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며 질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부딪친 그였지만 이름 앞에 ‘명사’(名士)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 영 어색하다고 했다. 겸허함을 지켜야 할 사제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거북하다고도 했다. 나이 일흔이 넘도록 흔한 회고록 한 권 내지 않은 이유다. 함 신부는 지난해 8월 사제 생활에서 은퇴했다. 하지만 인권의학연구소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매주 월요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시국미사에 참석하는 등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함 신부를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인권의학연구소에서 만났다. 함 신부는 광복을 3년 앞둔 1942년 6월 서울의 용산구 원효로에서 태어났다. 유교적 가풍 때문에 가족 중에 가톨릭 신자는 없었지만 집 근처에 천주학당(현 성심여고)이 있어 가톨릭과 서양 문화를 자연스레 접했다. 여덟 살 되던 1950년 6·25가 터졌다. 소년 함세웅은 전쟁의 참상을 바라보며 어렴풋하게나마 신앙에 눈을 떴다. “어느날 집 앞에서 놀고 있는데 쾅 하는 굉음이 나는 거예요. 한낮인데 하늘이 시커매. 나중에 들었는데 B29 폭격기들이 한강 임시다리를 폭파하는 소리였대요. 너무 놀라 친구들과 어디로 우르르 몰려갔는데 거기가 성모병원이었어요.” 병원은 아비규환이었다. 피 칠갑을 한 환자들이 신음하고 있었고 수녀들이 그들을 간호하고 있었다. 인간의 탐욕이 빚은 전쟁, 그 속에서 생사의 경계에 섰던 사람들을 지켜본 경험은 그의 첫 종교적 체험이었다. 그때부터 가톨릭 신자가 됐다. “평범한 신자였던 제가 사제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어요. 성당에서 복사(천주교 미사 때 신부를 돕는 신자)로 활동했는데 그해 11월 2일 위령의 날 신부님과 함께 서울 잠원동, 논현동 일대의 공동묘지를 찾게 됐지요. 너른 터에 빼곡히 들어선 묘지는 정말 충격이었어요. ‘아, 누구나 다 이렇게 묘소에서 끝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6·25와 공동묘지의 체험이 겹쳐 결국 사제가 돼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셈이지요.” ‘천국에 온 것 같았다’는 회고처럼 신학교 생활은 그에게 더없이 잘 맞았다. 4·19 혁명이 전국을 휩쓴 1960년 가톨릭대에 입학한 그는 2학년을 마치고 육군 일반병으로 입대했다. “훈련소에서 헌병으로 차출됐어요. 이야, 이제부터 폼나게 군대생활 좀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지요. 하지만 제가 배치된 곳이 부산과 광주(경기)의 남한산성 육군교도소였어요. 그곳에서 군생활을 꼬박 2년간 했지요. 군대는 대한민국 남성으로서 체험한 첫번째 모순의 사회였어요. 불합리한 일상을 겪으면서도 낙오하지 않으려면 숨죽인 채 순종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박정희 독재를 겪으며 ‘대한민국 모든 남성이 군에서 모순의 사회를 배우고 길들여졌구나’하는 생각에 마음 아팠지요.” 신학 교수의 꿈을 품은 함 신부는 1965년 가톨릭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이탈리아 로마로 유학길에 오른다. 당시는 4년 전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가 대통령으로 취임해 독재와 탄압을 본격화하던 때였다. 햇수로 9년을 로마에 머무는 동안 그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나라 밖에 있다 보니 3선 개헌, 유신체제 선포, 학생과 민주인사들에 대한 투옥과 고문 등 뉴스를 외려 국내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빨리 접할 수 있었어요. 마음 아프고 부끄러웠어요.” 1973년 귀국해 마주친 조국의 첫인상은 낯설었다. 마포대교 등에는 헌병이 총을 들고 서 있었고 서울역에서는 중·고등학생을 동원한 반공 궐기대회가 수시로 열렸다. 그야말로 병영사회였다. 서울 연희동 성당에서 보좌사제로 있던 그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 결정적 사건이 1973년과 1974년 잇달아 터졌다. 김대중(1924~2009) 납치사건과 지학순(1921~1993) 주교의 구속이었다. 특히 1974년 7월 지 주교가 ‘민청학련 사건’과 ‘유신헌법 무효’ 양심선언으로 15년형을 받자 성난 사제들이 성당 밖으로 뛰쳐나왔다. 함 신부는 이 과정에서 젊은 신부들을 중심으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결성했다. 당시 사제단에 참여했던 문정현(73) 신부는 함 신부에 대해 “타고난 조율가이자 소통가”라고 평가했다. 문 신부는 “대표가 없는데도 사제단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박학하고 판단이 빠른 함 신부 덕이었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지 주교의 구속에 대해 “돌이켜보니 은총의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이 일을 계기로 사제들이 사회 참여를 시작하면서 유신체제의 모순에 대해 눈 떴다는 얘기다. 유신독재 타파를 외치며 정권에 맞서던 그는 1976년 3·1 구국선언에 참여했다가 구속됐다. 첫 투옥은 시련이자 기회였다. 서대문 구치소 등에서 1년여 옥고를 치른 그는 “제2의 신학교 생활 같았다”고 했다. 차디찬 감옥에서 자신의 인간 본성을 엿본 웃지 못할 촌극도 있었다. “중앙정보부에 체포돼 밤늦게 구치소에 갔는데 교도관이 제 방이라며 안내했어요. 근데 완전히 쓰레기통이야. 그래도 내가 살 방이니 의지를 갖고 아침에 청소를 깨끗이 하고 마음을 가다듬었어요. 근데 다 치워놓으니까 교도관이 ‘방 배치를 다시 해야 하니 나오라’는 거예요. 좀 억울하잖아요. 그래서 ‘싫다. 살 준비 다했으니 내 방이다’라고 하니까 교도관이 ‘교도소에 내방 네 방이 어디 있느냐’고 해요. 근데 옮겨 보니 새 방이 너무 깨끗한 거예요. 청소 좀 했다고 교도소 방 옮기기 싫어한 제 모습이 참…. 덧없는 소유욕이 드는구나 하는 생각에 혼자 웃었어요.” 함 신부는 교도소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등과 함께 꼬박 1년간 재판을 받으며 기도와 독서로 마음을 달랬다. 함 신부가 그 지긋지긋하고 끔찍했던 유신독재의 종말을 목격한 곳도 교도소였다. 1979년 미사를 집전하면서 농민 오원춘이 정보기관에 납치·감금당한 일에 대해 강론하다가 경찰에 연행돼 영등포 교도소로 끌려갔다. 두번째 옥살이가 시작됐다. 그리고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측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암살됐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는 “박정희 피살 소식을 접하며 성경에 나오는 이집트 노예 해방의 기적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김재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신독재의 핵심을 제거한 일은 높이 평가해야 해요. 그는 1979년 부마항쟁을 현장에서 지켜본 뒤 박 대통령에게 민심을 수습할 정책을 써야 한다고 건의했어요. 그러나 박 대통령은 경호실장 차지철과 나눈 대화에서 ‘그까짓것 100만~200만명쯤 죽여도 문제 없어. 3·15 부정선거 때 경무대 경호책임자인 곽영주가 발포 명령을 내린 죄로 처형당했는데 내가 발포 명령을 한다면 나를 어떻게 할 거야’라고 했다지요. 김재규는 이 말을 듣고 10·26 의거를 결행했다고 재판에서 진술했죠.” 그는 1970~1980년대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기적과도 같은 민초들의 힘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제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조사 받을 때 피로를 못이겨 눈 감고 있었더니 혼자서 저를 감시하고 있던 중정 요원이 ‘신부님, 정신 차리세요. 소신껏 답변하셔야 해요’라며 응원하더군요. 힘이 불끈 솟았지요.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질 때 옥중에 있던 이부영 전 의원의 쪽지를 전달한 사람도 이름 없는 양심적인 교도관이었어요. 사도행전을 보면 감옥에서 천사들이 감옥 문을 열어 사도들을 내보내 줬다는 구절이 있잖아요. 그런 기적을 현실에서 체험한 거죠.” 1970년대 함 신부와 함께 군부독재 권력과 싸웠던 이들 중 지금은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적잖이 있다. 이를테면 김지하 시인이나 김동길 전 연세대 교수 같은 사람들이다. “한 사람을 평가할 때는 시기별로 구별해서 봐야 해요. 인간은 원래 쉽게 변할 수 있는 존재니까요. 예컨대 김지하 시인도 1970년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던 청년 김지하와 1990년대 이후 현실과 야합한 장년 김지하로 나눠 볼 수 있겠죠. 윤리신학적으로 봐도 사실 선과 악, 천사성과 악마성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거든요. 어느 쪽이 마음속 주도권을 잡느냐의 문제죠. 일제시대 때 최남선, 이광수 같은 분도 일면으로는 얼마나 훌륭했나요. 변절한 것은 시대적 한계를 넘지 못한 그들의 한계죠.” 함 신부는 잘못된 사회·정치 제도를 바로잡는 데 교회(종교)가 앞장서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 왔다. 왜 하필 교회일까. 그는 “불의 없는 사회를 만들어 사람들이 양심껏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종교적 인간 구원의 핵심이기 때문에 종교가 사회 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꽤 오래 전의 일화 하나를 끄집어냈다. “1970년대 어느 부활절 때였어요. 자정 가까운 시간인데 국영기업에 다닌다는 한 40대 신도가 성당에 왔어요. 술에 취했는데 고해성사를 보겠대요. 그러면서 ‘신부님, 어차피 오늘 반성해도 내일 저는 똑같은 죄를 지을 수밖에 없어요. 그냥 저와 술 한잔 하시고 용서해주세요’하는 거예요. 또 ‘신부님은 세상을 모릅니다. 부정과 타협 안 하면 살 수가 없어요. 집에 노모까지 5명이 사는데 회사 월급만으로는 버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뇌물받아 아래, 위와 나눠 가져야 해요’라고 하더군요. 양심적으로 살려면 회사를 그만둬야 하고 그러면 당장 식구들이 굶어 죽는데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묻더군요.” 함 신부는 당시 30대의 젊은 사제였다. 그 신자에게 ‘그래도 천주교 신자로서 양심껏 사세요’라고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도 그 사람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신자들이 양심껏 살도록 도우려면 결국 옳지 못한 사회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교(政敎) 분리는 사실 폭압자들의 논리예요. 종교의 이름으로 불의에 항거하면 ‘예배당, 불당에 가서 기도나 하세요’하는 식이죠. 성경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했잖아요. 그러려면 세상 한복판에서 세상을 껴안아야 해요.” (하편에서 계속)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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