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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남 삐라 강행하는 北… 접경지역 살포 과정서 우발적 충돌 우려

    대남 삐라 강행하는 北… 접경지역 살포 과정서 우발적 충돌 우려

    개인화기 소지한 무장 병력 투입 가능성 연합훈련·전략자산 전개 땐 군사도발 전망 전문가 “한미 훈련 땐 남북관계 회복 불능”북한 통일전선부가 21일 한국 통일부의 ‘중단 요청’에도 대남 전단 살포를 강행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조만간 전단 살포 등 ‘대적(對敵) 군사 행동 조치’를 실행에 옮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일 남쪽에 살포할 전단을 공개한 데 이어 다음날 매체 보도를 통해 여론전을 강화했다. 노동신문은 21일 “지금 각급 대학의 청년학생들이 북남접경지대 개방과 진출이 승인되면 대규모의 삐라 살포 투쟁을 전개할 만단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TV도 19일과 20일 이틀 연속 접경지역 주민이 전단 살포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대량 인쇄된 대남 전단 뭉치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전단을 인쇄·정리하는 주민들의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 공개된 전단에는 무엇인가를 마시는 문재인 대통령 얼굴 위에 ‘다 잡수셨네…북남합의서까지’라는 문구가 합성됐다. 문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전단 더미 위에 담배꽁초와 담뱃재, 머리카락 등을 뿌린 사진도 보도했다. 대남 전단 살포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준 등의 절차를 밟고 시행될 전망이다. 대남 전단 살포 과정에서 남북 간 우발적 충돌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북한이 전단 살포를 하는 주민과 군인을 보호하고자 접경지대에 개인 화기를 소지한 무장 병력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해상에서 살포할 경우 북한 선박이나 군함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한국군의 대응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북한이 대남 전단 살포에 이어 ‘대적 군사 행동 조치’로 이미 밝힌 금강산관광지구·개성공단 군대 전개,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 재진출, 접경지역 군사훈련 재개 등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남 공세에 집중하며 미국 언급은 자제하던 북한이 20일 주북 러시아 대사관 보도문을 통해 핵무기를 거론하며 ‘미국의 종말’을 운운한 것은 곧 대미 압박에 나서려는 신호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미국이 오는 8월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하고 전략폭격기와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데이비드 헬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차관보 대행은 18일(현지시간) 연합훈련 재개 및 전략자산 전개와 관련해 “한국과 지속해서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라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북한은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를 강력 비난해 오고 있어, 실제 실행될 경우 이를 빌미로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것은 물론 한국이 한미 공조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미국이 연합훈련 재개와 전략자산 전개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다”며 “연합훈련이 재개되면 남북 관계가 회복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北 “한반도 전쟁 땐 美 핵무기로 소멸”… 대미 위협 말폭탄

    北 “한반도 전쟁 땐 美 핵무기로 소멸”… 대미 위협 말폭탄

    통일부 “文사진 전단 살포는 합의 위반” 통전부 “역지사지 입장서 당해 보아야”북한이 “새로운 한반도 전쟁”을 거론하며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로 소멸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지난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한반도 긴장감이 최고조인 상황에서 대미 ‘핵위협’ 말폭탄을 던진 것이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은 20일(현지시간) 한국 전쟁 발발 70주년을 앞두고 낸 보도문에서 북한이 “전략미사일과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지구상 어디에 있든 우리를 위협하려 드는 누구라도 가차없이 징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미 군사 훈련을 겨냥해 “북조선을 신속하게 공격하려는 것”이라며 “새로운 조선반도(한반도) 전쟁의 개시는 미국이라 불리는 또 하나의 제국에 종말을 가져다줄 특별한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대미 비난보다는 대남 비난에 치중하고 있는 지도부의 의도와는 거리가 있는 표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북한은 대남 전단 살포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통일전선부는 21일 대변인 담화문에서 “삐라(전단) 살포가 합의에 대한 위반이라는 것을 몰라서도 아닐뿐더러 이미 다 깨어져 나간 북남 관계를 놓고 우리의 계획을 고려하거나 변경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했다. 전날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 얼굴이 들어간 전단 더미 위에 담뱃재가 뿌려진 사진까지 공개하자 통일부는 “대남 전단 살포는 합의 위반”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통전부 대변인은 “남조선 당국자들이 입에 달고 사는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제대로 당해 보아야 혐오감을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군을 향해 “예민한 시기에 함부로 나서 졸망스럽게 놀아대다간 큰 경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숨고르기’ 하는 北, 한미 대응 보며 수위 결정할 듯

    ‘숨고르기’ 하는 北, 한미 대응 보며 수위 결정할 듯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의 강한 유감 표명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분간 한미 대응을 지켜보며 다음 선택지를 고려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측은 연락사무소 폭파 정당성 확보를 위한 여론몰이를 지속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19일 ‘활화산마냥 분출하는 우리 인민의 무자비한 보복 성전 의지’ 제목의 기사에서 김영국 흥남비료연합기업소 부지배인 등의 대남비방을 게재했다. 이들은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참혹한 종말을 고하는 장면을 보면서 우리 모두 속 시원해하고 있다”며 “그런데 남조선 당국이 오히려 강력한 항의니, 위반이니, 응분의 책임이니 하는 허튼소리만 계속 늘어놓는다”고 비방했다. 또 신문은 별도 기사에서 “남조선 당국은 반(反) 공화국 삐라(전단) 살포행위를 묵인함으로써 ‘합의 준수’를 입에 올릴 자격을 스스로 줴버렸다”며 “지금 우리 청년 학생들은 전선 지대로 달려 나가 최대 규모의 무차별 삐라살포 투쟁에 전격 진입할 열의에 넘쳐 있다”고 강조했다.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남조선 당국은 우리가 단행한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오만방자하게도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연이은 담화를 통해 대남 비난을 이어왔다.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막말과 향후 군사행보 예고를 끝으로 아직 고위직의 공식 입장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북측이 남측 대응을 지켜보면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총참모부는 이른 시일 안에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군사행동 계획들에 대한 비준을 받겠다고 예고했다. 비준에 걸리는 시간 동안 남측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뜻이란 해석이 나왔다. 당분간 여론전을 중심으로 대남 비난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한미 안팎에서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등 강경대응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등 대응을 지켜볼 가능성이 있다. 현재 방미 중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회동한 만큼 한미가 대응책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락사무소도 김 부부장 지시 사흘 만에 곧바로 실행하는 등 북측이 ‘속도전’에 입각하고 있다는 점에 미뤄 갑작스런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민주당에 메시지 전한 그린뉴딜 대부 “우리 모두 그린뉴딜 동참 의무 있어”

    민주당에 메시지 전한 그린뉴딜 대부 “우리 모두 그린뉴딜 동참 의무 있어”

    “우리모두 그린뉴딜에 동참할 책무가 있습니다.” ‘글로벌 그린 뉴딜’, ‘소유의 종말’ 등의 저자인 제러미 러프킨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이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그린뉴딜 토론회’에서 강조한 이야기다. 이날 러프킨 이사장은 기조연설이 녹화된 동영상을 통해 이처럼 밝혔다. 리프킨 이사장은 “3차 산업혁명이 세계 각지에 수평적협의체라는 새로운 지배체제를 이끌어 기후위기 극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위원, 유정민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이 발제자로 참여했다. TF 단장을 맡고 있는 김성환 의원,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국제사무총장, 서왕진 서울연구원 원장, 임성진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 조명래 환경부장관 등도 인사말을 전했다.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국제사무총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기후위기의 임계점이 될 2030년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더는 화석연료산업과 같은 기후에 치명적일 수 있는 산업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공적 재정은 우리 삶의 바탕이 되는 환경과 건강한 우리 사회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단장도 “이제 한국형 그린뉴딜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두고 치열하게 토론해야할 때”라며 “이에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더 높은 목표와 더 확실한 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7월에 예정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파리협정에 따라 12월까지 마련된 예정인 ‘2050 장기저탄소 발전전략’ 그리고 내년 상반기에 예정된 제2차 P4G 정상회의 등과 연계해 보다 근본적인 기후위기 대응의 비전과 대안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유럽 그린딜 동향, 미국 그린뉴딜 동향 등이 소개되며 한국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또 시민사회 뿐 아니라, 그린뉴딜에 정부와 국회가 맡아야 하는 역할 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오바마 정부, MB 녹색성장과 비교하며 반면교사 삼기도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종말론 엄마’의 사라진 두 아이 유해, 현 남편 집에서 발견된 듯

    ‘종말론 엄마’의 사라진 두 아이 유해, 현 남편 집에서 발견된 듯

    지난해 9월 이후 행적이 묘연했던 미국 아이다호주 오누이 타일리 라이언(17)과 조슈아 JJ 발로우(7)의 주검으로 보이는 유해가 9일(이하 현지시간) 발견됐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지난 2월 오누이의 어머니 로리 데이벨을 하와이에서 체포한 뒤 계속 사라진 두 아이의 행방을 쫓던 수사팀이 이날 다시 아이다호주 살렘 마을에 있는 로리의 다섯 번째 남편 채드의 집을 다시 수색해 유해를 발견했는데 아직 주검의 신원이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로리가 검거된 뒤 4개월 가까이 수사팀이 집요하게 추적했는데 왜 이제서야 주검이, 그것도 당연히 용의선 상에 올라 있던 채드의 집에서 발견됐는지는 의문이다. 경찰은 이날에야 채드를 구금했다. 채드는 모르몬교의 가르침에 근거해 20편이 넘는 묵시론 소설을 집필한 작가이며 두 사람은 파국적 종말을 준비하는 종말론 단체에 가입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reparing A People’로 이름 붙여진 이 단체는 자신들이 컬트(사교 집단)란 주장을 일축했다. 두 청소년의 실종에는 적어도 세 건의 미심쩍은 죽음이 연결돼 있다. 로리는 지난해 8월 말 애리조나주에서 아이다호주로 이주해왔는데 당시 네 번째 남편 찰스 발로우는 동생 알렉스 콕스에게 총격을 받아 숨졌다. 콕스는 정당방위로 방아쇠를 당겼을 뿐이라고 항변했는데 그 역시 같은 해 12월 알려지지 않은 원인으로 사망했다. 같은 해 11월 한 아이의 조부모는 아이다호주의 렉스버그의 집을 뒤졌지만 아이가 눈에 띄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두 아이가 몇개월이나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당국에 따르면 로리는 묻는 말에 엉뚱한 답을 하거나 아이들의 소재에 대해 거짓말을, 심지어 아이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둘러대기도 했다. 그리고 다음날 곧바로 이곳을 떠나 하와이로 달아났다. 전 남편 찰스가 죽기 전 이혼 신청 서류에 적은 이혼 사유에 따르면 로리는 “2020년 7월 예수 그리스도가 재림할 때 14만 4000명을 채우라고 하나님이 할당한 일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로리는 또 방해가 되면 찰스를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으며 이따금 “날 육체에서 끄집어내주기 위해 천사가 와 있다”고 말하곤 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그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로리는 채드와 지난해 10월 재혼했는데 채드는 아내 태미를 잃은 지 2주 밖에 안 됐을 때였다. 태미는 자연사했다고 부고에 나와 있지만 경찰은 부검을 명령했다. 로리는 체포된 뒤 아동 유기, 법정 모독 등의 혐의로 2월에 기소됐다. 법정 모독 혐의는 1월까지 아이들을 당국에 넘기겠다고 약속한 것을 어겼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당시에 이미 아이들의 신변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북한매체, ‘삐라’ 비난하는 주민 반응 소개… 김여정 담화 후 여론전

    북한매체, ‘삐라’ 비난하는 주민 반응 소개… 김여정 담화 후 여론전

    북한 선전매체들이 5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삐라) 살포 비난 담화 이후 주민의 반응을 보도하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통일의 메아리는 김철주사범대학 교원 리철준, 메아리는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노동자 강복남과 송산궤도전차사업소 노동자 김남진의 김 제1부부장 담화에 대한 반응을 전했다. 이들은 김 제1부부장의 담화와 유사하게 일부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한 뒤 한국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묵인하는 것이 더욱 나쁘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리철준은 “저의 심정은 인간쓰레기들에 대한 치솟는 분노로 하여 격분을 금할 수 없다”며 “더욱이 참을 수 없는 것은 이러한 똥개들이 날치도록 그것을 묵인하고 뒤에서 조장하는 남조선 당국의 처사”라고 말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은 인간쓰레기들을 품에 껴안고 더러운 짓을 하면 할수록 우리 천만 군민의 보복 의지만 백배해지고 저들의 비참한 종말이 가까워진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복남은 “한 조각의 양심도 의리도 없는 배은망덕한 인간쓰레기들, 똥개보다도 못한 인간 추물들이 놀아대는 꼴도 가관이지만 이런 악의에 찬 행위들을 그 무슨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밑에 묵인하고 두둔하는 남조선당국이 더 가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남조선 당국의 묵인하에 인간쓰레기들이 또다시 반공화국 삐라 살포 놀음을 벌린다면 우리 노동계급은 추호도 용서치 않고 무자비한 철추를 안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남진은 “우리에 대한 비방중상을 꺼리낌없이 해댄 똥개, 쓰레기들과 그들의 짓거리를 뒤에서 관망하는 남조선당국자들은 똑바로 알아야 한다. 우리의 최고 존엄을 건드리는 자들은 그가 누구든 절대로 용서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선전매체들이 잇따라 북한 주민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을 전하는 것은 한국 정부에 전단 살포를 금지하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북한 주민들이 김 제1부부장의 담화를 지지하는 반응을 전함으로써 북한 주민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 제1부부장 등 ‘백두혈통’을 중심으로 결속하고 있음을 외부에 드러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제1부부장은 전날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며 “방치된다면 남조선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제1부부장은 지금까지 본인 명의로 3차례 담화를 발표했지만, 전날 담화는 처음으로 전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 실렸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민주주의는 나아가지 못했다

    민주주의는 나아가지 못했다

    톈안먼 탱크, 정치 민주주의 죽음 상징 ‘민주주의 첨병’ 美서 최루탄·블랙호크“1960년대나 일어날 법한 일이 벌어져” WP “트럼프, 美민주주의 한계로 몰아”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한창인 1989년 6월 4일 톈안먼광장 한가운데를 장악한 인민해방군 탱크는 정치 민주주의에 영원한 죽음을 안겼다. 톈안먼 사태 31주년을 맞은 올해 자유민주주의 첨병인 미국에선 인종차별에 항거해 수도 워싱턴DC에서부터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시위대가 주방위군의 장갑차와 마주했다. 최강 공산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싹을 틔우지 못한 지 한 세대가 흐른 뒤 자유수호의 대표주자 미국에서마저 공권력이 무고한 시민을 억압하는 현장을 목도하면서 세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민주주의의 종말에 대한 경고음은 미국에서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더뉴요커는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 민주주의 역사상 어느 때보다 큰 위협을 보여 준다”고 했고, 워싱턴포스트는 “그가 미 민주주의를 한계로 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주의를 오래 떠받쳐 온 모든 지지대가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이틀 전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킨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앞 교회에서 유유히 성경책을 들어 올리는 장면은 ‘트럼프 시대’를 기억하게 해줄 역사적 순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자국민을 ‘테러리스트’로 부르고 장갑차와 전투용 헬기로 위협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폭동진압법(시위 진압을 위한 군 투입) 사용을 거두지 않으며 ‘독재적 행태’를 고수하고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 문제를 제쳐 두고 극좌는 무질서하고 자신의 지지자는 질서를 수호한다는 프레임을 짰다”며 “타협 없는 진영 싸움”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외연이 어느 정도 확장됐지만 트럼프의 미국이 흔들리면서 진보를 멈췄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0년 ‘아랍의 봄’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을 끌어내렸지만 민주화는 여전히 멀다. 홍콩은 중국의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다시 격랑 속으로 진입했고 톈안먼 사태 31주년을 맞은 중국은 당국의 강력한 통제로 침묵했다.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행태에 사회 각계 주요 인사들이 발표한 ‘민주주의와 생명 수호 선언’에 이날 130개 시민단체가 서명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시위 장소에 군인이 등장한 건 1960년대나 있었던 일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다만 중국과 다르게 갈등을 있는 그대로 내놓고 많은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정을 위한 민주주의적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경기도 ‘2035년 성남 도시기본계획’ 승인…인구 108만명 추산

    경기도 ‘2035년 성남 도시기본계획’ 승인…인구 108만명 추산

    경기도는 성남시기 신청한 ‘2035년 성남 도시기본계획 수립(안)’을 최종 승인했다고 4일 밝혔다. 2035년 성남 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목표 계획인구는 공공주택사업 등으로 유입되는 인구 등을 고려해 108만2000명으로 잡았다. 지난 4월말 현재 성남시 인구는 95만9000명이다. 목표연도 토지 수요를 추정해 도시발전에 대비한 개발가용지 3.027㎢는 시가화예정용지로, 시가화가 형성된 기존 개발지 36.521㎢은 시가화용지로 나머지 102.111㎢는 보전용지로 토지이용계획을 확정했다. 도시 공간구조는 3도심(수정·중원, 분당, 판교)에서 1도심(여수·야탑·판교) 2지역중심(북부, 남부)으로 개편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신설과 판교테크노밸리 확산 등 변화된 도시여건과 본시가지와 신도시간 균형 발전 등을 고려했다. 주요 교통계획은 GTX 등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과 8호선 연장 등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등을 감안한 교통망 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수립됐다. 이와 함께 공공주택사업, 순환이주단지, 생활SOC 확충 등 성남시의 주요개발 사업을 반영해 지역 현안사업들을 계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백현 마이스산업단지 설립, 23년째 방치된 구미동 하수종말처리장 부지의 다목적 복합문화예술공간 조성 등이 가능하도록 토지 이용계획을 마련했다. 도는 “이번 2035년 성남 도시기본계획 승인으로 경제자족도시 구축과 지역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성남이 수도권 남부 광역거점도시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2035년 성남 도시기본계획은 이달 중에 시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고래가 즐거워야 우리가 산다

    [남순건의 과학의 눈] 고래가 즐거워야 우리가 산다

    코로나19와 같은 엄청난 재앙을 세상 사람들 누구나 다 경험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사람 사는 방식이 달라졌다. 이 팬데믹의 경제적, 사회적 후유증에 대해서는 그 규모가 엄청날 것이라는 점만 확실할 뿐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어떻게 될지는 제대로 알 수 없다. 인류가 직면한 더 큰 재앙인 기후위기는 지금 잠시 잊혀진 듯하나 실상은 우리 코앞에 다가와 있다. 백신 개발 등으로 일단락될 수 있는 바이러스성 질병과는 달리 기후위기는 일단 시작되면 인류의 종말이 순식간에 오고 막을 방법도 없다. 그래서 정치, 종교, 과학계 지도자들이 입을 모아 걱정을 하는 문제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기본적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여야 한다. 수억 년 전 땅속에 석유, 석탄으로 묻혀 있던 탄소를 태우면서 만들어 낸 인간의 과오를 불과 십 년 안에 되돌려야 하는 것이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의 규모는 엄청날 수밖에 없다.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나무를 베어 태양전지를 설치하는 탐욕스러운 방식은 제대로 된 탄소 포집 방법이 될 수 없다. 살펴보면 지상의 나무들만큼이나 바다의 식물성 플랑크톤이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은 전체 산소 발생량의 절반을 담당한다. 그럼 이들의 생장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얼마 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매우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큰고래들은 심해로 다이빙하는 습성이 있다. 다른 물고기들과는 달리 공기호흡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고래펌프’라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 고래들은 그 이동경로가 수천㎞에 달하기 때문에 해수의 수평이동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이에 따라 플랑크톤이 원하는 무기질이 대양에서 순환되게 한다. 그리고 비료처럼 질소 성분이 많은 배설물로 플랑크톤에 영양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기계로 해수를 순환시키려면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인데, 수백만 마리의 고래가 이 역할을 하고 있다. 몸무게가 수십t씩 되는 고래 스스로도 엄청난 양의 탄소 덩어리로서 탄소를 포집한 상태고 나아가 이들의 사체는 깊은 바닷속에 가라앉기 때문에 자연스레 탄소 포집의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래들의 개체수가 늘어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생각보다 쉽다. 인간이 이들에게 해 오던 못된 짓들만 멈추면 된다. 아직도 상업용 포경을 하는 국가들에 정치, 경제, 외교적 집단 압력을 행사해 이를 즉시 멈추게 하는 것이 첫 번째 일이다. 최근 들어 접하는 죽은 고래 뱃속에서 수십㎏의 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슬픈 뉴스가 시사하듯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및 빨대 그리고 포장재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이를 남용하는 국가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요즘 생활 속 거리두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식재료를 집으로 배달시킨다. 배송 업체별로 포장의 정도가 다른데 플라스틱 사용이 많은 업체는 그 행태를 바꾸도록 여론에서 지적해야 한다. 나아가 남녀노소 항상 지니고 다니는 물품에 장바구니를 포함시키는 캠페인도 있어야 한다. 다가오는 엄청난 재앙을 막기 위해 우리의 조력자 고래들이 즐거워하는 세상을 만들어 주자.
  • 다가오는 홍콩 송환법 반대 1주년…‘국보법 시위’로 이어지나

    다가오는 홍콩 송환법 반대 1주년…‘국보법 시위’로 이어지나

    6월초 송환법 반대 시위 시작 1주년 예정...국보법 사태로 ‘재연 촉각’사회적 거리두기 영향도 예상...“코로나19 이용해 홍콩 옥죈다” 비판도‘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겠다는 중국의 방침으로 홍콩에서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이어 또다시 대규모 시위 사태가 재연될지 관심이 쏠린다. 홍콩은 지난해 6월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처음 시작하며 이후 수개월간 민주화의 뜨거운 열기로 뒤덮인 바 있다. 홍콩 민주화 진영으로서는 중국의 이번 국보법 추진은 또다시 찾아온 절체절명의 위기다. 집회·시위·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고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는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게 된다. 지난 2003년 홍콩 정부가 국보법을 제정하려다 당시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친 것도 이같은 우려 때문이었다. 영국의 홍콩 상황 감시 단체인 ‘홍콩 워치’ 조니 패터슨 책임자는 중국이 직접 국보법을 제정하려는 것에 대해 “전례가 없고, 대단히 논란이 많은 행위”라며 “이 법을 폭넓게 해석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홍콩은 종말될 것임을 알리는 신호탄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야권은 이미 6월초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다음달 4일 ‘6·4 톈안먼 시위’ 기념집회가 열리고, 한달여 뒤인 7월 1일은 홍콩 주권반환 기념 시위도 예정돼 있다. 특히 시기적으로 송환법 반대 시위가 최초로 열렸던 지난해 6월 9일이 1주년을 맞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도 하다. 시민의 힘으로 정부의 송환법 추진을 중단시킨 ‘승리의 기억’이 가시기도 전해 홍콩 민주주의가 또다시 위기를 맞게 된 셈이다.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코로나19의 확산 문제다. 올해초 코로나19 감염으로 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데 이어 시민들도 모임이나 접촉을 자제하는 상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 때처럼 대규모 인파가 다시 모일 수 있을지 전망이 엇갈린다. 홍콩 정부는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8인 초과 집회나 모임을 금지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시 최대 2만 5000홍콩달러(약 400만원) 벌금과 6개월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때문에 집회 동력 자체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기도 했다. 중국으로서는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역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감이 커진 틈을 타 아예 이 기회에 홍콩 민주화의 ‘싹’을 없애버릴 법적 장치를 마련하려는 것이란 의미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마크 티센은 “중국이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옥죄기 위해 코로나19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최근 사례에 불과하다”면서 “중국은 홍콩의 반역을 막기 위한 새로운 국보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봉쇄 조치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홍콩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다음달 6월 5일까지 연장한 것도 사실상 ‘6·4 톈안먼 시위’ 집회를 막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단단·발칙·따뜻… 한·미·일 작가 3인의 3색 산문

    단단·발칙·따뜻… 한·미·일 작가 3인의 3색 산문

    한국과 미국, 일본의 소설가들이 쓴 산문집 3권이 출간됐다. 2010년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 작가인 김금희(41), 형식 파괴로 명성과 악명을 동시에 얻었던 미국의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1962~2008), 한국에는 덜 알려졌으나 미시마 유키오가 ‘제일가는 문장가’로 꼽았던 일본의 우치다 켄(1889~1971)이 직조해 낸 저마다 다른 세상이다. 단단함과 발칙함, 따뜻함으로 중무장한 산문집은 이들의 국적만큼이나 다른 매력으로 독자들에게 손짓한다.●김금희 ‘사랑 밖의 모든 말들’ 이상문학상 사태 촉발한 솔직한 소감 눈길 ‘사랑 밖의 모든 말들’(문학동네)은 김 작가가 데뷔 11년 만에 펴내는 첫 산문집이다. 사랑과 연애, 가족과 친구, 사회와 노동, 마음의 풍경 등을 꼭꼭 눌러쓴 책에서는 등단 이래 소설집 4권, 중·장편소설 2권을 부지런히 펴낸 작가의 옹골찬 단단함이 느껴진다. 특히 ‘저작권을 3년간 양도한다’는 조항에 반발해 ‘이상문학상 사태’를 촉발했던 작가의 올 초 이야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노동의 자세’라는 글에서 작가는 수상 거부라는 목소리를 내기까지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함께 상을 받은 작가들”(162쪽)이었다고 털어놓는다. 건물 청소 노동자로 일하며 반짝반짝 닦아 놓은 층계참을 바라보는 가족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작가에게 생계와 존엄, 이후의 노동을 가능케 하는 힘인 ‘저작권’을 지키는 자부에 대해 말한다.●월리스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 시니컬한 작가의 세밀한 관찰력과 독설들 월리스가 쓴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바다출판사)는 ‘무규칙 에세이’다. 일리노이주 축제 취재기, 데이비드 린치 영화 촬영장 탐방기 같은 르포형 에세이에 소설 서평, 가치 있는 에세이의 기준 등 다양한 종류의 글을 총망라했다. 불안장애와 우울증, 술·마리화나·섹스 중독으로 순탄치 않은 생애를 보냈던 월리스는 거의 모든 사물과 사건에 멀미를 느끼는 인간이다. 그의 멀미는 오히려 세상을 뒤집어엎는 눈으로 기능한다. 가령 표제작인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에서 월리스는 자신이 성장한 일리노이주의 축제에서 중부 사람들의 기이한 공동체 의식과 불가해한 행태를 여과 없이 포착해 낸다. ‘무엇의 종말인지 좀더 생각해 봐야겠지만 종말인 것만은 분명한’에서는 존 업다이크, 필립 로스 같은 전후 미국 소설계를 지배했던 남성 소설가들을 향한 비아냥도 서슴지 않는다. 월리스의 눈에 그들은 찬양에 길들여진 ‘위대한 남성 나르시시스트’(Great Male Narcissists, GMN)일 뿐이다.●우치다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 제멋대로인 반려묘에 대한 노작가의 헌사 반면 우치다의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봄날의책)은 따뜻함이 주를 이룬다. 책에 담긴 것은 고양이 노라, 쿠루와 보낸 노(老)작가의 하루하루다. 그는 스승인 나쓰메 소세키의 ‘몽십야’에서 영감을 얻은 창작집 ‘명도’로 데뷔했지만, 소설보다는 수필가로서 더욱 명성을 얻었다. ‘네 다리를 사정없이 뻗어 대자로 자는’(13쪽) 방약무인한 존재인 고양이에 대한 헌사, 짧은 세월 함께 지낸 뒤 훌쩍 떠나 버린 고양이를 회상하는 노작가의 눈물이 아릿하고 따뜻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여기는 남미] 멕시코 하늘서 떨어진 ‘코로나 바이러스 우박’ 화제

    [여기는 남미] 멕시코 하늘서 떨어진 ‘코로나 바이러스 우박’ 화제

    코로나19는 정말 하늘이 내린 재앙인 것일까? 미신 같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 멕시코의 한 지방도시에는 "그럴지도 모르겠다"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주민이 적지 않다. 코로나19를 하늘이 내렸다는 증거(?)가 최근 진짜 하늘에서 떨어졌기 때문이다. 멕시코 누에바레온주의 도시 몬테모렐로스에는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폭우가 내렸다. 거센 비는 언제든 내릴 수 있는 것이지만 주민들을 깜짝 놀라게 한 건 비와 함께 떨어진 우박이다. 탁구공과 비슷한 크기의 우박은 그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았다. 우박은 보통 둥근 형태지만 몬테모렐로스에 떨어진 우박은 사방으로 뿔이 난 게 그간 언론을 통해 알려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매우 흡사했다. 주민들이 사진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하면서 우박은 단번에 화제가 됐다. "생긴 게 특이하다"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사진을 보고 즉각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연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를 하늘이 내린 재앙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등장했다.한 네티즌은 "종말이 다가오면서 하늘이 코로나19라는 재앙을 내린 게 확실한 것 같다"면서 "너무 무서워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우박이 우매한 인간들에게 하늘의 뜻을 알려준 것"이라면서 인간이 그간 저지른 잘못을 뉘우쳐야 재앙이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과학적인 해석이라면서 이런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겁이 난다는 반응을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직접 우박을 만져봤다는 한 네티즌은 "마치 바이러스처럼 생긴 우박을 보니 코로나19를 손에 들고 있는 것 같아 덜컥 겁이 나더라"면서 "코로나 공포를 새삼 실감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선 18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 4만9219명, 사망자 5177명이 발생했다. 멕시코는 브라질, 페루에 이어 중남미에서 코로나19 확진과 사망이 세 번째로 많은 국가다. 한편 몬테모렐로스에 떨어진 우박은 '코비디소'(코로나19와 우박이라는 스페인어 단어를 연결한 합성어)로 불리며 중남미 전역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트위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이은경의 유레카] 코로나19, 여행의 종말을 가져올까

    [이은경의 유레카] 코로나19, 여행의 종말을 가져올까

    4개월 남짓 기간 동안 코로나19 때문에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일상을 살고 있다. 해외 여행도 그중 하나다. 2019년 한국 인구는 약 5182만 명인데 해외여행객 수는 약 2871만 명이었다. 국민 두 명 중 한 명이 해외여행을 한 셈이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 2월 이후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가벼운 나들이도 사치였다. 지난 ‘황금연휴’에 제주도에 18만 명이나 몰린 것은 참았던 여행 욕구의 폭발이었다. 해외여행이 일상화된 것은 항공기술 덕분이다. 마침 역사 속 이번 주는 항공기술 분야에서 중요한 일들이 많았다. 미국의 라이트 형제는 1906년 5월 23일 비행기의 미국 특허를 얻었다. 이후 비행기 성능은 빠르게 향상됐다. 사람들은 증기선으로 20~30일 걸려 건너던 대서양을 며칠 만에 비행기로 건너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1927년 5월 20일 미국의 찰스 린드버그는 ‘세인트루이스의 정신’호를 타고 뉴욕을 출발해 33시간 30분 동안 5800㎞ 이상을 날아 다음날 파리에 착륙했다. 최초의 대서양 무착륙 단독 비행이었다. 5년 뒤인 1932년 5월 20일 미국의 어밀리아 에어하트는 뉴펀들랜드에서 ‘록히드 베가’호를 타고 이륙해 14시간 56분 만에 북아일랜드에 비상착륙했다. 이 도전 덕분에 그녀는 여성 최초, 최단 시간 대서양 무착륙 횡단의 기록을 갖게 됐다.항공기술은 지구를 작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먼 외국을 방문하는 것이 사업가와 탐험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의 여행이 될 수 있었다. 다른 인종을 만나고, 다른 문명을 보고, 다른 자연을 경험하면서 인간 사회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17년의 세계 인구는 약 75억 명인데, 그 해 항공 승객 수는 약 41억 명이었다. 지구촌, 세계시민 같은 단어들은 더이상 수사가 아니라 현실이 됐다. 근대국가와 국경이 별 의미 없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이와 다른 미래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사람들과 함께 바이러스도 비행기를 타고 돌아다녔던 것이다. 중세 페스트 대유행 때 중앙아시아에서 발생한 페스트가 실크로드와 흑해를 지나 이탈리아에 도달하는 데까지 10년 이상 걸렸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불과 몇 달 만에 전 세계로 퍼졌다. 바이러스 입장에서 보면 의학의 발전으로 인한 생존 위협을 교통기술의 발전으로 극복한 셈이다. 지금 하늘이 텅 비었다고 할 정도로 항공 운항이 줄었다. 유럽의 4월 항공기 운항은 전년 대비 10% 수준이다. 많은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민 이동과 외국인 입국을 통제했기 때문이다. 전에는 돈이나 시간이 없어서 해외여행을 못 갔다면 이제 돈과 시간이 있어도 갈 수 없고 갈 데도 없는 상황이 됐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쉽게도 많은 학자들이 ‘코로나 이후’는 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세계는 좋든 싫든 4차 산업혁명 담론이 제시했던 사회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고 ‘비대면성’은 증가할 것이다. 뉴 노멀 시대에 여행은 어떻게 될까. 정말 우리 아이들은 가상현실(VR)과 랜선의 도움을 받아 ‘방구석 세계여행’을 떠나게 되고 우리는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한 마지막 세대로 남을까.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이동 수단을 가진 21세기의 아이러니다.
  • [포토] 북한 ‘입체율동영화’ 제품들

    [포토] 북한 ‘입체율동영화’ 제품들

    조선신보는 북한의 입체율동영화 프로그램 개발 회사인 목란광명회사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목란광명회사는 2011년 ‘우리를 기다리지 말라’를 시작으로 ‘아름다운 평양’, ‘공룡시대의 종말’ 등 80여편을 창작했다고 조선신보는 전했다. 2020.5.18 조선신보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 피케티 “코로나로 더 공정·공평한 사회 올 수 있다”

    피케티 “코로나로 더 공정·공평한 사회 올 수 있다”

    각국 공공부채 늘어 부유층 과세 예상부의 불평등을 다룬 프랑스의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21세기 자본’의 저자인 토마 피케티가 코로나19로 보다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가 도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피케티는 12일(현지시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최소한 보건 분야에 대한 공공 투자의 당위성은 강화할 것”이라며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14세기 흑사병의 결과로 농노제가 종말을 고했다는 이론을 거론했다. 당시 인구가 반 토막 나며 노동력이 귀해지자 농노의 인권과 지위가 보장되기 시작한 것처럼 이번에도 이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그는 특히 이번 사태로 높은 수위의 불평등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했다. “우리는 불평등의 폭력성을 마주하게 됐다”며 “큰 아파트에 봉쇄되는 것과 노숙자로서 봉쇄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불평등성은 한 세기 전에 비하면 훨씬 나아진 것이라며 “정치적, 지적 사회운동으로 사회보장제도와 진보적인 조세제도가 건설돼 발전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선 이것이 내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자유로운 자본 순환 체제는 1980~1990년대 부국, 특히 유럽의 영향 아래에 만들어진 것으로, 재벌들이 과세 회피를 일삼고 빈국이 공정한 조세제도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회 국가’는 더 공정한 조세 제도를 요구하고, 부유한 기업도 이 제도 안으로 들여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피케티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급속도로 불어나는 공공부채로 정부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부유층에 대한 과세를 하나의 선택지로 언급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뒤 독일과 영국은 일시적으로 부유층에 과세했는데 그것이 더 나은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회원국의 채무를 더 많이 져야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를 새롭게 시작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정부가 경제 성장과 고용 회복을 위해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트위터 “원하면 영원히 재택근무”…‘직장의 종말’ 오나

    트위터 “원하면 영원히 재택근무”…‘직장의 종말’ 오나

    호화 사옥 경쟁을 벌이던 정보기술(IT) 업계와 금융업계가 비용 절감, 상시방역체계 구축 등을 감안해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지속할 방침이다. 코로나19로 첨단기술을 이용한 업무 환경이 앞당겨 현실화되면서 근무 장소가 중시되던 ‘직장(근무지)의 종말’이 오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전망도 나온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서둘러 해제할 생각이 없다. 오히려 재택근무를 원하는 직원은 영원히 집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아 이메일을 보냈다고 CNBC가 보도했다. 또 트위터는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오는 9월까지 사무실을 닫는다. ●CFO 74% “코로나 끝나도 재택근무” 영구 재택근무 선언은 처음이지만 IT 업계 CEO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재택근무 확대 의사를 밝혀 왔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달 “이동 제한령이 해제돼도 일부 원격근무나 온라인 행사를 계속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고, 페이스북도 “올해 말까지 재택근무를 허용하겠다”고 했다. 뉴욕타임스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에서 신뢰의 상징인 고층빌딩을 점유하던 바클레이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금융업체들도 ‘근무지 존속’에 대해 고민 중이다. 3개사의 직원만 2만명이 넘는다. 바클레이스를 이끄는 제스 스테일리는 원격근무에 적합한 일자리를 연구 중이라고 했다. 부동산 기업 할스테드도 32개 지점의 축소를 검토 중이다. 더이상 기업들이 사무실 마련에 열을 올리지 않을 거라는 전망 때문이다. 리서치업체인 가트너의 설문에 따르면 317명의 최고재무관리자(CFO) 중 74%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자를 남기겠다고 답했다. 대형 사옥은 그간 세입자, 대중교통, 식당, 상점, 술집 등을 묶는 지배력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경제적·사회적 타격을 받았다. 기업들은 화상 회의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협업이 가능함을 알게 됐다. 근로자 입장에선 통근시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직장 내 스트레스가 줄었고, 복장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근로자 3분의1, 주 4일 이상 재택 원해 영국 연구업체 원폴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1은 일주일에 4일 이상 재택근무를 원했다. 기존 방식의 사무실 출근을 원한 건 불과 9%였다. 지디넷은 퀘벡 지역 설문조사를 토대로 원격근무자의 생산성 저하는 평균 1%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데일리메일도 지난 8일 1600명 설문 결과 3분의1이 재택근무로 생산성이 나아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고립된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었고, 가사노동과 업무와 관계없는 SNS 몰두는 생산성 장애 요인으로 꼽혔다. 또 재택근무 확산을 위해서는 지역 및 직종에 따른 격차도 참작돼야 한다. 유럽경제정책연구센터(CEPR)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재택근무 인프라를 갖춘 지역에 사는 근로자는 약 18%이고, 고소득 국가의 재택근무 가능 근로자 비율(27%)은 저소득국가(12%)의 2배 이상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독감처럼 익숙한 계절성 유행, 그게 코로나 종식”

    “독감처럼 익숙한 계절성 유행, 그게 코로나 종식”

    항생제 있는 페스트엔 여전히 불안감 매년 수십만명 죽는 독감은 공포 적어 코로나, 의학적 아닌 사회적 종식 올 것“대체 코로나19는 언제 끝나는 걸까?” 요즘 전 세계인이 기다리는 건 코로나19의 ‘끝’이다. 그런데 전염병의 종식은 두 가지로 정의된다. 하나는 환자와 사망자 수가 곤두박질치는 의학적 종식이며, 나머지는 감염 공포가 사그라드는 사회적 종식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요즘 사람들은 코로나19의 의학적 종식보다 공황에서 벗어나 질병과 함께 사는 데 익숙해지는 때를 갈망하고 있다. 하버드대 역사학자 앨런 브랜트는 “경제 재개방을 둘러싼 논쟁에서 보듯, 코로나19 종식에 관한 많은 질문의 답은 의료와 공중보건 수치가 아니라 사회·정치적 과정을 통해 나온다”고 설명했다. NYT는 역사적 전염병들이 어떤 종말을 맞았는지 돌아봤다.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1만 1000명을 사망하게 한 에볼라는 아일랜드에서 단 한 건의 물리적 감염 없이 사회적인 공포만 키웠다. 당시 더블린 지방 병원 응급실에 에볼라가 창궐한 나라 출신 청년이 도착하자, 간호사들이 숨고 의사들은 병원을 뛰쳐나갔다. 암 때문에 응급실에 온 청년은 의료진 기피에 한 시간 뒤 사망했는데 에볼라 음성이었다. 지난 2000년간 인류를 괴롭혀 온 ‘흑사병’이라 불리는 선페스트는 아직 종식되지 않은 대표 질병이다.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1을 없앤 흑사병은 20세기 초까지도 맹위를 떨쳐 수백만명 단위로 목숨을 빼앗았다. 쥐벼룩이 숙주라 인간만 치료해선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 없다.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함에도 간혹 감염 사례가 한 건만 나와도 당장 사회적 공황 상태를 가져온다. 의학적·사회적 종말을 모두 맞은 전염병 중엔 3000년 동안 전 세계를 휩쓸었던 천연두가 있다. 병에 걸리면 발진으로 열이 난 뒤 고름으로 가득한 반점이 생기고 흉터가 남았다. 엄청난 고통을 수반했고 10명 중 3명이 숨졌다. 하지만 1977년 이후 더이상 자연적 감염이 보고되지 않았다. 효과적인 백신이 있으며, 동물 숙주가 없어 인간의 질병만 제거하면 완전히 사라진다. 또 피부에 나타나는 매우 특이한 증상으로 감염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격리하고 접촉을 추적할 수도 있었다. 사회적으로만 종식된 전염병은 독감(인플루엔자)이다. 1918년 발생한 독감은 전 세계 5000만~1억명을 죽게 한 뒤 매년 비교적 양성적인 독감의 변종으로 진화해 돌아오고 있다. 당시 기세에 비해서 양호하다는 것이지 결코 만만치 않다. 1968년 홍콩에서 일어난 독감은 미국인 10만명을 포함해 전 세계 100만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여전히 계절성으로 유행하며 수십만명이 목숨을 잃지만 사람들은 커다란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 학자들은 코로나19가 의학적 종식보다 사회적 종식을 먼저 맞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제약에 지친 사람들이 늘어나고 경제에 대한 악영향이 심화되면 백신이나 치료약 개발과 상관없이 대유행 종식을 선언하라는 사회적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 일부 주에선 시기상조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용실, 네일숍, 체육관 등의 영업을 허용하며 제한을 해제했다. 예일대 역사학자 나오미 로저스는 “공중보건 공무원들은 의학적 종식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대중은 사회적 종말을 바라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2014년 아일랜드, 바이러스 감염 없이 공포만 대유행

    2014년 아일랜드, 바이러스 감염 없이 공포만 대유행

    “대체 코로나19는 언제 끝나는 걸까?” 요즘 전 세계인이 기다리는 건 코로나19의 ‘끝’이다. 그런데 전염병의 종식은 두 가지로 정의된다. 하나는 환자와 사망자 수가 곤두박질 치는 의학적 종식이며, 나머지는 감염 공포가 사그라드는 사회적 종식이다. 10일(현지시간) 역사에서 창궐했던 전염병들이 어떻게 종말을 맞았는지를 비교한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학사학자인 제러미 그린 박사는 요즘 우리가 원하는 ‘끝’이 후자인 사회적 종식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공황에서 벗어나 질병과 함께 사는 데 익숙해지는 때를 갈망한다는 얘기다. 하버드대 역사학자 앨런 브랜트 역시 “현재 경제 재개방을 둘러싼 논쟁에서 보듯, 코로나19 종식에 관한 많은 질문의 답은 의료와 공중보건 수치가 아니라 사회정치 과정을 통해 나온다”고 주장했다. 흑사병, 치료 가능하나 여전히 공포천연두는 의학적·사회적 모두 종식독감 매년 수십만 죽어도 공포 없어코로나 의학종식 전 사회종식 올 듯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왕립 외과의대의 수전 머레이 박사는 2014년 지방 병원에서 바이러스 없는 공포의 전염을 목격했다. 당시는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발생해 1만 1000명이 숨진 몇 달 뒤였지만, 아일랜드에선 단 한 건의 발병도 없었다. 하지만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머레이는 “흑인은 버스나 기차에서 다른 승객의 곁눈질을 받았다”면서 “기침이라도 한 번 하면 사람들이 황급히 멀어졌다”고 말했다. 더블린 병원 직원들은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라는 경고만으로 두려움에 떨었으며, 보호장비 부족을 걱정했다. 급기야 에볼라 환자가 발생한 나라 출신 청년이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간호사들은 숨고 의사들은 병원을 그만두겠다고까지 말했다. 머레이는 암의 급속한 진행으로 병원에 실려온 그를 혼자 치료했다. 청년은 에볼라 음성 판정을 받고 한 시간 뒤 사망했다. 머레이 박사는 “만일 우리가 두려움과 무지에 맞설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단 한 건의 감염이 없어도 두려움만으로 취약한 사람들에게 끔찍한 해를 가할 수 있다”면서 “특히 공포의 전염은 인종, 특권, 언어와 관련된 복잡한 문제가 엮일 때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전염병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매우 어렵다. ‘흑사병’이라 불리는 선페스트의 경우 지난 2000년간 여러 차례 발생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6세기, 14세기, 19세기 말~20세기 초엔 대유행으로 엄청난 인구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특히 1331년 중국에서 시작된 유행은 내전과 맞물려 중국 인구 절반을 죽게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게다가 교역로를 따라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으로 이동해 1347~1351년 사이 유럽 인구 3분의 1을 없앴다. 1855년 중국에서 다시 발병한 흑사병은 인도에서 1200만명 이상을 죽게 했다. 감염 매개였던 쥐를 잡아 죽이고 마을 하나를 불태워도 억제하지 못했던 각각의 흑사병이 어떤 이유로 소멸했는지는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제는 페스트를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발병 사례 하나만 나와도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과거 대유행과 달리 질병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감염에 대한 공포는 막지 못하는 셈이다. 의학적 종말을 맞은 전염병 중엔 천연두가 있다. 평생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해주는 효과적인 백신이 있으며, 동물 숙주가 없어 인간의 질병만 제거하면 완전히 사라진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의학적 의미의 종식이 가능했다. 또 매우 특이한 증상이 피부에 나타나 감염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격리와 접촉 추적이 가능하다. 천연두는 3000년 동안 전 세계를 휩쓸었다. 병에 걸리면 발진으로 열이 난 뒤 고름으로 가득한 반점이 생기고 흉터가 남았다. 엄청난 고통을 겪은 뒤 10명 중 3명이 숨졌다. 1633년엔 미국 원주민 사이에 퍼져 동북부 모든 원주민 공동체가 파괴됐다. 하버드대 역사학자 데이비드 S. 존스 박사는 “천연두가 매사추세츠에 영어 정착을 촉진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1977년 소말리아의 병원 요리사 알리 마우 말린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자연적인 감염자가 보고되지 않았다.사회적으로만 종식된 전염병은 독감(인플루엔자)이다. 1918년 발생한 독감은 전 세계 5000만~1억명을 죽게 했다. 하지만 세계를 휩쓴 무서운 기세는 사라졌고 대신 매년 비교적 양성적인 독감의 변종으로 진화해 돌아오고 있다. 물론 당시 맹위에 비해서 양성적이라는 것이지 결코 만만치 않다. 1968년 홍콩에서 일어난 독감은 미국 10만명을 포함해 전세계 100만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독감은 여전히 계절성으로 유행하며 수십만명이 목숨을 잃지만 사람들은 커다란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 학자들은 코로나19가 의학적 종식보다 사회적 종식을 먼저 맞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제약에 지친 사람들이 늘어나고, 경제에 대한 악영향도 심화되면 백신이나 치료약이 발견되기 전에 대유행 종식을 선언하라는 사회적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 일부 주에선 시기상조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용실, 네일샵, 체육관 등 영업을 허용하며 제한을 해제했다. 예일대 역사학자 나오미 로저스는 “공중보건 공무원들은 의학적 종식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대중은 사회적 종말을 바라본다”면서 “누가 종식을 선언하게 될지도, 어떤 의미에서 ‘아직 끝이 아니라’고 반박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세계 석학들이 보는 ‘포스트 코로나’의 삶

    세계 석학들이 보는 ‘포스트 코로나’의 삶

    ‘악수의 종말, 세계화 퇴조, 고비용 경영시대 도래….’ 세계적 명사와 석학들이 예상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모습이다. 인류의 재난이 된 코로나19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대표되는 자유방임주의를 쇠퇴시키고, 산업혁명과 함께 출범한 자유무역도 축소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는 등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격변이 일 것으로 전망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세계적 명사와 석학 등의 발언을 모아 정리한 ‘코로나19 이후의 변화’를 보면 크게 7가지의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코로나19 재유행과 새로운 전염병이 창궐할 우려가 커지면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 경쟁이 가속화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개인용 진단장비와 접촉자 추적기술 보급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백신에 개발될 때까지 여행과 글로벌 교류 제한이 지속되면서 세계화는 퇴조한다. 마크 카니 전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코로나19가 세계경제의 파편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경제활동에 소극적인 국가와 중장년층도 코로나19를 계기로 ‘언택트’(비접촉)를 경험하고 효용성을 확인하면서 비대면 경제가 본격 확산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에너지 산업이 변화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가 에너지산업의 게임 체인저”라고 했다. 저비용과 효율 중심주의의 기업 경영도 퇴조한다. 또 다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비해 재고와 인력, 예비 병실, 바이러스 대응팀 등 상비군 유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애덤 투즈 컬럼비아대 교수는 “경영자는 고비용 시대에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가계와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 간 연대는 강화된다. 위기 대응을 위해 상호 의존하는 사회 속에서 ‘공정’과 ‘책임’ 등의 가치가 부각된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히브리대 교수는 “최악의 수는 서로 분열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신자유주의가 쇠퇴하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확대된다. 전염병 대응을 이유로 ‘빅브러더’ 사회가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악수의 종말, 고비용 경영시대 도래…해외 석학들이 내다본 포스트코로나 시대

    악수의 종말, 고비용 경영시대 도래…해외 석학들이 내다본 포스트코로나 시대

    ‘악수의 종말, 세계화 퇴조, 고비용 경영시대 도래...’ 세계적 명사와 석학들이 예상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모습이다. 인류의 재난이 된 코로나19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대표되는 자유방임주의를 쇠퇴시키고, 산업혁명과 함께 출범한 자유무역도 축소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는 등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격변이 일 것으로 전망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세계적 명사와 석학 등의 발언을 모아 정리한 ‘코로나19 이후의 변화’를 보면 크게 7가지의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코로나19 재유행과 새로운 전염병이 창궐할 우려가 커지면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 경쟁이 가속화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개인용 진단장비와 접촉자 추적기술 보급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백신에 개발될 때까지 여행과 글로벌 교류 제한이 지속되면서 세계화는 퇴조한다. 마크 카니 전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코로나19가 세계경제의 파편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경제활동에 소극적인 국가와 중장년층도 코로나19를 계기로 ‘언택트’(비접촉)를 경험하고 효용성을 확인하면서 비대면 경제가 본격 확산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에너지 산업이 변화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가 에너지산업의 게임 체인저”라고 했다. 저비용과 효율 중심주의의 기업 경영도 퇴조한다. 또 다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비해 재고와 인력, 예비 병실, 바이러스 대응팀 등 상비군 유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애덤 투즈 컬럼비아대 교수는 “경영자는 고비용 시대에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가계와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 간 연대는 강화된다. 위기 대응을 위해 상호 의존하는 사회 속에서 ‘공정’과 ‘책임’ 등의 가치가 부각된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히브리대 교수는 “최악의 수는 서로 분열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신자유주의가 쇠퇴하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확대된다. 전염병 대응을 이유로 ‘빅브러더’ 사회가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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