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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北 노동당 80주년 열병식의 두 얼굴

    [열린세상] 北 노동당 80주년 열병식의 두 얼굴

    북한은 지난 10일 심야 열병식을 개최해 각종 핵 투발 수단과 함께 첨단 무기를 공개했다. 특히 주목을 끈 것은 처음 공개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이다. 북한 매체는 이를 ‘최강의 핵전략무기체계’라고 소개했다. 화성-20형의 반원형 탄두 형상을 고려할 때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다탄두미사일로 평가된다. 북한이 공개한 ‘화성-11마’ 미사일은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상의 탄두를 장착한 KN-23 계열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추정된다. 북한은 그간 KN-23을 이동식발사대(TEL)는 물론 철도와 저수지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발사해 왔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KN-23의 사거리는 800㎞ 내외로 남한 전역이 타격 범위 내에 든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종말 단계에서 회피기동이 가능해 요격이 어렵다. 북한이 화성-20형과 화성-11마 미사일을 공개한 것은 미국 본토와 한반도를 타격할 수 있는 핵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북한식 핵·재래식 통합(CNI) 전략의 일환으로 현대화된 각종 재래식 전력을 공개했다. 북한 매체가 ‘현대식 주력 땅크(탱크)’로 소개한 신형 전차 ‘천마-20’이 처음 선보였으며, 155㎜ 자주포와 무인기 발사차량 등도 함께 공개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차와 자주포는 여전히 전장을 지배하는 주요 무기라는 점이 확인됐다. 무인기 없는 전투는 이제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러·우 전쟁에 인민군을 파병해 실전 경험을 획득한 북한이 신형 전차와 자주포 그리고 무인기 전력을 과시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열병식이 거행된 평양 김일성광장의 주석단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중심으로 좌우에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과 중국의 리창 총리가 자리했다. 둘 다 러시아와 중국의 권력 서열 2위에 해당한다. 지난 9월 3일 베이징 톈안먼에서 개최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좌우에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리했던 것과 유사한 구도다. 그러나 우중 심야에 개최된 이번 북한의 열병식 이면에서는 집권 14년 차 김정은 정권의 한계도 동시에 엿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비밀병기’들을 새로 보유했다고 선언했지만 이번 열병식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신무기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동원된 장비의 규모나 다양성도 예년을 뛰어넘는 수준은 아니었다. 행사에 동원된 군중과 관객 대부분이 우비도 없이 찬비를 맞는 모습은 북한 권위주의 체제의 민낯이라고 할 수 있다. 서둘러 공개된 화성-20형 ICBM은 단 한 차례의 시험발사도 이뤄진 바 없다. 북한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ICBM 정상각도 발사와 탄두 재진입을 시도한 적이 없다. 북한이 주력전차로 자랑한 천마-20은 열병식 주석단 앞에서도 매연을 내뿜는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중국과 러시아 권력 서열 2위가 북한의 열병식에 참석했지만 북중러 3자 간 강력한 연대를 과시하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시 주석은 이달 말 경주 APEC 참석이 유력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열병식 연설에서 한국과 미국을 명시한 공격적 언사가 없었던 것도 열병식에 고위급을 파견한 중러를 의식한 행보로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재회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미국을 자극할 이유도 없는 셈이다. 트럼피즘이 입증하고 있는 것처럼 국제 질서는 신냉전 구도의 형성이 아닌 국익 중심 각자도생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북한에 대한 과도한 경계나 방심은 모두 지양해야 할 바다. 이번 열병식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김정은 정권의 현실과 의도를 파악하고 냉철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죽음과 진리, 죽음의 윤리…소크라테스와 렌고쿠 쿄쥬로[폐허에서 무한으로]

    죽음과 진리, 죽음의 윤리…소크라테스와 렌고쿠 쿄쥬로[폐허에서 무한으로]

    편집자 주 망각忘却은 모든 문장의 운명입니다. 오래된 책은 잊힌 문장으로 가득한 폐허廢墟이지요. 책을 읽는다는 건 무엇일까요. 폐허에서 무한無限을 찾는 것 아닐까요. 먼 옛날에 쓰인 문장을 가지고 와 이어 써보려고 합니다. 저의 심폐소생으로 책이 부활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의 글 역시 결국 무로 돌아갈 것이기에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입니다. 온라인으로 연재하는 이 시리즈는 기사도 소설도 아니고 시는 더더욱 아닙니다. 옛날과 오늘날을, 필자의 짧은 상상력으로 접붙이는 에세이 정도로 가볍게 읽고 넘어가 주시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신 독자에게 문운文運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2. 죽음과 진리, 죽음의 윤리…‘소크라테스의 변론’과 ‘귀멸의 칼날’ 여러분, 죽음을 피하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라, 비열함을 피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습니다. 죽음보다 비열함이 더 발이 빠르기 때문입니다.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론’ 죽음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공포입니다. 그 앞에서 인간은 구차해지고 비열해집니다. 죽음을 앞에 두고도 의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것이 가능한 존재를 우리는 ‘영웅’이라 부르죠. 영웅은 일상보다는 문학이나 역사에 있죠. 모르긴 몰라도, 수많은 영웅의 원형은 아마도 소크라테스일 겁니다. 이번에는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음미해 보려고 합니다. 모종의 죄로 고발돼 법정에 선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최후의 연설입니다. 대단히 비장하면서도 논리적이고 무엇보다 아름답습니다. 그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법정에 세운 이들의 주장이 초라하고 옹색해지죠. 만약 죽음을 앞둔 우리에게 연설의 기회가 주어진다면요? 소크라테스처럼 멋진 연설을 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우리는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쓴 저자가 그의 제자 플라톤이라는 점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고대 그리스에 녹음기는 없었을 테니, 우리는 플라톤이 윤문하고 각색한 소크라테스의 말만 읽을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플라톤이 지어내기도 했을 테죠. 그러면 어디까지가 소크라테스고, 어디서부터 플라톤일까요? 우선 이 질문을 안고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참고로 많은 책에서 ‘변론’ 대신 ‘변명’으로도 번역하고 있습니다만, 이 글은 출판사 ‘숲’에서 나온 천병희 선생님의 역본(2017년)을 따랐습니다. 이후 나오는 문장들도 전부 이 책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올해 하반기 국내 극장가를 ‘접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 애니메이션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인데요. 17일 기준 국내 관객 수 542만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앞서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요즘 사람들이 영화관을 잘 가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실로 대단한 숫자입니다. TV판 애니메이션 2기까지만 본 저는 아직 ‘무한성편’을 보지 못했습니다. 오랜만에 밀린 시리즈를 ‘정주행’하자고 결심하고 넷플릭스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극장판 ‘무한열차편’을 틀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아주 매력적인 사나이, 렌고쿠 쿄쥬로를 만났습니다. “흥미로운 제안을 하마. 너도 혈귀가 되지 않겠나. 보면 안다. 네가 얼마나 강한지.” 작품에서 렌고쿠는 혈귀(오니, 도깨비)를 퇴치하는 집단인 ‘귀살대’의 9명의 주(柱) 중 하나로 ‘화염의 호흡’을 사용합니다. 작품 안에서 엄청난 강자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갈 즈음 강력한 적이 등장합니다. 아카자라는 혈귀입니다. ‘상현 3’에 해당하는 아카자는 세계관 내 ‘끝판왕’인 키부즈치 무잔에 무척 가까운 존재입니다. 앞서 다른 혈귀를 해치우며 임무를 끝마쳤다고 생각했던 렌고쿠는 갑자기 아카자와 맞붙게 됐죠. 그런데 아카자는 렌고쿠에게 위와 같이 말합니다. 작중 혈귀는 늙거나 죽지 않습니다. 몸의 어느 곳을 잘라도 금방 재생됩니다. 그들을 소멸시킬 유일한 방법은 목을 자르는 것입니다. 반대로, 목만 잘 지키면 영생을 누린다는 뜻입니다. 아카자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쿄쥬로, 네가 왜 최고의 영역에 들어갈 수 없는지 알려주겠다. 늙기 때문이다. 죽기 때문이다.” 아카자는 혈귀의 장점을 강조하며 렌고쿠에게 끊임없이 영업(?)합니다. 혈귀가 되어 100년이든, 200년이든 단련해서 자기와 영원히 대결하며 강해지자고 말합니다. 영원한 시간 속에서 무한히 성장할 수 있다는 아카자의 믿음은 너무나도 순진하고도 ‘인간적’입니다. 신을 향한 오랜 믿음에서 벗어나 인간은 마침내 자기 안의 ‘이성’을 찾았습니다. 이성의 힘으로, 과학의 힘으로 ‘종말’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종말론적 시간에는 끝이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벗어났으니, 인간은 앞으로 영원히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죠. 물론 이렇게만 설명할 순 없겠지만, 이것이 서구 계몽주의의 핵심적인 믿음입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믿음’에 불과했습니다. 그토록 ‘이성적인’ 인간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그 과신의 처참한 말로를 우리는 지난 세기 내내 그리고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보고 있습니다. 최근 ‘계몽’이라는 단어를 가지고도 여러 정치적인 말들이 오가고 있는 듯한데, 이런 맥락도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네요. 당연하게도 렌고쿠는 단호히 거절합니다. 렌고쿠가 아카자의 설득에 넘어갔다면, 그래서 혈귀가 되었다면 그리 매력적인 캐릭터는 아니었겠죠. 렌고쿠는 말합니다. “나는 내 의무를 다할 거다. 내가 있는 한, 그 누구도 죽게 놔두지 않는다.” 소년만화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기 충분한, 벅찬 대사입니다. 그 의무란 무엇일까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렌고쿠는 과거 어머니가 했던 말을 떠올립니다. ‘강함’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선천적으로 남들보다 많은 재능을 타고난 자는 그 힘을 세상을 위해, 남들을 위해 사용해야 합니다. … 약한 사람을 돕는 일은 강하게 태어난 사람의 의무입니다. 책임을 갖고 평생 이루어야 하는 사명입니다.” 당연하다 못해 뻔하게 들리기까지 합니다. 마블 히어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의 삼촌 벤 파커도 이런 말을 했는데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요. 이렇듯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는 강한 힘을 지닌 영웅에게서 모종의 책임을 기대합니다. 유치하죠. 하지만 유치한 대사가 울림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실에서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이런 책임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요. 책임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자기(들)만의 단단한 성을 쌓아 올리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리하여 약자들의 비참함은 영원히 대물림되고, 우리는 현실이 나아지리라는 기대를 접게 됩니다. 이 대사가 유치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만화에서나 가능한 대사라서. 체념한 것이죠. 이런 사람더러 우리는 ‘어른’이라고 합니다. 철이 든 거죠. 소크라테스로 돌아가 보죠. 익히 알고 있듯 소크라테스에게는 결국 사형이 선고되고 그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그에게 도망칠 기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죽마고우인 크리톤은 감옥에 갇힌 소크라테스를 찾아와 구출해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을 위한 충분한 돈이 있다고도 하죠.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친구의 제안을 거절합니다. 그리고 그에게 일장 연설을 늘어놓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보게. 우리가 이곳에서 도주할 —우리의 행위를 뭐라고 불러도 좋네—채비를 하고 있을 때 법률과 공동체가 다가와 우리를 막아서며 다음과 같이 묻는다고 가정해보세. ‘소크라테스, 말해보게. 그대는 무엇을 하려 하는가? 이런 일을 기도함으로써 그대는 있는 힘을 다해 우리 둘을, 즉 법률과 나라 전체를 파괴할 작정인가? 아니면 그대는 나라의 법정에서 선고된 판결이 아무 효력도 갖지 못하고 개인들에 의해 무효화되고 훼손된다면, 그런 나라가 전복되지 않고 존속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크리톤, 우리는 이런 질문이나 그와 같은 다른 질문들에 뭐라 답할 것인가?” 고집이 대단합니다. 이미 죽음을 결심했기 때문일지도요. 소크라테스가 죽기 전 남긴 유언으로 알려진 ‘악법도 법이다’는 말은 실제로 소크라테스가 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아마 여기서 와전된 것으로 보이네요. 소크라테스는 죽음으로써 자기가 신봉했던 진리를 지키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그 진리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소크라테스는 진리가 무엇인지 시원하게 말하지 않습니다. 그는 그저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고만 말합니다. 지독한 아이러니인데요. 이 아이러니는 후대에 많은 영감을 줬습니다. 독일 낭만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슐레겔 같은 사람이 대표적이죠. 만약 소크라테스가 크리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요. 감옥에서 탈출해 멀리 도망쳐 목숨을 부지했다면 어땠을까요. 오래오래 살아서 좋은 생각과 글을 많이 남겼다고 가정해 봅시다. ‘멋’(!)은 조금 없지만, 사람의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 그런 게 중요할 리 없습니다. 오히려 소크라테스라는 사람의 면모가 더 풍성하게 기록되어 우리에게 더 많은 통찰과 영감을 줬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단순히 멋이 없어서, 영웅적이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서, 자기가 했던 말을 진리로 만들었습니다. 그가 죽지 않고 살았다면, 그가 재판정에서 했던 변론이 지금 우리에게까지 남아서 읽힐 이유가 없습니다. 세상에 억울한 죄수는 소크라테스가 아니더라도 수없이 많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 ‘진리 그 자체’가 됐습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변론을 뒤로하고 소크라테스는 죽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갔습니다. 그 비장한 연설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습니다. “이제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는 죽으러 가고, 여러분은 살러 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나은 운명을 향해 가는지는 신 말고는 아무도 모릅니다.” 렌고쿠도 마찬가지입니다. 죽음 직전의 순간, 아카자의 제안을 받아들여 혈귀가 됐다면, 아마 원작자인 고토게 코요하루 작가는 독자들로부터 비난과 원성을 들어야 했을지도요. 하지만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렌고쿠는 꼭 그 자리에서 죽어야 했던 거죠. 아카자와 혈투를 벌이며 죽어가면서도 윤리적 신념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습니다. 그래야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주인공 카마도 탄지로와 친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어떤 삶은, 죽음으로만 의미가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영웅은 역사에나, 문학에나 있는 것입니다. 평범한 인간에 불과한 우리가 인류의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처럼, 만화 등장인물일 뿐인 렌고쿠처럼 숭고한 죽음을 맞이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기간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선(善)입니다. 인간이 이성으로 이룩한 과학의 문명은 오늘도 그것을 위해 열심히 분투하고 있죠. 또, 중요한 건 대부분의 우리 곁에는 플라톤처럼 나의 죽음을 멋지고 아름답게 기록해 줄 사람도 드뭅니다. 나의 죽음을 가슴 깊은 곳에 새기고 그 의지를 이어 나갈 탄지로 같은 사람은 더더욱 없겠죠. 하지만 삶보다도 숭고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 우리에게는 죽음으로만이 도달할 수 있는 어떤 경지가 있으며, 그것이 우리를 ‘인간’이게끔 한다는 것. 어쩌면 이걸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따라서 읽다 보니 이런 구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제발 야유하지 마십시오, 여러분!” 소크라테스는 변론 중 이런 말을 합니다. 재판정이 무척 시끄러웠나 보죠. 소크라테스가 하는 말의 논지와는 그리 상관없는 말처럼 보입니다. 플라톤은 왜 이런 말까지 적었을까요? 플라톤의 의중을 파고드는 건 제 영역 밖의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소크라테스의 말보다 더욱 시끄러웠을 재판정의 야유는 결코 소크라테스의 말을 집어삼키지 못했다는 것. 결국 살아남아 우리에게 유구히 읽히는 글은 (플라톤이 기록한) 소크라테스의 말이라는 것. 당시 그 재판장의 야유와 웅성거림은 지금 우리에게 들리지 않습니다. 무슨 소리로, 어떻게 야유했는지도 알 수 없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생각합니다. 아마 당시의 아테네보다 몇천 배, 몇만 배는 더 시끄러울 겁니다. 그 모든 소음 속에서도 끝끝내 살아남는 건 누구의 말과 글일까요.
  • 이름도 어려운 크러스너호르커이,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서점가 독주

    이름도 어려운 크러스너호르커이,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서점가 독주

    지난 9일(현지시간)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호명된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책이 국내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가 급증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크로스너호르커이의 대표작인 ‘사탄탱고’는 수상자 발표 이후 12시간 만에 올해 연간 판매량의 12배를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도 크로스너호르커이의 책이 이날 오전에만 1800부가 판매됐다고 밝혔다. 앞서 한 달간 그의 작품은 40부 판매되는데 그쳤으나, 대폭 뛰어오른 것이다. 수상 직후 동일 시간 기준으로 1000부가 판매된 프랑스 아니 에르노(2022), 900부가 판매된 영국 가즈오 이시구로(2014)를 뛰어넘는 수치다. 교보문고도 “평소 하루 1~2권 수준이던 판매량이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직후부터 이날 기준 1800부로 급증했다”며 “온라인 주문 판매 기준으로, 매장 내 재고는 대부분 소진된 상태”라고 했다. 대표작은 ‘사탄탱고’다. 1985년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데뷔작으로 작가를 단숨에 헝가리 문학 거장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기도 하다. 국내에는 ‘저항의 멜랑콜리’, ‘라스트 울프’, ‘세계는 계속된다’, ‘서왕모의 강림’,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등이 국내에 소개돼 있다. 모두 출판사 알마에서 출간됐다. 한국어판은 헝가리어에서 직접 번역한 책은 없고 독일어나 영어에서 중역한 것이다. 박동명 알라딘 도서사업본부 외국소설 담당 MD는 “다소 난해한 문체로 쉽지 않은 작품들이지만 노벨문학상을 통해 더 많은 독자에게 읽히고 소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헝가리 현대문학 거장으로 불리는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종말론적 공포의 한가운데서도 예술의 힘을 다시금 증명해 내는 강렬하고도 비전적인 작품 세계”라는 한림원의 평가를 받으며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 종말의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 증명한 헝가리 문학 거장

    종말의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 증명한 헝가리 문학 거장

    한림원 “강렬하고 선구적인 작품”올해는 유럽 비주류 문학 재조명‘사탄탱고’로 주목, 맨부커상 수상헝가리 작가론 23년 만에 노벨상수상 소식에 “평온하면서도 긴장” 지옥에서도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가. 종말 앞에서도 춤을 출 수 있는가. 그 가능성을 보여 준 헝가리의 거장이 문학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영예를 품에 안았다. 9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은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헝가리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71)를 호명했다. 한림원은 “종말론적 두려움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하는 그의 강렬하고 선구적인 모든 작품에 상을 준다”고 밝혔다. 이어 “프란츠 카프카에서 토마스 베른하르트에 이르는 중부유럽 전통의 위대한 서사 작가로 부조리와 기괴한 과잉이 특징”이라면서도 “사색적이고 정교하게 조율된 어조를 채택해 동양을 바라보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헝가리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2002년 케르테스 임레 이후 23년 만이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앞서 2015년 헝가리 작가 최초로 영국 맨부커상(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받으며 문학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에게는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6억 4000만원)가 주어진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이날 스웨덴 라디오 방송에 나와 “매우 기쁘고 평온하면서도 긴장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1954년 헝가리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대학에서 헝가리문학과 법학을 공부했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한 경력도 있다. 그에게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은 데뷔작인 ‘사탄탱고’(1985)다. 이 작품이 대성공을 거두며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단숨에 헝가리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거듭났다. 1980년대 말 공산권이 붕괴하자 헝가리를 떠나 몽골, 중국, 일본 등을 여행하며 다양한 소재로 작품을 썼다. “한 장면 뒤로 불현듯 또 다른 것이 모습을 드러내고, 눈에 보이는 경계를 넘어서면 현상들은 서로 관련이 없어졌다. 마치 영원히 닫히지 않는 문처럼, 틈이, 균열이 있었다.”(‘사탄탱고’ 부분) 프랑스 칸 영화제, 베를린 국제영화제 등에서 상을 받은 세계적인 영화감독 터르 벨러와는 친구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사탄탱고’를 비롯해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다양한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이외에도 재즈 음악가 실베스터 미클로스 등과 협업하는 등 문학이 다양한 매체로 뻗어 나갈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크러스너호르커이를 포함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총 118명이다. 이들의 작품은 세계문학의 역사에서 정전의 지위를 얻는다. 초기에는 서구권 남성 작가 중심으로 수상이 이뤄지면서 비판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출신 국가나 대륙, 언어 등을 다변화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아시아 여성 최초로 한강에게 상을 안긴 데 이어 이번에도 헝가리 작가에게 상을 준 것은 이런 맥락과 무관치 않다. 헝가리문학은 유럽문학에 속하기는 하지만 미국문학이나 독일문학, 프랑스문학에 비해 비주류로 분류된다. 유럽인에게도 다소 낯선 헝가리어로 쓰인 작품이 노벨문학상까지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리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헝가리의 카프카’로 불리는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작품은 종말을 그려 내는 깊이 있는 통찰과 아름다운 문체로 니콜라이 고골, 허먼 멜빌 등의 거장과 비견된다. 국내에서 아주 유명한 작가는 아니지만 일부 마니아 독자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탄탱고’를 비롯해 ‘저항의 멜랑콜리’, ‘라스트 울프’, ‘세계는 계속된다’, ‘서왕모의 강림’,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등이 국내에 소개돼 있다. 한경민 한국외대 헝가리학과 교수는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무의식, 비이성적인 군중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는 작가”라면서 “스릴러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현대인의 불안을 잘 건드리는 작품을 쓴다는 점이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이어진 이유”라고 말했다.
  • 구달, 생전 인터뷰서 “트럼프, 머스크 우주선 태워 보내버리고 싶다”

    구달, 생전 인터뷰서 “트럼프, 머스크 우주선 태워 보내버리고 싶다”

    지난 3월 인터뷰…1일 별세 후 공개침팬지의 행동 연구, 인간과 유사해 “손 쓸 수 없을 때도 끝까지 싸워야” 평생을 침팬지 연구와 보호에 헌신하며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렸던 제인 구달 박사가 생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밝힌 인터뷰가 공개됐다. 7일 넷플릭스를 통해 최근 공개된 구달 박사의 생전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머스크가 만든 우주선에 태워 그가 반드시 발견하겠다고 한 그 행성으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그 우주선에 머스크도 타느냐고 묻자 구달은 “그 사람이 대장”이라며 “머스크 옆에 트럼프와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들이 있고, 그 옆에 푸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거론했다. ‘명사들의 마지막 한마디’라는 제목으로 나온 이 인터뷰는 유명인과 그의 일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뒤 별세 후 공개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지난 3월 진행된 구달 박사와의 인터뷰는 그가 지난 1일 별세하면서 공개됐다. 구달 박사는 인터뷰에서 수컷 침팬지의 행동 연구를 설명하며 갈등과 충돌이 계속되는 글로벌 정세에 대한 통찰을 드러냈다. 그는 수컷 우두머리가 지배력 강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쪽과 이른바 ‘머리를 쓰는’ 두 부류로 나뉜다며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수컷 우두머리는 강하고 싸움을 하기 때문에 오래가지 못하고 두뇌를 쓰는 쪽은 훨씬 오래 간다”고 지적했다. 또 수컷 침팬지는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흥분해 털이 곤두서고 분노와 두려움을 느낀 표정을 짓는데, 이러한 감정을 다른 수컷 침팬지도 느끼고 공격적으로 변한다며 이런 행동이 “전염성이 있다”고도 말했다. 구달 박사는 2022년 미국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침팬지에 비유해 “다른 침팬지와 우위를 다투는 수컷 침팬지와 같은 행동을 보인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구달 박사는 정치적 억압과 기후 위기에 맞서 싸우는 이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구닥 박사는 인터뷰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언급하며 “가장 큰 희망은 연민을 가진 새로운 세대의 시민을 키워내는 것”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구달 박사에게 “본인에 관해 뭐라고 말하겠느냐”고 묻자 그는 “내가 이 세상에 보내진 것은 엄혹한 시기에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우리가 아는 인류의 종말이라고 할지라도 끝까지 싸워보자”며 “누구도 손을 쓸 수 없게 될지라도 포기하고 수긍하는 대신 끝까지 싸우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 “한국 안전하겠나” 김정은 ‘이것’ 믿고 협박?…무기 뭐 있나 봤더니

    “한국 안전하겠나” 김정은 ‘이것’ 믿고 협박?…무기 뭐 있나 봤더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무장장비전시회에서 북한의 무기체계를 과시하며 한국에 대한 강도 높게 위협하고 나섰다. 공개된 무기들을 분석해보면 우려했던 대로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선중앙통신은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가 4일 평양에서 개막했다고 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행사 개막식 연설을 통해 “오늘의 전시회마당에는 핵억제력을 근간으로 하는 조선의 군사력구조를 부단히 현대화, 고도화하여온 중대사업의 최근 결실들이 집결되여있다”면서 “이 기회를 빌어 국방현대화의 긍지 높은 발전성과로써 10월의 혁명적명절을 더 뜻깊게 해준 전체 국방과학기술집단과 군수로동계급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치하했다. 김 위원장은 “적들은 자기의 안보 환경이 어느 방향으로 접근해 가고 있는가를 마땅히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 영토가 결코 안전한 곳으로 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은 그들 스스로가 판단할 몫”이라고 위협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북한의 군사 능력에 자신감을 표하는 배경으로 개량된 무기체계들이 꼽힌다. 이날 북한은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 ‘화성-11마’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화성-11’을 극초음속으로 성능 개량한 무기로 비행거리도 최대 800㎞를 넘나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남측을 타격하기 위해 북한이 가다듬고 있는 무기체계다. 이날 공개된 화성-11마는 극초음속 활공체 형상의 탄두를 장착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글라이드 형태의 극초음속 활공체로 저공 비행하면서 한국군의 탄토탄방어망을 돌파해 주요 표적을 타격하고자 할 것으로 추정된다. 가속분리형 탄두 초음속 순항미사일도 처음 공개됐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해당 무기는 러시아의 3M-54E와 유사한 방식으로 초음속 비행을 하는 가속형 탄두 순항미사일로 추정된다. 유 의원은 “순항미사일의 초저고도 비행능력과 종말단계 초음속 비행으로 한국의 함정 방어체계를 돌파하기 위해 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현급 구축함 등에서 운영할 경우 한국군의 수상함 등에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군 대잠미사일 ‘홍상어’와 유사한 신형 대잠미사일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공개됐다. 대잠미사일은 경어뢰를 탑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군 천무와 유사한 다연장 로켓 차량도 식별됐다. 해당 무기는 사진상 흐릿하게 처리됐는데 이는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숨기기 위한 것일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이밖에 북한판 스파이크 미사일 전술차량, 차륜형 자주박격포, 경전차급 기동포, 신형 천마 등 지상전력도 대거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대공 방어체계는 러시아 ‘판치르’와 유사한 것으로 분석되는 등 각종 무기 개발에 러시아의 군사기술 지원이 상당한 규모로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이처럼 대대적으로 자국 무기체계들을 공개한 것은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모두 타격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 의원은 이날 공개된 무기들에 대해 “육상에 이어 해상으로 핵무력을 과시했다”면서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이 높고 재래식 지상전력은 첨단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추석 꿀정보’부터 ‘100만원 기프트카드’까지… 네이버, 명절 맞이 서비스

    ‘추석 꿀정보’부터 ‘100만원 기프트카드’까지… 네이버, 명절 맞이 서비스

    네이버가 추석 명절을 맞아 검색, 지도, 웹툰, 블로그 등 주요 서비스를 통해 명절 필수 정보부터 파격적인 포인트 혜택까지 제공하는 대규모 캠페인을 진행한다. 귀성길 내비게이션 주행 이벤트부터 인기 웹툰 무료 감상까지, 긴 연휴를 더욱 즐겁고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네이버의 주요 서비스를 정리했다. 추석 필수 정보 및 생활 편의 기능 강화 네이버 검색창에 ‘추석’을 검색하면 명절 관련 모든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추석 유래’, ‘상 차리는 방법’, ‘지방 쓰는 방법’ 등 전통 정보는 물론, 연휴 기간 중 운영하는 병원·약국 정보, 명절 보조금 정보 등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도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링크로 제공된다. 또 TV 특선 영화, OTT 드라마, 현재 상영작, 축제·공연 정보 등 연휴를 풍성하게 보낼 수 있는 볼거리 정보도 함께 제공된다. 특히 연휴 기간 이동 편의를 돕는 실시간 정보가 강화된다. 검색창에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대기 시간’, ‘김포공항 탑승 소요 시간’ 등을 검색하면 공항의 실시간 대기 정보와 혼잡도를 확인할 수 있다. 공항 주차장 현황, 면세점 영업시간, 운항 정보 등 다양한 편의 정보도 간편하게 조회 가능하다. 귀성·귀경길 특별 혜택, 내비 주행하고 100만 원 기프트카드 도전 네이버 지도는 귀성·귀경길 이용자를 위해 ‘운전하면 복이와요’ 캠페인을 13일까지 진행하며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네이버지도 내비게이션 주행 횟수에 따라 네이버페이 포인트가 지급된다. 신규 이용자는 1회 주행만으로 1000포인트, 3회 주행 시 3000포인트를 받을 수 있으며, 기존 이용자에게도 선착순 및 추첨을 통해 포인트가 제공된다. 가장 눈에 띄는 혜택은 5회 주행 완료 이용자 중 추첨을 통해 10명에게 대한항공 기프트카드 100만원권을 증정하는 특별 이벤트다. 또 내비게이션 관련 퀴즈에 참여하면 네이버페이 최소 10포인트부터 최대 500포인트까지 랜덤 지급되며, 친구에게 공유하면 최대 3회까지 추가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웹툰·웹소설 무료 감상 및 블로그 포인트 증정 콘텐츠 혜택도 풍성하다. 네이버웹툰·시리즈는 9일까지 ‘종말이 찾아왔다’ 등 인기 웹툰 5화 이상 감상 시 쿠키 2개 등 다양한 쿠키 혜택 이벤트를 진행한다. 특히 10일까지는 ‘취사병, 전설이 되다’, ‘마루는 강쥐’ 등 인기 작품 전 회차를 24시간 동안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대여 이용권이 제공된다. 웹소설 분야에서도 판타지/무협 인기작 40화 감상 시 최대 40포춘쿠키 지급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마련했다. 네이버 블로그는 ‘왓츠인마이블로그 챌린지’를 통해 연휴 기간 포스팅을 단 한 개만 작성해도 OGQ 스티커를 100% 증정하며, 추첨을 통해 최대 5만원 상당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한다. 네이버의 숏폼 서비스 ‘클립’은 오는 7일까지 무료 개방 스팟, 여행지, 추석 음식 레시피 등 연휴 맞춤 콘텐츠를 특집 큐레이션으로 제공한다. 지식iN 23주년 및 ‘해피빈’ 기부 캠페인 생활 편의 서비스 업데이트를 통해 유용함을, 기부 캠페인을 통해 따뜻함을 더했다. 지식iN은 서비스 23주년을 기념해 오는 8일까지 질문이나 답변을 남기는 이용자에게 기념 배지를 지급하고, 총 2300명을 추첨해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증정한다. 또 tvN 드라마와의 콜라보 이벤트를 통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나누는 장을 마련했다. 네이버케어는 증상체크 서비스를 업데이트하고 한국어, 영어 다국어 지원을 강화해 해외 거주 한국인이나 방한 외국인이 편리하게 의료 정보를 이용하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해피빈은 명절나눔 모금함을 12일까지 운영한다. 취약계층에 명절 음식과 선물을 전달하는 모금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 인공지능 만능 시대,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은…

    인공지능 만능 시대,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은…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등장한 이후 사람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말동무뿐만 아니라 심리상담까지 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생각하는 기계’의 등장은 단순히 편리함의 제공이라는 측면을 넘어 인간의 정체성까지 흔드는 상황이다. 교양 과학 계간지 ‘한국 스켑틱’ 가을호(43호)는 커버스토리 ‘AI 시대, 우리 인간이 생각해야 할 것들’에서 AI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가 마주할 수밖에 없는 창작, 노동, 의식, 윤리 등 거대한 문제를 짚어봤다. 신경과학자 한정규 박사는 ‘어떤 천재적 인간보다 모든 지적 활동에서 훨씬 뛰어난 기계’인 초지능이 가능할지 살펴봤다. 한 박사는 AI 선구자인 어빙 존 굿이 제시한 ‘재귀적 자기 개선’ 개념이 초지능 등장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귀적 자기 개선은 초지능에서 가장 핵심적이면서 위험한 개념이다. AI가 인간 개입 없이 스스로 능력과 지능을 향상함으로써 외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자기 구조와 과정을 지속해 관찰하고 개선하는 메타인지 능력을 발달시킨다는 것이다. 한 박사는 “초지능이 인간 지능을 압도하는 존재라면 그것은 우리 편일까, 아니면 새로운 위험이 될까”라며 “초지능이 현실화하기 전에 윤리적 설계와 방향성 설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철학자 전진권 명지대 교수는 ‘AI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을까’라는 글에서 AI의 핵심 메커니즘인 ‘블랙박스’ 문제를 파헤쳤다. 예를 들어, 질문을 넣으면 잠시 후 답을 적힌 종이를 내놓는 블랙박스가 있다고 하자. 아무리 복잡한 수학 문제를 넣어도 막힘 없이 풀어내지만, 상자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 여기에 “어떤 회사에 지원해야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넣었는데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회사 이름이 나왔다. 이렇게 인생이 걸린 문제를 넣었을 때 나오는 답을 믿고 미래를 맡길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AI는 높은 성능을 자랑하지만, 그 판단 과정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블랙박스’ 문제다. 얼굴 인식 AI가 인종 및 성별 편향성을 갖고 있다는 인식편향성과 학습 데이터에 따라 답변이 달라지는 클레버 한스 효과는 AI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전 교수는 이런 문제의 해결책으로 설명할 수 있는 AI를 제시했다. AI 판단 근거를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드러내야 신뢰와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문화연구자 신현우와 정치경제학자 홍기빈 박사는 AI와 노동의 미래를 예측했다. 신현우는 빅테크 기업들은 노동을 통한 잉여가치가 아닌 데이터와 플랫폼 지대를 기반으로 부를 축적하고, 시민들은 점차 디지털 농노로 전락한다고 비판한다. 그렇지만 홍 박사는 AI가 가져올 노동의 종말이 불평등을 완화하고 모두가 가치 있는 활동에 몰두할 수 있는 유토피아적 가능성을 열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 이들은 “오픈소스 AI와 데이터 주권, 공유 원리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면서 “AI 시대에 어떤 사회 계약과 가치 기준을 세우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 “헬스장에서 무리한 줄”…폐암 4기 진단받은 ‘폐암 석학’

    “헬스장에서 무리한 줄”…폐암 4기 진단받은 ‘폐암 석학’

    “폐암 환자 수천 명을 진료해 온 전문의로서 제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보자마자 알 수 있었습니다. 저게 폐암이라는 것을요.” 세계적인 폐암 권위자가 자신이 3년째 폐암과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폐암 전문가로서 어떻게 폐암을 이겨내고 있는지를 환자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미국 CBS 뉴스 등에 따르면 미 콜로라도대 의과대학 암센터의 폐암 연구소를 이끄는 로스 카미지(58) 박사는 이달 초 “3년 전 폐암 진단을 받아 투병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카미지 박사는 콜로라도 의과대학에서 20여년간 연구하고 400여편의 학술 논문을 발표했다. 주로 폐암 치료와 관련한 표적 치료제의 개발 및 상용화에 자신의 경력을 바쳐왔다. 그런 카미지 박사는 2022년 6월 폐암 진단을 받은 뒤 이같은 사실을 가족과 소수의 동료를 제외하고 줄곧 숨겨왔다. 그러나 지난 5월 새로운 항암 치료의 부작용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연구의 토대가 되기도 한 자신의 폐암 투병 사실을 공개하기로 마음먹었다. 20년간 폐암 연구…‘표적 치료제’ 개발 매진콜로라도대 의과대학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터뷰와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의 폐암은 사소한 증상에서 시작됐다. 숨을 내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천명음’과 허리 통증을 느꼈던 그는 “헬스장에서 무리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넘겼다. 그러나 몇 주 뒤 주치의를 찾은 카미지 박사는 “제가 폐암 전문의입니다만, 흉부 엑스레이를 찍을 수 있을까요?”라고 부탁하고 엑스레이를 찍었다. 엑스레이 사진을 받아 자신의 컴퓨터에 띄운 그는 한눈에 폐암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날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양쪽 폐와 뼈에 침전물이 쌓여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각종 검사를 통해 4기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가 진단받은 병명은 그가 평생에 걸쳐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에 매진해 온 유형 중 하나였다. 그는 “단순히 쌕쌕거리는 숨소리와 근육이 당기는 증상만으로 더이상 치료할 수 없는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자신의 동료인 콜로라도대 의과대학 암센터의 테하스 파틸 박사를 찾아가 자신의 주치의가 돼줄 것을 부탁했다. 이어 표적 치료제를 매일 복용하는 화학 요법을 12주동안 진행한 뒤 방사선 요법을 이어갔다. 이듬해에는 매일 약을 복용하고 90일마다 뇌 스캔과 혈액 검사 등 각종 치료를 받았다. 자신의 검사 결과를 직접 살펴보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가 하면, 검사를 받는 90일마다 운동이나 예술 등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90일 챌린지’를 통해 힘든 치료 기간을 견뎌나갔다. 이같은 치료 끝에 암세포는 더이상 자라지 않는 듯했지만, 지난 2월 CT 촬영 결과 오른쪽 흉곽 뒤 흉막에 암이 새로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시 화학 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시작한 그는 그럼에도 두려움을 떨쳐내고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평생 연구해온 질병과 싸우고 있는 것에 화가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동안 돌봐왔던 환자들의 입장이 될 수 있어 나에게는 특권”이라고 답했다. 이어 자신의 투병 사실을 공개한 것은 “폐암 진단이 ‘종말’이나 사형 선고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폐암 전문가로서 폐암과 싸우고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공유하고 싶었다”면서 “폐암 역시 만성질환처럼 관리될 수 있다는 방향으로 논의 방식이 전환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주호영 국회부의장 “사법파괴 현장에서 사회보지 않겠다”

    주호영 국회부의장 “사법파괴 현장에서 사회보지 않겠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25일 “사법파괴의 현장에서 사회를 보지 않겠다”며 국회 본회의 사회를 보이콧하겠다고 했다. 검찰청 폐지 등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 추진으로 진행된 데 대한 반발이다. 주 부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랫동안 판사로 일해 온 법조인으로서 20여년간 국회를 지켜 온 의회인으로서 이 사법 파괴의 현장에서 사회를 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했다고 끝없이 다수결 표결을 강행하면서 소수당을 무력화시키고 자기 입맛대로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부의장은 “지금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질식시키려고, 조 대법원장을 쫓아내려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도 쫓아내는 마당에 대법원장이 뭐라고’라고 했다. 조 대법원장을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시켜 청문회를 열겠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조리돌림과 협박은 문화대혁명 초기의 난동을 연상시킨다”며 “권력을 찬탈하기 위한 모택동과 4인방 홍위병의 만행과 다르지 않다. 백주대낮에 벌어지고 있는 인민 재판”이라고 했다. 주 부의장은 민주당이 강행하는 검찰청 폐지에 대해선 “검찰이 사라지면 여러 검찰청에 흩어져 있는 이재명 대통령 권력비리 관련 증거와 단서들은 어떤 절차를 거쳐 어느 기관으로 이첩되는 것인가. 검찰 해체가 ‘이재명 비리 사건 증건인멸’이라는 의구심에 이 대통령이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 퇴임 후 사법처리 회피를 위해 민주당은 극악스럽게 뛰고 있다”고 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 추진에 대해서도 “이미 벌어진 사건에 대해 재판부를 별도로 설치하고 사법부 외부에서 판사를 지정하는 것은 당연 위헌”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이재명 사건 전담재판부’를 설치해서 자신과 관련된 사법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을 제안한다. 그런 조건이라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동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주 부의장은 “네팔 공산당 정권은 국민의 분노가 거리에서 폭발하자 이틀 만에 무너졌다”며 “지지불태, 멈춤을 알면 위태로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에 경고한다.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이재명 정권은 비참한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 치 앞도 모를 ‘오겜’ 같은 시대… 우리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음악”

    “한 치 앞도 모를 ‘오겜’ 같은 시대… 우리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음악”

    장대한 불협화음 혹은 ‘지옥의 불길’(inferno). 인간으로 말미암아 지상은 지옥으로 변모한다. 절망과 공포로 지펴진 불은 잦아들 것인가. 마침내 평화는 올 것인가.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음악감독을 맡으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작곡가 정재일의 신곡 ‘인페르노’(inferno)를 들은 뒤의 인상이다. 이 작품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정재일에게 직접 의뢰해 만들어진 곡이다. 25·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이 세계 초연으로 관객에게 선보인다. ●‘기생충’ 음악감독의 첫 오케스트라 23일 서울 종로구 더프리마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재일은 이 곡이 이탈리아 소설가 이탈로 칼비노(1923~1985)의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주로 영화음악을 만들던 정재일의 첫 오케스트라 작품 도전이기도 하다. ‘인페르노’는 불, 특히 지옥의 불길을 의미한다. “‘인페르노는 다른 곳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있다. 인페르노 안에 침잠해서 그들과 동화될 것이냐, 아니면 인페르노가 아닌 걸 찾고자 노력할 것이냐.’ 칼비노의 문장 안에 아주 오래 머물렀습니다. 제 삶과 세상을 돌아봤어요. 비극적인 일이 거의 매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 낼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음악을 만들었습니다.”(정재일) ●伊 소설에서 영감…‘지옥의 불길’ 의미 ‘인페르노’는 총 4부로 구성된 18분짜리 곡이다. 정재일에 따르면 음과 음이 퇴적되다가 마치 화산처럼 폭발하듯이 터져 나온다. 그러고는 갑자기 안개에 휩싸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평화로운 음이 흐른다. 그것은 비극의 종말일까, 아니면 비극 그 자체일까. 작곡가인 정재일조차도 여기에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대사는 없지만 대단히 서사적이다. 애초 서울시향의 음악감독인 야프 판즈베던은 정재일에게 “이야기가 있는 곡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재일은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의심됐다”면서도 결국은 그가 내민 손을 잡았다. ●어둡지만 그 끝에는 탈출구 만들어 “신곡은 아주 강렬하면서도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곡에는 시대가 잘 반영돼 있습니다. 다소 어둡게 들리기도 합니다만 그 안에는 탈출구가 있다고 생각해요. 공포가 있지만 동시에 분출이 있고 결국에는 평화도 있습니다.”(판즈베던) 정재일의 신곡과 함께 이번 공연에서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와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의 ‘교향곡 1번’이 아울러 연주된다.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협연자로 나선다. 브람스 등과 자신의 곡이 함께 연주되는 것에 대해 정재일은 “망한 것 같다”는 농담 섞인 우려를 내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판즈베던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인페르노’는 브람스와 함께 연주되기에 충분한 곡”이라고 화답했다. ●라흐마니노프·브람스와 함께 연주 “제가 정신을 차리고 살고 있는 것인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하시는데, 제가 일희일비를 많이 해서요. 안갯속을 건너는 기분입니다. 그래도 돈 받고 음악한 지 28년 됐는데, 아직도 긴장이 많이 됩니다. 채점을 앞둔 학생인 것 같습니다.”(정재일)
  • “23일 종말 온다” 목사 예언에 해외 ‘발칵’…“믿고 차까지 팔았다” 극단 행보

    “23일 종말 온다” 목사 예언에 해외 ‘발칵’…“믿고 차까지 팔았다” 극단 행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목사가 오늘(23일) 세상 종말이 온다고 예언하자, 이를 믿은 해외 신자들이 차를 팔거나 직장을 그만두는 등 극단적 행동을 보이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휴거’ 관련 해시태그가 29만개를 넘어서며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더컷에 따르면, 남아공 목사 조슈아 믈라켈라가 지난 6월 17일 예수로부터 직접 계시를 받았다며 9월 23일 또는 24일 세상이 끝날 것이라고 주장한 뒤 이 영상이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믈라켈라 목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예수가 내게 2025년 9월 휴거 이후 세상에 혼돈과 파괴, 황폐가 닥쳐 2026년 월드컵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에 게시된 이 영상은 며칠 전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화요일 휴거’, ‘휴거가 오는가’, ‘왜 휴거가 화요일에 일어나는가’ 등의 검색량이 급증했다. 틱톡에서도 휴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 ‘휴거’ 해시태그가 29만개를 넘었다. 일부는 패러디성 영상이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한 남성은 다가오는 휴거에 영감을 받아 자신의 차를 팔았다고 밝혔다. “그리스도의 신부들이 9월에 사라질 것처럼 차도 사라졌다”는 그의 영상은 32만회 이상 조회됐다. 한 여성은 휴거를 위해 집을 준비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녀는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성경책에 중요한 구절들을 표시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루이지애나주 여성 해나 갤맨은 휴거가 일어날 때 가족과 함께 집에 있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얼마 후 해고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를 9월 23일 예언이 맞다는 증거로 받아들였다. “직장을 잃고도 화가 나지 않고 오히려 평안함만 느꼈다”고 말했다. 휴거 예언이 화제를 모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에는 마야 달력을 근거로 12월 20일 세상이 끝날 것이라는 예측이 퍼져 일부 사람들이 생필품을 비축하거나 직장을 그만두기도 했다. 2019년에는 로널드 웨인랜드 목사가 6월 9일 세상이 끝날 것이라고 주장해 일부 신자들 사이에서 공포를 일으키기도 했다.
  • 세상에 나쁜 유전자는 없다

    세상에 나쁜 유전자는 없다

    희귀병·범죄·동성애·암…인류 역사의 변곡점마다오해 부른 8종 편견 해체 과학 용어 중 유전과 유전자처럼 흔하게 쓰이는 것도 없을 것이다. 유전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유전자 전성시대’라 할 정도다. 그렇지만 암유전자, 노화 유전자, 바람둥이 유전자, 게으름 유전자, 범죄 유전자, 탈모 유전자 등 좋은 것보다는 부정적 의미의 수식어로 더 많이 사용된다. 이렇듯 유전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경향은 어떤 현상이나 사건에 궁극적 원인이 있다고 믿으려 하는 ‘본질주의적 편향성’이 인간 유전자에 강하게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결국 이것도 유전자 때문인가. 정우현 덕성여대 약학과 교수는 최신 연구 결과와 역사로 ‘유전자란 무엇인가’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정 교수는 특히 인류 역사의 중대한 변곡점마다 등장해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오해를 일으키고 비극을 가져온 ▲인종이란 개념을 만든 피부색 유전자 ▲희귀병 유전자 ▲사나운 유전자 ▲우생학의 근거가 된 열등한 유전자 ▲범죄 유전자 ▲성적 성향을 결정한다는 동성애 유전자 ▲암유전자 ▲이기적 유전자 8종을 골라 설명했다. 사람들은 19세기 오스트리아 생물학자 그레고어 멘델이 유전 법칙을 발견하고, 1909년 덴마크 식물학자 빌헬름 요한센이 유전의 단위로 ‘유전자’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기 전부터 ‘나쁜 피’, ‘더러운 혈통’ 등의 표현으로 ‘나쁜 유전자’라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이처럼 유전자 결정론의 역사는 짧지 않다. 유전자 결정론의 가장 큰 문제는 ‘완벽한 유전자’라는 것을 가정한다는 점이다. 이는 모든 사람이 완벽한 유전자를 가진 ‘멋진 신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쁜 유전자를 박멸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게 한다. 나치 독일이 자행한 제노사이드 범죄의 근거가 된 우생학이 그랬고, 피부색에 따른 인종 차별, 범죄자는 태어날 때부터 문제가 있다는 생각, 동성애는 잘못된 유전자로 인한 질병이라는 생각 등이 그렇다. 나쁜 유전자, 불완전한 유전자만 제거하거나 바꾸면 아무 걱정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 ‘유전자 치료’에서도 유전자 결정론의 그림자를 느낄 수 있다. 유전자 결정론이 가진 또 하나의 문제점은 인위적으로 진화의 종말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유전자가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에 자연 선택에 따른 진화가 의미를 잃고 인류의 종말이 느닷없이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처럼 치명적 감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할 때 인류가 단일 유전자만 갖고 있다면 순식간에 절멸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여러 사례를 들어 말하려는 것은 바로 ‘나쁜 유전자는 없다’는 것이다. 유전자는 인류, 아니 생명체가 등장할 때부터 있었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이리저리 바뀐 유전자에 좋고 나쁨의 가치를 부여한 것은 바로 ‘인간’이다. 사실 유전자는 인류의 역사를 결정하거나 한 개인의 삶을 지배하는 요소가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 따라 변하면서 의미를 형성하는 정보일 뿐이라고 정 교수는 강조한다.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믿음은 그 자체로 인간의 수많은 가능성을 닫아 버린다. 우리 삶에 우연성이 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할수록 삶은 활기가 넘친다. 내가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도전 의식과 각오가 생긴다.”
  • 정문헌 종로구청장, AI 시대 노동의 의미를 묻다

    정문헌 종로구청장, AI 시대 노동의 의미를 묻다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이 인공지능(AI) 시대 인간의 노동과 자유의 의미와 미래를 진단하는 저서를 출간했다. 18일 출판계에 따르면, 정 구청장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에서 신간 ‘인간은 노동해야 하는가’ 출판을 기념하는 북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이 책은 인간 자유의 의미와 노동의 역사, AI 시대 노동의 변화 등을 차례로 짚고, 사회적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정 구청장은 저서에서 “AI가 불러일으킨 노동의 재편은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급속도로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노동의 종말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자유와 창조성의 가능성을 포용하는 협력적 분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성형 AI인 챗GPT 등을 활용해 책을 집필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정 구청장은 “AI에 명령어를 여러번 입력해 다듬은 결과물을 보고 충격적이라는 주변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날 이종찬 광복회장과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전순옥 전태일기념관장과 지역 기관단체장, 구민들도 북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출판을 축하했다. 이 회장은 “정 구청장은 노동의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노동을 찾아야 한다는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책을 소개했다. 손 이사장도 “AI와 책을 집필한 정 구청장의 개척 정신과 투지를 존경한다”면서 “확고한 철학과 지역의식으로 일해온 정 구청장이 AI 시대에 우리 정치와 사회가 나아갈 길을 열어가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 죽음 너머로 밀어붙인 몸의 詩

    죽음 너머로 밀어붙인 몸의 詩

    ‘끝’이라 생각한 곳에서 ‘출발’‘죽음 트릴로지’ 이후 첫 작품 여성과 모성의 몸 향한 탐구 15번째 시집… 여전히 급진적 죽음의 극단까지 밀어붙인 몸의 시(詩). 그다음에도 길이 있을까. 죽음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몸의 감각으로 세계를 붙잡을 수 있는가. 불가능할 것 같았던 시의 경지가 새로이 열렸다. 신작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난다)로써 시인 김혜순(사진·70)은 자신의 절정을 다시 한번 갱신했다. 새 시집은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2022) 이후 3년 만이다. 앞서 ‘죽음의 자서전’(2016), ‘날개 환상통’(2021)까지 세 권의 시집을 김혜순은 ‘죽음 트릴로지’로 명명한다. 죽음의 벼랑에서 시인은 기어코 몸을 내던진다. 그리고 결국 죽음 이후의 세계를 노정한다. 지난 7월 독일 세계문화의집(HKW) 국제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발표하는 것으로, 출판사 난다에서 시작하는 시인선 ‘난다시편’의 1번 시집이다. “내출혈이 발생하면 풍경이 하얘//쓰레기통 옆에 떨어진/쪽쪽 빨린 하얀 심장을 봐”(‘쓰레기통이 있는 풍경’ 부분) 빨강에서 하양으로, 핏기에서 창백으로. 생기가 빠져나간 시체는 이내 백지장이 된다. 그러나 그것은 시의 종말이 되지 못한다. 시인은 그 백지 위에 다시 시를 쓴다. “피를 쏟은 해골이 입을 벌리고 누운 바닥”(‘뺨에 닿는 손바닥’ 부분)에서 “살을 벗은 뼈에게도 감각이 있을까?”(‘백만명의 뼈’ 부분)라고 질문하면서. 모두가 끝이라고 생각한 곳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1979년 등단 후 열다섯 번째 시집을 상재한 시인은 여전히 진보적이며 급진적이다. “여기 들어오는 당신들 모든 희망을/버릴지니(‘신곡’ 지옥편)//팔십억 인류의 하얀 손톱을 다 잘라라/지옥에 가득 팔백억 개의/초승달이 떠오르게 하고//빌어라”(‘우울의 머나먼 끝’ 부분) 제 육신을 언어로 삼는 시인에게 신의 구원이 위안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인류의 마지막 날” 이후 시인은 “한없이 아래로 아래로/미끄러지는 여행”(‘우울의 머나먼 끝’ 부분)을 떠난다. 기꺼이 내려간 지옥에 떠 있는 것은 초승달, 그리고 그것은 “팔십억 인류의 하얀 손톱”이다. 즉 우리의 몸이다. 지옥에서조차 우리는 우리의 몸에 기댄다. “내가 너에게/사랑해 말할 때/혀와 혀들이 퇴적된 혀들이/거대한 구름에 달린 혀들이/파상풍 걸린/하늘에 매달린 거대한 암양의 혀들이/거대한 코뿔소보다 더 거대한/밤의 피를 짜서 후루룩 먹는 것처럼/뭔 얘기야/여자가 월경하는 얘기야”(‘쌍둥이 자매의 토크’ 부분) 김혜순이 포착하는 몸은 구체적으로 여성의 몸, 나아가 모성의 몸이었다. 일정한 시간마다 몸에서 피를 짜내야 하는 신체. 그것은 저주인가, 축복인가. 몸을 향한 집요한 탐구는 비단 여체(女體)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네게 노래 불러주면 나는 성별이 달라져/여자가 되었다가/남자가 되었다가 다시 여자도 남자도 아닌 자가생식의 성”(‘싱크로나이즈드 말미잘’ 부분) 시인의 시가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은 고정된 데 머무르지 않으려 하는 부정(否定)의 힘에서 비롯된다. “어느 나라에 계엄이 내려진 얘기”(‘까마귀 고기를 잡수셨나?’ 부분)와 “형광봉 들고 가자”(‘전국, 연합하고 싶지 않은 여자들 연합’ 부분)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통과했던 시인의 구체적인 언어다. 시의 제목이 눈에 걸린다. ‘연합하고 싶지 않음’으로 어떻게 연합한다는 말인가. ‘날개 환상통’에 실린 장시 ‘작별의 공동체’가 떠오른다. ‘작별의 공동체’는 공동체가 작별한다는 것이 아니다. ‘작별함’으로써 이뤄지는 공동체를 말한다.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들의 진정한 공동체 또는 공동체를 가져오는 죽음, 그것은 그들의 불가능한 연합을 입증한다.” 프랑스 철학자 장뤼크 낭시(1940 ~2021)가 설파한 ‘무위의 공동체’는 죽음을 통해 ‘너’와 ‘나’라는 인칭을 무화하려고 했던, 김혜순의 공동체와 공명한다. 뭉치지 않으려는 것으로 진정한 연대를 이룰 수 있다는 역설. 사뭇 의미심장하다. 다음 인용은 어쩌면 시인의 마지막 질문일지도 모른다. “당신이/당신을 떠나/다른 것이 되려면/얼마나 작아져야 할까?”(‘망상의 세계가 구축되는 방식’ 부분)
  • KF-21에서 쏜다…韓 극초음속 미사일 하이코어 드디어 실체 공개

    KF-21에서 쏜다…韓 극초음속 미사일 하이코어 드디어 실체 공개

    ▶한국형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하이코어’, 시험사진 첫 공개…마하 6 돌파▶KF-21·F-15K,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장보고-III 잠수함 등 다목적 플랫폼 탑재 구상▶북·중 신형 미사일 견제 속 ADD·한화 주도 개발…2028년까지 실전형 완성 목표 한국이 자체 개발 중인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하이코어’(Hycore)의 비행 시험 장면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4일(현지시간) 한국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가 주도하는 하이코어 시험발사 사진과 풍동(風洞) 실험 이미지를 공개하며 “한국의 차세대 전략무기가 구체적 궤도에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두 단계 로켓 부스터…마하 6 돌파 하이코어는 2018년 ADD와 한화가 착수한 연구개발 과제로 시험 발사에서 최고 속도 마하 6(시속 약 7300㎞), 고도 23㎞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존은 하이코어가 이중(2단) 고체연료 로켓 부스터를 채택해 스크램제트 엔진이 작동할 수 있는 초고속 영역까지 가속하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기존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이 주로 단일 부스터를 사용하는 것과 대비된다. 형상은 미국 보잉의 스크램제트 기반 극초음속 비행시험기인 X-51A ‘웨이브라이더’와 유사하다. 웨이브라이더는 기체 아랫부분이 충격파와 맞물리도록 설계돼 마치 공기의 파도 위를 타듯 비행한다. 이 방식은 항력을 줄이면서도 충격파에서 양력을 얻어 안정적인 고속 비행이 가능하게 한다. 풍동 실험으로 검증한 극초음속 비행 특성또한 공개된 풍동(風洞) 실험 사진도 주목된다. 풍동은 강력한 송풍기를 통해 비행 환경을 재현하는 장치로 실제 비행체 모형을 넣어 양력·항력, 공기저항, 충격파 형성 등을 측정한다. 쉽게 말해 ‘가상 비행 테스트’로, 실제 발사 전 공기역학 성능과 구조적 안정성을 미리 검증하는 과정이다. KF-21부터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장보고-III 잠수함까지한국은 하이코어를 다양한 플랫폼에서 운용할 계획이다. 지상 발사는 이미 수직발사관을 통한 발사 시험으로 검증이 이뤄졌다. 항공기 발사형으로는 KF-21 전투기와 F-15K ‘슬램 이글’이 검토되고 있다. KF-21은 한국이 독자 개발한 4.5세대 전투기로, 장차 공대지·공대함 장거리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하이코어가 통합된다면 KF-21은 ‘한국형 스텔스 전투기’에서 나아가 극초음속 전력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다. 다만 하이코어는 크기와 중량이 상당해 초기 운용은 탑재 여유가 큰 F-15K에서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해군 전력 측면에서는 8200t급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인 정조대왕급(KDX-Ⅲ Batch-Ⅱ)에 장착되는 한국형 수직발사기 KVLS-Ⅱ에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 급의 2번함 ‘다산정약용함’은 오는 17일 진수식을 앞두고 있으며 SM-3·SM-6 요격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최신 방공·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춘 함정으로 평가된다. 또한 3000t급 잠수함 장보고-Ⅲ(KSS-Ⅲ)의 수직발사관(초기형 6셀, 후속함 10셀 예정) 역시 하이코어 운용 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해군 소요에 반영된 극초음속 대함유도탄 개발이 가장 먼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 무기가 완성되면 한반도 인근에 접근하는 항공모함이나 이지스함에 강력한 억지력을 발휘하는 해양 접근거부(A2/AD) 전략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北·中 미사일 개발 대응…“네트워크 중심전 무기” 북한은 최근 러시아 기술 지원을 받아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화성-8형 시험 발사를 시작으로 지난해부터 올해에는 화성-16B형까지 선보이며 활공체(HGV)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또 신형 수상 전투함에도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며 전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중국 역시 둥펑(東風·DF)-17 극초음속 활공체(HGV)와 잉지(鷹擊·YJ)-21 극초음속 대함미사일 등 신형 전력을 확대 중이다. 워존은 “하이코어가 단순한 대지 타격뿐 아니라 대함 타격 능력까지 갖춘다면 한국은 북한·중국이 전개하는 군사적 압박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동 표적 공격을 위한 종말 유도·네트워크 연동 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형 극초음속 무기 로드맵하이코어는 단순 시험체가 아니라 무기화 직전 수준의 검증 체계다. ADD는 내년 봄까지 이중 램제트 전환 기술을, 2028년까지는 가변식 공기흡입구를 확보해 실전 배치할 수 있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은 극초음속 공대지 미사일, 극초음속 무인기 등 파생 무기 개발로 이어질 전망이다.
  • KF-21서도 발사 가능…韓 차세대 극초음속 미사일 실체 드러났다 [핫이슈]

    KF-21서도 발사 가능…韓 차세대 극초음속 미사일 실체 드러났다 [핫이슈]

    ▶한국형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하이코어’, 시험사진 첫 공개…마하 6 돌파▶KF-21·F-15K,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장보고-III 잠수함 등 다목적 플랫폼 탑재 구상▶북·중 신형 미사일 견제 속 ADD·한화 주도 개발…2028년까지 실전형 완성 목표 한국이 자체 개발 중인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하이코어’(Hycore)의 비행 시험 장면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4일(현지시간) 한국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가 주도하는 하이코어 시험발사 사진과 풍동(風洞) 실험 이미지를 공개하며 “한국의 차세대 전략무기가 구체적 궤도에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두 단계 로켓 부스터…마하 6 돌파 하이코어는 2018년 ADD와 한화가 착수한 연구개발 과제로 시험 발사에서 최고 속도 마하 6(시속 약 7300㎞), 고도 23㎞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존은 하이코어가 이중(2단) 고체연료 로켓 부스터를 채택해 스크램제트 엔진이 작동할 수 있는 초고속 영역까지 가속하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기존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이 주로 단일 부스터를 사용하는 것과 대비된다. 형상은 미국 보잉의 스크램제트 기반 극초음속 비행시험기인 X-51A ‘웨이브라이더’와 유사하다. 웨이브라이더는 기체 아랫부분이 충격파와 맞물리도록 설계돼 마치 공기의 파도 위를 타듯 비행한다. 이 방식은 항력을 줄이면서도 충격파에서 양력을 얻어 안정적인 고속 비행이 가능하게 한다. 풍동 실험으로 검증한 극초음속 비행 특성또한 공개된 풍동(風洞) 실험 사진도 주목된다. 풍동은 강력한 송풍기를 통해 비행 환경을 재현하는 장치로 실제 비행체 모형을 넣어 양력·항력, 공기저항, 충격파 형성 등을 측정한다. 쉽게 말해 ‘가상 비행 테스트’로, 실제 발사 전 공기역학 성능과 구조적 안정성을 미리 검증하는 과정이다. KF-21부터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장보고-III 잠수함까지한국은 하이코어를 다양한 플랫폼에서 운용할 계획이다. 지상 발사는 이미 수직발사관을 통한 발사 시험으로 검증이 이뤄졌다. 항공기 발사형으로는 KF-21 전투기와 F-15K ‘슬램 이글’이 검토되고 있다. KF-21은 한국이 독자 개발한 4.5세대 전투기로, 장차 공대지·공대함 장거리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하이코어가 통합된다면 KF-21은 ‘한국형 스텔스 전투기’에서 나아가 극초음속 전력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다. 다만 하이코어는 크기와 중량이 상당해 초기 운용은 탑재 여유가 큰 F-15K에서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해군 전력 측면에서는 8200t급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인 정조대왕급(KDX-Ⅲ Batch-Ⅱ)에 장착되는 한국형 수직발사기 KVLS-Ⅱ에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 급의 2번함 ‘다산정약용함’은 오는 17일 진수식을 앞두고 있으며 SM-3·SM-6 요격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최신 방공·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춘 함정으로 평가된다. 또한 3000t급 잠수함 장보고-Ⅲ(KSS-Ⅲ)의 수직발사관(초기형 6셀, 후속함 10셀 예정) 역시 하이코어 운용 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해군 소요에 반영된 극초음속 대함유도탄 개발이 가장 먼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 무기가 완성되면 한반도 인근에 접근하는 항공모함이나 이지스함에 강력한 억지력을 발휘하는 해양 접근거부(A2/AD) 전략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北·中 미사일 개발 대응…“네트워크 중심전 무기” 북한은 최근 러시아 기술 지원을 받아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화성-8형 시험 발사를 시작으로 지난해부터 올해에는 화성-16B형까지 선보이며 활공체(HGV)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또 신형 수상 전투함에도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며 전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중국 역시 둥펑(東風·DF)-17 극초음속 활공체(HGV)와 잉지(鷹擊·YJ)-21 극초음속 대함미사일 등 신형 전력을 확대 중이다. 워존은 “하이코어가 단순한 대지 타격뿐 아니라 대함 타격 능력까지 갖춘다면 한국은 북한·중국이 전개하는 군사적 압박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동 표적 공격을 위한 종말 유도·네트워크 연동 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형 극초음속 무기 로드맵하이코어는 단순 시험체가 아니라 무기화 직전 수준의 검증 체계다. ADD는 내년 봄까지 이중 램제트 전환 기술을, 2028년까지는 가변식 공기흡입구를 확보해 실전 배치할 수 있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은 극초음속 공대지 미사일, 극초음속 무인기 등 파생 무기 개발로 이어질 전망이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내가 없던 어느 밤에(이꽃님 지음, 우리학교) “불안함은 전염되는 감정이었다.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클수록 불안함도 더 커졌다. 가을은 표정만으로도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고, 묻지 않아도 먼저 말을 꺼내고 싶게 할 만큼 귀를 기울이는 아이였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과하다 싶을 만큼 말이 많아졌고 과도하게 웃어 댔다. 어쩐지 자꾸만 겉도는 것처럼 보였다.” 청소년 문학의 결정적 이름이 된 밀리언셀러 이꽃님의 신작 장편소설. 문 닫은 한겨울의 놀이공원에서 일어난 기묘하고 아스라한 사건은 주인공인 세 아이가 각자 감춰 온 슬픔과 죄책감을 나누는 밤으로 이어진다. ‘내가 없던 어느 밤에’ 일어난 일을 비로소 마주한 이들은 마침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새로운 삶의 출발선 앞에 선다. 228쪽, 1만 4000원. 종말까지 다섯 걸음(장강명 지음, 문학동네)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 늦게 찾아와서 차라리 답을 끝내 모르는 것보다 못하다.” 소설가 장강명의 첫 짧은 소설집. 작가는 생각만으로도 아득해지는 세상의 끝과 그 이후를 상상하며 다채로운 이야기 스무 편을 써 내려간다. 사이언스픽션(SF)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드러내 왔던 그는 앞서 SF 소설집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을 펴낸 것에 이어 상상력의 알맹이들을 보다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종말이 확정된 세계, 마지막 날을 기다리는 인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최후를 맞이할까.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돼 공포에 질린 채 살아가는 인류는 어떤 선택을 할까. 그의 짧은 소설은 즉각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212쪽, 1만 6000원. 천천히 다정하게(박웅현 지음, 인티앤) “살아가는 동안 자기 내면은 단단하게 다져 나가야 하겠지만 살아가면서 사람과 자연, 세상에 대해서는 ‘다정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 생각해 보니 시를 읽는 데 필요한 태도와 살아가는 데 필요한 태도가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 등으로 독서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던 박웅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이번에는 ‘시’로 돌아왔다. 독자들과 함께한 시 강독회의 기록을 엮은 것으로, 시를 분석하거나 설명하는 대신 ‘시 앞에 천천히 멈춰 서서 다정하게 다가가는 태도’를 담았다. 280쪽, 1만 9000원.
  • 전 세계 사정권 핵미사일·스텔스 AI 드론… 美겨냥 군사굴기 과시

    전 세계 사정권 핵미사일·스텔스 AI 드론… 美겨냥 군사굴기 과시

    美 본토 타격 가능한 둥펑-61둥펑-17, 사드 요격도 무력화 “신무기로 인태지역 균형 변화”육해공 핵미사일 발사 체계 차세대 전투기·AI드론도 공개“최신 기술 가진 군사강국 과시” 중국이 3일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미국을 겨냥한 최첨단 무기와 장비를 대거 공개하며 ‘군사굴기’를 보여 줬다. 개량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DF)-61을 포함한 ‘핵 3축 체계’도 처음으로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이 핵 능력 과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차를 타고 사열하는 동안 화면을 통해 중국의 최첨단 무기들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둔 무기들은 중국이 미국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DF-61은 중국이 2019년 열병식 때 내보인 둥펑-41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둥펑-41의 사거리는 1만 2000~1만 5000㎞로 미국 워싱턴DC까지 날아갈 수 있는데 DF-61도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DF-61은 신형 고체연료로 추진되는 시스템을 사용해 발사 준비 시간을 크게 줄였고 ‘다탄두 각개 목표 설정 재돌입체’(MIRV)를 탑재해 동시에 여러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 DF-5B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DF-5C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대륙간 전략핵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 2만㎞이며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 전략 반격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으로 타격 범위가 전 세계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속도도 수십 마하 수준으로 추정돼 적의 방공망을 피할 수 있고 MIRV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사거리 5000㎞ 정도로 ‘괌 킬러’로 불리는 대함미사일 DF-26D도 눈길을 끌었다. 기존 DF-26의 개량형으로 정밀 타격 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DF-26D는 ‘제2도련선’인 괌은 물론 주일 미군기지나 필리핀해를 공격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DF-26D가 “인도·태평양 지역 군사적 힘의 균형을 기울어지게 했다”면서 “DF-26D 때문에 대만 유사시 미 항공모함이 대만해협 1000㎞ 이상 떨어져야 해 항공 지원이 제한된다”고 전했다. ‘제1도련선’에서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및 일본의 SM-3 요격 시스템을 무력화할 것으로 평가되는 사거리 1800~2500㎞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DF-17도 선보였다. DF-17은 종말 단계(대기권으로 재진입해 목표를 향해 내려오는 마지막 구간)에서 예측 불가능한 궤도로 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에 직접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자랑하는 대공방어망 무기 체계인 HQ-29도 공개됐다. HQ-29는 중장거리 요격 능력을 갖춘 차세대 지대공미사일로 그동안 대외에 공개되지 않은 중국의 최첨단 대공방어 체계다. 중국 본토 방어를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로 고고도 요격까지 가능해 중국이 다층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날 열병식에서는 최초로 육해공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전략적 핵 3축 체계’도 공개됐다. 지상 발사 미사일 DF-31, 공중 발사 장거리 미사일인 징레이(JL)-1,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JL)-3 등이 선보였다. 신화통신은 “이들 무기는 중국의 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수호하는 전략적 에이스 전력”이라며 완전한 핵 억지력을 갖춘 무기 체계로 평가했다. 하늘에는 젠(J)-20S와 J-35A 등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가 등장해 공중 전력을 과시했다. J-20S는 드론 통제 등 유무인 복합 임무 수행을 위해 개발된 기종이다. 또한 유인 항공기와 작전하며 인공지능(AI)을 통해 자체 판단이 가능하고 스텔스 기능까지 갖춘 AI 드론 페이훙(FH)-97도 공개됐다.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초대형 무인 잠수정도 처음 선보였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피해 한반도 주변을 포함한 인근 해역 작전에 투입돼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중국 열병식은 대함 극초음속미사일, 러시아 포세이돈과 유사한 무인 잠수정 등을 공개하며 중국의 서태평양 영역 지배 전략인 ‘반(反)접근·지역 거부’를 위한 최신 무기 체계가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지상과 공중, 해상 유무인 복합체계 공개와 함께 레이저 무기, 대형 다탄두 재진입체(RV)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최신 군사기술을 가진 군사 강국임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 중국의 ‘메이드 인 차이나’ 자부심…전 세계 타격 가능 첨단 무기 생중계

    중국의 ‘메이드 인 차이나’ 자부심…전 세계 타격 가능 첨단 무기 생중계

    중국이 3일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미국을 겨냥한 최첨단 무기와 장비를 대거 공개하며 ‘군사굴기’를 보여줬다. 개량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61을 포함한 ‘핵 3축 체계’도 처음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이 핵 능력 과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차를 타고 사열하는 동안 중계화면에는 중국의 최첨단 무기들이 차례로 포착됐다. 미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둔 무기들은 중국이 미국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DF-61은 중국이 2019년 열병식 때 내보인 둥펑-41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둥펑-41의 사거리는 1만2000~1만5000㎞로 미국 워싱턴DC까지 날아갈 수 있는데 DF-61도 미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둘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DF-61은 신형 고체연료로 추진하는 시스템을 사용해 발사 준비 시간을 크게 줄였고 ‘다탄두 각개 목표 설정 재돌입체’(MIRV)를 탑재해 동시에 여러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 DF-5B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DF-5C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대륙간 전략핵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가 2만㎞로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 전략 반격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으로 타격 범위가 전 세계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속도도 수십 마하 수준으로 추정돼 적의 방공망을 피할 수 있고 MIRV를 탑재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사거리 5000㎞ 정도로 ‘괌 킬러’로 불리는 대함미사일 DF-26D도 눈길을 끌었다. 기존 DF-26의 개량형으로 정밀 타격 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DF-26D는 ‘제2 도련선’인 괌은 물론 주일 미군기지나 필리핀해를 타격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핵과 재래식 탄두 모두 탑재 가능하다. 미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DF-26D가 “인도·태평양 지역 군사적 힘의 균형을 기울어지게 했다”면서 “DF-26D 때문에 대만 유사시 미 항공모함이 대만해협 1000㎞ 이상 떨어져야 해 항공지원이 제한된다”고 전했다. 제1도련선에서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및 일본의 SM-3 요격 시스템을 무력화할 것으로 평가되는 사거리 1800~2500㎞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DF-17도 선보였다. DF-17은 종말 단계(대기권으로 재진입해 목표를 향해 내려오는 마지막 구간)에서 예측 불가능한 궤도로 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에 직접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자랑하는 대공방어망 무기체계인 훙치(红旗·HQ)-29도 공개됐다. HQ-29는 중장거리 요격 능력을 갖춘 차세대 지대공 미사일로 그동안 대외에 공개되지 않은 중국의 최첨단 대공방어 체계다. 중국 본토 방어를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로 고고도 요격도 가능해 중국이 다층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날 열병식에서는 최초로 육·해·공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전략적 핵 3축 체계’도 공개됐다. 지상 발사 미사일 DF-31, 공중 발사 장거리 미사일인 징레이(驚雷·JL)-1,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JL)-3 등이 선보였다. 신화통신은 “이들 무기는 중국의 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수호하는 전략적 에이스 전력”이라며 완전한 핵 억지력을 갖춘 무기체계로 평가했다. 하늘에는 젠(殲·J)-20S와 J-35A 등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가 등장해 공중전력을 과시했다. J-20S는 드론 통제 등 유무인 복합 임무 수행을 위해 개발된 기종이다. 또한 유인 항공기와 작전하며 인공지능(AI)을 통해 자체 판단이 가능하고 스텔스 기능까지 갖춘 AI 드론 페이훙(飛鴻·FH)-97도 공개됐다. FH-97 공개는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윙맨 전투기를 세계 최초로 실전 배치했음을 시사한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중국 열병식은 대함 극초음속미사일, 러시아 포세이돈과 유사한 무인잠수정 등을 공개하며 중국의 서태평양 영역 지배 전략인 반접근, 지역거부를 위한 최신 무기체계가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지상과 공중, 해상 유무인복합체계 공개와 함께 레이저무기, 대형 다탄두 재진입체(RV)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최신 군사기술을 가진 군사강국임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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