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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成人잡지/李世基 논설위원(外言內言)

    지난해 미국의 ‘플레이 보이’한국판 등록을 둘러싼 법정공방에 이어 이번엔 더 저속하고 노골적인 성인잡지인 ‘허슬러’ 한국판 출간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자칭 ‘국내 성인잡지 문화의 선두주자’를 표방한 이 잡지의 발행목적은 ‘복잡해진 사회생활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밝고 희망찬 사회생활할 수 있도록 남성문화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기타간행물’ 담당인 서울시에 ‘월간 허슬러’라는 제호로 출판등록을 마치고 표지에‘18세미만 구독 불가’만 표시해서 8월 중순 출간예정이라고 했다.미국의 외설잡지인 ‘허슬러’와는 상관없다고 하지만 ‘청소년유해간행물’을 자처한 것과 제호에서부터 벌써 음란 퇴폐의 냄새가 물씬 풍겨난다.미국의‘허슬러’란 과연 어떤 잡지인가. ‘허슬러’의 발행인인 래리 플린트는 ‘여성의 몸을 착취함으로써 엄청난 부를 쌓았다’는 공격을 면키 어려운 사람이다. 전쟁의 참상과 여성의 누드 슬라이드를 보여주는 연설회에서‘섹스와 전쟁중 어느 것이 더 비속하고 청소년에게 해로운가.살인은 불법이지만 섹스는 합법인데 왜 섹스사진을 싣는 것이 불법이냐’고 억지쓰는 사람이다.결국은 ‘포르노가 청소년과 사회를 망친다’는 시민연합에 의해 음란물 간행죄로 고발된 바 있다.지난해 문화관광부가 한국어판 ‘플레이보이’ 등록을 허가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제호’만으로 일반인에게 음란·퇴폐·선정성이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허가할 경우 외국 음란잡지의 범람은 물론 전통적미풍양속과 공중도덕,사회윤리를 침해할 소지는 곳곳에 도사린다.발행되지도 않은 ‘허슬러’를 음란으로 단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하더라도‘제호’사용만은 미국측과 협의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내용 또한 ‘눈가리고 아웅’식일 것이 뻔하다. 이 세상에는 별의별 방법으로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제는 음란과 폭력을 상품화해서 돈방석에 앉겠다는 것이다.그럴수록 그들은 표현의 자유를 외치면서 자신의 목적과 취지를 가장 정당한 것처럼 주장하기 마련이다. 그대로 내버려두면 인륜 도덕은 사라지고 세상의 종말같은 혼란만이 난무하게 된다.사회의구석구석에 퇴폐의 균을 뿌리면서 남성문화발전 운운하는 것은 궁색해만 보인다.
  • ‘시앙스포’ 총서 한국어판 3권 발간/프랑스 지성계 흐름 한눈에

    ◎민주주의 개념·근세 정치사 등 분석 프랑스 지성계의 흐름을 가늠하는 시앙스포(Sciences Po,프랑스 국립 파리고등정치학교) 총서 한국어판이 나왔다. 한울출판사는 프랑스 시앙스포 출판부와 독점계약을 맺고 현재 14권이 발간된 시앙스포 총서 중 세 권을 1차분으로 냈다. 시앙스포는 1872년 프랑스 엘리트 교육을 진흥시키기 위해 ‘정치학 자유학교’로서 창립된 것으로,‘국립 정치학재단’과 ‘파리 정치학 연구원’을 통틀어 일컫는다.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과 시라크 현 프랑스 대통령,조스팽 현 프랑스 총리 등이 이곳 출신이다. 지난해부터 출간된 시앙스포 총서는 21세기를 눈앞에 둔 오늘의 현실세계를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프랑스 지성들의 연구성과를 모은 것. 전문인들의 영역으로만 논쟁을 한정짓지 않고 ‘대중적 논의 마당’을 지향하고 있는것이 특징이다. ‘한울­시앙스포 총서’란 제목으로 이번에 나온 책은 기 에르메의 ‘민주주의로 가는 길’,올리비에 돌퓌스의 ‘세계화’,모리스 아귈롱의 ‘쿠데타와 공화정’. 동국대 박순성 교수의 감수로 각권마다 국내 전문가의 해설을 붙였다. 비교정치학자인 에르메는 ‘민주주의로 가는 길’에서 민주주의란 과연 무엇이고 근대 민주주의체제의 성립과정은 어떠했는가 등의 문제를 다룬다. 그에 따르면 민주주의에의 길은 열정과 희망,환멸과 실망이 공존하는 길이다. 에르메는 이 책에서 편향적이고 고착된 민주주의적인 전제와 거리를 두고 민주주의로 가는 길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세계화’는 파리7(드니 디드로)대학 지리학과 교수의 저서로 세계화의 원리와 그 구체적 전개양상을 소개한다. 특히 그것이 제3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살핀다. 콜레주 드 프랑스의 역사학 교수인 아귈롱의 ‘쿠데타와 공화정’은 프랑스 근세 200년 정치사를 정리한 책. 대혁명으로 구체제를 무너뜨린 뒤에도 프랑스는 제정,공화정,왕정을 넘나들며 혁명과 쿠데타를 거듭했다. 이 책에서는 대혁명 이후 프랑스가 경험한 세차례의 쿠데타에 대한 분석을 통해 쿠데타의 개념과 의미를 새롭게 정리한다. 시앙스포총서 한국판 2차분으로는 ‘일본과 신아시아’‘인터넷 도시’‘미디어와 민주주의’ 등 3권이 8월중 발간되며,이어 ‘공산주의의 황혼’‘현대사회와 다문화주의’‘유럽은 하나가 될 것인가’‘공공서비스와 시장경제’‘우리는 누구인가­어려운 정체성’‘내정간섭’‘이슬람의 정체’‘군사질서의 종말’ 등이 내년 6월까지 나올 예정이다.
  • 制憲 50돌을 돌아본다:1­2(정직한 역사 되찾기)

    ◎헌법 반세기/9차례 개헌… 민의 철저히 외면/52년 의원들 납치 직선제 채택/54년 부결안 사사오입 억지통과/박 대통령 집권연장 3차례 칼질/12·12 탈취자 헌전파괴로 ‘심판’/10번째 개헌 국민의 뜻 반영돼야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헌법전문은 이렇게 시작되어 326자의 긴 한 문장으로 되어 있다.많은 사람들은 학창시절 헌법전문을 의미도 잘 모른 채 달달 외었던 기억을 갖고 있다.개헌의 역사도 교과서를 통해 배웠다.그러나 교과서 뒤에는 권력자들의 정치적 음모가 숨어있었다. 그들의 정략적 개헌은 많은 어용 학자와 지식인들에 의해 ‘정당화’ 되어왔다.헌법은 이러한 굴절된 개헌의 역사로 오염됐다. 헌법은 지난 50년 전쟁 와중의 1차 개헌 이후 9차례에 걸쳐 바뀌었다.지금까지 개헌은 집권세력이 자기의 편의대로 헌법을 뜯어고친 정치적 상처의 흔적을 남겼다. 1차개헌의 핵심은 대통령 선출을 국회가 아닌 국민직선으로 바꾸는 것이었다.50년 총선에서 참패한 李承晩은 국회에서 대통령 재선이 어려워지자 52년 7월7일 국회의원을 강제로 납치해 대통령직선제 개헌안을 통과시켰다.그는 대통령 중임제한 규정을 초대 대통령에게는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개헌을 다시 강행했다.그러나 그 개헌안은 당초 부결된 것으로 선포됐다.하지만 54년 11월29일 사사오입(四捨五入)이라는 기상천외한 수학적 원리를 끌어들여 억지로 통과시겼다. 4·19혁명은 헌법에서 보장받지 못한 민중 스스로의 저항권 행사였다.그러나 혁명주체가 정치적 힘으로 결집되지 못해 직업 정치인들에게 공을 가로채이고,그들에 의해 의원내각제 정부형태를 채택한 3차개헌이 단행됐다.그러나 혁명주체세력들은 4·19정신의 반영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그들은 국회에 압력을 가해 4차개헌이 이루어지도록 했다.4차개헌은 3·15부정선거 주동자에 대한 공민권 정지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민의에 의한 헌법질서 수립은 그러나 5·16쿠데타로 6개월만에 수포로 돌아가고 30여년의 기나긴 군사독재의 장이 열렸다.朴正熙대통령은 3번이나 헌법을 개악했다.개헌의 핵심은 대통령권한의 강화였다.그는 4년 임기 대통령의 중임제한규정을 없애기 위해 69년 대통령 재임을 3번까지 인정하는 6차개헌안을 여당의원들만 모인 가운데 날치기 통과시켰다.72년에는 아예 영구집권을 담보할 수 있는 유신헌법을 공포했다.유신헌법체제는 거센 국민의 저항에 부닥쳤고,이를 제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암울한 긴급조치의 시대가 열리게 됐다. 김재규의 朴正熙 살해는 유신체제를 끝나게 했다.하지만 군사정권의 종말로 이어지지는 않았다.신군부세력이 12·12군사반란으로 정권을 탈취했다.그들은 80년 10월27일 선거인단에 의한 대통령선출을 골자로한 제8차 개헌을 단행했다.그러나 결국 이들은 헌정파괴사범으로 법의 심판을 받았다.신군부의 공포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은 거세졌고,이는 직선제 개헌의 요구로 이어졌다.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이한열군 최루탄 사망사건이 도화선이 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하자 위기를 느낀 집권세력은 6·29선언을 통한 직선제 개헌 수용으로 국민들을 회유한다. 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은 여전히 비민주적 요소를 갖고 있다.대통령에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돼 있고 긴급권에 대한 통제장치도 부족하다. 새 정부도 내각제로의 개헌을 약속하고 있다.그러나 10번째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단순한 정부형태의 변경에 머물러서는 안될 것이다.지난 50여년간 왜곡돼온 것들을 바로잡지 않으면 안된다고 학자들은 입을 모은다.개헌때에는 특히 그동안 소외돼온 국민들의 뜻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그들은 지적한다. □대한민국헌법 연혁 ▲1948.7.17 헌법제정 ▲1952.7.7 제1차 개정(제2대 국회) △양원제 △대통령·부통령의 직접선거 ▲1954.11.29 제2차 개정(제3대 국회) △주권의 제약,영토의 변경 등 중대사항에 관한 국민투표제 △국무총리제 폐지 ▲1960.6.15 제3차 개정(제4대 국회)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의 절대적 기본권화 △의원내각제 △중앙선거위원회 설치 △헌법재판소의 설치 ▲1960.11.29 제4차 개정(제5대 국회) △4·19에 관련된 부정선거관련자 및 반민주행위자의 공민권 제한과 부정축재자의 처벌에 관한 소급입법권의 부여 △특별재판부및 특별검찰부의 설치 ▲1962.12.26 제5차 개정(국회재건최고회의)전문개정 △국가안전을 위해 기본권 보장 다소 약화 △단원제환원 △대통령제 △헌법재판소를 폐지하고 위헌법률심사권을 법원에 부여 △헌법개정엔 국회의결을 거쳐 국민투표 ▲1969.10.21 제6차 개정(제7대 국회)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의원 50명 이상의 발의와 재적.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도록 함 △대통령의 계속 재임 3번까지 가능 ▲1972.12.27 제7차 개정(유신헌법) 전문개정 △통일주체국민회의 신설 △임기의 연장과 긴급조치권,국회해산 등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 강화 △국회의 권한과 지위를 제한 내지 축소 △헌법위원회 신설 ▲1980.10.27 제8차 개정(국민투표) △비례대표제 채택 △국정조사권 신설 △행정심판제도 신설 △대통령 7년 단임제 △대통령 비상조치권 부여 △전직대통령의 예우조항 신설 ▲1987.10.29 제9차 개정(국민투표) △대통령의 직접선거(5년 단임제) ◎누가 참여했나/권력에 들러리 선 학자들 반성없는 ‘법기술자’ 활보/5·16후 법조인 등 21명 개헌작업 참여/신군부 입법회의에 총장 등 이름 내걸어/실제 입법활동 청와대·권력기관이 주도/김철수 교수 등은 양심 지켜 좋은 본보기 쿠데타에 의한 정권찬탈과 독재정치에 합법성을 부여해 주는 역할은 학자들이 주로 맡았다.이들은 개헌안 입안과 각종 악법 제정에 참여해 부실한 통치 이념을 보완하고,양심세력을 잡아넣는데 정당성을 부여했다.그리고 이들은 대개 출세가도를 달렸고,지금도 반성의 말 한마디 없다. 5·16쿠데타 세력이 추진한 5차개헌안 마련에는 兪鎭午·韓泰淵·葛奉根·尹天柱·李英燮 등 21명의 학자와 법조인이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다.兪鎭午는 5·16세력의 개헌에 협력했을 뿐만 아니라 관제 단체인 재건국민운동 초대본부장을 맡음으로써 제헌헌법 기초자로서의 명예를 스스로 낮추었다. 72년 유신 선포후 개헌작업은 申稙秀 법무 李坰鎬 보사 徐壹敎 총무처장관과 劉敏相 법제처장,그리고 헌법학자 韓泰淵·葛奉根교수로 구성된 법무부 헌법심의위원회가 맡았다.韓泰淵과 葛奉根은 3선 개헌에 이어 유신개헌까지 참여해 독재헌법 제정의 ‘단골’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80년 신군부의 개헌을 위한 헌법심의위원회에는 文鴻柱 부산대 尹謹植 성균관대 尹世昌 고려대 朴承載 한양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그리고 5·6공을 정당화하기 위한 각종 악법을 양산한 입법회의에는 金相浹 고려대(5공 초대 국무총리) 權彛赫 서울대 鄭義淑 이화여대 安世熙 연세대 총장,朴奉植 서울대 羅昌柱 건국대 韓基春 외국어대 교수 등이 들어갔다.이들중 朴承載 羅昌柱 등은 특히 신군부 집권의 당위성을 강변하는 각종 기고문을 많이 써서 곡학 아세(曲學阿世)의 본보기가 됐으며,두사람 모두 5공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韓己植 고대 교수는 ‘광주폭도의 실상’이란 주제로 각 대학을 돌며 교수들을 상대로 슬라이드 상영과 강연을 해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헌법심의위나 전문위원,입법회의 등은 들러리에 불과하고 실제 입법은 청와대나 정보기관이 관리하는 비밀모임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그러나 비록 극소수지만 金哲洙 서울대 명예교수 韓相範 동국대 교수 등 끝내 권력자의 협박과 회유를 물리치고 법의 본질적 역할인 정의를 지키는 일에 헌신한 양심적 학자들도 있다. ◎3선 개헌 반대 芮春浩 전 의원/“헌정 파괴 방관만 할수 있나 여 의원으로서 저항에 자부심” “헌정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그대로 지켜볼 수만은 없었습니다.개인이나 당의 이익보다는 헌법과 민주주의 수호가 훨씬 더 중요했으니까요” 지난 69년 朴正熙정권이 3선개헌을 강행하자 여당인 공화당의원으로 끝까지 저항했던 芮春浩 전의원(71)은 지금도 그때의 결단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芮 전의원은 개악적 개헌 저지를 위한 반대투쟁의 대표적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그는 여당의원의 신분이면서도 정권의 불의에 끝까지 저항했다.당시의 독재적 정치체제 속에서 여당의원이 개헌에 반대한다는 것은 정치생명의 끝이며 핍박의 시작이던 상황이었다.그러나 그는 온갖 협박과 회유를 거부하고 정의를 위해 세속적 의미의 고난의 길을 선택했다. 5·16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朴正熙대통령은 정권 연장을 위해 69년 6차개헌에 나섰다.그러나 여당내에서도 芮 전의원 등 40명이 반대 서명에 나서는 등 강한 반발이 나타났다. “숫자상으로 야당의원에 여당의원 5∼6명만 가세해도 개헌은 막을 수 있었는데….그러나 개헌의결 당일까지 당내에서 반대로 남았던 사람은 제명당했던 저와 鄭求瑛 전 공화당의장 등 2명뿐이었습니다.정권의 회유와 협박이 대단히 집요했어요.” “정권의 회유와 협박에 다른 사람들은 결국 굴복했습니다.그들중 많은 사람들은 엄청난 재산가로 변신했죠”라며 芮 전의원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군사정권에 몸담게된 계기에 대해,“5·16직후 벌어진 재건국민운동에 참여한 것이 인연이 됐다”고 밝혔다.“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했고,재건운동의 취지가 훌륭했습니다.朴正熙의 소박한 생활과 일에 대한 열정에 마음이 끌리기도 했습니다.” 개헌과 관련해 남다른 경험이 있어서인지 그는 새정부의 개헌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개인적 소신으로는 의원내각제가 좋다고 봅니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개헌의도와 그 과정의 순수성과 투명성이겠지요.국민들을 그과정에 얼마나 많이 참여시키느냐 하는 것도 과제입니다.” 그는 현정부에 대해서도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아직 귄위주의적 통치문화를 벗지 못한 느낌이 든다”며 “한번 그 맛에 젖어들면 빠져나오기 힘든 것이 절대 권력의 속성”이라고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20여년간 서울 진관외동에 살다 지난해 분당으로 이사해 부인과 단둘이 살고 있다.주로 독서와 낚시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배수아씨 신작집 ‘심야통신’

    ◎희망잃은 기형적 인물들 세상 향한 뒤틀린 몸짓 90년대 신세대작가를 논할 때의 억양은 극단적일 때가 많다. 추켜세우는 억양아니면 가차없이 삐딱한 시선. 배수아도 그 자리에 어김없이 등장한다. 새로 내놓은 창작집 ‘심야통신’(해냄 간)도 팽팽한 논란을 예감케 한다. ‘건전한 부르주아의 도시’등 8편의 중단편을 묶은 이번 소설집도 현실에 대한 저주 덩어리다. 현실과 몽환(夢幻)의 교차,유부남과의 사랑,비정상적인 성관계 등 규범적 문학의 점잔빼기와는 여전히 먼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등장인물들 역시 희망이라고는 한 줄기도 안보이는 ‘절멸(絶滅)’할 세계를 살아가는 예의 기형적인 인물들이다. 성장을 멈춘,마음을 닫은,따돌림만 당하는 주인공에게 세상은 ‘터질듯한 신경질이 지배하는” 곳이고 종말을 향해 가고 있다”. 그 배를 탄 사람들은 “발광 일보직전”(‘1999년,네덜란드 모텔을 떠나며’)이다. 세상의 환부에 맞서는 작가의 눈은 환상 속으로 더 웅크렸다.형태는 더 기이하다. 사랑 행위마저 괴이한 형태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장화 속 다리에 대한 나쁜 꿈’). 여기까지는 이전의 배수아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엿보이는데,동화의 형태를 빌려­이마저 귀기(鬼氣)어린 형태로 바꾸어 버리지만­이야기의 형태를 찾고 있다는 게 그것이다. 전통적 문학의 서사구조를 조롱하던 이전 모습에 비춰볼 때 파격이다. 이를 ‘이야기를 만들려는 욕망의 고백’으로 설명하는 문학평론가 백지연씨는 “작가에게 이야기는 새롭게 창조되는게 아니라 이미 존재했던 ‘꿈’들에 불과하다”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아직 미미하다. 현란한 이미지에 대한 집착이 더 커보인다. 작가가 선택한 전통적 기법에 대한 거부도 완강하다. 해서 오늘도 환상과 현실을 오르내린다. ‘상업주의와 결부된 일종의 거품’이라는 어느 평론가의 비판은 유효한 측면이 있다. 몽롱한 이미지의 베일을 조금씩 벗고 있는 작가에게 이런 당부는 어떨까. “폭력으로 물든 세계에 허무에 찬 저주는 접을 때가 아닌가.” 작가는 단연히 거부한다. “내 인생의 진창에서 달아나고 싶지 않아”.
  • ‘지구종말시계’ 자정 9분전으로/美 시카고大 핵과학회

    ◎印·파키스탄 핵실험 영향/現 ‘14분전’서 5분 더 단축 【시카고 AP 연합】 핵전쟁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지구 종말의 시계’가 11일자로 자정 14분전에서 9분전으로 조정됐다. 냉전의 절정기에 유명해진 이 시계는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격월로 핵과학회지를 발행하는 운영이사회가 47년부터 비정기적으로 지구촌의 핵상황을 감안해 분침을 조정하며 이를 학회지 표지에 게재한다. 레너드 리저 이사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실험,핵보유국들의 감축노력 실패를 이유로 분침을 조정했다며 “우리는 지금을 위험한 시기로 본다”고 말했다. 47년의 핵과학회지 창간에는 앨버트 아인슈타인을 포함,미국의 핵무기 개발계획(맨하탄 계획)에 관여했던 주요 과학자들이 참여했었다.시계의 자정은 핵전쟁으로 인한 인류의 절멸을 의미한다.이사회는 95년 자정 14분전으로 조정한 뒤 지금까지 그 상태를 유지해왔다. 분침이 자정 쪽에 가장 근접했던 것은 미국의 수소폭탄 실험이 있었던 53년으로,자정 2분전이라는 긴박한 순간을 가리켰으며 그후 이번을 포함해 모두 13차례나 몇분 앞이나 뒤를 오갔다. 이 시계의 분침을 기준으로 한 가장 안전한 시기는 91년.미국과 러시아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서명하고 전략·전술핵무기의 추가 감축을 발표할 당시로 분침은 자정 17분전으로 조정됐었다.
  • 양평예술인들 환경사랑 강변걷기대회

    양평 예술가들이 고장 환경사랑에 발벗고 나선다.작가·화가·연예인 등 양평 거주 예술인 200여명 모임인 양평예술인총연합(회장 이재우·방송작가)은 14일 상오10시 양평군 양평읍 강상체육공원에서 ‘맑은 물 사랑 예술인강변걷기대회’를 열고 한강 상류 팔당 상수원 보존을 본격 제기한다. 예술가가 앞장선 이번 ‘환경운동’은 무조건 개발제한을 요구하지 않는다.지나친 규제로 이 지역 토착민들이 갖게 된 불만도 끌어안는다.환경과 인간,원주민과 이주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살림’의 공간이 이들의 지향목표.이에 따라 토착민들에겐 융합의 초대장을,정부엔 오폐수관리시설 및 하수종말 처리장 요구를 내어놓는다. 걷기 코스는 양근대교 강변우회로를 돌아오는 3㎞.김덕수패 사물놀이,박범훈 지휘 국악관현악단의 공연과 환경사진전도 곁들인다.서예가 여원구,시인 황명걸·이시영,소설가 이문구·백시종,화가 홍용선,조각가 이환,배우 손숙씨 등 참가.문의 0338)70­2701.
  • 서울대 의대 李漢雄 교수(세계 최고에 도전한다:19·끝)

    ◎癌·老化 정복 당찬 야심/손상염색체 원상복구 텔로머라제 효능 입증/녹아웃마우스 이용 노화의 비밀 추적/분자생물학 끈기 필요 동양인들 적성에 맞아 ‘사람은 왜 늙을까?’‘암은 정말 치료될 수 없는걸까?’서울의대 생화학교실 李漢雄 교수(39)의 연구는 이 두 가지 화두로 요약된다.‘노화(老化)와 ‘암(癌)’발생의 비밀을 캐는 것이다. 서로 무관한 주제같지만 분자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접근방법은 한가지다.궁극적인 해답은 유전자의 기능을 알게되면 얻을 수 있다. 사람의 유전자 기능은 약 5만∼10만가지가 된다.지금까지 밝혀진 것은 3분의 1정도.하지만 이것도 유전자의 염기배열순서만 밝혀졌을 뿐이다.구조만 알고 있을뿐 유전자 각각의 기능은 아직 모른다. 1번 유전자는 눈의 기능을,2번 유전자는 코의 기능을 조절한다는 식의 분석은 불가능하다.이렇게만 된다면 난치병도 쉽게 고칠수 있다.만약 백혈병이 3번 유전자의 고장으로 생긴다면,이 유전자를 고쳐 백혈병을 치료하면 된다. ○유전자기능 5만∼10만종 그러나 아직은 유전자를 조작한 동물로 실험을 하는 단계다. 동물실험에서 쓰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유전자의 기능을 정상보다 훨씬 잘 되게 하는 것과 정상보다 훨씬 떨어지게 하는 것이다.동물실험은 주로 생쥐를 이용한다. 李교수가 하는 실험은 낙아웃 마우스를 이용,노화의 비밀을 푸는 것이다. “정상세포는 세포분열을 50∼100번쯤 하면 죽습니다.인체가 늙는 것도 이때문이죠.세포분열을 할 때마다 염색체의 끝부분(종말체)은 조금씩 짧아집니다.만약 이대로 계속 짧아진다면 당연히 염색체는 없어지게 돼 종족보존은 불가능해지죠.이때 염색체의 끝이 짧아지는 것을 막고 원래대로 복구시켜 노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텔로머라제(telomerase)라는 효소입니다” 李교수는 텔로머라제가 세포의 수명을 좌우한다는 가설을 세계 최초로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했다.텔로머라제를 없앤 생쥐(낙 아웃 마우스)를 만들어,생체내에서 세포의 수명이 단축되는 것(빨리 늙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생쥐의 텔로머라제를 없애자 생체내에서 세포분열을 가장 많이 하는 조혈세포와 생식세포에 이상이 생겼다.생식세포의 하나인 고환세포는 정상일 때보다 5분의 1이하로 크기가 줄어들었다.텔로머라제가 많으면 노화를 방지할수 있다는 기존 학설을 역으로 ‘텔로머라제가 없을 때 노화가 빨리온다’는 사실로 증명한 것이다. ‘생체내 텔로머라제의 기능분석’이라는 李교수의 논문은 영국의 과학주간지 ‘네이처’ 4월9일치에 집중적으로 보도됐다.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의대 드피노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한 것이다. 네이처는 과학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즐겨 읽을 만큼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과학학술지다.노벨상을 수상한 제임스 왓슨의 DNA의 이중나선구조 발견에 관한 논문도 여기에 실렸었다. ○정상이상일때 암 촉진 李교수의 논문은 다섯 쪽에 걸쳐 ‘아티클(article)’란에 전문(全文)이 실렸다.국내 과학자 가운데 요약분을 싣는 네이처지의 ‘레터(letter)’란에 논문이 게재된 사람은 가끔 있었지만 전문이 모두 실린 것은 李교수가 처음이다. 앞서 97년 10월 세계 처음으로 텔로머라제가 파괴된 생쥐를 생산했다는 그의 논문은미국 세포분자생물학 전문학지 ‘Cell’의 표지기사로 보도됐다. 노화방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텔로머라제는 암치료에도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결과,암환자의 암세포에서는 텔로머라제의 기능이 정상 이상으로 훨씬 높게 나타난 반면,정상세포에서는 텔로머라제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100종류가 넘는 암 가운데 90% 이상에서 일치했다. 텔로머라제의 기능이 정상 이상으로 높아지면 암을 촉진할 수 있다는 가설이 가능한 것.결국,텔로머라제를 억제하면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역도 성립한다고 李교수는 설명한다. “미국에서는 이런 원리를 이용,벌써 암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텔로머라제는 이밖에도 주름살제거제,피부재생을 촉진하는 화상치료제,발모제 등에도 유용합니다” 그는 미국에서 만든 형질전환한 마우스 7종류 중 4종류를 갖고 귀국,텔로머라제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13년의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지난 3월부터는 서울대 의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서울대 출신이 아니면서 비의대전공(연세대 생화학과 졸)이 서울대의대 교수가 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주위의 이목에 신경이 쓰일 법도 했지만 그는 그런 문제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연구여건이 좋아서 귀국을 결심하고 선뜻 서울대의 교수 공채에 응했을 뿐이므로 연구에만 전념하고 싶다는 것이다. ○주름제거·화상치료 응용 여기에는 무덤덤한 성격도 한몫했다.미국에 있을때도 마찬가지였다.미련할 정도로 연구에만 몰두했다.주말도 없었고,어떤 날은 하루 24시간을 꼬박 실험에 매달린 적도 있었다.5년동안 휴가도 딱 한 번 간게 전부였다. “분자생물학분야는 미련할 정도로 우직해야 잘 할 수 있습니다.미국에 있을 때 미국,유럽학생도 가르쳐 봤지만 ‘힘들다’고 중도에 금방 단념하더군요.서양인보다는 끈기있는 동양인의 적성에 잘 맞는 일인 것 같습니다” 李교수는 “세계적으로 집중적인 연구가 진행중인 유전자생체이식 분야는 지금도 우리나라가 미국 등 선진국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면서 기초과학에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과감하게 도전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李漢雄 교수 약력 △명지고 졸업(77년) △연세대 생화학과 졸업(81년)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의대 박사(96년) △텔로머라제가 파괴된 생쥐를 생산했다는 논문이 미국 세포분자생물학 전문학술지 ‘Cell’의 표지기사에 게재(97년 10월)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조교수(98년) △서울대 의대 유전자이식연구소 연구부장 △‘생체내 텔로머라제의 기능분석’이라는 논문이 ‘Nature’지에 전문 실림(98년 4월) ◎녹아웃 마우스란/정상보다 뒤떨어지게 쥐 유전자 조작/정확성 매우 높아… 연구비 많이 들어 ‘흠’ 정상보다 유전자 기능을 훨씬 떨어뜨려 특정유전자의 기능을 파악하는 방법이 녹아웃(knockout mouse)다. 반대로 특정유전자의 기능을 정상보다 훨씬 높게 형질전환한 방법이 트랜스제닉 마우스(transgenic mouse).유전자의 기능을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예컨대 눈을 만드는 유전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그 유전자가 없을 때는 앞을 볼 수 없다. 연구진이 하는 실험은 바로 어떤 유전자가 눈의 기능을 관장하는 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두꺼비집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두꺼비집에는 여러 개의 스위치가 있다. 각각의 스위치는 전등과 연결돼 있다,다른 스위치는 다 켜두고 아무 스위치나 한개만 내리고 불을 켜면 전원이 꺼진 스위치와 연결된 전증에만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어떤 스위치와 전등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유전자의 기능을 제거해 동물실험을 하는 ‘녹아웃 마우스’가 바로 이런 방법이다.유전자생체이식술을 이용,A라는 유전자를 없앤 마우스를 만들었을때 B라는 현상이 일어난다면 B의 원인은 A때문이라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반대로 기능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강화해서도 실험할 수 있다.여러 개의 전등중에 한개만 유독 밝게 빛이 들어오도록 해 어느 스위치와 연결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특정유전자의 기능을 더 강화한 ‘트랜스제닉 마우스’(transgenic mouse)가 이런 원리다. 현재까지는 ‘녹아웃 마우스’를 이용한 실험이 훨씬 어렵고 발전된 방법이다.원하는 위치에 유전자를 적중시켜 확실한 결과를 얻을수 있기때문. 다만 시간과 연구비가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다.
  • 도쿄재판과 전범미화 영화(金三雄 칼럼)

    ‘데드 바이 행잉(Dead By Hanging)’­1948년 11월12일 오후, 도쿄의 극동국제군사재판소 웨브 재판장은 2년 반 계속된 일본전범재판의 마지막 순서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도조는 이날 히로다 등 6명의 A급 전범과 함께 교수형을 선고받고, 그 해 12월23일 이른 아침 스가모 구치소에서 형이 집행되어 한 줌 이슬로 사라졌다. 도조는 처형 직전에 “이제는 그만 욕망의 이승을 오늘 하직하고 미타(彌陀) 곁으로 가는 기쁨이여”란 유언시를 남겼을뿐 결코 참회하지 않았다. 도조는 1937년 관동군 참모장, 1940년 육군 대신, 1941년 총리대신이 되어 태평양전쟁을 도발하여 인류를 전화에 몰아넣었다. 도조 정부가 전쟁을 시작하면서 한국에서 자행한 정신대 노무자 지원병 학도병 공출 등 8백만의 희생과 수탈의 만행은 필설로 다하기 어렵다. 맥아더 원수는 전범들에 대한 형의 집행을 명령하면서 “나는 전지전능의 신이 이 비극적인 죄상 소멸의 사실로써, 인류의 최악 최대의 죄인 전쟁이 전혀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을 모든 선의의사람들에게 인식시키고, 나아가서는 모든 국가로 하여금 전쟁을 포기시킬 때까지 상징으로서 전언되기를 희망한다. 그러한 목적을 위하여 형집행 당일은, 나는 일본 전국의 종교단체 회원들이, 인류의 멸망을 초래하지 않도록, 이 세계를 평화 속에 유지할 수 있도록, 가호하고 인도해 주도록 기도해 주기를 바란다”고 ‘평화의 기도’를 일본 국민에게 당부하였다. 전범들이 처형되던 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평화의 기도’라는 사설에서 “우선 반성하지 않으면 안될 일은, 우리 국민 사이에 이 재판의 비극적 종말로 인하여 과거에 있었던 일본의 잘못이 완전히 보상되고, 국민은 일체의 책임에서 해방된다고 하는 안이한 생각은 없는가, 또 이를 모면하여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자는 없는가, 하는 것이다. ○실종된 ‘평화의 기도’ 만일 이 기회에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용기가 없이, 전쟁의 불길이 타오르는 대로 내버려둔 국민성의 나약함과 도의적 책임에 대한 반성이 없다면, 일곱 피고의 처형도 도쿄재판 자체도 그 의미의 태반을상실하고 말 것이다”라고 일본 국민의 책임과 반성을 촉구했다. 그로부터 반세기의 시간이 지난 오늘, 일본에서는 ‘평화의 기도’ 정신과 반성은 사라지고, 도조를 미화하는 「프라이드­운명의 순간」이란 영화가 일본열도를 복고의 열기로 휘몰아넣고 있다.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일본 일본 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15억엔의 제작비를 투입하여 만든 이 영화가 지난 23일부터 일본의 145개 극장에서 일제히 개봉되어 일본인은 물론 그들의 침략전쟁으로 엄청난 희생을 치른 이웃나라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까짓’ 영화 한 편을 두고 과잉반응을 할 이유는 없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전범들이 묻힌 묘역을 일본정부 각료들이 성역화하여 참배하면서 물의를 일으켜온 전례에서 보듯이 ‘영화 한 편의 일’로 묵살하기에는 결코 범상한 일이 아니다. A급 전범 중에서도 원흉인 도조를 미화한다는 것은 바로 침략전쟁 자체를 미화하려는 ‘음모’의 연장선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재판이 끝날무렵 필리핀의 이브닝 크로니클이 사설에서 “히틀러무솔리니가 죽고 도조가 처형되더라도 다른 자가 그들을 대신하여 그 자리에 앉지 않는다는 보장은 되지 않는다. 침략전쟁을 행하는 능력은 한 나라의 지도자에게 있다기보다도 그 나라의 국민성과 그들이 사는 환경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과 독일 두 국민의 성격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한 지적은 오늘의 일본을 투시하는 탁견이다. 우리의 경각심이 요구된다.
  • 새로운 천년에 대한 질문/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화제의 책)

    최근 전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밀레니엄의 실체를 역사적 관점에서 고찰.밀레니엄은 예수가 재림해 천년 동안 사랑과 정의로써 지상을 통치한다는 천년왕국설에서 유래했다.사도 요한이 환상 중에 경험한 것을 글로 적은 ‘요한계시록’ 20장에 따르면 사탄은 손과 발이 묶인 채 까마득한 구렁으로 떨어져 1000년의 세월을 그곳서 보낸다.지상으로 돌아온 그리스도는 다시 살아난 기독교의 순교자들과 더불어 세상을 통치한다.그러나 1000년이 지나 또 다시 풀려난 사탄은 곡(Gog)과 마곡(Magog)을 비롯한 사악한 무리와 연합해 마지막 결전을 벌인다.마침내 그리스도와 선한사람들이 승리하고 악마들은 ‘유황이 타는 불바다’로 떨어진다.이 책은 종말론으로서의 밀레니엄을 다루지만 세기말적인 책들에 흔히 등장하는 종말론적인 메뉴나 예측은 단호히 거부한다.새로운 밀레니엄은 언제 시작되는가,지은이는 디오니시우스의 역법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2000년에 밀레니엄이 시작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한다.이 책에서는 밀레니엄 버그에대해서도 상세히 다룬다.밀레니엄 버그는 컴퓨터가 서기 2000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함으로써 오(誤)동작을 일으키는 현상을 지칭한다.니체는 밀레니엄을 “인류가 계속 생존하기 위해 지어낸 거짓말”로 규정했다.그러나 우리가 밀레니엄에 대해 사회 공통의 이해를 도출해내지 못한다면 혼란과 공포에 직면할 것은 뻔한 일이다.김종갑 옮김 생각의나무 8천5백원.
  • 수하르토 사임 각국 반응/美 “印尼 민주화 여정 시작”

    ◎日 “하비비 체제 개혁요구 부응할지 불안”/泰 “사임 환영… 印尼 사태 끝난것 아니다”/比 “깜짝 놀랄 일… 수하르토 결단에 찬사” 【외신 종합】 수하르토 대통령의 사임에 대해 미국 등 주요국과 인접국들은 대체로 인도네시아의 민주발전의 전기가 될 것으로 보았다.다만 정국불안 지속으로 인한 향후 파장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클린턴 미 대통령은 21일 (한국시간)“인도네시아가 진정한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면서 일단 수하르토의 사임을 환영했다.그는 특히 짧막한 성명에서 “인도네시아가 민주적 변화에 착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인도네시아 지도자들에게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평화적인 절차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의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총리는 담화에서 “개발의 기수로서많은 업적을 이룬 지도자”로 수하르토 대통령을 평가하면서 하비비 부통령이 국가의 안정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일본은 특히 하비비 부통령의 과도체제가 대학생중심의 개혁세력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할 수 있을지에 불안감을 나타냈다. 추안 릭파이 태국 총리는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사임소식에 대해 인도네시아와 주변 지역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이었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는 시위자들이 수하르토 사임에 고무돼 새로운 요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사임이 인도네시아 사태의 종말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필리핀의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우리는 이 일이 이렇게 일찍 일어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수하르토 대통령의 하야에 놀라움과 함께 그의 정치적 수완에 찬사를 보냈다.
  • 망명·처형… 독재자들의 말로

    ◎마르코스­족벌정치·축재… 고국땅 못밟아/차우셰스쿠­24년 철권통치끝에 총살 당해 인도네시아 수하트로 대통령이 21일 하야함으로써 또하나의‘철권 독재자’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게 됐다. 독재자들은 대부분은 말년을 처형이나 망명생활를 하면서 비참한 종말을 맞았던 터.수하르토와 함께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던 필리핀의 페르디난도 마르코스는 끝내 미국 망명길에 올랐었다. 마르코스도 족벌정치에 의한 경제력 장악,철권통치에 비롯된 부패 등이라는 점에서 수하르토와 비슷했다. 세기의 철권 독재자라면 루마니아의 니콜라에 차우세스쿠도 세계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24년간 루마니아를 강압 통치해왔던 차우세스쿠는 89년 혁명의 소용돌이속에서 부부가 함께 시민들에게 붙잡혀 총살형을 당했다.처형장면이 TV화면과 사진으로 전세계에 전달돼 독재자의 비참한 최후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아프리카 우간다의 이디 아민은 ‘도살자’라는 별명이 붙었다.대부분 독재자들이 종교나 민족,이념을 내세웠던 것과는 달리 어떤 명분도 갖지 못한채 ‘학살의 독재자’였다. 결국 8년간 50만명을 고문하고 학살하는 만행을 저지르다 쿠데타로 고달픈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 이밖에 옛 소련의 요시프 스탈린,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스페인의 프란시스코 프랑코,아이티의 장 클로드 뒤발리에,포르투갈의 안토니우 살라자르,이란의 무하마드 팔레비 그리고 94년 사망한 북한의 金日成도 세계 역사에 기록된 악명 높은 독재자들로 꼽힌다.
  • 5·18을 어떻게 볼 것인가/李炫熙 성신여대 교수(특별기고)

    역사는 늘 새롭게 쓰여져야 한다.1980년 5·18 당시의 분위기로는 이 전국적인 규모의 민주화항쟁이 광주폭동이라는 누명속에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그뒤 ‘5·18사태’라고 했다가 ‘5·18광주항쟁’을 거쳐 이제는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그 역사적 평가와 함께 용어가 정립되었고,관련인사가 범죄자에서 민주투사로 그 본연의 영광스러운 평가를 받게 되었다.더우기 그들은 엄청난 ‘폭동’‘반란’‘변란’‘내란음모죄’에서 전원 무죄판결을 받았으니 사면복권과 함께 그 처절함,고통,수모,학대,인고의 세례로부터 축복받는 광명 영광 환희의 광장에 나서게 되었다. 그로부터 18년이란 세월이 경과하였다.이제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이의 실마리는 군사정권의 군사독재와 특정지역 때리기 및 낙후방치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1961년 5·16군사정변을 통해 권력을 장악한 현역 소장 출신의 박정권이 18년만인 79년 10·26사태로 종말을 고하면서 또 현역 육군소장 전두환이 그 시해범을 수사하는 과정에서신군부의 정치세력이 싹트게 됐다.권력의 냄새를 맡고 도취된 것이다.12·12 하극상 사건을 거쳐 실권을 장악한 전두환은 동지 노태우 정호용과 함께 서울에서부터 일어나고 있는 대학생 중심의 민주화운동을 관망하며 혼란 소요를 키워오다가 이를 수습한다는 명분속에 느닷없이 5·17비상계엄을 선포,혼란을 수습한다고 나선 것이었다. 그때 서울의 봄을 만끽한 3김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국민의 심판을 받는 선거로써 대통령을 꿈꾸었다.그러나 12·12이후 실권을 장악한 정치군인들의 ‘은밀히 계획된 정치일정’은 자신들이 일선에 나서겠다는 것이었다.그때문에 서울에서 일어난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철저히 탄압했다. 결국 휴교령으로 쏟아져 나온 학생들 일부와 빛고을 광주의 대학생들이 섞인 민주인사들이 그 다음날인 5월18일 무장 군인과 결전을 전개하면서 5·18은 터졌다.처절한 살육 전시회가 낭자한 피로 얼룩진 가운데 전개됐다.대치국면은 광주와 전남지역으로 확산되었고 무고한 시민만 죽임을 당한 역사상 매우 잔혹한 민주화 투쟁이 일어나게된 것이다. 이때 계엄군과 시민군의 결전은 곧 광주의 민주화투쟁 이었으며 이는 광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전국적인 민주화운동 이었다.마치 동학혁명(1894­5)이 이곳에서 일어나 북상,반봉건 반제국 항일운동으로 확대되었던 것과 같다.또 일제강점하의 광주학생항일운동(1929)도 농민,노동자의 투쟁(소작쟁의,노동쟁의)도 광주 나주 완도 하의도 등에서 먼저 일어나 전국으로 확산되어 일제타도의 애국적 분위기를 선도하였다. 5·18 역시 서울의 5·17 민주화 투쟁이 광주에서 성숙되어 전국으로 물결져 간 것이다.따라서 5·18은 광주 전남만의 민주화운동 차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전국적인 민주화운동의 횃불이 된 것이다.광주의 5·18민주화운동은 곧 군사독재와 신군부의 민간 억압 책동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수준을 높였고 동참의식을 도출해낸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그러나 당시 광주는 폭동 소요 탈취 암흑의 광장으로 신군부와 권력지향적 철새 정객들에 의해 선동되었고 그에따라 그 지역에 대한 혐오감,증오심을 증폭케 하였다. 그렇지만 막상 광주시민들은 생필품이 떨어져도 매점매석하지 않았고 자체조직으로 질서를 잡았다.식량이 떨어진 이웃에 온정을 베풀었으며 부녀자들은 따뜻한 음료수와 끼니로 시위대의 사기를 돋구어 민주화 의지,신념을 달성케 하였다.의사,간호사가 구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였고 학생들이 금융,정부기관을 지켰으며 헌혈에 온시민이 동참하였다.비록 신망의 정치인인 金大中이 ‘내란음모사건’이란 누명으로 투옥되어 고문을 받았어도 그것 때문에 광주민주화운동이 더 불타올랐던 것은 아니었다. 특정인을 위하기보다 민주화는 필연적 과제였기 때문이다.이제 그 분은 국민에 의해 대통령이 되어 바웬사 사하로프 만델라와 함께 민주의 투사요 지구 인권의 파수꾼으로 손꼽히는 반열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한다.불의,부정을 배격한 동학정신이 팽배한 이 지역의 5·18은 곧 우리 모두의 민주화운동이다.6·10항쟁,6·29선언(1987)도 그 뿌리가 여기에 있음을 새삼 주목해야 한다. 영원히 저주받을 지역감정,지방색의 차별화 등은 망각의 저 여울속으로 보내야 한다.그래야 진정한 국민의 정부,신명나는 국민으로 거듭나서 화합의 대열로 들어가게 되지 않겠는가.또 복받은 대한민국이 달성되어 통일조국 대한민국 건국의 50주년을 환희와 벅찬 희망으로 맞이하게 될 것이다.
  • 핵시계 ‘자정 2분전’으로/美 핵물리학회 새달 결정

    ◎印 핵실험 영향 現 ‘14분전’서 더 단축/47년 등장이후 최고 위험수위 시각 최근의 잇딴 인도의 핵실험으로 ‘지구종말의 시계’(Doomsday Clock)로 알려진 ‘핵시계’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핵시계를 관리하고 있는 미 핵물리학회 이사장인 레너드 라이저 박사는 인도 사태는 오는 6월 열릴 이사회 의제로 상정될 것이며 핵시계 분침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서명 및 가입에 부정적인 경우 예상되는 시각은 ‘자정 2분전’.53년 미·소의 수소폭탄 실험 이후에도 맞춰진 ‘자정 2분전’은 47년 핵시계 등장이후 가장 위험한 수위를 나타내는 시간이다. 인도는 74년에도 1차 핵실험을 강행,72년 미소가 전략무기제한협정(SALT)에 서명한 덕에 ‘자정 12분전’으로 물러난 시계를 ‘자정 9분전’으로 단축시킨 전력(前歷)이 있다. 핵시계는 47년 미국 핵물리학자들이 핵으로 인한 인류멸망의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자정을 지구멸망의 상징으로 삼아 만들어냈다. 핵물리학자들은 핵의 발달상황과 국제관계의긴장정도를 반영,부정기적으로 시계의 분침을 고쳤다.핵시계가 마지막으로 조정된 것은 95년 12월의 ‘자정 14분전’. 미·소의 전략무기 감축협정(START) 서명과 전략 전술핵무기폐기 선언으로 핵시계 등장이래 최고의 평화시기를 가리킨 91년 ‘자정 17분전’에서 3분 앞당겨진 시각이다.미소 양국의 협정 불이행 및 우라늄 플루토늄의 불안정한 비축 등이 그 이유.핵시계의 분침이 바뀐 것은 모두 14차례.49년 구 소련이 최초로 원자탄 실험을 했을때 자정 3분전을 가리켰으며 미소가 부분핵실험금지조약(PTBT)에 서명한 63년에는 12분전으로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68년 프랑스·중국이 핵무기를 확보하면서 5분이나 앞당겨졌고 69년 미상원의 핵 비확산조약(NPT) 비준 이후 ‘자정 10분전’으로 맞춰졌다.80년에는 미소의 군비감축협정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세계의 남북대륙 갈등 및 민족분쟁 등이 심해지면서 7분전으로 앞당겨졌다. 이어 81년과 84년 88년 미소 양대국을 축으로한 냉전상태와 지역분쟁 빈발,군비경쟁이 첨예화돼 시계는 자정 4분,3분,6분전으로 각각 조정됐다.88년에는 미소가 중거리핵장비 제거협정(INF)을 체결,6분전으로,90년에는 동구민주화 운동이후 냉전이 종식되면서 10분전으로 맞춰졌다.
  • 늘어난다는 들개… 광견병이 두렵다(박갑천 칼럼)

    사람사회에 충신도 있고 역적도 있고보면 개사회에도 충견과 역견(?)은 있음직하다.예컨대 에 나오는 장성(長城)고을 갈재(蘆嶺)기슭 개떼가 그런 ‘역견’이었다고 하겠다. 그곳에 사는 한 사냥꾼이 개를 스무남은마리 길렀다.하루는 사냥꾼이 만취해서 귀가하여 화로옆에 거꾸러졌다.화롯불은 옷으로 번져 사람을 태웠다.그 냄새를 맡은 개들이 달려들어 주인을 뜯어먹었으니 개는 역시 개.밖에서 돌아온 집안사람들이 때려죽였는데 그가운데 몇마리가 숲으로 내뺐고 그 개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곧잘 해쳤다.불속에서 주인을 구하고 죽은 이웃고을 임실의 오수(獒樹)충견과는 왕청되게 달랐다. 그런 ‘개같은개’얘기는 에도 나온다.조선 중종말년께 돈의문밖에 사는 개들이 떼를 지어 북쪽산으로 올라가 시체를 파먹으며 살았다.개들은 새끼까지 쳐서 몇해가 지나자 40∼50마리로 불어나면서 산 사람한테도 달려들었다.마침내 한 늙은군사가 물려죽자 금군(禁軍)까지 동원하여 개사냥을 벌인다. 개한테는 이리라는 야성의 친친한 피가 흘러내린다.J.런던의 에 나오는 주인공개 백한테서도 그걸 느낀다.아버지는 세인트 버너드종이고 어머니는 셰퍼드종이었는데 밀러판사의 대저택에서 평화롭게 살때는 몬존하고 충직한 개였다.그런데 뜻하지않게 캐나다 북서부 크론다이크 추운 눈고장으로 끌려가 썰매끄는 신세가 되고 거기서 성질고약한 업자와 감사나운 에스키모개들한테 닦달받는 사이 야수로 바뀐다.나중에 백은 J.소튼이라는 금광업자에게 넘어가는데 그주인이 죽은다음 이리떼 울음소리에 향수를 느끼면서 그속으로 끼어들어 그들의 수령이 된다. 서울일원에 들개가 늘어나고 있다한다.사람 홈리스가 늘어난다는 세태인데 하물며 개의 홈리스이겠는가.주인이 버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저라서 뛰쳐나와 ‘야성의 자유’를 구가하기도 하는 것이리라.한데 이들 개들이 사람을 물어서 문제다.산과 들로 쏘다니며 생존에 위협을 받을때 갈재기슭의 개나 의 백과 같이 사막스러워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한데 이런 개일수록 광견병에 걸려있을 가능성이 높아서 심각해진다.서울시에서는 그같은 들개하며 들고양이를 잡아없애는데 1차로 4천만원의 예산까지 책정했다 한다.주인있는 개라도 떠돌면 들개로 오해받는다.집개는 밖으로 나돌지 않게 하자.
  • 위대한 인물 51인의 마지막 행적/M.V.카마스 지음(화제의책)

    ◎괴테 등 유명인들 삶의 마지막 모습 독일의 문호 괴테는 죽어가면서 “빛을! 조금 더 빛을!”이라고 말했다고 한다.그는 1832년 3월22일 정오,빛의 한가운데서 죽었다.이것은 아마도 자신의 주변세계를 보려는 괴테의 마지막 노력이었는지도 모른다.한 인간의 죽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을 알 수 있다.죽음 앞에 선 위인들의 마지막 모습을 어떠했을까.인도 출신의 저널리스트인 카마스는 위대한 인물들의 화려한 업적을 말하는 대신 그 본성의 밑바닥을 꿰뚫는 데 초점을 맞춘다. 셰익스피어는 중년의 나이인 52세에 죽었다.바이런은 36세,셸리는 30세,그리고 키츠는 26세의 한창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또 프란츠 카프카는 41세,제라드 맨리 홉킨스는 45세,오 헨리는 48세,보들레르와 아폴리네르는 46세와 38세에 각각 죽음과 만났다.이처럼 대부분의 유명작가들은 30,40대에 전성기를 이뤘고 그 이후는 쇠락의 길을 걸었던 것이다.중요한 것은 삶의 길이가 아니라 삶의 내용이다.정신분석학의 대부 프로이트의 죽음은 적잖이 감동적이다.프로이트는 83세에암으로 죽었다. 두번의 암수술 뒤 ‘소생불가’ 판정을 받은 그는 끔찍한 고통 속에서도 ‘정신분석학 개요’를 계속 썼다.생각이 흐릿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진통제를 먹는 것을 거부하기도 했다.전기작가인 슈테판 츠바이크는 프로이트의 죽어가는 방식을 “그의 삶에 못지 않은 도덕적 업적”이라고 평했다.이 책은 이타적인 삶을 산 사람들이 가장 행복한 죽음을 맞았다고 결론짓는다. 그 종말의 풍경은 타고르의 시집 ‘기탄잘리’에 나오는 마지막 기원을 연상케한다는 것.“밤이면 향수에 젖어 산속의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두루미떼처럼 내 삶은 신에 대한 한번의 인사,영원한 집을 향해 항해한다” 이옥순 옮김 사과나무 7천원.
  • 디지털시대의 글쓰기/脫문자사회의 철학적 규명

    ◎문자의 역사와 미래 에세이로 분석 【金鍾冕 기자】 마샬 맥루한이 ‘활자시대의 종말’을 선언한 지 30여년,컴퓨터와 영상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과연 글쓰기의 미래는 있는가.문자와 글쓰기로 이루어진 ‘구텐베르크적 문화’로부터 컴퓨터와 디지털 코드로 대변되는 이른바 ‘텔레마틱 문화’로의 이행기에 우리의 사고와 가치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이러한 물음에 대해 우리는 체코 태생의 유태인 철학자 빌렘 플루서의 ‘디지털시대의 글쓰기’란 책으로부터 적잖은 암시를 얻을 수있다.플루서의 주요저서로 꼽히는 ‘디지털시대의 글쓰기’(윤종석 옮김,문예출판사)가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이 책은 ‘책 없는 세상’에 관해 다루지만 단순히 책의 종말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플루서는 이 책에서 현대적인정보 테크놀로지를 토대로 한 인간의 대화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새로운 철학을 펼쳐보인다.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에 관한 철학적 해명작업을 시도해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플루서는 ‘텔레마틱 유토피아’란 개념을 내놓아 디지털사상가로도 불린다.텔레마틱이란 텔레커뮤니케이션(Telekommunikation)과 정보학(Informatik)을 합친 신조어로,그가 주장하는 텔레마틱 유토피아는 자동조절장치에 의해 작동되는 미래의 정보통신 사회를 가리킨다.플루서는 이 책에서 문자와 글쓰기 행위에 대해 현상학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문자의 역사와 미래를 지적이고 화려한 비유가 숨쉬는 한편의 철학에세이로 풀어간다.그에 따르면 문자이전 그림의 시대는 전(前)역사,문자의 시대는 역사,문자이후 디지털코드의 시대는 탈(脫)역사의 시기다.탈역사 혹은 포스트역사란 문자의 지배가 끝나는 상황으로 알파벳적인 선형적·단선적 사고로는 이해가 불가능한 카오스 상태를 말한다.그것은 정치적으로는 텔레마틱과 사이버네틱에 의해조절되는 사회다.요컨대 우리는 이제 점(點)단위로 사고하며 ‘계산적’으로 사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여기서 플루서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과 역사의 구조변혁이다.뉴미디어들의 대화적 네트워크화에 대한 그의 이념이나 텔레마틱 사회에 대한 모델 역시 이같은 변혁을겨냥한 것이라고 할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대화편 ‘파이드로스’에서 당시로서는 뉴미디어인 문자에 대해 살아있는 정신의 직접적인 교류에 방해가 된다고 비판했다.문자에 대한 플라톤의 이같은 비판에서 우리는 문자를 통한 지식의 대중화와 당시 아테네 민주주의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귀족적 보수주의를 읽어낼 수 있다.이러한 보수적인 문자관과 오늘날 뉴미디어를 거부하고 문자의 형태를 고집하는 휴머니즘적 문화비판론이 같은 맥락이라는 점은 매우 역설적이다.플루서는 뉴미디어를 거부한 채 문자만을 고집하는 이들에 대해 “종이를 파먹는 흰 개미같은 존재들”이라고 비아냥거렸다.하지만 그 역시 문자문화와 글쓰기의 종말에 대한 아쉬움을 떨쳐버리지 못했다.그는 생전에 컴퓨터 대신 낡은 타자기로 글을 썼다.그에게는 여전히 ‘휴머니즘적 에세이스트’란 말이 어울린다.
  • 환경 시민공원/李重漢 社賓 논설위원(外言內言)

    전남 나주시가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는 하수종말처리장을 시민공원으로 처음 조성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하수처리장 최종 침전지에 오리도 기르고 잉어와 붕어 수도 늘렸는가 하면 영산강 둑을 따라 단풍나무를 더 심고 군데군데 잔디를 보완했다고 한다.영산강변이 원래 수려하므로 어느 지점이더라도 운치있는 공원 만들기가 별로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환경문제가 확대된 뒤 이에 연관된 혐오시설은 모든 나라에서 매우 어려운 사회적 과제가 되었다.쓰레기 하치장과 소각장,오염물질 처리산업 인근지역,그리고 하수종말처리장들이 특히 주변 주민들과 심각한 갈등을 일으켜 왔다.그러나 80년대 중반부터 문제를 해결하는 매우 훌륭한 탈출구를 찾아 냈다.그것이 곧 혐오시설이 있는 곳을 공원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 방법에서 대표적으로 성공한 것이 일본의 소각장 공원이다.일본 도쿄는 구마다 쓰레기소각장을 지하에 넣고 그 위 지면에 공원을 조성했다.그러니까 쓰레기소각을 번잡한 도심에서도 하고 있는 셈이다.이렇게 하려면 물론 다이옥신 같은 유해물질을 완전 해소할 수 있는 연소 기술이 필요하다.더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오염처리 과정이 공개돼도 떳떳할만큼 시설 운영의 과학적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이점에서 오염처리시설 공원화는 단순히 공원을 만드는데 의미가 있다기보다 오염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력과 이를 통한 행정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서 더 큰 성과를 얻는 것이다. 이점에서 나주 경우는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시민공원화했다는 것은 나주 하수종말처리과정이 제대로 운용되고 있다는 뜻이다.상당수 지자체의 하수종말 처리 업무가 방치되어 종말처리장을 통과한 물이 더 악화된 오수라는 현실마저 있는 상황에서 나주는 오염환경 탈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한편 타 처리장들에도 경종이 된다.나주 처리장은 그간에도 영산강 수계 처리장 중 가장 방류수질이 좋아 94년 ‘전남환경보존 시범교육장’으로 지정된 바 있다.한번씩 찾아가 볼 명소가 된 것이다.
  • 어떻게 되나 금융 빅뱅/니혼게이자이 신문(미래를 보는 세계의눈)

    ◎일의 금융개혁 의미와 앞날/외환거래 자유화 실시로 빅뱅 첫 걸음/1,209조엔 개인자산 해외유출 우려/80년대 후반 영국 성공사례 소개도 【도쿄=姜錫珍 특파원】 최근 일본에 진출한 외국 자본계의 은행에는 외화표시예금 구좌를 개설하는 일본인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도쿄 오테마치의 한 미국계 은행 지점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외화 구좌를 개설하는 여사무원(OL)들로 북적거리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외화구좌 개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4월1일부터 개정 외국환거래법이 실시됐기 때문이다.일본에서 드디어 금융빅뱅이 시작된 것이다.빅뱅이라는 말은 우주가 생성된 태초의 대폭발을 일컫는다.금융빅뱅은 80년대 후반에 영국에서 실시된 증권거래 수수료의 자유화 등 일련의 증권시장 개혁을 일컫는다. ‘어떻게 되나 금융 빅뱅’,이 책은 일본의 금융개혁의 의미와 영향,그리고 앞날을 전망하고 있다.일본에서도 4월1일부터 폭발은 시작됐다.2000년대 초까지 매듭지어질 일본판 금융빅뱅의 첫 걸음이 개정 외국환거래법의 실시다.개정된 외국환 거래법에 따라 일본인은 외화 구좌를 개설하고,해외에서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게 됐다.외환 거래가 자유롭게 됐기 때문에 외화 매매시 드는 비용이 저렴하게 된다.내외의 자금이동의 장벽이 현저히 낮아지게 된 것이다. 또 이자가 너무 싼 국내 시중은행 예금을 달러화 표시 예금으로 바꾸면 연 2% 이상의 이자 소득이 더 나오게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 시중 자금의 흐름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96년말 현재 1천2백9조엔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의 개인금융자산이 해외로 상당 부분 빠져 나갈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서는 20년대말 금 수출 해금으로 거액의 자본이 해외로 유출돼 공전의 디플레이션을 겪었던 것과 비슷한 일이 되풀이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우려한다. 일본의 경우 해외 예금은 통화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4%에 불과하다.독일 17.1%,영국 7.9%,프랑스 4.7%에 비하면 현저히 낮다.그러나 외환 거래 자유화로 프랑스 수준만큼 자금이 해외로 빠져 나가도 35조엔의 해외 유출이 예상된다. 우려하는측에서는 일본정부의 경기부양대책이 자금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본다.즉 대책이 시원찮으면 자금이 빠져 나갈 것이고,엔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반면 해외 예금은 환 리스크를 안고 있으며 해외에서 자금이 유입되기도 쉽게 되기 때문에 자금시장이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일본 금융빅뱅의 첫 걸음이 어떤 모습이 될 지는 일본은 물론,경제위기를 겪고있는 아시아 국가 더 나아가 세계적인 관심사다.전투는 이미 시작된 상태다.외국 자본계 금융회사들은 최근 도쿄시장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1천2백9조엔의 개인자금을 거머쥐기 위해서다. 금융빅뱅은 외환 거래의 자유화와 함께 증권,보험업계에도 자유화의 광풍을 몰아치게 될 것이다.이는 증권 보험업계의 변화는 물론 기업과 개인의 자금운영 방식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일본의 개인금융자산 1천2백9조엔 가운데 예저금과 현금이 56.9%,보험·연금이 25.1%,주식 6.1%,투자신탁·채권 등이 11.9%를 차지한다.이같은 비율은 23조8천8백86억달러(2천5백32조엔)에 달하는 미국의 개인금융자산이 예저금과 현금 12.5%,보험·연금 28.7%,주식 19.5%,투자신탁·채권 21.2%,기타 18.2%로 다양화돼 있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금융빅뱅은 개인금융자산의 부문별 이동도 촉진시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이 책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 양상을 빅뱅 추진과정과 함께 그리고 있다.니혼케이자이심분(日本經濟新聞)에 그동안 실렸던 기사들을 다소 손을 봐서 편집했다. 빅뱅의 목적은 투자자에게 보다 싸게,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자금 수요자에게는 보다 다양한 자금수집 루트를 제공하는데 있다.일본이 금융빅뱅을 실시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은 이러저러한 규제를 그대로 두고는 도쿄 금융시장이 공동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일본판 금융빅뱅의 주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대장성과 일본은행의 개혁이다.하지만 이 책은 대장성 개혁이 96년 대두되게 된 것은 주택금융전문회사(住專)의 부실채권 처리 문제에 대해 당시 물러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총리와 다케무라 마사요시(武村正義)대장상의 책임을 피하기위해 추진됐다고 지적하고 있다.대장성의 개혁이 아직도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대장성의 파워와 함께 이같은 정치적 계산 때문에 엉성하게 추진된 때문이 아닌가라는 시사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 책은 영국이 실시한 빅뱅의 내용과 그 결과 금융업계가 겪은 변화 등도 소개하고 있다.영국의 경우 증권거래소가 종말을 고하고 말았지만 자유화 조치를 통해 런던이 국제금융시장의 중심지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빅뱅 덕택에 런던 금융시장이 재탄생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급격히 변화되고 있는 일본의 금융 개혁의 진전상황은 세부적인 사항에 있어서는 이 책의 일부 내용을 구문으로 만들고 있다.일본의 빅뱅은 그렇게 요동치면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원제 どうなる 金融 ビシゲバソ.니혼케이자이심분샤(日本經濟新聞社).246쪽.1천500엔.
  • 우즈베키스탄 부하라(세계 문화유산 순례:66)

    ◎중앙아 실크로드에 핀 이슬람의 꽃/전성기땐 사원 360여개/도시전체가 거대한 성채로 우뚝솟은 50m 칼얀첨탑 압권 중앙아시아는 실크로드가 있어 항상 우리에게 미지와 낭만으로 다가온다.그러나 그 곳에도 찬연한 도시문화가 있었고,가장 수준높은 인류의 지혜가 번득이던 곳이다.황량한 스텝위에 개화한 문화이기에 더욱 눈부셨고,너무나 독특하고 당당하여 보는 이를 매료시킨다.부하라가 바로 그런 곳이다.동서를 관통하는 실크로드의 요충지에서 온갖 문물과 종교,사상과 신화를 머금은채 성숙해 갔고,급기야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가장 중앙아시아적인 성곽도시 문명을 이룩해 내었다.1997년 10월에는 유네스코가 주관한 부하라 도시성립 2천5백주년을 기념하는 성대한 행사가 치러졌다.부하라 도시문화의 장구한 역사적 의미와 그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때 칭기스칸에 정복 부하라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성채를 이루고 있다.광활한 사막의 교역로에 터를 잡은 도시는 처음 4.2㎢의 면적이었으나,시대에 따라 부침을거듭하면서 크기는 수시로 변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따라서 고고학적 발굴을 해보면 20m의 문화지층이 다양하게 중첩돼 있다.가장 두터운 하층은 기원전 4세기에서 서기 4세기에 이르는 고대문화층이고 상층은 9세기에서 17세기에 이르는 화려한 중세문화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이곳에서 만난 우즈벡 학자들은 유네스코가 부하라의 역사를 2천5백년으로 잡는 것에 불만을 표하면서 성채 바깥의 고대 유적지를 근거로 3천년으로 올려잡고 있었다. 이미 당나라때 이곳을 방문한 구법승 현장은 그의 ‘대당서역기’에서 부하라를 그 크기가 1천7백리에 이르고 동서는 넓고 남북은 좁은 장엄한 도시로 묘사하고 있다.역사상 부하라를 최초로 수도로 정한 나라는 9세기의 사만조였다.사만조를 이어 터키계 왕조인 카라한조의 지배를 받으면서,부하라는 터키인의 도시문명으로 확연히 자리잡게 된다.이때 부하라는 상업과 수공업이 번성하고 학문과 과학이 크게 발달하여 당시 세계문화의 한 축을 이룰 정도였다.그러나 부하라는 1220년 봄 운명의 날을 맞았다.정복자 칭기즈칸에게 복종을 거부하며,끝까지 하레즘샤 제국의 자존을 지키려던 부하라는 침략자의 철저한 약탈과 파괴,대량살육이라는 가혹한 응징을 받았다.붉은 사막이 끝없이 펼쳐지는 황량한 대지위에 회생불능의 폐허만이 남았다.한 시대,한 문화의 종말은 이처럼 너무나 비극적이었다. 부하라가 제2의 운명을 개척한 것은 14세기 티무르시대였다.중앙아시아의 새로운 패자 티무르의 정열과 넘치는 신앙으로 부하라는 그 폐허의 잔해위에 다시 찬란한 이슬람의 도시로 새롭게 탄생하였다.거대한 성채와 성벽이 축조되고 동서남북으로 곧게 뚫린 도로를 중심으로 엄밀한 계획도시가 들어섰다.왕궁와 이슬람사원(모스크),학교,병원,도서관,공중목욕탕,주거지 건물 하나하나가 예술작품이 되어 되살아 났다.성채 바깥에도 시장과 대상들의 숙소인 캐러밴사라이,종교학교인 메드레세들이 군데군데 즐비하게 줄지어 서있다.전성기에는 360여개 모스크와 113개의 메드레세가 도시를 채웠다 한다.이것이 오늘날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부하라 도시유적의 중심을 이루고있다. 도시 유적지는 쉐이크 잔달 출입문에서 시작된다.세계 각국 상인들과 외교관들이 세금을 내고 일정한 절차를 거쳐 이 문을 들어서면 비로소 부하라 문화의 수련생이 된다.그러면 도시의 상징인 높이 50m의 칼얀 첨탑이 정중앙에서 이방인을 맞이한다.이 첨탑은 예배시각을 알리기 위해 꼭대기에서 코란구절을 육성으로 낭송하는 기능 이외에도 낮에는 높이로 밤에는 불빛으로 지평선에 지쳐있는 캐러밴의 등대 구실을 했다.칼얀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간다.불로 구워낸 단순한 벽돌을 색과 모양을 달리하여 기하학적으로 처리하고,들죽날죽하게 배열해 놓았다.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데,벽돌을 쌓아 놓은 것이 한 치의 비뚤어짐도 없이 하나의 정교한 직선면을 이루고 있었다. ○종교학교도 113곳이나 선명한 쪽빛 하늘에 솟아있는 무작위의 벽돌건축이 만들어내는 조화의 극치였다.칼얀 첨탑을 끼고 칼얀 모스크와 미리 아랍 메드레세 건물이 또한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1만명이 동시에 예배를 볼 수 있는 모스크는 당시 최대 종교건물이었으며,입구의 색색 벽돌모자이크 장식과 다층 돔식 건축양식은 부하라 건축학파라는 새로운 예술적 사조를 만들어 내었다. 성채 바깥의 시내를 돌아본다.어디를 가도 중세 분위기가 그득하다.골목마다 들어찬 집들은 모두 진흙을 햇볕에 구워만든 벽돌을 사용하였고,벽면은 다시 진흙으로 매끈하게 발랐다.똑같은 집의 모양과 사람들,걸친 옷가지와 음식들,군데군데 모이는 양담배와 코카콜라 병들만 없다면 우리는 분명 고대 부하라에 서있는 것이다.한 골목을 지나면 모스크가 나타나고 또 한 골목을 지나면 메드레세가 나타난다.아무렇게 지은 허술한 건물들이 아니다.혼과정성이 배어있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더욱이 흙과 사막이 딩구는 침침한 분위기에 유적들은 하나같이 채색 모자이크와 벽화를 통해 선연한 색깔을 담았다. 시내 중심가에 자리잡고 있는 나디르 디반베이 메드레세와 라비 카우즈 메드레세는 특히 인상적이었다.자그만 호수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메드레세는 중세 중앙아시아 학문의 중심지였다.이슬람 세계 최고의 종교학자 이맘 부하리,유럽 의학의기초를 다진 이븐 시나(아비켄나),자신의 업적으로 자신의 이름이 학문명칭이 되어 버린 연산법(algorism)의 개발자 알고르즈미 등과 같은 대학자들이 이곳에서 배출되었다. ◎여행 가이드/타슈켄트서 항공편 40분/면제품·토기·공세공 인기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까지 아시아나와 우즈벡 항공이 직항로를 개설하여 여행이 편리해졌다.타슈켄트에서 국내선으로 부하라까지는 40분 소요. 자동차로는 타슈켄트에서 끝없이 펼쳐지는 목화 밭을 따라 약 8시간을 달려야 한다.“부하라 투리스트”라는 관광회사(전화:3652­232276)가 가장 큰 부하라 전문여행업체이며,부하라 호텔이 최근 개관되어 관광객의 불편을 덜었다.세계적인 목화산지답게 면제품이 뛰어나며,토기,인형,동세공 제품도 인기가 있다.
  • 세계화의 두 얼굴/송일 외국어대 교수·경영학(시론)

    ○리스트의 ‘세계주의 경고’ 대공황의 전주가 시작된 1929년 10월24일 금요일은 뉴욕 월가에서 ‘암흑의 금요일’로 기억되고 있다.주가가 수직적으로 폭락하면서 미국 경제는 하루 아침에 다운된 컴퓨터처럼 주저앉고 말았다.실업률이 25%를넘어 1천3백만명이 실직했으며 공황의 파고는 대서양을 건너 유럽을 강타했다.시장경제와 세계주의가 조종을 울렸다. 지난 연말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체제로 접어든 한국은 지금 전대미문의 경제 변란을 경험하고 있다.국내외의 전문가들은 IMF 위기의 본질을 국제수준의 규범과 세계화시대에 적합한 경쟁질서를 따라가지 못한 폐쇄된 구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곧바로 보호주의의 종말을 알리는 요란한 경적처럼 금융,주식,M&A 시장에 남아있던 외국인 투자장벽이 남김없이 무너져 내렸다.세계주의로 회귀를 선언한 미국의 역습이다.E.H 카의 말대로 역사는 반복하며 현재와 과거의 부단한 대화임을 실감한다. 역사학파의 선구자인 리스트의 사상체계는 최근 한치 앞을 예단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시대에 한번쯤 반추해 볼 가치가 있다.리스트는 19세기 말 독일 정부의 자유무역정책에 저항하며 고전학파가 복음처럼 신봉하는 시장원리의 초역사성과 세계주의를 비판했다.공업생산력과 무역이 타국을 압도하는 영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세계주의 원리가 국익에 부합되지만 독일과 같은 후진국에서는 자유무역정책이 민족적 실천과제를 해결해 줄 수 없으며,후진국은 선진국의 가치와 공유할 수 없는 고유의 목적과 역사적 개성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논리이다. 90년초 ‘정부’와 ‘시장’의 갈등적 관계가 첨예한 논쟁을 불러 일으키는 가운데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을 서두를 즈음 엘리스 아담스의 ‘아시아의 다음 거인­한국과 후기산업화’가 국제경제학계에 뜨거운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그는 이 책에서 산업혁명이나 기술혁신을 주도한 서구의 ‘전기산업화’와 구별하여 ‘후기산업화’란 ‘학습’을 통해 의도적으로 경제발전을 추구한 사업구조로 정의하면서 그 성공적 전형으로 한국을 지목했다.그리고 ‘후기산업화’가 ‘전기산업화’를 추격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이고 인위적인 선택이 필수적이라고 해석했다. ○다국적 기업의 생존방식 그동안 눈부신 고도성장과 함께 세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역동성을 발휘하던 아시아 각국이 왜 줄줄이 IMF 구제금융의 수혈을 받는 신세로 추락하고 말았는가.아시아의 경제성장은 생산성이나 기술향상과는 무관한 것으로 성장결과는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 증가에 단순 반응한 것이라는 폴 크루그만의 주장도 음미할 필요는 있다.한편 한국의 고비용­저효율 시스템에 이르면 더욱 더 할 말은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준비되지 않은 개방화와 강요된 세계화가 아시아 경제에 고도의 취약성을 제공하고 있다.아시아인에게 세계화란 희망과 재난을 동시에 안겨주는 패러독스일 뿐 결코 유토피아는 아니다.세계화는 열강의 논리이며 경쟁력을 확보한 초일류 다국적 기업의 생존방식이다.이들은 국가의 강약빈부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적인 보호주의의 타파가 세계 경제의 후생을 극대화시킨다는 자유경쟁원리의 이론적 옹호를 받으며 지구촌 전역을 공략한다.특히 ‘적자생존’ ‘정글의 법칙’ 등 세계화를 통념화하는 무차별 경쟁윤리 속에는 다윈의 ‘진화론’과 맬더스의 ‘인구론’에서 도출된 약육강식의 제국주의적 계율을 정당화시키는 독소가 있음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하버드대 로렌스 교수는 오늘날 국제환경은 열강의 각축전이 극에 달했던 1차 세계대전의 전야를 연상케 한다고 필자에게 말한 적이 있다.세계주의(WTO)와 지역이기주의(EU,NAFTA)의 첨예한 갈등에 미국의 쌍무주의(슈퍼 301조)가 이중,삼중으로 난마처럼 얽혀 열강의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음을볼 때 그의 주장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실감한다. ○실사구시의 노선 세우자 세계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대명제임에 더 이상의 이론이 없다.그러나 국제경제질서를 움직이는 힘의 실체와 방향은 분명히 간파해야 한다.이제 한국시장의 문은 무방비 상태로 열려 있다.개방화에 따른 ‘지킬’적 영향과 ‘하이드’적 영향을 분리해 실사구시의 세계화 노선을 자주적으로 확립할 수 있는 변별력과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한국의 자본주의는 아직 완료형이 아니며 미래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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