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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개신교의 참회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은 당시 유럽 사회에서 거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가톨릭의 부패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됐다.우리나라에서는 면죄부로잘못 번역된 대사(大赦·indulgentia)의 남용에 항의해 발표한 95개 조항의성명서가 그 직접적인 발단이 됐다.대사란 자신의 잘못을 속죄하는 행위인보속(補贖)의 방법과 기간이 너무 엄격해서 신자들이 보속을 다 이행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아지자 10세기부터 교황이 일정한 조건을 부과하면서 죄를 사면해준 제도였다.그 조건들은 교회나 가난한 이들을 위한 희생이나 자선의 실천이었는데 교회가 부패하고 세속화하면서 대사가 남발되고 전제조건도 대성당 등을 짓기 위한 헌금으로 대체되면서 상품화되고 말았다.루터는돈으로 구원을 얻고자 하는 당시 교회의 악습에 반기를 들고 ‘오직 성서와믿음과 은총만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가톨릭은 뼈를 깎는 자기쇄신으로 거듭났다.지금도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어 지동설(地動說)을 주장해 파문(破門)했던갈릴레오 갈릴레이를 1992년 복권시켰다.지난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 학살에 대한 교회의 침묵을 반성하는 문헌 ‘우리는 기억한다:쇼아(Shoah·유태인 대학살)에 대한 반성’을 발표했고 중세의 종교재판과 같은 교회사의 어두운 측면에 대한 회개도 이루어졌다. 한국 개신교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개신교 교단에 구성된 15개 목회자회 연합체인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9일 일간신문에 ‘하나님과 국민 앞에 우리 자신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5단 크기 광고를냈다.같은날 10개 기독교 시민단체들도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실천연대’를 결성했다.이들은 최근 교회와 신자들이 연루된 일련의 사건들-고급옷 로비 사건,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의 방송사 난입,종말론 추종자들의 집단가출,신애양 사건,모 교단의 선거부정 및 비리 시비 등-이 교회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린 것에 대해 참회하며 교회 쇄신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자기고발 광고는 ▲교회의 외형적 성장에 치중하고 왜곡된 기복신앙을 강조한 나머지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철저하게 가르치지 못한 죄 ▲돈과 권력있는 자를 가난하고 약한 자보다 우대하고 교회의 자원을 사회정의 실현과 이웃을 섬기는 일에 바로 사용하지 못한 죄 ▲IMF 고통과 북한동포들의 굶주림,세계 8억 인구가 기아상태에 있는 현실에서 나눔과 섬김의 원리로 청빈의 삶을 살지 못한 죄 ▲신사참배 등 역사적으로 교회가 권력과 맘몬(物神)의 우상 앞에 무릎 꿇었던 죄 등 7개항의 죄를 고백하고 있다.“주여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소서”로 끝나는 이 고백과 교회갱신운동이 루터의 성명서가 그랬듯 한국개신교를 거듭나게 하는 제2의 종교개혁바람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임영숙 논설위원
  • 개신교계 개혁·자성 목소리 높다

    개신교계에 자정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기독교 관련 외곽단체들이 교회갱신을 위한 연대모임을 결성하는가 하면 목회자들이 ‘참회의 선언문’을발표하는 등 교회내부의 자성과 개혁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것이다. 지난 9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등 10개 기독교 단체들은 ‘교회갱신을 위한 실천연대’를 발족,교회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운동을 천명하고나섰다.같은날 ‘대한예수교장로회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 등 개신교 13개 교단 목회자들로 구성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회장 옥한흠)도 ‘하나님과 국민 앞에 우리 자신을 고발합니다’라는 제하의 선언문을발표했다. 이는 최근 종말론을 신봉하는 신도들의 집단 가출과 목회자들의 탈선 등 개신교와 관련해 빚어진 사회적 물의에 대한 일반인들의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얼마만큼 가시적인 교회개혁으로 연결될 수있을지 주목된다. ‘교회 갱신을 위한 실천연대’는 선교 등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개별 개신교 단체들이 교회관련 문제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상설 네트웍을 구성한것. 이들은 최근 일련의 사태가 심각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연대 실천운동으로 우선 13일부터 시작되는 각 교단 총회에 참관해 총회장 선거과정과 정책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로 했다.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10월말 토론회를 갖고 교회갱신을 위한 공동 목표와 실천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기로 했다.이와함께 10월25∼31일 종교개혁주간에 교회갱신을 위한 십자가 기도회와평신도·목회자 선언 등을 열어 교회개혁 분위기를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하나님과 국민 앞에 우리 자신을 고발합니다’라는 한목협의 선언문도 눈길을 끈다.한목협 소속 목회자 일동은 선언문에서 “모 교단의 교단장 선거부정시비,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의 방송중단 사건,종말론 추종 신도들의 집단가출 충격 등은 모두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면서자신들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다시는 이같은 고발의 현실에 직면하지 않도록 교회일치와 개혁,나눔과 섬김의 삶을 향한 연대를 이루어 나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정진우 총무는 “한국 교회의 부패상이 더이상 주저할 수 없을 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그동안 논의돼왔던 연대 움직임을구체화한 것”이라면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목협 등 교회갱신에 관심을 갖는 모든 단체와 연대해 결실을 맺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
  • 종말론 신도 재가출 ‘긴장’

    ‘종말론’을 추종한 것으로 보이는 경북 포항 모 교회 신자들이 또다시 집단 가출한 뒤 경찰의 귀가 요청을 뿌리치고 제3의 장소로 집단 이동,신자들의 ‘극단적인 행동’이 우려되고 있다. 1일 경기도 가평군 하면 매봉산 기슭에서 경찰에 발견된 신자 20명은 “종말론 신도라는 언론보도에 가족들이 받아주지 않는다.서울이나 수도권지역에서 일거리를 찾아 함께 생활하겠다”며 포항으로 귀가하지 않고 자신들의 차량 4대에 분승,제3의 장소로 이동했다. 경찰은 가출 신자들이 지난 7월 24일 집단가출하며 1인당 5만∼500만원을갹출,모금한 1,300여만원의 자금을 부식비 등 공동생활 자금으로 쓰고 현재40여만원만 남아있어 생활비 부족 등으로 인한 집단행동을 우려하고 있다.특히 가출 신자들과 함께 생활했던 이모군(11·초등4년) 등 어린이들이 경찰조사에서 “야외생활을 하는 동안 어른들이 ‘100일 기도가 끝나면 종말이 오고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종말론 신자들의 ‘우발적행동’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한 가출신자들이 지난달27일 매봉산에서 발견될 당시 휘발유와 등유가담긴 1.5ℓ 플라스틱통 15개 등을 소지했던 점을 들어 재가출 신자들의 ‘극단적 행동’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출신자들에 대해 귀가조치 등 강제적인 행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신자들의 ‘극단적 행동’을 막기 위해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포항으로 돌아온 집단가출 신자 중 현재 어린이 5명을제외한 어른 29명의 소재가 불분명,14가구 29명(어린이 4명)이 전원 재가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 이동구기자 yidonggu@
  • [독자의 소리] 수질개선위해 국민 모두 감시원 되자

    지난달 9일부터 팔당상수원 물을 사용하는 서울,인천,경기도 주민들은 t당80원의 물이용 부담금을 낸다.하수종말처리장이나 축산폐수,산업폐수정화시설같은 기초환경시설을 마련하는 등 수질개선 비용부담의 차원에서 수도요금외에 별도 세금을 내는 것이다. 그런데 경기북부 지역 집중호우를 틈타 폐수를 하천으로 무단방출한 업주들이 있었다는 보도를 접하니 분노가 인다.폐유 500㎖를 물고기가 살 수 있는 맑은물로 정화하려면 300ℓ 목욕통으로 330통이 필요하다. 수질개선과 물절약을 위해 법률을 제정하고 물이용 부담금을 부과하고,물값을 인상하는 것은 마땅하고 필요한 일이다.그러나 이를 밑빠진 독에 물붓기기가 안되게 하려면 개개인이 환경보호에 힘쓰는 환경감시원이 되어야 한다. 이남수[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관리단 총무과]
  • [외언내언] 동류 결혼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바 있는 미국 시카고 대학의 베이커 교수는 경제학자답게 결혼과 가정을 철저히 경제적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는 가정을 하나의 회사로 본다.공통된 경영이념을 가진 남녀가 결합해서설립하는 합자회사와 같다는 것이다.따라서 가정회사가 경영을 잘해서 흑자를 내면 그 가정은 굴러가게 되지만 만약 적자를 내게 되면 그 결혼은 결국파산하고 이혼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결혼은 사랑의 결실이어야 하고 가정에는 언제나 사랑이 넘쳐야 된다고 애써 믿으려 드는 우리네 보편적 관념과는 너무나 다르다.하지만 베이커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도 그렇게 적지는 않을 것이다. 베이커의 주장에 동조해서인지,아니면 베이커가 미국의 사회현상을 정확히짚은 것인지는 알수 없으나 요즘 미국에 동류결혼(同類結婚)이 성행하고 있다.우리나라에도 끼리끼리 결혼한다는 말이 있으나 동류결혼은 우리의 끼리끼리결혼과는 그 성격이 다소 다르다. 우리는 권력과 부,아니면 명예와 돈이 결합하는 경우가 많으나 미국의 동류결혼은 수입이 기준이 된다.미국에서도 불과 몇십년 전까지는 의사가 간호사와,변호사가 여비서와 결혼하는 경우가 흔히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세태는 그렇지 않다.남자 의사는 간호사 아닌 여자 의사와,남변호사는 여비서 아닌 여변호사와 결합한다.미국의 이러한 결혼세태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살펴보자. 예를 들어 월 600만원을 버는 의사와 같은 수입의 여의사가 이룬 가정회사의 한달수입은 1,200만원이 된다.반면 월 200만원을 받는 간호사와 비슷한수입의 사무원이 결합한 집의 월수입은 400만원이 된다.두‘회사’간의 월수입은 무려 3배 차가 나는 것이다.의사와 간호사가,변호사와 여비서가 결합했다면 두 가정의 월수입은 800만원으로 같아지는 것이다. 동류결혼 세태는 결혼을 통해 풍요와계층상승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요즘미국 젊은세대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미국의 이러한 결혼세태를 ‘평등의종말’이라고 우려하는 식자들이 있다.실제로 미국의 소득계층 상위 20% 내에 드는 전문직,관리직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결혼을 통해 가능해졌다는분석도 나오고 있다. 요즘 일본에도 딩크(DINK)족이란 말이 있다.‘Double Income No Kids’의준말인데 부부가 결혼해서도 계속해서 맞벌이를 하고 애는 갖지 않게되면 물질적으로 풍족할 수밖에.‘가정의 종말’이다./임춘웅 논설위원
  • 종말론자 30명 한달째 잠적

    종말론 추종자로 보이는 기독교 신도 30여명이 집단 가출한 뒤 1개월째 연락이 끊겨 경찰이 소재 수사에 나섰다. 26일 포항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황모씨(52·포항시 남구 해도동)는 자신의딸 윤구씨(34)와 외손자 이모군(11) 등 3명이 지난달 24일 대도동 S교회에나간 뒤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이날 신고했다. S교회 목사 이모씨(50)도 자신의 교회 신도 30여명이 한달째 연락이 끊겼다며 경찰에 소재 파악을 의뢰했다. 경찰은 신도인 김모씨(36)부부가 “99년은 지구 종말의 해이며 피할 수 있는 길은 오직 기도뿐”이라며 평소 신도들을 부추겼다는 이목사의 진술에 따라 이들이 종말론에 빠져 집단 가출한 것으로 보고 전국 기도원 등을 중심으로 이들을 찾고 있다. 한편 가출인들이 다닌 교회는 지난 86년 설립된 대한예수교 장로회 소속 교회로 신도수는 170명이다. 포항 이동구기자 yidonggu@
  • 씨랜드화재 보상 화성군 재정 ‘휘청’

    경기도 화성군은 25일 청소년 수련시설 ‘씨랜드’ 화재로 숨진 23명의 유족에 대한 보상금 55억4,000여만원의 확보방안을 마련했다. 군은 지방채를 발행해 22억원을 금융기관에서 차입하고 올해분 사업비로 책정된 쓰레기소각장과 하수종말처리장 건설비용중 23억9,000만원을 떼어 보상금에 충당하며 나머지 9억5,000여만원은 예비비 전용과 각종 행사비 절감을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로 인한 재정 결손을 메울 방안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구상권행사를 위해 ‘씨랜드’ 관계자 및 설계·건축사와 소망유치원 원장 등의 재산을 가압류해 놓기는 했으나 이들의 형사상 확정판결 시기가 아직 먼데다가압류한 재산도 액수가 미미한 실정이다. 군은 이에 따라 긴축재정 운용지침을 각 부서에 긴급 시달하는 한편 중앙정부와 경기도에 국·도비 지원을 요청하는 등 난국 타개 노력을 다각적으로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재정자립도 56%의 열악한 재정여건 속에서 보상금 55억여원은 적지않은 부담”이라면서 “국·도비 지원이 되지 않으면 예산사업에서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화성 김병철기자 kbchul@
  • [대한광장] 무기여 잘 있거라

    지난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북쪽에 있는 그라나다 힐스에서 기관총 난사사건이 발생했다.유태계 커뮤니티센터에서 백인 괴한이 난사한 기관총탄에 어린이 3명과 직원 등 5명이 총상을 입었다.지난 7월 인디애나주에서는 인종혐오주의자들의 총기난사로 유학생 유원준군이 목숨을 잃었고,애틀랜타에서는증권에 투자한 10만달러가 물거품이 된데 앙심을 품은 사람의 총기난사로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었다. 이틀이 멀다 하고 벌어지는 총기사고는 미국이 겪고 있는 세기말적 고민이아닐 수 없다.특별한 이유도 없이 무고한 생명들이 총구 앞에서 이슬처럼 떨어지고 있는 미국사회의 병리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미국은 청교도들에 의해 세워진 나라다.그들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막강한부와 군사력으로 세계 지배의 꿈을 지켜왔다.개인의 인권과 자유는 최대한보장하면서 국가집단의 이익은 무서우리만큼 철저하게 지키는 미국사람들이지금 자신들이 만들어 팔고 소유하고 있는 총구 앞에서 떨고 있는 것이다. 총기 난사사건이 있을 때마다 대통령이 특별담화를 발표하는 것이라든지 미국 언론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총기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의 장례식 실황을 보도하는 것 등이 그들의 저린 발을 실감케 한다. 1899년에서 1945년에 이르는 46년동안 미국이 만들어낸 총기는 4,571만1,000정에 달한다.그리고 1946년에서 1996년까지 만들어낸 총기를 합하면 무려 2억1,302만4,000정이 된다.미국인 1인당 한 자루의 총기를 지닌 꼴이다.미국은 총기 보유에 있어서도 세계 제일의 강국인 셈이다. 그러나 1996년 한해동안 총기에 의한 살인이나 자살자가 3만4,040명에 이르렀고,이는 세계 25개국 다른 나라들보다 12배가 넘는 숫자이다.오늘도 미국은 부단히 크고 작은 무기를 만든다.그리고 다양한 명분으로 세계 도처에 판매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총으로 대통령도 죽게 만들고,지상천국으로 믿고 찾아온 소수민족도 희생시키고,자기네 아들 딸조차도 비정한 총구 앞에서 이슬처럼 사라져 가게 하고 있다. 총구의 횡포나 만행은 미국의 경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양과 질의 차이가 있을 뿐 범세계적인 추세이다.총으로 권력도,정권도,목숨도,남의 돈도 빼앗는다.한편에서는 총없는 사회를 만들자,총기판매법을 철폐하자며 피켓을 내거는가 하면,다른 한편에서는 24시간 총기를 만들어내고 있다.그리고 세계의 무기판매상들이 미국으로 모여들고 있다. 무기란 인간이 구사하는 모든 폭력행위의 물리적 결집체이다.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하는 것만으론 성이 차질 않아 궁리해낸 폭력행위의 극대화인 것이다.권총이나 기관총으로는 모자라 만들어낸 것이 미사일이고 핵무기이다.세계는 국방과 자위라는 미명으로 만들어놓은 핵무기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다.그리고 겉으론 핵제한협정을 이야기하면서 속으론 앞다퉈 핵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폭력은 그 자체로서 악이다.무기 역시 그 자체로서 인간의 삶을 유린하는흉기임에 틀림없다.그럼에도 ‘무기여 잘 있거라’며 버릴 수도 없고,버리지도 못하는 고뇌와 당혹감 속에 빠져 있다.성서는 칼과 창을 두들겨 삽과 괭이를 만드는 날,그날이야말로 세계평화의 날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성서의 교훈 한 구절이 생각난다.‘칼쓰는자 칼로 망한다’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자신의 행복과 생명의 안전을 지키고 향유할 권리가 있다.그것이 폭력이나 물리적 힘에 의해 유린당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있어서도 안된다.내가 만드는 그 총구가 언젠가는 내 가슴을 노릴 것이라는 종말적 위기감을 갖는 것이 필요한 시점에 우리 모두는 서 있다. [박종순 충신교회 담임목사]
  • 할리우드는 ‘토마스 해리스’를 택했다

    어네스트 헤밍웨이와 토마스 해리스는 할리우드가 가장 선호하는 작가들이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헤밍웨이의 소설은 ‘무기여 잘있거라(1929)’‘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1940)’등 여러편이 영화화됐다. 그러나 헤밍웨이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소설의 성공에 비하면 별다른 평판을 얻고 있지 못한 반면 해리스는 최근 가장 잘나가는 영화작가라고할만 하다.‘블랙 선데이(1975)’를 시작으로 ‘레드 드래건(1981)’‘양들의 침묵(1988)’ 등 그가 쓴 3편의 소설은 모두 영화화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게다가 지난 6월 펴낸 4번째 소설 ‘한니발’의 영화판권은 사상 최고액수인 800만달러에 영화사로 넘겨졌다. 왜 ‘위대한’ 작가 헤밍웨이의 소설은 영화로 만들면 그저 그렇고,작가로서는 격이 떨어지는 해리스의 소설은 영화로 만들면 성공을 거두는가. 워싱턴 포스트의 영화평론가 스티븐 헌터가 최근 이 문제를 다루었다.그는미국 영화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소설과 영화의 현대적 상관관계에 이르는 광범위한 시각에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이유를 도출해 냈다. 헌터는 겉으로만 보면 헤밍웨이처럼 영화적인 소설가는 별로 없다고 말한다.줄거리는 직선적이고,항상 이국적 장소가 배경이 된다.여기에 격렬한 액션과 클라이맥스로 끝을 맺는다.서구적 영웅의 이미지를 실제로 신화화했다. 그의 인물은 결코 불평하지 않고,직무에 충실하며 큰 논쟁이나 속임수를 싫어한다.쓸데없는 일이 될지라도 불명예를 안고 떠들석하게 사느니,차라리 우아하게 조용히 죽는다.그들은 결코 수다쟁이나 위선자가 아니다.소설 속의인물들은 거의 영화적으로 대사를 말하고,결코 감정을 숨기는 일이 없다.그러므로 헤밍웨이의 소설에 기초한 영화는 7분만 지나면 앞으로의 스토리를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1946년판 ‘킬러’와 1943년판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는 전형적이다. 그의 작품으로 영화화에 성공한 것은 단편이다.간결하면서도 굳건한 멜러드라마적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그레고리 펙이 나오는 ‘킬리만자로의 눈’은 공허했지만,원작 ‘프란시스 머컴버의 짧고,행복한 생애’를 바탕으로한 ‘머컴버의 정사(The Macomber Affair)’는 아주 훌륭하다.그의 영화는대작이고,중요하게 취급될수록 더욱 졸작이 된 셈이다. 헤밍웨이가 노벨상과 퓰리쳐상을 받고,여배우 그레이스 켈리보다 더 많이잡지의 표지인물로 등장하면서,영화계에서 보는 그의 가치도 높아졌다.그러나 감독이나 극작가들은 그의 작품을 각색하면서 씌어진 것을 보존하고,기록하려는 고려없이 이야기를 영화형태로 불태우고 잘라내고 구부려댔다. 해리스에게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다.그는 뉴욕 타임스 ‘북 리뷰’의첫페이지에 한번도 서 본 적도 없지만,그의 작품은 헤밍웨이 각색물이 결코갖지 못한 무엇인가가 있었다.해리스는 헤밍웨이가 몰랐던 것을 알았고,할리우드 또한 해리스가 헤밍웨이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50년대의 미국 영화산업은 그야말로 ‘산업’이었다.감독의 선호도가 아닌,다양한 요소가 개입됐다.헤밍웨이의 높은 명성은 또한 항상 스튜디오 서열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감독들에 의해 제작되는 것을 의미했다.그들은 거물이나 제작자에게 적응하는 법을 배워온사람들이기 쉬웠다. 기회나 위기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이며,한번도 이단자로 불려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그들의 임무는 훌륭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자신들의 화려한 경력을 지속시키는 데 있었다. 해밍웨이와 해리스 사이에는 또 다른 차이점이 있다.헤밍웨이는 할리우드의 전형적 대사형태가 정착되기 이전의 작가지만,해리스는 이후에 글을 썼다. 이런 환경의 차이는 두 사람의 작품에 미묘한 영향을 주었다.헤밍웨이는 영화에 영향을 미쳤으나,해리스는 영화로 부터 영향을 받았다. 헌터의 결론은 이렇다.“스토리를 말하려면 헤밍웨이처럼 전통적인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지만 영화라면 해리스의 방식이 더 낫다”는 것이다./서동철기자 dcsuh@*헤밍웨이는 문학적, 해리스는 시각적 헤밍웨이와 해리스의 소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워싱턴 포스트의 영화평론가 스티븐 헌터는 “헤밍웨이가 문학적이라면,해리스는 시각적”이라고 평한다. 그는 헤밍웨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스토리에 대한 헤밍웨이의 생각은한결같이 원인과 결과다.그가 모티브를 설정하면,줄거리 안에서 액션이 따라간다.저변에 있는 모든 이야기는 이성적 행동과 맞아떨어져야 한다.사리에맞는 이야기가 제시되면 논리적인 청사진이 뒤따른다”. 예를 들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 나오는 로버트 조던의 기품은스토리상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결정한다.그는 스페인 내전의 와중에서 부질없이 다리를 공격한다.자신을 던지려는 로버트 조던의 의지가 그의운명을 결정짓는 것이다.생각이 행동을 계산하고 적절한 경로를 밟은 뒤 모질지만 고상한 종말이 뒤따른다. 이같은 헤밍웨이의 작품은 특히 자신만의 스타일 감각이 없는 보수적인 감독에 의해 영화로 옮겨졌을 때 죽어버리기 십상이다. 반면 해리스는 그가 다른 사람의 소설에서 배운 만큼 많은 것을 영화로 부터 배웠다.그는 일종의 시각적인 속기법을 배웠고,이성에 매달리는 것이 이야기 전달에는 불필요하다는 것도 깨우쳤다. 그는 스토리 사이에서 교차되며 일어나는 긴장이 환상을 유지시켜 주기에충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예를 들어 ‘양들의 침묵’에서 시카고의 FBI가범인이 아닌 사람에 다가서는 반면 작품속의 클라리스 스털링(영화에서는 조디 포스터가 이 역할을 맡았다)은 오하이오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범인에게 다가선다.그것은 흥분시키기 보다는 극의 리듬이 된다.그런 의미에서 해리스의 소설이 아름답게 씌어지기도 했지만,자체로 영화적일 만큼 묘사가 생생하다. ‘양들의 침묵’은 논리적인 것 보다 시각적인 것이 가지는 힘의 우위를 보여준다.주인공 렉터(영화에서는 앤터니 홉킨스)는 마스크가 씌워진 채 유리벽 뒤에 묶여 있다.마스크는 인간 광기의 이미지로,문학적 감각보다는 시각적 효과를 낳는다.
  • [굄돌] 세상은 종말을 향해 치닫는가?

    요즘은 외출을 하지 않고 집에 있다보면 초인종을 누르는 방문객들이 많다. 문을 열어보면 대개는 선량해 보이는 사람들이 서 있다.그들은 나에게 전해줄 상당한 분량의 유인물들을 들고 있는데 그 유인물들 중에는 설문지 형식을 띤 것도 있다.그러한 설문지에 실려있는 몇 가지 간략한 질문들은 모두한 가지 질문으로 귀결된다.질문인즉,“당신은 종말을 믿는가?” 내가 조금 머뭇거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그들은 온갖 종말의 징후들을 제시한다.2000년 1월1일 모든 컴퓨터가 작동을 중지한다는 소위 ‘밀레니엄 버그’ 대재난,기상이변으로 인한 각종 재난들,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들,환경 오염,핵무기,화학무기의 공포.이러한 것들을 열거하고 난 후 그들은 모든 것이 결정돼 있다는 증거로 옆구리에 끼고 있던 두툼한 성경을 펼쳐보인다. 그들은 곧 있을 ‘최후의 심판’에서 구원받을 유일한 방법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은신처에서 머무는 것이라고 비장한 어투로 말한다.빨간 줄을 쳐 놓은 성경의 문장들을 읽어주면서 말이다.그런데 재미있는 것은이렇게 종말이 온다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들이 믿음의 근거로 삼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신의 예언이 수록됐다는 성경이고 또 하나는 신문과 방송으로 대표되는 언론 매체라는 것이다.성경은 종말을 확언하고 언론 매체는 성경이 확언한 종말의 징후들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언론 매체가 보여주는 지구 곳곳에서 일어난 참혹한 재해의 현장들,‘밀레니엄 버그’나 기상이변,환경 오염 등에 대한 선정적인 보도들은 종말론자들의 논리를 살찌우는 자양분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언론 매체는얼마 전부터 ‘세기말 현상’ 운운하며 독자적으로 종말론적 분위기를 만들어 오고 있지 않는가? 사실 종말론이나 ‘세기말 현상’ 운운이 갖는 허구적 요소에 대해 논리와이성으로 반박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하지만 문제는 종말이라는 말에 깃든죽음의 공포에 반응하는 것은 이성이 아니라 감성이라는 데 있다.어디선가텔레비전이 보여주는 폭우로 망가지고 파괴된 도시의 모습에 경악하며 종말에 대한 확신을 재확인하고 있을 사람들의 모습이떠오른다. [주형일 서울대 강사]
  • 「’후3김론’의 허구」’後3金’ 신조어 나오기까지

    ‘후3김 시대’라는 용어가 회자(膾炙)되고 있다.실체가 없는 이 용어는 야당이 정략적인 차원에서 만들어낸 조어(造語)지만 부정적 이미지가 배어 있는 ‘3김 청산론’과 오버랩되면서 여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여권관계자들은 그러나 “‘후3김 시대’‘3김 청산론’을 조금만 주의깊게 살펴보면 그 주장이 얼마나 허구로 가득한지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3김’은 성(姓)이 같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김종필(金鍾泌)총리,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을 통칭하는 말로 그 어원은 70년대 유신체제와 싸우던‘양김’에서 출발한다. 이후 양김은 정치적 격변기를 거치면서 ‘3김’‘양김’‘3김정치(방식) 청산’‘3김 청산’‘후3김 시대’라는 변천을 겪게 된다.97년 대선 전까지만해도 언론 용어이던 것이 97년 대선을 기점으로 정치적인 용어로 변질된 느낌도 준다. 유신체제에서 언론은 김대통령과 김전대통령을 일컬어 ‘양김’으로 불렀다.당시 동교동과 상도동으로 대표되던 양김은 국민들에게 ‘민주화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그러던 것이유신체제가 종말을 고한 뒤 ‘80년 봄’을맞아 ‘3김’이라는 용어가 생겨난다.성씨가 같은 세 사람이 유력한 대통령후보였기 때문이다.그러나 군부의 등장으로 역사의 뒷마당으로 사라졌다. 3김이라는 용어는 87년 대선에서 ‘1노(盧) 3김’이 경쟁하면서 다시 등장했다.이후 3당 합당으로 치러진 92년 대선에서는 ‘양김’이 경쟁,‘양김’이라는 용어가 다시 오르내렸으나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그러나 97년 대통령선거에서 성이 다른 이회창(李會昌)후보가 여당 후보로나서면서 ‘3김 정치 청산’이라는 신조어가 새롭게 등장,정치색을 띠게 됐다. 그러나 이 역시 김대통령의 당선으로 설득력을 잃었다. 최근들어 ‘나라를 망친 대통령’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칠된 김전대통령이 정치재개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나라당이 ‘3김 청산’과 함께 ‘후3김시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강동형기자 yunbin@
  • 지자체 민간위탁 “황금알 아니다”

    경남 거창군은 하수종말처리장을 민간에 위탁하기 위해 지난 6월 부산 동아대에 운영비 조사를 의뢰한 결과 직영때보다 매년 2억∼3억원의 운영비가 더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하루 1만t을 처리할 때 드는 운영비는 직영때 3억1,200만원인 반면 민간에 위탁하면 6억1,700만원이나 돼 3억500만원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하수처리비도 직영 때는 t당 81.49원인데 비해 민간위탁 때는 161.04원으로 2배나 되고,시설운영 인원도 직영 15명,민간위탁 21명으로 조사돼 민간위탁이 직영체제보다 사업성이 낮다는 결론이 나왔다. 특히 민간위탁의 경우 위탁운영비 증가로 시·군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킬뿐아니라 하수도요금 공공요금의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자치단체들이 하수종말처리장과 박물관,체육시설 등 사업소의 민간위탁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으나 인력배치를 잘하면 직영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며 “무작정 민간에 위탁하기보다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소를 벤치마킹하는등 운영방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창 이정규기자 jeong@
  • ‘몸’-철학의 주요 테마로 돌아왔다

    “나는 전적으로 몸이며,그 밖에는 아무것도 아니다.영혼은 몸에 대해 어떤 것을 일컫는 말에 불과하다.”문명의 ‘내과의사’라고 자처한 니체는 이처럼 ‘몸’은 존재론적으로 정신보다 우월하다고 말했다. 니체가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心身二元論)에 바탕을 둔 이성과 자아 중심의 서양철학에 반발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한 ‘몸’(Human Body)이 철학적사유의 주요 테마로 돌아왔다.왜 지금 ‘몸’의 담론이 활발해지는가.플라톤 이래 철학의 변방에 머물러 왔던 몸에 대한 논의와 저술이 풍성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승환 고려대 철학과 교수는 “이성·노동·성적 차별 등의 억압으로부터몸을 해방시키기 위해 몸의 담론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한다.절제와 생산을 미덕으로 여기던 고전적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업주의적 대량 소비와 레저 중심의 사회로 바뀌며 몸의 억제가 능사가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해 졌다.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아닌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반성,남성중심주의에 대한 반발,사회현상의 변화,과학기술의 발전,페미니즘 등도 ‘몸’을학문적 담론의테마로 만들고 있다. 페미니스트들은 남성중심 사회에서의 여성 몸의 학대와 통제,그리고 상업광고나 포르노그라피에 의한 여성 몸의 오도된 상품화 등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으며,그러한 반발은 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인공장기의 개발은 몸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고 성형수술은 몸의 정체성을 변화시켰다.몸에대한 이러한 급격한 의미변화는 당연히 몸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졌다. 몸을 서양철학의 담론으로 끌어 들인 사람은 19세기 프랑스의 멘느 드 비랑이었다.그후 니체 등이 몸에 대한 뛰어난 성찰을 남겼으나 몸은 철학 담론에서 늘 고아였다. “몸은 90년대 들어와서 프랑스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학문적 테마가 된 후유럽·미국·일본 등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이정우 전 서강대 철학과 교수는 말한다.그는 “메를로-퐁티는 신체와 자각을 모든 인식·행위의 준거점으로 보고 현상학적인 논의를 진행시켰으며 미셸 푸코는 신체를 계보학적으로 다루고 들뢰즈와 가타리는 신체와 욕망을 기초로 세계사를 해석했다”고 설명한다.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서양철학에 가리워져 있던 몸의 담론이 3∼4년 전부터 활발하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서양과는 달리 동양 철학에서는 몸이 옛부터 중요한 주제였다.“인도철학에서는 몸의 의미를 규명하는 것이 늘 철학의 핵심 주제였다.인도철학은 특히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종교철학이며 종교와 철학은 삶 그 자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삶을 가능케 하는 몸은 중요한 철학적 탐구 대상이었다”고 이거룡동국대 인도철학과 강사는 말한다.조민환 성균관대 철학과 강사는 “중국의유가철학은 기본적으로 마음은 몸을 통해 드러난다고 본다.이때문에 항상 몸을 닦고 마음을 바로 하는 수양공부를 강조한다”고 말한다. 정화열 미국 모라비언대학 교수는 그의 저서 ‘몸의 정치’에서 “몸은 사회적인 것으로 연결시키는 탯줄이며 몸의 사회성이 의사소통의 기본 문법이다.모더니티를 장악해오던 비육체적인 이성의 해체는 모더니티의 종말이자포스트모더니티의 시작이다.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의 논리중심적 이론중심적 편향을 반대한다.”고 말한다.몸의 담론은 여성·환경·노동 등의 현실사회에서의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있다.자본주의의 효율·실용적 가치 우선 때문에 몸의 일부분만 착취당해 왔던 몸의 파편화·분절화 현상에 대한 반성이 나타나고 있다.환경문제에 대해서도 새로운 접근 방법이 나타나고 있다.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여겨온 서양문명의 환경파괴에 대한 반성으로 자연과 몸을 하나로 보는 시각이 몸의담론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몸은 특히 현대사회의 선전·광고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몸이 왜곡된 형태로 상업화에 악용되고 있다고 우려한다.한예로 여자의 육체와 관계없는 상품 광고에도 여자의 육체가 등장하는 일이많다.“신자유주의의 돌풍으로 몸의 왜곡된 상품화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될 것 같다”고 이승환 교수는 우려한다.그러나 마광수 연세대 교수는 “지식과 정신의 상품화는 긍정하면서 몸의 상품화를 반대하는 것은 몸 담론주의자들의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한다. 몸의 담론은 다양한 논의를 통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이승환 교수는 “몸에 관한 담론은 잊혀진 동양정신의 복권을 위한 신호탄”이라고 말한다.정화열 교수는 “몸 담론은 ‘미래철학을 위한 서곡’일 수 있다”고예상한다.그러나 서양철학에서 몸의 문제는 아직도 변방에 머물러 있다. 이창순기자 cslee@
  • [외언내언] 종이의 종말?

    비디오예술가 백남준(白南準)씨는 “모든 종이는 죽었다.크리넥스를 제외하고는…”이라고 일찍이 선언했다.니체의 “신은 죽었다”는 화두(話頭)를 빌린 이 선언은 인류문명의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한 종이의 효용성을 화장지에 국한시킴으로써 기존의 문명체계가 송두리째 변할 것을 예언한 것이다.이예언은 ‘미디어의 이해’(1964년)라는 책을 통해 활자시대의 종말과 전자시대의 도래를 선언한 마셜 맥루한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미디어의이해’ 첫 장에는 ‘구텐베르그여 안녕(Good-Bye to Gutenberg)’이라는 글귀까지 쓰여 있었다. 브리태니카사가 백과사전의 인쇄본 발행을 중단하고 CD롬판만 발행키로 했다는 소식은 두 사람의 예언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브리태니카사가 1771년부터 228년간 출판해온 백과사전의 인쇄본 발행을 중단한 것은 종이,즉 활자매체의 죽음을 알리는 조종(弔鐘)처럼 들린다.브리태니카사는 소비자들이 인쇄본에 비해 값싸고 편리한 CD롬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정보화기술의 발달에 따라 종이(책)가 사라질 것인가,아닌가 하는 문제는사실 첨예한 논란거리다.컴퓨터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대체로 종이의 죽음을 주장한다.그들은 21세기 초에는 종이책이 사라져 골동품 취급을 받을 것이라고 얘기한다.급변하는 사회에서 인쇄가 끝나자마자 구문(舊聞)이 돼버리고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무겁고 두꺼운 종이책과 달리 디지털책은 내용 변경과 최신 정보 교환이 쉽고 부피도 적어서 기존의 도서관이 필요없게 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우리 저작권법도 ‘종이’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에 맞추어 지금 개정 작업중이다. 그러나 종이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많다.사전이나 전화번호부,사용설명서(매뉴얼) 등 기능적인 책들은 디지털화하겠지만 교양적사색과 사상적 탐구를 위해서는 반성적 읽기가 필요하고 그런 책들은 디지털화된 ‘흐름의 매체(streaming media)’ 속에 편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종이는 죽었다”고 선언했던 백남준씨도 지난 80년대 판화전을 열면서 “종이가 지닌 요약,정리의 기능은 아직 살아 있다”고 말한 바 있다.한편 컴퓨터 사용이많은 사무실에서는 오히려 종이 사용이 늘고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기서 종이는 컴퓨터에 종속된 것이기 때문에 크리넥스와 다를 바 없다. 어쨌거나 종이의 중요성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종이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종이가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세상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빌 게이츠).디지털혁명이 본격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 혁명에 참여할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지 궁금하다. [임영숙 논설위원]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洪淳瑛 외교통상부장관

    ‘역사의 종말’이라는 책에서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1980년대 공산주의의붕괴로써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인간의 지혜로 만들어낸 최선의 제도로 판정받았다고 진단하고,이데올로기 논쟁은 끝났으므로 이 양대축을 여하히발전·개선시켜 나가는가 하는 것이 역사의 과제라고 말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는 보통선거,법치주의,견제와 균형,언론자유 등을 골간으로 하여 개인의 권리와 자유,그리고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최선의 제도라는 것이다.또 시장경제는 민간자율과 공정경쟁을 근간으로 경제활동을 시장의 수요공급의 원리에 맡김으로써 부의 창출과 생활수준의 향상을 도모하는 데 있어서 다른 어떤 제도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21세기 우리의 최대 국가과제는 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있다.시대를 앞서가는 선진국가들은 모두 예외없이 시장경제·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다.우리 나라도 이들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 1997∼98년의 금융위기는 우리의 경제적·사회적 체질을 재점검하고,민간자율과 공정경쟁에 입각한 진정한 시장경제의 새 틀을 짜는 구조개혁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우리는 1960년대에 경제개발에 착수하면서 시장경제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데,이제 비로소 그 기본틀을 짜고 있으니 시장경제의 실현은 참으로 긴 체제형성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에는 완벽한 이상형의 틀이 있는 것은 아니다.다만 끊임없는 개선의 과정이 있을 따름이다.그래서 그 틀은 나라에 따라 조금씩 다른 유형을 가지고 있다.미국의 유형은 유럽대륙의 유형과 다르다.미국의유형은 자유에 중점이 있고 대통령중심제이며,유럽대륙의 유형은 평등에 중점이 있고 내각책임제 지향이다. 그러나 모든 유형은 두 가지 기본 전제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그 첫째는 계약사상이요,둘째는 정직과 신뢰의 덕목이다.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는 계약사상과 정직의 덕목 위에서만 번창할 수 있기 ^^문이다. 명령과 복종으로 움직이는 독재사회는 굳이 정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그러나 개인의 의지가 집합되어 움직이는민주사회는 사람들사이의 정직과 신뢰가 발전의원동력이다. 정직한 사람이 성공하는 확률이 높은사회가 바로 민주국가요,시장경제라고말할 수 있다.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성숙도는 계약사상과 정직의 수준과 정비례한다.투명도지수,부정부패지수 등은 바로 그러한 평가표다. 어떻게해야 정직한 사회,계약사회를 이룩할 수 있는가.그 대답은 역설적이지만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원칙을 더욱 뿌리내리고 확산하는 일이다.이것은정부의 몫이기도 하고 사회구성원 각자의 몫이기도 하다. 정직하게 사는 운동,지연·학연·혈연을 넘어 계약과 원칙에 충실하고자 하는 자각과 실천이 모든 개인의 작은 생활권에서 있어야 한다.이러한 작은 운동이 모여 큰 흐름을 이루어 우리의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초석을 굳건히 하는 힘이 되리라.
  • K-1TV ‘왕과비’ 연장방송

    KBS 1TV 대하드라마 ‘왕과 비’가 내년 3월까지 연장 방송된다. 밀레니엄 특별기획 ‘태조 왕건’이 담당 연출자 김재형PD의 검찰 수사 등에 따라 차질을 빚은 탓이다. KBS 윤흥식주간은 “‘태조 왕건’을 찍기 위한 경북 문경의 야외 세트 건설 등은 계획대로 추진 중이나 김재형 PD가 ‘태조 왕건’을 정상적으로 연출할 수 있으지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당분간 ‘태조 왕건’의 제작시기를 늦추기로 했다”면서 “공백기 동안 현재의 프로를 계속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왕과 비’는 당초 성종 때까지만 다루기로 했으나 3개월 연장방송되면서 연산군 시대까지 보여주게 됐다. 원래 수빈 한씨의 둘째아들인 성종이 왕으로 등극하고,수빈 한씨가 인수대비로 올라앉아 수렴청정에 들어가 ‘정치적 야망’을 이루는 내용이 남겨진드라마의 내용이었다. 연산군시대는 TV 사극들의 단골시대.성종비 윤씨가 왕의 용안을 할퀴었다는이유로 폐비돼,사가로 쫓겨난 뒤 사약을 받고 죽자 폐비의 아들로 왕위에 오른 연산군은 외할머니로부터 어머니의 피묻은 적삼을 전해받고 당시 관련자에게 피의 보복을 벌인다.연산군은 할머니인 인수대비의 머리카락을 잡고 자리에서 끌어내어, 절대권력을 휘두르던 인수대비에게 비참한 종말을 가져다준다는 내용이다. 허남주기자
  • [굄돌] 노스트라다무스와 ‘조용한’ 7월

    요즘 우리 다섯살배기의 최대 고민은 지구의 종말이다.어디서 주워들은 모양이다.“사람들이 다 죽는거야? 그럼 우리 식구도 다 죽는거야?”.여기서도 세기말 저기서도 종말론이다.그 중 제일 화제가 되는 것은 ‘1999년 7의 달에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일갈이다.오는 28일을 지목하기도 했다는데 며칠 안남았다. 종말의 징후는 사실 도처에 편재해 있다.핵미사일,정체불명의 바이러스,환경오염과 기상이변,우주행성들의 충돌,Y2K,사이비 종교의 창궐 등등.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별주부전’의 토끼마냥,큰 일들만 터지면 이게 종말의 조짐이 아닐까 싶어진다. 나는 점(占)을 좋아한다.오늘의 운세에서 토정비결이나 사주팔자,별자리점,카드점 심지어 화투점도 재미있어 한다.그렇다고 내가 그 점괘를 믿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사실 아침 신문에서 본 두세줄 짜리 오늘의 운세도 신문을 내려놓으면서 잊어버리곤 한다.정작 내가 즐기는 것은,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모든 사람에게 모든일들에 적용될 수 있는 그 비유의문장들이다.애매하고 일반화된 말들을 각자의 자기 상황에 맞춰 개별적으로해석해내는 바넘(barnum) 효과를 자아내는 패턴화된 말들인 셈이다. 점이나 예언의 진위 여부는 맞았느냐 틀렸느냐라는 단순 이분법에 의해 결판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그러나 아니올시이다.사람 사는 일이라는 게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고 또 아니라면 아니다.듣는 사람 맘이다. 게다가 모든 점과 예언에는 안전장치가 있다.명종 때 예언가 홍계관이 모 정승의 죽음을 예언했는데,말짱하자,“젊었을 때 적선을 많이 해서”라고 했단다.노스트라다무스 해설로 유명한 고토 벤이란 일본인 역시 “일부 현명한인간들의 노력으로 인류는 일단 생존을 연장하게 됐다”고 했단다. 노스트라다무스도 ‘7의 달’이라는 안전장치를 잊지 않았다.이 문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 이상의 시간을 벌 수 있다니 말이다.그러나 그때 가서도 별일 없으면 어떻게 할까.이렇게 말할지 모른다.조심해서 나쁠 게 뭐있습니까. 정끝별 시인·문학평론가
  • “동강은 흘러야 한다” 화폭위의 외침

    남한강의 상류 동강(東江).강원도 정선과 평창 일대에서 발원해 산허리를굽이굽이 휘돌아 영월에 이르는 51킬로미터의 수려한 물줄기.어라연 계곡과백룡동굴,어름치와 쉬리,딱따구리와 수달,황조롱이와 비오리,고인돌과 돌도끼가 발굴된 선사유적지 등 천혜의 비경과 생물·문화자원의 보고인 동강이정부의 치수논리에 밀려 몸살을 앓고 있다.동강댐 건설을 둘러싸고 동강의자연을 지키자는 환경단체들과 수도권 식수확보와 홍수방지를 위해 댐을 세워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지난해 12월 ‘동강을 사랑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모임’을출범시킨데 이어 여러가지 크고 작은 행사를 통해 동강지키기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가나아트센터가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서울 가나아트센터 전관에 마련하는‘환경기획전:동강별곡’(27일∼8월 8일)은 “동강은 흘러야 한다”는 미술인들의 무언의 외침이 담긴 뜻깊은 전시다. 주제로 내세운 ‘동강별곡’은 조선 선조때 시인 정철이 관동팔경과 금강산을 유람하며 읊은 가사 ‘관동별곡’에서 힌트를 얻은 것.‘관동별곡’은 철저히 관찰자의 주관적인 입장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관념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동강별곡’의 작가들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출발한다.그들은 사실적인 사진을 통해 또는 관념적인 추상그림을 통해 동강의 환경적·생태적가치를 일깨워준다.이번 전시에는 박대성·사석원·임옥상·홍성담(회화),권태균·배병우(사진),박한수(시각디자인),이중재(비디오),김준권·이인철(판화) 등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작가 21명이 뜻을 같이 했다. 동강은 영월읍의 단종 유배지 청령포 바로 아래에서 서강과 만나 남한강을이룬다.단종의 운명이 다한 곳에서 동강의 흐름도 끝나는 셈이다.하지만 동강은 남한강이라는 거대한 물줄기로 다시 태어난다.단종에 얽힌 전설이 곳곳에 서려 있는 이 동강에 댐이 들어서게 되면 단종의 최후처럼 동강도 비운의 종말을 맞게 될지 모른다.이러한 절박함이 20명이 넘는 작가들을 동강 현장으로 내몰았다. 이번 출품 작가들은 모두 동강 일대 전 지역을 골골 샅샅이 둘러 봤다.또 동강댐 건설을 반대하는 ‘영월댐 건설 백지화를 위한 3개군 투쟁위원회’ 사람들,동강 일대의 문화를 지키는 사람들,댐이 시작되는 가수리의 느티나무아래서 정선아리랑을 부르던 노인 등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났다.그런 만큼 이번 전시는 단순히 동강의 비경을 예찬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동강의 사회적·문화적·역사적 가치를 하나로 엮어낸 현장감 있는 환경생태미술전으로 꾸며진다. 한편 작가와 화랑의 몫인 전시 수익금중 일부는 환경운동연합에 기탁돼 환경을 살리는 일에 쓰일 예정이다.부대행사로 동강 사진자료전,동강 영상자료 상영,동강 걸개그림,기념공연,환경캠페인 등을 마련했다.02-720-1020김종면기자 jmkim@
  • [대한광장] 지구멸망, 인간의 이기심에서

    1999년 7월을 지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의종말을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에 의하면 지구 종말이이번 7월에 온다고 하기도 하고,또 최근 몇년 동안 지구 도처에서 시한부종말론자들의 지구 종말에 관한 주장들도 비록 일회성 사건으로 끝나버리긴 했지만 상당수의 현대인들로하여금 일부 예언이나 종교적 확신과는 상관없이어쩌면 이 시대에 지구의 종말이 올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끔한 것도 사실이다. 자연환경의 오염과 파괴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지구 온난화현상,식품의 오염 그리고 핵전쟁의 위협 등등….현대인에게 지구 멸망 시나리오를 충분히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내용들이다.특히 핵전쟁에 대한 현대인들의 공포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지구 멸망에 관한 예언이나 일부 종교의 시한부종말론과 맞물려 그야말로 세상의 종말을 바로 눈 앞에 두고 있다는 심한절망감과 위기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실상 핵무기의 위력이 60억명의 인구를 가진 지구 전체를 죽음으로 몰고갈수 있다는것을 알고 있기에 현대인들이 갖는 두려움은 더욱 크다.실제로 대부분 사람들은 만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그 멸망 원인은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오래 전에 본 영화이지만 아직까지도 기억이 생생한 영화가 하나 있다.‘The Day Before’(하루 전날)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이렇게 시작된다.‘핵무기의 위험에 완벽하게 대피할 수 있는 방공호 완성.이 방공호에서 20일간 생활할 남녀 각각 10명 모집,20일의 생활 후 2만달러 지급’. 핵무기의 엄청난파괴력을 걱정하면서 고육지책으로 생각해 낸 것이 이 방공호였고,20명의 남녀 지원자가 엄선되어 방공호에서의 생활은 시작된다. 그런데 사건은 약속된 20일을 하루 남겨놓고 벌어진다.갑자기 방공호 내부에 사이렌이 울리고 긴급 방송이 흘러나온다.‘핵전쟁의 실제상황이 벌어졌으니 각자의 위치로 돌아갈 것!’.TV와 라디오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계속반복한다.“적의 침공으로 내일 00시 이 도시에 핵폭탄이 투하되니 시민들은 모두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매우 긴박한 상황이다.TV는 벌써 폭도로 돌변해 방공호의 문을 부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시민들은 온갖 장비를 동원해 방공호 문을 부수지만 끄떡도 않는다. 방공호 내부에서는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문을 열어서 몇명이라도 살리자는 측과 그렇게 하면 결국 모두다 죽기 때문에 절대로 안된다는 측이 팽팽하게 맞섰고,결국 토론은 결렬되며 싸움이 벌어지고 방공호 내부는 유혈사태가벌어진다.실로 숨막히는 순간이고 벌써 여러 사람이 다쳐서 쓰러진다.이때갑자기 내부 방송이 흘러나온다.“여러분,진정하시기 바랍니다.지금의 바깥상황은 실제상황이 아니고 가상상황입니다.속히 싸움을 중지하시기 바랍니다”.실로 어이없는 방송이었다.서로 치고 받던 사람들이 심한 허탈감에 빠지고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인류를 멸망에 빠뜨리는 것은 핵무기가아니라 인간의 이기심과 독선이라는 것이다.나만을 주장하고 나만의 이익 때문에 다른 사람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인간의 이기심과 독선이 핵무기보다 더 무서운 무기라는것을 우리에게 암시해준다.우리 모두의 실존을 위협하는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환경호르몬,핵전쟁의 위기가 곧 인간의 이기심때문에 생겨나 결국 인류 전체를 파멸로 몰고가는 가장 직접적인 위협이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인류의 파멸,지구의 멸망이 있게 된다면 그것은 누가 그렇게 예언했기 때문에,혹은 그렇게 계시되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생태계의 파괴나 핵전쟁에 의해 인류의 역사가 비참하게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걱정하지만 그러한 파국을 막을 수 있는 방패는 결코 방공호가 아니다.파국을 막는 유일한 방패는 우선 나 자신부터 이기심과 독선을 버리고 이해하고 양보하고 받아들이는 삶을 사는 것이다. [李東益 가톨릭대 교수·윤리신학]
  • 市長이 고향마을에 혐오시설 유치

    “지역발전을 위해 각종 혐오시설 설치를 기꺼이 허락해 준 고향 마을 사람들이 고마운 거지요” 김진영(金晋榮) 경북 영주시장이 분뇨종말처리장 등 각종 혐오시설을 자신의 고향마을과 인근 지역에 유치,집단 민원은 줄이고 행정능률은 올리고 있다. 김시장의 고향은 문수면 적서리 속칭 아치나리 마을.이 일대는 현재 시 분뇨종말처리장과 하수종말처리장,위생 쓰레기매립장,도축장 등 각종 혐오시설의 집합 장소가 돼 있다.농공단지 2곳이 조성돼 있고 최근 납골당 설치도 계획중이다. 김시장이 지난 91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유치활동을 벌여온 덕택이다.물론 문중(門中)과 고향마을 주민들의 이해와 성원이 밑거름이 됐다. 김시장은 13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지난 91년 적서리 472 일대 3만 1,540평에 시 하수종말처리장을 유치했다.92년에는 적서리와 인접한 권선리 산 2일대 7만3,000평에 위생쓰레기 매립장을 끌어들였다.초대 민선시장으로 취임한 95년에는 적서리 520 일대에 시 도축장을 지었고,오는 9월부터 가동될 분뇨종말처리장은 97년부터 권선리 46 일대에 건설중이다. 이 시설들은 14만 영주 시민들이 오는 2020년까지 걱정없이 사용할 수 있는규모로 지어졌다. 아울러 김시장은 올부터 권선리 일대에 납골당을 설치하기 위해 고향 주민들과 협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향 사람들과 인근 주민들의 반발과 집단 민원이 없었던 것은아니다.김시장을 원망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김시장은 ‘살신성인’을 강조하며 설득을 거듭했다.‘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주민들이 김시장의 뜻에 적극 동참해 이같은 결실을 맺었다. 이로 인해 영주시는 각종 혐오시설 설치에 따른 집단민원과 행정낭비를 최소화하는 성과를 거둬 다른 자치단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김시장은 “특별한 인센티브 대가도 없이 혐오시설 설치에 성원과 협조를보내준 고향 사람들과 주민들에게 깊은 감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영주 김상화기자 s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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