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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천강 수질 ‘특급水’로

    강원 홍천군이 홍천강 수질개선에 1132억원을 투입한다. 8일 군에 따르면 청정 1급수를 유지하고 있는 홍천강의 수질을 더 깨끗하게 보전하기 위해 2011년까지 1132억원을 투자, 하수관거 235㎞를 신설하고 공공하수처리시설 41곳을 신·증설한다. 시설 투자가 이뤄지면서 최근 환경부에서 실시한 공공하수처리시설 운영평가에서 최우수 군으로 선정돼 장관 표창과 함께 포상금 2000만원도 챙겼다. 군은 우선 홍천읍 시가지 중심부의 하수를 분리 배출하기 위해 2005년부터 올해 말까지 국비와 기금 등 105억원을 지원받아 32㎞의 하수관거를 정비한다. 시내 외곽지역과 연봉, 갈마곡, 상화계, 하화계지구는 지난 8월부터 2011년까지 임대형 민자사업(BTL)으로 324억원을 투자,72㎞의 하수관거 설치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질개선 사업이 마무리되면 홍천읍 시가지와 북방면 중심부에서 발생하는 하수 전량이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돼 홍천강이 한결 맑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면 단위 집단취락지역의 하수처리를 위해 댐 상류 지원사업으로 703억원을 투자,2010년 말 준공 목표로 41곳의 하수처리시설과 131㎞의 오수관거 설치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노승철 홍천군수는 “홍천강은 주민들의 젖줄이면서 미래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면서 “군의 행정력을 집중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홍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씨줄날줄] 후쿠야마의 고언/구본영 논설위원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존스 홉킨스대 교수는 참 ‘도발적인’ 학자다. 세계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설을 자주 제기했다는 점에서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일본계 3세 정치경제학자다. 조지 메이슨대 재임 중 그는 ‘역사의 종말’이란 책으로 다채로운 반향을 얻었다.‘자유주의의 전도사’란 찬사에서부터 ‘학술 장사꾼’이란 비난에 이르기까지.‘무엄하게도’ 자유민주체제의 최종 승리로, 변증법적 역사 발전은 끝났다고 선언한 탓이다. 한마디로 동구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시장경제+자유민주주의’가 지구상 유일 대안으로 남았다는 게 대전제였다. 이 시스템이 세계화를 통해 전세계로 퍼질 것이므로 더 이상의 역사적 진보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셈이다. 그런 그가 이번엔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로 미국식 자본주의의 비전이 허물어졌다고 분석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13일자)의 기고문을 통해서다. 즉 감세와 탈규제를 기반으로 한 레이건주의로 대변되는 미국식 자본주의가 벽에 부딪혔다는 주장이었다. 자유주의의 궁극적 승리를 예언했던 그가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신랄히 지적한 것은 퍽 역설적이다. 물론 1기 부시 행정부 때만 해도 네오콘(신보수주의 그룹)으로 분류되던 그의 이런 변신은 이미 예견됐다.2006년 ‘네오콘 이후’란 책과 함께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전 수행방식을 비판하기 시작하면서다. 까닭에 후쿠야마의 주장이 우리에게 금과옥조일 순 없을 게다. 그의 논리 자체가 오락가락한 상황이 아닌가. 이번에도 그는 미국식 모델에 온전히 미련을 버리진 않았다.“그래도 중국이나 러시아 모델보다는 낫다.”면서 “미국이 1930년대와 1970년대에 그랬듯 위기를 이겨내고 영향력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고 해서 “감세, 탈규제 정책을 포기하고 (금융에 대한)규제 강화와 공공기능 정상화를 꾀해야 한다.”는 그의 고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게다. 그가 지적했듯(미국의 충고 혹은 강요로) 외환시장을 덜컥 개방했다가 1997∼98년 국제통화기금(IMF)위기를 겪었던 우리가 아닌가.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고급주택·요트 매물 속출… 월街 몰락

    세계 금융의 중심지 월스트리트가 금융위기로 된서리를 맞으면서 돈을 물쓰듯 했던 소비 문화도 안녕을 고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화려한 파티, 고급 요트와 주택에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쏟아부으며 부를 과시하던 월가(街)의 전성시대는 끝났다고 전했다. 지난 20년 동안 월가에서 부자의 개념은 완전히 달라졌다. 젊은 트레이더들은 닷컴 붐 속에 하룻밤에 백만장자로 변신했다. 쉽게 빌린 돈으로 각종 별난 파생상품에 투자해 벼락부자가 될 수도 있었다. 당연히 씀씀이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1982년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의 거부’ 400명에 들려면 현재 달러 가치로 1억 5900만달러(약 2000억원)면 됐다. 하지만 이제는 최소한 13억달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리먼 브러더스 등 대형 투자은행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해고된 사람들이 속출하면서 월가에 찬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NYT는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여겨진 파티는 이제 끝났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파장(罷場)이 부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요트시장이다. 요트중개인 조너선 베켓은 “호화요트는 금융위기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분야”라면서 “지난 8년 동안 요트를 팔려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최근 1000만달러∼1억 5000만달러 사이의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저택 시장에도 고가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의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조지프 그레고리는 회사가 파산호보신청을 하기 직전인 지난 여름 침실이 8개 딸린 해안가 저택을 3250만달러에 내놨다. 중개인들은 “한달 1만 1500달러선에 거래되던 고급주택의 월세가 8000달러까지 떨어졌다.”면서 “앞으로 6개월에서 18개월 사이 주택시장이 한파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을 팔려는 가격과 매수희망가 사이의 간격이 커졌기 때문이다. 월가 금융회사 직원의 실직과 보너스 삭감으로 스튜디오 같은 소형 아파트 시장도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비싼 파티장을 대여하던 파티 문화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이벤트 주선업체 사장인 조지프 토드는 “한 고객이 결혼파티 장소로 8만∼10만달러가 드는 곳을 예약했다가 지금은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 알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급 스트립 클럽 역시 손님이 없어 파리를 날리긴 마찬가지다. 기부활동을 하는 재단이 타격을 면치 못하는 것은 금융위기 시대의 또다른 그늘이다. 재단이 보유한 자산이 주가가 급락하는 바람에 반토막이 났기 때문이다.AIG 주식 1550만주를 보유한 스타파운데이션의 자산은 2006년말 대비 3분의 1인 10억달러가 증발했다. 리먼브러더스 재단도 상황은 비슷하다. ‘월 스트리트-미국의 꿈의 궁전’의 저자인 스티브 프레이저는 “자유 시장에 심취했던 시대가 종말을 고하기 시작했다.”면서 “1929년 대공황,1987년 블랙 먼데이 때와 같은 충격의 분위기가 월가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無人 자동화의 그늘’… 제조업 일자리 급감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無人 자동화의 그늘’… 제조업 일자리 급감

    ‘개미와 베짱이’의 현대판 버전은 ‘21세기 노동과 연금’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름 내내 땀을 흘리며 일만 하던 개미는 겨울이 되자 건강이 나빠져 그동안 모은 돈을 허비하고 쓸쓸히 생을 마감한다. 반면 노래만 부르며 게으름을 피우던 베짱이는 음반을 내고 콘서트도 열며 엄청난 부자가 된다. 그러나 주식투자 실패로 가산을 탕진한다. 연금에 의지해 살아보려 했지만 정부 기금이 바닥나 그 역시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 첨단 기술이 낳은 자동화·디지털화가 비숙련 노동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다.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가 맞물리면서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기 위한 연금 역시 재원이 말라가고 있다.20세기 사회를 지탱해 오던 노동과 연금이 21세기 사회를 흔드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사회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여서 갈수록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는 데 있다. 노동과 연금의 위기를 맞이한 세계의 사례를 통해 한국의 대응책을 살펴봤다. |도쿄·요코하마 류지영특파원| 일본 도쿄 중심가 신바시 역에 자리잡은 신교통시스템 ‘유리카모메’.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해 도쿄의 상징이 된 유리카모메는 6량짜리 객차에 15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소규모 모노레일이다. 객차는 지상에서 10여m 높이에 지어진 철길을 따라 도심 건물 숲 사이를 미끄러지듯 뚫고 나간다. 열차 안 유리창에서 내려다보이는 도쿄 신도시 오다이바의 경관은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17만평 타이어 공장엔 근로자 1000명뿐 유리카모메는 출발역인 신바시와 종착역인 도요스를 뺀 나머지 14개 역이 모두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승차권은 모두 무인 발권기에서 판매되며, 역사 관리 또한 CCTV를 통해 이뤄진다. 오전 6시부터 밤 12시30분까지 3∼7분 간격으로 운영되는 모노레일에는 운전사와 승무원이 단 한 명도 타지 않는다. 한국에서라면 안정적인 직장으로 각광받았을 법한 100여개의 철도 관련 일자리가 이곳에서는 열차 운행 시작 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다. 도쿄와 마주보고 있는 항구도시 요코하마에 자리잡은 세계 최대 규모의 차이나타운에는 하루 3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 이 일대 유료 주차장들은 늘 북새통을 이루지만 한국과 달리 관리요원을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다. 요금 정산 등 모든 업무는 기계로 이뤄지며, 문제가 생기면 출입구에 설치된 비상전화로 해결하게 돼 있다. 이런 모습은 요코하마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으레 관리인들이 상주하는 우리식 주차시스템은 일본 도심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도쿄 시내에서 30㎞가량 떨어진 고다이라 시에 위치한 브리지스톤 타이어 도쿄 공장은 자동화 공정의 선두기업으로 꼽힌다.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의 3배 면적인 56만㎡(약 17만평)의 공장에서 하루 3만여개의 타이어를 만들지만 생산직 근로자는 채 1000명이 되지 않는다.97%에 달하는 고도의 공정 자동화 덕분이다. 하루 6만여개의 타이어를 생산하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인력이 5500명인 것과 비교해 보면 이곳의 일자리가 얼마나 적은지 가늠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일본의 무인화 기술은 역설적으로 일본의 경제 침체를 설명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인건비 증가로 인한 생산기지 해외 이전과 자동화로 인한 비숙련 일자리 수요 감소가 내수 경기 위축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세계 제조업 왕국’으로 군림하며 1991년 25%에 달했던 제조업 고용 비중도 지난해 18%까지 떨어졌다. 고된 노동에서 사람을 해방시켜 삶의 질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했던 자동화가 오히려 인간을 일터에서 내몰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의 제조업 고용비중 하락속도 일본 앞질러 선진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일자리 감소 현상은 우리로서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인구는 1991년 516만명을 정점으로 해마다 꾸준히 줄어 지난해 412만명을 기록했다. 제조업 고용비중도 91년 27.6%에서 지난해 17.6%로 낮아져 일본보다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제조업의 일자리 감소를 만회하며 한국 사회 일자리 창출을 이끌던 서비스업 부문마저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동력이 크게 약화됐다. 전산화 등의 여파로 산업구조 전반이 고용을 줄이는 쪽으로 변하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3∼1997년 연평균 62만 4000명에 달했던 서비스업 일자리 증가폭은 2002∼2007년에는 40만 5000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37만 3000명에 불과해 90년대 초반에 비해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 이 때문에 생산가능인구(15∼64세) 중 취업자 수를 뜻하는 고용률은 2002년 이후 63%대에 머물며 지속적인 정체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당시 연간 60만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바 있다. 삼성경제연구원 강우란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성장률 1%가 대략 6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낸다.”면서 “6% 성장을 달성해도 50만개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superryu@seoul.co.kr ■부품소재·지식기반 육성 일자리 감소부터 막아라 한국에서는 노동과 연금의 미래에 대한 한국식 해법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와 개혁을 통해 노동과 연금에 대한 지금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일자리 확충의 경우 규제 완화와 고비용구조 개선을 통해 부품소재산업과 지식기반 서비스업을 육성해야 일자리 감소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술발전이 제조업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고용효과가 큰 이들 산업에 대한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동향분석팀 최요철 차장은 “부품소재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생산, 연구기관, 마케팅 면에서 많은 전문인력이 필요하고 전후방 산업 연관효과가 커 국내 고용기반 확충에 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시간제 근로 등 노동시간만 유연화돼도 여성인력 고용이 크게 늘어 국가 전체 일자리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원 강우란 수석연구원은 “덴마크와 네덜란드 등은 정규직 해고 제한이 엄격한데도 시간제근로 등을 통해 70%가 넘는 높은 고용률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노동시장이 유연화되면 경제성장과 일자리 간 선순환구조가 정착돼 노동시장 양극화를 개선하는 데도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연금개혁의 경우 기존의 ‘덜 내고 더 받는’ 방식에서 ‘낸 만큼 돌려받는’ 방식으로의 수술이 불가피하다.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으며 10여년에 걸친 논의 끝에 1998년부터 혁신적 연금제도를 도입한 스웨덴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스웨덴 연금개혁의 기본정신은 ‘가입자 자신이 부담하는 만큼 연금으로 지급받는다.’는 것이다. 현재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운영 중인 ‘저부담 고급여’ 방식에서 탈피, 연금가입자 본인의 보험료 부담 수준과 연금액이 연결되도록 하는 ‘명목확정기여형’(NDC)이라는 새 제도를 도입했다. 본인의 보험료 납부실적에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만큼의 이자율을 부여해 ‘적당히 내고 적당히 받는’ 소득비례형 연금제로 전환한 것이다. 대신 정부 예산으로 최저연금을 담보해 주는 장치를 마련, 저소득층의 노후를 보장하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선진국 일자리 만들기 노력은 佛, 근로시간 단축… 日, 임금피크제 도입 노동수요 감소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지만 성과는 그다지 신통하지 못하다. 2000년 세계 최초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채택했던 프랑스는 지난 7월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근무시간을 줄여 시민들이 일자리를 나눠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당초 구상이 사실상 실패로 끝난 셈것다. 집권 사회당이 도입했던 주 35시간 근무제는 법정 근로시간을 예외없이 4시간씩 단축,10%가 넘던 실업률을 낮추려는 데 목적이 있었다. 실제 1999년 10.7%였던 실업률은 제도 시행 직후인 2001년 8%선까지 떨어져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면서 2006년 실업률은 제도 시행 정과 다르지 않은 9.8%까지 상승했다. 제도 시행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으로 돌아간 것. 반면 35시간 근로제 시행기업의 지원에 매년 135억유로(약 23조원)의 나랏돈을 사용하다보니 정부 예산 대비 재정적자비율(4%)이 유로통화권 국가들의 재정적자 상한선(3%)을 넘어선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기업들의 자발적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사회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사회 고령화로 연금 지급개시 연령이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 조정되자 기업들이 정년인 60세부터 64세까지 기존 임금의 절반 수준으로 직원들을 재고용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있다.70세까지 고용을 책임지는 회사도 많아 65∼69세 인구의 49.5%(한국은 농어민 포함 30.5%)가 취업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日 위기의 국민연금 대안 공동체 ‘마을펀드’서 찾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日 위기의 국민연금 대안 공동체 ‘마을펀드’서 찾다

    |도쿄(일본)·새너제이(미 캘리포니아) 특별취재팀|“‘오사카 엄마들의 펀드’,‘고마워요 감사해요 펀드’…. 투자상품 이름 치고는 상당히 소박하고 서민적이지 않나요?그래도 일본 굴지의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펀드와 비교해 수익률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도요타 자동차, 캐논, 호야 등 일본 내 초우량기업에 장기투자를 해 온 덕분에 누적 수익률도 상당하고 운용 수수료 등으로 새는 돈도 거의 없기 때문이죠.” 도쿄 사와카미 투신 대표 사와카미 아스토(61) 회장은 자금 고갈로 위기를 맞고 있는 일본 공적 연금의 대안으로 각 지자체 주민들이 펼치는 마을펀드 운동을 소개했다. 양복 웃도리를 벗고 화이트 보드 앞에 서서 각종 그래프와 숫자를 써서 설명하는 그의 눈에 예리함이 번뜩였다. 전 세계가 자본주의의 근본적 난제들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사회 고령화로 연금이 점차 바닥나 미래 세대의 안위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신자유주의와 자동화의 영향으로 질좋은 일자리가 줄면서 ‘노동의 종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비정규직 증가로 근로자·서민들의 삶의 질이 열악해지고 있다는 비판에도 각국 정부는 시장원리를 해친다는 이유로 적극적 개입을 꺼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국가나 정부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사회의 위기를 희망으로 바꾸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정부 의지 않고 주민들 직접 노후 챙겨 “일본에서는 현재 성장부진, 고령화 등으로 국민연금의 미래가 불투명합니다.‘우리동네 투신’‘△△마을펀드’등은 개인들이 직접 노후를 적극적으로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일반 펀드처럼 일정 금액을 의무적으로 납입할 필요도 없어요. 한달에 1000∼2000엔씩이라도 푼돈이 수십년간 쌓이면 노후를 위한 큰 힘이 되거든요,” 마을펀드 아이디어를 처음 주창한 사와카미 회장은 미래를 위한 지역주민 스스로의 노력을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같은 강제적 징수방안이 없어 국민연금 납부율이 60%대에 불과하다. 연금 고갈 우려에 대비해 개인들 자신이 직접 만든 펀드로 미래를 준비하려 팔을 걷어붙였다. 펀드의 운용 주체는 노후를 고민하는 이웃, 직장 동료 등 같은 지역에 사는 서민들. 사와카미 회장 역시 각 지역 마을펀드의 성공적 운용을 위해 대가 없이 돕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각지에서 도쿄, 오사카, 삿포로 등에 7개의 펀드가 생겨났다. 현재 설립을 추진 중인 지역만 해도 20개가 넘는다. ●이베이 등 신기업 ‘노동의 미래’실험 전세계 30여개국에 지사를 둔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eBAY)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본사.5각형의 벌집을 잘라놓은 듯한 구조의 사무공간에서는 모든 직원들이 동등한 면적의 책상을 사용한다. 임원이나 사장이라도 책상을 한 두 개 더 쓸 수 있을 뿐이다. 일하다 말고 회사 자랑에 여념이 없는 한 직원의 설명이 인상적이다. “사무실을 ‘모두가 함께하는 평등한 공간’으로 규정하는 회사의 노사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남녀노소·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에서만큼은 노사 모두가 평등해야 신생기업 성장의 추진력을 찾을 수 있죠. 창의적 노사관계 정립이라는 새로운 실험을 통해 ‘노동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어요.” 미국의 닷컴·왓컴기업 등 신성장 업체들은 기존 공룡기업들을 뛰어넘을 경쟁력의 원천을 새로운 노사문화에서 찾고 있다. 시가총액 1500억달러(180조원)로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이끄는 ‘구글’ 역시 놀이터 수준의 사무환경을 제공하기로 유명하다. 직원들의 휴식을 위해 한국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개인수영 훈련장비 ‘스위밍 트레이드밀’도 구비하고 있다. ●주주 우선 자본주의 약점 보완 ‘GWP운동´ 이들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유는 ‘직원에게 쓰는 돈은 비용이다.’는 기존 노사 관련 패러다임을 깬 덕분이다. 직원의 사기가 결국 기업의 실적과 직결된다는 믿음 하에 그동안 주주만을 우선시하던 주주자본주의의 약점을 보안하려는 ‘일하기 좋은 직장’(GWP:Great Work Place)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실제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매년 발표하는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 100’에 이름을 올리는 기업들은 평균 투자 수익률이 일반 기업(S&P 500기업)의 2∼3배에 달한다. 특히 GWP 운동은 한국이 강한 분야인 가진 IT, 자동차, 섬유 등에서 더욱 큰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우리 역시 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미국식 자본주의/함혜리 논설위원

    1938년 8월30일. 시장과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을 중시하는 일련의 경제학자들이 파리에 모였다. 당시 많은 국가들에서는 계획 경제로 방향을 선회하는 상황이었다. 발터 오이켄,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레이몽 아롱, 월터 리프먼 등은 쇠퇴하던 자유주의 이념을 구하기 위해 ‘월터 리프먼 콜로키움’을 결성했다.19세기 자유방임주의와 대별되는 ‘신자유주의(neoliberalisme)’는 이렇게 태동했다. 제 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신자유주의 모임을 재건한 사람은 하이에크였다. 그는 1947년 스위스의 몽펠르렝에서 지식인 39명을 초청해 학회를 열고 자유주의적 세계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했다. 이 모임에 참석했던 시카고대학의 밀턴 프리드먼은 후에 신자유주의의 이념적 산실 역할을 한 ‘시카고 학파’를 만들었다. ‘작은 정부, 큰 시장’을 핵심이념으로 하는 신자유주의는 정부의 시장개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1930년대 이후 미국 경제정책을 주도해 온 케인스 이론이 1970년대 서구 선진국의 스태그플레이션을 계기로 후퇴하면서 경제학의 신주류로 등장했다.1980년대 영국의 대처 정부와 미국의 레이건 정부가 신자유주의를 적극 채택하면서 유례없는 장기호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은 이후 신자유주의는 미국식 자본주의 모델로 불리며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미국은 전세계에 미국식 자본주의를 설파하며 금융시장 개방과 무한경쟁을 독려했다. 지난 30년간 세계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가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식 자본주의의 종말, 신자유주의의 종언이라는 분석과 함께 자본주의 역사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는다. 각국의 정상들은 미국식 탈규제 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새로운 시장질서의 구축을 적극 촉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국책은행 민영화와 금산분리 완화, 글로벌 투자은행 육성 등 금융규제 완화라는 기존의 시장만능주의적 정책 틀을 고수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거미줄처럼 촘촘히 엮여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GMO, 볼로그 “적극 확대해야” 윤석원 “최후수단 삼자”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GMO, 볼로그 “적극 확대해야” 윤석원 “최후수단 삼자”

    1. 곡물난 왜 시작됐을까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제3세계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하는 등 식량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식량위기의 원인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노먼 볼로그 박사 곡물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맞지만 식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란 점을 우선 말하고 싶다. 인류는 모두 함께 먹고살 만큼의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 단지 분배면에서 문제가 있을 뿐이다. 중국과 인도에서 동물 단백질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식량가격을 올리는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다. 육류 소비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옥수수와 밀이 동물사료로 많이 소비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윤석원 교수 전 세계 곡물재고는 5년 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최대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에서 매년 5000만t 이상의 옥수수가 바이오에탄올로 전환되고 있다. 당연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로 인한 수확량 저하도 심각한 문제다. 현재는 수확량 저하가 1∼2%선이지만 5%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국제시장에 돌아다니는 곡물거래량이 생산량의 5% 수준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1960년대 후 식량위기를 해결한 것으로 평가받은 1세대 ‘녹색혁명’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녹색혁명은 그 수명이 다한 것인가. 볼로그 박사 70년대 이후 농작물 생산성은 극대화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제3세계는 좋은 종자, 적절한 비료, 최고의 농약을 통한 질병 관리 등 기술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여러 이해관계 탓에 적절한 농경법이 도입되지 않았다. 결국 녹색혁명은 선진국의 경우에는 끝난 것이 맞지만 수많은 개도국에서는 아직도 유효하다. 윤 교수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균등하게 나누면 전 인류가 하루에 3000㎉씩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생산과 공급은 선진국에 집중돼 있다. 녹색혁명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갈 길이 멀다. 또 비닐하우스와 온실 등으로 대표되는 ‘백색혁명’의 경우에도 제3세계에는 거의 도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제2의 녹색혁명을 얘기하기에 앞서 우선 가지고 있는 기술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2. 장·단기적 대안은 무엇 ▶식량위기의 대안으로 유전자변형작물(GMO)을 포함해 수직농경, 채식론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단기적, 중장기적 관점에서 식량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볼로그 박사 기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단기적으로는 현재 안전성이 검증된 GMO를 확대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토양비옥도의 증진과 파종밀도의 개선을 위한 첨단 농경법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윤 교수 한국 농업에는 도시자본이 들어오지 않는다. 삼성이나 현대가 기업농을 한국에서 한다고 승산이 있겠는가. 단기적으로는 농토가 사라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매년 자연적인 개발로 인해 사라지는 농토가 1만∼2만㏊에 달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린벨트나 농토규제 등을 풀면서 과도하게 없어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선진국형 농업으로 가야 한다. 벤처농업, 기능성농업, 기술농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국민소득이 3만∼4만달러가 되면 농업이 필요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 세계 어느 선진국도 농업을 포기한 나라는 없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GMO는 식량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볼로그 박사 GMO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은 과학적 사실을 뛰어넘어 공포를 확산시키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GMO의 생산성이 지금까지의 어떤 육종기술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또 대부분의 곡물이 스스로 질소와 인, 기타 식물 영양소를 함유하기 위해 유전자 변형을 시도하고 있다는 증거도 있다.GMO는 이같은 식물의 진화를 인간의 힘으로 도와주는 수준으로 이해해야 한다. 바이오기술과 첨단 재배법은 다른 수단들과 병행할 때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어떤 새 기술 하나만의 힘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윤 교수 과학적 문제는 제쳐두더라도 한국에서의 GMO 문제는 국민들의 인식을 감안해 접근해야 한다. 광우병 사태를 통해 볼 수 있듯이 한국민들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섣부르게 과학적인 판단만으로 접근하면 국민들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맞춰주는 것이 바람직하다.GMO는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최대한 ‘비(Non)-GMO’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3. 한국농업 어디로 가야 하나 ▶한국은 쌀을 중심으로 한 농업의 근간을 강조하면서도 식량 자급률은 30%를 밑돌고 있다. 이는 외부변화에 극도로 취약하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러한 식량수급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볼로그 박사 한국은 필리핀, 인도 같은 나라들에게도 배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이들은 신기술에 대한 저항감이 낮은 편이다. 또 해외식량기지를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등 21세기형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또 자국 농민들의 생산에 필요한 부분을 보조할 수 있는 제도도 갖고 있다. 파키스탄 등 일부 제3세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윤 교수 일본은 한국과 같이 전 세계 선진국 중 유일하게 식량자급률이 100%에 미치지 못하는 나라다. 따라서 일본의 사례에서 한국이 나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은 식량자급률이 26% 수준인데 채소나 과일은 자급하고 있다. 문제는 곡물인데, 오직 쌀만이 아직까지 100%를 넘는다. 이는 수많은 국제 협상에서 다른 부분을 손해보면서라도 지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80만∼95만㏊ 정도는 무조건 지켜야 한다. 일본의 경우 쌀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서 일부 논을 놀리는 대신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무리를 해서라도 농업의 근간을 지키는 것이 식량문제 해결의 첫 번째 열쇠다. ▶해외식량기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해외식량기지는 일본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성공할 수 있는 명확한 모델이 없다.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윤 교수 해외식량기지의 경우에는 절대 정부가 나서면 안 된다. 이명박 정부가 해외식량기지를 언급한 이후에 러시아 땅값이 폭등하고 있는데, 결국에는 식량기지 개척을 노리는 식품기업들에는 역효과만 될 뿐이다. 해외식량기지의 성공을 위해서는 재배주체와 유통 및 가공업체, 식품수요업체가 한 그룹을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CJ나 풀무원 같은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농협 같은 준정부기관이 지원하는 형태가 좋을 것 같다. 일본의 경우 해외식량기지 자체에 있어서는 성공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미쓰이나 미쓰비시 같은 업체들이 유통 및 가공 수단을 장악하고 있다. 이는 결국에는 수입중단 조치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녹색혁명의 아버지’ 노먼 볼로그 박사 노먼 볼로그(94) 박사는 ‘녹색혁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식량·농업 분야 석학이다. 미국 미네소타대를 졸업한 뒤 듀폰과 록펠러재단에서 육종 연구를 했다.1950년대 중반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은 밀 ‘소노라’를 개발해 멕시코·파키스탄·인도 등에 보급, 개도국의 식량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했다. 이 공로로 197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그가 전세계 10억명 이상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평가했다.90세가 넘은 지금도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빈곤국의 식량증산 방안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식량은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가져야 할 도덕상의 권리’라는 철학으로 유명하다. ■ ‘한국 농촌개혁 선두주자’ 윤석원 중앙대 교수 윤석원(56)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정통 농업경제학자로 한국 농촌문제·농촌개혁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중앙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시피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농림부 양곡유통위원회 위원, 중대 산업과학대 학장 등을 역임했다. 경실련 농업개혁위원장, 한국농업경제학회장을 맡고 있다. 국제경제학, 산업연관론, 환경 및 농업경제학을 넘나들며 정부의 농업 관련 정책과 대외협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여러차례 맡았다. 식량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학자로 쌀개방 반대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왔다. 최근에는 해외 식량기지와 새만금 농지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해외 농업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 서태지 심포니, 한국가요의 새 역사 쓰다

    서태지 심포니, 한국가요의 새 역사 쓰다

    ‘문화 대통령’ 서태지가 3만 관객의 호응 속에 성공적인 ‘서태지 심포니’의 공연을 선보였다. 서태지와 영국의 클래식 거장 톨가 카쉬프가 만난 ‘더 그레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는 28일 오후 8시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록과 클래식의 크로스 오버 공연의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오후 8시가 되자 공연장 내에는 암전이 깔렸으며,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각자 자리에 착석해 악기를 세팅하기 시작했다. 15분 후 톨가 카쉬프가 무대에 등장해 ‘프롤로그’(Prologue)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어 서태지 밴드가 등장했으며, 서태지는 무대 뒤에서 화려하게 등장해 ‘테이크 1’(Take 1)으로 ‘서태지 심포니’의 첫 무대를 열었다. 이어 ‘테이크 2’(Take 2)와 ‘F.M. 비즈니스’, ‘인터넷 전쟁’을 부른 서태지는 지난달 15일 열렸던 ‘ETPFEST’의 원곡에 치중한 연주와는 다르게 오케스트라 선율을 잘 버무려 빅밴드 공연의 극치를 보여줬다. 서태지는 최근 발매한 8집 첫 싱글 수록곡 ‘모아이’(Moai)를 부르기 전에는 “이번 8집을 작업하기 전에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꿈결 같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었다.”며 어쿠스틱으로 편곡된 ‘모아이’를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서태지 심포니’의 백미는 ‘틱탁’(T’IK T’AK)이었다. 파주시립합창단 소속 혼성 60인조 합창단이 참여한 ‘틱탁’은 ‘틱탁 판타지아’와 ‘틱탁’으로 나뉘어 원곡의 스케일에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을 얹었다. 서태지와 오케스트라의 합주 외에 무대 효과 또한 각별했다. 거대한 전자 시계가 종말을 말하는 듯 0을 향해 달려갔으며, 곡이 끝날 즈음에는 수발의 대형 폭죽이 상암 하늘을 밝혔다. ‘틱탁’과 함께 ‘해피엔드’(Hefty End), ‘시대유감’으로 이어진 ‘서태지 심포니’의 공연은 뜨거웠으며, ‘영원’에서는 클래식 선율과 원곡이 조화되는 감미로운 무대를 선사했다. 서태지 또한 ‘영원’을 부른 후 “12년 만에 처음 불러보는 곡이다. 이날을 위해 이 노래를 만들었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서태지는 마스터 우와 함께 ‘교실 이데아’, ‘컴백홈’(Come Back Home)을 부르며 ‘서태지 심포니’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1시가 40분 여의 공연이 짧았던 관객들은 ‘서태지’를 연호 했으며 결국 오케스트라가 다시 등장해 ‘Adagio’를 연주하며 클래식 연주의 극치를 보여줬으며 이어 등장한 서태지는 그의 데뷔곡 ‘난 알아요’를 열창하며 ‘서태지 심포니’에 마침표를 찍었다. ‘ETPFEST’에 이은 서태지의 2번째 대형 프로젝트인 ‘서태지 심포니’는 3만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그 명성에 걸맞은 성공을 거뒀다. 연이은 가요계 불황으로 인해 대형 공연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현 세태에 서태지의 이런 성공은 가요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태지’라는 불세출의 스타는 무모할 정도로 거대한 대형 공연을 2차례나 기획, 대중들의 지갑을 열게 만든 것이다. 실제로 ‘ETPFEST’의 티켓 값은 13여 만원, ‘서태지 심포니’는 16만원이라는 고가 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성공을 거두며 가치 있는 콘텐츠에 대해서 대중들은 외면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입증했다.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미국發 금융위기] 골드만삭스등 지주사로 전환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월가(街)에 ‘메가 뱅크 시대’가 열렸다. 금융위기에서 살아남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은행지주로 기업구조를 전환함에 따라 투자은행 시대가 공식 마감됐다고 22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이 의미를 부여했다. 투자은행 시대의 마감은 투자에 따른 위험이 줄어든 대신 수익도 줄어들게 된 것을 의미하며, 투자은행 임원들의 천문학적인 보너스 시대도 끝났음을 뜻한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은행지주회사로 전환함에 따라 이들은 일반 상업은행을 설립하거나 산하에 둬 일반 고객들로부터 예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자본 조달 여건을 호전시켜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이들 회사는 증권거래위원회(SEC) 한곳의 감독만 받으면 됐던 것에서 앞으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6∼7개의 은행 감독 당국의 감독을 받게 되며 일반 상업은행과 마찬가지로 자기자본 여건 등 규제 요건들을 충족해야 한다. 골드만삭스 회장 출신인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으로서도 투자은행 모델의 종말을 알리는 이런 처리방식을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겠지만, 발등에 떨어진 금융위기의 불을 끄기 위해서는 대안이 없었던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두 회사는 은행지주회사로 기업구조가 바뀐다고 해서 수익모델이 무너진 것을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니며, 상업은행 체제 아래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기업구조 전환이 자발적인 결정이 아닌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이 신문은 “두 회사가 상업은행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이들은 한시적으로 연준에 자기자본비율 등 상업은행으로서 요건을 충족시키는 데 예외를 인정해줄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kmkim@seoul.co.kr
  • 수원 서호하수처리장 건설난항 주민 “하수관 정비 먼저” 반대

    경기 수원시가 추진하는 서호하수종말처리장 건설계획이 주민들의 반대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8일 수원시에 따르면 화성시 송산동에 가동중인 수원하수처리장 처리용량이 2011년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1336억원을 들여 화서동 서호천에 새 하수처리장(서호생태수자원센터)을 세울 계획이다.이달 중 착공,2010년 완공예정인 서호하수처리장은 하루 처리용량 4만 7000t으로 지하에 하수처리시설이 들어선다.그러나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하수처리장 건설을 중단하고 대신 오수(汚水)관과 우수(雨水)관을 분리하는 하수관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시와 마찰이 예상된다. ‘서호를 사랑하는 시민모임’측은 “현재 빗물이 하수에 유입되면서 하수처리장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수원 서호 하수처리장 건설 난항

    경기 수원시가 추진하는 서호하수종말처리장 건설계획이 주민들의 반대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8일 수원시에 따르면 화성시 송산동에 가동중인 수원하수처리장 처리용량이 2011년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1336억원을 들여 화서동 서호천에 새 하수처리장(서호생태수자원센터)을 세울 계획이다. 이달 중 착공,2010년 완공예정인 서호하수처리장은 하루 처리용량 4만 7000t으로 지하에 하수처리시설이 들어선다. 시는 최근 주민설명회를 통해 “재개발과 택지개발사업으로 하수발생량이 증가하고 있어 서호천 수질을 개선하려면 하수처리장 건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는 하수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정화처리하고 지상에 파3 골프장과 체육공원, 오감체험장, 맑은 물 소리원, 야외공연장 등을 조성해 혐오시설 이미지를 불식시킨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하수처리장 건설을 중단하고 대신 오수(汚水)관과 우수(雨水)관을 분리하는 하수관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시와 마찰이 예상된다. ‘서호를 사랑하는 시민모임’측은 “현재 빗물이 하수에 유입되면서 하수처리장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는 실정이다.”며 “하수처리장 추가 건설보다 기존 하수처리장과 각 가정을 연결하는 오수·우수 분류식 하수관로를 정비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들은 주민 2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서호하수종말처리장 건설 반대의사를 청와대와 환경부 등에 전달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서호하수처리장 건설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되면 대규모 택지개발 등으로 수원권의 하수처리 대란을 피할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검은 진주’ 석유의 종말, 한국 선택은

    검은 진주의 종말? KBS1TV ‘환경스페셜’은 17일 오후10시 ‘재난의 서곡-검은 진주의 종말’편을 통해 석유위기를 진단한다. 석유생산정점연구협회의 셜 알레크렛 회장은 “샴페인 20병 중 11병을 비우고 냉장고에는 9병만 남았다.”는 말로 석유의 미래를 예측한다. 석유 보유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석유로 인해 전세계는 에너지·식량·환경의 3각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환경스페셜’은 오일쇼크에 매우 취약한 한국의 선택을 살펴보고, 일방적인 석유의존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난 스웨덴의 ‘2020 석유제로선언’을 취재했다. 우리나라가 하루에 소비하는 석유량은 장충체육관 5개를 채울 만한 분량.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06년 한해 소비한 석유는 8억 9000만배럴,558억 6000만달러 규모이다.1인당 소비량으로는 세계 7위, 비산유국 가운데에서는 2위, 아시아권에서는 1위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새로운 재생에너지 개발에 발벗고 나섰다. 제주도의 풍력발전과 영광의 태양광이 그 예다. 지난 11일 정부는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으로 9개 분야에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신재생에너지는 전체 에너지 비율의 2%에 불과하다. 반면 긴 겨울을 나는 스웨덴은 2020년부터 난방용 석유소비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72%에 달하던 석유 의존도를 29%까지 대폭 낮췄다. 나무나 솔방울 등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 연구를 통해서다.‘환경스페셜’은 오일쇼크 후 톱밥과 나무껍질, 나무뿌리까지 연료로 활용하고 축산분뇨와 폐수 등 버려지는 자원으로 난방과 버스 운행까지 하는 스웨덴 정부의 노력을 살펴본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세계 환경위기시계 ‘9시 33분’

    세계 환경위기시계 ‘9시 33분’

    환경재단과 일본의 아사히글래스재단은 16일 세계 환경파괴에 따른 위기 정도를 나타내는 ‘환경위기시계’가 현재 9시33분을 가리키고 있다고 발표했다.1992년 조사를 처음 시작한 뒤로 가장 위급한 상황이다. 환경위기시간은 1992년 7시49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계속 인류 종말을 상징하는 12시를 향해 치닫고 있다.1997년에는 ‘매우 불안한 상태’를 뜻하는 9시를 넘어섰으며(9시4분),2006년 9시17분, 지난해에는 9시31분을 나타냈다. 환경파괴로 인해 해가 갈수록 인류의 생존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환경위기시간 작성을 위해 설문에 참가한 환경전문가들의 68%(복수응답 가능)는 환경 위기의 주된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지목했다. 물 부족과 식량 문제를 꼽은 전문가도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50%나 됐다. 이들은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 사용에 대해 50%가 “식량과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는 등의 이유로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반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원자력 이용 확대에 대해서는 63%가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짐바브웨 권력분점 협상 타결

    짐바브웨 여야가 권력분점 협상을 타결했다.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의 28년 1인 철권 통치가 종말을 고하고 거국 내각이 출범하게 됐다. BBC,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무가베 대통령과 야당인 민주변화동맹(MDC)의 모간 창기라이 총재는 11일 수도 하라레에서 나흘 동안 이어진 협상 끝에 이같이 합의했다. 지난 3월 대선 1차투표와 6월 결선투표를 거치며 6개월 가까이 끌어온 정국 위기가 고비를 넘겼다. 중재자인 타보 음베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이날 협상 타결 소식을 전했지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15일 무가베와 창기라이 총재가 합의안에 공식 서명한 뒤 세부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하지만 무가베가 계속 대통령을 맡고 창기라이 총재가 총리를 맡아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짐바브웨 여야는 7월말 이후 지루하게 끌어온 권력분점 협상에서 이같은 내용에 이미 합의를 봤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2008 美 대선] “페일린 내가 맡는다” 오바마 전략 급선회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가 선거전략을 바꿨다.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인 세라 페일린의 인기가 연일 치솟으면서 이슈를 선점하자 그동안 페일린을 의도적으로 피했던 오바마가 급기야 9일(현지시간) 페일린을 거론하며 전략을 수정했다. 인기좋고 언변이 뛰어난 ‘여자 오바마’를 오바마 후보가 직접 상대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그동안엔 페일린의 급부상으로 오바마-매케인 구도가 아니라 오바마-페일린 구도로 끌고가려는 공화당의 의중을 파악, 되도록이면 페일린에 대한 언급, 특히 부정적인 언급을 피해 왔다. 하지만 9일 유세 때부터 페일린 이름을 언급하며 정면대결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칫 성차별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역풍이 불 위험도 안고 있지만 오바마가 직접 나선 것은 페일린 효과를 조기에 차단하지 않으면 그만큼 승부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반영한다. ●“페일린이 부시 쪽에 더 가깝다” 공세 강화 오바마는 페일린을 매케인보다 부시 쪽에 더 가깝다고 비판한 뒤 와실라 시장과 알래스카 주지사 시절 이른바 ‘개혁주의자’의 이미지에 부합되지 않는 면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오바마는 페일린이 알래스카 주지사로 있으면서 연방의회의 특별예산을 따내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사실을 거론하며 ‘워싱턴 개혁자’로서의 이미지에 타격을 가하고 나섰다. 이번 주부터 ‘정치인의 거짓말’을 주제로 한 네거티브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돼지 입술에 립스틱” 발언 파장 확산 오바마의 매케인과 페일린에 대한 공세가 거칠어지면서 말 실수 논란에 불을 댕겼다. 오바마는 10일 버지니아에서 열리는 매케인-페일린 집회를 앞두고 매케인이 외치는 변화는 “돼지 입에 립스틱을 바르는 것”이라며 “그래도 돼지는 여전히 돼지”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오바마의 ‘돼지 립스틱’ 발언은 매케인이 아닌 페일린을 겨냥한 것이어서 여성 무시 논란 등 파장이 예상된다. 페일린은 지난 3일 전당대회 연설에서 자신을 보통 엄마들에 비유하며 하키맘을 거론했는데, 그러면서 하키맘과 싸움개와의 차이는 “립스틱”이라고 말한 뒤로 립스틱과 관련한 배지 등 페일린 기념품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페일린도 ‘목사 스캔들´ 터지나 페일린 부통령 후보 역시 전 담임목사의 실언으로 논란에 휩싸일지 관심이다. 미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페일린은 12살부터 26년간 고향 알래스카주 와실라의 오순절 교단인 하나님의 성회(AG) 교회에 다녔다. 문제는 AG는 안수기도와 방언을 강조하고 종말론을 설파하는 등 다른 교파가 이단으로 간주하는 요소가 많다는 점이다. 페일린의 전 담임목사인 와실라 AG 교회의 에드 칼닌 목사는 중동 분쟁과 미국의 해외석유 의존, 자원의 고갈은 “폭풍우가 몰려오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예수의 재림과 세상의 종말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칼닌 목사는 2004년 대선 당시에는 민주당 존 케리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은 모두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페일린은 2002년 와실라 AG 교회를 떠났지만 올해 6월 이곳을 다시 방문, 성직자 과정 이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종교와 전쟁, 에너지 문제를 연결지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페일린은 “이라크 전쟁은 신이 부여한 과업”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알래스카를 관통하는 300억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파이프 건설공사를 ‘신의 뜻’으로 지칭한 바 있다. kmkim@seoul.co.kr
  • [기고] 강서 주민이 뿔났다/김재현 서울 강서구청장

    [기고] 강서 주민이 뿔났다/김재현 서울 강서구청장

    김포공항은 경기 김포시가 아닌 서울 강서구에 있다. 그래서 서울 시민들은 ‘강서구’하면 ‘항공기 소음’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러곤 ‘별로 살고 싶지 않은 곳’이라고 덧붙인다. 소음피해보다 더 심각한 것이 바로 공항 고도제한으로 인한 건축물의 높이 규제다. 강서구 주변은 서울 고도지구 지역의 거의 90%를 차지하고 있고, 강서구 전체 면적(41.4㎢)의 97.3%(40.3㎢)가 건축물의 높이 제한(해발 57m)을 받고 있다. 김포공항을 중심으로 4㎞ 구간의 건축물 피해액을 추정해 보면 약 53조원에 이른다. 때문에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공항’은 기피시설 1호가 되었다. 성남시는 고도제한 완화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에 나섰고, 수원시 수원비행장 시화지구 이전 공론화, 광주·청주·대구 공군비행장의 주민 이전요구 등 비행장이 주민들에게 혐오시설로 자리잡았다. 강서구에는 김포공항 말고도 지역개발과 주민생활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시설이 또 있다.1987년 강서구 가양동에 들어선 하수종말처리장(현재 물재생시설)으로 서울시 9개 자치구의 생활하수와 분뇨를 처리하고 있다. 처리장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20년 동안 악취의 고통과 혐오시설 주변에 살고 있다는 괴리감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자기집 앞마당에 분뇨를 쏟아 붓고 가는 것을 20년간 지켜보고 있는 강서주민의 인내를 더 이상 시험해선 안 된다. 지금 이전을 요구하며 분뇨차의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정서가 팽배해 있다. 최근 서울, 지방 할 것 없이 기피시설 건립이 ‘님비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충북 제천시는 쓰레기종합처리장 입지 선정시 지원기금 30억원과 폐기물 처리수수료 10%를 주민복지기금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서울시에서는 자원회수 시설이나 물재생 시설이 같은 기피 시설임에도 분뇨와 하수를 처리하는 물재생 시설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러함에도 강서주민은 시위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 정부와 서울시는 이렇게 힘든 세월을 겪은 강서주민의 ‘뜻’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이제는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우선 공항으로부터 수평거리 4㎞ 제한 구역을 3㎞로 완화하고, 건축물의 높이 제한과 관련한 용적률 상향과 사실상 상업시설화되어 있는 역세권지역의 토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공항고도제한지역 완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또 서울시는 물재생시설 주변 주민들을 위한 인세티브 제도를 신속히 도입해야 할 것이다. 강서구는 현재 7곳에 분산되어 있는 청사를 통합하기 위해 마곡지구에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35%에 불과한 강서구로서는 1600억원에 달하는 건축비를 마련할 길이 없다. 시는 강서구의 마곡지구 개발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자치단체에 인센티브로 부여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마곡지구내 청사 위치도 강서구의 중심지역인 발산역 주변으로 빨리 바꿔야 한다. 요즘 인기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엄마가 평생 가족을 위해 봉사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1년간 휴가를 요구하여 딴살림을 차렸다. 이처럼 반세기 동안 참고 살아온 강서주민이 뿔나면 되겠는가? 순박한 강서주민은 오늘도 정부와 서울시를 믿으며 강서구의 피해에 대해 신속하게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한다. 김재현 서울 강서구청장
  • 서태지 출연 뮤비 ‘틱탁’ , ‘20세기 소년’서 첫 공개

    서태지 출연 뮤비 ‘틱탁’ , ‘20세기 소년’서 첫 공개

    서태지의 싱글 앨범 ‘Atmos Part Moai’(아트모스 파트 모아이)의 수록곡 ‘T’ikT’ak’(틱탁)의 뮤직비디오가 영화 ‘20세기 소년’을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8일 오전 ‘20세기 소년’의 수입사 메가박스와 서태지컴퍼니는 서태지의 뮤직비디오 ‘틱탁’이 13일 일부 개봉관을 통해 최초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영화와 뮤직비디오가 스크린으로 동시 개봉하는 것은 국내 최초의 시도로 대중문화의 새로운 결합 형태인 크로스오버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태지는 ‘20세기 소년’의 원작인 만화 ‘20세기 소년’의 팬이자 ‘틱탁’이 세기말 지구종말을 모티브로 제작된 음악으로 영화의 정서와 부합한다는 점에서 뮤직비디오 제작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뮤직비디오는 소년들의 예언이 끔찍한 현실로 뒤바뀌는 ‘20세기 소년’의 이미지와 ‘틱탁’의 세기말적인 내용을 주요 콘셉트로 제작됐다. 지난 주 극비리에 촬영된 뮤직비디오는 영화 속 거대 로봇을 모티브로 제작된 세트와 친구 마크 등의 상징아이콘을 이용, 서태지가 직접 뮤직비디오에 출연하여 영화와 음악의 세기말적인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병자호란 다시 읽기] (87) 최명길 국서를 쓰고, 김상헌 그것을 찢다

    [병자호란 다시 읽기] (87) 최명길 국서를 쓰고, 김상헌 그것을 찢다

    시간이 흐르면서 청과의 교섭은 조선의 ‘항복 조건’을 논의하는 과정으로 변해갔다.1627년 정묘호란 당시 맺은 ‘형제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해졌다. 홍타이지는 사실상 ‘항복’이나 마찬가지인 신속(臣屬)을 요구했다.‘오랑캐’를 황제로 섬겨야 하는 ‘현실’을 코앞에 두고 신료들은 통곡했다. 하지만 ‘신속’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홍타이지는 인조가 남한산성에서 나올 것, 자신들과의 화의를 배척한 척화파(斥和派)들을 묶어 보낼 것을 요구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홍이포(紅夷砲)을 발사하는가 하면, 강화도를 함락시킬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참담한 사신들 이렇다 할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협상을 위해 청군 진영을 왕래하는 조선 사신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청군 진영에서는 홍타이지의 ‘노여움’을 풀고, 항복 조건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아부와 상찬(賞讚)을 늘어놓아야 했다. 자연히 산성의 척화파들로부터는 ‘오랑캐에게 고개 숙인 자’,‘대의명분을 저버린 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1월13일 청군 진영에 갔을 때, 조선 사신들은 청 측의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 최명길은 ‘황제는 참으로 관대하고 도량이 넓은 분입니다. 진실로 남한산성을 공격하여 도륙(屠戮)하고자 한다면 청군 또한 상하는 사람이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 임금과 신료들은 저항하다가 힘이 미치지 못하면 자결할 것이니 그대들이 입성하는 날, 눈에 보이는 것은 오로지 시체 더미뿐일 것입니다. 그대들이 죄를 뉘우치는 조선을 용서한다면 영원히 은인이 되는 것이니 또한 좋은 일이 아닙니까?’ 라고 청군 지휘부를 달래려고 시도했다. 홍서봉(洪瑞鳳)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시 그들의 감성에 호소했다. 홍서봉은 직접 마른 풀을 집어 태우면서 청군 지휘관들에게 ‘이 풀이 비록 바짝 말랐지만 하늘이 비와 이슬로써 적셔준다면 반드시 살아날 것이오. 오늘 조선이 그대들로부터 허물을 용서받는다면 황제는 하늘이 되고, 그대들은 비와 이슬이 되는 것이오.’라고 말했다. 눈물겨운 노력이자 몸짓이었다. 산성에 대한 포위를 풀어달라고 요청하기 위한 호소이기도 했다. 하지만 청군 지휘관들은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1월17일에 보내온 회답서에서 무조건 항복하고 신속할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청의 신속(臣屬) 요구를 받아들이다 1월18일, 논란 끝에 최명길이 청 태종에게 보낼 국서의 초안을 완성했다. 비변사 신료들이 그것을 돌려보며 문구를 수정했다. 신료들은 초안 가운데 홍타이지를 ‘폐하(陛下)’라고 호칭한 것을 지웠다. 내용은 당연히 지난번 보냈던 것보다 더 공손해지고, 스스로를 더 낮추는 것일 수밖에 없었다.‘소방은 10년 동안 형제의 나라로 있으면서 오히려 대국의 운세(運勢)가 일어나는 초기에 죄를 얻었으니, 후회해도 소용없는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 원하는 것은 단지 마음을 고치고 생각을 바꾸어 구습(舊習)을 말끔히 씻고 온 나라가 명(命)을 받들어 여러 번국(藩國)과 대등하게 되는 것뿐입니다. 진실로 위태로운 심정을 굽어살피시어 스스로 새로워지도록 허락하신다면, 문서와 예절은 당연히 행해야 할 의식(儀式)을 따를 것입니다.’ ‘여러 번국과 대등하게 되는 것뿐입니다.’라는 구절이 내용의 핵심이었다. 아직 ‘신(臣)’이라는 글자를 쓰지 않았지만 사실상 홍타이지를 ‘황제’로, 청을 ‘황제국’으로 섬겨 군신(君臣) 관계를 받아들이겠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었다. 정묘호란 당시 맺었던 형제관계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조선 스스로 접는 대목이기도 했다. 사실상 ‘항복’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었다. 인조가 성을 나가는 것만은 면제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최명길은 이렇게 썼다.‘성에서 나오라고 하신 명이 실로 인자하게 감싸주시는 뜻이긴 합니다만, 생각해 보건대 겹겹의 포위가 풀리지 않았고 황제께서 한창 노여워하고 계시는 때이니 이곳에 있으나 성을 나가거나 죽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래서 용정(龍旌)을 우러러 보며 죽음의 갈림길에서 스스로 결정하자니 그 심정 또한 서글픕니다. 옛날 사람이 성 위에서 천자에게 절했던 것은, 대체로 예절도 폐할 수 없지만 군사의 위엄 또한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남한산성을 나가서 항복하는 대신 청 태종이 회군하는 날, 성 위에서 요배(遙拜)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나마 인조의 체면과 위신을 마지막까지 지켜보려는 몸짓이었다. ●김상헌 국서 내용 보고는 통곡 국서의 최종본을 완성하기 위해 최명길은 비변사에 머물면서 내용을 가다듬었다. 이 때 예조판서 김상헌이 들어와 내용을 보고는 통곡하면서 찢어버렸다. 김상헌은 인조에게 달려갔다.‘저들과의 명분이 정해지고 나면 우리에게 군신의 의리를 요구할 것이니, 성을 나가는 일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일단 성문을 나서면 북쪽으로 끌려가는 치욕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예로부터 적군이 성 밑에까지 이르고서 그 나라와 임금이 보존된 경우는 없었습니다. 정강(靖康)의 변(變)을 다시 볼까 두렵습니다.’ ‘정강의 변’이란 1126년 금군(金軍)이 송(宋)의 수도인 개봉(開封)을 함락시킨 뒤, 태상황(太上皇) 휘종(徽宗)과 황제 흠종(欽宗)을 붙잡아 간 사건을 가리킨다. 휘종은 금의 오지인 만주로 끌려가 눈이 먼 상태에서 객사했고, 흠종 역시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당시 조선이 처한 상황은 ‘정강의 변’ 때 송이 처한 상황과 여러모로 흡사했다. 더욱이 성을 포위하고 있는 청군은 금군의 후예였고, 조선은 중국의 어느 왕조보다도 송을 존모(尊慕)해 왔다. 김상헌은, 신속하겠다고 약속할 경우 분명 성을 나가야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인조와 왕세자 또한 휘종과 흠종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을 우려했던 것이다. 김상헌은 일단 군신의 명분을 받아들이면 그나마 남아 있는 성 안의 결전 의지는 급속히 해체되어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군신 관계’에 반대하는 대다수 신료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이식(李植)은 ‘우리가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의지를 굳게 보이면, 저들이 도륙하여 입성한 이후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을 것임을 깨달아 포위를 풀고 물러갈지도 모른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국서를 바로 보내지 말고 하루 정도 시간을 두고 내용을 다시 수정하자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인조는 반문했다.‘양식이 지탱하기에 충분하고, 병력이 적을 막을 만큼 강하다면 어찌 이런 일을 하겠는가?’ 그러면서 인조는 일찍 죽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며 탄식했다. 주변에 있던 신료들이 일제히 눈물을 떨구고, 인조 옆에 앉아 있던 소현세자의 통곡 소리가 서글프게 흘러나왔다. ●청군, 무력 시위를 벌이다 최명길이 다시 나섰다. 이제 신속을 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서를 보내는 것을 늦추자는 주장도 일축했다. 늦추자고 주장하는 신료들에게 ‘그대들이 사소한 것에 매달려 일을 이 지경으로 끌고 왔다.’며 이것도 저것도 아닌 몽롱한 상태에서 국사를 논할 수는 없다고 일갈했다. 1월18일, 논란 끝에 완성한 국서를 갖고 청군 진영으로 갔다. 하지만 청군 지휘부는 국서 접수를 거부했다. 인조의 출성(出城)을 거부하는 내용 때문이었다. 사신들이 하릴없이 돌아오자, 비변사는 삭제했던 ‘폐하(陛下)’라는 글자를 추가하여 다시 보냈다. 1월19일, 홍이포 포탄이 성 안으로 날아들었다. 인조의 출성을 요구하는 무력시위였다. 처음으로 포탄에 맞아 죽은 사람이 나타났다. 산성은 공포 속으로 빠져들었다. 홍타이지는 또한 강화도를 공략할 준비를 진행시키고 있었다. 조선 왕실의 가족들과 고관들의 처자식들이 피란해 있는 강화도를 먼저 함락시키면 남한산성의 ‘결전 의지’는 결정적으로 꺾일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부하들에게 이미 강화도를 공략할 배를 만들어 두라고 지시해 놓은 상태였다. 인조가 나오지 않으면 항복을 받아줄 수 없다며 병선(兵船)을 건조하고 있던 청군의 압박 속에서 남한산성의 운명은 종말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신랑도 색시도 20대 처녀(處女)

    신랑도 색시도 20대 처녀(處女)

    스무살을 갓 넘은 아가씨 2명이 여관방에서 죽음을 택했다. 아가씨끼리 3달동안 단꿈을 꾸었으나 그 기형적인 사랑에는 부딪치는 장벽에 너무나 많았던 것. 사춘기의 빗나간 경험 때문에 비롯되었다는 이 사건의 경위는 사춘기 아가씨를 둔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려준다. 우리는 행복했는데 왜 죄인 취급 하는지 지난 1일밤 부산시 서구 토성동 K여관 3호실에서 두 아가씨가 싸늘하게 죽어가고 있었다. 푸른색 해군작업복바지에 남자용 「쉐터」를 입고 「하이칼러」머리를 한 총각같은 처녀가 유명화(兪明和)양(21 가명)-. 그옆에 다소곳이 숨을 죽이고 쓰러져 있던 검정색 「원피스」의 아가씨가 아내역의 이(李)영화양(22·가명) 이었다. 경찰이 급히 달려왔을때 사내차림의 유양은 완전히 숨이 끊어졌고, 이양은 부산시립병원으로 옮겨져 2일동안의 응급가료끝에 살아났다. 극약을 먹고 정사를 꾀한 「레스비언」의 최후였다. 3일아침 부산 서부경찰서에 불려온 이양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유양의 죽음을 원통해하며 자신도 같이 죽지 못했음을 괴로워했다. 같은날 직장 들어가 다정하게 지내다가 『우리는 돈이없는 것 이외는 아무것도 부러운 것이 없었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고 서슴없이 말을 끄집어냈다. 『영국이나 선진국에서는 동성연애가 얼마든지 있다는데 왜 우리주위에서는 그렇게 미워하며 죄인 취급을 하느냐』고 경찰관을 붙들고 원망하기도 했다. 두 아가씨가 사랑을 맺은 것은 지난 5월 부산시 중구 신창동 어느 섬유보세공장에서 같이 일하게 되고서였다. 부부되길 맹세하고 아예 여관에서 살아 집도 서구 아미동2가 이웃이라 이웃사람의 소개로 여직공으로 같은 날 입사하게된 것이었다. 한살 아래인 유양은 성격이 아주 쾌활했고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웠다. 출퇴근도 같이한 둘은 공장에서는 베짜는 기계를 사이에놓고 마주보며 일했다. 둘은 눈길이 마주칠때마다 연인들처럼 다정한 눈웃음을 보내고 맞았다. 직공생활 두달째 되던 7월초 어느날 둘은 일을 끝내고 다방으로 갔다. 유양이 먼저 「위스키」를 마시자고 했다. 각자 두잔씩의 「위스키」를 마시고는 어지러울 정도가 된 그들은 그길로 충무(忠武)동 어느 중국집으로 찾아들어갔다. 배갈을 더 마시면서 부둥켜안고 뒹굴었다. 이양은 처음 취한김에 몸을 주체하지 못해 유양이 하는대로 몸을 맡겼으나 차차 황홀해 지더라고했다. 직장도, 집에서도 쫓겨나 유양이 남편이 되겠다고 제의했다. 이양도 그말이 싫지가 않아 같이 사는게 좋겠다고 대답했다는 것. 그러니까 유양은 연하의 남편역이 된 것이다. 다시 토성동 K여관으로 옮겨간 둘은 헤어지지 말자면서 부부가 되기로 맹세했다. 그리고는 밤을 새워가며 함께 뒹굴었다. 다음날 여관을 나서자 마자 유양은 이발소로 달려가 머리를 깎아올리고 국제시장으로 가 바지와 「쉐터」를 사입고 남장여인으로 모습을 바꾸었다. 이때부터 둘의 사랑은 본격적으로 시작돼 사흘이 멀다하고 K여관을 찾아들어 밤을 즐겼다. 여관사람들은 이들이 찾아들때마다 수군거리며 이상한 눈초리를 했다. 공장의 동료직공들도 둘 사이를 눈치챘다. 그래서 남장을 한 유양이 지난달 24일 공장에서 쫓겨났다. 때를 같이하여 양쪽집에서도 이 사실을 알게 돼 둘은 집에서도 쫓겨났다. 도리없이 둘은 K여관 3호실집으로 옮겨 같이 살았다. 17세때 이웃과부에 이상한 경험 배우고 이양이 공장에 나갔다 올때까지 유양은 여관방에서 굶어가며 기다렸다. 이같은 생활이 1주일쯤 계속되니까 유양은 이양이 공장에 다니는 것을 말리면서 죽는날까지 방에서 같이살자고 우겼다. 헤어져있는 동안의 외로운 생각이 질투와 비슷한 감정으로 변한 모양이었다. 할수없이 이양도 공장을 그만두고 들어앉았다. 여관비가 밀려 밥도 주지 않았다.『사흘을 굶어도 배고픈줄 몰랐읍니다. 그저 우리는 만족했으니까요』 이양은 눈을 지그시 감으며 정사를 꾀하기 까지의 경위를 설명했다. 둘다 가난한 가정에서 중학졸업을 겨우마치고 집안일을 돌보다가 첫직장을 얻어 나왔다가 이같은 종말을 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양에 의하면 유양에게는 이같은 일을 저지르게된 과거가 있어다는 것. 유양이 17세때 이웃 30세 된 과부가 매일밤 자기 집으로 데려가 함께자고 뒹굴었는데 이러한 경험이 사춘기 처녀에게 동성연애 심리를 심어 주었을 것이라는 추측. 유양은 그 과부가 68년 10월 자살을 해버리자 미친사람처럼 쏘다니며 자기또래의 처녀들만 보면 연애 감정이 되살아나 괴로웠었다고 하더라는 이양의 말. <부산(釜山)>[선데이서울 71년 11월 14일호 제4권 45호 통권 제 162호]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1+1=∞’ 새코드 이해는 학문간 벽 허물기부터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1+1=∞’ 새코드 이해는 학문간 벽 허물기부터

    ‘통섭(統攝)’은 왜 필요한가. 통섭을 둘러싼 많은 논의들에 문제점은 없을까. 통섭이 안정적으로 한국 사회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어떤 접근법이 필요하고,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서울신문은 6회에 걸친 ‘21세기 신(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를 마감하며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대표하는 석학들의 대담을 마련했다.‘인간을 공부하는 동물’로 스스로를 칭하는 경희대 영어학부 도정일 명예교수(책읽는사회만들기 국민운동 대표)와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으로 꼽힌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가 거침없는 생각을 쏟아냈다. 서강대 철학과 엄정식 명예교수가 사회를 맡아 대담을 진행했다. 두 교수는 ‘통섭’이 더 이상 스쳐 지나가는 유행이 아닌 중요한 사회적 과제라는데 동의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노력해 학과간의 벽을 허무는 단계에서부터 천천히 접근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 통섭은 왜 화두로 떠올랐나 엄정식 교수 대학 사회와 언론 등 곳곳에서 통섭이 화제다. 일각에서는 유행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학문적 필요성이나 학문 구분의 발전 방향을 놓고 볼 때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분명하다. 오랫동안 통섭에 대해 고민해 오신 도 교수께서 왜 한국 사회에서 통섭이 화두가 됐는지를 진단해 달라. 도정일 교수 학문을 하기 위해서는 연구영역의 독자성뿐 아니라 유사하거나 연관이 있는 분야간에 대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분과(分科) 현상이 오랫동안 진행되다 보니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한 단절현상이 당연시되고 있다. 학문발전은 물론이고 사회발전이나 정책개발 및 시행 과정에서 단절현상은 매우 좋지 않다. 이런 반성에서 통섭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덕환 교수 통섭을 처음 주창한 에드워드 윌슨의 본거지인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절실한 필요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학문간의 분과는 이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장벽의 정도가 아니라 서로를 비하하고 폄하하는 일도 다반사로 이뤄지고 있다. 자연과학에서는 인문사회학 무용론이 나오고, 인문사회학에서는 거꾸로 자연과학 무용론이 나온다. 급속히 발전한 한국사회의 문제를 과학기술의 책임인 것처럼 몰아가는 분위기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문사회 분야와의 교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다행히 과학계 내부에서는 현실적인 필요성에 의해 융합연구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를 인문사회까지 연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엄 교수 통섭에 관한 논의와 시도는 20세기 초부터 상당히 활발하게 있어 왔다. 물리학을 중심으로 학문을 통합하려는 움직임도 있었고, 철학계에서도 논리실증주의자들이 보편언어를 찾고자 했다. 윌슨은 이 시도를 생물학으로 옮겨 좀 더 발전시킨 것으로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통섭이 수입학문이라는 점이다. 기술은 그냥 수입하면 되지만 학문은 배경과 사연이 더 중요하다. 지적·문화적 풍토를 수입하지 않으면 나중에 또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가 통섭에 적용되면 좋을 것 같다. 담이 낮으면 도둑이 생기고, 담이 높으면 이웃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안된다. 이 같은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교수 통섭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통섭학이라는 별도의 학문이 아니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다. 어느 한 가지 학문이 모든 것을 흡수할 수 있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곤란하다. 물리학이나 생물학 등에서 비롯된 자연과학의 객관적인 방법론이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다만 이 방법론을 모든 분야에 적용해 보려는 시도 자체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새로운 시도이니만큼 어려움도 있고, 기존 영역에서의 부정적인 비판도 있다. 그러나 자연과학의 객관화된 시각을 인문학에서 활용하는 것은 분명히 기초적인 통섭의 단계가 될 것으로 본다. 거꾸로 자연과학에서 인문학적인 상상력과 주관성을 도입하려는 시도도 활발해지고 있다. 도 교수 문제는 통섭이 ‘이렇게 하자.’고 정해 놓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통섭이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언어를 연구하는 사람 입장에서 말하자면 유전학, 진화론, 진화심리학 등의 학문도 언어 연구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통섭을 궁극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관건은 기준을 어떻게 세우느냐는 것이다. 즉 연구대상을 새로 발견하고 확장할 수 있는가, 대상에 대한 통찰을 더욱 과학적이고 인문학적으로 깊이있게 할 수 있는가 등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같은 실제적이고 학문적인 이득의 유무가 통섭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정당성을 결정해 줄 것이다. 이 교수 100% 동감한다. 학문의 발전을 위한 통섭은 근원적인 이유가 있는가를 짚어봐야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더욱 낮은 수준의 통섭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의 학생들과 교수들은 모두 분화된 학문에 익숙해져 있다. 상당히 혼란스러운 일이다. 인문사회 관련 교양을 들을 때는 자연과학의 부정적인 인식을 듣고, 자연과학을 들을 때는 인문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듣는다. 학문이 아닌 단지 골고루 아는 낮은 차원에서의 통섭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2 통섭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 엄 교수 두 가지를 합치다 보면 아무래도 어느 한쪽이 더 힘을 발휘하게 마련이다. 특히 강자는 식민지적으로 취합하려는 경향이 있다. 인문학의 경우 과학과 통합되면서 과연 ‘학문’으로 존립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다.‘제우스의 불칼’이나 ‘이카루스의 날개’와 같은 신화는 이미 아무도 믿지 않는다. 과학기술이 인문학의 근거인 상상을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마찬가지로 천문학자들의 방식대로만 별을 보면 알퐁스 도데, 생텍쥐베리, 윤동주의 별은 볼 수 없다. 통섭의 시도에서 염려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학문의 영역이 가만히 있어도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학문 분야가 떼를 써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철학의 경우 현재는 수세기 전의 철학과 달리 ‘철학사’적인 측면만 남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학을 논하기 위해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인지하고 있었던 공간, 시간, 죽음 등의 개념은 과학기술의 등장으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자연과학이 철학이라는 학문의 근간을 흔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도 교수 어느 한쪽으로의 일방적인 통섭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인문학이 과학을 이해하고, 과학이 인문학을 이해할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인문학과 과학이 통섭하자고 해서 함부로 합칠 수 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예술을 포함한 인문학과 과학은 엄연히 시각이 다르고, 분야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르다는 전제 위에서 시작해야 한다. 과학은 일단 자연현상에 대한 보편적인 진실을 추구한다.‘도정일은 세포로 되어 있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나라는 인간에 대해 아무 것도 설명하지 못한다.‘세계는 입자로 구성돼 있고, 우주를 지배하는 힘은 네 가지 밖에 없다.’는 말도 분명히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낼 수 없다. 이 교수 통섭과 비슷하지만 좀 다른 개념인 융합의 경우 공학 분야에서는 상당히 오랜기간 모색돼 왔다. 로봇공학을 하는 사람은 심리학, 미학, 전자공학, 기계공학을 모두 시도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로봇공학은 수많은 학문들과 연관을 맺으며 발전해 왔고, 영역이 넓어지는 만큼 발전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융합의 결과는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분화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물론 융합 과정에서 사멸하는 분야도 있다. 도 교수 학문융합, 통섭은 인문학이든 자연과학이든 간에 전혀 몰랐던 탐구의 영역을 생산해낼 수 있다. 오늘날 많은 인문학 분야가 ‘진화론’으로 대표되는 생물학적 발견을 참조하지 않고서는 진행이 되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것을 두고 생물학이 모든 학문을 점령하는 제국주의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은 말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지나친 분화의 결과가 교육에도 반영돼 있다는 점이다. 통합적 감성이나 세계관을 가질 기회도 없이 기능적인 전문인이 되고 다문화적인 세계관을 가질 수 없는 파편적 인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인문학이 변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학의 교양교육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인문학이다. 인문학이 통섭적 사고를 가져야 교육이 변하고 사회가 변할 수 있다. 3 통섭의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엄 교수 통섭이 본격화되면서 용어에 대한 논란도 있다. 통섭이나 ‘컨실리언스(Consilience)’라는 말을 쓴 윌슨의 성향 때문인지 환원주의나 제국주의적인 느낌을 갖기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문진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는데, 통섭을 궁극적인 목적이 아닌 방법의 하나 정도로 취급하고 싶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나루터 가는 길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다. 나루터까지 함께 쉽게 간다면 자신들의 목표들도 좀 더 쉽게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통섭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지만 방법론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다양하지 않을까. 요즘 대학가에서는 통섭학과, 통섭대학원을 만든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교수 통섭에서 방법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연과학에서 탐구의 문제는 끊임없이 변해 왔다.19세기 말 한국에 처음으로 서양의 자연과학이 도입됐는데, 지금까지 계속 새로운 방법이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자연과학에서도 확실한 것은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방법에 초점을 맞춰서 통섭을 얘기한다면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시각을 공유하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통섭이나 융합과 관련된 문제 가운데 하나가 ‘획일화’다. 여러 단계의 통섭이 있을 수 있는데 단 하나의 기준만 세우고 ‘여기서부터 통섭’이라고 한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통섭학과나 통섭대학원을 만든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통섭의 첫 단계를 시각과 인식의 공유라고 본다면 하나로 합치는 것이 아니라 합쳐서 여러 개가 다시 나와야 한다. 도 교수 통섭학과나 통섭대학원은 희극적이다. 통섭학과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학문과 학문사이의 결합이나 통합은 필요하고, 가능하겠지만 통섭을 전문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통섭의 기본 정신과 전혀 맞지 않는 사고방식이다. 가장 자율과 객관적이 강조되는 문학에도 통합적 접근이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된 것이 아니다. 문학비평에 정신분석과 언어학이 들어오는 데만 40∼50년이 걸렸다. 필요한 일이라면 누가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서 진행되게 마련이다. 다만, 활발한 논의를 통해 진행한다면 좀 더 효과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엄 교수 통섭을 논의하면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많은 것을 시도하고 말할수록 얻는 것도 많겠지만, 비난이나 비판도 있을 수 있다. 언제나 자기 반성은 중요하다. 그것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점을 더 빨리 파악할 수 있고, 궤도를 수정할 수도 있도록 해준다. 가능하다면 모두 함께 모여 논의하고 격려한다면 분명히 통섭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엄정식 교수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미국 미시간 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아메리카학회 회장, 철학연구회 회장, 한국 철학회장을 지냈다. 서강대 재직 시절 ‘행복한 철학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고전철학부터 과학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의를 진행했다. 특히 과학철학 강의를 통해 과학기술과 현대인의 행복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 철학 입문서로 유명한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지혜의 윤리학’‘확실성의 추구’‘분석과 신비’‘자아와 자유’ 등이 있다. ■이덕환 교수 서강대학교 화학과, 과학커뮤니케이션 협동과정 교수. 비선형 분광학, 양자화학, 과학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고 미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구와 대외활동 모두에서 주목받는 흔치 않은 과학자로 2006년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과학지식으로 사회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확실성의 종말’‘먹거리의 역사’‘거의 모든 것의 역사’ 등 베스트셀러 과학서적을 번역했다. ■도정일 교수 문학평론가. 경희대학교 영어학부 명예교수. 대한민국 전역에 세워진 ‘기적의 도서관’을 기획하고 감독한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상임대표다. 잡지 편집장, 동양통신 외신부장을 거쳐 미국으로 유학,1983년부터 경희대학교에서 비평이론 강의를 시작했고 이론교육에 힘을 쏟았다. 특히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와 4년 동안 만나 나눈 논쟁을 담은 책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대담’은 한국 사회 최초의 본격적인 통섭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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