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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포는 30여개 포구와 나루터 있던 신성한 포구마을… “한반도 물길 물류 중심지였다”

    김포는 30여개 포구와 나루터 있던 신성한 포구마을… “한반도 물길 물류 중심지였다”

    “마근포구는 한강하구에서 가장 깊은 물속과 넓은 수변을 끼고 있어 수심이 깊은 곳에서 배들이 정박했다가 밀물 때 서울 마포나루로 다녔죠.” 경기 김포시 하성면 마근포 주민 김석태(80) 어르신은 12일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어 “6·25전쟁 이전 우리 마을엔 7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는데, 대부분 어업에 종사했고 어선을 많게는 두세 척이나 보유한 집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면사무소 소재지인 마을엔 소방서가 있었고, 도정공장 1개와 하성면 전 지역 쌀을 수매하던 공출창고 2개가 있어 쌀을 싣고 서울과 인천 등지로 실어 날랐다”고 덧붙였다. 김포문화재단으로부터 협조를 얻어 주민들과 동행해 포구를 둘러봤다. 김포시 지명은 고어 ‘ᄀᆞᆷ’ 포에서 유래했다. 지명이 생긴 지 1262년 됐다. 같은 계열인 감(甘), 검(檢, 儉, 劒, 黔)은 ‘거룩하다’는 뜻을 담았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고구려 옛 땅 ‘검포’(黔浦)로 기록돼 있다. ’검’은 단군왕검(檀君王儉)의 검과 같은 의미의 고대어로 신성한 마을을 가리킨다. 757년 통일신라 경덕왕 때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최초로 김포라는 지명을 사용했다. 재단이 옛 포구에 대한 종합학술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대 이후 김포엔 30여개 포구와 나루가 존재했다. 섶골나루를 비롯해 감암나루와 운영나루, 갑곶나루, 원머루나루, 신덕포나루, 대명나루, 전류리포구, 조강포, 강령포 등 크고 작은 나루와 포구가 있었다. 세종실록지리지(1454) ‘경기’ 편에는 ‘한강이 서쪽으로 흘러 서해에 이르는 물길이 있다. 한강과 임진강의 합류점에서 조강(祖江)이 시작된다. 강화를 만나는 지점에서 황해도로 흐르는 서쪽 유로와 강화와 김포 사이를 흐르는 남쪽 유로인 염하 두 갈래로 나뉜다. 조강 서쪽 유로는 해서·관서지방 선박들이 주로 이용했고, 염하는 삼남 지방을 오가던 선박들이 이용했다. 포구별 인구와 어업인구, 배 수량까지 기록된 ‘한국수산지’(1908~1911)엔 당시 김포에서 가장 큰 포구 마을은 80가구를 웃돌았던 조강포와 강령포·마근포였다. 김석태 어르신은 “농사보다는 고기잡이로 제법 돈을 벌었다. 고기잡이 배가 한 번 나갔다 오면 뱃사람들이 곧장 주막으로 가다 보니 기생집이 4개나 될 만큼 당시 마근포 마을 경제가 컸다”고 말했다. 봄철이면 어선이 출항할 때마다 포구 앞 당산에서 용왕신에게 풍어를 기원하는 노제를 지냈다. 현재 그 자리에는 군부대 초소가 들어섰다. 뿐만 아니라 포구 앞에선 뱀장어와 장어가 엄청 많이 잡혔다. 특히 비바람이 거세질 가을 무렵엔 만선을 이뤄 냄새가 마을에 진동할 정도였다. 아울러 마을엔 화재나 재난 때 긴급히 대피하라고 울리는 큰 비상 종이 있었다. 전종한(사회과학교육) 경인교대 교수에 따르면 20세기 초 포구별 토지소유 양상을 조사한 결과 염하 연안의 거점 포구들에 비해 조강 연안 거점 포구들에서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는 부재지주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재지주 거주지를 보면 조강포·마근포엔 서울, 강령포엔 개성 소유주 비율이 높았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서로 네트워크를 이뤘다. 김석태 어르신은 “당시 전태종씨라는 사람이 포구 쪽 토지를 5~6필지나 사들여 주택을 지었고, 서울 밤섬에 산다는 성산만씨는 전답 등 토지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부재지주들은 주로 대지 필지를 갖고 있어 포구 주변 대지를 중심으로 포구 관련 시설들을 지배했다. 김포 ‘지명유래집’에 따르면 3대 포구 중 마근포는 우리말 ‘막은 개’(개펄)라는 뜻으로 ‘막은’의 음을 따 ‘마근포’(麻斤浦)라고 불렀다. 원래 마근포 주변 마을에 물길을 따라 자리한 여러 포구들이 1919년 지도에는 금포리, 마조리로 표기되고 농경지로 간척됐다. 마근포는 한강을 거슬러 서울로 가거나 강 건너 황해북도 개풍군 임한면 정곶리 사이를 왕래하던 사람들로 늘 북적였다고 한다. 김석태 어르신은 “김해 김씨 집성촌인 마근포구 일대엔 20가구가 모여 살았다. 이젠 농지로 변해 주택지 뒤 야산에 있던 대나무숲만 일부 흔적을 보일 뿐이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당시 목선으로 직접 고기잡이를 다녔던 이 마을 김선구(81) 어르신은 “포구 마을에는 생선공판장이 있어 웅어나 숭어, 조기, 황복, 새우 등을 잡아 팔았다”며 “특히 여름철엔 별미인 깨나리 생선을 뼈째 발라 회로 즐겨 먹었다”고 전했다. ‘깨나리’는 세어라고도 불리며 가늘고 작은 물고기로 웅어와 매우 닮았다. 당시 김포 일대에 포구 관련 정박시설이 특별히 있었던 것은 아니고 주변 갯벌 등에 배를 댔다. 강령포에는 토담집 형태의 당집이 있어서 제사 도구를 보관했고 정월 초순 당제를 지냈다. 강령포 앞에 ‘노구여’라는 여(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가 있는데 이 역시 제사와 관련된 지명이다. 이 여로 인해 배가 자주 좌초돼 뱃사람들은 구리나 놋쇠로 만든 솥에 새로 밥을 지어 산천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그 솥을 ‘노구솥’, 밥을 ‘노구메’라고 불렀다. 포구 근처에는 어물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한 토빙고와 새우젓 창고도 마련됐다. 고촌 섶골나루 근처에는 새우젓독을 만드는 가마도 있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배들은 물때를 맞추는 데 실패하거나 기상이 악화되면 며칠씩 옴짝달싹하지도 못했다. 여행객들은 숙식을 해결할 곳이 필요했는데 조선 중기까지는 원(院)이라고 일컬어지는 관영 숙박시설이 그 기능을 도맡았다. 대표적인 게 조강포에 자리했던 조강원이다. 그러나 관에서 설치한 원 기능이 점차 빛을 상실하고 시장유통에 따른 상인과 보부상들의 대거 활동으로 주막이 번창했다. 조선지지 자료에는 1919년 김포 포구와 관련된 주막 이름이 등장한다. 당시 통진군에는 원모루주막, 산성주막, 강령포주막, 조강가리주막, 조강리주막, 후평주막, 마근포주막, 전류리주막, 봉성리주막, 바삭바위주막, 조강거리주막 등이 있었다. 광복을 앞뒤로 한 시기까지 주막은 성업을 이뤘다. 김포시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포구의 장점과 역사를 재조명하고 과거 정취를 살린 체험·관광자원으로 특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하성면 전류리 54-4와 봉성리 640-4 부지 1만 2500㎡에 포구공원과 물길 산책로를 조성한다. 국비 1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착공, 2025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정왕룡 전 김포시의원은 “한반도 물류·관광·문화 중심지라는 인문학적 고찰이 필요하고, 한강하구의 물류 기능과 역사성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포구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안부 지원방안은 근시안적 관광 볼거리 이벤트 성격으로 예산 나눠 먹기 개발로 이어질까 염려된다”며 “한강하구 일대에서 강화 따로, 파주 파로, 김포 따로가 아니라 조강권 남북 공동체 복원이라는 종합적 관점에서 함께 머리와 어깨를 맞대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소유진 ♥’ 백종원, 딸 품에 안은 아빠의 미소 ‘행복 그 자체’

    ‘소유진 ♥’ 백종원, 딸 품에 안은 아빠의 미소 ‘행복 그 자체’

    소유진, 백종원 부부의 행복한 일상이 공개됐다. 19일 소유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돌사진 찍는날 ㅎㅎ”이라는 글과 함께 동영상 한 개를 공개했다. 영상에는 소유진, 백종원 부부의 막내딸 돌사진 촬영 현장 모습이 담겼다. 백종원은 둘째 딸과 막내 딸을 번갈아 아는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딸을 품에 안은 백종원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어 촬영 쉬는 시간에 백종원 곁에 옹기종기 모인 세 아이들의 모습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편, 소유진은 지난 2013년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삶을 노래하고 세월을 읊는 할매들…‘시인 할매’ 티저 예고편

    삶을 노래하고 세월을 읊는 할매들…‘시인 할매’ 티저 예고편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 할매’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를 통해 공개돼 호평을 이끌어낸 ‘시인 할매’는 인생의 사계절을 지나며 삶의 모진 풍파를 견딘 시인 할매들이 아름다운 운율을 완성하는 과정을 담았다. 예고편은 전라남도 곡성의 작은 마을 도서관에 모인 할머니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채 평생 까막눈으로 살아야 했던 그들은 서툴지만 정성스럽게 시를 써내려간다. ‘삶을 노래하고 세월을 읊는 할매들’이라는 카피와 함께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모여 해맑게 노래를 부르고, 담벼락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한다. 윤금순 할머니가 마당 위에 소복하게 내린 눈을 쓸면서 직접 쓴 시 ‘눈’을 읊으며 마무리되는 예고편은 작품의 따스한 감성을 기대케 한다. 주름지고 굽은 손으로 삶의 기록을 꼭꼭 눌러 담아 한 편의 시로 완성한 다큐멘터리 ‘시인 할매’는 오는 2월 개봉한다. 영상부 seoultv@seoul.co.kr
  • 올해 38억원 들여 지식재산 활용 뒷받침

    특허청이 올해 3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기업의 특허·제품·사업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식재산 활용전략 사업은 특허전략·창의적 문제해결방법(TRIZ)·디자인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이 기업의 요구를 받아 제품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다른 기술분야의 특허 등을 적용해 단기간내 문제 해결을 지원한다. 올해는 특허·디자인·IP사업화혁신 등 3개 부문 총 77개 과제를 선정한다. 특허제품혁신은 기업 내부 역량으로 해결하지 못한 제품의 기술적 문제를 제안하거나 다른 기술분야와 융합한 혁신제품을 기획한다. 디자인제품혁신은 제품의 기능 개선과 사용자 중심의 제품디자인을 지원하게 된다. IP사업화는 신청기업의 맞춤형 IP 경영전략 등을 수립하고, 특허·디자인제품 수행기업을 대상으로 제품화 전에 작동 및 내구성 등을 사전 확인하는 ‘워킹목업 제작’ 등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특히 올해는 다른 기술분야의 특허를 적용해 제품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새로운 특허창출이 가능한 이종기술 활용을 확대해 중소 제조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추진키로 했다. 한편 특허청이 지난 3년간(2014~16년) 사업 성과를 분석한 결과 지원받은 기업은 평균 매출액이 14.7%, 고용은 23.9%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깨져버린 빙하에 홀로 남겨진 펭귄의 순발력

    깨져버린 빙하에 홀로 남겨진 펭귄의 순발력

    갑자기 깨져버린 빙하때문에 무리에서 떨어진 펭귄 한 마리가 놀라운 순발력으로 무사히 친구들을 다시 만났다. 7일 온라인 미디어 ‘유니래드’가 소개한 영상에는 빙하 위를 걷는 펭귄 무리의 모습이 담겼다. 펭귄 무리가 옹기종기 모여 걸어가던 중 갑자기 빙하가 갈라지기 시작한다. 펭귄들은 급박하게 방향을 틀었지만, 앞서가던 펭귄 한 마리는 갈라지는 빙하 조각 위에 있어 무리에 빠르게 합류하지 못했다. 점차 멀어지는 빙하 위에서 펭귄은 잠시 당황하더니 이내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한다.이어 빙하가 완전히 분리되기 직전 점프를 시도, 배로 슬라이딩하며 무사히 무리 품으로 돌아간다. 펭귄 무리는 돌아온 친구를 반기는 듯 그에게 달려갔고, 아무 일 없었던 듯 길을 걸어가는 것으로 영상은 끝난다. 사진·영상=유니래드/페이스북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여기는 중국] 7인승 승합차에 28명 태운 유치원 차량 적발

    [여기는 중국] 7인승 승합차에 28명 태운 유치원 차량 적발

    중국의 한 유치원이 7인승 승합차에 무려 28명의 원생을 싣고 이동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상하이스트, 중신망 등 현지 언론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광시좡족자치구 리우저우의 한 유치원 승합차량은 하원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다주기 위해 이동하던 중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차량 내부에서 옹기종기 앉거나 선 채 탑승해 있는 유치원생 28명을 발견했다. 유치원 측은 승합차 내부를 개조해 좌석 일부를 뜯어낸 뒤, 유치원생에게 어떤 안전장치도 채우지 않은 채 서거나 앉게 한 뒤 차량을 운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7인승 승합차량에 28명의 아이들을 태운 이유를 묻자, 유치원 소속 운전기사는 “원생들의 부모가 너무 바빠 아이들을 직접 데리러 올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원생들을 모두 태우고 이동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차량이 유치원에서 등하원용으로 사용하도록 허가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의 일부 농촌지역에서는 초과 탑승한 스쿨버스가 여전히 불법 성행하고 있다고 상하이스트는 전했다. 2011년에는 간쑤성의 한 지역에서 작은 차량 안에 초과 탑승했던 유치원생 20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 사회 전역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었지만 여전히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2018 KBS 연예대상 이동국, 5남매와 인증샷 ‘옹기종기’

    2018 KBS 연예대상 이동국, 5남매와 인증샷 ‘옹기종기’

    ‘2018 KBS 연예대상’에 참석한 축구선수 이동국이 인증샷을 공개했다. 22일 이동국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18 KBS 연예대상 시작~ #많다 #팔이짧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정장을 차려입은 이동국이 다섯 아이들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동국의 품에 안겨 브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시안 군의 귀여운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이동국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교실이 달라지니 아이들도 달라졌다… 서울교육청 ‘꿈담교실’로 변신한 봉천초 가 보니

    교실이 달라지니 아이들도 달라졌다… 서울교육청 ‘꿈담교실’로 변신한 봉천초 가 보니

    “1학기에 혼자 놀겠다며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던 아이가 지금은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과 장난치고 놀아요. 학교 교실이 놀이와 학습이 결합된 교실로 바뀌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은 아이들이 스스로 변하고 있다는 거예요.” 학습 공간의 변화만으로 교육의 질도 달라질 수 있을까. 현장의 교사와 아이들은 입을 모아 “그렇다”고 답했다. 서울교육청은 2017년부터 ‘학교 공간 재구조화’ 사업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는 ‘꿈을 담은 교실’(꿈담교실)을 통해 교실을 학습과 놀이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또 학교 안에 놀이터를 새롭게 조성하는 사업 등으로 공간을 통한 교육의 새로운 시도들을 이어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학교가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공간이 아닌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상상력을 키우고 사회성을 기르는 장소로 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지난 14일 서울 관악구 봉천초등학교를 찾았다. 봉천초는 지난 여름방학 기간(7월 25일~9월 26일·약 두 달)에 1학년 7개 반을 리모델링해 2학기부터 1학년 학생들이 새롭게 바뀐 교실에서 생활하고 있다. 성탄절을 앞두고 장식품 꾸미기 수업을 하고 있던 1학년 5반 교실의 문을 열자 일반 가정집에 들어갈 때 느껴지는 온기가 콧속으로 들어왔다. 교실 바닥 전체를 온돌로 바꾼 덕분이다. 아이들은 실내화도 벗고 양말만 신은 채 집 안에서 생활하듯 자유롭게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지현 교사는 “아이들이 책상에서 수업을 하다가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할 때는 자연스럽게 바닥에 앉아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면서 “예전에는 평가를 받기 위해 교실 앞 교사 책상으로 학생들이 줄을 섰지만 지금은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서로의 작품을 비교하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최후자 봉천초 교감은 “학생들이 하교하고 선생님이 교실에 혼자 남아 업무를 볼 때는 해당 부분만 온기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해 난방 효율성도 높였다”고 귀띔했다.●놀이공간서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소통 봉천초 꿈담교실의 특징은 복도 쪽 약 80㎝ 공간을 교실로 확장해 해당 공간을 앉을 자리와 미끄럼틀 등으로 이뤄진 ‘놀이 공간’으로 꾸몄다는 점이다. 교실 한쪽에 실내 놀이터를 만든 셈이다. 때마침 쉬는 시간에 1학년 3반에 들어서자 아이들은 놀이 공간을 활용해 서로 장난을 치거나 책을 읽고 있었다. 교실 안에 놀이 공간이 생긴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극적이 됐다는 점이다. 권세라 교사는 “1학기에 유치원에서 알았던 아이 외에는 대화를 하지 않던 아이가 있었는데, 교실에 놀이 공간이 생기면서 지금은 반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다”면서 “놀이 공간에서 함께 몸을 맞대며 놀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통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쉬는 시간에 책을 보던 아이들은 놀이 공간 사이를 구분하는 가림막 사이에 난 작은 구멍으로 “책 반납요”라고 말하며 서로 책을 주고받고는 즐거워했다. 공간을 활용해 스스로 놀이를 만든 것이다. 권 교사는 “1학기 초에는 교실이 무서워 들어가기 싫다며 복도에서 우는 아이들도 있었다”면서 “단순히 교실이라는 공간이 바뀌었을 뿐인데, 그에 맞춰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스스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아이들 아이디어 적극 반영… 만족도 98% 봉천초의 꿈담교실 사업은 서울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학교공간 재구조화 사업’에 따라 올해 초 꿈담교실 사업을 신청해 이뤄졌다. 최종 지원 대상자는 서울시 교육지원심의위가 예산의 효율성, 규모의 적정성, 학교 구성원의 참여 의지, 학교의 투자 의지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 올 초 최종 꿈담교실 지원 학교로 선정된 후 4월 30일부터 7월 10일까지 교장 등 학교 관리자와 디자인 및 시공업체 관계자가 6차례에 걸쳐 교실 리모델링 방향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그 과정에서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가 꿈꾸는 교실 그리기’를 실시해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했고, 교장과 1학년 부장교사 등 꿈담교실 사업에 참여하는 학교 관계자들은 독일 현지 학교를 찾아가 꿈담교실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기도 했다. 봉천초의 꿈담교실 사업 예산은 총 4억 2000만원(교실당 6000만원)가량 들었다. 박성주 봉천초 교장은 “최근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표현할 수 없는 억압적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면서 “교실 공간 변화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분출하고 평온함을 느낀다면 자연스럽게 중학교,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학교폭력 문제 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은 봉천초를 포함해 올해 101억원의 예산을 들여 총 23개교 154개 교실을 꿈담교실로 리모델링했다. 각 학교 특성에 맞도록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의 의견을 수렴해 디자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초등학교뿐 아니라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도서관 개방·연합형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홈베이스 교실’을 꾸미는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꿈담교실 도입 이후 학생들의 98.4%가 “변화를 체감한다”고 답했고, 향후 사업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도 95%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서울교육청은 내년 사업 대상 학교를 50개 초·중·고교로 확대하고 예산도 136억원가량으로 늘린다는 목표다.●학교 운동장·놀이터로 ‘꿈담’ 사업 확장 학교 교실뿐 아니라 운동장과 놀이터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7월 중랑구 신현초교에 문을 연 ‘꿈을 담은 놀이터’는 학생들이 스스로 놀이를 설계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2m 높이의 모래언덕 위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미끄러져 내려오거나 위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트리하우스’라고 불리는 나무 구조물에서는 아이들이 술래잡기 등을 하며 놀 수 있다. 흔히 놀이터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그네나 시소, 미끄럼틀이 없어도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 가며 뛰놀 수 있게 한 것이다. 2016년 전남 순천에 ‘기적의 놀이터’를 만들었던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가 신현초의 ‘꿈을 담은 놀이터’ 제작을 총괄했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신현초 외에 안평초, 삼광초, 방이초, 세명초 등 4곳의 놀이터를 내년 새 학기 전까지 새롭게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초교 6곳의 꿈담교실 사업에 참여한 어린이공간디자인 업체 PPY의 홍경숙 소장은 “꿈담교실 작업 중 학생들이 학교 공간을 바꾸는 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민주적 절차 등을 직접 체험하는 효과도 있었다”면서 “꿈담교실 등 학교 공간 변화는 기존의 강의형 교육에서 벗어나 미래 교육 콘텐츠로서 학교라는 공간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임종기 전남도의원, ‘전라남도 도민고충처리위원회 운영 조례’ 제정

    임종기 전남도의원, ‘전라남도 도민고충처리위원회 운영 조례’ 제정

    전남도와 소속기관에 제기된 고충민원을 분석해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처리하게 될 ‘전라남도 도민고충처리위원회’가 설치된다.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임종기 의원(더불어민주당, 순천2)이 대표 발의한 ‘전라남도 도민고충처리위원회 운영 조례안’이 7일 기획행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이번 조례안은 도민고충처리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했다. 불합리한 행정제도를 개선하고 주민의 기본적 권익을 보호하는 등 열린 행정을 통해 도민들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제정됐다. 도민고충처리위원회는 주민이 신청한 고충민원, 도지사 및 도의회에서 위원회에 의뢰한 사안, 위원회 스스로 발의한 고충 사안 등을 다룬다. 고충민원에 대한 조사 처리 업무를 수행하며 그 권한에 속하는 업무를 독립적으로 맡아서 한다. 필요시 관할권 기관을 대상으로 직권 조사도 가능하다. 이 경우 도지사와 도의회에 특별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임 의원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불합리한 제도에 따라 행정 처리과정에 갈등 요인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도민고충처리위원회 설치를 통해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열린 행정을 통해 주민 신뢰를 제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조례안은 오는 18일 제327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달빛에 비친 겨울철새 실루엣…금강하구에 내 마음을 포개다

    달빛에 비친 겨울철새 실루엣…금강하구에 내 마음을 포개다

    여행을 즐기기에 최고의 계절은 아니다. 팔도강산을 수놓았던 단풍은 끝물마저 지났고 설경을 찾아나서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대신 어느 계절에 찾아도 만족할 만한 숨은 여행지들을 골라갈 좋을 시기다. 겨울 철새가 모여들기 시작한 금강 하구의 충남 서천은 이제부터 방문하면 좋을 여행지다. 논산에는 지난달 정식 오픈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세트장이 드라마의 감동과 새로운 볼거리를 찾는 사람들을 맞이한다.서천의 서쪽 끝자락 마량리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춘장대IC로 나와 서쪽으로 25여분 더 달리면 황해를 향해 갈고리처럼 튀어나온 마량리에 닿는다. 이곳에는 서천 제일의 바다 풍광을 볼 수 있는 동백나무숲이 있다. 최고 수령 500년 등 동백나무 80여 그루가 야트막한 언덕 위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다. ●서천 제일의 바다 풍광을 볼 수 있는 동백나무숲 언덕 위로 난 돌계단을 밟는다. 양쪽으로 심긴 동백나무의 반질반질한 잎 사이로 손톱만 한 꽃망울이 돋아 있다.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할 때나 돼야 빨간 꽃을 피우겠지만 한겨울 추위를 버텨낼 봉오리가 옹골차다. 언덕 위 동백정에 오르니 발아래로 바다가 펼쳐진다. 정면에 보이는 외딴섬은 오력도다. 이곳 안내원에 따르면 섬의 까마귀들이 왜구를 물리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력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동백나무숲을 빠져나와 인근 마량포구로 발걸음을 옮긴다. 쌀쌀해진 바람을 아랑곳하지 않고 방파제를 따라 늘어선 낚시꾼들, 사방으로 낚싯대가 삐져나온 앞바다의 작은 배들이 한가로운 어촌 풍경을 그린다. 포구에서 멀지 않은 공원에는 서양의 돛단배와 한국의 판옥선 모형이 나란히 조성돼 있다. 진짜 배는 아니지만 성경이 국내로 최초 전해진 곳이 마량포구라는 의미를 담은 조형물이다. 마량포구와 공원에서 각각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성경전래지기념관은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잠시 둘러볼 만하다. 1816년 조선 해역을 측량하던 영국 군함 알세스트호의 함장 머리 맥스웰이 마량진에서 수군첨절제사였던 첨사 조대복을 만난다. 말과 글이 통하지 않아 의사소통은 할 수 없었지만 맥스웰이 조대복에게 건넨 것이 조선 최초의 성경이었다는 설명이다. 옛 서적과 사진자료, 인물 모형 등 전시물이 제법 알차다. 2016년 9월 문을 연 기념관은 현재 서천군기독교연합회에서 서천군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600원. ●금강하구 일대 40여종 철새… 수백·수천 마리 ‘장관’ 마량포구에서 차로 45분쯤 달려 금강하굿둑 부근으로 간다. 이맘때 서천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겨울 철새를 보기 위해서다. 겨울이면 금강 하구 일대에는 검은머리물떼새, 큰고니, 청둥오리 등 40여종의 철새가 날아든다. 금강하굿둑에서 상류로 10여㎞ 떨어진 신성리갈대밭 부근까지 물새떼가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수백, 수천 마리가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장관도 볼 수 있다. 붉게 물들었던 하늘이 어둑해질 무렵 새들도 조용히 강 위로 내려앉아 분주했던 하루를 정리한다. 하굿둑을 따라 노란 조명이 들어올 때면 하얗게 빛나는 달이 오락가락하는 새들의 까만 실루엣을 비춘다. 논산에서 이튿날 여정을 이어 간다. 논산의 이름난 절 관촉사는 논산역이 있는 구시가지, 논산시청이 있는 신시가지에서 그리 멀지 않아 돌아보기 수월하다. 논산은 지명에 산이 들어가지만 금산, 완주와의 경계에 있는 대둔산을 제외하면 넓은 평지가 주를 이루는 고장이다. 관촉사 역시 야트막한 언덕에 위치해 있다. 그 유명한 은진미륵, 즉 석조미륵보살입상을 보기 위해 가는 길이 힘들지 않다. 언덕 위에서 논산을 인자하게 내려다보고 있는 은진미륵은 거대한 얼굴, 파격적인 비율이 특징이다. 사진으로만 봐도 개성 있는 외관에 눈길이 가지만 실제로 마주하면 실로 감탄이 나온다. 고려 광종 때인 970년 승려 조각장 혜명의 주도 아래 제작됐다고 전해진다. 불상의 얼굴과 몸매에서 이상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어딘가 푸근한 느낌이 전해온다. 김경란 문화관광해설사에 따르면 전체 높이 18m의 거대한 불상은 왕권 강화 목적으로 건립됐다고 한다. 높은 건물이 없던 과거에는 평지인 주변 어디에서나 언덕 위에 우뚝 서 있는 불상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은진미륵은 불교 미술사에서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지난 4월 국보 제323호로 지정됐다.●논산 관촉사 은진미륵… ‘미스터 션샤인’ 세트장 있는 선샤인랜드 관촉사가 논산이 내세우는 전통의 명소라면 연무대에 새로 지어진 선샤인랜드는 새로운 핵심 관광지다. 밀리터리 체험관, 1900~1950년대 드라마·영화 세트장, 그리고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세트장이 한데 모여 있다. 그중 ‘미스터 션샤인’ 세트장은 숱한 화제를 낳은 드라마의 인기 덕에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관광객으로 붐빈다. 외국인 개별 관광객들도 먼저 알고 찾아온다. 고애신(김태리)과 유진 초이(이병헌)가 자주 마주치던 다리 아랫길로 드라마에서처럼 전찻길이 나 있다. 고애신이 살던 저택, 쿠도 히나(김민정)가 운영하던 호텔 ‘글로리’, 추노꾼들이 세운 만물상점 ‘해드리오’ 등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차 실제 마을 같은 느낌을 준다. ‘불란셔 제빵소’에서 빵과 빙수를 팔고 있지 않다는 것 정도만 아쉬울 뿐 드라마의 여운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입장료 어른 7000원, 어린이 3000원. 밀리터리 체험관 등은 무료 입장. 글 사진 서천·논산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흑백TV 속 김일, 세상으로 나오다/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흑백TV 속 김일, 세상으로 나오다/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목멱산 꼭대기 팔각정을 오르내리던 ‘남산삭도(케이블카)’를 머리에 얹고 살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3호 터널이 뚫린 그 자리, 무성한 아카시아 숲을 헤치고 남산 허리까지 한달음에 올랐다. 쏟아지는 땀, 타들어 가던 목을 시원한 약수로 식히고 빨간 샐비어를 따 꿀물을 빨던 ‘국민학생’ 때다.저녁 8시, 산그늘이 6층짜리 시민아파트를 집어삼킬 즈음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아파트 복도를 몰려다녔다. 목적지는 1층에서 유일하게 ‘텔레비전’을 갖고 있던 104호 김 아무개집. 현관 앞 복도에 옹기종기 앉아 시선을 멀찌감치 안방 구석에 맞춘다. 독수리인지 뭔지 모를 양각이 새겨진 커다란 틀 속에서 천규덕과 김일이 한 조가 돼 ‘괘씸하고도 나쁜’ 일본 선수들을 상대로 태그매치를 벌인다. TV 수상기는 당시 시민아파트 꼬맹이들의 로망이었다. 어머니, 할머니가 즐겨 보시던 ‘전설의 고향’만큼이나 인기있던 프로는 단연 레슬링이었다. 천규덕의 득달같은 가라테촙이 일본 선수의 목에 꽂히면 꼬맹이들은 따라서 공중제비를 돌았다. 일본 선수의 깨물기 반칙에 머리가 터져 붕대를 칭칭 동여맨 김일의 박치기가 한 번, 두 번, 세 번까지 터지면 채널 쟁탈전 끝에 뒤로 물러나 앉은 할머니까지 거들며 복도가 떠나갈 듯 만세를 불러댔다. 넉넉하지 않고 고단했지만 흥겨운 남산 자락 서울의 한 동네 서민들의 여름 저녁 풍경이었다. ‘말죽거리 잔혹사’를 만들었던 영화감독 유하의 시에 등장하는 자이언트 바바, 안토니오 이노키, 김일, 천규덕 등 프로레슬러의 이름은 적어도 60년생들에게는 ‘추억’의 다른 이름이다. 같은 2004년 개봉한 또 다른 영화 ‘역도산’은 한국 레슬링의 스승으로 알려진 한국명 김신락을 다뤘는데, 여기에서 ‘박치기왕’ 김일은 후반부에 잠깐 나왔을 뿐이었다. 그랬던 김일이 2018년 12월이 돼서야 우리에게 다시 찾아왔다. 대한체육회가 5일 제7차 스포츠영웅 선정위원회에서 6명의 후보 가운데 김일과 김진호(56·한체대 교수·양궁)를 최종 선정해 발표했다. 두 사람은 선정위원회와 심사기자단의 업적평가(70%)와 국민지지도 조사(30%)를 통해 2차에 걸친 심사 끝에 후보에 올랐고, 선정위원 3분의2의 찬성으로 스포츠 영웅이 됐다. 김일이 선정된 것은 파격적이다. 그는 손기정을 비롯해 양정모, 차범근, 김연아 등 한국 체육을 대표하는 이들과 달리 엘리트의 범주에 속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로레슬링은 쇼’라는 폭로 이후 꾸준히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 심사에서 매번 탈락했다. 그러나 올해는 국민지지도 조사에서 최고 지지를 받았고, 선정위원회 및 심사기자단의 정량·정성 평가에서도 고득점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는 아니었지만 넉넉지 못하고 늘 어스름 저녁 같았던 1960~70년대를 살았던 서민들에게 삶의 비상구를 열어 주고 애환을 달래 준 진정한 영웅이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김일은 지난 2006년 10월, 13년 동안 누워 있던 서울 중계동 을지병원 한 병실에서 77세로 눈을 감았다. 그의 태그매치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남산 꼬맹이들이 아직도 그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cbk91065@seoul.co.kr
  • [길섶에서] 책난로와 핫팩/김성곤 논설위원

    어릴 적 읍내에 있는 초등학교까지 십리가 넘는 길을 걸어서 다녔다. 아침에는 동네 어귀에 다 같이 모였다가 학교로 향했다. 학교 가는 길이 멀었지만, 이렇게 가면 지각은 거의 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각은 읍내에 사는 친구들이 많이 했다. 겨울방학을 전후해 추운 날이면 먼저 나온 형들이 모닥불을 피워 놓고 거기서 옹기종기 모여 불을 쬐다가 우하고 학교로 달려갔다. 출발하기 전 책난로는 필수다. 헌책 모서리에 불을 붙인 뒤 돌돌 말아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거나 이를 바통처럼 움켜쥐고 큰 원을 그리며 몇 바퀴 돌리면 불이 살아난다. 겉은 멀쩡한데 안에서는 불이 타들어가는 이른바 손난로다. 가다가 추우면 돌돌 만 책을 좀 풀어서 불을 살려 온기를 쏘이거나 아니면 이를 불쏘시개 삼아 길섶 마른 잡초에 불을 붙여서 언 손과 발을 녹였다. 학교에 가까워지면 소명을 다한 손난로는 활활 태워서 없애거나 아니면 불을 꺼서 어느 집 담 모퉁이에 처박아 뒀다가 하교 때 재활용하기도 했다. 요즘은 온기가 24시간 이상 가는 핫팩에서부터 건전지를 이용한 손난로와 열선이 깔린 장갑까지 나와서 어지간해선 손 시린 것을 모르고 산다. 갑자기 몰려온 추위에 그때의 책난로와 그 불냄새가 문득 그립다. 김성곤 논설위원 sunggone@seoul.co.kr
  • 로켓포 날고 몸수색당하는 삶… 이·팔 국민들 “평화 오길”

    로켓포 날고 몸수색당하는 삶… 이·팔 국민들 “평화 오길”

    8m 높이의 잿빛 장벽이 팔레스타인 자치 지구 ‘가자’를 둘러쌌다. 인간의 힘으로 넘을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장벽은 지평선을 따라 끝도 없이 뻗어 나갔다. 그것은 가자를 이스라엘로부터 격리하는 벽이자, 세계로부터 격리하는 벽이었다. 분리장벽 꼭대기 초소 기관총 총구는 가자지구 쪽을 향했다. 장벽과 지면이 맞닿은 곳에 노란 꽃이 피었다. 가자지구를 실질 지배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수백발을 발사해 양측의 긴장이 절정으로 치달았던 지난 17일 가자지구 분리장벽과 맞닿은 이스라엘 중서부 마을, 유대인 25가구 약 1000여명이 사는 네티브하사라에 갔다. 거대한 차량 출입 통제기가 마을 입구를 막았다. 검문소에 마을을 둘러보려고 한국에서 왔다고 설명하자 통제기가 열렸다.놀이터에서 유대인 남성 오베르 마르코비치(47)를 만났다. 그는 6세 아들과 놀고 있었다. 마르코비치는 “이 마을에 산 지 16년이 됐다”면서 “가자에서 수시로 로켓포가 날아온다. 나도 나지만, 내 아이들이 더 걱정된다. 아들 말고도 딸 둘이 더 있다”고 했다.왜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사느냐고, 왜 떠나지 않느냐고 그에게 물었다. 마르코비치는 “여기에 내가 지은 집이 있고 내 부모님이 있고 내 친구가 있다. 다른 곳에 가서 살 수는 없다”고 답했다. 마르코비치는 “지난 20년간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정책은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마르코비치의 아내 탈리(44)가 기자에게 다가와 인사했다. 탈리는 정착촌 1세대인 부모를 따라 네티브하사라에 왔다고 했다. 탈리는 “20년 전에는 평화로웠다. 하지만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너무 두렵다”면서 “지난주 하마스 공격 때에는 집안 방공호에서 24시간 동안 떨었다”고 했다. 차로 30여분을 달려 가자지구 북쪽 장벽에서 불과 2㎞ 떨어진 인구 2만 5000의 소도시 스데롯으로 이동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위협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을까. 스데롯 경찰서 앞에는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포탄 잔해 수백발이 쌓여 있었다.한 여성에게 가자지구에서 쏜 미사일이 실제로 위협이 되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했다. 여성은 기자를 동네 놀이터로 안내했다. 그는 종잇조각처럼 찢어지고 절단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 놀이터의 철제 구조물을 보여 줬다. 여성은 “넉 달 전 가자에서 쏜 포탄이 이곳을 강타했다”고 했다. 포탄 파편이 튀어 시커먼 구멍이 뚫린 시소가 눈길을 끌었다. “아이가 다친 적은 없다”고 그가 덧붙였다. 딸 둘과 놀이터에 나온 주민 니심 몬틴(28)은 “하마스의 공격은 일상”이라면서 “아이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오토바이, 비행기 소리에 경기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그에게 바람이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그는 “오직 평화, 평화만 바란다”고 말했다. 이튿날 기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관할하는 ‘서안지구’의 도시 헤브론 내 이스라엘 정착촌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정착촌 중에서도 긴장 수위가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이스라엘에서 20년 넘게 생활한 가이드가 동행했다. 가이드는 “헤브론 정착촌에 사는 유대인 정착민은 8가구다. 이스라엘은 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헤브론에 군대를 보냈다”면서 “그러나 그 이면에는 종교적 이유가 있다. 헤브론에는 이슬람교와 유대교 양측이 선조로 모시는 아브라함과 그의 가족의 묘 ‘막벨라 사원’이 있다.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마을 입구에서 이스라엘군이 정착촌 주위를 오가는 팔레스타인 청년의 몸을 수색했다. 청년은 주머니를 까뒤집어 검문소 군인에게 보여 줬고 벨트를 풀어 검색대에 올려놓았다. 인근에서 만난 한 팔레스타인인은 “이스라엘 군인들이 하도 못살게 굴어 정착촌 주변에 살던 팔레스타인인들이 떠났다. 원래 여기는 우리 상인들이 장사하던 시장 골목이었다. 활기차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시멘트로 봉쇄한 한쪽 골목을 가리키면서 “이 벽 너머는 팔레스타인 지역이다. 통행을 못 하게 막은 것”이라고 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사라진 상점 문들은 굳게 닫혀 있었다. 적막한 거리에 이스라엘 국기만 나부꼈다. 정착촌을 가로질러 강철로 만든 출입구를 빠져나갔다. 출입구 너머는 별세계였다. 그곳은 왁자지껄한 팔레스타인 도시였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웃고 떠들고 터키시 커피를 마시고 케밥을 먹었다.헤브론 시민인 팔레스타인인 압둘 하미드(50)는 “유대인들이 와서 도시가 쪼개졌다. 재산과 집을 저쪽에 두고 밀려난 사람들이 많다. 우리와 이스라엘 사이에 분쟁이 생기면 아예 저쪽 통행로를 막아버린다”면서 “헤브론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란다. 다시 예전처럼 마음대로 이쪽저쪽으로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기자가 영어로 시간을 내줘 고맙다고 하자. 그는 “앗살라무 알라이쿰”(신의 평화가 당신에게)이라고 인사했다. 양측 국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평화는 그러나 요원해 보였다. 20일 오전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정부 측 입장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만났다. 그는 “평화 협상을 하려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해야 하는데 그들은 결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마스는 헌장에 이스라엘을 파괴하라는 내용을 명시한 집단이다. 하마스와 항구적인 평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마스를 실질적 위협으로 규정한 이스라엘은 가자를 분리장벽으로 가뒀을 뿐 아니라, 첨단 기술을 사용해 감시한다. 같은 날 오후 텔아비브의 이스라엘 국영 군수업체 IAI를 방문했다. 인근 활주로에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다. 오토바이가 아니었다. IAI의 무인 정찰기 ‘헤론’이었다. 헤론은 약 10초 만에 활주로에서 공중으로 떠올랐다. IAI 관계자는 “헤론은 한 번 뜨면 45시간 공중에 머무른다. 헤론 여러 대가 1년 365일 가자를 감시한다”면서 “보통 상공 1만 피트(약 3㎞)에서 기동한다. 헤론의 존재를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헤론 작전통제실은 컨테이너 박스 1개 크기였다. 거기에는 모니터 10여개가 설치돼 있었다. 조종사들이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원격 카메라 조종기로 헤론이 보내는 영상을 확인했다. 헤론은 상공 1만 피트에서 자동차 번호판을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의 영상을 찍었다. 또 다른 IAI 관계자에게 이스라엘이 자살 드론(폭탄을 장착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무인기)을 보유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기밀이다. 답해 줄 수 없다”고 했다. IAI 측은 또 원격 조종으로 움직이는 무인 군용 자동차, 은폐·엄폐물을 뚫고 생물체 움직임을 간파할 수 있는 레이더 등 각종 군수 장비를 소개했다. 기자는 이스라엘에 오기 전 사진으로 본, 가자 분리장벽을 향해 돌팔매를 던지던 팔레스타인 청년을 떠올렸다. 글 사진 네티브하사라·스데롯·헤브론·예루살렘·텔아비브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법원 위상 이 정도일 줄이야… 판사도 피습 대상 되는 것 아니냐”

    “법원 위상 이 정도일 줄이야… 판사도 피습 대상 되는 것 아니냐”

    사법농단과 무관한 70대 민사소송 불만 법관 탄핵·수평 리더십 비판 속 초유 사태 판사들 “고통스러운 심정”개탄 속 우려 경호 허점 드러나…경찰 인력 증원·강화사법부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 차량을 습격한 1인 시위자는 사법농단과 무관한 개인 소송과 관련해 시위를 벌여 온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초유의 대법원장 차량 습격이 감행된 배경을 최근 실추된 사법 신뢰와 연결 짓는 해석이 많다. 법관 탄핵 논쟁 국면에서 김 대법원장의 수평적 리더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차량 습격이 벌어지자 사법부 권위 실추를 개탄하는 반응도 나왔다. 27일 대법원 정문에서 김 대법원장 출근 차량에 화염병을 던진 남모(74)씨는 지난 석 달 동안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해 왔다. 돼지 농장 운영자인 남씨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이 2013년 위법하게 친환경 인증 갱신 불가 판정을 내려 손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2년에 걸친 1·2·3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지난 8월 시작된 3심(상고심)은 지난 16일 심리불속행 기각됐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법률심인 상고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건에 대해 심리 없이 사건을 기각하는 판결을 이른다.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판사를 공격한 예는 과거에도 있었다. 2007년 1월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학교를 상대로 낸 재임용 불복 항소심에서 패소하자, 재판장인 박홍우 당시 고법 부장판사에게 석궁을 쏴 부상을 입힌 이른바 ‘석궁 테러’가 대표적이다. 2010년엔 보수 시민단체 회원들이 후보매수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김형두 당시 지법 부장판사(현 고법 부장판사) 아파트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곽 전 교육감에게 징역형을 선고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김 부장판사 아파트에 계란을 던졌다. 2010년 1월 보수 시민단체는 대법원장 공관 근처에서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 출근 차량에 계란을 던졌다. 이들은 당시 무죄 선고된 ‘PD수첩 광우병 보도 명예훼손 사건’ 판결을 비난했다. 앞서 2008년 2월 채종기씨는 재판에서 패소한 뒤 분풀이를 국보 1호인 ‘숭례문’에 했다. 토지 보상액을 놓고 건설사와 갈등을 겪던 채씨는 건설사를 상대로 낸 재판에서 패소했다. 숭례문을 태운 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던 채씨는 지난 2월 만기 출소했다. 이 같은 선례에도 불구하고 45명의 보안관리대 경찰력이 배치된 국가주요시설인 대법원에서, 경호를 받으며 출근하던 대법원장 차량이 습격 대상이 된 것은 초유의 사태로 꼽힌다. 특히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에 대한 검찰 수사에 연루 법관 탄핵 논쟁이 제기된 와중에 대법원장 차량 습격이 발발하면서 법원 구성원들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판사들 사이에선 “법원의 위상이 이 정도로 떨어졌는지 고통스러운 심정”이라거나 “판사들 역시 피습 대상이 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번졌다. 대법원장 경호의 허점도 지적됐다. 대법원장은 차량 이동을 할 때 1대의 경호차량과 함께 이동하지만, 신호통제 등은 이뤄지지 않는다. 대법원장 차량이 청사 정문을 지날 때 남씨는 너무나 쉽게 차량에 접근했다. 경찰은 앞으로 대법원과 대법원장 공관 주변 경력을 증원하고, 대법원장 등 경호대상 요인에 대한 경호·순찰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길섶에서] 골목/이두걸 논설위원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 지하철 5호선 강동역 서쪽의 단독주택 단지. ‘강풀만화거리’가 자리한 곳이다. 차가 겨우 마주 지나갈 좁은 골목 양편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층 단독주택들. 담벼락에는 ‘바보’, ‘당신의 모든 순간’ 등 그의 작품 캐릭터들이 정겨운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1세대 웹툰 작가인 강풀은 자신의 실질적인 고향인 골목의 풍경을 그의 만화 안에 담았다. 정확하게는 골목은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자리한다. 가진 게 많지 않지만 그럼으로써 풍성한, 느리게 흘러가지만 그 덕분에 한 발 물러서서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우리가 잊고 지내던 골목의 여유가 이곳에서는 사시사철 떠다닌다. 운 좋게도 삶의 팔할을 지금 거주지에서 보냈다. ‘어릴 적 넓게만 보이던 좁은 골목’ 양편의 단독주택과 저층 아파트는 고층 아파트와 빌라 숲으로 변한 지 오래다. 그러나 골목 풍경은 여전하다. 고교 시절 친구와 고민을 나누던 천변도, 두려움에 발걸음을 옮기던 치과도 다행히 그대로다. 낙엽이 이불처럼 쌓인 인도 귀퉁이에는 청춘의 눈물자국도 남아 있을까. 이젠 다가올 것보다 지나간 것들을 곱씹는 게 익숙할 나이지만, 골목과 함께 가을을 지나 겨울로 향하는 것도 감사할 일이라 여긴다. douzirl@seoul.co.kr
  • 고령 연명치료 중단, 까다로운 가족 동의 줄인다

    내년 3월부터 고령의 노인이 연명의료를 중단하기 위해 어린 증손자의 동의까지 받도록 한 불합리한 존엄사 결정 구조가 사라진다. 보건복지부는 연명의료 행위를 중단할 때 동의를 받아야 하는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전원’에서 ‘배우자와 1촌 이내 직계 존·비속’으로 축소하는 내용의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25일 밝혔다. 개정안은 내년 3월 28일부터 시행된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임종기 환자가 연명의료를 중단할 때 4가지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선 환자 본인이 건강할 때 미리 ‘사전의료연명의향서’를 작성하거나 말기·임종기일 때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는 방법이 있다. 두 서류가 없을 땐 가족 2명 이상이 ‘평소 환자가 연명의료를 원치 않았다’고 진술하거나 가족 전원이 동의해야 한다. 이 가운데 ‘가족 전원 동의’ 규정은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이 많았다. 80·90대 고령 환자의 연명의료를 중단하려면 배우자, 자녀, 손주, 증손주 등 모든 직계혈족의 서명을 받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 통과로 부모와 배우자, 자녀의 동의만 받으면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게 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임종기 전남도의원, 119 종합상황실 인력보강 시급 지적

    임종기 전남도의원, 119 종합상황실 인력보강 시급 지적

    전남도 119종합상황실이 소방력 기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어 근무 인원 보충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19종합상황실은 1일 평균 1500여건의 전화 접수처리와 600여대의 소방차량을 관리하고 있다. 임종기(순천2, 더불어민주당) 전남도의회 안전건설소방위원은 지난 19일 전남도 소방본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119종합상황실의 열악한 근무여건을 지적하며 최우선적으로 상황실 근무인력을 보충할 것을 요청했다. 임 의원은 “소방력 기준 대비 75%의 부족한 인력으로 주 56시간 근무에 월 7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와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이 요구되는 119요원이 육체적·심리적 피로가 가중돼 위급시 완벽한 초기 작전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들어 현장 인력이 연차적으로 충원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족 인원을 최우선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각종 재난사고에 완벽하게 대처하고 소방인력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각종 재난으로부터 자유롭고 안전한 생활을 만들어 나가는데 119상황실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인력 보강과 4조 2교대 실시 등 근무여건이 개선돼야한다”고 주문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아비가일 남자친구 최초 공개, 훈훈 비주얼에 ‘시선 집중’

    아비가일 남자친구 최초 공개, 훈훈 비주얼에 ‘시선 집중’

    아비가일이 남자친구를 최초 공개해 화제다. KBS 2TV ‘볼빨간 당신’은 부모님의 제2의 인생을 응원하는 자식들의 열혈 뒷바라지 관찰기이다. 지난 방송에서 파라과이 출신 방송인 아비가일은 남다른 한국 사랑으로 귀화까지 한 어머니와 함께 출연 중이다. 아비가일은 ‘한국 이름을 갖고 싶다’는 어머니의 꿈을 위해 개명신청을 도왔다. 특별한 아비가일 모녀의 이야기는 첫 방송부터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오늘(13일) 방송되는 ‘볼빨간 당신’에서는 아비가일 가족의 경주여행기가 공개된다. 특히 여행지에서 솔직해진 어머니 덕분에 아비가일의 알콩달콩 사랑이야기까지 공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집중시킨다. 꿈에 그리던 경주 여행 첫날 밤. 아비가일은 어머니를 위해 특별히 한옥 숙소를 마련했다. 그 곳에서 가족은 일바지 패밀리룩을 입고, 옹기종기 모여 솔직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아비가일 어머니는 조심스럽게 딸의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아비가일은 갑작스러운 남자친구 이야기에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어머니는 딸의 남자친구에 대해 “모든 게 마음에 든다”고 칭찬을 늘어놓았으나 “솔직히 처음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그 이유를 고백해 순간 아비가일을 당황케 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지, MC 이영자, 홍진경, 오상진 마저 뒤집어지게 한 그 이유가 공개된다. 이와 함께 이날 방송에서는 아비가일의 남자친구가 최초로 공개될 전망이다. 매력적이고 훈훈한 아비가일 남자친구의 모습에 모두들 깜짝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KBS2 ‘볼빨간 당신’은 13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정숙 여사가 ‘헌화’한 인도 허왕후는…김해엔 허왕후 인도설 전설 다수

    김정숙 여사가 ‘헌화’한 인도 허왕후는…김해엔 허왕후 인도설 전설 다수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6일(현지시각) 인도 아요디아에서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허왕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과 관련해 영부인이 단독으로 외교 행보에 나선 것은 2002년 이희호 여사의 미국 뉴욕 방문 이후 16년 만이다. 허왕후의 행보와 관련해 삼국사기에는 나오지 않지만 고려시대 스님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 처음 등장한다. 삼국유사 ‘가락국기’ 편에는 허왕후는 아유타국(阿踰陀國)의 공주였으며, 건무(建武) 24년(서기 48년) 7월27일에 배를 타고 가락국으로 왔고, 시조인 김수로왕(王)과 결혼했다. ‘수로왕비’ 허왕후의 본명은 허왕옥(許黃玉)이며, 김해 허씨의 시조이기도 하다. 아유타국에 대해서는 인도를 비롯해 태국·중국·일본 등에 있었다는 설이 있지만 인도 아요디아가 유력하게 꼽힌다. 경남 김해시 서상동 수로왕릉 정문 대들보에 새겨진 물고기 두 마리가 인도 아요디아 지방의 건축 양식에 따랐기 때문이다.1970년대까지 신화로만 전해진 허왕후에 대해 김병모 교수가 역사적 사실로 재구성해 1987년과 1988년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후 가락중앙종친회가 김 교수의 논문을 바탕으로 2002년에 아요디야의 사리유 강가에 허왕후 탄생비를 건립했다. 허왕후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이광수 부산외대 교수는 저서 ‘인도에서 온 허왕후, 그 만들어진 신화’에서 “아유타는 힌두의 라마야나 신화에 나오는 코살라국의 수도”라며 “아유타라는 단어는 한역불경을 통해 8세기 이후 ‘인도’를 의미하는 뜻으로 처음 알려졌다”고 밝혔다. 그는 허왕후로 대표되는 고대 인도와 가야 교류설이 1970년대 이후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아동문학가 이종기 씨가 1977년에 상상력을 더해 쓴 ‘가락국탐사’를 김병모 교수가 역사적 사실로 재구성해 1987년과 1988년에 논문으로 발표했다는 것.그는 “인도와 가야사 전문가들이 비판 논문으로 반박했으나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뉴스1이 전했다. 허왕후의 인도 출신은 명확히 입증되지는 않았다. 학계가 더 풀어야 할 숙제이지만 경남 김해 지역을 중심으로 수로왕비인 허왕후가 인도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전설과 유적이 많이 남아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아득히 먼 옛날 서로 잘 몰랐을 한국과 인도가 결혼으로 맺어졌다는 스토리는 분명 흥미롭다. 없는 인연도 만들어내는 게 나라와 나라 사이의 친교이자 외교인 점을 감안하면 800여년 전에 우리 조상이 분명히 기록으로 남긴 스토리를 정색하고 부정할 것만은 아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SKT도 연말 종료… 사라지는 서비스 ‘와이브로’ 는

    2006년 토종기술로 LTE·5G 기초 단말 제조업 성장 이끈 ‘효자’ 기술 KT에 이어 SK텔레콤까지 와이브로 서비스를 12월 말 종료하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 토종기술로 이동통신업계를 성장시키는 데 큰 몫을 했던 와이브로가 기술의 진보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SK텔레콤은 와이브로 서비스를 연내 종료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를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KT도 앞서 서비스 종료를 위해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과기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SK텔레콤은 “LTE·5G 등 대체 기술 진화, 와이브로 단말·장비 공급 부족, 국내 가입자 지속 감소 등으로 정상적인 서비스를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2006년 시작된 와이브로 서비스는 우리나라 토종 인터넷 기술로, 전용 단말을 노트북, 넷북 등 휴대기기에 연결해 와이파이 형태로 사용하는 서비스다. 일부 기기엔 단말이 내장되기도 했다. 인터넷 속도는 6Mbps 정도로, 3G보다 빠르고, LTE보다 느리다. LTE 및 5G 기술의 근간인 직교주파수 분할다중접속(OFDMA) 기술과 시분할 송수신(TDD) 기술을 선제로 사용해 국내 제조사의 기술 개발에 기여했다. 하지만 각국 이해관계로 글로벌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고, LTE-A와 5G 등 기술이 진화했다. 와이브로 기능은 스마트폰 테더링만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되는 등 서비스가 급격하게 성장하며 설 자리를 잃어 왔다. SK텔레콤은 와이브로 기존 가입자의 LTE 전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기존 가입자가 LTE 전환시 ‘T포켓파이 단말’을 무료 증정하고 추가 요금 부담 없이 T포켓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 보호 요금제를 신설, 가입 시점부터 2년간 제공한다. 또 기존 가입자가 LTE 전환 또는 서비스 해지 시 위약금과 단말 잔여 할부금을 전부 면제할 방침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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