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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시채 농림장관에 듣는다(올해 국정 어떻게)

    ◎적정농지 확보로 쌀 자급 노력/계획영농 보장 약정수매제 자리매김 심혈/정부 지원 한계… 고품질 생산물로 개방대비 □대담=김영만 경제부장 정시채 농림부장관은 16일 『식량자급과 수출농업 육성을 올해 농정의 양대 목표로 설정해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정장관은 이날 서울신문 김영만 경제부장과의 특별인터뷰에서 올해 농정의 주요시책 방향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정장관과의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십니까.정치쪽에 오래 계셨지요. ▲정치인 생활을 오래 했지만 국회 농림수산위(현 농림해양수산위)에 주로 있었고 위원장도 지냈기 때문에 우리 농업의 현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정치권에 계시면서 농정에 관해 이것만은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신 정책구상이 있습니까. ▲두가지 있습니다.절대농지를 확보해 쌀만은 반드시 자급을 해야 한다는 것과 수출농업단지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입니다.공업의 경우 지난 60년대말부터 마산,창원,구로 등지에 대규모 공업단지를 건설해 외국바이어들의 기호에 맞는 상품을만들어 수출했습니다.이 정책이 성공해 오늘날 10대 무역국 진입의 발판이 됐지요.농업도 수출전문단지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임해지역이 우선 조건 ­수출농업단지를 어디다 조성할 생각이신가요. ▲위치·규모·품종·재배 등의 구체적인 계획을 검토해 이달내에 보고하도록 실무선에 지시해놓았습니다.위치는 아무래도 경기·경남·전남 등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이라야 되겠지요.우선 시범적으로 2만평 정도 규모로 시작하고 결과를 보아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입니다. ­승산이 있겠습니까. ▲우리에게는 가깝고도 큰 농산물 수출시장이 있습니다.작년 한해동안 일본은 5백72억달러의 각종 농산물을 외국에서 수입했습니다.이중에 우리가 수출한 것은 2.6%에 불과합니다.미국,캐나다,브라질,호주,뉴질랜드,대만 등에 이어 13번째입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영국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는 우리가 배울 점이 많습니다.영국은 산업혁명이후 농업을 소홀히 해 대부분의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바로 이점에 착안해 영국시장을 개척해세계적인 농산물 수출국이 되지 않았습니까.국내시장은 너무 협소합니다.우리도 일본시장을 잘 개척하면 세계적인 농산물수출국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화 수출사례서 배울점 ­일본은 소비자기호와 당국의 검역 등이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시장인데…. ▲수출농업단지를 조성해서 공무원과 농업기술자를 상주시키고,외국 바이어와 검역관을 데려다 입주업체들을 지도하게 하면 됩니다.네덜란드도 일본의 꽃시장을 뚫을때 이렇게 해서 성공했습니다. ­사업추진 절차를 어떻게 구상하시는지요. ▲국가 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부지를 조성해 분양하고 입주업체에 대해서는 자금을 장기저리로 빌려주고 리스(시설물 대여) 지원도 할 생각입니다.단지안에 첨단시설을 갖춘 연구소 건립도 추진됩니다. ­농지전용이 심각합니다.재배면적이 매년 크게 줄고 있어 쌀자급기반이 위협받고 있는데요. ▲제가 재임하는 동안에는 단 한평의 농지도 줄어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농지는 사유재산이기는 하지만 국민식량의 생산수단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재산권 행사와는 구분해야 합니다.식량자급이라는 목표를 위해 농지거래는 일정한 규제를 하지않을수 없습니다. ○1평의 농지도 안줄도록 ­하지만 농지를 보다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농민들의 요구도 많지 않습니까.정치권도 이에 가세하고 있고요. ▲저는 과거 국회 농림수산위원장을 지낼때부터 확고하게 농지거래자유화를 반대해온 사람입니다.여야 정치인들이 대부분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을때도 저만은 풀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보다 높은 소득을 올리기 위해 논에다 시설채소를 재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요. ▲수익성은 300평당 꽃이 7백만원으로 가장 높고 시설채소도 4백만원이나 되는데 쌀은 40만원에 불과합니다.그러나 농업은 식량을 공급하는 생명산업입니다.경제논리로만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는 얘깁니다.쌀도 외국에서 사다먹으면 될게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위험한 생각이지요.세계 전체생산량중 95%는 자국이 소비하고 국제적으로 유통되는 물량은 평년작의 경우에도 겨우 5% 정도입니다.흉년이 들면 돈 있어도 사올 수 없게 됩니다.작년의 대풍으로 우리나라의 자급률이 올해는 107%에 이르지만 평년작을 기준으로 할 경우 93% 수준입니다.안심할 수 없지요. ○농업은 경제논리 초월 ­그렇다 하더라도 농민들에게 소득 저하를 감수하면서까지 벼를 심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과거 쌀이 남아돌던 시대에 정치논리에 밀려 농지규제를 푼 결과 매년 4만정보씩 재배면적이 줄고 있습니다.재고량도 작년 10월말 기준으로 2백10만섬으로 떨어졌습니다.이제는 기본식량이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만약 작년에 대풍이 없었다면 추가수입이 불가피했을겁니다.다만 영농여건이 불리한 한계답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을 해주거나 타용도로의 전환을 허용할 생각입니다. ­한계답에 대한 조치를 구체적으로 밝혀주십시요. ▲경쟁시대에는 기업도 경쟁력이 없는 한계기업을 정리하듯 수지가 안맞는 한계답은 정리를 해야지요.팔당수원지 인접농지 등 환경보호지역,여건불리지역내의 농지 등에 대해서는 농사를 계속 지을 경우 올해부터 직접지불제를 도입,소득을 보상해줄 계획입니다.수지가 맞는 다른 작목으로 전환하거나 공장용지 등으로의 전용도 허용할 것입니다. ○시대 안맞는 제도 경신 ­농업에 대한 투자가 많이 늘었습니다만 현실에 맞지않는 경우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바꿨으면 하는 제도는 없습니까. ▲90년초부터 도입된 선도농어가 제도는 경쟁시대에는 맞지 않습니다.농가당 3천만∼5천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만 그 사람들보다 더 앞서가는 농가들이 많습니다.정주권개발사업도 방식을 대폭 바꿀 계획입니다.현재 사업당 30억원을 지원해 면단위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 정도로는 도로포장사업 하나도 제대로 하기 어렵습니다.사업단위를 2∼3개 마을을 묶어 들단위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올해 처음 추진되는 약정수매제는 잘 될것 같습니까. ▲오는 27일까지 전국 900여 농가를 선정해 실제 상황과 똑같이 모의 운영을 해보고 문제점이 있으면 보완할 계획입니다.시행 첫해인 만큼 철저한 사전준비와 현장홍보 등을 통해 제도의 순조로운 시행을 위해 만전을 기할 계획입니다.이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농업인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세부일정은 2월중순에 관련요령을 고시하고,3월에 시·도별 물량배정 및 농가별 물량할당,4∼5월에 매입약정체결 및 선도금 지원 등으로 잡고 있습니다.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쌀생산농가들은 계획영농이 가능해지고 하한가격 보장으로 영농의욕 고취와 경영안정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파종기에 선도금을 지급해 실질적인 소득지원효과가 있고 민간유통도 보다 활성화 되는 등 장점이 많은 제도입니다. ­축산물시장이 올해부터 대폭 개방되는데 대책이 있습니까. ▲7월부터 돼지고기와 닭고기시장이 개방되지만 시설현대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합니다.의무수입물량과 수급조절용 돼지고기를 적절히 방출,가격을 안정시킴으로써 급격한 수입증가가 유발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민간주도의 수입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수입조절을 유도하는 방안도 추진할 생각입니다.닭고기는 현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냉동육은해동시 육질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수입이 개방되더라도 수입물량이 크게 늘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그러나 시장이 개방되면 일정 부분 국내시장을 잠식해올 것이므로 국내 축산농가들도 이제는 수출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돼지고기는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작년에 3만7천t을 수출했는데 올해는 50%가량 늘려 5만5천t을 수출할 계획입니다.닭고기는 아직 경쟁력이 떨어지고 삼계탕이 동남아시장에 소량 수출되는 정도입니다.일본시장 진출을 목표로 계사시설 완전자동화를 통해 고품질의 닭고기 생산에 주력하겠습니다. ○통일 대비 북 품종 시험 ­통일에 대비해 농업분야의 남북교류와 협력 방안에 관한 구상이 있으신지요. ▲남북관계가 진전될 경우 북한의 농업생산성 향상을 통한 식량난 해소에 도움을 주기 위해 철원,진부 등 북한의 기후와 토양이 비슷한 지역에서 평양15호 등 69개 북한품종을 시험재배중입니다.21개 남한품종의 북한 적응가능성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구기관,학계 등 관계 전문가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농업생산지원 뿐만 아니라 농지제도 생산경영방식 등 통일에 대비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농정방안도 수립할 계획입니다. ­농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사항은. ▲정부는 농특세 15조원을 포함,총 57조원의 막대한 재원을 연차적으로 농업부문에 투자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정부의 보호와 지원에만 의존해서는 우리 농업의 장래가 어둡습니다.경쟁시대에는 농가 스스로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해 자력으로 판매할 수 있어야 합니다.세계무역기구(WTO) 출범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등으로 크게 달라진 농업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농민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 국악인 정재국(이세기의 인물탐구:117)

    ◎흥을 부르는 한을 삭이는 피리명인/타고난 음감으로 태평소·정악피리 법통이어/대쟁·삼현삼죽 등 옛악기 발굴 재현에 심혈 「…겸내취 거동 보소/초립위에 작우꽂고 누런 천익 남전대에/명금삼성한 연후에,고동이 세번 울며 군악이 일어나니,엄위한 나발이며/애원한 호적이라/정기는 표표하고 금고는 당당하다/한가운데 취고수는,흰 한삼 두 북채를 일시에 수십명이,행고를 같이 치니/듣기도 좋거니와 보기에도 엄위하다」 ○14세때 국비장학생 입소 이는 조선왕조 24대 헌종때 한산거사가 지은 「한양가」중 대취타 행차를 그린 대목이다.아명은 「무령지곡」.대취타는 궁궐에 속한 일종의 군악대로,나팔 나각 태평소(속칭 날라리)와 자바라 용고 장구 징을 신나게 두드리며 행진하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임금의 능행이나 외국사신이 왔을때 악대와 임금이 탄 어가를 앞세우고 수백필의 말을 탄 호위병들이 일렬횡대로 출궁하면 이 행렬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들고 구경나온 이들이 다시 대열을 만들면서 장안은 온통 잔치분위기에 휩싸인다.정재국은 태평소와 함께 바로 장엄한 구군악을 이어주는 유일한 대취타 예능보유자이다. 그가 대취타와 인연을 맺은 것은 조선말기 궁중취타수 출신이던 최인서가 61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이를 재현하면서 취타수로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된다.본래는 피리를 전공하고 있었으나 「천하를 다스리는 임금의 위엄과 천하를 지키는 군악의 당당함」에 감동하여 대취타를 부전공으로 삼게 되었고 스승이 작고하기 이전인 77년에 전공인 피리보다 먼저 대취타 이수자가 되었다. 「국악」이란 말도 제대로 몰랐던 14살 되던 해 그는 「국비장학생」이란 포스터만을 보고 국립국악원 국악사 양성소에 들어갔다.시험감독이 실기로 「노래를 불러보라」고 하자 그는 거침없이 「산타루치아」를 불렀다.국악사 양성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몰랐으나 1년이 지난 후 스승인 김준현이 연주하는 피리소리를 듣고 「모창사비곡)」에 나오는 「뼈색이는 피리소리」와 「벽지에 서린 각혈의 피무늬」를 실감하면서 그때로부터 그의 입에서는 피리가 떠날 날이 없었다.이어지는듯 끊어지는듯 굵고 가늘게 흘러나오는 소리는 달밤에 불면 「달빛이 피리소린지 피리소리가 달빛인지」 분간할수 없을만큼 단장의 애원성으로 사람의 폐부를 찔렀다.남보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로서는 피리소리 자체가 그의 회포이자 긴 회한일 수밖에 없었다. ○7개의 태평소곡목 완주 곧잘 「황계 수탉의 울음소리」에 비유되는 정악피리는 당당하고 전아한 맛을 내면서도 떨림과 잔음,꺾임의 기교를 구사해야 하기 때문에 온몸으로 불어야만 제맛이 나게 마련이다.초기에는 너무 거세게 호흡을 넣어 「다리에 앓던 종기가 툭 터져버릴 정도」였으나 10년이 지나도 결코 성음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피리를 배운지 15년만인 72년에 그는 피리주자로서는 국내 처음으로 명동 예술극장에서 피리독주회를 열었다.이 연주를 본 국악작곡가이자 가야금의 명인인 황병기 교수(이대)는 『그날 선보인 향피리독주의 「자진한잎(염양춘)」중 「우조두거)」와 「계면두거」에서 정재국 특유의 꿋꿋하고 시원한 음색과 무르익은 농음의 멋을 만끽할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특히 피리의 기교를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계면두거」에서 그의 연주는 단연 일품이었다』는 단정은 스승들이 작고한 이후여서 그를 당장에 피리주자의 선두에 서게 했다.「두거」란 「처음에 소리를 드러낸다」는 뜻이다. 81년 두번째 독주회에서는 스승인 최인서로부터 전수받은 7개의 태평소 곡목을 완주해 보였다.느리고 장중한 소리인 태평소는 「종묘제례악」 「구군악」 「농악」에서 연주되며 무대에서는 흔히 연주되지 않으나 그는 느린 「구군악」과 「긴 염불」로부터 흥겨운 「굿거리」를 거쳐 몹시 빠른 「능게휘몰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곡목을 능숙하게 연주하여』 태평소음악의 진수를 펼쳤다.일찍이 옛음악과 악기에 관심이 많던 언론인 예용해씨는 단정하게 연주에 몰두하여 천언만어를 뇌는 그의 「장엄」과 「비율」을 향해 「태평소와 정악피리의 법통을 잇고있는 천하명인 정재국」이란 반열에 올려 놓았다. 그는 충북 진천에서 태어났으나 6·25가 나기 전에 부모를 여의고 남동생과 손위 누나와 함께 서울에 올라와 큰집에 얹혀살았다.혜화국민학교 졸업후 2년동안 집에서 놀면서 갖은 슬픔을 겪었으나 『지난날 고생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이루 말할수 없는 외로운 길을 걸어왔다』는 말로 그늘진 지난날을 덮어버린다. ○아들도 아쟁연주자 활동 그런중에도 62년 첫 미국연주길에 나섰을 때는 종족음악과를 시설한 UCLA에서 강의를 맡아줄 것을 권유하여 하마터면 「미국대학교수」가 될뻔한 적이 있고 70년 결혼할 당시 「피리부는 사람」에게 딸을 줄수 없다고 완강하게 반대하던 장인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것이 「오늘의 자신을 있게 했다」고 말한다.부인 남궁효근씨와의 사이엔 남매.단국대를 졸업한 아들(계종)이 국악원 아쟁연주자로 있다. 그는 평소에 말이 별로 없고 유순하며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반듯한 학자」풍이다.타고난 음감과 정열적인 노력으로 독주에서는 별로 빛나지 않는 피리와 태평소·생황을 연주하면서도 돈이 되는 것을 연주하거나 시속단체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고 예술감독이 된 지금도 박을 잡고 지휘하기보다는 일반단원들 틈에 끼어앉아 피리불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에도 대쟁·비파·중금등 이미 사장된 악기를 발굴하여 재현 초연했으며 앞으로는 신라시대의 「삼현삼죽」 등 옛악기를 하나하나 되살린다는 각오가 대단하다.그러나 정도만을 고집하면서도 낡은 것을 고집하지 않고 국악의 활성과 발전을 위해서는 민속악과 정악을 고루 수용한다는 자세다. 향피리가 산들바람이라면 태평소는 태풍같은 소리다.그의 가락은 흥을 부르고 한을 다스리면서 우리에게 여백과 평정을 나누어주고 민족적 자존심으로 남아 앞으로도 유장하게 아름다운 선율을 이어갈 것이다. □연보 ▲1942년 충북 진천 출생 ▲56년 국립국악원부설 국악사양성소 국비장학생으로 입학 ▲62년 국악사양성소 졸업(정악피리 김준현·대취타 최인서·생황 김태섭·민속악 이충선·무용 김보남·국악이론 성경린 김기수·정가 이주환 사사),미주지역 6개월간 순회연주 ▲66∼78년 국립국악원 국악사 ▲72년 국내최초의 피리독주회(명동예술극장) ▲74년 베를린예술제 참가 연주(베를린필하모닉홀) ▲74년부터 이대 및추계예대 출강 ▲76∼현재 「종묘제례악」 집박 ▲77년 궁중취타수 최인서 이수생 ▲79년 공산권 유고공연 ▲81년 피리·태평소 독주회(국립극장소극장) ▲82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대취타 준문화재 지정 ▲83∼92년 국립국악원연주단 악장(수잡이)역임 ▲86년 아시안게임행사 대취타 지도 ▲88년 서울올림픽 대취타 지도 ▲89년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수료 ▲9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대취타예능보유자) 지정,「일요명인명창전」 피리독주회,미국 현대음악협회초청 뉴욕·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3개도시등 해외연주 40여회 ▲95∼현재 국립국악원 예술감독 ▲96년 정악연주단 「전통음악연주회」 및 국악대향연 등 연간 150여회 〈음반〉 「정재국피리독주(정악 민속악 창작곡)」출반(성음 및 서울음반) 〈저서〉 「피리구음정악보」(83년) 「피리산조」(94년) 「대취타」(96년·은하출판사) 〈수상〉 KBS국악대상(83년) 문화포장(89년)
  • 독 슈피겔지 창간 반세기

    ◎영 후원아래 47년1월 발간… 1백만부 발행/“언론자유 상징” 최고 권위지… 제2변신 추진 【본 AP 연합】 독일의 가장 유력한 시사주간지이자 전후 최초의 출판물 가운데 하나였던 슈피겔지가 4일로 50회의 생일을 맞았다. 북부 독일을 점령했던 영국의 후원하에 47년 1월 창간호를 발간했던 슈피겔지는 지금은 1백만부의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유력지로서 독일 언론자유의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좌익성향의 슈피겔지는 62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기동훈련과 관련해 나토가 전쟁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보도,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발행인이 체포되는 역경이 있었으나 오히려 프란츠 요제프 슈트라우스 당시 국방장관이 헌법이 보장한 언론자유를 침해했다는 비난을 받고 사임해야 했다. 78년 1월에는 익명의 옛동독 공산당 당원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채택한 선언서를 입수 게재,공산당내 체제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담는 등 반세기를 거치는 동안 슈피겔지는 수많은 특종기사를 낚았다. 물론 찬사만 받은 것은 아니었다.발행인이자 설립자인 루돌프 아우그슈타인은 지난해 「히틀러의 사형집행인들」이라는 책을 쓴 미국인 교수 다니엘 골드하겐을 비판하는 기사를 써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일부 비판가들은 최근 슈피겔이 존재하지도 않는 스캔들로 독자를 끌어모으고있다고 혹평하고 있다. 최고지의 명성에 의문의 여지가 없었던 슈피겔도 이제 새로운 형태의 잡지인 포커스의 뜨거운 도전에 직면해있다.화려한 구성의 포커스로 인해 슈피겔지마저 그래픽과 사진활용을 늘려야 했다. 3주마다 한번씩 나오는 슈테른지도 그동안 정치문제에 집중했던 슈피겔지에 비해 광범위한 주제를 다뤄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슈피겔지는 4일 50회 생일을 맞아 「슈피겔지 50년」이라는 특집호를 6일자로 발행했다.
  • “여기가 지상천국” 팔라우 섬

    ◎서태평양의 “진주”… 300여개 섬 옹기종기/무지개 색 산호·신비의 물속세계 절경/괌·사이판 경유 관광… 무비자 여행 가능 「지상에서 천국을 가장 많이 닮은 곳」,「바다의 정원」. 서태평양 마이크로네시아군도 팔라우를 일컫는 말이다.조물주가 빚은 자연작품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곳이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남동쪽으로 1천677㎞,괌에서 남쪽으로 1천312㎞ 떨어져 있는 섬나라이며 미국의 신탁통치를 받다가 94년 독립했다. 총면적 313㎢에 33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졌고 사람이 사는 곳은 8개섬 뿐이며 가장 큰 바벨탑섬과 수도 코를에 전체 인구의 95%인 2만여명이 모여산다. 서태평양의 바다위에는 무려 2천여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널려있는데 팔라우는 마이크로네시아군도라고 불리는 이 섬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330여개의 섬이 마치 텃밭에 듬성듬성 뿌려놓은 씨알맹이처럼 흩뿌려져 있고 섬 주위에는 담장을 쳐놓은듯 산호초들이 에워싸고 있다.섬들은 대개 수만년전 화산활동으로 생긴 것들이다. 팔라우제도는 해안 절벽마다 깎아지른듯해 세계 최고의 다이빙명승지로 꼽힌다.팔라우에는 20여개의 다이빙 포인트가 있다. 바벨탑섬에는 팔라우 최대 규모의 폭포와 가장 높은 산맥이 자리하고 있다.절벽에서 수직으로 낙하하는 폭포의 물줄기는 수천수만개의 흰 실오라기들이 바위에 꽂히는 듯하고 절벽과 바위를 틈틈이 메우고 있는 활엽수들은 손바닥만한 하늘만 듬성듬성 내놓고 있을만큼 높다랗게 자랐다. 팔라우 최대의 즐길거리는 역시 바다위에서 이루어진다.낚시와 다이빙·스노클링 등을 즐기는 본섬보다는 주위에 흩어져 있는 바위섬 락 아일랜드가 제격이다. 바벨탑섬에서 23마일 남쪽 조용한 바다위에 흩어져있는 바위섬들은 최대의 자연미를 과시하면서 스피드보트로 찾아오는 이방인들을 티없이 맞아준다.대부분이 화산섬인 바위섬들의 내부에는 사람의 발자취를 접해보지 못한 정글이 들어차있다. 팔라우의 바다는 수영을 전혀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충분한 즐길거리를 제공해준다.관광용 모터보트에는 무료로 빌려주는 물안경 숨대통 물갈퀴 구명조끼 등이 준비되어 있어 깊지않은 바다에 뛰어들어 얼굴만 물속에 넣고 기막히게 신비한 물속 세계를 구경하는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무지개 색보다 더 아름다운 산호초와 그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물고기 떼는 그야말로 진풍경이다.바다낚시는 낚싯대를 드리우면 그곳이 포인트가 될 정도로 온갖 어종의 고기가 잡힌다. 락 아일랜드에서 팔라우의 바다를 실컷 즐길 수 있다면 펠레리유 섬에서는 팔라우의 순탄치 않았던 역사를 대할 수 있다.2차대전의 격전지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이곳은 팔라우를 찾는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다. 14세기부터 유럽인들과 접촉을 시작한 팔라우는 스페인 영국 독일 일본 등에 점령당했었는데 특히 2차대전중에는 지금의 수도 코를에 일본의 태평양 점령 총사령부가 세워졌다.이때에는 상당히 많은 일본인이 이주하여 한때는 팔라우 주민보다 일본인이 5배나 많았다고 한다.펠레리유는 2차대전때 일본의 가장 중요한 수비지역이었으며 당시 펠레리유 전투에서는 일본군 8천여명과 미군 2천여명이 전사했다. 펠레리유섬 깊은 산중의 천연동굴이나 바위틈 사이에서는 일본군이 미로와 같은 지하요새를 구축했던 흔적을 볼 수 있다.탱크와 야포 등이 아직도 괴물처럼 남아있다. 팔라우에는 우리나라의 직항편이 없어 괌이나 사이판 또는 마닐라를 거쳐가야 한다.사전 비자가 필요없어 왕복 항공권만 있으면 1개월짜리 비자가 나온다.우리나라에서는 할리우드여행사(3452­1800)가 정기적으로 관광단을 모집하고 있으며 현지에는 할리우드여행사·한국관광·퍼시픽투어 등 한국인이 운영하는 3개 여행사가 있다.〈여행전문가 한규정씨 제공〉
  • 차이고 밟혀 숨진 수달의 죽음에(박갑천 칼럼)

    달제어라는 말이 있다.「예기」(월령)에 나온다.수달이 정월에 제가 잡은 고기들을 사방에 벌여놓고 있는 품이 마치 사람들이 제사지내는 것과 같다는데서 생겨났다. 교산 허균의 시문집 「성소부부고」(성소복부고2권)에도 그런뜻의 시가 있다.재주많았던 그의 재종형(허자하)을 생각하면서 쓴 시에 보인다.『우리종족 진실로 신수(신수)하지만/늙은 형이 더욱더 빼어났구려…』하다가 『고기로 제사지내는 수달신세 겨우 면했네』하고 읊는다.여기서는 크게 가난하지는 않다는 뜻으로 썼다.이「달제어」란 말은 사람이 글을 지으려면서 좌우로 참고할 책들 늘어놓는 것도 이른다.수달이 제사지내듯 벌여놨기 때문이다. 수달이 많으면 물고기는 어지러워진다(달다칙어요)고 했다(「포박자」).관리가 많으면 백성은 고생한다는데 비유하면서 썼다.그렇게 수달이 많아서 걱정인 것은 앞서의 「성소부부고」(한정록) 양어조에서도 읽을수 있다.고기를 기를 때는 『수달의 해를 막아야한다』는게 그의 경계.메기·가물치·잉어…는 말할것 없고 게·개구리까지 잡아먹는껄떡이이기에 나온 말이었으리라.족제비과의 어느 동물보다 순하다는 수달.그래서 사로잡힌 새끼는 사람을 잘 따른다. 그 가죽은 예로부터 이름났다.「기문」에 실린 일화도 그걸 말해준다.­두메 선비가 수달피 한장을 구했다.그는 그걸 세상에 위없는 보물로 여기면서 장사꾼만 만나면 흥정을 벌였다.하건만 값을 백냥이나 내라니 될법이나 할 말인가.장사치들은 그를 곯려주려고 짬짜미했다.그중 한사람이 백냥은 싸다면서 왕청되게 2백냥을 부른다.그러나 돈이 모자라니 귀하나만 50냥에 사자고 해서 그렇게 판다.귀잘린 수달피가 나중에 무슨 값이 나가겠는가.지다위해봤자 지나가버린 저지레질이었다. 그건 다 옛얘기.번드러운 털지닌 「죄」로 해서 세계적으로 씨가 말라간다.우리 또한 예외는 아닌터.쓸모없는 나무는 잘리지 않고 천명을 누린다(부재득종기천연:「장자」외편·산목)고 말한 뜻이 거기 있었던가.어렵게 살아남아 10년만에 모습을 보인 이 천연기념물 330호는 무참한 주검이었다.사람의 손길 발길에 차이고 밟혀 으끄러져있는.신문에 난 사진보기가 아프고 부끄러웠다. 사람들은 대자연의 산물을 제 잇속차려 씨말려간다.어찌 수달뿐인가.결과는 어디로 가는 것일꼬.〈칼럼니스트〉
  • 정보화시대 삶의 질/화상회의­원격교육·진료 정착

    ◎영상면접 통해 취직·재택근무/가정내 모든 지능성 전자제품 집밖서 살펴/교통흐름은 「ITS」가 분석… 최단거리 안내/주문형비디오로 뉴스청취·오락·홈쇼핑도/면허 갱신사진 컴퓨터로 보내 일손덜고/사업아이디어 상업화 여부 즉석서 판단/범죄용의자는 무선으로 어디서나 조회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실현되는 21세기의 삶의 모습은 어떨까.공중과 지상,지구촌 곳곳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거대한 정보망은 가정,학교,직장,레저 등 개인의 생활은 물론 행정,치안 등 사회질서 전반을 새롭게 바꿔 놓을 것이다.개인의 사생활 보호,보안문제 등 장애 요소도 없진 않지만 풍부한 정보접근과 정보 교류,다양한 통신형태의 전개는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도구가 될 게 틀림없다.미국 기업연합 작업팀이 정리한 「미래 정보사회 10가지 시나리오」에서 제시한 예를 토대로 미래의 삶을 미리 가 본다. ▷가사자동화◁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로 집밖에서도 가사를 처리할 수 있다.양방향 멀티미디어 통신이 가능해져 외부에서 집안을 샅샅이 살필 수 있고 전자적으로 조작되는 모든 가사도구의 원격제어가 가능해진다. ­한 딸의 어머니이자 의류업체 간부인 A씨는 집에서 갑자기 해외출장 지시를 받았다.급히 회사로 가 서류가방을 챙기던 A씨는 집에서 무언가 중요한 것을 빠뜨리고 나온 듯해서 불안했다. 『집으로 연결』.그녀가 말하자 사무실 컴퓨터와 집에 있는 컴퓨터가 연결됐다.「가정통제용 지도」그림이 즉시 모니터에 나타났다.지도 위에는 아이콘으로 표시된 지능형 전기제품의 조작판이 나타났다.그녀는 잔디에 물주는 계획,가스온수기,전등타이머,식당천장팬의 순환 등을 점검했다.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곤 불현듯 차고문을 열어 둔 사실이 생각났다.그녀는 터치스크린 위로 손가락을 움직여 그림으로 표시된 차고문 아이콘을 완전히 닫고 「잠겼음」이란 메시지를 확인했다. 공항으로 떠나기 직전 A씨는 자신의 전자우편함(Mail Box)에 들어갔다.영상편지(Video Mail)를 열자 낯익은 친구의 모습이 나타났다.동창회 참석여부를 묻는 내용이었다.메시지를 닫고 그 아이콘을 홈 컴퓨터 시스템의 「친구」폴더에끌어넣곤 공항으로 향했다. ▷재택오락·정보·쇼핑◁ 영상 및 음성정보를 선택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주문형 비디오(VOD)시스템을 통해 집에서 원하는 뉴스와 쇼핑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또 세계 어느곳에 있는 사람들과도 멀티미디어 머드게임이 가능해진다. ­독신자아파트에 사는 B씨는 회사에서 돌아와 소파에 몸을 묻고 벽걸이형 화면(View Wall)을 켰다.그가 좋아하는 TV쇼가 방송됐다.그것은 지난주 프로그램이었지만 「고품위 지연전송서비스」를 통해 아무때나 검색할 수 있도록 예약한 것이었다. B씨는 원격조종기의 「뉴스」버튼을 눌렀다.그가 직접 디자인한 뉴스지가 벽걸이형 화면에 나타났다.정치·경제·국제·스포츠 등 분야별 뉴스가 영상과 함께 나타났다.그는 스포츠를 선택했다.그가 뉴스공급을 신청한 대행업체(에이전트) 서버는 이미 여러 뉴스공급처를 검색,그가 선택한 항목에 해당하는 내용을 화면에 보여주었다.이 가운데 미국 NBA농구 소식을 선택하자 음성과 동영상으로 뉴스가 전달됐다.영어로 된 뉴스는 전송도중 네트워크상의서버에 의해 자동으로 우리말로 번역됐다. B씨는 다시 원격조종기의 「쇼핑」을 선택했다.새 소파를 구입하려는 생각이었다.전자 안내서(Yellow Page)를 열고 「항목 색인」과 「의자­소파」를 연속으로 눌렀다.마음에 드는 세가지 소파를 화상에 띄우곤 다른 구매자들의 평가를 보기 위해 「온라인 고객의견」에 들어갔다.온라인 쇼핑몰로 들어가 에이전트에게 가격별로 분류된 소파를 검색토록 했다.가격도 비교적 싸고 가장 편안해 보이는 두번째 것을 사기로 마음먹었다.에이전트는 이미 그가 선호하는 지불방법,주소,배달정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신용인증기의 음성인식시스템에 오늘 날짜와 시간,주민등록번호만 말하면 됐다.마지막으로 B씨는 「지불」키를 누르고 거래를 끝냈다. 시간을 확인한 뒤 B씨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주전쟁」이라는 다자간 대화형 게임에 참여키로 했다.그는 자신의 벽걸이형 화면에 우주공간의 모습이 펼쳐지자마자 자신의 우주선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신속하게 게임조정기를 설정했다.참가자들은 공유환경에 새로운 장애물 등을 설정할 수 있었다.그들은 이를 해결하고자 서로 경쟁하거나 협조했다.게임도중 대화도 가능했다.함께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미국과 유럽에 사는 사람들로 만나본 적도 없는 사이였지만 게임을 즐기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다. ▷지능형 운송시스템◁ 지리를 몰라도 지역교통정보를 공급하는 서버 컴퓨터가 지정해주는 최적의 경로를 따라 목적지에 최단시간에 이를 수 있다.또 위성을 통해 자신의 위치와 도로상황 정보를 수시로 받을 수 있다. ­부산에서 무역회사를 경영하는 C씨가 이 지역 고객들과 회의를 갖기로 한 날이었다.회의장소인 Q회사의 위치를 모르는 C씨는 제시간에 닿을 수 있을 지 걱정이었다.그는 휴대용 정보패드(Info Pad)상의 이동패널(Travel Panel)을 끌어올려서 화면위에 Q사의 이름을 입력했다.같은 이름의 회사가 몇개 지역에 있었다.그가운데 손가락으로 「광복동」을 선택하고 도착 희망시간을 적어넣었다.무선 개인통신망(PCN:Personal Communication Network)을 통해 정보패드와 연결된 부산시 교통정보서버는 즉각 최선의 경로를 계산했다.경로의 결정은 지역 교통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과거와 현재의 교통패턴에 근거해 이뤄졌다.개인통신망을 통해 서버는 정보패드와 C씨의 차내에 있는 지능형 운송시스템 제어장치에 추천경로,통행시간,출발시간을 전송했다. C씨는 정보패드의 「경로보기」를 선택했다.지능형 운송시스템의 카메라를 통해 집에서 목적지까지의 연속된 풍경이 부엌에 설치된 TV상에 전개됐다. 이때 그의 포켓 발신기가 울리고 교통상태가 평소보다 나빠졌기 때문에 5분내로 출발해야 한다는 음성메시지가 전달됐다.급하게 차에 타면서 그는 전면창 표시장치에 경로와 함께 그의 위치가 반짝이는 점으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물론 시야를 방해하지 않을 만큼 희미한 점이었다.운전하는 동안 전체 위치 확인 위성이 몇 미터 범위내의 그의 위치를 파악해주었다.차량 미등에 설치된 칩레이더는 장애물이 있을 경우 이를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 1시간쯤 차를 몰고 도심으로 진입한 C씨는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 궁금해졌다.『도착시간』이라고 말하자 「도착예정시간은 앞으로 10분」이라고 표시됐다. 왕복 2차선 도로를 타고 가던 중 그는 앞차가 급정차하는 것을 보았다.그의 차는 자동으로 섰고 왼쪽 차로에 장애물이 있으니 오른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라는 내용이 표시됐다.순간적으로 예정 경로가 바뀐 것이었다.재빨리 체증지역을 벗어난 C씨는 여유있게 약속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창업◁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을때 타당성 검토에서부터 현황 조사,산업재산권 등록,법인 등록,마케팅 정보조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할수 있게 된다. ­친구 사이인 D씨와 E씨는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 2∼3명이 함께 즐길수 있는 새로운 멀티미디어 게임을 개발했다.다른 친구들과도 게임을 해 본 결과 아주 재미있어했기 때문에 이 소프트웨어의 상업화 여부를 타진해 보기로 했다. 먼저 사전 조사를 위해 도서관 사서로 있는 친구 F를 찾았다.통화하고 싶다는 전자 우편을 띄우자 20분 만에 컴퓨터 화면에 영상 창이 열리고 F가 나타났다.둘은 F가 자신들을 잘 볼수 있도록 컴퓨터 화면을 향하면서 새 게임의 판권을 얻는 방법과 법인을 만드는 방법,새 개발품에 대한 세제상 특전이나 수출시 정부의 지원책이 있는지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F는 자신의 컴퓨터로 자료를 검색해 관련 정보를 D와 E의 컴퓨터에 복사해 줬다.정부가 정한 사업자 등록신청서 양식,법인에 관한 정보,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책및 마케팅 자료등이 D와 E의 화면에 창으로 떠올랐다. D와 E는 창속에 있는 데이터 베이스로 들어가 궁금한 것을 알아보고 갈무리한 후 게임 이름을 등록했다.이들의 신분이 전산망을 통해 확인되자 게임 이름은 즉각 등록됐고 등록비는 은행 계정에서 자동으로 이체됐다. 다음 법인 등록을 하려하자 신청서 양식에 애매한 점이 있는것이 발견됐다.법률전문가의 도움을 청하기로 하고 온라인 전자 안내에서 법률 서비스 기관 한곳을 선택했다.서비스 가격이 적정한지 검증을 해본후 영상전화를 걸었다.법률가는 양식을 검토하고 문제를 해결해 줬으며 곧 법인 신청서를 전송할수 있었다.둘은 즉시 전자적인 법인 증서를 받고 컴퓨터로 비용을 지불했다. D와 E는 이제 마케팅과사업운영에 관한 정보를 수집중이다.최근 국제표준으로 정해진 「개인 잠금장치」덕분에 게임의 지적 재산권 침해를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이제 게임에 대한 온라인 지불이 있을때마다 저작권사용료를 받을 일만이 남아 있다. ▷원격교육◁ 학교 안에서 교사와 학생 모두가 학교의 교과과정 서버와 연결되는 것은 물론 학생의 집,외국과도 접속돼 입체적인 교육과 토론을 할수 있다.멀티미디어기능을 갖춰 문자 뿐만 아니라 양질의 음성과 화상이 실시간으로 오간다.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인 G양은 감기때문에 학교를 결석해야 했다.G는 먼저 학교에서 나눠준 멀티미디어 PC를 통해 어머니가 전자 서명을 한 전자우편을 학교 등록기에 전송해 결석통지를 하고 공지사항을 전달받았다.잠시 안정을 취한 G는 11시쯤 학교에서 열리는 스웨덴 방문학생의 보고회에 참여하기로 한다.친구 3명의 발표와 함께 스웨덴 현지 학생들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G는 침대에 누워 스웨덴의 영상컴퓨터 보급현황 등에 대해 질문을 해 보았다.컴퓨터에 붙어있는 엄지손가락 크기의카메라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줄 수 도 있었지만 아픈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그렇게 하진 않았다.하오에는 영어와 과학숙제가 도착해 있었다.급우들에게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자신의 메모리로 다운로드한후 실행시켜 숙제를 했다. ▷원격의료◁ 작은 마을에서도 일급 병원과 연결해 양질의 진료를 받을수 있으며 환자 이송에 드는 시간과 경비절감을 할수 있다.의학교육망과 연계돼 교육의 수준도 지역 격차가 없어지게 된다. ­H씨는 작은 지역병원의 내분비학과장이지만 자부심을 갖고 일한다.최고의 대학병원과 제휴해 수준높은 진료를 할수 있는 것은 물론 외래 교수로서 분산교육전산망을 통해 의대 강의까지 맡고 있기 때문이다.캠퍼스 안에서 학생들은 고품위 벽걸이형 화면이나 컴퓨터 화면을 통해 원격 강의를 듣고 그가 언급한 논문을 학교나 다른 전자도서관에서 찾아보기도 한다.한번은 멀리 떨어져 사는 동료의사 I의 자문의뢰를 받고 길에서 긴급 후송된 그의 환자를 원격 진료하게 됐다.환자의 심장마비 가능성이 문제가 됐는데 이들은 환자의 심박수,호흡기능,혈액분석 결과 등을 출력해 과거의 시간대별 도표를 만들어갔다.그러나 이번에는 환자의 복잡한 내분비학적 모델과 생리학적 기록을 비교할수 있는 시간별 예측치가 필요해 졌다.B의 제의로 이 지역 슈퍼컴퓨터에 자료를 보내 모델링을 의뢰하기로 했다.수 분후 도착한 모델의 진단 결과는 암시적인 수준이었지만 H는 이를 이용해 어느때보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내릴수 있었다. ▷공공서비스◁ 정부에 대한 각종 민원업무,취업안내,면접시험,자금 이체등을 집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J씨는 운전면허 경신기간이 돼 워크스테이션을 통해 업무처리를 하기로 했다.컴퓨터에 「면허」라고 말을 하자 면허의 종류,집주소,신분등을 물어왔다.곧 「J씨의 신분이 음성과 위치정보에 의해 확인됐다」는 메시지와 함께 면허 양식이 떠올랐다.「변경사항 없음」을 선택하자 새로운 사진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표시됐다.즉석 처리를 하기로 하고 컴퓨터에 붙은 카메라 앞에서 여러장의 사진을 찍은후 가장 마음에 드는것으로 전송을 했다.며칠후에는 플라스틱면허증이 집으로 배달됐고 면허료는 예금 계좌에서 곧바로 이체되었다. 실직 상태였던 J씨는 컴퓨터로 정부가 제공하는 취업정보 안내에 접속,영상 면접을 통해 취직하는 행운도 얻었다. ◇법집행=저궤도 위성과 지상 이동통신망을 이용,영상과 화상을 긴급 전송할 수 있는 무선네트워크가 구축돼 범죄 용의자 조회가 어디서나 가능해진다.경찰관의 일거수 일투족이 본부에 생중계돼 법집행을 공정하게 할 수 있고 즉석 지시도 받을수 있게 된다.영상 재판도 일반화된다. ­경찰관인 K씨는 브레이크 등이 고장난 채로 지그재그로 차를 몰고 있는 음주운전 용의자를 추적하다 무장강도 용의자를 검거하는 전과를 올렸다.K씨는 차량과 차량을 긴급 연결하는 「인터콤」을 켜 차를 세우게 한뒤 면허증과 등록증을 보여 달라고 했다.「무선 포터캠」의 스캐너로 검색하자 이상없다는 판정이 나왔으나 안절부절못하는 태도가 수상해 동영상을 국립사진은행으로 전송해 보았다.전국의 범죄자 사진과 대조작업이 이뤄진 결과 그는 수배중인 무장강도 폭행 용의자임이 확인됐다.그의 움직임을 화면으로 지켜보던 경찰본부에서는 용의자가 총을 숨기고 있다는 긴급 메시지를 보냈으나 K는 재빠른 솜씨로 그를 체포하는데 성공했다.범인은 영상망을 통해 재판을 받았다.몇년 전이었다면 꿈도 못 꿀 일이었다.
  • 매각실적 부진·추경예산 차질·상장시기 지연/한통주 3중고

    ◎증시침체 여파… 재경원 각종기금 출연 등 손못써 재정경제원이 한국통신 주식매각과 관련해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는 당초 한국통신의 정부지분을 93∼96년에 49%를 매각,정부지분율을 51%로 낮추기로 했었다.주식매각 대금으로 정부투자기관의 자본금을 늘리기 위해 출자하거나 각종 기금에 출연하기 위한 재원마련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93,94년에 각 10%씩 20%를 매각했을뿐 지난 해에는 14%를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증시침체로 인해 단 한 주도 팔지 못했다. 올해에는 15%를 매각하게 돼 있다.하지만 당초 계획의 마지막 해인 올해에도 증시침체로 인해 재경원은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다. 한국통신 주식매각 부진으로 당장 차질이 우려되는 쪽은 올 추가경정예산(추경).정부는 당초 한국통신 주식매각대금 1조6천8백억원을 재정투융자특별회계예산에 반영,추경재원으로 쓸 계획이었으나 증시침체로 이를 9천7백11억원으로 낮춰잡았다. 그럼에도 지난달부터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경쟁입찰에서 1천4백58억원어치를 매각하는데 그쳤다.때문에 한국통신 주식매각대금으로 충당하게 돼 있는 추경예산 중 주택공사 등의 정부투자기관에 대한 출자 및 신용보증기금·남북협력기금·대외경제협력기금 등에 대한 출연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재경원 관계자는 『이달중 나머지 물량에 대한 3차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차질을 빚을 경우 한국은행 차입이나 국채발행 등으로 부족분을 메우기보다 대외경제협력기금 등 적립식인 기금에의 출연을 우선 순위에서 제외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재경원은 그러나 3차 입찰에서는 국고손실 방지를 위해 최저 입찰가를 더 이상 낮추지는 않기로 해 증시가 호전되지 않는한 매각부진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견된다. 투자자들의 이해와 직결되는 한국통신의 상장시기도 안개속이다.재경원 국고국 관계자는 『종합주가지수가 1천100∼1천200포인트쯤되고 한국통신의 상장여파로 주가가 1천포인트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93∼94년에 낙찰받은 투자자들로부터 상장시기가 계속 늦춰지는데 대한 항의전화·편지가 쇄도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정부가 93∼94년에 한국통신 주식을 2만4천900∼4만7천100원의 최저낙찰가로 입찰하면서 95년도에 한국통신을 상장시키겠다고 밝힌데 대한 반대급부다. 주식매각 부진,추경예산 차질,상장지연으로 인한 투자자손실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쉬워보이지 않는다.
  • 남극 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 발대식

    남극세종과학기지 제10차 월동연구대 발대식이 8일 경기 안산시 한국해양연구소 강당에서 신상우 해양수산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제10차 월동대는 조한빈 대장(한국해양연구소 총무과장)을 비롯해 남극 연구이래 첫 여성월동대원인 의사 이명주씨 등 국내외 기관에서 참여한 연구원·설비요원 1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오는 22일 출국해 1년간 세종기지와 킹조지섬에서 기지주변의 자연환경관측,극지정밀지질도작성,고층대기특성연구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국해양연구소는 밝혔다.
  • 각종기금 특감 착수/감사원,새달 중순까지

    감사원은 정부의 각종 기금규모가 지나치게 방대해져 운용상 비효율과 부조리가 우려됨에 따라 제도개선책을 모색하기 위한 대대적인 특별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감사원은 지난 24일부터 재정경제원 등 11개 정부부처에 60여명의 감사관을 투입,감사를 벌이고 있으며 11월중순까지 국민주택기금·국민연금기금 등 76개기금의 운용실태를 감사할 예정이다.
  • 국방정책학회 토론회… 한종기 연구원 주제발표

    ◎“국가 위기관리 포괄 「신안보관」 정립 필요”/승공·반공 등 전통적 안보관념 탈피해야 「민주화 시대 국가안보의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17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한국국방정책학회가 주최하고 공보처가 후원한 이날 토론회는 한종기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의 주제발표에 이어 토론이 있었다.「민주화 시대의 신안보론­위기관리의 실용안보」를 주제로 한 한선임연구원의 주제발표를 요약한다. 탈냉전시대 동북아시아 국제관계의 변화,국내적으로 민주화의 진전,나아가 북한체제의 불안정성은 과거와 같이 「승공·반공」의 단순한 구호속에 모든 문제를 포함시키던 전통적 안보관의 유지를 어렵게 하고 있다. 개방화·민주화에 따른 시대변화에 적합하고 기성세대와 전후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신안보관은 이제 그 내용이 바뀌어야 한다. 그것은 국내외 안보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통일 이후를 내다보는 전방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개념이어야 한다.군사안보뿐 아니라 경제·사회·문화적 안보를 포함하는 포괄적·다차원적 개념이어야 한다.전쟁위협은 물론 도시화와 인구집중에 따른 대형사고의 위험,대규모 환경파괴,인위적·자연적 재난·재해 등 국가적 차원의 위기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차원의 위기에 대한 적극적 대응태세를 갖춤으로써 사회안전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안보를 개개인의 일상적인 삶의 문제로 인식토록 함으로써 안보의식과 안보태세 확립의 바탕위에서만 개개인의 삶의 터전 또한 보전할 수 있다는 실용적 위기관리의 안보개념을 지향해야 한다. 경계해야 할 대상인 동시에 포용해야 할 대상이기도 한 북한의 이중적 성격과 이로 인한 대북정책의 이중적 성격에 대한 국민들의 올바른 이해와 공감을 획득함으로써 안보의식의 혼돈을 불식하는 것이어야 한다. 「신안보관」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의 수호,자연적·인위적 재난 및 재해에 대한 방지 및 적극적 대응태세를 갖춤으로써 사회안전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두는 포괄적 국가위기관리 형태의 실용안보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안보를 개인이나 집단,그리고국가가 직면할 수 있는 각종의 위기에 대한 대비라고 볼 안보의식의 해이는 단순히 군사안보·반공의식의 약화가 아닌,보다 포괄적으로 우리사회전체의 위기관리 역량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안보의식을 바로 세우는 노력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강조하고 공산주의의 위험성을 부각시킴으로써 가능한 것이 아니라 위기불감증 극복이라는 차원에서 보다 근본적으로 접근할때 가능하게 된다. 이같은 노력은 사회구성원들의 동의와 협조적 참여없이는 성취될 수 없는 것으로 우리 모두가 안보를 일상적인 삶의 문제로 인식하고 또 국민들이 생활속의 다양한 위기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역량을 높여나갈 때 국가의 총체적 안보역량도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 파키스탄 탁실라:하(세계 문화유산 순례:11)

    ◎거대한 수투파엔 혜초의 숨결이… 그 넓은 고원지대 탁실라의 옛 이름은 탁사실라(Taksasila)다.탁사는 석기를 만들 때 쓰는 돌이고,실라는 도시를 의미했다.굳이 의역하면 「돌의 도시」라고나 할까.탁사실라라는 고유명사는 1918년에 발굴한 은판,새김글씨(명문)에서 확인되었다.은판에는 다르마르지카(Dharmarjika)라는 새김글씨도 함께 나와 탁실라 근본을 밝히는데 도움을 주었다. 탁실라의 유명한 수투파(불탑)유적 가운데 하나인 다르마르지카는 은판 새김글씨에 나오는 고유명사 그대로다.은판은 오늘날 다르마지카로 부르는 수투파 유적에서 실제 출토되었다.유적은 탁실라박물관 동쪽 냇물 건너에 있다.수투파 다르마르지카는 아주 거대했다.두 층의 원형돌기단위에 쌓아올린 수투파는 우리나라 경주 천마총만큼 크고 높아서 야산처럼 보였다. 그 수투파 가장자리 공간을 좀 비워두고 자리잡았던 예불당들이 지금은 터만 남아있다.수투파 원둘레 바깥을 따라 빙 돌아간 예불당 건물터들은 정연했다.그 잔영에 불과한 것이었지만,수투파 뒤뜰에는 승려들이 살았던 돌담벽 승방들이 벌집마냥 들어앉았다.촘촘한 승방들을 몇차례나 손가락을 펴고접어 헤아리다 그만두었다.그까짓 폐허를 헤아려 무엇하랴.불교가 융성했던 시절,독경소리가 요란했을 다르마르지카에는 정적이 흘렀다. 다르마르지카는 마우리아왕조의 아쇼카왕시대 유적으로 보고 있다.그의 치세기(BC 269∼232년)에 부처의 사리를 봉안한 수투파 1만8천기를 쌓았다고 한다.물론 전설적 기록이기는 하나,다르마르지카에서 아쇼카왕의 불심을 보았다.다르마르지카를 문자대로 해석하면 「왕의 사원」이다.과연 왕의 사원다운 다르마르지카는 탁실라의 또다른 수투파유적 쿠나라스 등과 더불어 그 위용을 자랑했다. 탁실라고원의 불교역사는 퍽 오래되었다.이는 자울리안산 높은 언덕에서 오랜 세월을 버티어온 사원유적 자울리안(Jaulian)역사를 들추어 보면 알 수 있다.간다라지방을 먼저 정복한 마케도니아의 대왕 알렉산더가 그토록 깊고넓은 인더스강을 기어이 건너 자울리안을 공략하지 않았던가.서력기원이 아직 멀기만 했던 BC 325년쯤의 일이다.아쇼카왕 이전에 벌써 불교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올리브나무가 무성한 계곡을 따라 한참을 올라갔다.그러고 나서 만난 돌계단을 다시 올라 자울리안에 다달았다.절집 승가람마가 분명한데,여기 사람들은 자울리안대학이라 부르면서 인도 나란다에 비유했다.불교교리나 경전은 물론 다른 여러 학문을 가르친 교육기관이 자울리안이라는 것이다.그래서 정복자 알렉산더는 점성술,수학,의학 따위의 학문적 지식과 심지어는 병법까지 자울리안에서 빼내갔다. 자울리안은 돌을 쌓아 만든 석조건축물 가람이다.가람 자리가 산등성이라서 그런지,앞뜰은 옹색했다.몇 걸음을 걸어서 뜰을 비켜서자 수투파를 봉안한 불당이 나왔다.메인 수투파를 중심으로 키 작은 수투파들이 옹기종기 들러리를 섰다.진흙반죽에다 작은 불상들이 들어갈 감을 조각하여 말린 뒤 대개 세층으로 쌓아올린 수투파는 걸작의 예술품들이었다. 불당에서 승방을 향한 골목 한쪽으로 작은 방들이 따라 붙었다.석굴이 연상되는 방에 불상이 띄엄띄엄 좌정했다.홀로 앉은 이들 불상은 단독불상이 출현한 1세기말 이후 작품일 것이다.그러나 온전한 불상이 거의 없다.어떤 테라코타 불상 하나는 머리가 달아났는데,배꼽이 뚫려있다.성치 않은 손가락을 집어넣으면 깨끗이 낫는다는 속설때문에 배꼽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비록 목이 달아난 부처일지라도 이타행만큼은 실천하는 모양이다. 「왕오천축국전」을 쓴 신라의 승려 혜초(AD704∼787년)도 그 옛날 자울리안을 다녀갔다.이 책에 기록한 탁사국은 탁사실라일 것이다.그는 책에 쓰기를,「탁사국에 가면 절도 많고,승려도 많다」고 했다.구도여행에 지쳤던 혜초가 하룻밤 발을 뻗고 누웠을 승방도 자울리안 어디인가에 있을 것이다. 해거름에 탁실라박물관 근처 레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저녁식사 카레라이스에 앞서 요구르트와 쌀가루를 섞어만든 죽 키르가 식탁에 올랐다.고타마 싯달다가 고행에서 나오자,한 처녀가 그에게 바쳤다는 유미죽이 연상되었다.「대장엄경」에 나오는 이 이야기를 릴리프로 표현한 탁실라 출토품 불전도가 탁실라박물관에 있다. ◎여행 가이드/이슬라마바드서 약 40㎞/승용차 하루 전세 한화 3만원 고대유적이 광범위한 지역에 널린 탁실라는 파키스탄 라발핀디현에 속한다.수도 이슬라마바드로부터 40㎞,현소재지 라발핀디에서는 35㎞가 떨어져 있다. 고대의 불교유적과 도시유적 말고도 국립탁실라박물관이 있기 때문에 하루일정으로 돌아보기가 어렵다.그래서 탁실라에서 숙박을 하든가,아니면 이슬라마바드를 거점으로 유적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탁실라박물관 바로 앞에 레스트 하우스가 있으나 소규모다. 이런 현지사정을 고려해서 이슬라마바드에 묵는 사람이 많다.이슬라마바드에서 탁실라를 왕복하는데 드는 승용차대절비는 기름값을 포함,하루 40달러(한화 3만원정도).이슬라마바드에는 국제체인의 관광호텔과 국영호텔 등 숙박시설이 많다.문의는 인더스 가이드(전화 92­42­872975).
  • 시인·무용평론가 김영태(이세기의 인물탐구:105)

    ◎춤을 찾아 떠도는 문단의 보헤미안/공연장마다 출현… 화제작 대본 직접 쓰기도/시작·평론·그림 쉼없는 행보… 작품집 40권 김영태는 언제나 공연장주변에 서 있다.10년전이나 20년전 보다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외환은행에 다닐 때는 직업상 신사복 차림을 할수 밖에 없었으나 직장을 스스로 떠난 지금 그는 복장부터가 마음껏 자유로워졌다. 「내 키는 1미터 62센티인데/모리스 라벨의 키는 1미터 52센티 단신이었다고 합니다」 그의 「라벨과 나」란 시의 첫구절처럼 크지 않은 체구에다 말투에는 전혀 힘이 들어있지않고 머리를 약간 외로꼰 담배피우는 모습이 그의 이미지다.「접시,호리병,기묘한 찻잔을 수집하기/화장실 한구석 붙박이/나무장안에 빽빽이 들어찬/향수진열 취미도/나와 비슷합니다/손때묻은 작은 소지품들이(누에문양 포켓수건이나 열쇠고리까지)/제자리에 있어야하고」. 실제로 그가 30여년을 살던 종로구 사직동집은 골동소품에서 인형과 이색적인 찻찬,책과 1천3백여장이 넘는 LP판들이 온통 도배를 한듯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책과커피향이 어울리는 코펠리아무대의 분위기였다. 천성적으로 치밀하고 꼼꼼한 그는 작은 낙서한장 버리지 않았고 지난 30년간의 족적을 「Ma Vie(나의 인생)」란 책으로 묶어 자신의 모든 것을 낱낱이 정리해 보이고 있다.66년에 직접 손으로 쓴 결혼청첩장이며 김구용 박목월 김춘수 신석정 황동규 마종기 권옥연이 보내온 친필 엽서,오영수 휘호,조병화의 소묘,그가 그린 포스터 프로그램 책표지에 이르기까지 먼지도 버리지않는 섬쩍함이 섬뜩하다. 그런 그를 생전의 김현은 「초속주의자」 혹은 「좋은 의미의 딜레탕트」라고 했고 같은 문학평론가인 김인환은 「미학추구자,김종삼 이후 문단의 마지막 보헤미안」으로 부르고 있다.또 캐리커처에 능한 소묘가·무용평론가·시인으로서 모름지기 「우리시대의 삼절」로 찬사된다.그는 스스로를 『아름다움을 훔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의 소묘와 평론에는 그나름의 새롭고도 빛나는 색채가 들어있다.시와 춤과 그림을 동시에 작업하는 과정에서 「춤과 그림은 그의 시의 내용이며 시와 춤은 그의 그림의 내용」이기 때문이다.그의 시는 대부분 아름다운 대상을 순간의 떨림속에서 태어나게 하면서 「어느 때는 목청 높은 대담한 사설조로 상황에 대한 해학적 음성」을 펼치기도 한다. ○꼼꼼한 성격의 수집광 시인 김승희는 「저 탐미의 괴물」을 향해 『현대인의 반타이타니즘을 그는 한컵 가득 독약처럼 마시지만 그러나 그는 독약 때문에 죽지는 않는다』고 꼬집는다.피아노와 그의 발레그림들은 「언뜻 팔에 힘을 빼고 흐느적흐느적 술취한 듯이 비틀거리는 선의 파격적인 굴절이나 데포르마시옹으로 외계의 간섭에 맞서는 야유의 메시지」이다. 발레리나가 턴을 하는 찰나나 도약 직전을 섬광 같은 솜씨로 포착하면서 막연한 형태의 생략과 색채의 요점을 「부호와 관념만으로」 남기고 있다. 그는 종로구 필운동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강북을 떠나본 적이 없는 서울토박이다.종로바닥에서 유명했던 「김인기 포목점」의 김인기씨가 그의 조부이고 부친은 장사나 이재에는 취미가 없는 김종화씨로 일본 무사시노미대 출신. 화가로 활동하진 않았으나 부친의 영향을 받아 미대에 진학했고 홍대재학중 박남수 추천으로 문단에 나와 그동안 시집만도 15권,끊임없이 쓰고 끊임없이 발표하여 산문집·무용평론·무용자료집·시론집·소묘집·음악평론집 등 40권에 이른다. 연극 음악평에도 손댔으나 그에게 맞는 것은 무용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봄에는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춤작가 12인전」에서 현대무용가 이정희가 그의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무용화한 「풍경」에 10여분간 특별출연,커피를 갈고 스탠드를 켜며 담배 피우는 마임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무대에 펼쳤다. 그외 최현의 「비상」,전홍조의 「멀리서 노래하듯」,박명숙의 「결혼식과 장례식」「잠자며 걷는사람 잠자며 걷는나무」 등 무용공연에서 화제가 됐던 작품들은 거의 그가 대본을 썼거나 그의 시에서 빌린 것이고 책표지 포스터 프로그램과 수많은 캐리커처와 무용가·작가를 위한 헌시를 썼다. 그는 무용인들의 닳아빠지지 않은 순결한 심성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그중에서도 특별히 최현과 절친하다.까다로운 사람은 까다로운 사람과 통하 듯이 춤이아름다운 실력있는 이 원로와는 음악매니아로서 의기투합 한다. 자유로운 그는 틈틈이 여행을 즐긴다.해외에서 무대에 올려진 중요한 공연을 보기 위해 무용단의 해외공연에 따라나서거나 여행적금으로 가장 아름다움 춤이 있는 지구상의 모든 곳을 떠돌아다닌다.3년 전에는 슈투트가르트에서 강수진이 「로미오와 줄리엣」주역으로 데뷔하는 공연에 참관했고 올해도 세차례나 밖에 다녀왔다. 그는 『철저하게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만 찾아다닌다.나는 보통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문득 이 세상을 떠날 때 무언가 내흔적을 남기고 싶다』고 한글에서 밝히고 있다.과연 그가 좋아하는 것만 찾아다니는 「움직이는 극장」「사시사철 춤보러 다니는 구경꾼」으로서 그는 예술가다운,시같은 삶을 살고 있음에 틀림없다.더구나 인형제작가인 부인 정복생과 두아들이 미국에 유학후 뉴욕에 머물러버리자 20년 가까이 혼자서 동부이촌동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 ○「춤작가 12인전」 특별출연 그래선지 그의 최근 연작시인 「남몰래 흐르는 눈물」은 읽는 이의가슴에 한줄기 흐르지 않는 눈물을 삼키게 한다.「무엇이 이제까지 나인가/질문을 하지만 답이 없습니다/시험지에 답못쓰는 답답함/눈물을 흘릴줄 몰라도/흐르는 눈물이 답입니다」.윌리엄 제임스의 「슬프니까 우는 것이 아니라 우니까 슬퍼진다」는 사실을 체험으로 증명해보이는 시이다. 김인환은 『비트겐슈타인이 수학자란 수학의 언어놀이에 참여하는 사람이라고 했듯이 김영태는 시와 춤,그림과 음악을 가지고 논다』고 말한다.놀이가 빨리 끝날까 두려워 그는 「아껴가며 음미하면서 논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몸과 마음이 모두 폐품이고 서향창에 어쩌다가 헹군 헝겊천사」라고 고백하면서 부드러운 검은색의 헐렁한 외투에 숄더백과 벙거지차림으로 오늘도 어김없이 공연장에 나타난다.그리고 그에게 떠오르는 이미지들에 고통과 환희,비참과 영광의 색채를 칠함으로써 「그의 시의 이미지들은 중립적인 경쾌함 대신 현실의 중압감을 버티려는 환상」으로 독자에게 읽혀진다. 그의 아호는 「지푸라기」라는 뜻의 「초개」다. 한달이면 50여차례 공연을 보러가고 낮에는 혜화동글방에서 집필,「삶은 소진하다 가는것」이라는 그의 행보는 그의 자작시 「허행초」처럼 어딘가에 구속당한데 없이 유유하고 자적하다.일찍이 김수영시인이 지적한대로 「예술적 냄새가 너무 짙은」 김영태 초상화는 그의 소원대로 주변사람들에게 독특한 탐미의 이미지를 새기고 그래서 그의 흔적은 이 검은 도시의 밤하늘에서 별빛처럼 영롱하게 빛난다. □연보 ▲1936년 서울 출생 ▲57년 경복고 졸업 ▲59년 「사상계」지 시추천 ▲61년 홍대 서양화과 졸업 ▲65년 첫시집 「유태인이 사는 마을의 겨울」 출간 ▲68년 외환은행 조사부 입사,극단 자유극장 동인,첫번째 산문집 「공기의 모든 부분속에서」 출간 ▲71∼95년 개인전 6차례 ▲75년 「12인의 인성을 위한 대사더듬기」(백병동 작곡)공연 ▲76년 단막극 대본 「이화부부」(이원경 연출공연) ▲80년 미술잡지 「선미술」 주간 ▲81년 음악펜클럽 총무간사 ▲82년 한국무용평론가회 회원 ▲84년 판뮤직페스티벌 「대사더듬기」재공연,일본국제무용콩쿠르 심사,서양화 10인전(낙산공방) ▲85년 첫번째 무용평론집 「갈색 몸매들,아름다운 우산들」출간,「객석」·국립극장·영화진흥공사 자문위원 ▲88년 단막극 「이화부부」현대무용으로 공연(배정혜 안무,정성조 음악) ▲89년 한국무용평론가회 회장,동아무용콩쿠르 심사 ▲90년 서울무용제 운영심사위원 ▲91년 음악평론집 「음의 풍경화들」 출간,외환은행퇴 직 ▲93년 한·일댄스페스티벌도쿄공연 참가,윤덕경무용단 중국공연 동행 ▲96년 무용자료집 「풍경을 춤출수 있을까 Ma Vie」출간,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출강 시집 「남몰래 흐르는 눈물」 등 15권,산문집 「핀지콘티니가의 정원」 등 9권,무용평론집 「멀리서 노래하듯」 등 6권,소묘집 「선의 나그네」 등 6권,총40권. 현대문학상(72년) 시인협회상(82년) 서울신문 문화예술평론상(89년) 예음공로상(94년) 현대무용진흥회 공로상(95년)
  • 이화여대 ESAOS(동아리 탐방)

    ◎“순수·열정의 하모니 만들어요”/93년 창단된 음악동호인 모임/프로급 연주·아마추어의 겸손이 모토/회원 50명 하루 3시간 연습/매년 5월 선배초청 연주회도 이화여대 음악동아리인 ESAOS(이화 심포니어스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사운드).그저 음악이 좋아 뭉쳤다는 풋내기 음악동호인 모임이다. 이들의 모토는 『프로다운 연주,아마추어다운 겸손함』이다.따라서 프로음악인들의 원숙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어느 누구에게서도 볼 수 없는 순수와 열정이 있다.가슴속 깊이 파고드는 「떨림」의 여운과 그 자체를 마음껏 즐기려는 고풍스런 낭만이 흠뻑 배어 있다. 매주 월·수·금요일 하오5시쯤이면 50명의 회원은 어김없이 교내 학생회관 2층 연습실로 몰려든다.말없이 연습에 몰두하는 이들의 표정은 프로음악가보다 더 진지하다. 어느새 하오8시.3시간의 연습이 끝나면 곧장 인근 단골카페로 향한다.옹기종기 모여 커피를 마시며 나누는 대화의 시간도 소중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는 지난 93년 음악에 뜻있는 선배들이 교내 음악서클로 등록하면서 출범했다.매년 1백여명이 지원해 10여명이 뽑힐 정도로 인기도 높고 가입하기도 힘든 동아리로 자리잡았다.3번이상 연습에 불참하면 제명될 정도로 규율도 엄격하다. 선발과정과 규율이 엄격한 만큼 회원들의 연주실력은 가히 수준급이다.회원 모두가 초등학교나 중학교때 악기를 다뤄본 유경험자들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노력이 실력을 뒷받친다.바이올린·비올라·첼로·오보에·바순·호른·트럼펫 등 11개 악기가 빚어내는 하모니는 듣는 이들을 감동케 한다.곡목들도 다양해 모차르트의 「후궁으로부터의 유괴」,생상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3번」,주페의 「시인과 농부」 등 웬만한 곡들은 어렵잖게 소화한다. 이들의 공식활동은 매년 3월 신입생들을 위한 연주회와 9월의 정기연주회 두번이다.그러나 정기연주회보다는 외부 초청행사가 더 많다.최근에는 연세대 상대 건물기공식에 초대돼 연주하기도 했다. 선·후배간의 우애도 남다르다.재학생 50명(정회원)과 졸업한 선배 90여명(명예회원)은 매년 5월 「향상연주회」를 마련,선·후배간의 정을 나눈다.향상연주회는 후배들이 1년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졸업 선배들에게 보여주고 평가받는 자리다. 이 모임 회장인 이재명양(21·신방과 3년)은 『가슴 속에는 프로 못지 않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이 모임을 더욱 활성화해 이화인들로 구성된 「이화오케스트라」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 「북 침투」 사건을 보면서/최종기 서울대 명예교수(전문가 진단)

    북한은 부분적 개방을 내세우면서 나진·선봉포럼에서 한국을 배제한채 2억7천만달러 투자계약을 체결하고,10월쯤에는 한국을 별도로 설명회에 초청한다는 등 내용을 홍콩발로 흘리면서 평화를 구사하는 듯한 제스처를 국제사회에 과시하는 듯 하였다. 그로부터 며칠이 되지도 않는데,이번에는 잠수함으로 무장공비를 강릉앞바다로 침투시켜 남한 사회의 교란을 시도하려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은 우리에게 큰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같은 동족이라는 점에서 그들 백성들을 생각하여,인도적인 면에서 쌀지원을 비롯한 여러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삼고지례를 다하였으나 그들은 한국을 배제한채,대미·대일 관계의 정상화만을 지상과제로 외교적인 공세만을 취하여온 것이고,늘 대북관계에 있어서는 우리는 수세에 놓이고,돈만 대는 국제적인 봉이 되는듯 하였다.이번 북한의 냉전수구적 도발은 우리에게 많은 깨우침을 던져주고 있다. 첫째로,대북관계는 감상적인 동족애로서만 대해서는 안된다는 경종을 울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둘째로,우리의 군·경 등은 그동안 물샐틈없는 경계태세를 갖추었다고 호언장담하던 것이 『해안방어선이 이렇게 허술했나』하는데 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대규모 침투를 뒤늦게 알고 대처하는 모습을 대할때 해안감시체제 강화가 시급하다는 것을 새삼 절감한다. 북한은 미국과 관계개선을 갈망하고 있고,여러나라로부터 식량원조 등을 받아내야 하는 실정에 무장공비를 남파한 것은 우리의 허점에 편승,잡히지 않을수 있다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이와같은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해안 감시체제의 개혁과 현대식 장비도입과 이에 따르는 초소의 책임규명이 뒤따르도록 해야 한다. 셋째,국민들이 간첩의 침투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과 우리사회의 허술한 점의 보완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다시한번 알게 되었다. 넷째,우선 북한이 고질적인 강온 양면전략에 기초한 「우리정부 흔들기」작전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또한 이번 공비침투가 한반도의 긴장위기를 고조시켜 이를 통한 대미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는 관측도 엿볼수 있다.미국은 오는 11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북정세 인식 차이가 크고 북·미간 유해송환,미사일 협상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직거래로 이득을 빨리 차지하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또한 북한의 체제위기를 위부로 돌리기 위한 목적을 포함한 치밀한 준비된 다목적 대남·대외 카드,특히 북한의 개방파 보다 강경파가 득세를 입증한 남한의 혼란과 대미공세의 강화를 노린듯하다. 대북한 관계에 있어서는 우리의 대미 외교,특히 미국과 북한관계가 우리 머리위로 우리가 모르는 외교적 흥정이 되지 않도록 미국에 대한 우리 외교가 강화되어야 한다.미국의 11월 대통령선거에 대한 북한의 초조감의 발로 일수도 있고,미국의 국내정치·선거에 따른 외교적 허점을 북한은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이며,우리로서는 우리의 국가이익을 저하하는 결과의 초래를 미연에 방지하는 외교노력이 기대된다. 불행중 다행으로 민간인의 신고로 공비침투가 알려지고군·경 합동으로 소탕작전이 진행되고 대북 경각심을 높일 좋은 계기로 삼아야 되며,국민의 한목소리로 우리의 안보태세 강화와 국민이 화합하는 계기로 삼아,국민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교훈이 될 것을 바랄 뿐이다.
  • 은행상대 무역사기/4명 구속/수출서류 위조… 11억 가로채

    경찰청 외사3과는 13일 위조한 수출관계 서류를 은행에 제출,외국 은행으로부터 수출대금이 정상적으로 송금될 것처럼 속여 11억여원의 수출대금을 받아 가로챈 송종기씨(47·은진통상 대표·서울 송파구 가락동) 등 4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긴급구속했다. 송씨 등은 홍콩 무역상 마가친씨(45) 등과 짜고 홍콩 스탠더드차트드 은행 등에 신용장을 개설한 뒤 견본승인서와 검사증 등 무역관계 서류를 위조,지난 5월31일 국민은행 역삼동 지점에 수출환어음을 제출하고 78만달러를 받아내는 등 지금까지 2개 은행으로부터 1백30만달러(한화 11억1천만원)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 현대 사장단 「번개인사」 뒷말 무성

    ◎정몽구 회장 외유중 단행… 직원들도 “놀랐다”/“출국정 확정… 사전 누출돼 서둘러 발표” 정설 10일 단행된 현대그룹 사장단 인사 배경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직원들도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일 만큼 전격적으로 발표된 「번개인사」였다. 정몽구 그룹회장은 현재 김영삼 대통령의 남미 순방을 수행중이어서 국내에 없다.때문에 정주영 명예회장이 결정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그러나 이번 인사는 정회장이 출국하기전에 확정해 놓았고 돌아와서 발표할 예정이었다는 게 정설.정명예회장도 이날 간척지 등을 둘러보러 충남 서산으로 내려가 부재중이었다.이날 하오가 되면서 일부 계열사에서 인사 내용이 새 나가기 시작해 그룹에서 부랴부랴 발표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남미에 있는 정회장에게는 하오 5시쯤 전화로 긴급보고했다. 인사배경을 놓고도 재계에서는 설왕설래하고 있다.이내흔 사장이 3개월만에 현대건설로 복귀한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고 정몽구 회장의 측근이며 종기실장을 지낸 그룹의 실세인 심현영 사장의고려산업개발 고문행도 예상치 못했던 인사.재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실적부진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이 지배적.
  • 한·칠레 산업협력위 설치/양국 정상회담

    ◎칠레산 쇠고기·포도 수입개방/남극 공동연구센터 설립키로 【산티아고=이목희 특파원】 칠레를 방문중인 김영삼 대통령은 8일(이하 한국시간) 숙소인 하얏트호텔에서 이곳 교민들에게 다과회를 베풀고 동행경제인들과 만찬을 함께 한 뒤 9일 새벽 다음 방문지인 아르헨티나로 떠난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7일 밤 남극세종기지와 통화,기지대원들을 격려했다. 김대통령을 수행중인 한 관계자는 『한국과 칠레는 지난 6월 남극 연구와 지원을 위한 남극공동연구센터설립에 합의했다』면서 『김대통령이 칠레에서 남극세종기지와 직접 통화한 것은 칠레와 공동으로 남극의 해양생물자원 이용과 보전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해양연구소와 칠레의 남극연구소는 김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이달중 남극공동연구센터설립과 남극활용공동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또 이날 에두아르도 프레이 칠레대통령이 주최한 국빈만찬에서 『한국은 칠레의 경제개발노력에 동참하고자 하며 활발한 투자와 교역을 통해 양국간의 협력관계를 더욱 심화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특히 『아·태 경제협력체(APEC)에서 중심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과 칠레의 굳건한 파트너십은 두나라의 발전은 물론 APEC와 남미공동시장(MERCOSUR),두 경제권의 공동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대통령과 프레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칠레 민·관합동 무역·산업협력위원회를 설치,정부고위인사 및 민간기업인의 정기교류를 통해 무역 투자 과학기술 등 양국간의 실질협력관계를 증진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칠레산 쇠고기와 포도수입에 대한 문호개방을 약속했다.
  • 김 대통령 남극세종기지 김예동 대장과 통화

    ◎“남극요원은 선진한국의 선구자”/“일류국 앞당기게 연구에 최선” 당부/남극 진출국 위상 국제사회에 과시 칠레를 방문중인 김영삼 대통령은 7일밤(한국시간) 킹 조지섬에 위치한 우리의 남극연구기지인 세종기지의 김예동 기지대장과 통화했다. 김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곳인 남극에서 연구활동에 최선을 다하는게 보람일 것』이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새로운 용기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이 통화가 한국에 전달될 것이다.대통령과 통화하는 것이…』라고 대원들을 격려했다. 김대통령은 『연구를 통해 세계중심,일류국가로 가는데 큰 길잡이가 될 것』이라면서 『개척정신은 대단히 큰 몫을 하는 것이며 여러분은 개척자,선구자의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치하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프레이 칠레대통령에게 우리의 남극기지에 지원을 해달라고 부탁,특별한 관심을 갖겠다는 약속을 얻어냈다고 소개했다. 김대통령이 남극과 가장 가까운 나라인 칠레에서 세종기지와 통화한 것은 남극 진출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을 내외에 알리는 행사다.칠레는 우리 남극연구단의 경유지로 세종기지에 대한 지원물품 구입처다.인원과 물자 수송도 칠레 공군을 이용하고 있다. 한국과 칠레는 지난 80년대부터 남극해와 남미연안 해양생물자원개발과 관련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김대통령과 프레이 칠레대통령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남극협력」의 강화를 다짐했다.
  • 대우의 「세계경영」:9(테마가 있는 경제기행:30)

    ◎「나폴레옹」으로 불리는 사람들/임원 170명 403개 해외사업장 포진/월드마케터 석진철·최정호 사장 등 “세일즈 귀재”/박동규·이관기 사장 등 부실기업 살리기 전문가 세계경영의 최전방거점인 4백3개 해외사업장에 나가있는 대우의 임원만도 1백70명.세계경영의 핵심인 자동차쪽에 대표선수들이 많다.대우관계자는 이들을 세계경영의 나폴레옹들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크게 둘로 나눠진다. 첫째가 월드마케터들이다.70∼80년대 세계 곳곳을 누볐던 「수출 대우」의 대표주자들을 말한다.그리고 두번째가 생산 및 기술파트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던 현장 경영 전문가들이다.즉 부실기업 살리기의 전문가들로 국내에서 끊임없이 이뤄졌던 부실 인수기업을 정상화시키면서 노하우를 쌓아 온 인물들이다.따라서 어떤 인재가 어느지역에 최고경영자로 있는지를 보면 그곳의 최대 현안과 목표가 무엇인지도 금방 알 수 있다. 월드마케터중 대표적인 인물로는 석진철 사장을 들 수 있다.그는 대우의 해외거점 사업중 규모가 가장 큰 FSO의 사장직을 맡고 있다. 삼성물산 출신으로 (주)대우에서 무역을 배우고 대우중공업 사장을 거쳐 공장경영을 배운 뒤 올해 특명을 받고 해외로 나갔다.대우 직원들로부터 세일즈와 경영능력을 겸비한 국제 비즈니스맨의 전형으로 꼽힌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직원들에게 비즈니스맨의 국제화에 독특한 3가지 조건을 강조하는 인물이다.첫째가 외국어에 능통해야 하고 둘째가 해당지역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번째 요건은 색다르다.해당 지역의 전통춤을 비롯,정통 사교춤에 능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전통춤은 그나라 문화의 결정체이며 현지인과 친해질 수 있는 도구가 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본인은 세가지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독일 대우 입술광고의 주역이었던 최정호 (주)대우유럽 현지법인 사장도 같은 월드마케터 계열이지만 주특기는 다소 다르다. 최사장은 영어는 물론이고 독일어 일어 등에도 능통하다.특히 미술 오페라 등 문화에는 문화적 우월감을 갖고있는 유럽인들이 혹할 정도로 조예가 깊다.국제매너와 감각도 갖추고 있어 대우가 그룹차원에서 주최하는 세일즈관련 행사나 이벤트를 거의 주관한다. 그동안 서유럽지역 자동차판매에 주력하다 이번달부터 폴란드지역의 자동차판매를 담당할 센트롬 대우 사장직을 맡았다.그러면서도 유럽지역 대외업무를 담당,비즈니스 외적인 코디네이터 역할도 하고 있다. (주)대우 모스크바법인장인 김억년 사장,(주)대우 베이징 지사장인 정민길 사장,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지사장인 유태창 부사장,인도 DCM 대우모터스 회장인 이철수 부사장,(주)대우 홍콩법인장 범철수 부사장 등도 내로라하는 세일즈의 귀재들이다.이들이 맡은 지역은 뛰어난 마케팅력으로 최소한 한두차례이상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현장경영전문가로는 루마니아 로대공장의 박동규 사장이 우선 꼽힌다.지난 89년 적자에 시달리던 대우조선의 옥포조선소 소장을 맡아 당시 상주하던 김우중 회장을 보필,흑자로 돌려놓는데 일조를 한 인물이다.군 출신으로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로대공장을 세트업하던 시절 도장을 하는 직원들에게 방진마스크를 사주겠다고 약속한 뒤 세계유수제품을 직접비교,가장 성능이 우수한 스위스제를 사준 일화가 있다.우즈대우회장직을 맡고있는 이관기 사장,대우모터 폴스카 사장인 유춘식 부사장,베트남 대우모터사장인 이종기 부사장,베트남 대우하넬사장인 남홍 상무 등이 같은 계열이다.
  • 2010년/대기오염물질 배출량 2.4배 증가

    ◎한국환경기술개발연 김종기 원장 밝혀/주요 공단·도시지역은 더욱 악화될듯/스모그 현상·시정장애 피해 급속 확산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의 총량이 오는 2010년에는 현재보다 2.4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환경기술개발연구원 김종기 원장은 최근 한국대기보전학회의 「21세기 대기정책수립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대기보전 정책 추진방향」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원장은 환경기술개발연구원의 내부자료를 인용해 아황산가스,부유분진,이산화질소 등 주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지난 94년 3백22만3천6백95t이었으나 2000년에는 5백64만7백14t으로 증가하고 2010년에는 7백85만6천3백2t으로 94년 보다 1백43.7%나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총량이 15년만에 2.4배로 늘어나면 광학성 스모그 현상과 시정장애 등 대기오염에 따른 피해가 보다 광범위해지고 발생빈도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아황산가스는 난방과 수송부문에서 청정연료 사용이 늘고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여겨져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산업부문에서 배출되는 아황산가스는 개발 및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이 계속돼 94년 83만3천t이던 것이 2000년에는 2백31만6천t으로,그리고 2010년에는 3백34만2천t으로 늘어 총량 역시 1백64만t에서 4백43만9천t으로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부유먼지는 수송 및 난방,집진시설 등의 방지시설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돼 그다지 크게 늘지 않겠지만 발전소의 배출량이 94년 16만5천t에서 38만6천t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배출총량은 94년 42만9천t의 2배 가량인 92만8천t이 될 것으로 김원장은 내다봤다. 이산화질소도 배출총량의 80% 안팎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와 각종 공장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94년 1백19만t에서 2010년 2백48만8천t으로 1백8%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대기오염물질 총량의 증가는 지역별로 큰 차이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울산·온산·여천 등 주요 공단 지역과 자동차 운행이 많은 대도시 지역의 대기상태는 기하급수적으로 악화될 전망이다. 김원장은 『우리나라는 지형조건과 기상조건을 따져볼 때 대기오염물질의 확산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총량규제 등 적절한 대기오염물질 저감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이대행 깨끗한산하지키기운동본부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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