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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지자체 조직개편 잰걸음

    경기도 지자체들이 단체장 공약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예산절감 등을 위해 조직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17일 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달 북부지역의 낙후된 사회기반시설 개발을 위해 교통건설국을 경기도 2청 행정2부지사 소관으로 조정했다. 현장행정 강화를 위해 민원실을 ‘언제나 민원실’과 ‘찾아가는 민원실’로 확대 개편하고, 다문화가정을 위한 다문화가족과도 신설했다. 종교업무를 담당하는 종무과를 신설하고, 야당이 다수 석을 차지한 도의회 및 야당 단체장이 많이 취임한 일선 시·군과 소통 강화를 위해 대외협력담당관실도 두었다. 김문수 지사는 6·2지방선거 운동 기간 줄곧 서민에게 다가가는 현장행정을 강조하고 불교계의 세계화를 위한 템플스테이 지원 등 종교 관련 지원 확대를 공약했었다. 안양시도 도시교통과를 신설해 기존 교통행정과와 교통시설과를 흡수 통합하고, 비전기획단과 교육협력과, 기업지원과 등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했다. 김윤식 시장 취임 이후 대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시흥시도 투자유치담당관 신설 등을 골자로 조직개편안을 최근 마련했다. 시는 또 팀제 도입, 5급 이상 직위 공모제 등을 통해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안산시 역시 지난달 1일 ‘대기업 유치단’을 출범시켰다. 의정부시는 지난 12일 교육과와 경전철과를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된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 기획총무국, 재정환경국, 생활복지국, 도시관리국, 건설교통국 등 5국 체제는 유지되지만 기획총무국의 회계과와 재정환경국의 민원지적과가 소속 국이 맞바뀐다. 반환공여지와 경전철을 담당한 공영개발과가 폐지되는 대신 경전철 사업을 전담할 과가 신설되며 반환공여지 개발 업무는 도시과로 이관된다. 화성시는 재정자립도 향상을 위해 산하 기관 8곳 중 시설관리공단과 도시공사를 올해 안에 통폐합시킬 계획이다. 이재율 도 기획조정실장은 “새로운 행정수요가 발생하면 행정조직 개편은 뒤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단체장이 바뀐 시·군에서는 단체장의 공약과 소신에 따라 더 많은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8·15 특별사면] YS·DJ 취임때 7만5000여명 刑면제

    [8·15 특별사면] YS·DJ 취임때 7만5000여명 刑면제

    ‘182명 VS 3만 8947명’ 전두환 정권과 김대중 정권 집권기간 중 광복절 특사의 규모다. 해마다 맞는 국가적 행사지만 정권마다 특사의 성격은 확연히 달랐다. 원칙도, 규모도 제각각이었다. 특사가 시대 상황을 함축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물론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서도 특사는 나름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런 까닭에 특사는 정권에 따라, 또 기념일에 따라 각각 다른 의미를 갖기도 했다. 서울신문은 법무부의 ‘80년 이후 대통령 특사 현황’ 자료와 이를 토대로 한 사회·정치·법학 전문가들과의 분석을 통해 기념일별 특사 규모와 정권별 특징 등을 짚어봤다. 기념일별로 보면 대통령 취임 특사가 8만 8360명(50.9%)으로 가장 많았다. 광복절이 8만 1192명(46.7%)으로 2위에 올랐다. 이어 크리스마스 239명(0.2%), 석가탄신일 148명(0.1%)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취임 기념 특사의 규모가 가장 큰 이유로 “새로운 출발에 앞서 사회 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념일별 특사는 정권마다 부여하는 의미가 달랐다. 특히 취임 기념 특사는 군사독재 종식이나 민주화 세력으로의 정권 교체 등 정치적 지각변동이 크거나 상징성이 강한 시점에서 규모도 더욱 크고, 부여하는 의미도 각별했다. 지난 30여년 간 단행된 대통령 취임 기념 특사 8만 8360명 가운데 86%가 김영삼 정권(42%)과 김대중 정권(44%)때 이뤄졌다. 각각 3만 6873명과 3만 8947명이 특별사면 형식으로 형을 면제받았다.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독재정권 종식이나 정권교체 등 정치 지형에 큰 변화가 생기면 국민 화합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공화당,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 등으로 계승된 보수정권에서 상대적 진보 성향을 가진 민주화 정권으로 권력이 이동했던 만큼 김대중 정권 때는 이를 아우르는 통합요인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삼 정권 때는 이부영 민주당 전 의원, 김대중 정권 때는 소설가 황석영 등이 취임 기념 특사의 혜택을 받았다. 특사를 통해 정권의 특성을 드러내려는 상징성이 다분한 조치였다. 종교적 성향이 반영된 경향도 뚜렷했다. 종교 역시 사회적 통합과 정권의 지원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특사 규모는 기독교 신자인 김영삼 정부, 석가탄신일은 가족이 불교 신자였던 노무현 정부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장로 대통령’이란 별칭까지 얻었으며, 국방부 안에서 예배를 봤던 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역대 정권 가운데 성탄절 특사가 188명(79%)으로 가장 많았다. 석가탄신일 특사 규모는 노무현 정권 때가 전체 석가탄신일 특사 인원 중 59%를 차지했다. 고 노 전 대통령은 장례도 불교식으로 치러질 만큼 불교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데다 재임기간 중 불교 신자가 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불교 신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도 석가탄신일(60명) 때의 특사 규모가 크리스마스(36명) 때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사회학자들은 “노 정권때는 성탄절 특사가 없었고, 김영삼 정권 때는 석탄일 특사가 없었던 것은 국가원수의 종교 성향이 특사에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권 때는 영남위원회 사건의 박경순, 김영삼 정권 때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이 특정 종교 기념일에 풀려났다. 광복절 특사의 경우는 민주화 정권에서 특별하게 다뤄졌다. 전두환, 노태우 정권은 특사 규모가 최소한에 그쳤던 반면 김영삼 정권 때부터 1000명대로 많아지더니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는 3만명까지 규모가 확대됐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군사정권 때는 ‘민주투사형 인사’들이 대거 투옥돼 이들을 특사로 풀어줄 수 없었던 한계가 있었으나 문민정부 이후부터는 이들 민주투사들이 광복절 특사로 대거 풀려났다.”면서 “여기에다 민주 정권에서는 과거 군사정권 때보다 생계형 범죄자들에 대한 광복절 특사 규모도 훨씬 커서 전체적으로 특사 규모가 크게 확대되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민경·김양진기자 white@seoul.co.kr
  • 수원, 시민배심원제 내년 도입

    경기 수원시가 시민들의 시정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수원시는 시정 주요 쟁점이나 정책에 시민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내년부터 시민배심원제를 도입한다고 6일 밝혔다. 배심원단은 각계 전문가, 종교계, 시민대표, 시민 등 100여명이 참여한다. 사안이 발생하면 15명 정도의 배심원이 모여 평결하는 풀(Pool)제로 운영되며 시의 주요 정책이나 쟁점에 대해 토의한 뒤 평결을 내려 시에 권고하게 된다. 시는 오는 9월 시민배심원제 운영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구체적인 운영규정을 마련하고 연말까지 배심원단을 모집한 뒤 내년부터 시범운영하고 2012년부터 본격 시행하기로 했다. 시는 시민배심원제가 형식적 절차에 그치는 것을 막고 향후 사장되지 않도록 시민배심원제 조례도 제정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시민배심원제는 이해 당사자뿐 아니라 시민의 의견도 시정에 적극 반영되기 때문에 시정의 객관성이 유지되고 갈등상황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며 “제도가 정착되면 갈등으로 인한 행정·재정 낭비를 줄이고 시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시는 이와 함께 관주도형 지역개발사업에서 벗어나 주민 스스로 마을의 주요 정책을 제안하고 결정하는 ‘시민이 주인되는 마을 만들기 사업’도 추진한다. 이 사업은 주민 스스로 참여해 생태환경, 역사문화 등 마을별로 특색있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는 주민주도의 상향식 사업으로 주민의 다양한 제안을 행정기관과 전문가가 협력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는 이를 위해 심의의결기구인 마을만들기 추진본부와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각 마을에도 주민, NGO, 예술작가, 전문가가 참여하는 마을단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문화마당]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하여/김기봉 경기대 역사학 교수

    [문화마당]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하여/김기봉 경기대 역사학 교수

    인간은 말하지 않고 살 수 없는 존재다. 인간의 가장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은 말이다. 인간은 말을 통해서 타자와 생각과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문명을 건설하는 존재가 됐다. 하지만 말은 인간에게 축복인 동시에 저주임을 얼마 전 우리 사회 자기 분야에서 출세한 한 남녀의 발언을 통해 깨닫는다. 이 둘이 던진 몇 마디 말은 몇 십년 동안 공들여 쌓아 올린 탑을 일순간에 무너뜨리는 폭탄이 됐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말조심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하지만 말실수가 사태의 본질이 아니다. 문제는 그들의 말이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그들을 비난하고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것으로 우리의 자화상이 지워질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자화상을 거울로 병든 우리를 반성하고 치유하는 일이다. 남성 국회의원의 말이 여성을 한 인간이 아닌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한국 사회 대다수 남성의 무의식을 드러낸 것이라면, 여교사가 던진 농담은 군대에 대해 갖는 한국 사회 많은 여성의 정서를 대변한 발언이다. 따라서 이 두 말이 일으킨 소동과 파장은 개인이 아닌 사회 일반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남성 국회의원 발언이 언제부턴가 TV에 나오는 여성 아나운서가 방송 분야 전문인이 아닌 연예인으로 인식되는 경향과 관련이 있다면, 그에게만 돌을 던질 문제가 아니다. 한편으로는 성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말과 행동을 해서 인기를 얻고자 노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성적 대상으로 취급받는 것에 분개하는 위선을 당사자들은 물론 우리 사회 대다수 사람들이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여교사 발언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군대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성찰해 봐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군대는 남자로 성장하기 위한 하나의 통과의례로 여겨져 왔다. 대한민국 모든 성인 남자는 빈부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동등하게 군대에 가야 할 의무를 가진다. 이는 모든 인간은 죽어야 할 운명을 가진다는 신의 평등만큼 대한민국 국민의 평등성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국방의 의무는 대한민국 국가의 정당성을 보장하는 시민종교의 기능을 한다. 한국남자는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원죄로 군대에 가야 한다. 그런데 주위에 군 복무 면제를 받은 ‘신의 아들’이 있다. 누군가가 그에게 면죄부를 판 것 같다는 의심이 들 때, 대한민국 시민종교에 대한 믿음은 깨진다. 지금 대한민국은 중세 말 루터가 면죄부 판매에 반대해서 종교개혁을 일으킨 것 같은 근본적인 개혁이 요청된다. 독재정권 시절 ‘반공’이 시민종교의 도그마였다면, 민주화 이후에는 개정된 ‘국기에 대한 맹세문’이 표현하듯 “조국의 통일과 번영을 위하여 정의와 진실로서 충성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공화주의가 우리의 시민종교가 돼야 한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 때 죽은 군인들과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행태를 보면, 대한민국이 과연 평등한 시민들의 정치공동체인지 의심스럽다. 60년 이상 동안 남북한은 자유와 평등 가운데 무엇을 중심으로 정치공동체의 시민종교를 형성하느냐로 체제 경쟁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자유가 평등에 승리했다. 하지만 오늘날 남한사회는 평등을 희생시키는 자유란 정의롭지 못하기 때문에 심각한 갈등에 직면해 있다. 2010년 여름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어려운 사회철학 책이 이례적으로 오랫동안 인문학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정의에 목말라 있는지를 웅변한다. 사회적 정의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성장이 유발하는 상대적 박탈감은 지금까지 이룩한 성과를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북한 김정일 정권보다 남한 이명박 정부가 더 정의로운 통치행위를 할 때, 그리고 북한사회보다 남한사회에 사는 한국인들이 더 정의로운 삶을 영위할 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가 시민종교의 교리가 될 수 있다.
  • [사설] 한·리비아 이상기류, 기업에 불똥 안 튀도록

    한국과 리비아 간 최근 불거진 외교적 이상기류의 원인은 리비아 주재 한국대사관 정보담당관의 방위산업정보 수집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에 따르면 해당 외교관은 간첩으로 오인 받아 현지에서 체포돼 추방됐다고 한다. 그 외에도 유학 중 선교활동을 벌이던 구 모씨가 한 달 전부터 종교법 위반혐의로 구금돼 있으며, 구씨를 도와준 교민 전 모씨도 체포됐다고 한다. 리비아는 이런 일련의 사건으로 주한 경제협력대표부의 영사업무를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바람에 현지 진출 기업 직원들의 출장 등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두 나라 간 냉각기간이 길어지면 기업들의 피해는 물론, 향후 경제협력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상득 의원(한나라당)을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리비아를 방문토록 했으나 오해를 완전히 풀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외교력을 더 집중해서 관계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리비아에는 현재 대우·현대·포스코건설과 대한통운 등이 진출해 31억달러(21건)에 이르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1980년대 이후 리비아에서 1·2단계 대수로 공사(GMRP) 103억달러 등 국내 기업들의 누적 수주액은 346억달러에 이른다. 우리의 4대 해외 건설시장인 만큼 양국 간 긴밀한 선린·협조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리비아는 1988년 미국 팬암기 폭파사건 이후 유엔제재 기간(1992~2003년)에도 한국 기업에 공사를 발주할 정도로 ‘코리아 프렌들리’를 보여준 나라다. 유엔제재 해제 이후 경제가 급성장 중인 리비아는 세계 8위의 석유 매장량에다 석유자원 고갈 이후를 대비해 지식과 첨단기술 기반산업 육성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 기업들로선 건설 이외에 정보통신기술(ICT)·자동차 등의 수출을 확대할 수 있고, 북아프리카와 유럽의 교두보로 삼을 만한 해외시장이다. 현재 한국 기업들이 40억달러 규모의 트리폴리 도시철도사업의 수주전에 참여 중인 만큼 외교망을 총 가동해 관계복원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수교 30년에 걸맞은 양국 호혜와 위상의 재정립을 위해 정부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 ‘제2의 법정’ 원철스님 절집 안·바깥을 말하다

    ‘제2의 법정’ 원철스님 절집 안·바깥을 말하다

    ‘제2의 법정’이라고도 하고, 불교계의 이야기꾼이라고도 했다. 경전과 선어록 연구자이면서 불경 번역에 힘쓰고 있는 원철 스님이 한꺼번에 두 권의 책을 냈다. ‘왜 부처님은 주지를 하셨을까?’(조계종출판사 펴냄)가 절 안의 터줏대감과 같은 주지(住持) 이야기라면, ‘절집을 물고 물고기 떠 있네’(뜰 펴냄)는 절 바깥 세상 건축물에 대한 남다른 관심의 기록이다. 특히 ‘왜 부처님은’은 다양한 주지의 사례와 일화 등을 소개하며 불교에서 ‘승려의 꽃’으로 통하는 주지 역할에 대한 계언을 담고 있다. 그는 조계종 종정인 법전 스님의 상좌였다. 법전 스님은 성철 스님을 이었으니 그에게 성철 스님은 할아버지뻘인 셈이다. 원철 스님은 해인사에서 출가해 해인사, 은해사, 실상사 등에서 강사 생활을 했고 총무원 재정국장, 기획국장, 포교원 신도국장 등 여러 자리를 거쳤건만 정작 주지를 맡아본 경험은 일천하다. 사형(師兄)이 맡던 절의 임시 주지 6개월, 경기 포천 작은 절에서 주말에 법문을 하는 ‘주말 주지’ 1년의 경험 정도다. 원철 스님은 “세월이 갈수록 주지가 부각되는 시대”라며 “주지는 지역의 유지 대접만 받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사회적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한 만큼 너무 개별사찰 운영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지역공동체에 대한 불교의 참여를 강조했다. 또한 그는 “조선시대에 들어서서 이판(理判)과 사판(事判)을 나눠 방장을 이판의 꽃, 주지를 사판의 꽃이라고 해왔지만 사실 중국이나 일본만 해도 그런 구분이 없다. 소림사 방장은 곧 소림사 주지를 의미한다.”며 “한국 불교계에서 수행과 행정을 너무 구분해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부처님 당대에는 수행자들이 사흘 이상 한 곳에 머물면 안 됐다. 그러니 그때까진 주지라는 직책이 없었다. 하지만 부처님은 최초의 사찰인 기원정사(祇園精舍) 주지를 지냈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 당시 자이나교에는 인도의 우기(雨期) 3개월에 맞춰 수행자들이 외출을 하지 않는 안거제도가 있었다. 반면 신흥종교이던 불교에는 그런 제도가 없었다. 불교 수행자들이 우기에 돌아다니다 각종 생명체를 밟아 죽이는 것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자 부처님은 떠돌이 생활에서 정주(定住)의 기초가 된 사찰 창건을 허락한다. 부처님은 당연히 기원정사의 창건주이자 주지가 됐다. ‘절집을 물고’는 절집의 경계에 머물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과 건축을 모아놓은 건축 여행기다. 사찰과 암자, 토굴에서 해우소는 물론 경복궁과 삼청동, 북촌, 피맛골, 템플스테이 정보센터, 그리고 터키 이스탄불, 프랑스 라 투레트 수도원, 중국 쓰촨성 아미산, 러시아 세르기예프 수도원, 유럽의 묘지 등 외국의 건축물, 개성 선죽교와 금강산 신계사 등 북한에 있는 건축물까지 두루 다뤘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경부고속도로와 4대강 사업/함혜리 논설위원

    1967년 4월 제6대 대통령선거에 입후보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선거공약으로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발표했다. 3년 전 서독을 방문했을 때 자동차 전용도로인 아우토반을 기반으로 경제부흥을 했다는 설명을 듣고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정치권의 비판과 여론의 반발은 극심했다. 6·25전쟁의 폐허에서 가까스로 벗어났지만 여전히 가난한 시절이었다. 총공사비 429억 7300만원은 당시 국가예산의 23.6%를 차지할 정도로 방대한 규모였다.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142달러에 불과했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고작 5만대였다. 재정파탄의 우려와 시기상조라는 비난 속에서 단군 이래 최초의 대규모 국책사업은 첫삽을 떴다. 1968년 2월1일 서울~수원 간 공사를 시작으로 2년 5개월 만인 1970년 7월7일 대구~대전 구간을 끝으로 서울과 부산을 잇는 총연장 429㎞의 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됐다. 지금부터 꼭 40년 전이다.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경제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전국이 1일 생활권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물류혁명이 시작된다. 전국에서 제작·생산되는 제품이 단 하루 만에 수요자에게 전달되는가 하면 대구와 부산 등 경부축 대도시에서 섬유와 신발 등 산업이 발달하고 인구도 증가했다. 본격적인 고속도로 시대가 열리고 자동차 수요가 급증했다. 자동자 생산이 늘어나면서 제철 수요가 커지고 부품 산업이 발달하는 등 제조업에 대한 파급효과도 컸다. 경부고속도로를 시작으로 경인, 호남, 남해. 구마, 영동 등 고속도로가 잇따라 뚫리고 남북 7개축, 동서 9개축의 격자형 간선도로망이 갖춰졌다. 경부고속도로 개통은 경제뿐 아니라 국민들의 생활패턴, 여가활동 등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관광지 접근성이 향상되면서 관광·레저산업도 급격히 발달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가치 창출이었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찬반논쟁이 치열하다. 경부고속도로 건설계획 발표 당시와 비슷하다면 비슷할 수 있다. 야권과 종교·환경단체 등 반대론자들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4대강 공사가 수질악화와 생태계 파괴를 가져올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정부는 ‘친환경+녹색성장’의 새 기회를 열어갈 국책 치수사업임을 강조한다. 국토 개조에 대한 인식의 틀을 통째로 바꿔놓은 경부고속도로 건설의 성공신화가 4대강에서 재현될 수 있을지, 아니면 엄청난 재앙을 부를지 예단하기 어렵다. 확실한 것은 자동차 다니는 길과 물 흐르는 강이 다르다는 점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짐승에 짓밟힌 18년… 美사회는 책임진다

    짐승에 짓밟힌 18년… 美사회는 책임진다

    최근 국내에서 어린이를 상대로 한 성폭행 사건이 잇달아 발생,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1일(현지시간) 한 성폭행 피해자에게 2000만달러(약 245억원)의 피해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배상금을 받게 된 주인공은 제이시 리 두가드(30)로, 필립 가리도(59)에게 납치된 뒤 무려 18년 동안 감금된 채 성폭행을 당하고 그의 두 아이까지 낳은 여성이다. 190억달러라는 엄청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처지이건만 캘리포니아주는 그녀에게 머리를 숙였다. 주 정부의 전과자 관리 소홀이 한 개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었다는 통절한 반성과 함께 피해자가 평생 지고 가야 할 심신의 상처를 정부가 적극 보듬겠다는 사회적 책임의식을 보여준다. 테드 게인스 주의원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캘리포니아에서 석방된 죄수를 어떻게 감시해야 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더욱 더 철저해야 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교정국은 일반적으로 민사소송 대상에서 제외돼 왔으나 두가드 사건은 가석방 관리를 잘못해 납치범 필립 가리도(59)를 더 일찍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점을 감안해 주 의회가 특별히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두가드는 지난 2월 캘리포니아주 교정국 관리들이 가리도의 가석방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주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가리도는 1976년 성폭행 및 납치 혐의로 징역 50년을 선고받고 11년을 복역한 뒤 1988년에 가석방됐다. 하지만 1991년 6월 캘리포니아주 레이크 타호 인근 두가드의 집 앞에서 스쿨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가던 두가드(당시 11세)를 납치해 샌프란시스코 동부 앤티오크에 있는 자신의 집 뒷마당 텐트에 18년간 가두고 성폭행한 혐의로 다시 구속됐다. 지난해 8월24일 경찰이 UC버클리 교내에서 허가 없이 전단을 배포하던 가리도를 붙잡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충격적인 18년간의 범행이 드러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특정 종교의 광신도인 가리도는 자신이 천사의 목소리를 듣는다면서 ‘신의 소망’이라는 회사를 차리고 아내 낸시(55)와 함께 두가드를 감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두가드는 가리도에게 성폭행을 당해 14살 되던 해에 첫째 엔젤을, 4년 뒤 둘째 스타릿을 낳았지만 두 딸은 경찰에 구조될 때까지 학교나 병원을 전혀 가보지 못했다. 두가드 모녀가 생활한 텐트에는 간이 샤워 시설과 변기 등이 갖춰져 있었고, 2m 높이의 담이 처져 있었기 때문에 외부인에게 노출되지 않았다. 현재 두가드와 두 딸은 실리콘밸리 동쪽에 위치한 이스트베이에서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살고 있다. 앞으로 몇 년 더 정신과 치료와 건강관리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나이지리아 축구팀, 2년 출전금지…FIFA와 갈등 예고

    나이지리아 축구팀, 2년 출전금지…FIFA와 갈등 예고

    나이지리아 대통령 굿럭 조나단이 나이지리아의 축구대표팀에 ‘2년간 국제대회 출전금지’ 명령을 내렸다.나이지리아 대통령의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축구 대표팀이 나이지리아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생각해 현 대표팀은 즉각 해산하도록 했다.”며 “또한 앞으로 2년간 국제대회출전을 금하고 재정비의 시간을 갖도록 했다.” 고 전했다.이는 나이지리아 대표팀이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과 치른 예선전에 비겨 16강행이 좌절된 것에 대한 실망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또한 나이지리아 정부는 대표팀 감독 라르스 라예르베크의 선임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다면서 나이지리아 축구협회(NFF)의 방만한 행위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이와 같은 나이지리아 정부의 결정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라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FIFA는 축구가 정치나 종교 등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경우 해당 국가에 대한 징계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FIFA 측은 “아직 나이지리아 축구협회로부터 보고를 받은 바 없지만 정치적 개입은 안 된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단언했다.이어 FIFA는 “만약 나이지리아가 대통령의 뜻을 실행에 옮긴다면 우리도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만약 나이지리아가 2년간 국제대회에 불참할 경우 FIFA는 자국 대표팀과 클럽팀, 심판의 국제대회 출장 금지와 자국 대표단의 국제회의 및 행사 참석 금지 등의 제재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한편 나이지리아는 1994년 미국 월드컵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잇달아 16강에 진출했고,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남자축구에서는 우승하는 등 전성기를 보냈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어 2010년 남아공월드컵서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나이지리아 축구협회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사진 = 국제축구연맹서울신문NTN 김민경 인턴기자 cong@seoulntn.com
  • 신자유주의경제학 뒤집기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대표적이며 핵심적인 재정정책 중 하나다. 2012년까지 16조 9000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34만개를 만들고, 4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간 홍수 피해액과 복구비로 쓰이는 7조원의 돈도 크게 감소된다고 한다. 경제살리기 효과가 있다는 명분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21세기 한국경제가 이러한 토건사업으로 고용과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구조인지 논란이 여전하다. 또한 생태 환경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고, 유·무형 문화유산의 안정적 보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며, 지속가능한 발전의 근거가 되는 천연자원인 물을 황폐하게 한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정부와 여당이 경제를 성장시키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데, 야당뿐 아니라 경제학자, 환경생태론자, 종교인들까지 나서 반대 목소리를 높인다. 왜일까. ●IMF ‘가짜 만병통치약’ 같은 정책 아시아를 강타한 1997년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네시아에서 극빈층의 식료품 및 연료 보조금을 철폐하는 정책을 펼쳤다. 한국에서도 경기 하강 징후가 뚜렷함에도 과열 때나 어울리는 고금리 정책을 고집했다. 적절한 제도의 틀을 갖추지 않은 채 공기업 민영화도 밀어붙였다. 결국 인도네시아에서는 빈민층 폭동으로 많은 사회적 자본이 파괴됐고, 한국의 공기업은 해외자본 또는 민간자본으로 넘어갔다. 그 결과 한국 사회의 공공성은 효율성과 수익성 앞에 무릎 꿇고 현저히 위축되고 말았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단의 경제학’(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지음, 노승영 옮김, 시대의창 펴냄)은 경제정책은 상충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철저히 ‘선택의 문제에 의한 것’이며 민주주의 운영 질서가 중요한 부분인 탓이라고 설명한다. 일부 경제 관료들과 IMF만 이를 무시하거나 나라별 특성을 외면한 채 ‘가짜 만병통치약’과도 같은 정책을 일방적으로 쏟아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책에 따르면 고용과 성장, 실업률, 빈곤, 불평등 같은 문제들은 따로 떨어져서 존립할 수 없으며, 포괄적인 하나의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 여러 정책적 선택의 장단점과 효과에 대해 분석했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누가 결정을 내리는가에 따라 또 달라질 수 있다. 아울러 대안은 언제나 존재하며 어떤 정책이든 장단점이 있다. 그래서 ‘다른 대안이 없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전문가들과 경제관료들에게만 경제정책을 맡겨둘 수 없다고 주장한다. 경제 정책을 수립하는 데 민주주의가 새삼스럽게 강조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한다. ●개도국 무시한 ‘워싱턴 합의’에 맞서 책은 ‘워싱턴 합의’에 반대하는 전 세계 학자들의 공동 연구 결과물이다. ‘워싱턴 합의’는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IMF와 세계은행이 20년 넘게 전 세계에 강요해온 낮은 인플레이션, 긴축재정, 민영화 등의 정책을 말한다. 신자유주의의 상징과도 같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와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사무차장, 리카르도 프렌치데이비스 칠레대 교수 등을 비롯한 경제학자, 사회학자, 정치학자, 시민단체 관계자 등은 2000년 전 세계 네트워크 모임인 ‘정책대화구상’(IPD)을 결성했다. 이어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로 상징되는 IMF와 세계은행이 강요해온 많은 정책들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IPD가 남다른 이론, 새로운 주장을 펴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인 사회 후생을 공평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극대화하는 것’이 경제정책 수립의 목표임을 얘기한다. 경제학을 접하며 처음 배웠던 초심의 명제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정책의 또 다른 목표는 민주주의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제정책이라는 것이 결국 앞에 놓인 수많은 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인 만큼 초심의 목표 자체에 충실할 수 있는 여러 주체들 간의 대화와 소통을 주문하는 것이다. 자칫 목표와 수단을 혼동하는 것도 여기에서 비롯됐다는 충고도 빠뜨리지 않는다. 예컨대 ‘물가 안정’은 효율성 증대와 장기 성장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임을 망각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문장과 문체는 조금 딱딱한 느낌이지만 주요 개념을 상세히 설명하고 경제정책, 자본시장 자유화 정책 등 주요 논점과 과제에 대해 경제학의 보수파, 케인스학파, 비정통파 등 여러 계파의 논리와 태도를 비교하며 쉽게 풀어 썼다. 1만 8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英 재정 긴축안 나왔다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재정적자를 줄이고 경제성장률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1945년 이후 처음으로 25일(현지시간) 영국에 연립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각종 정책에 대한 뚜렷한 시각차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손을 맞잡은 보수당과 자유민주당 연정의 행보에 영국은 물론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영국언론들은 유럽발 경제위기 속에서 영국 정부가 재정적자 감축을 이뤄내느냐에 정권 성패가 달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정 공식출범… 고강도 밑그림 엘리자베스2세 영국여왕은 오전 10시 의회에서 개원 선언을 겸한 ‘여왕 연설’을 통해 의회가 향후 18개월간 추진할 22개 법안에 대한 밑그림을 발표했다. 매년 하원 개회 때 진행되는 여왕의 의회연설은 회기 중 처리될 주요 법안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의회의 승인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국언론들은 재정긴축에 초점이 맞춰진 법안 대부분이 당초 예상보다 강도가 높았다고 평가했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 상향조정 시기를 앞당기고, 국영 우체국을 부분 민영화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이 대표적이다. 가디언은 “5페이지 분량의 연설은 지난 13년간 노동당 정부의 정책과 전혀 달랐다.”면서 “학교정책의 전면 개편, 복지정책 개혁, 과세제도의 변경 등이 눈에 띄었다.”고 분석했다. 민간단체, 종교단체 등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자율학교’를 전면 도입하는 법안도 도입된다. 이 밖에 신분증 제도와 차세대 생체인식 여권 도입 계획을 폐지하고, 유전자 보존 및 폐쇄회로(CC)TV 카메라 사용을 규제하는 안도 포함됐다. 또 연정구성의 최대 관건이었던 선거제도 개혁 여부는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각료 대중교통 이용 등 솔선수범 영국 연정은 앞서 24일 올해 예산 가운데 공무원 신규채용 중단 등을 통해 62억 4000만파운드(약 10조 6000억원)를 삭감하는 긴축 재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각료들은 관용차를 이용하는 대신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또 출장 목적으로 비행기를 탈 때도 1등석 대신 2등석(비즈니스급)에 앉는다. 데이비드 캐머런 연립정부는 재정긴축 의지를 한층 내세우기 위해 연정 구성 2주 만에 신속히 재정대책을 공개했다. 삭감 대상에는 정부의 상담 및 광고 비용 11억 5000만파운드를 줄이고 정부 조달사업을 중단하거나 늦춰 17억 파운드를 절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정부 자문기구를 폐지해 6억파운드를 절약하는 한편 어린이들이 18세가 될 때 일정한 예금액을 받을 수 있도록 이전 정부가 추진해온 ‘어린이 펀드’도 없애기로 했다. 게다가 정보기술(IT) 관련 지출과 공무원 신규채용 중단을 통해 각각 9500만파운드와 1억 2000만파운드의 감축 효과를 노리고 있다. 각료들은 이미 월급의 5%를 깎기로 합의한 상태다. 박건형 박성국기자 kitsch@seoul.co.kr
  • [인사]

    ■문화체육관광부 ◇부이사관 승진 △기획행정관리담당관 조현래△재정〃 윤남순△국제관광과장 황성운△도서관정책〃 박명순△체육진흥〃 양재완 ■지식경제부 ◇과장급 전보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팀장 이상준 ■소방방재청 ◇소방정 승진·전출 △전남도 박경수◇소방정 임용△강원소방학교장 이흥교△중앙소방학교 소방과학연구실장 이형철△방호과 김홍필 ■대구시 ◇4급 △기획관리실 규제개혁법무담당관 남석모△건설관리본부 관리부장 이창하△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사무소장 직무대리 이응규 ■서울대 △보건대학원장 백도명△보건대학원 부원장 권순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임원 임용 △기획운영이사 이윤호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엔지니어링기술지원센터소장 박춘근△융복합연구본부 수중로봇개발단장 류영선△충청·강원권기술실용화본부 에코시스템기술센터장 김수진△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 사업운영실장 구범모 ■국민일보 ◇승진 <부국장>△논설위원 김진홍<부국장대우>△편집국 생활과학부장 이용웅△〃 산업부 선임기자 김경호△종교국 i미션라이프부장 이승한△광고마케팅국 영업3팀장 최병희△〃 영업1팀장 류청하△경영전략실 경리팀 박혜은<부장대우>△편집국 종합편집부 김채하 △〃 사진부 호임수 ■서울경제신문 <편집국>△금융부장(부국장) 김형기△논설위원실 논설위원(부국장대우) 남문현[부장]△정보산업 강창현△생활산업 우현석△국제 정문재△산업 고진갑△증권 오철수 △문화레저 이효영△정치 구동본<광고국>[부장]△마케팅1 정동성△마케팅2 김철중△마케팅3 임기묵△마케팅4 장재호△기획 박찬일△제작 국승도<출판국>△파퓰러사이언스 편집장 양철승 ■서울경제TV △보도제작본부 보도국장 박민수△마케팅본부 광고마케팅〃 김창겸 ■대우증권 △호남지역본부장 김진걸△퇴직연금〃 민경부△홍보〃 김호범 ■IBK투자증권 ◇임원 선임 <상무>△IB사업본부 기업금융담당 최협규
  • ‘4대강’ 지방선거 뇌관 재부상

    지난 연말 예산국회를 뜨겁게 달궜던 4대강 문제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핵심 쟁점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세종시 문제와 이어진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사라지는 듯했으나 종교계가 관심을 가지면서 논쟁이 재점화된 것으로 정치권은 판단하고 있다. 여야는 23일 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한 지방선거 정책토론회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4대강 사업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히 대규모 보(洑) 건설과 준설로 인한 수질오염 및 침수피해 우려가 계속 제기되던 와중에 경기도 여주군의 4대강 사업 구간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고, 멸종위기 식물인 ‘단양쑥부쟁이’ 서식지가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가중됐다. 야당 의원들은 “생태계 파괴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과 정부 관료들은 “심각한 문제가 아니며, 장마철 홍수 방지를 위해서라도 공사 속도를 더 내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환노위에서 이만의 환경부 장관과 심명필 4대강 사업본부장, 최용철 한강유역관리청장을 상대로 “국민 70%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이 진행되면서 습지 파괴, 수질 악화, 물고기 집단 폐사 등의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남한강 여주보·이포보 공사 현장에서 멸종 위기종인 ‘꾸구리’를 포함한 물고기 1000여마리가 죽은 사실을 언제 파악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최용철 한강유역관리청장은 “가물막이 공사로 수량이 부족해져 물고기 300~400마리가 떠올랐고, 이중 30마리 정도만 죽었다.”면서 “폐사한 물고기는 멸종 위기종이 아닌 잉엇과의 누치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현장에서 찍은 사진 한 장에 나타난 죽은 물고기만 해도 34마리이며, 꾸구리도 분명히 있다.”며 사진을 꺼내들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도 “3일 전부터 죽은 물고기들이 떠올랐고, 작업 인부들이 이를 수거해 갔다.”고 추궁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물고기 30마리가 죽은 것을 언론이 선정적으로 보도했다.”면서 “공사를 중단할 상황이 아니며, 시민단체보다 늦게 물고기 폐사나 단양쑥부쟁이 서식 사실을 파악한 공무원들의 근무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준선 의원도 “4대강 사업은 막혀 있는 동맥과 정맥을 수술하는 것”이라면서 “공사 중단 요구는 피 흘리는 게 두려워 수술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정책토론회에서도 야당은 일자리 창출 및 재정 위기의 해법으로 4대강 사업 중단을 꼽았다. 22조원 규모의 4대강 사업은 재정에 부담만 줄 뿐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논리였다. 민주당 변재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4대강 사업비 8조원을 수자원공사에 떠넘기고, 이자 비용을 정부가 책임지겠다고 한다.”면서 “공기업 부채를 포함한 정부 부채가 700조원인데 이를 어떻게 감당하겠는가.”라고 물었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정책위의장도 “4대강 예산을 교육, 과학기술에 투자해 사회적 서비스 및 사회적 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정책위의장은 “4대강 사업의 고용효과는 9000여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광림 제3정조위원장은 “이제 시작단계라 일자리 창출효과가 드러나지 않는 것일 뿐”이라면서 “보 건설, 설계 및 장비 정비 분야의 고용효과를 봐야 하고, 생태복원 등 마지막 단계에서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구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생명의 窓] 학생들에게 종교자유를/박광서 서강대 물리학 교수

    [생명의 窓] 학생들에게 종교자유를/박광서 서강대 물리학 교수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종교사립학교에서의 강제적인 종교교육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광학원이 학생들에게 특정종교 교육을 사실상 강제했고, 종교수업 강요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퇴학 처분까지 한 것은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법감정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넘었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판결한 것이다. “무신앙 또는 타종교 학생들의 불이익을 충분히 고려하여 대체과목 개설 등 적절한 대책을 마련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배려가 없어 교육부 고시에도 충실하지 못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 2008년 5월 대광학원의 손을 들어줬던 2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 “특정종교의 교리를 주입하고 의식을 강요하는 종교단체의 신앙 실행의 자유보다 더 본질적이고 상위의 기본권인 학생의 학습권과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결했던 2007년 10월의 1심과 동일한 취지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2004년 6월 당시 대광고 학생회장이었던 강의석(현재 서울법대 3학년)씨가 1인시위와 단식농성을 통해 ‘예배선택권’을 달라며 학내 종교자유를 주장한 지 6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고교평준화 제도가 시작된 1974년부터 계산하면 종교사립학교의 강제 선교가 위법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판결이 나오는 데 무려 36년이나 걸린 셈이다. 오랜 세월 관성에 젖은 종교사립학교들이 순순히 방향 선회를 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학교라는 공교육기관에서 더 이상 학생들에게 무리하게 종교교육을 시켜서는 안 된다는 확실한 경고임에 틀림없다. 학교에서의 특정종교 강요로 인한 잡음은 끊이질 않는다. 최근에도 안양시의 한 고등학교가 매주 금요일 전교생을 인근 교회로 출석시켜 종교수업을 받은 후 학교로 등교하게 하여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을 샀던 일이 있다. 언론에 노출되지는 않지만 왕따에 대한 두려움과 전학 강요 등 정신적 고통으로 힘겨운 학교생활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전국 2095개의 고등학교 중 종교사립학교 수가 227개나 되니 국민의 10.8%는 좋든 싫든 종교계 학교에 갈 수밖에 없다. 매년 6만여명의 학생들이 입시에 시달리면서 한편으론 종교문제로 피곤해한다면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평준화제도 탓이라 하지만, 학교운영비의 60% 이상을 국고로 지원받는 대가로 학생선발권 제한을 받아들였다면, 학교는 종교와 무관하게 배정된 학생들에게 특정종파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학교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키고 싶다면 과감하게 국고지원을 포기하고 재정 자립의 길을 택하는 게 옳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 받으면서 종교교육 포기는 못하겠다니 ‘단 것은 삼키고 쓴 것은 뱉는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싫으면 이사하고 전학 가라.”는 압박도 부당하다. 이사와 전학이 쉬운 일도 아닐뿐더러, 죄 지은 사람처럼 홀로 고통을 감수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의 감독 소홀에 대해서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아쉽다.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줘야 할 국가가 제 역할을 다했는지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국가기관에는 관대하다는 법원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지난 수십년간 수백만명의 학생들이 당한 정신적 고통은 거의 교육부의 무감각과 무책임 때문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드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이다. 교육청과 학교라는 두 권력이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는 사이, 종교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예민한 사춘기의 학생들이 “원치 않으면 하지 않게 해 달라. 억울함을 하소연할 데가 없다. 법만 있으면 뭐하나.”라며 냉소적인 태도로 국가와 사회를 불신하게 되는 것은 국가의 장래를 위해 불행한 일이다. “법의 가장 큰 임무는 가장 약한 사회 구성원을 보호하는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돌볼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존 그리샴의 말이 머릿속을 맴돈다. 우리의 미래인 학생들을 생각하면서.
  • 김수환·법정 소설로 다시 태어나다

    김수환·법정 소설로 다시 태어나다

    김수환 추기경과 법정 스님. 많은 가르침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두 삶이 각각 소설로 다시 태어났다. 한수산(64) 장편소설 ‘용서를 위하여’(해냄 펴냄)와, 불교와 역사 분야 소설을 주로 써온 백금남(63)의 ‘맑고 향기로운 사람 법정’(은행나무 펴냄)이다. 공교롭게 두 작품 모두 실명과 실제 사건이 주로 등장하는 논픽션에 가까운 소설인데다, 작가가 모두 해당 종교에 신심(信心)이 두텁다. ‘용서를’은 한수산이 ‘까마귀’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이다. 한수산 개인에 새겨진 시대의 상흔(傷痕)과 청년 김수환이 사제가 되기까지의 영적 형성기 이야기가 씨줄날줄로 교직한다. 한수산은 1981년 5월 영문도 모른 채 군 보안사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한 뒤 심신이 망가지고 한동안 펜까지 꺾은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당시 중앙일보에 연재 중이던 ‘욕망의 거리’가 최고 권력자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겪었던, 이른바 ‘한수산 필화사건’이다. 소설 속에 실명으로 등장하는 한수산은 “용서는 먼저 피해자가 해야 한다.”는 김 추기경의 말씀을 붙잡고, 끝없이 성찰하고 회의하면서 ‘용서와 사랑’의 가치를 찾아 나간다. 한 작가는 20일 서울 태평로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3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필화사건을 이렇게 상세히 쓰지 못했다.”면서 “상처는 여전했고 해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처를 완전히 치유하고 극복했다고 장담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그는 “쓸 때는 담담히 썼지만 고문에 대한 세세한 묘사만큼은 교정 과정에서도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면서 “얼마 전 (필화사건 당시 대통령인) 전두환씨의 친척이 술 먹자고 하는데 자리에 안 나가게 되더라.”고 덧붙였다. 천주교 신자인 그에게 ‘서로 사랑하라.’는 김 추기경의 화두는 커다란 울림을 안겨주었다. 그는 “처음 그 말을 대하면서 추기경께서도 나와 같이 영문도 모른 채 그런 일을 겪었다면 과연 사랑이라는 말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면서 “가해자의 사죄 없이 용서가 가능할까, 그것이 이 소설의 출발”이라고 털어놓았다. 소설은 자신이 평안 속에 살기 위해서라도 가해자의 사죄가 없더라도 용서하자고 결론을 짓는다. 소설 ‘…법정’은 법정 스님이 온 생애에 걸쳐 몸으로 실천했던 철학을 더욱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그가 1960년대에 쓴 시 네 편을 발굴 공개하는 등 ‘글쟁이 법정’의 면모 역시 유감없이 확인시켜 준다. 성철 스님에게도 매서운 비판을 거두지 않던 법정, 함석헌·장준하 등과 함께 군부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던 법정, 시인으로서 사숙(私淑)했던 백석을 추억하는 법정, 백석의 연인 자야로부터 대원각 터를 받아 길상사를 창건한 법정 등 여러 사연이 손에 잡힐 듯 그려진다. ‘소설 탄허’, ‘탄드라’ 등을 쓴 백 작가는 “선승인 성철 스님과 함께 법정은 한국 불교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그는 무소유의 삶을 실천했음은 물론, 부처의 말씀을 오늘의 언어로 그려내 널리 접할 수 있도록 한 수필가였고 시인이었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모두가 행복한 나눔세상으로 오세요”

    “모두가 행복한 나눔세상으로 오세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성직 수행 좌우명(사목 표어)은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Pro Vobis et Pro Multis)’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30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 추기경 선종 1주기를 맞아 나눔 정신을 이어받은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이 새달 7일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종교 떠나 사회 곳곳에 나눔 전파 재단 이사장 염수정 주교는 “추기경은 사회 불의에는 엄했지만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에게는 자비로웠던 분”이라면서 “말씀보다 먼저 몸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한 김 추기경의 뜻을 잘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나눔 문화를 확산시킨다.’는 게 설립 목적이다. 나눔문화 발전을 위한 정책연구 및 제도개선 사업,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직장인 동호회, 어린이 교육 등을 중심으로 대국민 캠페인 사업도 펼쳐 사회 곳곳에 나눔 문화를 전파할 계획이다. ●올해 30억~50억원 모금 목표 재단 차원에서 기금을 조성한 뒤 특정 주제의 공익사업에 이를 지원한다. 오는 9월까지 개인과 기업 등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벌인다. 기존 가톨릭 복지법인이 신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과 달리, ‘바보’ 재단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그래서 모금활동이나 지원 범위 역시 종교, 지역 등을 따지지 않고 오직 나눔 문화 확산이라는 공익성만을 검토한다. 재단 상임이사 김용태 신부는 “한 해 모금액은 그 해 전부 소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올해는 30억~50억원 모금이 목표”라고 밝혔다. 재정현황이나 지원기준 등은 홈페이지(www.babo.or.kr)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다. 후원계좌는 우리은행 1005-001-632223(예금주:바보의나눔). (02)727-2504~8.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봉은사 조계종 직영 반발… 불교계 내홍

    봉은사 조계종 직영 반발… 불교계 내홍

    법정 스님 추모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불교계가 내분에 휩싸였다. 서울 삼성동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겠다는 조계종 총무원의 결정에 봉은사와 신자들이 공개 반발하고 나섰다. 봉은사 측은 1000만 서명운동까지 벌이겠다며 강경하다. 15일 불교계에 따르면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전날 열린 일요법회에서 “신도들과 소통되지 않은 (총무원 직영사찰 전환)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스님은 “직영 전환 이유를 사찰의 주인인 신도들이 납득할 수 있게 총무원에서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다음 주까지 답변이 없으면 전국 사찰과 신도들을 대상으로 ‘봉은사 직영 폐지를 위한 1000만인 불자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못박았다. 발단은 지난 4일 총무원이 임시중앙종회에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안건을 상정하면서 불거졌다. 직영사찰은 총무원장이 당연직 주지를 맡는 사찰을 말한다. 재정·인사권이 총무원에 귀속되며, 기존 주지는 ‘재산관리인’ 역할만 맡는다. 총무원이 내세운 직영 전환 명분은 ‘수도권 포교 강화’. 하지만 봉은사 측은 “명진 스님이 주지로 취임한 이래 재정공개와 1000일 기도를 통해 포교가 강화되고 투명한 경영 풍토가 확립됐다.”며 “자율성 침해”라고 반발했다. 그럼에도 이 안건은 11일 법정 스님 입적으로 혼란한 분위기 속에서 통과됐다. 봉은사는 ‘결사 항전’ 분위기다. 명진 스님은 “봉은사를 나간다면 뼈가 돼 나갈 것”이라며 결기에 찬 각오를 밝혔다. 신도들은 홈페이지(www.bongeunsa.org) 등에 총무원의 일방적 결정을 규탄하고 명진 스님 지지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신도 박기원씨는 “법정 스님 열반으로 심적으로 힘든 와중에 이렇게 눈뜨고 도적질 당하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고 기가 찬다.”고 썼다. 총무원은 공식 대응을 피하고 있다. 총무원 관계자는 “봉은사 측에서 공개 질의서를 보내오면 그때 공식적인 입장을 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남의 중심 사찰인 봉은사를 두고 때마다 벌어지는 다툼에 불교계 안에서는 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측은 “직영사찰 지정이 불가피하다면 총무원이 이에 대한 공론의 장을 먼저 만들었어야 옳다.”면서 “그것이 소통을 종책 기조로 삼은 현 총무원 기조에도 부합한다.”고 꼬집었다. 김종서 서울대 종교학과 명예교수는 “이런 논란이 생긴다는 것은 조계종에서 주지를 중심으로 한 개별 사찰 포교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뜻한다.”면서 “전체 조직 사업과 지역 포교 간의 긴장을 유지하고 적절한 합의점을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2010 우리구 이슈] 박장규 용산구청장

    [2010 우리구 이슈] 박장규 용산구청장

    “용산의 눈부신 변화를 볼 때마다 감동을 느꼈어요. 10년 뒤면 이곳이 서울의 최고 중심지역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민선4기의 마지막 남은 기간을 재개발과 복지 확충에 힘써 용산의 기틀을 갖추겠습니다.” 박장규 서울 용산구청장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용산 지역개발 사업과 주민복지 강화를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는 용산역을 중심으로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본격화되고 한강로 일대에 대한 개발이 추진되는 등 용산 성장의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뜻깊은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제 용산은 서울의 남북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남산과 용산 가족공원 등이 자리잡은 녹지축의 중심지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산구는 2001년 7월 용산 부도심 개발 계획이 발표된 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과 한남재정비촉진지구 내 공공관리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용산 지역에 30조원이 넘는 거액이 투자돼 전국 자치구 가운데 성장속도가 높은 도시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박 구청장은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28조원을 투입, 국제업무 및 상업, 문화, 주거시설 등을 결합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라며 “계획대로 추진되면 이곳은 신라 금관 모양의 스카이라인뿐 아니라 한강과 남산의 조망권을 확보하게 돼 하루 30만명 이상의 국내·외 비즈니스맨들이 찾는 동북아의 유명 항구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종합행정타운 이전으로 복지행정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달 말 이태원동 34의 87 옛 아리랑택시 부지에 구청사와 구의회, 보건소, 문화예술회관 등이 들어간다. 기존 청사의 남는 공간과 주민센터 등은 리모델링해 지역 밀착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구청장은 “장애인 복지관과 경로당, 보육시설 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여력이 되는 대로 여성우선주차장, 여성교양대학, 여성아카데미 등도 늘려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용산 참사’에 대해 “사건의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 지역에서 불행한 사건이 일어난 점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사건 해결을 위해 힘써주신 정부와 서울시, 종교계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유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3선 임기를 채우고 떠나는 소회를 묻자 박 구청장은 “용산이 10년 전보다 좋은 환경이 됐다는 데 자긍심을 느끼고 구청장으로서 후회는 없다.”면서 “퇴임하면 자연인으로 돌아가 여생을 주민들에게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살려고 한다.”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친북·반국가 행위자 100명 발표

    보수 계열 민간단체인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위원장 고영주)는 12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같은 당의 권영길 의원, 민주당 최규식 의원 등 현역의원 3명을 포함한 친북·반국가 행위자 10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에는 각계의 진보 성향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사회적 논란과 함께 ‘보·혁’ 대립구도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추진위는 이날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현재 활동 중이고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사를 대상으로 친북·반국가 행위 대상자 1차 수록 예정자 100명을 공개했다. 추진위는 북한 당국의 노선인 ‘주체사상’ ‘선군노선’ ‘연방제 통일’ 등을 지지·선전한 행위(친북행위)와 헌법질서를 부정하고 국가변란을 선동한 경우(반국가행위)를 선정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명단에는 김근태·노회찬 전 의원, 이재정·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 14명이 포함됐다. 또 박원순 변호사 등 법조계 인사 3명, 백낙청 평론가 겸 서울대 명예교수, 소설가 조정래·황석영 등 문화예술·언론계 13명 등도 명단에 등재됐다. 학계에서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강정구 동국대 교수 등 17명이, 종교계에서는 문규현·문정현·함세웅 신부, 진관·수경 스님 등 10명이 이름을 올렸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최열 환경재단 대표, 한상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등 노동계·재야운동권 인사도 36명이고, 송두율 독일 뮌스터대 교수 등 해외활동 인사 5명도 들어갔다. 1차 명단 등재를 놓고 보수진영 내에서 논쟁이 벌어졌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빠졌다. 추진위는 당사자의 이의 신청을 받아 올해 8월15일 친북반국가행위 인명사전 1권을 발간키로 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한국 사회복지지출 OECD 최하위권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관련 지출 규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경환 연구위원은 12일 ‘사회복지 지출의 국제비교’라는 보고서를 통해 2008년 현재 우리나라의 총사회복지지출 규모가 112조172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0.9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총 사회복지지출이란 노령과 질병, 실업 등 사회적 위험을 정부 재정과 사회보험의 공공복지 및 퇴직금과 기업연금을 포함한 법정 민간복지, 성금 모금 및 종교 활동, 기업 공헌 같은 자발적 민간복지로 보장하는 비용이다. 분석 결과, 복지 주체의 분담 비율은 공공복지가 75%, 법정 민간복지가 5%, 자발적 민간복지가 20%였는데, 경제 규모와 대비 시킨 한국의 사회복지 지출수준은 10.95%로, OECD 국가중 7.6%의 멕시코를 제외하면 가장 낮았다. OECD 평균은 23.7%였고, 덴마크와 독일은 30%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소득재분배 효과가 큰 공공복지 지출 수준은 우리나라가 GDP 대비 8.3%로 OECD 평균치인 20.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 연구위원은 “공공복지 비중이 높은 스웨덴, 독일 등은 상대적으로 소득불평등 정도와 노인 빈곤율이 낮은 반면 공공복지 비중이 낮은 한국과 영국, 미국 등은 소득불평등 정도가 높고 노인빈곤율도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의 복지제도가 확충되기 시작한 최근 5년간 사회복지지출액의 연평균증가율은 10.8%로 OECD 평균 증가율 4.9%와 비교해 2.2배 이상 높았다. OECD 국가 중에서는 멕시코(14.3%)와 아일랜드(13.3%)가 우리보다 증가율이 높았다. 특히 사회복지 지출액이 산출된 지난 1990년부터 18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17.5%나 됐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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