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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 징용 희생자들의 영혼, 70년 만에 고국 품으로

    일제 징용 희생자들의 영혼, 70년 만에 고국 품으로

    광복 70년 만에 일본 홋카이도로 끌려가 강제 노동에 시달리다 숨진 조선인 115명의 유골이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다. 100구가 넘는 유골이 한꺼번에 봉환되는 건 처음이다. ‘강제노동 희생자 추모 및 유골 귀향 추진위원회’ 한국 측 대표단은 11일 강제 노역에 시달리다 숨진 조선인 115명의 유골을 국내로 봉환하기 위해 홋카이도로로 출국했다. 대표단은 유족 7명을 포함해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사단법인 평화디딤돌 관계자 등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행사는 일본 측 동아시아시민네트워크와 함께 기획했다. 이날 홋카이도에 도착한 대표단은 사흘 동안 홋카이도 전역에서 발견된 조선인 유골을 인수하며 추도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 유골들은 1997년부터 18년간 한·일 양국의 민간 전문가와 종교인, 학생들이 홋카이도 각지에서 수습한 것이다. 희생자 대부분은 일제강점 말기인 1940년대에 일본에 끌려가 강제노동을 당한 조선인들로, 일본 정부는 이들을 ‘이주 노동자’라고 주장하며 외면하고 있다. 대표단은 각지에서 추도식을 열며 군국주의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낼 예정이다. 12일 열리는 첫 행사는 홋카이도 최북단 사루후츠촌에서 시작한다. 이곳에서는 아사지노 일본육군비행장 건설에 동원됐다가 숨진 유골 34구를 인수한다. 대표단은 이어 북부 산간지방인 호로카나이초의 우류댐으로 이동해 강제로 댐 건설에 동원됐다가 숨진 조선인 유골 4구를 되찾는다. 이어 비바이시의 절인 조코지에 안치된 조선인 유골 6구와 삿포로시의 절 혼간지 별원으로 이동해 71구의 유골을 받는다. 이렇게 모신 유골은 18일 오전 고국 땅을 밟게 되며 19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장례식이 엄수된다. 20일 유골 115구가 서울시가 마련한 파주 서울시립묘지 납골당에 안장되면 열흘에 걸쳐 약 3000㎞에 이르는 봉환 대장정이 막을 내린다. 이 프로젝트는 평화디딤돌 대표인 정병호 한양대 교수로부터 비롯됐다. 정 교수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강사로 근무할 때인 1989년 홋카이도에서 강제노역 조선인의 유골을 수습하던 도노히라 요시히코 승려를 만나면서부터 강제노동 유골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는 1997년부터 한·일 양국의 민간 전문가와 종교인, 학생들과 홋카이도 전역에서 조선인 강제노동 희생자 발굴 작업을 해 왔다. 정 교수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전쟁과 분단으로 얼룩진 과거를 덮어버리는 게 아니라 역사적 상처를 다시 돌아보고 미완의 과제가 있다면 이를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그리스-로마-르네상스의 주두와 상징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그리스-로마-르네상스의 주두와 상징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동서양 세계 미술사에 관한 개설서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것이 바로 건축이다. 건축은 그저 막연한 공간이 아니라 종교적으로 성스러운 우주 공간을 형성하면서 조각, 회화, 공예 등을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 자체로 그 모든 장르를 표현한다. 즉 건축이란 건축과 조각과 회화와 공예 등 모든 장르의 통합체라는 것을 깨닫고 건축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목조건축의 안팎을 빈틈없이 장엄하게 그린 단청(丹靑)의 참된 의미를 밝히고 기둥, 공포, 지붕의 갖가지 기와의 상징을 올바로 밝히고 나니 건축은 사상과 종교를 실현한 위대한 조형언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됐다. ‘건축의 탄생’이다. 건축에서 생생한 사상사(思想史)를 읽어낼 수 있다. 그러려면 신전이든 성당이든 모스크든 주두의 주된 장식을 올바로 해독해야 한다. 독자 여러분은 과거에 배운 지식은 일단 모두 옆으로 치워 놓고 잊어버리기 바란다. 이 연재는 빙산의 일각 밑의 무한히 거대한 부분을 해독함으로써 우리가 봐 오고 연구해 온 일각의 오류를 발견해 고치는 것이다. 그리고 수천 년 동안 보이지 않았던 조형은 용어조차 없었으므로 필자가 새로이 만들어 쓰고 있다. 처음 시도하는 해석이므로 처음에는 어렵게 보이나 실은 어려운 것이 아니고 낯설 뿐이다. 그리고 필자가 세계조형예술을 공부해 ‘영기화생론’을 정립해 나가면서 크게 깨달은 것은 “조형예술에 현실에서 보이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진리다. 현실에서 본 것이 똑같은 모양으로 있다 해도 영기화생으로 인해 고차원의 전혀 다른 존재로 돼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그런 조형들에 대해 현실의 사물 중 비슷한 것을 찾아 설명하고 있으니 무량한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 2년 동안 연재한 ‘틀린 용어 바로잡기’(http://www.kangwoobang.or.kr)를 참고하기 바란다. ●에레크테이온 신전의 제1영기싹과 보주는 우주의 기운 밖으로 끌어내 표현 이제 서양의 주두를 살펴보자. 원래 기능상 공포라고 해야 하나 혼란을 막기 위해 서양에서 쓰는 주두라는 용어를 그대로 쓰기로 한다. 다음에 이오니아식, 코린트식, 콤퍼짓식(이오니아식과 코린트식을 합친 것) 주두, 이 세 가지를 다룰 것이다. 주두로 건축 양식을 분류할 만큼 주두의 조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첫째, 이오니아식 주두 신전은 BC 421~406년에 세워졌다(①). 에레크테이온은 그리스신화에서 아테네를 최초로 세운 왕으로 기록돼 있다. 파르테논 신전 서쪽에 있는 에레크테이온 신전은 바로 에레크테우스왕을 모시는 성전이다. 주 무늬는 서양에서는 ‘소용돌이’ 혹은 ‘양의 뿔’이라고 부른다. 서양 건축학자들이 쓰는 용어로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윗부분에 양의 뿔 혹은 소용돌이 모양이 있으며 그 바로 밑에 ‘달걀’이 있다. 그 사이에 뾰족하게 나온 것은 ‘화살촉’이고 그 밑부분에는 ‘팔메트’ 무늬가 있다.” 그러고는 아무 말이 없다. 필자는 달걀과 화살촉이란 용어를 보고 크게 웃었다. 모두가 현실에서 본 사물의 용어로 전혀 맞지 않으므로 아무 해석도 할 수 없다. 필자의 영기화생론에 입각해 조형언어를 문자언어로 설명해 보기로 한다. 채색 분석한 것을 자세히 보면서 천천히 읽어 주기 바란다. 글만 읽으면 무슨 말인지 모른다. 무늬는 만물 생성의 근원인 제1영기싹이 두 개 연이어 있는데 끝에 원이 있고 이것이 보주다. 제1영기싹과 보주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보주 안에서 우주의 기운이 소용돌이치고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 표현한 것이다. 주 무늬인 두 개의 제1영기싹 영기문은 매우 정교하게 여러 갈래로 이어졌으며 두 영기싹 사이 안쪽에 영기문 띠가 있고 바로 아래 보주들이 화생한다. 그 아래에는 작은 보주들과 원반 같은 보주의 측면이 번갈아 가며 연이어 큰 띠를 형성한다. 그 밑의 넓은 띠는 맨 밑에 뉘어진 S자 영기문, 즉 제1영기싹을 두 개 엇갈리게 이은 것이고 각각 끝에서 제2영기싹을 이루는데 각각 오른쪽 제1영기싹에서는 제1영기싹이 연이어 올라가 맨 위에서 보주꽃을 피워 좌우대칭을 이룬다. 그 갈래 사이에서 번갈아 가며 다른 형태의 영기문이 솟아 나오는데 모두 ‘팔메트’라 부르지만 ‘좌우로 확산하는 영기문’이라고 해야 한다. 참으로 화려하고 정교한 주두의 조형이다. 그 전체를 종합해 보면 엄청난 영기문들이 집약되어 표현돼 있으며 크고 작은 보주, 그리고 앞으로 무량하게 발산할 보주꽃들이 피어나고 있으니 주두가 함축하고 있는 상징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다. 두 가지 설명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너무 크다. ●로마시대 마르스 신전의 주두 기둥 ‘우주목’은 영기잎과 함께 잘 어울려 둘째는 로마시대의 코린트식 주두다. BC 2세기에 건조된 복수와 전쟁의 신, 마르스 신전의 주두다(②). 종래 서양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아칸서스가 이중으로 있고 ‘뿔잔’이 두 개 나와 각각 아칸서스에서 두 갈래 ‘덩굴손’들이 나온다.” 다음에 필자가 그 조형언어를 문자언어로 설명한다. 작은 잎의 조형은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영기잎’이며 빨갛게 칠한 부분은 잎들을 영화시키는 방법으로 필자가 빨갛게 칠한 것이다. 맨 아래 네 개의 영기잎이 있으며 사이사이에서 다시 영기잎들이 솟아 나온다. 그 갈래 사이로 뿔잔이 아니라 기둥, 즉 ‘우주목’이 나오는데 우주목 역시 만물 생성의 근원이므로 영기잎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다. 그 우주목 기둥에서 덩굴손이 아니라 다시 ‘제2영기싹 모양의 영기잎’이 각각 나오며 그 갈래 사이에서 다시 길고 짧은 영기싹이 제2영기싹을 이루며 솟아 나와 긴 제1영기싹에서 다시 제2영기싹이 뻗어 나간다. 중앙에서 만난 제1영기싹 사이로 밑으로부터 솟아난 줄기를 따라 위에서 나오는 영기잎이 화려하게 펼쳐지며 중앙에서 강력한 제1영기싹 영기문이 절묘한 조형을 만들며 무량한 보주가 발산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대리석으로 조각하면 흰색 한 가지이므로 파악할 수 없으나 채색 분석해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영기문이라는 생명 생성의 단계적 전개 과정을 알고 있어야 실제로 채색 분석하는 능력이 생긴다. 셋째, 아테네의 ‘리시크라테스 기념비’는 아크로폴리스 동쪽에 있는 고대 그리스의 기념비로 높이 7m, 너비 2.75m다. BC 334년에 거행된 디오니소스제(祭)의 경기에서 리시크라테스의 합창단이 우승한 것을 기념해 세운 원통형 건물이다. 매우 복잡한 코린트식 주두지만 영기문의 전개 원리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필자의 이론에 따라 조형언어를 함께 읽어 보자(③). 기둥 자체가 밑으로부터 ‘영기잎’에서 연속으로 영기잎이 화생해 올라간다. 즉 우주목인 기둥의 연속적 화생을 가리킨다. ‘영기잎’이 다섯 개 솟아 나오며 사이사이에서 ‘보주꽃’이 피어난다. 실제로 아칸서스는 이런 꽃을 피우지 않는다. 그리고 그 위에서 다시 영기잎에서 작은 영기잎이 나오며 제1영기싹들이 제2영기싹을 아름답게 내며 그 갈래 사이에서 반복하는 영기문을 내는데 말하자면 제3영기싹을 이룬 셈이다. 마침내 중앙의 제3영기싹에서 확산하는 빨간 영기문이 화생해 역시 제3영기싹을 맺으니 전체적으로 장대한 만물 생성의 근원을 이루는 상징을 띠고 있지 않은가. 그리스 주두의 조형적 구성은 한국의 조형에서 발견한 영기문의 조형 원리와 똑같다. ●그리스 주두 조형적 구성은 한국 조형에서 발견한 영기문과 원리 똑같아 넷째는 이오니아식과 코린트식이 합쳐진 콤퍼짓식이다. 르네상스시대의 건축가 팔라디오의 작품이다(④). 단지 이오니아식과 코린트식 두 가지를 합친 것에 불과하지만 화려하며 더욱 풍부한 장식성을 띠고 있다. 필자의 이론으로 해독해 보겠다. 아랫부분은 코린트식이어서 중층의 영기잎들이 있으며 중앙부에서 씨방이 마주 보며 무량한 보주를 쏟아내는 놀라운 조형은 한국의 조형에서 밝힌, 씨방에서 무량한 보주가 쏟아져 나오는 광경과 같다. 여기에는 서양인이 말하는 덩굴손, 즉 제1영기싹들은 생략됐다. 왜냐하면 그 윗부분의 이오니아식에 있기 때문에 반복할 필요가 없다. 크고 작은 빨간 보주들로 이뤄진 부분에서 제1영기싹이 양쪽으로 뻗치면서 끝에서 각각 보주꽃을 피운다. 그리고 연이어 화생하는 영기잎들이 동반하며 각각의 끝 씨방에서 보주가 줄줄이 나오는 광경은 놀랍다. 흥미롭게도 시대가 내려올수록 주두의 본질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그리스·로마시대에는 이렇게 씨방에서 보주가 나오는 주두는 없었지만 주두에 수많은 크고 작은 보주의 표현이 가득하다. 왜 서양 주두의 상징이 풀리지 못했는지 원인을 찾아보면 결국 제1, 제2, 제3영기싹의 전개 원리나 상징성을 모르고 보주를 몰랐기 때문이다. 동양과 마찬가지로 서양의 건축학은 물론 미술사학자들 가운데 보주를 아는 학자가 아무도 없음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보주라는 개념은 지식으로 전해지지 않고, 오랫동안 인식의 깊이를 더해야 보주가 무엇인지 비로소 알아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바쁜 현대 생활에서 그런 과정을 몇 년 동안 체험해 가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무색의 주두를 채색 분석해 보니 수천 년 죽었던 주두 상징 되살아나 다섯째다. 지난 회에서 파르테논 신전보다 더 규모가 컸던 제우스 신전을 잠깐 언급했는데 줌으로 당겨 보니 여러 가지 주두가 있는 가운데 파르테논 신전으로 가는 길 폐허에서 제우스 신전 것과 비슷한 폭 1.5m의 우람한 주두를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⑤). 그려서 채색 분석해 보니 아칸서스는 아칸서스가 아님이 분명해졌다(⑥). 주두 아래 양쪽의 영기잎이 주두를 화생시킨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만물 생성의 근원인 제3영기싹이 있다. 즉 보주들 사이에 만물을 상징하는 뾰족한 모양이 있다. 즉 영기잎과 보주와 제3영기싹이 주두를 만들고 있으니 기둥 위의 주두 전체가 우주목 혹은 생명수 혹은 보주목이라는 필자의 학설이 성립한다. 이 위로 양쪽으로 제2영기싹이 솟아나는데 그 끝은 보주다. 그리고 그 사이의 네모난 공간에서 다시 아래 양쪽에 제2영기싹 모양의 영기잎이 있고 그 갈래 사이에서 영기잎들이 연이어 생겨나서 색을 달리했는데 그 끝에서 보주꽃이 핀다. 그리고 중앙의 영기잎에서 줄기가 올라가서 마침내 정상에서 보주꽃을 피워 우주에 보주를 가득 차게 만든다. 필자의 설명은 완벽하다. 무색의 주두를 채색 분석해 보니 수천 년 죽었던 주두의 놀라운 상징이 되살아나 감격스럽다. 아칸서스가 왜 아칸서스가 아닌지는 아직은 충분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이 주제는 중요한 것이므로 다음 회에서 다른 장르에서 쓰이는 조형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기로 한다. 아칸서스는 아칸서스가 아니다. 로마의 비트루비우스가 그의 책에서 심각한 오류를 범했음을 알았을 때 서양미술사의 많은 문제들이 풀렸다. 아칸서스의 질곡에서 벗어나면 자유가 온다. 아칸서스, 양의 뿔, 달걀, 화살촉, 덩굴손, 꽃, 뿔잔 등의 용어는 질곡이다. 파르테논 신전보다 더 규모가 컸던 제우스 신전, 주두의 조형과 상징이 풀리지 않으면 그저 돌집에 지나지 않는다. 우주목의 숲을 건축화한 것이 신전이고 성당이고 사찰이다. 우리의 시선은 항상 저 아득한 기둥 끝의 주두, 즉 위대한 상징이 응집된 주두에 머문다(⑦).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세종로의 아침] 종교의 파격/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세종로의 아침] 종교의 파격/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종교는 보수적인 영역으로 인식된다. 현실의 안정과 평화의 공존을 중시하는 속성 탓이다. 하지만 인류사를 보자면 보수보다 진보와 개혁을 추구했던 종교가 더 성했고 높이 평가된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나에게 오라’고 외쳤던 예수는 지배층과 권력이 아닌, 소외되고 약한 이의 편에 줄곧 서 있었다. 그래서 예수는 실천적 개혁가로 평가되곤 한다. ‘성전을 허물라‘며 부패한 종교와 민심에 호통쳤던 파격은 변혁과 파격의 상징이다. 그러나 보편의 인식과 통념을 깨는 변혁의 측면에서 종교는 대체로 더딘 영역에 속한다. 특히 인간 생명과 존엄의 카테고리를 지키려는 의지와 집단의 대응은 확고하다. 종교계에서 ‘이단’의 대부분은 천부의 생명 가치를 저버린 파격에 대한 엄한 단죄다. 실제로 한국 천주교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 죽음에 이르게 한 안중근(토마스)을 신자로 공식 인정한 건 2010년의 일이다. 오래도록 지우지 않았던 ‘살인자’의 오명을 털고 일제에 대항한 천주교 형제로 받아들인 그 전환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냈었다. 그런가 하면 ‘순혈’이라는 초기의 원칙에 충실해 수혈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은 국내 개신교계로부터 여전히 이단 취급을 받는다. 불교계가 우리 사회의 모순적 사안들에 대한 발전과 개혁의 실천적 대응에 나선 것도 근래 들어서의 일이다. 종교계에 통념과 보편의 상식처럼 만연한 구각을 깨고 소외되고 약한 이들을 보듬으려는 변혁의 몸짓들이 일어 일반의 시선을 잡아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비의 희년(禧年)’을 맞아 12월 8일부터 ‘그리스도 왕 대축일’인 내년 11월 20일까지 낙태 경험 있는 여성을 용서하는 권능을 사제에 부여하는 교서를 내렸다. 한시적 사면이지만 낙태를 언급조차 하기 어려운 금기로 여긴 천주교로선 엄청난 파격이다. 취임 이후부터 줄곧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던 교황의 또 다른 역사적 전환이 세계인들의 귀와 눈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런 한켠에서 국내 개신교계 진보 교단들로 구성된 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동성애자에게 눈길을 돌려 주목된다. 천부의 성(性)을 거스르고 배반한다며 혐오 대상으로 여겨 왔던 성소수자를 이해하고 더불어 살자는 배려 운동이다. 우리 개신교의 뿌리인 미국 개신교계에선 많은 교단이 성소수자를 껴안고 있다. 동성애자를 교인으로 받아들이고 목사 안수까지 주는 교단이 늘고 있다. 그런 추세 말고도 약자와 소수자 배려와 껴안기가 종교의 큰 가치라고 할 때 우리 사회가 그 파격에 관심 가질 이유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NCCK는 성소수자 보듬기에 나서기 앞서 고민이 많다고 한다. 우선 사회적 통념이 넘어야 할 큰 벽이라는 걱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같은 개신교 보수 교단들의 반대와 견제는 더 넘기 힘든 장애라고 호소한다. 실제로 보수 개신교단들은 크고 작은 집회나 예배에서 ‘동성애자 절대 불가’의 목소리를 더욱 높여 가고 있다. 개신교계가 함께 동성애자를 품어 안기까지는 어쩔 수 없이 많은 진통과 곡절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kimus@seoul.co.kr
  • 하남 미사지구 ‘40억 딱지’ 사기

    부동산중개업소 중개보조원이 가정주부 등 수십명을 상대로 이주자 택지용 ‘딱지’ 사기 행각을 벌여 40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에 고소됐다. 이 딱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 하남 미사지구에 주택이 수용된 주민들에게 2013년 준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를 일반 분양가보다 20%가량 싼 값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한번은 매매할 수 있다. 9일 하남경찰서와 피해자들에 따르면 하남 A부동산중개업소 보조원 B씨(50·여)는 3년여 전부터 같은 마을에 사는 가정주부 등 아는 사람들에게 “LH가 미사지구 개발로 이주하는 원주민들에게 공급한 딱지를 싼값에 사서 되팔면 큰 이익을 낼 수 있다”고 꾀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씩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최근 같은 내용으로 피해자 여러 명이 고소하자 수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피해자는 같은 마을에 살던 가정주부와 종교인, 초등학교 친구 등 30여명으로 추정되며 피해 금액은 4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자 수와 금액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피해자들이 “내가 매입한 딱지의 실체가 없다”며 투자한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하자 최근 서울 모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뒤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중 일부는 지난 8일 하남농협 회의실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공동 고소장 제출 등의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모(여)씨는 “지난 6월 평소 알고 지내던 B씨로부터 C씨 소유의 이주자 택지 투자를 소개받고 1억원을 B씨에게 건네줬으나 이날 현재 딱지 관련 서류를 주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딱지를 양도한 것으로 알려진 C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인접 초등학교 또래인 B씨가 ‘내 딱지를 갖고 다닌다’는 말은 들었지만 나는 딱지를 누구에게 판 적도 없고 매매할 생각 역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가 다른 친구들에게도 딱지 투자를 권하고 다녔으며 몇 명이 수천만원씩 돈을 건넨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해외여행 | 몽골-여자들만의 캠핑 7 Days in Mongolia①울란바토르 Ulaanbaatar

    해외여행 | 몽골-여자들만의 캠핑 7 Days in Mongolia①울란바토르 Ulaanbaatar

    Mongolia camping 얼마 전에 <천재 유교수의 생활>이라는 만화책을 읽고 기록해 둔 글이 있다. 몽골 유목민들은 여정 중에 ‘어워Ovoo, 일종의 성황당’를 만나면 세 바퀴를 빙글빙글 돌며 기도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만난 몽골 소녀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기도를 하는 이유는 신이 이루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간절하게 꿈을 향해 내가 노력하겠다는 다짐이라고.’ 그 에피소드를 보며 꼭 몽골에 가 보리라 다짐했었다. 몽골로 캠핑 가실래요? 끝없이 넓고 푸른 하늘과 풀과 흙이 펼쳐진 초원, 그 사이를 달리는 우리. 어워에서 빌었던 소박하고도 간절한 소원만큼이나 몽골은 특별한 곳이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세계 곳곳을 여행해 왔지만, 언젠가는 꼭 가 보리라 맘에 담아 두었던 여행지가 몇 군데 있다. 그중 하나가 몽골이었다. 몽골을 떠올리면 막연히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 유목민과 게르가 생각난다. 이런저런 단순하고 당연한 고정관념 덕에 몽골 여행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은 없었다. 마냥 아름다운 하늘과 초원, 말을 타고 바람을 가르는 멋진 나를 상상하며 비행기에 올랐다. 세 시간 남짓의 길지 않은 비행을 하고 도착한 울란바토르 칭기스칸 국제공항은 생각보다 작았다. 공항 밖에서 만난 현지 가이드와 운전사가 안내한 곳에는 빈티지한 디자인의 러시아제 차량 푸르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캠핑 전문가 주안나다 언니와 미술큐레이터 최윤정 언니, 여행작가인 나(봉현)까지 여자 셋이 함께하는 몽골에서의 ‘세븐데이즈’. 몽골에서의 첫 순간부터 우리들은 새로움과 설렘에 떨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어워에 허락을 구하다 사방에 지평선을 끼고 있는 초원을 다니다 보면 그 거리조차 가늠하기 힘든 곳, 곳곳에 오색 천으로 장식된 돌탑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몽골에서는 이를 ‘어워’라고 부르는데, 우리의 서낭당과도 같은 곳으로 이정표 역할도 한다. 그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삶과 자손의 안녕을 기도하는 장소이고, 낯선 자들에게는 그 땅을 지배하는 신령에게 ‘내가 이 땅을 지나가도 되겠습니까’ 공손히 허락을 구하는 장소다. 돌탑을 구성하는 돌무더기뿐만 아니라, 짐승의 두개골, 종교적 장식품, 아끼는 물건들, 미처 다 녹지 않은 초, 사진 등이 ‘어워’ 주변을 장식하기도 한다. 행여나 장난 삼아 재미 삼아 오는, 무작위 다수의 사람들이 어지럽히는 기운 때문에, 신성한 ‘어워’ 주변이 악령으로 덮히기도 한다고. ●울란바토르 Ulaanbaatar Улаанбаатар 캠퍼들의 전초기지 도심에 자리한 선진그랜드 호텔. 낯선 도시의 아늑한 호텔 방에 모여 다음날 일정을 이야기한 후 잠자리에 들었다.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밤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거렸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한국식과 서양식을 모두 맛볼 수 있는 호텔 조식을 든든히 먹고, 마트에 들러 생필품과 먹거리를 구입해 잔뜩 차에 싣고 울란바토르를 떠났다. 인구수보다 차가 더 많다는 울란바토르의 교통정체를 힘겹게 벗어나는 동안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순간 눈을 떠 보니 거짓말처럼 사진으로만 접해 왔던 몽골의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차에 에어컨이 없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왔다. 햇빛은 뜨거웠지만 습도가 높지 않아 끈적임이 없어 더위도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곳곳에 말이 있고 말을 탄 사람이 있고 양떼와 소가 있고 어워와 게르가 보였다. 잠시 멈춰 서서 발을 디딘 몽골의 땅 위에서, 펼쳐진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여자 셋이 두 팔 벌려 뛰기 시작했다. 난감한 문제에 봉착하다 우리의 첫 목적지는 울란바토르에서 350km, 차를 타고 약 대여섯 시간 떨어진 어기호수였다. 비포장도로로 달리는 길은 아름다운 초원의 풍경에도 불구하고 길고 피로했다. 차 안에서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관즈’가 나타났다. 한국의 휴게소 같은 개념이지만 제대로 된 휴게시설이라기보다는 몽골인들의 집 겸 식당이다. 그곳에서 양고기 덮밥과 고기완자 그리고 당근과 감자로 만든 샐러드, 양고기를 넣은 국수 등 몽골의 음식을 맛보았다. 도시의 레스토랑에서 먹은 잘 구워진 양고기 스테이크와는 다르지만 투박하고 짭짤한 것이 꽤나 맛있었다. 음식과 함께 수테차소젖을 넣은 몽골식 밀크티를 끓여 만든 전통차를 주전자 가득 내준다. 몽골을 여행하다 보면, 제일 난감할 때가 화장실을 가야 할 때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초원을 달리던 중에 차를 멈추고 볼일을 봐야 할 때는 우산이 필수다. 긴 치마를 위에 입는 것도 좋다. 땡볕 아래에 나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 부끄러워 관즈에서 해결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금물. 관즈의 화장실은 아래를 차마 내려다볼 수 없을 정도로 깊고 어두운 구멍에 널판지 몇 개를 올려놓은 것이 전부다. 우리는 차라리 초원의 풀들에게 실례를 범하겠노라며 그렇게 몽골에 적응해 가기 시작했다. 음양이 조화된 몽골의 국기 몽골의 국기를 보면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잇는 무구의 형상과 음양의 조화를 상징하는 문양이 그려져 있다. 여러 종교의 유입에도 불구하고 몽골의 풍토에는 샤머니즘과 불교 등이 가장 적합하여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종교는 삶의 방식과 다르지 않다. 바람도 물도 하늘도 땅도 그리고 초원에 함께 살아가는 동식물 모두 하나하나 의미를 지닌 신이자 신의 자손이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 Travie writer 봉현, 최윤정 큐레이터 일러스트 봉현 사진 Travie photographer 이승무 취재협조 몽골리아 세븐데이즈 www.mongolia7days.com, 미야트 몽골항공 www.miat.com, 02 756 9761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국내외 난민 현실] 국내 난민 522명… 난민 보호율 18%

    올해 7월 말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522명이며 인도적 체류자 876명을 포함하면 국내 난민 보호율은 18.1%다. 지난해 난민 신청자는 이집트인이 568명으로 가장 많았고 내전이 끊이지 않는 시리아 출신은 204명으로 파키스탄인(386명)과 종교적 이유로 한국의 문을 두드린 중국인(360명)에 이어 네 번째다. 2013년 난민법을 제정한 정부는 난민 신청자를 심사해 기초생활과 사회적응교육 등이 보장되는 난민과 난민의 혜택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국내 체류를 허가하는 인도적 체류자로 분류해 관리한다. 법무부는 심사를 통해 고국에서 인종·종교·국적·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난민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인도적 체류자는 사유가 해결될 때까지 국내 취업 활동도 가능하다. 법무부가 난민 업무를 시작한 1994년부터 올해 7월까지 1만 2208명이 정부에 난민 인정을 신청했다. 외국인이 정부에 난민 신청을 하면 6개월 동안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고 확정될 때까지 6개월씩 연장할 수 있다. 난민 신청 6개월 이후부터는 취업이 가능하며 난민 신청일로부터 6개월 동안은 월 40만원 수준의 정부 지원금이 제공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15] 석굴암 금강역사 두번 조각한 이유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15] 석굴암 금강역사 두번 조각한 이유

    경주 토함산 석굴암의 주실 입구 양쪽에는 웃옷을 벗어제치고 주먹을 치켜든 채 기세등등하게 본존불을 호위하고 있는 한 쌍의 금강역사가 있다. 불법(佛法)을 수호하면서, 어둠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중생의 미망(迷妄)을 깨어 부수는 부처의 힘을 과시하는 존재다. 석굴암 금강역사를 앞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이 입을 벌리고 있는 ‘아’형, 오른쪽이 입을 꼭 다물고 있는 ‘훔’형이다. 산스크리트어에서 ‘아’는 입을 벌리는 최초의 음성이고, ‘훔’은 입을 다무는 마지막 음성이라고 한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을 상징한다. 그런데 1913년부터 1915년까지 석굴암을 해체·보수하는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깨버린 흔적이 역력한 금강역사상의 조각들이 수습됐다. 오른쪽 금강역사의 얼굴과 오른팔, 왼쪽 금강역사의 왼손이 그것이다. 얼굴 부분은 지금 국립경주박물관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당시 금강역사상의 가슴 파편도 발견됐다고 한다. 석굴암에서 가까운 계곡에 버려져 있었다는데,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실물은 물론 기록도 남아있지 않다. 다만 1967년 당시 문화재관리국이 ‘석굴암 수리공사 보고서’에 ‘커다란 금강역사의 가슴 부위가 이곳 계곡에 있다는 기록이 있어 수색하였으나 발견하지 못했다.’고 적어 놓았을 뿐이다. 미술사학계는 다양한 추론을 내놓았다. 첫째는 석굴암이 완성된 이후 화재와 같은 재난으로 금강역사상이 파손되는 바람에 새로 조성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통일신라 말기에 석굴암을 중건하면서 옛 금강역사상을 폐기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세번째는 처음부터 두 쌍의 금강역사를 계획했다는 주장이지만 가능성은 낮다. 이밖에 현재의 석굴암 금강역사상을 조성하기에 앞서 연습삼아 만들어 본 흔적이라거나, 완성품을 만들려고 했으나 실패하여 파편을 남겼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금강역사상은 본존불을 제외하고는 석굴암의 어떤 조각보다도 높은 돋을새김이어서 원각에 가깝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현재의 석굴암 금강역사상도 오른쪽의 ‘훔’형은 왼팔이 떨어져 나간 상태다. 그 만큼 조각이 쉽지 않았고, 파손되기도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석굴암 조각가에게 ‘기술의 한계’를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런 만큼 금강역사상을 새로 만든 이유는 조각의 실패나, 다른 요인에 따른 파손의 결과가 아니라, 한 단계 높은 종교적 숭고함, 혹은 예술성을 확보하기 위한 결단으로 해석하고 싶다. 경주박물관의 금강역사가 흥분을 가라앉힌 상태의 근엄한 모습이라면, 석굴암 것은 과장된 표정으로 위협하듯 고개를 외로꼰 채 고개를 치켜들고 있다. 석굴암 금강역사상이 머리와 몸통, 그리고 다리가 서로 방향을 달리하는 이른바 삼굴(三屈) 자세로 공격성을 표현했다면, 경주박물관 것은 아무래도 정적이다. 그러니 손가락만으로 땅 속의 마구니를 굴복시키는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의 본존불까지 마무리지어 석굴암 조각을 모두 조립해놓고 보니, 이 엄숙하고 장엄한 세계를 수호하기에 이미 완성된 금강역사는 너무 약하게 보이지 않았을까. 이미 완성된 금강역사상을 폐기하고 새로 조각한다는 결정은 쉽지 않았겠지만, 이런 결단이 있었기에 석굴암은 더욱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었다. 지금의 금강역사상이 우리 눈에 지극히 자연스럽게 보인다면, 당시의 재조성 결단이 옳았기 때문이다. 아직 흔적을 찾아내지 못했을 뿐, 석굴암에 인생을 바친 석공들의 시행착오는 금강역사상에 그치지 않았을 것이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시리즈 전체보기
  • 괴산 중원대, 과감한 학생 지원·차별화로 ‘주목’

    괴산 중원대, 과감한 학생 지원·차별화로 ‘주목’

    충북 괴산에 위치한 중원대가 과감한 학생 지원과 차별화된 캠퍼스 등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8일 2015년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중원대의 학생 1인당 연간 장학금은 377만원이다. 전국 평균 293만원보다 84만원이 많다. 이는 전국 269개 대학 가운데 25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전국 172개 사립대 중 28번째로 많은 1380만원이다. 전국 사립대의 학생 1인당 평균 교육비는 1314만원이다. 재학생 기준 전임교원 확보율(92.98%), 전임교원 강의 담당 비율(66.6%)도 전국 평균보다 높으며 상위권에 올라 있다. 학교의 적극적인 투자가 알려지면서 올해 신입생 충원율이 100%를 기록해 여러 지방대학의 부러움을 샀다. 또한 중원대는 신입생 전원에게 수업료 50만원 장학금 혜택과 기숙사 입사자들에게 기숙사비의 50%를 지원한다. 임정완 중원대 홍보팀장은 “개교한 지 6년밖에 안 된 신생 대학으로서 엄청난 발전”이라며 “이 같은 지원과 교육 여건은 군 단위에 있는 대학 가운데 전국 최상위급”이라고 말했다. 캠퍼스는 명물 소리를 들을 정도로 차별화됐다. 가장 눈에 띄는 시설은 교양필수인 골프과목과 골프과학과 학생들의 실습장으로 활용하는 천연잔디 야외골프연습장이다. 18홀 규모의 이 연습장은 외부인들도 주중 5만원, 주말 6만원만 내면 이용이 가능하다. 산학연구동의 박물관은 화석, 생물 표본, 곤충 등이 가득한 자연사 코너와 천주교, 이슬람 등 세계종교들의 특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 코너, 악기와 시계 등으로 꾸며진 물질기계문명 전시관, 한·중·일 동양 3국의 도자기와 생활 방식을 전시한 동양관 등 볼거리가 넘친다. 전해살균제 발생 시스템을 설치한 국제규격 50m의 실내수영장, 황토방, 원적외선방 등을 갖춘 360명 동시수용 온천장, 국적과 계절을 불문한 다양한 식물들이 가득한 사계절 식물원도 자랑거리다. 교내 녹지율이 70%에 달해 그린캠퍼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말하기 중심의 7단계 실용영어프로그램, 전공영어 수강, 외국인 교수와 영어로 대화하는 잉글리시카페 등 영어교육 특성화도 눈에 띈다. 글로벌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학교의 노력도 남다르다. 현재 17개국 41개 대학과 학술연구 및 학생 교류 협약을 맺고 있다. 학교가 성장을 거듭하며 2009년 개교 당시 260명이던 재학생은 3500여명으로 늘었다. 안병환 중원대 총장은 “의료보건, 항공우주, 신성장동력산업 등을 교육특성화 3대축으로 삼아 올바른 인성과 전문지식을 겸비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겠다”며 “2023년까지 중소 규모 전국 10위권 교육중심대학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해외여행 | 몽골-여자들만의 캠핑 7 Days in Mongolia③하라호름 Karakorum

    해외여행 | 몽골-여자들만의 캠핑 7 Days in Mongolia③하라호름 Karakorum

    ●하라호름 Karakorum Хархорум 웅장하고 소박한 역사의 흔적 게르 캠프는 하라호름이라는 소도시에 위치해 있었다. 하라호름은 칭기스칸이 만들었다는 몽골 최초의 도시다. 하라호름을 관통하며 흐르는 오르혼강 유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데 번성기의 하라호름은 이슬람 사원, 가톨릭 성당, 교회, 사원 등의 다양한 종교시설과 궁전 등이 있는 국제적 도시였으나 수많은 전쟁을 겪으며 현재는 에르덴 조 사원만이 남았다. 도시라고 하기에 너무나도 소박한 건물들 사이에 에르덴 조 사원이 자리해 있었다. 100개의 보석이라는 뜻의 몽골 최초의 라마불교 사원은 이 사원을 둘러싼 108개의 스투파와 더불어 바깥에서 보아도 웅장하고 거대했다. 해발 1,400m의 고원에 이룩한 왕궁의 터에 자리 잡은 사원. 남아 있는 몇 채의 건물과 절들 사이로 느린 걸음의 스님들과 손을 곱게 모은 몽골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잘 정돈되고 복원된 사원들을 마주하고 왼편에는 그저 빈 터만이 남아 있다. 바람을 따라 이동하고 또다시 떠나는 몽골 사람들의 삶처럼, 소중한 것을 기억하고 기념하고자 세워 둔 유적지 한 켠은 미처 시간의 힘을 이겨내지 못한 듯 허물어져 그 자리에 길게 자란 풀들만이 무성했다. 갈래 머리 소녀를 그리다 사원을 나와 밥을 먹고 돌아보니 동네에서 나름 가장 세련된 디자인으로 꾸민 ‘커피’와 ‘피자’, ‘치킨’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다. 조용한 가게로 들어서니 주인과 아이들이 반겨 주었다. 여행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언제나 예쁘듯, 몽골에서 만난 아이들 또한 그랬다. 통통한 볼에 빨갛게 그을린 피부와 꾸밈없는 웃음은 여행자로 하여금 행복함을 느끼게 해준다. 몽골의 아이들과 할머니들에게 한국에서 준비해 온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꺼내자, 할머니는 집으로 다급히 들어갔다. 5분 후 곱게 화장을 하고 옷매무새를 다듬은 할머니는 아기를 안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카메라 앞에 섰다. 나는 몽골 전통의상을 입고 양 갈래로 머리를 묶은 두세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에게 그림을 그려 주었다. 동네 사람들이 다 모인 듯, 우리를 둘러싼 사람들은 그림과 폴라로이드 사진을 소중하게 손에 꼭 쥐고 인사를 건넸다. 하라호름에 남은 불교 지금은 불교 사원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과거 하라호름에는 국제도시의 명성답게 세계의 온갖 종교들이 들어와 있었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몽골의 삶과 가장 닿아 있는 불교와 토템사상을 기반으로 한 샤머니즘만이 남아 있다. ‘돌궐’이 아닌 튀르크족 튀르크족은 북방민족 가운데 최초로 문자를 만들어 사용한 민족이다. 보통 돌궐족이라 표기하지만 중국에서 폄하하여 표기하였던 것이라 그들 표현인 ‘튀르크’로 표기하기로 한다. 튀르크족은 야만적인 북방오랑캐라며 그들을 낮추어 기록하였던 중국문헌의 내용들을 일축하면서, 국제적 도시이자 문명사회로서 기능하였던, 그들의 자존감을 표출하는 몇 기의 돌궐비문을 남겨 놓았다. 어떤 비석은 벽으로 둘러친 정방형 벌판에 손길 한 번 닿지 않은 듯 풀숲에 함께 방치되듯 덩그러니 놓여 있어 묘하게도 튀르크제국의 흥망성쇠를 상상할 수 있게 한다. 튀르크의 시조, 낭생설화 튀르크인의 시조에 대한 이야기로 ‘낭생설화’라는 것이 있다. 먼 고대 튀르크인들은 주변의 공격을 받아 어린 사내아이 하나만 남겨두고 모두 죽는다. 이 아이는 인간의 아이를 긍휼히 여긴 늑대에 의해 양육되는데, 훗날 이 아이가 늑대와 결혼하여 열 명의 아들을 낳게 된다. 그 중 ‘아사나(늑대)’라는 이름을 지닌 막내아들의 후손들이 돌궐제국의 칸들을 배출시킨 부족의 조상이 되었다는 이야기. 이는 우리의 단군설화와도 같은 맥락으로 고대의 역사 및 토템사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게르’라는 우주에 잠들다 소나기가 멈출 것 같지 않아 무작정 오늘 머물기로 한 아나르 게르 캠프로 향했다. 비를 맞으며 배낭을 메고 서둘러 들어선 게르 캠프 안은 놀라울 정도로 아늑했다. 양과 말을 기르기 위해 풀을 찾아 여기저기 이동하면서 살기 위한 주거형태인 게르는 나무와 천, 펠트들을 이용해 만들어졌다. 둥근 형태의 게르에는 ‘우주가 둥글다’라는 몽골인의 인식이 담겨 있다는데 자연과 어우러지는 몇 가지 특징들에서 샤머니즘을 중시하는 그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가운데 기둥을 두어 화로를 피우고 둥글게 거주 공간을 두고 있다. 흰색 천은 강렬한 햇빛을 막아 주어 시원하고, 화로에 불을 때면 가운데 지붕을 통해 연기만 빠져나가고 내부에는 온기만이 남게 된다. 크게 보면 나무로 뼈대를 만들고 천을 두른 형태의 게르는 쉽게 조립과 해체가 가능해서 유목생활에 걸맞게 이동 또한 간편하다. 이동 중에 유목민들의 게르를 방문했는데, 안에는 작은 불단이 놓여 있고 화로 위에서 말젖을 끓여 마유주를 만들고 있었다. 둥근 게르 안에는 침대와 테이블 몇 개가 놓인 중앙 주거공간이 있었고 또 다른 게르에서는 양고기를 말리는 동시에 감자와 쌀 등을 보관하고 있었다. 한 켠에는 불을 때서 요리를 할 수 있는 주방도 있고 언제든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또 다른 여유공간도 마련해 두고 있었다. 이날 머문 게르 캠프는 하라호름의 지역적 특색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옆에는 강이 흐르고 있었고 그 사이에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가까워 보이지만 멀리 자리한 산 중턱에는 양을 기르는 어떤 유목민의 거처가 보였다. 산과 강 사이에는 오래된 배가 움직이지 않고 지난 기억을 담은 채 정박해 있었다. 우리가 하루를 머물기로 한 1호 게르 안에는 세 개의 침대가 둥글게 둘러 놓여 있었고, 깨끗하게 세탁된 침대커버와 수건이 담요 위에 곱게 놓여 있었다. 게르를 지탱하고 있는 나무들에는 알록달록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화로가 통해 있는 천장에서는 빛이 살며시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우리는 침대를 하나씩 선택한 후에 가방을 내려놓고 제일 먼저 비에 젖은 스카프를 머리맡에 걸어두었다. 게르 또한 우리들의 또 다른 텐트이기에 알록달록한 가렌다도 걸어 놓았다. 하루만 머물 공간이지만 애정을 담아 정리하고 단장하는 시간으로 인해 더욱 아늑하고 편안해졌다. 초원 너머의 지평선 비가 내린 후 몽골의 하늘은 더욱 신비롭다. 해발고도가 1,600m에 이르는 고원국가인 몽골은 그만큼 하늘이 가깝게 느껴진다. 아주 먼 초원의 끝이 가깝게 보이듯, 하늘의 구름과 별이 손에 잡힐 것만 같다. 오후에 비가 많이 내린 탓일까. 이날 밤은 별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몸이 시릴 만큼 기온이 뚝 떨어졌다. 입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패딩점퍼를 꺼내 입었다. 밤 10시가 넘어서야 해가 지기 시작하고 11시가 되어서야 어스름이 깔린다. 노을이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새벽 4시에 일어나 다시금 옷을 챙겨 입고 일출을 보러 나갔다. 5시쯤 뜰 거라고 생각한 해는 6시쯤에야 떠올랐다. 매일 뜨고 지는 해지만 하늘이 가깝고 평야가 드리운 몽골에 와 있다면 꼭 일출을 느껴 보자. 두 눈을 뜨고 보기 어려울 만큼 강렬한 둥근 해가 지평선을 넘어 선명하게 떠오른다. 카메라에 담을 수 없는 감동적인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을 할 때의 잠자리는 낯선 누군가의 공간을 잠시 빌리는 것이다. 짐을 놓아 두고 잠만 자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평생이라는 긴 시간 중 특별한 어느 하루라고 생각한다. 어떤 날이든 단 한 번의 추억이고 순간이다. 그러는 사이 예쁜 미소의 몽골 아가씨가 따뜻한 물과 차를 가져다주었다. 화로에 불을 때고 차 한 잔을 마시며 몸을 녹이는 우리들의 공간은 지금 이 순간, 그 어느 곳보다 평화로웠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 Travie writer 봉현, 최윤정 큐레이터 일러스트 봉현 사진 Travie photographer 이승무 취재협조 몽골리아 세븐데이즈 www.mongolia7days.com, 미야트 몽골항공 www.miat.com, 02 756 9761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좋아요’만으로 성격·지능·행복도·성적 취향까지 ‘파악’되고 있다

    ‘좋아요’만으로 성격·지능·행복도·성적 취향까지 ‘파악’되고 있다

    -분석도구 공개..."기분 나쁠 정도로 정확" 현재 거대 IT 기업들은 소비자의 집 주소, 현재·과거 위치, 인터넷 사용기록 등 개인적인 데이터들을 수집 및 분석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 편의를 대폭 증진시킨다는 목적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이러한 정보수집 활동은 그러나 사용자에 대한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실제로 과거 일부 유명 IT 기업들이 개인정보 처리·분석 과정에서 위법의 소지가 엿보이는 행적을 보였다는 주장이 종종 제기되며 많은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렇듯 기업들의 개인정보 수집 및 처리를 둘러싸고 보다 현명한 대안이 요구되는 가운데,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 연구팀이 비교적 ‘공개적인’ 데이터에 속하는 개인의 페이스북 ‘좋아요’ 기록만을 가지고 개인의 성향과 성격을 상세하게 분석해주는 도구를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플라이 매직 소스’(Apply Magic Sauce)라는 이름의 이 분석 도구는 특정 사용자가 페이스북상에 남긴 ‘좋아요’ 기록만을 통해 그 사람의 성별, 지능, 정치성향, 종교, 인생 만족도, 성적 취향 등을 모두 상당히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 도구는 그들의 교육 수준이나 연애 현황도 파악할 수 있으며, 심리학에서 말하는 ‘5가지 성격 특성 요소’(big 5 personality traits) 즉 신경성, 외향성, 친화성, 성실성, 개방성을 개별적으로 측정해주기도 한다. 개발자 데이비드 스틸웰은 “(일반적인) 성격 테스트는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질문들에 답하는 형식이지만 페이스북의 ‘좋아요’는 개인의 실제 인생을 반영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 분석도구의 분석결과는 (다른 테스트에 비해)거의 기분 나쁠 정도로 매우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플라이 매직 소스는 사용자의 ‘좋아요’ 기록을 다른 사용자 600만 명의 ‘좋아요’ 기록과 상호 비교하는 방식으로 개인의 성격을 분석한다. 분석을 원하는 사용자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분석도구에 연동시키면 즉시 분석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페북엔 사진·인맥까지 알려주는 셈 이토록 뛰어난 성능을 지닌 도구이지만, 스틸웰은 페이스북의 경우 이보다도 더욱 강력한 분석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좋아요’ 기록뿐만 아니라 그들의 인맥, 사진 등 월등히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들을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대 네티즌들의 큰 문제 중 하나는 그들에 대한 방대한 자료가 수집되고 있는데도 그 자료를 가지고 페이스북이 무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좋아요 기록’과 같은, 사생활침해의 여지가 없는 종류의 데이터만 가지고도 페이스북이 당신에 대해 수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러한 분석 모델에 대한 보고서를 내어놓았을 때, 전문가들과 대중은 전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의 경우 ‘전혀 새로울 것 없다’며 시큰둥하게 반응한 반면, 일반인들은 자신에 대한 분석이 이토록 쉽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것. 스틸웰은 “이는 대중이 생각하는 ‘가능성 있는 일’과 ‘실제로 가능한 일’ 사이에 얼마나 큰 괴리가 존재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따라서 기업들은 이들의 사생활 관련 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처리했으면 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이번 도구는 수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캠브리지 대학교의 분석 기술을 홍보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지만, 개발자 스틸웰은 이 도구를 범죄 예방 등에도 사용할 수 있으리라고 전망한다. 그는 “아주 사소한 클릭 한번조차도 디지털 세상에 큰 흔적을 남기는 행위가 된다고 믿는다”며 “지역 공동체 단위로 경찰들이 이 도구를 활용한다면, 불행한 사태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Applymagicsauce.com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임무 끝마친 선풍기에 폐현수막 옷 해주세요

    ‘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 열심히 일한 선풍기를 폐현수막 보관덮개로 깨끗하게 보관하세요.’ 서초구는 자활사업단인 봉제사업단에서 폐현수막으로 선풍기 보관덮개를 2000여개 만들어 판매한다고 7일 밝혔다. 또 판매수익금은 자활기업 창업비용 등 저소득층의 실질적 자립을 위해 쓰기로 했다. 자원 재활용도 하고 어려운 이웃도 돕는 일석이조 사업인 셈이다. 6명으로 꾸려진 봉제사업단에서 하루에 200여개씩 보관덮개를 만들고 있으며 개당 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좋은 뜻이 있음에도 판매처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래서 구가 지역 기업과 종교기관 등에 적극적 홍보활동에 나섰다. 특히 서초지역의 사랑의교회와 로고스교회, 온무리교회 등에서는 선풍기 덮개 1450개를 주문하기도 했다. 또 다른 기관과 기업 등에서도 서초구의 취지에 공감,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구는 자원 재활용 문화와 녹색생활 실천을 위해 2006년부터 폐현수막 재활용을 전담하는 봉제사업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에코백과 낙엽수거용 마대, 학생용 신발주머니 등 폐현수막으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었다. 지난 3월에는 이랜드리테일강남점과 참포도나무병원, 한불에너지관리 등 3개 업체와 폐현수막을 재활용하여 만든 친환경 장바구니 공급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6월에는 폐현수막으로 오재미와 주머니텃밭을 제작, 지역초등학교와 어린이집, 유치원 등 모두 21곳에 3978개를 지원하기도 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스톤헨지 “땅 속에 또 있었다” 기존 원형과 달리 일렬 배치 ‘기념비적 발견’

    스톤헨지 “땅 속에 또 있었다” 기존 원형과 달리 일렬 배치 ‘기념비적 발견’

    새로운 스톤헨지가 발견돼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7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솔즈베리 인근에서 땅 속에 잠자고 있는 스톤헨지가 새롭게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스톤헨지는 조각난 파편을 포함 총 90개 이상으로 옆으로 누워 묻혀있는 상태다. 이중 온전한 상태의 거석은 30개로 길이는 약 4.5m 정도이며 이 사실은 브래드퍼드 대학 연구팀이 지반침투레이더(Ground Penetrating Radar)를 통해 이 지역을 탐사하던 중 드러났다. 이번에 발견된 스톤헨지는 현 스톤헨지와 마찬가지로 약 45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존 스톤헨지와 가장 큰 차이점은 현재의 스톤헨지가 원형으로 배치된 것과는 달리 새롭게 발견된 거석들은 일렬로 늘어서 있다는 것. 연구를 이끈 빈스 가프니 교수는 “현 스톤헨지 지역과 불과 3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고고학적으로 매우 특별한 기념비적인 발견”이라면서 “아마도 어떤 자연적인 원인에 의해 거석이 넘어져 땅 속에 묻힌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인류가 종교적인 목적으로 세운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스톤헨지는 영국 윌트셔주 솔지베리 평원에 위치한 장대한 규모의 스톤서클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동성결혼, 법이냐 종교냐

    “그녀는 잔 다르크다.” “공무원은 법을 준수해야 한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 6월 말 동성 결혼을 합법으로 결정한 뒤 마침내 터질 것이 터졌다. 켄터키주 로언카운티 법원 서기 킴 데이비스(49·여)가 종교적 이유로 동성 커플에게 결혼증명서 발급을 계속 거부하다 결국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대법원의 동성 결혼 합법화가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충돌하면서 동성 커플들과 교회가 대립하는 양상이다.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면서 대선 이슈로 부상할 조짐을 보인다. 데이비스가 구치소에 갇힌 지 이틀째인 5일(현지시간)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시민 500여명이 구치소 인근에 모여 “데이비스는 종교적 신념을 지켜낸 잔 다르크”라며 지지를 보냈다. 집회에 참가한 교회의 한 관계자는 “헌법에 명시된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동성 결혼을 반대한 데이비스는 우리의 영웅”이라고 칭송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데이비스 이외에도 종교적 신념을 꺾지 않아 동성 커플들과 마찰을 빚는 ‘제2의 데이비스’가 속출하고 있다. 오리건주 매리언카운티 지방법원의 판사 밴스 데이는 동성 커플 결혼 주례를 서지 않겠다는 신념 탓에 주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동성 결혼 합법화 이후 주례 청탁을 원천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주 후드카운티 법원 서기 케이티 랭도 동성 결혼 증명서를 발급하지 않아 동성 커플과 소송을 벌였다. 정치권 논란도 뜨겁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데이비스가 구속된 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결혼 평등권은 미국 국법”이라며 “공무원들은 법을 준수해야 하는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사는 기독교 여성을 구속했다”며 “이는 명백히 잘못된 것이며 이런 것은 미국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데이비스의 남편 조 데이비스는 한 인터뷰에서 “킴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오랜 시간 감옥에 있을 것”이라며 법정 투쟁을 예고했다. 동성 결혼 합법화로 종교와 법이 충돌한 ‘문화 전쟁’이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페북 ‘좋아요’ 만으로 성격·지능 정확히 파악…분석도구 개발

    페북 ‘좋아요’ 만으로 성격·지능 정확히 파악…분석도구 개발

    현재 거대 IT 기업들은 소비자의 집 주소, 현재·과거 위치, 인터넷 사용기록 등 개인적인 데이터들을 수집 및 분석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 편의를 대폭 증진시킨다는 목적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이러한 정보수집 활동은 그러나 사용자에 대한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실제로 과거 일부 유명 IT 기업들이 개인정보 처리·분석 과정에서 위법의 소지가 엿보이는 행적을 보였다는 주장이 종종 제기되며 많은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렇듯 기업들의 개인정보 수집 및 처리를 둘러싸고 보다 현명한 대안이 요구되는 가운데,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 연구팀이 비교적 ‘공개적인’ 데이터에 속하는 개인의 페이스북 ‘좋아요’ 기록만을 가지고 개인의 성향과 성격을 상세하게 분석해주는 도구를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플라이 매직 소스’(Apply Magic Sauce)라는 이름의 이 분석 도구는 특정 사용자가 페이스북상에 남긴 ‘좋아요’ 기록만을 통해 그 사람의 성별, 지능, 정치성향, 종교, 인생 만족도, 성적 취향 등을 모두 상당히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 도구는 그들의 교육 수준이나 연애 현황도 파악할 수 있으며, 심리학에서 말하는 ‘5가지 성격 특성 요소’(big 5 personality traits) 즉 신경성, 외향성, 친화성, 성실성, 개방성을 개별적으로 측정해주기도 한다. 개발자 데이비드 스틸웰은 “(일반적인) 성격 테스트는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질문들에 답하는 형식이지만 페이스북의 ‘좋아요’는 개인의 실제 인생을 반영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 분석도구의 분석결과는 (다른 테스트에 비해)거의 기분 나쁠 정도로 매우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플라이 매직 소스는 사용자의 ‘좋아요’ 기록을 다른 사용자 600만 명의 ‘좋아요’ 기록과 상호 비교하는 방식으로 개인의 성격을 분석한다. 분석을 원하는 사용자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분석도구에 연동시키면 즉시 분석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이토록 뛰어난 성능을 지닌 도구이지만, 스틸웰은 페이스북의 경우 이보다도 더욱 강력한 분석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좋아요’ 기록뿐만 아니라 그들의 인맥, 사진 등 월등히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들을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대 네티즌들의 큰 문제 중 하나는 그들에 대한 방대한 자료가 수집되고 있는데도 그 자료를 가지고 페이스북이 무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좋아요 기록’과 같은, 사생활침해의 여지가 없는 종류의 데이터만 가지고도 페이스북이 당신에 대해 수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러한 분석 모델에 대한 보고서를 내어놓았을 때, 전문가들과 대중은 전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의 경우 ‘전혀 새로울 것 없다’며 시큰둥하게 반응한 반면, 일반인들은 자신에 대한 분석이 이토록 쉽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것. 스틸웰은 “이는 대중이 생각하는 ‘가능성 있는 일’과 ‘실제로 가능한 일’ 사이에 얼마나 큰 괴리가 존재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따라서 기업들은 이들의 사생활 관련 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처리했으면 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이번 도구는 수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캠브리지 대학교의 분석 기술을 홍보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지만, 개발자 스틸웰은 이 도구를 범죄 예방 등에도 사용할 수 있으리라고 전망한다. 그는 “아주 사소한 클릭 한번조차도 디지털 세상에 큰 흔적을 남기는 행위가 된다고 믿는다”며 “지역 공동체 단위로 경찰들이 이 도구를 활용한다면, 불행한 사태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Applymagicsauce.com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새로운 스톤헨지 발견, 외계인의 제단? ‘세계7대 미스터리’ 풀릴까

    새로운 스톤헨지 발견, 외계인의 제단? ‘세계7대 미스터리’ 풀릴까

    새로운 스톤헨지 발견, 인간의 힘으로 불가능? ‘세계7대 미스터리’ 풀릴까 새로운 스톤헨지가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7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솔즈베리 인근에서 땅 속에 잠자고 있는 스톤헨지가 새롭게 발견됐다”고 스톤헨지 발견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스톤헨지는 조각난 파편을 포함 총 90개 이상으로 옆으로 누워 묻혀있는 상태다. 이중 온전한 상태의 거석은 30개로 길이는 약 4.5m 정도이며 이 사실은 브래드퍼드 대학 연구팀이 지반침투레이더(Ground Penetrating Radar)를 통해 이 지역을 탐사하던 중 드러났다. 이번에 발견된 스톤헨지는 현 스톤헨지와 마찬가지로 약 45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존 스톤헨지와 가장 큰 차이점은 현재의 스톤헨지가 원형으로 배치된 것과는 달리 새롭게 발견된 거석들은 일렬로 늘어서 있다는 것. 연구를 이끈 빈스 가프니 교수는 “현 스톤헨지 지역과 불과 3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고고학적으로 매우 특별한 기념비적인 발견”이라면서 “아마도 어떤 자연적인 원인에 의해 거석이 넘어져 땅 속에 묻힌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인류가 종교적인 목적으로 세운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스톤헨지는 영국 윌트셔주 솔지베리 평원에 위치한 장대한 규모의 스톤서클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앞서 발견된 스톤헨지 유적은 세계 7대 미스테리로 꼽히며 선사시대에 만들어졌다는 것 외에 누가,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특히 어떤 방법으로 50톤에 가까운 돌을 30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으로 운반했는지, 거대한 돌은 어떻게 잘랐는지, 특별한 도구도 없는 고대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가 학계의 쟁점이다. 현재 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간단한 돌도끼나 통나무만 사용할 경우 1,000명의 사람이 꼬박 7년 동안 매달려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 게다가 보통의 눈높이에선 완벽한 형태를 파악하기가 어렵고 헬리콥터나 경비행기 등을 이용해 높은 곳에서 봐야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톤헨지는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외계인이 표식을 남긴 것이다’, ‘외계인의 제단이다’고 해석되며 미스터리로 불렸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英스톤헨지 인근서 땅 속에 묻힌 스톤헨지 무더기 발견

    英스톤헨지 인근서 땅 속에 묻힌 스톤헨지 무더기 발견

    영국 남부 솔즈베리 평원에는 세계적인 미스터리로 손꼽히는 선사시대인들이 남긴 유적이 있다. 바로 거대 입석(立石) 구조물인 스톤헨지(Stonehenge)다.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등 현지언론은 솔즈베리 인근에서 땅 속에 잠자고 있는 스톤헨지가 새롭게 발견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스톤헨지는 조각난 파편을 포함 총 90개 이상으로 옆으로 누워 묻혀있는 상태다. 이중 온전한 상태의 거석은 30개로 길이는 약 4.5m 정도. 이같은 사실은 브래드퍼드 대학 연구팀이 지반침투레이더(Ground Penetrating Radar)를 통해 이 지역을 탐사하던 중 드러났다. 현재까지의 조사결과 몇가지 흥미로운 사실도 확인됐다. 먼저 현 스톤헨지와 마찬가지로 이 거석 역시 약 4,5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기존과 가장 큰 차이점은 현재의 스톤헨지가 원형으로 배치된 것과는 달리 새롭게 발견된 거석들은 일렬로 늘어서 있다. 연구를 이끈 빈스 가프니 교수는 "현 스톤헨지 지역과 불과 3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면서 "고고학적으로 매우 특별한 기념비적인 발견" 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아마도 어떤 자연적인 원인에 의해 거석이 넘어져 땅 속에 묻힌 것으로 보인다" 면서 "당시 인류가 종교적인 목적으로 세운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가프니 교수의 언급처럼 스톤헨지의 건립 목적은 아직 속시원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많은 전문가들이 종교적인 목적으로 세웠다는 것에 방점을 찍는 가운데 천문시설, 공연장 심지어 외계인 표식설까지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사실 이보다 더한 미스터리는 따로 있다. 스톤헨지를 만드는데 사용한 돌들이 최대 385km나 떨어진 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당시 인류가 수t 짜리 돌을 어떻게 운반했는지도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조선은 이렇게 망했다 1·2(양진인 지음, 임홍빈 옮김, 알마 펴냄) 중국 근대 소설가가 조선멸망의 전말을 엮은 팩션. 1920년 중국 익신서국이 발간한 소설 ‘회도조선망국연의’를 번역하고 주석했다. 40년간 급박하게 돌아가던 조선왕국과 일본, 청 등 3국의 형세를 그렸다. 일제의 치밀한 책략과 청 제국의 지리멸렬, 조선의 파행을 객관적으로 포착, 당대 동아시아 정치외교를 조망하면서 조선망국의 참상을 입체적으로 부각한 게 특징. 서양함대의 조선 침략, 동학농민전쟁, 청일전쟁, 민비 살해, 자강운동, 애국자들의 투쟁, 통감부 설치, 일본 거류민 난동을 거쳐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과 대한제국 멸망으로 막을 내린다. 조선 백성부터 고종, 민비, 김홍집, 박영효, 리홍장 등 청 제국의 주요 인물, 메이지 천황, 일본 외교·군사계 거물, 서양 외교관까지 다양한 인물이 묘사된다. 각권 296쪽. 1만 1000원. 홍익희의 유대인 경제사 1·2(홍익희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5000년간 세계경제를 지배해 온 유대인의 궤적을 추적했다. 2013년 출간된 ‘유대인 이야기’를 총 10권으로 풀어쓰는 시리즈의 첫 두 권. 핍박과 고난 속에서 살아남아 세계경제를 주무르는 유대인의 경제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닥친 경제위기 극복 해법과 미래의 성장동력을 제시한다. 1권은 세계경제의 기원 편. 최초의 도시 예리코에서 시작된 문명부터 유대인의 조상 아브라함이 어떻게 영원한 계약을 맺게 됐는지를 소개한다. 철기문명의 탄생과 인류의 대이동, 페니키아와 히브리, 그리스 시대 무역까지 다루고 있다. 2권은 BC 750년 로마 건국으로 시작된 고난의 역사와 이어지는 2000년 방황을 담았다. 알렉산더 대왕과 헬레니즘의 등장, 바빌론 유수기의 유대인 상업활동이 세밀하게 그려진다. 1권 376쪽, 2권 376쪽. 각 1만 8000원. 과학, 인문으로 탐구하다(박민아 외 지음, 한국문학사 펴냄) 한국문학사가 시도하는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시리즈 다섯 번째. 한양대(박민아), 전북대(선유정·정원)에서 강의하는 과학자들이 예술, 철학, 사상, 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과학의 관계를 살폈다. 과학의 기본 개념과 기원, 타 분야와의 만남에서 생기는 다양한 현상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살피는 구성이 독특하다. 과학의 본모습과 함께 현대과학에서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과학과 예술의 동반 관계를 비롯해 과학과 사회의 교감과 진화, 역사 속의 과학, 전쟁에 동원된 과학기술, 대중문화와 과학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과학혁명 구조며 종교개혁의 일등공신 인쇄술, 산업화와 제국주의의 신호탄인 증기기관, 환경협약의 딜레마 ‘교토의정서’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392쪽. 1만 4500원. 전쟁과 문명(허남성 지음, 플래닛미디어 펴냄) ‘전쟁은 평화보다 훨씬 더 일반적인 현상이었으며 문명탄생 이전부터 인류가 끊임없이 겪어 온 뼈아픈 경험의 일부였다.’ 전쟁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진화해 왔으며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보는가. 우리가 당면한 북핵 문제를 비롯한 남북 대치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가. 이런 문제들은 더이상 정책 수립가나 전략가, 군인들만이 해결해야 할 전유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미래의 총력전을 놓고 ‘그 누구의 정치적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한 필요성을 덮고도 남을 만큼 엄청나게 큰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한다. 국방대 명예교수가 문명 발달과 함께 진화하는 전쟁 양상을 파헤쳤다. 국내에선 생소한 신군사의 관점에서 전쟁을 다룬 게 특징. 과학기술, 철학, 정보 등 여러 분야의 융합과 상호작용까지 종합적으로 살폈다. 420쪽. 2만 5000원.
  • [씨줄날줄] 순혈주의의 그늘/구본영 논설고문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패권 경쟁은 기막힌 반전을 거듭한다. 경제력과 문화적 성숙도에서 앞섰던 아테네는 강한 군사력의 스파르타에 허망하게 패배한다. 그게 끝은 아니다. 아테네가 꽃피운 그리스 문화는 나중에 로마 문화로 전승된다. 하지만 순혈주의를 고집하던 스파르타는 인구 감소로 역사의 무대에서 아예 사라졌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사상 조류가 만나는 지점에서 가장 풍요로운 발전이 이뤄진다.” 언젠가 윤은기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의 책에서 읽었던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의 명언이다. 하긴 자연의 이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해역에서 각종 어류가 풍부하게 번식하듯이 말이다. 역으로 말하자면 동종교배와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한 문명도, 자연도 반드시 쇠락하기 마련일 게다. 1996년 미국 동부의 한 주립대학교에서 연수할 때다. 세계적 언어학자인 놈 촘스키의 수제자 격인 젊은 교수가 재직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비리그 못잖은 신흥 명문인 모교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지척에 두고 주립대에 뿌리를 내리다니 솔직히 이해가 안 갔다. 하지만 학생으로서 학부와 대학원, 그리고 학위 취득 후 몸담는 학교가 각각 다른 게 외려 미국 대학 사회의 대세임을 나중에 알게 됐다. 학문의 동종교배로 인한 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한 차원임은 물론이다. 최근 한국 대학의 교수집단 동종교배 비율을 보면 서울대가 88%란다. 연세대가 76%, 고려대가 60%로 뒤를 잇는다. 미국 연구 중심 대학의 동종교배 비율은 10∼20%라고 한다. 이쯤 되면 한국 대학들의 순혈주의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혀를 찰 정도다. ‘윗물’이 이러니 ‘아랫물’인들 온전하겠는가. 요즘 서울대생 인터넷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SNULIFE)가 시대착오적 순혈주의 논란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단다. 일부 서울대 졸업생들이 스누라이프의 익명 게시판에 소속 직장과 연봉을 언급한 글들이 다른 대학 인터넷 사이트에 유출된 게 불씨가 됐다. 누군가 ‘다른 대학 학부 출신 대학원생들이 관련 글을 유출했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자 상당수 ‘순수 서울대 출신’들이 ‘타 대학 출신 대학원생은 구성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거들면서다. 씁쓸한 풍속도가 아닐 수 없다. 타 대학 학부 출신들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철없는 주장까지 나왔다니 말이다. 어느 교수의 자탄처럼 우리 대학가 학벌지상주의가 인종주의에 버금갈 정도인가. 어쩌면 유교문화가 지배하는 한국에서는 이런 순혈주의가 더 큰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연구라고는 하지 않는 같은 대학 출신 선배에게 후배가 대체 무슨 말을 하겠는가. 우리 대학가가 노벨상을 대망하기 전에 학문의 동종교배와 순혈주의의 적폐에서부터 벗어나야 할 듯싶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전동휠 타고 성지순례하는 무슬림 남성 논란

    전동휠 타고 성지순례하는 무슬림 남성 논란

    전동휠을 타고 성지순례하는 남성의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외신들은 최근 성지순례 차림의 한 남성이 이슬람 성지의 메카인 사우디아라비아 대 모스크(마스지드 알하람)에서 전동휠을 타고 이동하는 영상을 기사와 함께 보도했다. 포착된 영상에는 대 모스크 중앙의 카바(알라를 상징하는 큰 돌) 주위를 7바퀴 도는 타와프 의식을 치러야 하는 성시순례에서 걷는 대신 전동휠을 타고 이동하는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신성한 의식을 치러야하는 이곳에선 걷지 못하는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경우만 성지순례시 휠체어를 타는게 허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사우디 현지 일간 오카즈는 대 모스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다른 순례객을 방해하지 않는 한 전동휠을 특별히 금지하는 안전 규정은 없다”고 보도했으며 알마르사드 매체는 “전동휠을 탄 남성이 건강상 걷는데 문제가 없다면 타와프의 본래 취지를 고려할 때 반드시 걸어서 의식을 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슬림 남성의 파격적인 행보에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종교성을 고양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 “타와프 의식을 행할 땐 기도와 알라에 집중해야 하는 데 전동휠을 타면 균형 잡는 데 더 신경을 쓸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세상이 바뀌었는데 굳이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해야할 필요는 없는거 같다”는 반론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이슬람교도의 성지순례 ‘하지’에선 참가한 순례자들이 ‘셀카봉’으로 기념 사진을 찍어 SNS상에 바로 올리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사진·영상= Arab New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2015 공직박람회] 문화콘텐츠 인재·창업 인큐베이팅… 글로벌 마케팅 판로 개척

    [2015 공직박람회] 문화콘텐츠 인재·창업 인큐베이팅… 글로벌 마케팅 판로 개척

    #1. 당신은 20대 청춘이다. 지난달 두 편의 영화를 봤다. 1000만 영화 한 편과 독립다큐영화였다. 또 몇 년 전 처음 접한 뒤 꼬박 두 달에 한 편 이상씩은 보고 있는 소극장 연극의 기억이 있다. 막간 암전 때 어슴푸레 보이는 무대 위 형광색 스티커조차 친숙하다. 다음주 친구와 함께 대학로 소극장을 찾아 배우들의 가쁜 숨소리를 다시 들을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토요일 오후엔 인사동 미술 전시회를 차분히 둘러본 뒤 집에 돌아와 다음달 초 열리는 한류 가수 A의 콘서트 공연 티켓을 인터넷으로 예매했다. 용돈은 빠듯하기만 한데 보고 싶은 영화, 공연, 책 등은 너무 많다. 따지고 보니 문화예술생활을 즐기는데 한 달 평균 5만 8000원 정도 썼다. 올 초 서울문화재단의 문화향유실태조사 통계에 근거해 재구성한 내용이다. #2. 당신은 문화콘텐츠기획과 관련한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무려 18년간 한류 공연의 원조가 된 논버벌 퍼포먼스 ‘난타’ 못지않은 공연기획안을 마련 중이다. YG, SM, JYP 같은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를 차려 케이팝과 한류 대중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문제는 돈이다. 주머니 속에는 여기저기서 손 벌려가며 빌린 돈 얼마가 고작이다. 당장 사무실 얻을 돈도 충분치 않다. 게다가 기발한 기획안을 만들었다 해도 그 다음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뭔가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당신의 삶에 필요한 이유들이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무원들이 당신을 위해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들이다. 아니면 당신이 직접 당신과 같은 국민을 위해 해야할 일이거나. 문화는 이제 일상 속에서 남는 시간을 때우는 단순한 여가 생활의 차원을 넘어섰다. 인간다운 삶의 질을 담보하는 ‘문화 복지’로서 접근이 모색되고 있다. 재화가 한정된 국내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부터 강조했듯 ‘문화콘텐츠는 미래의 성장동력’이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스쿨 석좌교수는 “소프트파워는 교육, 학문, 예술, 과학, 기술 등의 이성적, 감성적, 창조적 분야를 포함한다”고 말했다. ‘문화융성’은 4대 국정기조 중 하나다. 올초 문화창조융합센터, 문화창조아카데미, 문화창조벤처단지, 케이팝상설공연장 등으로 이어지는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소프트파워로서 문화가 갖고 있는 산업진흥의 측면을 극대화한 부분이다. 문화콘텐츠 관련 인재들을 교육하고, 제반 창업 관련 내용을 인큐베이팅하고, 생산된 문화콘텐츠 결과물을 국내외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마케팅 판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유기적으로 수행한다. 또한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날은 8000~9000원 하는 영화를 5000원에 볼 수 있고, 연극· 뮤지컬 등 각종 공연 티켓을 최대 50%까지 할인해서 살 수 있다. 미술관·박물관 등도 무료 또는 할인받아 입장할 수 있다.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을 한 번도 참여하지 않은 시민은 있어도, 한 번만 참여한 시민은 없다’는 말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다. 지난해 19.0%에 불과하던 인지도는 1년 남짓 사이 40.2%로 껑충 뛰었고, 참여하는 기업도 19개에서 47개로 늘었다. 단지 참여프로그램이 883개에서 1853개(2015년 7월)로 늘어서만은 아니다. 80%에 이르는 만족도와 96.5%의 재참여 의향 등 긍정적 평가의 결과물이다. 문체부는 기업, 학교 등이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확대·운영할 수 있도록 ‘문화가 있는 날 플러스(+)’로 제도를 확대했다. 문체부의 업무 영역은 넓고 방대하다. 문화뿐만 아니라 체육, 관광, 종교, 미디어, 국민소통 등 어느 하나 소홀히 넘길 수 없는 분야를 맡고 있다. 여기에 대한민국예술원, 한국예술종합학교, 국악고등학교, 전통예술중·고,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국어원, 국립한글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해외문화홍보원, 국립국악원,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중앙극장, 국립현대미술관, 한국정책방송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여러 부문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하는 소속기관들을 두고 있다. 매년 5~9급 공개경쟁채용을 통해 20명 남짓, 경력경쟁채용으로 50~100명 정도의 신임 공무원이 문체부에 배치된다(표 참조). 인사혁신처가 맞춤형 부처 배치를 시작하면서 그전에 뜨거웠던 문체부 지원 열기는 상대적으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여전히 1~3지망을 받고 있지만, 합격자들이 해당 부처의 구체적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스스로 판단하면 아예 지망하지 않는 등 현실적으로 자체 검증을 하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5급, 7급, 9급 일반행정직 모두 필기 60%, 어학성적 30%, 자기소개서 10%의 배점 기준을 갖고 있다. 특히 지원 부처의 배속 가능 여부는 어학성적에서 많이 갈리게 된다. 상·중·하로 나눠 30점·24점·18점을 준다. 예컨대 토플의 경우 590점 이상은 상, 530점 이상은 중, 그 아래는 하가 된다. 토익은 870점 이상은 상, 700점 이상은 중, 그 아래는 하다. 어학점수가 ‘하’에 해당하거나 없다면 ‘상’과 비교해서 12점 차이가 나기 때문에 아무리 문체부 근무를 원하더라도 쉽지 않게 된다. 다만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등 다른 언어의 어학성적에 대한 기준치는 없다. 일부 참고는 되지만 부처 배치의 당락을 결정 짓는 기준이 없다. 기술직은 자기소개서와 자격증으로 합격자의 부처 배치를 가른다. 문체부 정책홍보를 담당하는 관계자는 “지난해 공직박람회를 찾았던 이들을 보면 주로 고등학생부터 20대 대학생까지 다양했는데, 문체부의 업무와 기능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넓고 다양하다는 사실에 많이 놀라는 분위기였다”면서 “이번 공직채용박람회를 통해 국민들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문체부의 역할에 대한 공무원준비생들의 이해가 더욱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는 23~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5 공직채용박람회’ 때 정책브리핑 사이트(www.korea.kr)에 미리 접속한 뒤 문체부 부스를 방문하면 컵, 책, 문구류, USB 등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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