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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0년 된 고대 이집트 미라서 꽃·동물 ‘문신’ 발견

    3000년 된 고대 이집트 미라서 꽃·동물 ‘문신’ 발견

    3000년 된 고대 이집트의 미라에서 30개 이상의 문신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있다.최근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은 다이르 알 메디나 지역에서 발견된 여성 미라의 몸 곳곳에 매우 섬세하게 새겨진 문신들이 발견됐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미라의 몸에서 문신이 발견된 것은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그리 희귀한 일은 아니다. 과거 알타이 산맥 우코크 고원 영구동토층에서 발굴된 2500년 된 ‘우코크 공주’ 미라에서도 문신이 확인됐으며 알프스 빙하지대에서 온몸이 꽁꽁 언 채 죽은 5300년 된 미라 외치(Ötzi)에서는 무려 61개의 문신이 발견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이집트 여성 미라는 다른 미라의 문신과는 큰 차이가 확인된다. 다른 미라들이 주로 점과 선 등의 단순한 기호라면 이집트 미라는 꽃과 동물들의 모습이 섬세히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이집트 미라의 엉덩이에는 연꽃이, 팔에는 소, 목에는 개코 원숭이가 문신으로 그려져 있다. 그렇다면 왜 고대 이집트인들은 고통을 수반하는 문신을 여성의 몸에 새겼을까? 이에 대해 연구팀은 종교적인 의미로 해석했다. 연구를 이끈 앤 오스틴 박사는 "어느 각도에서건 이 미라를 응시하면 신성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면서 "신의 힘이나 여성이 얼마나 독실했는지 보여주는 종교적인 상징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큰 고통이 따르는 문신을 여러차례 새겼다는 것은 그녀가 당시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5월…이란의 어린이들은 총과 전쟁을 선물받았다

    5월…이란의 어린이들은 총과 전쟁을 선물받았다

    이란이 최근 어린이들을 시리아 전쟁에 참여하라고 독려하는 선전 영상을 만들어 방송에 내보내고 있다. 이란의 어린이들은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과 같은 노랫말이 아니라 ‘대장의 명령에 따라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됐어요’라는 가사를 따라 부르고 있다. 중동지역 매체인 걸프뉴스는 이란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할 전사들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어린이들을 전쟁에 가담시키기 위해 새로운 홍보동영상을 만들어 방송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성지(시리아)를 방어하는 순교자들(Martyrs who defend the sacred shrine)’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이란 민병대 바시즈의 선전 담당 조직인 바시즈 뮤직 하우스가 제작했다. 영상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성지(시리아)를 구하러 일어서자. 나는 후세인(종교지도자)의 사단에 합류했다”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이란의 반정부 단체인 국민저항위원회(NCRI)의 샤힌 고바디는 걸프뉴스에 “이 선전 영상은 무엇보다도 아이들을 총알받이로 동원하려고 하는 이란정부의 반(反)인간적인 본성을 나타낸다”고 분개하며 “전략적 인재가 바닥난 이란 정부의 절망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뿐 아니라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와 예멘의 후티 반군도 시리아에 알 아사드 정권을 돕고 있다. 러시아와 헤즈볼라의 막강한 군사가 알 아사드 정권을 뒷받쳐주고 있지만 정권을 유지시키기는 어렵다. 매체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해 징병을 피해 나라를 떠나는 시리아인들이 점점 더 많아지자 파키스탄인을 군인으로 모집하기 시작했다. 지난 2일에는 자국을 위해 싸우다 전사한 외국인들의 가족에게 시민권을 주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자진해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싸우는 아프가니스탄인과 파키스탄인들에게 적용된다.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매일 39명 극단적 선택하는데 자살예방 예산 日의 30분의 1”

    “매일 39명 극단적 선택하는데 자살예방 예산 日의 30분의 1”

    “사회와 가정의 구성원들이 조금씩 관심을 갖고 주변을 살핀다면 자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자살 예방 의지가 너무 빈약합니다.” 2012년 기독교 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를 만들어 최근 대표에 취임한 조성돈(49)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조 교수는 5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자살은 엄연한 사회적 질병”이라며 “정부와 국민 모두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예방 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교수는 연세대 신학과를 거쳐 독일 킬대학과 마르부르크대학에서 수학한 신학자로 자살 예방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 독일에서 귀국한 2002년 통계청 자료를 보곤 충격받았다고 한다. “자살이 우리나라 국민 사망 원인 중 4번째를 차지할 만큼 심각한 상황입니다. 잘 알려졌듯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1년째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지요. 그런데도 우리 정부의 한 해 자살 예방 예산은 90억원에도 못 미칩니다. 일본의 3000억원에 비하면 30분의1 수준이지요.” 목회사회학을 전공한 조 교수는 귀국 직후부터 줄곧 교회들에 자살 심각성을 알리고 예방 운동을 권유했지만 외면과 핀잔을 받기 일쑤였다. 그래서 공동운동을 벌일 단체인 목회사회학연구소와 라이프호프를 창립했고 최근 대표를 직접 맡았다. “대부분의 종교가 자살을 죄악시합니다. 유족들은 공개 장소에서 아픔조차 터놓고 말할 수 없습니다.” 2009년 생명사랑 학술부문상을 받은 저서 ‘그들의 자살 그리고 우리’를 통해 “자살한다고 지옥 가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꺼낸 뒤엔 교계로부터 온갖 공격과 수모를 당했단다. 인터뷰 도중 열거된 자살 상황은 심각하다 못해 위기로 다가온다. OECD 최고의 자살률(인구 10만명당 29명) 말고도 한 해 자살자 1만 4000명, 하루 자살자 39명…. 진학, 취업, 실업의 중요한 시점에 좌절·포기에 처한 중고교생과 40·50대 가장의 자살은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14년 언론사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선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중고교생이 무려 30%나 됐다. 그래서 조 교수는 생명보듬 특강을 비롯해 생명보듬함께걷기, 유가족 마음이음 예배, 4050남성 마음이음 콘서트 같은 일들을 줄곧 벌여 왔고 이제 조금이나마 그 성과를 느낀단다. 2014년 개신교 예장통합 교단총회에서 목회자의 자살자 장례를 허용하는 ‘자살에 관한 목회 지침’을 통과시킨 게 대표적이다. 한 사람이 자살하면 가족, 친구 등 최소한 20명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렇게 따지자면 한 해 1만 4000명이 자살하는 우리의 경우 30만명이 영향을 받는 셈이다. “그동안 활동하면서 분명히 느낀 사실이 있어요. 자살은 가치관과 문화의 문제입니다. 교통문화가 선진적으로 발전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가 크게 줄어든 것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이제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꿔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 교수는 그 전환에 서둘러 앞장서야 할 사람들을 역시 종교계로 꼽았다. “종교 공동체에서 사람들은 심각한 고민과 어려움을 비교적 자유롭게 털어놓을 수 있습니다. 공동체 구성원들로부터 진심 어린 위로와 조언도 받을 수 있구요.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종교라면 응당 자살과 관련해 ‘게이트 키퍼’의 역할을 방기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女무슬림, 男보호자 없이 여행 불가”…규정 논란

    “女무슬림, 男보호자 없이 여행 불가”…규정 논란

    영국의 한 무슬림 협회가 여성 무슬림의 여행 자유권을 제한한다고 발표해 논란이 예상된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랭커셔(Lancashire)주 블랙번(blackburn)의 무슬림 협회(Blackburn muslim Association)은 최근 무슬림 여성이 남편 또는 가까운 남성 친인척을 동반하지 않고는 약 78㎞ 반경 밖으로 이동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발표했다. 블랙번 무슬림 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규정을 공개했으며, 이는 샤리아의 가르침에 따름 종교적, 사회적, 경제적 규범이라고 주장했다. 블랙번 무슬림 협회는 영국 최대의 이슬람단체인 영국 무슬림협회(MCB)의 계열로, 영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영향력 있는 무슬림단체 중 하나다. 협회 측의 이번 발표에는 “남성은 반드시 수염을 길러야 하며, 여성은 외출 시 얼굴을 가리는 것을 권장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영국 국제개발부장관인 저스틴 그리닝은 영국 무슬림협회의 이러한 규정이 무슬림 여성들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리닝은 “블랙번 무슬림 협회의 이번 규정은 영국이 추구하는 가치관에 반(反)하는 것”이라면서 “솔직히 (협회의 의견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지의 무슬림 전문가 역시 “이동의 자유를 제한할 권리를 가진 무슬림 남성은 어디에도 없다. 무슬림 여성은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가 있다”면서 “협회는 이 규정을 철회하고 여성을 억압하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블랙번 무슬림 협회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어린이들, 전쟁에 참여하세요”…이란 선전영상 충격

    “어린이들, 전쟁에 참여하세요”…이란 선전영상 충격

    이란이 최근 어린이들을 시리아 전쟁에 참여하라고 독려하는 선전 영상을 만들어 방송에 내보내고 있다. 이란의 어린이들은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과 같은 노랫말이 아니라 ‘대장의 명령에 따라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됐어요’라는 가사를 따라 부르고 있다. 중동지역 매체인 걸프뉴스는 이란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할 전사들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어린이들을 전쟁에 가담시키기 위해 새로운 홍보동영상을 만들어 방송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성지(시리아)를 방어하는 순교자들(Martyrs who defend the sacred shrine)’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이란 민병대 바시즈의 선전 담당 조직인 바시즈 뮤직 하우스가 제작했다. 영상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성지(시리아)를 구하러 일어서자. 나는 후세인(종교지도자)의 사단에 합류했다”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이란의 반정부 단체인 국민저항위원회(NCRI)의 샤힌 고바디는 걸프뉴스에 “이 선전 영상은 무엇보다도 아이들을 총알받이로 동원하려고 하는 이란정부의 반(反)인간적인 본성을 나타낸다”고 분개하며 “전략적 인재가 바닥난 이란 정부의 절망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뿐 아니라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와 예멘의 후티 반군도 시리아에 알 아사드 정권을 돕고 있다. 러시아와 헤즈볼라의 막강한 군사가 알 아사드 정권을 뒷받쳐주고 있지만 정권을 유지시키기는 어렵다. 매체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해 징병을 피해 나라를 떠나는 시리아인들이 점점 더 많아지자 파키스탄인을 군인으로 모집하기 시작했다. 지난 2일에는 자국을 위해 싸우다 전사한 외국인들의 가족에게 시민권을 주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자진해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싸우는 아프가니스탄인과 파키스탄인들에게 적용된다.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겨울왕국’ 엘사를 레즈비언으로…캠페인 논란

    ‘겨울왕국’ 엘사를 레즈비언으로…캠페인 논란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겨울왕국'(Frozen)의 주인공 엘사를 놓고 묘한 캐릭터 논쟁이 일고있다.최근 영국 가디언등 서구언론은 제작 준비에 들어간 겨울왕국 속편에 등장하는 주인공 엘사에게 '여자친구를 만들어주라'는 캠페인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SNS상에 '#GiveElsaAGirlfriend'(엘사에게 여자친구를)이라는 해쉬태그로 시작된 이 캠페인은 지난 1일(현지시간) 작가 알렉시스 이사벨의 트윗에서부터 시작됐다. 이사벨은 트위터에 "디즈니가 엘사를 레즈비언으로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적었고 이 트윗은 순식간에 퍼지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곧 어린이들에게 영향력있는 엘사를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상징으로 만들어 편견을 없애겠다는 생각인 것. 성적소수자들과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엘사를 상징으로 낙점한 것은 겨울왕국에서 보여준 캐릭터 성격과 맞물려있다. 잘 알려진대로 극중 엘사는 모든 것을 얼리는 능력을 감추며 평생을 스스로 격리돼 살다 세상 밖으로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를 남과 다른 성(性)정체성을 감추고 살다가 세상을 향해 커밍아웃하는 성적소수자들의 행동과 비교하기도 한다. 실제 겨울왕국을 둘러싼 정체성 논란은 개봉 당시에도 있었다. 미국 내 일부 종교인과 블로거들이 겨울왕국에 동성애적 코드가 깔려있다고 주장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종교인들과 평론가들이 이같은 주장을 반박하면서 논란은 잠잠해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성난 이라크 민심 ‘그린존 철수’… 6일 또 시위 예고

    시아파 지도자 “새 내각 승인을” 정부 해산·조기 총선 실시 압박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정치 개혁을 요구하며 핵심 정부기관이 모여 있는 ‘그린존’ 내 국회의사당을 일시 점거해 기세를 올리던 시아파 시민 5000여명이 1일(현지시간) 24시간 만에 자진 해산했다. 시위의 배후로 지목되는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이날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서 성명을 내고 시위대에 질서 정연하게 그린존에서 빠져나갈 것을 지시했다. 그는 이어 의회에 “긴급 회의를 소집해 새 내각을 승인하라”고 요구했고, 그러지 않을 경우 정부 해산과 조기 총선 실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는 6일 다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하이다르 압바디 이라크 총리는 지난 3월 31일 종파 갈등을 해소하고 정치권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종파에 속한 각료를 전문 관료로 교체하는 개각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의회에서 정족수 미달로 일부 각료 후보자에 대한 표결이 무산됐다. 이에 종교 지도자 알사드르는 한 달 뒤인 지난달 30일 의회의 표결 무산을 비난했고, 같은 날 알사드르의 지지자들은 바그다드의 그린존에서 시위를 벌였다. 그린존은 2003년 미국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뒤 바그다드 내에 설정한 특별경계구역에서 유래됐다. 10㎢ 넓이의 그린존에는 의사당, 정부청사, 외국 대사관 등 주요 시설이 모여 있고 일반인의 출입은 제한된다. 일반인에겐 그린존은 부패하고 무능한 이라크 정치를 상징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시위대가 13년 동안 ‘금단의 구역’이었던 그린존에 돌입한 배경에는 저유가로 인한 경제난과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자리잡고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시위에 참가한 아흐메드 무사위는 “이라크 국민은 늘 정전에 시달리는데 이곳에는 24시간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소가 있다”며 “그린존에 와 보니 이라크 정치인들이 방자하고 무책임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분개했다. 압바디 총리는 이날 푸아드 마아숨 대통령, 살림 알주부리 국회의장과 공동 성명을 내고 “정치 개혁을 진전시키기 위해 향후 며칠 동안 의회 회의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비가 삼엄한데도 시위대가 그린존에 들어갈 수 있었던 데는 새 내각 승인을 의회에 압박하려는 압바디 총리의 ‘묵인’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라크의 정치분석가 이산 알시마리는 가디언에 “이라크 정파들은 애국주의자가 아니며 어느 누구도 국익을 추구하지 않는다. 이라크는 시위에 동의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으로 분열됐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미신 맹종한 죄’…中 고위직 20명 낙마

    ‘미신 맹종한 죄’…中 고위직 20명 낙마

    점괘 보고 다리 건설…길일 골라 뇌물수수… 역술인은 부패 브로커 중국 후난성 주저우시의 정법위 서기였던 셰칭춘(謝?純)은 소아마비 장애를 극복한 촉망받는 당 관료였다. 유능하고 청렴해 조만간 중앙 정치 무대로 승진할 것으로 기대됐던 셰 서기가 지난해 말 돌연 낙마한 이유는 미신을 맹종했기 때문이다. 2009년 승복을 입은 ‘대사’(大師)가 셰 서기를 찾아와 “크게 될 인물”이라고 예언한 이후 그는 아침마다 점괘를 보고 출근할 정도로 미신에 빠졌다. 셰 서기의 환심을 산 대사는 각종 이권사업과 연관이 있는 이들을 알선해 주며 ‘브로커’를 자처했다. 조사 결과 셰 서기는 171명으로부터 뇌물을 받았으나, 대사는 매번 “작은 정성”이라며 그를 안심시켰다. 중국이 ‘미신과의 전쟁’에 나섰다. 낙마한 관료들을 조사한 결과 많은 이가 미신에 빠져 있었고, 소위 대사라고 불리는 역술인들이 부패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중국 건설 이후 최대 부패 스캔들의 주인공인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옆에도 ‘신장 3대 신선’으로 불리는 역술인 차오융정이 있었다. 부정부패로 사형을 선고받은 류즈쥔 전 철도부장은 역술인이 정해 주는 길일에만 뇌물을 받았다. 미신 타파에는 당 최고 사정기관인 중앙기율위원회가 나섰다. 미신 추종을 뇌물 수수만큼 엄격히 다스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기율위는 최근 미신 때문에 낙마한 고위직 20명을 소개하며 관료 사회에 경고장을 날렸다. 산둥성 타이안시 서기 후젠쉐는 역술인이 “부총리 운명을 타고났는데, 다리 하나가 부족하다”고 하자 국도 노선을 변경해 일부러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놓았다. 선전시 정법위 서기 장중위는 방에 수많은 불상을 모셨는데, 불상 속에는 돈다발이 가득 차 있었다. 기율위는 ‘현처급(중앙기관 처장급) 공무원 소양 조사 보고’를 인용해 “현처급 공무원 중 52.4%가 미신을 믿고 있다”면서 “고급 관료들이 관상, 해몽, 별자리 운수 등을 일반인보다 더 신뢰한다”고 지적했다. 미신 타파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마르크스주의 강화 운동과도 맥을 같이한다. 시 주석은 지난달 23일 종교공작회의에서 “공산당원들은 절대로 종교 안에서 자신의 가치나 신념을 구해서는 안 된다”면서 “확고한 마르크스주의 무신론자로서 당의 목적을 확실히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지시가 나오자 기율위는 지난달 30일 즉각 감찰보를 발표했다. 기율위는 “당원이 종교를 가져도 되는지를 놓고 자주 토론이 벌어지는데, 여기서 확실히 답을 주겠다. 절대로 종교를 가지면 안 된다”면서 “오직 마르크스 이론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이 95년 동안 강건하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마르크스주의에서 가치와 신념을 찾았기 때문”이라면서 “관리들이 점을 치고 향을 태우는 것은 가장 심각한 해당 행위”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부패 사정이 강화될수록 신변에 불안을 느낀 관료들이 더욱더 미신과 역술인에 의존하고 있어 마르크스주의로 미신을 타파하려는 시 주석의 계획이 성공할지 미지수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샤넬·돌체도 사로잡은 ‘히잡’…수백만원 호가하는 명품으로

    샤넬·돌체도 사로잡은 ‘히잡’…수백만원 호가하는 명품으로

    박대통령이 쓴 히잡은 ‘루사리’ 시아파 이란인들이 즐겨 착용 조선시대 장옷 같은 차도르 등 종교 뛰어넘은 패션소품 각광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이란 방문 때 착용해 관심이 집중된 히잡은 대체로 이슬람에서 여성들이 머리에 써서 가슴까지 가리는 천을 가리킨다. 그 종류만 수십 가지가 넘는다. 시아파 국가인 이란에서는 얼굴만 남기고 머리 수건을 쓰는 것을 ‘루사리’라고 한다. 박 대통령이 착용한 것이 이것이다. ‘차도르’는 얼굴, 손발을 제외한 온몸을 가리는데 주로 중동, 동남아 등에서 외출용으로 많이 입는다. 우리로 보면 조선시대에 부녀자들이 외출할 때 머리부터 내려 쓴 장옷과 비슷하다. ‘니캅’은 눈은 보이지만 몸 전체를 가린다. 이란에서는 ‘마크네’라고도 한다. 특히 모로코, 파키스탄 등에서 많이 입는다. ‘부르카’는 눈 부분마저도 망사로 덮어 완전히 신체가 보이지 않도록 한다. 가장 극단적으로 가리는 것으로,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은 당시 여성들에게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 밖에도 스카프 같은 ‘아미라’와 ‘샤일라’, 상반신만 가리는 망토인 ‘키마르’ 등도 있다. 이슬람 여성들은 왜 히잡을 쓰는 것일까. 이슬람 경전인 코란은 “여성들에게 일러 그녀들의 시선을 낮추고 순결을 지키며 밖으로 나타내는 것 외에는 유혹하는 어떤 것도 보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사실 이 히잡은 비잔틴제국과 페르시아제국의 상류층 여성들이 착용하던 권위의 복장이었다. 17세기까지만 해도 상류층 여성들은 하류층 여성들과의 신분을 구분하기 위한 과시용으로 히잡을 착용했다. 서방의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히잡을 ‘베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방은 오래전부터 히잡을 할례와 더불어 여성 억압의 상징이라며 비판했고, 이슬람 국가들은 여성 보호의 수단이라고 맞섰다. 특히 프랑스는 2004년 초·중·고등학교 내에서의 히잡을, 2011년에는 공공장소에서 부르카 등의 착용을 각각 금지시켰다. 서방과 이슬람의 해묵은 갈등은 프랑스 주간지인 ‘샤를리 에브도’의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만평에 격분한 이슬람 과격분자들의 무차별 총격으로도 이어졌다. 종교의 상징처럼 비쳐지던 히잡도 최근 들어 패션 소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샤넬’, ‘돌체앤가바나’ 등 유명 브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8억명에 달하는 이슬람 여성의 지갑을 열기 위해 다양한 색깔과 디자인의 히잡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이른바 ‘명품’ 히잡은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란서 53조원 수주 발판… 제2의 중동 붐 연다

    이란서 53조원 수주 발판… 제2의 중동 붐 연다

    외교·경제분야 장관회담 정례화 로하니 “한반도·중동 핵 없어야” 朴대통령, 하메네이와 면담·협의 정부 간 협정 포함 66개 MOU 에너지 재건 236억弗 등 진출 이란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국가·정치·종교적 최고 권력자인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와 면담을 갖고 양국 관계의 전략적 발전에 합의했으며 광범위한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두 정상은 양국 간 첫 공동성명을 채택, 외교·경제 분야 장관 회담을 정례화하는 등 협력의 제도적 틀을 갖춰 나가기로 했다. 한국은 북의 비핵화에 이란의 도움을 요청했으며 로하니 대통령은 “한반도와 중동에서 핵무기 보유국이 없어져야 한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했다. 경제 협력과 관련, 로하니 대통령은 회담에서 “예전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한·이란 교역 규모를 5년 내에 연간 3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했으며 “이란은 인프라에서 엄청난 프로젝트를 발주할 예정”이라며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란이 조속히 경제를 재건하고 경제성장의 정상 궤도 복귀를 위해 양국 간 교역과 투자를 복원하는 데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인프라·에너지 분야뿐 아니라 이란이 추진하는 플랜트·철도·항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란의 병원 구축 운영에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는 등 양국 보건의료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정보기술(IT)·에너지 신산업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신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사례를 확대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두 나라는 교역투자, 인프라 플랜트 협력, 형사·범죄, 교역 분야 협력 등 모두 7개 분야에서 정부 간 협정을 포함해 66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리 기업들은 이란이 추진하는 371억 달러 규모의 30개 프로젝트를 사실상 수주해 최대 465억 달러어치 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우리 정부는 250억 달러의 수주지원용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키로 했다. 또한 석유·가스·전력 등 에너지 재건 사업(236억 달러), 철도·도로 등 인프라 건설 사업(116억 달러) 등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철도·도로·공항·항만 분야 협력에 대한 8건의 MOU를 체결했다. 53억 달러짜리로 규모가 가장 큰 이스파한·아와즈 철도사업도 양국 간 일괄수주방식(EPC) 가계약을 맺었으며 한국전력은 석유가스·전력 등 에너지 재건 사업 관련 분야에서 10개의 MOU를 체결했다. 테헤란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느낌, 극락(極樂)같은…길상사(吉祥寺)

    느낌, 극락(極樂)같은…길상사(吉祥寺)

    “내가 우둔해서 그런가--- 운장산 가는 길엔 절도 많더군. 이런 절도 구경하고 저런 절도 구경하면서 온갖 불상들을 봤었네만.. 부처님 마음은 못 보았네.” 극작가 이강백(69)의 희곡 중 ‘느낌, 극락 같은’에 나오는 주인공 ‘서연’의 대사다. 작품은 불상의 ‘형태’를 중시하는 ‘동연’, 이와 반대로 상(相)에 집착하지 않고 부처의 마음을 드러내고픈 ‘서연’의 갈등이 주요한 맥락을 이루고 있다. 만약 ‘서연’이 실존 인물이었다면 성북동에 위치한 길상사(吉祥寺)를 둘러보고 어떤 느낌을 지닐까? 과연 부처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절이라고 하지 않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길상사의 주불전은 석가모니를 본존불로 모시는 대웅전(大雄殿)이 아니라 중생들의 자비와 깨달음을 추구하는 아미타불의 ‘극락전(極樂殿)’이기도 하다.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323에 위치한 길상사(吉祥寺). 7000여 평에 이르는 넓은 대지, 연건평 3000평과 지상건물 40여동이 1996년 5월 20일에 조계종 송광사 분원으로 등기이전 되었다. 1997년 12월 14일에 개원법회를 열면서 지금의 길상사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이 개원법회에 천주교의 김수환 추기경이 참석하면서 더더욱 사찰의 이름값을 높이기도 하였다. 원래 3공화국을 대표하는 요정정치의 대명사였던 대원각(大宛閣)이라는 ‘술집’이, 중생을 맑고 밝은 곳으로 교화하는 청정도량인 길상사라는 절집으로 갈음한 것이다. 길상사는 과연 유명세만큼이나 숱한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절집이기도 하다. 남로당의 당수였던 박헌영(1900~1955), 이제는 월북시인이 아닌 재북시인이 된 백석(1912~1996), ‘자야(子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길상사의 공덕주인 길상화(吉祥華) 김영한(1916∼1999), 그리고 길상사의 회주 법정스님(1932~2010), 박헌영의 유일한 남한 생육인 원경스님, 그리고 기생 김소산 등등 실로 한국 근현대사 이면의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인물들의 삶이 빚어내는 이야기는 뒤로 한 채 여행지로서, 도심의 선원으로서의 길상사를 방문해보자. 막상 길상사에 들어서면, 눈치 빠른 여행객은 입구부터 이 절집이 심상치 않음을 알 수가 있다. 대개의 선종불교 사찰에는 입구에 문(門)만 따로 있는 일주문(一柱門), 혹은 산문(山門)이 있다. 일주문 밖을 속계, 일주문 안을 진계라고 구분 짓는데 오직 일심으로 부처에 귀의한다는 결심을 갖도록 하는 문이다. 그러나 길상사는 애당초에 ‘술집’이었으니 그윽한 맞배지붕으로 만든 본 모양새의 일주문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들어가는 입구가 경복궁 근정전에서나 볼 수 있는 팔작지붕이 하늘높이 솟구쳐 있다. 원래 팔작(八作)지붕이란 물론 절에서도 쓰이지만, 속가(俗家)에서는 권력을 지닌 고관대작들이 드나드는 문의 모양새로 많이 쓰인다. 이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는 권력의 상징이 길상사의 일주문으로 쓰이니 벌써부터 이 절집의 곡절이 심상치 않다. 여기에 내처 길상사에는 여느 절이나 있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모신 천왕문조차도 없다. 팔작지붕 일주문을 지나 불과 30여 미터 오르막을 오르면 관세음보살상이 있다. ‘관세음보살상’을 보자마자 대개의 사람들은 뜬금없이 천주교의 ‘마리아상’을 떠올릴 것이다. 맞는 짐작이다. 이 관세음보살상은 독실한 카톨릭 신앙을 지닌 원로 조각가 최종태 작가의 작품으로 2000년 4월에 조성된 관음상이다. 조각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섯 개의 봉우리가 올라 온 관을 쓰고 왼손에는 진리의 맑은 물을 상징하는 정병(淨甁)이 있고, 오른손에는 중생들의 모든 고뇌를 어루만지는 시무외(施無畏)를 드러내고 있다. 조각을 보는 순간 여느 관음불상의 기본 형태가 아님을 알 수가 있다. 마리아의 형상으로 부처의 마음을 드러내고자 했던 작가의 깊은 고뇌를 짐작할 수가 있다. 최종태 작가는 종교의 형태를 넘어 믿음의 본질인 구원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했기에 굳이 겉모습에 얽매이지 않았던 것이다. ‘구원(久遠)의 모상’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구도적인 예술 철학이 오히려 우리에게 부처의 원형, 관음의 원형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관음상을 뒤로 한 채 길상사의 주불전인 극락전으로 다가가본다. 분명 ‘대웅전’이 아니라 ‘극락전’인 것이다. 이 극락전이 길상사의 모양새를 정확히 규정해준다. 과거 요정으로서 대원각의 주연회장이었던 본채가 이제는 아미타부처님을 모신 성스러운 법당이 되었다. 아미타부처님은 대승불교에서 서방정토 극락세계, 즉 저세상에 머물면서 불법을 설한다는 부처다. 길상사를 조성한 법정이 지닌 중생구제의 뜻을 그대로 드러내어주는 본채의 본존불로서는 제격인 셈이다. 수십 년 세월동안 주지육림의 흥성거림속에서 여인의 분내와 부패한 권력의 오취가 스며든 나무 기둥의 껍질을 일일이 벗기면서 법정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또한 서방정토의 아미타부처님은 현세에서 못이룬 ‘자야’와 ‘백석’의 사랑을 다시금 이어주었으리라. 또다시 극락전의 왼편 길을 걸어 올라가면 바로 선방과 길상선원, 그리고 법정의 진영을 모신 ‘진영각(眞影閣)’이 소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법정은 입적하기 하루 전 날에야,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길상사에서 하룻밤을 보내었다. 그의 유언은 바로 “내 이름으로 번거롭게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도 하지 말며,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 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주기 바란다”였다. 그는 사찰에 돈이 넘치면 불성은 깨어진다 하여 늘 풍요로움을 경계하였다. 이에 관한 한 가지 일화는 국수에 대한 것이었다. 국수는 흔히 승소면(僧笑麵:스님을 웃게 만드는 면)이라고 해서 불가에 입문한 스님들에게는 별식 중의 별식이었을 터. 법정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먹는 방법이 극단의 절제였다. ‘맹물국수’, 말 그대로 삶은 소면을 시냇물만을 담은 그릇에 두서너 번 휘휘 가락지어 한 움큼 건져내어 먹는 것을 좋아했다. 법정의 성품이 이렇듯 간장 한 방울 들어갈 틈도 없이 담백하였다. 이러하니 평생을 뭇 남정네 마음을 번철 위 부침개 뒤집는 것보다 쉽게 바꿀 수 있었던 김영한씨도, 겨우 10년이 지나서야 저어하는 법정의 마음을 돌려 대원각을 시주로 바칠 수가 있었다. <사진6. 김영한 님의 사당과 공덕비. 그녀의 마음을 어찌 일반인이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 > 법정 스님의 진영을 모신 진영각을 뒤로 하고 출입문으로 내려오면 바로 오른편에 계곡이 있고, 작은 시냇물이 흐른다. 이 시내를 건너면 길상사 창건 공덕주 김영한의 사당이 있다. 김영한의 일생에 관하여서는 이견들이 분분하다. 하지만, 그녀가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1916년 종로구 관철동에서 태어나 1932년에 기생이 되기 위하여 조선 권번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1936년 가을, 함경남도 함흥에서 시인 백석을 만나 ‘자야(子夜)’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물론 그녀는 자신이 백석의 여러 ‘자야’들 중의 하나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고 백석이 가장 사랑하는 ‘자야’는 바로 통영 출신의 ‘란(蘭)’이라는 여성임도 이미 짐작하였다. 1938년 백석이 ‘란’과의 실연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때 찾았던 사람이 바로 ‘김영한’이었다. 이때 김영한은 ‘ 그대의 아내가 누구이든지 간에 평생 사랑하리라 굳게 결심하였다’라고 술회하였다. 이 만남을 끝으로 두 번 다시 백석을 만나지 못하였고, 그녀는 화수분같은 대원각의 안주인으로 거부가 된다. 하지만, 후일 당시 값어치로 1000억원이 넘은 대원각을 법정에게 시주할 때 그녀의 말 한마디는 지금 살펴보아도 놀라울 따름이다. “백천억도 백석시인의 시 한 줄만 못하다’라고 했던 것이다. 이후 그녀가 영가(靈駕)의 세계에 들어서고 한 달 뒤 놀라운 일이 또 일어나게 된다. 1999년 12월 KAIST에 발신자가 김영한이라고 적힌 한 통의 편지가 전해진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130억 가량의 부동산 전부를 ‘국가과학기술 영재 양성’에 힘써달라는 부탁이었다. 이 정도 크기의 그릇을 지니었으니 대원각을 시주할 당시 주변의 뜨악스러운 눈길과 의혹 따위야 이미 그녀의 삶의 깊이에서는 눈길조차 줄 필요가 없을 정도의 하찮음이었으리라. 사당 앞 공덕비에는 간단한. 그녀의 약력이 있다. 하지만 작은 돌조각에는 조선 말 몰락했던 양반가 출신으로, 기생이 되어버린 한 여인의 품격을 결코 다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외에도 길상사를 찬찬히 둘러보면 설법전, 지장전, 범종각, 길상선원, 적묵당, 청향당, 길상보탑, 정랑(화장실), 청향당 등 작은 요사(寮舍)채들이 있어 도심선원으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또한 서울 도심 한 가운데 있어 지친 마음을 추스르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 될 수가 있으며 템플스테이, 경전강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어 편안히 다가서기에도 좋은 공간임은 분명하다. < 길상사(吉祥寺)에 대한 사소한 여행 일문일답> 1. 꼭 가봐야 할 곳인가?- 마음에 평화로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굳이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홈페이지 주소 : http://kilsangsa.info/ 2. 누구와 함께- 가능하면 혼자. 3. 교통편?- 한성대입구역 6번출구에서 마을버스 성북02번을 타고 길상사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됨. 아니면 천천히 걸어올라오면 큰 길입구에서 약 20분 정도 소요됨. 걷는 것을 추천. 표지판이 잘 되어 있음. 4.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기본적으로 종교시설이다. 짧은 반바지나 치마 등은 삼가길 바람. 주차시설 있음.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더 유명해져서 관광지가 될까 두럽다. 6. 친절도?- 관광지가 아닌 절이다. 신도들끼리 조심하고 서로 친절해야 한다. 7. 전문성은?- 김영한, 백석, 법정스님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가면 좋다. 8. 관람시간은? - 종교시설이다. 관람하는 곳이 아니다. 9. 감탄하는 점?- 이 엄청난 땅과 건물을 무상으로 시주하신 김영한의 인품과 봄이면 흐드러지는 꽃무릇들. 길상사 창건 이면에 있는 거대한 한국 근현대사의 비화와 이에 얽힌 숱한 인물들의 드라마틱한 삶. 10. 아쉬운 점?- 없다. 11. 운영진에게 한마디?- 감히 무슨 말을 하리오. 12. 여행 전 기대감과 후기?- 이미 김영한과 백석, 그리고 법정의 스토리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절을 둘러보면 감동이 배가 될 수 있다. 천천히 둘러보길 바란다. 한 때 우리나라 최고의 요정자리이다 보니 정원의 구성이나 경치는 서울의 여느 공간과 비견할 수 없다. 13. 추천하고픈 사람?- 당신. 14. 비추하고픈 사람?- 비추하면 안 된다. 15. 먹거리 정보- 종교시설이다. 큰 길에 나오면 식당이 많다. 16. 쇼핑매력도- 쇼핑할 돈으로 시주를 하시길. 17. 숙박편의성- 도심 종교시설이다. 18. 인근 관광지 매력도-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이왕 길상사에 온 길이라면 넉넉히 시간을 두고 오면 좋다. 이 주변에 선잠단지, 성락원, 한국가구박물관, 정법사, 우리옛돌박물관, 삼청각, 북정마을, 심우장 등이 있는 데, 이중 한국가구박물관은 생각보다 규모가 있고 볼거리가 풍부하다. 그리고 길상사 여행 꿀팁을 한 가지 드리자면, 길상사 올라가는 길에 ‘누브티스 넥타이 박물관’이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들어가기가 주저하는 곳이지만 실상은 마음껏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먹어도 되는 곳이다. 물론 유료이지만 이 근처에 이만한 커피숍은 찾기가 힘들다. 간단한 식사도 판매한다. 19. 꼭 해봐야 할 것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길상사에 가 보는 것을 권유함. 20. 총평- 길상사(吉祥寺)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약간의 공부가 필요한 장소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미국, 필리핀 유학 멘토…어학실력 향상과 안전한 생활관리를 동시에

    미국, 필리핀 유학 멘토…어학실력 향상과 안전한 생활관리를 동시에

    미국 조기유학을 알아볼 때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학생의 영어실력 향상과 함께 안전성이 보장된 곳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영어실력은 어릴수록 배우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많은 학부모들이 방학을 통해 영어향상을 위한 미국 학교 체험 혹은 필리핀 몰입영어 프로그램을 선호하고 있다. 더 나아가 좀더 전문적인 학업 영어 및 생활영어를 익히기 위해 유학으로의 상담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헬로우에듀는 유학의 꿈을 지닌 학생들이 미국 동서부의 8학군으로 불리우는 명문 교육도시 및 필리핀 5대 명문 사립학교에서 현지 학생들과 어울리고 학업적인 언어를 습득하면서 현지 생활을 하고 유학생활에서 힘들고 어려운 점을 다독여줄 수 있는 전문적인 상담 관리자가 있는 유학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필리핀 영어몰입형 관리유학필리핀 마닐라의 5대 명문 사립학교에 재학하고 방과후 직영 학원에서 1:1 개인 집중과외를 통해 영어실력을 쌓는 가운데 기숙사 생활을 통해 생활관리까지 받는 안심형 관리형유학을 진행하고 있다. 정규학교에 재학하면서 현지 학생들 혹은 해외에서 온 다양한 국제학생들과의 수업을 통해 전 세계를 경험할 수 있고, 매일 이뤄지는 개인 맞춤형 수업을 통해 영어실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기숙사 내에서도 원어민 선생님의 추가 학습관리가 이뤄져 학생들은 24시간동안 영어환경에 노출돼 있고 관리교사의 관리를 받으며 24시간 안심 유학생활을 하게 된다. 미국 동서부 교육 8학군 교육도시 내 명문 종교계학교 재학 및 검증된 홈스테이와 생활학교 위치, 선생님 비율, 대학진학률, 학교 인지도 등을 고려해 엄선된 학교들과 헬로우에듀 현지 관리자의 철저한 경찰신원조회를 모두 통과한 현지인 홈스테이와 생활하는 프로그램으로 영어와 안전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가장 알맞은 기후와 환경을 지닌 서부지역인 캘리포니아, 한국의 제주도와 비슷한 온화한 기후를 보이는 아틀란타, 한국과 비슷한 워싱턴D.C.에서 진행돼 주위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위해 현지에서 진행되는 학생 개개인에 맞춘 진학 상담 및 멘토링이 진행되어 학생들이 목표로 하는 대학과 그 이상의 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관리된다. 한편 헬로우에듀는 2016년 9월학기 미국 조기유학 참가자 및 6월학기 필리핀 안심관리형유학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한다. 참가 학생들은 별도의 영어시험(SLEP 및 ELTiS 시험)을 통해 영어실력을 확인할 수 있으며 매달 학업 및 생활에 대한 리포트를 받아 학생들의 유학생활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필리핀 조기유학 프로그램 외에 재단사립유학 및 공립유학, 뉴질랜드 조기유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헬로우에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갇힌 마음 연 인문학 선생님

    갇힌 마음 연 인문학 선생님

    철학·정치·사회·역사 등 60회 진행 “교도소 내부에 들어갈 때 입구에다 신분증과 휴대전화를 맡기잖아요. 그럴 때마다 저도 수형자가 된 기분이었어요. 저에게도 자신의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배철현(54)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가 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밝힌 소회다. 배 교수는 지난해 12월까지 서울 구로구 천왕동 남부교도소에서 진행된 60회의 인문학 강의를 이끌었다. 2013년 7월 서울대와 법무부는 교도소 재소자를 위한 인문학 교육을 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이때부터 인문대학을 중심으로 강의가 시작됐다. 철학, 정치, 사회, 역사, 종교뿐 아니라 인도, 라틴아메리카 등 각 나라의 문학과 문화도 재소자들에게 소개됐다. 재소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다. 40명이 듣는 강의에 100명이 몰린 적도 있었다. 청중들 중에는 대학 총장이나 장관 출신도 있었고 살인이나 성폭행으로 복역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변창구 영어영문학과 교수의 햄릿 강의가 인기가 좋았던 걸로 기억됩니다.” 배 교수는 재소자들의 독후감 발표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배 교수는 “강의 초기엔 자신의 범죄 행위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고 후회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인문학 강의 이후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며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스스로 용서를 구하는 경우들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지난 4월 그동안의 강의를 모아 ‘낮은 인문학’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지금은 예정됐던 60회 인문학 강의가 모두 끝났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누구나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타인이 시킨 것만 하다가 생을 마감할 수 있잖아요. 많은 사람이 내 안의 여행을 떠나보고, 자신의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여야 총선 수장들 아직도 ‘후유증’

    여야 총선 수장들 아직도 ‘후유증’

    김무성 “죄인이라 黨 행사에 안 가” 金·安대표 ‘대통령 불참 대화’ 냉랭 지난 4·13 총선에서 맞붙었던 여야의 수장들이 선거가 끝난 이후 처음으로 어색하게 조우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원불교 100주년 기념대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나타난 김 전 대표는 선거 참패의 후유증이 아직 남은 듯 다른 참석자들과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같은 당 원 원내대표와도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행사를 지켜봤다. 취재진이 원내대표 경선 전망을 묻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지난달 26일 당선자 대회를 비롯해 당내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죄인이 어디 나타나겠느냐”고 말한 뒤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장기영 전 한국은행 부총재 탄생 100주년 행사에서도 “난 지금 카메라를 피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총선 정국에서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던 더민주 김 대표와 국민의당 안 대표 사이에도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행사 전 귀빈실에서 진행된 차담회에서 안 대표가 “100주년이면 대통령께서 오실 만한데”라고 하자 김 대표가 “대통령은 오늘 이란에 갔다. 원래 오기로 했었다”고 말했고 공간은 다시 싸늘한 어색함으로 가득 찼다. 그러자 원 원내대표가 어색한 분위기를 달래려 나섰다. 원 원내대표가 “안 대표의 종교는 무엇이냐”고 묻자 안 대표는 “가톨릭 학생회 출신이고, 집사람하고 가톨릭 봉사를 하다 만났는데 세례는 못 받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화가 끊기기만 하면 어색한 분위기는 기다렸다는 듯 공간을 지배했다. 한편 김 대표는 지난달 22일 국민의당 차기 원내대표로 추대된 박지원 의원과 조찬을 겸한 회동을 하고 “정도(正道)로 가자”며 야권의 정체성을 살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5일부터 휴식 겸 정국 구상을 위해 4~6일간 휴가를 떠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나폴레옹 고향’ 코르시카 이슬람 예배당서 방화 추정 공격

    ‘나폴레옹 고향’ 코르시카 이슬람 예배당서 방화 추정 공격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잇단 테러로 유럽에서 이슬람교에 대한 반감이 커진 가운데 나폴레옹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섬 코르시카(지도)의 한 이슬람 예배당이 방화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았다.  프랑스 검찰은 지난달 30일 코르시카 아작시오 이슬람 예배당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지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아작시오에서 가장 큰 예배당 가운데 한 곳에서 난 불로 건물이 크게 손상됐다.  이슬람혐오주의반대관측소의 압달라 제크리 대표는 “지난해 말 이후로 잠잠하다가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서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상황을 악화시키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전후 코르시카에서는 반이슬람 시위대가 며칠 동안 ‘아랍인들은 물러가라’, ‘여기는 우리집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슬람 예배당의 문을 부수고 난입해 쿠란 등 경전 50여 권을 거리에 내팽개치고 일부를 불태우기도 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정부는 이슬람 예배당을 보호하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코르시카에서는 지난해 12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이 처음 집권했다. 코르시카의 외국인 비율은 전체 주민의 8∼10% 정도로 프랑스에서 파리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인간을 세상으로 이끈 건 배고픔이었다

    인간을 세상으로 이끈 건 배고픔이었다

    배고픔에 관하여/샤먼 앱트 러셀 지음/곽명단 옮김/돌베개/340쪽/1만 5000원 인간은 배가 고프도록 만들어졌고, 또 배고픔을 견디도록 진화했다. 배고픔을 느끼지 않고는 살 수 없지만, 그렇다고 배고픔과 더불어 살 수도 없는 역설적인 존재다. 인간으로 하여금 세상과의 교류를 시작하도록 이끄는 것도 배고픔이다. 그러니까 배고픔은 좁게 보면 인간의 삶이자, 넓게 보면 인류 역사 그 자체다. 새 책 ‘배고픔에 관하여’는 이처럼 배고픔을 통해 인류의 삶과 역사를 엿보고 있다. 끼니때마다 찾아오는 개인적인 배고픔부터 세계의 절반을 짓누르는 고질적인 기근까지, ‘배고픔에 관한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다. 배고픔을 느끼는 우리 몸의 기전과 반응 등 과학적 원리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배고픔은 역사 못지않게 거창한 주제다. 이탈리아에선 1347년 전체 인구의 3분의2가 굶어 죽었고, 아일랜드에선 1845년부터 감자역병균이 번져 5년 동안 100만명이 사망했다. 최대 규모 기근은 1958~1962년 중국에서 일어났다. 당시 굶주리다 죽은 인구가 3000만명에 달한다고 역사는 전한다. 지금도 무려 10억명의 인구가 미국을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굶주림에 직면하고 있다. 이쯤 되면 인간의 역사가 과연 진보한 것인지 의심이 들 법하다. 배고픔에 처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자발적인 굶주림을 선택한 사람도 있고,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이도 있다. 아무리 먹어도 배고픔을 느끼는 ‘프라더-윌리 증후군’ 환자도 있고, 거식증으로 곡기를 끊은 채 고목처럼 말라 가는 이들도 있다.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보는 배고픔은 단식이다. 사람들은 곧잘 건강과 체중 감량, 정신 수련 등을 목적으로 단식을 감행한다. 그 가운데 전설 같은 이야기도 전해온다. 1965년 27세의 한 남성은 하루에 비타민제 한 알, 물, 칼륨 보조제만 섭취하면서 382일간 단식해 200㎏이 넘는 체중을 125㎏이나 줄였다. 이런 극단적인 사례 외에도 건강과 장수를 위해 단식을 선택하는 사람은 세계 어디에나 넘쳐난다. 종교적인 이유로 단식하는 경우도 흔하다. 테레제 노이만이라는 독일 여성은 하루에 한 번 성찬 빵을 먹는 것 말고는 1962년 사망할 때까지 39년 동안 단식했다. 이처럼 종교는 늘 단식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그 중 인상적인 사례가 한국이다. 책은 “한국은 전체 기독교인 중 30%가 복음주의자로 단식이 다반사고, 한국 교회에서는 40일 단식을 마친 사람이 2만명이 넘는다”며 우리나라를 모범 사례로 꼽고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이스라엘에는 성지순례만 있다고? 마라톤대회도 있다!

    이스라엘에는 성지순례만 있다고? 마라톤대회도 있다!

    최근 이스라엘 정부가 테러위협으로 위축된 관광산업을 증진시키고 성지순례 코스로 한정된 관광상품을 다변화하기 위해 스포츠를 즐기는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의 국토 면적은 2만 2000여㎢로 남한 면적의 약 22%에 불과하다. 하지만 작은 면적 내에도 지중해 해변, 평야, 사막, 호수, 고원 등 다양한 지형이 분포해 있어 그에 걸맞는 다채로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이스라엘의 기후는 지형만큼이나 다양해 겨울에도 서쪽의 지중해 해변에서는 온화한 날씨를 즐길 수 있는 반면, 북쪽의 눈 쌓인 헬몬산에서는 찬바람을 맞으며 스키를 타고 활강할 수 있다. 이스라엘에서 체험할 수 있는 수많은 스포츠 중에 정부가 특히 공들이는 스포츠 관광상품은 마라톤이다. 마라톤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특별한 장비나 훈련 없이도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스포츠이기에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여러 지역에서 매년 10여개의 국제 마라톤을 개최해 마라톤에 관심있거나, 특별한 액티비티를 즐기고 싶은 외국인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한 마라톤에 참가한 사람들은 10㎞ 이상을 달리며 이스라엘의 자연 풍경이나 관광 명소를 둘러볼 수 있어 정부 입장에서 마라톤 대회는 자연스럽게 이스라엘을 홍보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3000년 고도(古都)를 뛰다, 예루살렘 국제마라톤대회 예루살렘 국제마라톤대회는 여러 대회 중에서도 관광상품으로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지난 3월 18일 열린 올해 대회에는 지난해 대비 4000여명이 증가한 3만여명이 참가해 사상 최대 인원을 기록했다. 외국인도 66개국 2600여명이 참가했다. 대회 풀코스에 참가한 일본 국적의 홍콩 거주자인 김순이(여·37)씨는 “이스라일 친구가 예루살렘을 강력히 추천해 여행왔다”라면서 “마침 예루살렘에서 마라톤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게 됐고, 마라톤 경험은 적지만 3000여년 전에 세워진 도시에서 뛰는 기분은 어떨지 궁금해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예루살렘 국제마라톤대회는 42.2㎞의 풀코스, 21.1㎞의 하프코스, 10㎞, 5㎞, 1.7㎞의 패밀리코스, 800m의 커뮤니티코스로 구성돼있다. 모든 코스 참가자들은 이스라엘 국회격인 크세네트와 이스라엘박물관 사이 도로에서 출발한다. 10㎞ 이상 코스에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3대 종교의 성지인 구시가지(Old City)와 구시가지를 둘러싼 성벽길이 포함돼 있다. 비록 구시가지의 도로는 울퉁불퉁하고 성벽길은 가팔라 다른 대회에 비해 난코스지만, 성자들의 체취가 묻어있는 역사적 명소에서 뛰고 있다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풀코스에 포함된 히브리대 스코퍼스산 캠퍼스에서는 구시가지를 비롯해 예루살렘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예루살렘 국제마라톤대회는 엘리트 선수들이 출전하는 정식 대회면서도 모든 시민이 즐기는 축제다. 시민들은 마당에 나와 마라톤 참가자들이 집 앞을 지나가면 내·외국인 상관없이 박수를 보내며 응원한다. 시민들은 7세 아이부터 70세 할머니까지 대가족 단위로 패밀리코스에 참가해 가족 간 친목을 다지기도 하고, 자선단체들은 장애인과 함께 커뮤니티코스를 뛰며 모금에 나서기도 한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11세 딸과 함께 커뮤니티코스에 참가한 레이첼 마론(여)은 “딸이 걷기와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데 이 대회에는 장애인과 함께 걸을 수 있는 안전하고 짧은 코스가 준비돼 있고 신나는 음악도 나와 참가하게 됐다”라면서 “또한 대회에 자선단체들도 많이 참석해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예루살렘 국제마라톤대회를 주관하는 예루살렘개발청의 한 관계자는 “올해 마라톤에 참가한 외국인, 특히 중국인 수는 크게 늘었지만 한국인 수는 답보 상태”라면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성지순례 차 이스라엘에 많이 방문하지만, 마라톤 등 다른 다양한 활동을 즐긴다면 색다른 이스라엘 관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스라엘에서 열리는 연례 마라톤대회 1. 티베리아 국제마라톤대회 갈릴리 호수변을 따라 펼쳐지는 시골의 풍경과 해수면 200m 아래 요르단 계곡의 고대 유적지들을 따라 코스가 이어지며 평평한 아스팔트 길에서 진행된다. 마라톤 코스는 순환 코스로 갈릴리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티베리아의 주 도로에서 출발하여 요단강을 지나 엔게브 키부츠의 전환점까지 올라간 후 다시 티베리아로 돌아오게 된다. 올해는 지난 1월 8일 열렸다. 2. 이스라만 철인 3종 경기 세계에서 가장 힘든 10대 철인 3종 경기 중 하나며, 이스라엘의 휴양도시인 에일랏에서 개최된다. 이스라만 철인3종 경기는 3.8㎞의 수영 코스, 180㎞의 사이클 코스, 42.2㎞의 마라톤 코스로 이루어져 있으며(이스라민 226), 본 대회보다 난이도가 낮은 경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1.8㎞의 수영 코스, 90㎞의 사이클 코스, 21.1㎞의 마라톤 코스로 구성된 하프 이스라만 철인3종 경기(이스라만 113)도 있다. 올해는 지난 1월 27일부터 30일까지 열렸다. 3. 텔아비브 삼성 마라톤대회 텔아비브 삼성 마라톤대회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대회 중 하나로 텔아비브의 가장 중요한 국제 행사 중 하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명소와 지중해 해변길 등이 마라톤 코스에 포함된다. 올해는 지난 2월 26일 열렸다. 4. 헤르츨리아 여성 철인 3종 경기 텔아비브 북부 지중해 해변마을인 헤르츨리아에서 개최된다. 여성을 위한 이 대회에는 개인 또는 팀으로 참여 가능하며 지난해에는 8세의 어린 소녀부터 80세까지 1,800명 이상이 이 대회를 참가했다. 올해는 오는 5월 5일에 열릴 예정이다. 5. 성서 마라톤대회 실로부터 에벤에셀까지 42㎞를 달려 소식을 전했던 첫번째 마라토너의 발자취를 따라 코스가 진행된다. 올해는 오는 10월 21일 개최된다. 글·사진 예루살렘(이스라엘)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우리도 ‘스포트라이트’가 될 수 있을까?

    우리도 ‘스포트라이트’가 될 수 있을까?

    영화 ‘스포트라이트’(감독 토마스 맥카시)를 일간지 기자가 보는 것은 약간 괴로운 일이었다. “이걸 밝혀내지 않으면 그게 언론입니까?”라는 대사는 마치 나를 향한 것처럼 느껴졌다. 분명 몇 년 전에도 같은 신문에 사제 성추행 사건을 보도했다. 그런데 겨우 종교면에 한 꼭지. 그 기사를 마치 내가 찌그러뜨린 것 같은 죄책감 마저 들었다.  ‘스포트라이트’를 비현실적이라고 느낀 것에는 여러 요소가 있었다. 물론 그만큼 어려운 일이었기에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매일 속보를 생산해 내는 보통의 기자들에게는 거리가 느껴지는 장면들이 많았다. 새로 온 편집장이 이전에 보도된 적 있는 기사를 다시 ‘심층취재’ 해보라고 지시를 하면서 시간을 ‘충분히’ 준 것이 대표적이다. 좀 더 취재가 필요하다는 기자들의 요청에 편집장이 “어느 정도면 되냐?”고 묻자 사나흘도 아니고 몇 주를 더 요구한다. 편집장은 알겠다고 한다. 기자들은 모든 현장을 뛰어 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고, 정보에 나온 인물들을 빠짐 없이 만난다. 그리고 마침내 사방에 널부러져 있던 의혹의 퍼즐들을 정확히 꿰맞춘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공교롭게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6 데이터 저널리즘 서밋’에 참석하고 난 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 AP통신 본사에서 열린 데이터 저널리즘 서밋에 참가했다. 사실은 참가 신청서를 작성할 때에도 ‘데이터 저널리즘’이라는 분야가 낯설었다. 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막연하게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아닌 현실 속 일간지 기자에게 보통 기사 한 건을 취재할 때 ‘사례 3건+통계 1~2건’이 기본적인 공식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사회적 현상을 보여주거나 기사의 주제를 강조하고 싶을 때 통계 자료를 가져다 썼다. 대부분 누군가 정리해 둔 통계 자료를 해석하는 수준에 그쳤다. 기사를 쓸수록 통계 자료가 더 간절해졌다. 좋은 사례 한두 건이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었고, 숫자로 데이터가 뒷받침 돼야 좀 더 신뢰를 줄 수 있는 기사 같아서였다. 그런데 이미 기사에 쓰인 것, 남이 정리해 준 통계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원 자료를 분석해 보고 싶기도 하고, 더 깊이 연구해 보고 새로운 해석을 내놓고 싶었다. “그럴 시간이 없다”는 것은 좋은 핑계였다. 아직은 어렵고 낯선 분야라는 생각을 잔뜩 안고 들어간 강의실에서 데이터 저널리즘 서밋에서 만난 이 분야 전문가들은 의외로 쉬운 단어들을 사용했다. 데이터, 팀, 스토리 텔링, 공유(sharing), 협업(collaboration), 사람. 이런 말들을 가장 많이 했다. 팀을 짜서 함께 일하고, 많은 정보를 나누라고 했다. 기자라면 널리고 널린 정보들 가운데 꼭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내고, 좋은 이야기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기자의 취재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등과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워낙 다양한 정보가 퍼져있는 가운데 그것을 ‘내 것’, ‘우리 만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각화(visualization)를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자들은 어떻게 ‘데이터 저널리스트’가 될 수 있을까. 어떤 기술을 갖춰야 하느냐는 질문에 예상 밖의 답이 돌아왔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파나마 페이퍼스’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했던 지아니나 세그니니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천천히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톰슨 로이터의 데이터 분야 대표 에디터인 레그 촤는 “그룹 활동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면서 “데이터 저널리즘은 ‘뉴 컬래버레이션’”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시애틀 타임스 출신인 셰릴 필립스 미 스탠퍼드대학 데이터 저널리즘 교수는 좀 더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그는 “데이터 저널리즘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읽어야 하는 양이 많기 때문에 기자들의 불만을 사기가 쉽다”며 입을 열었다. 매일 속보를 다뤄야 하는 일간지 기자들에게는 사실 ‘충분한’ 시간을 기대하기 어렵다. 필립스 교수는 일단 뉴스룸부터 ‘디지털 트레이닝’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자가 어디서 어떤 정보를 얻어야 하는지 아는 것이야말로 데이터 저널리즘의 시작이라는 이유다. 기자들이 디지털 문화와 프로그램을 다루는 데 좀 더 익숙해지다 보면 자신만의 특유한 정보 소스를 얻기도 하고 그것을 축적한 뒤에 나누는 방법이 보다 수월해질 거라는 얘기다.  데이터를 활용하고 그것을 시각적으로 돋보이게 하기 위해선 다양한 ‘기술’이 필수적이지만, 그 전에 기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필립스 교수는 “데이터 저널리즘은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자료를 접하기 때문에 ‘진실성’을 확인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언론인 본연의 역할을 주문했다. 진실성 있는 정보를 적확하게 이용할 줄 아는 것이 기자로서 데이터 저널리즘에 접근할 수 있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스티브 도이그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도 언급했다. 데이터 저널리즘으로 퓰리처 상을 받기도 했던 도이그 교수는 “데이터는 나날이 발전하고 숫자도 급증하고 있다”면서 “여기서 어떻게 분별해내고 이용하는지가 중요하며 가치있는 스토리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언론인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이 분야를 시작할 때 사람을 ‘연결’하는 데 우선 힘을 썼다”고 소개했다. “다른 지역, 문화, 종교, 언어를 넘어선 데이터 저널리즘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냈고, 각 나라에 분포돼 있는 다른 사람들과 공통된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게 우리를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비록 하루였지만, 새로운 분야에서 선두를 이끌고 있는 해외 언론의 노력은 새로운 자극제가 되었다. 사실은 당장 시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여전히 낯설고 멀어 보이기도 한다. 전문가들조차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언론에서 데이터 저널리즘을 보편화할 수는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소한 취재 과정에서, 언제 어디서나 접하는 정보들이 결코 기사 한 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모으고 다른 정보들과 엮어서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 그러한 정보가 ‘나의 것’에서 ‘우리의 것’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게 됐다. 마침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영화 ‘스포트라이트’를 보게 된 것은 이번 서밋에서 배우고 느꼈던 점을 더욱 확신하게 해주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온 나라·전 세계에 ‘대도’ 중흥을”

    “온 나라·전 세계에 ‘대도’ 중흥을”

    “물질보다 정신문명이 중요… 범국민 의식개혁 운동할 것” “사람이 곧 하느님이며 만물이 모두 하느님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근간으로 하는 천도교는 천도교 교인만의 종교가 아닙니다. 온 나라와 전 세계에 천도교 사상이 뻗치는 대도(大道) 중흥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임기 3년의 천도교 수장에 임명된 이정희(71) 신임 교령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물질문명의 발달에 정신문명이 따르지 못하는 지금, 무형의 GNP(국민총생산)가 유형의 GNP를 앞서가도록 범국민 의식개혁 운동을 벌여 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3·1운동과 동학농민혁명의 중심에 섰던 천도교는 당시 교인 수가 300만명에 달했지만 지금 교세가 크게 위축돼 안타깝다”는 이 교령은 우선 천도교의 심장인 중앙총부를 개혁해 교역자의 의식 풍토를 확 바꿀 계획을 비쳤다. 수운 최제우 대신사가 창교하던 시점으로 돌아가 민족종교 천도교를 신앙 중심의 종교로 거듭 세우겠다는 선언이다. “교헌개정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새로운 시대, 모든 교인들의 꿈과 의지가 담긴 교헌과 규정을 만들 것입니다.” “개혁은 혁명보다 더 어렵고 혁명의 단계에선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마련”이라는 이 교령은 모든 교인과 천도교 바깥의 사람들과도 뜻을 모아 점진적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열린 논의의 수렴을 통해 천도교 수운회관에 동학문화센터를 마련, 3·1운동 성지인 중앙대교당을 일반시민과 함께하는 마당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을 전했다. 여기에 전국에 걸쳐 수백개에 달하는 동학농민혁명 사적지와 문화유적지를 세계인들이 찾는 성지로 자리매김할 뜻도 덧붙였다. “민족통일 과업에 천도교가 앞장서야 한다”는 이 교령은 북측 천도교와 연대, 소통하면서 통일시대 지도자를 대대적으로 양성할 민족통일대학을 개설하겠단다. 특히 “진리를 믿는 조직과 집단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며 천도교의 진리를 전파할 전문교역자 양성과 경전의 5개 국어 번역, 해외 포덕 전진기지 설치를 임기 중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목소리 연금술사… 성우 양지운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목소리 연금술사… 성우 양지운

    그의 평소 목소리는 ‘인디아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와 비슷할까, ‘보디가드’의 케빈 코스트너와 닮았을까. 아니면 ‘체험 삶의 현장’ 같은 TV 프로그램에서의 코믹 내레이션에 더 가까울까.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 카페에서 만난 성우 양지운의 목소리는 그가 연기했던 무수한 인물 중 누구와도 닮아 있지 않았다. 50년 가까운 성우 인생의 대부분을 주인공으로만 살아온 그가 실제 인생의 주연으로서 달려온 68년을 들어봤다. -“이봐, 손님한테 그렇게 따지듯이 말하는 웨이터가 어딨나? 그 짧은 대사 하나 제대로 못해서 어떻게 성우를 해.” 1970년 서울 서소문 TBC 사옥의 라디오 녹음실에 성난 PD의 호통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차갑게 나를 보는 선배들의 시선. 성우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대사 한마디를 얻었던 그날, 나는 얼굴이 벌게져 당장이라도 녹음실을 뛰쳐나가고 싶은 심정이 돼 있었다. 라디오 드라마 속 내 역할은 레스토랑 웨이터. 대사는 딱 한 줄 “뭘 드시겠습니까?”였다. 주인공에게 정중히 물어야 하는데, 긴장한 탓에 “당신 뭐 먹을 거야. 빨리 말해!”라는 식으로 따지는 것처럼 딱딱한 연기가 되고 말았다. 무수한 NG 끝에 넋이 완전히 나간 상태로 녹음을 마쳤다. ‘기회만 주어지면 신성일이나 찰턴 헤스턴(영화 ‘벤허’의 주연배우) 역할이라고 못 하겠나.’ 평소 가졌던 그 생각은 얼마나 만용이었나. 어쨌든 나의 단독 대사 데뷔전은 그렇게 엉망으로 끝이 났다. 이후로도 녹음실의 ‘고문관’ 노릇은 상당 기간 이어졌는데, 그 와중에 위안거리는 하나 있었다. “신참이 목소리 하나는 괜찮구먼”이라는 선배들의 평가였다. -나는 고등어와 고구마를 아주 싫어한다. 절대로 안 먹는다. 고등어 머리만 모아 끓인 국과 고구마를 먹으며 비린내와 복통에 잠 못 들었던 어릴 적 기억 때문이다. 1948년 내가 태어난 곳은 경남 통영의 두메산골이었다. 바닷가 쪽 어촌이라면 차라리 좀 나았을까. 논도 밭도 제대로 없는 곳에서 할 거라곤 고구마 농사뿐이었다. 어머니는 며칠에 한 번씩 부두에 나가 손질하고 버려지는 고등어 머리들을 받아와 가마솥에 넣고 끓여 주셨다. 방안을 가득 채운 고등어 비린내는 이불에 스며 들고 옷에 배어 나를 어디든 따라다녔다. -고향이 싫었다. 분명히는 가난이 싫었던 것이지만, 나에게 고향은 곧 가난이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형님 세 분은 일찌감치 생계를 위해 고향을 떴기 때문에 어릴 적 우리 집은 부모님과 나, 이렇게 세 식구였다. 부모님은 무학(無學)이시기도 했지만, 끼니도 제대로 못 잇는 상황에서 막내아들의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으셨다. 때가 됐는데도 학교에 보내지 않으셨다. 친구들이 국민학교(초등학교)에 가고 나면 혼자 남은 나는 산으로 바닷가로 마냥 쏘다녔다. 그러기를 2년. 울며불며 아버지를 졸라 열 살에 처음 학교에 들어갔다. -내 학력은 국졸로 끝날 뻔했다. 친구들이 중학교에 등교할 때 나는 농사를 지으러 갔다. 국민학교 때 나보다 공부를 못했던 아이들이 통영중 교복을 입고 다니는 걸 보면 어린 마음에 속이 뒤집어졌다. “사범학교 학생들이 가르치는 고등공민학교라는 곳이 있다던데 거기라도 가 볼래?” 마흔둘에 나은 늦둥이가 실의에 빠져 있는 걸 어머니 스스로 견디질 못하셨다. 그때 어머니의 배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머니, 막내 데리고 같이 올라갈게요.” 어떻게 하면 이 지긋지긋한 집을 탈출할 수 있을까 궁리하던 차에 서울에 살던 둘째 형님이 같이 올라가자고 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고향에서 내 표정을 보곤 ‘저 놈을 여기에 계속 두면 안 되겠다’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게 또래들은 고1이던 만 16세, 1964년이었다. -손잡고 올라온 건 작은형이었는데, 어쩌다가 자리를 잡게 된 건 경기도 의정부 큰형님 댁이었다. 형과 함께 의정부중학교에 갔다. “저 통영에서 고등공민학교 1학년 다녔으니까, 여기서는 2학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고등공민학교는 정규과정이 아니니 1학년으로 입학하라고 했다. ‘안 그래도 친구들보다 3년이나 늦었는데….’ 내 한숨이 너무도 깊었던지 교무주임 선생님이 그 전해에 봤던 1학년 기말고사 시험문제지를 갖고 오셨다. “여기 문제들 풀어봐. 잘 보면 2학년으로 해주마.” 다음날 나는 2학년 교실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아니 세 살 어린 동생들을 만났다. -큰형님은 아이가 셋이었다. 가뜩이나 작은 단칸방에 다섯 식구가 사는데 내가 끼니까 여섯이었다. 신문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밥만 형님 댁에서 먹고 잠은 보급소에서 잤다. 공부는 쉬웠다. 경상도 말씨 심한 시골 형이 순식간에 공부에서 자기들을 따라잡자 아이들은 놀라는 눈치였다. 공부 좀 한다는 게 알려져 우연히 큰형님이 셋방 사는 주인집 국민학생 아이를 가르치게 됐다. 나한테 배우고 그 아이가 성적이 확 올랐는데, 그 덕에 과외 학생을 많이 소개받았다. 국민학교 5~6학년 15명을 가르친 적도 있었다. 한 달에 최고 5000원도 벌었는데 대졸 직장인 월급 수준이었다. 절반 정도를 떼어 형님 생활에 보탰다. -당시 내 유일한 취미는 라디오를 듣는 것이었다. 집안에 TV가 거의 없던 당시에 라디오 드라마는 최고의 인기였다. 저녁이면 동네 아낙들이 밥상 치우고 삼삼오오 라디오 있는 집으로 몰려들었다. 구민, 고은정, 이창환 같은 성우들은 톱스타였다. 우리 집에는 라디오가 없었지만, 과외 선생의 지위를 이용해 제자의 집에 가서 듣곤 했다. -중3 때에는 유도를 했다. 전국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그때 함께 운동했던 친구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던 장은경(1996년 별세)이었다. 그런데 운동만 하기엔 학업 성적이 너무 좋았다. 은경이는 유도를 위해 인천 선인고에 갔고 나는 일반고인 의정부고에 진학했다. 의정부고는 학력이 꽤 좋은 편이었는데, 나는 전교 10등 밖으로 나가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서울대에 대한 꿈 같은 건 없었다. 연기자가 되기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업이 끝나면 의정부에서 서울까지 차를 타고 와서 명동국립극장과 영화관에 살다시피 했다. 배우들의 대사를 따라했고, 라디오 드라마 대사도 받아 적은 뒤 연습을 했다. 영화배우나 TV 탤런트도 생각해 봤지만 내 외모에 목소리만큼의 강점은 없다는 걸 알곤 빠르게 포기했다. -한양대 토목학과에 들어갔는데 얼마 다니지는 못했다. 대학 1학년 때인 1969년 10월 TBC에 입사(성우 공채 5기)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성우로서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경상도 사투리였다. 나는 ‘경제’라고 말하는데 사람들은 ‘갱제’로 알아들었다. ‘쌀’이라고 하는데 사람들 귀에는 ‘살’로 들렸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희화화 유머에도 등장하는 이런 상황은 당시 나에게는 심각한 핸디캡이었다. 그때 방송사에서는 표준어만 써야 한다는 인식이 유난히 강했다. ‘서울말’, 그러니까 표준어를 외국어 배우듯이 익혔다. 퇴근을 하면 매일 서울 사람들만 만났다. 경상도 사람은 의도적으로 피했다. 서울말을 듣고 통으로 외웠다. 그야말로 사투리와의 사투였다. -그러는 중에도 나의 사투리 억양에 대한 지적은 계속됐다. 당시 TBC의 인사 평가 시스템은 매우 가혹했는데, 어느 날 불쑥 해고 통지를 하는 식이었다. “고생 고생해서 성우가 됐는데 결국 사투리 때문에 잘리는 건가.” 불안한 날들이 이어지는데 뜻밖의 기회를 얻게됐다. 당시 ‘광복 20년’이라는 정치 드라마의 ‘이승만 시해미수 사건’ 편에 김시현이라는 분이 나왔다. PD가 경상도 말을 써야 하는 그 역할을 나에게 주었다. 방송이 나간 뒤 반응이 아주 좋았다. “저렇게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성우가 누구냐”는 격려 전화가 빗발쳤다. ‘퇴출’ 후보에서 갑자기 ‘TBC의 보물’이 됐다. -그러다 1976년 인생의 전기가 찾아왔다. ‘600만불의 사나이’의 주인공 스티브 오스틴(리 메이저스) 역을 맡게 됐다. 입사한 지 6년을 갓 넘겼을 때였다. 원래 ‘600만불의 사나이’는 길게 방영할 게 아니었다. 단발 편성이었다. 그래서인지 PD가 주인공을 나에게 맡겼다. 공군 조종사 출신 대령이 사고로 양쪽 다리와 한쪽 팔, 한쪽 눈을 잃었지만 최첨단 기술로 다시 태어나 차도 한 손으로 번쩍 들고 시속 100㎞로 달린다는 설정은 당시로선 충격이었다. 방송이 나가자 전국에서 난리가 났다. 드라마 자체도 그렇지만 주인공 목소리 성우가 너무 잘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결국 ‘600만불의 사나이’는 장기 편성으로 바뀌었고 나의 역할도 계속됐다. 선후배 기수 개념이 강한 방송국에서 고참들을 제치고 고작 입사 6년에 주인공이라니. -드라마가 인기를 얻자 광고가 어마어마하게 들어왔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서 별명이 ‘김밥맨’일 정도였다. 아침에 방송국으로 출근하면 밤 10시는 넘어야 퇴근할 수 있었다. 어린이들이 600만불의 사나이 흉내를 내면서 사고도 많이 났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다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아주머니는 방송국으로 찾아와 ‘주인공 흉내를 내다가 크게 다쳤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600만불의 사나이’가 인기를 모으면서 ‘두 얼굴의 사나이’, ‘소머즈’, ‘원더우먼’ 등 비슷한 장르의 미국 드라마가 속속 국내에 들어왔다. -과거 ‘주말의 명화’, ‘명화극장’ 등 주말 외화들이 방송사를 먹여살리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는 더빙이 시원찮으면 “성우 때문에 영화를 망쳤다”고, 반대로 괜찮으면 “성우가 영화를 살렸다”는 편지와 전화가 방송국에 쇄도했다. 로버트 드니로, 멜 깁슨, 해리슨 포드 등의 목소리가 내 단골이었다. TBC 전속에서 풀린 뒤 방송국마다 나를 붙잡기 위해 경쟁이 벌어졌고 내 인기는 그야말로 상한가였다. “극장에서 볼 때보다 더 낫다”는 것만큼 기분 좋은 말은 내게 없었다. -‘맥가이버’, ‘형사 가제트’를 맡았던 배한성 선배는 외부에서 필생의 라이벌로 꼽지만, 우리 둘 사이는 별로 그렇지는 않다. 배 선배는 나이는 두 살 위, 방송국 기수로는 3기 위(TBC 2기)다. 사실 서로 경쟁할 부분도 없었다. 배 선배는 부드러운 콧소리 음성이지만 난 쇳소리에 가깝다. 서로가 서로를 빛나게 해준다. 형사물인 ‘스타스키와 허치’도 함께 했다. 난 냉정한 독일계 형사인 허치를, 배 선배는 다혈질의 유태계 형사 스타스키를 맡았다. -나에게 목소리 관리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목을 잘 관리하려면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 피곤하면 목소리부터 변한다. 감기도 조심해야 한다. 목소리는 지문처럼 타고나는 것이지만, 과음을 하거나 흡연을 하면 망가지기 마련이다. 목소리 관리를 위해 물병을 갖고 다니며 하루에 2ℓ 이상을 마신다. -언제부턴가 ‘성우’보다는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가’로 더 많이 활동한 것 같다. 큰아들이 스무 살이 되던 2000년 입대영장이 나오자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했다. 군사법원에서는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그 전까지는 내 종교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아들이 그렇게 되니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에 앞장설 수밖에 없었다. 내가 ‘여호와의 증인’ 신자가 된 건 1987년부터다. 주변에서 “왜 하필…”이라는 반응도 나왔지만 “난 그저 내 길을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종교를 강요한 적은 없었지만 자연스레 부모를 따라왔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가족협의회’ 공동대표를 맡아 청와대나 법무부 등을 쫓아다녔다. 세상이 날 싸움꾼으로 만든 셈이었다. 그 이후 광고 출연 요청 등도 완전히 끊겼지만 개의치 않는다. 사정은 다른 아이들도 비슷한데 둘째도 2011년부터 감옥살이를 했고 지금 스물네 살인 셋째는 재판을 받고 있다. 요즘 많이들 물어보는 게 ‘걸그룹 며느리’(‘카라’ 출신 김성희) 얘기다. 그 아이는 나에게 막내딸과 같다. 결혼한 지 5년이 다 돼가는데 아직도 그렇게 예쁠 수 없다. 김태균 사회부장 windsea@seoul.co.kr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성우 양지운 1970년대 이후 중후하고 담백한 목소리로 늘 최고의 자리를 유지해 온 우리나라의 대표 성우다. ‘600만불의 사나이’의 리 메이저스(왼쪽·스티브 오스틴)를 비롯해 해리슨 포드(인디아나 존스, 도망자, 스타워즈), 로버트 드니로(오른쪽·히트, 대부2, 미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알 파치노(애니 기븐 선데이), 리엄 니슨(테이큰, 쉰들러 리스트), 멜 깁슨(가운데·리썰 웨폰, 브레이브 하트), 케빈 코스트너(보디가드, 워터월드), 러셀 크로(글래디에이터), 숀 코너리·로저 무어(007 시리즈), 크리스토퍼 리브(슈퍼맨) 등이 그의 목소리를 통해 한국 시청자들을 만났다. 2000년대 이후에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 가족협의회 공동대표로 활동해 왔다. ▲1948년 경남 통영 출생 ▲경기 의정부중·고 ▲한양대 토목공학과 중퇴 ▲TBC 성우 5기 입사(1969년) ▲MBC 라디오 연기대상(1984년), KBS 최우수 외화 연기상(1999년), 한국방송대상 성우상(2010년) ▲한국성우협회 부이사장(2004년),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겸임교수(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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