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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세대] 자연주의라는 환상/한승혜 주부

    [2030 세대] 자연주의라는 환상/한승혜 주부

    한 축구선수가 출산 때 아내에게 무통주사를 맞지 말도록 권유했던 일이 며칠 전 화제가 되었다. 그는 창세기 구절을 들어 “주님께서 주신 고통을 피하지 말자”며 아내를 설득했다고 한다. 종교적 신념에 의거한 그의 주장은 ‘하나님께서 주신’, 즉 자연적인 아픔을 그대로 감내하자는 측면에서 자연주의 출산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자연주의 출산은 의학적 개입을 최소화하는 출산 방식이다. 촉진제나 무통주사 등 약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분만과정에서 열상을 방지하려고 통상 병원서 진행하는 회음부 절개도 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할머니 세대의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는데,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비용은 일반 분만의 두 배 이상이 든다. 몇 년 전부터 이러한 자연주의 출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임산부 커뮤니티에 가보면 자연주의 출산에 관한 예비 엄마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데 개중에는 관심은 있지만, 비용 때문에 고민이 된다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겁이 많아 포기했다며 아쉬움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은 의학의 발달로 예전처럼 아이를 낳다가 사망하는 경우가 현저하게 줄었지만, 출산은 본래 상당한 위험을 동반한다. 그렇기에 이처럼 의료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식은 산모와 아이에게 있어 목숨을 거는 행위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위험하면서 고비용이기까지 한 자연주의 출산이 이와 같이 산모들의 ‘로망’으로 자리잡은 까닭은 무엇일까. 자연주의란 말 속에는 인공적인 것은 나쁘며, 과학 등이 개입하지 않아야 좋다는 환상이 내포되어 있다. 인터넷에는 자연주의로 낳은 아이가 더 순한 것 같다거나 약물을 쓰지 않아 아기에게 스트레스 없는 출산을 하게 되어 기쁘다는 ‘간증’이 넘쳐난다. 미디어는 자연주의 출산을 한 연예인 부부를 감동 사례라며 소개한다. 이를 통해 자연주의 출산은 아이를 위한 엄마의 희생이자 노력이라는 믿음으로 자연스레 연결되고, 어느새 ‘유기농’이나 ‘천연’처럼 특별한 선택으로 자리한다. 자연주의 출산을 단순히 엄마의 욕심이나 허영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이다. 출산 방식은 출산하는 당사자가 선택할 문제이기에 타인이 임의로 금지하거나 강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자연’에 대한 무조건적 호응과 ‘인공’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탓에 산모와 아이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고통을 무리하게 견디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현실에는 문제가 있다. 진보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왔다. 막연한 믿음과 환상에 근거하여 목숨을 건 모험을 감행해서는 안 된다. 아픔을 피할 수있는 방법이 있는데 일부러 견딜 이유도 없다. 고통은 그저 고통일 뿐, 무통주사를 거부한다고 훌륭하지 않다. 출산은 극기훈련이 아니며 고통을 견디는 것 역시 모성애와 관계없다. 신의 섭리를 받아들이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만약 해산의 고통이 하나님이 준 것이라면, 그것을 없앨 무통주사 역시 하나님이 준 것이다.
  • 정부, 참여율 높이려 기부연금 제도 도입

    정부가 점점 떨어지는 기부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자신이나 제3자가 기부한 돈의 일정액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기부연금’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4일 국무총리 자문위원회인 시민사회발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기부 투명성 제고 및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기부 규모는 2008년 9조원에서 2016년 12조 8600억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기부금 모집·사용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기부 참여율은 2011년 36.4%에서 지난해 26.7%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기부연금 제도를 비롯해 기부 재산 관리를 일정 개인이나 기관에 맡겨 원금과 수익을 공익에 쓰도록 하는 ‘공익신탁’ 제도, 연말정산에서 받은 기부금 세액공제액까지 기부하는 ‘기부장려금’ 제도 등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또 기부금 단체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가이드스타나 채리티 네비게이터 등을 벤치마킹해 ‘민간 투명성 지원기관’을 운영하기로 했다. 모금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기부금 단체를 교육하는 역할을 맡는다. 자산 100억원 이상으로 외부회계 감사대상인 공익법인이 감사보고서 전문을 공시하지 않으면 가산세를 매기고 불법 행위를 한 공익법인 임원은 직무를 정지시킬 방침이다. 기부 관련 규제도 개선한다. 기부금품 모집 등록 요건을 영리, 정치, 종교 등 일부 사업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등록 절차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우디 여성, 악기 연주하는 남성과 결혼 금지 논란

    사우디 여성, 악기 연주하는 남성과 결혼 금지 논란

    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법정 싸움에서 패배해 사랑하는 남성과의 결혼을 공식적으로 금지 당했다. 악기를 연주하는 남성이 여성에게 종교적으로 적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불가 사유였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 미국 FOX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카심 주 우나이자 출신의 38세 여성은 가족이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허락해주지 않자 2년 전 법적 분쟁에 뛰어들었다. 가족들은 남성이 한때 우드(주로 아랍 국가에서 연주되는 기타 비슷한 현악기)를 연주했고, 이를 종교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결혼을 반대했다. 카심 주 하급 법원은 ‘종교적 관점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남성이 여성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며 가족의 손을 들어주었고, 항소법원도 최근 그 판결을 유지해 최종 판결을 내렸다. 여성 측 변호사 압둘 라만 알라힘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혼 남성에게는 스스로 변호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면서 해당 사건을 게재했고, 이 사연은 지난 주말 알려지게 됐다. 여성은 “남자친구는 매우 경건하고 좋은 평판을 가진 사람이다. 그와 결혼하기로 결심했다”면서 “국가 최고 사법당국의 중재를 부탁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현지 매체에 의하면, 보수적인 이슬람교 국가에서 일부 사람들은 음악을 이슬람교 계율을 따르지 않는 행위로 보고 이를 금한다. 즉 와하비즘(이슬람 복고주의 운동)의 영향으로 엄격한 이슬람 계율을 요구하며 음악, 무용, 연극, 영화 등 오락 및 대중예술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사우디에서 엄격하고 검소한 이슬람 교리와 사막의 전통적인 생활관습 영향으로 문화생활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경제 여건의 향상과 도시의 발달, TV 등 대중매체의 발달로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있으며, 서구 문화 및 정보를 접촉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외국가수나 아랍인 가수가 주최하는 대중 콘서트도 일부 허용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성인 여성들은 후견인 제도하에 여권을 신청하거나 국외를 여행할 때, 국비로 유학을 가거나 결혼할 때에 보통 아버지, 형제나 아들, 남편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난 5월 여러 여성 권리 운동가들이 후견인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캠페인을 벌였다가 국교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구금된 적이 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문화마당] 예술의 힘은 어디서 오나/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예술의 힘은 어디서 오나/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세계 평화와 인류애를 담은 걸작인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 교향곡’은 서양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여겨지는 곡 가운데 하나다.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를 가사로 인용해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내고 정신적 승리와 환희에 도달하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그렇기 때문에 평화음악회나 송년음악회의 단골 프로그램이기도 하며 누구나 이 곡을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빈에서 활동하던 독일 출신 작곡가 베토벤의 역작인 합창교향곡의 마무리가 터키행진곡으로 끝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는 못하다. 모차르트도 작곡한 바로 그 터키풍 행진곡 말이다. 오스만튀르크제국은 전성기 때 동유럽과 북아프리카에 걸쳐 영토를 확장하고 위상을 떨쳤다. 서유럽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동쪽의 왕국’이라는 이름을 가진 오스트리아는 오스만튀르크와 맞닿아 있었고, 수도였던 빈은 여러 차례 오스만튀르크에 공격을 당했다. 역사적으로 군사적·종교적 충돌은 아이러니하게도 반드시 문화적 교류를 가져다준다고 적국의 존재였던 오스만튀르크의 의상, 커피, 음악 등의 문화는 결국 서유럽에서 급속도로 유행을 하게 된다. 서양음악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영원히 인류 문명과 함께할 대표적인 클래식 작품, 한 시간에 가까운 큰 규모의 곡 말미가 터키행진곡이라는 것은 어쩌다 이루어진 우연이 아니다. 작곡가 중에는 손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수필 쓰듯 즉흥적으로 끄적여도 끝없이 영감이 솟아나는 유형이 있고, 치밀하고 완벽하게 한 음 한 음을 가지고 오랫동안 심사숙고해 맘에 들 때까지 수없이 뜯어고쳐 곡을 완성하는 유형이 있다. 모차르트나 쇼팽이 전자에 가깝고, 후자가 바로 베토벤이다. 실러의 시에 곡조를 붙여야겠다는 생각을 한 이후 곡이 완성되기까지는 무려 30년이 걸렸다. 그러한 그가 합창교향곡의 코다(종지)를 터키행진곡으로 한 까닭은 ‘환희의 송가’의 구절 “백만인이여, 안기어라! 전 세계의 입맞춤을 받으라”(Seid Umschlungen, Millionen! Diesen Kuß der ganzen Welt!)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였으리라고 확신한다. 덕분에 우리는 전혀 알지도 못했고 관심 갖지 않았던 동양의 행진곡 리듬을 순수 서양음악의 위대한 걸작이라고 믿고 듣고 있었다. 또한 얼핏 봐선 신을 찬양하는 듯한 ‘환희의 송가’에 베토벤이 이슬람 군대 행진곡을 삽입함으로써 실러의 시도 결국은 맹목적인 유일 신앙이 아니라 범신론적인 인본주의와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시였음을 더욱 강하게 믿을 수 있도록 해 준다. 베토벤은 신을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신보다 예술의 힘을 더 믿었다. 그가 신이 아닌 예술을 통해 자신을 구원하고 장애를 극복하려고 했음을 그의 하일리겐슈타트 유서에서 볼 수 있다. 베토벤은 이 곡을 통해서 모든 국경과 종교를 초월하여 화합하고, 인류에 대한 사랑과 선을 이루고자 했다. 합창교향곡에 이슬람 군대 행진곡이라니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리라”(Alle Menschen werden Br※der)라는 베토벤의 바람과 달리 국경전쟁과 종교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그의 음악을 들을 때만큼은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고, 만인을 안아 줄 수 있는 포용력과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불굴의 의지를 얻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근대의 새벽을 깨운 마지막 왕조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근대의 새벽을 깨운 마지막 왕조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1회 정동(대한제국을 기억하며)편과 제22회 서초동(우면산의 가을)편이 2회 연속 진행됐다. 추석 연휴 특별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이번 미래투어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26일 정동과 덕수궁 일대, 29일은 서초동 우면산 일대에서 각각 열렸다. 한가위 연휴와 맞물린 황금주말을 맞아 서울미래유산의 향기를 맡고자 하는 참가자들이 대거 몰렸다. 사전 온라인 예약이 일주일 전에 매진돼 준비한 오디오 가이드시스템 40개가 동났다. 예약 없이 현장을 찾아온 러시아와 루마니아 출신의 금발머리 외국인 여학생 2명은 진행자가 양보한 이어폰을 사이좋게 사용했다. 2회 차를 1개 지면에 갈무리했다.정동투어는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시청역 4번 출구에서 시작했다. 서울시의회(옛 국회의사당)~성공회성당(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세실극장~주한영국대사관~유림면~덕수궁~정동극장~작은형제회 한국관구(프란치스코 수도원) 순서로 진행됐다. 추석 연휴를 맞은 정동과 덕수궁에는 근대 새벽을 느끼려는 순례자들로 붐볐다. 특히 이날 코스 중 성공회 성당에서는 정창진 신부가 사대문 안에 조성된 유일한 묘역인 지하 세례자 요한 성당의 조마가 주교 유해를 참배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또 1세대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프란치스코 정동수도원도 요한 수도원장이 나서서 내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앞둔 성당 내부를 공개했다. 이날 코스 중 세실극장, 주한영국대사관, 유림면, 정동극장, 프란치스코 수도원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명절에 어울리는 한복 차림으로 능숙하게 답사단을 안내했다.정동과 덕수궁은 대한제국에 대한 처연한 기억이 머문 곳이다. 대한제국은 1897년부터 1910년까지 13년 동안 존재했던 이 땅의 마지막 왕조다. 우리가 세운 첫 황제국이자 마지막 황제국이기도 하다. 엄밀히 말하면 일제에 국권을 상실한 나라는 조선이 아니라 대한제국이다. 대한제국을 인정하지 않는 일제가 자신들이 합병한 나라를 조선이라고 불렀을 뿐이다. 우리도 덩달아 패망한 나라를 조선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 또한 13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기를 ‘대한제국 시기’라고 하지 않고 ‘구한말’이라고 부르는 우를 범하고 있다. 대한제국의 법궁, 경운궁(덕수궁 전신)이 자리한 정동은 근대의 고향이다. 이 땅에 근대정신을 알린 학교, 병원, 외국공관, 종교시설이 빼곡했다. 배재학당과 이화학당, 옛 독일공사관(서울시립미술관), 정동제일교회, 옛 러시아공사관, 하비브하우스(미국대사관저), 영국대사관,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등이 120여년 전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고종은 왜 경복궁과 창덕궁을 버리고 대한제국 황궁으로 경운궁을 선택했을까.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경복궁을 떠나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 고종에게 경운궁은 기회의 땅이었다. 외국공사관에 둘러싸여 신변 안전에 유리하다고 여겼다. 중국과 일본의 핍박으로부터 벗어나 대한제국을 선포하기에 적소라고 여겼다. 1년의 러시아공사관 생활(아관파천)을 청산하고 경운궁으로 환궁하면서 근대국가를 열겠다는 일념에 가득 차 있었다.원래 경운궁은 지금의 덕수궁보다 3배 이상 넓었다. 옛 경기여고 터는 역대 왕의 초상화를 모신 선원전이었고, 정동극장과 예원학교 자리에는 황실의 생활공간인 수옥헌이 있었다. 지금의 경향신문사와 서울역사박물관 사이에 세워진 구름다리(홍교)는 옛 경운궁과 경희궁을 잇는 다리였다. 경운궁을 둘러싼 정동 일대는 개화를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대한제국은 정동에서 불길이 타올라 정동에서 꺼졌다. 고종은 경운궁 동문 대안문(대한문) 앞에 환구단(웨스틴조선호텔)과 황궁우를 세워 새로운 나라를 선포하고,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황제의 격을 과시했다. 서울시청 광장을 중심으로 한 현대 서울 도심의 방사상 도로망이 이때 구축됐다. 그러나 대한제국은 기울어진 국운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1900년 선원전 화재에 이은 1904년 대화재로 경운궁 주요 건물이 홀랑 타버렸다. 중화전, 즉조당, 석어당을 중건하는 동안 본궁에서 떨어진 중명전에 머물던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잃었다. 경운궁은 조선의 마지막 왕이자, 첫 황제였던 고종의 궁이다. 1907년 헤이그 밀사사건으로 강제 퇴위당한 고종이 1919년 68세로 회한의 임종을 맞은 궁이다. 새로 즉위한 순종이 창덕궁으로 옮겨 가면서 부왕에게 ‘덕수’라는 칭호를 바쳤다. 이때부터 고종황제의 칭호는 ‘덕수궁 이태왕’으로 격하됐다. 덕수궁 시대의 시작이다. 한때 황궁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경운궁은 나라를 잃은 ‘뒷방 늙은이’의 거처로 급전직하했다. 경운궁 시대가 그냥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고종의 인산일(장례식)을 기해 3·1 독립운동이 일어났고,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돼 대한민국의 국통을 세웠다. 우리가 국권을 상실한 나라는 조선이 아니라 대한제국이라는 사실을 망각해선 안 된다. 대한제국과 고종황제의 전성기가 담긴 10년간의 경운궁 시대(1897~1907)와 덕수궁 이태왕이 기거한 12년간의 덕수궁 시대(1907~1919)는 분리돼야 한다. 덕수궁에는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대한제국의 혼이 깃들어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 청와대 앞 중학생들의 외침 “난민 친구를 구해주세요”

    청와대 앞 중학생들의 외침 “난민 친구를 구해주세요”

    “천주교로 개종… 본국 추방 땐 박해 위협” 2개월간 국민청원·집회·모금 등 함께해 “8년 전 한국 와… 생각·문화 우리와 같아 여기서 모델의 꿈 이룰 수 있게 도와달라” “그 친구는 저희와 잘 어울리는 진짜 ‘인싸’(조직의 주류인 인사이더를 뜻하는 10대 은어)예요. 친구가 이틀 뒤면 마지막 심사를 받는다니 도와주세요.” 개천절인 3일, 한산했던 청와대 앞 분수대에 앳된 10대 학생 16명이 모였다. 송파구의 한 중학교 3학년생들이었다. ‘그 친구’는 이란 출신인 A(15)군이다. 학생들이 주섬주섬 꺼내 펴든 현수막에는 ‘제 이란 친구를 난민으로 인정해 주세요’ 등이 적혀 있었다. 8년 전 한국에 온 A군은 난민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A군은 7살이던 2010년 사업하는 아버지 B(52)씨와 함께 이란 테헤란을 떠나 한국에 왔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한국에서 다녔다. 친구들에 따르면 A군은 이란어는 겨우 말만 할 뿐 읽을 줄도 모르고 한국인의 사고방식과 문화에 익숙한 평범한 중3이다. 특별한 점이 하나 있다면 종교다. A군은 천주교 신자다. 아버지가 무슬림이라 이슬람 율법에 따라 태어날 때부터 무슬림이었지만 한국에서 친구들과 성당에 다니다 천주교 신자가 됐다. 어느 날 독실한 무슬림인 고모와 통화하다가 ‘네가 개종하고도 사람이라 할 수 있느냐’는 얘길 들은 뒤 연락이 끊겼다. 이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면 박해당할 수 있다”며 2016년 난민 신청을 했지만 ‘개종했더라도 이란 당국이 주목할 활동을 하지 않아 박해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불인정됐다. 이후 행정소송을 내 1심에서 이겼지만 2심에서 패소했다.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심리불속행 기각(2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이 없어 더 판단하지 않고 곧바로 기각하는 처분) 판결을 받았다. 이런 사연은 A군 친구가 지난 7월 11일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알려졌고 3만 1000여명의 지지를 받았다. A군의 친구들은 “5일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에서 열릴 난민 인정 재심사가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A군의 비자가 오는 16일 만료돼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면 추방당할 가능성이 있다. 친구들은 A군이 본국으로 추방되면 신변에 큰 위협을 받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인구 99%가 이슬람교도인 이란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한 이슬람교도는 배교(背敎)죄로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이날 집회는 친구들이 A군과 함께 해온 2개월간 동행의 마무리였다. 국민청원 이후 7월에는 출입국·외국인청에서도 집회를 열었다. 학교 교사와 성당·교회 등에서는 500여만원을 모금해 A군에게 전달했다. 집회에 참여한 여학생은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반장을 할 만큼 성격이 진짜 좋았다”면서 “부모 동의서를 받은 사람만 오늘 나올 수 있었는데 우리 부모님은 ‘친구 돕는 일이니 다녀오라’고 허락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회장인 김지유(15)양은 “친구의 꿈이 모델인데 키도 크고 개성 있어 한국에 머물 수 있다면 멋진 모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청와대 민원실을 통해 의견서를 전달했다. 김양은 “행정관이 ‘대통령께 잘 보고하겠다’고 해 엄청 떨렸다”며 웃었다. 조희연 서울 교육감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도 글을 통해 A군과 친구들을 격려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청와대 앞 중학생들의 외침 “난민 친구 구해주세요”

    청와대 앞 중학생들의 외침 “난민 친구 구해주세요”

    이란서 온 A군 마지막 심사 앞두고 호소“천주교로 개종…본국 추방 땐 박해 위협”2개월간 국민청원·집회·모금 등 함께 해“8년 전 한국 와…생각·문화 우리와 같아여기서 모델의 꿈 이룰 수 있게 도와달라” “그 친구는 저희와 잘 어울리는 진짜 ‘인싸’(조직의 주류인 인사이더를 뜻하는 10대 은어)예요. 친구가 이틀 뒤면 마지막 심사를 받는다니 도와주세요.”개천절인 3일, 한산했던 청와대 앞 분수대에 앳된 10대 학생 16명이 모였다. 송파구의 한 중학교 3학년생들이었다. ‘그 친구’는 이란 출신인 A(15)군이다. 학생들이 주섬주섬 꺼내 펴든 현수막에는 ‘제 이란 친구를 난민으로 인정해 주세요’ 등이 적혀 있었다. 8년 전 한국에 온 A군은 난민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A군은 7살이던 2010년 사업하는 아버지 B(52)씨와 함께 이란 테헤란을 떠나 한국에 왔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한국에서 다녔다. 친구들에 따르면 A군은 이란어는 겨우 말만 할 뿐 읽을 줄도 모르고 한국인의 사고방식과 문화에 익숙한 평범한 중3이다. 특별한 점이 하나 있다면 종교다. A군은 천주교 신자다. 아버지가 무슬림이라 이슬람 율법에 따라 태어날 때부터 무슬림이었지만 한국에서 친구들과 성당에 다니다 천주교 신자가 됐다. 어느 날 독실한 무슬림인 고모와 통화하다가 ‘네가 개종하고도 사람이라 할 수 있느냐’는 얘길 들은 뒤 연락이 끊겼다. 이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면 박해당할 수 있다”며 2016년 난민 신청을 했지만 ‘개종했더라도 이란 당국이 주목할 활동을 하지 않아 박해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불인정됐다. 이후 행정소송을 내 1심에서 이겼지만 2심에서 패소했다.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심리불속행 기각(2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이 없어 더 판단하지 않고 곧바로 기각하는 처분) 판결을 받았다. 이런 사연은 A군 친구가 지난 7월 11일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알려졌고 3만 1000여건의 지지를 받았다.A군의 친구들은 “5일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에서 열릴 난민 인정 재심사가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A군의 비자가 오는 16일 만료돼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면 추방당할 가능성이 있다. 친구들은 A군이 본국으로 추방되면 신변에 큰 위협을 받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인구 99%가 이슬람교도인 이란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한 이슬람교도는 배교(背敎)죄로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이날 집회는 친구들이 A군과 함께 해온 2개월간 동행의 마무리였다. 국민청원 이후 7월에는 출입국·외국인청에서도 집회를 열었다. 학교 교사와 성당·교회 등에서는 500여만원을 모금해 A군에게 전달했다. 집회에 참여한 여학생은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반장을 할 만큼 성격이 진짜 좋았다”면서 “부모 동의서를 받은 사람만 오늘 나올 수 있었는데 우리 부모님은 ‘친구 돕는 일이니 다녀오라’고 허락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회장인 김지유(15)양은 “친구의 꿈이 모델인데 키도 크고 개성 있어 한국에 머물 수 있다면 멋진 모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청와대 민원실을 통해 의견서를 전달했다. 김양은 “행정관이 ‘대통령께 잘 보고하겠다’고 해 엄청 떨렸다”며 웃었다. 조희연 서울 교육감은 학생들에게 보낸 격려문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외국 친구에 대해 어른들도 실천하기 어려운 인류애를 행동으로 보여준 같은 학교 학생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면서 “이란 국적의 서울 학생이 서울에서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도 “A군은 가톨릭 신앙에 대한 정체성이 분명하기에 본국으로 돌아가면 박해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면서 “박해의 위협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의 특별한 관심과 배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아마존 인디언, 매일 10명씩 살해돼…최신 보고서 충격

    아마존 인디언, 매일 10명씩 살해돼…최신 보고서 충격

    문명을 등지고 자연인으로 사는 아마존 인디언들이 여전히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 아마존에서 피살된 인디언이 최소한 110명에 이른다고 가톨릭 계열 인권종교단체 '인디언 선교위원회'가 지난 29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피살된 인디언은 2015년 137명, 2016년 118명, 2017년 110명으로 완만하게 줄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이라는 특성상 완벽한 집계가 사실상 불가능해 실제로 살인사건이 줄고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는 게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폭력의 형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엔 인디언에 대한 폭력을 13종으로 구분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엔 19종으로 늘어났다. 19종 가운데 살인미수(27건), 과실치사(19건), 살해 협박(14건), 상해(12건), 인종차별(18건), 성폭행(16건) 등은 전년보다 일제히 증가했다. 대개 가해자는 벌목 등으로 아마존에서 일하는 '문명인'이었다. 위원회 관계자는 "폭력 증가를 볼 때 통계가 부분적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며 "아마존 인디언 피살사건은 실제로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마존에서도 자살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 아마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인디언은 최소한 128명이다. 의료 공백도 심각해 지난해에만 아마존 인디언 어린이 702명이 질병 등으로 사망했다. 인디언선교위원회는 아마존 인디언사회가 법과 복지의 완전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에 공동책임이 있다고 질타했다. 특히 무분별한 아마존 개발을 허용하고 있는 게 지금의 상황을 초래한 원인이라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인디언 선교위원장 로베르토 레이브고트는 "아마존 개발을 원하는 사람들과 결탁한 고위 공직자들과 의원들이 인디언사회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의 경계를 명확하게 긋고 인디언의 안전한 삶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2009년 취임 1년도 안 된 오바마처럼…文·金·트럼프 노벨평화상 깜짝 수상할까

    2009년 취임 1년도 안 된 오바마처럼…文·金·트럼프 노벨평화상 깜짝 수상할까

    5일 오후 6시(한국시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노벨평화상 발표를 앞두고 문재인(왼쪽) 대통령,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등 한반도 해빙무드를 ‘톱다운’ 방식으로 만든 세 정상의 ‘깜짝 수상’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다. 2일 영국의 도박사이트 나이서오즈에 따르면 도박사들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동반 수상 확률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2위는 트럼프 대통령이고, 3위는 콩고 내전에서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을 치료하온 의사 데니스 무퀘게다. 청와대와 외교부 등에서는 올해 1월 31일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이 끝났기 때문에 수상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1월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으로, 추천됐을 확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 정상, 국회의원, 내각 각료, 역사·사회과학·법률·철학·신학·종교 분야 교수, 역대 노벨상 수상자 등에게 추천 자격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 비공개로 추천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는 등 1월 31일 전에 해빙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노벨위원회는 후보자 명단을 사실상 비공개(50년 후 공개)로 한다. 반드시 업적이 있어야 노벨평화상을 주는 것은 아니다. 업적을 세우라고 고무하는 차원에서 주기도 한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은 중동평화와 관련해 실적을 내기 전이었는데도 취임 1년도 안 돼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때문에 당시 그의 수상 소식에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오바마는 그해 1월 취임 직후 곧바로 비공개 추천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노벨위원회는 “노벨평화상 수상이 오바마가 하려고 하는 중동평화를 발전시키는 데 다소라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노벨위원회가 오바마의 전례를 따라 남·북·미 정상들에게 평화상을 준다면,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 약속을 깨지 말라고 독려하는 취지일 수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10·4공동행사 방북단 확정…노건호 포함

    평양에서 4~6일 열리는 10·4선언 11주년 기념 공동행사를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씨가 방북한다. 권양숙 여사는 일정상 문제로 불참한다. 통일부는 2일 ‘10·4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 참석하고자 150여명 규모의 방북단을 꾸렸다고 밝혔다. 공동대표단장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민주당 원혜영 의원, 오거돈 부산시장, 지은희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 등 5명이다.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하는 이 대표와 지 전 이사장은 민간 대표이고 조 장관은 정부, 원 의원은 국회, 오 시장은 지자체를 각각 대표한다. 당국 방문단은 조 장관을 포함해 권덕철 복지부 차관, 정재숙 문화재청장 등 정부 대표 4명, 국회 대표 20명, 지자체 대표 6명 등 총 30명이다. 민간에서는 노무현재단,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양대 노총, 시민단체, 종교계 인사 등 85명이 포함됐다.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이재정 경기교육감,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동행한다. 이외 영화배우 명계남씨, 방송인 김미화씨, 가수 안치환·조관우씨 등도 포함됐다. 민간 차원에서 선정한 시민과 대학생도 참여한다. 방북단을 태운 항공기는 4일 서해직항로를 통해 평양으로 이동하며 본행사는 5일에 열린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평양공동선언의 첫 이행사업이자 10년 만에 개최되는 민관 공동행사이고 10·4선언 11년 만에 열리는 첫 남북 공동기념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방북 기간에 부문별 남북 협의뿐 아니라 남북 당국 간 별도 협의도 진행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황교익 ‘작심 반격’···“막걸리 12종, 맛 보고 브랜드 맞히는 건 불가능”

    황교익 ‘작심 반격’···“막걸리 12종, 맛 보고 브랜드 맞히는 건 불가능”

    맛집과 음식에 대한 흥미로운 칼럼으로 유명한 황교익씨가 ‘백종원 막걸리 저격’으로 비롯된 각종 반격에 “12종의 막걸리 맛을 보고 브랜드를 맞히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다시 밝히며 반박했다. 황교익씨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말의 요지는 이렇다. 사전에 아무 정보도 주지 않고 12종의 막걸리의 맛을 보고 브랜드를 맞히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내용의 방송은 억지라는 것이다”며 방송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그게 가능하다고 주장할 것이면 실제로 해보자는 것이다. 겨우 그 정도의 일에 온 기레기들이 들고일어나 날 잡아먹자고 덤빈다. 그렇게 해서 뭘 보호하자는 것인가. 거짓 기사로 도배를 하여 너네들이 얻는 이득은 무엇인가. 너네들에게 기레기라는 말도 아깝다. 그냥 쓰레기들이다.”고 일갈했다.이날 황교익씨는 네이버와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면서 그에 관한 각종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일부 기사가 그의 말뜻을 살리지 못하고 왜곡이나 과장으로 말꼬리잡기식의 비난에 치우치자 그는 이를 쓴 기자들을 “기레기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선 페이스북 글에서 그는 “방송에서 이랬다고요? 아무리 예능이어도 이건”이라고 말문을 시작하며 “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요? 저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의 지점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라며 방송 순수성에 의문을 던졌다. 이어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신의 입’이 아니라면 정확히 맞출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라며 “이들 막걸리를 챙겨서 가져온 사람은 다를 수 있겠지요”라고 비판했다.황교익씨가 언급한 해당 방송은 지난달 12일에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요리연구가 백종원씨가 대전의 막걸리 가게 사장에게 블라인드 퀴즈를 제안한 장면이다. 이날 백종원씨는 해당 가게의 막걸리가 다른 막걸리에 비해 맛과 대중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 해당 테스트를 제안했다. 이같은 글이 온라인상에 퍼지자 황교익씨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방송 당시의 상황과 테스트 취지를 이해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비판의 글을 남긴 것이 적절치 못했다는 것. 일부 시청자와 댓글을 남긴 이들은 그가 출연하는 tvN ‘수요미식회’의 하차까지 요구하고 있다.황교익씨가 ‘수요미식회’에 출연하는 동안 등장하는 일부 음식의 기원이 일본이라는 주장을 펼친 과거 발언 때문에 하차설을 부풀리고 있다. 그는 2015년 방송된 ‘국수’ 편에서 멸치 육수 조리법의 기원이 일본이라고 주장했다.특히 2015년 방송된 ‘불고기’ 편에서 후폭풍이 컸다. 당시 그는 방송에서 불고기가 일본 ‘야키니쿠’를 번역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한 누리꾼은 “일본은 1872년까지 육류 섭취 지식이 전무했고 불고기는 맥적에서 전승됐는데 이는 고구려 때의 음식”이라며 반박 하기도 했다. 이에 발끈한 황교익씨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설가 이효석 선생이 1939년 잡이 ‘여성’에 기고한 글을 게재하며 “야끼니꾸를 대신하는 불고기라는 말이 만들어진 시기가 1939년보다는 앞서는 것으로 파악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일제강점기 당시 신문에 ‘소육’(?肉)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이유를 반문하며 자신을 비판하는 주장에 대해 “국뽕은 무지를 먹고 자라는 종교”라고 묵직한 돌직구를 날렸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박성수 송파구청장, ‘10·4 선언 11주년 기념행사’ 참석 위해 방북

    박성수 송파구청장, ‘10·4 선언 11주년 기념행사’ 참석 위해 방북

    서울 송파구는 박성수 송파구청장이 오는 4~6일 노무현재단이 주도하는 ‘10·4 선언 1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북한 평양을 방문한다고 2일 밝혔다.방북단은 정부와 지자체를 대표하는 30명의 당국 대표와 종교계·문화 예술계를 포함한 민간방북단 85명 등으로 구성된다. 박 구청장은 노무현재단 감사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노무현재단 이사장) 및 20여명의 정당 관계자, 방송인 김미화와 가수 안치환 등 문화 예술계 인사들과 함께 평양을 찾는다. 박 구청장은 “자치구 차원에서도 10·4 선언의 평화와 공동번영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올 2월부터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감사를 맡고 있으며, 2007년 참여정부 시절 법무비서관을 역임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당신은 ‘이성애 합법화’를 찬성하십니까

    [강남순의 낮꿈꾸기] 당신은 ‘이성애 합법화’를 찬성하십니까

    어느 날 학교 연구실에 있는데 조교인 샘(Sam)이 불쑥 문을 두드렸다. 조교라도 미리 약속을 하지 않고 찾아오는 경우는 별로 없다. “웬일인가”라고 물었더니, 너무나 기쁜 소식이 있어 빨리 나누고 싶어서 왔다고 한다. 7년 만에 어머니가 전화를 했는데, “너희 둘은 어떻게 지내니?”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하는 샘의 얼굴을 보니, 그림자 하나도 없는 환한 웃음이 얼굴에 가득하다.그가 어머니의 이 평범한 인사말에 그토록 기뻐한 것은 바로 ‘너희 둘’(you two)이라는 말 때문이다. 게이로 커밍아웃을 한 이후 집에서 더이상 자식으로 생각하지 않겠다고 하여, 샘은 7년 동안 가족과 연락 두절을 하고 지내 왔다. 7년 만에 연락을 한 어머니가, ‘너’가 아니라, “너희 둘은 어떻게 지내니?”(How are you two?)라는 인사말을 한 것이다. ‘너’(you)에 ‘너희 둘’(you two)이라는 단어를 하나 집어넣어 두 사람의 안부를 물은 그 한마디 말로, 샘은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부정당해 왔던 자신의 존재가 인정받는 감격의 경험을 했다. 나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매우 복잡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이렇게 말 한마디를 덧붙이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서 가능하다. ‘너’라는 말과 ‘너희 둘’이라는 말 사이의 차이가, 어떤 사람의 삶에는 극과 극의 희비가 교차할 수 있는 것임을 샘은 내게 전해 준다. ●세계정신의학회 “비정상·질환 간주는 오류” 나의 학생, 친구, 동료 중에는 이른바 ‘성소수자’(LGBT: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 트랜스젠더)들이 여럿 있다. 내가 일하는 대학교는 성소수자 중심의 동아리들이 적극적인 활동을 벌인다. 그런데 이들이 대학 울타리 밖으로 나가면 사회는 물론이고 가족, 친구, 교회로부터 그 존재가 부정되곤 한다. 왜 그런가. 이들을 부정하고 거부하는 것은 ‘정상-비정상’이라는 틀에서 시작된다. 이분법적 틀에서 보면, 이성애만이 정상이고 그 밖에 다른 방식은 모두 비정상이다. 인간의 성적 지향의 다양성에 대한 몰이해와 편견은 마치 과학자들이 ‘지구가 돈다’는 것을 발견한 후에도, 지동설을 외면하고 부인하던 중세의 인식론적 오류와 유사하다. ●1992년 WHO ‘다양한 성적 지향 인정’ 공식화 1973년 ‘미국정신의학회’는 오랜 연구 끝에 인간에게 이성애만이 아니라 다양한 성적 지향(orientation)이 있으며, 이성애를 제외한 다른 모든 성적 지향을 고쳐야 할 정신질환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류였다고 결론 내렸다. 1992년 세계보건기구(WHO)도 모든 다양한 성적 지향을 인간 섹슈얼리티의 ‘정상적’ 형태로 인정하는 것을 공식화했다. 2012년 유엔 인권이사회는 성소수자의 인간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2016년 세계정신의학회는 성소수자의 섹슈얼리티가 사회적 낙인과 차별의 대상으로 간주되고 정신질환이라는 논쟁이 계속되자, 이 모든 성적 지향들이 결코 병리현상이 아님을 분명히 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성애가 아닌 성적 지향을 가진 이들을 비정상 또는 질환을 지닌 이들로 간주하는 것은 분명한 오류라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오랜 연구를 거듭한 후에 이러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중세기에 많은 이들이 지동설을 외면했듯이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이들은 이러한 사실을 외면한다. 내가 학교에서 접하는 여러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 누구도 이른바 ‘평탄한’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병원·직장·종교 공동체에서, 또는 가족·친척·친구들로부터 다층적인 차별과 혐오를 온몸으로 경험하는 일상을 살고 있다. 주류에서 벗어나는 성적 지향 때문에 어릴 적부터 고통 속에서 살아 왔고, 또는 자기혐오와 자기부정, 사람들의 편견과 질시를 견디다 못해 자살을 시도한 이들도 많다. 만약 이들의 성적 지향이 ‘치료 가능’한 것이라면, 왜 이들이 이토록 힘든 삶을 일부러 선택하겠는가. 설사 ‘선택’이라 할지라도, 한 사람의 존재방식을 정죄하고 부정할 권리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신은 동성애를 찬성하십니까?’, ‘동성애 합법화에 찬성하십니까?’ 사람들은 정치, 교육, 종교계 등 한국사회 곳곳에서 이러한 질문을 던지곤 한다. 대선 주자들과 정치가들에게, 그리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사적 자리에서도 이런 질문은 끊임없이 회자된다. 그런데 이 ‘덫’과 같은 질문에 즉각적인 답을 하기 전에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이 있다. 그 질문은 과연 타당한 것인가. 타당성 여부는 질문을 거꾸로 뒤집는 장치를 통해서 검증할 수 있다. ‘당신은 이성애를, 이성애 합법화를 찬성하는가?’ ●국민적 정서·합의로 정당성 결정할 문제 아냐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모독, 또는 정죄는 매우 상식적이고 당연한 것같이 들리는 ‘동성애를 찬성하는가’와 같은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인간의 섹슈얼리티가 각 사람들이 지닌 존재 방식이라는 것이 밝혀진 지금, 그러한 각기 다른 존재 방식이 ‘찬성’ 또는 ‘반대’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성적 지향이나 젠더의 성향이 이른바 ‘주류’의 그것과 같지 않다고 해서, 찬성·반대 또는 국민적 정서나 합의를 도출하여 그 정당성을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접근방식 자체는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만이 아니라, ‘인류에 대한 차별’이다사람들은 종교, 정치, 교육, 미디어 등을 통해서 다층적인 ‘정상과 비정상’의 논리를 끊임없이 생산·재생산하곤 한다. 이성애·동성애, 기혼자·비혼자, 유자녀 가족·무자녀 가족, 양부모 가족·한부모 가족 등을 ‘정상과 비정상’의 잣대로 재단하면서 무수한 사람들을 ‘비정상의 범주’로 집어넣는다. ‘정상’의 이름으로 자신과 다른 이들의 다양한 존재방식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상-비정상의 레토릭은 ‘지배와 종속의 논리’를 정당화하면서, ‘타자의 식민화’ 기능을 하게 된다. 엠마뉘엘 레비나스는 ‘얼굴’이야말로 타자에 대한 책임성이 시작되는 윤리적 현장이라고 한다. 윤리란 특정한 이론적인 근거나 종교·성별·국적·성적지향·장애여부·나이·사회적 계층 등과 같은 외적 조건들로부터가 아니라, 바로 얼굴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차별·배제는 그 어떤 이론이나 종교적 신념에 의해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얼굴을 바라보라. 이 세상에 그 누구도 그 생생한 얼굴의 존재를 거부하고 혐오할 위치에 서 있지 않다, 설사 신이라 해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성소수자 부모들이 모인 콘퍼런스에 강연자로 간 적이 있다. 2박 3일의 모임을 하면서 거의 모든 세션에서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성소수자 당사자들이나 부모들이 눈물 없이 이야기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말의 언어만이 아니라, 인간의 ‘몸의 언어’는 강력한 전달통로이다. 어떤 이라도 재미로 또는 타락해서 성소수자가 되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그들이 일생 경험하는 배제, 멸시, 그리고 고통의 눈물이 너무 많다. ‘눈물’이 자신의 언어가 되어버리는 삶을 누가 선택하겠는가. ‘이성애를 찬성하십니까?’ 이것이 부적절한 것처럼, ‘동성애를 찬성하십니까’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에서 반인권적 질문이다. 첫째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의 오류, 그리고 둘째 타자의 존재 부정을 이미 담고 있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성소수자 혐오, 여성혐오, 난민혐오, 이슬람혐오, 장애혐오 등 다양한 혐오가 점점 극단화되고 있다. 이제 ‘동성애에 찬성하십니까’를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당신은 혐오를 찬성하십니까 또는 반대하십니까?’ 올바른 질문을 묻는 것, 성숙한 민주사회의 첫걸음이다. 글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文대통령, 68년 만에 돌아온 국군유해 봉송에 거수경례로 맞아

    文대통령, 68년 만에 돌아온 국군유해 봉송에 거수경례로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68년 만에 조국을 찾은 6·25전쟁 국군 전사자의 유해를 거수경례를 하며 직접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건군 70주년 국군의날인 1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 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봉환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봉환하는 64위 국군 전사자 유해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의 함경남도 장진, 평안남도 개천지역 등에서 북미가 공동으로 발굴한 유해 중 미국 하와이에서 한미가 공동으로 감식한 결과 국군 전사자로 판명된 유해다.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온 문 대통령은 서울공항에 도착해 6·25 참전용사들과 먼저 인사를 나눈 뒤 행사에 임했다. 문 대통령은 C130 수송기에서 장병들이 태극기로 감싼 유해를 들고 내리는 장면을 진지한 표정으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 각 군 참모총장,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등과 지켜봤다. 유해는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하와이에 있는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으로부터 직접 인수해 하루 전 국내로 송환됐다.문 대통령은 국민의례에 이어 고국으로 돌아온 국군 전사자 유해를 향해 거수경례로 예를 표한 다음, 참전용사 대표들과 헌화·분향했다. 거동이 불편한 참전용사 대표들이 부축을 받으며 이동하는 가운데 헌화·분향하는 내내 서울공항에는 무명용사의 돌무덤을 배경으로 탄생한 가곡 ‘비목’이 울려 퍼졌다. 정 장관과 각 군 참모총장,각 종파 군종교구장 등 참석자들의 헌화·분향이 끝나자 문 대통령은 64위의 ‘호국용사의 영(靈)’이라고 적힌 국군 전사자 유해에 일일이 6·25 참전기장을 수여한 다음 묵념했다. 문 대통령이 참전기장을 수여하는 동안 뮤지컬 배우 박은태 씨가 ‘내 영혼 바람되어’를 불렀고 피아니스트 윤한 씨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에필로그’를 연주했다. 참전기장 수여가 끝나자 국군 전사자에 대한 조총 발사와 묵념이 이어졌다. 이후 운구병들이 전사자 유해를 들고 유해를 봉송할 버스에 올랐다.운구병들이 유해를 들고 이동하는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문 대통령은 모든 운구병들이 차에 오를 때쯤 버스 앞으로 나아갔다. 문 대통령은 버스가 이동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공항을 빠져나갈 때까지 거수경례로 다시 한 번 예를 표했다. 문 대통령이 별도의 구두 메시지는 내지 않았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중국 7일간 황금 연휴 시작…총 8억명 이동한다

    중국 7일간 황금 연휴 시작…총 8억명 이동한다

    최대 7일간 계속되는 중국 최대 황금 연휴가 1일 시작됐다. 중국 정부는 1일 국경절을 시작으로 오는 7일까지 계속될 올해 황금 연휴 기간 동안 총 8억 명에 달하는 인구 이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국내외로 여행을 떠난 중국인의 수는 7억 500만 명에 달했다. 이 기간 동안 이들이 소비한 금액은 5836억 위안(약 94조원)에 달했다. 또, 지난 2016년에는 5억 9300만 명이 이동, 4822억 위안을 소비하는 등 매년 여행자수와 소비금액은 급증하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중국 국가여유국(國家旅游局)은 ‘2018국경절 황금 연휴 지침’을 공고, 중국 전국의 941곳의 대표 관광지를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개방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무료로 개방되는 관광지는 74곳, 가격 할인을 제공하는 곳은 907곳에 달한다. 이들 관광지역 가운데 5A급 지역은 159곳, 4A급 지역은 534곳이다. 국가여유국은 중국 전역에 소재한 관광지를 1A~5A까지 구분해 관리해오고 있다. 최고 등급은 5A로 분류, 대표적인 5A 지역은 자금성, 천안문 일대가 꼽히다. 입장권 등 가격할인을 제공하는 907곳 가운데 20% 이상의 할인을 제공하는 지역은 491곳(54.3%), 30% 이상의 할인을 제공하는 지역은 214곳(23.6%)에 달한다. 대표적인 풍경구인 장바이산 일대의 입장권은 평일 125위안에서 105위안으로 20위안 할인 제공된다. 또, 후난성 소재 황산 입장권은 평소 180위안에서 160위안으로, 중국 5대 불교 명산으로 꼽히는 구이저우성의 판징산(梵净山) 입장권은 110위안에서 100위안으로, 허베이성 청더 피서산장(避暑山庄) 입장권은 145위안에서 130위안으로 할인된다. 이번 입장권 할인 정책은 1일부터 오는 7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마펑워관광망(马蜂窝旅游网)이 공개한 ‘2018 국경절 여행트렌트 보고’에 따르면, 이 시기 가장 많은 수의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국내 여행 지역으로 △베이징 △상하이 △청두 △시안 △충칭 △항저우 △광저우 △샤먼 △난징 △선전 등 10곳의 도시가 선정됐다. 해외 여행지로는 △일본 △홍콩 △태국 등 3개 도시와 국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가여유국은 이번 황금 연휴 시작과 동시에 대규모 인구 이동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 관광객들의 안전을 당부하는 공고문을 추가로 공개했다. 국가여유국은 이날 오전 '황금 연휴 기간 중 관광객은 현지의 법률과 법규, 공중도덕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현지 풍속과 문화, 전통, 종교와 신앙을 존중하고 가능한 한 현지 국민의 정상적인 일상생활에 폐를 끼치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적었다. 또한 ‘현지 문물과 고적을 아끼고 건물과 담벼락 등에 낙서하는 등의 비문명적 행위는 단호히 저지돼야 한다’면서 ‘만약 심각한 비문명적 행위를 한 자가 적발될 경우 이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도 높은 수준의 공고문을 공개했다. 실제로 국가여유국은 매년 국내외 여행지에서 비문명적 행위를 일삼은 이들에 대해 ‘블랙리스트’제도를 운영, 지난 3년 동안 총 35명을 관리, 감독해오고 있다. 또한 국가 여유국은 국번없이 12301번을 연결, 여행시 현지법과 분쟁 사항이 발생할 시 긴급 구조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핫 라인을 개설해 운영해오고 있다. 국가여유국 관계자는 “국내외 여행 시 자발적으로 현지 법률을 준수하고 현지인의 종교와 신앙을 존중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면서 “다만, 공공질서와 공중도덕을 준수하는 과정 중에 뜻하지 않은 분쟁을 겪게 된다면 법에 의거하여 구조 받을 수 있도록 국가 기관에 즉시 고발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특파원 칼럼] 백두산과 세계 최대 감옥 중국 신장/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백두산과 세계 최대 감옥 중국 신장/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내 고향은 세계 최대의 감옥이 아니라 누구도 나쁜 짓을 할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입니다.”중국의 중견 언론인이 중국에서 꼭 가야 할 곳이라며 추천한 자신의 고향은 다름 아닌 신장자치구였다. 신장자치구는 최근 100만명의 위구르족을 강제 수용했다며 유엔에서 인권침해 문제를 주장해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갈등으로 떠올랐다. 중국 언론인은 신장이 고향이지만 이슬람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박해받는 위구르족이 아니라 만주족이기에 위와 같은 말을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유엔의 얼굴을 빌린 미국은 신장을 ‘세계 최대의 감옥’이라고 하지만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궈성쿤(郭聲琨) 정법위원회 서기는 지난달 4일간 신장자치구를 둘러보며 인권단체에서 강제 수용이라고 지적한 재교육에 대해 종합 법률교육, 심리 상담, 기술 훈련이라고 부르며 “극단적인 종교를 중국 특색 사회주의로 껴안아야 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중국 국무원의 인권담당 고위 관료는 영국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벨기에, 파리 등 유럽에서 무슬림들이 일으킨 테러 활동을 지적하며 “서방에서는 실패했지만 중국은 이슬람 극단주의를 필요한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신장자치구에 촘촘히 설치된 감시카메라는 영국으로부터 배운 것이라며 일인당 카메라 숫자는 런던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의 통치가 없었다면 신장은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 이라크 등과 같은 내전과 폭력 사태의 현장이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초에 중국보다는 중앙아시아에 속하는 신장자치구에서는 1949년 중국에 편입된 뒤 끊임없는 분리 독립운동이 일어났다. 지난 8월 중국 선양에서 북한 사회과학원 학자들도 참석한 국제 워크숍이 화해·평화·번영을 주제로 열렸다. 워크숍의 작은 주제 가운데 하나로 180만명의 조선족을 한반도 통일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란 내용이 있자 중국 측에서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통일과 관련해 중국이 우려하는 여러 가지 문제 가운데 조선족과 백두산이 있는데 조선족은 중국으로서는 위구르족과 마찬가지로 중국 내 50여개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엄연한 중국 국적의 자국민이다. 북한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는 백두산도 중국에서는 창바이(長白)산이라 부르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신성시한다. 중국 일부에서는 통일이 되면 백두산을 비롯한 현재의 국경을 두고 분쟁이 벌어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백두산 천지도 54%가 북한, 48%가 중국 영토다. 중국이 백두산에 쏟는 관심과 열정은 대단한데 미국의 국립공원과 같은 수준으로 관리하고 보호할 뿐 아니라 대규모 투자도 벌여 9개의 세계적인 체인 호텔이 모여 있는 완다리조트를 건설했다. 20㎢의 원시림에 조성된 완다리조트는 아시아 최대 스키장과 54개 홀의 골프장이 들어서 작은 도시와도 같은 위용을 자랑한다. 완다리조트와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창바이산공항은 베이징, 상하이 등과 같은 중국 대도시와 연결돼 있다. 북한은 ‘우리 민족끼리’를 내세우지만 듣기에는 그럴듯한 그 구호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우리 처지다. 결국 한반도는 신장자치구와 성격은 다를지 몰라도 미국과 중국이란 양대 강국이 충돌하는 여러 전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곳일 뿐이다. 중국이 항상 강조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말이 진정 긍정적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일이다. geo@seoul.co.kr
  • 민화협 “남북 민간연락사무소 열자” 비정부 단체 첫 상설 대화기구 제안

    통일 운동 상설협의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민간연락사무소’를 개설할 것을 정부에 공식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개성에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남북 당국 간의 소통 채널이라면, 민간연락사무소는 남북 민간 교류를 위한 소통 채널을 의미한다. 사상 첫 남북 간 민간 상설 대화 창구가 생길지 주목된다. 김홍걸 민화협 상임의장은 지난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민화협 출장소 개설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오늘(28일) 통일부에 정식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김 상임의장은 “북측과 신속하게 연락을 주고받고 협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자는 취지”라면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활성화되면 우리도 그곳에 사무소를 열고 민간 교류의 다리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남북 민간연락사무소 추진은 몇 달 전부터 해 왔던 작업”이라면서 “공간 마련을 위해 통일부와는 이미 논의를 진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화협은 4층 규모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별도 사무실을 제공받아 남측 인원 2~3명과 함께 북한 민화협 소속 인원을 상주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7일 북한 민화협에도 민간연락사무소 설치와 관련한 내용의 통지문을 보냈다. 남북 민간연락사무소 개설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이시종 민화협 정책실장은 “북한과 교류하고 싶다며 연락해 오는 민간단체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하루에 2~3곳은 꾸준히 문의를 해 온다”면서 “교원단체, 게임업계, 축산업계, 문화예술단체 등 단체의 종류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들이 대북 교류를 희망하는 이유도 ‘북한 교사와 교류하고 싶다’, ‘북한에 생존해 있는 독립유공자 후손을 찾아 달라’, ‘김일성종합대학 학자를 초청해 달라’, ‘남북한 공동 그림대회를 열고 싶다’ 등 각양각색인 것으로 전해졌다. 1998년 9월 설립된 민화협은 200여개의 정당, 종교, 시민사회단체 협의체로 출범해 20년 동안 북측과 교류 협력을 위한 대화 창구 역할을 해 왔다. 지난 14일 민화협 공동의장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권에 영향받지 않고 남북 교류 활동을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도록 민화협을 법정단체로 지정하는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공문은 접수했고 장관과 차관에게 보고한 뒤 유관 부서와 함께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카니예 웨스트 이름 바꿨다 ‘YE’라고, 알다가도 모를 改名 이유

    카니예 웨스트 이름 바꿨다 ‘YE’라고, 알다가도 모를 改名 이유

    미국 래퍼 카니예 웨스트(41)가 이름을 바꿨다. 그는 지난 2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공식적으로 (글자 그대로 sic) 카니예 웨스트라 알려진 존재. 난 YE”라고 밝혔다. 새 앨범 ‘Yandhi’ 출시에 발맞춰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하기 몇 시간 전에 트위터 글을 작성했다. 이 방송 프로그램에는 원래 아리아나 그란데가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그녀는 “감정적인 이유” 때문에 취소되고 대타로 그가 투입된 것이었다. ‘예’란 이름은 이전에도 가끔 별명으로 불렸던 것이며 지난 6월 발매된 여덟 번째 앨범 타이틀로도 써먹었다. 그는 이전에도 이 이름에는 특별한 종교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 초에도 라디오 프로그램 ‘빅보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경에서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단어라고 믿는다. 성경에서 ‘당신’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난 당신이고, 우리다. 카니예에서 나왔으며 오직 하나를 의미하며 우리 안의 좋은 것과 나쁜 것, 혼돈스러운 것 등 모든 것을 반영하는 단어다. 이번 앨범은 우리가 누구인가하는 점을 더 많이 반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름 난 래퍼들이 이름을 바꾸는 사례는 많다. 과거 퍼프 대디로 알려졌던 션 콤스는 P 디디나 그냥 디디로도 불렸다. 그런데 올해는 ‘러브 앤드 브러더 러브’란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웨스트와 더불어 콜러브래이션을 많이 했던 제이지(JAY-Z)는 하이폰을 붙였다가 떼었다 하거나 대문자와 소문자를 번갈아 이름을 수시로 바꿨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김홍걸 민화협 상임의장 “북한이 미국에 빅딜 제안했을 수도”

    김홍걸 민화협 상임의장 “북한이 미국에 빅딜 제안했을 수도”

    “평양 시민들이 짜여진 각본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을 환호했다고 해도 그들이 남측 대통령을 직접 눈으로 보고 육성을 들으면서 ‘남쪽과 함께 손잡고 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면 동원했든 아니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지난 18일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15만 평양 시민 앞에서 핵 위험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 발언은 ‘핵’을 종교처럼 여겨 왔던 북한 주민들에게 핵 없이도 살 수 있다고 안심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장은 지난 28일 서울 마포의 민화협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문 대통령이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비핵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면서 “북에서도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단순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체면을 살린 게 아니라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 선언에 대해서도 “극우 세력의 반대 시위가 있긴 하겠지만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히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남북 경제협력 등 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 남측의 반대 세력에게 자신을 공격할 명분을 주지 않겠다는 뜻도 담겨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 번째 평양을 방문한 김 의장은 “북한이 확실히 변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방북 소감도 전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김 의장 어머니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조문 차 북한을 방북했을 때만 해도 건물 외벽은 페인트 칠도 제대로 안 되고 있고 회색 등 어두운 색상이 대부분이었는데 7년 만에 다시 찾은 평양은 형형색색의 건물에 도심도 보다 활기차 보였다는 것이다. 그는 “평양 시내를 다니는 차들도 늘었고, 예전에 안 보이던 택시도 보이는 걸로 봐서는 에너지 공급도 상당히 안정된 것 같다”면서 “기본적인 주민들 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만찬, 오찬이 세 차례 있었는데, 첫 번째 만찬에서만 북한 경호원이 눈에 띄었을 뿐 그 다음부터는 경호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편안한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김 의장은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 교류의 물꼬가 트인다면 관광부터 재개될 것 같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유엔 제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아무래도 관광 쪽이 제일 쉽게 풀리지 않을까 싶다”면서 “신의주에서 평양, 개성으로 연결되는 철로도 상태가 그럭저럭 괜찮기 때문에 멀지 않은 시기에 남북간 연결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남북 철도 사업과 관련해 “유엔 제재 때문에 남측이 철로를 고치는 비용 등을 당장 북한에 주지 못하더라도 북한이 대승적 차원에서 미래를 내다보고 개방을 하면 나중에는 이익이 될 것”이라면서 “지금 당장 대가를 받지 못한다고 해서 소극적일 필요는 없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일단 연결만 된다면 남측 사람들이 중국 북경이나 단둥에서 기차를 타고 북한을 지나 서울까지 오는 이벤트를 벌려볼 생각”이라면서 “더 이상 섬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해도 북한이 속이거나 약속을 어길 경우 제재를 다시 강화하면 그만”이라고 한 발언과 관련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김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 문 대통령이 그런 얘기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비공개 제안에 대한) 미국의 화답 차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간 서로 원하는 몇 가지를 패키지로 묶어 빅딜을 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파격적인 제안을 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종전 선언을 통해 체제 보장을 받아야 핵 폐기에 대한 군부 강경파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한국이 중간에서 북한과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북미간 서로 체면 깎이지 않으면서 협상을 할 수 있는 중재자 역할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면서 “북미는 중재자이면서 당사자인 한국에 대해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장소로는 판문점이 유력할 것으로 봤다. 김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평양에 가기에는 부담스럽고, 북한으로부터 엄청난 양보를 받아낼 자신이 없다면 워싱턴으로 부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제3국에서도 이미 해봤기 때문에 판문점에서 종전선언까지 같이 하는 것이 최적의 선택이 아닐까 본다”고 말했다. 다만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김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미 한 배를 탔고,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기 때문에 더 이상 말 바꾸기를 하면서 비핵화 흐름을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이번 평양 방문에 기업인들이 함께 간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 실상을 한 번 보고 나중에 경협을 하게 되면 어떻게 할 지 구상을 해보라는 취지가 아니겠느냐”면서 “남측의 대기업 참여를 바라는 북측에서도 청사진을 미리 한 번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개방을 한다고 해도 우리 기업에 우선권을 줄 것이란 착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북한에서는 당연히 좋은 조건을 내미는 쪽과 손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자금력 싸움으로 간다면 우리 기업이 중국, 일본과 이길 수 없다”면서 “일본이 만일 북한과 수교를 맺는다면 식민지 관련 보상금만 최대 200억 달러를 줄 것이고, 물자 지원 등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북한 경제에 발을 들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또한 동북아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퍼주기 지원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북측과 소통을 하면서 우리와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할 것이라고 인식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마지막으로 북측의 민화협과 함께 금강산에서 열기로 한 ‘4.27 판문점 선언 실행을 위한 남북 민화협 상봉 대회’는 올해 안에 성사될 것으로 봤다. 그는 “일단 10월 마지막 주말에 하자고 제안을 했는데 서로 교섭하다 보면 시기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문화예술계, 사회단체, 학계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초청해 남북 교류를 위해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북한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라온마→보이스2→손 더 게스트… 떠오르는 장르물 명가 OCN

    라온마→보이스2→손 더 게스트… 떠오르는 장르물 명가 OCN

    장르물을 앞세운 OCN 드라마들이 최근 시청률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지난 27일 OCN 수목드라마 ‘손 더 게스트’(손 the guest) 6회는 전국 평균 3.0%(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4회 방송에 이어 다시 3%대 시청률을 회복했다. 시청률만 놓고 보면 폭발적인 반응으로 보긴 아직 이르지만 첫회부터 찬사를 이끌어내며 마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손 더 게스트’는 엑소시즘과 샤머니즘을 결합한 ‘한국형 리얼 엑소시즘’을 표방한 장르물로 한국 사회 곳곳에서 기이한 힘에 의해 벌어지는 범죄에 맞서는 영매와 사제,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분노범죄를 다루는 등 한국적인 공포를 선보이고 있고 감각적인 연출과 영상으로 완성도를 높였다.최근 종영한 주말드라마 ‘보이스2’는 지난해 방송된 전작 ‘보이스’와의 연속성과 차별화에 모두 성공하며 OCN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효자 작품이 됐다. ‘보이스2’ 최종회는 전국 평균 7.1% 시청률을 올려 종전 ‘터널’이 보유한 6.5% 기록을 넘었다.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한 신고센터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설정은 유지하면서 아동 성범죄에 대한 낮은 형량, 성폭행 피해자 2차 가해 등 사회적 메시지를 던졌다.‘보이스2’에 앞서 방송된 주말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는 2.1%로 시작한 시청률이 최종회에 5.9%까지 치솟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동명의 영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복고수사물로 OCN이 장르물 명가임을 다시 한 번 일깨운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정경호(한태주 역), 박성웅(강동철 역) 등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력도 매회 화제가 됐다.OCN 드라마들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앞으로 방영될 작품에도 관심이 쏠린다. ‘보이스2’ 후속으로 29일 첫 방송되는 ‘플레이어’는 부패 권력의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머니 스틸 액션’을 표방한다. 송승헌이 천재 사기꾼 강하리를, 정수정이 천부적 드라이버 차아령 역을 맡았다. ‘손 더 게스트’ 후속으로 선보일 예정인 메디컬 범죄수사극 ‘신의 퀴즈 : 리부트’와 메디컬 엑소시즘 ‘프리스트’ 등도 방영을 앞두고 있다. 다만 장르물의 특성상 꾸준히 반복되는 폭력성·선정성 논란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올 상반기에 방영된 ‘작은 신의 아이들’은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사이비 종교집단의 집단학살 장면, 어른이 아이를 심하게 구타하는 장면 등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법정제재인 주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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