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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굴 없는 ‘서대문 천사’… “코로나로 힘든 25가구 1년간 후원”

    익명을 요청한 한 70대 남성이 1년간 25가정을 후원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는 다른 자치구에 사는 익명의 기부자가 100가정 보듬기 사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고 8일 밝혔다. 100가정 보듬기 사업은 한부모, 조손, 청소년, 다문화, 홀몸노인 가정 등이 주민, 종교단체, 사업체 등과 1대1로 연결해 지속해서 후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대문구만의 나눔 사업이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길 희망한 이 기부자는 이달부터 1년간 매월 640만원을 25가정에 나눠 후원한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기부자가 서대문구민은 아니지만 100가정 보듬기 사업에 대한 얘기를 듣고 사업의 뜻에 공감해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환자 급증세는 멈췄지만...” 종교시설·소모임 등 이어지는 집단감염 (종합)

    “환자 급증세는 멈췄지만...” 종교시설·소모임 등 이어지는 집단감염 (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최근 다소 둔화하고 있지만 종교시설과 유치원, 직장 소모임 등 크고 작은 감염이 여전히 잇따르고 있다. 기존 집단감염서 또 확진...사랑제일교회·강동구 콜센터 등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접촉자를 조사하던 중 4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1167명으로 늘었다. 교회에서 제출한 교인 및 방문자에 해당하거나 교회에 방문한 사실이 확인된 ‘교인 및 방문자’는 598명이었으며 추가 전파 사례는 506명,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63명이었다. 광복절 광화문 등지에서 열린 도심 집회 관련 확진자도 7명 더 늘어 총 539명이 됐다. 기존에 집단감염이 확인된 사례에서는 감염 전파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있다.서울 강동구 BF모바일 텔레마케팅 콜센터와 관련해서는 4명이 추가로 확인돼 현재까지 첫 환자(지표환자)를 포함한 콜센터 직원과 가족, 지인 등 총 22명이 확진됐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해당 콜센터의 사무실 문손잡이와 에어컨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공용물품 사용이 감염 위험요인으로 확인된 바는 아직 없다”면서도 역학적으로 분석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쿠팡송파2캠프(배송캠프) 사례에선 확진자가 4명 더 늘어 누적 10명이 됐다. 수도권의 온라인 산악카페 모임과 관련해서도 5명이 더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누적 확진자가 10명이 됐다. 경기 김포시의 예지유치원과 관련해서는 지난 5일 일가족 4명이 확진된 이후 학습지 교사, 유치원생, 유치원생의 가족 등 연이어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금까지 총 8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종교시설·건강식품 설명회 등 집단발병도 이어져종교시설을 중심으로 한 집단발병 사례도 나왔다. 영등포구 일련정종(日蓮正宗) 포교소와 관련해 이달 5일 교직자가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현재까지 총 12명이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교직자 2명과 예불에 참석한 교인 10명이 감염된 것으로 보고 감염원을 찾고 있다. 은평구 수색성당에서도 지난 6일 교인 1명이 확진된 이후 다른 교인과 지인 등 3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4명이다. 대전에서는 건강식품 설명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유니시티’의 건강식품 설명회와 관련해 지난 1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9명이 추가로 확진된 가운데 대전 중구 웰빙사우나 감염과의 연관성이 확인돼 두 사례의 누적 확진자는 18명이 됐다. 이런 가운데 해외유입 확진자도 약 10명씩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0시 기준 해외유입 확진자는 16명이다. 권 부본부장은 중국발(發) 확진자와 관련해 “지난달 16일 이후 중국에서 들어온 입국자 중 5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이 가운데 내국인은 2명, 중국인이 3명”이라며 “5명 모두 무증상자였는데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진됐다”고 설명했다. 위중·중증 환자에 사망까지 이어져...단기간에 상태 악화되기도 방역당국은 최근 위중·중증환자는 물론 사망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며 고령층의 주의를 당부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40명이다. 이들의 감염 경로를 보면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사망자 8명을 포함해 종교모임 관련 사망자는 총 11명이다. 기존 확진자 접촉 5명, 요양 시설·의료기관 4명 등이 그 뒤를 이었고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미분류’ 사례는 14명이다. 80세 이상이 24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이어 70대 14명, 60대와 40대 각 1명 등이다. 사망자 중에는 단기간에 상태가 급격히 악화한 사례도 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오늘 늘어난 사망자 5명 가운데 4명은 기존 중증·위중환자 모니터링 과정에서 확인됐지만, 나머지 1명은 하루 사이에 임상 경과가 빠르게 악화했다”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감염 불분명’ 환자는 연일 20%대를 웃돌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3487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환자는 781명(22.4%)에 달했다. 방대본 “이번주 기점으로 확실한 감소세 희망”권 부본부장은 최근 환자 발생 추이에 대해 “환자 발생 급증세가 멈춘 상황이고 감소세 또한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신규 환자 발생이 없는 지방자치단체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번 주를 기점으로 코로나19가 확실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희망한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온 국민이 함께 노력해서 성취한 소중한 경험이자 교훈을 축적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전북 지자체 차별금지법 조례안 몸살

    전북지역 지자체들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조례’ 제정을 둘러싸고 찬반 양론으로 갈려 갈등양상을 빚고 있다. 8일 전북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정의당 최영심 도의원(비례)이 발의한 ‘포괄적 차별 금지법 제정 촉구 건의안’이 부결됐다. 최 의원은 원안 통과를 요구했으나 더불어민주당 나인권(김제2) 도의원이 반대 토론을 신청해 찬반 투표까지 이어졌다. 투표 결과 찬성 11표, 반대 22표, 기권 3표가 각각 나와 결국 무산됐다. 그러나 같은 날 전북 군산시의회는 비슷한 내용의 차별 금지법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차별금지법 관련 조례 제정은 군산시의회가 전북지역 14개 시·군의회 가운데 최초다. 전주시의회는 오는 9일 차별금지법 조례안을 상정할 계획이어서 통과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주시의회 서윤근(정의당) 의원은 최근 동료 의원 21명의 동의를 받아 ‘전주시 차별금지 및 평등권 보호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이 조례안은 9일 개최하는 제374회 전주시의회 임시회에 상정된 후 14일 행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22일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제정 여부가 결정된다. 법안은 합리적 이유 없이 가족 및 가구의 형태와 상황, 고용 형태, 국적, 나이, 병력(病歷),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사회적 신분, 성별, 성별 정체성, 성적지향, 언어, 용모 등 신체조건, 인종, 임신 또는 출산, 장애, 종교, 출신 지역과 국가, 피부색, 학력(學歷),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혼인 여부 등 모든 영역의 차별을 금지·예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용을 비롯해 재화·용역·시설 등의 공급이나 이용, 교육기관 및 직업훈련 기관에서 교육·훈련이나 이용, 행정·사법절차 및 서비스 등 제공이나 이용 등에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전주시장은 차별금지 및 평등권 보호 정책에 관한 중요사항을 자문하고 심의하기 위한 ‘차별금지 및 평등권 보호 위원회’를 두도록 법안은 명시했다. 하지만 전주 지역 일부 기독교계가 “이 조례는 평등을 가장한 동성애 보호법에 불과하다”고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일부 교회 목사·신도와 보수단체 등은 임시회가 개회하는 9일 회의장 앞에서 피켓 시위 등을 통해 법안의 폐기를 주장하는 등 물리력을 동원할 것으로 알려져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대해 전북도의회 최영심 의원은 “누구든 차별과 혐오에 방치돼서는 안 됨을 분명히 하고 이로부터 모두가 안전한 평등 사회를 향한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며 차별금지법을 제정을 촉구했다. 한편, 차별금지법은 2007년, 2010년, 2012년 3차례 입법을 시도했으나 모두 회기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런 교회도 있습니다…아예 예배당 없앤 목사들

    이런 교회도 있습니다…아예 예배당 없앤 목사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한국 사회에서 교회는 미운 오리 새끼 신세다. 전광훈 목사를 포함한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사랑제일교회만 그런 게 아니다. 일부 지역 교단과 목회자단체 등은 지난 2월 신천지 대구교회의 집단 확진 이후에도 방역 당국의 모임 금지에 반발하며 줄곧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주장해 왔다. 매주 이어진 교회의 각종 예배와 소모임은 결국 8월 이후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낳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일부 교회의 행태가 손가락질을 받고 있지만, 목사들 스스로 예배당을 없애겠다는 교회들도 있다. 경기 고양시 씨앗교회도 그중 하나다. 4명의 공동목사가 운영하는 신도 60~70명 규모의 이 교회는 코로나19 초기부터 온라인 예배를 이어 오다가 이번 2차 대유행 이후 아예 세 들어 살던 건물에서 나와 그 임대료를 신도들에게 ‘기본소득’ 개념으로 되돌려 주기로 했다. 대면예배와 예배당을 절대시하는 기성 교회들과 다른 길을 걷는 것이다. 지난 2일 이사 준비로 한창인 교회 건물에서 임인철(43) 목사를 만났다. 포니테일, 청바지 차림의 40대 목사 등 뒤로 늘어뜨려 묶은 긴 머리, 체크무늬 반팔 셔츠에 청바지, 손목에 찬 애플워치까지 이날 만난 임 목사는 정장을 갖춰 입는 일반적인 목사 이미지와는 딴판이었다. 길에서 마주쳤다면 목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법한 그의 차림은 성직자 특유의 권위를 벗어던진 씨앗교회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 임 목사는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예배드리는 장소가 아닌 사람 자체”라면서 “수많은 이들이 생명을 잃고 경제적 위기 상황에 놓이는 코로나19 시국에서 대면예배 중심 문화는 더이상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코로나19 이후 교회는 바이러스 전파의 대표적인 매개체가 됐다.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예배를 드리고 찬송가를 부르는 데다 요일별·그룹별 각종 소모임이 활성화됐다는 개신교 교회만의 특성 탓이다. 정부가 부흥회, 기도회, 성가대 연습 등을 포함한 모든 소모임 활동을 금지하는 대책을 내놓자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이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등 종교계는 크게 반발했다. 결국 교회 방역수칙 의무화 조치는 2주 만에 해제됐다. “번듯한 교회, 목사만 예배? 편견” 대면예배에 집착하는 교계의 태도에 대해 임 목사는 “번듯한 교회에서 목사를 통해서만 예배드릴 수 있다는 편견이 박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회 안에서 교인은 한가족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목사와 신도가 불평등한 상하 관계여서 예배드리는 사람의 마음이 아닌 목사의 권위와 예배 장소가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임 목사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는 목사 어머니 밑에서 자란 어린 시절의 경험이 한몫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목사 아들’이라고 교회 사람들이 엄청 챙겨 주더라”면서 “처음에는 당연하게 여겼지만, 나이가 들수록 일반 신도 자녀와 목사 자녀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다는 걸 깨닫고 이상함을 느꼈다”고 돌아봤다.예배학으로 석사 학위를 마친 임 목사는 한국 교회의 수직적 권력 구조는 성경의 가르침과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경에는 성직자가 한 사람의 목사가 아니라 목자들(priests)이라는 복수 형태로 나온다. 우리나라 일부 교회처럼 목사 한 명이 신처럼 떠받들어지는 상황은 옳지 않다”면서 “목사와 신도 사이에 권력이 끼어들면 신도들이 특정한 장소(교회)에서 특정한 사람(목사)을 통해서만 예배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햄버거 가게 부업하던 목사도 코로나19로 실직 씨앗교회 목사들이 교회 건물을 없애고 임대료를 모두 신도들에게 돌려주기로 한 것도 당장 전염병 때문에 예배는커녕 입에 풀칠조차 하기 어려운 교인들의 상황을 제 일처럼 공감해서다. 그는 “목사를 하면서 겸업이 가능해 평일에는 햄버거 가게에서 일했는데 코로나19 이후 일자리를 잃었고, 아이들 학원 운전기사로 일하던 다른 목사님도 일을 그만뒀다”면서 “신도 중에서도 코로나19 이후 두 명이 직장을 잃는 등 생활이 궁핍해지는 모습을 보니 교회 예배당에서 예배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임 목사는 “하나님의 뜻은 고아, 과부, 노인 등 약자를 보호하는 데 있다. 어차피 코로나19 때문에 아무도 오지 못한다면 텅 빈 건물을 유지하는 것보다 당장 힘든 사람들을 돕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씨앗교회가 있는 건물의 임대료는 보증금 3000만원에 매달 월세 70만원, 관리비 10만~20만원 정도다. 임 목사 등은 이 돈을 빼서 신도들에게 6개월간 기본소득을 나눠주기로 했다. 각 가정의 세세한 경제적 상황이 드러나지 않게 신도 모두에게 주는 대신 여유가 있거나 돈을 받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들에겐 돌려받았다. 지난달 31일 처음으로 13가구와 개인 7명에게 각각 30만원, 10만원씩 줬는데 그중 3분의1이 다시 교회에 헌금했다. 교회 보증금 3000만원 빼 신도들에게 ‘기본소득’ 지급 교회 건물을 아예 없애기로 한 뜻밖의 결정에 신도들의 불만이나 목사들의 이견은 없었을까. 임 목사는 “교회가 정말 한가족이라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집과 가족 중 어떤 것을 포기하겠나. 지극히 상식적인 결정 아닌가”라며 영화 얘기를 꺼냈다. 그는 “‘토르: 라그나로크’의 상황이 지금 우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처럼 아스가르드에 헬라라는 외부의 적이 공격해 오는 상황에 모두가 맞서 싸우는데, 맨 마지막에 왕 오딘이 ‘아스가르드는 장소가 아닌 백성’이라고 한다”면서 “교회도 똑같다.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람이 우선이라고 믿는 씨앗교회 목사들의 남다른 실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유족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을 위해서도 꾸준히 손을 내밀었다. 임 목사는 “사회적 약자 중에서도 우리 제도권이 감당할 수 있는 선이 있다. 제도 밖 사람들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다”며 “이들을 돕는 게 교회의 일”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경제적 도움만 뜻하는 건 아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유족 중 한 분이 생일을 맞았는데 축하받을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면서 “그분을 불러서 깜짝 축하를 했다. 돈이 아니더라도 마음을 전할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예배당 없는 교회, 비대면 믿음 공동체라는 씨앗교회의 파격 실험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임 목사도 장담하지 못했다. “코로나19는 이제 삶의 일부가 됐다.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신도들에게 6개월은 기본소득을 준다고 해도 돈이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다만 그는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교회에서 예배하느냐, 유튜브로 예배를 중계하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교회의 의미는 약자들의 곁에 함께하는 데 있으니까요.”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구치소 간 전광훈… 광화문에서 모이자는 보수단체 [이슈픽]

    구치소 간 전광훈… 광화문에서 모이자는 보수단체 [이슈픽]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전광훈이 보석 140일 만에 재수감됐지만 보수단체 회원들은 종교탄압을 주장하며 유튜브를 통해 뜻을 모으고 있다. 전광훈과 광복절 광화문집회에 함께 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했던 엄마부대 주옥순은 8일 ‘독재자 문재인 전광훈 목사가 두려운가’라는 구호로 방송을 켜고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전광훈 지지자들은 “집회신고를 하지 않고 광화문에서 모이자” “십일조를 사랑제일교회에 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도 운동권 출신”이라는 댓글을 달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토대로 정부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광복절 대규모 도심 집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지만 일부 보수단체는 개천절에도 집회를 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사랑제일교회와 연관되지 않은 보수단체들은 대체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도심 집회가 코로나 재확산의 도화선으로 지목받으면서 비난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개천절 1만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한 자유연대는 코로나19 상황과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중홍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와 우리공화당 천만인무죄석방본부 역시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예정대로 집회를 열겠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10인 이상 참가가 예정된 개천절 집회는 70건이다. 경찰은 모두 집회금지 조치했다.감옥에서 대한민국 지킨다는 전광훈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던 전광훈은 석방 140일 만에 재수감됐다. 광화문집회에서 특정정당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구속됐던 전광훈은 위법한 집회나 시위에 참가해선 안 된다는 조건으로 보석 석방됐지만 광복절 보수단체 ‘일파만파’가 주최한 집회에 참석하며 이를 위반했다. 집회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았다. 전광훈은 법원의 재수감 결정에 항고했다. 그는 “우리 교회는 방역을 방해한적이 없다. 대한민국이 전체주의 국가로 전환된 것 같다. 저는 감옥으로 갑니다만 반드시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성북구에 10년치 교인명단을 다 줬고, 10년치 명단 중 500명이 연락이 되지 않았던 것은 10년 사이 성도 떨어졌기 때문인데 이후 재수정해서 제출했다”며 “우리 교회는 방역을 방해한 적이 없는데 자꾸 언론이 방역 방해했다고 조성해서 제가 재구속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서울만 649명 서울시는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방문자 가운데 코로나19 검사 거부자 19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우선 고발한다고 밝혔다. 서울지역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639명이다. 서울시는 “대규모 확산의 원인의 제공한 전광훈에게 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 방역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공동체의 안녕을 위협하는 행위는 앞으로도 결코 묵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수차례 검사 독려에도 거부하고 있는 19명에 대해서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우선 고발했다. 이 밖에 대면예배가 적발된 40개 교회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으며 그 중 연속으로 위반한 4개 교회를 감염병 예방법 위반행위로 고발조치 했다고 밝혔다. 고발조치된 교회는 관악구 예광감리교회, 구로구 구일교회, 서대문구 영천성결교회, 중구 동문교회 등이다. 특히 대면예배를 통해 확진자가 발생한 3개 교회는 고발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도 진행 중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전남지역 최대 코로나19 확산 순천시, 진정 추세 비결은...

    전남지역 최대 코로나19 확산 순천시, 진정 추세 비결은...

    “제2의 대구 사태가 되는건 아닌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기만 합니다. 애쓴 공무원들과 시민들 모두 주인공이어서 고맙기만 하네요.” 일주일만에 다시 가게 문을 연 조모(47·연향동)씨는 “모든 상황이 다 힘든데 그래도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이 거의 없어져서 시민들이 안도하고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최근 10여일 사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60여명 나온 전남 순천지역이 지난달 29일 이후 신규동선에 의한 지역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는 등 뚜렷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4차 감염으로까지 퍼지면서 코로나 도시로 인식될 뻔한 순천시가 10여일의 짧은 시간에 진정세를 보여 대처방법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인구 28만여명의 순천시는 지난달 19일 서울 관악구 무한구룹발 확진자 70대 여성(순천 5번)이 나오면서 이 연결고리를 통해 며칠 사이 하루 9~17명이 양성 판정을 받는 등 n차 감염으로 전파됐다. 중소도시의 작은 도시다보니 지인들이 서로 겹치는 등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확산됐다. 청암대 휘트니스(17명)와 김선생 휘트니스(13명) 등에서 30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팬데믹에 버금가는 위기 상황으로 치달았다. 불안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22일 1950건, 23일 2364건, 24일 1816건, 25일 1797건, 26일 386건, 27일 1177건 등의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정도로 업무도 폭증했다. 이로 인해 검체를 채취하던 보건소 직원이 감염되고, 일부 직원이 탈진해 쓰러지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러한 위기의식에 시는 강력한 행정 명령을 선제적으로 발동했다.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처음으로 지난달 21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데 이어 25일에는 3단계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종교시설의 대면예배도 전면금지했다. 전국 최초로 관내 골프장 4곳을 3일 동안 휴장도 시켰다. 전남에서는 처음으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5000여명이 검사를 받는 등 발빠르게 대처했다. 역학조사반은 확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않고 폐쇄회로(CC)-TV를 통해 철저하게 동선을 파악하기도 했다. 감염경로 불분명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은 이유다.시는 주차단속차량 6대를 동원, 읍면 농촌지역까지 가두방송을 통해 코로나 숫자와 모임 자제 등 안내 방송을 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또 직원들의 감염 확산을 우려 사적 활동 자제 등 공직기강 강화에 나섰고, 시청사 내에 ‘민원인 만남의 장소’를 따로 설치해 불필요한 접촉도 최소화 시켰다. 시민은 물론 자영업자, 소상공인들도 감염고리 차단을 위해 자발적인 휴업과 행정명령을 준수했다. 식당도 문을 닫고, 포장 주문만 받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 실천했다. 실외 어느 곳에도 마스크 미착용자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봉화산 둘레길과 산책로 등 야외 운동을 하면서도 철저히 마스크를 썼다. 이러한 노력은 곧바로 결실을 맺었다. 시 인구 10%에 육박하는 2만 3274명이 검사를 받은 결과 6명은 완치 후 퇴원하고, 63명은 치료 중에 있다. 자가격리자도 96명으로 줄었다. 최근 11일 동안 신규 동선에 의해 발생한 확진자는 한명도 없다. 허석 시장은 “아직 안심할 때는 아니다”며 “외부유입이나 내부적으로 언제 어디서든 다시 감염원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서울 신규 확진자 67명 늘어…사망자 4명 ‘하루 최다’

    서울 신규 확진자 67명 늘어…사망자 4명 ‘하루 최다’

    서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7일 하루 67명 늘었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5일 63명에서 6일 48명으로 줄었다가 이틀 만에 다시 60명대로 늘었다. 이날 0시 기준 서울의 확진자 누계는 전날보다 67명 늘어난 4429명이 됐다. 격리치료 중인 환자는 1960명,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사람은 2437명이다. 사망자는 하루 동안 4명 늘어 총 32명이다. 지난 1월 24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하루 만에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종교시설과 직장, 소규모 가족·지인모임 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계속됐다. 영등포구 일련정종 포교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12명으로 집계됐다. 은평구 수색성당 관련해서도 확진자가 3명 파악됐다.기존 집단감염 사례 중에는 강동구 BF모바일 콜센터 4명(서울 누적 22명), 송파구 쿠팡 물류센터 3명(〃 8명), 노원구 빛가온교회 2명(〃 45명), 영등포구 지인모임 2명(〃 9명), 국회 출입기자 관련 1명(〃 3명), 8·15 서울도심집회 1명(〃 123명), 은평구 미용실 ‘헤어콕’ 관련 1명(〃 11명), 광진구 혜민병원 1명(〃 19명) 등이 추가됐다. 다른 시·도 확진자 접촉은 8명, 기타 감염경로는 15명이다. 해외 유입은 없었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해 조사 중인 환자는 16명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의 23.9%를 차지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8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36명 증가한 2만1432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자 중 지역발생은 120명, 해외유입은 16명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신규확진 136명…평일 검사 수 늘었지만 100명대 유지(종합)

    신규확진 136명…평일 검사 수 늘었지만 100명대 유지(종합)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어제 136명으로 집계돼 엿새째 100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8일 오전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6명 늘어 누적 2만 1432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3일 이후 엿새째 100명대를 유지했다. 전날 119명에서 다소 늘었지만 전날 집계가 주말과 태풍의 영향으로 검사 수가 대폭 줄어든 영향을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우려할 만한 증가 폭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집단감염이 각종 소모임과 직장, 종교시설 등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고,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 비율도 높아서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검사 수 대폭 늘어난 것에 비해 100명대 유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 발병이 본격화했던 지난 8월 중순 이후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세 자릿수를 나타내고 있지만, 최근에는 꾸준하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지난달 27일 441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에는 371명→323명→299명→248명→235명→267명→195명→198명→168명→167명→119명→136명 등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119명에 비해 다소 늘어난 데에는 검사 수가 지난 주말에 비해 많아진 영향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집계된 전날 하루 검사 건수는 1만 4781건으로, 휴일인 직전일(5362건)보다 9400여건 많다. 지난 일요일은 휴일인 데다 태풍의 영향으로 검사 수가 대폭 줄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교회·식당·직장서 집단감염 여전히 발생신규 확진자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120명이고, 해외유입은 16명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67명, 경기 29명, 인천 2명 등 수도권에서만 98명이 새로 확진됐다. 수도권의 지역발생 확진자는 전날(78명)에 이어 두 자릿수를 이어갔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신규 확진자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광주 12명, 대전 4명, 울산 3명, 부산·세종·충북 각 1명 등이었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한 확진자는 전날 낮까지 1163명으로 늘었다.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열린 광복절 도심 집회 관련 확진자 역시 연일 확진자 규모가 증가하며 532명이 됐다. 그 외에 노원구 빛가온교회 관련(누적 45명), 강동구 BF모바일 텔레마케팅 콜센터 관련(누적 18명),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식당 관련(누적 11명), 온라인 산악카페 모임 관련(5명) 등 종교시설과 직장, 소모임 등 일상 곳곳에서 확진자가 잇따랐다. 사망자 5명 늘어 총 341명…위중·중증 151명 한편 사망자는 5명 늘어 누적 341명이 됐다. 코로나19로 확진된 이후 상태가 위중하거나 중증 단계 이상으로 악화한 환자는 11명 줄어 총 151명이다. 이날 해외유입 확진자는 16명으로, 이 가운데 4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다. 나머지 12명은 전북·경북(각 3명), 경기·대구(각 2명), 광주·전남(각 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하던 중 확진됐다. 지역발생과 해외유입(검역 제외)을 합치면 서울 67명, 경기 31명, 인천 2명 등 수도권이 100명이었다. 전국적으로는 13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우디 법원, ‘카슈끄지 살해’ 일당에 사형→징역 20년 감형 확정

    사우디 법원, ‘카슈끄지 살해’ 일당에 사형→징역 20년 감형 확정

    사우디아라비아 법원이 왕실에 비판적이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 5명에게 징역 20년형을 확정했다고 국영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사형이 선고된 데에서 대폭 감형된 것이다.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이었던 카슈끄지는 미국에서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그는 터키 국적의 약혼자와 결혼하기 위해 2018년 10월 2일 관련 서류를 받으러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사우디에서 온 ‘협상팀’에 잔혹하게 살해됐다. 당시 총영사관에 들어갔던 카슈끄지는 이후 다시는 총영사관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시신조차 찾지 못한 것이다. 다만 카슈끄지가 살해되던 순간을 녹음한 파일 내용이 공개되면서 국제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당시 국제 인권단체는 사우디 왕실의 실세 권력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의 살해에 가담한 혐의로 11명을 기소했지만 배후로 지목되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최측근 3명은 지난해 12월 재판에서 무죄를 받아 석방됐다.국영방송은 지난해 12월 1심에서 나머지 8명 중 5명에게 사형이 선고됐지만, 올해 5월 카슈끄지의 유족이 종교적 관용을 베풀어 사형을 집행하지 말라고 법원에 탄원한 뒤 감형됐다고 설명했다. 살해에 공모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나머지 1명은 이날 징역 10년형을, 다른 2명은 7년형을 받았다. 각 피고인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건이 벌어진 터키 법원에서도 관련 피고인 20명에 대한 재판이 궐석으로 진행 중이다. 이들 중에는 사우디 정보기관의 2인자였던 아흐마드 알아시리 등 사우디 검찰이 기소한 11명과 무함마드 왕세자의 최측근 사우드 알카흐타니도 포함됐다. 사우디에선 지난해 12월 재판에서 알아시리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석방됐고 알카흐타니는 기소되지도 않았다. 이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는 ‘꼬리자르기’식 판결이라면서 사우디 사법부가 왕실에 종속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카슈끄지 살해와 관련, 사우디 왕실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하지 않았고 사전에 계획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으며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결정된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금숙의 만화경] 종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김금숙의 만화경] 종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어릴 때 교회에 다녔다. 고흥에서 서울 서초동으로, 다시 변두리로 이사를 했다. 집 앞에 작은 교회가 있었다. 우리 식구는 그 작은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9살 내게 목사님의 설교는 길고 지루했다. 설교 중에 한 번씩 손을 들고 소리를 지르면 어른들은 “주여!” 하고 맞받았다. “믿습니다” “할렐루야” 혹은 “아멘”을 외치기도 했다. 어린 나는 졸다가도 정신이 화들짝 나서 어린 수탉이 여물지 않은 목소리로 꼬꼬댁을 외치듯 한 박자 늦게 “주여”를 외쳤다.초등학교 같은 반 친구들은 수업이 끝나면 미술학원, 피아노학원에 갔다. 나는 갈 데가 교회밖에 없었다. 교회에 가면 초코파이도 먹고 피아노도 배울 수 있었다. 성탄절에는 연극도 했다. 선생님은 예수의 엄마인 마리아 역할을 권했지만, 나는 그가 태어났을 때 예물을 바친 동방박사 세 사람 가운데 한 명을 택했다. 마리아는 대사가 제일 많고 재미가 없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성탄절 이브 때 밤 12시 예배를 드리고 새벽녘에 신도들 집을 돌며 사탕과 과자를 받는 것은 최고로 재미있었다. 여름에는 교회에서 단체로 수영장도 갔다. 교회 선생님들은 주로 동네 언니들과 친구들 엄마였다. 급여를 받고 우리를 돌보았던 것이 아니라 재능 기부와 봉사였다. 소극적이었던 내가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는 용기가 생긴 건 아마도 교회에서의 활동들이 큰 역할을 했지 싶다. 중학생이 되면서 사춘기가 왔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교회에서는 십일조, 감사헌금, 교회건축성금 등 별별 항목으로 신도들에게 성금을 걷었다. 교회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종류별로 성금 봉투가 있었고, 반드시 그 봉투에 이름을 적어 내야 했다. 우리 동네에는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 살았지만, 아무리 가난해도 헌금을 냈다. 우리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목사님은 예배가 끝나기 전 봉투에 적어 낸 신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읽으며 축복의 기도를 드렸다. 목사님과 전도사님은 설교 중에 늘 죄 많은 우리를 위해 희생하신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일요일에는 지난 일주일간 지은 죄를 회개하는 간절한 기도를 주님께 올렸다. 예배와 기도는 주일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점점 늘어났다. 사람들의 삶이 교회 위주로 구성됐다. 나는 의문이 생겼다. 교회 재건축을 위한 헌금은 그 교회에 다닐 때부터 걷었다. 그런데 왜 수년 후에도 건축 헌금을 내라고 여전히 부추기는 걸까? 왜 소리를 지르고 울부짖으며 기도를 하라고 하는 걸까? 정말 목사님 말씀처럼 그래야 하나님이 더 잘 들으시는 걸까? 왜 자꾸 전도를 하라고 하는 걸까? 전도를 해서 사람을 데려오는 신도는 집사에서 더 높은 자리를 얻은 후 정말 천국에 가는 걸까? 교회 안에 걸린 예수님의 초상화는 갈색 머리의 백인이다. 정말 예수님은 저렇게 생겼을까? 어쩌면 중동 사람의 이미지에 더 가깝게 생기지는 않았을까? 성경을 번역한 이는 누구일까? 혹시 잘못 번역한 것은 아닐까? 병이 든 신도에게 목사님은 “사탄아, 마귀야 예수의 이름으로 물러가라” 하며 그의 등을 쳤다. 나는 중학교 3학년이 되자 더이상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 사람들은 내게 목사님도 사람이니 사람을 믿지 말고 하나님을 믿고 교회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십 년이 지난 후 어릴 적 다녔던 교회의 소식을 들었다. 목사님은 돌아가셨고 교회 측은 재건축을 위해 땅을 구입하지 않았으며 사모님과 그 아들들은 다른 교회의 목사님으로 재직 중이라고 했다. 어느 날 한국에 처음 여행 온 외국인 친구가 내게 물었다. “저 하늘의 수많은 붉은 별은 뭐니?” 나는 그가 가리키는 것을 바라보았다. 교회의 십자가였다. 그는 한국에 이렇게 많은 교회가 있는 줄 몰랐다며 놀랐다. 교회의 수가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다. 목사가, 신도가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다. 신의 이름으로 사람을 속이고 악용한다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거리를 거닐면 교회에서 나온 사람들이 종종 내 앞을 가로막는다. “교회에 나가십니까? 하나님을 믿으세요.” 나는 되묻고 싶다. “당신이 믿는 하나님은 누구입니까? 종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 보름새 25명 사망…서울서 코로나 치료 받던 2명도 목숨 잃어(종합)

    보름새 25명 사망…서울서 코로나 치료 받던 2명도 목숨 잃어(종합)

    최근 2주간 확진 사망자 25명 달해사망자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중누적 코로나19 사망자 338명으로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최근 들어 잇따르는 가운데 7일 치료를 받고 있던 확진자 2명이 끝내 숨지면서 사망자가 2명 더 늘었다. 보름새 20명이 넘게 코로나로 인해 잇따라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치료를 받던 중 숨져 누적 확진자는 총 338명이 됐다. 지난달 31일 확진 판정을 받았던 78세 여성은 서울의료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이날 숨졌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84세 남성도 사망했다. 이 남성은 지난 6일 사망했으나 이날 통계에 반영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세 자릿수의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사망자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이날 추가로 집계된 사망자 2명을 제외하고 지난 8월 23일부터 이달 5일까지 최근 2주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치료 중 숨지거나 사후 확진 판정을 받은 사망자는 총 25명에 달했다. 사망자의 연령대를 보면 80대가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8명, 90대 4명, 60대 1명 등으로 모두 60대 이상이었다. 1명을 제외한 사망자 모두 평소 지병(기저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파악됐다.서울 확진 43명 추가 4405명으로‘깜깜이 감염’ 737명 달해 서울시는 이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18시간 동안 서울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43명 추가로 파악돼 서울 지역 확진자 누계가 4405명이었다고 밝혔다. 주요 감염 집단별로 서울 지역 신규 확진자를 분류하면 강동구 BF모바일 콜센터가 4명(서울 누계 22명), 송파구 쿠팡 물류센터 3명(8명), 노원구 빛가온교회 2명(45명), 영등포구 지인모임 2명(9명) 등이 있었다. 8·15 서울도심 집회(123명), 은평구 헤어콕 미용실(11명), 광진구 혜민병원(19명)에서는 서울 지역 신규 확진자가 1명씩 나왔다. 그 밖에 타시도 확진자 접촉자가 7명(176명), 기타 감염 경로가 15명(2042명)이었고,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사례가 7명(737명) 있었다.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서울 지역 확진자는 639명으로 최근 18시간 동안 변화가 없었다.온라인 산악카페모임 5명 확진광화문집회 확진 5명 추가 532명 사랑제일교회 1163명 중 수도권 1079명 수도권에서도 기존 집단감염지에서도 접촉자를 중심으로 확진 사례가 잇따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졌지만, 종교시설과 직장, 소규모 모임 등에서는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수도권의 한 온라인 산악카페 모임과 관련해 지난 3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현재까지 총 5명이 확진됐다. 첫 환자(지표환자)는 서울에서, 나머지 4명은 경기 지역에서 각각 나왔다. 또 경기 부천시에서는 가족과 직장 등으로 이어지는 집단발병이 확인됐다. 방대본은 ‘부천 가족·유진 전기’ 관련 사례에서 현재까지 총 15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확진자 가운데 지표 환자를 포함한 가족은 10명, 직장 동료 및 그 가족은 5명 등이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서는 접촉자를 조사하던 중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이날 낮 12시까지 총 1163명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수도권 내 확진자는 1079명에 달한다.노원구 빛가온교회 확진 3명 늘어 45명강동구 BF모바일 텔레마케팅 18명 확진 교회에서 제출한 교인 및 방문자에 해당하거나 교회에 방문한 사실이 확인된 ‘교인 및 방문자’는 595명이었고 추가 전파 사례는 505명, 정확한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63명 등이었다. 지난 8월 15일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열린 도심 집회와 관련해서도 확진자가 5명 더 늘어 총 532명이 됐다. 확진자는 수도권 262명(서울 122명, 경기 123명, 인천 17명)을 포함해 14개 시도에서 나왔다. 서울 노원구 빛가온교회 감염 사례에선 확진자가 3명 늘어 누적 45명이 됐다. 강동구의 BF모바일 텔레마케팅 콜센터와 관련해서도 접촉자를 조사하던 중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지표 환자를 포함한 직원, 가족 등 18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광주에서는 시장 내 위치한 식당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속출했다.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식당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30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10명이 연이어 양성 판정을 받아 현재까지 총 11명이 확진됐다. 식당 운영자가 1명, 방문자가 8명, 가족 및 지인이 2명 등이다.신규 확진자 5명 중 1명 “깜깜이 감염”하루새 확진 119명 늘어 2만 1296명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불분명’ 사례는 22%를 웃돌았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3631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807명으로, 신규 확진자의 22.2%를 차지했다. 신규 확진자 5명 중 1명은 어디서 감염됐는지 불분명한 셈이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종교시설, 의료기관 및 요양시설, 다중이용시설 특히 다단계와 투자설명회, 직장 등 다양한 집단에서 감염 발생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감염 예방에 더욱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방대본은 전국적으로는 이날 오전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19명 늘어 누적 2만1296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167명)보다 48명이나 줄었지만, 휴일 검사 건수가 줄어든 영향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확산세 누그러졌지만...” 계속 이어지는 소규모 집단 확진 (종합)

    “확산세 누그러졌지만...” 계속 이어지는 소규모 집단 확진 (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졌지만 종교시설, 직장, 소규모 모임 등에서는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산악카페 모임·가족·직장 등 집단발병 발생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수도권의 한 온라인 산악카페 모임과 관련해 지난 3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현재까지 총 5명이 확진됐다. 첫 환자(지표환자)는 서울에서, 나머지 4명은 경기 지역에서 각각 나왔다. 경기 부천시에서는 가족과 직장 등으로 이어지는 집단발병이 확인됐다. 방대본은 ‘부천 가족·유진 전기’ 관련 사례에서 현재까지 총 15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확진자 가운데 지표 환자를 포함한 가족은 10명, 직장 동료 및 그 가족은 5명 등이다. 사랑제일교회·광화문 집회 등 접촉자 중심 확진 사례도 잇따라 수도권의 기존 집단감염지에서도 접촉자를 중심으로 확진 사례가 잇따랐다.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서는 접촉자를 조사하던 중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이날 낮 12시까지 총 1163명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수도권 내 확진자는 1079명에 달한다. 교회에서 제출한 교인 및 방문자에 해당하거나 교회에 방문한 사실이 확인된 ‘교인 및 방문자’는 595명이었으며 추가 전파 사례는 505명, 정확한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63명 등이었다. 지난달 15일 서울 광화문 도심 집회와 관련해서도 확진자가 5명 더 늘어 총 532명이 됐다. 확진자는 수도권 262명(서울 122명, 경기 123명, 인천 17명)을 포함해 14개 시도에서 나왔다. 서울 노원구 빛가온교회 감염 사례에선 확진자가 3명 늘어 누적 45명이 됐다. 강동구의 BF모바일 텔레마케팅 콜센터와 관련해서도 접촉자를 조사하던 중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지표 환자를 포함한 직원, 가족 등 18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광주에서는 시장 내 위치한 식당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속출했다.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식당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30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10명이 연이어 양성 판정을 받아 현재까지 총 11명이 확진됐다. 식당 운영자가 1명, 방문자가 8명, 가족 및 지인이 2명 등이다. ‘감염 경로 불분명’ 사례, 신규 확진자 22% 넘어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불분명’ 사례는 22%를 웃돌았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3631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807명으로, 신규 확진자의 22.2%를 차지했다. 신규 확진자 5명 중 1명은 어디서 감염됐는지 불분명한 셈이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종교시설, 의료기관 및 요양시설, 다중이용시설 특히 다단계와 투자설명회, 직장 등 다양한 집단에서 감염 발생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감염 예방에 더욱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열린세상] “파이팅”이란 말은 하지 않겠어/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파이팅”이란 말은 하지 않겠어/박산호 번역가

    “올해는 내 인생 최악의 여름이야.” 보기만 해도 야들야들하고 촉촉하면서 탱글탱글한 자태가 군침이 도는 족발을 앞에 두고 딸이 내뱉었다. 딸은 북한군도 무서워한다는 광기를 뿜어내는 중2보다 더 막강한 까칠함과 예민함이란 화력을 보유한 고3이다. 평소 같았으면 무한 긍정주의자에, 말의 힘을 굳건하게 믿고 있는 나는 반사적으로 잔소리 스킬을 시전했겠지만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2020년을 앞두고 나에게 계획이 있었듯 딸도 그랬다. 사실 고3에게 굳이 계획이랄 게 있나. 그저 무한노력과 무한체력에다 부모의 무한지원까지(금전적, 심정적) 보태서 오랫동안 목표해 온 일본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우리 모녀는 각자 다른 의미로 어금니 꽉 깨물고(나는 열심히 돈을 벌고, 딸은 열심히 그 돈을 쓰면서 공부하고) 올해만 버티자 생각했다. 그때는 우리의 계획이 그토록 원대하고 야심찬 것이 될 거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인간의 미래.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코로나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일제히 끊긴 출판사들의 의뢰를 내가 초조히 기다리는 동안 딸은 그만의 위기 속에서 혼란스러웠다. 생전 처음 해보는 온라인 수업에 적응하려 애쓰고,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등교 일정에 맞춰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꼬박꼬박 학교 수업을 듣고, 6월로 예정된 유학 시험을 진땀 흘리며 준비하는데 갑자기 코로나로 시험이 취소됐다는 날벼락 같은 통보가 날아왔다. 결국 11월 시험 한 번에(원래는 6월과 11월 두 번 볼 수 있었다) 사활을 걸어야 하다니 무슨 이런 일이 있냐며 딸은 울음을 터트렸지만 곧 씩씩하게 눈물을 닦고 바라던 대학의 원서 준비를 시작했다. 그렇게 무려 한 달 동안 영혼까지 갈아 넣은 원서를 보냈는데 유학원의 실수로 서류 하나를 빠트리는 바람에 대학에서 접수를 허락할 수 없다는 두 번째 청천벽력이 찾아왔다. 딸은 울어서 퉁퉁 부은 얼굴로 “괜찮아, 내가 회복력 하나는 짱이잖아?”라고 오히려 상심한 나를 달래 줬다. 하지만 무한긍정, 무한열정, 무한체력에도 한계는 있는 법. 코로나로 학원이 망하는 바람에 일산 집에서 학교를 거쳐 서울과 수원 학원 사이의 복잡한 동선을 오가던 아이는 급기야 모의고사를 보다 쓰러졌다. 그런 딸이 평소엔 없어서 못 먹던 족발을 보며 “내 인생 최악의 여름”이라 중얼거렸을 때 나는 “그래, 올여름이 참 그러네”라는 대꾸밖에 할 수 없었다. 그리고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좀더 신경 써서 챙겨줄 걸. 돈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딸라빚’을 내서라도 비싼 학원에 보내줄 걸. `무엇보다 가장 큰 후회는 아침마다 학교 가는 아이에게 눈치도 없이 “파이팅”이라는 문자를 보낸 것이다. 알량한 문자 한 통 보내 놓고 안심하지 말고 아이의 몸과 영혼을 좀더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는데. 올 한 해로 네 인생이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사실 이것은 네 인생에서 프롤로그의 프롤로그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말해 줬어야 했는데. 대학에 합격해야 진짜 인생이 시작되는 게 아니라 지금 이렇게 잔인하게 흐르는 시간도 네 소중한 인생의 일부라는 걸 알려줬어야 했는데. 코로나가 역대급 서프라이즈이긴 하지만 인생은 본질적으로 변화무쌍하다. 바라고 꿈꾸는 미래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위해 기다릴 거라는 생각은 우리의 일방적인 오해였을 뿐이다. 모든 학교, 회사, 상가, 공장, 관공서, 지하철과 비행기가 시간 맞춰 딱딱 돌아가고, 운행되고, 운영되고, 달리는 일상이 현실이 된 건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공기처럼 당연하게, 종교처럼 열렬하게 믿고 의지하던 현실이 사실은 허상에 가깝고. 삶은 언제 어느 때 어떤 계기로든 무릎이 푹 꺾이듯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말을 이제 세상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는 딸에게 몇 발짝 앞서 나가 본 선배로서 일러줬어야 했다. 나는 입맛을 잃은 아이를 위해 망원시장까지 가서 공수해 온 족발 접시를 밀어 주며 생각했다. 미안하고 안쓰럽기 그지없었지만 그래도 ‘인터스텔라’의 대사를 빌려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우리는 늘 그랬듯 답을 찾을 거야.” 이런 결심도 했다. 앞으로 다시는 “파이팅”이란 말을 쉽게 하지 않겠다고.
  • 내몽골도 신장, 티베트처럼 되나... “중국어 교육 강화”

    내몽골도 신장, 티베트처럼 되나... “중국어 교육 강화”

    내몽골 학부모 “정체성 사라진다” 자녀 등교거부중국 북부 몽골인 학생과 학부모들이 그들의 모어인 몽골어 교육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는 새로운 교육과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공산당에 순종적인 내몽골(네이멍) 자치구에서 시위가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CNN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새로운 정책에서는 표준 중국어가 내몽골 자치구의 초중학교의 3개 과목에서 몽골어를 대체하는 교육 수단 언어가 된다. 지역 교육당국은 “3개 학년에 걸쳐 언어와 문학, 정치, 역사에 표준 중국어가 사용된다”며 “다른 과목과 몽골어 교육 시간은 줄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중국을 정복한 징키즈칸을 배출한 몽골은 문화적 민족적 자부심이 높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이런 움직임이 몽골 언어와 문화를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교육 정책의 이런 변화에 항의하는 학부모들이 새로운 학년이 시작된 9월에 아이들을 등교시키지 않으면서 교실이 텅텅 비었다고 CNN이 현지 주민과 동영상을 인용해 전했다. 8살 초등학생을 등교 거부시킨 앙바(41)는 “우리 몽골인 모두 이에 항의한다”며 “몽골어가 사라지면 우리 몽골인도 사라진다”고 말했다. 반대의 목소리는 학생과 학부모를 넘어 지역 의원들과 해외 거주자들이 지역 정부에 이런 정책의 폐기를 요청하는 청원에 서명했다. 지난 3일 단 하루에 10개 국가에 거주하는 몽골인 2만 1000여명이 지역 교육당국에 이런 청원을 접수하는 등 그 목소리가 해외로 확대되고 있다. 이웃 나라 몽골에서도 연대의 표시로 항의 시위가 발생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몽골 청년 탈라는 “내몽골은 중국 정부에 대항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역이었지만 우리는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장도 티베트도 중국어 강화… 내몽골의 미래?내몽골에서 중국어가 소수 민족의 언어를 대체하는 것은 티베트와 신장 지역에서 전개됐던 조치들과 소름끼치도록 흡사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는 시진핑 국가주석 등장 이후 공격적인 동화정책 탓에 신장에서 대다수인 무슬림 위구르인들에게 가혹한 탄압이 이어졌다. 내몽골은 그동안 신장과 티베트와는 달리 폭력적 소요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티베트와 신장에서 소수 민족의 언어와 문화, 종교는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다. 시 주석 등장 이후 이런 움직임이 가속화되어 200만 위구르인이 구금되어 이슬람을 비난하고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런 것에 대해 위구르 활동가들은 “문화 말살”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런 전례로 내몽골 활동가들은 “민족간 화합보다는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몽골을 향한 중국의 동화정책은 신장과 티베트을 보면 그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두 지역은 2중 언어 교육 정책을 수년동안 수정, 중국어 교육이 편중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신장에서 2018년 9월부터 초중학교에서 중국어가 주요 교육 수단 언어가 되었다. 티베트 역시 티베트어 대신 중국어로 대체되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몽골 인권 정보센터는 “몽골 생활양식은 많은 정책으로 사라졌다”며 “이런 교과 변화는 몽골의 정체성에 가한 최후의 일격”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 “소수민족 고등교육, 취업 향상”중국 당국은 국가 표준화된 교육과정은 소수민족 학생들의 고등교육과 취업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2중 언어 교육 정책은 폐기된 것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은 3일 “국가 공통의 말과 글은 주권의 상징이며, 공통의 말과 글을 배우는 것은 모든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내몽골 자치구는 중국 최초의 성급 민족 자치구로써 인구는 2470만명이다. 특히 13세기 칭기즈칸이 중국을 포함한 유라시아에 대제국을 건설하면서 몽골 민족으로써 자부심도 높다. 중국 원나라의 지배를 받았다. 2차대전 후 중국 공산당이 내몽골 통제권을 확보하면서 1947년 자치구로 만들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터키 인스타 스타 셰프, 마을 전체를 위한 대형 요리에 도전

    터키 인스타 스타 셰프, 마을 전체를 위한 대형 요리에 도전

    대형 요리를 선보이며 인기를 끈 터키의 셰프 부락 외즈데미르가 또 한 번 통큰 요리를 선보였다. 이슬람 시아파의 최대 종교행사인 ‘아슈라’를 맞아 외즈데미르는 마을 전체를 위한 음식 준비에 나섰다. 그는 엄청난 양의 재료들과 큰 솥과 팬을 준비하고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미소를 지으며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을 요리하는 영상을 선보였다. 이슬람력인 무하람(Muharram)으로 매년 1월 10일에 해당하는 이 날은 무서기 680년 시아파 초기 지도자인 이맘 후세인이 수니파에게 순교한 날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이다. 올해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29일 밤부터 30일까지 행사가 열렸다.외즈데미르의 이러한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만든 음식을 게시하며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건 바로 사랑”이라며 나눔을 전파하고 있다. 그는 최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전동 카트를 기증하는 등 기부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외즈데미르는 ‘CZNBurak’이란 계정으로 더 잘 알려진 그는 온라인에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담긴 비디오를 게시하기 시작하며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대형 사이즈의 요리와 함께 요리 내내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10대 때 요리를 시작한 외즈데미르는 요리 동영상으로 틱톡에서 2019년 콘텐츠 크리에이터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중랑구, 대형교회와 ‘코로나19 극복’ 동행

    중랑구, 대형교회와 ‘코로나19 극복’ 동행

    최근 수도권 소재 종교시설을 통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종교시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 중랑구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관내 교회와의 협업에 나섰다.중랑구는 약 10만명의 교인이 등록된 대형교회인 금란교회를 비롯해 관내 교회 177곳이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방역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김정민 금란교회 담임목사는 지난달 27일 중랑구보건소를 방문해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매진하고 있는 의료진을 위해 2000만원을 기탁했다. 이동식 에어컨, 의료용 마스크 등 방역 현장에 필요한 물품도 함께 기부했다. 코로나19로 지친 구민을 위한 심리방역에도 동참한다. 오는 17일과 19일 오후 8시부터 운영되는 ‘우리동네 자동차 영화관’ 장소로 교회 야외주차장을 무료로 제공해 구민들이 안전하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앞서 금란교회는 지난달 19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발빠르게 교회 내에 현장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관련자 173명에 대한 전수검사 및 철저한 방역을 실시해 추가 확진을 막았다. 류경기(사진) 중랑구청장은 “방역에 적극 협력하고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힘을 모아주시는 금란교회 교인 및 관계자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구민들도 함께 힘을 모아 코로나19의 확산세를 반드시 막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건강식품 설명회, 김치공장까지... 전국 코로나19 ‘n차감염’ 공포(종합)

    건강식품 설명회, 김치공장까지... 전국 코로나19 ‘n차감염’ 공포(종합)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8·15 도심집회 등을 중심으로 급속히 번지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하는 양상이지만, 전국 곳곳에서 종교시설과 직장, 술집, 건강식품 설명회 등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전국이 ‘n차감염’의 공포에 떨고 있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국내 신규 발생 확진자는 188명, 해외유입 사례가 7명으로 총 누적 확진자 수는 2만 644명으로 집계됐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현재 광화문 집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감염은 전체적으로 1차 유행의 시기가 일단락되고 있다”며 “다만 각 확진자가 속해 있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모임이나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2차, 3차 전파가 시행되고 있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대구시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건강식품 동충하초 판매모임 참석자 중 8명이 추가로 확진 되면서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9명 증가한 7074명으로 집계됐다. 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북구 한 빌딩 지하에서 열린 건강식품 판매모임에 대구에서 13명, 경남·북과 충남·북 지역에서 12명 등 모두 25명이 참석했고, 이 중 모임에 참석한 사람 21명과 2차 접촉자 1명 등 모두 22명(대구 12명, 경남 5명, 경북 3명, 충남 1명, 충북 1명)이 확진됐다. 모임 참석 후 음성 판정을 받은 경우는 1명(경북)뿐이다. 시는 이 모임에 참석했던 남구 60대 여성이 지난달 26~27일 서울을 방문, 도심 집회 관련 확진자와 접촉한 점을 미뤄 이를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 청양 김치공장 한울농산발(發) 코로나19도 충남을 넘어 인근 충북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충남도와 청양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김치공장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외국인 노동자 5명을 포함한 공장 직원 19명, 직원 가족 3명, 가족의 지인 1명 등 모두 23명이다. 지난 2일 공장 직원인 네팔 국적 20대 여성이 첫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사흘 만에 22명이 추가 감염됐다. 특히 해당 김치공장에는 보령과 홍성 등 인근 시·군에서 출퇴근하는 직원이 많아 지역사회로의 전파가 우려되고 있다. 확진자들의 거주지는 보령이 9명으로 가장 많고, 청양 6명, 홍성 2명, 부여 1명, 충북 진천 1명 등이다. 나머지 4명은 공장 인근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충남도는 확진자가 속출하자 전날 긴급대응팀을 파견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이들 간 감염 순서를 명확히 알 수 없어 감염경로 파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부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2주 더 연장

    부산시는 오는 6일 종료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오는 20일 자정까지 2주간 더 연장한다고 4일 밝혔다. 시는 지역에서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끊이지 않는 데다 전국적으로도 다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감염 경로 불분명 사례가 끊이지 않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기간 연장에 따라 고위험시설 12종에 대한 집합금지 행정명령과 12종의 다중이용시설, 종교시설 등에 대한 집합제한 행정명령도 함께 연장된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거리 두기 연장과 고위험시설 지원금 브리핑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부산시는 거리 두기 연장과 함께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설명회 등에 대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추가했다. 최근 부산에서 오피스텔 등지를 중심으로 주식과 부동산 투자 상담 목적 등으로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모임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에 대한 조치로 풀이된다. 시는 4일 미등록·불법 다단계 사업설명회, 부동산·주식·가상통화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투자설명회에 대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 등을 열면 즉시 고발 조치하고, 확진자가 발생하면 치료비, 진단검사비 등 구상권을 청구한다. 시는 또 이런 모임에 대한 시민 신고를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신고포상금도 1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렸다. 시는 집합금지 명령으로 영업이 중단된 목욕탕에 대해서는 오는 10일까지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으면 집합금지를 집합제한으로 완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 2m 거리두기 등 핵심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고, 이행 점검에서 방역수칙 위반이 확인되면 해당 시설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비대면 예배만 허용된 교회에 대해서도 오는 7일부터 온라인 예배가 어려운 교회의 50인 미만 대면 예배는 허용하기로 했다. 변 권한대행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큰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에게 지원금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원금 지급 대상은 12개 고위험시설 6600여 곳에 100만원씩, 목욕탕 816곳에 대해서는 50만원씩 지급한다. 그러나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어긴 시설은 지원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방역지침 준수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줄인다

    수도권에 내려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일주일 더 연장돼 오는 13일 자정까지 유지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어제 “성급하게 방역 조치를 완화해 위기를 초래하기보다는 확실한 반전 국면을 만들 때까지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비수도권 지역에 내려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2주일 연장됐다.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 이용이 제한됨에 따라 소비자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프랜차이즈형 제과제빵·아이스크림점 등도 포장 배달만 허용된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 밝혔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그제 195명, 어제 198명 등으로 200명대 아래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6명, 충남 청양 김치공장에서 18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확진자 중 고령층과 중증 환자가 많아 중증환자용 병상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서울의 중증환자 병상 187개 가운데 빈 병상은 5개로 하루 전 10개에서 절반으로 줄었다. 경기도가 3개, 인천시가 1개 등 수도권에서 중증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10개가 안된다. 신규 확진자의 24.4%가 감염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환자로 신규 확진자 4명 중 1명에 해당한다. 코로나19가 어디서 ‘n차 집단감염’으로 발생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수도권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연장됨에 따라 시민들이 일상생할에서 겪는 불편은 계속되지만 PC방, 노래방, 카페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에 비할 바는 아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당정협의에서 2차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피해를 본 업종과 계층에 선별 지원하기로 했다. 방향이 정해진 만큼 추석 전 신속한 지원으로 생계 위기를 겪는 이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돼야 한다. 시민들도 이들을 돕는 것은 물론 가족과 지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주말 종교행사는 대면 행사를 없애고 온라인으로 대체하며, 가급적 집에 머물러야 한다. 불가피한 외출은 마스크 쓰기, 손씻기, 기침 예절 등 생활방역을 지켜야 한다. 시민 스스로 3단계에 준하는 방역 수준을 지켜야 지금의 불편함을 빨리 끝낼 수 있다.
  • [금요칼럼] 고창 염전과 선운사 소금 설화/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고창 염전과 선운사 소금 설화/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전북 고창은 문화유산의 고장이다. 대표유산으로 선운사의 지위는 여전히 굳건하지만, 고창읍성과 무장읍성도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19세기 최대의 ‘판소리 패트런’인 신재효가 활동한 소리의 고장으로 호남우도농악의 한 갈래인 고창농악이 지금도 활발히 전승되고 있다는 사실은 판소리박물관과 고창농악전수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0년에는 1500기 남짓한 고창 고인돌이 인천 강화와 전남 화순의 고인돌과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고창 갯벌은 ‘한국의 갯벌’이라는 이름으로 충남 서천, 전남 신안, 보성ㆍ순천의 갯벌과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신청이 이루어지고 세계자연보전연맹의 현지실사도 마무리돼 조만간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한다. 앞서 고창 갯벌은 2013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고창이 세계적인 자연유산의 고장으로 떠오른 것은 곰소만의 존재 때문이다. 곰소만은 고창과 부안 사이에 깊게 파고든 바다이다. 남쪽의 고창 지역은 소금 생산이 활발했다. 북쪽의 부안 지역은 소금을 이용한 젓갈산업이 발달했다. 두 고장이 상부상조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해도 좋다. 지난주에는 고창군이 국내 최대 천일염전인 곰소만 남쪽 심원염전을 초대형 생태체험 학습장으로 조성키로 했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220만㎡에 육박하는 폐염전에 2024년까지 갯벌세계유산센터를 짓고 염생식물원, 자연생태원, 소금 산업화단지, 리조트 등을 단계적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한다.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국내 최대를 넘어 세계 최대의 소금 문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고창군의 의욕적인 프로젝트가 자칫 자연의 보전과 활용을 내세운 또 다른 자연 파괴가 되지나 않을지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다른 고장도 아닌 고창이 ‘소금 문화’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 것이 반갑다. 다름 아닌 고창의 상징과도 같은 문화유산인 선운사와 깊이 연관된 소금의 역사 때문이다. 선운사에는 산신각이 있다. 정면 한 칸, 측면 두 칸의 작은 전각이다. 내부에는 선운사 창건 설화에 보이는 두 고승(高僧)이 자리잡고 있다. 백제 스님 검단선사와 신라 스님 의운화상이다. 소금과 관련된 창건 설화를 남긴 스님이 검단선사다. 창건 설화는 이렇다. 본래 절터는 용이 살던 연못이었다. 스님이 용을 몰아내고자 돌을 던져 연못을 메워 나가던 무렵 눈병이 돌았다. 그런데 못에 숯을 넣으면 눈병이 나았으니 사람들은 너도나도 숯과 돌을 가져와 큰 못이 금방 메워졌다. 그 자리에 세운 절이 선운사라는 것이다. 절 주변에는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스님은 소금을 구워 살아갈 수 있는 방도를 일러 주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은덕에 보답하고자 봄·가을이면 절에 소금을 바치면서 보은염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민속학계는 막 전파를 시작한 외래종교 불교와 용이 상징하는 토속신앙의 경쟁을 보여 주는 것으로 설화를 이해한다. 부처님에게 공양을 드렸다는 것은 결국 포교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검단스님의 이야기는 선운사의 창건 설화이자 고창 염전의 역사가 백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이 지역 소금 산업의 창업 설화가 아닐 수 없다. 검단(黔丹)은 고유명사라기보다 얼굴이 검붉은 외래 포교자로 이해하고 싶다. 고창 소금 산업이 천수백년 전 ‘국제협력’으로 시작됐다는 해석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생태체험 학습장이 선운사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세계적인 명소로 받돋움하기를 바란다. ‘선운사 소금’이나 ‘검단선사 소금’ 혹은 ‘선운사 동백꽃 소금’으로 브랜드화한 고창 소금이 우리 식탁은 물론 세계인의 식탁에도 오르는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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