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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 ‘조선어 금지’ 빼닮은 中소수 민족 탄압…저항하는 중학생도 수감

    일제 ‘조선어 금지’ 빼닮은 中소수 민족 탄압…저항하는 중학생도 수감

    중국의 티베트 정책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문화혁명기의 강압적인 무력 대응에 더해 일제 강점기의 문화 정치를 그대로 빼닮은 소수민족에 대한 ‘한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중화교육’이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소수민족 학교에서 모든 교재를 중국어로 통일하도록 강제했고, 수업도 표준어인 푸퉁화로만 진행해야 한다는 지침을 강요해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이 같은 강압적인 ‘중화교육’ 방침은 오히려 소수민족 내부에서 큰 반발을 사고 있다. 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티베트 창두 지역 중학생 3명이 중국의 중화 교육 강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냈다가 공안에 의해 현장에서 연행된 뒤 장기간 구속 수감된 상태라고 18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10월 티베트 창두 지역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15~16세 학생 3명이 중국 공산당의 중화교육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고, 출동한 공안들에 의해 구속 수사를 받은 뒤 무려 5개월 동안 망캉현 소재의 한 수감시설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티베트를 포함한 중국 내 소수민족에 대한 중화교육 지침은 지난해 3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문화적 동질성은 국가 정체성의 가장 깊은 수준이며 민족 통합의 뿌리이자 민족 화합의 혼이며 국가 공용 언어와 문자 보급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본격화됐다. 시 주석의 주문은 불과 6개월 만에 현실이 됐다.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같은 해 9월 ‘신시대 언어와 문자 작업 전면 강화에 대한 의견’을 통해 “언어와 문자는 국가 통합의 중요한 버팀목이고 당과 국가 업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국가 통용 언어와 문자 보급이 여전히 불균형하고 불충분하다”고 지적하고, “통용 언어·문자의 보급에 중점을 둬 우수한 중화의 언어문화를 계승하고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고취할 필요가 있다. 2025년에는 푸퉁화 보급률 85%를 달성하고, 2035년에는 국가 통영 언어와 문자가 전국에 전면적이고 충분하게 보급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후, 이 지침은 소수민족 거주지와 홍콩, 마카오 등 티베트어와 몽골어, 위구르어 같은 소수민족 언어와 광둥화 같은 고유 언어와 문자가 사용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추진 중이다. 국무원은 우선 소수민족 거주지역의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모두 푸퉁화로 된 3개 과목의 통합교재를 채택해 중학교 졸업 시 기본적인 푸퉁화 사용 능력을 갖추도록 강제했다. 이와 관련해, 안전상의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9월부터 티베트 자치구 창두 지역의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중국어 수업을 강제해오고 있다”면서 “과거 티베트어로 진행됐던 과목들은 모두 중국어로 강제로 대체됐고, 이로 인해 현지인들의 불만이 고조된 상태다. 수감시설에 갇혀 있는 중학생 3명은 당시 이를 공개적으로 항의한 죄로 연행돼 이후 단 한 차례로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의하면 중화 교육에 반대해 연행된 3명의 학생들은 올해 15~16세의 중학생으로, 현재 쓰촨성의 ‘티베트인 학교’로 불리는 시설에 수감돼 있으며, 해당 시설에 무려 80만 명의 학생들이 체포돼 수감돼 일명 ‘애국주의 사상 교육’으로 불리는 시진핑 사상 학습 등이 강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인도 다람살라에 위치한 티베트정책연구센터 다와차이인 주임은 “중국은 티베트인을 대상으로 민족동화정치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는 곧 민족 멸종 정책으로 오히려 티베트의 젊은이들은 중국의 강압적인 정책 이후 더 단결하고 있다. 티베트의 수많은 젊은 청년들은 티베트의 종교와 문화를 위해 기꺼이 버틸 것”이라고 했다.
  • 화마 피해 모습 드러낸 ‘호계정’

    화마 피해 모습 드러낸 ‘호계정’

    10일간 이어진 울진·삼척 산불로 울진 1만8천463㏊, 삼척 2천460㏊ 등 총 2만923㏊에 달하는 산림이 피해를 봤고 주택 319채, 농축산 시설 139개소, 공장과 창고 154개소, 종교시설 등 31개소 등 총 643개소가 소실됐다. 산불이 사실상 진화됨에 따라 관계 당국이 화재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를 본격화했다. 다만 발화 현장 주변이 모두 불에 탔고 담뱃불에 의한 실화 가능성 외에도 여러 발화 요인이 있을 수 있어 원인 규명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6일 경북 울진군 울진읍 호계정이 주변이 다 탔음에도 멀쩡한 상태로 놓고 있는 모습이다. 호계정은 울진군 울진읍 호월리에 있는 정자로 일명 도고정(道高亭)이라고도 한다. 1932년 울진장씨(蔚珍張氏) 직장공파(直長公派) 문중에서 조상을 모시고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립했다.
  • 개미의 사회성은 전파된다?...사회성 만드는 개미 슈퍼 유전자 발견

    개미의 사회성은 전파된다?...사회성 만드는 개미 슈퍼 유전자 발견

     개미는 사회적 곤충의 대표주자다. 여러 개체가 하나의 군집을 이루는 동물은 드물지 않지만, 개미처럼 엄청난 규모의 군집을 이루며 지구 곳곳에서 번영을 누리는 사례는 흔치 않다. 다른 사회적 곤충인 흰개미나 벌도 전체 생물량으로 따지면 개미만큼 많지 않다. 과학자들은 목적 달성을 위해 수많은 개체가 효율적으로 협력하는 개미의 능력에 경탄하면서 그 비결을 연구해왔다.  하지만 개미의 사회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인간 사회와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개미의 사회적 행동은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에 의한 것으로 인간 사회처럼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변화할 수 없다. 따라서 인간처럼 다른 국가나 집단의 좋은 점을 배워 개선할 수 없다. 더 우수한 사회적 행동을 하게 만드는 유전자가 살아남아 진화할 뿐이다.  하지만 런던 퀸 메리 대학의 연구팀은 개미가 종의 장벽을 넘어 사회성을 전파할 수 있다는 의외의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365마리의 수컷 불개미의 유전자를 분석해 불개미가 서로 유전자를 전파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여러 개의 여왕을 만드는 사회적 슈퍼 유전자 (social supergene)다.  일반적인 개미 군집은 알을 낳는 여왕이 하나다. 그래야 서로 자원을 두고 다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왕이 여러 마리인 경우에도 장점이 있다. 불개미처럼 매우 공격적인 개미의 경우 빠르게 일개미와 병정개미를 늘려 다른 개미 군집을 공격할 수 있다. 또 개미 군집이 이동하는 과정이나 전쟁을 벌이는 중에 여왕개미 몇 마리가 죽어도 군집이 붕괴되지 않는다.  물론 개미 군집에서 사회적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유전자를 변경해야 한다. 그것도 여왕끼리 서로 공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일개미나 병정개미도 여러 마리의 여왕을 섬겨야 하기 때문에 여러 행동을 수정할 수 있는 유전자 변화가 필요하다. 붉은 개미의 경우 일반적인 진화 과정과 달리 이런 변화가 공통 조상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다른 종의 유전자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가까운 종이라도 유전자 불일치로 인해 생식력이 없는 후손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사회적 슈퍼 유전자의 장점이 이종교배의 어려움을 뛰어넘기 때문에 이를 감수하고 널리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진화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 웹툰 ‘머니게임’ 미국 유튜브 예능으로…국내 웹툰 해외 웹예능 진출은 처음

    웹툰 ‘머니게임’ 미국 유튜브 예능으로…국내 웹툰 해외 웹예능 진출은 처음

    네이버웹툰의 인기작 ‘머니게임’이 미국에서 웹예능으로 제작됐다. 14일(현지시간) 구독자 700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쥬빌리(Jubilee)’를 통해 미국판 웹예능 ‘머니게임(Money Game)’이 공개됐다고 네이버웹툰이 15일 전했다. 국내 웹툰 IP(지적재산)가 해외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참여하는 글로벌 영상 콘텐츠로 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판 웹예능 ‘머니게임’은 5부작의 리얼리티 예능으로, 총 상금 30만 달러를 두고 8명의 참가자가 두뇌 게임을 펼치는 내용이다. 참가자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 별도로 마련된 세트에서 10일 동안 시중 물가 100배가 적용된 밀실에서 생존경쟁을 벌이고 최종 승자만 상금을 차지한다. 미국판 ‘머니게임’은 에미상을 수상한 다수의 TV시리즈 편집 경력을 가진 마크 아비트라리오가 연출을 맡았고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트랜스페어런트아츠가 제작 총괄을 맡았다. 프로그램에는 다양한 인종과 직업, 종교를 배경으로 한 인물들이 출연해 한국판 웹예능과는 또다른 볼거리와 재미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원작 웹툰 ‘머니게임’은 총 상금 448억원을 두고 8명의 참가자가 100일간 생존경쟁을 펼치는 스릴러물이다. 2018년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했고 특히 자본주의 사회의 폐해와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게임적 요소가 강하고 리얼한 심리 묘사로 여러 예능 제작사들이 주목했고, 국내에선 지난해 웹예능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배진수 작가는 “해외에서 제 작품을 기반으로 한 리얼리티 예능이 탄생한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면서 “특히 원작에 충실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웹툰 IP의 위상이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도 이번 웹예능 기획 단계부터 제작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작 IP 영상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룰 셋팅, 캐스팅 등 전반적인 제작 과정에서 오리지널 스토리와 설정의 강점을 살리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네이버웹툰 김범휴 글로벌 IP 사업 실장은 “한국판 웹예능이 큰 인기를 끌면서 리얼리티 예능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웹툰 IP의 기반의 예능 콘텐츠 제작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네이버웹툰의 우수한 IP를 다양한 콘텐츠 포맷으로 선보여 원작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전범’ 푸틴 처벌 재임 중 기대 못 해… 논의 자체가 종전 압박 효과[이석우의 국제법 포럼-천동설에서 지동설의 나라로]

    ‘전범’ 푸틴 처벌 재임 중 기대 못 해… 논의 자체가 종전 압박 효과[이석우의 국제법 포럼-천동설에서 지동설의 나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 세계적인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 원자력발전소 포격 및 화재 등으로 유럽 전역에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미국의 지원을 배경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유럽 역내의 오랜 평화 체제 균형이 ‘푸틴의 전쟁’으로 재편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시각각으로 전해지는 전황(戰況)의 이면에는 국제법적 쟁점이 많다. ●국제법 관점서 쟁점 많은 우크라 사태 유엔 체제 내에서의 무력사용, 자위권, 핵무기의 통제 이외에도 인권침해, 난민, 전쟁배상책임, 정전 및 평화협정 등 전쟁을 둘러싼 기본적인 국제법적 쟁점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망라돼 있다. 우리의 이목을 끄는 것은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범죄와 관련한 형사처벌 가능성이다. 그 역할을 담당할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의 전쟁범죄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개시한 것으로 보도됐다. 재판소 규정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이라도 관할권 행사 대상에서 면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푸틴을 재판소 법정에 세워 전쟁범죄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재판소 규정을 보면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심각한 국제형사범죄를 저지른 자는 개인적으로 책임을 지며 처벌을 받는다. 재판소는 인류평화를 위협하는 인도에 반한 죄, 집단살해(제노사이드), 전쟁범죄, 침략범죄 등 4개의 핵심 국제범죄를 다룬다. 인도에 반한 죄는 민간인 주민에 대한 광범위하거나 체계적인 공격의 일부로서, 그 공격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범해진 행위를 말한다. 집단살해는 무력 충돌 시 또는 평시에 국민적·민족적·인종적·종교적 집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파괴할 의도하에 자행된 행위를 말한다. 전쟁범죄는 무력 충돌과 관련한 국제인도법 위반 행위들이다. 침략범죄는 한 국가의 정치적 또는 군사적 행동을 실효적으로 통제하거나 지시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가 그 성격·중대성·규모로 보아 유엔헌장을 명백히 위반하는 침략 행위를 계획·준비·개시·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법정 세우려면 재판소 관할권 미쳐야 이들 범죄에 대한 재판소 관할권과 관련해서는 개별 국가의 관할권이 우선한다. 재판소의 관할범죄라도 국제범죄를 저지른 자를 재판에 회부할 일차적 책임은 개별 국가에 있으며, 재판소는 개별 국가의 관할권 행사를 보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보충성의 원칙’이라 한다. 러시아나 우크라이나가 푸틴에 대한 국내 사법절차를 진행한다는 것을 현 단계에선 상정하기 어렵다. 재판소 규정의 당사국이 된 국가는 관할범죄에 대한 재판소의 관할권을 수락한다. 재판소 규정을 비준·수락·승인 또는 가입해 당사국이 된 국가는 4개 관할범죄에 대한 재판소의 관할권도 함께 수락한 것이므로, 재판소는 관할범죄에 대해 자동적으로 관할권을 갖게 된다. 재판소의 ‘자동적 관할권’이라 한다. 그러나 재판소가 관할범죄에 대해 관할권을 행사하려면 해당 범죄가 발생한 나라이거나 범죄 혐의자의 국적국 중 적어도 어느 한 국가가 당사국이어야 한다. 또한 비당사국이라도 해당 범죄에 대한 관할권 행사를 임시로 수락한 경우에는 재판소가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재판소가 관할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해당 범죄에 대한 보충적 관할권이 성립하고, 관할범죄에 속해야 하며, 다음의 전제조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관할범죄에 대한 재판소의 관할권 행사는 첫째, 어느 당사국이 관할범죄가 범해진 것으로 보이는 사태(事態)를 재판소의 소추관(검사)에게 회부한 경우, 둘째, 소추관이 직권으로 관할범죄에 관한 수사를 개시한 경우, 셋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헌장 제7장(평화에 대한 위협·평화의 파괴·침략에 관한 조치)에 따라 관할범죄가 범해진 것으로 보이는 사태를 소추관에게 회부한 경우에 개시될 수 있다.첫째의 경우는 어느 당사국이라도 사태를 회부할 수 있으나 제3국인 당사국이 회부하기보다는 사태에 직접 관련된 당사국이 스스로 회부하는 경우가 다수라 할 것이다. 둘째의 경우 소추관은 관할범죄에 관한 정보에 근거해 독자적으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소추관은 정보의 중대성을 분석한 후 수사를 진행시킬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판단되면 전심(前審) 재판부에 제출하고 전심 재판부가 허가하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 다만 첫째와 둘째의 경우 해당 범죄의 발생국이나 범죄 혐의자의 국적국 중 하나라도 당사국이어야 하며, 비당사국이라면 해당 범죄에 대한 재판소의 관할권을 임시로 수락해야 한다. 그리고 셋째의 경우 국제평화와 안전에 일차적 책임이 있는 안보리가 헌장 제7장에 따라 행동하고, 당사국은 물론 비당사국이 관련된 사태에 대해서도 소추관에게 회부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재판소 규정의 당사국이 아닌 현재의 상황에서 재판소가 관할권 행사를 통해 재판 절차를 진행하려면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경우 중 하나에 해당돼야 한다. 당사국은 물론 비당사국이 관련된 사태에 대해서도 소추관에게 회부할 수 있는 안보리의 개입은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상정하면 사실상 진행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과 동부 돈바스 내전과 관련해서 발생한 잔혹한 범죄행위에 대해 2015년 9월 재판소의 관할권을 수락한 바 있다. 이 관할권 수락은 지금도 유효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범죄행위까지 다룰 수 있다. 또한 40개 당사국들이 공동명의로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 회부 서한을 제출함에 따라 전심재판부의 허가 없이도 소추관이 즉시 수사를 개시할 수 있게 됐다. ●재판소 20년간 30건… 성과는 미약 ‘푸틴의 전쟁’을 자행한 러시아 현직 대통령 푸틴을 국제형사재판소 법정에 세워 전쟁범죄와 관련한 형사책임을 묻기 위한 법리적인 절차는 개시됐다. 절차는 수사 및 기소, 재판적격성 판단, 범죄인 인도, 재판, 판결·상소·집행을 통해 진행된다. 그러나 재판 절차 진행의 개시와 그 이후의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다. 피고인은 재판하는 동안 출석해야 하며, 피고인의 인권보호를 위해 궐석재판은 인정되지 않는다. 사형은 허용되지 않는다. 재판소 규정은 현재 123개국이 비준하고 있다. 2002년 설립된 재판소는 20년간 17건의 수사, 3건의 예비조사, 36건의 체포영장 및 9건의 소환장 발부, 30건의 사건, 7명의 구금 등의 성과를 도출했다. 매년 2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가고, 900명 이상의 직원이 상주하는 재판소로서는 매우 미미한 성과다. 미국·러시아·중국·인도 등 강대국들은 비준하지 않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과정에서의 미군 범죄와 관련한 수사와 기소가 미국의 비협조나 방해로 어려움을 겪은 것은 좋은 예다. 특히 비당사국에 범죄인이 있고, 비당사국이 인도를 거부하면 궐석재판을 금지한 재판소 규정상 재판 자체가 불가능하다. 재판소가 취급한 대부분의 사건이 우간다·콩고민주공화국·수단 등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국제범죄에 집중돼 있어 강대국에는 약하고 약소국에는 강한 재판소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푸틴이 러시아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한 그가 재판소 피고인으로 재판받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러시아 내부의 정치적 변혁이나 국제사회 공동체의 협력으로 푸틴 대통령의 지위에 대한 변화가 없으면 이론상의 가능성으로만 논의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틴의 우크라이나 내 전쟁범죄와 관련한 형사처벌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현재 우크라이나 내에서 자행되고 있는 잔혹한 전쟁범죄를 억제하고, 조속한 시일 내 전쟁이 종료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재판소의 관할범죄에 대해서는 어떠한 시효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후 있을지도 모를 ‘푸틴의 재판’을 위해서도 증거 확보가 필요하다.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우크라 침략만행에도 푸틴을 전범으로 단죄하기 어려운 이유

    우크라 침략만행에도 푸틴을 전범으로 단죄하기 어려운 이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 세계적인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 원자력발전소 포격 및 화재 등으로 유럽 전역에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미국의 지원을 배경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유럽 역내의 오랜 평화 체제 균형이 ‘푸틴의 전쟁’으로 재편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시각각으로 전해지는 전황(戰況)의 이면에는 국제법적 쟁점이 많다. ●국제법 관점에서 쟁점 많은 우크라 사태 유엔 체제 내에서의 무력사용, 자위권, 핵무기의 통제 이외에도 인권침해, 난민, 전쟁배상책임, 정전 및 평화협정 등 전쟁을 둘러싼 기본적인 국제법적 쟁점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망라돼 있다. 우리의 이목을 끄는 것은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범죄와 관련한 형사처벌 가능성이다. 그 역할을 담당할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의 전쟁범죄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개시한 것으로 보도됐다. 재판소 규정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이라도 관할권 행사 대상에서 면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푸틴을 재판소 법정에 세워 전쟁범죄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재판소 규정을 보면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심각한 국제형사범죄를 저지른 자는 개인적으로 책임을 지며 처벌을 받는다. 재판소는 인류평화를 위협하는 인도에 반한 죄, 집단살해(제노사이드), 전쟁범죄, 침략범죄 등 4개의 핵심 국제범죄를 다룬다. 인도에 반한 죄는 민간인 주민에 대한 광범위하거나 체계적인 공격의 일부로서, 그 공격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범해진 행위를 말한다. 집단살해는 무력 충돌 시 또는 평시에 국민적·민족적·인종적·종교적 집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파괴할 의도하에 자행된 행위를 말한다. 전쟁범죄는 무력 충돌과 관련한 국제인도법 위반 행위들이다. 침략범죄는 한 국가의 정치적 또는 군사적 행동을 실효적으로 통제하거나 지시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가 그 성격·중대성·규모로 보아 유엔헌장을 명백히 위반하는 침략 행위를 계획·준비·개시·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푸틴 법정 세우려면 재판소 관할권이 미쳐야 이들 범죄에 대한 재판소 관할권과 관련해서는 개별 국가의 관할권이 우선한다. 재판소의 관할범죄라도 국제범죄를 저지른 자를 재판에 회부할 일차적 책임은 개별 국가에 있으며, 재판소는 개별 국가의 관할권 행사를 보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보충성의 원칙’이라 한다. 러시아나 우크라이나가 푸틴에 대한 국내 사법절차를 진행한다는 것을 현 단계에선 상정하기 어렵다. 재판소 규정의 당사국이 된 국가는 관할범죄에 대한 재판소의 관할권을 수락한다. 재판소 규정을 비준·수락·승인 또는 가입해 당사국이 된 국가는 4개 관할범죄에 대한 재판소의 관할권도 함께 수락한 것이므로, 재판소는 관할범죄에 대해 자동적으로 관할권을 갖게 된다. 재판소의 ‘자동적 관할권’이라 한다. 그러나 재판소가 관할범죄에 대해 관할권을 행사하려면 해당 범죄가 발생한 나라이거나 범죄 혐의자의 국적국 중 적어도 어느 한 국가가 당사국이어야 한다. 또한 비당사국이라도 해당 범죄에 대한 관할권 행사를 임시로 수락한 경우에는 재판소가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재판소가 관할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해당 범죄에 대한 보충적 관할권이 성립하고, 관할범죄에 속해야 하며, 다음의 전제조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관할범죄에 대한 재판소의 관할권 행사는 첫째, 어느 당사국이 관할범죄가 범해진 것으로 보이는 사태(事態)를 재판소의 소추관(검사)에게 회부한 경우, 둘째, 소추관이 직권으로 관할범죄에 관한 수사를 개시한 경우, 셋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헌장 제7장(평화에 대한 위협·평화의 파괴·침략에 관한 조치)에 따라 관할범죄가 범해진 것으로 보이는 사태를 소추관에게 회부한 경우에 개시될 수 있다.첫째의 경우는 어느 당사국이라도 사태를 회부할 수 있으나 제3국인 당사국이 회부하기보다는 사태에 직접 관련된 당사국이 스스로 회부하는 경우가 다수라 할 것이다. 둘째의 경우 소추관은 관할범죄에 관한 정보에 근거해 독자적으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소추관은 정보의 중대성을 분석한 후 수사를 진행시킬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판단되면 전심(前審) 재판부에 제출하고 전심 재판부가 허가하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 다만 첫째와 둘째의 경우 해당 범죄의 발생국이나 범죄 혐의자의 국적국 중 하나라도 당사국이어야 하며, 비당사국이라면 해당 범죄에 대한 재판소의 관할권을 임시로 수락해야 한다. 그리고 셋째의 경우 국제평화와 안전에 일차적 책임이 있는 안보리가 헌장 제7장에 따라 행동하고, 당사국은 물론 비당사국이 관련된 사태에 대해서도 소추관에게 회부할 수 있다. ●유엔 소추할 수 있으나 러시아 비토 가능성 결과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재판소 규정의 당사국이 아닌 현재의 상황에서 재판소가 관할권 행사를 통해 재판 절차를 진행하려면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경우 중 하나에 해당돼야 한다. 당사국은 물론 비당사국이 관련된 사태에 대해서도 소추관에게 회부할 수 있는 안보리의 개입은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상정하면 사실상 진행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과 동부 돈바스 내전과 관련해서 발생한 잔혹한 범죄행위에 대해 2015년 9월 재판소의 관할권을 수락한 바 있다. 이 관할권 수락은 지금도 유효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범죄행위까지 다룰 수 있다. 또한 40개 당사국들이 공동명의로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 회부 서한을 제출함에 따라 전심재판부의 허가 없이도 소추관이 즉시 수사를 개시할 수 있게 됐다.●재판소 20년간 30건 다뤄, 성과는 미약 ‘푸틴의 전쟁’을 자행한 러시아 현직 대통령 푸틴을 국제형사재판소 법정에 세워 전쟁범죄와 관련한 형사책임을 묻기 위한 법리적인 절차는 개시됐다. 절차는 수사 및 기소, 재판적격성 판단, 범죄인 인도, 재판, 판결·상소·집행을 통해 진행된다. 그러나 재판 절차 진행의 개시와 그 이후의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다. 피고인은 재판하는 동안 출석해야 하며, 피고인의 인권보호를 위해 궐석재판은 인정되지 않는다. 사형은 허용되지 않는다. 재판소 규정은 현재 123개국이 비준하고 있다. 2002년 설립된 재판소는 20년간 17건의 수사, 3건의 예비조사, 36건의 체포영장 및 9건의 소환장 발부, 30건의 사건, 7명의 구금 등의 성과를 도출했다. 매년 2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가고, 900명 이상의 직원이 상주하는 재판소로서는 매우 미미한 성과다. 미국·러시아·중국·인도 등 강대국들은 비준하지 않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과정에서의 미군 범죄와 관련한 수사와 기소가 미국의 비협조나 방해로 어려움을 겪은 것은 좋은 예다. 특히 비당사국에 범죄인이 있고, 비당사국이 인도를 거부하면 궐석재판을 금지한 재판소 규정상 재판 자체가 불가능하다. 재판소가 취급한 대부분의 사건이 우간다·콩고민주공화국·수단 등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국제범죄에 집중돼 있어 강대국에는 약하고 약소국에는 강한 재판소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국제사회의 국제법 연대 시작돼, 증거 확보해야 현실적으로 푸틴이 러시아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한 그가 재판소 피고인으로 재판받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러시아 내부의 정치적 변혁이나 국제사회 공동체의 협력으로 푸틴 대통령의 지위에 대한 변화가 없으면 이론상의 가능성으로만 논의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틴의 우크라이나 내 전쟁범죄와 관련한 형사처벌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현재 우크라이나 내에서 자행되고 있는 잔혹한 전쟁범죄를 억제하고, 조속한 시일 내 전쟁이 종료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재판소의 관할범죄에 대해서는 어떠한 시효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후 있을지도 모를 ‘푸틴의 재판’을 위해서도 증거 확보가 필요하다.
  • 서울과기대, ‘2022년 동아리 박람회’ 성료

    서울과기대, ‘2022년 동아리 박람회’ 성료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신학기를 맞아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서울 노원구 교내 향학로·붕어방 일대에서 진행한 ‘2022년 동아리 박람회’를 성료했다고 14일 밝혔다. 서울과기대에 따르면 이날 공연분과, 무예분과, 사회분과, 전시분과, 종교분과, 체육분과, 학술분과 등 총 7개 분과 48개 동아리가 참여해 2022학년도 신입생과 재학생들에게 동아리 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행사에서는 동아리 도장깨기 이벤트, SNS 인증샷 이벤트, 동아리 버스킹 공연 등이 열렸으며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299명 이하로 참여 인원을 제한했다. 이날 김주한 학생처장은 “코로나19로 인해 2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된 동아리 박람회에 학생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며 “동아리 활동을 통해 선·후배를 알아가고 알찬 대학 생활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동훈 서울과기대 총장은 동아리 박람회에 참석해 동아리 홍보 활동을 격려하며 “동아리 박람회가 학교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고 학생들에게 뜻깊은 추억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사설] 울진 산불 피해민 일상 회복에 만전 기하길

    [사설] 울진 산불 피해민 일상 회복에 만전 기하길

    사상 최악의 피해를 기록한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의 산불이 어제 진화됐다. 산불이 일어난 지 무려 213시간 43분 만에 큰불을 잡았다. 피해 면적은 울진 지역이 1만 8463㏊, 삼척 지역이 2460㏊로 모두 2만 923㏊에 이른다. 서울 면적의 3분의1, 축구장 2만 9304개 넓이라고 하니 가늠키도 어려운 엄청난 규모다. 주택 319채와 농축산 시설 139곳, 공장과 창고 154곳, 종교시설 등 31곳도 피해를 입었다. 생활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정부가 울진과 삼척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는 했다. 하지만 2000년 동해안, 2005년 양양, 2019년 동해 산불에서도 특별재난지역 피해 주민들이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데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정부는 이번에도 당장 살 곳이 없는 이재민들에게 긴급히 임시조립주택을 무상 제공한다. 이후 2년 동안 임대료 50%를 감면한 공공임대주택을 지원하고, 주택 복구를 희망하는 경우 최대 8840만원까지 융자를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하지만 대부분 노령층에 접어든 피해 주민들이 비현실적 액수를, 그것도 융자로 지원받아 집을 다시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부의 산불 피해 주민 지원 액수는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마저 “피해 회복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제 수치로 헤아리기 어려운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우는 것은 불가피하다. 주민 지원 방안 또한 단순히 옛집을 되살리는 수준을 뛰어넘어 산불 예방 및 피해 저감 대책 차원에서 수립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피해 주민들이 다시 산불이 미치지 않을 안전한 입지에 최소한의 주거 공간을 마련해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정도의 지원조차 받지 못한다면 선진국에 접어든 국가라고 할 수 없다.
  • [사설] 울진 산불 피해민 일상 회복에 만전 기하길

    [사설] 울진 산불 피해민 일상 회복에 만전 기하길

    사상 최악의 피해를 기록한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의 산불이 어제 진화됐다. 산불이 일어난 지 무려 213시간 43분 만에 큰불을 잡았다. 피해 면적은 울진 지역이 1만 8463㏊, 삼척 지역이 2460㏊로 모두 2만 923㏊에 이른다. 서울 면적의 3분의1, 축구장 2만 9304개 넓이라고 하니 가늠키도 어려운 엄청난 규모다. 주택 319채와 농축산 시설 139곳, 공장과 창고 154곳, 종교시설 등 31곳도 피해를 입었다. 생활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정부가 울진과 삼척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는 했다. 하지만 2000년 동해안, 2005년 양양, 2019년 동해 산불에서도 특별재난지역 피해 주민들이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데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정부는 이번에도 당장 살 곳이 없는 이재민들에게 긴급히 임시조립주택을 무상 제공한다. 이후 2년 동안 임대료 50%를 감면한 공공임대주택을 지원하고, 주택 복구를 희망하는 경우 최대 8840만원까지 융자를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하지만 대부분 노령층에 접어든 피해 주민들이 비현실적 액수를, 그것도 융자로 지원받아 집을 다시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부의 산불 피해 주민 지원 액수는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마저 “피해 회복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제 수치로 헤아리기 어려운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우는 것은 불가피하다. 주민 지원 방안 또한 단순히 옛집을 되살리는 수준을 뛰어넘어 산불 예방 및 피해 저감 대책 차원에서 수립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피해 주민들이 다시 산불이 미치지 않을 안전한 입지에 최소한의 주거 공간을 마련해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정도의 지원조차 받지 못한다면 선진국에 접어든 국가라고 할 수 없다.
  • 2021년, 책 적게 찍고 비싸게 팔았다

    지난해 신간 발행 종수와 부수는 모두 감소하고 책값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출간된 책 종수가 준 건 4년 만이다. 13일 대한출판문화협회가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에 납본된 도서자료를 집계한 ‘2021년 출판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행된 신간 도서는 모두 6만 4657종으로 2020년 6만 5792종에서 1.7% 줄었다. 신간 발행 종수는 2017년 5만 9724종을 기록한 이래 매년 증가하다가 지난해 4년 만에 감소했다. 신간 발행 부수 역시 2020년 8165만 2188권에서 지난해 7994만 8185권으로 2.1% 줄었다. 신간이 가장 많이 줄어든 분야는 학습참고서였다. 2020년 2484종에서 지난해 1689종으로 32.0% 줄었다. 어학서도 11.7%로 크게 감소했으며 문학(1.7%)과 종교(1.1%) 분야 신간 수도 소폭 줄었다. 반면 순수과학(9.0%)과 철학(8.3%)·아동(4.1%)·예술(2.7%) 분야는 신간 수가 늘었다. 학습참고서의 경우 신간이 줄어들긴 했지만 발행 부수는 18.5% 늘었다. 업계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달라진 교육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출판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을 하는 등 수업 방식은 불안정해졌다”며 “기존 교재를 그대로 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간 도서의 평균 정가는 1만 7116원으로 2020년 1만 6420원에서 696원(4.2%) 오른 반면 평균 면수는 2020년 275면에서 1면 늘어난 276면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 울진 산불 213시간 만에 껐다… 서울 41% 면적 ‘초토화’

    울진 산불 213시간 만에 껐다… 서울 41% 면적 ‘초토화’

    강릉·동해 포함 2만 4940㏊ 불타집 388채 탔지만 인명 피해는 없어헬기 1212대·인력 7만명 총동원응봉산 잔불 탓 완전 진화는 아직역대 최장기간 이어진 동해안 산불이 꺼졌다.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쯤 경북 울진군에서 산불이 발생한 지 213시간 43분 만이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13일 오전 9시 경북 울진군 죽변면 산불현장 지휘본부에서 “울진 산불 주불을 진화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6시를 기준으로 동해안 산불 전체 산림 피해 추정 면적은 2만 4940㏊이다. 지난 8일 주불이 진화된 강릉·동해 산불 피해 면적도 포함됐다. 지역별로는 울진 1만 8463㏊, 삼척 2369㏊, 강릉 1900㏊, 동해 2100㏊ 등의 피해가 났다. 서울 면적의 41.2%에 해당하는 산림이 피해를 봤다. 여의도(290㏊·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를 86개, 축구장(0.714㏊)을 3만 4930개 모아 놓은 넓이다. 지금까지 피해 면적이 가장 넓었던 2000년 4월 동해안 산불의 2만 3794㏊를 뛰어넘었다. 또 이번 산불로 총 908개의 시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주택 388채를 비롯해 공장·창고 193곳, 농업시설 227곳, 종교시설 등 90곳에서 피해가 났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번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북상해 삼척으로 확산했고, 다음날 다시 남하해 울진읍 등 주거밀집지역과 금강송 군락지를 끊임없이 위협했다. 산림청은 군, 소방,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많은 헬기와 장비, 인력을 지원받아 산불 진화에 나섰다. 막바지에는 금강송 군락지가 있는 소광리와 응봉산 쪽 불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불길이 강한 데다가 산세도 험했기 때문이다. 주불 진화를 끝낸 산림 당국은 마침 비가 내림에 따라 잔불 진화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응봉산 일대에 아직 불 기운이 많아 완전 진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산림당국은 이번 산불이 이어진 10일간 누적으로 헬기 1212대와 장비 6180대를 각각 투입했다. 인력은 산불진화대, 공무원, 군인, 소방관, 경찰 등 총 6만 9698명을 동원했다. 한편 산림당국은 이번 산불이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울진군 북면 두천리 도로변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담뱃불 등 불씨에 의한 실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산림청은 경찰의 도움을 받아 발화 시점 전후로 발화 지점 인근을 통과한 차량 4대의 번호·차종·차주 주소지를 파악해 경찰과 함께 조사하고 있다. 산림청은 합동감식 등을 통해 용의자가 특정되면 경찰 등 관련 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 울진·삼척산불 9일만에 진화…국내 산불 기록 새로 써

    울진·삼척산불 9일만에 진화…국내 산불 기록 새로 써

    울진·삼척산불이 역대 최장, 최대 피해를 기록하며 진화됐다.최병암 산림청장은 13일 오전 9시 경북 울진 죽변면 산불현장지휘본부에서 울진·삼척산불 주불 진화를 선언하고, 수습복구 단계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완전 진화에는 좀더 시간이 걸릴 예정이나 이날 오전 비가 내리면서 잔불 정리 등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로써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 경북 울진에서 발생해 강원 삼척까지 확산된 울진·삼척산불은 13일 오전 213시간 만에 진화됐다. 2000년 동해안산불(4월 7∼15일)의 191시간을 뛰어 넘는, 1986년 산불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장시간 이어진 산불로 기록됐다. 피해 면적(산불영향구역)은 울진·삼척산불 2만 923㏊(울진 1만 8463㏊·삼척 2460㏊)와 강릉·동해산불(4000㏊)을 합하면 2만 4923㏊로 기존 최대 피해인 2000년 동해안산불(2만 3794㏊)보다 크다. 이는 축구장(0.714㏊) 3만 4906개에 달하는 규모다. 9일간 계속된 산불에 울진 4개 읍·면, 삼척 2개 읍·면이 피해를 입었고 주택 319채·농축산 시설 139개, 공장과 창고 154개, 종교시설 등 31개 등 총 643개가 소실됐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기간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 1212대와 진화 인력 약 7만명, 진화차와 소방차 등 진화장비 6180대가 투입됐다. 이번 산불로 기후변화와 이상기후로 인한 산불 발생 및 대형화 위험에 대비가 시급해졌다. 그동안 대형산불은 4월에 집중됐지만 올해는 겨울 가뭄과 강수량 부족 등으로 2월에 2건이 발생한 데다 3월 초 최악의 산불 피해를 입었다. 메마른 산지는 ‘화약고’였고, 산불은 강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돼 야간 산불로 이어지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산불진화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단독] 기부금 영수증 허위발급 받은 공무원 등 적발...경찰 수사

    [단독] 기부금 영수증 허위발급 받은 공무원 등 적발...경찰 수사

    공무원 등이 가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아 부당 소득공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경찰청은 직장인들의 연말정산 소득공제에 사용되는 기부금 영수증을 공무원 등에게 허위로 발급해준 브로커 A씨(60대·남) 등에 대해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입건, 조사중이라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지난 2018년부터 최근까지 지역 공무원, 경찰관, 세무서 직원, 일반 회사원 등 2000여 명에게 지역 모 종교단체 등의 명의로 수백억원 상당의 가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 종교 단체의 직인과 서류 등을 위조해 가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하고 대가로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기업 직원들 사이에선 허위 기부금 영수증을 이용해 탈세하다 적발된 적이 더러 있으나 이번처럼 공직자 등이 무더기 포함된 것은 이례적으로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한 자영업자는 “ 가뜩이나 코로나 19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솔선수범해야 할 공무원들이 허위 기부금 영수증을 제출해 소득공제를 받는 것은 범죄행위나 다름없다”며 격앙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법의 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법의 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 지 벌써 4년째다. 당시 의료현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훨씬 더 많았고, 지금도 가족 확인과 관련된 번거로운 서류 작업 때문에 일선 의료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법 시행 당시 나는 연명의료결정이 법에 의해 강제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인식과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 문제라고 여겼다. 그러나 지금은 사실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물론 연명의료결정법 이전에도 무의미한 연명치료와 병원에서의 고통스러운 죽음에 대한 문제의식은 폭넓게 퍼져 있었고, 그것이 법 제정의 공감대를 이룬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병원에서 만나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병원에서 받는 치료가 자신을 살리고 일상으로 돌려보내 줄 것이라는 희망을 쉽게 접지 않았다. 그들에게 다가올 죽음과 치료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금기였고, 그래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는 것에 대한 동의서(DNR 동의서)는 대개 가족의 서명만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예전에는 환자들에게 연명의료결정에 대한 설명을 하면 혼란스러운 눈빛만을 보였지만, 이제는 대부분 ‘한번쯤은 들어 봤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여전히 어려운 대화이긴 하나 예전보다는 훨씬 쉽게 꺼낼 수 있다. 상당수 환자가 본인의 연명의료계획서에 직접 서명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닥쳐 올 죽음에 미리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며, 그것이 죽음을 재촉하는 ‘재수 없는’ 일이 아니라 바로 내 삶의 온전한 마무리를 위해 필요한 절차라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게된 것이다. 그 배경에 연명의료결정법 시행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법은 일부만의 의제였던 것을 보편적인 것으로, 그리고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게 하는 힘이 있다. 인식과 문화가 충분히 무르익어야 법이 제정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법이 제정됨으로써 인식과 문화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기도 한다. 차별금지법이 2007년 이후 수차례 국회에서 발의되고 입법이 시도되고 있음에도 좀처럼 제정되기 어려웠던 이유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시기상조”라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주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폭넓게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연명의료결정법에서 보듯이, 법은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일단 만들어지면 더 폭넓은 사회의 인식 전환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병원에 살려고 왔는데 왜 죽는다는 얘기부터 하느냐’며 연명의료에 대한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이들이 왜 없겠는가. 예전에는 훨씬 많았고 지금도 더러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사에게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평화로운 죽음을 미리 준비하고 싶어 한다. 연명의료결정법은 그러한 보편적인 소망을 추구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것임을 나라에서 인정하고 공식화한 것이다. 차별금지법 역시 일부의 동성애 혐오자들까지 설득하기는 어렵겠으나,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은 누구나 성별, 종교, 성정체성 등에 따라 권리를 제한당하고 폭력에 노출당하지 않을 보편적인 소망을 갖고 있다. 반드시 ‘차별금지법 찬성’이라는 목소리로 가시화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이 소망을 인정하고 공식화하는 것이 먼저일까, 아니면 소수의 혐오자들까지 설득해 내야 하는 것이 먼저일까? 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될 때 어떤 이들은 의사들이 살릴 수 있는 환자들도 애써 살리지 않고 동의서를 받을까 봐 걱정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어떤 이들의 우려처럼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가 범람할 리도 없다. 다만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지켜 낸 연명의료법과 마찬가지로 차별금지법 역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것임은 분명하다.
  • 무능한 관료·울분 속 시민… 페스트, 코로나 시대 ‘거울’

    무능한 관료·울분 속 시민… 페스트, 코로나 시대 ‘거울’

    지중해 세계를 호령했던 터키의 전신 오스만제국은 19세기 이후엔 근대화에 뒤처지고 서구 열강에 휘둘려 ‘유럽의 병자’로 불렸다. 지난 2년여간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는 허술한 전염병 관리 체계와 공포·불안에 시달렸는데, 이 같은 전염병이 120여년 전 쇠락해 가는 오스만제국을 덮쳤으면 어땠을까.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무크의 신작 소설 ‘페스트의 밤’은 역사와 미스터리를 결합한 서사를 통해 국가와 사회가 외부 충격에 어떻게 대응하고 진화하는지를 세밀히 묘사했다. 소설은 1901년 오스만제국의 속주 ‘민게르’라는 가상의 섬에 페스트가 퍼지면서 촉발된 이야기를 다룬다. 오스만제국 술탄(황제) 압뒬하미트 2세는 유명한 방역 전문가이자 기독교인인 본코프스키 파샤를 이 섬에 파견하나, 이 섬은 이슬람교와 그리스정교회가 공존하는 문명의 충돌지였다.무슬림들은 방역 조치를 존중하지 않고 본코프스키는 거리에서 살해당한다. 압뒬하미트 2세는 다시 이슬람교도 의사 누리를 파견한다. 그는 압뒬하미트 2세의 조카딸인 부인과 민게르섬에 들어오지만 종교·정치적 분열의 소용돌이 속에서 방역은 실패한다. 오스만제국은 구호선을 파견하기는커녕 전염병 확산을 우려한 서구 열강의 압력에 못 이겨 섬을 봉쇄하기에 이른다. 절망에 빠진 섬 지도층은 민게르가 독립국임을 선포한다. 작가는 방역을 강경하게 진행하려는 정부와 책임을 회피하는 무능한 관료, 방역을 거부하고 전염병을 믿지 않는 사람들, 종교·계층 갈등을 중심으로 인간의 불신과 절망, 울분을 여실히 보여 준다. 특히 “페스트는 국가의 잘못이 아닙니다”(173쪽)라는 총독의 말에 반박하듯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정부는 존립 근거를 잃게 됨을 경고한다. 주목할 것은 민게르섬 주민들이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민족주의와 자유, 독립에 눈떠 가는 과정이다. 양대 종교가 공존하는 민게르는 나중에 유럽연합(EU) 가입 후보국이 되는 등 작가가 꿈꾸는 실험적 이상향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이를 통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부의 독재에 시달리는 오늘날 터키가 전근대적 오스만제국과 다를 바 없다고 우회적으로 꼬집는 듯하다. 작가는 2016년부터 이 소설을 집필하다가 원고 작업을 마무리 지을 즈음 코로나19가 터져 작품의 상당 부분을 다시 썼다고 한다. 음울할 수 있는 팬데믹 시대의 분위기를 흥미진진하게 묘사한 이 책은 12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역병을 맞는 인간의 심리는 크게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 종교계, 윤석열 당선인에 “국민통합·포용의 리더십” 당부

    종교계, 윤석열 당선인에 “국민통합·포용의 리더십” 당부

    종교계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국민 통합을 위한 포용의 리더십을 당부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이날 “제20대 대통령 윤석열님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면서 “국민을 위한 공평무사한 정책과 화쟁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은 통합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행스님은 이어 “전쟁으로 인한 국제적 혼란과 민생의 어려움, 선거 중에 표출된 다양한 국민의 요청에 적극적인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해 부강하고 안정된 나라의 마중물이 되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고유의 민족문화를 이해하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하여 세계 속에 자랑스러운 문화민족으로 자리하는 데 앞장서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도 덧붙였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도 윤 당선인의 당선을 축하하며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강원과 경북 지역의 산불 피해 등 눈앞의 위기와 함께 인구 고령화, 남북 화해와 통일, 기후위기 대응, 자연보호, 인간의 생명 보호와 인권 수호 등 산적한 과제들을 풀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당선인께서는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지도자들에 대한 신뢰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회복할 수 있도록 힘써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교회의는 또 “다양한 세대, 지역, 계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시고 그들이 서로 소통하여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구심점이 되어 주시길 당부드린다”면서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의 직무를 준비하실 당선인과 협조자들에게 하느님께서 지혜와 용기를 불어넣어 주시기를 빈다”고 했다.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도 “윤 당선인이 흩어진 모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만들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분이라 하더라도 모든 국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봉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30여개 대형 교단이 가입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겸손과 지혜와 덕으로 다스리는 대통령 되시길’이라는 성명을 통해 “당선인은 공약한 대로 공정한 상식을 바탕으로 국민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상처난 국민의 마음을 속히 치유해 상생과 공존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교총은 그러면서 “임기 동안 국민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다음 세대가 희망을 품고 도전하는 더욱 부강한 나라를 이뤄 모두에게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며 “한국교회는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을 위해 부단히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진보성향의 개신교계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는 ‘국민통합을 이루는 평화의 정치를 희망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선거 과정에서 쏟아낸 냉전적, 전체주의적 맹목을 지양하고 다원적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여타의 정당들과 대승적 차원의 협치를 추구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총무는 “차기 국민통합의 정부가 온국민과 더불어 생명의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보장되는 생명 중심의 세상, 주권재민의 가치가 모든 영역에서 살아 숨쉬는 민주공화의 세상, 남과 북이 통일을 지향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평화공존의 세상,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의 존엄성이 모든 영역에서 차별 없이 존중을 받는 평등의 세상, 사회경제적 약자가 일상의 행복에서 소외되지 않는 나눔과 돌봄이 제도화된 세상, 생태정의가 구현되는 지속가능한 새로운 문명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집단지성을 발휘하며 최선을 다할 것을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도 “선거기간 분열된 국론을 통합과 치유로 보듬어 다같이 행복한 나라, 다함께 잘사는 국민이 되도록 앞장서 주시기 바란다”고 윤 당선인에게 강조했다 나 원장은 ‘고금 천하에 다시 없는 큰 도덕이 이 나라에 건설된다’는 종단 교조 소태산 대종사의 말을 인용하며 “주권자의 민심이 오롯하게 담긴 오늘의 선거 결과가 이 나라에 세워질 큰 도덕 세상 건설의 초석이 되도록 당선자께서 온 마음을 다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매운맛을 뺀 고추의 다양한 표정들/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매운맛을 뺀 고추의 다양한 표정들/셰프 겸 칼럼니스트

    레시피북은 마치 성경과도 같다. 종교적으로 신성시한다거나 절대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언뜻 보기에 모호한 성경 구절의 행간과 맥락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듯 레시피를 바라본다는 뜻에서다. 성경 구절을 단순히 암기하는 이도 있지만 그 구절의 의미를 해석해 삶 속으로 끌어들이는 이들도 있다. 레시피북도 마찬가지다. 어째서 이런 재료가 들어가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레시피는 거의 없다. 목자가 없으니 스스로 생각할 수밖에 없어 가끔 레시피를 붙잡고 씨름을 한다. 답답하고 괴롭기도 하지만 스스로 깨우쳤을 때 오는 희열 같은 게 있다.최근엔 중동 지역의 레시피를 연구하다 고추의 쓸모가 생각보다 꽤 다양하다는 것에 놀랐다. 단순히 음식에 매운맛을 주는 식재료로 알고 있지만 의외로 음식에 다채로운 풍미를 선사할 수 있는 유용한 식재료로서 고추를 다시 보게 됐다고 할까. 고추에서 매운맛은 존재의 이유이자 쓸모의 이유이기도 하지만 매운맛을 빼놓고 보면 훨씬 더 매력적인 향과 맛을 부각할 수 있다. 고추는 스스로 맵기로 결심한 식물이다. 보통 열매를 가진 식물은 스스로 동물의 먹이가 돼 씨를 퍼뜨린다. 식물의 열매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건 종을 보존하기 위한 식물의 교묘한 전략 덕인 셈이다. 식물에 가장 고마운 존재는 조류다. 씨앗을 그대로 삼키고 배설할 뿐만 아니라 멀리까지 날아가 씨앗을 퍼뜨려 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포유류다. 어금니를 이용해 열매를 씹어 먹으니 고추 입장에선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포유류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매운맛을 스스로 만들어 냈다는 게 매운 고추의 사연이다.매운맛은 고추의 캅사이신 성분 때문인데 조류는 매운맛을 느낄 수가 없다. 그래도 조류가 열매를 쪼아 먹어야 하니 과육은 매력적인 맛과 향이 있어야 했고 온통 녹색인 야생의 숲에서 포식자의 눈에 띄기 좋아야 했다. 그래서 우리가 아는 것처럼 달콤하면서 청량한 과육을 가진 형형색색의 고추가 탄생했다. 눈물 나게 매운맛을 제외하면 꽤 매력적인 자질을 타고난 셈이다. 고추는 15세기 콜럼버스에 의해 남미에서 유럽으로 소개됐고 이후 세계 각지로 전파됐다고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고추는 많은 이름을 얻었다. 콜럼버스가 고추를 발견한 최초의 섬 원주민들은 ‘아히’라고 불렀지만 후추, 스페인어로 ‘피미엔타’를 찾고 있었던 콜럼버스는 아쉬운 김에 고추를 ‘피미엔토’로 이름 붙여 스페인에 소개했다. 피미엔토는 영국에선 ‘페퍼’, 이탈리아에선 ‘페페로네’, 프랑스에선 ‘피망’, 헝가리에선 ‘파프리카’로 불렸다. ‘칠리’는 옛 아즈텍어에서 유래됐다.고추는 이상하리만큼 빠르게 번져나갔다. 이에 대해 영국의 음식 작가 제니 린포드는 “따분하기 짝이 없는 재료에 묘미를 더해 주는 효과로 인해 향신료를 살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가치 있게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한다. 고추가 단조로운 식단에 강한 자극을 주는 역할을 했고 특히 남유럽과 아프리카, 인도, 동남아처럼 무덥거나 습한 지역에서 훨씬 쉽게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아주 매운 일부 고추를 제외하고 고추의 매운맛은 속에 있는 씨와 피막을 제거하면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매운 고추는 땀을 쏙 빼게 하는 자극적인 매력이 있지만 맵지 않은 고추는 활용도가 훨씬 많다. 우리가 아는 파프리카는 맵지 않게 개량된 대표적인 고추다. 아삭한 식감과 달큼한 맛은 향신채보다는 채소나 과일에 가까운 특성이다. 페루에서는 아히 아마리요라는 맵지 않은 노란 고추의 과육을 갈아 셰비체에 넣거나 다양한 소스로 활용한다. 우리나라의 고춧가루처럼 페루 식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다. 스페인식 차가운 수프인 가스파초에도 맵지 않은 붉은 고추를 갈아서 넣는다. 대체로 산뜻하거나 입맛을 다시게 하는 청량한 풍미를 불어넣고 싶을 때 맵지 않은 고추의 과육을 생으로 사용한다. 날것의 고추도 매력 있지만 익혔을 땐 또 다른 표정을 드러낸다. 대표적인 게 크고 붉은 고추의 겉면을 숯불에 태워 껍질을 벗겨낸 ‘피미엔토스 아사도스’다. 구운 파프리카라고 이해하면 쉬운데 우리나라의 김치처럼 스페인 식단에서 자주 등장하는 메뉴다.태우는 게 번거롭다면 간단하게 이국적인 고추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홍고추를 기름에 넣고 가볍게 익힌 뒤 잘게 썬 후 올리브유와 와인 식초를 넣으면 지중해식 고추 양념장이 완성된다. 기름진 고기에도 어울리고 생선에도 잘 어울리는 팔방미인이다. 매워야만 고추라는 편견을 버리면 고추는 훨씬 다양한 표정을 보여 줄 것이다.
  • 각종 의혹 휘말려 ‘그림자 내조’ 관측… 질 바이든처럼 ‘일하는 영부인’ 기대도

    각종 의혹 휘말려 ‘그림자 내조’ 관측… 질 바이든처럼 ‘일하는 영부인’ 기대도

    12살 차 극복하고 2012년 결혼 “오래전 아는 아저씨로 지내다 스님이 나서서 부부의 연 맺어” 경제·사회적으로 남편과 독립 굵직한 예술전시회 잇단 기획 尹 신고재산 65억 중 49억 소유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72년 9월 2일 태어난 김 여사와 1960년생인 윤 당선인의 나이 차이는 열두 살이다. 서울 명일여고, 수원 경기대 예술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숙명여대에서 석사와 국민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도 경영전문석사학위를 받았다. 윤 당선인 부부는 2012년 결혼했다. 김 여사는 윤 당선인과의 인연에 대해 과거 인터뷰에서 “나이 차도 있고 오래전부터 그냥 아는 아저씨로 지내다가 한 스님이 나서서 연을 맺어 줬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어 “가진 돈도 없고 내가 아니면 영 결혼을 못 할 것 같았다”고도 덧붙였다. 결혼 이후 두 사람이 지인들과 부부 동반으로 뮤지컬 공연 관람을 즐기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기도 했지만 이 외에 러브스토리에 관해서는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다. 이들이 공개석상에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도 2019년 8월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취임 당시 부부 동반으로 청와대에 초청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을 때가 유일하다. 윤 당선인은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공식 페이스북을 시작하면서 자신을 ‘애처가’라고 썼다. 또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내가) 옷 조언을 자주 해주는데 (내가) 말을 잘 안 듣는 편이다”라고 했다. 지난달 3일 대선후보 TV토론 전 인터뷰에서 ‘아내가 조언이나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냐’는 질문에 윤 당선인은 “응원 안 해 주더라”라면서 “낮에 어디 나갔다 오던데”라고 웃으며 답해 평범한 부부들과 다르지 않은 면모를 보여 줬다. 김 여사는 이제까지 각종 의혹에 휘말려 온 탓에 공개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영부인으로서의 역할이 제한되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림자 내조’를 펼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이 당선 전 대통령의 배우자를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을 없애겠다고 밝힌 점도 김 여사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경영자인 점을 고려해, ‘내조형 퍼스트레이디’에서 벗어나 새로운 행보를 보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 김 여사가 주체적인 여성으로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배우자 질 바이든처럼 ‘일하는 배우자’ 등 새 지평을 열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김 여사는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남편과 독립된 커리어우먼으로 알려져 있다. ‘2019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 공개’에 따르면 당시 윤 당선인이 신고한 재산은 총 65억 9070만원인데 이 중 토지와 건물, 예금 49억원이 김 여사 소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문화, 예술, 종교계에 탄탄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편이다. 그는 2007년 문화예술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를 설립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코바나컨텐츠는 2008년 ‘까르띠에 소장품전’을 통해 처음 이름을 알렸고 2010년 이후에는 굵직한 전시를 잇달아 기획해 왔다. 2015년 마크로스코전은 3개월간 관람객 25만명을 동원해 이목을 끌었다. 이 외에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전’(2016),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2017), ‘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2019) 전시회 등을 기획했다. 김 여사는 종교계 인사들과도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종교에 치우치지 않고 두루 친분을 지니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김 여사는 지난달 14일 극동방송에서 김장환 목사를 만나 향후 행보에 대해 조언을 들었고 지난달 17일 봉은사에서 원명 스님과 불교신문사 주간인 오심 스님 등과 비공개 차담회를 가졌다. 김 여사는 박물관이나 전시 관련 봉사나 유기견·유기묘를 돌보는 자원 봉사도 오랫동안 해 왔다. 길고양이 보호 단체 등에도 고양이 사료를 꾸준히 후원하고 있는 중이다. 윤 당선인은 김 여사와의 사이에 자녀 대신 반려견 4마리와 반려묘 3마리를 키운다고 소개해 왔다. 이 중 반려견 토리는 유기견이며 다른 강아지 한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도 버려진 동물들을 입양한 것이다. 호탕한 성격에 사업가 기질, 문화·예술 경력, 꾸준한 봉사 이력을 가진 김 여사가 퍼스트레이디로서 어떤 새로운 역할을 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 [STOP PUTIN] “제발 비행금지구역 설정해달라” 울음 터뜨린 우크라 전 의원

    [STOP PUTIN] “제발 비행금지구역 설정해달라” 울음 터뜨린 우크라 전 의원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위원장을 지낸 한나 홉코 전 의원이 미국 방송 인터뷰 도중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No-Fly Zone)으로 설정해 민간인 희생을 막아달라고 호소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홉코 전 의원은 8일(현지시간) 미국 MSN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폭정을 막아야 한다”며 “러시아의 포격으로 6세 소녀가 사망했고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울먹였다. 겨우겨우 울음을 참으며 인터뷰를 이어가던 그녀는 “서방 정부에 최대한의 군사 지원과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 줄 것을 간청한다”며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쏟고 말았다. 동영상을 보면 6분쯤부터 이 장면이 나오는데 앵커가 러시아군의 봉쇄로 식수 부족을 겪고 있는 마리우폴의 여섯 살 소녀가 탈수증으로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하자 그녀는 오열하고 말았다.  이어 “서방 강대국들이 더 큰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고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려고 비행금지구역 요청에 대해 거부하고 있다”며 “얼마나 많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죽었느냐. 우리는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고 갑갑함을 토로했다. 홉코 전 의원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의회에게 요청하겠다. 제발 우리나라를 도와달라”며 “난 비행금지구역 요청이 왜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전 인류에 관한 것이라는 걸 납득시켜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눈물을 훔치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실 러시아군의 침공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해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의 많은 정치인들과 국민들의 염원이 비행금지구역 설정이었다. 특히 러시아가 민간인들까지 무차별적으로 희생시키는 미사일 공격을 퍼붓는 것에 미사일 방공망이 없어 속절 없이 당하기만 하는 우크라이나로선 간절할 수 밖에 없다. 해서 줄기차게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게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달라고 매달려왔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영공 전체나 일부를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면 이곳을 통과하는 러시아 전투기나 수송기는 물론, 민간 항공기도 격추 대상이 된다.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NATO,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우크라이나 요구를 들어주면 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되는 빌미가 제공될까 걱정해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 당연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동의하는 국가는 전쟁에 개입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홉코 전 의원이 눈물을 쏟은 것은 서방 지도자들의 반대 의사를 뒤집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에 세계여론에 호소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그런데 27명의 대외정책 전문가들이 미국과 NATO가 부분적으로라도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것이 목소리를 내 주목된다. 이들은 8일 아침 미국 매체 폴리티코에 공동 서한을 기고해 “바이든 행정부와 NATO 동맹국들이 10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을 통해 인도적 대피 통로를 합의하면 이를 보호하기 위해 제한적인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NATO 지도자들은 러시아군과 직접 적대행위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점을 러시아 정부 관리들에게 납득시키고 자신들 역시 민간인 영역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서한에는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윌리엄 테일러, NATO 주재 미국 대사 출신 커트 볼커, NATO와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알렉산더 베르슈보우 등이 서명했다. 테일러 전 대사는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점쳐지던 지난달 20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우크라이나 지지 집회에도 참가했다. 민간인 희생을 막기 위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전례는 세 차례나 있었다. 1991년 1차 걸프전쟁 후 미국과 동맹국들은 일부 민족 및 종교집단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해 이라크에 비행금지구역을 두 군데 설정했다. 유엔의 승인은 없었다. 이듬해 유엔은 보스니아 영공에 승인받지 않은 군용기가 진입하지 못하게 막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2011년 리비아 내전의 피해를 덜기 위해 비행금지구역을 승인했다. 두 전례 모두 NATO가 수행했다. 그러나 NATO의 동쪽 끝 폴란드와 러시아,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이곳에서 일어난 작은 불꽃 하나도 커다란 세력끼리 충돌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점은 앞의 세 전례들과 많이 다르긴 하다. 부디 홉코 전 의원의 애절한 호소가 하나의 전기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 [길섶에서] 행복 연습/오일만 논설위원

    [길섶에서] 행복 연습/오일만 논설위원

    행복은 뜬구름 잡기와 비슷하다. 인류의 오랜 화두지만 도무지 실체가 없다.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한 상태’라고 사전에 적혀 있지만 너무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판단이다. 사회심리학자 소냐 루보머스키는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 중에서 개인의 선천적·후천적 요인이 90%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50%의 유전적(DNA) 요인과 40%의 후천적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10%의 환경적 요인을 빼더라도 매사 긍정적인 사고를 훈련하면 적어도 ‘불행해지지 않는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스스로 만든 굴레에 갇혀 고통을 자초하는 경우도 많다. 마치 모기가 작은 병 속에 들어가 앵앵거리며 탈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일 것이다. 덧없는 것들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는 설법이다. ‘신기루’ 같은 행복 대신 순간순간 보고 듣고 만지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매사에 감사하라’는 것이 종교의 가르침이다.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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