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광장] 사이버공간의 장애인
올해 발표된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장애인은 145만명 정도라고 한다.인구대비로는 100명당 장애인 출현율이 3.9%이어서 100명 중 4명은 장애인이란 얘기다.
그리고 전체 장애인의 약 61%는 거의 모든 일상생활을 타인의 도움없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장애인이라고 한다.그러나 우리 생활주변을 둘러보면 장애인이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당시는 1970년대 초반이었는데,한반에 한두명 정도 몸이 불편한 친구들과 함께 공부했던것으로 기억이 난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진 지금,장애인이 우리와 함께 일상적 생활공간에서 살아가는 경우는 더욱 드물어졌다.이제 우리 아이들 세대는 장애인을 생활속에서 만나기보다는 TV나 신문에서만 보는 보통사람들과 다른 존재로 느끼기 시작하고 있다.이들은 차별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부족함을 일깨워주는 존재인데도 단지부담스럽다는 이유만으로 그 책임을 국가나 종교단체와 같은 곳에 떠맡기고 있다.결국 악순환을 낳는다.
정부는 장애인이 우리 모두와 일상 속에서살아가는 것이최선임을 알면서도 하는 수 없이 전용 수용시설을 계획하게 되고,우리들은 그 시설을 혐오시설이라고 하여 더욱더멀리 떠밀어 버린다.장애인에 대한 의식적 격리와 물리적격리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악순환을 할 조짐이다.확실히우리사회는 병들고 있는 것이다. 약한 자는 도와야할 대상이지 죄인이 아니지 않는가.정부의 관련부서와 많은 사회,종교단체,그리고 헌신적인 시민들이 이러한 문제를 잘 알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잘 안다.그러나 나는 무엇보다도 현실적인 대안은 장애인들이 왕성한 사회활동을하도록 돕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15세이상 재가(在家)장애인의 취업비율은 34% 정도이다.
장애 유형별 취업자 비율은 지체장애가 44%,시각장애인 46%,청각장애인 41%,언어장애가 30% 수준이다.
시각장애인은 안마 등의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고 여타 장애인은 기능,기술,노무직 종사자가 대부분이다.이제 장애인의 정보화 수준을 보자.컴퓨터 보유 장애인은 전체의 약11%라고 한다. 컴퓨터 통신과 인터넷을 활용하는장애인은7% 수준이다. 정보화 사회는 장애인에게 복음(福音)이 될수 있다.먼저 의사소통의 문제를 보자.청각장애인이 인터넷을 통해 메일을 주고 받거나 채팅을 할때 전혀 불편을느끼지 않는다.지체장애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이들은 신체의 이동에는 어려움을 느끼지만,사이버 공간을 종횡무진누비는 데는 불편함이 없다.
이들 모두는 사이버 공간에서 완벽한 정상인이다.필자가일하고 있는 회사에서도 몇몇 장애우들이 재택(在宅)근무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다.인터넷 공간에서 불법자료,음란물,비방게시물 등을 모니터링 하고 개선하는 일을 하고 있다.오히려 인터넷에 사회악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이용자들이야말로 사이버 공간의 장애인인 것이다.
앞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는 직업의 종류와 역할은폭발적으로 늘어갈 것이다.장애인들의 성실함과 집중력은사이버 공간을 건강하게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이들의 사회적 활동이 단순직과 노무직을 넘어서 지식사회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듯이 장애인의 정보화수준이 우리사회의 일반적 수준에 비해 너무 미흡하다.정부와 관계기관,그리고 뜻이 있는 각계에서 이들의 정보화 비율을 높이는데 큰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대다수의 장애인들에게 현행법으로 규정된 통상적인 혜택의 수준을 뛰어넘어서 더욱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들에게 고속통신망과 컴퓨터를 지원함은 물론,인터넷 활용 교육 등을 꾸준히 제공해이들의 정보화 수준을 급속히 끌어올려야 한다.재가 장애인의 불리한 여건이 사이버 공간에서는 정상인을 능가하는집중력으로 발휘될 것이다. 또한 이들이 사회악과 음란으로 물들어가는 사이버 공간을 건전하게 지키는 소중한 역할을 할 것이다.과연 누가 사이버 공간의 장애인인가? [홍윤선 네띠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