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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사관 부지 덕수궁터 포기 송현동 1만평 제공할듯

    정부와 서울시가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주한 미 대사관 신축과 관련,서울 정동의 덕수궁 터(옛 경기여고 자리)내 건립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미측에 대체부지를 제공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4일 “경기여고 터에 대사관만 신축하고 숙소는 포기한다는 미 정부의 절충안에도 불구,‘덕수궁터에 미국 대사관 건립은 안 된다.’는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다.”라고 말하고 “건축 여부에 대한 최종결정을 내리는 문화재청 산하 문화재위원회 위원들이 비공식적으로 건축 반대 입장을 표명,이같은 내부 방침을 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대체부지로 서울 종로구 송현동 삼성생명 소유 부지 1만여평을 재매입,미측에 제공키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정부는 경기여고 터 신축이 논란이 되자 ‘경기여고 터 건립이 불가능할 경우 서울 4대문 안에 대체부지를 확보해주겠다.’고 미측에 약속했었다. 송현동 부지는 미측이 주한 대사관 직원용 숙소로 사용하다 삼성생명측에 매각한 땅이다.지난 1986년 서울시와 미 대사관측은 대사관 신축부지 제공을 전제로 경기여고 터(4600평)및 미 공사관저(5400평) 부지를 을지로 미 문화원 토지 및 송현동 일부 땅과 맞바꾸는 재산교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송현동 부지는 5층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는 고도제한 구역이어서,서울시가 신축을 위해 고도제한 규정을 완화할지 아니면 미측이 설계 변경을 감수하고 이 부지를 받아들일지가 주목된다. 정부는 경기여고 터 신축을 포기함에 따라 드는 대체부지 매입 비용은 우리 정부에 반환되는 광화문 소재 현 주한 미대사관 청사를 매각,마련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화재위원회측의 소극적 자세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지난해 말 경기여고 터에 대한 문화재 지표 조사 결과가 나온 뒤 건축허용 여부를 최종 심의할 예정이었으나,회의 개최를 무작정 미루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사안의 민감성과 함께,지표조사 보고서의 영문본 번역·감수가 늦어진 데 따른 기술적인 문제도 있다.”면서 전체회의로 할지,분과위가 참여하는 합동회의 형태로 할지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외교부 관계자는 “정부는 문화재위원회측이 전문성을 기초로 조속히 결정을 내주길 기대한다.”면서 “대체부지 문제 공론화는 그 다음 단계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정기자 crystal@ ˝
  • [자문위원 칼럼] 탄핵보도의 허와 실/최광범 한국언론재단 제작팀장

    국회의 탄핵안 가결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된 지 열흘이 넘었다.야당이 탄핵을 발의하겠다는 말은 그동안 여러번 있었다.하지만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엄포’정도로 여겨져 왔다.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던 것이 우리 앞에 현실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의 대통령에 대한 탄핵경고는 올해 들어서만도 수차례 제기됐다.인터넷 서울신문을 통해 ‘탄핵’이란 키워드로 검색을 해봤다.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지난 1월5일 중앙상임위원회에서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것은 헌법과 법률 위반으로 탄핵사유라는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는 발언을 한 이후 ‘탄핵’이란 단어가 포함된 기사는 모두 300건에 육박했다.탄핵이 갖는 뉴스의 중요도를 짐작케 한다. 이번 대통령 탄핵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서울신문이 지난 4일자 1면 머리에 ‘盧대통령 선거법 위반’이란 제목으로 보도한 바와 같이, 3일 열렸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전체회의 결과였다. 서울신문은 중앙선관위가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 준수를 강력히 요청할 것’이라는 내용과 함께 “사전선거운동 금지를 규정한 선거법 60조를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선거법 9조 공무원 중립의무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60조와는 달리 9조는 처벌규정이 없는 훈시규정이어서 중립의무를 준수하도록 촉구하게 된 것”이라는 선관위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내용은 도하 모든 신문이 1면 머리기사로 다룰 만큼 비중이 있었다.독자들에게 와 닿는 강도도 그만큼 컸다.당연히 노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조성됐고,선거를 목전에 두고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야당이 초강수를 두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선관위로부터 받은 공문을 공개하면서 “어디에도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구절이 없다.”고 밝혔다.텔레비전을 본 시청자들은 노 대통령의 말과 4일자 신문보도에 혼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와 관련,대부분의 신문이 선관위 공문내용을 보도하지 않고 해석을 가미한 기사로 일관했지만 서울신문은 4면에 그 내용을 실어 민감한 사안에 대해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그러나 엄청난 파장이 예측되는 1면 머리기사에 다른 신문들과는 달리 익명의 취재원을 쓴 것은 그리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한편 탄핵이 가결된 다음날인 13일자 보도는 우리 언론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헌재심판 총선 민심 변수’라는 제목의 2면 기사와 ‘노 대통령 임명 재판관 1명도 없어’라는 제목의 3면 기사가 대표적인 사례였다.헌법재판소의 최종결정은 정당의 정치행위와는 무관하고,또 무관하도록 언론은 철저한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그 결정에 정치적 판단이 가미됐을 때의 국가적 혼란을 고려해야 했다.또 주선회 대법관과 노 대통령간의 악연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었는지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탄핵이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촛불집회였다.일부 언론은 이와 같은 집회를 ‘親盧·反盧’라는 이분법적인 단순화를 시도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반면 서울신문 16일자 2면의 ‘6월항쟁 세대 주류…분위기 차분’이란 제목의 기사는 시위참가자들의 본질을 꿰뚫은 기사였다.수만명이 운집한 집회현장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의 자율성과 책임의식을 보여준 시위참가자들의 모습을 통해서 6월 항쟁세대가 이미 우리 사회의 중추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광범 한국언론재단 제작팀장˝
  • [남상국 前사장 시신 발견] 시신 수색 과정·가족 표정

    남상국 대우건설 전 사장의 시신이 투신 11일 만에 발견되자 유가족은 다시 한번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강바닥 손으로 훑다 발견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22일에도 잠수요원 등 123명을 투입,투신 추정장소에서 한남대교 하류 200m지점까지를 집중 수색했다.상공에는 헬기 2대를 띄우고 고성능 투시장비까지 동원,육안 수색을 병행했다.수색 도중 소방특수구조대 소속 잠수요원 백운웅씨가 남 전 사장의 시신을 발견하자,바깥에 대기하던 구조대원 4명이 흰 천으로 시체를 덮어 강가로 끌어올렸다.소식을 듣고 오후 2시20분쯤 현장에 달려온 부인 김선옥(53)씨 등 유족은 시신을 확인한 뒤 오열했다. 남 전 사장의 시체는 한강 수온이 낮아 많이 부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시체를 찾지 못해 온갖 괴소문에 시달리며 애를 태운 경찰과 소방당국은 일단 한시름을 놓은 표정이었다.현장 관리를 맡은 김성환 경감은 “최근 촛불시위 등 집회도 많았고 여러 모로 바쁜 시기여서 직원들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남 전 사장의 투신사건을 수사해온 한풍현 서울 용산경찰서장은 “그동안 최선을 다해 수색해 왔으며 자살로 밝혀졌기 때문에 시체를 가족에게 인계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짓겠다.”고 말했다.대검 중앙수사부와 서울중앙지검도 정치권 자금 전달,비자금 조성 등 남 전 사장에 대한 형사절차를 종결 처리했다. ●마네킹 동원에 ‘모심기’까지 남 전 사장이 투신한 때는 지난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였다.집에서 TV로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남 전 사장은 부인 소유의 레간자 승용차를 타고 집을 나선 뒤 대우건설 법무팀장 신모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모두 짊어지고 가겠다.한강 남단에 차를 세웠으니 가져가라.”는 말을 남긴 뒤 투신했다. 이후 경찰은 연인원 680여명,하루 평균 60여명의 잠수요원과 보트·음파탐지기 등 장비를 총동원해 한강 바닥을 샅샅이 훑었다.마치 농부가 모를 심듯 잠수부들이 한줄로 서서 손으로 강바닥을 더듬는 ‘모심기 방법’을 썼다.지난 17일부터는 경찰특공대 요원까지 투입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남씨의 체중과 같은 61㎏짜리 마네킹을 한강에 던져 본 결과 마네킹이 첫날에만 40m정도 이동했을 뿐 제자리를 유지해 시신이 하류로 떠내려갔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투신지점 주변을 중심으로 정밀 수색해 왔다.하류 5㎞ 지점인 한강대교까지 차량·도보순찰도 병행했다.대우건설측도 직원 15명으로 3개조를 편성,하루씩 번갈아 가며 수색구조대 지원활동에 나섰다.유족들은 민간 다이버를 고용,별도로 수색했다. 시체는 투신추정 장소에서 직선거리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지만,수색요원들은 20㎝ 이상은 보이지 않을 만큼 물속 시계가 좋지 않아 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현장에 있던 잠수요원은 “시체 발견 장소 바로 옆을 21일에도 수색했지만 발견하지 못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유가족,조화 받지 않아 서울 강남구 논현동 남 전 사장의 자택에는 침울한 분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친족·친지와 대우건설 관계자들이 분주히 드나들었다.가정부라고 밝힌 30대 여성은 “부인 김씨가 전화를 받고나서 충격으로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으며 딸의 부축을 받고 한강 현장으로 승용차를 타고 갔다.”고 말했다.남씨가 투신한 이후 자택에서는 부인과 딸 효경(28)씨가 함께 지냈고,대우건설 관계자와 남씨의 친인척들이 상주하다시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들 창우(26)씨는 시신 수색 현장을 매일 지켜봤다. 남 전 사장의 시신은 오후 3시20분쯤 응급차에 실려 서울대병원 영안실로 옮겨져 1층 7호실에 안치됐다.가족과 대우건설 직원 등 30여명이 영안실을 지키는 가운데 대우건설 직원 10여명은 영안실 앞에서 언론과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을 고려해 회사 관계자 외에는 정치인은 물론 어느 누구의 조화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 전 사장의 장례식은 회사장으로 치러지며 오는 25일 오전 7시 발인,충남 아산시 염치읍 중방리 선영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영규 안동환기자 whoami@seoul.co.kr˝
  • 사이버 선거사범에 警 ‘헉헉’

    4·15 총선을 20일 남짓 앞두고 사이버 공간에서 교묘하게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지능형’ 선거사범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경찰은 이들을 잡으려고 사이버 수사인력을 총동원해 사이버 공간이 쫓고 쫓기는 ‘두뇌게임의 전장’이 되고 있다. ●초고속망 아파트단지 IP추적 포기 이들은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린 일부 아파트 단지가 IP 추적이 불가능한 사각지대라는 점을 악용,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리거나 인터넷 접속시 개인 식별정보가 기록되는 ‘로그기록’을 삭제하는 등 ‘첨단’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 A경찰서는 최근 여성관련 추문을 거론하며 열린우리당 소속 모 국회의원을 비방한 인터넷 게시물을 수사하다 중간에 포기해야 했다.IP를 추적한 결과 문제의 글이 부평의 한 아파트에서 올린 것까지는 확인됐지만 구체적으로 몇동 몇호까지는 추적이 불가능했기 때문.이 단지에 사는 1000여가구를 모두 조사하기도 난감했다. A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 “최근 선거법 위반 혐의가 짙은 불법 게시물 가운데 이 사례와 같은 3,4건은 IP추적이 불가능해 수사종결 의견서를 내야 했다.”고 호소했다. 고정IP를 사용하거나 로그기록만 있어도 누가 접속했는지 알 수 있지만 이처럼 추적이 어려운 것은,초고속 통신업체들이 비용을 절감하고자 접속할 때마다 IP가 달라지는 ‘유동IP’방식을 이용하는 데다 로그기록 저장장치도 설치하지 않기 때문이다.KT 관계자는 “요즘엔 일정량의 IP를 보유하고 있다가 접속요청이 들어오면 그때마다 각기 다른 IP를 할당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현 기술로는 아파트의 동·호수를 추적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정당·후보 실명 대신 은유 써라” 퍼뜨려 일부 정치 사이트를 중심으로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 ‘마지노선’을 알려주는 선거법 관련 매뉴얼도 급속히 퍼지고 있다. 2002년 대선 때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았다는 아이디 ‘선거법 전과자’가 작성한 이 매뉴얼은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특정 당이나 후보를 비방하는 방법을 자세히 소개했다.같은 아이디로 너무 많은 글을 올리면 용의선상에 오를 수 있으니 아이디를 수시로 바꾸고,특정 정당이나 후보의 실명 대신 비유나 은유를 쓰라는 식이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에서 접속하는 것뿐만 아니라 외국서버를 통해 접속하거나 로그기록을 삭제하는 등 추적을 피하려는 지능적인 사이버 선거사범들이 새로 등장했다.”면서 “경찰이 노하우를 총동원한 만큼 언젠가는 꼭 붙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선과 관련해 19일 현재 경찰에 적발된 사이버 선거사범은 모두 633명으로 전체 선거사범 2684명의 23.6%를 차지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탄핵정국] 高대행 권한 어디까지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를 놓고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의견과 제한적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하다. 이런 가운데 고위공무원과 공기업 등의 인사도 예정돼 있어 고 대행이 어느정도 권한을 행사할지가 주목된다.국회를 통과한 사면법 재의 여부 등 현안들도 고 대행이 처리해야 할 과제다. ●불가피한 정무직 인사는 할듯 예정돼 있는 1∼3급 공무원의 승진·전보 인사는 행정공백 최소화를 위해 단행할 것 같다.차관급 이상 정무직에 대해서는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면 제한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순균 국정홍보처장은 “공석 중인 국정홍보처 차장(1급)은 다음주 중앙인사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후임자가 임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급으로 격상되면서 자리가 비어 있는 차장 인사도 이뤄져야 한다. 두 자리가 1급 별정직에서 차관급으로 격상됨에 따라 자리가 없어진 박세진 법제처 차장,김종성 보훈처 차장 자리도 공석이다.감사원에서는 오는 23일 임기를 마치는 한광수(차관급) 위원의 자리가 비게 된다. ‘폭설대란’으로 사의를 표명한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4∼5월 중 임기가 끝나는 KOTRA·수출보험공사·수자원공사 사장직도 인사대상이 된다.정부 관계자는 “고 대행이 적극적으로 인사에 관여하거나 인선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무직이라도 불가피한 인사는 미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의 검토결과 주목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고 대행의 직무범위에 대해 “권한을 임시로 행사하는 관리인의 위치이므로 내각개편 등의 인사는 직무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그는 “통상적인 업무범위를 지켜야 한다고 보는데 지금 법무실 등이 법률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직무범위에 대한 첫 문제제기였다.제한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측은 현재의 상황이 ‘일시적’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법학계에서는 “대통령 유고 등의 궐위 상태가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최종결정에 따라 복귀가 가능한 ‘사고’이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법학자들은 법률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모두 행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지적한다.대통령의 권한정지 상태에서 국가적인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고유권한의 전권 대행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법무부의 검토결과가 주목된다. 조현석기자 hyun68@˝
  • [탄핵정국-긴급좌담] “盧 법의식 문제” “다수결 빙자 폭거”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결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져들고 있다. 지역감정으로 인한 마음의 깊은 상처만으로도 서러운 국민들은 이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성과 반대로 갈라져야 하는 또다른 갈등 앞에 넋을 잃을 지경이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긴급 좌담회를 마련,논란이 일고 있는 문제점을 짚어봤다. ●사회 이시윤 변호사·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찬성 이선준 한국법제발전연구소 연구실장 ●반대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 ●이시윤 변호사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가 가결됐다.한국 정치사의 경천동지할 사건이다.이제 헌법재판소의 재판이 마지막 남은 절차다.소감을 말해 달라. ●이선준 연구실장 상상도 못 했던 일이지만 탄핵사유는 된다.국회가 치밀하게 논리를 구성,탄핵안을 발의했다.대체로 공감한다. ●남윤인순 사무총장 정치권이 이렇게 비이성적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측근비리는 특검에서 조사하고 있고,정치실정은 총선에서 심판받으면 된다.노무현 대통령의 실정도 물론 있지만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탄핵될 만한 사안인가에 대해서는 공감이 안 된다. ●이 변호사 선관위 통고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선거법 위반을 전제로 한 경고와 의견 제시라는 해석으로 엇갈린다.헌법 교과서는 헌법·법률 위반만 탄핵사유로 본다. ●이 실장 선관위의 의견제시가 판정은 아니라고 본다.그러나 이를 존중하는 것이 헌법정신이다.대통령이 이를 경시했다.노 대통령의 법 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법을 편의적으로 해석한 것 아닌가.실정법 위반도 결코 가볍지 않다.탄핵안은 측근비리에 대해 노 대통령을 공범 관계로 보는 것 같다.정치 실정은 탄핵사유가 안 되지만 실정이 축적되니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남윤 사무총장 경고는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위법행위를 했다는 것은 납득 안 된다.이를 경시했다면 다시 경고하면 되지 탄핵으로 갈 만한 사안인가.선관위가 대통령에게 보낸 문건에도 “선거법 위반은 아니다.”라고 돼 있다.촛불행사에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것은 내가 뽑은 대통령(직접 민주주의)을 내가 뽑은 국회의원(간접 민주주의)이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아 비극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실장 탄핵추진 세력에게는 사과 거부가 앞으로도 헌법과 법률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표시로 비쳤던 것 같다. ●남윤 총장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는데 관권 선거의 증거가 나왔나.이해가 안 된다. ●이 변호사 어쨌든 선관위의 결정이 탄핵재판에서 결정적 자료가 될 것은 확실하다.대통령이 탄핵안 가결 이전에 사과했다면 상황이 바뀌었을까. ●이 실장 사과하지 않은 것이 향후 법을 지킬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편의적으로 해석할 소지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남윤 총장 친인척 비리와 현 사태에 대해 포괄적으로 사과했다.정치적인 사과는 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이를 두고 대통령이 질서를 지키지 않겠다는 뜻으로 생각지는 않는다.선관위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얘기도 했다.야당에서는 사과 거부를 문제삼았는데 뒤집어 생각해보자.대통령이 사과했다면 탄핵소추 발의를 포기할 정도로 가벼운 사안으로 탄핵했다는 말인가. ●이 변호사 이번 사태는 되도록 빨리 해결해야 한다.문제는 헌재의 절차다.간단치 않은 재판절차를 감안하면 국민들의 기대만큼 빨리 결론내기는 어렵다.자칫 졸속재판이라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남윤 총장 법리적인 판단과 시대정신,국민여론 등을 고려해 신속하게 기각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 실장 현재로선 탄핵반대 여론이 높은데 탄핵추진 쪽에서는 앞으로 국민을 설득할 여지가 있다.법리적으로는 탄핵될 것이다. ●이 변호사 재판에 영향을 미칠 만한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재판이 끝날 때까지 촛불시위를 계속하겠다는 것이 바람직한가. ●이 실장 모두 자중해야 한다.이는 헌재의 공정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기도는 없어야 한다. ●남윤 총장 촛불시위는 정치적 견해가 아니라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시다.정치적인 의견은 배제돼야 하지만,국민의 의견은 알아야 한다.법의 정의도 국민의 지지 속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변호사 의사표시는 당연하지만 그것이 커지면 국론분열이 심화되는 심각한 사태로 발전할 수 있다.헌재 재판관들은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려고 노력한다.그러나 재판관들은 대통령과 대법원장,국회에서 각 3명씩 지명되기 때문에 정치적 색채가 있을 수밖에 없다.외부에서는 이를 우려한다. ●이 실장 헌재 재판관이 그 추천권자에 따라 선입견을 가지고 재판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이 변호사 헌재 재판관 시절의 경험을 말씀드리면 야당 추천 재판관은 야당 입장을,여당 추천 재판관은 여당 입장을 고수하기도 했다.이는 과거의 일이고,지금은 다 희석됐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심각한 문제다. ●남윤 총장 예전에 시민단체에서도 헌재 재판관을 임명할 때 추천권을 달라는 운동을 벌인 적 있다. ●이 실장 중립성에는 별 문제 없을 것이다. ●이 변호사 탄핵소추 재판은 형사소추 절차에 준하기 때문에 법정변론이 열린다.이 때 피소추인인 대통령이 직접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지,대리인이 나와도 되는지의 문제가 있다.향후 재판 과정에서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다. ●이 실장 본인 출석은 안 해도 될 것 같다.쟁점도 이미 알려져 있다. ●이 변호사 미 클린턴 대통령은 성추문에 따른 탄핵에서 우리의 헌재에 해당하는 상원에 출두했다. ●남윤 총장 구두변론이 공개되기 때문에 대통령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변호사 헌재 재판에서는 국회 법사위원장인 김기춘 한나라당 의원이 검사 역할을 맡는다.그러나 총선 이후 여야의 위치가 뒤바뀌면 법사위원장도 바뀔 수 있다.개인적 생각으로는 탄핵재판에서 검사의 역할은 중요하지 않을 것 같지만 총선일정과 심리종결 시기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남윤 총장 헌재 심리 자체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헌재의 결정이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총선 이후에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 변호사 탄핵사유로 넘어가 보자.헌법은 대통령의 직무집행에 ‘헌법과 법률을 위배했을 때’로 규정한다.학계 다수 의견은 ‘중대하고 명백한 위법’의 경우만을 탄핵사유로 인정한다.이른바 행위와 처분의 비례원칙이 문제가 된다. ●이 실장 노 대통령의 법 의식이 너무 자유롭다.탄핵사유가 된 선거법 위반 사례는 대통령의 이같은 의식을 드러내는 한 징표다.단순하게 봐서는 안 된다. ●남윤 총장 탄핵사유가 중대하고 명백하다고 보지 않는다.과거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은 사실상 국민에 의해 탄핵당한 것과 마찬가지다.이번에도 정당성을 갖추려면 노 대통령이 중대한 위법행위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실장 여러 차례 발언이 누적돼 중대한 위법행위가 된 것이다.탄핵반대 쪽에서는 탄핵추진 쪽에 대해 기본적인 불신이 있다.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쿠데타를 했다고 하는데 옳지 않다.기득권은 이미 여야 모두 누리고 있다.탄핵추진 세력도 이유와 명분이 있다. ●남윤 총장 국민들은 오랜 세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했다.그러나 정치권이 이렇게까지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그동안 민주주의가 성숙했다고 본 것이 지나친 낙관론이었다.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불리해지자 탄핵을 추진한 것 아닌가.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노 대통령을 지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발전시킨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 때문이다.이를 제대로 봐야 한다. ●이 변호사 일부에서는 국회의원도 국민이 뽑았고,국민을 대표하기 때문에 국민 절대 다수가 탄핵에 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일부 세력이 작당한 것인지,국민 대다수가 지지한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이 실장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이상이 내린 판단이다.일부 세력의 작당으로 이뤄질 수 없다. ●남윤 총장 물론 국민이 국회의원을 뽑았지만 국민이해를 대변하지 못하고 국민을 분노케 할 정도로 부패했다.16대 의원들이 당선 당시의 정신을 아직 갖고 있는지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진정 국민을 대변했다고 볼 수 없다.다수결을 빙자한 폭거다. ●이 변호사 최대공약수를 뽑아보자.자유로운 견해표시는 당연한 언론의 자유이지만 너무 과격한 행동으로 재판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좋지 않다.국민분열로 혼란이 가중되지 않도록 성숙한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양측 모두 나름대로 정서가 있겠지만,차분히 헌재의 결과를 기다리자.그것이 법치주의를 뿌리내리는 길 아니겠는가. 정리 김재천 박지연기자 patrick@˝
  • [탄핵정국-헌재 움직임] ‘탄핵심판’ 총선전엔 안날 듯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맡은 헌법재판소가 어느 때보다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헌재는 휴일인 14일 헌법연구관 5명으로 별도의 탄핵심판 전담연구반을 구성했다.김승대 연구부장 등 전담연구반은 이날 일찌감치 출근해 독일·일본 등의 사례를 수집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외국인을 포함한 박사급 연구인력 등도 연구반을 돕고 있다. 헌재 관계자는 “평의는 격주 목요일에 열리는데 첫 평의에서 변론기일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선관위·국회·법무부와 청와대에 제출을 요청한 의견서 및 답변서가 빨리 들어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또 “이 사건의 경우,평의라는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재판관들이 수시로 의견교환을 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절차적인 문제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대통령 탄핵심판이 헌정 사상 처음인 만큼 실수가 벌어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이다.헌재가 우려하는 것은 탄핵심판의 경우 구두 변론이 원칙인 까닭에 변론기일이 지정돼 노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했을 때의 상황이다.경호 등의 세심한 부분까지 검토하고 있다. 탄핵 여부 결정이라는 가장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특히 최종결정 시기에 대해 윤영철 소장이나 주심인 주선회 재판관 등 재판관들은 굳게 ‘입’을 닫고 있다.통상적으로 논란이 큰 사건의 경우,10여차례의 평의를 거쳐 최종결정까지 빨라야 7∼8개월씩 걸리던 것과는 달리 헌재 스스로 신속한 사건 진행을 위해 관련 절차를 앞당기고 있어 선고가 다소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그러나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 오후 2시 선고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빨라도 총선이 끝난 다음달 29일 이후에야 최종결정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한편 지난 98년 김종필 당시 총리서리 임명을 둘러싼 권한쟁의 심판 사건의 경우 심판 청구가 제기된지 17일만에 첫 변론이 열리고 4개월여만에 결정이 나왔다. 박홍환 구혜영기자 stinger@˝
  • [盧탄핵안가결-국정운영] 우리당 의원 전원 사퇴서

    열린우리당은 12일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3·12 의회 쿠데타’로 규정하며 분노와 참담함,울분을 감추지 못한 채 향후 대응책을 마련했다. 우리당 소속 47명 의원 전원은 이날 의원직 총사퇴서에 서명한 뒤 김근태 대표와 정동영 당 의장 등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사에 비상대책기구를 꾸려 전 당직자,총선 출마자 등과 함께 ‘헌정수호 국민운동’을 벌일 것을 결의했다.국회법상 의원직 사퇴는 회기중일 경우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고,폐회 중일 때는 국회의장의 허가를 받게 돼 있다. 김 대표는 “합법적 외피를 쓴 의회 쿠데타로 5·16과 12·12의 군부 쿠데타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독재에 맞서는 각오로 국민들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정동영 의장은 조순형 민주당 대표의 4당 대표회담 제의에 대해서는 “만나서 대화하자고 읍소할 때는 필요없다고 하더니…,3당 대표끼리 만나서 합당하기 바란다.”며 단호히 거절했다.정 의장은 “5공의 후예들인 한나라·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의회 쿠데타를 자축했는데 이는 거대한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우리당은 국정안정세력으로서 쿠데타세력에 맞서 총력투쟁으로 대통령직을 다시 살려내겠다.”고 말했다.또한 모든 법률적 대응도 강구하기로했다.이날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기표소 바깥에서 공개투표하며 ‘무기명 비밀투표’가 지켜지지 않은 점,국회의장이 투표종결을 미룬 점,한나라당 홍사덕 총무가 투표를 채근한 점 등을 이유로 법원에 탄핵소추안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낼 예정이다.투표가 ‘원천무효’란 주장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탄핵정국 어디로] 盧 ‘총선 심판’ 발언 시민단체·학계 반응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지지와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일부 발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됐다.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는 ‘총선을 통해 심판을 받겠다.’는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함께하는시민행동은 논평을 내고 “총선에서 신임 여부를 묻겠다는 것은 총선 본래의 취지에는 맞지 않지만 혼란을 종결짓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라면서 “하지만 어떤 기준에 따라 재신임 여부를 판단할지 분명히 밝히지 않아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고 밝혔다. 반면 고계현 경실련 정책실장은 “총선을 어떻게 재신임의 도구로 삼을 수 있느냐.”면서 “야당의 탄핵안도 바람직하지 않지만,국민의 사과 여론이 있으면 사과를 했어야 하는데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학계에서는 대통령의 ‘총선 심판’ 발언을 법적인 문제보다는 정치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정태호 경희대 법대 교수는 “정치적인 의미만 가질 뿐 법적으로는 어떤 구속력도 없다.”고 말했다.하태훈 고려대 법대 교수는 “불법자금문제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만 개혁으로 깨끗해져 가는 과정이므로 순수한 법적 평가보다는 정치적 평가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영규 이세영기자 whoami@˝
  • 송두율 15년刑 구형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오세헌)는 9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4부(부장 이대경)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논고를 통해 “피고인은 73년 노동당 입당 이후 30년간 북한의 지령에 따라 대남 공작활동을 벌여왔다.”면서 “국가보안법이 적용돼 기소된 최고위급 인사인 데다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최후진술에서 “국보법은 지상유일의 분단국가가 통일된 민족국가로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는 반통일적 장애물”이라면서 “학문적 양심에 따른 학술활동을 시대착오적 법률로 재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검찰은 “피고인은 91년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임된 뒤 ‘경계인’이란 가면을 쓰고 주체사상을 남한사회에 전파하는 대남공작활동을 펼쳐왔다.”면서 저서·기고문 작성과 남북학술대회를 사례로 들었다.이어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명언을 들어 검찰은 “피고인은 남파공작원으로 남한 주요인사를 암살하진 않았지만,선전·선동 활동으로 우리 사회에 더 많은 해악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송 교수 변호인단은 이날 “황장엽 북한 전 노동당비서도 ‘외국인이 정치국 후보위원이 될 순 없다.’고 진술한 데다 국정원 자료에서도 북한은 ‘김철수’란 이름을 외부인사를 부를 때 흔히 사용했다.”며 정치국 후보위원이란 증거 또한 발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송두율교수 최후진술문 존경하는 재판장님 국내외의 지대한 관심 속에서 진행된 이번 재판에 많은 노고를 기울여주신 재판부에 우선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씀 드려 여러 재판 과정을 거쳐 지금에까지 이른 저의 심정은 여러 가지로 착잡합니다. 한편으로는 악몽 같기만 했던 지난 일이 일단 끝난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분단시대를 뒤로하고 이제 바야흐로 통일시대로 접어들었다고 기뻐하며 가슴 가득 희망에 부푼 많은 분들에게 이번 재판의 결과가 어떤 의미를 던질 것인지를 가늠해보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가 보안법의 실체 외국 땅에서 40년 가까이 살아온 저로서는 지금까지 ‘국가보안법’ 하면 겨우 ‘반국가단체’, ‘고무-찬양’, ‘잠입-탈출’, ‘회합-통신’과 같은 단어정도를 연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넉 달 넘게 ‘국정원’ 조사로부터 시작해서 검찰의 심문조사를 거치며 지금까지 숨 가쁘게 이어져온 수 차례에 걸친 재판 과정을 통하여, 저는 ‘국가보안법’의 실체를 몸으로 터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국가보안법’을 저에게 적용하려는 검찰의 시도가 얼마나 심각한 모순을 안고 있는가 하는 것을 저의 변호인단 측에서 법적으로 충분히 지적했기 때문에 그것을 재차 여기서 반복할 필요를 느끼지는 않습니다. 그 대신 ‘국가보안법’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에 대해서는 짧은 언급이나마 절실한 듯이 보입니다. 여러 가지 가운데 우선 두 문제만 지적하고자 합니다. 베를린 시의 중심에 있는 쇠네베르거 우퍼(Schoeneberger Ufer) 거리에는 재독 ‘대한민국’ 대사관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부터 자동차로 겨우 10분 정도 떨어진 글린카 거리(Glinkastrasse)에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대사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외국인이 평양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이 대사관을 방문하여, 입국사증의 신청 등 필요한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그런데 검찰의 ‘공소장’은 제가 이 대사관을 방문한 것이 “국가를 참칭한 반국가단체가 지배하는 지역”으로 들어가 ‘반국가단체’의 성원과 ‘회합-통신’한 죄를 범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식으로 말한다면 지금 평양에 상주하는 독일대사관 직원들은 모두 ‘국가보안법’의 위반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서울에 있는 괴테 문화원(Goethe-Institut) 원장은 평양에 있는 괴테 문화원의 ‘독서실’을 함께 관장해야 하기 때문에, 자주 평양을 방문해야 합니다. 검찰의 논리를 따른다면 이러한 행위 역시 당연히 ‘잠입-탈출’ 죄를 범한 것이 됩니다. 그래서 제 사건을 보고 충격을 받은 독일인들은 한국이 드디어는 ‘국가보안법’을 독일에까지 수출하려 하느냐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합니다. 뿐만 아니라 16년 전에 제가 독일말로 쓴 책의 내용을 문제삼아 역시 ‘국가보안법’에 저촉되는 양 검찰이 논리를 세우는 것을 보고 모두 아연실색하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매년 10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국제 도서박람회(Buchmesse)’가 열립니다. 이 행사기간 1871년 독일제국헌법을 제정 통과시킨 제국의회가 열렸던 파울교회(Paulskirche)에서는 인류문화의 지적보고인 책을 통해서 평화에 기여한 인사에게 유명한 평화상(Friedenspreis)도 수여됩니다. 내년 2005년에는 한국이 이 박람회 측에서 특별 선정한 ‘손님나라’(Gastland)가 되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해서 ‘고금상정례문’이나 ‘직지심경’등을 인쇄해서 인류문화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문화 국에 대한 당연한 예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나라임에도 아직도 사상 관련 저술에 중세 때나 가능한 마녀 사냥 식의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는 반문화적인 현실을 이 세계는 어떻게 이해하겠습니까? 오늘의 세계는 문화를 존중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데도, 우리의 공안 검찰은 이러한 반문화적인 작태를 태연히 자행함으로써 한국의 국위를 너무나도 심각하게 실추시키고 있습니다. 검찰은 ‘실정법’이라는 이유를 들어 ‘국가보안법’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법은 지상유일의 ‘분단국가’가 통일된 민족국가로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반통일적 장애물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법은 세계화의 기치아래 ‘세계 시민사회(Weltbuergergesellschaft)’를 지향하는 오늘의 국제적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습니다. 제가 가르치고 있는 대학이 있는 뮌스터 시에는 ‘30년전쟁(1618~48)’을 종결시킨 ‘베스트팔리아 평화조약(Westfaelischer Friedensvertrag)’이 체결된 회의실에 아직도 보존되어 있습니다. 근세 국제법적인 의미에서 최초의 평와 조약이라고 불리우는 이 평화조약의 정신은 칸트의 ‘영구평화론(Zum ewigen Frieden)’을 거쳐 나치 독일을 피해 미국에 망명, 법을 통한 평화를 설파해서 초국가적인 평화기구인 UN의 설립정신에 기여한 한스 켈젠(Hans Kelsen)의 법철학의 근간을 이루었습니다. 민족국가를 기초로 해서 국성 이러한 평화개념은 이제 민족 국가의 국경개념을 희미하게 만드는 ‘세계화’의 과정 속에서 국가대신에 ‘시민사회’에 근거한 보다 보편적이고 사해동포적인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탈현대적(postmodern)인 법 이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은 ‘남북기본합의서’가 이미 밝히고 있는 원칙, 즉 남북은 통일을 지향하고 있는 ‘특수한 관계’도 인정치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위에 말한 ‘베스트팔리아 평화조약’이 전제하고 잇는 국민 , 국토, 그리고 주권이라는 기본요건마저 무시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17세기 중반의 법 이해수준에도 훨씬 못 미치는 법 아닌 법입니다. 나의 ‘통일철학’ 그러나 저는 이 기회에 -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심정으로 - 이러한 ‘국가보안법’이 이해하려고 시도하지도 않고 또 이해할 수도 없는 저의 통일 철학의 핵심을 간략히 밝히고자 합니다. 통일 문제를 말할 때, 언제나 저는 제일 먼저 ‘상생(相生)’의 원칙을 강조해 왔습니다. 불교적 용어로 이해되고 있는 ‘상생’은 ‘연기(緣起)’라는 개념을 전제합니다. 즉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는 이 가르침은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의 민족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는 ‘남이냐, 북이냐’라는 양자택일의 논리가 아니라 ‘남과 북’이 공유하는 관계를 중시하는 논리로서, 저는 큰 대나무와 저 작은 대나무가 실은 땅속에서 뿌리를 통하여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비유를 들어 이 관계를 설명합니다. 1989년 봄, 비엔나에 있는 유명한 ‘문학의 집(Literaturhaus)’에서 행한 ‘탈현대의 고고학(Zur Archaelogie der Postmoderne)’이라는 강연에서 저는 대나무와 도토리나무의 비유를 들어 현대의 인식론적인 문제를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어미 대나무(母竹)로부터 뿌리가 옆으로 퍼지면서 일정한 거리에 죽순이 나오는데 이들이 서로 연결되어 번식하면서 무성한 대나무밭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도토리나무는 도토리가 땅에 떨어져 떡잎이 나오고 어느 정도 성장하지만 어미 도토리나무의 무성한 잎의 그늘 때문에 이 어린 나무는 자라지 못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죽습니다. 대나무는 ‘관계철학’, 도토리나무는’주관철학’을 각각 상징합니다. 또 ‘관계철학’은 ‘상생’을, ‘주관철학’은 나만이 옳다는 ‘아만(我慢)’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상생’의 원칙에 입각할 때, 비로소 남과 북은 서로를 ‘자기 속의 타자(他者)’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가능하게 됩니다. 남과 북이 똑같다면 이미 통일이 이룩된 상태일 것이고, 남과 북이 완전히 다르다면 통일이야기를 꺼낼 필요조차 없는 상황일 것이기 때문에,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은’ 남북은 긴장 속에서도 계속 줄기찬 여유를 지니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태도는 통일을 어떤 ‘사건’이 아니라, 끊임없이 전개되는 ‘과정’으로서 바라보는 훈련을 요구합니다. 왜냐하면 반세기 이상 서로 이질적으로 형성되어온 남북의 체험공간은 서로의 기대 지평을 달리 만들어 왔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라는 ‘과정’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서로가 ‘주인’과 ‘종’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는 그리하여 서로의 관점을 바꾸어 보는 ‘합리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폭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평화적 수단을 통해 갈등을 해결한다는 이러한 원칙을 우리의 현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분명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비록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체제의 수립이라는 ‘적극적’ 의미의 평화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전쟁이 없다는 의미에서는 ‘소극적’인 의미의 평화 정도만이라도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 오늘의 한반도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상생’, ‘자기 속의 타자’, ‘과정’, ‘합리적인 대화’ 그리고 ‘평화’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제 스스로의 ‘통일철학’의 실현을 위해 ‘배제하고 동시에 통합하는 제3의 무엇’을 지향하고자 하는 ‘경계인’의 삶을 “기회주의적”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제 뇌리 속에는 초기 불교의 성전 ‘쌍윳따 니까야’의 함축적인 비유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즉, 흰 소와 검은 소가 서로 묶여 있는 것을 보고, 대개는 검은 소가 흰 소에, 또는 흰 소가 검은 소에 묶여있다고 보는데, 사실은 이 두 소를 서로 묶고 있는 것은 단지 ‘끈’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남과 북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 비유는 남이 북에게, 또는 북이 남에게 묶여 있는 것으로 보기보다는, 이 남북의 ‘사이’를 생각해보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 남북을 가르는 휴전선이라는 ‘제3의 공간’이 전 한반도로 확장된다면, 위에서 지적했습니다만, 전쟁이 없다는 뜻에서의 소극적인 평화 정도는 가능하다는 발상으로 통하기 때문입니다. ‘경계인’의 의미 37년 만에 ‘경계인’으로서 제 조국 땅을 밟으면서, 저는 ‘조직 사회학’에서 종종 거론되는 다섯 마리 원숭이에 대한 우화를 생각했습니다. 원숭이 사육사가 매일 아침 나무 꼭대기에 신선한 바나나를 매달고, 그 근처에 전류를 통하게 했습니다. 첫 번째 원숭이가 바나나를 따먹으려고 나무에 오르다가 흐르는 강한 전기에 놀라 곧 포기했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 원숭이도 흐르는 강한 전기에 놀라 연이어 포기했습니다. 이튿날 새롭게 우리 안에 들어온 다섯 번째 원숭이가 걸려있는 바나나를 보고 나무에 오르려고 하자 이미 혼난 경험이 있는 네 마리 원숭이가 다 나서서 그를 말렸습니다. 그러나 이 다섯 번째 원숭이는 이 만류를 뿌리쳤습니다. 사육사가 이미 전류를 끊었는데도 네 마리 원숭이는 그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이 우화는 지식의 역할이 사회에서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드러내고자 한 것입니다. 즉 ‘지식은 조직을 멍청하게 만든다(Intelligenzmacht Organisation dumm)’는 역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회를 항상 깨어있게 하는 지식은 기존의 선입견을 파괴하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이른바 ‘달리 생각하는 사람들(Andersdenkender)’을 요구합니다. 국가보안법을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국가정보원’과 ‘공안검찰’ 및 이른바 ‘거대 언론’,그리고 이에 덧붙여 기존의 선입견을 ‘지식’으로 포장하고 확대 재생산시켜온 이른바 ‘지식인들’이 바로 위에서 지적한 네 마리 원숭이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그러나 저는 동시에 이 사회를 항상 깨어있게 만드는 많은 ‘달리 생각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다섯번째 원숭이는 ‘해방 이후 최대간첩’이니 ‘말 바꾸는 지식인’이라고 저를 매도하는 네 마리의 원숭이가 벌이는 그 시끄러운 굿판(Affentheater) 속에서도 달리 생각하고 행동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회를 건강하고 새롭게 만드는 지식체계의 구성은 사실 그리 간단치는 않습니다. 특히 사회의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이를 예방하는 문제는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복잡해질수록 더욱 어려운 과제로서 등장합니다. 또한 ‘위험사회’니 ‘보험사회’니 하는 말처럼, 위험이 항시적으로 도처에 도사리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한 우리들의 감각이 둔화하기 때문에 위험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생태철학자 그레고리 베이트슨(Gregory Bateson)은 재미있는 비유를 들어 설명합니다. 개구리를 미지근한 물에 넣어 점차적으로 조금씩 온도를 높여서 가열하면 이 개구리는 끊는 물 속에서 그만 죽습니다. 그러나 만약 끊는 물에 개구리를 집어넣으면 이 개구리는 펄쩍 뛰어 밖으로 도망치려고 시도합니다. 이 비유는 분단 시대를 오래 살아온 우리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국가보안법’이 민주화 진전에 따라 유명무실하게 되었다고 믿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저의 입국을 전후해서 생긴 소용돌이는 분명히 큰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민족분단을 확대 재생산해온 우리의 의식구조 속에서 제 문제가 충격적이라면, 저는 차라리 이 충격이 지속적이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놀라게 했던 모든 사건도 곧 잊혀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또 한번의 가능한 충격을 곧 있을 재판의 결과에서 기대해 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네 마리 원숭이가 벌였던 그 시끄러운 굿판이 결국 도깨비장난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몰고 올 또 한번의 충격을 기대해 봅니다. 그러한 충격은 우리의 정신적 위기상황을 적극적으로 깨닫게 하는 일종의 ‘정신 생태학(Oekologie des Geistes)’을 가능케 할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이러한 ‘정신생태학’은 자연환경을 문제시하는 ‘생태학’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저의 문제를 계기로 해서 분단된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서로 화해할 수 있는 그러한 아름다운 나라로 한 걸음 더 다가섰으면 하고 저는 바랍니다. 최후진술을 마치면서 저는 부모가 난 땅을 난생처음 밟았다가 기대가 실망으로 뒤바뀐 엄청난 충격을 경험했던 저의 자식들이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거는 기대도 같은 맥락이라고 믿습니다. 이 나라가 깨어있고 또 건강해서 바로 그 때문에 사랑할만하다는 확신을 불러일으키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판결을 저의 가족들이 기다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민족과 세계를 함께 생각하면서 걸어온 지난 40년 가까운 학자생활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轉機)를 맞아 또 한번 비상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는 그러한 재판의 결과를 기대합니다. 온 나라와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재판부의 미래지향적인 판결에 희망을 걸면서 저의 최후진술을 경청해주신 재판부에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2004년 3월 9일 송두율 ˝
  • [여학생 교복선택 논란] 치마나 바지 편한대로 입었으면…

    ‘낮은 소리’는 사회의 그늘진 곳의 목소리를 담고 있습니다.다수의 큰 목소리에 가려,외면되고 있는 소외층의 목소리를 드러내 보이려는 것입니다.방치할 경우 사회의 대형 갈등요인으로 번질 수 있는 사안을 미리 공론화함으로써 대안을 모색해보자는 것입니다.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제보를 기다립니다.서울신문 편집국 사회교육부(02)2000-9173,www.seoul.co.kr 또는 www.kdaily.com으로 연락 주십시오. “여학생 교복은 치마라는 등식은 여학생을 두번 죽이는 거예요.” 최근 여성부가 여학생에게 치마만 입도록 하는 것은 성차별 소지가 있다며 시정권고한 것과 관련, 논란이 일고 있다.여학생에게 치마만 입도록 제한하는 것은 편견이라는 견해가 우세한 상황이지만,성차별 문제를 거론하며 여학생들에게 바지 교복을 입도록 강제하는 것은 일종의 피해의식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그러나 일선 학교에서는 여전히 바지 대신 치마 교복을 고집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여학생=치마 교복’은 고정관념 지난 1986년 정부의 교복 자율화 조치 이후 지금은 학교 수만큼이나 많은 종류의 교복이 있다. 하지만 여학생들이 바지 교복을 입은 모습은 여전히 ‘가뭄에 콩 나듯’ 찾기가 어렵다.학칙으로 치마만 입도록 강제하는 학교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데다,치마와 바지를 선택할 수 있더라도 사실상 치마만 선택하는 학교도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여성부가 지난해 말 실시한 ‘중·고등학생 교복착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학생이 재학중인 전국 4036개 중·고교 중 ‘규정상’ 치마만 허용하는 학교는 2181곳(54%),치마와 바지를 선택할 수 있는 학교 1715곳(42%),교복을 입지 않는 학교 140곳(4%) 등이다. 여성부 조신숙 조사관은 “성장기 여학생들에게 치마만 입도록 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의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성별에 따른 차별적 감정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양성평등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는 치마를 입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치마만 입는 학교에서는 이같은 부분에 대한 문제 의식없이 ‘관행적으로’ 치마를 입어왔다는 게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실제 S여중의 학생부장은 “교복의 디자인과 색상 등을 고르기 위해 고민은 해봤지만,학생들에게 바지를 입혀야 할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까닭에 여성부는 최근 여학생에게 치마만 입도록 하는 것은 남녀차별 소지가 있다며 각 시·도교육청에 시정권고했다. ●“남학생은 바지,여학생은 치마를 입어야 한다는 편견을 버려” 치마 교복이 갖는 제약은 단순히 정신적 측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활동성과 실용성 등까지도 포함한다는 지적이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 송곡여고의 경우 86년부터 줄곧 치마와 바지를 함께 입을 수 있도록 허용해 왔다.정미화 학생부장은 “학생들의 건강문제 등을 고려해 의견 수렴을 거친 뒤 겨울철에는 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교복의 디자인과 색상 등은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는 만큼,활동성과 실용성 등이 강조되는 추세를 고려할 때 특정 스타일의 옷을 고집할 명분은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여학생들의 교복 선택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안정선 남녀차별개선위원회 위원은 “교복을 통해 학생이라는 신분만 구별할 수 있으면 충분한데 구태여 성적 구분까지 할 필요는 없다.”면서 “더군다나 교복 결정과정에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의사가 중요하지만,이같은 과정이 생략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학교의 전통을 교복에서 찾는 것은 옛 생각일 뿐 이제 교복 선택 문제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여학생이 남학생처럼 바지를 입어야 한다는 피해의식을 버려” 반면 각급 학교에서 교복 선택 등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있는 만큼 특정 사안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특히 수십년째 치마 교복만을 고수해 온 일부 여학교는 치마 교복이 선뜻 바꾸기 힘든 ‘전통’이라는 입장이다. L여고 김모 교감은 “치마가 바지에 비해 아름답고 여성스러운 면을 부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학교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교복을 일부에서 바꾸라고 해서 쉽게 바꿀 수 없으며,시일을 두고 신중을 기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특히 바지 교복을 허용해 달라는 학부모나 학생들의 요구가 없는 만큼 현재로선 (바지 교복 허용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익명을 요구한 한 여학교 학생부장은 “요즈음 학교 분위기는 자유스러울 뿐만 아니라,학생들의 의사표현방식도 다양화됐기 때문에 교복이라는 물리적 환경이 학생들의 의식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면서 “치마 교복이 갖는 성차별적 요소를 거론하며 여학생들에게 바지를 입혀야 한다는 주장은 일종의 피해의식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학교운영위가 최종결정 교복은 학생과 학부모,교직원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학교별로 구성돼 있는 학교운영위원회가 학칙 개정 등을 통해 최종결정토록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복의 착용 및 선택 여부를 강제할 수는 없지만,각급 학교에 학칙 개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요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학교운영위가 졸업생을 보내고,신입생이 들어온 직후인 3∼4월에 소집된다.즉 ‘여학생=치마 교복’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앞으로 1∼2달 동안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며,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과 노력도 필요한 시기인 셈이다. 장세훈 이유종기자 shjang@˝
  • 경제5단체 대국민 사과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10일자 조간신문에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경영 활동에 전념해야 할 기업인들이 불법 정치자금과 관련,실망과 좌절을 안겨드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면서 “앞으로 정치권,경제계,국민 모두가 투명하고 돈 적게 쓰는 정치개혁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계는 경제현실을 감안해 수사가 종결된 기업인에 대해 사법처리를 최소화하기로 한 검찰의 결단을 환영하며 수사가 남은 기업에 대해서도 관대한 처분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적극적인 투자로 청년실업 해소,산업경쟁력 강화,산업평화 정착,대기업·중소기업간 협력관계 강화,사회봉사 확대 등을 약속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檢, 동부·부영회장 영장검토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대선 때 정치권에 직접 불법자금을 제공했거나 비자금 조성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가 있는 재벌 총수는 형사처벌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안대희 중수부장은 “주로 그룹 본부장급이 처벌되겠지만 불법자금을 직접 제공했거나 직접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총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 “그러나 기업 총수가 불법자금 제공 사실을 사후에 보고받았다면 법률적으로 처벌이 곤란하다.”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에 불법 대선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이중근 부영건설 회장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한나라당 김영일 의원과 서정우 변호사에게 10억원씩 20억원의 불법자금을 제공토록 지시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서청원 의원에게 채권 10억원을 직접 건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은 불구속 기소할 것을 검토중이다. 검찰은 그러나 불법자금 제공 사실을 사후에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나 사후보고조차 받은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건희 삼성 회장 등에 대해서는 4·15총선 이후 수사가 종결되면 형사처벌 여부를 최종 결론짓기로 했다. 검찰은 또 삼성이 한나라당에 제공한 채권 300억원과 현금 40억원 외에 50억원이 추가로 더 지원됐는지 여부와 함께 노무현 후보 캠프에 제공된 30억원 외에 추가 불법자금이 더 있는지 계속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효성그룹이 대선 때 최돈웅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잡고,효성의 불법자금 제공 의혹에 대해 전면 수사에 나설지 여부를 검토중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비비안·­비너스 브라광고戰-송혜교·­장진영 톱스타 대결

    비비안·­비너스 브라광고戰-송혜교·­장진영 톱스타 대결

    국내 양대 여성 언더웨어 업체인 비비안과 비너스의 모델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외국인이나 속옷 전문모델이 아닌 ‘톱스타’를 내세운 한판승부다. 비너스 ‘메모리 폼’브라는 이번달부터 도회적인 세련된 이미지를 자랑하는 장진영을 모델로 내세웠다.영화 ‘싱글즈’ 등을 통해 외모와 연기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을 듣는 몇 안되는 여배우로,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란점을 높이 샀다. 물론 최근 노출 대신 이미지를 파는 속옷 광고 추세에 맞춰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나오지만 매혹적인 라인을 숨기지는 못한다.숨어 있는 ‘군살’ 때문에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거쳐야 하는 일부 모델과 달리 완벽한 몸매를 자랑했다는 후문이다. 비비안 ‘슬리밍브라’는 전편인 ‘히든브라’에 이어 송혜교라는 대형스타를 앞세워 여심과 남심을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가슴선을 강조하긴 하지만 워낙 노출을 꺼려 광고만 봐서는 브라광고인지 알아채기 힘들 정도다. 지난 2000년 김규리(비너스)와 한채영(비비안)으로 시작된 두 회사의 모델 경쟁은 김민-김남주,고소영-김남주,고소영-한은정으로 고조됐다.지난해 하반기에는 비너스가 오승현·변정민·송선미·이선진·이영진 등 ‘슈퍼모델’ 5명으로 눈길을 끌자 비비안이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송혜교카드로 비너스의 물량공세에 맞섰다. 이번 장진영-송혜교 전은 사실상 톱모델 속옷 전쟁의 종결편.이들의 인기만큼이나 광고에 대한 반응도 뜨거워 소비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가 업계는 물론 광고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류길상기자˝
  • 한나라 70억 유용여부 조사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한나라당이 삼성에서 받은 170억원의 채권 가운데 100억원 가량을 대선자금 수사 이후 삼성측에 되돌려준 정황을 잡고 수사중이다.검찰은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 부회장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삼성에 반환되지 않은 나머지 채권 70억원이 한나라당에 보관돼 있는지,유용한 사실이 있는지 추적중이다.검찰은 이 부회장을 금명간 다시 소환해 노캠프에 제공한 불법 대선자금이 있는지 캘 방침이다.그러나 현재까지는 삼성이 전·현직 임원 명의로 편법 지원한 3억원 외에 노 캠프측에 불법자금을 전달한 구체적 단서를 포착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8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나라당이 반환한 채권의 정확한 규모와 시기를 공개할 예정이다. 검찰은 일부 대기업에 대해서는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안대희 중수부장은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수사가 종결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공개하겠다.”면서 “삼성은 수사가 끝나지 않은 대기업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불법 대선자금 사건에 연루된 대기업 총수들의 처리 방향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그러나 총선을 감안,정치인에 대한 수사는 총선 이후로 유보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8월 롯데에서 불법 정치자금 3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여택수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 이날 사전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여 행정관에 대한 구속 여부는 8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검찰은 지난 3일 여 행정관에 대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수사연장특검 ‘빈손’ 마무리 수순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수사시한을 다음달 4일까지 30일 연장했지만 그동안 펼쳐놓은 수사를 하나씩 정리하는 수순을 밟는 형국이다. 특검팀은 썬앤문 그룹 감세청탁 의혹과 관련,“안희정(구속)씨에게 지나가는 말로 감세청탁을 했다.”는 문병욱 회장의 진술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안씨를 8일 소환,조사키로 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당초 의혹이 제기됐던 양평 골프장 사업 추진과 농협 사기대출 과정 등 썬앤문 그룹의 의혹에 대해 현재로선 정치권에 불법 자금이 흘러들어간 흔적이 없다고 보고 있다.이준범 특검보는 “불법자금을 받은 단서나 정황이 포착된 것은 아니지만 더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하겠다는 차원”이라고 밝혔다.이원호씨 계좌에서 발견된 사용처가 의심스러운 8800만원에 대해서는 사실상 ‘혐의없음’으로 결론내렸다.김진흥 특검은 성과없는 수사연장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시간이)얼마 안남았는데 이렇게 해서 잘 끝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수사종결을 향한 ‘연착륙’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재천기자˝
  • 황영기 우리금융회장 내정 안팎

    황영기 삼성증권 전 사장의 우리금융그룹 회장 입성은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파워’를 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의미를 지닌다.주택금융공사 사장 선임과정에서 청와대와 정치권측에 허(虛)를 찔린 재경부의 체면도 다소 살게 됐다. 우리금융 회장은 이 부총리의 취임 이후 처음 이뤄지는 금융기관장 본격인선이라는 점에서 금융계는 물론 관가의 이목이 집중됐다.황 전 사장은 삼성증권 사장 시절 ‘이헌재 펀드’(이 부총리가 민간인 시절 추진했던 사설펀드)의 주간사 업무를 담당했던 실무주역이다.이때문에 이 부총리가 황 전 사장을 민다는 소문이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설로 굳어졌다. 황 전 사장으로 거의 기운 듯 했던 승부에 이상기류가 감지된 것은 지난 4일.청와대와 정치권이 “특정재벌 출신을 선임할 경우 총선을 코앞에 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난색을 표시했다.유력후보들의 학맥·인맥 등을 둘러싼 잡음도 적지 않았다.재경부로서는 막판에 뒤집혔던 주택금융공사 사장 선임의 ‘악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이 부총리는 “특정재벌 출신 여부가 우리금융 회장 인선의 고려요인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맞섰다.최종결과는 이 부총리의 승리. 경위야 어찌됐든 ‘말발’이 먹혔다는 점에서 이 부총리는 경제수장으로서의 초기 장악력을 확실하게 다지게 됐다.번번이 밀렸던 전임 부총리와 대조되는 대목이다.그러나 ‘수렴청정설’ ‘금융민영화 과정의 삼성 역할론’ 등 어지러운 설(說)들은 부담스러운 점이다.황 전 사장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전광우 우리금융 부회장,김상훈 국민은행 이사회장이 모두 ‘이헌재사단’이었다는 점에서 ‘한번 쓴 사람은 다시 안쓴다.’는 이 부총리의 용병술도 다시한번 확인됐다. 안미현기자 hyun@˝
  • 경제 5단체장 대검 방문 “혼자오니 힘없어 같이왔다”

    경제계 대표 6명이 다시 검찰을 찾아 기업인 수사를 빨리 끝내고 선처해줄 것을 요청했다.‘압박성’ 단체 방문인 셈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5단체 회장단 6명은 5일 오후 3시쯤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를 방문,대선자금과 관련한 기업수사의 조속한 종결과 기업인에 대한 선처를 요청했다. 강신호 전경련 회장과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 등 회장단은 이날 송광수 검찰총장과 청사 8층 접견실에서 30분간 면담을 갖고 대선자금 수사의 장기화에 따른 기업활동의 애로사항을 설명하고 기업 관련 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11월19일과 지난달 18일에 이어 이번에 세번째로 송 총장을 찾아왔다. 강 회장 등은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들이 수사로 인해 투자 및 사업시행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기업의 국제 신뢰도에도 큰 문제가 있으니 선처를 바란다.”는 취지의 당부를 했다고 국민수 대검 공보관이 전했다. 이에 대해 송 총장은 “여러가지를 고려해 신중히 판단하겠지만 기업의 어려움 뿐 아니라 다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을 대동하고 대검청사를 찾은 강 회장은 면담에 앞서 취재진에게 “앞서는 혼자 왔지만 이번에는 ‘힘있는’ 분들을 더 데리고 왔다.”면서 “두번 세번 오면 더 잘 봐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 회장은 기업체 총수에 대한 사법처리 면제를 부탁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총수든 아니든 기업을 일으킨 분들이니 일을 할 수 있게끔 해달라는 것”이라고 답했고,‘잦은 방문에 검찰이 부담을 느끼지 않겠는가.’라고 묻자 “사람끼리 만나는 것인데 부담드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제 5단체 중 회장이 해외출장중인 대한상의와 한국무역협회는 김효성 부회장과 이석영 부회장이 대신 찾았다. 강충식기자˝
  • 檢·한나라 시소게임? 野 전면전 엄포에 ‘출구조사’ 철회

    4·15총선을 40여일 남겨 두고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야당과의 시소게임 속에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일선 지구당에 지급된 불법대선자금의 ‘출구조사’를 공언했던 검찰 방침이 야당의 반발 강도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인상이다.‘지나친 눈치보기’라는 지적과 함께 “검찰이 정치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검찰은 지난 1일만 해도 중앙당에서 1억원 이상을 받은 지구당을 선별,서면조사 정도는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대검 관계자는 “1억원 정도면 큰 돈인데 그 많은 불법자금을 어디에 썼는지 정도는 확인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소명방식은)한나라당 전용학 의원의 사례(해명서 제출)도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의 이같은 기류는 오래가지 못했다.2일 오전 한나라당이 ‘검찰과의 전면전’을 선언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급선회했다. 최병렬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검찰이 출구조사 범위를 1억원으로 정한 것은 법의 정의를 포기한 것으로,이런 식으로 나오면 이번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면서 “어떤 형태의 검찰 조사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며 국회를 소집,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홍사덕 총무는 3월 임시국회 소집 방침과 함께 송광수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 추진의 뜻도 내비쳤다.총선 자체를 보이콧하거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러나 안대희 중수부장은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격앙된 모습을 보이던 오후 2시30분 돌연 브리핑을 갖고 “출구조사를 총선 뒤로 미룰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검찰 관계자는 “수사 유보일 뿐 종결은 아니며,불법사용도 조사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둘러댔다. 검찰은 민주당 한화갑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도 보류했다.서울지검 특수2부는 오후 5시쯤 브리핑을 통해 “한 의원에 대한 구속 방침을 보류하고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등에 대한 고발사건과 함께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서울지검 관계자는 “지난 1월말 한 의원에 대한 영장이 청구된 뒤 경선자금과 관련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고,정 의장 등도 경선자금 문제와 관련해 고발돼 수사 중인 만큼 그 사건과 함께 처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검찰이 한 의원을 구속하려 하자 편파수사를 주장하며 노 대통령과 정 의장을 고발했다.민주당은 이날 대통령의 선거개입을 문제삼아 노 대통령 탄핵을 적극 검토하기로 하는 등 대여(對與) 공세의 강도를 한껏 높였다. 지난해 대선자금 수사 착수 이후 줄곧 성역없는 엄정수사를 표방해 온 검찰이 돌연 태도를 바꾼 데 대해 주변에서는 ▲정치권과의 충돌을 피하고 ▲총선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정쟁의 대상에서 벗어나려는 것 같다고 관측했다.검찰 스스로도 “출구조사는 총선을 앞두고 정쟁에 휘말릴 수 있어 총선 뒤로 미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의 최근 행적을 되짚어보면 불필요한 정쟁을 피하겠다는 뜻 외에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수사의 방향과 완급을 조절하고 있는 듯하다.한나라당 입당 의원들이 중앙당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이적료’로 성격 규정하며 소환조사를 검토하다 뒤로 미룬 것이나 박근혜 의원이 받은 2억원을 복당(復黨) 대가인 것처럼 흘린 점 등이 검찰 수사의 정치색을 말해 준다는 지적이다.야당 일각에서는 검찰의 태도 변화를 “노 대통령과 정 의장의 경선자금 수사를 총선 뒤로 미루려는 포석”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박대출 구혜영기자 dcpark@˝
  • 盧측근 불법자금 수수 안팎

    지난 대선 때 노무현 캠프측 인사 4∼5명이 롯데그룹측으로부터 수천만∼수억원을 받은 사실이 일부 확인되면서 노 캠프의 도덕성이 치명상을 입게 됐다.이같은 사실은 그동안 버티기로 일관하던 롯데가 검찰의 집요한 추궁에 자금 제공 내역을 털어놓으면서 드러났다.검찰이 지구당위원장에 대한 출구조사를 총선 이후로 유보한 것도 또 다른 쟁점으로 등장했다. ●대통령 측근비리 잇따라 적발 롯데그룹은 지난 대선을 전후해 노 캠프측 인사들에게 집중적으로 자금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대선 직전보다는 대부분 대선 이후에 집중됐다.우선 ‘좌(左)희정,우(右)광재’로 불릴 만큼 파워를 과시했던 안희정씨가 대선 때 롯데로부터 2억∼3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안씨는 대우건설 등 기업들로부터 20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된 상태다. 이날 롯데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소환 조사를 받은 여택수씨도 이미 대선 때 썬앤문측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은 바 있다.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지낸 최도술씨도 SK측으로부터 11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이광재씨도 썬앤문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안희정씨에게 전달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특히 노 대통령 측근인 S씨 등 2∼3명이 롯데 자금을 받은 혐의가 최종 확인되면 노 캠프측의 도덕성은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롯데를 상대로 불법 대선자금 제공 여부를 추궁하다 안씨와 여씨에게 자금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그동안 삼성,LG,현대차,SK,롯데 등 이른바 5대 기업들을 상대로 노무현 캠프에 대한 자금제공 여부를 집요하게 수사해 왔다.임직원 명의의 편법처리 외에는 불법자금 지원이 전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이번 롯데 수사를 통해 732억원 대 0이라는 5대 기업 수사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곤혹스러운 표정 청와대는 여택수 제1부속실 행정관(3급)이 검찰에 소환되고 다른 측근 수명이 불법 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윤태영 대변인은 “검찰수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내용에 대해 청와대가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지켜 보자.”고 말했다.박정규 민정수석은 사전에 여씨의 소환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다른 386 비서진은 “죽겠네요.”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여 행정관은 노무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혔다.그래서 웬만한 비서관보다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고 파워가 있었다는 게 청와대의 대체적인 평이다. 여 행정관은 2002년 대선 당시 노 후보의 ‘수행팀장’을 맡았으며,대통령 취임 후에도 같은 역할을 맡아 왔다.지난해 8월 양길승 제1부속실장이 ‘몰카’파문으로 중도하차한 이후 그 역할을 대행해 왔다.부속실장 대행을 하면서부터는 노 대통령을 수행하지 않았다. 여 행정관은 고려대 사학과 85학번으로 88년 고려대 총학생회 부회장을 지냈다.안희정씨의 소개로 지난 97년 국민회의 부총재였던 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출구조사 총선 이후로 미뤄 검찰이 대선 전 1억원 이상의 불법자금을 받은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유보했다.당초에는 서면조사를 통해 유용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었다.그러나 1억원 이상만 조사하기로 해 일률적으로 1000만원을 받은 민주당 지구당위원장은 조사대상에서 배제돼 형평성 시비가 불거진 상태였다.검찰은 단지 유보일 뿐 수사 종결은 아니라는 입장이다.검찰 관계자는 “불법모금을 수사하는 만큼 불법사용도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다만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쟁에 휘말릴 수 있어 지구당 출구조사는 대선자금과 관련이 없거나 사안이 경미한 사건과 함께 총선 이후로 조사를 넘기기로 한 것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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