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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기지국 신호는 오차범위 수백m… 흉악범 미행만 해선 검거에 한계

    [단독] 기지국 신호는 오차범위 수백m… 흉악범 미행만 해선 검거에 한계

    #1. 납치범이 7세 여아를 유괴한 뒤 가족에게 돈을 요구했다.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한 뒤 비밀리에 납치범에게 돈을 전달하기로 했다. 경찰은 납치범을 검거해 여아를 구출할 목적으로 돈가방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할 수 있을까. #2. 한 40대 남성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경찰에 전화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폭탄을 설치했고, 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한 시간 뒤에 이를 폭파하겠다’고 협박했다. 휴대전화 번호를 기초로 이 남성의 정확한 위치 추적이 가능할까. 답은 둘 다 ‘아니요’다. 현행법상으로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위치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불법이다. 두 번째 사례의 경우 휴대전화 발신 기지국 정보를 이용해 범인의 위치를 추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발신 기지국 기준으로는 오차 범위가 수백m에 달한다. 인구가 밀집된 서울 등 도시에서는 범인 검거에 큰 도움이 안 된다. 농촌이나 산간 지역 등에서는 1㎞를 넘기기 일쑤다. 검찰 관계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범인에게 위치추적기를 달아 쫓는 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면서 “직접 범인을 미행하다 보니 검거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수도권의 A경찰서 수사진은 관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경북 구미로 출동했다. 도망친 피의자의 휴대전화 사용 내역을 추적한 결과 구미의 한 기지국에서 발신 기록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기지국 근처는 유흥가였다. 모텔 등 숙박업소와 유흥주점 등을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검거에 실패했다.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 격이었기 때문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범인 검거를 위해 경찰 수십 명을 동원해도 기지국 발신 기록의 위치가 부정확해 허탕을 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귀띔했다. 인터넷에서 마약을 파는 판매상들은 대부분 실제 명의자와 사용자가 다른 ‘대포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휴대전화 가입자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부정확한 위치 정보로는 검거가 쉽지 않다고 일선에서는 하소연하고 있다.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용의자에 대한 GPS 위치추적이 가능해지면 강력범죄범 검거율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검찰 등은 기대하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이 처리한 살인, 강도, 방화, 성폭력 등 강력범죄 피의자 2만 8121명 중 1197명(4.3%)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이 내려졌다. 기소중지란 사건 관계자의 소재가 불분명해 수사를 종결할 수 없을 때 검사가 수사를 중지하고 수배를 내리는 처분을 말한다. 그만큼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검찰의 바람과 달리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불가피하다. 위치추적이 오·남용될 수 있다는 일부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야당 측 간사인 우상호 의원은 “흉악범을 검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법 개정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위치추적을 이용한 인권침해 등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세 달씩 걸리던 ‘금융 민원 처리’ 일주일 내로

    2~3개월씩 걸리던 금융 관련 민원 처리가 일주일 안팎으로 대폭 빨라질 전망이다. 수십 차례씩 무리한 민원을 반복하는 악성 민원은 특별조사팀을 신설해 별도 관리한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이런 내용의 ‘금융 민원·분쟁처리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에 접수되는 민원이나 분쟁 신고가 해마다 늘어나면서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사안도 정체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다. 앞으로 모든 민원은 해당 금융사와 소비자가 먼저 자율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최근 금융사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면서 금융사를 거치지 않고 금감원에 바로 접수되는 민원이 지난해 금감원 접수 민원의 94.7%다. 자율 조정에 실패한 민원은 유형별로 분류해 처리한다. 신속처리반을 새로 두어 과거에 조정 사례나 판례가 있는 경우는 7영업일 이내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악성 민원은 특별조사팀을 신설해 별도 관리하기로 했다. 특히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악성 민원을 판별하고 종결 처리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분쟁조정위원회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연임 제한이 없는 분쟁조정위 외부 위원은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도록 하고, 누설금지서약 등에 의무적으로 서명해야 한다. 금감원 부원장이 맡고 있는 분쟁조정위원장도 외부 인사가 맡게 된다. 오순명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민원이 많이 늘어난 금융사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이정재 피소, 법률대리인 “변제해야 할 채무액 없다” [공식입장 전문]

    이정재 피소, 법률대리인 “변제해야 할 채무액 없다” [공식입장 전문]

    이정재 피소, 법률대리인 “변제해야 할 채무액 없다” [공식입장 전문] 이정재 피소 배우 이정재가 “어머니의 억대 빚을 갚으라”며 민사소송에 휘말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정재의 법률 대리인인 법률사무소 동녘 측은 17일 “이정재 씨 어머니가 변제해야 할 채무액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동녘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상대방이 주장하는 채권 금액은 이미 변제된 금액이 포함되었거나 이정재씨 어머니가 서명한 약속어음에 기재된 금액이 모두 이정재씨 어머니가 변재해야 할 채무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이 또한 모두 변제됐고 상대방은 어머니를 대신하여 이정재로부터 돈을 받으면서 향후 민·형사상 일체 이의제기를 하지 않기로 해 2000년 9월 종결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방은 마치 이정재씨 어머니에 대한 형사고소를 하고 나서야 이정재씨가 나서서 어머니의 채무를 대신 변제하겠다고 했던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데, 기자가 그 주장을 그대로 받아 적으면서 오해가 발생하게 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상대방은 민·형사상 이의제기하지 않기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05년경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이정재 씨 어머니를 상대로 사기죄로 형사고소를 하였다가, 이미 해결된 사안임을 전제로 무혐의 처분되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동녘 측은 특히 “이정재 어머니가 이 사건 상대방에 부담하는 채무는 전혀 없다. 또한 이정재 씨가 어머니 대신 갚겠다고 나서서 어머니 채무를 인수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사자 일방의 주장만을 기사화할 경우 일반인들은 일방의 주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오인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정재 씨나 그 가족들의 명예가 지켜질 수 있도록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동녘 측의 보도자료 전문 1. 이정재 씨 어머니가 변제하여야 할 채무액은 존재하지 아니합니다.상대방이 주장하는 채권금액은 이미 변제된 금액이 포함되었거나 이정재 씨 어머니가 서명한 약속어음에 기재된 금액이 모두 이정재 씨 어머니가 변제하여야 할 채무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이 또한 모두 변제되었고, 상대방은 어머니를 대신하여 이정재 씨로부터 돈을 받으면서, 향후 민·형사상 일체 이의제기를 하지 않기로 하여 2000년 9월경 종결된 사안입니다.2. 이정재 씨가 어머니를 위하여 채무정리를 하였던 어머니의 채권자들은 이 사건 상대방 이외에도 5명이 더 있었는데, 모두 이정재 씨와 합의하여 채권채무를 정리하였습니다.이정재 씨 어머니가 사업을 하시던 중 부도가 나서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을 때, 이정재 씨는 어머니 대신에 나서서 어머니의 채권자들에게 어머니의 채무를 정리하였는데, 당시 이 사건 상대방 이외에도 5명의 채권자가 더 있었습니다.3. 무혐의 처분된 사건상대방은 마치 이정재 씨 어머니에 대한 형사고소를 하고 나서야 이정재 씨가 나서서 어머니의 채무를 대신 변제하겠다고 하였던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데, 기자가 그 주장을 그대로 받아 적으면서 오해가 발생하게 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상대방은 민·형사상 이의제기하지 않기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05년경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이정재 씨 어머니를 상대로 사기죄로 형사고소를 하였다가, 이미 해결된 사안임을 전제로 무혐의 처분되었던 사안입니다.4. 이정재 씨는 어머니의 채무를 인수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이정재 씨 어머니가 이 사건 상대방에 부담하는 채무는 전혀 없습니다. 또한 이정재 씨가 어머니 대신 갚겠다고 나서서 어머니 채무를 인수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이 사건 당사자는 2년 전부터 월간지 기자 등 언론사에 제보를 하겠다고 이정재 씨를 압박하였고, 일부 언론 측은 본 법률대리인에게 연락을 하기도 하였었는데 본 법률대리인이 제시한 증거들을 검토한 후 보도를 포기하였었습니다.당사자 일방의 주장만을 기사화할 경우 일반인들은 일방의 주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오인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정재 씨나 그 가족들의 명예가 지켜질 수 있도록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법률사무소 동녘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 달씩 걸리던 ‘금융 민원 처리’ 일주일 내로

    2~3개월씩 걸리던 금융 관련 민원 처리가 일주일 안팎으로 대폭 빨라질 전망이다. 수십 차례씩 무리한 민원을 반복하는 악성 민원은 특별조사팀을 신설해 별도 관리한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이런 내용의 ‘금융 민원·분쟁처리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에 접수되는 민원이나 분쟁 신고가 해마다 늘어나면서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사안도 정체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다. 앞으로 모든 민원은 해당 금융사와 소비자가 먼저 자율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최근 금융사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면서 금융사를 거치지 않고 금감원에 바로 접수되는 민원이 지난해 금감원 접수 민원의 94.7%다. 자율 조정에 실패한 민원은 유형별로 분류해 처리한다. 신속처리반을 새로 두어 과거에 조정 사례나 판례가 있는 경우는 7영업일 이내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악성 민원은 특별조사팀을 신설해 별도 관리하기로 했다. 특히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악성 민원을 판별하고 종결 처리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분쟁조정위원회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연임 제한이 없는 분쟁조정위 외부 위원은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도록 하고, 누설금지서약 등에 의무적으로 서명해야 한다. 금감원 부원장이 맡고 있는 분쟁조정위원장도 외부 인사가 맡게 된다. 오순명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민원이 많이 늘어난 금융사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업무 걱정 막으려면 간단한 ‘내일 계획’ 세우고 퇴근하세요”

    “업무 걱정 막으려면 간단한 ‘내일 계획’ 세우고 퇴근하세요”

    퇴근 후, 일에 대한 생각을 모두 잊은 채 쉬고 싶지만 미처 끝내지 못한 업무가 머릿속에 맴돌아 도저히 마음 편히 있을 수 없다면? 결코 길지 않은 개인적 여가시간마저 업무에 대한 걱정으로 방해받고 싶지 않은 직장인들이라면 참고할만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볼 주립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직장인들의 ‘퇴근 후’ 업무 스트레스를 분석한 연구논문을 통해, 휴식 시간을 온전히 즐기고 싶다면 다음날의 업무 계획을 간단히 세우고 퇴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연구를 위해 103명의 직장인들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각 직장인들이 ‘개인 시간에 업무에 대한 생각을 얼마나 잘 차단하는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연구를 이끈 볼 주립대학교 브랜든 스미트 박사는 “설문조사 결과 업무를 완전히 끝내지 못한 사람들은 여가시간 중에 업무에 대한 생각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며, 그 업무가 개인에게 있어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일수록 더욱 그렇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박사에 따르면 이는 두뇌의 인지적 작용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박사는 “예를 들어, 어떤 업무의 마감일자가 가까워지고 있다면 우리 두뇌는 (휴식 중에도) 계속 이를 상기시켜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없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팀은 “퇴근 시간이 다가올 무렵, 잠시 다음날의 업무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연구팀은 설문 참가자 중 일부를 선정, 미처 끝마치지 못한 업무가 있을 경우 퇴근 전에 해당업무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마무리할지 종이에 간단히 적어보길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들의 설문 응답을 다른 참가자들과 비교해 본 결과, 이런 간단한 작업만으로 퇴근 후 업무에 대한 걱정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던 것. 스미트 박사는 “업무 종결의 방식, 장소, 시간을 미리 계획해두면 해당 업무에 대한 생각을 계속하려는 뇌의 인지적 작용을 아예 정지시키거나 최소한 둔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조직·직업 심리학 저널’(Journal of Organisational and Occupational Psychology)에 소개됐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朴대통령 위안부 해결 촉구에 日관방장관 “전력 다해 협의중”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책을 조기에 제시할 것을 일본에 요구한 것과 관련, 일본이 “(한·일 정부 사이에) 전력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적으로 최종 해결됐다는 입장에 전혀 변함이 없지만 (군 위안부 문제가) 현실의 문제로서 일·한 관계의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도 기자회견에서 “조기에 타결될 수 있도록 협의를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도통신은 박 대통령의 요구에 대해 일본 내 불만 기류를 전했다. 교도통신은 “(법적으로) 종결된 문제를 반복적으로 문제삼은 한국 측에 해결안 제시 책임이 있다”는 총리 관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집까지 따라오는 ‘업무 걱정’ 막는 법…”내일 계획 세우고 퇴근”

    집까지 따라오는 ‘업무 걱정’ 막는 법…”내일 계획 세우고 퇴근”

    퇴근 후, 일에 대한 생각을 모두 잊은 채 쉬고 싶지만 미처 끝내지 못한 업무가 머릿속에 맴돌아 도저히 마음 편히 있을 수 없다면? 결코 길지 않은 개인적 여가시간마저 업무에 대한 걱정으로 방해받고 싶지 않은 직장인들이라면 참고할만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볼 주립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직장인들의 ‘퇴근 후’ 업무 스트레스를 분석한 연구논문을 통해, 휴식 시간을 온전히 즐기고 싶다면 다음날의 업무 계획을 간단히 세우고 퇴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연구를 위해 103명의 직장인들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각 직장인들이 ‘개인 시간에 업무에 대한 생각을 얼마나 잘 차단하는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연구를 이끈 볼 주립대학교 브랜든 스미트 박사는 “설문조사 결과 업무를 완전히 끝내지 못한 사람들은 여가시간 중에 업무에 대한 생각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며, 그 업무가 개인에게 있어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일수록 더욱 그렇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박사에 따르면 이는 두뇌의 인지적 작용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박사는 “예를 들어, 어떤 업무의 마감일자가 가까워지고 있다면 우리 두뇌는 (휴식 중에도) 계속 이를 상기시켜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없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팀은 “퇴근 시간이 다가올 무렵, 잠시 다음날의 업무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연구팀은 설문 참가자 중 일부를 선정, 미처 끝마치지 못한 업무가 있을 경우 퇴근 전에 해당업무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마무리할지 종이에 간단히 적어보길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들의 설문 응답을 다른 참가자들과 비교해 본 결과, 이런 간단한 작업만으로 퇴근 후 업무에 대한 걱정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던 것. 스미트 박사는 “업무 종결의 방식, 장소, 시간을 미리 계획해두면 해당 업무에 대한 생각을 계속하려는 뇌의 인지적 작용을 아예 정지시키거나 최소한 둔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조직·직업 심리학 저널’(Journal of Organisational and Occupational Psychology)에 소개됐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강화되는 실명 확인 2제] “예금주 확인 않고 내준 정기예금 예금자에게 돌려줘라”

    금융 당국이 예금주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제3자에게 정기예금을 내준 은행에 돈을 돌려주라고 결정했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한 장학재단 사무국장의 재단 정기예금 무단 인출을 막지 못한 시중은행에 예금액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0년 5월 A장학회의 사무국장 B씨는 이자를 출금하겠다며 예금주인 장학회 대표 등 3명을 속여 출금전표에 도장을 받은 뒤 C은행 창구를 찾아갔다. 은행 창구에서 출금전표의 도장과 비밀번호로 정기예금 3억 6000여만원을 해지한 B씨는 미리 개설한 보통예금 계좌로 돈을 이체한 뒤 현금카드를 이용해 제멋대로 썼다. 뒤늦게 자금 유용 사실이 드러난 B씨는 구속 수감돼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분쟁조정위는 “정기예금을 중도에 해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은행 측이 예금주가 아닌 사람이 정기예금을 해지할 때 인출 권한이 있는지 확인해야 할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위원회 결정을 받아들여 은행 측은 무단 인출된 예금을 돌려줬다. 금융분쟁조정위의 결정은 법원의 화해권고와 같은 성격이어서 당사자가 결정을 받아들이면 별도 소송으로 진행되지 않고 분쟁이 종결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아베, 위안부像 철거 요구”… 日 연일 언론플레이

    요미우리신문은 10일 “아베 신조 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일본 국민이 위안부 문제로 느끼고 있는 것을 솔직하게 전했고, 서울 일본 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 동상 철거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또 외교부 장관 등만 배석한 단독 정상회담은 아베 총리 제의로 이뤄졌고, 회담에서 두 정상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다른 입장을 1시간 동안 서로 솔직하게 논의했지만 ‘감정적인 장면’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일·한 수뇌(정상)회담 검증’이란 제목으로 단독 정상회담 내용까지 흘렸다. 아베 총리가 “(내용을) 발설하지 않기로 하자”고 말한 사실까지 언급했다. 최근 일본 언론들은 정상회담 뒤 쉴 새 없이 회담 및 막후 조율 내용을 쏟아 내고 있다. 보도들은 “위안부 문제의 법적 책임은 1965년 한·일 협정으로 다 소멸됐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한·일 협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우리 입장과 상반된 주장을 노골화하고 있다. 지난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아베 총리가 한국 측의 ‘법적 책임’ 주장에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고 회담 내용을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법적 책임 종결 뒤로도 일본은 인도적 노력을 다해 왔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합의가 최종적임을 한국이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도 부각시켰다. 보도들은 일본 정부의 입장을 명확하게 대내외에 확인시키고, 아베 정부의 주장을 합리화했다. 일본 측 입맛에 맞는 내용을 언론에 흘려 이를 기정사실로 삼으려는 의도다.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국수적 인사들을 향한 “이만큼 했다”는 메시지도 된다. 11일부터 재개되는 한·일 군 위안부 문제 실무회담을 앞둔 포석이란 시각도 있다. “전제 없는 회담을 관철했다”(니혼게이자이),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구체적인 내용의 언급을 요구하는 한국 측의 주장을 받지 않았다”(산케이 등) 등 나름의 성과와 ‘선전’(善戰)도 담았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오찬 불발 이유 등 일정과 의전, 의제를 둘러싼 내용도 전해졌다. 반면 우리 외교 당국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밝힐 수 없다” 등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도쿄발 소식’에 우리 외교 당국이 끌려다니고, 이를 일본인은 물론 제3자까지 전부 사실로 여기는 분위기의 확산이 우려된다. 우리의 정당성과 도덕적 우위가 일본의 언론을 활용한 ‘외곽 때리기’와 세련된 공공외교로 무색해지고 있다. 무엇이 진실인지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믿게 하느냐가 힘이 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우리 외교 당국의 전략적 접근과 대응이 아쉽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강남구청장 ‘한전부지 서명 강요’ 혐의 기각

    강남구는 지난 8월 26일 대한민국 의정 모니터단에서 감사원에 강남구청장의 직권남용과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에 대해 청구한 공익감사가 지난달 30일 기각 결정됐다고 9일 밝혔다. 의정 모니터단은 지난 4월 16일 구가 서울시의 ‘잠실운동장 지구단위계획구역 변경(안) 열람·공고’에 대해 반대하는 구민서명운동을 벌이면서 부당한 행위를 했다고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의정 모니터단은 구가 서명을 받으면서 공무원을 동원하고, 개인 할당을 통해 반대 서명을 받도록 했다면서 이 같은 행위가 강남구청장의 성실의무 위반, 품위유지의무 위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직권남용은 아닌지 감사를 해 달라고 청구했다. 또 구 공무원들의 직장이탈 금지 위반, 예산의 불법 사용 등도 살펴 달라고 했다. 구 직무와 관련성이 큰 어린이집 등에 서명을 강요한 행위에 대해서도 직권남용 여부를 봐 달라고 요청했다. 시는 당시 한전부지 매각에 따른 공공기여금을 잠실운동장 일대 개발까지 확대 사용하기 위해 지구단위계획변경을 했고, 반면 구는 공공기여금을 영동대로 원샷개발에 우선적으로 사용하자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조사에 착수했고, 의정모니터단에 강남구청장과 구 공무원들에 대해 감사를 청구한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보완을 요구했다. 하지만 기한 내에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아 종결 처리하기로 결정하고 기각 결정을 했다. 신연희 구청장은 “공익감사 청구에 대한 기각 결정은 당연한 결과이며, 지속적으로 국가 영동대로 지상·지하공간 통합개발(원샷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아베 “위안부 법적 책임 인정 못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일 한·일 정상회담 때 박근혜 대통령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우리가 확실히 끝내자”라고 문제의 ‘최종 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생각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 대책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박 대통령에게 전하면서 일본정부 예산을 사용, 비영리단체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의약품 등을 제공하고 있음을 소개했다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올해는 국교정상화 50주년인) 기념할 해이니…”라고만 답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한국 측이 요구해 온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에 대해서는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며 1965년 한·일 협정으로 법적으로는 최종 종결됐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신문은 지적해 양측이 이 문제를 둘러싸고 집중 협의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8일 NHK에 출연해 “여러 경로를 총동원해 교섭을 진전하고 결론을 내도록 노력하고 싶다”면서 “아시아여성기금 사업, 일본 총리의 사죄 편지를 피해자에게 전한 것 등 그간의 시도를 고려해 지금부터 무엇이 가능한지 확실히 논의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해당) 기사에 언급된 아베 총리의 발언 내용 등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면서 “회담 시 양 정상 언급의 상세 내용을 밝히는 것은 자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들리나요, 시대의 아픔

    들리나요, 시대의 아픔

    노래, 세상을 바꾸다/유종순 지음/목선재/362쪽/1만 4800원 노래가 위로다/김철웅 지음/시사인북/351쪽/1만 5000원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미생’에 실렸던 록밴드 장미여관의 노래 ‘로망’. 구슬프면서도 흥겨운 브라스가 인상적이었다. 비정규직 또는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이 노래는 그런데, 러시아에서 왔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 최고의 음유시인으로 칭송받은 블라디미르 비소츠키의 ‘뒷걸음치는 말’이 원전이다. 비소츠키는 이 노래에서 사회주의 체제와 관료들이 러시아 인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슬아슬한 벼랑길을 제멋대로 달리고 있다고 울부짖는다. 기득권층 비판과 소외된 사람들의 고단한 일상을 직시했던 비소츠키였기에 정부의 금지 조치로 생전 단 한 권의 시집도, 음반도 낼 수 없었다. 그럼에도 2008년 러시아 국민이 뽑은 ‘러시아의 인물’ 중 스탈린, 표트르 대제, 레닌에 이어 4위에 올랐다. 그의 노래와 삶이 러시아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노래, 세상을 바꾸다’는 순응이 아니라 거부와 비판, 저항을 통해 예술로 승화한 서른다섯 곡의 노래들을 복원하고 있다. 문화평론가이자 시민운동가인 저자가 보기에 이른바 ‘저항음악’은 정형화된 음악적 장르가 아니다.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사회 변화와 관련된 모든 음악을 그렇게 부른다. 상업적 대중음악도 저항음악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인간의 자유로운 이상과 꿈을 노래하고 이를 억누르는 모든 것에 저항하는 게 바로 저항음악”이라고 말한다. 노래를 통해 역사를 이야기하고 역사를 통해 노래를 들려주고 있어 흥미진진하다. 우리에게 동요로 익숙한 ‘라 쿠카라차’. 원래 동요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노래다. 15세기 스페인 민요에 뿌리를 둔 라 쿠카라차는 여러 형태가 있는 데 우리가 즐겨 부르는 것은 1910~20년 멕시코 혁명 당시 농민혁명군이 불렀던 버전이라고 한다. 압제자 카란사와 농민혁명군 지도자 판초비야, 사바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 노래가 6·25전쟁 뒤 미군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됐고, 박정희 정권 시절 동요로 번안돼 교과서에까지 실렸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우리나라로 건너와 뒤늦게 저항음악이 된 경우도 있다. 프렌치 록의 선구자 미셀 폴라네프의 샹송 ‘키 아 테 그랑마망’이 대표적이다. 개발에 밀려 소중하게 가꾸던 정원을 잃어버린 할머니가 상심해 세상을 떴다는 내용의 노래다. 환경 문제를 고발하고 있는 이 노래는 우리나라로 건너와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과 비극을 고발한 ‘오월가’로 바뀌었다. 언론인 출신인 ‘노래가 위로다’의 저자는 노래의 역할을 듣는 이의 입장에서 접근하며 해방 전후부터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마다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던 우리 대중음악을 훑는다. 좋은 뉴스는 찾기 어렵고, 대부분 나쁜 뉴스로 가득 찬 불안정한 지금, 그나마 우리를 손쉽게 위로할 수 있는 것은 노래라는 것이다. 물론, 문제 해결이 아니라 위로만으로 충분한지에 대해선 저자도 의문을 품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위로의 부재 시대에 그게 어디냐고 되묻는다. 저자는 정치적 노래가 불필요해진 시대라는 일부 인식엔 동의하지 않는다. 나아가 정치적 노래의 경우 메시지는 물론, 그것을 담는 그릇도 좋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책에서 저항음악으로 꼽힌 ‘아침이슬’은 김민기나 양희은이 민주화 투쟁을 염두에 두고 만들거나 부른 노래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저항의 성가로 불린 까닭에 대해 저자는 억압적 정치 상황에 대한 불굴의 의지를 암시하는 메시지도 좋았고, 멜로디와 화성적 울림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종결부에 사용된 화성은 찬송가에 흔히 나오는 것으로 노래에 영웅적 비극성을 부여했다고 덧붙인다. 그러고 보니 ‘노래, 세상을 바꾸다’에 등장하는 저항음악 모두 음악적으로도 빼어나다. 두 책 모두 노래를 찾아 들으며 읽으면 새로운 경험이 될 듯.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사람을 위로 하고 세상을 바꾸는 노래

    사람을 위로 하고 세상을 바꾸는 노래

     노래, 세상을 바꾸다  유종순 지음/목선재/ 362쪽/ 1만 4800원   노래가 위로다  김철웅 지음/시사인북/ 351쪽/ 1만 5000원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미생’에 실렸던 록밴드 장미여관의 노래 ‘로망’. 구슬프면서도 흥겨운 브라스가 인상적이었다. 비정규직 또는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이 노래는 그런데, 러시아에서 왔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 최고의 음유시인으로 칭송받은 블라디미르 비소츠키의 ‘뒷걸음치는 말’이 원전이다. 비소츠키는 이 노래에서 사회주의 체제와 관료들이 러시아 인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슬아슬한 벼랑길을 제멋대로 달리고 있다고 울부짖는다. 기득권층 비판과 소외된 사람들의 고단한 일상을 직시했던 비소츠키였기에 정부의 금지 조치로 생전 단 한 권의 시집도, 음반도 낼 수 없었다. 그럼에도 2008년 러시아 국민이 뽑은 ‘러시아의 인물’ 중 스탈린, 표트르 대제, 레닌에 이어 4위에 올랐다. 그의 노래와 삶이 러시아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노래, 세상을 바꾸다’는 순응이 아니라 거부와 비판, 저항을 통해 예술로 승화한 서른다섯 곡의 노래들을 복원하고 있다. 문화평론가이자 시민운동가인 저자가 보기에 이른바 ‘저항음악’은 정형화된 음악적 장르가 아니다.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사회 변화와 관련된 모든 음악을 그렇게 부른다. 상업적 대중음악도 저항음악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인간의 자유로운 이상과 꿈을 노래하고 이를 억누르는 모든 것에 저항하는 게 바로 저항음악”이라고 말한다.  노래를 통해 역사를 이야기하고 역사를 통해 노래를 들려주고 있어 흥미진진하다. 우리에게 동요로 익숙한 ‘라 쿠카라차’. 원래 동요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노래다. 15세기 스페인 민요에 뿌리를 둔 라 쿠카라차는 여러 형태가 있는 데 우리가 즐겨 부르는 것은 1910~20년 멕시코 혁명 당시 농민혁명군이 불렀던 버전이라고 한다. 압제자 카란사와 농민혁명군 지도자 판초비야, 사바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 노래가 6·25전쟁 뒤 미군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됐고, 박정희 정권 시절 동요로 번안돼 교과서에까지 실렸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우리나라로 건너와 뒤늦게 저항음악이 된 경우도 있다. 프렌치 록의 선구자 미셀 폴라네프의 샹송 ‘키 아 테 그랑마망’이 대표적이다. 개발에 밀려 소중하게 가꾸던 정원을 잃어버린 할머니가 상심해 세상을 떴다는 내용의 노래다. 환경 문제를 고발하고 있는 이 노래는 우리나라로 건너와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과 비극을 고발한 ‘오월가’로 바뀌었다.  언론인 출신인 ‘노래가 위로다’의 저자는 노래의 역할을 듣는 이의 입장에서 접근하며 해방 전후부터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마다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던 우리 대중음악을 훑는다. 좋은 뉴스는 찾기 어렵고, 대부분 나쁜 뉴스로 가득 찬 불안정한 지금, 그나마 우리를 손쉽게 위로할 수 있는 것은 노래라는 것이다. 물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위로만으로 충분한지에 대해선 저자도 의문을 품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위로의 부재 시대에 그게 어디냐고 되묻는다.  저자는 정치적 노래가 불필요해진 시대라는 일부 인식엔 동의하지 않는다. 나아가 정치적 노래의 경우 메시지는 물론, 그것을 담는 그릇도 좋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책에서 저항음악으로 꼽힌 ‘아침이슬’은 김민기나 양희은이 민주화 투쟁을 염두에 두고 만들거나 부른 노래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저항의 성가로 불린 까닭에 대해 저자는 억압적 정치 상황에 대한 불굴의 의지를 암시하는 메시지도 좋았고, 멜로디와 화성적 울림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종결부에 사용된 화성은 찬송가에 흔히 나오는 것으로 노래에 영웅적 비극성을 부여했다고 덧붙인다. 그러고 보니 ‘노래, 세상을 바꾸다’에서 등장하는 저항음악 모두 음악적으로도 빼어나다. 두 책 모두 노래를 찾아 들으며 읽으면 새로운 경험이 될 듯.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약식기소’로 새 국면 맞은 국제성모병원 사태

     지난 3월 이후 노조 및 노동단체와 병원의 극한 갈등 양상을 보여왔던 국제성모병원 사태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검찰이 이번 갈등의 핵심인 진료비 허위·부당청구건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병원 측은 검찰의 결정 직후 “그 동안 노동단체 측이 제기한 문제와 주장이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확인됐으며, 이로써 이번 사태와 관련된 노동단체 등의 주장이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의도를 갖고 있었음이 드러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보건의료노조는 “이해할 수 없다”며 재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정황을 바꿀 수 있는 결정적인 추가 혐의가 없는 한 검찰의 재수사는 기대할 수 없어 이번 사태는 사실상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인천지방검찰청은 최근 ‘국제성모병원의 진료비허위부당청구 및 환자유인에 의한 의료법위반 등의 사건’과 관련, 그동안 관계자 소환조사 등을 통해 수사한 끝에 진료비 허위·부당청구건에 대해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최근 밝혔다. 다만, 직원 가족에 대한 진료비 감면에 대해서만 환자 유인행위로 인정, 병원장 등 3명을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하는 것으로 종결처리했다. 특히, 검찰의 이같은 결정은 그동안 노동단체 등이 줄기차게 제기해 온 “가짜 환자를 만들어 허위 진료기록부를 작성하고, 이에 따른 진료비를 부당 청구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노조 측은 그동안 “경찰이 41건의 가짜 진료기록부를 확인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의료진과의 구체적인 공모가 없는 만큼 이를 ‘가짜 진료기록부’라고 특정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로써 장장 8개월여에 걸쳐 노동단체와 병원 간에 갈등의 불씨로 작용했던 핵심 현안이 의외로 ‘싱겁게’ 정리됨으로써 그동안의 갈등 국면이 전혀 다른 양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병원 측은 그동안의 수세적 입장에서 벗어나 노조 측 주장과 일련의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는 등 후속 조치를 두고 내부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에 따르면 고위층 일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가능한 법적 조치를 강구해 유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강경한 방침을 제기하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경찰에서 수사를 시작한 이래 노동단체 등이 ‘돈벌이경영’ 등으로 병원의 의료행위 자체를 매도해 안타까웠다”면서 “늦었지만 검찰이 최종 판단을 내린만큼 이번 사안의 처리와는 별개로 초심으로 돌아가 환자 진료에 전력을 다하자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내부고발로 시작됐다. 이후 8개월여에 걸쳐 보건의료노조 등은 인천교구 산하 인천성모병원의 노조위원장이 병원측으로부터 부당한 탄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위와 단식, 기자회견 등을 반복해왔다. 이 과정에서 교황청으로 대표를 파견하기도 했으나 교황 면담이 이뤄지지 않자 곧 철수했다. 이와 관련, 병원 측은 개별 병원 내부 사건에 보건의료노조가 개입한 점에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처음 이 사건을 경찰에 알렸던 전 직원 L씨에 대해 보건의료노조 유관 단체인 무상의료운동본부 관계자가 병원의 비리 제보를 요청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L씨는 국제성모병원이 허위·부당청구를 했다고 경찰에 제보한 뒤 병원 관계자를 따로 만나 20억 원을 요구했다”면서 “병원 측이 이 대화 내용을 녹취해 공갈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녹취록 중에 ‘인천성모를 깨야 되겠는데,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네가 한번만 도와주면 할 수 있는 것 다해주겠다’는 내용의 무상의료운동본부 측 회유 내용이 담겨있었다”면서 “이는 특정 병원을 불법·부정한 기관으로 매도하고, 이를 통해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무상의료운동본부는 4일 성명을 통해 “이는 국제성모병원이 같은 교구 소속인 인천성모병원 노조 투쟁의 정당성을 훼손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며 “인천성모를 깨기 위해 국제성모 출신 직원에게 정보를 달라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병원 측과는 확연히 다른 입장이다. 문제는 검찰에 의해 사태가 정리됐지만, 그동안 병원 측과 노동단체 간의 갈등이 이미 돌이키기 어려울만큼 깊어졌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이 검찰에 고발한 사안의 처리 결과는 물론 병원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추가 소송 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병원 측은 “보건의료노조 등은 검찰에서 엄정하게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그동안 단순한 의혹 수준의 정황만으로 국제성모병원 및 인천성모병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진료에 심대한 타격을 가했다”면서 “저의가 심각하게 의심되는 이런 일련의 행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조치를 보는 시각도 판이하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재수사를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범죄 사실을 눈감아 준 저의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 측도 검찰 수사에 불만을 표하고 있지만, 방향은 정반대다. 국제성모병원 관계자는 “신설 병원이 직원들의 소속감을 고취하고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가족들을 초청해 행사를 가지면서 식권을 제공한 것이 어떻게 의료법 위반이냐”고 되묻고 “교직원들에게 진료비 일부를 감면해 준 것 역시 직원 복지차원에서 국내의 모든 대학병원들이 적용하고 있는 오랜 관행인데, 이를 위법으로 본다면 여기에서 자유로울 병원이 어디 있겠느냐”고 불만을 표했다.  지역사회의 관심 속에 장장 8개월여를 끌어온 이번 사태가 검찰의 약식기소로 일단락되었지만 앙금은 오래 남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는 무관하게, 노조 측은 ‘겨우 이 정도의 사안을 가지고 그동안 그렇게 떠들었느냐’는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는 단위 노조는 물론 이 사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노동단체 및 시민단체의 대외적 신뢰와도 무관하지 않다. 물론 병원 측도 그동안 축적해 온 명성과 명예의 손실을 감당해야 하는 작지 않은 짐을 떠안아야 한다. 결국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격으로 정리된 이번 사태가 주는 교훈은 많다. 병원 측은 유연한 노사관계와 함께 서두르지 않고 착실하게 기틀을 다져가는 긴 안목의 신설병원 안정화 시책이 필요하다는 게 안팎의 견해다. 노조 측도 많은 것을 잃었다는 게 중론이다. 사안의 표리를 깊이 살피지도 않은 채 들이대다가 고립에 빠지는 무모함도 그렇고, 공생의 파트너인 사용자를 허약한 근거를 내세워 적대화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기 땅을 대가없이 내줘야 하는 궁색한 처지에 몰리고 말았다는 주변의 평가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뮌헨 필립 람 “아스널 외질은 유럽 최강의 지능적 선수”

    뮌헨 필립 람 “아스널 외질은 유럽 최강의 지능적 선수”

    바이에른 뮌헨의 주장 필립 람(32)이 그의 대표팀 동료이자 챔피언스리그에서 적을 맞붙게 될 아스널의 메수트 외질(27)을 ‘가장 지능적인 선수’라고 칭찬했다. 필립 람은 4일(현지 시간)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있을 아스널과 리턴 매치를 앞두고 기자 회견에서 최근 물오른 외질의 활약에 대해 “외질은 내가 함께 뛰어본 선수 중 가장 지능적인 선수로 아마도 현재 유럽에서 가장 지능적인 플레이를 구사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서 람은 “사람들은 외질의 플레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외질은 단순히 경기장을 뛰어다니거나 어떤 선수와 몸싸움에 이기기 위해 뛰는 선수가 아니다. 그는 이보다 훨씬 지능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라며 “외질은 공간을 찾고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준다. 외질이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 알고 싶다면 그의 도움 기록을 볼 필요가 있다.”며 그의 명석한 플레이를 칭찬했다. 현재 외질은 지난 10월에만 리그에서 4경기에 출전해 1골 6도움을 기록했고 최근 리그 5경기 연속으로 7도움을 기록했다. 또한, 외질은 2015/16시즌 리그 최다 도움 1위(9도움)로 2위(6도움)를 기록 중인 맨시티의 다비드 실바보다 3도움이 더 많다. 최근 외질의 경기력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아스널의 팀 전체 경기력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현재 아스널은 리그에서 5연승을 기록 중이며 10월 이후로 외질이 빠진 지난 셰필드 웬즈데이와 리그컵 16강전을 제외하곤 모든 대회에서 승리를 기록 중이다. 또한, 외질은 지난 10월 20일(현지시간) 챔스 예선전에서 뮌헨을 상대로 추가 골을 넣어 팀에 승리를 가져옴과 동시에 이번 시즌 최강으로 불리는 뮌헨의 무패 기록을 종결시켰다. 그의 한층 물오른 경기력은 아스널을 승리로 이끌고 있다. 과연 외질이 4일(현지시간)에 있을 바이에른 뮌헨과 챔스 원정 경기에서도 ‘최강의 지능적인 플레이’를 펼쳐 또다시 아스널에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메수트 외질은 2013년 여름 아스널 입단 이후 리그 58경기에 출전해 10골 23도움을 기록 중이다. 외질은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빠졌음에도 프리미어리그 선수 중 2013/14시즌 이후로 그보다 더 많은 도움을 기록한 선수는 없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최용석 유럽축구통신원 fcpoint@hotmail.com
  •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제5회 자립지원포럼 실시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제5회 자립지원포럼 실시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원장 류호영, 이하 개발원) 아동자립지원단은 11월 4일,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요보호아동의 자립지원 활성화방안 – 주거보장정책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2015 제5회 자립지원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개방, 공유, 소통, 협력의 정부3.0 가치실현에 맞게 가정외보호아동의 건전한 발달 및 성공적인 자립과 요보호아동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자립지원정책과 전달체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발원 류호영 원장 개회사에 이어 주제발표는 이화여자대학교 정익중 교수와 상록여자립생활관 부청하 원장의 ▲퇴소청소년의 사회적응과 정책과제, ▲자립지원시설 활성화를 통한 주거지원 방안으로 진행됐으며, 정부관계자, 학계교수, 현장전문가, 실무자 및 보호종결아동 등이 한자리에 모여 보호종결아동의 자립기반을 점검하고 요보호아동의 욕구와 필요에 적합한 지원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였다. 개발원 류호영 원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자립을 준비하는 아동에 대한 주거지원 정책과 제도를 점검하고, 요보호아동들이 빈곤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개발원 아동자립지원단은 아동복지시설 및 가정위탁 보호아동의 자립역량강화와 자립준비를 돕고, 보호종결아동의 안정적인 자립실현을 위한 주거, 교육, 취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갈 길 먼 군 사법체계 개혁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갈 길 먼 군 사법체계 개혁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6월 당시 최차규 공군참모총장을 업무상 횡령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는 경기 수원 제10전투비행단장 시절 부대 복지금 370여만원을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예비역 공군 중사 윤모씨의 고발에 따른 것이다. 앞서 5월 최 총장에 대해 감사를 벌인 국방부 감사관실은 최 총장이 불필요한 공관 공사에 약 3400만원의 예산을 중복 투자하고 가족들이 운전병과 관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한 점을 지적했다. 다만 부대 운용비를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이 경과돼 명확한 증거자료를 확보할 수 없다”며 감사를 종결해 ‘면죄부 감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비위를 입증할 책임을 떠맡게 된 국방부 검찰단도 세 달이 넘도록 참고인 조사를 벌였으나 최 총장은 끝내 소환하지 않았다. 결국 군 검찰의 소극적인 수사 끝에 지난 9월 최 총장은 유유히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 됐고 군 검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애초 군 수뇌부에 대한 수사 의지가 없는 군 검찰이 시간끌기에 나서 ‘면죄부 감사’에 이은 ‘봐주기 수사’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군 당국은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하지만 아직 군 사법체계 개혁의 길은 요원하다. 최근 병영 내 구타 및 가혹행위, 성범죄 등 각종 군 범죄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군 사법체계가 독립성을 갖고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 하는 의문이 일고 있다. 특히 군사법원의 폐지론도 제기됐다. ●군 사법체계에 대한 국민 신뢰는 바닥 해방 이후 군법회의의 형태로 존재하던 군사법원은 1987년 헌법 개정 당시 현 체계로 기틀이 잡혔다. 헌법 110조에는 ‘군사재판을 관할하기 위한 특별법원으로 군사법원을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군내 최고 법원은 고등군사법원이며 하급 법원으로 보통군사법원 총 84곳(국방부 1곳, 육군 49곳, 공군 20곳, 해군 14곳)이 있다. 보통군사법원-고등군사법원-대법원의 3심 체계인 점은 일반 사법체계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군 사법체계에 대한 국민 신뢰는 ‘바닥’에 가깝다. 지난해 11월 새사회연대가 발표한 ‘군사법원 및 병영인권 개선 국민여론조사’에서는 군 사법체계가 ‘불공정하다’는 답변이 76.7%로 압도적이었다. ‘공정하다’는 응답은 15.2%에 불과했다. 군사법원 개혁이 미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54.95%가 ‘군의 폐쇄성’을 들었다. 이 같은 불신은 군 사법체계 작동 방식이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상식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데 기인한다. 군사법원은 외견상 대법원을 상고법원으로 둔 일반 사법체계에 포함돼 있는 것 같지만 실제 성격이나 운영 방식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우선 군사법원은 행정부인 국방부에 속한다. 국방부가 군에 관한 행정권과 사법권을 동시에 가진 것이다. 이에 심지어 군 법무관은 보직 발령에 따라 검사가 되기도 하고 판사가 되기도 한다. 이는 삼권 분립의 원칙에 맞지 않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재판의 공정성 시비가 일 수밖에 없다. 이런 특수성이 낳은 군 사법체계만의 특이한 제도가 ‘심판관’제도다. 재판은 법관에게 받는 것이 상식이자 헌법에 보장된 권리다. 하지만 군사법원은 법조인 자격이 없는 일반 장교가 심판관이란 이름으로 재판에 관여하며 심지어 재판장 역할까지 맡는다. 군에서는 ‘고도의 군사적 전문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사건’을 다루기 위해서는 심판관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다수 군 범죄가 군사적 전문성과 무관한 폭력이나 교통범죄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의원실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군범죄 3만 1863건 중 폭력범죄가 7608건(23.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통범죄 7289건(22.8%), 기타 형법죄 5556건(17.4%) 순이었다. 군사 지식이 필요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은 52건(0.2%)에 불과했다. 지휘관의 ‘확인조치권’도 군 외부 시각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현행 군사법원법 379조는 지휘관이 법원의 판결에 대해 형이 과중하다고 볼 사유가 있을 때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쟁에 대비해야 하는 군 조직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법원이 정한 형량을 지휘관 뜻대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지휘관들이 이 ‘초법적 권한’을 꺼려하면서 사실상 사문화돼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제도상에는 존재한다. ●헌법정신과 맞지 않는 군 사법체계 운영 방식 군 사법체계의 가장 큰 문제는 운영 방식이 헌법 정신과 맞지 않다는 점이다. 심판관이나 확인조치권 등은 법의 형평성 보장보다는 지휘관의 권위를 제고하는 데 더 유용한 장치다. 또 이렇게 지휘관이 ‘은전’을 베푸는 식의 시스템은 ‘솜방망이 처벌’을 낳을 가능성도 크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보통군사법원에서 성범죄 사건에 실형을 선고한 비율은 1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법원의 성폭력처벌법 위반 사건에 대한 실형 선고율 36.1%에 비하면 3분의1도 되지 않는다. 병영 내 성범죄가 사회적 이슈로 다뤄지는 상황임에도 처벌은 상대적으로 관대한 셈이다. 군 사법제도 개혁이 쉽지 않은 근본적 이유는 군법에 대한 지휘관들의 시각이 왜곡돼 있기 때문이다. 지휘관들은 군 사법체계를 범죄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군 기강 확립의 수단으로 이해한다. 이는 작전 수행을 위해 강력한 지휘권을 확립해야 한다는 논리지만 전문가들은 사법체계에까지 지휘권 보장을 요구하는 건 전근대적이라고 지적한다. 또 오히려 이런 장치가 군 기강 확립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법제도에서마저 ‘합리성’이 결여되고 ‘권위’가 강조되면서 병영문화의 비합리성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일 “군 비리나 성폭력 등이 군만의 특수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일반법원에서 충분히 다룰 수 있다”며 군사법원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평시에 군사법원이 운영되지 않을 경우 전시 운영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아 이는 여전히 연구해야 할 과제다. 정부는 지난 6월 사단급 보통군사법원을 폐지하고 군단급 부대에만 이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군사법원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장병의 범죄에 대해 소속 부대가 아닌 상급 부대 법원이 재판을 할 수 있도록 해 재판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며 마련한 개정안이지만 기대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정안은 심판관 제도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했으면서도 ‘예외 조항’을 두었고 확인조치권 제한 기준 역시 애매하게 규정했다. 김종대 디펜스 21플러스 편집장은 “결국 법 위에 군인이 있다는 논리가 현 군 사법제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수컷 병아리’ 탄생 순간 살처분…독일, 세계 최초 금지

    ‘수컷 병아리’ 탄생 순간 살처분…독일, 세계 최초 금지

    독일 정부가 세계 양계업계에서 묵인되고 있는 ‘수평아리 살처분’ 관행에 최초로 제동을 걸고 나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수평아리는 생육기간이 암컷에 비해 두 배 가까이 길기 때문에 고기 판매를 통한 수익을 내기 힘들고, 추후 암탉처럼 알을 낳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대부분 태어나자마자 목숨을 잃는다. 이러한 관행은 전 세계적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이로인해 독일에서만 한 해 4500만 마리의 수평아리들이 살처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수평아리들은 대부분 대형 분쇄기에 넣어 죽임을 당하는 등 그 처분 방법이 잔혹한 경우가 많아 동물보호단체들은 그동안 해당 문제에 대한 비판을 제기해 왔다. 독일 정부가 이번 결정을 내린 배경에도 역시 여러 동물보호단체들의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독일 정부는 과학자들과 힘을 합쳐 기존 관행을 대체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독일은 계란 내부에서 병아리의 신체가 온전히 발달하기 이전에 미리 그 성별을 감별해내는 기술을 개발해 냈으며, 향후 이 기술을 점진적으로 독일 농가들에 도입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기술을 통해 수컷으로 판명된 계란들은 부화 장치에서 제거되며 암컷 계란들만 장치에 남겨두게 된다. 이렇게 부화 장치에서 제외된 수컷 계란들은 폐기하는 대신 다양한 다른 식제품에 사용된다. 세계 각지 동물보호운동가들은 독일 정부의 이번 움직임에 찬성의 뜻을 보내면서, 이번 정책 발표가 다른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영국 예비내각(shadow cabinet) 환경부 장관 케리 맥카시는 “많은 사람들은 수평아리들이 분쇄기에 넣어져 죽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며 “독일에서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어 “독일 정부는 2017년까지 수평아리 살처분 관행을 완전히 종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정부 또한 그들의 행보를 뒤따르는 방안을 검토해보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일 농업부장관 크리스티안 슈미트는 2016년 말까지 이번 기술이 독일 전역에 완전히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책 실시 이후 독일의 계란 가격은 개당 20원 정도 상승할 전망이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버스회사 노조 ‘돈 선거’ 처벌할 법 없다고 무죄

    버스회사 노조 ‘돈 선거’ 처벌할 법 없다고 무죄

    돈으로 표를 사는 매표(買票) 행위는 선거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등을 뽑는 공직선거나 농협중앙회장,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조합장 선거 등에서는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 밖의 각종 선거에 대해서도 형법(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을 적용해 ‘우회’ 처벌해 왔다. 하지만 최근 법원이 ‘금권선거’ 사례에 대해 잇달아 무죄를 선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법 규정이 없는 죄는 처벌하지 못한다’는 게 사법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검찰은 ‘공직선거가 아니면 돈을 뿌려도 된다는 말이냐’며 항변한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은 2013년 부산의 한 버스회사 노조지부장 선거에 후보로 나온 A(57)씨가 한 유권자에게 10만원을 제공한 데 대해 업무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노조지부장 선거는 공직선거법 적용을 받지 않고 ▲선거법을 통해 처벌하지 못하는 행위를 형량이 더 무거운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당위성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옛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대리투표와 관련한 법원의 유죄 판결까지 언급하며 노조지부장 부정선거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 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표를 돈으로 사는 행위가 직접적으로 노조 선거관리위원회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입증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면서 “선거법으로 (노조 선거에서의) 매표 행위가 처벌을 받지 못한다면 노조 규약 등을 통해 내부 징계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의 한 관계자는 “선거법 위반(6개월)이 업무방해죄(7년)보다 공소시효가 짧은 것은 죄의 특성 때문이지 죄질이 더 약해서가 아니다”며 “법원 판단은 반장 선거 등 선거법을 적용받지 않는 선거에서는 돈을 뿌려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공직선거 외 선거에 대한 항소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5월에는 충남 공주 마곡사의 주지 선거에서 한 스님이 10명의 유권자에게 4530만원을 뿌려 업무방해죄로 기소된 데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선거 시행 주체가 적발하기 어려운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주지 선관위가 너무 노골적으로 금품을 뿌리는 행위에 대해 제대로 일을 안 한 것뿐이지, 업무를 방해받은 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검찰은 항소를 포기했다. 재판에도 가지 않은 채 사건이 종결되는 일도 있다. 올 7월엔 수원지검이 경기 화성의 한 사찰 주지 선거에서 금품이 살포됐다는 내용으로 수사에 나섰지만 무혐의로 사건을 끝냈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판례를 감안할 때 금품 살포가 이뤄졌다고 해도 업무방해 성립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재향군인회 금권선거 의혹과 관련해 조남풍(77) 회장에 대한 업무방해죄 적용을 놓고 검찰 내부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위원장은 “어떤 선거든 돈 선거가 벌어진 게 뻔한데도 처벌을 포기한다면 수사기관이 이를 조장하는 결과가 된다”며 “선관위가 적발하기 어려운 위계를 사용하면 죄가 되지 않고 적발할 수 있는 위계를 사용하면 죄가 된다는 법원 판단은 ‘아마추어만 처벌하고 프로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기이한 논리”라고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서초 포돌이 ‘BACK4U’

    “서초2파출소 최봉식 경위님, 권정훈 경장님…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지난 6월 11일 서울지방경찰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서초경찰서 서초2파출소 순찰4팀 소속 경찰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실종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보여준 친절에 감동했다는 내용이었다. “외국에서 고국을 찾아온 사촌 동생이 실종됐는데, 밤새 긴급하게 알아봐 주셔서 무사히 동생을 찾을수 있었습니다. 친절히 보호하고 숙식까지 제공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지난해 2월부터 주민 협력과 피해자 배려 등 대민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지역 치안을 책임져 온 서초2파출소 순찰4팀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들의 캐치프레이즈는 ‘백포유‘(BACK4U). 최봉식(54·경위) 팀장은 “백포유 치안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라면서 “주민들에게 ‘당신들의 안전을 위해 항상 뒤에 서 있겠다’고 말하는 우리의 다짐”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이 직접 고안한 ‘BACK4U’는 범죄예방 등 기본 근무(Base), 주민과의 협력(Assist), 피해자에 대한 배려(Care), 친절(Kind), 4대악 척결(4), 최고의 서비스(Ultimate) 등 6가지 지향점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최 팀장은 9명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인들의 장점을 살려 역할을 분담시켰다. 노련미가 돋보이는 부팀장 신광호(50) 경위에게는 무면허 운전 감시 단속을, 팀 막내이자 홍일점인 김수연(27) 순경에게는 피해자 보호 업무를 맡기는 식이었다. 직원들이 각자 분담한 업무에만 전념하다 보니 대민 서비스에 신경을 쓸 여유가 생겼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은 경찰이 도움을 주려고 하면 ‘괜찮다. 그냥 가 달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같은 여성으로서 피해자들이 실제로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파악되면 현장에서 분리시키고 따뜻한 말로 피해 사실을 진술하도록 이끌어냅니다. 사건이 종결돼도 문자나 전화로 피해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지요.”(김 순경) 서초2파출소 관할구역은 1.79㎢. 거주인구 3만 5000여명으로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가 850여명에 이른다. 치안 수요가 많은 대표적인 파출소로 꼽힌다. 백포유 치안의 성과로 순찰4팀은 올 상반기 서초경찰서 자체 평가에서 관할 파출소 25개 팀 중 1위를 했다. 올 상반기에만 선행·미담 사례 63건의 실적을 올렸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부팀장 신 경위가 21일 제70주년 ‘경찰의 날’ 기념행사에서 행정자치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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