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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호기관서 돌아왔다… 또 매질이 시작됐다

    보호기관서 돌아왔다… 또 매질이 시작됐다

    관리받을 땐 안 때린다던 부모, 기관 개입 끝나자 데리고 가 학대 “첫 가정폭력 뒤 가족치료 했어야” 이달까지 재학대 의심 현장조사 “내 자식 내가 키운다는데, 당신들이 뭔 상관이야.” 지난 16일 김모(41)씨는 한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찾아 당장 아이를 내놓으라며 다짜고짜 폭언을 퍼부었다. 상담원들이 제지하자 급기야 몸에 기름을 부으며 위협했다. 김씨가 난동을 피우는 동안 김씨의 14살 난 아들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다른 사무실에 앉아 공포에 떨어야 했다. 2년 전인 2014년 5월 김씨가 두 자녀를 학대해 온 사실이 처음 밝혀져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례관리를 받을 때만 해도 김씨는 아이들을 잘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10개월간 학대 모니터링을 하는 동안 재학대는 발생하지 않았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난해 2월 이 가정에 대한 개입을 종결했다. 하지만 학대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아들은 지난 13일 휴대전화기로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며 응급실을 찾았다. 이번엔 가해자가 어머니였다. 서울에 있는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은 24일 “지난 1~3월 사례관리 종결 아동에 대한 일제 점검 중 김군에 대한 재학대 정황을 포착했고, 현장조사에서 친부모에 의한 신체·정서 학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김군의 부모를 고발했고, 피해 아동을 긴급하게 학대피해 아동쉼터로 옮겼다. 지난 21일 피해 아동에 대한 조치를 논의하고자 자문회의를 열었으며 현재 김군은 쉼터에서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이날 “첫 학대 신고 후 가족치료를 제대로 했다면 재학대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군과 어머니는 심리 치료와 상담을 받았지만 정작 가해자인 아버지는 상담을 거부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학대 가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되기 전이었다. 첫 학대 신고 접수 당시 김군의 어머니는 남편의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리며 심리적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었고, 가정 폭력과 학대에 노출된 자녀는 심한 불안 증세를 보였다. 10살 난 딸에 대한 학대 정도는 심하지 않았지만 김군은 아버지에게 맞아 손목뼈에 금이 갈 정도로 신체적 학대를 당했다. 당시만 해도 김군의 어머니는 아이들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한 상담원은 “개입 종결 후에도 계속된 남편의 폭행, 아이들에 대한 학대에 불안 증세가 깊어져 김군의 어머니까지 아이를 때리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신과 진료를 연계하는 등 이 가정에 대한 개입이 좀더 적극적으로 이뤄졌다면 2차 학대는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2014년에 발생한 아동 학대 사례 1만 27건 가운데 재학대는 10.2%인 1027건이었다. 재학대 행위자의 33.2%는 양육 태도에 문제가 있었고 20.2%는 심한 사회·경제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으며, 9.3%는 부부간 갈등이 있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과거 상담 사례를 모두 점검해 이달 말까지 재학대 의심 사례를 찾아 현장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구속된 강운태 전 광주시장 검찰과의 악연 8년째

    구속된 강운태 전 광주시장 검찰과의 악연 8년째

    2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강운태(68) 전 광주시장이 지난 8년간 4차례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르거나 1차례 기소됐다. 그러나 이번엔 검찰의 칼끝을 피하지 못하고 구속됐다. 강 전 시장은 국회의원과 광주시장 재임 시절 수차례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됐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광주지검은 2008년 당시 광주 남구 무소속 국회의원이었던 강 전 시장을 선거운동원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이 돈을 받았다는 선거운동원 진술의 신빙성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무죄 판결이 났다. 광주시장 재임 시절(2010∼2014년)에도 강 전 시장과 검찰의 ‘인연’ 아닌 ‘ 악연’은 꾸준히 이어졌다. 2012년 강 전 시장 친·인척 등의 계좌에서 수십억원의 뭉칫돈이 나와 검찰이 불법 자금 여부를 수사했다. 검찰은 신고 누락 등 일부 불법을 확인했으나 기소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 형사처벌 없이 내사 종결했다. 검찰은 그러나 강 전 시장이 국회의원과 광주시장 당선 이후 19억여원의 재산신고를 누락한 사실을 적발하고 이를 공직자 윤리위원회에 통보했다. 광주시장으로서 벌인 역점 사업도 검찰의 칼끝을 비켜가지 못했다. 2012년 광주시와 미국의 합작투자사업(법인명 갬코)이 국제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검찰은 시 출연기관이 설립한 투자법인이 미국 사업자의 낮은 기술력을 알고도 투자를 강행한 배경을 수사하고 나섰다. 사업 최종 책임자인 강 전 시장의 책임과 공모 여부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그러나 검찰은 기술력 검증을 소홀히 해 시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투자법인 대표 등 핵심 담당자 3명만을 기소했다. 강 전 시장은 사업의 문제점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담당자들을 질책한 정황 등을 들어 가담한 증거가 없다며 형사 책임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기소된 갬코 사업 핵심 담당자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강 전 시장이 사실상 사업 책임자였는데도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데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 과정에서의 공문서 위조 사건이 터졌다. 문화체육관광부 의뢰로 수사에 나선 검찰은 시장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위조 과정에서 강 전 시장의 개입 여부에 대해 전방위 수사에 나섰다. 3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공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유치위원회 사무총장과 유치위 파견 광주시 직원을 구속 기소했으나 강 전 시장은 가담했다는 증거를 발견할 수 없어 무혐의 처분했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광주시 대변인 등 공무원들이 강 전 시장의 선거를 도왔다며 무더기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검찰은 공무원 신분으로 강 전 시장을 위해 선거운동을 했다며 공무원 12명을 기소했지만, 강 전 시장의 개입 여부는 밝혀내지 못했다. 강 전 시장은 그해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강 전 시장은 올해 4·13 총선을 앞두고는 광주 동남갑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3번째 ‘금배지’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에도 산악회를 조직해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되는 처지에까지 놓이게 됐다. 검찰이 강 전 시장을 기소해 재판으로 넘긴다면 8년째 이어진 검찰과의 인연이 어떤 결말을 낳을지 주목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미식축구보다 불평등한 지금, 여기의 민주주의

    미식축구보다 불평등한 지금, 여기의 민주주의

    당신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템마 카플란 지음/우태영 옮김/다른세상/232쪽/1만 2000원 부자들은 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가/대럴 M 웨스트 지음/홍지수 옮김/원더박스/368쪽/1만 7000원 우리의 민주주의거든/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조홍민 옮김/글항아리/240쪽/1만 2800원 “민주주의는 최악의 정치체제이다. 단, 사람들이 지금까지 시도했던 다른 모든 정치체제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처칠 영국 수상이 1947년 하원 연설에서 남긴 유명한 말이다. 그 말대로 지금 민주주의는 표류하고 있다. 폐단이 폭증하고 부작용이 세상을 위협하는 지경이다. 민주주의는 무엇일까. 나란히 출간된 ‘당신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부자들은 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가’, ‘우리의 민주주의거든’은 그 불완전한 민주주의의 궤적과 폐단, 대안의 미래를 들춰 눈길을 끈다. 민주주의는 고매한 정치이념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따져보면 먹고사는 일에서 출발했다. 당신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는 민주주의를 먹고사는 일, 특히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인류 최초의 법전인 함무라비 법전은 그 시초로 여겨진다. ‘누구든 자기 배수로를 열어 농작물에 물을 대는 과정에서 다른 이의 경작지를 침수시킨다면, 이웃에 입힌 손실만큼 곡물로 배상하라.’ 민주주의 기원을 고대 아테네가 아니라 훨씬 전인 고대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페루의 모체문명에서 찾는 시각이 독특하다. 민주주의는 특정 지역이 아닌 세상 각 지역에서 벌어져 왔다는 주장도 신선하다. 1947년 인도, 파키스탄의 독립으로 종결된 인도독립운동, 1994년 선거로 막을 내린 남아공화국의 선거권 확보 투쟁, 미국 민권법을 낳은 1955~1956년 몽고메리 버스승차 거부 운동이 20세기에 전 세계로 퍼져나간 불복종 운동의 영향을 받았음을 추적했다. 민주주의가 많은 사람에게 이익을 안겼지만 전쟁, 집단학살 같은 잔혹행위에 관여한 오류는 큰 폐악이다. 특별한 계급이나 종교, 국적, 종족, 인종을 배제하고 차별한 역사도 즐비하다. 그 치명적인 역사적 결함은 대체 두 가지로 요약된다. 선출된 공직자들과 보통 사람들 사이에 생각을 공유하고 갈등을 해결할 효과적이고 정규적인 소통 방식의 결여가 우선 크고, 다음은 민주주의 정부일지라도 다른 권위주의 정부처럼 힘에 의해 세력을 넓히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고 많은 이들이 현장에 적극 뛰어들어 국제적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재력과 정치의 결탁, 부자들의 정치화는 현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커다란 폐해이다. 부유층이 상원의원에게 접근해 자신에게 불리한 법안 통과를 저지하고 대선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후보에게 천문학적 돈을 쏟아붓는 미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는 목전의 으뜸 사례이다. ‘억만장자는 집 네 채, 요트 두 척, 비행기 한 대, 정치인 다섯 명을 소유하고 있다’는 유머가 있을 정도이다. 부자들은 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가는 경제권력을 거머쥔 부자들이 정치권력마저 장악해가는 현실을 실감 나게 파헤쳤다. 저자가 주목하는 점은 부자들과 일반인은 생각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2012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돌아보자. 당시 투표율은 58.2%였지만 소득상위 1%에 속한 부유층의 투표율은 99%였다. 그 견해의 차이가 정치에 대한 태도와 행동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공교육에 필요한 재정 지출 확대, 실업자의 구직 활동 지원, 복지를 위한 예산 편성에 반대하는 부유층의 비율은 일반 대중에 비해 훨씬 높다. 부자들의 정치화와 횡포는 자선활동마저 이용해 ‘자선자본주의’라는 말을 낳았다. 그래서 부자들의 정치화를 차단하는 대안으로 언론보도를 통한 투명성 제고와 소득 불평등에 대한 부자들의 인식 변화, 공정한 조세정책을 꼽고 있다. 미국 프로축구연맹(NFL)이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이유가 공정한 경쟁과 균등한 기회보장에 있다고 강조해 도드라진다. 그렇다면 대중이 바라보는 민주주의는 어떤 것일까. ‘포스트모던 소설의 기수’로 불리는 일본 중견작가의 신문칼럼 모음집 우리의 민주주의거든은 보통 사람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민주주의의 체험담일 수 있다. 3명 중 1명이 비정규 노동자가 된 현실, 정규 사원으로 취직할 수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는 세태와 그에 편승해 급속히 증가한 불법 노동기업 등을 통해 ‘민주주의 사회가 이래도 되는가’라고 묻고 있다. 문학인의 시선으로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현실의 허구성을 벗겨낸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민주주의는 먼 미래나 환상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살아나야 하고 나의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개개인의 실천 속에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무제한 요금’ 피해 736만명 데이터로 보상

    ‘무제한 요금’ 피해 736만명 데이터로 보상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라는 과장·허위 광고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 736만명이 이동통신 3사로부터 LTE 데이터 무료 쿠폰(1∼2GB)을 받는다. 음성 무제한에 가입한 적이 있는 2508만명도 ‘1644·1588’로 대표되는 부가 통화와 영상 통화를 30~60분 할 수 있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특히 SK텔레콤과 KT는 요금제 이용자들이 문자와 음성 사용량을 초과해 추가로 낸 금액(8억원)을 모두 돌려주기로 했다. 이동통신 3사가 내놓은 피해 보상 규모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총 2679억원 수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통 3사와 이런 내용의 잠정 동의 의결안을 마련해 18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40일간 의견 수렴에 들어간다고 17일 밝혔다. ‘동의 의결’이란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과 소비자 피해 구제안을 내놓고 공정위가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하면 위법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공정위가 표시·광고법에 동의 의결제를 도입한 뒤 첫 번째로 적용한 사례다. 합의 내용을 보면 이통 3사는 2013년부터 지난해 10월(동의 의결 신청일)까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한 번이라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가입자 736만명에게 데이터 쿠폰을 주기로 했다. 대상은 LTE 100+ 안심옵션(SK텔레콤), 광대역 안심무한(KT), LTE8 무한대 요금제(LG유플러스) 등에 가입한 소비자다. 광고 기간에 가입한 소비자는 2GB, 광고 기간 이후 가입자는 1GB를 받는다. 받은 데이터는 제3자에게 줄 수 있다. SK텔레콤과 KT의 음성·문자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소비자의 경우 그동안 사용 한도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요금을 추가로 냈다면 모두 돌려받는다. 통신사를 그대로 유지한 가입자는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요금이 자동 차감된다. 통신사를 바꾼 가입자는 신청을 통해 환불해주고, 통신사를 바꾼 지 6개월이 넘었다면 개인적으로 청구서를 제출해야 보상받을 수 있다. 음성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적이 있는 2508만명에게는 부가·영상 통화 서비스가 제공된다. 광고 기간 가입자는 60분, 광고 기간 이후 가입자는 30분을 받는다. 받은 날로부터 3개월 내로 쓰면 된다. 무제한 요금제 광고도 바뀐다. 앞으로 ‘문자 무제한’이라는 표현은 사용할 수 없다. 데이터·음성 무제한은 사용 한도나 제한 사항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장덕진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이번 잠정안은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전원 회의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면서 “소비자 보상은 이르면 6월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울산, 2019학년부터 일반계 고입 선발고사 폐지

    울산지역 일반계 고등학교의 신입생 선발고사가 2019학년부터 폐지된다. 울산시교육청은 현재 중학교 1학년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9학년도부터 일반계의 고입 선발고사를 폐지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현재 울산은 내신성적 200점(50%)과 고입선발고사 200점(50%)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9학년부터는 100% 내신성적으로 일반계 고교 신입생을 뽑게 된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현 중학교 1학년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폐지에 대한 최종 의견 수렴을 한 뒤 오는 24일 열리는 고교 입학전형 위원회를 거쳐 이달 내에 최종결정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매년 고교 지원자 수와 합격자 수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그동안 선발고사 폐지를 검토해왔다. 또 올해부터 중학교에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수업이 토론, 실습, 체험 중심으로 바뀌어 고입 선발고사를 따로 치르는 게 교육정책 방향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와 함께 시교육청은 고입 선발고사 폐지로 시험 감독비와 운영비, 시험문제 출제비, 문제지 인쇄비 등 3억∼4억원가량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체적인 학사일정을 늦춰 현재 3학년 2학기 중간고사까지만 보는 특성화고 진학 희망자들 역시 기말고사까지 볼 수 있도록 해 학사운영 정상화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반계 고교 선발고사는 울산, 제주, 경북, 전북, 충남 등에서만 유지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역사상 최고의 ‘명장’은 과연 누구일까?

    역사상 최고의 ‘명장’은 과연 누구일까?

    한니발, 대군 끌고 알프스 넘은 장군 한니발 전쟁은 3막으로 이루어진 포에니 전쟁 중 제2막이다. 포에니 전쟁이란 로마와 페니키아의 아프리카 식민시 카르타고와의 전쟁으로, 고대 지중해 세계의 패권을 둘러싸고 기원전 3세기 중엽에서 기원전 2세기 중엽까지 3차에 걸쳐 있었던 고대판 세계대전이다. 1차전에서 신흥 로마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강대국 카르타고는 그야말로 23년의 와신상담 끝에 기원전 218년, 한니발을 앞세워 설욕전에 나섰다. 29살의 한니발은 코끼리 부대까지 포함, 2만 6000의 대군을 이끌고 눈보라치는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를 요격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공격로였다. 게다가 한니발은 전술의 귀재였다. 눈병을 치료하지 못해 한쪽 눈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와 상상을 초월하는 전법으로 적의 의표를 찔러가며 연전연승을 거두어 로마를 공황 속에 빠뜨렸다. 특히 기원전 216년 8월 남이탈리아의 칸나에 전투에서 기발한 용병술로 우월한 병력의 로마군을 포위·섬멸하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이 칸나에 전투는 포위-섬멸전의 전범으로 각국 사관학교 교범에 올라 있을 정도다. 뒤에 한니발을 패퇴시킨 스키피오는 이때 17살로, 칸나에 전투에서 카르타고 군 중앙을 뚫고 몇 km 떨어진 카누시움까지 살아 돌아간 운좋은 무리에 섞여 있었다. 이 전투를 전후로 한니발은 16년에 걸쳐 이탈리아 반도를 종횡으로 유린하며 연전연승, 로마를 괴롭혔으나 끝내 로마의 항서를 받아내는 데는 실패했다. 반도에 있는 로마의 동맹시들이 로마에서 이반하지 않고 굳건히 로마를 지원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16년의 전쟁 중 한니발은 자신도 모르게 적진 속에서 한 수제자를 키우고 있었다. 바로 16년 후인 기원전 202년 자마 전투에서 한니발의 전술로 한니발을 쓰러뜨린 스키피오였다. 스키피오, 한니발에게 배워 한니발을 꺾다 청년 스키피오는 여러 차례 한니발 군과의 전투에서 목숨을 잃어버릴 뻔한 위기들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운좋게 살아남아 마침내는 한니발을 꺾어버린 명장으로 자라났던 것이다. 여러 차례 패배를 거듭하면서 한니발에게 배운 전술과 용병술에 힘입은 바가 컸다. 스키피오가 이끄는 로마 원정군과 맞부딪친 자마 전투에서 한니발은 참담하게 완패했고, 이로써 카르타고는 소도시로 몰락하고, 한니발은 도망자 신세로 전락했다. 생전에 한니발은 스키피오를 만난 적이 있었다. 플루타르코스에 따르면, 자마 전투 후 몇 년이 지났을 때 우연히 로도스 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스승과 제자의 만남이라고 할 만하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서 나오는 부분을 인용해 이 장면을 재현해보기로 하자. 한니발보다 12살 아래인 스키피오가 50줄에 접어든 노장에게 공손히 물었다. “장군, 역사상 최고의 명장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드로스를 능가할 사람은 없소. 페르시아 대군을 소규모 군대로 무찔렀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경계를 훨씬 넘어선 곳까지 정복한 업적은 실로 위대하다고 할밖에 없소." “그러면 두 번째로 뛰어난 명장은요?” 한니발은 이번에도 거침없이 말했다. “에페이로스의 왕 피로스요. 그는 병법의 대가일 뿐만 아니라, 숙영지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인식한 사람이기도 하오.” “그렇다면 세 번째는?” 역시 대답이 바로 튀어나왔다. “바로 나, 한니발이오.” 자마 전투에서 한니발을 꺾은 공으로 아프리카누스라는 존칭까지 받은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는 미소짓는 얼굴로 물었다. “만약 장군께서 자마에서 나한테 이겼다면요?" “그랬다면 나는 알렉산드로스와 피로스를 뛰어넘어 역사상 최고의 명장이 되었을 거요.” 이에 대한 평가는 독자 몫이겠지만, 한니발의 마지막 운명에 대해 간략히 말한다면, 자마 패전 후 조국 카르타고에서도 버림받은 한니발은 동방 시리아의 안티오코스 3세에게로 망명했다. 얼마 후엔 다시 비티니아 왕에게 의탁하여 재기를 꾀했으나 모두 허사로 돌아간 후, 기원전 183년 자신을 체포하려는 로마 병사들이 문 밖에 도착하자 몸에 지니고 다니던 독을 마시고 자결했다. 향년 64세. 조국 로마의 배신으로 버림받은 스키피오도 그해에 세상을 등졌다. 둘은 저승길에서 만나 인생사 무상함을 같이 회고했을까? 그로부터 약 50년이 지난 후인 기원전 146년, 제3차 포에니 전쟁의 종결에서 로마의 잔혹한 소탕전으로 카르타고는 지도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아동보호기관 관리 받던 ‘평택 실종 아동’ 원영이, 사각지대 빠지게 된 이유는?

    아동보호기관 관리 받던 ‘평택 실종 아동’ 원영이, 사각지대 빠지게 된 이유는?

    계모의 학대 끝에 숨져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평택 실종 아동’ 신원영(7)군은 지난해 4월까지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보호와 관리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학대 부모의 비협조적 태도와 이를 강압적으로 제지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점, 모호한 사후관리 시스템 등이 총체적으로 이같은 비극을 낳았다. 12일 경기지방경찰청과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원영군의 가정 학대가 최초로 신고된 것은 지난 2014년 3월이었다. 당시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되기 전이라 학대를 발견한 지역아동센터 직원의 신고는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에만 접수됐다.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이 학대를 조사하기 위해 원영군의 가정에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대 증거 사진이 있었음에도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원영군을 부모와 떨어트려 놓지 못했다. 친부 신모(38)씨가 “내가 키우겠다”고 주장했기 때문에다. 또 상담원들이 현장조사로 가정을 다섯 차례나 찾아갔는데 계모는 “무슨 상관이냐”면서 문도 열어주지 않았다. 아동학대 특례법이 신설되면서 이제는 부모의 의사와 관계 없이 심각한 아동학대가 발생할 경우 가해 부모와 아동을 분리시킬 수 있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서는 손쓸 방법이 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이때부터 약 1년간 원영군의 부모와 원영군 남매, 할머니 등을 정기적으로 면담하거나 전화통화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수밖에 없었다. 첫 신고가 접수된 뒤 5개월 뒤인 2014년 8월에는 원영군을 면담한 지역아동센터 측이 “학대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달했고, 그 이후부터는 학대 재발여부를 관찰하는 사후관리로 들어갔다. 현행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가 종료된 후에도 재발여부를 확인하며 사후관리 해야 한다. 다만 그 기간이 명확하지 않아 상담원에 따라 3∼6개월 정도만 사후관리한다 점은 현 시스템의 허점이다. 이러한 탓에 아동보호전문기관마저 같은해 4월 원영군 누나의 학교 교사와, 당시 누나를 키우던 할머니 등을 면담하고선 “아동학대 요인이 사려졌다며”고 판단했고, 원영군 가정의 아동학대 관찰 및 사후관리를 완전히 종결했다. 당시 원영군 누나의 학교에서는 “양육 환경이 좋아졌다”고 했고, 할머니는 “내가 잘 키우고 있으니 기관에서 더 이상 안 왔으면 좋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원영군이 외조모 집에 거주하고 있다고만 알려왔고, 그렇게 원영군은 관리 사각지대로 빠져 10개월만에 계모의 학대 끝에 숨지고야 말았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신이라면?…폭행 말리는 아버지 vs 신고만 하자는 가족 (영상)

    당신이라면?…폭행 말리는 아버지 vs 신고만 하자는 가족 (영상)

    아내와 딸을 차에 태운 채 도로 위를 천천히 운전하던 당신, 앞서가던 차량의 주인이 차에서 내리더니 행인을 폭행하는 모습을 발견한다.술에 취했는지 전혀 저항의 능력이 없어 보이는 행인은 머리를 강력하게 걷어차인다. 그가 크게 다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당신은 서둘러 그만 두라고 소리를 지르지만, 딸과 아내는 부디 끼어들지 말고 경찰에 조용히 신고만 할 것을 부탁한다.피해자를 보호하려다가는 가족들이 위험해질지도 모르는 상황, 당신은 어떤 결정을 내리겠는가? 태국 매체 방콕포스트는 자체 홈페이지에 10일(현지시간) 한 가족이 촬영한 폭력현장 기록 동영상 한 편을 소개한 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주 태국의 SNS를 통해 확산돼 현지의 네티즌들 사이에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킨 것으로 전해진다. 영상이 촬영된 장소는 태국 남부 라용 시의 한 도로 위, 아버지로 추정되는 인물이 “동영상으로 촬영해 기록을 남겨라”고 지시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곧 앞서 가던 흰색 BMW 차량에서 건장해 보이는 체격의 남성이 내리더니,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다른 남성의 머리를 발로 강하게 걷어찬다. 이 모습을 본 아버지는 차를 몰아 당사자들에게 접근해 “그만 둬라”고 여러 차례 크게 소리를 지른다. 뒷좌석에 앉아 영상을 촬영하고 있던 딸은 가해자 남성이 자기 가족들에게까지 해를 가할 것을 우려했는지 “아빠, 제발 끼어들지 마세요”라며 여러 번 애원한다. 아내 역시 “둘이서 알아서 해결하게 둬라”면서 대신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건다. 그러나 가해 남성은 거듭해서 피해자의 머리를 걷어찼고, 그의 안위를 걱정한 촬영자의 아버지는 가족들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저항할 힘도 없는 사람을 해치는 짓을 그만둬라”면서 계속 소리를 지른다. 영상 말미를 보면 남성이 가족들까지 해치려 들 수 있다는 딸의 우려는 자칫 현실이 될 뻔했다. 아버지의 지속적 간섭에 불쾌한 기색을 보이던 가해 남성이 가족의 차량으로 접근해 차에서 내리라면서 분노를 드러낸 것. 이에 아내 또한 아까까지의 조심스런 태도를 바꿔 “술 취한 사람을 해치는 것이 옳은 일이냐”며 가해자를 큰 목소리를 비난한다. 그러자 딸은 “엄마, 저 사람 총을 가지고 있을지도 몰라요”라며 모친을 말린다. 이후 가해자 남성이 현장을 떠나는 모습과 함께 영상은 끝을 맺는다. 영상을 본 네티즌 중 일부는 “딸의 말이 맞다, 기록만 남기고 경찰에 뒷일을 맡기는 편이 낫다”고 말하는가 하면 다른 일부는 “아버지의 행동이야말로 영웅적이다”고 말하는 등 서로 상반된 의견을 펼쳤다. 한편 가족들은 혼란스럽고 불안한 와중에도 사건 장소 및 차량번호 등을 정확하게 경찰에 알리는 침착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해당 사건이 어떻게 종결됐는지는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방콕포스트 웹사이트 캡처(위)/유튜브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역사상 최고의 명장은 누구일까?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역사상 최고의 명장은 누구일까?

    한니발, 대군 끌고 알프스 넘은 장군 한니발 전쟁은 3막으로 이루어진 포에니 전쟁 중 제2막이다. 포에니 전쟁이란 로마와 페니키아의 아프리카 식민시 카르타고와의 전쟁으로, 고대 지중해 세계의 패권을 둘러싸고 기원전 3세기 중엽에서 기원전 2세기 중엽까지 3차에 걸쳐 있었던 고대판 세계대전이다. 1차전에서 신흥 로마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강대국 카르타고는 그야말로 23년의 와신상담 끝에 기원전 218년, 한니발을 앞세워 설욕전에 나섰다. 29살의 한니발은 코끼리 부대까지 포함, 2만 6000의 대군을 이끌고 눈보라치는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를 요격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공격로였다. ​게다가 한니발은 전술의 귀재였다. 눈병을 치료하지 못해 한쪽 눈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와 상상을 초월하는 전법으로 적의 의표를 찔러가며 연전연승을 거두어 로마를 공황 속에 빠뜨렸다. 특히 기원전 216년 8월 남이탈리아의 칸나에 전투에서 기발한 용병술로 우월한 병력의 로마군을 포위·섬멸하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이 칸나에 전투는 포위-섬멸전의 전범으로 각국 사관학교 교범에 올라 있을 정도다. ​뒤에 한니발을 패퇴시킨 스키피오는 이때 17살로, 칸나에 전투에서 카르타고 군 중앙을 뚫고 몇 km 떨어진 카누시움까지 살아 돌아간 운좋은 무리에 섞여 있었다. 이 전투를 전후로 한니발은 16년에 걸쳐 이탈리아 반도를 종횡으로 유린하며 연전연승, 로마를 괴롭혔으나 끝내 로마의 항서를 받아내는 데는 실패했다. 반도에 있는 로마의 동맹시들이 로마에서 이반하지 않고 굳건히 로마를 지원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16년의 전쟁 중 한니발은 자신도 모르게 적진 속에서 한 수제자를 키우고 있었다. 바로 16년 후인 기원전 202년 자마 전투에서 한니발의 전술로 한니발을 쓰러뜨린 스키피오였다. 스키피오, 한니발에게 배워 한니발을 꺾다​ 청년 스키피오는 여러 차례 한니발 군과의 전투에서 목숨을 잃어버릴 뻔한 위기들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운좋게 살아남아 마침내는 한니발을 꺾어버린 명장으로 자라났던 것이다. 여러 차례 패배를 거듭하면서 한니발에게 배운 전술과 용병술에 힘입은 바가 컸다. 스키피오가 이끄는 로마 원정군과 맞부딪친 자마 전투에서 한니발은 참담하게 완패했고, 이로써 카르타고는 소도시로 몰락하고, 한니발은 도망자 신세로 전락했다. ​ 생전에 한니발은 스키피오를 만난 적이 있었다. 플루타르코스에 따르면, 자마 전투 후 몇 년이 지났을 때 우연히 로도스 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스승과 제자의 만남이라고 할 만하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서 나오는 부분을 인용해 이 장면을 재현해보기로 하자. 한니발보다 12살 아래인 스키피오가 50줄에 접어든 노장에게 공손히 물었다. “장군, 역사상 최고의 명장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드로스를 능가할 사람은 없소. 페르시아 대군을 소규모 군대로 무찔렀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경계를 훨씬 넘어선 곳까지 정복한 업적은 실로 위대하다고 할밖에 없소." “그러면 두 번째로 뛰어난 명장은요?” 한니발은 이번에도 거침없이 말했다. ​ “에페이로스의 왕 피로스요. 그는 병법의 대가일 뿐만 아니라, 숙영지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인식한 사람이기도 하오.” “그렇다면 세 번째는?” 역시 대답이 바로 튀어나왔다. “바로 나, 한니발이오.” 자마 전투에서 한니발을 꺾은 공으로 아프리카누스라는 존칭까지 받은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는 미소짓는 얼굴로 물었다. ​ “만약 장군께서 자마에서 나한테 이겼다면요?" “그랬다면 나는 알렉산드로스와 피로스를 뛰어넘어 역사상 최고의 명장이 되었을 거요.” ​ 이에 대한 평가는 독자 몫이겠지만, 한니발의 마지막 운명에 대해 간략히 말한다면, 자마 패전 후 조국 카르타고에서도 버림받은 한니발은 동방 시리아의 안티오코스 3세에게로 망명했다. 얼마 후엔 다시 비티니아 왕에게 의탁하여 재기를 꾀했으나 모두 허사로 돌아간 후, 기원전 183년 자신을 체포하려는 로마 병사들이 문 밖에 도착하자 몸에 지니고 다니던 독을 마시고 자결했다. 향년 64세. 조국 로마의 배신으로 버림받은 스키피오도 그해에 세상을 등졌다. 둘은 저승길에서 만나 인생사 무상함을 같이 회고했을까? 그로부터 약 50년이 지난 후인 기원전 146년, ​제3차 포에니 전쟁의 종결에서 로마의 잔혹한 소탕전으로 카르타고는 지도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서울 핫 플레이스] 금천 가산디지털단지 패션아웃렛 거리

    [서울 핫 플레이스] 금천 가산디지털단지 패션아웃렛 거리

    패션을 논하면서 서울 금천 가산디지털단지의 아웃렛거리를 이야기하면 ‘뭘 좀 모르는 사람’ 취급받기 십상이다. 한국서 옷 좀 입는다는 사람들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해외 브랜드들이 즐비한 청담동 프래그숍 거리로 간다. 또 새로운 유행이나 패스트패션은 동대문 쪽이 짱짱하게 버티고 있다. 그런데 감히 가산 패션아웃렛 거리가 명함을 내밀다니…. 맞다! 맞다! 기성복 이월 상품 판매가 주력인 가산 패션아웃렛 거리가 ‘패션 종결자’에게는 부족한 것이 많다. 하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과 면접을 보러 다니는 사회 초년생이라면, 전셋값을 올려 준다고 아이들 학원비를 댄다고 허리를 졸라매는 학부모라면 시각이 다르다. 유행이 살짝 지났다고 정가의 50~60%를 깎아 주고, 최고 90%까지 할인하는 이곳이 ‘패션 천국’이다. 10일 만난 한 20대 여학생은 가산 패션아웃렛 거리를 “미친 실용패션의 천국”이라고 불렀다. 1호선과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4번 출구로 나와 3~4분 정도를 걸으면 대형 패션아웃렛 건물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마리오 아웃렛과 현대아울렛, W몰이 자리잡은 이곳에 롯데그룹도 최근 아웃렛 점포를 열었다. 가산디지털단지역의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20만~30만명으로 추정된다. 가산 패션아웃렛 거리의 터줏대감은 2001년 문을 연 마리오아울렛이다. 13만 2000㎡에 600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마리오아울렛의 최대 장점은 물량과 가격이다. 면접용 정장을 사러 나온 대학생 강모(25)씨는 “10만원대로 브랜드 정장을 살 수 있는 곳”이라면서 “가격도 싸지만 브랜드가 다양해 원하는 스타일을 잘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4년 문을 연 현대아울렛은 가족 단위 방문객의 이용이 편리하다고 한다. 백화점처럼 가게 사이의 거리가 넓고, 극장과 미용실, 키즈카페 등 다른 편의시설이 많아서다. 봄옷을 사러 나온 주부 김모(46)씨는 “가격도 저렴하지만, 공간이 넓다 보니 아이를 데리고 와서 쇼핑하기도 좋다”고 설명했다. 금천구 관계자는 “최근에는 시내보다 가격이 싸다는 소문이 나 중국인 관광객 등의 방문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아웃렛에서 발품을 팔아 싼 물건을 사면서 곳곳에 숨어 있는 구로공단의 역사가 담긴 조형물을 찾아보는 것은 숨은 재미다. 마리오 3관 정문 앞에선 산업화와 구로공단을 상징하는 굴뚝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또 3관 건물 벽돌에는 과거 구로공단에 입주했던 기업들의 이름과 공단 입주 연도 등이 손 글씨로 새겨져 있다. 지역의 근간인 공단의 역사를 잊지 않고자 만든 기념물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아울렛은 500㎡ 규모의 컬쳐스퀘어존에서 다양한 공연과 전시가 열린다. 6층에 있는 G밸리 패션센터에선 주기적으로 신예 디자이너와 모델들의 패션쇼가 열리니 방문 전에 일정을 확인하면 좋다. 대형 아웃렛도 있지만, 골목골목에 숨어 있는 팩토리 아웃렛도 방문해 보자. 직장인 김모(22)씨는 “계절이 바뀌는 요즘 같은 때, 팩토리 아웃렛의 떨이 상품을 잘 잡으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짱”이라면서 “특히 등산복과 겨울철 외투는 세일 폭이 커 인기가 좋다”고 귀띔했다. 패션아웃렛 거리에서 신나게 쇼핑을 하고 그냥 집으로 가기 아쉽다면 가산디지털단지역 2번 출구 쪽으로 향해 보자. 출구를 나서면 바로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 - 금천 순이의 집’ 표지판이 보인다. 금천 순이의 집은 1970년대 산업화 당시 구로공단에서 근무했던 여성 노동자들의 생활공간인 벌집 촌의 모습을 재현했다. 1층은 1960년대 이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사진과 그림, 미니어처가 전시돼 있다. 지하 1층에는 직접 쪽방에 들어가서 당시 여성 노동자들의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패션방, 문화방, 공부방, 추억방, 봉제방, 생활방 등 6개의 체험관으로 꾸며져 있다. 방에는 당시 유행하던 노래가 담긴 카세트테이프와 비키니 옷장, 공동화장실과 부엌, 통기타, 교복 등이 전시돼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공간은 패션방. 요즘에나 볼 수 있는 킬힐과 미니스커트, 몸매를 드러내는 옷이 전시돼 있다. 순이의 집 관계자는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를 마치고 상경해 하루 12시간 맞교대를 하던 여공들은 자신들의 삶과 처지를 무척 싫어했다. 그래서 여공이라는 이미지를 벗으려고 더욱 화려하게 꾸미고, 밤 문화를 즐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집으로 돌아와선 10~13㎡(3~4평) 정도 공간에서 많게는 10명이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칼잠을 잤다”고 덧붙였다. 2층 영상실에서는 구로공단 노동자들의 삶과 1980년대 노동운동에 대한 영상도 볼 수 있다. 순이의 집을 다 둘러본 뒤 ‘가리봉 상회’로 발길을 돌려 보자. 예전에 먹던 불량식품, 조잡해 보이는 장난감, 딱지 등도 만날 수 있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되고, 오픈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예술적인 영감을 받고 싶다면 서울시가 운영하는 금천예술공장을 찾아보자. 공장을 개조해 만든 금천예술공장 입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로봇 조형이 눈에 들어온다. 젊은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으로 설계된 이곳은 19개의 스튜디오와 호스텔, 전시장, 워크숍 등으로 채워졌다. 건물 구석구석에는 독특한 분위기의 설치미술 작품들이 숨어 있다. 3층에 자리잡은 403㎡에선 입주 작가를 비롯하여 젊은 작가들의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특히 지난해 9월 열린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은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금천예술공장 관계자는 “이달 17일부터 24일까지 스튜디오에 입주해 있는 해외 작가들이 만든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고 전했다. 쇼핑도 하고 문화공간도 즐겼다면 배를 채우러 나가 보자. 아웃렛 건물 안에 있는 프랜차이즈 식당도 좋지만, 뒷골목을 뒤져 보면 의외의 맛집들이 숨어 있다. 먼저 2000원이면 잠시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닭꼬치집이 눈에 보인다. 달콤한 맛부터 아주 매운맛까지 4가지 맛의 닭꼬치를 파는 이 집은 하루 판매량만 1000개가 넘는다. 중학교 3학년 오모(16)양은 “위에 뿌려 주는 치즈 맛이 일품”이라며 엄지를 척 내밀었다. 현대아울렛 뒤쪽으로 나오면 1980년 문을 연 춘천옥을 만날 수 있다. 일단 들어가면 메뉴판부터 단출하다. 보쌈과 메밀국수, 선지국밥이 메뉴의 전부다. 목살을 쓴다는 보쌈은 탄력이 있어 씹는 맛이 있고, 메밀국수는 메밀 특유의 거친 맛은 느낄 수 없지만, 간이 세지 않아 보쌈과 궁합이 잘 맞는다. 한 달에 1번은 춘천옥을 찾는다는 고모(48)씨는 “서울의 유명한 보쌈집이 많지만 고기의 질은 이곳이 제일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보쌈 작은 것을 시키면 성인 남자 2명이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다. 그냥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고 싶다면 미로 같은 아파트형 공장에 숨은 맛집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구 관계자는 “수많은 직장인이 오피스 건물 안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곳이다 보니 은근히 숨은 강자들이 많다”면서 “맛도 맛이지만, 미로처럼 얽힌 공간에서 식당을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하남시, 우성산업개발 상대 소송, 작년 어물쩍 종결…수십억 손실

    사정당국이 대한수영연맹 이기흥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우성산업개발의 위장 폐업을 수사하는 가운데 경기 하남시가 2년여 전 우성에 제기했던 손해배상 성격의 민사소송을 현금 공탁 등 안전장치 없이 화해 종결한 사실이 서울신문 취재로 뒤늦게 확인됐다. 7일 하남시에 따르면 우성은 1998년 9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인 미사동 643일대 한강변 하천 부지 13만 3982㎡에 대해 점용허가를 받고 골재를 생산했다.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도 수차례 연장 허가를 받아 온 우성은 2012년 5월 폐기물(토사 및 오니)을 남겨둔 채 문을 닫았다. 하남시는 우성이 폐기물 1만 트럭분(하남시 추산)을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폐업하자 2013년 11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처리비 13억 2753만원과 지난해 1월부터 토지 인도를 할 때까지 하루 164만 4352원씩(연간 6억원) 지급하라며 민사 소송을 냈다. 양측은 지난해 8월 “우성이 현장 내 모든 소유권을 포기하고 하남시에 10월 30일까지 현금 5억원을 지급한다”는 재판부의 화해 권고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우성은 이날 현재 현금을 내지 않고 있으며, 우성이 폐업할 것이란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하남시는 이번에도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종복 하남시의원은 “법원이 제시한 5억원은 시가 산정했던 폐기물 처리비 13억여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라면서 “하남시는 법원의 화해 권고 결정을 원인 무효로 해야 하며 토지사용료까지 청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하남시 관계자는 “청구액에 비해 배상금이 적지만 토지를 조속히 원상복구해 하남시민을 위해 사용하는 게 실익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화해 권고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원주 주사기 병원장 숨진 채 발견

    유서 발견 안돼… 공소권 없음 종결될 듯 원주 C형간염 집단감염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강원도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원주경찰서는 4일 오전 7시 50분쯤 원주시 무실동 노모(59)씨의 집 안방 화장실에서 노씨가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숨진 노씨는 원주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된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으로 이날 오후 경찰의 2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노씨는 지난달 29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당시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를 찾은 노씨는 진술녹화실에서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노씨를 상대로 자가혈 주사시술(PRP) 때 주사기를 재사용했는지 여부와 C형간염 집단감염 경로 등을 집중 수사했다. 경찰은 그동안 노씨를 비롯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당 의원에서 근무했던 병원사무장, 간호사, 간호조무사와 의료기기 납품업자 등 30여명 가운데 자가혈 주사시술 관련 업무를 했던 직원들을 불러 주사기 재사용 여부를 수사해 왔다. 노씨는 지난해 4월 원주시 학성동 자신의 병원에서 자가혈 시술을 받고 C형간염에 걸렸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자 한 달여 만인 5월 27일 병원을 폐업하고 다른 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은 “질병관리본부, 원주시보건소 등과 협조해 병원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하겠다”면서 “숨진 노씨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건 당국은 지난 2일까지 해당 의원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자가 245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 원주시는 역학조사를 위해 ‘C형간염 대책 종합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보건 당국이 한양정형외과의원 내원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최초 접수한 때는 지난해 4월이었다. 이 병원을 방문했던 C형간염 감염자가 원주시보건소에 신고했다. 그러나 보건 당국은 그해 11월 추가 신고가 접수되고서야 심층 역학조사를 했다.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를 시작했을 때 이 병원은 이미 폐업한 후였다. 진료 기록 등도 상당 부분 사라지고 없어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되는데도 입증할 증거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현재까지 밝혀진 C형간염 감염자는 모두 217명이다. 감염 환자는 자가혈 주사시술을 받았다. 조사 대상자는 1만 4000여명에 이른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서진표 정통 멜로 vs 김성령표 미세스캅

    이서진표 정통 멜로 vs 김성령표 미세스캅

    MBC ‘결혼계약’ 내일 첫선 SBS 지상파 첫 시즌제로 맞불 ‘미세스캅2’ 브랜드화 시험대 장편 드라마 일색이던 주말 안방극장의 분위기가 이번 주부터 확 달라진다. MBC와 SBS는 5일 밤 10시 새 주말 드라마 ‘결혼계약’(왼쪽)과 ‘미세스캅2’(오른쪽)를 동시에 첫 방송한다. ‘내 딸, 금사월’ 후속으로 방송되는 ‘결혼계약’은 미니시리즈 분량인 16부작의 드라마이고 ‘애인 있어요’ 후속으로 방송되는 ‘미세스캅2’는 지상파에서 처음 시도되는 시즌제 드라마라는 점에서 파격적인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결혼계약’은 인생의 가치가 돈뿐인 남자와 인생의 벼랑 끝에 선 여자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정통 멜로 드라마. 이서진이 오만하고 냉정하지만 명민한 사업 감각을 지닌 재벌가 아들 한지훈 역을 맡아 1년 7개월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다. 상대역인 강혜수 역은 유이가 맡았다. 혜수는 오래전 남편을 잃고 남편이 남긴 빚까지 떠안고 사는 싱글맘으로 설상가상으로 시한부 판정까지 받는다. 지훈이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혜수와 가짜 부부 행세를 하면서 극이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와 ‘최고다 이순신’ 등을 집필한 정유경 작가가 대본을 맡았고 김용건, 이휘향, 박정수, 김유리, 김광규 등이 출연한다. 박성은 MBC 드라마국 CP는 “리얼리티가 잘 살아 있는 정통 멜로물로 흡인력을 발휘할 것“이라면서 “주말 밤 10시대 드라마는 9시대와 달리 미니시리즈와 연속극 중간 형태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미세스캅2’는 지난해 방영된 ‘미세스캅’의 두 번째 시즌으로 1대 주인공이었던 김희애에 이어 김성령이 2대 미세스캅을 맡았다. 드라마는 시즌 1에서 사건 종결 이후 최영진(김희애)이 개인 사정상 휴직하면서 박종호(김민종)가 강력 1팀 형사과장을 맡아 팀을 이끌게 되고, FBI 연수를 마친 ‘뉴욕발 아줌마 형사’ 고윤정(김성령)이 새로운 팀장으로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총 20부작으로 시즌 1의 유인식 감독과 황주하 작가, 이길복 촬영감독이 참여하고 김민종이 전 편에 이어 다시 출연한다. 냉혈한 악역으로 변신한 김범을 비롯해 임슬옹, 손담비, 장현성, 이준혁, 이미도 등이 호흡을 맞춘다. 시즌제 드라마는 전체적인 드라마의 포맷과 주요 설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드라마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이어지는 형태로 ‘응답하라’ 시리즈를 비롯해 케이블에서는 자주 시도됐지만 지상파에서 시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BS 관계자는 “‘미세스캅’ 시리즈를 국내 대표 수사 드라마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원주 C형간염 집단 감염사건 조사 받던 병원장 자살

    원주 C형간염 집단 감염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강원도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원주경찰서는 4일 오전 7시 50분쯤 원주시 무실동 노모(59)씨의 집 안방 화장실에서 노씨가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숨진 노씨는 원주 C형간염 집단 감염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된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으로 이날 오후 경찰의 2차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노씨는 지난달 29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당시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를 찾은 노씨는 진술녹화실에서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노씨를 상대로 자가혈 주사시술(PRP)때 주사기 재사용 여부와 C형간염 집단 감염 경로 등을 집중 수사했다. 경찰은 그동안 노씨를 비롯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당 의원에서 근무했던 병원사무장, 간호사, 간호조무사와 의료기기 납품업자 등 30여명 가운데 자가혈 주사시술 관련 업무를 했던 직원들을 불러 주사기 재사용 여부를 수사해왔다. 노씨는 지난해 4월 원주 학성동 자신의 병원에서 자가혈 시술을 받고 C형간염에 걸렸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자 한 달여 만에 병원을 폐업하고 다른 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은 “질병관리본부와 원주보건소 등과 협조해 병원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하겠다”면서 “숨진 노씨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지난 2일까지 해당 의원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자가 245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원주시는 역학조사를 위해 ‘C형간염 대책 종합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보건당국이 한양정형외과 의원 내원자 가운데 C형간염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최초 접수한 때는 지난해 4월이었다. 이 병원을 방문했던 C형간염 감염자가 원주시 보건소에 신고했다. 보건당국은 그해 11월 추가 신고가 접수되고서야 심층 역학조사를 했다.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시작했을 때 이 병원은 이미 폐업(2015년 5월 27일)한 후였다. 진료 기록 등도 상당 부분 사라지고 없어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되는데도 입증할 증거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현재까지 밝혀진 C형간염 감염자는 모두 217명이다. 감염환자는 자가혈 주사시술을 받았다. 조사대상자는 1만 4000여명에 이른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종인, 총선 위기감에 ‘판 흔들기’… 수도권 지지층 결집 노려

    김종인, 총선 위기감에 ‘판 흔들기’… 수도권 지지층 결집 노려

    “총선 전 통합 안 되면 배 파산” 친노 물갈이로 사전작업 끝내 국민의당과 협상 주도권 잡기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2일 야권 통합을 전격 제안했다. 그간 야권 통합에 회의적이었던 김 대표가 4·13총선을 불과 42일 남겨 놓고 태도를 바꾸면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흘러가던 총선 지형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김 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국민은 지난 3년간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리라고 생각한다. 국민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4·13 총선 승리를 거두기 위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다시 한번 통합에 동참하자는 제의를 드린다”고 말했다. ‘당대당 통합 제안이냐, 후보 간 연대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야권 통합을 제안한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지금은 통합을 위해 이런저런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밝혀 ‘통합’을 지향하되 당장은 ‘연대’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또한 “탈당 의원 대다수가 당시 (문재인)지도부 문제를 걸고 탈당계를 낸 분들이기 때문에 그 명분은 다 사라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야권통합’ 발언을 하자 당 안팎에선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필리버스터 종결을 놓고 당내 여론이 악화되는 시점에서 국면 전환을 위해서는 최적의 카드라는 데는 대체로 동의했다. 이날 비대위원들은 오전 비공개회의 때 김 대표로부터 통합 관련 발언을 할 것이란 말을 처음 들었다고 한다. 대부분 김 대표의 말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지금이 야권 통합이나 연대를 논의할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20% 공천심사 배제(컷오프)와 전략공천 등으로 더민주 내 주류·운동권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가 진행된 것도 통합 논의를 시작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20% 컷오프는 김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지만 주류이자 호남 현역인 강기정 의원을 ‘아웃’시킨 것은 국민의당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과의 만남에서도 “총선 뒤에는 다 파산된 배를 다시 엮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더 어렵다”고 통합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일단은 2년 전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의 합당과 같은 ‘당 대 당’ 통합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하지만 국민의당 의원마다 벌써부터 온도 차를 보이는 등 야권 지형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김종인발(發)’ 야권통합론도 통합의 당위성이 아닌 결국 현실론을 얘기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 야권통합 전격제안… “필리버스터 중단 죄송”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 야권통합 전격제안… “필리버스터 중단 죄송”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 야권통합 전격제안… “필리버스터 중단 죄송”  “협상할 시간 없다… 野, 총선서 단합된 모습 보여야” “명분론에만 사로잡히지 않으면 다시 단합 어렵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이 야권 통합을 전격 제안했다.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는 이번 총선에서 여당의 독주를 저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2일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야권이 4·13 총선의 승리를 거두기 위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야권이 다시한번 통합에 동참하자는 제의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의 회의에 참석한 김 대표는 “선거가 불과 42일밖에 남지 않았고, 모든 국민은 지난 3년간 박근혜정부가 행해온 정치·경제·사회·외교 모든 분야의 실정을 심판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이어 “지금 시간이 없기 때문에 각기 나름대로의 이기심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대의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야권 승리와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야권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길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김 대표의 제안은 현재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선 총선을 치루기 어렵다는 인식에 바탕한 것이다.  김 대표는 모두 발언 후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당대당 통합을 제안한 것이냐, 후보간 연대를 제안한 것이냐’는 질문에 “야권통합을 제안한 것”이라며 “지금은 통합을 위해 이런저런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야권이 분열된 모습을 보이게 된 계기란 것이 대단히 간단하다. 더민주를 탈당한 의원 대다수가 더민주 당시 지도부의 문제를 걸고 탈당계를 낸 분들이기 때문에 그 명분은 다 사라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지금 더민주 밖에 계신 분들이 지나치게 명분론에만 사로잡히지 않으면 우리가 다시 단합할수있는 계기라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테러방지법의 직권상정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이날 종결하는 것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과정 속에 테러방지법에 대한 내용이 무엇이라는 것을 국민 여러분과 세상이 알게 됐다”면서 “독소조항 수정을 새누리당측에 요구해왔지만 여당은 미동도 안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정치일정을 감안하고 4·13 총선도 준비하기 위해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필리버스터를 종결한다고 하니 많은 국민이 상당히 분노한 목소리도 듣고 있다. 국민의 성원에 대단히 감사하다는 인사와 아울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결국 (테러방지법) 시정 여부는 국민의 심판에 따르는 것”이라며 “4·13 총선에서 야당이 국회를 지배할 수 있는 의석을 (국민이) 확보해 준다면 더민주가 테러방지법의 수정을 결국 해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은 물결’에 클린턴 웃었다

    ‘검은 물결’에 클린턴 웃었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세론’이 확산되고 있다. 클린턴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무려 50% 포인트 가까운 격차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누르며 압승을 거뒀다. AP에 따르면 클린턴은 이날 73.5%의 득표율로 26.0%에 그친 샌더스를 압도했다. 이곳은 클린턴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됐으나 3배 가까운 득표율은 예상을 웃도는 수치다. 53명의 대의원이 걸린 이곳에서 클린턴은 39명을, 샌더스는 14명을 확보했다. 이로써 클린턴은 슈퍼대의원 453명을 포함해 544명, 샌더스는 슈퍼대의원 20명 등 85명의 대의원 지지를 확보했다. 샌더스는 이날 투표가 끝난 직후 패배를 인정했다. 클린턴은 “대선 캠페인은 이제부터 시작이며 내일부터 유세는 전국구를 향할 것”이라며 총공세를 예고했다. 이로써 클린턴은 네 차례 경선에서 3대1로 앞서며 대세론을 전국 단위로 넓히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다음달 1일 13곳에서 예정된 ‘슈퍼화요일’ 경선에서도 최소 8개 주에서의 승리가 점쳐지면서 샌더스 열풍을 잠재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힐러리의 압승은 흑인 민심이 주도했다. 흑인 유권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날 투표에 나선 흑인 가운데 87%가 클린턴을 지지했다. 이는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곳에서 얻은 흑인 득표율(78%)보다 9% 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CNN은 샌더스가 민주당의 핵심 텃밭 중 하나인 흑인 등 비주류 유권자들과의 괴리감을 드러내면서 사실상 경선 레이스에서 탈락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을 내놨다. 향후 남부와 서부 지역 경선에서 적수가 안 된다는 클린턴 선거캠프의 주장이 뒷받침된 셈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유일한 계승자임을 자처하는 클린턴은 전체 백인 득표율(54%)과 백인 여성 득표율(60%)에서도 샌더스를 앞섰다. 다만 백인 남성 득표율(44%)에선 샌더스(56%)에게 뒤졌다. 클린턴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압승 여세를 몰아 총공세에 나설 태세다. 슈퍼화요일 경선에 내걸린 1017명의 대의원 중 상당수를 독식해 사실상 게임을 종결짓겠다는 뜻이다. CNN은 오는 ‘슈퍼화요일’ 경선에선 조지아, 앨라배마 등 사우스캐롤라이나처럼 흑인 유권자 비중이 높은 남부 지역에 경선이 몰려 클린턴의 낙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샌더스는 고향인 버몬트에서만 클린턴에게 앞서고 매사추세츠, 오클라호마에선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편 슈퍼화요일을 앞두고 595명의 대의원을 선출하는 공화당에서도 도널드 트럼프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트럼프가 13개 지역 가운데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지역구인 텍사스와 아칸소 이외에 대부분의 지역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1위 지역 없이 많은 곳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슈퍼화요일을 기점으로 민주당은 경선의 25.6%, 공화당은 33.3%를 마치게 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신토익 전에 토익 쓱~하고 끝, 영단기 ‘토익 300% 환급반’ 인강

    신토익 전에 토익 쓱~하고 끝, 영단기 ‘토익 300% 환급반’ 인강

    -출석만 해도 100% 환급, 성적에 따라 최대 100% 환급, 친구와 함께하면 100% 추가 환급...환급이 세번이나 가능한 영단기 토익인강 ‘인기’ 토익이 개정되는 5월이 다가오면서 토익 변경 전에 목표점수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비싼 수강료를 내고 수업을 듣는 이들이 많다.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신토익 전 빠르게 토익을 졸업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토익인강 수강료의 300%를 환급해주는 토익 인강이 있어 화제다. 영단기는 신토익 도입 전 토익 점수를 획득하고자 하는 수강생들을 위해 출석률 100%를 달성하면 수강료를 전액 환급해주는 등 총 3번의 환급을 진행해 최대 300%를 환급해주는 ‘0원 토익 종결반’ 토익인강을 선보였다. 외국어학원 1위 영단기(소비자 신뢰 브랜드 대상 2년 연속 수상)의 토익 환급반은 정재현, 유수연, 린한, 유정연 등 토익 스타 강사진을 비롯한 영단기의 토익 인강 전 강좌를 제한없이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는 과정이다. 특히, 영단기의 토익 환급반은 총 300%의 환급을 내세워 화제가 되고 있다(제세공과금 22%제외). 출석률 100%만 달성하면 수강료 전액 현금 환급을 해줘, 수험생들이 수강료 환급을 위해 까다롭고 복잡한 미션을 달성해야 하는 부담을 덜었다. 또 토익 성적에 따라 최대 100%의 축하 환급이 제공되며, 친구 추천 후 환급반 출석미션을 친구와 함께 성공할 경우 100%의 추가 환급도 제공되기 때문에 최대 300%의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영단기 300% 토익 환급반은 토익 왕초보에서부터 900점 이상을 노리는 최상위권까지 목표 점수 및 레벨 별로 모든 토익 강좌를 무제한 수강할 수 있는 상품이다. 수강 신청하는 전원에게 영단기만의 철저한 토익 성적 향상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작된 토익 단기 졸업 비법서 세트(토익 실전 모의고사 1000제, 토익백서, 적중노트)를 증정한다. 올해 5월부터 시행되는 신토익 전, 토익 점수를 확실하게 완성할 수 있는 시기인 지금, 영단기의 ‘300% 환급반’ 토익인강에 주목해보자. 자세한 사항은 영단기 홈페이지(http://eng.dangi.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사드 배치… 美 태평양사령관 “반드시 배치하는 것 아냐”

     미국 고위 군 관계자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반드시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중간의 대북제재 협의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사드 배치에 대한 한미 양국의 논의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6일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를 논의할 한미 공동실무단 약정 체결 준비를 마무리한 상태”라며 “미국 내부 논의가 정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당초 지난 23일 사드 배치를 논의할 한미 공동실무단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를 연기한 상태다.  당시 토머스 밴달 주한 미 8군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부와 미 정부간 진행 중인 대화가 종결되지 않았다”며 약정 체결을 미룬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대북 제재 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을 의식해 사드 배치 논의의 ‘속도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왕 부장의 방미 기간 미국 고위당국자들은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에 관해 유보적인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 23일(미국 현지시간) 왕 부장과의 회담을 마치고 “북한의 비핵화만 이룰 수 있다면 사드는 필요없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이 발언은 미국이 대북 제재에 중국의 협력을 끌어내고자 사드 배치 문제를 외교적 지렛대로 삼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어 25일에는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이 “(한미가) 사드 배치를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반드시 배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발짝 더 물러섰다.  미국의 외교 수장에 이어 주한미군사령부를 관할하는 미 태평양사령관이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에 관해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해리스 사령관의 발언은 사드 배치에 관한 우리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과는 온도차를 보인다.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논의가 사드 배치를 전제로 하는 것이며 사드를 조속히 배치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정부 당국자들은 사드 배치 논의 과정에서 외교적 고려를 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군사적 효용성’을 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어느 정도 선을 그은 바 있다.  한미 양국이 이 같은 온도차를 보임에 따라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논의가 결론을 도출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미국이 중국과 고도의 외교전을 펼치며 사드 배치 문제를 대중 지렛대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동실무단 운영을 위한 약정을 체결한 다음 공동실무단 가동을 늦추거나 공동실무단을 가동하더라도 논의 자체를 계속 지연시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적어도 군사적 관점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주한미군과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사드가 필요하다는 미국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만큼,사드 배치는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24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한미) 공동실무단이 앞으로 1주일 내에 첫 회의를 할 것”이라며 “(사드 배치) 절차가 잘 진행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中 ‘사드 배치’ 수싸움… 韓 “사드 약정 더 늦어질 수도”

    23일(현지시간) 미·중 외교장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해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힘에 따라 그간 우리 정부가 공들인 안보리 결의는 이달 중 도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미·중 ‘담판’ 과정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속도 조절’을 하는 듯한 인상을 남겨 배경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자칫 사드를 둘러싼 미·중의 외교 수싸움에 우리 정부가 외톨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서 ‘사드 배치론’이 언급된 이래 중국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해 왔다. 지난 23일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는 “사드 문제가 아니었으면 안보리 결의가 벌써 나왔을 것”이라며 양국 관계 파괴를 언급했다. 이에 외교부는 24일 추 대사를 초치하는 등 사드 문제가 한·중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의회와 싱크탱크 등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한반도 사드 배치를 주장했다. 이후 방위력 개선을 위한 사드 배치를 내심 바랐던 우리 군 당국이 사드 배치론에 불을 붙였고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까지 발사하자 양국은 사드 협의를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이번 방미를 앞두고 미국은 지난 23일로 예정됐던 사드 협의 공동실무단 운영 약정 체결을 돌연 미뤘다. 전날 국방부는 “약정 체결이 1~2일가량 지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다시 “미측으로부터 들은 답변은 주한미군과 미 정부의 대화가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빠르면 오늘이라 했고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말해 의문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을 강도 높은 안보리 대북 제재에 동참시키기 위해 미국이 사드 논의에 속도 조절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내에서도 국방부와 국무부 간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통상 국무부는 협상을 전제로 움직이지만 국방부는 안보에 강경한 자세”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말에 이어 또다시 22일에도 북·미 간 평화협정 교섭이 있었다고 알려지면서 ‘선(先)비핵화 후(後)대화’에 관한 미국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해당) 내용은 조만간 미측이 분명히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한·미는 어떠한 북한과의 대화도 비핵화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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