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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지원, 성수대교에서 3중 추돌 사고…졸음운전으로 교통사고

    양지원, 성수대교에서 3중 추돌 사고…졸음운전으로 교통사고

    ‘양지원’ 걸그룹 스피카의 멤버 양지원(27)이 졸음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3일 양씨가 전날 오후 11시30분쯤 성수대교 압구정에서 성수동 방향으로 가던 중 3중 추돌 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양씨는 이날 자신의 쉐보레 차량을 몰고 금호동 자택으로 가던 중 옆 차선에서 신호 대기중인 택시 2대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택시 기사 A씨 등 4명은 목과 팔, 무릎 등에 경미한 통증을 호소했고 양씨는 오른쪽 손목에 통증을 느껴 근처 H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사고 직후 혈중 알콜 농도를 측정한 결과 양씨가 음주운전을 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2008년 연기자로 데뷔한 양씨는 그룹 활동과 함께 지난달 종영한 SBS 주말극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에도 출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졸음운전하다 3중 추돌사고…양지원, 누구인가 보니?

    졸음운전하다 3중 추돌사고…양지원, 누구인가 보니?

    ‘양지원’ 걸그룹 스피카의 멤버 양지원(27)이 졸음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3일 양씨가 전날 오후 11시30분쯤 성수대교 압구정에서 성수동 방향으로 가던 중 3중 추돌 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양씨는 이날 자신의 쉐보레 차량을 몰고 금호동 자택으로 가던 중 옆 차선에서 신호 대기중인 택시 2대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택시 기사 A씨 등 4명은 목과 팔, 무릎 등에 경미한 통증을 호소했고 양씨는 오른쪽 손목에 통증을 느껴 근처 H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사고 직후 혈중 알콜 농도를 측정한 결과 양씨가 음주운전을 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2008년 연기자로 데뷔한 양씨는 그룹 활동과 함께 지난달 종영한 SBS 주말극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에도 출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지원, 졸음운전하다 3중 추돌사고… ‘손목 통증 느껴’ 다른 부상자 상태는?

    양지원, 졸음운전하다 3중 추돌사고… ‘손목 통증 느껴’ 다른 부상자 상태는?

    걸그룹 스피카 멤버 양지원(27)이 졸음운전을 하다 3중 추돌사고를 냈다. 3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양지원이 전날 오후 11시30분쯤 성수대교 압구정에서 성수동 방향으로 가던 중 3중 추돌 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택시 기사 A씨 등 4명은 목과 팔, 무릎 등에 경미한 통증을 호소했고 양씨는 오른쪽 손목에 통증을 느껴 인근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사고 직후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했으며, 조사결과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졸음운전 양지원, 3중 추돌사고 ‘피해자 상태는?’ 경미한 통증 느껴

    졸음운전 양지원, 3중 추돌사고 ‘피해자 상태는?’ 경미한 통증 느껴

    걸그룹 스피카 멤버 양지원(27)이 졸음운전을 하다 3중 추돌사고를 냈다. 3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양지원이 전날 오후 11시30분쯤 성수대교 압구정에서 성수동 방향으로 가던 중 3중 추돌 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택시 기사 A씨 등 4명은 목과 팔, 무릎 등에 경미한 통증을 호소했고 양씨는 오른쪽 손목에 통증을 느껴 인근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사고 직후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했으며, 조사결과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양지원, 성수대교에서 3중 추돌 사고…졸음운전하다 교통사고

    양지원, 성수대교에서 3중 추돌 사고…졸음운전하다 교통사고

    ‘양지원’ 걸그룹 스피카의 멤버 양지원(27)이 졸음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3일 양씨가 전날 오후 11시30분쯤 성수대교 압구정에서 성수동 방향으로 가던 중 3중 추돌 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양씨는 이날 자신의 쉐보레 차량을 몰고 금호동 자택으로 가던 중 옆 차선에서 신호 대기중인 택시 2대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택시 기사 A씨 등 4명은 목과 팔, 무릎 등에 경미한 통증을 호소했고 양씨는 오른쪽 손목에 통증을 느껴 근처 H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사고 직후 혈중 알콜 농도를 측정한 결과 양씨가 음주운전을 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2008년 연기자로 데뷔한 양씨는 그룹 활동과 함께 지난달 종영한 SBS 주말극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에도 출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피카 양지원, ‘졸음운전하다 3중 추돌사고’ 피해자 부상 정도는?

    스피카 양지원, ‘졸음운전하다 3중 추돌사고’ 피해자 부상 정도는?

    걸그룹 스피카 멤버 양지원(27)이 졸음운전을 하다 3중 추돌사고를 냈다. 3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양지원이 전날 오후 11시30분쯤 성수대교 압구정에서 성수동 방향으로 가던 중 3중 추돌 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택시 기사 A씨 등 4명은 목과 팔, 무릎 등에 경미한 통증을 호소했고 양씨는 오른쪽 손목에 통증을 느껴 인근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사고 직후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했으며, 조사결과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 (15) 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독박(讀博) 육아일기] (15) 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의 내 삶이 어땠는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아이는 커다란 존재가 됐다. 불과 2년 전까지 아기가 없던 집에 우리 부부가 어떻게 지냈던 건지도 사진을 통해 확인하는 수준이다. 그렇지만 아기를 품고 있던 시간의 기억은 매우 강렬하게 남아있다. “임신을 하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궁금하다”는 후배의 초롱초롱한 눈을 떠올리며 기억을 끄집어냈다. 남자들 사이에서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 만큼 엄마들 사이에선 임신 기간의 사연과 출산 후기가 화수분 같은 수다 주제다. 드라마에서는 밥을 먹다 갑자기 “우웩”하면서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면 주변에서 “혹시 임신 아니야?”라는 장면이 꼭 등장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아기가 나에게 왔을 것 같다는 직감이 먼저 들었다. 전혀 계획이나 준비를 하지 않던 때였는데도 느낌이 왔다. 임신을 확인하자 그 때부터 속이 울렁거린 것도 신기한 일이었다. 열 달 내내 구토를 하는 입덧에 시달리는 임신부들도 많은데 그나마 복 받은 경우였다. 밖으로 빼내는 것은 한 번도 없었고 오히려 속을 채워야 하는 입덧이었다. 이름도 생소한 ‘먹는 입덧’. 배가 고프면 속이 쓰려서 견딜 수 없었다. 그런데 초반에는 하루종일 속이 느글거려서 쉽게 넘어가는 음식도 없었다. 한밤 중에 자다가도 속이 쓰려 맨 밥을 퍼먹었다. 종일 느끼한 속을 부여잡고 있으니 먹고 싶은 것은 맵고 자극적인 것들 뿐이었다. 며칠 동안 일하다 말고 매점에 내려가 작은 컵라면을 사먹으며 속을 달랬다. 먹고 나면 죄책감이 밀려와 괴로웠지만 국물을 들이키던 그 순간 만큼은 속이 편했다. 먹으면 안 된다고 여겨지는 것들은 더 먹고 싶었다. ●”나 혼자 먹는 게 아니다” 삼시 세 끼가 스트레스 12주까지의 울렁거림이 끝나자 폭풍 식욕이 밀려왔다. 먹는 입덧의 진가를 드러냈다. 살 찌는 걱정 없이 먹고 싶은 것을 실컷 먹을 수 있어 즐거웠고 그 결과 몸무게도 무려 20kg나 불어났다. 그렇지만 사실 매일 밥을 먹는 일이 너무 곤혹스러웠다. 잘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아침은 출근하느라 빵이나 김밥으로 떼웠고 점심은 회사에서 먹었으니 문제가 없었지만 저녁식사가 늘 골치 아팠다. 남편이 퇴근시간이 늦어 늘 혼자였다. 매일 혼자 무언가를 ‘제대로’ 챙겨 먹어야 한다는 것이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퇴근하고 9시쯤 들어가 요리를 하고 챙겨먹기가 쉽지 않았다. 나 혼자 먹는 게 아니다, 내가 먹는 것이 태아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늘 어깨를 짓눌렀다. 그래도 제대로 먹지 않았으니 마음만 불편했다. 가끔씩 정말로 먹고 싶은 음식이 생기면 집으로 포장해오다가 나중에는 혼자 식당에서 먹었다. 결혼하기 전에는 혼자서는 외식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임신부가 되니 혼자 짬뽕 한 그릇을 해치우거나 순대국밥을 후루룩 먹는 것 정도는 거뜬히 할 수 있게 됐다. 사실 가장 먹고 싶은 것은 엄마가 해주는 밥이었다. 만날 뭔가를 먹고 싶다고 남편에게 말하는 것도 은근히 눈치가 보였다. 남편에게 한 여름 새벽에 딸기가 먹고 싶다고 하거나 생뚱맞은 음식을 사오게 해서 골탕을 먹이는 일은 할 겨를도 없었다. 밤마다 꿈에서 해외에 사는 친정 엄마를 만났다. 하루는 엄마와 함께 마트에 가서 “엄마, 고구마 먹고 싶어”라고 말을 했는데 엄마가 바로 얼른 사라고 답했다. 그 말을 하는 내가 너무 행복해서 꿈에서 깬 뒤로 며칠을 울었다. 엄마가 담근 김치, 엄마가 무친 나물, 엄마표 잡채. 요리를 막 마친 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엄마의 반찬을 호호 불며 집어 먹던 때가 무척 그리웠다. 무엇보다 임신 기간 중 가장 괴로운 것은 졸음과의 싸움이었다. 원래도 잠이 많긴 했다. 그런데 아기를 가진 뒤 몰아치는 잠은 대단했다. 임신 초기에는 쉴새 없이 졸렸고, 후기로 갈수록 불편해서 잠을 못자 피곤했다. 특히 일을 하는 동안 걷잡을 수 없이 잠이 쏟아졌다. 휴식 공간을 마땅히 찾지 못해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차 뒷좌석에 몸을 포개 20~30분 잠을 잤다. 제대로 잠도 못 잤을 뿐더러 정신을 차리고 나면 온 몸이 사우나를 한 것처럼 땀 범벅이 됐다. 거의 매일 화장실 변기 위에 걸터앉고 고개를 숙이고 쪽잠을 청했다. 요즘 화장실들이 좋아져 전부 비데가 설치돼 있다 보니, 변기 뚜껑을 덮어도 평평하지가 않다. 그리고 반듯한 변기 뚜껑 보다 힘이 약하다. 그 위에 대충 엉덩이를 걸치고 칸막이 벽에 머리를 댔다. 그렇게라도 10분 남짓 잠을 자면 조금 견딜 수 있었다. 나중에 돈이 생기면 많은 회사들이 몰려있는 광화문 한복판에 일하는 임신부들을 위한 ‘수면 카페’를 하나 차려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배가 불러온다…내 몸이 내 것이 아닌 것 같다 갑작스런 체중과 호르몬 변화 등으로 점점 내 몸이 내 것 같지 않았다. 임신부 체험 교육 등에서 남편들에게 10kg 이상의 짐을 배에 얹고 움직여보게 한다. 출산 기간 동안 평균적인 체중 증가는 10~12kg 정도로 알려져 있다. 8~9개월 사이 몸이 10kg가 불어버린다면 어떨지 감이 올까. 그것도 배만 불룩하게 나오면서 허리, 엉덩이, 다리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손 발은 퉁퉁 붓고 머리는 괜히 시도 때도 없이 어지러웠다. 25주쯤, 6개월이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몸이 힘들어졌다. 허리가 아파서 오랫 동안 앉아 있는 것도, 서 있는 것도 괴로웠다. 다리가 부어 자다가 쥐가 나 소리를 지르며 깬 날이 수두룩하다. 아기가 본격적으로 태동을 시작하면서는 가뜩이나 앉아있는 것도 고통스러운데 하도 배가 꿀렁꿀렁거리니 사무실 책상에 닿는 배 부분이 아플 정도였다. 출산이 가까워질수록 배에서 아기가 튀어나올 것 같은 태동이 이어진다. 8개월부터는 밤에 잠을 자는 것도 어려운 시간들이 온다. 허리가 눌려서 반듯하게 누워서 잘 수는 없고 옆으로 자는 것도 무게가 쏠리다 보니 수시로 잠에서 깼다. 자다가 시도때도 없이 화장실에 가야하는 것은 이미 익숙해졌다. 임신 초반에만 잠깐 운전을 하고 계속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했다. 운전하는 데 정신적인 소모가 많아서였다. 운동을 할 겸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타고 편도 1시간 거리를 움직였다. 20주를 앞두던 때에 처음으로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 받았다. 너무 감격스러워서 곧바로 SNS에 기록을 남겼다. 이후 만삭까지 누군가에게 양보를 받아 자리에 앉은 것이 열 손가락 안에 든다. 임신부처럼 안 보여서였을까, 라고 애써 좋게 생각해야 하나. 특히 10분도 서 있기 어려웠던 만삭일 때가 하필 겨울이어서 외투와 머플러로 배가 감쪽 같이 가려졌다. 오히려 옷이 가벼웠을 때, 배가 덜 나왔을 때보다 앉지 못했다. ●임신부에게는 자리 양보 말고도 필요한 게 많다 임신부에게 왜 그렇게 ‘자리’를 강조할까. 지하철 타는 것이 그렇게 힘들면 차를 가지고 다니면 되지 않나. 나도 이렇게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늘 지하철을 타고 통학과 출퇴근을 했으면서도 막상 배가 불러보니 30분 남짓 서서 가는 길이 너무도 멀어 보였다. 운전을 하면 계속 앉아있을 수는 있지만 배가 나와 운전대에 부딪히고 그러다 보니 자세가 불편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창문을 열고 운전하면 앞차의 담배 연기에 시달려야 했고 혹시나 담뱃재라도 튈까봐 항상 노심초사했다. 운전이라는 게 나 혼자 조심한다고 안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내 긴장을 해야 하니 마음이 편한 것은 대중교통 쪽이었다. 버스와 지하철에 서서 타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머리는 핑 돌고 어지러웠다. 차라리 그 자리에 주저 앉아 가고 싶을 만큼 진땀이 났다. 처음에는 노약자석에 앉기가 민망해서 일반석 쪽에 서 있었지만 나중에는 문이 열리자마자 곧바로 노약자석으로 갔다. 일반석에 서 있는 것이 마치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라고 무언의 시위를 하는 처지가 된 것 같아서였다. 11월 어느 날에는 출근길에 노약자석에 앉아 깜빡 잠이 들었는데, 누군가 나를 툭툭 쳐서 깨웠다. 중년 여성이었는데 남편이 다리가 아프니 일어나라고 했다. 허겁지겁 일어난 뒤 다시 돌아보니 발목에 감긴 붕대가 살짝 보였다. 물론 내가 크게 다쳤거나 당장 힘듦을 못 참을 정도로 위급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게 왜 그렇게 서럽던지. 우리나라 아줌마들이 지하철 문이 열리자마자 가방을 집어던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리 쟁탈전’을 벌이는 것이 어쩌면 임신했을 때의 서러운 기억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가장 자리 양보를 잘 안 해주는 것은 20대 초반 여성들이었다. “너희들 나중에 임신해서 똑같이 당해봐라” 저주에 가까운 생각을 하며 노려봤다. 나 역시 임신부인지 아닌지 헷갈린다는 핑계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아 상처를 준 일이 있었을 것이다. 후회가 됐다. 그 다음 잘 안 해주는 40~50대 아주머니들에겐 “본인들도 다 겪었으면서 왜 양보를 안 해줄까” 더 서운했다. 자리가 없는 지하철을 타면 차라리 곧바로 문 앞에 손잡이를 잡고 서는 것이 가장 마음 편했다. 임신부가 되어 보니 우리나라가 저출산 국가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임신부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그 전에는 어린 아기도, 임신부도 잘 보이지 않았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여전히 임신부는 희귀한 존재인 것 같다. 그래서 여전히 임신한 여자를 보면 신기한 구경이라도 하는 양 빤히 쳐다보고, 아무나 배를 만져보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이를 품고 있는 아홉 달 동안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배려와 도움이 필요하지만, 정작 대다수의 사람들은 임신부에게 자리 양보하는 것 말고는 뭘 도와야할지 전혀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내 자식 내가 품고 있는 일이지만, 그래도 내 안에 새로운 생명을 지니고 있는 일인데 정말 힘이 들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던 일들은 두고두고 상처로 남았다. ●힘들었던 시간, 그래도 임신부가 부러운 이유 오랜만에 기억을 쏟아냈더니 힘들고 서러웠던 일들이 주루룩 나왔다. 그러나 요즘 나는 주변에 많은 임신부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느낀다.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정말 행복했던 기분이 남아있다. 특히 7~8개월쯤은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너무 행복해서 일하다 갑자기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가는 길을 손꼽으며 아기를 기다리는 설렘도 달콤했다. 매일 아기에게 편지를 쓰며 사랑과 고마움을 듬뿍 담았다. 호르몬의 영향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굉장한 안정감이 느껴졌고, 뭐든지 좋게 보려고 노력해서였는지 즐거웠다. 물론 평소보다 더 예민해져서 동료들의 가벼운 농담에도 화를 버럭 내기도 했고, 말 한 마디에 꽁해서 토라진 적도 있었다. 내 몸무게가 늘어날수록 고통도 늘어났지만, 한 편으로는 행복함도 배로 늘어났다. 그래서 누군가 임신을 했다고 하면, 다른 무엇보다도 그 행복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부럽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홉 달 동안 자그마한 태아가 정말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는 더 많은 것을 바꿔서, 비록 2년 전인데도 아득한 옛날 일처럼 되어버렸지만. 가끔 홀쭉해진 배가 허전하게 느껴질 만큼 문득 그 시간들이 그립기도 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13)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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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억기자의 헬스토리-6] 커피는 정말 몸에 좋을까

    [심재억기자의 헬스토리-6] 커피는 정말 몸에 좋을까

     가히 ‘커피공화국’ 다운 소비량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 커피 소비량이 세계 30위권 정도 되는 모양입니다. 연간 국민 한 사람 당 마시는 커피도 적게는 240잔에서 많게는 480잔 정도로 통계가 나오더군요.  이처럼 통계에 편차가 있는 것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게 아니라 관련 업계에서 각각 조사해 발표한 것이어서 그럴 겁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점은 최근 들어 국내에서 커피를 마시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통계로 잡고 보니 더 대단합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저의 경우, 아침 출근 전에 집에서 한 잔, 점심 후 또 한 잔 하는 게 루틴한 ‘커피타임’이고, 혹시 사람들을 만나거나, 돌연 커피가 생각나 돌발적으로 또 한 잔씩 마시는 정도이니 이를 연단위로 환산하면 800∼900잔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마시는 커피가 얼마나 우리의 생활 깊숙히 들어왔는지를 이해하려면 밥을 먹는 횟수와 견줘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저는 출근할 때나 공휴일에도 아침에는 거의 밥을 먹지 않고 요거트와 샐러드 등 다른 음식으로 대체합니다. 그러니 1일 2식이 기본이어서 연간 700여 식, 조찬 모임 등이 있을 때 먹는 등 예외적인 경우가 50∼80식 정도라고 치면 커피를 마시는 횟수와 거의 비슷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셈을 하고 보니 ‘커피, 참 대단하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국가별 연간 커피 소비량에서도 우리나라는 11만 2000톤으로 일본과 러시아를 앞질렀고, 프랑스나 이태리와 견줘도 별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가장 많은 미국과 브라질이 70만톤 내외를 소비하지만, 단순한 소비량만으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경우 인구가 3억을 넘으니 말이지요.  1896년 아관파천 이후 러시아 공사관에 잠시 의탁하던 고종 황제가 당시 러시아 공사였던 베베르의 권유로 ‘가배’라 불리던 커피를 처음 마셨다니, 그로부터 100여년 만에 지배적인 커피공화국으로 변모해 온 나라가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아름답고, 사랑처럼 달콤하다’는 커피의 마성에 빠진 것이지요.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아랍,유럽,그리고 세계로  알고 보면 커피의 역사는 그다지 오래지 않습니다. 6세기를 전후해 에티오피아 지역에서 처음 식용했다는데, 그 때는 지금처럼 볶은 원두를 분쇄해 액상 커피를 추출해 마시는 방식이 아니라, 그냥 원두를 씹는 수준이었을 거라고 하더군요. 이런 커피가 아랍 지역으로 전파되면서 본격적인 음료로 개발됐답니다. 아랍에서 처음 커피를 기호식품으로 활용한 부류는 신비주의적 이슬람 종파인 수피교도들이었는데, 이들은 밤을 세워 기도를 하면서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를 우려 마셨다고 전해집니다. 커피 세계화의 기반이 이 때 마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겠지만, 당시의 아랍은 세계 교역의 중심이었으니까요. 우리가 잘 아는 실크로드 역시 중국 등 아시아와 아랍, 유럽을 잇는 교역통로였지요.  유럽의 귀족사회는 향락적이었습니다. 항상,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중세의 유럽 귀족들은 부와 권력을 장악해 거의 모두가 향락적인 삶을 살았고, 그러기를 갈망했습니다. 확실히 당시의 유럽은 세계의 중심이었고, 그래서 세계의 모든 물산이 유럽에 모여들었습니다. 그래도 특정 물산이 부족해 성에 차지 않자 땅으로, 바다로 나서 새로운 교역로를 확장하고, 세계 곳곳에 새로운 식민지를 건설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하멜표류기의 그 하멜이 바로 우리에게 남겨진 ‘세계적 유럽’의 한 증거이지요.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종교적 권위와 이해가 충돌한 것으로 알려진 십자군 전쟁도 해를 거듭할수록 문명의 교류와 교역의 특성을 또렷하게 드러냅니다. 커피가 그 증거입니다. 유럽의 십자군과, 십자군의 보급을 통해 부를 축적하려는 거상들이 아랍에서 찾아낸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커피였습니다.  당시 르네상스라는 거센 변혁기를 맞은 유럽사회는 왕과 귀족이 지배적 지위를 독점했던 이전의 세상과는 달랐습니다. 바로 자본과 자본가가 르네상스 변혁의 중심에 선 것입니다. 이들의 특징은 세상 끝까지 가서라도 돈이 되는 것들을 찾아내려는 욕망으로 똘똘 뭉쳐져 있었습니다. 동양의 향신료가 돈이 되자 그들은 군함과 상선을 보내 모든 향신료를 가차없이 약탈, 유럽 귀족의 기호욕을 충족시켜주고 엄청난 부를 축적했는데, 커피의 유럽 전파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를 해야겠지요. 실제로, 르네상스시대 유럽의 귀족과 지식인, 부호들은 커피의 맛과 향기, 그리고 각성효과에 홀딱 반했다는 기록이 많습니다. 중세의 십자군 전쟁과 세계 교역이 커피의 부흥을 이끈 셈이지요.    누구나 커피에 관한 추억은 있다  필자도 커피에 관한 아련한 추억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중학교를 다니던 무렵으로 기억됩니다. 동네 장정 하나가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제대하고 귀향을 했지요. 김추자의 노랫말에도 있듯이 그가 제대해 돌아오던 날, 온 마을이 잔칫집 분위기였고, 새까맣게 탄 얼굴로 집에 들어선 그에게서 제가 얻은 선물이 바로 C-레이션 깡통에 든 봉지커피였습니다.  누룽지 끓인 숭늉만 마시던 촌놈이 커피를 알 턱이 없었지요. 동무들 앞에서 자랑 삼아 봉지를 뜯고 까만 커피가루를 조금 입에 털어 넣었는데, 그 순간의 황당함이라니요. 마치 테라마이신 가루처럼 된통 쓰기만 한 맛에 전율하다 못해 얼른 그걸 다시 뱉아내고는 입까지 헹궜으니까요. 그러고는 봉지 주둥이를 접어 주머니에 넣어뒀는데, 나중에야 그걸 물에 타서 마신다는 걸 알았습니다. 적당히 설탕을 넣어서요. 그걸 알고 봉지를 열어보니 몇날을 주머니에 넣어둔 탓에 진득하게 엉겨붙어 물에 풀어 녹이기도 어려웠던, 그런 기억이 새롭습니다.  제가 대학 다니던 시절에는 원두커피를 마시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제법 격조 있는 커피점이나 돈 좀 드는 음악감상실 정도라야 사이폰으로 내린 원두커피를 마실 수 있었고, 흔한 다방에서는 죄다 인스턴트 커피를 타서 냈지요. ‘설탕 하나 프림 둘’은 ‘파 송송 계란 톡’처럼 인스탄트 커피의 일상화를 웅변하는 레시피이자 구호였으니까요.  대학 새내기 시절, 미팅이랍시고 학교 앞 ‘다방’에 짝지어 앉은 선남선녀들이 발그레 상기된 얼굴로 키득거리며 마시던 커피 맛이 어쨌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그 무렵, 그러니까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들어갈 즈음이 커피문화에 빠지는 시기였고, 그러니 그 찬란한 청춘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커피와 연쇄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장사 잘 되는 집 이유가 있듯이  이처럼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서, 오랫동안 커피가 없어서는 안될 기호식품으로 자리잡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궁금합니다. 최근 들어 우리 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커피가 소비되는 것은 많은 커피 애호가들이 커피를 통해 뭔가를 얻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건 상식적인데, 이런 점에서 최근 국내 한 취업포털이 실시한 커피 관련 설문 중에 이런 내용이 포함돼 눈길을 끕니다. 직장인들에게 ‘커피를 왜 마시느냐’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25.7%가 ‘습관’을 들었더군요. 또 18.3%는 ‘기분 전환을 위해’, 16.9%는 ‘잠을 깨기 위해’, 12.9%는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라는 응답을 내놨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커피를 마시는 이유로 ‘건강’을 꼽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커피의 선호 이유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건강에 좋으니까’와 같이 구체적 이득에 해당하는 항목을 들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커피가 보편적으로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는 믿음을 넘어 커피가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오늘날의 ‘커피 트렌드’ 이면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기호라도 커피를 이렇게 많이 소비할 수는 없을테니 말이지요.  실제로 국내외에서 이뤄진 많은 연구에서는 커피의 긍적적인 효능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커피가 잠을 쫓아준다’는 단편적인 효능은 이제 상식이고, 보다 실체적으로 ‘커피 건강학’이 사회 전반에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이지요. 마치 ‘장사가 잘 되는 집에 그럴만한 이유가 있듯이’ 커피가 폭발적으로 소비되는 배경에도 그럴만 한 이유가 있을 것인데, 그 이유를 건강에 대한 이로움에서 찾자는 분위기라고 볼 수 있지요.    커피가 건강에 좋은 점 세 가지  물론, 저도 일상적으로 커피를 마시지만, 이제부터 말하는 ‘커피 건강론’이 저의 체험 결과는 아니고, 학계에서 정리된 커피 관련 연구 중에서 신빙성이 있는 부분을 소개하려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커피를 통해 가장 많이 섭취하는 성분은 카페인입니다. 이 카페인 성분은 졸음을 쫓아 정신이 또렷해지게 하는 각성 효과를 가졌는데, “난 커피 마시면 잠을 못 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카페인에 민감한 탓입니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는 피곤한 신경을 쉬게 하는 아데노신의 작용을 방해해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그럼 왜 원두에는 카페인 성분이 많이 들어있을까요? 커피 뿐만이 아니라 홍차, 녹차, 보이차 등 대부분의 차에 다 들어 있는 카페인은 식물의 자기방어 기제에 활용되는 물질입니다.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식물이 수많은 포식자나 곰팡이, 세균 등으로부터 씨앗을 지키기 위해 카페인을 다량 생성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을 섭취한 거미는 거미줄을 엉성하게 치기 때문에 모기를 거의 잡지 못한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 해충들이 커피 열매를 탐하지 않게 하려는 의도겠지요. 편백나무에서 방출하는 피톤치드가 사실은 해충을 물리치기 위해 내뿜는 자기방어 물질인 것과 흡사한 원리지요. 이처럼 커피가 대표적인 기호식품이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먼저, 커피와 만성질환의 상관성을 살펴보지요. 일본 국립암센터가 실시한 대규모 코호트 조사 결과, 하루에 커피를 3∼4잔 정도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병 위험이 최고 40%까지 낮았으며, 연구 결과를 따로 다룬 메타분석에서도 하루에 6잔을 마시면 33%까지 당뇨병 발병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더군요.  이런 연구 결과는 커피가 가진 지방 분해효과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시된 연구에 따르면, 커피가 지방을 효과적으로 분해하도록 도와 인체의 활동에너지를 보강하는데, 이 때문에 필요한 양의 커피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인체의 에너지 대사량을 10% 정도 높일 수 있답니다. 커피가 당뇨 발병을 억제하고,고혈압 예방 및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는 가설은 이같은 논거에 따른 것입니다. 또다른 사람들은 커피의 이뇨작용을 들어 콩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더군요.  또다른 이점은 커피에 함유된 항산화물질입니다. 사실, 인체의 산화는 정도의 문제일 뿐 완벽하게 피할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호흡을 통해 산소를 끌여들여 대사작용을 하는 한 말입니다. 이 인체 산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는 호흡을 통해 빨아들인 산소가 쓰이고 남은 것인데, 누군들 숨을 안 쉴 수 없으니 그로 인한 산화 역시 피할 수 없는 노릇이지요. 이렇게 말하면, 건강염려증을 가진 분들은 혹여 숨쉬기조차 꺼릴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안정된 상태의 호흡으로는 생성되는 활성산소가 많지 않아 그런 정도는 감당하도록 인체가 만들어져 있으니까요. 그러나 숨을 헐떡거릴 정도로 격렬한 운동을 자주 하는 경우라면 여기에 대응하는 항산화물질의 보완을 고민할 필요가 있겠지요. 요즘에는 항산화 기능을 강화한 영양보충제도 많이 나와있지만, 바람직하기로는 자연스러운 섭생으로 섭취하는 게 가장 좋을텐데, 여기에 도움이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커피라는 말입니다.  학계에서는 세포의 변이에 작용해 암을 유발하는 많은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산화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고, 노화의 주범이 활성산소라는 논거는 너무도 많아 기정 사실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여왕벌의 먹이로 알려진 로얄젤리도 프로폴리스라는 강력한 항염·항산화물질을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커피가 암을 예방한다는 믿음의 근거가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커피 다이어트도 실질적인 효능 여부를 떠나 논리적으로는 근거가 없지 않습니다. 앞서 말한 커피의 에너지 소비 촉진은 장운동과도 연관이 있어 배변을 촉진하는데, 이런 효능이 다이어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오로지 좋기만 한 것은 없다  그렇다고 커피를 ‘만병에 좋다’거나, 특정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이나 치료 목적으로 활용해도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아무리 커피라도 효능이라는 게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반드시 따르는 부작용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커피의 효능에 매우 부정적이었던 이탈리아 의사 시니발디는 “커피는 신경쇠약과 위장장애를 유발하고, 사지가 떨리는 경련과 중풍을 일으킨다”고 주장했지요. 카페인의 폐해를 지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지나친 카페인 섭취는 인체에 해로운데, 커피에는 많은 카페인이 들어있으니까요. 사실, 카페인의 과다 문제는 모든 의학자들이 동의하는 문제이지만, 일상적으로 즐기는 커피 정도라면 카페인이 따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는 것도 의학자들의 견해입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격언은 커피 기호에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아예 텀블러에 커피를 담거나 커피잔을 들고 출근하는 것은 당연하고, 점심시간에 커피하우스에 커피를 마시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선 모습은 이제 익숙한 도시 풍경입니다. 이런 문화를 두고 “5000원짜리 점심 먹고 5500원짜리 커피 마시는 세태’라고 냉소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고, 또 지금의 커피 문화가 ‘소비를 부추기는 상술이 만든 폐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문화는 다양한 시각으로 조감되는 현상입니다. 그런 냉소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으며, 이런 추이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고 보면, 지금의 세상에서 커피를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을 찾는 것이 지혜로운 접근이라는 생각할 수밖에 없지요.  이 글의 논지는 이렇습니다. ‘적당하게 마시는 양질의 원두커피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특정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이나 치료책이 될 수는 없다’. 그러면 사람들은 물을 것입니다. “양질의 커피는 어떤 커피이며, 적당한 양은 어느 정도를 말하는가”라고.  필자가 말한 양질의 커피란, 사향고양이를 가둬놓고 커피콩을 억지로 먹여서 얻는 비싼 루왁커피 따위가 아니라, 풍부한 햇볕을 받고 자란 나무에 열린 열매를 따서, 곰팡이가 슬거나 쥐나 벌레가 접근하지 못하게 잘 관리했다가 내려 마시는 모든 커피를 말합니다. 단, 요새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가면서 광고해대는 인스탄트 커피는 제가 말한 양질의 커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둡니다.  ‘적당량’이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사람에 따라 커피를 잘 받는 경우도 있고,아예 한 잔도 못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걸 일률적으로 정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냥 마셔서 속이 불편하지 않은 정도, 밤에 잠드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 정도, 문득 당겨서 기분 좋게 마시는 정도가 바로 개개인의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한 적당량 아니겠습니까. 꼭 커피가 아니라 다른 무엇이라도 스스로 좋으면 그게 최고입니다. 여기에 무엇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jeshim@seoul.co.kr
  • “메르스 겁나 병원 가기가” 만성질환자들을 위한 조언

     메르스 사태가 이어지면서 당뇨병·고혈압·천식·신부전 등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병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약 복용 기한이 지났거나 신장 투석 일정이 지나도 환자가 병원을 찾지 않아 의료진이 애를 태우고 있는 것.  이런 만성질환자들은 평소 앓던 질환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과 함께 감염성 질환 예방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전문의들은 “대부분의 만성질환은 꾸준히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병이 악화되기 쉽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예정된 일정에 맞춰 의료진을 만나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을 기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만성질환자들이 병원을 찾을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을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의 도움말을 참고 삼아 정리했다.  질환의 종류에 관계없이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는 병원을 찾는 등 외출을 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수시로 손을 씻는 습관을 생활화하면 감염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당뇨병  당뇨병 환자가 약을 꾸준히 복용하지 않거나 인슐린 주사를 자주 거를 경우 혈당치가 높아져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물론, 몇 회 정도 약을 거른다고 당장 큰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평소 혈당 조절이 잘 안되거나 인슐린을 사용 중인 환자는 단기간 약을 인슐린 투여를 중단해도 혈당이 급격히 치솟아 ‘당뇨병성 케톤산증’이나 ‘고삼투압성 혼수’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기 쉽다.  이런 당뇨병 환자는 자신이 사용하는 약이나 인슐린의 이름 등 평소 사용하는 약의 정보가 적힌 처방전을 잘 보관해 둬야 한다. 당뇨병을 집이 아닌 병원에서 받고 있는 환자의 경우 처방전을 잘 보관해 두면 요즘처럼 전염성 질환 등으로 병원을 찾기가 어려울 때 집 근처 병원에서 일정 기간 약을 처방받아 복용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가 지켜야 할 일상적인 생활수칙  1.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특히 약 복용시간, 인슐린 주사를 맞는 시간, 식사시간을 매일 일정한 시간에 하도록 한다.  2.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철저히 해 표준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3.규칙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정기적으로 혈당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합병증을 조기 발견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  4.의사의 처방을 받지 않은 약물은 함부로 복용하지 않아야 한. 특히, 인슐린 주사나 경구 혈당강하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임의로 복용하는 약물 중에 인슐린과의 상호작용으로 혈당치를 크게 떨어뜨리거나 높일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5.당뇨병 환자가 저혈당 증세를 느낄 때는 절대 운전을 금해야 한다. 인슐린 주사요법으로 치료 중인 환자는 자신이 사용하는 인슐린 제재의 최고 효과시간을 미리 알아둬야 한다.  6.당뇨병 환자는 진료카드나 수첩을 항상 휴대해야 한다.  [내분비내과 이우제 교수]    ■고혈압  순환기질환 중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질환이 고혈압니다. 고혈압은 일반적으로 성인의 경우 안정 상태에서 두 번 이상 측정한 혈압이 140/90mmHg를 넘는 경우를 말하는데, 국내 성인의 약 25%가 여기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고혈압 환자들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혈압을 측정해보지 않고서는 자신이 고혈압인지도 모르고 있다. 흔히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고, 뒷목 부위가 뻣뻣하다든지 하는 증상을 호소하면서 혈압이 오르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혈압을 측정해보면 대부분의 경우는 혈압과 이런 증상들이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즉, 단순한 증상으로 고혈압 여부를 가늠하려 해서는 곤란하다는 뜻이다.  이런 고혈압을 방치하면 여러 가지 심각한 합병증이 생기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과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고혈압을 방치하면 우리가 심각하게 여기는 대부분의 순환기 질환, 예컨대 협심증·심근경색증·심부전증·동맥경화증·뇌졸중(중풍) 등의 질환이 잘 발생한다.  신장도 고혈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고혈압과 신장의 관계는 상관성이 높아서 고혈압이 신장병을 유발하는가 하면 대부분의 신장병이 고혈압을 일으키기도 한다. 눈의 망막 출혈을 유발, 시력장애를 가져오는 것도 고혈압의 흔한 합병증이다.  이런 고혈압은 완치보다 평생 조절해야 하는 병으로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혈압 약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환자마다 맞는 약이 따로 있고, 한 가지 약제만 먹어야 한다.  치료약은 워낙 종류가 많고, 약에 따라 다양한 효능과 부작용이 있으므로 환자의 고혈압 상태와 환자가 가진 질병, 환자의 직업이나 연령 등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일단 약제를 선택하면 꾸준히 복용해야 하고,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효과적이다.  약물요법으로 치료하는 환자들의 경우 약의 반응도를 높이고 혈관합병증의 위험요인을 줄이기 위해 식이요법 등 비약물요법도 매우 중요한데, 특히 저염식을 잘 지켜야 한다. 특히, 우리 나라 음식은 비교적 짜기 때문에 가능한 염분 섭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적당한 운동과 체중조절, 금연, 절주 또는 금주, 스트레스 해소 등이 혈압의 조절에 중요할 뿐 아니라 동맥경화증의 위험요인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할 때 주의할 점  고혈압 환자들은 본인에게 맞는 특정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하므로, 약이 떨어진 경우 병원 방문을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평소 다니던 병원으로 약을 타러가기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평소 복용하던 약의 정보가 기록된 처방전을 잘 보관해 놓는 것이 좋다.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    ■호흡기질환  대표적인 호흡기질환은 비염·후두염·인후염·만성기침·기관지 천식·기관지확장증 등이며, 기침과 함께 가래, 호흡곤란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질환이 호흡기의 가장 깊은 곳에 도달하면 폐세포가 손상되거나 파괴되는데, 이렇게 발생하는 질환들로는 폐섬유화·간질성폐질환·COPD(만성폐쇄성폐질환)·만성기관지염 등이 있다. 이 경우 폐실질이 파괴되는 만큼 가스교환에 문제가 생겨 대부분 호흡곤란 증상이 발생하며, 한번 진행되어 손상된 폐세포는 다시 복구되지 않는다.  호흡기질환 역시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호흡기질환은 수술 한번으로 완치되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키거나 진행을 막아야 한다. 환자 대부분은 처음 치료를 시작하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증상이 많이 호전되는데, 이 때 병이 나은 것으로 여겨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면 상태가 악화되기 쉽다.  호흡기질환의 원인·증상·치료 경과 등이 환자마다 다르므로 개인별로 치료 방침이 다르며, 각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증상을 조절하게 된다. 특히 천식은 매우 역동적인 병이어서 순간적인 기도 수축으로 심각한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환자 스스로가 악화 증상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를 해둬야 한다.  이런 경우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병원을 선정해 꾸준히 다니는 것이 중요하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개인 상태에 대해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법과 개개인에게 적합한 치료 방침을 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호흡기질환자가 병원을 찾을 때 주의할 점  천식·COPD 등의 질환자들은 폐를 공격하는 바이러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와 경계가 필요하다. 이런 만성 폐질환자들은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염증으로 인한 기도수축 등으로 극심한 호흡곤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이런 환자들은 요즘처럼 바이러스가 유행할 때는 외출을 자제하고, 손위생을 철저히 해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 또 병원을 찾을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    ■만성신부전 -  만성신부전은 노폐물을 제거하는 신장의 기능이 쇠퇴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없는 단계를 말한다. 최근에는 당뇨병에 의한 신부전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감각 및 운동장애, 피로, 졸음, 의식장애, 혼수 등 신경계 증상이나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 심혈관계 증상, 폐부종 등 호흡기계 증상, 식욕감퇴, 구역질, 구토 등 소화기계 증상이나 면역기능 저하 등 전신에 걸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신부전 환자들은 육류 섭취를 줄이고, 싱겁게 먹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단백질이 신장 부담을 키우고, 염분이 고혈압을 악화시키고, 폐부종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양상태가 나쁜 환자들은 식이제한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좋다.  특히, 만성신부전의 경우 투석 전이라면 고혈압 치료와 식이요법이 매우 중요하며, 신장기능이 10% 이하로 떨어지면 투석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만성신부전 환자들이 병원을 찾을 때 주의할 점  투석이 필요한 만성신부전 환자들은 주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해 같은 공간인 투석실에 5~6시간씩 머물게 된다. 따라서 환자와 보호자 모두 손씻기, 마스크하기 등의 감염관리 예방이 중요하며, 발열이나 기침,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신장내과 김순배 교수]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카페인 섭취, ‘만성 스트레스’ 부작용 줄인다 - 연구

    카페인 섭취, ‘만성 스트레스’ 부작용 줄인다 - 연구

    카페인의 효과라고 하면 졸음을 쫓는 것이다. 피로가 쌓이면 ‘아데노신’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본래 이 피로 물질은 ‘아데노신 수용체’라는 단백질과 결합하는 데 카페인은 모양과 구조가 아데노신과 유사해서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이 먼저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해 피로 물질이 결합할 자리가 없어져 졸음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카페인의 ‘수용체 차단’ 작용이 만성 스트레스가 일으키는 부작용도 막을 수 있는 것이 연구로 확인됐다. 만성 스트레스는 이름 그대로 단기간의 자극이나 긴장 상태인 급성 스트레스가 지속해 나타나는 것으로,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포르투갈 코임브라대 신경과학·세포생물학센터(CNC)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3주간에 걸쳐 스트레스를 줬다. 잠자리를 수시로 바꾸고 찬물 속에 20분간 빠뜨리는 등 쥐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스트레스를 주고 카페인을 섭취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반응을 비교했다. 카페인을 주지 않은 쥐는 장기간 스트레스에 의해 불안과 식욕 저하, 기억력 감퇴, 무기력 등 행동 양상의 변화와 함께 ‘시냅스 가소성’(이미 형성된 시냅스의 성질이 변하는 것)이 떨어져 아데노신 A2A 수용체가 증가하는(차단되지 않은) 등 뇌에도 변화를 보였다. 반면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전부터 카페인을 지속해서 섭취하고 있던 쥐는 이런 징후를 보이지 않고 아데노신 A2A 수용체가 차단돼 있는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데노신 A2A 수용체를 차단하는 길항제를 투여한 쥐와 유전자 조작으로 A2A 수용체를 제거한 쥐도 카페인을 섭취한 쥐처럼 만성 스트레스의 영향을 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아데노신 수용체 가운데 A2A 수용체가 대상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번에는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어서 인간에게도 같은 효과가 인정되는 것인지 약물 개발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6월 8일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열린세상] 개념환자/이형래 경희대 의대 교수

    [열린세상] 개념환자/이형래 경희대 의대 교수

    메르스 사태가 전국을 강타했다. 환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국민의 원망과 공포도 눈덩이처럼 부풀어졌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손님들은 발길을 뚝 끊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떠도는 우려의 목소리와 괴담에 백화점과 마트, 시장 상점들은 개점 후 휴업 상태가 됐다. 이제 우리는 경제적 후폭풍과 심리적 충격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메르스는 2015년 한국에 많은 고통과 상처를 남기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확산된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대한민국을 감염공화국으로 탈바꿈시킨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연일 다양한 매체들이 원인을 분석하고 전문가들이 내뱉는 지탄의 목소리가 TV와 라디오, 인터넷을 떠돈다. 고온 건조한 기후와 고령의 면역력이 떨어진 중증 환자, 좁은 6인실에 환자와 간병인 12명 이상의 사람이 북적거리는 의료 환경과 문화, 정규직과 비정규직·파견직을 구분해 대응했던 구멍투성이 방역망 등이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인으로서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을 여러 가지 언급할 수 있다. 병원 내 감염 관리의 강화라든가, 메르스처럼 우리가 전혀 모르는 유입 바이러스에 대한 철저한 초기 대응방안 마련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곧 질병관리본부와 감염학회 등 관련 기관에서 앞으로 대책과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확산 방지 및 기존 환자들의 불편 감소를 위한 긴급회의에 참여하면서 계속 안타까움이 떨어져 나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의료진 입장에서 ‘환자들이 조금만 도움을 주었더라면’ 하는 부분이다. 마스크를 쓰고 진료에 응해 주기를 부탁해도 ‘답답하다’고 따르지 않거나 격리 조치에 따르지 않아 강제 격리를 당하거나 의심환자나 격리 조치를 받은 환자임에도 대중교통과 찜질방을 이용하고 심지어 골프를 치러 간 것이 그 예다. 환자가 발생한 병원에서 진료받은 내용을 의도적으로 숨기기까지 한 경우도 있다. 의료 문화를 논할 때 자동차 문화와 비교해 많이 설명한다. 좋은 기능과 우수한 품질의 자동차는 많이 보급됐으나 운전 문화는 아직 미성숙한 상태라 교통사고 사망률은 해마다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과속운전, 졸음운전, 갓길운전, 보복운전,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안전벨트 미착용 등 엄격한 기준과 교육, 처벌 등을 통해 방지할 수 있는 비극들을 방치하고 있다고. 여기에 필자의 기준을 한 가지 더 첨가한다면 운전자의 마음가짐을 더하고 싶다. 병원도 다르지 않다.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의료기관들이 전국에 있으며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사이버나이프, 토모테라피, 래피드아크, 로봇수술 등 첨단 시설과 설비, 의료 서비스 수준은 세계 최고, 우주 최강의 환경을 자랑한다. 우리나라는 메르스 사태 이전에는 해외 환자들로 전국의 병원 로비가 채워지고 있었다. 이 모든 시스템의 질적 수준은 이를 사용하는 의료진과 환자, 환자 보호자들의 마음가짐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은 불시에 질병, 사고, 부상, 사망 등에 대비해 짧은 기간에 고액의 진료비를 지불하는 것을 도와주도록 만들어진 국민건강보험 제도로 운영된다. 국민들이 서로 위험을 나누어서 부담하고 이런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받도록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 따라서 병원을 이용하는 것은 나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더해 타인의 비용을 가져다 쓴다는 개념적 이해가 필요하다. 과거와 현재, 미래에 걸쳐 국민건강보험료를 성실하게 납부하는 사람들의 비용을 공유하는 것이다. 메르스 사태 때문에 닥터 쇼핑이 줄어들고 나이롱 환자들이 줄줄이 퇴원을 해서 손해보험 업계는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한다. 금융감독원이 추산하는 지난해 보험사기 금액은 735억원이다. 진보해 가는 병원 의료서비스에 비해 뒷걸음치는 비정상적 의료문화 확산, 자신만 안 걸리면 되고 다른 사람들의 감염이나 피해는 안중에 없는 의료 이기주의, 닥터쇼핑, 보험사기 등. 이 잘못된 의료문화가 이제 우리 의료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메르스를 극복해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의료’에 대해 ‘공공 서비스로서의 공유 자원’이라는 개념 탑재부터 시작하자.
  • 中 고속도로 주행 중 날아든 거대 원형 톱날 ‘아찔’

    中 고속도로 주행 중 날아든 거대 원형 톱날 ‘아찔’

    고속도로 달리던 차량에 거대 원형 톱날이? 1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17일 중국 남서부 충칭시의 한 고속도로를 주행 중인 샹(Xiang)씨 픽업트럭에 거대 원형 톱날이 날아와 차량에 꽂히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고는 샹씨의 트럭이 충칭의 고속도로를 따라 주행 중에 발생했다. 화단으로 나뉜 중앙분리대 반대 차선의 트럭에서 떨어진 거대한 무언가가 샹씨의 차량 전면으로 날아와 오른쪽 보닛 부분에 꽂힌 것이다. 사고 직후 샹씨의 차량은 바로 멈췄으며 사고의 원인을 발견한 그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차량 전면에 박혀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거대 원형 톱날. 원형 톱날의 지름은 무려 60인치(약 152cm) 대형 톱날로 반대 차선의 트럭에서 떨어진 톱날이 중앙분리대를 넘어 날아와 그의 차량에 20인치(약 51cm) 깊이의 구멍을 파고 들어간 것. 다행스럽게도 거대 톱날로 인해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도로 상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한 샹씨는 “거대한 소리와 함께 흰 연기가 가득했다”면서 “그 순간 난 내 차를 컨트롤할 수가 없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방 당국은 반대 차선의 트럭 운전사가 사고를 내면서 차량 짐칸에 실려있던 원형 톱날 중 하나가 날아와 샹씨의 트럭에 꽂혔으며 피의 차량 뒤쪽의 중앙분리대에서 또 다른 원형 톱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한편 지역 고속도로의 관계자 런 꾸씨는 “양측 트럭 운전자 모두 아무런 부상을 입지 않았다”며 “사고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피의 차량 운전사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사진= 인민일보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흡연 경고 그림 의무화법 등 67건 통과

    흡연 경고 그림 의무화법 등 67건 통과

    “제3차 본회의를 개회하겠습니다.” ‘땅땅땅’ 29일 새벽 3시 13분 정의화 국회의장이 졸음이 잔뜩 번진 국회 본회의장의 적막을 깨뜨렸다. 깊은 새벽인 까닭에 꾸벅꾸벅 조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의석을 돌려 놓고 다른 의원들과 잡담을 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본회의에 상정된 67개 안건은 1시간 19분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1건 처리되는 데 1분 10초씩 걸린 셈이다. 4시 30분쯤 정 의장이 산회를 선포하기도 전에 의원들이 의석에서 일어나 자리를 뜨자 정 의장은 “아직 회의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1분만 참아주시기 바랍니다”라며 떠나는 의원들을 돌려 세우기도 했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3시 50분에 가결되었음이 선포됐다. 뒤를 이어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수정과 관련해 ‘위헌 논란’이 일고 있는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과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가 담긴 사회적기구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안도 속속 국회 문턱을 넘었다. 진통은 길었지만 처리는 한순간이었다. 여야는 이 밖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전자결재 계류’ 논란을 낳았던 57개 법안도 모두 처리했다. 담뱃갑에 흡연 경고 그림 부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이날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 2월과 4월 두 차례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좌절된 이후 3수 만이다. 담배 제조사는 앞으로 담뱃갑 양면에 흡연 경고 그림과 문구를 면적의 50%를 넘는 크기로 넣어야 한다. 특히 경고 그림은 반드시 면적의 30%를 초과해야 한다.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었기 때문에 본격 시행은 내년 11월부터다.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독립적으로 두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이날 처리됐다. 의원들이 지역구 획정 논의에 개입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하지만 5월 임시국회 역시 본회의에서 처리된 안건이 총 72개에 불과한 데다 모두 4월 국회에서 이월된 법안이다 보니 졸속 국회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제활성화법 9개를 비롯해 경제·민생 법안들은 대거 6월 국회로 이월됐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진짜 사나이’ 슬리피, 끈기와 근성의 숨참기로 줄리엔강 눌러

    ‘진짜 사나이’ 슬리피, 끈기와 근성의 숨참기로 줄리엔강 눌러

    ‘진짜 사나이 슬리피’ ‘진짜 사나이’ 슬리피가 끈기와 근성으로 숨참기 대결에서 줄리엔강을 제압했다. 24일 방송된 MBC ‘일밤-진짜 사나이2’에서는 해군 해난구조대 SSU에서 수영 훈련을 받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슬리피는 오리걸음을 한 채 교육장에 들어섰지만, 교관의 이론 설명에 슬리피는 졸음을 참지 못했고 이를 본 교관은 “졸리면 봐주는 게 없다. 팔굽혀펴기 100회 실시하겠다”라며 화를 냈다. 하지만 이날 슬리피는 수영 실력자 줄리엔강과 한 조를 이뤄 1분간 숨참기 훈련에서 남다른 끈기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모두가 줄리엔강의 승리를 예상했던 가운데 줄리엔강은 1분을 참지 못하고 먼저 물 밖으로 나왔고, 슬리피는 끝까지 참아내며 53초를 버텨 의외의 실력에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진 2차 시도에서 역시 슬리피는 숨을 찾아내는 집념을 보여 1분 7초를 버텨 1분 숨참기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줄리엔강은 1분 1초를 버티고 2차 시도에 성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진짜 사나이’ 슬리피, 근성의 숨참기로 줄리엔강 제압

    ‘진짜 사나이’ 슬리피, 근성의 숨참기로 줄리엔강 제압

    ‘진짜 사나이 슬리피’ ‘진짜 사나이’ 슬리피가 끈기와 근성으로 숨참기 대결에서 줄리엔강을 제압했다. 24일 방송된 MBC ‘일밤-진짜 사나이2’에서는 해군 해난구조대 SSU에서 수영 훈련을 받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슬리피는 오리걸음을 한 채 교육장에 들어섰지만, 교관의 이론 설명에 슬리피는 졸음을 참지 못했고 이를 본 교관은 “졸리면 봐주는 게 없다. 팔굽혀펴기 100회 실시하겠다”라며 화를 냈다. 하지만 이날 슬리피는 수영 실력자 줄리엔강과 한 조를 이뤄 1분간 숨참기 훈련에서 남다른 끈기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모두가 줄리엔강의 승리를 예상했던 가운데 줄리엔강은 1분을 참지 못하고 먼저 물 밖으로 나왔고, 슬리피는 끝까지 참아내며 53초를 버텨 의외의 실력에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진 2차 시도에서 역시 슬리피는 숨을 찾아내는 집념을 보여 1분 7초를 버텨 1분 숨참기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줄리엔강은 1분 1초를 버티고 2차 시도에 성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김정은 공포정치] 잔혹한 숙청으로 ‘지도력 불만’ 차단… 부메랑 될 수도

    [北 김정은 공포정치] 잔혹한 숙청으로 ‘지도력 불만’ 차단… 부메랑 될 수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한군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전격 숙청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공포정치를 이어 가면서 김정은 체제가 계속될지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자발적인 충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극도의 잔인한 통치에 의존해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최근 러시아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기념행사에 김 제1위원장이 불참한 게 현영철 숙청과 연관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국가정보원이 밝힌 현영철의 숙청 이유는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불만 표출과 지시 불이행, 공개석상에서의 졸음 등이다. 체제 전복 기도와 같은 엄중한 사유가 아님에도 처형 방식은 현대 문명국가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잔혹했다. 평양 강건군관학교 사격장에서 수백명의 군 간부가 바라보는 가운데 항공기나 헬기를 요격하는 데 사용하는 대공무기인 구경 14.5㎜의 고사총을 사용한 것은 사소한 불충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즉 북한군 서열 2위인 현영철을 공개 처형함으로써 잔혹함을 극대화해 공포심을 유발시키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모부인 장성택을 화염방사기로 처형했다는 설이나 굶주린 사냥개에게 물어뜯게 해 숨지게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의 연장선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전근대적 왕정과도 같은 분위기가 될 수밖에 없다.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비해 충분한 준비 없이 최고지도자의 반열에 오른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김 제1위원장의 공포정치는 결국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공통된 진단이다.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김 제1위원장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런 차원이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3일 “김정은 체제가 당분간은 안정되겠지만 안정성이 허구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 체제가 골다공증에 빠져서 뼈대는 굳건할지 몰라도 칼슘이 다 빠져나가 언젠가는 부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지난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기념행사에 당초 참석이 유력하던 김 제1위원장이 불참한 것도 현영철 처형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영철은 지난달 13~20일 로두철 내각 부총리 등과 함께 러시아를 방문해 김 제1위원장의 방러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영철의 방러 목적이 제4차 국제안보회의 참석이긴 했지만 중국에 이어 러시아에도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기 위한 목적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의 요구를 거절한 채 오히려 핵 개발 중단 및 탄도미사일 실험 및 수출 중지 등을 요구하며 분위기가 험악해졌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김 제1위원장의 방러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알렉산드르 갈루시카 극동개발부 장관이 지난달 하순 최종 조율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런 상태에서 김 제1위원장이 현영철을 처형한 뒤 곧바로 자리를 비운 채 모스크바에 다녀오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영철을 숙청해 군을 장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북한 현영철, 졸았다고 고사포 처형 “화염방사기로 시신 태워” 경악

    북한 현영철, 졸았다고 고사포 처형 “화염방사기로 시신 태워” 경악

    북한 현영철 북한 현영철, 졸았다고 고사포 처형 “화염방사기로 시신 태워” 경악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유의 ‘공포정치’가 날로 강도를 더해가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이 13일 밝힌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처형 방식은 현대 문명국가에서 자행됐다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하다. 평양 강건종합군관학교 사격장에서 주민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했다는 첩보가 있다는 것이다. 고사총은 저공 비행하는 항공기나 헬기를 요격하는 데 쓰이는 대공 무기로, 구경 14.5㎜에 분당 1200발을 발사할 수 있다. 사람을 직접 겨냥해 발사하는 무기가 아니다. 이 같은 고사포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공개 처형했다는 것은 잔혹함을 극대화해 공포를 유발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영철과 같이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불경’과 ‘불충’을 저지른다면 누구든 처참한 죽음을 맞을 것이라고 모든 주민에게 경고한 셈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불경은 유일 영도체제에 대한 반역”이라면서 “북한 체제에서 모반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실제 발생하기는) 어려운 구조로 보인다. 4월 26일자 노동신문을 보면 훈련일군대회(4.24~25)에서 현 무력부장이 조는 모습이 보인다. 눈을 내리까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은이 연설하는데 졸고 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졸지 말라고 회의 석상에서 지시한 적이 있다. 졸았다고 강등된 사례로, 최경성 전 특수군단장이 상장이 소장으로 강등됐다. 김영철도 같은 이유로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됐다. 조는 것에 대해서 김정은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같다”고 덧붙였다.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변인선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 등 한때 김정은 정권의 핵심 실세로 통하던 간부들도 숙청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제1위원장이 공포정치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달 말에도 김 제1위원장이 올해 들어 내각 임업성 부상을 포함해 고위 간부 15명을 처형했다고 밝혔다. 음란 동영상 추문에 휘말렸던 은하수관현악단의 경우 총감독을 비롯한 4명이 지난 3월 간첩 혐의로 총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정권의 2인자로 군림하다가 2013년 12월 처형된 장성택도 잔인한 방식으로 처형됐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장성택의 입과 손등에는 멍으로 보이는 상처가 포착돼 그가 조사 과정에서 구타당했을 것으로 관측됐다. 장성택이 화염방사기로 처형됐다는 설도 나돌았으며 일부 외신은 장성택이 굶주린 사냥개들에 물어뜯겨 숨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간부들을 처형하는 방식뿐 아니라 처형의 사유도 공포정치의 전형적인 면모를 보여 준다. 국정원이 밝힌 현영철의 처형 사유는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불만 표출, 지시 불이행, 공개석상의 졸음 등이다. ‘체제 전복 기도’와 같이 엄중한 사유와는 거리가 먼 것들을 문제 삼아 처형한 것은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지극히 사소한 ‘불충’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김 제1위원장은 그 누구도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는 전근대적 왕정의 제왕과 같은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김 제1위원장의 공포정치는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충분한 준비 없이 미숙한 어린 나이에 최고지도자에 오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간부와 주민들의 자발적인 충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극도의 잔혹한 통치에 의존해 공포를 유발하고 복종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의 공포정치는 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르네상스기 이탈리아의 정치사상가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경고했듯 극도의 공포정치는 반드시 증오를 낳고 증오는 반체제적 움직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정원도 이날 북한의 간부들 사이에서 김 제1위원장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총살한 간부가 7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북한 내부 특이동향’ 자료를 통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총살 첩보를 공개하면서 “김정은이 집권한 이래 간부들에 대한 처형이 대폭 증가하고 있으며,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같이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총살 간부는 2012년 3명, 2013년 30여명, 2014년 31명, 올해 현재까지 8명이다. 일반 주민을 포함하면 올해 들어 15명이 처형됐다. 김정일이 집권 초기 4년간 10여명을 처형한 것에 비해 김정은 집권기 처형자 수가 대폭 늘어난 셈이다. 국정원은 “장성택, 이영호와 같은 최고위급 간부는 물론이고 중앙당 과장이나 지방당 비서 등 중간 간부들까지 처형했다”며 “반당·반혁명 종파행위, 간첩죄뿐만 아니라 김정은 지시와 정책추진 관련 이견 제시나 불만토로, 심지어 비리, 여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처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처형 방식에 대해 “관련 분야 인원뿐 아니라 대상자 가족까지 참관시킨 가운데 소총 대신 총신이 4개인 14.5㎜ 고사총을 사용한다”며 “또한 ‘반역자는 이 땅에 묻힐 곳도 없다’며 처형 후 화염방사기를 동원해 시신의 흔적을 없애는 방식도 사용한다”며 밝혔다. 지난해 작성된 북한 내부 문건에서도 ‘종파놈들은 불줄기로 태우고 탱크로 짓뭉개 흔적들을 없애 버리는 것이 군대와 인민의 외침’이라고 기술하고 있다면서 처형 방식의 잔혹성을 전했다. 또 처형 전 참관인들에게 ‘고개를 숙이거나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집행 후에는 처형된 자를 비난하면서 각오를 다지는 소감문을 작성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한 현영철, 졸았다고 고사포 처형 “항공기에 쏘는 14.5mm 대공무기”

    북한 현영철, 졸았다고 고사포 처형 “항공기에 쏘는 14.5mm 대공무기”

    북한 현영철 북한 현영철, 졸았다고 고사포 처형 “항공기에 쏘는 14.5mm 대공무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유의 ‘공포정치’가 날로 강도를 더해가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이 13일 밝힌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처형 방식은 현대 문명국가에서 자행됐다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하다. 평양 강건종합군관학교 사격장에서 주민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했다는 첩보가 있다는 것이다. 고사총은 저공 비행하는 항공기나 헬기를 요격하는 데 쓰이는 대공 무기로, 구경 14.5㎜에 분당 1200발을 발사할 수 있다. 사람을 직접 겨냥해 발사하는 무기가 아니다. 이 같은 고사포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공개 처형했다는 것은 잔혹함을 극대화해 공포를 유발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영철과 같이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불경’과 ‘불충’을 저지른다면 누구든 처참한 죽음을 맞을 것이라고 모든 주민에게 경고한 셈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불경은 유일 영도체제에 대한 반역”이라면서 “북한 체제에서 모반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실제 발생하기는) 어려운 구조로 보인다. 4월 26일자 노동신문을 보면 훈련일군대회(4.24~25)에서 현 무력부장이 조는 모습이 보인다. 눈을 내리까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은이 연설하는데 졸고 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졸지 말라고 회의 석상에서 지시한 적이 있다. 졸았다고 강등된 사례로, 최경성 전 특수군단장이 상장이 소장으로 강등됐다. 김영철도 같은 이유로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됐다. 조는 것에 대해서 김정은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같다”고 덧붙였다.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변인선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 등 한때 김정은 정권의 핵심 실세로 통하던 간부들도 숙청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제1위원장이 공포정치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달 말에도 김 제1위원장이 올해 들어 내각 임업성 부상을 포함해 고위 간부 15명을 처형했다고 밝혔다. 음란 동영상 추문에 휘말렸던 은하수관현악단의 경우 총감독을 비롯한 4명이 지난 3월 간첩 혐의로 총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정권의 2인자로 군림하다가 2013년 12월 처형된 장성택도 잔인한 방식으로 처형됐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장성택의 입과 손등에는 멍으로 보이는 상처가 포착돼 그가 조사 과정에서 구타당했을 것으로 관측됐다. 장성택이 화염방사기로 처형됐다는 설도 나돌았으며 일부 외신은 장성택이 굶주린 사냥개들에 물어뜯겨 숨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간부들을 처형하는 방식뿐 아니라 처형의 사유도 공포정치의 전형적인 면모를 보여 준다. 국정원이 밝힌 현영철의 처형 사유는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불만 표출, 지시 불이행, 공개석상의 졸음 등이다. ‘체제 전복 기도’와 같이 엄중한 사유와는 거리가 먼 것들을 문제 삼아 처형한 것은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지극히 사소한 ‘불충’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김 제1위원장은 그 누구도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는 전근대적 왕정의 제왕과 같은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김 제1위원장의 공포정치는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충분한 준비 없이 미숙한 어린 나이에 최고지도자에 오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간부와 주민들의 자발적인 충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극도의 잔혹한 통치에 의존해 공포를 유발하고 복종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의 공포정치는 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르네상스기 이탈리아의 정치사상가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경고했듯 극도의 공포정치는 반드시 증오를 낳고 증오는 반체제적 움직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정원도 이날 북한의 간부들 사이에서 김 제1위원장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총살한 간부가 7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북한 내부 특이동향’ 자료를 통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총살 첩보를 공개하면서 “김정은이 집권한 이래 간부들에 대한 처형이 대폭 증가하고 있으며,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같이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총살 간부는 2012년 3명, 2013년 30여명, 2014년 31명, 올해 현재까지 8명이다. 일반 주민을 포함하면 올해 들어 15명이 처형됐다. 김정일이 집권 초기 4년간 10여명을 처형한 것에 비해 김정은 집권기 처형자 수가 대폭 늘어난 셈이다. 국정원은 “장성택, 이영호와 같은 최고위급 간부는 물론이고 중앙당 과장이나 지방당 비서 등 중간 간부들까지 처형했다”며 “반당·반혁명 종파행위, 간첩죄뿐만 아니라 김정은 지시와 정책추진 관련 이견 제시나 불만토로, 심지어 비리, 여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처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처형 방식에 대해 “관련 분야 인원뿐 아니라 대상자 가족까지 참관시킨 가운데 소총 대신 총신이 4개인 14.5㎜ 고사총을 사용한다”며 “또한 ‘반역자는 이 땅에 묻힐 곳도 없다’며 처형 후 화염방사기를 동원해 시신의 흔적을 없애는 방식도 사용한다”며 밝혔다. 지난해 작성된 북한 내부 문건에서도 ‘종파놈들은 불줄기로 태우고 탱크로 짓뭉개 흔적들을 없애 버리는 것이 군대와 인민의 외침’이라고 기술하고 있다면서 처형 방식의 잔혹성을 전했다. 또 처형 전 참관인들에게 ‘고개를 숙이거나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집행 후에는 처형된 자를 비난하면서 각오를 다지는 소감문을 작성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고사포 처형 “은하수 관현악단 감독 처형 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고사포 처형 “은하수 관현악단 감독 처형 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고사포, 김정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고사포 처형 “은하수 관현악단 감독 처형 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유의 ‘공포정치’가 날로 강도를 더해가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이 13일 밝힌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처형 방식은 현대 문명국가에서 자행됐다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하다. 평양 강건종합군관학교 사격장에서 주민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했다는 첩보가 있다는 것이다. 고사총은 저공 비행하는 항공기나 헬기를 요격하는 데 쓰이는 대공 무기로, 구경 14.5㎜에 분당 1200발을 발사할 수 있다. 사람을 직접 겨냥해 발사하는 무기가 아니다. 이 같은 고사포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공개 처형했다는 것은 잔혹함을 극대화해 공포를 유발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영철과 같이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불경’과 ‘불충’을 저지른다면 누구든 처참한 죽음을 맞을 것이라고 모든 주민에게 경고한 셈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불경은 유일 영도체제에 대한 반역”이라면서 “북한 체제에서 모반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실제 발생하기는) 어려운 구조로 보인다. 4월 26일자 노동신문을 보면 훈련일군대회(4.24~25)에서 현 무력부장이 조는 모습이 보인다. 눈을 내리까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은이 연설하는데 졸고 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졸지 말라고 회의 석상에서 지시한 적이 있다. 졸았다고 강등된 사례로, 최경성 전 특수군단장이 상장이 소장으로 강등됐다. 김영철도 같은 이유로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됐다. 조는 것에 대해서 김정은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같다”고 덧붙였다.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변인선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 등 한때 김정은 정권의 핵심 실세로 통하던 간부들도 숙청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제1위원장이 공포정치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달 말에도 김 제1위원장이 올해 들어 내각 임업성 부상을 포함해 고위 간부 15명을 처형했다고 밝혔다. 음란 동영상 추문에 휘말렸던 은하수관현악단의 경우 총감독을 비롯한 4명이 지난 3월 간첩 혐의로 총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정권의 2인자로 군림하다가 2013년 12월 처형된 장성택도 잔인한 방식으로 처형됐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장성택의 입과 손등에는 멍으로 보이는 상처가 포착돼 그가 조사 과정에서 구타당했을 것으로 관측됐다. 장성택이 화염방사기로 처형됐다는 설도 나돌았으며 일부 외신은 장성택이 굶주린 사냥개들에 물어뜯겨 숨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간부들을 처형하는 방식뿐 아니라 처형의 사유도 공포정치의 전형적인 면모를 보여 준다. 국정원이 밝힌 현영철의 처형 사유는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불만 표출, 지시 불이행, 공개석상의 졸음 등이다. ‘체제 전복 기도’와 같이 엄중한 사유와는 거리가 먼 것들을 문제 삼아 처형한 것은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지극히 사소한 ‘불충’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김 제1위원장은 그 누구도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는 전근대적 왕정의 제왕과 같은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김 제1위원장의 공포정치는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충분한 준비 없이 미숙한 어린 나이에 최고지도자에 오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간부와 주민들의 자발적인 충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극도의 잔혹한 통치에 의존해 공포를 유발하고 복종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의 공포정치는 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르네상스기 이탈리아의 정치사상가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경고했듯 극도의 공포정치는 반드시 증오를 낳고 증오는 반체제적 움직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정원도 이날 북한의 간부들 사이에서 김 제1위원장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총살한 간부가 7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북한 내부 특이동향’ 자료를 통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총살 첩보를 공개하면서 “김정은이 집권한 이래 간부들에 대한 처형이 대폭 증가하고 있으며,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같이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총살 간부는 2012년 3명, 2013년 30여명, 2014년 31명, 올해 현재까지 8명이다. 일반 주민을 포함하면 올해 들어 15명이 처형됐다. 김정일이 집권 초기 4년간 10여명을 처형한 것에 비해 김정은 집권기 처형자 수가 대폭 늘어난 셈이다. 국정원은 “장성택, 이영호와 같은 최고위급 간부는 물론이고 중앙당 과장이나 지방당 비서 등 중간 간부들까지 처형했다”며 “반당·반혁명 종파행위, 간첩죄뿐만 아니라 김정은 지시와 정책추진 관련 이견 제시나 불만토로, 심지어 비리, 여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처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처형 방식에 대해 “관련 분야 인원뿐 아니라 대상자 가족까지 참관시킨 가운데 소총 대신 총신이 4개인 14.5㎜ 고사총을 사용한다”며 “또한 ‘반역자는 이 땅에 묻힐 곳도 없다’며 처형 후 화염방사기를 동원해 시신의 흔적을 없애는 방식도 사용한다”며 밝혔다. 지난해 작성된 북한 내부 문건에서도 ‘종파놈들은 불줄기로 태우고 탱크로 짓뭉개 흔적들을 없애 버리는 것이 군대와 인민의 외침’이라고 기술하고 있다면서 처형 방식의 잔혹성을 전했다. 또 처형 전 참관인들에게 ‘고개를 숙이거나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집행 후에는 처형된 자를 비난하면서 각오를 다지는 소감문을 작성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김정은, 졸았다고 고사포 처형, 시신까지…충격

    北 김정은, 졸았다고 고사포 처형, 시신까지…충격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유의 ‘공포정치’가 날로 강도를 더해가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이 13일 밝힌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처형 방식은 현대 문명국가에서 자행됐다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하다. 평양 강건종합군관학교 사격장에서 주민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했다는 첩보가 있다는 것이다. 고사총은 저공 비행하는 항공기나 헬기를 요격하는 데 쓰이는 대공 무기로, 구경 14.5㎜에 분당 1200발을 발사할 수 있다. 사람을 직접 겨냥해 발사하는 무기가 아니다. 이 같은 고사포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공개 처형했다는 것은 잔혹함을 극대화해 공포를 유발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영철과 같이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불경’과 ‘불충’을 저지른다면 누구든 처참한 죽음을 맞을 것이라고 모든 주민에게 경고한 셈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불경은 유일 영도체제에 대한 반역”이라면서 “북한 체제에서 모반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실제 발생하기는) 어려운 구조로 보인다. 4월 26일자 노동신문을 보면 훈련일군대회(4.24~25)에서 현 무력부장이 조는 모습이 보인다. 눈을 내리까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은이 연설하는데 졸고 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졸지 말라고 회의 석상에서 지시한 적이 있다. 졸았다고 강등된 사례로, 최경성 전 특수군단장이 상장이 소장으로 강등됐다. 김영철도 같은 이유로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됐다. 조는 것에 대해서 김정은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같다”고 덧붙였다.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변인선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 등 한때 김정은 정권의 핵심 실세로 통하던 간부들도 숙청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제1위원장이 공포정치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달 말에도 김 제1위원장이 올해 들어 내각 임업성 부상을 포함해 고위 간부 15명을 처형했다고 밝혔다. 음란 동영상 추문에 휘말렸던 은하수관현악단의 경우 총감독을 비롯한 4명이 지난 3월 간첩 혐의로 총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정권의 2인자로 군림하다가 2013년 12월 처형된 장성택도 잔인한 방식으로 처형됐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장성택의 입과 손등에는 멍으로 보이는 상처가 포착돼 그가 조사 과정에서 구타당했을 것으로 관측됐다. 장성택이 화염방사기로 처형됐다는 설도 나돌았으며 일부 외신은 장성택이 굶주린 사냥개들에 물어뜯겨 숨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간부들을 처형하는 방식뿐 아니라 처형의 사유도 공포정치의 전형적인 면모를 보여 준다. 국정원이 밝힌 현영철의 처형 사유는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불만 표출, 지시 불이행, 공개석상의 졸음 등이다. ‘체제 전복 기도’와 같이 엄중한 사유와는 거리가 먼 것들을 문제 삼아 처형한 것은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지극히 사소한 ‘불충’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김 제1위원장은 그 누구도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는 전근대적 왕정의 제왕과 같은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김 제1위원장의 공포정치는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충분한 준비 없이 미숙한 어린 나이에 최고지도자에 오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간부와 주민들의 자발적인 충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극도의 잔혹한 통치에 의존해 공포를 유발하고 복종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의 공포정치는 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르네상스기 이탈리아의 정치사상가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경고했듯 극도의 공포정치는 반드시 증오를 낳고 증오는 반체제적 움직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정원도 이날 북한의 간부들 사이에서 김 제1위원장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총살한 간부가 7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북한 내부 특이동향’ 자료를 통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총살 첩보를 공개하면서 “김정은이 집권한 이래 간부들에 대한 처형이 대폭 증가하고 있으며,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같이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총살 간부는 2012년 3명, 2013년 30여명, 2014년 31명, 올해 현재까지 8명이다. 일반 주민을 포함하면 올해 들어 15명이 처형됐다. 김정일이 집권 초기 4년간 10여명을 처형한 것에 비해 김정은 집권기 처형자 수가 대폭 늘어난 셈이다. 국정원은 “장성택, 이영호와 같은 최고위급 간부는 물론이고 중앙당 과장이나 지방당 비서 등 중간 간부들까지 처형했다”며 “반당·반혁명 종파행위, 간첩죄뿐만 아니라 김정은 지시와 정책추진 관련 이견 제시나 불만토로, 심지어 비리, 여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처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처형 방식에 대해 “관련 분야 인원뿐 아니라 대상자 가족까지 참관시킨 가운데 소총 대신 총신이 4개인 14.5㎜ 고사총을 사용한다”며 “또한 ‘반역자는 이 땅에 묻힐 곳도 없다’며 처형 후 화염방사기를 동원해 시신의 흔적을 없애는 방식도 사용한다”며 밝혔다. 지난해 작성된 북한 내부 문건에서도 ‘종파놈들은 불줄기로 태우고 탱크로 짓뭉개 흔적들을 없애 버리는 것이 군대와 인민의 외침’이라고 기술하고 있다면서 처형 방식의 잔혹성을 전했다. 또 처형 전 참관인들에게 ‘고개를 숙이거나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집행 후에는 처형된 자를 비난하면서 각오를 다지는 소감문을 작성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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