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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수사권 균형은 법치국가의 기본/지영환 국립경찰대학 수사교육담당

    노무현 대통령은 경찰·검찰의 수사권 조정 갈등을 직접 나서서 해결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경찰의 수사권 독립’이라는 대선 때의 공약사항을 올 경찰대학 졸업식에서 재확인했는데 국민 앞에 한 그 약속을 어떻게 지킬까. 허준영 경찰청장은 검찰의 비위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비위 검사를 경찰이 수사하려 하면 ‘검찰로 송치하라.’고 해서 경찰이 손을 대지 못하게 한다.‘사건을 검찰에 넘기라’는 지시를 경찰은 어길 수 없다. 왜냐하면,‘1954년 검찰과 경찰의 지휘관계를 규정한 형사소송법이 그대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은 ‘수사의 주재자는 검사’(현행 형소법 제195조)이며,‘경찰은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아야 한다.’(현행 형소법 제196조)는 것. 이같은 형사소송법 규정은 제정 이후 60년이 지나도록 단 한 차례도 바꾸지 않았다.60년 전 시대에 맞는 전설적·교과서적 이야기를 경찰 창설 60년이 되는 올해까지 되풀이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이다. 법치국가에서 죄를 지으면 힘 있는 자를 가리지 않고 수사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경찰은 법적으로 검찰과의 관계에서 상명하복 관계에 있기 때문에 현행범일지라도 수사대상이 검사인 경우 사실상 수사를 해오지 못했다. 일반직 공무원은 물론 같은 경찰을 상대로 수사할 수는 있지만, 유독 검찰이나 법무부 소속 공무원만큼은 치외법권적 지위를 누려왔던 것이다. 이것은 헌법상의 권력분립 원칙에 비추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행 형사사법체계하에서 검사의 권한은 수사권·기소권·공소유지권은 물론 여기에서 더 나아가 형집행 과정에 관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헌법상 삼권분립의 원칙은 어떤 국가기관이든 그 기관에 부여된 권한에 상응하여 타 기관에 의한 통제가 행해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검찰이라면 이에 대해서는 더 막강한 통제가 필요하다. 또한 이런 요구는 권력기관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인권을 바라보는 법치국가적 형사사법의 개념에도 부합된다. 권력기관의 통제장치가 사실상 없는 우리나라에서 수사권을 통제하고 독주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경찰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60년 된 즉 형사소송법 제196조 ‘수사의 주재자는 검사’라는 조항을 ‘수사의 주재자는 검사와 경찰’, 형사소송법 제196조 ‘경찰은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도 ‘경찰과 검찰은 특별한 사건을 제외하고는 상호협력관계를 유지한다.’는 내용으로 개정해 달라는 것이다. 검찰·경찰의 관계를 ‘상명하복’이 아니라,‘상호 협력’관계로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볼 때 검찰·경찰간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그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시대의 흐름과 더불어 지금은 검찰 스스로 상호협력의 길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검찰과 경찰은 서로 독립적이고 대등한 입장에서 수사권을 행사하여 모든 형사사건을 숨김없이 밝히고 수사해야 한다. 수사권 조정의 문제를 원만하게 마무리, 이제 국민의 경찰·검찰로 진정한 봉사의 길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 지영환 국립경찰대학 수사교육담당
  • “대학 자퇴가 내 인생 최고의 결정”

    |팰러 앨토(미 캘리포니아주) 연합|“대학 자퇴가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였다.” 스티브 잡스(50)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대학 자퇴는 만찬을 즐기는 데 충분한 돈을 벌게 됐을 때도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게 하는 동인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잡스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리드 칼리지에 다니다 노동자 계층 가정에서 충당하기에는 학비가 너무 비싸 8개월만에 자퇴했으며, 진짜 공부는 자퇴 후에 관심 분야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면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5000명에 가까운 졸업생 앞에서 보기 드물게 진솔한 축사를 통해 자신이 앓고 있는 희귀한 종류의 췌장암도 매일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는 필요성을 재강조한다고 털어놨다.학위 가운 밑에 청바지와 샌들을 신은 잡스가 나타나자 학생들은 록스타를 만난 것처럼 열광했다.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동북아균형자론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동북아균형자론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지난달 31일 홍석현 주미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동북아균형자론과 한·미동맹은 양립될 수 없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동맹을 바꾸고 싶다면 언제든지 말하라. 하고 싶은 대로 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이른바 ‘동북아균형자론’을 불만스럽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동북아균형자론이란 쉽게 말해 우리나라가 한반도 주변의 역학 관계 속에서 주도권을 잡고 능동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한반도는 19세기말 이후 지정학적으로 열강의 각축장이 되었고 한국은 미국과 중국, 일본의 틈바구니에 끼여 수동적인 자세를 취해온 것이 사실이다. 균형자론은 미국이나 일본 등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주관적으로 일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균형자가 되려면 먼저 주변 국가에 충분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강대국다운 국력이 있어야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균형자론을 제시한 것은 지난 2월 25일 취임 2주년 국정연설에서였다. 노 대통령은 “동북아의 균형자로서 동북아의 평화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언급한데 이어 지난 3월8일 공사 졸업식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노 대통령은 국방 3원칙으로 ▲동북아 균형자로서의 군의 역할 ▲자주국방역량 강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들었다. 이어 “우리의 의지와 관계 없이 동북아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3월22일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서도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균형자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면서 “따질 것은 따지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주권국가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SC의 설명 개념 정의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공식 자료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전환기적 시대 상황에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이 부족할 경우 역사는 언제나 우리에게 시련을 안겨주었다. 동북아균형자론은 한·미동맹을 기초로 추진될 것이다. 무력이나 힘에 의존하지 않고, 과거 우리가 종속적 변수였던 상황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역할을 찾아 나가자는 것이다. 연성국력(soft power·교육 학문 예술 과학 기술 등 문화와 정치 외교 분야에서 나오는 국력)도 우리의 소중한 외교자산이다. 우리의 역사적·도덕적인 힘이 국경을 넘어 보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군사력이나 경제력에 있어서는 초강대국들에 미치지 못하지만, 뜻을 같이하는 나라들과 협력하고, 세계 여론의 지지를 받으며 평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면, 그것이 바로 균형자 역할을 할 기반이 된다. ●동북아균형자론에 대한 비판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동북아균형자론이 한·미동맹의 신뢰를 깨고 훼손시켰고 일본과의 공조도 어렵게 만들었으며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고 소외시켰다.”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남북통일 과정에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때 과연 한국에 대해 안보공약을 지킬 수 있는 나라가 어디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유기준 의원도 “현실적으로 균형자를 할 힘이 없는데도 마치 힘이 있는 나라가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독트린 형태로 균형자론을 주장했고,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현실성이 없는 선언을 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미국 위주의 일방적 동맹 재편 시도에 대해 독립적인 목소리를 낸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균형자라는 용어가 냉전적 발상이고, 한·미 동맹에 기초한 동북아균형자 역할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삼각동맹 탈피 논란 동북아균형자론에서 등장하는 것이 ‘남방 3각’ ‘북방 3각’이다. 비판하는 쪽에서는 한·미·일의 남방 3각 동맹을 탈피해서 중·러·북의 북방 3각에 편입하겠다는 뜻이냐고 따지고 있다. 실제 노 대통령은 “한국이 남방 3각동맹의 한 축을 담당했던 동북아 질서는 냉전시대에 만들어졌던 것”이라면서 “우리가 언제까지 그 틀에 갇혀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당의 옹호론과 청와대의 해명 열린우리당 이원영 의원은 동북아균형자론을 “열강의 이해관계에 의해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이고 자주적으로 민족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겠다는 적극적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냉전시대 공동의 적을 기초로 한 군사동맹의 성격인 한·미동맹의 성격 변화는 불가피하다.”면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 인간의 기본권 실현 등을 위한 가치동맹적 지역평화 구축자, 조정자로서의 역할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영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동북아균형자론이 한ㆍ미 동맹과 배치된다는 비판에 대해 “오히려 철저하게 한ㆍ미 동맹 토대 위에서 동북아균형자를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이 지난 3월6일 ‘대원군 선택’을 논하면서 우리가 개방을 하든 쇄국을 하든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이 아니었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했으며 이는 바로 우리 스스로의 선택이 운명을 바꾸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었던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반성이었다.”고 했다. ●어떻게 봐야 하나 최근 동북아시아는 다시금 세력 각축장이 되고 있다. 중국은 거대 경제대국으로 팽창하고 있으며 일본은 역사왜곡과 독도 문제 등을 일으키며 군사대국을 지향하고 있다. 북한은 핵을 무기로 역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이런 틈바구니에서 한국의 외교적 대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돌이켜 볼 때 더 이상 강대국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지 않고 주체적인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고 이것이 동북아균형자론의 요체다. 그러나 국제 관계는 힘은 약한데도 의지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경제력은 괄목할 만큼 성장했다고 하지만 종합적인 국력은 강대국에 미치지 못함은 부인할 수 없다. 정부·여당도 밝히고 있듯이 한·미동맹은 깨기 어렵다. 그렇다면 한·미동맹과 동북아균형자론이 양립할 수 있는지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기본 기조는 유지하되 다시 한번 개념을 정리하거나 수정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실질적인 ‘통합의 독트린’이 되기 위해서는 ▲동북아 평화형성전략 공론화 ▲평화적 개입원칙 천명 ▲국가경계를 넘어선 지역 협력안보 강조 ▲동북아 균형자가 아닌 평화교량자 역할 표방 등이 보완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인간시대]13대째 한의원 가업 ‘외길’ 간다

    [인간시대]13대째 한의원 가업 ‘외길’ 간다

    “어려서부터 눈만 뜨면 하던 일이라 지겨운 나머지 어른을 속여가며 회피하기도 했지. 그런데 차차 철이 들면서 그 말씀이 맞았다 싶더라고….” 한의사인 서울 동대문구 문화원 김영섭(67) 원장은 의료에 발을 들여놓은 사연을 얘기하며 흐뭇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김 원장은 “내 인생이 전혀 엉뚱한 길로 접어들 뻔했다.”고 말문을 연 뒤 반 세기 전을 회상했다. 두 차례의 대학 진학과 졸업에 얽힌 8년간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다. ●조부 속이고 한의학과 아닌 경제학과 진학 2남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나 현재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형님과 함께 선조 때부터 13대째 한의업이라는 가업을 잇고 있는 그는 고교 졸업 후 처음엔 대학에서 경제학과를 전공했다. “한의사였던 선친이 얼굴을 익히기도 전에 돌아가신 뒤 할아버지께서 하시던 한의원에서 약재썰기 등 어깨 너머로, 그러나 반강제적으로 한의학을 접하며 자랐지요.” 그는 한약 냄새가 지겨울 정도로 싫어졌다. 꾀를 내 할아버지께 형님이 다니던 한의학과에 들어갔다고 속이고 경제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당시 할아버지께서는 시키는 대로만 하는 내 태도를 보고 내가 그냥 한의학을 좋아하는 줄로만 여기신 것 같다.”고 말했다. “형님이 다른 방면에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할아버지는 가업을 이어갈 사람으로 형님보다 둘째 손자를 꼽으신 것 같아요.” ●졸업식 전날 들통나 결국 한의학과 입학 경제학과에 다니던 4년간 가슴을 졸이며 한의학 관련 서적을 사다가 책상에 장식용(?)으로 쌓아놓는 등 할아버지를 속이기 위한 노력은 눈물겨웠다. 그러나 사건은 졸업식 전날 벌어지고 말았다. 할아버지가 70대 초반의 노구를 이끌고 졸업식에 참석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는 할아버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실토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할아버지는 크게 화를 내진 않았지만 대신 한의학과에 다시 입학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세태 달라졌어도 민족 정체성 지켜야” 할아버지 덕분에 한의학의 길로 들어선 그는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1996년에는 “우리 고장에도 문화원을 만들자.”며 선구자 역할을 자청, 유지들의 뜻을 모아 비용을 갹출해 98년 마침내 뜻을 이루고 초대 원장에 취임했다. 문화원 직원들은 “원장이 매일 문화원에 출근하는 경우는 전국에서도 아주 드물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문화원 업무에 열성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저서도 ‘뭐니뭐니 해도 밥상이 보약이다’ ‘한방 주스 60’ ‘들꽃이 나를 울린다’ 등 6권이나 펴냈다. 아무리 세태가 달라졌다 해도 우리 민족의 정체성만큼은 지켜나가야 한다는 게 김 원장의 생각이다. 주민 화합을 다지기 위한 문화적 구심점을 만들어야겠다는 뜻으로 나라의 융성을 기원하는 ‘용두제’와 청룡문화제를 부활시키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그는 “양약에만 의존한 나머지 치유가 불가능하다고 여겨 환자들이 자포자기하기 십상인 게 신장질환”이라면서 “고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사회의 한모퉁이를 밝게 하는 일에 앞장서고 싶다.”는 희망도 빼놓지 않았다. 칠순 가까운 나이에도 침향(沈香)과 씨앗요법 등 자연요법 연구에 매달리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꾀꼬리 아빠들’ 봉사 본색?

    ‘꾀꼬리 아빠들’ 봉사 본색?

    “여러분, 요즈음 좀 행복해지셨나요. 우리는 행복해서 노래하는 게 아니라 노래하니까 행복한 것입니다.”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 법무사 사무실에서 ‘서울아버지합창단’ 추동천(58·법무사) 회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달 말 중국에서의 공연으로 새삼 합창단의 보람이 더없이 크게 느껴졌다.”고 운을 뗐다. 회원 168명을 거느린 합창단은 지난달 27∼31일 중국 옌볜(延邊)을 다녀왔다. 그는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산실로 알려진 용정의 용정중·고교 졸업식에 초청됐는데 매우 감동적인 무대였다.”면서 “독립운동에 참여한 선조들의 후예들을 위로하는 자리였지만, 도리어 우리가 역사에 대해 깨닫고 더 뛰어야겠다는 결심을 갖게 됐다.”고 사뭇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합창단이 용정의 무대에 오른 계기 또한 특별하다. 지난해 중국으로 건너간 추 회장은 현지인으로부터 용정중·고 학생 1200여명 가운데 70% 정도는 부모가 한국으로 돈을 벌러 떠나 그리움에 젖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들을 도울 방법이 없겠느냐고 묻자 “졸업식 때 위문공연을 해주면 좋겠다.”는 제의가 있었다. 회원 45명은 예정돼 있는 단합 체육대회를 취소하는 대신 옌볜을 방문키로 뜻을 모았다. 학교엔 강당도 없었다. 그렇다고 졸업식이 열리는 운동장에서 공연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합창단은 용정연극원 공연장을 대관하는 비용까지 치르고 졸업식이 끝난 뒤 공연을 갖기로 했다. 28일 오후 3시 마침내 막이 올랐다. 무작정 단원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를 부를 수는 없어 동포들에게 청소년들이 어떤 곡을 좋아하는가를 물어 레퍼토리를 짜놓은 터였다. 해바라기의 ‘사랑이여’에 이어 ‘엄마야 누나야’를 부르자 2층으로 된 공연장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와 숙연해졌다고 한 회원은 말했다. 이들은 “오신 김에 우리에게도 솜씨를 보여달라.”는 옌볜대 예술원의 요청으로 이튿날 베이징 여행을 포기하고 다시 무대에 올라 옌볜가무단과 합동 공연을 갖기도 했다. 서울아버지합창단은 다음달 2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무의탁 어르신 돕기 자선음악회를 앞두고 연습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들이지만 짬짬이 시간을 내 연습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 6년 동안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노인휴양시설 ‘평안의 집’ 돕기에 나서고 있다. 연간 10∼12회 갖는 음악회에서 얻는 수익금은 평안의 집 어르신과 천안 개방교도소와 소년교도소 재소자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해 쓰고 있다. 시골 등 문화·예술 사각지대에서 공연을 요청해오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합창단은 발족 때부터 원로가수 최희준(69)씨를 단장으로 영입했다. 초대 지휘자인 성악가 전평화(작고)씨와 군대 동료인 인연 때문이었다. 합창단에서는 서울 화곡초등 교장을 끝으로 교직에서 정년퇴임한 성태호(73)씨가 홍보를 맡고 있다. 회원들의 나이는 20대 초반부터 다양해 평균 50세 정도 된다. 아버지합창단에 웬 청년이냐고 의아하게 여길 수도 있으나 이호인(50)씨와 아들 찬영(20)씨처럼 아버지와 함께 활약하는 ‘부자(父子) 단원’도 8명 있다. 추 회장은 “2000년 소년교도소에서 위문공연할 때였는데, 어머니들이 노래해주면 일종의 감화 효과가 클 것이라는 생각에 서울 송파어머니합창단과 동행했다.”면서 “하지만 아버지들이 노래할 때 눈물을 더 흘리는 모습에 합창단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추 회장은 “평소 어머니 품안엔 더러 안기고 응석도 부리지만, 어디 있더라도 늘 그리운 게 부정(父情)이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을 맺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생각나눔] 동북아 균형자론 ‘뒷걸음’

    [생각나눔] 동북아 균형자론 ‘뒷걸음’

    정부가 ‘동북아 균형자론’에서 자꾸만 뒷걸음질치는 인상이다. 특히 이번 주 들어 후진(後進)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어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지난 3월8일 노무현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처음 동북아 균형자론을 꺼냈을 때 전적으로 군사력을 근간으로 한 세력균형자 역할로 해석됐다.“이제 우리 군은 동북아의 세력 균형자로서…”란 연설은 지금 봐도 호기가 느껴진다. 2주 뒤인 같은달 22일 노 대통령은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동북아의 세력판도는 달라질 것”이라고 강도를 높이면서 ‘한·미동맹’에 관해서는 한 글자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자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한·미 동맹을 뒤흔드는 위험한 망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등 정부측 인사들이 총출동,“힘(군사력)이 아니라, 경제력 등 연성국력으로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톤을 낮췄다. 그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균형자론은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오는 10일로 잡힌 최근 들어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전과는 달리 정부쪽에서 얘기를 꺼내고 있는데, 균형자론 정의가 크게 달라졌다. 윤태영 대통령 제1부속실장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균형자론은 일본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나오게 된 것”이라고 느닷없이 일본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이는 균형자론 논란이 불거진 지난 3개월간 전혀 거론되지 않은 논리다. 노 대통령도 약속이나 한듯 이날 ‘일본 원인론’을 꺼냈다.1일에는 아예 균형자론을 스스로 철회한 수준의 언급이 천영우 외교통상부 외교정책홍보실장의 입을 통해 나왔다. 그는 언론에 “동북아에는 역내 균형자인 우리나라와 세계적 균형자인 미국이라는 두 겹의 균형자가 있는데, 우리의 균형자 역할이 성공하면 미국이 개입할 필요가 없고 우리가 개입하지 않고 미국이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동북아 역내의 ‘최후의 균형자’(ultimate balancer)는 미국”이라는 알쏭달쏭한 논리를 제시했다. 이는 우리의 균형자론 대상에서 미국을 완전히 뺀다는 것으로, 노 대통령이 처음 천명한 균형자론의 ‘유전자’ 자체가 바뀐 셈이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태도변화를 놓고, 외교가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균형자론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불편한 심기를 누그러뜨리려는 유화 제스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키워드/박정희 평가

    [논술이 술술] 시사키워드/박정희 평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평가 문제가 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계간 ‘창작과 비평’은 이번 여름호에서 박정희 재평가를 쟁점 기획으로 다뤘다. 여기서 과거 반독재 지식인 진영의 중심에 섰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민주개혁 없는 경제개발의 추구는 현실사회주의 나라들에서처럼 결국 경제의 장기적 침체와 쇠퇴를 낳거나 이란의 이슬람혁명에서처럼 원리주의적인 신정(神政) 체제로 귀결하기 십상”이라면서 “오늘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어떤 문제점이 있건 제2의 박정희가 해결책이 못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그러나 박정희의 공과를 따져 경제개발의 업적을 인정해 줘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는 ‘박정희와 그의 시대’를 주제로 매월 한 차례 콜로키엄(전문가 토론회)을 열고 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친일행위를 부각한 만화 ‘박정희’가 지난 16일 출간되자 박정희 추종 세력이 반발하고 있다. 박정희는 ‘경제개발의 영웅’이면서 ‘독재자’다. 양면성을 가진 박정희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그의 본 모습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박정희가 비난받을 점 박정희의 허물로 지적되는 점들은 대통령이 되기전의 친일 행각과 좌익활동, 대통령이 된 다음의 장기집권과 독재정치, 인권탄압 등이다. 반(反) 박정희 진영에서는 박정희가 교사에서 일본군 장교로, 다시 대한민국 장교로,‘빨갱이’에서 반공의 기수로, 충성을 다하는 장군에서 쿠데타의 수괴로 변신을 거듭하며 조국 민족도, 적과 동지도, 양심과 이념도 버린 것은 오로지 권력욕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다음은 반 박정희 진영의 친일에 관한 주장. ▲친일행각=문경보통학교 교사로 일하던 박정희는 1940년 23세의 나이에 만주군관학교 2기생으로 자원 입대, 일본군 장교가 됐다.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로 창씨개명도 했다. 졸업식에서 박정희는 대표로 “대동아 공영권을 이룩하기 위한 성전(聖戰)에서 나는 목숨을 바쳐 사쿠라와 같이 휼륭하게 죽겠습니다.”라고 선서를 했다.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박정희는 ‘盡忠報國 滅私奉公(진충보국 멸사봉공)’이라는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썼다. 다시 일본 육사에 들어가 3등으로 졸업한 박정희는 ‘천황에게 바치는 충성심이라는 점에서 일본인보다 훨씬 일본인다운 데가 있다.’는 평을 들었다. 박정희는 만주 제8연대의 소대장을 거쳐 제8군단에 배속돼 독립군 토벌에 출정했다. 독립군 토벌에 나갈 때 “조센진 토벌이다. 요오시(좋다)”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문명자씨의 ‘내가 본 박정희와 김대중-워싱턴에서 벌어진 일들’이라는 책에 나온다. ▲좌익활동=해방후 군 창설에 참여한 박정희는 조선경비사관학교(육군사관학교의 전신)를 2기로 졸업하고 대위로 임관한 뒤 좌익활동에 빠진다. 육군본부 정보국 작전과장으로 근무하다 1948년 여수 순천 사건을 계기로 군내 ‘남로당 조직책’임이 드러나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는다. 그러나 박정희는 자신이 참회했으며 사면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증거로 자신이 맡고 있던 조직망을 폭로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뒤 박정희는 수사에 협력해 공모자들을 수사대에 알려주기도 했고 공모자들의 집으로 수사대를 직접 이끌고 가기도 했다. 동료 장교들의 감형운동으로 석방되어 문관으로 육군본부 정보국에 근무하다가 6·25전쟁 이후 소령으로 복귀했다. ▲독재정치·인권탄압=3선 개헌으로 장기집권에 들어간 박정희는 1972년 유신으로 종신 대통령이 되고자 했다. 유신 반대세력에게는 가차없는 탄압이 가해졌다. 수백명의 언론인을 쫓아냈고 수많은 사람을 체포하고 고문했다.1973년 최종길 서울대 교수를 간첩으로 몰아 고문을 해 숨지게 했고 같은 해 일본 도쿄에서 김대중씨를 납치했다.1975년에는 인혁당 사건을 조작해 8명을 사형시켰다. 언론인 장준하도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18년 집권기간에 100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계엄령, 위수령, 비상령이 발동됐고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1만여명이 검거됐다. ●박정희의 경제적 업적 대통령 취임 이후 박정희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행하고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하는 등 경제성장에 힘을 쏟은 것은 사실이다. 매월 수출진흥확대회의를 열고 해외공관을 통해 수출 확대에 주력했다. 포항제철, 울산 중화학공업 단지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에도 힘썼다.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등 산업교통망을 늘렸다.‘잘살아 보세’라는 기치 아래 농어촌을 중심으로 새마을운동이라는 개혁 운동을 펼쳤다. 이런 성장정책으로 박정희는 한국을 절대빈곤에서 탈피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1인당 국민소득을 실질소득이 아닌 명목소득으로 계산할 때 박정희가 집권했던 1961년 82달러였는데 죽을 때인 1979년 1636달러를 기록해 외형상 연평균 18%의 고도성장을 달성했다. 특히 수출은 연평균 38% 증가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박정희의 이런 경제적 치적을 깎아내리는 사람들은 60년대의 고도성장은 다른 개도국에도 나타난 현상이었으며 수출도 늘었지만 수입도 엄청나게 늘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이면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한다. ●박정희, 어떻게 볼 것인가 어떤 인물이든 공(功)과 과(過)가 있기 마련이다. 공 때문에 과가 묻혀서도 안되고 그 반대가 돼서도 안된다. 특히 잘못은 시간이 지나면 묻혀지고 미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인물과 동시대에 살지 않은 후손들에게 어떤 한 면만 부각돼 인물 평가가 잘못될 수 있다. 따라서 박정희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과를 분명히 따져 객관적인 역사적 평가를 내려놓는 일이다. 경제난이 지속되는 요즈음 박정희에 대한 향수가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단지 그의 한 쪽면만 보고 무턱대고 추종하는 것은 잘못이고 허물 때문에 공적을 폄하해서도 곤란하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한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이룬 경제성장의 업적은 노동자의 희생과 인권침해, 천민자본주의 등의 폐단과 부작용을 낳은 것은 사실이다. 한국의 단기간 성장을 박 전 대통령이나 집권·지도층의 공만으로 돌릴 수 없다. 박정희가 경제적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열악한 조건 속에서 묵묵히 일한 노동자들이 있었다는 점도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박정희가 닦은 경제적 기반 위에 1인당 GDP(국내 총생산) 1만달러를 넘는 중진국이 된 한국이 겪고 있는 심각한 빈부격차와 지역갈등은 박정희가 추구한 성장지상주의와 개발편향주의가 한 원인임을 부정할 수 없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부시, 캘빈대졸업식서 곤욕 이라크전 항의 침묵시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또 한차례 곤욕을 치렀다. 부시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의 기독교계 캘빈대학 졸업식에 참석해 졸업생들의 적극적인 사회활동 참여를 독려하는 축사를 했지만 일부 교직원과 학생들이 벌인 반대시위 탓에 빛이 바랬다고 CNN이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축사에서 “여러분 세대가 세계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때 여러분 모두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구경꾼이 될 것인가, 아니면 시민이 될 것인가를 결정하고 이 세계에서 무언가를 하고자 한다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배는 물론 학부모회 같은 단체나 로터리 클럽, 심지어 정원손질 클럽 같은 곳에라도 참여할 것을 권했다. 연설 도중 그는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 지난 1835년 펴낸 책 ‘미국의 민주주의’를 인용,“미국의 성공 비밀은 공동의 선을 위해 국민의 역량을 한 곳에 결집시키는 능력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연설하는 동안 졸업생과 교직원의 약 20%는 “신은 민주당이나 공화당이 아니다.”라고 적힌 스티커를 가슴에 단 채 침묵시위를 벌였다. 또 일부 졸업생은 부시 대통령이 소개될 때 항의 표시로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다. 앞서 21일 지역신문 ‘그랜드 래피즈 프레스’에는 이 대학 직원 중 3분의 1이 서명해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이 광고 형식으로 실렸다. 이 서한에서 교직원들은 기독교도로서 이라크 전쟁 등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대미협상 오류 점검? … 통일안보라인 갈등?

    대미협상 오류 점검? … 통일안보라인 갈등?

    청와대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수용을 놓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이종석 차장 등을 대상으로 ‘점검’을 벌인 것으로 17일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청와대의 이런 점검은 전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사실상’ 조사로 해석된다. 청와대 일부에서는 “조사가 아닌 점검”이라고 설명하지만 다른 핵심관계자들은 “조사가 맞다.”고 말한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국정상황실은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한 협상팀이 전략적 유연성을 수용해 놓고 번복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면서 국정상황실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에 따라 NSC 상임위원장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점검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정 장관 주재로 문재인 민정수석, 천호선 국정상황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 차장 등에게 질문하고, 이 차장이 답변하는 청문회 형식의 점검활동이 4월 6일과 15일 두차례 열렸다. 점검 기간은 모두 한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수 대변인은 “점검과정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래서 점검결과에 따른 문책이나 조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략적 유연성은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미군을 세계 어디든 신속하고 유연성있게 재배치한다는 개념이다. 경우에 따라 주한미군을 빼갈 수 있다는 얘기여서 노 대통령은 지난 3월 8일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시아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시했다. 청와대가 점검을 벌인 것은 이 차장이 미국과 협상과정에서는 전략적 유연성 전략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가, 뒤늦게 이를 번복했느냐는 부분이다. 청와대가 조사를 벌이던 당시에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논란은 물론이고 방위분담금 감액에 대한 주한미군의 반발, 전쟁예비물자(WRSA-K) 폐기, 작전계획 5029 논란, 자이툰부대 감축설 등으로 한·미 동맹에 이상기류로 해석되는 사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던 시점이다. 따라서 이런 사안들에 대해서도 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안은 한개가 될 수도 있고 3∼4개가 될 수 있다. 모든 게 연관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점검범위는 청와대의 공식 설명과 달리 노 대통령에게 부실 보고를 했는지, 대미 협상과정의 오류가 있었는지를 포함해 정책결정 전반에 걸쳐 이뤄졌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조사가 참여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파워게임에서 빚어졌다는 관측도 있다.NSC가 이종석 차장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따른 반작용이라는 얘기다. 한 소식통은 “NSC는 시스템이 아니라 한 개인에 의해 운영된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업무처리 과정에서 점검을 받았던 이 차장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박정현 구혜영기자 jhpark@seoul.co.kr
  • [데스크시각] 빛을 감추고 힘은 길러야/구본영 정치부장

    어린이날인 5일, 푸르러가는 5월의 하늘을 보며 지난 4월 중순 제주도의 짙푸른 봄 바다를 새삼 떠올린다. 성산포의 유채꽃과 눈이 시리게 맑은 물은 보름도 더 지난 지금도 눈시울에 찍혀있다.‘상생정치와 언론’이라는 주제로 열린 관훈클럽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의 기억이다. 그러나 제주도의 풍광보다 더 선연하게 뇌리에 남아 있는 화두가 있다.“한국적 정치풍토에서 상생(相生)이란 가당치 않다.”는 원로 언론인들의 빗발치는 이의제기였다. 세미나 분위기야 시종 화기애애했다. 주제발표를 한 정세균, 강재섭 두 여야 원내대표는 워낙 우리 정치판에서 합리적이고 유연한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어차피 다툴 수밖에 없는 여야 관계라면 페어플레이 속에서 상쟁(相爭)이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게 다수 참석자들의 속마음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갖가지 정쟁과 입씨름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3월 노무현 대통령이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동북아 균형자 역할론’을 편 이후의 날선 공방이 대표적이다. 동북아 균형자론에 비판적인 이들은 “중·일 대결이나 미·중 충돌이 발생했을 때 한국이 중재역을 맡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비현실성을 지적한다. 한·미·일의 남방3각과 북·중·러의 북방3각이라는 냉전구도에서 탈피하려는 취지도 한·미 동맹의 포기나, 반미로 비쳐질 경우 또 다른 화를 부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이 남북통일 문제 등에서 한국 편에 설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자칫 게도 놓치고 구럭도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같은 비판이 꼬리를 물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측이 동북아 균형자론이 한·미동맹의 약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공식 해명하고 나섰다. 중·미간이 아닌, 중·일 분쟁시 중재역을 하겠다는 취지였다.“동북아 균형자론은 무력에 의존하지 않고 중견국가의 위상에 맞는 ‘평화의 균형자역’을 맡겠다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민주주의 역량, 의제설정 능력, 문화 역량 등 이른바 ‘소프트파워’(연성국력)를 통해 추구하겠다는 부연설명이었다. NSC의 복잡한 설명이 아니더라도 기자는 동북아 균형자론이 결국엔 한국이 지향해야 할 큰 비전일 수 있다고 본다. 언젠가는 강대국들의 종속변수가 아니라 판 자체를 주도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다만 그 비전이 공허한 수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그만한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얼마전 원로인 강원룡 목사도 동북아 균형자론은 통일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고언했다. 역사 속에서도 국제 관계에서 외교적 슬로건에 앞서 내실을 다지고 국력을 키우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뼈저린 교훈을 읽을 수 있다. 중국이 오늘의 미국에 비견될 초강대국격이던 시절 명·청 교체기를 맞자 조선에선 청에 대한 화친론과 주전론이 맞섰지만 어느 길도 자의로 선택할 수 없었다. 끝내 주전론을 고집했다면 사직과 백성의 공멸을 뜻하는 옥쇄외에 달리 길이 없었을 터였다. 마지못해 택한 화친론도 인조가 청태종을 향해 얼어붙은 맨땅에 머리를 찧는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절을 하고 머리를 땅에 세번 부딪기를 세번 반복)’하는, 삼전도의 치욕으로 이어진다. 중국 여성의 전통 의상 중 치파오(旗袍)가 있다. 허리 아래로 옆이 터져 허벅지살이 허옇게 드러나는, 아름답지만 퍽 도발적인 옷이다.1972년 죽의 장막을 헤치고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베이징을 찾았을 때다. 누군가 부인 패티 여사에게 치파오를 본 소감을 묻자 이렇게 응수했다.“중국 인구가 이렇게 많은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고. 패티 여사, 아니 미국은 당시 이미 인구 10억이 넘는 ‘공룡’ 중국의 잠재력을 예감했던 셈이다. 그러나 정작 중국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은 ‘빛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는’ 대외전략, 즉 ‘도광양회’(光養晦)정책을 선택, 힘을 대외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현 시점에선 주변국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는 ‘동북아의 균형자’가 아닌 ‘평화의 중재자’정도의 겸손한 수사가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에 앞서 집권 3년차인 청와대가 해야 할 더 시급한 과제는 여야간, 세대간, 계층간 이해다툼을 조정하는 ‘내치의 균형자’를 자임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이를 통해 우리의 단합된 힘부터 길러야 평화의 중재자역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뜻에서다.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 [서울광장] 맞습니다, 맞지만…/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맞습니다, 맞지만…/육철수 논설위원

    국가간의 관계도 개인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힘이 있으면 상대를 깔보고 이익을 악착같이 챙기며, 감정이 격화되면 서로 다투고 전쟁을 벌이는 걸 보면. 다행히 국가에는 여러 단계의 견제·여과장치가 있어 훨씬 이성적이긴 하나, 한 번 이성을 잃으면 당사국 모두 치명적이다. 그래서 상대를 배려하는 신중한 사람은 여러 번 생각한 뒤에 말한다(三思一言). 하물며 국가는 정책 하나를 만들더라도 백사(百思)를 해야 하고, 국제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외교적 주요 사안일 때는 천사만려(千思萬慮)도 마다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요즘 국내외 뉴스를 접하면 왠지 불안해진다. 국가 최고통치자는 자신감 넘치고 과단성이 있어 보이는데 그 뜻을 받들어 따라야 할 건지, 말 건지 영 판단이 안 선다. 통치자의 언급이라 장고(長考) 끝에 나왔겠지만 어딘지 나라와 국민의 운명을 걸고 돌진하는 느낌이 들고, 개개인에겐 선택의 겨를도 주지 않고 송두리째 어떤 방향으로 끌려가고 있다는 생각에 조마조마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3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언급한 ‘동북아균형자론’이 벌써 3주일 넘게 화두다. 이와 관련해서 침묵하던 노 대통령이 터키 방문 중 국내의 논란을 염두에 두고 ‘미국 사람보다 더 친미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거북함을 드러냈고,“한국사람이면 한국사람답게 생각하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번 지당하고 주권국가의 대통령으로서 할 말을 당연히 한 것인데도 당사자(또는 당사국)가 들으면 별로 유쾌할 것 같지 않아서 쓸데없는 걱정부터 앞선다. 연일 계속되는 동북아균형자에 대한 논란을 지켜보면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놓고 설전을 벌이는 쥐떼들이 떠오른다. 힘센 놈한테 뭔가 경보장치를 달아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표는 정해졌는데, 어느 쥐가 어떻게 달 것인지, 방울달기가 가능한지를 싸고 주저하는 모습이 꼭 우리의 처지를 닮은 것 같아서다. 우리가 힘이 있느니 없느니, 미국이나 중국처럼 강해야 한다느니,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느니 나올 만한 얘기는 다 나왔다. 동북아균형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자부심보다는 비참할 정도로 우리의 국력과 체통이 비하되는 게 안타까웠다. 군사력이나 경제력으로 따져 그런 역할을 못할 것도 없는데 우리의 깊은 속마음(국가전략)을 있는 대로 다 까발리고, 주변국들은 집안싸움을 즐기면서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모양새가 여간 심상치 않다. 정부 관계자들의 해명도 신통치 않은 터에 미국의 일부 인사는 19세기 조선의 판단실수 재연이니, 독·소(獨蘇) 중간자 역할을 자임했던 폴란드의 실패 운운하면서 은근히 겁까지 준다. 그런 와중에 역사왜곡 문제가 한·일에서 중·일로 확산되고,6자회담은 북핵문제로 꿈쩍도 안 하는 등 나라 안팎이 온통 어수선하다. 미국과의 사이에서도 사안마다 삐걱거려 예사롭지 않다. 그래도 노 대통령은 “얼굴 붉힐 건 붉히고 할 말은 한다.” “이견조정 과정에서 나오는 불가피한 진통”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잘 관리하겠다.”며 느긋한 모습이다. 풍부한 정보와 판단력으로 숲을 보고 하는 말이겠지만 잡풀만 겨우 보이는 소시민의 입장에서는 미국으로 가는지, 중국으로 가는지 도통 알 수가 없어 답답하다. 이러다가 나라와 국민에게 무슨 일이라도 터지면 정권이 책임질 수 있는지, 불쾌한 미국이 뒤로 우리를 해코지나 하지 않을까, 혹시 경제적으로 우리를 골탕 먹이면 어쩌나, 자꾸 서로 집적거리다 보면 일이 덧나지 않을까,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진솔하고 당당한 대통령을 가진 건 분명 자랑거리인데 그의 거침없는 행보에 지레 겁부터 먹는 것은 오랜 타성과 역사적 경험 탓일까. 정치·외교적 문제라면 조용히 처리하면 될 일을 괜히 공개적으로 흘려 이렇게 고민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MD의 훈수-DVD플레이어]VCR 기능도 갖춘 ‘콤보’가 ‘짱’

    요즘 들어 DVD 플레이어의 보급으로 비디오테이프보다 DVD디스크를 빌려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비디오보다 화질과 음질이 훨씬 더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옛 영화나 몇년 전의 졸업식·결혼식 등 각종 기념일에 촬영한 영상들은 비디오에 담겨 있어 아직은 VCR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DVD와 VCR를 결합한 DVD복합기인 ‘DVD콤보’가 인기다. DVD와 VCR를 각각 구입하는 것보다 저렴하고 공간도 적게 차지하는 덕분이다. 복사방지 DVD를 제외하면 DVD콤보는 DVD를 비디오로 녹화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비디오를 DVD로,DVD를 비디오로 교차 복사할 수 있는 ‘DVD콤보레코더’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신혼부부처럼 가전제품을 새로 구입할 때는 DVD콤보를 구입하면 좋다.VCR가 있는 가정이면 DVD 단품을 추가로 구입하면 된다. 수험생이 있으면 교육방송을 녹화하는 DVD콤보레코더를 구입해 활용하는 것이 좋다. DVD를 구입할 때는 인터넷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동영상 압축기술인 MPEG4 방식을 재생하는 디빅(DivX) 동영상파일 기능이 있으면 활용 폭이 넓다. 교육용은 자막가림, 구간반복 등 학습기능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콤보를 구입해 TV와 연결하고 DVD를 재생해도 신호를 증폭해서 6개 스피커로 보내주는 디지털 앰프가 없다면 입체 음향인 5.1CH을 즐길 수 없다. 제품 사양에 5.1CH과 DTS(디지털 음성 트랙 재생 방식)를 지원한다고 돼 있어도 신호를 분리 해주는 디코더가 내장됐을 뿐, 앰프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5.1CH을 즐기기 위해 홈시어터를 구성하려면 홈씨어터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 DVD 콤보 레코더 ●LG LC-D504 MPEG4로 압축된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고,JPEG(영상파일)와 MP3음악파일로 구성된 뮤직포토앨범 재생기능도 있다.5.1CH 돌비 디지털과 DTS를 지원한다. DVD 외에 MP3CD,WMA(음성데이터 압축기술)파일 CD,JPEG파일 CD 등을 재생할 수 있다.VCR는 6헤드 하이파이(고음질)를 채용했고 순간반복과 자막가림 등 학습기능도 있다.27만 9000원. ■■ DVD 플레이어 단품 ●삼성 SV-DVD451H 동시자막, 구간반복, 원어시청 등 학습기능이 있다.DVD 외에 음악·영화·CD 등 다양한 디스크를 재생할 수 있다.JPEG파일 형태의 포토앨범을 볼 수 있다. 128배속 탐색기능이 있어 원하는 장면을 빠르게 찾을 수 있고,2배·4배 줌 기능이 있어 화면 확대가 가능하다.VCR는 4헤드를 채용했기 때문에 모노 음향이어서 비디오를 스테레오 음향으로 시청할 수 없다. 프로그램 예약녹화를 9개까지 할 수 있다.26만 5000원. ■ ■ DVD콤보 ●대우일렉트로닉스 DC-S78D1 디빅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제품 중에서 가장 저렴하다.DVD, 디빅 CD,VCD 등 다양한 포맷의 디스크를 재생할 수 있다. 최고 32배속 화면 탐색기능,2배·4배 화면 확대 기능이 있다. 원어시청, 구간반복 등 학습기능도 있다.VCR는 6헤드를 채용했고 8개의 프로그램을 예약 녹화할 수 있다.24만 9000원(하이마트 4월 2000대 한정판매). ●LG LCR-6901 방송·비디오를 DVD로 녹화할 수 있고 DVD를 비디오로 간편하게 녹화할 수 있다. 플래시메모리와 메모리스틱 등 7가지 메모리카드를 읽을 수 있어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JPEG 사진도 볼 수 있다. 메뉴화면이 그래픽으로 돼 있어 조작이 편리하다.62만 8000원. ●삼성 SVDVR300T 최대 6시간 장시간 선택 녹화가 가능하다.128배 고속탐색 기능이 있고 화면 속에 작은 화면을 나타낼 수 있는 PIP기능이 있다.VCR는 6헤드를 채용했다.58만 4000원. ●롯데 LDV-8802DX DVD,MPEG4,MP3CD 등 거의 모든 매체와 포맷을 재생할 수 있다. 각각 7가지의 서라운드 사운드와 이퀄라이저(음성 변형보정 장치) 기능이 들어 있어 영화에 맞는 최적의 현장음을 되살려준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파일을 CD로 다운받아 재생시키면 항상 최신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기능도 채용했다. 두께가 4㎝로 초슬림형이고 상단이 펄 코팅으로 처리돼 있어 디자인이 감각적이다. 14만 9000원. 하이마트 김기룡
  • ‘제자리걸음’ 초코파이값

    “초코파이 값은 왜 안오르지?” ‘국민 과자’인 초코파이 값이 수십년간 물가상승률 정도로 오르지 않는 이유를 두고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오리온이 1974년 초코파이를 첫 출시할 때 가격은 50원. 당시 졸업식이나 입학식과 같은 특별한 행사가 끝나면 먹던 고급 외식 메뉴이던 자장면 가격도 50원이었다. 간식거리 과자 한 개와 식사 한 끼 값이 같았다. 30년이 지난 지금 자장면은 3000원 이상으로 적어도 60배로 상승했다. 반면 초코파이는 200원으로 4배 올라 거의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초코파이 매출 규모는 첫 출시했던 해에 10억원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860억원(국내 매출)을 기록, 86배에 달하는 성장을 했다. 특히 2003년에는 제과업계에서 단일 품목 사상 처음으로 누적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는 기록도 달성했다. 초코파이의 인기는 중국·러시아 등 해외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유사 초코파이가 나온 지 오래이고, 러시아에서도 영국·이탈리아의 제과업계에서 초코파이를 겨냥해 비슷한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오리온측은 초코파이가 ‘글로벌 과자’로 거듭났지만 가격 유지책을 아직껏 견지하고 있다. 파이개발팀 문영복 팀장은 “초코파이가 싸다고 하지만 전국민에게 사랑받는 제품이고 통계청이 정하는 생활물가지수 산정기준 품목이어서 값을 쉽게 올릴 수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이어 “원가 압력도 많이 받고 있지만 국민의 성원을 감안,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등의 방법으로 극복하고 있다.”면서 “실제 가치는 현 가격의 3∼4배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日 교과서 왜곡 파문] “日, 한국인에 과거사 사과해야”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으로 꼽히는 다카하시 데쓰야(高橋哲哉) 도쿄대 철학과 교수가 6일 “일본은 역사인식을 확립하고 과거의 잘못에 대해 한국인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이날 ‘한ㆍ일 역사교과서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한국학중앙연구원과 도쿄대가 공동 주최한 학술세미나에서 “일본이 언젠가는 (한국으로부터)용서를 받아 두나라가 식민주의 극복과 민주적 가치의 실현이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하는 일이 내가 꿈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정신의 자유와 일본의 민주주의’라는 주제발표에서 “일본의 평화헌법에 명기된 민주적 가치들이 정치권력과 시민사회 양쪽으로부터 공격받아 ‘개헌’이라는 이름의 개악에 직면해 있다.”며 “일본의 민주주의와 ‘정신의 자유’는 커다란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학교 졸업식과 입학식에서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국가였던 기미가요가 제창되고 일본 국기가 게양되는 것은 헌법 19조에 보장된 사상과 양심의 자유가 유린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다카하시 교수는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참배하는 야스쿠니(靖國) 신사의 본질과 관련,“전몰 장병의 죽음을 애도하는 곳이 아니라 죽음을 찬양하는 시설”이라며 “전사자들을 따라 계속 천황과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자는 생각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에서 A급 전범이 분사되더라도 천황의 명령으로 만든 ‘천황의 신사’ 야스쿠니의 전쟁책임은 남게 된다.”며 “그 책임은 전쟁을 넘어 일본 근대 식민지주의 전체로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taein@seoul.co.kr
  • 충북 청산초교 원로동문 105명 일본이름대신 본명 졸업장 받아

    “나라를 잃고 이름까지 빼앗긴 60년 전의 한(恨)을 이 졸업장에 담아 위로합니다.” 충북 도내 3번째로 오래된 충북 옥천 청산초등학교(교장 임찬옥)가 3일 개교 100주년을 맞아 60여년전 일제 때 창씨개명된 원로 동문 105명(남자 86명, 여자 19명)에게 본명이 실린 졸업장을 전달했다. 이날 이 학교 시청각실에서 열린 100주년 기념식에는 동문과 가족, 주민 300여명이 참석해 칠순을 넘긴 원로 졸업생(26∼30회)들의 영광스러운 명예 졸업식을 축하했다. 감격의 졸업장을 받은 장용호(76·26회 졸업생)씨는 “‘나가노 요코(張野龍虎)’라는 낯선 일본 이름의 졸업장을 받은 지 64년만에 내 이름을 당당히 되찾아 가슴 벅차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일제에 의해 왜곡된 모교 역사를 바로잡자는 동문회(회장 안철호·65) 제의로 이뤄졌으며, 창씨개명된 600여명의 선배중 생존자 105명에게 졸업장을 받는 자리를 마련했다. 안 동문회장은 “대선배들의 빼앗긴 이름을 되찾아줘 가슴 뿌듯하다.”며 “일제에 의해 비뚤어진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학적부에 실린 창씨개명된 이름도 한글로 고쳤다.”고 말했다. 1905년 사립 ‘청산신명학교’로 설립된 이 학교는 그동안 90회에 걸쳐 954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독립운동가 조동호(趙東祜) 선생을 비롯,3공 시절 법무부장관을 지낸 고 이봉성(李鳳成)씨와 박준병(朴俊炳), 박유재(朴有載) 전 국회의원 등이 이 학교 출신이다. 옥천 연합
  • “中·日간 분쟁시 한국이 균형자”

    노무현 대통령이 30일 동북아에서 한국의 안보 균형자론을 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으로부터 올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우리 외교는 동북아 질서를 평화와 번영의 질서로 만들어 역내 갈등과 충돌이 재연되지 않도록 균형자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이 균형자론을 밝힌 것은 올들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3월8일),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3월21일)에 이어 세번째다. 노 대통령의 균형자론은 동북아 질서가 여전히 불안정하고 냉전의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는 게 정부 고위관계자의 설명이다. 동북아의 불투명한 안보 정세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북한의 핵문제에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새로 나타나고 있어 극히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고위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의 패권주의 경쟁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두 나라 사이에 갈등과 불안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중·일의 갈등이 구체화되면 조정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우리가 맡겠다는 게 균형자론인 듯하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불거지면 기존의 한·미·일 동맹체제에서 보면 일본의 입장을 지지하리라는 논리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한·미·일 3각 동맹은 냉전시대의 유산이고, 엄격한 의미에서 보면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은 존재하지만 한·일 동맹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은 중·일 갈등이나 분쟁이 생기면 소극적으로는 엄격한 중립자 입장, 적극적으로는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균형자론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훼손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정부는 애써 강조한다. 노 대통령은 외교부 업무보고에서 “(균형자 역할을 위해)한·미 동맹을 확고히 견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협력과 통합의 동북아 질서구축을 위해 외교부가 전략적인 안목과 방향성을 갖고 정책을 주도해달라.”고 당부했다. 균형자론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라는 얘기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의 고위관계자는 “공고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동북아 평화번영의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구상”이라면서 “장차 한·미동맹은 상호협력을 통해 경제 및 안보공동체를 지향해 나가는 동북아 미래와 병행 발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균형자 역할을 뒷받침하기에는 우리의 국력수준이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는 데다, 역내 국가의 인정을 받고 있느냐는 문제도 남는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盧대통령 ‘선전포고’에 日 “상황 심각하다”

    盧대통령 ‘선전포고’에 日 “상황 심각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23일 내놓은 ‘한·일관계 관련 국민에 드리는 글’은 대일 외교전 선전포고문을 연상케 할 정도로 강한 톤이다. 일본의 과거사 왜곡시정을 위해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면서,‘외교전쟁’이란 용어까지 사용한데서 노 대통령의 의지가 함축돼 있다. 노 대통령이 “이번에는 반드시 (과거사 왜곡의)뿌리를 뽑겠다.”고 언급한 대목은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발언보다 훨씬 높은 강도로 받아들여진다. ●“이제는 더이상 묵과 못해” 노 대통령은 ‘다케시마의 날’ 선포, 역사교과서 왜곡 등의 일련의 행동이 몰지각한 국수주의자의 행위가 아닌 일본 전체의 목소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는 일본이 지금까지 한 반성과 사과를 모두 백지화하는 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미래를 향한 평화와 번영의 구도라는 한·일관계가 깨지고 패권 대결구도로 가고 있다는 노 대통령의 우려가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의 외교전 불사 입장 천명으로 한·일관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랑이 예상된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일본이 적극적인 해결노력을 보이지 않는 한, 장기화될 것 같다. 노 대통령은 “역사의 대의에 부합하게 처신하고 확고한 평화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해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과 연계할 것임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지금 같은 분위기로는 한·일정상회담도 불투명한 것 같다. 핵심 관계자는 정상회담에 대해 “기본적으로 일정을 취소하지는 않았지만, 협의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안 나오기까지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독도)의 날’ 조례안 처리 강행을 전후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노 대통령이 국민에 드리는 글을 직접 쓰기 시작한 것은 19일부터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4∼5일 전부터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조세형·최상용 전 주일대사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면서 의견을 듣고 난 직후다. 노 대통령은 여기서 한·일관계 해법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관측된다. 노 대통령이 침묵을 깬 것은 꼬여 있는 북핵문제 때문일 가능성과 국내여론용이라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날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앞으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동북아의 세력판도는 변화될 것”이라고 밝힌 대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日 “상황 심각하다” 당혹감 역력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은 노무현 대통령의 한·일관계 대국민 담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독도문제, 역사교과서 왜곡 등으로 고조되고 있는 한국내의 반일기류를 ‘일회성’으로 치부하려던 조야가 23일 노 대통령의 담화를 계기로 급변, 긴장감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노 대통령의 담화가 일본측에 알려진 뒤 행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과의 독도 및 러시아·중국과의 영토분쟁 등 주변국과의 외교갈등을 묻는 질문에 “일시적인 대립관계일지는 모르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미래지향적인 외교를 하겠다.”고 말했다. 스기우라 세이켄 관방부 장관은 정례기자회견에서 “서로 냉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측은 냉정하다. 한국민의 감정은 일견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냉정하게 대처하기를 바란다.”고 노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가 가져올 파장을 우려했다. 다카시마 하쓰히사 외무성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직접 썼다고 들었다.”며 “당국자들이 정밀분석하고 있으며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 미래를 향해 화해의 정신으로 마음속에 맺힌 것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는 신중한 반응을 내놓았다. 일본 정부는 특히 노 대통령의 일본에 대한 직접 시정요구의 형식이 매우 파격적인 것이라는 반응이다. taein@seoul.co.kr
  • [이젠 사람입국이다] 18. 삼성전자의 인재교육(끝)

    [이젠 사람입국이다] 18. 삼성전자의 인재교육(끝)

    “삼성전자의 성공비결은 (1) 실력에 맞는 처우 (2) 국제화 가속을 위한 지역전문가제도 (3) 우수인력 확보 (4)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에의 투자다.” -일본 주간지 ‘동양경제’ 일본의 유력 종합경제 주간지 ‘동양경제’는 최근 ‘약진하는 한류경영의 수수께끼를 풀다’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삼성전자의 성공비결 중 하나로 인재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를 꼽았다. 잡지는 ▲실력에 따라 차별화된 처우 ▲국제화 가속을 위한 삼성 특유의 지역전문가제도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우수인력 확보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에의 투자 등을 삼성 성공신화의 원동력으로 주목했다. 삼성은 고 이병철 회장 시절부터 ‘인재제일’을 사훈으로 삼을 정도로 사람을 뽑고 가르치는 일에 힘을 기울여 왔다. 오늘날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제조업체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1만명을 먹여 살리는 천재’들이 삼성전자내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삼성, 헛말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연간 인력 양성 비용만 2000억원을 쓴다. 재교육 비용만 800억원이 넘는다. 직급별로 다양한 양성 코스도 마련돼 있다. 삼성전자의 신입사원 교육은 각양각색의 새내기들을 ‘삼성맨’으로 만드는 첫 관문이다. 그룹 공통으로 한달간 합숙훈련을 하는데 새벽 5시50분 기상해 밤 9시까지 빡빡한 일정이 짜여져 ‘논산훈련소’로 불린다. 일과가 끝나도 팀별 회의 등으로 취침 시간은 자정을 넘기기 일쑤다. 첫 주에는 삼성인의 예절, 직장생활의 이해, 자기소개 등 기본교육과 교양강좌가 이뤄지고 둘째 주에는 삼성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사사, 창의적 발상법, 그룹 현황, 조직문화 등을 배운다. 자원봉사 및 극기훈련, 테마활동 등으로 구성된 셋째 주 교육과 마지막 주 정리·평가가 끝나면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반응을 보였던 신입사원들의 태도가 상당히 바뀐다. 팀별로 신제품을 구상, 제품모형을 만들고 광고·마케팅까지 진행하는 ‘크리피아드(크리에이티브+올림피아드)’는 입문교육의 ‘백미’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S사원은 “4주간 교육이 끝나고 나니 묘한 자부심 같은 게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삼성은 해외법인에서 뽑은 현지인 신입사원들도 그룹 입문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 오스틴법인 관계자는 “단체교육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았던 외국인 신입사원도 그룹 교육을 받고 나더니 애사심이 굉장히 강해졌다.”며 입문교육의 ‘힘’을 평가했다. 삼성전자 부장급은 ‘SLP(Samsung Business Leader Program)’란 특수교육을 받는다.5개월 동안 변화와 혁신, 재무회계, 마케팅, 리더십, 위기관리능력 등 경영진이 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키우게 된다. 교육 대상은 부장급 1500명 중 50명에 불과하다. 말 그대로 핵심 인재를 골라 내 특별 교육을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SLP를 이수했다고 해서 모두 임원이 되는 것도 아니다. 직급별 교육과 별도로 직원들은 평생학습 개념의 사내교육 기회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제공받는다. 영어·일어·중국어 등 거의 모든 외국어와 마케팅·재무·회계·인사 등 경영관리부문, 반도체·정보통신 등 기술부문, 정보기술(IT)은 물론 에티켓, 한자까지 교육 프로그램은 1000개에 달한다. ●맞춤인재 양성소,‘삼성공대’ 지난 89년 사내 기술대학으로 출발,2001년 3월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정규대학 승인을 받은 삼성전자 반도체공과대학은 지난달 졸업식에서 박사과정 3명을 비롯해 석사과정 21명, 전문학사과정 32명 등 총 5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번 졸업식으로 삼성전자 공과대는 정식 인가를 받기 이전인 2002년까지의 졸업생 412명을 포함, 총 582명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석ㆍ박사 및 전문학사를 배출하게 됐다. 지난 2000년 삼성재단인 성균관대와 산학 협동 운영약정을 체결, 사내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으면 성대 학위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교육부로부터 4년제 대학과정을 인가받아 올해부터 4년제 학부 체제(6학기)로 확대 개편됐다. 삼성전자 공과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공의 학사 과정(정원 40명)과 디스플레이, 믹스트 시그널(Mixed Signal), 시스템&소프트웨어, 프로세스 개발 등 4개 전공의 석ㆍ박사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500여명의 사내 박사급 교수진이 학생간 1대1 지도체제를 갖추고 있다.1년간은 본인의 업무를 쉬면서 학업에만 매진할 수 있고 2학년부터는 일과 학업을 병행한다. ●전 세계에 ‘친(親) 삼성맨’을 만들어라 삼성의 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유명한 ‘지역 전문가’ 제도는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직원 개인의 경쟁력과 국가 경쟁력까지 끌어 올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외국 주재원의 35%는 이 제도를 통해 양성됐다. 선발된 직원은 현지로 부임하기 전 경기도 용인의 삼성인력개발원에서 12주간의 합숙교육을 받은 뒤 1년 동안 6개월은 언어공부와 현지화를 위한 시간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직무 관련 과제연구를 실시한다. 삼성은 지금까지 2800명의 지역전문가를 배출했다. 초창기 미국, 유럽을 거쳐 요즘은 주로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전략지역’에 포진돼 있는 지역전문가들은 1년간 철저한 현지화 과정에 들어간다. 지역전문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문제지만 해당 국가의 풍물과 제도, 문화를 이해하고 ‘인맥’을 쌓아두는 일도 중요하다. 자유롭게 다니며 그 나라를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에 가족들은 한국에 두고 가야 한다.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파견기간에 친지나 친구를 만나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거의 없다. 대기업 근무 경력에 연봉과 별도로 7000만∼1억원이나 지급되는 ‘두둑한’ 활동비로 무장한 지역전문가들은 나이, 지위, 성별, 직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현지인들을 만나 관계를 다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역전문가 한 사람당 30명의 지인을 만들었다면 현재 전세계에 10만명의 삼성 네트워크가 결성돼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법인의 A차장은 지역전문가 시절 맺은 인연으로 현지 고위관료의 딸과 결혼, 인도네시아전자협회 회장을 맡을 정도로 현지화에 성공했다. 왕실가문의 딸과 결혼해 현지의 ‘로열패밀리’로 부상한 지역전문가 출신도 있다. 이들이 쌓아둔 인맥은 전 세계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중국 지역전문가 출신의 S차장은 “현지에서 알고 지낼 때는 월급이 15만원에 불과했던 대학교수가 몇년 뒤 어느날 한국을 방문, 하얏트 호텔에 투숙하는 것을 보고 그 어떤 자료보다 중국경제의 성장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지역전문가 훈련 마친 金대리 지난해 말 치열한 경쟁을 뚫고 러시아 지역전문가로 선발된 삼성전자 김 대리는 선발의 기쁨도 잠시, 생소하기만 한 러시아어를 어떻게 배울 것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대학 전공(광고홍보)도 한참 거리가 멀고 평소에 단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러시아어는 게다가 가장 배우기 어려운 외국어로도 악명높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체계적인 교육은 불과 두달 반 만에 김 대리의 러시아어 수준을 러시아에서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올려 놓았다. 경기도 용인의 삼성 ‘외국어생활관(외생관)’에 입소,12주간 강도높은 합숙교육을 이수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으로 파견될 지역전문가들은 외생관에서 영어, 일어, 중국어, 러시아어, 독일어 등 기초 언어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외생관의 일과는 매일 아침 6시30분 기상에 취침 시간은 밤 12시를 훌쩍 넘긴다. 수업은 오전 9시30분 시작이지만 8시면 강의실은 꽉 찬다. 어떻게든 10주(전체교육 중 2주는 전문가 강좌 등)안에 해당 언어를 익혀야 하기 때문에 교육생들 가운데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러시아인 강사는 우리말을 거의 모르기 때문에 궁금한 게 있으면 러시아어를 찾아서 손짓 발짓 섞어가며 배워야 한다. 회화와 문법으로 진행되는 정규수업(점심시간 포함 7시간)이 끝나면 곧바로 교육생들끼리 소그룹으로 스터디를 시작한다. 그날 배운 내용을 빠짐없이 머릿속에 집어 넣어야 내일 진도를 따라갈 수 있다. 주5일제가 시행된 뒤 외생관도 매주 금요일 밤이면 외출이 ‘허락’된다. 일요일 밤에 돌아오거나 월요일 아침에 바로 출근해도 되는데 욕심많은 교육생들 가운데는 주말 외출을 ‘반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주말을 제외하고 교육생들의 휴대전화는 꺼져 있다. 수업시간은 물론 자유시간에도 대부분 교육생들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한눈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외생관에서 생활하는 동안에는 현지어를 써야 한다. 우리말 사용은 금지된다. 하루 6시간의 정규수업과 10시간 가까운 ‘자율학습’에 매주 월요일 실시되는 강사의 테스트는 점점 교육생들의 눈과 입을 트이게 한다. 10주간의 ‘지옥훈련’을 마치고 최종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한 김 대리는 “밖에서 학원다니며 이 정도 수준에 오르려면 2∼3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경찰대 수석졸업 전지혜 경위

    “여성은 경찰업무에 한계가 있다는 편견부터 깨고 싶습니다. 여성학을 제대로 공부한 뒤 소외된 이들의 인권을 먼저 생각하는 경찰로 수사분야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16일 경찰대학 21기 졸업식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전지혜(23·여) 경위는 차분한 미소 속에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전씨는 이날 경기 용인 경찰대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동기 118명 가운데 당당히 수석을 차지하는 영광을 얻었다. 그는 “4년 내내 2∼3위권을 꾸준히 유지해온 것이 결국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면서 “‘노력하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교훈처럼 임용 이후에도 모든 일에 성실히 노력하는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경찰대의 여성 수석졸업생은 1993년 이후 4번째로 지난해에도 여성이 수석을 차지했다. 경찰대는 남녀학생 모두 태권도와 유도, 검도, 합기도 가운데 한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 또 구보나 체육활동도 남녀 똑같이 평가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학생 전체수석은 더욱 값지다는 것이 학교측의 평가다. 전 경위는 앞으로 서울대대학원에 진학해 여성학을 전공해 박사학위까지 받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아직 20대 초반인 만큼 학문에 대한 열정을 채우고 일선 경찰로 입문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다. 그는 “동등함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역할에 한계를 짓는 남자 학우들의 이중성을 경험하면서 여성문제를 생각하게 됐다.”면서 “여성학을 공부하면서 남성중심의 범죄학 등도 여성의 시각에서 재정의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盧대통령 “주한미군 동북아 분쟁개입 반대”

    정부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 미군의 동북아 분쟁 개입을 반대한다는 한국의 입장을 조만간 중국측에 자세히 설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15일 “오는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밝힌 주한미군의 동북아 분쟁 개입 반대 발언에 대한 배경설명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중국측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한·중과 입장이 다소 상반되는 미국 측은 우리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추후 한·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확대될 경우 자칫 중국 문제에 미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적잖은 우려를 표해 왔다. 특히 최근 노 대통령이 이 문제와 관련, 공사 졸업식장에서 중국·타이완 분쟁에 미국이 개입하는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자, 중국 현지 언론들은 한국의 입장을 환영한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대단한 관심을 보여 왔다. 이에 반해 미측은 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우리 군대를 우리 의지에 따라 이동시키지도 못한다는 말이냐.”며 불쾌한 심기를 보여, 정부 관계자들이 진화에 부심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윤 국방장관은 차오강촨(曺剛川) 중국 국방부장의 초청으로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중국을 방문,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 등 동북아와 한반도 안보 정세에 대한 공동 관심사를 논의할 예정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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