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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 특기 살려 수사도 하고 싶어”

    “외사로 입문하지만 중국어 특기를 살려 나중에는 수사 일도 해보고 싶어요.” 8일 충북 충주의 중앙경찰학교 졸업 및 임용식.6개월 동안의 험난한 교육을 마치고 경장으로 임용된 신춘화(38·여)씨는 중국동포 출신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또박 또박한 발음으로 포부를 밝혔다. 중국 하얼빈의 과학기술대학에서 재무관리를 전공한 신 경장은 1995년 한국인 남편을 만나 귀화한 뒤 프리랜서로 통·번역사 일을 하면서 관광가이드로 일했다.2005년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에 입학해 지난 2월 졸업했다. 신 경장이 경찰에 입문하게 된 것은 서울 서대문경찰서 외사계의 여인엽 경장과의 인연에서 비롯됐다.2004년 관광교육원에서 알게 된 여 경장의 소개로 서대문서 강력반에서 중국어 통역 지원을 하면서 경찰관의 꿈을 키우게 됐다.“그 전까지 꿈도 꾸지 않았어요. 귀화인이라 공직은 힘들거라고 생각했고요. 하지만 서대문서에서 중국인 피해자들을 돕다보니 늦게나마 한 번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막내동생뻘 동기들과 훈련과 교육을 받다보니 힘든 순간도 많았다. 이번 임용자 가운데 최고령인 신 경장은 “나이 탓에 체력적으로도 달리고 공부하는 데도 힘들었죠. 하지만 동기들이 많이 도와주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졸업식장을 찾은 남편이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라며 안아주는 순간 힘들었던 모든 기억이 사라졌다고 한다.“하얼빈의 친정에서 돌봐주시는 아들이 못 와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라면서 신 경장은 활짝 웃었다. 한편 이날 임용된 747명 가운데는 7급 상이군경인 이호일(31) 경장과 4급 지체장애인 김수미(31·여) 경장이 포함돼 주위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귀하신몸에 잘도 속더라

    귀하신몸에 잘도 속더라

    「세상을 한번 멋지게 살아보려고」 검사시보 행세를 하던 한 청년이 가짜 행각 9개월만에 쇠고랑을 차게 되었다. 중학 2년 중퇴의 학력으로 사법대학원생을 사칭, 「배지」와 학생증을 사들인 이 가짜 검사시보는 서울시내 변호사들과 다방 「마담」경찰관들이 모두 『내 사기극에 잘도 속더라』면서 대견(?)해 했다. 3월 2일 서울 용산경찰서 남영동파출소에는 검은 「싱글」에 굵다란 「로이드」테 안경을 낀 20대 청년 한명이 파출소 하문수(河文洙)소장을 점잖게 찾았다. 이 청년이 河소장에게 내놓은 명함에는 「검사시보 손지열(孫智烈)」로 되어 있었다. 이 검사시보는 자신을 河소장에게 소개하고는 『창피한 일이지만 고향에 내려갈 차비 좀 부탁한다』고 귀띔했다. 河소장이 이를 거절하자 이 가짜 검사시보는 대뜸 『당신 비위사실을 내가 알고 있다』면서 공갈하더라는 것. 이때 관내 파출소순시를 위해 파출소에 나왔던 용산서 형사과 김장생(金長生)경위는 孫의 태도나 언동이 어딘가 서투른데 의심을 품고 일단 불심검문을 해봈다. 김경위는 첫마디에 이 검사시보가 가짜 임을 알아냈다. 孫의 본명은 박선균(朴先均)(24)·(서대문구 현저동 46). 그러나 김경위도 처음엔 朴의 공갈에 움찔했단다. 본명 이외에도 3가지의 이름을 사용해 온 朴은 불심검문하는 김경위에게 오히려 호통을 쳤다. 朴은 용산서로 연행된 뒤에도 형사과장을 데려오라고 책상을 주먹으로 치면서 큰소리 칠 정도로 대담했다. 朴이 사기행각을 하기 시작한것은 지난 해 영화 『소문난 잔치』를 보고나서부터. 그 영화의 주인공이 자기 처지와 비슷한데서 이 세상을 한번 멋지게 살아보려고 한것이 가짜 검사시보였다는 것. 朴은 경찰관이나 변호사들이 검사시보라면 곧 검사가 될 사람이라 해서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을 알고 가짜 검사시보 노릇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 朴의 가짜 검사시보 행각을 위한 준비는 치밀했다. 사법대학원생 「배지」를 사들인 朴은 어느 술집에서 누가 술 값으로 맡겨 놓은 사법대학원생의 학생증을 술값 1천원을 갚고 찾아내어 자신의 것으로 변조. 그 다음엔 헌 책방에 가서 민사소송법 한권, 「고시계」(69년 2월호)한권, 대법원 판례속보등을 샀다. 朴은 틈틈이 이 책들을 읽어 법률상식을 익히는 한편 사기행각의 「액세서리」로 들고 다니기도 했다. 만반의 준비가 끝나는 날 朴은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속일 기회를 찾았다. 朴이 나타난 곳은 D극장 전무실. 처음엔 표를 사가지고 들어갔다. 극장사무실에 들어간 朴은 사기극 연출을 무난히 할수 있었다. 『저는 이번 고시에 합격한 최연소자입니다』「텔레비전」에도 나갔다고 그럴 듯하게 늘어놨다. 집표주임 박종대(朴鐘大)씨(46)는 朴의 수작에 완전히 넘어갔다. 어린 나이에 참 칭찬할만한 일이라고 했다. 이 뒤로 이 장래가 촉망되는(?) 朴에게 D극장은 무상출입처가 됐다. 모다방 마담에게는 68년도 사법고시합격자중 최연소자라고 자칭, 정부가 자기에게 「코로나」 한대를 기증했는데 자기에게는 이 「코로나」가 필요없으니 45만원에 사라고 흥정, 계약금조로 25만원을 긁어냈다. 朴은 또 서울시내 유명한 변호사들까지 등쳐 먹을 정도로 지능적이었다. 朴의 사기술에 걸려든 변호사들도 박에게 용돈이나 하라고 2~3천원씩 대주었다는 것. 『사법대학원생이라면 사람들이 모두들 쩔쩔 매더군요』朴은 멀쩡한 눈을 고시파 학생으로 속이기 위해 싸구려 안경으로 변장했다. 朴은 관공서에 들어가선 사무원을 상대도 안했단다. 주로 과장이나 국장만을 골라 법률책만 끼고 그럴듯한 말만 하면 모두 속아 넘어가더라고 털어놓았다. 지난 2월 모극장 전무는 朴이 금년도에 사법대학원을 졸업, 검사로 발령받게 된다는 말에 졸업식장으로 달려가는 「쇼」도 벌였단다. 朴은 경찰심문에도 『내가 어찌 말단 형사에게 조서를 받겠느냐』면서 서울시내 판검사들은 거의 자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어 곧 나오게 된다고 문초형사를 을러댔다. 朴은 학력을 모대학 법과를 나와 68연도에 고시 예비고사에 합격, 사법고시 1차까지 합격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사기및 관명사칭혐의로 구속된 朴은 식모살이 하는 홀어머니 밑에서 겨우 중학 2년밖에 못다닌 불우한 청년임이 밝혀졌다. 경찰조사에서 나타난 朴의 행각은 주로 극장등 유흥가와 관공서, 일선 파출소만을 골라 한두차례 찾아다니며 인사를 나눈 다음 어느 정도 얼굴이 익혀지면 부정을 눈감아 준다는 등 공갈을 하면서 2~3천원씩 뜯었다는 것이다. 朴이 잡히던 날도 이 재미로 또다시 나타났다가 쇠고랑을 차게된 것이다. 경찰이 朴을 유치장에 넣으려 하자 朴은 또 기세 좋게도 판사의 구속영장을 보여 주기전엔 유치장에 들어갈 수 없다고 버티었다. 김계장이 영장을 보여주자 그때서야 누그러진 朴은 유치장으로 끌려 들어가면서-『사기한 나도 잘못이지만 내 엉터리 사기극에 쩔쩔매던 관리들도 형편없는 친구더라』고 내뱉었다. [선데이서울 70년 3월 15일호 제3권 11호 통권 제 76호]
  • 권양숙여사, 대안학교 졸업식서 만학도 격려

    권양숙여사, 대안학교 졸업식서 만학도 격려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등촌동 강서구민회관을 찾았다.2층 대강의실에서 열린 대안학교인 성지중·고교의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권 여사의 참석은 학생들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권 여사는 지난달 7일 1급 소아마비 장애를 극복하고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룬 주부 졸업생 양진수(47)씨의 굳은 의지에 대한 뉴스를 보고 ‘만학의 꿈을 이루어 여대생이 되셨음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축전을 보냈다. 이 소식이 학교에 알려지자 학생들은 권 여사에게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일까지 졸업식의 참석을 부탁하는 편지를 무려 100여통이나 보냈다. 권 여사는 졸업식장에서 양씨를 만났다. 그리고 공부하면서 어려웠던 일과 앞으로 대학에 들어가 공부할 내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호원대 아동복지학과에 합격한 양씨는 앞서 “축전을 처음 받았을 때 감동을 받았다.”며 권 여사에게 인사를 건넸다. 권 여사는 축사에서 “지금은 평생학습 시대다. 배움에는 때가 있다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되고 있다. 이미 여러분은 배움에 대한 열정과 부단한 노력으로 가족과 후배들에게 훌륭한 본보기가 되어주셨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졸업식이 끝난 뒤 권 여사는 졸업생·재학생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盧대통령 “주한미군 동북아 분쟁개입 반대”

    정부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 미군의 동북아 분쟁 개입을 반대한다는 한국의 입장을 조만간 중국측에 자세히 설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15일 “오는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밝힌 주한미군의 동북아 분쟁 개입 반대 발언에 대한 배경설명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중국측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한·중과 입장이 다소 상반되는 미국 측은 우리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추후 한·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확대될 경우 자칫 중국 문제에 미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적잖은 우려를 표해 왔다. 특히 최근 노 대통령이 이 문제와 관련, 공사 졸업식장에서 중국·타이완 분쟁에 미국이 개입하는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자, 중국 현지 언론들은 한국의 입장을 환영한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대단한 관심을 보여 왔다. 이에 반해 미측은 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우리 군대를 우리 의지에 따라 이동시키지도 못한다는 말이냐.”며 불쾌한 심기를 보여, 정부 관계자들이 진화에 부심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윤 국방장관은 차오강촨(曺剛川) 중국 국방부장의 초청으로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중국을 방문,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 등 동북아와 한반도 안보 정세에 대한 공동 관심사를 논의할 예정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해상훈련중 숨진 김광우원사 부인 눈물의 졸업장

    해상훈련중 숨진 김광우원사 부인 눈물의 졸업장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대학 졸업장인데 어디에 계신가요.” 28일 오전 부산시 해운대구 육군 53사단 사령부 강당에서 열린 동부산대학(2년제) 진충분교 졸업식장. 지난해 10월 해상훈련 도중 숨진 남편 대신 졸업장을 받은 이정임(37·부산 해운대구 우동)씨가 고개를 떨군 채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이씨의 남편은 육군 53사단 소속 고 김광우(37) 원사. 김 원사는 작년 10월12일 울산 앞바다에서 해상훈련 중 선박과 함께 파도에 휩쓸린 뒤 실종돼 부인 이씨와 가족의 곁을 영영 떠나버렸다.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지난 89년 육군 부사관으로 근무하던 중 2003년 동부산대학이 53사단 영내에 개설한 진충분교 경영학과에 입학, 만학의 열정을 불태웠다. 하지만 졸업을 불과 4개월여 앞두고 해상훈련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 중 갑자기 몰아친 파도에 휩쓸리는 사고를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졸업식장에는 부인 이씨와 어머니(68), 그리고 세 자녀가 함께 참석해 주위를 더욱 숙연케 했다. 한편 53사단과 동부산대학은 군 간부들에게 대학을 다닐 수 있도록 하기위해 2003년 3월15일에 사령부안에다 영내 캠퍼스를 설치했으며, 이번에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날 졸업식에는 이병주 상사를 비롯해 모두 10명의 부사관들이 늦깎이 대학 졸업의 영광을 안았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예순 넘어 고교 졸업…눈물의 졸업식

    예순 넘어 고교 졸업…눈물의 졸업식

    ■ 대학 합격 기쁨 두배 16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강서구민회관에서 열린 대안학교 성지중·고교 졸업식에서 고등부 이태인(사진 가운데·65) 할머니가 아들과 딸, 며느리 등 가족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이 할머니는 명지전문대 사회복지학과 합격증까지 받아 기쁨이 두배가 됐다. 하지만 치매로 입원한 95세 시아버지의 수발 때문에 1년 휴학계를 냈다. 이 할머니는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였으나 1999년 성지중에 들어가 단 한 차례의 결석도 하지 않고, 우등상을 받아 학생들의 모범이 됐다. 그동안 딸과 함께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학비와 생활비 등을 대온 이 할머니는 “어린이나 노인 등 약자들을 위한 일을 보다 전문적으로 하고 싶어 사회복지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 대안학교 성지중·고 눈물의 졸업식 “어머니 생각에 학교 수업만큼은 빠지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무사히 졸업하게 돼 무엇보다 기뻐요.” 겨울 찬비가 메마른 대지를 적신 16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강서구민회관에 마련된 성지중·고교 졸업식장. 꿈에 그리던 중학교 졸업장을 손에 쥔 방상훈(18·서울 양천구 신월5동)·유리(16·여) 남매는 끝내 말꼬리를 흐렸다. 남들에겐 새로울 게 없는 중학교 졸업장이지만 이들 오누이에게는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숨은 사연이 들어 있다. 정규학교가 아니라 평생교육시설인 대안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다. 평생교육시설이란 퇴학 등에 의한 정규 중·고교 중도탈락자, 결손가정 자녀, 소년·소녀가장, 소년원 출소자,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쳐버린 장·노년층 등을 위한 교육기관을 말한다. ●막노동 아버지 둔 남매 고교 진학 오빠인 상훈군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가 이혼, 초등학교를 11곳, 중학교를 4곳이나 옮겨다니는 등 학업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했다.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전국 방방곡곡으로 다니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마음 붙일 곳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다. 여동생도 오빠와 다를 게 없었다. 2003년 오누이는 충남 천안에 살다 어머니를 찾아 무작정 상경했다. 하늘도 무심치 않았는지 이들은 상경후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우연히 어머니와 상봉하는 기적을 맛보았다. 이어 어머니의 수소문으로 나란히 성지학교에 입학했다. 이 때 학교측이 백방으로 학력을 조회해준 덕택에 중 2학년 학력을 인정받아 1년여 만에 졸업장을 쥐게 됐다. 뿐만 아니라 성지학교측은 생계지원금 2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상훈군은 틈틈이 당구장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보탰다. 남매는 이번에 성지고에 나란히 진학한다. 이들과는 사정이 다르지만 성지고 졸업생 중에는 모녀가 함께 대학진학의 영광을 안아 눈길을 끌었다. 유명선(가명·47·서울 강서구 화곡동)씨와 이영아(가명·24)양이 그 주인공. 유씨는 강원도 태백시에서 광부로 일하는 남편과 남매를 두고 살았으나 딸 민영양이 1997년 교통사고로 중환자가 되면서 강원도에서는 중학교 입학의 길이 막혀 이 곳으로 옮겨왔다. 역시 중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유씨는 민영양이 중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아예 고등학교 과정, 그것도 같은 반에 급우로 들어가 공부를 함께 했다. 교사로 있는 아들이 모녀의 학업지도를 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딸과 같은 반서 만학… 모녀 함께 국립대 합격 모녀가 애쓴 결과는 보람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립인 강원도 삼척대 영문학과에 나란히 합격했다. 이들을 위해 학교 선생님들은 100만원을 모아 등록금을 보탰다. 유씨는 “지독한 불운 속에서도 착실하게 살아온 가족들 덕분”이라면서 “오는 19일 학교쪽으로 집을 옮겨 못다한 학업을 잇게 돼 다행”이라면서 딸을 가리키며 “인생과 학업의 동지”라고 환하게 웃었다. 성지중·고교 김한태(70) 교장은 “진폐증을 앓던 유씨의 남편도 모녀의 노력에 힙입어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른 일자리를 얻어 힘을 보태고 있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어 “대안학교는 어렵게 살거나, 뜻밖의 불운으로 절망의 수렁에 빠지기 쉬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박진환의 덩크슛] 훌쩍 큰 하승진

    지난 11일 수원 삼일상고 체육관에서 열린 이 학교 졸업식에 이례적으로 2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왔다.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을 꿈꾸며 미국에서 훈련중인 장신센터 하승진(223㎝)을 보기 위해서였다.하승진은 이날 경기도 교육감 표창을 비롯 여러개의 상을 수상하며 졸업식장의 주인공이 됐다. 당당한 모습으로 미국의 훈련과정을 자세히 소개하고 실력으로 NBA에 입성할 것임을 밝혔다.불과 2년전만해도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은 물론 사진 촬영조차 거부하던 소년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농구 국가대표 출신인 부친 하동기씨(203㎝)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키가 컸던 하승진은 선일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농구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하지만 성적에만 매달리는 우리나라 실정상 정규 선수로 생활하면 부상에 시달리며 제대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하동기씨는 동네 클럽에서 농구를 즐기며 공에 대한 감각만을 익히도록 했다. 명지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비로소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그러나 2학년때 목욕하다 넘어져 오른쪽 대퇴부 부분의 뼈가 부러져 철심을 박아야만 했고 이 때문에 제대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수원 삼일중학교로 전학했고,꾸준한 재활 훈련으로 몸상태를 정상으로 되돌렸다.삼일상고에 입학한 뒤부터는 빛을 볼 수 있게 됐다.장신을 앞세워 하승진은 삼일상고를 무적의 팀으로 만들었으며,졸업 후 바로 NBA의 문을 노크하고 있다.청소년대표를 거쳐 성인 국가대표로 지난해 10월 아시아농구선수권(ABC)대회에 출전했고,입학도 하기전에 연세대 소속으로 농구대잔치 우승을 이끌었다. 하승진은 세계적인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인 SFX와 지난해 12월 계약을 체결한 뒤 곧장 미국 LA 산타모니카로 날아가 회사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에 따라 3명의 코치로부터 집중 조련을 받고 있다. 하승진의 미국 생활은 오전 7시에 일어나 10시부터 12시까지 오전 훈련을 소화하고,점심시간엔 영어공부를 한다.오후 2시반부터 웨이트트레이닝과 2시간의 오후 훈련을 한다.음식은 한달에 한두번 한식을 먹는 정도이고 주로 치킨 샐러드와 검은 빵을 먹는다고 한다.얼마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도 하승진의 훈련과정을 소개하고 야오밍(휴스턴 로키츠)에 버금가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아무튼 올 여름 NBA 드래프트 현장에서 한국인 이름이 처음으로 호명되고,겨울 NBA 코트에서 맹위를 떨치는 한국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월간 ‘점프볼’ 편집인 pjwk@jumpball.co.kr˝
  • 기고/강남·북 불균형 해법 교육서 찾아야

    지난 2월 중계동 어느 중학교 졸업식장을 찾았을 때 일이다.학부모 한 분이 반갑게 인사하며 “얼마 전 신문에서 노원에 있는 학교들이 명문대 진학률도 높고 강북의 명문학군으로 떠오른다는 기사를 봤다.”면서 “최근 집값도 오르고 우리 노원구도 강남 못지않다.”며 즐거워했다.단체장으로서는 정말 듣기좋은 칭찬이었다. 서울 노원구는 64만명이 사는 지역으로 송파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자치구다.그러나 재정자립도는 서울시 25개구 중 하위권이다.이러다 보니 주민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을 하려 해도 돈이 없어 생각에 머물고 만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하지만 소위 ‘강남벨트’ 지역은 재정이 넉넉하고 여유롭다.그만큼 주민을 위해 보다 나은 행정을 펴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갈 수 있어 부럽기만 하다.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 대책에도 아랑곳않고 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로 오르니 그런 생각이 더 든다. 분명히 문제가 있다.부동산 값이 오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우선 아이들 교육문제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지 않나 한다.요즘 부모들은 자녀 교육문제를 모든 것에 우선해 사활을 걸다시피 한다.이러다 보니 생활이 여유있는 주부들도 아이들 사교육비 마련을 위해 허드렛일도 마다 않는 게 현실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여러 대안을 제시했지만 신통한 성과를 거두는 것 같지 않다.서울시가 뉴타운에 특목고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랑같지만,노원구의 사례가 강남북간 불균형 발전을 시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한다.최근 들어 우리 구는 ‘강북의 8학군,교육 1번구,명문학군 급부상…’이란 제목으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곤 한다.노원구 소재 중·고등학교들이 소위 명문대와 외국어고 등 특목고 진학률이 높다는 것이다.실제로 구에서 지역내 학교를 조사한 결과 A고는 서울대 21명,외국 대학 2명,연세·고려대 69명을 비롯,재학생의 61%가 서울의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B고도 서울대 21명,일본공대 7명,미국 카네기공대 1명,연세·고려대 57명 등 수도권 소재 4년제에 431명을 진학시켰다.중학교의 특목고 진학률도 이들 명문고에 뒤지지 않아 A중에서 과학고에 6명,외고에 21명을 진학시키는 등 10여개 중학교가 두드러진 성적을 보였다. 물론 유명대학과 특목고 진학률로만 학교를 평가한다는 것은 무리다.하지만 강남학군이 사회문제화되고 부동산 값이 치솟는 이유중 하나라는 현실을 감안할 때,강남북 불균형 문제는 교육문제에서 접근하는 것이 보다 빠른 길이 아닌가 한다. 노원구의 각급 학교들이 명문학교가 되기까지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노원구의 각 학교들은 전통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신생 학교들이다.초·중·고교가 98개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다.지역적으로 아파트가 90%이며 고학력 젊은 맞벌이 부부가 많이 살다 보니 어느 지역보다도 향학열이 높은 편이다.학교와 선생님들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과거와는 달리 우수 학생들이 강남 등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는 것도 노원을 명문학군으로 만든 요인이다.특히 우리 구는 재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데도 매년 10억원의 예산을 열악한 교육환경시설 개선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학교와 학부모 자치단체가 삼위일체가 돼 우리 지역을 강북의 8학군으로 만들어왔다. 중계동 은행사거리에 강북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학원가가 자연스레 형성된 것도 원인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이 곳엔 청소년 유해환경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구에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다른 자치구도 노원처럼 제2,제3의 ‘강북의 8학군’으로 만들어 간다면 굳이 학군이 좋다는 강남으로의 쏠림 현상은 해소될 것이고,부동산 값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기재 노원구청장
  • 독자의 소리/ 건전한 졸업식 문화 만들자

    졸업 시즌,많은 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리고 있다.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졸업식 문화는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중·고등학교 졸업식장은 학생들끼리 하얀 밀가루를 덮어 씌우는 것도 모자라 마요네즈·계란·간장·케첩·식초까지 뿌리고 던지는 난장판으로 변해 이를 말리는 교사와 말다툼까지 벌여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난 3년 동안 억눌려 왔던 욕구를 발산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행동이라 하지만 지나친 것 같다.어린 학생들이 교복을 찢고 밀가루를 덮어 쓰고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것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뿐 인성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는 졸업식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친구들과 함께 공부했던 교정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조용히 되새기고 앞날 자신의 모습에 대해 생각하는 건전한 졸업식이 되도록 학교와 사회에서 관심을 갖고 지도해야 한다. 박영운
  • 졸업 헹가래 받다 전신마비 “후배부모 연대 2억 배상하라”

    고교 졸업식장에서 후배들로부터 헹가래를 받다 떨어져 중상을 입은 졸업생에게 후배 학생들의 부모들이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 金善鍾)는 22일 J고교 졸업식장에서 헹가래를 받다가 떨어져 경추 손상 등으로 전신마비의 중상을 입은 정모(20)씨 가족이 K학교법인과 후배들의 부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부모들은 연대해 2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 부모들이 감독교육 의무를 게을리 한 점 등이 인정되지만 자청해서 헹가래에 응한 정씨의 잘못도 있어 피고 부모들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재판부는 그러나 “학교측이 동아리회장 등을 소집해 위험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안전 교육과 함께 순찰지도를 했던 점과 사고가 예측 불가능했다는 점을 고려해 학교법인에 대한 원고의 청구는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안동환기자
  • 물리학상 日 고시바교수 ‘인간승리’/ 대학 꼴찌 노벨상 받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소아마비로 좌절된 어릴 적 꿈을 물리학으로 대신 이뤘다. 노벨물리학상 공동수상자인 일본인 고시바 마사토시(小柴昌俊·76) 도쿄대 명예교수는 어릴 적 아버지처럼 군인이 되기를 바랐다.육군 유년학교 수험준비를 하던 중학생 때 불현듯 소아마비가 찾아왔다.오른팔에 후유증이 남았다.군인의 꿈을 접은 것은 물론 두번째 꿈이었던 음악가의 길마저 포기했다.물리학과의 만남은 소아마비를 앓던 병상에서였다.담임 선생님이 가져다 준 아인슈타인의 ‘물리학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라는 한 권의 책이었다. 학창시절은 고난의 연속이었다.아버지 대신 가정교사나 미군 부대의 하역작업 장부작성 같은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생계를 꾸렸다. 고교시절의 성적은 중간정도.대학 입시를 앞둔 고교 기숙사의 목욕탕에서 들려온 교사의 “고시바는 물리가 안되니까 물리학과 진학은 어렵다.”는 말에 자극받았다.이를 악물고 공부해 도쿄대 물리학과에 진학했다. 올해 봄 그가 초대받은 모교 도쿄대의 졸업식장.그는 “나는 물리학과를 꼴찌로 졸업했다.”고 축사를 시작하면서 성적증명서를 대형 스크린에 비췄다.‘수우미양가’의 성적중 ‘우’는 실험의 2개뿐 나머지 ‘양’이 10개,가가 4개였다.미국 체스터 대학 유학을 위한 추천장에 스스로 “성적은 좋지 않지만 그렇게 바보는 아니다.”고 써넣을 정도였다. “인생은 졸업 후부터”라는 말 그대로 그는 미국 유학을 시작하면서 연구생활에 전념했다.그리고 전생애를 통한 연구 결과가 노벨상으로 결실을 맺었다.76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정정한 그의 건강비결은 40년을 지켜온 일과.자기 전 목욕하는 일본인과 달리 그는 아침에 목욕을 하고 저녁은 반드시 집에서 먹은 뒤 오후 8시면 잠자리에 든다. 10년 전부터 매년 빠지지 않고 노벨상 후보에 올랐다.“수상 명단에서 빠질 때마다 마치 시험에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는 그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고교 선후배 사이이다. 고시바 교수의 물리학상 수상에 이어 9일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43) 시마즈 제작소 분석계측사업부 연구소 주임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한 해 두 명의 노벨상 수상자 배출이라는 신기원을 이룬 데다 화학상의 경우 2000년부터 3년 연속 노벨상을 거머줘 장기불황에 위축된 일본 열도는 모처럼 터진 기초과학 분야에서의 쾌거로 축제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marry01@
  • [허윤주기자의 교육일기] 장점부터 살려라

    지난번 교육일기에서 밝힌대로 나는 요즘 ‘부모교실’에다닌다.주1회 열리는 수업에 아줌마는 물론 아저씨까지 ‘부모 면허증’ 따기에 열심이다. 강사 K씨는 남자다(처음에는 ‘남자가 애키우는 걸 아나’하는듯한 아줌마들의 눈초리에 시달려야 했다).그가 수강생들에게 던진 첫번째 주문은 ‘아이의 장점을 보라’.아이들과 제대로 의사소통을 하고,좋은 부모가 되기위해서는 아이들에 대한 시각부터 바꾸라는 말이다. 심리상담사인 그는 청소년 상담교실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적어보라고 했더니 단점 10개를 꽉 채워쓴 아이들은 수두룩하더란다.하지만 대다수가 장점을 서너개 밖에 채우지 못했고 아예 한개도 못쓰는학생도 있었다.사람의 장·단점은 ‘80대 20’인데 많은 이들이 80의 장점을 북돋우기보다 20의 단점을 가슴아파하고방어하는 데 기운을 소진한다고 K씨는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에 나오는 ‘동물 학교’라는 글을 소개했다. ‘옛날에 동물들이 모여서 학교를 만들었다.교과목은 달리기,나무 오르기,날기,수영.동물들은 예외없이 전과목을 공부해야만 했다. 오리는 수영선수였다.하지만 달리기가 형편없어 수영을 포기해야했다.오리는 달리기 연습을 너무 많이해 물갈퀴가 너덜너덜해졌고 수영에서도 평균점수 밖에 얻지 못했다. 토끼는 달리기에 탁월했지만 수영을 배우느라 너무 물속에많이 들어가 신경쇠약증에 걸리고 말았다. 독수리는 문제아였다.나무 오르기에서 꼭대기에 올라갈 때까지 큰 날개를 퍼덕여 다른 학생들을 방해했기 때문.독수리는 교사에게 자기 방식대로 날게 해달라고 주장했지만 묵살당했다. 학년이 끝날 무렵,수영도 잘하고 달리기,오르기,날기까지약간 할줄 아는 뱀장어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어 졸업식장에서 답사를 읽는 학생으로 뽑혔다.(중략)’ 왠지 낯익은 장면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장점보다 단점만 부각시켜 ‘신경쇠약증 환자’로 만들어버리는 우리 학교와 사회의 자화상이다.이 대목에 이르면왜 한국인들의 행복지수가 바닥을 헤매고 있는지도 눈치챌수 있다.옥의 티만찾고,남과 비교하며 주눅부터 드니 왜 안그렇겠는가. 당신의 아이는 오리인가,토끼인가,독수리인가.장점을 바라보는 훈련을 당장 시작해야한다는 K씨의 얘기에 귀기울여볼일이다. 허윤주기자
  • 11기 소방간부후보 졸업식

    “간부후보생 모두 큰 충격과 슬픔을 가누지 못했습니다.순직하신 선배 소방관들의 살신성인의 정신을 이어받겠습니다” 8일 오전 충남 천안 중앙소방학교 대강당,11기 소방간부후보생 졸업식장은 숙연한 분위기가 장내를 압도했다. 40명 졸업생들 저마다 최근 서울과 부산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선배 소방관들을 마음속 깊이 추모하면서 새로운 출발의의지를 다졌다. 대통령상을 받은 이웅기(李雄紀·33) 소방위는 “많은 선배들의 피땀으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고있는 소방공무원의 길을 시작하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례적으로 이날 졸업식에 참석한 이한동(李漢東)총리도 치사를 통해 “국민의 생명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소방관들은 모든 공직자들의 표상”이라며 소방공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이 총리는 “소방공무원들이 더욱 나은 여건 속에서 직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데 온 정성을 쏟겠다”며 업무환경 개선을다짐했다. 최여경기자 kid@
  • [현장] 죄책감 모르는 ‘게임살인’ 10대

    6일 새벽 동생(11·초등4)을 살해하고 달아났던 양모군(15·중3)이 사건 발생 10여시간 만에 붙잡혀 광주 동부경찰서로 왔다.그러나 양군의 태도는 너무도 태연했다.눈은 충혈돼마주하기가 겁날 정도였지만 죄책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찰조사에서 양군은 동생을 죽인 과정을 담담하게 진술했다.지난 5일 새벽 4시50분쯤 침대 밑에 있던 흉기를 꺼내 안방에서 자고 있던 동생을 내려쳤다고 했다.이어 세 차례 더가격했다는 진술이 이어졌다. 양군은 범행후 흉기를 물로 씻어 책가방에 넣고 집을 나서무작정 버스에 올라 장성까지 갔다가 광주로 돌아와 버스터미널 인근 게임방에서 대학생을 살해하기 위해 흉기를 꺼내려다 실패했다고 말했다.흉기는 지난해 중학교 2학년이 될때집 근처 할인매장에서 9,900원을 주고 사서 보관해 왔다고했다. 지난해 양군의 담임을 맡았던 김모(28)교사는 “말수가 적고 성적도 중간 정도인 평범한 학생이었다”며 “단 한차례이메일을 보내 ‘폭탄 재료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고 문의해 온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김교사는 그러면서 2학년 1학기초인 지난해 3월의 섬뜩한 기억을 떠올렸다.물상시간에 우두커니 앉아있어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해골로제사 지내는 것을 생각했다.해골을 구하러 가야겠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사건 뒤 경찰서 복도에서 만난 양군의 부모는 “죄송합니다.선생님이 자식 놈 정신감정 받아 보라고 충고할 때 유념했어야 하는 걸”이라면서 말끝을 흐렸다.양군은 중학교에 올라오면서 컴퓨터 게임에 빠졌다.특히 죽고 죽이는 게임인 ‘바이오 하자드’와 ‘조선 협객전’을 즐겨했다.또 썩지 않은 상태로 걸어다니는 시체를 뜻하는 ‘좀비’를 아이디로했으며 자신의 손등에는 ‘사(死)’자를 새겨서 다녔다. 양군은 중1때 한차례 무단가출했다.집에서 치킨을 먹은 뒤닭 뼈를 물에 깨끗이 씻은 뒤 책상서랍 안에 모아 두는 버릇도 있었다. 경찰이 초등학교 졸업식장에서 동생 등 가족과 함께 찍은사진을 보여주며 “동생이 어디 있느냐”고 묻자 양군은 태연하게 손가락으로 동생을 짚었다. 남기창 전국팀기자kcnam@
  • 추억·희망 심는 초등교 이색 졸업식 3題

    초등학교 졸업식 풍경이 다채로워지고 있다.딱딱하고 의례적인 행사 대신 졸업생과 학부모,교사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과 희망을 심어주는 색다른 이벤트로 축제분위기를 한껏 살리는 학교가 늘고 있는 것.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언북초등학교(교장 張吉浩) 강당.실내를 가득 메운 졸업생 233명 전원은 상장과 금메달을 받아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재치 으뜸상’‘알찬 생각상’‘반딧불이상’‘꾀꼬리상’‘할 수 있다상’ 등 상 이름도 제각각.지난 1년간의 생활을 담임교사가 꼼꼼히 따져 개개인의 특기와 적성에 맞는 상장을 일일이 수여한 것이다.금메달은 교사와 학생,학부모가폐휴지를 모아 판 돈으로 마련했다. 양천구 신원초교는 고춘길(高春吉)교장이 한복을 입고 교실을 돌며 졸업생 한명한명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을 전했다.각교실에선 초등학교 6년 동안의 생활소감이나 장래희망 등을담은 졸업생 243명 전체의 인터뷰장면이 방영돼 눈길을 끌었다. 충북 충주 산척초교(교장 申聖基)는 졸업생 25명 가운데 8명에게 박사학위를,나머지 17명에게 석사학위를 각각 수여했다. 이 학교는 4학년 때부터 컴퓨터,인성분야,환경 등 특정주제를 정해 연구논문을 쓰도록 한 뒤 결과물에 따라 졸업식장에서 석·박사학위를 주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
  • 雪亂…수도권 고속도·국도 두절

    15일 서울 등 중부지방에 쏟아진 기습 폭설로 도로와 항공기 운항이 마비되는 ‘폭설 대란’이 빚어졌다. 출근길 승용차와 버스가 눈길에 발이 묶이면서 지각 사태가 속출했는가 하면 차량 접촉사고와 빙판길 골절사고도 잇따랐다.하지만 오후 들어 눈이 그치자 서울시 공무원과 경찰·군인들이 제설작업에 나섰고 퇴근길 시민들도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서울의 밤거리는 한산한 느낌마저 주었다. ■시민 불편. 하루종일 밀려든 승객들로 지하철은 북새통을이뤘다.특히 오후 6시 이후부터 지하철이 무료로 개방되자환승역은 ‘콩나물 시루’를 방불케 했다. 회사원 김희은씨(29·여·서울 노원구 월계4동)는 “명동으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버스가 고개길을 넘지 못해 걸어서고개를 넘은 뒤 지하철로 갈아탔다”고 말했다.버스를 타고경기도 고양시에서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김모씨(39)는 “평소보다 2시간 이상 더 걸려 3시간20분 만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졸업식 행사 차질. 이날 오전에 열린 각급 학교 졸업식이차질을 빚었다. 서울 양천구 신월중학교는 운동장에서 갖기로 했던 졸업식을 취소하고 학급별로 교실에서 TV화면으로 도서실에서 열린시상식 장면을 지켜보았다. 한양대 졸업식장을 찾은 조모씨(32)는 “눈길에 차량들이 뒤엉키는 바람에 결국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이날 오후 7시에 열릴 예정이던 정규리그 LG-SBS 경기가 폭설로 연기됐다.오후 2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한빛은행 챔피언결정 2차전도 삼성선수단이 늦게 도착,40분 가량 지연됐다. ■백화점 개점 휴업. 백화점,대형 할인점 등 유통매장들은 개점 휴업 상태를 면치 못했다.주요 백화점들은 폭설로 셔틀버스 운행에 차질을 빚으면서 쇼핑객이 평소에 비해 절반 가량줄었다. 택배업체들은 배달지연 사태가 속출하자 영업인력을 총동원하고 외부차량을 긴급 수배하기도 했다.일부 업체는 지하철을 이용해 배달했다. ■출근길 걱정으로 퇴근 포기. 16일 출근길이 빙판길이 될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자 귀가를 포기하고 사무실에서 잠을 청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았다.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김무성(金茂成·27)씨는 “오후 6시쯤 사무실을 나섰으나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도 오지 않고 내일 출근길도 걱정돼 밤 9시쯤 퇴근을포기하고 사무실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삼성동의 한 외국인 회사는 경기도 분당 등에 사는 직원 3명을 위해 사무실 부근 호텔방을 잡아주었다. 강남구 역삼동 ㈜듀폰은 퇴근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3시로 앞당겼다.터커 콕존 사장(56)은 “직원들이 귀가하다 사고라도 나면 결국 회사 손해”라고 말했다. ■항공기 결항 및 도로 통제. 김포공항을 비롯해 전국 15개지방공항에서는 부산행 대한항공 1123편 등 국내선 항공기상당수와 국제선 항공기 일부가 결항됐다. 폭설이 오면 단골 통제지점인 서울 북악산길과 인왕산길·삼청로길·가락지하차도 등은 오전부터 통제됐다. 강원도 미시령 고갯길에서는 통행이 어렵게 되자 차를 세워둔 채 폭설을 맞으며 걸어서 내려가는 여행객들도 있었다. ■제설 작업. 서울시는 9,300여명의 제설요원과 제설장비 310대를 동원,눈치우기에 나섰다. 시내 주요지점에는 염화칼슘 5만부대와 소금 8,000부대를 살포했으나 쏟아지는 눈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1월 폭설때 고립됐던 서울 관악구 신림7동 난곡 달동네에서는 아침부터 구청공무원과 경찰·공공근로자 등 200여명과 주민 250여명이 나와 눈을 말끔히 치웠다. 신림7동사무소 이성효(李成孝·51)계장은 “눈길 치우기에인색했던 주민들이 스스로 발벗고 나섰고,공무원들도 주민고립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 하루였다”며 흐뭇해했다. 조현석 안동환 이송하기자 hyun68@
  • 남북離散 상봉/ 방북단 이색인물 이색사연

    50년만에 북에 있는 가족들과 ‘눈물의 상봉’을 할 남측 방북단 중에는 눈에 띄는 이색인물들이 많다.고령자들은 ‘죽기 전에 가족을만나고야 말겠다’는 신념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바쁜 일정을 묵묵히 소화했다. ◆최종 방북자 명단에 100번째로 턱걸이해 고향인 평양에서 동생 김창협씨(62)와 여동생 경숙씨(55)를 만날 행운을 안은 준섭(俊燮·67)씨는 “꿈에 그리던 동생들을 만나게 되다니 새가 돼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면서 “설레는 마음을 가누지 못해 어제 밤새 뒤척이다가 1시간밖에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지난 50년 평양제2중 졸업식장에서 징집돼 가족과 헤어진 김씨는 “400명에서 200명,다시 100명으로 명단이 줄 때마다 천길 벼랑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월남한 뒤 재혼해 부부가 함께 방북길에 올라 각각 전 부인과 그자녀들,전 남편의 자녀들을 만날 이선행(李善行·80),이송자(李松子·82)씨 부부는 “둘 다 어제 밤새 잠을 자지 못해 대통령께서 주최한 오찬에서 졸뻔했다”면서 “부부가 각각 북에 있을 때의 가족을만난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기구한 운명에 대한 소감을 털어놨다. 이씨 부부는 “이번에 못가는 분들께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대통령께서 ‘앞으로 더 많은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으니 곧 많은 이산가족들의 상봉이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방북단 가운데 최고령자인 평양 출신 김정호(金貞鎬·91)씨는 “너무 좋아 말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환갑을 맞은 아들에게 어떤 선물을 줘야할지 뭐라 몰라 손목시계와 금반지를 준비했는데 아들이 좋아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들에게 너무 미안해 먼저말을 걸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아들이 먼저 ‘아버지’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는 듯 연신 담배를 피워댔다. ◆51년 1·4후퇴 때 피난길에서 지친 부인과 아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 가족과 헤어지게 된 평북 영변 출신 강기주(姜基周·91)씨는 방북의 감격을 가누지 못한듯 “그저 기쁠 뿐”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귀가 어두운데다 걸음 걷기조차 힘들 정도로 쇠약해진 강씨는 “50년만에 만났는데 귀가 어두워 아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함남 함흥 출신 장정희(張貞姬·71·여)씨는 “남편(金學九·82·평양 출신)과 함께 방북 신청을 했으나 나만 가게 돼 미안할 뿐”이라면서 “심장박동기를 달고 있는 남편이 아침에 심란한 표정으로 배웅해 마음이 더욱 아팠다”고 털어놨다.장씨는 “북에 있는 여동생에게 결핵약을 선물하려 했는데 의약분업으로 구하기가 힘들었다”면서 “동생이 오랫동안 사탕맛을 보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단음식을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전영우기자 ywchun@
  • 金대통령, 서울大졸업식 참석 안팎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6일 서울대 졸업식에 참석했다.현직 대통령으로서는 6년 만이다.74년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의 참석 이후 끊어졌다가 94년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졸업축사를 한 뒤 다시 끊겼다.그러나 두 대통령모두 학생들로부터 크게 환영받지는 못했다. 김대통령은 연설 도중 7차례 박수를 받았다.박준영(朴晙瑩)청와대 대변인은 “졸업생과 교수·학부모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면서 “특히 이기준서울대총장이 이희호 여사를 서울대 동문으로 특별히 소개해 더욱 분위기가좋았다”고 전했다.이여사는 서울대사대 교육학과 출신이다. 김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어려운 환경의 방송통신대 졸업식장을 찾아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김대통령은 이번 졸업축사를 손수 썼다고 한다.자신의 인생관과 세계관 그리고 시대정신을 직접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 졸업생들에 대한 당부는 세 가지였다.도전정신을 가진 창조적 지식인,세계일류를 지향하는 세계인,이웃과 사회에 봉사하고 헌신하는 인격의 소유자가돼 달라고 주문했다. ‘성공철학’도 제시했다.“인생의 성공이란 대통령이 되는 것도,교수가 되는 것도,사장이 되는 것도 아니다”면서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만일 바르게 사는 것과 현실적 성공을 양자택일해야할 때는 주저없이 바르게 사는 길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대한광장] 내 나이 열일곱 살 적

    누구에게나 마음에 흑백으로 찍힌 졸업식 사진 몇 장은 있을 것이다.그러한사진들은 요즘같은 졸업시즌때면 작동되어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의 자리를낯설게 하면서, 우리들에게 ‘꼭 이렇게 살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라는회한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내 마음에 찍혀 있는 사진도 그러하다.당시는 지금처럼 꽃이 흔하지 않았던때였으므로 졸업식 전날이면 다니던 교회에서 철야를 하며 졸업식을 준비했다.톱밥통에서 톱밥이 툭툭 허물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곱게 물들인 습자지를오려 꽃을 만들고 또 일부는 동네로 사철나무를 꺾으러 갔다. 짓궂은 친구 일부는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코딱지를 한 아름 선사합니다’라고 개사한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밤을 새우다가 사철나무팀이 돌아오면 푸른 잎 사이로 삐죽이 내민 빨간 열매 사이에 습자지로 만든 꽃을 달아 화환을 만들었다.다음날 우리는 졸업하는 학교별로 삼삼오오 나뉘어 축하하러 갔다.식이 끝나면 서로가 축하하며 황토가 밟히는 운동장을 기마를 태워 돌아오기도 했다.그날 우리는 얼마나감격스러웠던가. 그러고 보면 참으로 세월이 많이 갔다.그때 졸업식을 하면서 이따금 먹을수 있었던 ‘자장면’은 이제 그 맛을 영원히 감추어 버렸고 철사줄이 가끔튀어나와 우리를 아프게 했던 화환은 이제 볼 수가 없다.그러나 모든 것이변한다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황폐하게 여겨지는 요즈음의 풍경에도시들지 않는 영원한 마음의 꽃이 졸업식장에 있는 것이다. 얼마전 아이의 중학교 졸업식장에 갔다.평소 무심한 학부형이 졸업식날이라고 새삼스럽게 행세하는 게 싫어서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아내에게 들켜 혼이 난 뒤 어정쩡한 태도로 학교에 갔다.졸업식장을 물으니 신설 학교라 강당이 없어 수상자들만 시청각실에 모여 졸업식을 진행하고 나머지는 교실에서비디오를 보며 진행한다는 것이었다.다소 황당했다. 졸업식이 시작되었다.교장선생님의 훈화가 끝난 뒤 졸업장과 상장이 수여되었다.이어 송사나 답사도 없이 졸업가와 교가가 불려졌는데 그 옛날의 졸업가가 아니어서 다소 생경했다.사실 몇번 졸업식에 참여했다가 무심히 서있다가도 옛날졸업가만 나오면 언제나 눈물이 나왔던 터였으므로 오히려 잘됐다싶었다. 식이 끝나고 교실로 내려갔다.담임선생님이 아이들을 한 명씩 불러내 졸업장을 주고 있었다.다소 어수선하였지만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한마디씩 건네면서 때론 안아주고 때로는 어깨를 다독이며 정을 표현하고 있었다.학생들에게 상을 다 나눠준 뒤 선생님은 졸업장과 함께 나눠준 유인물을 들고 “아마이것이 여러분들과 마지막으로 나누는 이야기가 될 텐데 할 이야기를 내가어제 시로 써봤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시를 읽기 시작했다.시 제목은 ‘내나이 열일곱 살 적’이었다. 4연으로 된 시는 3연까지 시의 화자가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를하고 마지막 연에 “그 때 그 말씀 다 잊고 말았지만” 그 말들이 “잠든귀 깨우는 범종소리로 은은하여라/은하수 별빛 속에 흐르고 있어라”라고 맺고 있었다.자신의 말이면서 동시에 언젠가 아이들의 미래에 이어질 그런 이야기였다.순간 나는 참으로 큰 감동을 받고 있었다.흔히 학교가 무너졌다 어쨌다 말들을 하지만 그것은 바로이런 선생님이 계신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소리다.중학교때 자신이 받았던 스승의 사랑을 다시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정성스럽게 전승시키는 장엄한 순간 앞에 내가 서 있었던 것이다. ‘어리석은 사랑’이라는 김수영 시인의 말이 있는데 알고 보면 사랑이란다어리석다.그 담임선생님 또한 어리석은,그러나 큰 사랑을 실천하면서 요즈음같이 탐욕만이 판치는 세상에 범종소리로,진짜 시인으로 우리를 깨우고 있었던 것이다. 강형철 숭의여대교수 문학평론가
  • 강화도 길상면에 직업훈련학교‘우리마을’22일 문열어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위한 근로공동체겸 직업훈련학교 ‘우리마을’이 22일로 예정된 준공을 앞두고 강화도 길상면 온수리에서 막바지 단장중이다.‘우리마을’은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을 지낸 김성수(金成洙ㆍ69) 주교가 94년은퇴이후 구상해온 ‘사랑의 집’으로 지난 5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8개월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 김주교가 ‘우리마을’을 생각해낸 것은 지난 94년.정신지체 장애인을 위해 오랫동안 맡았던 성 베드로학교 졸업식장에서 졸업후 갈 곳이 없다며 우는한 졸업생을 보고 서였다.김 주교는 선대로 부터 물려받은 시가 20억원 상당의 땅 2,000여평을 기증했고 설립기금 마련을 위해 성공회 대성당 뜰에서 손수 커피를 타 팔기도 했다. ‘우리마을’은 연면적 610평 규모에 작업실,세미나실 겸 음악치료실,2인1실의 숙소,거실,스터디룸,샤워실 등을 갖추고 있다.장애인들의 정서적 안정과 환경친화를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70%를 목조로 꾸몄다.공사현장에서 나온 돌로 담을 쌓아 마치 산림속의 별장처럼 아늑한 모습이다.숙소동은 요람형태로마치 작품과 같은 분위기를 준다.설계와 시공은 솔토즈 조병수 건축연구소와 엠에이(주)가 맡았다.건축비는 모두 25억원으로 지방비와 국비 각10억원씩이 들어갔고 성공회가 나머지 5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리마을’은 우선 내년초 18∼25세의 경증 정신지체장애인 66명(30명 기숙,36명 출퇴근)을 뽑아 수경재배 콩나물재배,제빵,도자기 등 본격적인 재할교육을 실시한다.어느 정도 기술이 쌓이면 장애인들이 만든 상품에 ‘우리마을’이란 상표를 붙여 판매도 할 계획이다.교육기간은 일단 3∼5년으로 한정하지만 자활이 가능한 장애인들을 소그룹으로 묶어 사회에 진출시킨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김성수 우리마을 원장은 “조금만 도와주면 자립할 수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 ‘우리마을’과 같은 복지시설이 늘어나야겠지만 근본적으로 가정과 사회에서 장애인을 방치하지 않고 수용해 별도의 복지시설이 필요없도록 관심을갖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평생 몸 담아온 성직자 인생의 마지막 임무로까지 생각하는 김주교는 “장애인들이 공동체생활을 통해안정된 분위기에서 일을 배우고 이를 토대로 자기삶을 찾아나갈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장애인의 자활능력을 키워주는복지시설이 많이 생겨나는데 밑거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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