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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미인대회 출신 20대 여성, 말레이시아 국왕과 결혼

    러 미인대회 출신 20대 여성, 말레이시아 국왕과 결혼

    러시아 미인 대회 출신 여성이 말레이시아 국왕과 결혼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말레이시아 국왕 술탄 무하마드 5세(49)와 옥사나 보예보디나(25)의 화려한 결혼식이 지난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바르비카의 콘서트홀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결혼식에서 국왕은 말레이시아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반면, 신부는 하얀 웨딩드레스 차림이었다. 예식에서 술은 제공되지 않았고, 식사는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할랄 음식으로 차려졌다. 지난 4월 18일, 보예보디나는 결혼을 위해 이슬람교로 개종 후 ‘리하나’라는 이름을 받았다. 그녀는 결혼식 이후, 트위터에 히잡을 쓴 사진을 공개하며 “사람들이 축복해주었고, 여왕이 되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국왕 만세!”라고 소감을 밝혔다.현지 언론은 “24살의 나이차가 나는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는지에 대해서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보예보디나는 플레하노프 경제 대학 경영학부 졸업생이다. 2015년 미스 모스크바로 뽑혔으며, 중국과 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었다”고 전했다. 보예보디나의 어머니 역시 1990년대 초 러시아 펜자에서 열린 미인대회 출신이며, 아버지 안드레이는 50대 후반 정형외과의로 알려졌다. 결혼 전 보예보디나는 수영복을 직접 만들어 미인대회 참가자들에게 입힐 만큼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열망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뉴욕포스트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29일 넥스트미디어포럼 창립 세미나

    넥스트미디어포럼이 29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서소문 퍼시픽타워에서 창립기념 세미나를 개최한다. 넥스트미디어포럼은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졸업생들로 구성된 언론계 인사들의 모임이다. 초대 회장에는 이영만 전 경향신문 사장이 선임됐다. 창립 기념 세미나에는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 발제자로, 허남진 전 중앙일보 논설주간과 임흥순 KBS 해설위원, 김춘식 한국외대 교수(한국언론학회 차기 회장)가 토론자로 나선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오세정 서울대 총장 후보자 앞에 놓인 과제… 국회의원 내던질 정도

    오세정 서울대 총장 후보자 앞에 놓인 과제… 국회의원 내던질 정도

    오세정(65)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가 제27대 서울대 총장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서 서울대 총장으로서 그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폐 가운데 하나인 학벌주의의 정점에 있는 서울대의 키를 잡은 오 명예교수의 행보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서울대 이사회는 27일 오전 관악캠퍼스 호암교수회관에서 신임 총장 선출을 위한 회의를 열고 오 명예교수를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면 새 총장의 임기가 시작된다. 오 명예교수는 2014년 전임 제26대 총장에 나서면서 학내 정책평가에서 1위를 했지만 공동 2위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그의 탈락에 당시 학내 반발도 거셌다. 최총 후보자 1인을 뽑는 식으로 선출방식이 바꿨다. 전임 정권이 했던 비정상적인 행보의 정상화 차원에서 오 명예교수에게서 특별한 결격사유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서울대 총장에 임명되는 것이 확실시된다. 앞서 오 명예교수는 2010년 제25대 총장선거에 나서 오연천 전 총장에게 밀렸다. 서울대 총장 도전에 ‘3수’를 한 셈이다. 오 명예교수는 또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국회의원 직을 내던지고 “서울대가 위기 상황”이라며 총장직 출사표를 던졌다. 2016년 국민의당 소속 비례대표로 제20대 국회에 입성했다가 지난 9월 사퇴했다. 그의 공약은 서울대 법인화 제자리 찾기, 법인 서울대에 걸맞는 재정확보, 서울대 공공성 회복 등이다. 오 명예교수에게 ‘머리 좋은 서울대 졸업생’보다 ‘헌신적인 서울대 졸업생’을 바라는 한국 사회의 기대가 전달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오 명예교수가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국회의원 등을 중도 사퇴했다며 서울대 총장을 고위 공직으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그는 이같은 비판에 “서울대 총장은 마지막 자리다. 어디 안 간다”고 반박했다. 서울대 총장은 중도에 국무총리로 임용된 사례가 왕왕 있었다. 학교 예산도 어마어마하다. 서울대 예산은 정부출연금 4400억여원, 연구비 500억여원, 등록금 1900억여원, 발전기금 2000억여원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총장은 국회의원에겐 없는 인사권, 즉 교직원에 대한 인사권도 행사할 수 있다. 1953년 서울 출생인 오 명예교수는 1971년 경기고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서울대 전체 수석으로 물리학과에 입학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리학과 졸업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고체 물리학 분야에서 세계적 학자라는 명성을 얻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오 명예교수는 이사회 선출 직후 “이사회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고교학력경시대회 나흘 전 교장 아들만 ‘나홀로’ 시험 특혜 의혹

    고교학력경시대회 나흘 전 교장 아들만 ‘나홀로’ 시험 특혜 의혹

    최근 서울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전 교무부장이 구속된 가운데 경북 구미지역 한 사립고교가 같은 재단법인의 중학교 교장 아들에게 학력경시대회 시험을 미리 보게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26일 이 지역 학부모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G학원 소속 H고교는 2014년부터 해마다 ‘수학·영어 학력경시대회’를 열고 있다. 입상자에겐 상금과 함께 해외문화탐방 참가, 특설반 입실(본교 입학 경우)의 특전을 주고 있다. 매년 구미를 포함한 경북 도내에서 수백명의 학생이 응시할 정도다. 하지만 H고교는 올해 경시대회를 나흘 앞둔 지난 23일 4교시와 점심시간에 같은 재단 H중학교 교장의 중3 아들 A군에게만 미리 시험 기회를 줬다는 것이다. 승마 특기생인 A군이 승마대회 참가 때문에 경시대회에 응시할 수 없어 미리 혼자 시험을 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 측은 이에 대해 “해당 학생이 승마대회와 일정과 겹쳐 경시대회를 포기한 상태라서 시험 난이도 조절을 위해 사전에 테스트 를 해 본 것”이라며 “특혜나 시험지 유출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학부모들이 이를 알고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고교 측은 경시대회를 미뤄 지난 3일 치렀다. 응시자 320명 중 입상자 21명 명단에는 A군이 포함되지 않았다. 한 학부모는 “학부모들이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등 항의하자 응시대회를 미루고 불합격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H고교가 최근 몇 년 사이 졸업생을 명문대에 많이 보내고 있는데 교육 당국은 실상을 명확히 조사해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H중학교 교장은 재단 설립자의 둘째 손자다. 경북도교육청은 사전 시험이 특혜를 주려 한 의혹이 있다고 보고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안동·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남산국악당 오디션 ‘단장’ 대상에 가야금 3인조 ‘헤이스트링’ 수상

    남산국악당 오디션 ‘단장’ 대상에 가야금 3인조 ‘헤이스트링’ 수상

    서울남산국악당은 제1회 젊은국악오디션 ‘단장’(丹粧) 결선에서 가야금트리오 ‘헤이스트링’이 대상을, ‘극단깍두기’가 금상을 수상했다고 23일 밝혔다. ‘헤이스트링’은 3명의 멤버가 공동으로 작곡한 가야금곡을 선보여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앙상블의 호흡이 훌륭했고, 무용 등 퍼포먼스적 요소를 가미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심사위원장을 맡은 국악평론가 윤중강은 “헤이스트링은 25현가야금의 특성과 한계를 정확히 알고 있다. 한국적인 리듬과 호흡, 더불어 산조적인 맥락에서도 작품적인 평가를 하게 된다” 고 평했다. 서울대 국악과 졸업생과 재학생인 오지현·김지효·박지현으로 구성된 ‘헤이스트링’은 한국의 전통악기인 가야금을 소재로 악기의 한계를 뛰어넘는 가능성을 모색하며 활동해 왔다. 금상을 수상한 ‘극단깍두기’는 판소리와 전통연희를 바탕으로 마술과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등장시켜 전통문화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극단깍두기는 중앙대에서 타악과 연기, 탈춤 등을 배운 졸업생으로 구성돼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국악대중화를 시도하고 있는 단체로 평가받는다. 젊은국악오디션 ‘단장’은 지난해 서울시와 크라운해태가 체결한 ‘서울남산국악당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에 따라 추진된 청년국악 육성지원사업이다. 이번 결선의 시상식은 이달 29일 서울남산국악당 연습실에서 개최된다. 2회 대회는 내년 3월 전후로 실시할 예정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학생인턴 시급 주고 TIPS 창업 지원… 대전은 ‘일자리 광역시’

    학생인턴 시급 주고 TIPS 창업 지원… 대전은 ‘일자리 광역시’

    경제 상황이 어렵고 실업률이 높아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대전시 일자리 정책이 눈길을 끈다. 대전은 제조업이 취약하고 서비스업 비중이 높다. 제조업도 굵직한 대기업은 드물고 중소·벤처기업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한국의 대표적 과학단지 대덕특구가 있고 KAIST 등 대학이 배출하는 고급 인력도 풍부하다. 특구에는 정부출연기관 연구소 26곳과 연구소 기업 212개가 있어 석·박사급 인력만 2만 6000여명에 달한다. 대학도 19개나 있다. 이런 도시 특징을 활용해 대전시가 도입한 취업 프로그램은 다양하면서도 적지 않다.●기업 노동력 받고 학생은 돈 벌고 경험 쌓아 대전형 코업(CO-OP) 프로그램은 올해 전국 처음으로 도입한 취업 프로그램이다. 기업이 대학생을 인턴으로 채용하면 시에서 시급 9500원을 주는 형태다. 대학에 기업이 원하는 학생을 소개하는 매니저가 있다. 기업에 인턴 학생을 지도하는 직원도 별도로 있다. 일부 기업은 대학과 협의해서 인턴 학생에게 학점을 주기도 한다. 매니저 월급과 지도 직원 수당을 시에서 지원해 기업이나 학생 모두 만족하는 제도로 인기다. 현석무 일자리정책과장은 지난 20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기업은 노동력을 메우고 학생은 돈을 벌면서 실무 경험까지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 형태여서 다들 좋아한다. 게다가 학점, 수당 등이 달려 있어 일도 설렁설렁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한다”면서 “길게는 6개월까지 일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이 끝나면 인증서가 수여돼 일하던 기업에 취업하거나 유사 업종 기업에 취업하기 쉽다”고 말했다. 올해 10개 대학 3~4학년생 590명이 210개 기업에 인턴 직원으로 취업했다. 현 과장은 “졸업 후 타지로 빠져나가는 학생이 줄 것 같다”며 “행정안전부가 좋은 제도라며 국비 27억원을 지원해 시 부담도 크지 않다”고 했다. 올해 사업비는 37억원이다. 대전은 대학이 19개 있고, 해마다 졸업생 3만 5000명을 배출하지만 일자리가 적어 상당수가 다른 지역에 취직해 빠져나간다. 행정도시(세종시) 인접지라는 이유로 혁신도시에서 제외돼 공기업이 옮겨오지 않은 것도 이런 현상을 부추긴다. 대전은 청년인구가 44만 5000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29.8%에 달해 특별·광역시 중 세 번째로 젊지만 청년 유출이 지속되면 도시는 갈수록 늙을 수밖에 없다. ‘협력하는’(cooperative)에서 따온 코업 프로그램은 캐나다 워털루대에서 도입한 학과운영 방식으로 1학기 이상 인턴십을 의무화하는 제도다. 이를 대전시가 벤치마킹했다. 시는 지역의 2004개 기업을 상대로 인턴 수요조사에 나서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조사가 끝나면 자료를 각 대학 일자리지원센터나 관련 교수에게 보낼 계획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기르고 취업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다. 현 과장은 “내년에는 인턴 대상을 1~2학년은 물론 39세까지 확대하고 사업비도 70억~80억원으로 늘리겠다. 수요가 많다”면서 “3년 차인 2020년까지 지원하고 이후는 기업이 비용을 부담하도록 유도하겠다. 캐나다는 기업에서 100% 지급한다”고 밝혔다.●노동자에겐 삶의 여유, 젊은이에겐 취업 기회 좋은 일터 사업은 회사와 노조가 힘을 합쳐 근로환경을 바꾸는 사업이다. 노무사와 교수 등 별도 전문가들이 투입돼 합의사항을 관리하고 조언한다. 김창수 일자리정책계장은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도입한 제도로 같은 해 행안부가 주최한 우수사업 발표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해 상금 1억원을 받았다”며 “강원도와 대구시 등 다른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하러 올 정도로 주목을 크게 받는다”고 자랑했다. 현재 한국타이어 등 20개 기업이 참여한다. 노무사와 관련 교수 10명이 2인 1조로 5개 팀을 만들어 참여 기업 4곳씩 관리한다. 김 계장은 “한국타이어는 노사가 일자리 나누기에 합의해 7년간 채용하지 않던 신입 직원을 올해 100명 뽑았다”면서 “일자리를 나누면서 기존 직원은 급여가 좀 줄었지만 삶의 여유를 누리고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얻는 기회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김 계장은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면서 노사 간 잦은 소통으로 친밀해지는 효과도 있다”면서 “근로환경이 좋아지면 기업 가치가 올라가 유능한 인재들이 몰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사 간 핵심 협의 사항은 근로시간 단축, 기업문화 개선, 근로자 편의시설 확충 등으로 전문가들이 약속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시는 올해 10억원을 들여 이들의 활동을 지원했다. 내년에 15억원으로 늘린다.‘대덕특구 스타트업 타운화’는 KAIST와 충남대 사이에 대학생 등 청년들의 창업 인큐베이터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올해 말 창업 타운의 컨트롤타워가 될 5층짜리 건물이 완공된다. 창업을 원하는 청년들이 이곳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내년 목표는 100개 기업을 창업하는 것이다. 기술창업보육프로그램(TIPS)을 도입해 창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서울에 이어 두 번째다. 지방에서는 처음이다. 지난 7월 취임한 허태정 대전시장이 창업촉진 조례를 만들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사업으로 그가 공약한 대덕특구 리노베이션 사업의 하나이다. 시는 1㎞쯤 떨어진 두 대학 사이 거리에 있는 스타트업 건물이 문을 열면 3~5명으로 구성된 보육전문가 5개 팀을 투입해 아이디어에서 시판까지 지원한다. 시는 인근에 시제품제작소와 주거공간 등까지 만들어 이 일대를 ‘스타트업 타운’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유철 창업지원계장은 “대덕특구는 지방에서 최적의 창업 환경을 갖췄다”면서 “독자적인 기술이 없을 때는 KAIST 등 국내 최고 대학과 수많은 대덕특구 내 국책연구소에서 창출하는 기술을 연계한 창업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유 계장은 “이것은 대전만이 가능한 것”이라면서도 “국내 최고 연구개발(R&D) 인프라를 갖췄지만 생산화가 뒤져 이를 연계한 창업이 절실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대덕특구(대덕연구단지)는 45년 역사를 자랑하며 한국 과학기술을 이끌었지만 매출 규모는 판교 테크노밸리에 비해 턱없이 적다. 연간 매출액이 대덕은 17조원, 판교는 77조원이다. 대덕특구 기업이 1600개로 판교(1300개)보다 많지만 대기업이나 급성장하는 기업이 없어 빚어진 현상이다. 유성구청장을 두 번 지내 대덕특구를 잘 아는 허 시장이 특구 리노베이션을 들고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옛 충남도청사에 소셜벤처 창업 플랫폼 구축 시는 또 원도심에 있는 옛 충남도청사에 소셜벤처 창업 플랫폼을 만든다. 이곳에서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생산하는 기업을 키울 계획이다. 예컨대 장애인을 위한 점자도서, 다문화가정을 위한 한글 프로그램, 노인건강 점검기 등을 만드는 벤처다. 이미 지난달 창업보육실 10실을 갖췄고 내년에는 연구실 30실을 만든다. 시제품제작기와 3D 프린터 등의 장비도 설치해 내년 말 문을 열 참이다. 이곳도 창업보육가가 투입돼 창업을 돕는다. 유 계장은 “아이템 개발에서 마케팅까지 지원할 방침”이라면서 “옛 도청사는 대중과의 접근성이 좋아 생산품 대중화가 쉽다. 도청사와 대전역 사이 1㎞ 구간도 소셜벤처 특화거리로 만들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선희 과학경제국장은 “대전은 2015년부터 경제적 쇠퇴기에 진입했다”며 “대덕특구는 과학기술이 풍부하다는 이점을 활용하고 옛 충남도청사 등은 원도심 활성화까지 고려한 전략적 접근으로 2022년까지 스타트업 타운 5곳을 조성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5년 이상 생존 기업 2000개를 키우겠다”고 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24살에 7급으로 승진…고졸에 나이 어리다고 차별 없었어요”

    “24살에 7급으로 승진…고졸에 나이 어리다고 차별 없었어요”

    공직사회에 ‘젊은 피’를 채우기 위한 전형이 있다. 바로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 전형’이다. 이 제도는 공직사회에 다양성을 불어넣기 위해 도입됐다. 전국의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전문대 인력을 선발한다. 이 전형은 ‘고등학교 졸업자’가 전체 선발 대상의 91.4%를 차지하고, 특히 행정직은 고등학교 졸업자만 뽑아 ‘고등학교 졸업생 전형’으로 불린다. 서울신문은 20일 지역인재 9급 전형에 합격해 인사혁신처에서 일하는 이회림(24·행정 7급)씨,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악원 박수정(19·행정 9급)씨, 고용노동부 서울북부고용센터 한주원(20·행정 9급)씨를 만났다.●기회는 사실상 단 한 번뿐… 내부 경쟁 치열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 전형은 그해 졸업 예정자거나 직전 연도 졸업자가 대상이다. 여러 차례 응시할 수 있는 다른 공무원 전형과 다르다. 박씨는 “제도상으로 두 번의 기회가 있지만 지원 때 학교장 추천이 필요해 사실상 한 번만 기회가 주어진다고 보면 된다”면서 “이런 이유 때문에 ‘이번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필사적으로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시험 응시자로 선정되려면 치열한 내부 경쟁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학교별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숫자를 제한하고 있어서다. 응시하려면 학교 평균 석차가 상위 30% 안에 들어야 하고 학교장의 추천장도 받아야 한다. 게다가 한 학교에서 지원할 수 있는 학생 수가 최대 7명으로 정해져 있다. 졸업생 몫으로 제공할 추천장이 사실상 없다 보니 재학생 때 시험에 떨어지면 다시 지원하기가 어렵다. 조건이 까다롭다 보니 매년 경쟁률도 6대1 정도를 맴돈다. 공시와 대학 입시를 함께 준비하는 수험생이 많다. ●“1년이란 제한된 시간에 숨 돌릴 틈 없죠” 필기(국어·영어·한국사) 시험과 서류 전형, 면접시험의 세 단계 전형을 거친다. 준비생들은 보통 학교에서 마련해주는 ‘9급 공무원 전형반’에 들어가 시험을 준비한다. 2013년 처음 해당 전형을 시작한 뒤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대부분 특성화고에서 9급 공무원 전형반을 운영한다. 박씨는 “고3 때 5명으로 구성된 공무원 전형반에 들어가 시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시골에 있는 학교라서 학생 수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공무원 전형반은 있었다고 한다. 다만 한씨는 “도시에선 학교를 마치고 공무원시험 학원에 가는 고등학생도 많다고 들었는데, 나는 근처에 학원이 없어 인터넷 강의에 의존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도 한 반에서 같이 준비한 다섯 명 중 세 명이 합격했으니 성과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특성화고에 다녀서 공시 준비에 도움이 되는 점도 있다고 소개했다. 고교에서 곧바로 취업을 준비하는 특성화고 성격상 ‘면접 준비 과정’이 잘 마련돼 있어서다. 한씨는 “사실 필기보다 면접이 더 힘들었다”면서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선생님이 모의 면접을 도와줘 나도 모르게 실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준비 당시에 예상 질문으로 학창시절 봉사활동 경험을 말해 보라고 한 것이 있었는데 실제 면접에서도 그 질문이 나와 자신 있게 답했다”고 말했다. ●24살인데 7급…어려서 겪는 고초도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으로 뽑히면 인사혁신처 수습직원으로 등록해 3주간 기본교육을 받고 정부부처에 수습직원으로 배치된다. 이후 6개월간 수습 근무를 거쳐 정식 업무를 시작하는데 이때가 만 20세다. 앞으로 40년간 공직에서 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인사혁신처에서 일하는 이씨는 2013년 지역인재 9급 국가직 수습직원 전형에 합격해 현재 7급이다. 이씨의 동기들도 함께 7급으로 승진했다. 고졸 출신으로 7급 국가직 전형에 도전하는 이가 많지 않다 보니 ‘최연소’급이라고 할 수 있다. 이씨는 “5년 만에 승진을 두 번이나 했다. 나이가 어리다거나 고졸 출신이라고 해서 인사에서 차별을 받는다는 느낌은 없다”고 강조했다. 입직 뒤 대학 진학 등 학업을 이어 가는 길이 열려 있다는 점도 지역인재 9급 국가직 수습직원 전형의 강점이다. 해당 전형으로 들어온 이들에게 국가가 대학등록금을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이씨는 “현재 업무와 연관성 있는 대학에 진학하면 학비를 지원해 준다”면서 “대학도 학비 부담 없이 다닐 수 있고 유연 근무를 택해 오후 5시에 퇴근한 뒤 야간대학을 다니면 돼 학업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이 전형을 택한 장점이라고 말한다. 이씨는 “동생들이 밖에서 친구들에게 ‘우리 누나 이제 25살인데 7급 공무원이다’라고 자랑한다는 말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뿌듯해진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럼에도 어린 나이 때문에 겪는 어려운 점이 없지는 않다고 한다. 바로 악성 민원인에게서 겪는 고초다. 공무원으로 임용된 뒤 민원인을 상대해야 하는 부서에 배정되면 종종 원치 않는 상황과 마주치는데, 고졸 뒤 입직한 공무원들을 유독 괴롭히는 민원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한씨는 “고용부를 찾아오는 분 가운데 좋은 이유로 오는 분들은 거의 없다.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거나 경영이 어려워져서 오는 분이 대부분인데, 이들이 ‘나이 어린 공무원이 뭘 알겠느냐’고 무시할 때는 서럽다”고 토로했다.●“주변 시선에 흔들리지 말고 내 계획대로” 합격자들은 고등학교 3학년 단 한 차례만 볼 수 있는 시험공부이기에 주의할 점이 많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주변의 시선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씨는 “혼자 공부를 하다 보면 주변 친구들이 벌써 취업해 일터에 나가는 것이 부러웠다”면서 “정신적으로 힘들 때가 많은데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자기만의 계획을 세워 묵묵히 실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생활을 전혀 경험해보지 않고 입직하는 것도 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한다. 이씨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입직하는 분들은 학창시절 아르바이트라도 해보지만 우리는 그런 것도 접해보지 못하고 정부부처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면서 “일을 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점이 많다는 점을 느꼈고 우왕좌왕할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고교 시절 방학 등을 활용해 짧은 시간이라도 아르바이트나 인턴 같은 것을 해볼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공무원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의식을 뚜렷이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문한다. 한씨는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목표의식이 없으면 길고 긴 공직생활을 이어 가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면서 “사업주에게 착취나 갑질을 당하는 분들을 도와드리고 여기서 보람을 찾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문체부에 있다 보니 문화 정책에 관심이 많아졌다”면서 “문화 소외지역 같은 곳에 작은 영화관이나 도서관을 세워 문화를 접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문화 콘텐츠를 전파하고 싶은 게 소망”이라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이의신청 사흘 새 700건 육박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이의신청이 시험 사흘 만에 600건을 넘기며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올 수능이 예년보다 특히 어려웠던 ‘불수능’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만점자도 전년 대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8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의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680여건(오후 8시 기준)의 이의신청 글이 올라왔다. 과목별로는 사회탐구가 410여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어 90여건, 수학 80여건, 영어 40여건 등 순이었다. 사회탐구에서는 윤리학자 라인홀트 니부어의 입장을 고르는 3번 문제 중 ‘애국심은 개인의 이타심을 국가 이기주의로 전환시킨다’는 보기의 표현이 단정적이라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국어영역에서는 최고난도 문제로 꼽힌 31번 ‘만유인력’ 관련 문제에 대한 지적이 집중됐다. 올해 수능 만점자 역시 전년 대비 대폭 줄 전망이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한 올 수능 만점자는 4명(재학생 1명, 졸업생 3명)으로 알려졌다. 전년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높았던 수능 난도로 인해 이의신청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 아직 중대한 오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미국 명문 다트머스대 여자 졸업생 7명 학교 측 상대로 ‘미투’ 소송 제기

    미국 명문 다트머스대 여자 졸업생 7명 학교 측 상대로 ‘미투’ 소송 제기

    미국의 명문 사립대로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뉴햄프셔 다트머스대가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소송에 휩싸였다. 17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다트머스대를 졸업한 여성 7명이 교수들의 성범죄를 눈 감아왔다며 학교 측을 상대로 7000만 달러(액 79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 14일 뉴햄프셔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심리학·뇌과학 교수 3명이 2002년부터 여학생들을 성희롱하거나 차별하고 성폭행도 저질렀는데도 대학 측이 이를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문제의 교수들이 연구실에 매력적인 여성을 고용해야 한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고 여학생들을 성적 대상으로 취급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2015년 3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학회 회의 때 여학생을 밖으로 데려가 강제로 술을 먹이고 성폭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 교수가 학업 성적과 일자리에 영향을 주는 자신들의 직위를 이용해 여학생들에게 술자리와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원고 중 한 명인 크리스티나 라프아노는 “박사학위를 위해 연구팀에 이미 합류한 상태라 담당 지도 교수의 요구를 거절할 수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프아노는 지난해 4월 다른 여성들과 함께 학교 측에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해당 교수 밑에서 4개월간 연구를 계속 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지난해 성폭행 및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3명의 교수를 조사한 뒤 해임 계획을 세웠으나 이를 알게 된 한 교수는 해임 전 은퇴했으며 곧이어 다른 2명은 사직했다. 하지만 당시 이 사건의 자세한 내용이나 조사 결과에 대해 학교 측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학 측은 학교에 책임을 묻는 여성들의 주장을 부인하며 법정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퇴학 절차…성적 0점처리”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퇴학 절차…성적 0점처리”

    숙명여고가 시험지 유출 의혹을 받았던 쌍둥이 자매에 대해 퇴학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문·이과 에서 각각 전교 1등을 했던 2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포함한 쌍둥이 자매의 성적도 0점 처리될 전망이다. 13일 숙명여고는 전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학생들과 학부모님들, 졸업생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학교에 대한 신뢰에 상처를 드린 것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학업성적관리위원회와 선도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전 교무부장 자녀들의 성적 재산정(0점처리) 및 퇴학을 결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숙명여고는 대볍원의 최종 판결이 나기 전까지 쌍둥이 자매에 대한 징계여부를 확정짓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전날 경찰이 발표한 수사 결과 쌍둥이 자매의 시험지 유출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졌고, 사회적 공분이 커지는 상황에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쌍둥이 자매의 성적이 0점으로 재산정되면 다른 학생들의 등급에도 영향을 준다. 문제가 됐던 쌍둥이 자매의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성적이 0점으로 바뀌면 1~9등급 각 경계에 있던 학생들 중 등급이 재조정되는 학생 수만 최대 130여명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숙명여고는 “본교는 본 사건을 수사해 온 수사기관 및 그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여, 교육청 및 전문가의 자문과 학부모회 임원회의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면서 “(쌍둥이 자매의 퇴학과 0점처리를)교육감 및 교육청과 협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숙명여고는 또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 A(51)씨에 대해서 파면을 징계위원회에 건의할 예정이다. 숙명여고측이 최후 징계 절차인 퇴학과 그러나 쌍둥이 자매측은 아직까지 혐의를 부정하고 있고 재판 과정도 남아있어 향후 법적 다툼의 여지는 남아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이은경의 유레카] 대학수학능력시험과 4차 산업혁명

    [이은경의 유레카] 대학수학능력시험과 4차 산업혁명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입시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우리 교육 현실을 다시 돌아보곤 한다. 특히 지난 2년여 동안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기술 변화와 사회 변화에 대한 논의가 많았는데 그에 대비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도 생각해야 한다.비슷한 예를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19세기 2차 산업혁명기에도 교육이 새로운 산업에 적응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2차 산업혁명의 중심 분야는 전기와 화학산업이었다. 영국에서는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들이 초기 전기산업을 주도했다. 이들은 공대 출신 엔지니어가 실무에 어두울 것이라 판단하고 도제식 훈련을 받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엔지니어를 선호했다. 이런 산업계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영국의 공대 교수들은 실험실 교육을 도입했다. 특히 런던대학의 유니버시티칼리지는 1893년 공대에 실험실을 설치했다. 공학 실험실은 현장에서 사용되는 각종 공작 기기와 도구, 테스트 기계, 발전기 등을 갖췄다. 학생들은 저학년 때 이론을 공부하고 고학년 때는 토목, 기계, 전기 중 한 분야를 골라 집중적으로 실험실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교육으로 대학 출신 엔지니어들은 도제 방식으로 훈련받은 엔지니어 못지않은 실무 능력을 갖추고 이론을 활용한 기술문제 해결에서도 경쟁력을 갖게 됐다. 독일은 이론에 기반한 체계적인 물질합성에 성공함으로써 화학산업의 선진국이 되었다. 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는 기센대학에서 실험 중심의 화학교육을 확립했다. 당시 실험실은 교수의 연구만을 위한 공간이었지만 리비히는 교육용 실험실을 열고 학생들에게 실험을 통한 학습 기회를 주었다. 학생들은 실제 화학 분석을 하면서 성분 분석과 화학 반응 지식을 얻었고 화학문헌 활용법도 익혔다. 이런 교육을 받은 졸업생들은 독일의 여러 기업 연구소에 진출해 새로운 물질들을 합성해 냈다. 화학산업은 독일을 유럽의 산업 강국으로 올려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두 사례의 공통점은 실험실 교육으로 이론과 현장 실무를 결합했다는 것이다. 전기산업과 화학산업은 우연한 발명과 축적된 현장 경험에서 나온 기술들이 주도했던 1차 산업혁명과 달리 이론에 기반을 둔 기술 개발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술이 어떤 특성을 갖는지 생각하고 이를 교육에 반영해야 한다. 그중 하나는 기술 문제를 발굴하고 설정하는 능력이다. 4차 산업혁명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합의되었지만 구체적으로 우리가 풀어야 할 기술 문제가 무엇인지 아직 완전히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동안 익숙했던 연습문제 풀이 능력을 키우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교육은 선진국이 이미 해결한 문제를 새롭게, 또는 빨리 푸는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었고 수능시험은 그 결정판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선진국과 겨루려면 우리 스스로 문제를 설정해야 한다. 선진국이라 해도 아직 문제를 발굴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교육개혁 논의에서 자주 거론되는 코딩, 빅데이터 분석, 프로젝트 수행 등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문제 발굴보다는 설정된 문제를 해결할 때 활용가능한 수단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 “4,3,3,5,5” 1년 넘게 정답만 달달…그렇게 1등을 훔쳤다

    “4,3,3,5,5” 1년 넘게 정답만 달달…그렇게 1등을 훔쳤다

    쌍둥이 암기장에 정답 적어 놓고 외운 후 시험지 받자마자 적어 답안지로 옮긴 듯숙명여고 시험지 및 정답 유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총 5회의 정기고사 18개 과목에서 실제 유출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학교 측은 문제가 된 쌍둥이 자매의 성적을 0점 처리하고 퇴학시키는 절차를 시작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2일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시험 유출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아버지인 전임 교무부장 A(53)씨가 지난해 6월부터 올 7월까지 5번의 정기고사에서 시험지와 정답을 유출하고 이를 해당 학교에 재학 중인 쌍둥이 딸에게 알려줬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A씨를 구속하고 두 딸을 공범으로 적시해 모두 3명을 기소의견(업무방해 혐의)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 전 교장, 교감, 고사총괄담당 교사는 방조에 고의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의견을 내놓았다. 경찰은 문제 및 답안 유출의 결정적인 증거로 ▲쌍둥이의 시험지에 적힌 정답표 ▲정답이 적힌 암기장 ▲A씨가 시험지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점을 꼽았다. 특히 쌍둥이가 시험지 한쪽 구석에 써 놓은 정답은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적혀 있는데, 경찰은 이를 감독관의 눈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 여겼다. 쌍둥이가 암기장에 정답을 적어 놓고 외운 후에 시험지를 받자마자 한쪽 구석에 작게 적어 놓고 OMR 카드에 옮겨 적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쌍둥이들이 조사에서 한 진술은 대부분 신빙성이 없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쌍둥이는 정답을 따로 적어 놓은 것에 대해 ‘시험 후 반장이 불러준 것을 받아 적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 관계자는 “반 단체 카톡방에 정답이 공유됐기 때문에 따로 적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또 영어 서술형 정답이 휴대전화에 저장된 것에 대해서 두 자매 모두 “공부하면서 저장한 것”이라며 특정 참고서에 나온 문제라고 지목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다른 참고서에서 나온 문제였다. 경찰은 이를 자매가 입을 맞춘 정황이라고 봤다. A씨는 지난 6일 구속 이후에도 한 차례 더 조사를 받았지만 계속 혐의를 부인했다. 최근 시험에서 성적이 뚝 떨어진 것에 대해 쌍둥이 자매는 “경찰 조사 등으로 공부를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숙명여고는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학업성적관리위원회와 선도위원회 의결을 거쳐 A씨 자녀들의 성적 재산정(0점 처리)과 퇴학을 결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또 A씨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에 파면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숙명여고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학사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면서 “학생과 학부모, 졸업생께 심려를 끼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숙명여고 “쌍둥이 퇴학, 성적 0점 처리 진행 중”

    숙명여고 “쌍둥이 퇴학, 성적 0점 처리 진행 중”

    숙명여고가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유출한 내신 시험지와 정답을 미리 받아 본 쌍둥이 자매의 퇴학과 성적 0점 처리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숙명여고는 12일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학업성적관리위원회와 선도위원회 의결을 거쳐 A씨 자녀들의 성적 재산정(0점 처리)과 퇴학을 결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쌍둥이의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 A씨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에 파면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했다.숙명여고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학사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학생과 학부모, 졸업생께 심려를 끼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서울수서경찰서는 이날 2017년 6월부터 2018년 7월 사이에 치러진 정기고사 총 5회에 걸쳐 문제와 정답을 유출해 학교의 성적관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A씨와 쌍둥이 딸들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쌍둥이는 지난 1일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으나 아직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쌍둥이를 징계해야 할 상황을 고려해 자퇴처리를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들은 쌍둥이 성적을 0점 처리한 뒤 이들과 함께 시험 본 다른 동급생 성적까지 재산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고개숙인 숙명여고, “쌍둥이 0점 처리·퇴학 결정 절차 밟는 중”

    고개숙인 숙명여고, “쌍둥이 0점 처리·퇴학 결정 절차 밟는 중”

    교무부장 아빠도 파면 건의“학생·학부모·국민께 사죄” 전직 교무부장 A씨와 쌍둥이 딸이 연루된 시험 정답 유출 사건과 관련해 서울 숙명여고 측이 “쌍둥이 성적의 0점 처리와 퇴학 결정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쏟아지는 비판 속에서도 입장 표명을 유보해왔던 지금까지와는 다른 태도다. 경찰이 이날 ‘A씨가 두 딸을 위해 중간·기말고사 정답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사실로 결론짓고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자 고개를 숙인 것이다. 숙명여고 측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학생과 학부모, 졸업생께 심려를 끼치고 학교 신뢰에 상처 드린 것을 깊이 사죄한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죄한다”고도 말했다. 학교는 또 “수사기관의 판단을 존중해 교육청과 전문가의 자문, 학부모회 임원회의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면서 “학업성적관리위원회와 선도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전 교무부장 자녀들의 성적 재산정(0점 처리) 및 퇴학을 결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교육감 및 교육청과 협의해 최대한 빨리 확정하겠다”면서 “전 교무부장의 파면도 징계위원회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 교육청은 시험 정답 유출 의혹이 불거진 지난 8월 이 학교를 특정감사해 내신 시험 관리를 엄격하게 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교장과 교감, 교무부장 B씨를 정직 징계하라고 재단 측에 요구했다. 파면은 중징계( 파면-해임-강등-정직) 중 가장 높은 수위다. 쌍둥이 성적의 ‘0점 처리’와 퇴학은 숙명여고 학부모들이 줄곧 요구해온 주장이다. 경찰 수사로 혐의가 입증됐음에도 쌍둥이의 시험 결과가 그대로 유지돼 2학년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불만이 많았다. 학부모 이모씨는 “아직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내년 여름방학이면 수시 원서를 써야 하는데 쌍둥이 성적을 하루라도 빨리 재산정해야 교과우수상 등이 반영된다”고 토로했다. 숙명여고 학부모 모임인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낸 성명에서 “학교는 시험 부정행위 학생들에 대한 자퇴서를 반려하고 학칙에 따라 (성적을) 0점 처리하고 퇴학시켜야 마땅하다”며 “등수와 우수교과상을 도난당한 2학년 학생들에 대한 성적 재산정에 조속히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퇴학·0점 처리 없인 자퇴 안 된다”는 숙명여고 학부모들…쌍둥이 어떻게 되나

    “퇴학·0점 처리 없인 자퇴 안 된다”는 숙명여고 학부모들…쌍둥이 어떻게 되나

    “자퇴 처리 땐 전교 1등 성적 수시 활용 가능성”말 아끼는 학교 측, 확정 판결 전까지 퇴학 처리 어려울 듯내신 시험지 유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서울 숙명여고의 쌍둥이 자매가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자퇴하면 1·2학년 때 성적을 인정받아 수시 때 활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학교에서는 자퇴서 승인 여부를 심사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쌍둥이 자매는 지난주 초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학교 측은 서울교육청에 자퇴서를 수리해도 될지 문의하는 등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육청 측은 “수사결과에 따라 쌍둥이를 징계해야 할 가능성을 고려해 자퇴서 처리에 신중을 기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실제 숙명여고가 쌍둥이 자매를 자퇴 처리할 가능성은 낮다는 예측이 많다. 아직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자퇴를 인정하면 사회적 비난 여론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자퇴가 인정되면 쌍둥이 자매는 숙명여고를 떠나 다른 학교로 전학할 수 있다. 부정행위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의심받는 1학년2학기와 2학년1학기 성적도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정받기 때문에 내년 응시할 수시 등 대입에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재판 결과 쌍둥이 자매가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되면 해당 시험 성적은 0점 처리되고 퇴학당한다. 다른 학교로 전학도 어려워져 고교 졸업 학력을 인정받으려면 검정고시를 치러야 한다. 재판 결과 전까지는 퇴학 처분이 어렵다. 교육계 관계자는 “경찰 수사 결과 의혹이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났다고 해도 재판 때 뒤집힐 가능성이 있기에 학교가 섣불리 쌍둥이 자매를 퇴학 시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숙명여고 관계자는 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쌍둥이 자매 자퇴와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 A(53)씨는 지난 6일 구속됐지만,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험지 유출 의혹 규명은 재판이 끝나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이 대법원까지 이어진다면 쌍둥이 자매는 그동안 성적을 모두 인정받고 고교를 졸업할 가능성도 있다. 쌍둥이 자매는 2학년 1학기 문·이과에서 각각 전교 1등을 했지만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진 뒤 처음 치러진 2학기 중간고사에서는 성적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숙명여고 학부모와 졸업생으로 구성된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쌍둥이 엄마는 ‘스트레스로 인해 더 이상 학업을 계속할 수 없어 자퇴한다’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국민과 학부모들은 이번 중간고사 성적이 떨어져 좋은 학교에 지원할 수 없게 됐기에 자퇴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숙명여고 측은 지난달 학교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대법원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학생들에 대한 징계를 할 수 없다”고 학부모들에게 전달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8월 이번 사안으로 실시한 특별감사 결과 당시 교장과 교감, 교무부장 A씨에게 정직 처분을 요구했지만 학교측은 이들에게 직위해제 조치만 한 뒤 징계하지 않았다. 그 사이 교장은 정년퇴임했다. 현행법상 교육청은 감사 결과에 따라 사립학교에 징계 요구를 할 수 있지만 사립학교는 징계 권한이 재단에 있기에 학교 측에서 이를 받아들으면 강제할 방법은 없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서동욱 전남도의원, 전남도 일자리정책 특정 대학에 편중 지원

    서동욱 전남도의원, 전남도 일자리정책 특정 대학에 편중 지원

    전남도의 일자리 정책 지원이 특정대학에 편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10배까지 차이가 나 지역균형 발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회 서동욱(더불어민주당, 순천3)의원은 지난 7일 전남도 일자리정책본부를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2015년부터 최근 4년간 도내 대학과의 협력, 지원사업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는 도내 9개 대학이 참여하는 일자리센터, 특성화고 졸업생 선취업·후진학 과정 운영, 청년글로벌셀러 사업에서 특정대학에 지원이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4년간 전남도의 일자리정책에서 대학과의 협력지원 사업은 일자리센터에 총 44억원이 지원됐다. 이중 목포대 20억원, 동신대에 18억원이 배정된 반면 전남도립대, 순천대, 순천제일대는 2억원만 지원됐다. 특성화고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선취업 후진학 과정 운영에는 목포대 조선시스템학과에 4억원, 목포대 스마트에너지시스템학과에만 2억원이 지급됐다. 청년 예비창업자들을 대상으로 해외온라인 판매 창업을 지원하는 청년 글로벌 셀러 육성사업도 목포대만 1억원을 받았다. 서 의원은 “대학기본역량평가가 주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남도의 특정대학 지원 편중 현상은 지역대학간의 경쟁력과 균형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한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사설] 청소년 ‘스쿨미투’, 실질적인 대응 방안 내놔야

    학교 내 성폭력과 여성 혐오를 고발하는 ‘스쿨미투’가 심상치 않다. 지난 토요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청소년 250여명이 스쿨미투 집회를 열었다. 학생의날을 맞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작정하고 집회에 참여해 피켓을 들고 학교 성폭력 사례를 고발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의 대부분은 여학생들이었다. ‘친구야 울지 마라, 우리는 끝까지 함께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청소년 참가자들은 학교 성폭력을 낱낱이 증언했다. “여자는 허리를 잘 돌려야 한다”, “내 무릎에 앉으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 등 교사들의 성희롱 발언을 교실에서 들어 왔다니 황당할 뿐이다. 미투운동이 사회 전반에 들불처럼 번졌어도 스쿨미투는 사실상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피해 사례가 학교별로 고발되기는 했어도 공론화하지 못하고 번번이 묻혔다. 피해자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힘든 학생 신분인 데다 진학과 취업 등을 빌미로 2차 가해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침묵을 강요당하는 현실 탓이다. 주말 집회에서도 학생들은 피해 사례를 다른 학교끼리 대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스쿨미투라는 용어 자체는 생소하지만 여학생들의 학교 내 크고 작은 성폭력 피해 문화는 뿌리 깊다. 지난 3월 서울 용화여고 졸업생 96명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자 교사들의 상습 성폭력 사실을 폭로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침묵을 강요받고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따지면 두발 자유화 등으로 학생인권 보호 운운하는 정책은 한가할 정도다. 지난달 교육부는 미성년자·장애인 대상의 성희롱이나 불법촬영(몰카) 등의 성비위를 저지른 교원에게는 중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스쿨미투를 통해 성폭력 피해를 밝힌 학생에게 2차 가해를 한 교사는 파면하기로 했다. 문제는 여전히 허울 좋은 대책일 뿐이라는 점이다. 스쿨미투를 폭로한 학교의 80%가량이 사립학교인데, 정작 정부의 징계가 적용되는 범위 바깥에 있다. 스쿨미투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 방안과 방지 매뉴얼이 꾸준히 손질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구두선의 정책에 불과하다는 점을 정부는 유념해야 한다.
  • “상사 성추행 고발한 날, ‘유리 감옥’에 갇혔습니다”

    “상사 성추행 고발한 날, ‘유리 감옥’에 갇혔습니다”

    “독방으로 책상 옮겨져… 동료들도 외면” “어렵게 입 뗐지만 신고 늦었다 책망 뿐” 회사·피의자 상대로 ‘외로운 법정 싸움’ 유리벽 모형 밀어내자 객석 응원 봇물 청소년 ‘스쿨미투’ 권력형 성폭력 비판 전국 실태조사·학생인권법 제정 요구“직장 상사의 성추행을 고발한 후 저는 ‘유리 감옥’에 갇혔습니다. 책상은 독방으로 옮겨졌고 동료들도 저를 외면했습니다. 더 이상 혼자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이 감옥에서 벗어나도록, 저처럼 갇히는 사람이 없도록 도와주세요.” 눈물을 흘리며 어렵게 말을 이어간 A씨는 사방에 설치된 유리벽 모형을 손과 발로 힘껏 밀어냈다. A씨와 객석을 막고 있던 벽이 차례로 무너지자 청중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잘했다” “힘내요” 같은 응원도 나왔다. A씨는 입사 한 달 만에 상사로부터 신체 접촉 등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 불이익을 당할까 봐 몇 달 침묵하다 용기를 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고 피해를 일부 인정받았다. 그러나 괴롭힘은 더 심해졌다. 회사는 A씨의 업무 공간을 유리 창문으로 막힌 방으로 옮기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동료 한 명 찾아오지 않았다. ‘유리 감옥’에 고립된 A씨는 회사와 피의자를 상대로 법정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하자센터에서는 한국성폭력상담소 주최로 ‘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생존자의 자리’ 행사가 열렸다. A씨 등 성폭력 피해 생존자 4명은 자신의 경험을 말하고 치유의 의미를 담은 퍼포먼스를 펼쳤다. 2003년 시작된 이 행사는 14번째를 맞았다.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 1주년 즈음에 열린 탓인지 100여개의 객석이 꽉 찼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한국의 ‘미투’ 운동은 어느 국가보다 강렬했지만, 역풍도 컸다. 특히 ‘미투’ 이후 일각에서는 “고발 시점이 늦었다”며 피해자들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생존자들은 이런 인식을 비판하며 “피해 고발은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이라고 토로했다. 두 차례 성폭력 피해를 겪었다는 B씨는 “피해를 당한 뒤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고, 모범생인 가해자 대신 나를 믿어줄 사람도 없었다”면서 “어렵게 입을 뗐지만 왜 그때 신고하지 않았냐는 책망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 고발 후 이들은 또 다른 편견에 직면했다. B씨가 성폭력 피해 이후 트렌스젠더 정체성을 선택하자 주변에서는 “성폭력을 당해서 그렇게 된거냐”고 되물었다. 그는 “피해를 숨기는 성소수자가 많을 것”이라며 “트렌스젠더 남성이자 피해 생존자인 내 정체성을 찾고 싶다”고 했다. 성폭력으로 인한 임신으로 30년간 미혼모로 살아온 C씨도 “나는 취업도 못 했고 아이를 호적에도 못 올렸지만, 이제는 사회가 미혼모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했다. 같은 날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스쿨 미투 집회에서는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학생 독립운동 기념일을 맞아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는 제목으로 열린 이 집회에는 전국 중·고교 여학생 모임 등 30여개 단체와 일반 참가자 25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학생들은 “교사들의 교내 권력형 성폭력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졸업생은 “운동부 코치가 음담패설을 즐기며 남학생들에게 지나가는 여성의 가슴과 성기를 더듬고 오라고 시켰다”면서 “결국 빈 교실에 끌려가 강간을 당해 지금 법정 싸움 중에 있으나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스쿨 미투가 처음 촉발된 용화여고 졸업생 박재영(23)씨는 “교내 성폭력은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로 모든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다”면서 “교사 몇 명의 처벌이 아닌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학생들은 정기적 페미니즘 교육 실시, 학내 성폭력에 대한 전국 실태조사 및 규제와 처벌 강화, 사립학교법 개정 및 학생인권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오는 18일에는 대구 동성로에서 2차 집회가 열린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쌍둥이 0점 처리하면 어머님 딸 등급 바뀌나” 되물은 장학사

    “쌍둥이 0점 처리하면 어머님 딸 등급 바뀌나” 되물은 장학사

    숙명여고 사건 규탄 촛불집회 2개월째 경찰 수사 장기화되며 갈등 악화일로 학교·교육청은 “혐의 확정돼야” 입장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교육 당국과 숙명여고 학부모 간 갈등이 악화일로다. 교육 당국을 규탄하며 학교 앞에서 2개월 동안 촛불집회를 이어 온 학부모들은 “유출 당사자인 교무부장 쌍둥이 딸의 시험 점수부터 우선 0점 처리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학교와 서울교육청은 “최종 재판 결과가 나와야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시험문제 유출이 의심되는 두 학생의 과거 시험 성적 추이를 확인하며 계속 수사하고 있다.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숙명여고 2학년생 학부모는 최근 교육청에 전화를 걸어 “대법원 판결까지 나와야 0점 처리하고 교무부장을 징계하겠다는 학교 측의 입장과 교육청의 입장이 똑같으냐”라고 물었다. 이에 교육청의 한 장학사는 “쌍둥이가 0점 처리되면 어머님 자녀의 등급이 바뀌기라도 하느냐”라고 되물었다. 이 학부모는 다음날 다시 전화를 걸어 “만약 쌍둥이의 점수를 0점 처리했을 때 내 자녀의 등급이 바뀐다면 당장 그렇게 하겠다는 뜻이냐. 아니면 공부를 못해 성적 등급이 낮은 자녀의 학부모는 이런 민원도 제기하지 말라는 뜻이냐”라고 따졌다. 이에 장학사는 “어머님 자녀가 현재 고2라면 수시모집 원서 접수까지 아직 1년 정도 남았다”면서 “0점 처리가 당장 급한 것처럼 말씀하셔서 이해 당사자인지 여쭤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숙명여고 학부모들은 지난 8월 30일부터 매일 밤 학교 앞에서 ‘쌍둥이 시험 점수 0점 처리’와 ‘교무부장 파면·쌍둥이 퇴학’을 요구하며 촛불집회를 이어 오고 있다. 쌍둥이들과 같은 학년인 2학년생 학부모들이 주로 집회를 이끌고 있다. 학부모 김모(47)씨는 “숙명여고 학생 생활 지도 규정에 시험 중 부정행위를 했거나 동조한 학생의 시험 점수를 0점으로 처리하라는 규정이 있다”면서 “퇴학은 형사처벌 이후에 하더라도 0점 처리는 조속히 해 선량한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개월이 지난 현재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학부모와 졸업생으로 구성된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학교 측에 교무부장과 쌍둥이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학교 측은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교육 당국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교육청 감사 결과를 토대로 징계 권고가 내려졌지만, 아직 경찰의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0점 처리를 비롯해 징계를 확정하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0점 처리는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고 혐의가 확정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의병 홍범도·시인 윤동주가 통탄할 너무 매끈히 덧입힌 ‘그날들의 흔적’

    의병 홍범도·시인 윤동주가 통탄할 너무 매끈히 덧입힌 ‘그날들의 흔적’

    러시아 크라스키노에서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훈춘시로 가려면 러시아, 중국 세관을 차례로 거쳐야 한다. 수백여m를 사이에 두고 두 곳은 극명히 비교된다. 낡고 허름한 러시아 세관에 비해 중국 세관은 최신 지문 인식 기계를 도입했고, 규모 역시 수십 배나 된다. 비포장도로도 중국으로 들어서면 매끈한 아스팔트로 바뀐다. 달라진 중국의 모습을 새삼 느낀다.지난 24일 훈춘시에서 하루를 보내고 투먼시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1시간 정도 더 가면 왕칭현 봉오동이다. ‘봉오저수지’라는 한글과 한자를 함께 적은 간판을 지나 10여분을 더 걸어가니 매끈한 화강암으로 만든 ‘봉오동 기념비´가 나온다. 2013년 투먼시 인민정부가 세운 것으로, 글씨 윗부분에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별 문양이 붙었다. 그 뒤로 100m 정도 떨어진 흙바닥에 1993년 만든 낡은 기념비가 적벽돌 주춧돌을 그대로 드러낸 채 방치돼 있다.두 기념비는 문구가 조금 다르다. 새 기념비는 봉오동전투에 관해 “중국 조선족 반일무장이 여러 민족 인민들의 지지하에 처음으로 일본 침략군과 맞서 싸워 중대한 승리를 거둔 규모가 비교적 큰 전투”라는 부분을 추가했다. 두 개의 기념비에서 중국의 역사관을 어렴풋이 느낄수 있다. 기념비 왼편 계단을 올라 비탈길을 10분 정도 더 가면 봉오동 전적지를 볼 수 있다. 1970년대 후반에 댐을 만들며 많은 지역이 수몰됐지만, 그나마 저수지 너머로 당시 전투지가 남아 있다.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연해주를 비롯해 간도와 만주에서 수많은 독립군 부대가 일어났다. 이들은 두만강과 압록강을 넘나들며 일본군과 전투를 벌였다. 일본 정규군과 싸워 최초로 승리한 전투가 바로 봉오동 전투다. ‘나는 홍범도´로 불리는 의병장 홍범도가 이끄는 부대와 난무의 대한국민회군, 최진동의 군무도독부가 연합한 ‘대한북로독군부’가 산에서 매복하다 두만강을 건너 독립군을 추격한 야스가와 지로 소좌가 이끄는 일본군 19사단의 ‘월강 추격대대’를 격파했다.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군 전사 157명, 중상 200여명 독립군 전사 4명, 부상 2명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이 숫자에 관해서는 의견이 여전히 갈린다. 버스를 타고 80㎞를 달려 옌지시로 향했다. 한 식당에서 옌볜에서 가장 유명한 역사학자로 꼽히는 김성호(67·전 조선력사연구소장) 옌볜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그는 1980년대 평양 김일성종합대학 역사학부에서 근현대사를, 1990년대는 인하대에서 조선근현대사를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이 있다. 그에게 봉오동전투 일본군 사상자 수가 왜 불명확한지 묻자 “하나의 역사를 두고 조선, 미국, 중국, 일본이 다 다르게 말했다. 자기 나라에 맞게 부풀리거나 줄이는 사례가 당시에는 흔했다”는 답이 돌아온다. 그는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전투’에 관해서도 “당시 독립신문이 일본군 2000명이 죽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장소에 직접 가 봤나. 2000명이 누울 자리 있던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과거와 달리 지금도 정권이 앞장서서 그런 식으로 주장하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남북이 갈라진 지금 역사 인식을 통해 분단 사관을 극복해야 한다”며 “안중근 의사, 일본군 위안부, 항일투쟁 등 남북 역사학계가 함께할 수 있는 주제부터 다뤄야 한다”고 충고했다.옌지시에서 룽징시를 향해 1시간 정도 더 달리면 명동학교가 나온다. 명동학교는 ‘간도 대통령’으로 불린 민족운동가 김약연이 세운 학교다. 그는 1908년 간도 명동으로 이주해 한인 집단 촌락을 건설하고, 명동학교를 세워 인재를 길렀다. 윤동주를 비롯해 문익환, 나운규, 송몽규 등이 이곳에서 공부했다. 1929년까지 모두 1200여명의 졸업생이 나왔다. 졸업생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는 윤동주다. ‘명동’, ‘윤동주 생가’라고 쓰인 큰 안내돌을 돌아 마을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윤동주 생가와 마주한다. 1932년 윤동주가 용정 은진학교에 진학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팔려 허물어졌던 것을 1994년 복원했다. 윤동주는 명동소학교, 은진중학교를 거쳐 평양의 숭실중학교에 편입해 공부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자퇴해 1941년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졸업했다. 이후 일본 도쿄 릿쿄대 영문과에 입학했다가 교토 도시샤대 문학부로 전학했다.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나 일본 유학까지 했지만, 항일독립운동으로 1943년 일본 경찰에 체포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체실험을 당하다 옥사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게 살기를 바랐던 민족시인의 향취를 이곳에서 느끼긴 어려웠다. 명동촌은 봉오동 전적지와 마찬가지로 ‘연변조선족자치주중점문물보호단위’로 지정돼 관리 중이다. 집 인근에 윤동주의 시가 적힌 금색 조형물이 군데군데 박혀 있었다. 이곳에서 200여m 정도 떨어진 명동학교는 너무 번듯하게 새로 지어놔 어색하기까지 했다. 명동학교에 들어가니 교실에 윤동주 인형을 만들어 사진 촬영용으로 쓰고 있었다. 준수한 얼굴의 인형을 바라보며 실소가 났다. 명동학교의 옛 모습은 간데없고 인공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값싼 관광지를 찾은 느낌만 들었다. 현지 가이드가 ‘중국은 돈 되는 것이라면 뭐든 한다’며 농담을 건넸지만 웃을 수가 없었다.명동학교를 나와 가곡 ‘선구자’의 배경이 된 룽징시 비암산의 일송정으로 향한다. 버스를 타고 산 정상까지 오르며 조잡한 관광물을 계속 마주쳐야 했다. 일송정 역시 울긋불긋한 정자로 탈바꿈한 지 오래다. 독립운동가들이 바라보며 울분을 달래고 마음을 다잡았던 해란강이 시야에 들어온다. 흔적만 남은 러시아의 항일독립운동 유적지, 중국풍으로 바뀐 중국의 항일독립운동 유적지를 돌아보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해를 등지고 산에서 내려오며 ‘우리는 그동안 무얼 했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글 투먼·룽징(중국)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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