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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위위원 6명이 284조원 ‘뚝딱 심사’

    내년 나라살림을 다루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민생을 챙기기 위한 국회 차원의 조율과 협상보다는 정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여야간 기세싸움이 유난히 극심하다.여야가 계수조정소위 내 ‘비공개 소소위(小小委)’라는 변칙을 동원해 밀실 심사를 하는 것도 문제지만 283조 8000억원에 달하는 1년 예산을 소위위원 6명이 며칠만에 뚝딱 처리하고 있어 ‘졸속심사,부실심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여야 의원들은 11일 밤늦게까지 대표 회담과 의원총회를 열고 쟁점인 4대강 하천정비 사업과 포항 지역 건설 사업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규모를 놓고 의견을 조율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당초 SOC 예산 삭감 가능 규모를 5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민주당은 3조원에서 1조원,그리고 다시 8000억원으로 조정하는 등 진전을 보였으나 결국 무산됐다.여야 소속 의원들은 각각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은 12일 본회의 처리를 위한 예산 ‘심사 강행’,민주당은 ‘강행 저지’를 위한 충돌에 대비해 대표 회담이 끝날 때까지 대기했으나 마찰 없이 상황이 종료됐다. 양당 대표들은 12일 오전 대표 회담을 열고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나 당초 여야가 합의한 대로 이날 예산안 처리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날 대표 회담은 민주당 소속 예결위원들이 제의하면서 이뤄졌다.당초 민주당 측은 이한구 예결특위 위원장과 이사철·우제창·류근찬 의원 등 여야 3당 간사 협의에서 한나라당이 ‘SOC 예산 5000억원 이하 감액 불가’ 방침을 고수하자 오후 늦게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우제창 의원은 “이 위원장이 제시한 ‘소소위’ 심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SOC 사업 예산은 5000억원 이하로 깎자는 것인데 그 가운데 순수 SOC 사업은 3000억원에 불과하다.”면서 “이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소소위’에서 나가라고 말하는 등 소소위를 경직되게 운영하고 있어 황당하고 당황스럽다.”며 원내대표 회담을 통해 조율할 것을 요청했다.그러면서 이날 밤 늦게 의원총회와 간담회를 통해 “모든 걸 지도부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여야는 이에 따라 이날 하루 예결위 소위를 열지 못해 예산 심사도 하지 못했다.정쟁으로 60일에 달하는 예산 심의 기간을 허송세월한 데다 예산안 처리 시점을 12일로 못박으면서 본격적인 예산 심사 기간이 지난해(33일)의 5분의1 수준인 6일로 줄어 ‘졸속·부실·편법’ 심사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주현진 김지훈기자 jhj@seoul.co.kr
  • 민주 퇴장 속 ‘형님예산’ 처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는 10일 막판 최대 쟁점인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심의에 들어갔지만 제대로 된 심의를 하지도 못하고 정회를 거듭하다,결국 ‘소소위(小小委)’를 구성해 심사키로 결정했다. 여야 간사끼리 합의한 후 이한구 위원장은 “시간이 너무 촉박해 소소위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소소위에서 추가 삭감과 증액을 논의한다.”고 밝혔다.소소위 구성은 이사철·김광림·권경석 의원 등 한나라당 3명,우제창·조영택 의원 등 민주당 2명과 류근찬 자유선진당 의원 등 총 6명으로 구성됐다. 소소위는 이날 늦게까지 ‘5+2’광역경제 심사 등 SOC 예산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소소위에서 예산 심사가 끝나면 계수조정소위가 11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를 추인한다. 하지만 소소위 구성 자체가 편법이고 예산 조정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돼 “밀실에서 여야가 야합해 나눠먹기식 심사를 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도 지난 9일 “법에도 없는 편의주의적 예산심사”라고 비판한 바 있다. 특히 소소위가 앞으로 심의해야 할 예산안이 4000건에 달해 6명의 위원이 날림과 졸속 심사로 제대로 된 예산 심사가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야 간 이견이 큰 예산 심사를 비공개로 해서 정치적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 아니겠느냐.”며 “결국 동료 의원들과 이해집단의 민원성 ‘쪽지’가 난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산 심사가 소소위라는 편법으로 진행되는 데는 정부의 준비 부족과 불성실한 태도도 한몫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친박연대 등은 민주당이 퇴장한 가운데 4대강 정비사업 및 포항~안동간 도로 등 소위 ‘형님예산´ 일부를 처리했다. 야당에서 대운하 의혹 사업이라고 비판해 온 4대 강 정비사업과 관련해 제출한 국토해양부의 보고는 3줄의 사업설명이 전부였다.한 야당 의원은 “8000억원에 가까운 사업비를 3줄 가지고 심사하자니 배짱도 좋다.”고 국토해양부를 질타하기도 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 지역구인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 진입도로 사업 심사에서 야당이 “전년도에 비해 예산이 11배나 증가한 이유가 뭐냐.”며 ‘형님예산’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한동안 소위는 파행을 겪기도 했다. 한편 이날 김형오 국회의장은 법사위에서 민주노동당의 실력저지로 감세법안 처리가 지연되자 11일 자정까지 심사기일을 지정했다.법사위가 11일까지 심의를 마치지 못하면 직권상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김 의장의 이같은 결정은 예산 부수법안인 감세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을 경우 세입 규모가 확정되지 않아 예산안 처리 자체가 불가능해 강경카드를 뽑아든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인 유선호 국회 법사위원장이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직권상정 유보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고,민주당도 “법사위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철회해야 한다.”고 반발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민노당에 발목잡힌 감세법안

    여야가 합의한 종합부동산세 개정 등 감세법안이 9일 예상치 못한 ‘민노당 변수’에 부딪혀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가 무산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감세법안을 상정,처리하고,이를 본회의에 넘길 예정이었으나 민노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법사위원장실을 점거하는 등 실력저지에 나서면서 아예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이에 따라 법사위는 11일 임시국회에서 다시 전체회의를 소집,감세법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강기갑 민노당 대표는 이날 유선호 법사위원장을 만나 “졸속으로 여야 3개 교섭단체가 합의한 것은 부자들 곳간 채워 주고 서민은 죽이는 법”이라면서 “경제를 죽이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부자 감세법안과 종부세 개정안을 유보해 달라.”고 요구했다.이에 유 위원장은 “여야가 합의 처리해 온 것을 법사위에서 개입해 상정 안 하는 사례가 없었다.”면서 “형식대로라면 여야간 합의를 거친 사안이므로 상정 자체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민노당이 계속 법안 상정 저지에 나서자 유 위원장은 “오후에 일단 상정해 논의하겠다.”고 중재안을 제시했다.하지만 민노당의 저지로 이날 전체회의는 오후에도 열리지 못했다.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은 “앞으로도 정해진 순서에 따라서 졸속 예산이나 부자 감세안 처리를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민노당은 감세법안의 법사위 상정과 본회의 처리과정에서 게릴라식 시위 등으로 법안 처리를 막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뉴스플러스] 국립대 부설학교 공립화 철회 촉구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국립대학 부설학교의 공립화 전환을 입법예고한 것과 관련,서울대 사범대 학장단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립화 추진안 철회와 이를 추진한 안병만 교과부 장관의 퇴진을 촉구했다.이들은 성명서에서 “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에서 교육 실습 및 실험의 장이자 연구 개발의 터전인 부설학교가 없어진다는 것은 실험·실습실 없는 이공계 대학과 마찬가지”라며 “졸속으로 추진된 개정안은 교사 교육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무시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 [시론] 국회 ‘위법부’ 멍에 벗으려면/장성호 배재대 비교정치 교수

    [시론] 국회 ‘위법부’ 멍에 벗으려면/장성호 배재대 비교정치 교수

    또다시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엄동설한에 언 손 비비며 생계를 위해 몸부림치는 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야가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벌인 볼썽사나운 몸싸움은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줬다.이는 국회가 정치개혁의 최우선 대상임을 반증한다. 이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연례행사였지만 세계적 경제난의 한파가 동장군과 함께 우리에게 엄습해 을씨년스럽다 못해 참담한 자괴감을 더하게 한다.더욱이 여야간 예산안 협상이 잠정 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자유선진당을 ‘한나라당 2중대’라고 발언해 하루를 허비했고,하루 차이로 민주노동당의 격렬한 항의 등으로 또 하루를 소일했다.본질을 벗어난 지엽적 문제로 3류정치라고 할 말싸움을 벌이다 합의를 무위로 돌려 무능한 국회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민심은 천심’이라 했다.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말이 선거 때만 외치는 구호일 뿐인 것 같아 씁쓸하다.왜 우리가 뽑아준 선량들은 머리를 맞대고 진정성 있는 협상을 통해 대승적 결단을 하지 못하는가.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국회가 민주주의의 기본인 법을 어기고 편법을 동원하는 관행을 계속하는 것은 위헌국회의 전형이다. 금년 정기국회에서 헌법이 명시한 새해예산안의 법정처리시한이 12월2일이었고,12월9일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이었으나,국회는 이를 애당초 지킬 의사조차 없었던 것 같다.민주주의의 출발은 약속이다.법을 만드는 국회가 이를 방기하면 반민주적 처사로 봐야 한다.국회 예결특위는 파행으로 일관했다.283조 8000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두고 여당인 한나라당은 최악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적자재정이 필요하다고 본 반면,야당은 적자재정은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우리 경제의 체질을 약화시킨다는 반대논리를 고수했다. 18대 들어 현재까지 국회는 고작 58건의 법안만을 처리했고,현재 국회계류법안이 무려 2325건이나 된다.이쯤 되면 이유야 어쨌든 ‘식물국회’요,‘파업국회’다.국회무용론이 제기될 만하다.정기국회 내내 정쟁으로 일관하다가 시간에 쫓겨 임시국회까지 다시 열어 각종 법안을 졸속 처리하는 악습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다.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경제와 민생관련 법안이라도 여야가 신속히 합의 처리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정쟁 우선 국회를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설상가상으로 검찰에 기소된 국회의원을 보호해 줄 방탄국회까지 앞으로 시도된다면 의회주의의 파산선고로밖에 볼 수 없다.언제부터인지 반복되고 있는 정치권의 사법부 경시 풍조는 쿠데타만큼이나 민주주의를 파괴시키는 행태이기 때문이다.더 이상 입법부가 법을 어기는 ‘위법부’라는 멍에를 써서는 안 된다.차제에 우리는 이러한 법 경시 풍조를 강력하게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가령 예산안 같은 긴급하고 위중한 사안을 법정기일 내에 처리하지 못하면 국회의장단이 일괄 사퇴하도록 하는 법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경전하사(鯨戰蝦死)란 말이 있다.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뜻으로,여야의 당리당략에 죄 없는 다수 국민들만 피해를 당한다는 것을 의원들은 깨달아야 한다.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통합의 리더십으로 침체된 미국경제와 시장을 살리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자.여야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성숙된 의회민주주의 실현에 매진하기 바란다. 장성호 배재대 비교정치 교수
  • 국제中 ‘누더기 전형’ 혼란 현실로

    국제中 ‘누더기 전형’ 혼란 현실로

    “선생님한테 물어보면 국제중에 문의하라 하고 국제중에 문의하면 선생님한테 책임을 돌린다.뭐가 뭔지 모르겠다.” 8일 국제중에 지원하는 아이를 둔 한 학부모의 말이다.대원·영훈 국제중 입학 원서 접수가 시작된 지 4일째다.그러나 입시 요강을 둘러싼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교사들은 “너무 졸속이라 어거지로 끼워 맞추고 있다.전형 후폭풍이 더 두렵다.”고 고백했다.학부모들은 “선생님도,국제중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다.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한 초등교육 전문가는 “이미 예상됐던 일 아니겠느냐.”고 했다.“처음부터 전형 내용이 너무 부실했다.”는 지적이었다.K초등학교 6학년 담임 박모 교사는 “실제로 원서 입력을 해보니 당황스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무엇보다 원서에 기재해야 하는 항목과 초등학교 생활통지표 항목이 다른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박 교사는 “우리 학교의 생활통지표상 영역 평가는 3개 항목인데 국제중 인터넷 추천서는 5개 영역이더라.”고 했다.그런데 국제중 추천서는 전체 영역을 완전히 채우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다.그는 “어떻게든 항목을 채워야 하다 보니 교사가 학생을 소재로 소설을 써주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5학년 생활기록부가 없어졌다는 한 학부모는 “학교에 전화해서 예전 자료를 찾아달라 하니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으로 바뀌면서 다 없어졌다고 하더라.”고 말했다.그는 “선생님이 ‘평가불가’로 추천서를 작성한다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떨어지면 누가 책임지느냐.”고 언성을 높였다.현재 국제중은 생활기록부가 없는 경우,각 초등학교에서 성적 평가위원회를 만들어 학생 성적을 판단해 줄 것을 권고한 상태다.그러나 한 초등 교사는 “위원회를 만든다고 해서 없는 성적을 새로 만든다는 것은 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E초등학교에선 학부모가 NEIS 인증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일까지 생겼다.“직접 자녀의 기록을 찾아보겠다.”는 얘기였다.이 학교 교사는 “민감한 자녀의 일이라 답답한 마음에 하신 말씀으로 보이지만 교육청 담당자 외에는 아무도 못하는 일이다.”고 했다. 교사와 학부모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B초등학교 박모 교사는 “전형이 너무 엉성해 도저히 기재해 줄 수 없는 항목들이 많은데 학부모들은 왜 해줄 수 있는 걸 안 해주느냐고 따진다.”고 토로했다.그는 “공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교사와 자녀를 아끼는 학부모가 서로 부딪치는 상황이 계속 연출되고 있다.”고 했다. 학교 현장에 혼란이 커지자 일부 초등학교에선 “차라리 국제중 지원을 자제해 주면 좋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학부모들에게 발송하기도 했다.이런 내용의 공문을 받은 한 학부모는 “아이를 위해 정말 지원하고 싶은데 학교와 선생님 눈치가 보여서 이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려했던 ‘교육 양극화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강남 G초등학교 김모 교사는 “주변 학교들을 보면 현재까지 학교당 60~70명 정도가 지원을 마친 걸로 보인다.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그러나 관악지역 B 초등학교 성모 교사는 “3~4명이 지원한 상태지만 더 늘어날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경제위기 심각한데… 18대 국회 ‘무대책·무책임·무소신’ 되풀이

    경제위기 심각한데… 18대 국회 ‘무대책·무책임·무소신’ 되풀이

    18대 첫 정기국회가 9일 국회법상 회기를 마치게 된다.이명박 정부 들어 첫 정기국회는 낙제점을 면할 수 없게 됐다.예산안은 법정 처리시한인 12월2일을 넘긴지 오래고,민생법안은 여야의 정쟁 속에 줄줄이 낮잠을 자고 있다. 국회 본연의 임무인 법안 처리 건수는 불과 58건에 그쳤고,7일 현재 계류법안은 2325건이나 된다.무대책·무책임·무소신 등 ‘3무(無) 국회’로 기록될 만하다. ●무대책 국회 예산안 처리 공방은 대책 없는 국회의 전형을 보여준다.여야가 경제위기에 따른 여론을 의식해 가까스로 예산안 처리 시기를 ‘오는 12일’로 정하긴 했지만,헌법이 정한 처리 시한인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은 또 다시 무너졌다.10년 만의 정권교체 후 첫 정기국회라는 점이 갈길 바쁜 예산안의 발목을 더 세게 잡았다.한나라당은 ‘MB노믹스’ 실현을 위한 자산으로,민주당은 대여(對與)견제 수단으로 예산안을 볼모로 삼았다. 당연히 예산안 심사는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국회 기능이 부실한 한국의 상황에서는 현행 국회 예산심의 기간인 60일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국회운영 제도개선위원장인 심지연 경남대 교수는 “정부의 예산안 제출시기를 회계연도 개시 90일 전에서 120일 전으로 앞당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책임 국회 전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과 시급한 민생법안을 외면한 무책임한 국회라는 비판도 제기된다.쌀 직불금 파문,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헌법재판소 접촉 공방 등 굵직한 현안이 국회 에 가면 정쟁으로 변질됐다.‘잃어버린 10년’ 공방이 시사하듯 여야간 정쟁은 전·현직 정권의 갈등으로 비화돼 국회를 이념대립의 장으로 만들어버렸다.한나라당은 사이버모욕죄 강화와 미디어관련법 개정 등 경제위기 극복에 시급하지 않은 법을 만지작거리는 데 당력을 모았고,민주당은 잦은 국정조사권을 발동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한나라당이 민생 살리기 법안보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사이버모욕죄 강화 등 ‘정치적 입법’에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인 건국대 한상희 교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던 정부·여당의 콤플렉스가 시민들의 주권을 가로채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소신 국회 입법부의 역할과 소신은 뒤로 밀렸다.민생법안 처리가 10일 소집된 임시국회 이후로 밀리면서 서민생활과 직결된 법안들의 무더기 졸속 심사가 불가피하게 됐다.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상대 정당 의원이 서민이나 대학생을 지원해야 할 법안 내용에 동의해 놓고도 상임위만 열리면 정쟁거리를 들고 나오며 법안 심사와 처리를 고의로 지연시키는 등 돌변해 버린다.”고 푸념했다. 행정부를 감시·견제해야 하는 국정감사도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 부실하게 진행됐다.불과 20일 동안 478개 피감기관을 감사해야 하는 제도상 허점도 짚을 수 있다.연세대 김호기 교수는 “여야가 정치적 이해관계에만 몰두하지 말고 국익 중심의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면서 “입법부에 대한 견제기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구혜영 구동회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졸속행정, 그 정점에 선 국제중

    설립 여부를 놓고 거센 논란을 일으켰던 대원·영훈 국제중학교 전형방식이 원서접수 막바지까지 오락가락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화를 부르고 있다.서울시교육청과 국제중은 당초 초등학교 5학년 1,2학기와 6학년 1학기 성적을 A,B,C,D 4등급으로 분류해 제출토록 했으나,생활기록부와 생활통지표가 서술형으로 기록된 학교가 많아 등급 분류가 어렵다는 항의를 받자,뒤늦게 5학년 성적은 서술형을 내더라도 심사를 통해 평가하겠다고 밝혔다.현재 서울의 500여개 초등학교 중 생활기록부는 모든 학교가,생활통지표는 48개 학교가 서술형으로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따라서 4등급으로 분류해 제출토록 한 것은 서울시교육청이 초등학교 교육 평가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르고 있거나,여론을 수렴하지 않고 졸속행정으로 국제중 설립을 급하고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서울시교육청과 국제중은 우선 미봉책으로 서술형 기록을 제출토록 했지만 갈등의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다.국제중이 서술형을 자체적으로 4등급으로 분류한다고 하지만 어떻게 기준을 정할 것인지 모호하기 짝이 없다.과연 불합격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승복할지 의문이다.법적인 판단까지 구하는 학부모가 있을지도 모른다.초등학교의 고민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앞으로 학생들을 국제중에 입학시키기 위해,서술형으로 유지해왔던 생활기록부와 생활통지표를 4등급으로 나누려는 학교도 적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국제중 입학생 328명을 뽑기 위해 500여개 초등학생들의 성적을 모두 4등급으로 분류하는 것이 교육이념에 맞는 것인지 반발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을 것이다.서울시교육청은 이제라도 여론을 제대로 수렴해 혼선과 분열을 줄여야 한다.
  • 국제중 원서접수 바로 내일인데…

    국제중 원서접수 바로 내일인데…

    논란을 거듭하던 대원·영훈 국제중학교 입학전형이 3일 일부 수정됐다.당초 초등학교 5학년 1,2학기와 6학년 1학기 성적을 A,B,C,D 4등급으로 분류하기로 했던 전형 방식을 5학년 성적의 경우 등급별 성적 산출이 불가능하다면 초등학교에서 제출한 학생기록을 근거로 국제중에서 자체 심사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기본적인 전형안은 유지하지만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5학년 성적 산출 방법 일부를 수정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6학년 1학기 성적 산출 방식은 그대로 유지했다.입학 원서 접수를 불과 이틀 남겨 놓은 시점이다.학부모들은 여전히 “너무 혼란스러워 입시 준비가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초등학교 교사들도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졸속 대응이다.서울시교육청과 국제중을 상대로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원·영훈 국제중 “제출서류 자체심사” 5학년 성적의 경우 등급별 성적 산출을 권장하되 불가능한 경우 초등학교에서 제출한 서류를 근거로 국제중이 자체 심사하기로 했다.4등급 외 다른 기준을 이용했던 초등학교의 경우는 배점을 달리하기로 했다.일선 초등학교 교사들의 거듭된 지적 때문이다.현재 초등학교 성적표는 서술형으로 표시하도록 돼 있어 등급 구분이 불가능하다.D초등학교 교사 김모씨는 “서술식으로 되어 있는 5학년 성적을 6학년 담임이 등급별로 표기하려면 거짓말로 쓰라는 말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각 초등학교 생활통지표 양식이 천차만별인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김 교사는 “통일된 양식이 없는데 등급별로 성적을 산출할 경우 나중에 공정성 시비가 일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1년이 지난 생활통지표를 따로 보관하지 않는 학교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통지표를 보관하지 않은 학교 가운데는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데이터베이스에 통지표 기록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즉 내려고 해도 낼 생활통지표가 없는 셈이다. ●교사들도 “졸속 수정… 끝까지 대응” 결국 대원·영훈중은 “5학년 성적 산출이 불가능하면 가지고 있는 서류만 제출하라.”고 입장을 바꿨다.국제중이 알아서 성적 등급을 판단해 주겠다는 얘기다.그래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한 학부모는 “성적 산출 기준도 없고 모든 게 모호한 상황인데 과연 불합격한 학생들이 수긍하겠느냐.”고 했다.다른 학부모도 비슷한 반응이었다.“없으면 내지 말라는 게 말이 되냐.자기들 마음대로 뽑겠다는 말이냐.”고 했다.이에 대해 한 초등학교 교장은 “이렇게 되면 아예 5학년 성적은 실질적으로 반영을 안 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초등학교 교사들은 “근본적인 문제점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며 강력 반발했다.‘올바른 입시를 위한 선생님 모임’ 교사 3명은 이날 시교육청을 항의 방문해 “급하게 추진되고 있는 전형 때문에 초등교육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고 비판했다.6학년 교사 211명이 서명한 항의서도 함께 제출했다.이 모임 임시대표 박모 교사는 “애초에 교육청과 국제중이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대해 완전히 무지했었다는 게 이번에 드러났다.”고 말했다.현재 초등학교 교사들은 “국제중 전형 방식이 초등 교사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준다.”고 주장하고 있다.대원·영훈 국제중은 5일부터 인터넷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단독]‘입시비리’ 홍대 미대 졸속전형 논란

    올초 미대 입시비리에 휘말렸던 홍익대가 2009학년도 미대 자율전공학부 전형에서 실기 전형을 아예 폐지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필기시험 성적보다는 실기능력이 중요한 미대의 특성을 외면한 채 공정한 심사 잣대를 마련하기보다는 평가의 잡음을 없애기 위한 미봉책이 아니었냐는 지적이다. 미대 학생들을 점수로만 뽑겠다는 계획에 수험생의 반발도 적지않다. 2009학년도 홍익대 미대 정원은 총 500명으로 이 중 자율전공학부 정원은 71명이다. 자율전공학부는 1단계 수능성적,2단계 학생부 400점, 수능 500점, 면접100점으로 선발할 계획이며,1학년 과정을 마친 뒤 실기시험없이 1학년 점수만으로 미대 각 학과로 지원할 수 있다. 실기위주 수업을 할 학생들을 거의 필기성적만으로 뽑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실기전형 폐지 발표가 올 2월 미대 입시 비리로 교수 8명이 마포경찰서에 입건된 시점이었다. 수도권 C미술학원 원장은 24일 “미대 입시비리가 매년 터지니까 학생들을 성적대로 뽑아 배치하겠다는 안이한 발상”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원장은 “홍대 미대의 전형과정이 갑자기 바뀐 예는 없었다.”면서 “재직 중인 홍대 교수로부터 ‘자꾸 실기전형에서 문제가 생겨 피곤하니 다른 과로 확대할 의향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고 고백했다.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왔다. 미대를 준비 중인 김모(18·Y여고3)양은 “실기 전형 인원이 줄어든 바람에 결국 홍대가 아닌 다른 곳에 하향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종욱 홍대 입학관리본부장은 “미술 적성을 뒤늦게 파악한 학생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자는 취지에서 올해 2월 결정한 뒤 대학교육협의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2단계 면접에서 연필을 이용한 간단한 테스트가 포함되는데 이를 면접참고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올초 미대교수들의 비리가 실기전형 폐지과 관련돼 있는지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벌써 걱정되는 내년 예산 부실심의

    국회가 어제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착수했다. 국회는 다음달 2일인 예결특위 활동시한을 같은 달 8일로 연장했지만 283조 8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꼼꼼하게 처리하기에는 빠듯하다. 게다가 여야가 종부세 개편 등을 두고 전선을 형성하면서 시한 내 처리에 진통이 예상된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정기국회 회기인 다음달 9일까지 예산안 처리가 어려울 경우 직권상정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을 정도다. 올해 예산안은 중요성이 여느 해와는 다르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경제살리기를 위해 정부가 이례적으로 수정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를 헤쳐나가고 서민 가계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이 오롯이 담겨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종부세를 비롯해 법인세, 상속·증여세 인하 등 ‘부자감세’로는 경기를 살릴 수 없고 재정건전성만 악화시킨다며 감세법안의 철회와 서민복지예산의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가예산을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다.”며 감세와 재정지출의 증대를 통한 경제위기 수습에 협조를 요구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국회는 예산안을 시한 내에 처리하는 것은 물론 경기부양에는 효과가 없고 재정건전성만 해치는 선심성 예산을 과감히 걸러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도로개설 등에 지역민원인 선심성 예산을 6개 상위에서만 2조 8000억원을 늘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시한을 넘기고 벼락치기식의 졸속심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여야의 생산적인 논의를 통한 예산안 심의를 기대한다.
  • 예산 1000억 날린 ‘졸속 도로명’

    예산 1000억 날린 ‘졸속 도로명’

    ‘황천길’‘할렘가’가 공식 도로명이라고요? 정부가 ‘도로명 주소체계 전환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엉뚱하거나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는 이름을 적지않게 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이같은 ‘졸속 행정’을 바로잡기 위해 무려 1000억여원의 예산 낭비가 예상되고 있다. 13일 행정안전부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유정 의원에게 제출한 ‘주소로 부적절한 도로명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도로명 주소사업이 완료된 164개 시·군·구에서 재정비해야 할 도로명 표지판은 14만 2382개, 건물번호 표지판은 268만 6697개에 달한다. 여기에는 ▲황천길·할렘가·야동길·부고길 등 주민의 반발을 살 수 있는 도로명 주소가 쓰였거나 ▲○○교회길·□□절길·△△아파트길 등 특정 종교시설이나 사유시설의 이름을 부여한 사례 ▲시청길·동사무소길·등기소길·전화국길 등 이전 가능성이 있는 공공시설물에서 명칭을 따와 지속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는 사례 등이 포함돼 있다. 이처럼 도로명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이름을 재정비하는 데만 984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3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196억원, 부산 70억원, 인천 60억원, 충남 54억원 등의 순이었다. 김 의원은 “내년도 재정비 예산이 전액 삭감돼 도로명 주소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면서 “혈세를 낭비한 책임소재를 밝히고, 주소체계 전환에 따른 국민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대책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로명 주소사업은 기존 지번으로 이뤄진 주소체계를 도로·건물번호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 1997년 시작됐다. 지금까지 21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내년까지 사업을 마무리한 뒤 오는 2012년부터는 주소체계를 지번에서 도로명으로 전면 대체할 계획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반쪽 FTA 공청회

    국회가 마련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청회가 민주당의 불참 속에 ‘반쪽 청문회’로 진행됐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12일 관련 전문가들을 불러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와 보완대책’이라는 주제로 공청회를 열었다. 하지만 ‘선(先) 비준’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과 민주당이 내세운 전문가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은 채 한나라당과 선진창조모임 쪽만 의견을 주고 받아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싼 냉기류를 반영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한나라당 쪽은 비준안의 조속 통과를 강조한 반면 선진창조모임은 국내 농촌 문제와 미국의 입장 등을 들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한나라당이 초청한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투자정책실장은 “지난해 13개 정부출연연구소가 합동으로 연구한 결과 한·미 FTA가 실행되면 국내 GDP가 0.3~6% 추가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미국이 추가 협상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봉쇄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게 중요하며, 미 의회의 비준 시기를 보고 우리 비준 시기를 정하겠다는 생각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서 실장은 “우려하는 대로 재협상으로 가게 되면 FTA가 물 건너가기 때문에 재협상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은 결과적으로 한·미 FTA를 무산시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쪽의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도 ‘조속 비준’을 주장한 뒤 “미국이 정치적 결정으로 자동차 문제를 제기하면 기존 협정을 유지하면서 품목별 협약 등 ‘원안+α’의 추가 협약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같은 한나라당이 내세운 최원목 이화여대 법대 교수는 원칙적으로는 한·미 FTA에 찬성하지만 지금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최 교수는 “미국의 재협상 요구는 필연인 만큼 협정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우리가 실리를 챙길 수 있도록 농업문제나 개성공단 원산지 표시 등 공세적인 다른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미 의회의 FTA 제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비준하는 것은 카드를 써버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선진창조모임이 내세운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FTA를 ‘졸속’이라고 규정하고 “미국이 재협상에 준하는 요구를 한다면 우리의 가장 좋은 카드는 농업 부문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한국외대, HK 탈락 소송

    한국외국어대학교는 11일 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의 2008 인문한국지원사업(HK) 선정 결과에 대한 사업지원대상자제외처분 및 속행정지신청서를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다.HK사업에 한국외대의 9개 연구소가 지원해 중남미연구소와 동남아연구소가 면담심사 대상에 선정됐으나, 지난달 28일 학진의 최종 선정 결과 발표에서 둘 다 제외됐다. 지난달 30일 학진에 공식해명을 요구했던 한국외대는 “공식해명 없이 선정과정에 대한 의혹이 남은 상태에서 연구지원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돼선 안된다.”고 소제기 이유를 밝혔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KBS ‘미디어포커스’ 개편 반발 확산

    17일로 예정된 KBS 가을 개편에서 1TV ‘미디어포커스’를 ‘미디어비평’으로, 2TV ‘시사투나잇’을 ‘시사터치 오늘’로 개편한다는 회사 방침에 제작진이 연일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작진은 “이병순 사장이 취임한 뒤 제작자율성을 침해받아 왔다.”고 주장하면서 동조하는 기자 및 PD들과 11일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들은 앞서 6일에도 항의집회를 열었다.그 동안 토요일 오후 9시 40분에 방영되던 KBS 1TV ‘미디어포커스’는 개편 이후 ‘미디어비평’으로 이름을 바꿔 금요일 오후 11시 30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미디어포커스’ 제작진 6명은 최근 사내 게시판에 ‘미디어포커스, 이렇게 보낼 수 없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그 동안 제작진이 타이틀을 지키려 한 것은,‘조중동’과 한나라당이 ‘미디어포커스’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상황에서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포맷으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은 KBS가 권력에 굴복하는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제작과 관련해 불합리한 압력을 여러 차례 감수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막말 파문을 보도할 때 “유 장관의 품위가 손상될 만한 내용들은 빼라.”는 지시가 있었고,YTN이 기자 6명을 해고하는 내용을 다룬 보도는 취재 기자가 팀장과 격한 논쟁을 벌인 끝에 겨우 방송을 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밖에 촛불시위 자료 화면에서 ‘이명박 OUT’이라고 적힌 손팻말 화면이 두 차례 다른 화면으로 대체되는 등 소모적인 싸움을 되풀이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디어포커스와 시사투나잇이 여론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지되고, 이에 따라 묻지마식으로 이루어진 졸속 인사발령으로 기자와 PD들은 준비는 커녕 일주일 만에 뚝딱 개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대통령 연설의 신설과 두 프로그램의 폐지는 결코 제작진만의 문제가 아니라,KBS의 존재 근거를 무너뜨리는 신호탄”이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개편 중단과 제작자율성 보장 방안 마련을 요구하며,10일부터 연좌농성에 들어갔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FTA 비준 정면 대치

    여야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상정 여부를 놓고 대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10일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오는 12일 공청회 직후 국회 상임위에 비준동의안을 상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선 대책·후 비준’ 입장을 굽히지 않고, 한나라당의 조속 처리 방침을 저지하겠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한·미 FTA 비준동의를 둘러싼 여야의 강경 대치는 정기국회 하반기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첫 격돌이라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이 문제는 쌀 직불금 국정조사와 MB노믹스 관련 입법,2009년도 예산안 처리 등 향후 예고된 정쟁 국면에 앞서 벌어지는 기싸움 성격이 짙다.”고 내다봤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익이 걸린 사안이라 오는 12일 공청회를 하고 바로 상정할 것 같은데, 바로 처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11일 정책의총에서 의견을 모아 법정시간 내에 처리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의회의 ‘레임덕 세션(대선이 끝난 이후에 열리는 미국 의회 회기)’이 시작되는 17일 이전에 상정하겠다는 기존 방침에서 한발 더 나간 것이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황진하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행절차를 밟는 게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고, 우리는 24개 관계법안 개정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 시작하자는 것”이라면서 “FTA는 실물경제 회복의 돌파구라 매우 좋다.”며 야권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와 미국 대선 등 여러 상황이 변하고 있지만,18대 국회 들어서는 이같이 변화된 상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여야 합의 없이는 절대 상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원내 대변인은 “비준안은 국회 특위를 구성해 상정 시기를 검토하고 대책을 수립한 뒤 처리를 논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다면 여야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먼저 손실이 발생하는 분야에 대한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며 전제조건을 달았다.한편 민주당 김재윤·유선호·천정배·최인기 의원과 자유선진당 김낙성·류근찬 의원, 민주노동당 강기갑·권영길 의원 등 일부 야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한·미 FTA 졸속비준에 반대하는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가칭)’ 준비모임을 가졌다.구혜영 김지훈기자 koohy@seoul.co.kr
  • 자고 나면 바뀌는 국제中 ‘누더기 전형’

    국제중학교 입학전형이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고 있다. 그래서 ‘누더기 전형’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 3일 서울지역 국제중의 2단계 개별면접을 ‘인성면접’으로 전환하도록 권장했다. 이렇게 되면 6일 전형요강 승인을 앞두고 입시안이 다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숨가쁜 국제중 전형안 변천사 서울시교육청은 국제중 설립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 영어면접 시행을 검토했다. 하지만 지난 8월 공식적인 설립계획을 발표했을 때는 영어면접을 배제시키고 정원의 7.5%를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으로 선발하기로 했다.‘과열경쟁 논란’을 일축시키기 위해 무작위 추첨도 도입했다. 하지만 9월 최종 확정안을 발표하면서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을 20%로 확대시켰고 자기소개서는 목록을 정형화시켜 토익·토플 점수를 기재할 수 없도록 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1단계 자기소개서와 2단계 집단면접을 없앴다. 모두 사교육 기승과 과열경쟁을 우려한 탓이다. 이 와중에 당정이 참견하고 나섰다. 전형요강 승인을 3일 앞두고 개인면접도 사교육 기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개인면접이 아닌 ‘인성면접’만을 실시해야 한다는 논리다. 안 그래도 누더기가 된 입학전형이 다시 ‘성형수술’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 모든 게 100여일 만에 벌어졌다.●입시안 이번에도 또 바뀔까 시교육청은 당정의 결정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개별학교의 전형요강은 학교가 안을 만들어 시교육청의 승인을 받아 내면 되는 일인데 갑자기 당정이 국제중 입학전형에 개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교육청 입장에서는 당정의 의견에 신경쓰지 않을 수도 없다는 표정이다. 여당의 정책조정위원장과 교육과학기술부의 수장이 만난 자리에서 이런 권고안이 나왔다는 것은 큰 압박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시교육청도 ‘이렇게 된 마당에 인성면접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문제는 서울시민의 지대한 관심을 받는 중대사가 너무 급하게 ‘속전속결’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사교육비 논란을 비롯해 입시과열, 귀족학교 논란이 계속 제기됐지만 시교육청이 내놓은 방책은 ‘입시전형 수정’뿐이었다. 수차례의 공청회와 여론조사, 수년간의 입시안 연구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몇 달 사이에 후딱 추진되다 보니 이런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시교육청조차도 국제중의 정체성을 제대로 규정하지 못해 입시안만 계속 바꾸는 졸속책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시론] 국제중 설립 ‘미완의 설계도’로는 안된다/이윤미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시론] 국제중 설립 ‘미완의 설계도’로는 안된다/이윤미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서울시교육청에 의해 설립계획안이 발표된 이래 논란이 돼 왔던 국제중학교 2개교의 내년 3월 개교가 가능하게 됐다. 이 논란을 지켜보면서 그 내용과 절차가 졸속적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의무보편 교육단계인 중학교체제를 변형시킬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학교를 설립하면서 그 교육적, 사회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여론수렴절차나 정책연구보고서조차 없었다는 점은 놀랍다. 시범운영 등을 통해 교육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절차도 없이 모든 문제는 사후에 처리하겠다는 식의 대담함을 보인 서울시교육청의 조급함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대여론이 높았고, 불과 보름 전 서울시교육위원회가 동의결정을 유보해야 할 정도로 사회적 합의와 준비부족의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한나라당에서도 초등교육정상화와 사교육비 문제로 우려를 표했다고 전해진다. 이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단 제도를 시행하고 보자는 발상은 위험하며 무책임하다고 본다. 교육적 효과가 의문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미완의 설계도를 가지고 입주날짜부터 정하고 집을 짓고 보자는 것이다. 잘못 만들어진 제도는 쉽게 고치기 어려우며 그 제도로 인한 부담은 사회 전체가 져야 하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렇다고 현재의 학교 교육체제에 대한 개선이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제도의 개선은 사회적 적합성과 다양한 수요가 이상적으로 결합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을 전문적으로 판단한 기초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적 ‘다양성’이 필요하다면 학생의 다양한 잠재력을 진단하고 보장하기 위한 보편적 방안을 제시해야지 일부 ‘수요자’들의 단편적 요구에 따라 새로운 학교를 난립하는 형태로 추진해서는 곤란할 것이다. 현재 설립추진 중인 국제중학교는 장기귀국자녀나 외국인유치를 위한 학교가 아니다. 일반중학교에서 소위 ‘글로벌인재’ 양성을 위해 이중언어교육을 실시하려는 것이라 명칭과 목적이 모두 혼란스럽다. 글로벌인재가 무엇인지, 이중언어교육을 통해 그러한 인재가 키워질 수 있으며 별도의 학교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근본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기중등교육단계인 중학교에서는 진로탐색의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하는 것을 중시한다. 따라서 국제중학교와 같은 학교에 입학하는 데 작용하는 진입장벽(영어사교육, 등록금, 교육정보 등)으로 인해 개인의 성장 기회가 일찍 제한되고 포부가 조기에 냉각되는 상황들이 벌어진다면 한국교육의 기회균등 시스템에는 분명히 적신호가 켜지는 것이다. 우려대로 국제중학교가 ‘특권적’ 학교가 된다면 제도교육이 추구해온 공정경쟁의 게임은 ‘새로운 규칙’(혹은 변칙)에 의해 수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제도교육이라는 게임에 진입하려는 학부모·학생들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는 더욱 빨라졌다. 새로운 게임의 규칙을 익히고 승자가 되기 위해 무한정 투자를 감수할 것인가, 쉬운 경쟁을 선택하고 마이너리그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게임을 포기할 것인가.‘다양한’ 능력과 잠재성이 인정되어 기뻐할 학생보다 희망을 일찍 포기해야 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것이 안타깝고 두렵다. 이윤미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 여야 대정부질문 충돌

    여야 대정부질문 충돌

    18대 정기국회 첫 대정부질의를 벌인 3일 여야는 정치분야에서 팽팽한 ‘단상 대결’을 펼쳤다. 첫날인 만큼 여야는 저격수 포진에 각별한 관심을 쏟은 흔적이 역력했다. 전문성과 돌파력 있는 의원을 앞세워 기선잡기에 신경썼다. 대정부 질의를 통해 하반기 정국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쌀 직불금’ 문제와 ‘봉하궁’ 논란을 거론하며 참여정부 때리기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권은 집권 초기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야당에 대한 편파수사 의혹을 제기하는 데 집중했다. 한나라당 조진형 의원은 “직불금 부당수령 사태는 졸속적인 제도시행과 문제를 은폐하기에 급급해 제도개선이 늦어진 ‘참여정부 실정의 백미’”라고 주장했다. 이은재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김해시가 특별교부세 400억원을 수혜한 사례를 들며 ‘봉하궁’ 논란에 불을 지폈다.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봉하역’ 설치,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김해에 골프장을 조성한 것 등을 ‘봉하궁’ 논란의 실례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최고위원이자 3선의 송영길 의원이 선발대로 출격했다. 송 의원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와 같은 당 김민석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수사 문제를 짚었다. 송 의원은 “한국이 한·미FTA를 먼저 비준하면 미국도 우리를 존중할 것이라는 논리는 국제사회의 냉정함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민석 최고위원에 대한 수사와 관련,“유학 중인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의 한 달 생활비가 최소한 8000∼1만달러 정도 들 텐데, 만약 생활비를 누가 빌려줬다면 역시 정치자금법 위반이 되는 것이냐.”며 편파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당 안팎으로부터 ‘주포’로 공인받은 박영선 의원은 현 정권의 경제 실정을 매섭게 다그쳤다. 박 의원은 “경제를 살리겠다던 이명박 정부가 지난 10개월간 무엇을 했는가.”라고 포문을 연 뒤 “부가세를 인하하고 내수를 살리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인재를 두루 영입하는 거국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은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방침을 몰아세웠다. 이 의원은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은 사전영향평가도 안 한 졸속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한승수 국무총리가 “이 정책은 재정을 지방에 분배해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이 의원은 “지방 사람들이 푸들이냐, 거지냐. 수도권에서 떨어지는 것이나 먹으라는 게 통합정치냐.”며 맹비난했다. 구혜영 구동회기자 koohy@seoul.co.kr
  • “국제중 가결 사전논의 의혹…공정택 퇴진 나설 것”

     31일 서울시교육위원회에서 가결된 국제중학교 설립안과 관련, 위원회 의장단과 서울시교육청·공정택 교육감 사이의 사전 논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시교육위원회 이부영 교육위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국제중 설립에 대한 재심의는 당초 일정과는 무관하게 갑작스레 열린 것”이라며 “회의 자체도 충분한 논의가 없는 상태에서 찬반투표를 강행하려하는 등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국제중 재심의의 절차상의 문제에 항의하며 최홍이 교육위원과 함께 퇴장,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위원은 “이번 회기는 120회 정례회인데 모든 일정은 이미 확정이 돼 있었고, 국제중에 대한 논의는 지난번 회기에서 마무리 된 상태였다.”라고 설명한 뒤 “원래 일정에 없던 국제중 논의에 대해 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분이 갑작스럽게 속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규정 상 지난 회기에 보류된 논의를 다음 회기에서 다시 다룰 수는 있지만 그간 사소한 일들도 협의를 거쳐 재상정 했는데 이번 국제중 재심의는 느닷없이 이뤄졌다.”며 “기존의 관행을 깨고 의장단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알리고, 위원들에게 통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같은 일방적인 회의 진행은 위원회 집행부와 교육청·공 교육감이 사전에 각본을 짜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당뇨병을 이유로 국정감사 마지막날 병원에 입원했던 공 교육감이 국제중 재심의날 아침에 교육위원들을 찾은 사실에 대해 이 위원은 “아침에 갑자기 공 교육감이 찾아와서 당황했다.”며 “얼굴을 보니 평소보다 더 건강해 보이더라. 정말 아픈 사람이었으면 문안 인사라도 하겠는데 얼굴을 보니 화가 나서 항의만 했다.”고 전했다. 그는 “공 교육감이 찾아온 것도 이미 국제중 설립에 대해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진 상태에서 교육위원들에게 ‘잘 부탁한다’는 식의 인사치레를 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일각에서 국제중 설립에 대해 ‘대국민사기극’이라는 표현을 하던데 전혀 과한 표현이 아니다.”라며 “교육청에서 이야기하는 국제중 입학 보완책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게 무슨 보완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제중 자체가 사교육을 불러올 수 밖에 없는 정책인데 입시전형 몇 개 보완한 것으로 사교육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며 “차라리 솔직하게 영어 잘하는 아이들을 모아다가 엘리트를 만들겠다고 하는 게 낫다. 비난여론이 거세지니까 입시정책 몇 개 바꿔가면서 임기응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이야 여론이 안 좋으니까 입학 조건을 변경한 것이지만 아마 1~2년 후 비난이 수그러들면 슬그머니 다시 기존의 방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결과적으로 국제중 건립은 사교육 시장을 키울 수 밖에 없게 돼 있다.”고 말했다.  ’국제화 사회에서 다양한 인재를 기르기 위한 특성화 교육’이라는 국제중 설립 취지에 대해서도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한 이 의원은 “영어를 잘하는 것이 무슨 특성화인지 모르겠다. 차라리 요리·만화 전문학교를 만드는 게 더 특성화의 취지에 알 맞다.”라며 “다양화 역시 마찬가지다. 영어 몰입교육을 시키는 학교 2개 만드는 것이 다양화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차라리 솔직하게 입시 명문 중학교 2개 늘리는 것이라고 하는 편이 낫다.”고 비난했다.  그는 핀란드·프랑스 등 유럽의 예를 들면서 “평준화된 학교에서 다 같이 공통과목을 공부하면서 보다 다양한 커리큘럼을 만들어 학생들 개개인의 특징을 살려주는 것이 국제중과 같은 입시 전문학교를 만드는 것보다 교육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지금처럼 유치원 부터 입시 경쟁을 시키면서 무슨 노벨상을 바라겠는가.”라고 꼬집은 뒤 “한국 학생들은 이미 살인적인 경쟁을 하고 있는데 더 경쟁을 시키겠다는 공 교육감의 방침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식의 경쟁 교육을 유도하는 공 교육감을 인정할 수 없다.”며 “시민단체들과 함께 퇴진운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공 교육감이 강력하게 추진해온 국제중 건립에 대한 비난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일부 교육위원들 마저 국제중 건립에 등을 돌리면서 향후 이를 둘러싼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뉴스in뉴스] 교사들 “교육정책, 사교육 조장” 비판  [뉴스in뉴스] “일제고사 꼭 봐야 해?”…여전히 들끓는 논란  교육위원 최소8명 국제中 찬성  병주고 약주는 사교육비 경감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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