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졸속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84㎡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입찰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폭력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치상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76
  • 새누리 “졸속심사 ‘쪽지예산 폐지’ 공감”…일각 “당 쪽지로 이름만 바뀌는 것” 비판

    국회 예산심사 때 쪽지예산 관행을 없애겠다는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의 방침<서울신문 2013년 9월 30일자 1면>에 대해 새누리당은 30일 표면적으로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매년 반복되는 예산 졸속 심사의 한 원인이 쪽지예산이라는 전제에는 공감한다”면서 “바람직하지 못한 관행을 고치기 위해 기획재정부 예산 편성 과정에서의 의사소통 강화, 예결특위의 일반 상임위화 등에 대한 논의가 함께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예산재정개혁특위 소속 신동우 의원은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예결특위 산하 계수조정소위에서 지역 민원 예산을 끼워 넣을 수 있도록 허용해 주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억지성 끼워 넣기를 어떻게 서로 감시할지가 문제”라고 진단했다. 예결특위의 이현재 의원은 “예결특위에 직접 민원 예산을 요청할 게 아니라 상임위를 거쳐서 요청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해서는 강한 의문을 표시했다. 당의 한 핵심 중진 의원은 “결국엔 개인 쪽지가 당 쪽지로 이름만 바뀌는 것 아닌가. 쪽지예산을 당에서 통합 관리 한다고 해서 기존 관례에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고 혹평했다. 또 다른 인사도 “개인적으로 넣던 예산을 당에서 통합 관리 한다고 해서 관행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어차피 증액 예산 총량은 변함없을 것 아니냐”면서 “예결특위 위원들이 주로 가져가던 증액 예산을 당 의원 전체적으로 배분하는 부수 효과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과정에서 당 전체적으로 ‘짬짜미 나눠 먹기’의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매년 똑같은 비판에도 쪽지 관행이 없어지지 않았던 것은 구체적인 대안과 투명한 상호 감시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중진 의원은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민원성 숙원 사업에 대한 요청은 사실 야당이 더 심하다”면서 “양당 모두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막판 벼락치기 심사가 고질적 ‘쪽지 폐해’ 불러

    막판 벼락치기 심사가 고질적 ‘쪽지 폐해’ 불러

    매년 고질적으로 되풀이되는 ‘쪽지예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 정치권 내 이견은 없다. 그러나 막상 예산 심사 막바지가 되면 자신의 지역구 민원을 마다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는 게 의원들의 속내다. 때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쪽지예산 해법으로 정치권에서는 국회 예산결산특위의 일반 상임위화를 내놓고 있다. 항상 연말에 ‘벼락치기’로 예산 심사를 하다 보니 시간이 짧아 쪽지예산이 횡행하고 졸속·부실 심사로 흐른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예산 심사의 전문성을 갖춘 의원들로 구성해 긴 시간을 갖고 심도 있는 예산 심사를 한다면 쪽지예산 폐해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3월에는 예산·재정개혁특위를 출범시켜 ‘상임위화’를 주요 의제로 삼아 논의했다. 그러나 다른 상임위의 겸임 여부 등을 놓고 위원들의 견해가 엇갈리면서 답을 내지 못했다. 예산 심사의 투명화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쪽지예산 방지법’도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과 인재근 민주당 의원은 예결특위가 증액한 예산 삭감 시 소관 상임위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예결특위에서 상임위 예산의 증액 또는 변경이 필요할 때 그 사유와 근거를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냈다. 그러나 현재 별다른 논의 없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구 예산만 따로 받아 반영시킬 수 있는 방안 등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원칙의 문제이자 정치적 문제이기 때문에 의원들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세금은 의원 주머닛돈 아니다… 엄정하게 배정”

    “세금은 의원 주머닛돈 아니다… 엄정하게 배정”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탈쪽지예산’ 선언과 관련, “의원의 개별 행동이 아니라 국회 차원, 원내대표의 예산운영 차원에서 예산에 접근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지역별 예산 수요 등을 원내대표실에서 접수해 예결위 간사 등과 협의하고 여야 협의과정에서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쪽지예산도 지역사업의 수요라는 점을 강조하는 의원들도 있는데. -쪽지예산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예산은 배분이 중요하다. 지금은 정부의 일방적 예산안을 국회에서 심의하는데, 정부는 지역 사정을 속속들이 모른다. 지역구 사정을 소상히 아는 국회의원이 국민불편을 없애기 위한 예산도 있다. 정부가 거칠게 책상에서 편성한 예산을 섬세하게 다듬는 과정이기도 하다. 다만 예결위 등 일부 의원에게 편중, 집중되면서 형평성과 정의성의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쪽지예산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의 균형은 물론 새누리당과의 균형도 맞추겠다. 세금은 국회의원의 주머닛돈이 아니다. 투명하고 엄정하고 형평성 있게 배정돼야 한다. 뒷거래식의 은밀한 쪽지예산 관행은 앞으로 없애겠다. 제도화를 통해 살려야 하는 부분은 살리지만 폐해와 문제점은 없애겠다는 것이다. →예산안 심사가 법정기한(12월 2일)을 맞출 수 있을까. -예산안 심사는 내용이 중요하다. 민생과 직결된 예산안 심사를 졸속으로 하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다. 시간에 맞추기 위해 졸속심사를 하면 국민 고통이 오히려 더 늘어난다. 예산안은 심도 있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원천적으로 잘못된 예산을 정의롭게 바로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만 심의도 하기 전에 법정시한을 어기겠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지만 시간에 쫓겨 그냥 통과시키는 ‘통법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 예산안 처리와 국회의 국가정보원 특위 설치를 연계하나. -야당의 국정원 관련 법은 처리하지 않으면서 정부와 여당이 필요한 법안만 처리하는 것은 민주적이지도 않고 선진 국회의 모습도 아니다. 이런 국회 운영은 용납하지 않겠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평가는. -정부의 예산안은 ‘3포 예산’이다. 공약·민생·미래 모두를 포기했다. 민생복지는 반쪽이고 지방재정도, 나라살림도 빚더미 예산이다. 거기에 중앙정부의 부담을 지방정부로 떠넘긴 무책임의 극치다. →민주당이 중점적으로 검토할 부분은 무엇인가. -민주당은 이번 예산안을 민생·민주·지방·재정·복지 살리기 등 다섯 가지 방향에서 ‘국민 살리기’ 예산으로 재편성하겠다. 먼저 노인연금, 4대 중증질환 보장, 무상보육의 국가책임, 반값등록금 등 박근혜 정부가 핵심공약을 뒤집은 이유를 분석하고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재정 문제는 증세 문제와도 이어지는데 증세에 대한 생각은. -증세 논의도 필요하지만 최근의 모습은 복지를 무기로 국민을 협박하는 것 같다. 공약 포기란 비판에 증세라는 방패를 가지고 협박하고 있다. 부자감세 철회와 법인세 인상만 해도 18조원의 세수가 늘어난다. 쉬운 길을 놔두고 국민의 부담을 늘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부자들의 명품지갑과 재벌금고는 신성불가침으로 생각하고 노인과 서민, 청·장년의 지갑만 쥐어짜고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비밀회합·들러리 입찰·가격조작… 檢 “정·관계 로비 수사로 확대”

    비밀회합·들러리 입찰·가격조작… 檢 “정·관계 로비 수사로 확대”

    건설사들이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이른바 ‘들러리 입찰’과 ‘가격 조작’ ‘B급 설계’ 등의 방법을 이용해 담합을 공모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4개월간 구체적인 혐의 입증을 위해 연인원 600여명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에 따르면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수주 물량 상위 5개 건설사는 2008년 초 대운하 민자사업 추진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같은 해 말 정부가 본격적인 4대강 사업 계획 수립을 추진하자 5개 건설사는 SK건설을 끌어들여 6개사 협의체를 구성했다. 경쟁 없이 공사 물량을 나눠 갖기로 합의한 이들은 향후 턴키 입찰에서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포스코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 다른 건설사들까지 영입해 2009년 4월쯤에는 19개사의 협의체로 규모를 키웠다. 경쟁을 차단하기 위해 회사별로 지분율을 정해 ‘민자투자사업 협약’도 체결했다. 협의체는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울 곳곳에서 비밀 회합을 자주 가졌다. 특히 담합을 주도한 6개사는 정부가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 대한 중간 발표를 하기 전 설계업체를 통해 관련 자료를 미리 입수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은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낙찰받을 공구를 사전에 배분했다. 구체적으로는 특정 업체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서로 들러리를 서 주거나 소규모 건설사들을 내세워 허위 평가서를 제출하는 등 ‘들러리 입찰’ 방식을 이용했다.<서울신문 5월 30일자 1면> 턴키 입찰은 설계 점수와 가격 점수를 합해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들러리로 응찰한 건설사들은 설계 평가에서 져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낙찰 대상 업체보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이른바 ‘B설계’를 했다. 낙찰이 예정된 건설사의 ‘A설계’보다 저급한 수준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투찰 가격도 낙찰 대상 건설사의 요구대로 써 주기로 합의했다. 일부 들러리 업체는 낮은 설계 점수를 받기 위해 ‘따 붙이기’라는 수법도 동원했다. 따 붙이기는 완성된 설계도 곳곳에 종이를 오려 붙여 수정하는 방식으로, 졸속 설계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금기시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공구 배분과 들러리 입찰 담합은 ‘설계와 가격을 완전히 져주기로 하는 약속’”이라면서 “입찰제도를 유명무실하게 한다는 점에서 가벌성이 가장 높은 유형의 담합”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입찰 담합에 대한 수사가 일단락됨에 따라 4대강 사업 과정에서의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3일 4대강 사업에 참여한 설계업체 ㈜유신으로부터 수천만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장석효(66)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을 구속했다. 또 건설 현장에서 조성한 비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대우건설 본부장급 임원 옥모(58)씨를 구속 기소하고 옥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옥씨는 서종욱(61) 전 대우건설 사장의 지시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어 서 전 사장의 추가 혐의가 드러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장 전 사장의 금품 용처에 대한 수사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자금의 흐름이 당시 정권 실세와 연관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날 입찰 담합에 관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중겸(63) 전 현대건설 사장의 경우 지난해 10월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된 건이 아직 검찰에 계류 중이다. 4대강 사업의 가장 큰 수혜 업체로 알려진 도화엔지니어링의 김영윤(69) 회장은 4대강 사업 과정에서 463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나 비자금 용처에 대한 수사는 남아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계류돼 있는 사건을 포함해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기타 범죄 혐의에 대해서도 그동안 확보된 단서를 바탕으로 조사해 나갈 것”이라면서 “수사 과정에서 별건으로 구체적인 단서가 확보되는 게 있다면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 규명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제주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 주민투표 검토

    제주도가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에 대한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17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의회가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을 부결시키자 주민들에게 직접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16일 제주도가 도민 85.9%가 찬성한다는 여론조사를 근거로 제출한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36명 가운데 찬성 4표, 반대 22표, 기권 10명의 압도적 표차로 부결시켰다. 박희수 도의회 의장은 “제주도가 중대한 사안을 졸속으로 추진, 문제점투성이의 여론조사로 여론을 호도하고 관변단체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종합적인 문제점이 나타난 결과”라고 지적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동의안이 부결되자 행정체제개편 추진을 위해 다각도로 도민 여론을 파악하고 주민투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도의회 등이 도민 여론조사 결과 등을 신뢰하지 않으면 주민투표를 통해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전체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2006년 특별자치도로 출범하면서 광역 단일행정체제로 개편해 제주시, 서귀포시는 자치권이 없는 행정시로 개편됐고 우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행정시장 직선제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오늘의 눈] 무상보육 지방채 발행과 ‘밀어내기’/강국진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무상보육 지방채 발행과 ‘밀어내기’/강국진 사회부 기자

    서울시가 지난 5일 무상보육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공식 논평을 통해 “뒤늦은 결정이지만 다행”이라며 예비비와 특별교부세 1219억원을 바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당초 무상보육은 이명박 정부의 작품이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하자 무상급식에 맞불을 놓기 위해 국회 예산안심의 막판에 ‘끼워넣기’를 했다. 재원 대책은 물론이고 재정 추계도 제대로 안 한 채 졸속으로 시작한 것이 지난해 무상보육 사태의 원인이었다. 당시 정부가 무상보육을 후퇴시키려 하자 이를 가로막은 건 여당인 새누리당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전국시·도지사협의회 간담회에서 “보육사업과 같은 전국단위사업은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여야 합의로 영유아보육법을 개정해 국고 보조 비율을 20%포인트 상향 조정하기로 하고 ‘영유아보육·유아교육 완전국가책임제’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주체는 현 정부다. 하지만 현재 그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정부는 그동안 ‘서울시가 추경을 편성해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는 전국 공통 국가사무로 해야 할 사업을 갖고 서울시에 빚을 내라고 강요하는 모양새다. 정부가 이제 와서 지원한다는 1219억원도 출처를 따져 보면 지난해 예산안 심의 당시 국회가 지방비 부족분 국고지원을 위한 예비비로 편성한 것에서 나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전에 “중앙정부에 비하면 서울시는 ‘을’(乙)이잖아요”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과연 그렇다. 최근 상황을 보면서 무상보육이 ‘밀어내기’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든다. 대리점은 본사 방침에 따라 ‘무상보육’이라는 신상품을 우선 구매해야 하는데, 예산은 대리점이 알아서 충당해야 한다. 부담이 너무 커져 추가 지원을 요청하니까 ‘빚을 내야’ 지원을 해주겠다고 한다. 결국 버티다 못해 빚을 냈더니 “뒤늦은 결정이지만 다행”이라고 한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관은 “당연히 서울시가 담당해야 할 것을 담당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중앙 정부는 결국 갑(甲) 행세를 한 것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 눈에는 중앙정부가 결정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지방정부가 빚을 지는 건 다행이 아니라 불행한 사태로 비친다.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세대교체의 신화/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열린세상] 세대교체의 신화/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우리나라의 압축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야기하면서 여러 요인 중의 하나로 한국사회의 역동성이 거론된다. 최근 경제가 부진한 것을 두고 한국사회의 장점인 역동성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현상과 관련지어 설명하기도 한다. 한때 “빨리, 빨리”라는 구호는 졸속의 상징으로 비판의 대상이었으나 요즘 역동성의 표현으로 마치 경제성장을 견인한 동력이었던 것처럼 이를 재평가하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이 역동성 제고에 큰 역할을 한 것이 빠른 세대교체로 인식되고 있다. 이미 1970년대 초에 당시 야당의 김영삼·김대중 후보는 40대 기수론을 제창하여 정계에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킨 바 있었다. 몇 십년 후 아이러니하게도 두 분 모두 고령에 출마하여 세대교체의 요구를 방어하는 입장에 서기도 했지만. 근대 이후 우리 문학, 특히 소설에서는 이른바 ‘아버지의 부재’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이것은 유교 가부장제의 쇠퇴를 암시하기도 하지만 빠른 세대교체 풍조와도 관계가 없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중·노년층이 빠르게 퇴진하고 사회 주도층의 연령이 낮아진 것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도 45세 혹은 50세 이전의 조기 정년을 의미하는 ‘사오정’과 ‘오륙도’란 자조적인 말이 유행하지 않았던가? 물론 이러한 현상은 옛날에도 있었다. 조선 세조 때 여진족을 정벌한 남이(南怡)는 20대의 청년으로 오늘의 국방부장관 격인 병조판서를 지냈고, 이시애(李施愛)의 난을 평정한 구성군(龜城君) 이준(李浚) 역시 20대에 참모총장 격인 오위도총관에 임명되었다가 곧바로 국무총리 격인 영의정이 되었다. 두 사람의 급격한 부상은 세대교체라는 말조차 무색할 정도였다. 이들은 훈구(勳舊) 세력을 억제하려는 세조의 의도에 따라 종실 혹은 그 인척이어서 나이 불문하고 기용된 것이니 세대교체의 본뜻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할 것이나 후일 40대에 정승이 된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 등은 ‘흑두재상’(黑頭宰相)으로 불렸으니 당시 젊은 기수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과거에는 평균수명이 워낙 짧았으니 40대라고 해서 젊은 것도 아니었다. “인생 70은 예로부터 드물었다(人生七十古來稀)”는 시구로 ‘고희’(古稀)라는 숙어를 남겼던 시인 두보(杜甫)는 40대 중반에 이미 “흰 머리 긁적일수록 짧아지고, 다 모아도 비녀 하나 꽂지 못하네(白首搔更短, 渾欲不勝簪)”라고 늙음을 한탄하였다. 또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 문장가 한유(韓愈)는 ‘진학해’(進學解)라는 글에서 학생들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을 “머리는 벗겨지고 이는 빠졌다(頭童齒豁)”고 묘사하고 있는데 그때 그의 나이 겨우 40대 초반이었다. 과거에는 평균수명이 짧았고 그만큼 조로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쇠라는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나라의 명장 마원(馬援)은 “늙어도 더욱 강건해야 한다(當益壯)”고 외치며 60대에 전장에 나가 싸워 이겨 오늘날 ‘노익장’(益壯)의 미담을 남겼다. 청나라의 대학자 유월(兪?)은 어떠한가? 60세 무렵까지 빈둥대며 별다른 업적이 없었던 그는 어느 날 “꽃은 졌지만 향기는 남아 있다”라는 시를 읊으며 분발한다. 즉, 몸은 늙었지만 정신은 살아다는 셈인데, 그는 이후 80대 중반까지 장수하며 부지런히 연구하여 ‘춘재당전서’(春在堂全書)라는 대작을 남겼다. 역동성이 반드시 세대교체로 인해 생기는 것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실례들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지금은 역동성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는 하지만 과거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기에도 고령의 관료들이 국정을 운영했으며, 현재 세계 경제의 엔진이라 할 정도로 최고의 성장률과 역동성을 자랑하는 중국 정계의 파워 엘리트도 아직은 우리 식의 세대교체와는 거리가 먼 고령 그룹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박근혜 정부의 각료 구성을 보면 이전에 비해 연령층이 한층 높아진 것이 눈에 띈다. 이들이 기존의 세대교체 신화에 매몰되지 않고 얼마든지 역동성 있는 경제, 소생의 경제를 이룩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좋겠다. 다만 ‘노익장’의 이면에는 ‘노건불신’(健不信)이라는 복병이 있다는 것을 항시 유념하면서 말이다. ‘노건불신’, 곧 노인이 건강을 과신하면 언제 탈이 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 [열린세상] 불공평 세제가 정부불신 낳는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불공평 세제가 정부불신 낳는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얼마 전 증세에 뿔난 시민들이 소득세제 개편안을 질타하던 때가 있었다. 당시 증세 대상이 중산층과 서민층이라는 점이 드러나 정부가 코너에 몰리기도 했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서둘러 중산층의 범위를 연소득 1825만원에서 5500만원 사이라고 정리한 후 세금을 더 내는 연소득 수준을 3450만원에서 5500만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증세 대상을 중산층 상한선 이상으로 올려 문제의 원인을 제거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시 수정안이 졸속이라는 비판과 함께 중산층의 범위를 놓고 논쟁이 일었다. 기획재정부에서 주장하는 중산층 하한선 1825만원은 2013년 4인 가족의 연간 최저생계비 1856만원보다 낮고, 소득 10분위에서 가장 낮은 2분위 소득수준이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중산층 상한선 5500만원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 상한선은 6000만원, 혹은 7000만원 이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정부의 중산층 살리기 방안이 시급하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정부 의제로 채택되기도 전에 다시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이 나왔다. 세제 개편의 주요 논리는 중산층의 범위 설정이지만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중산층 논의는 사라졌다. 이 대책은 연리 1~2%에 20년 만기 모기지 도입으로 전세 수요를 주택 취득 수요로 유인하고, 취득세 인하로 주택거래를 활성화한다는 안으로 요약된다. 9억원 이하의 주택에 부과하던 2% 세율을 둘로 나누어 6억원 이하는 1%로 낮추고, 6억원에서 9억원 이하는 2%로 유지하기로 했다. 9억원 초과 주택은 4%에서 3%로 낮추기로 했다. 문제는 취득세율 조정안에서도 중산층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점이다. 6억원에서 9억원 정도의 주택 취득자는 대체로 중산층에 속한다. 6억원 이하의 주택 구매자와 9억원 초과 주택구매자의 세율은 1%씩 낮아졌는데 중산층의 허리를 차지하는 이 계층의 취득세율은 2% 그대로이다. 이익은 공평하게 돌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그룹만 빈손이다. 개편안에서 5억 5000만원의 주택 취득세는 550만원인데 6억 5000만원의 주택구입자는 1300만원의 취득세를 내야 한다. 주택가격 1억원 차이가 2.4배의 증세로 이어지는 제도가 공평한지 의문이다. 8억 5000만원의 주택 취득세는 1700만원인데 10억원 주택 구입자의 세금이 3000만원이라면 과한 수준이다. 15억원 주택 구입자는 5억원 주택 취득세 500만원보다 9배가 많은 4500만원을 세금으로 바쳐야 하는데 공평한 정책일까? 투기예방을 위한 징벌적 세율이 아니라면 더 신중해야 했다. 소득세든 취득세든 세제 개편에는 후유증이 따른다. 개인의 소득과 재산에 부과하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직접세는 조세 저항도 만만치 않고, 한번 정하면 개정도 용이하지 않다. 그런데도 자로 선을 긋듯 일정수준의 금액을 정한 후 초등학생 산수문제 풀이처럼 세율을 정하면 이것은 착한 정책이 아니다. 이러한 정책이 지속되어 중산층이 소외된다면 정부는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시장의 관점에서 정책은 이익 덩어리이다. 정책의 중심이 어디냐에 따라 이익이 돌아가는 계층이 달라진다. 중산층이 아니라 고소득층으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 저소득층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착한 정부의 기본이다. 착한 정부는 이익을 고르게 분배할 줄 알고, 공정한 분배를 통하여 시민사회와 신뢰를 쌓을 줄 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이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착한 정부를 지향하면서도 중산층의 희생을 강요하는 실책을 범하고 있다. 이솝 우화에 여우와 황새 이야기가 나온다. 여우는 친구가 된 황새를 식사에 초대했다. 황새는 즐거운 마음으로 초대에 응했으나 테이블에는 납작한 접시에 담은 수프가 전부였다. 긴 부리를 가진 황새는 먹을 수가 없었다. 황새 역시 호리병에 음식을 담아놓고 여우를 초대했다. 이번에는 혀로 핥아먹는 여우가 먹을 수 없었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으면 불신만 쌓인다. 국민행복을 원하는 정부가 내놓은 정책 메뉴가 황새 밥상에 접시, 혹은 여우 밥상에 호리병이라면 정부는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 수십억 쏟은 거점학교, 강사 못 구해 개강 연기

    서울시교육청이 ‘침체된 일반고를 살리겠다’며 지난달 20일 야심차게 발표한 ‘일반고교 점프업’ 계획이 졸속 추진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인 ‘교육과정 거점학교’ 사업은 시작도 하기 전에 문제점을 드러내 주먹구구식 행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교육과정 거점학교는 일반고 학생이 음악, 미술, 체육, 과학 등 다양한 전공 수업을 다른 고교에서도 배울 수 있게 하는 제도로, 27개교가 선정돼 이 중 23개교가 9월 신학기와 함께 이를 시행할 예정이었다. 이들이 받은 지원금은 고교당 1억~4억원 규모다. 하지만 2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아직 강사를 구하지 못했거나 학생들을 미처 채우지 못한 거점학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음악 거점학교에 선정된 A고교는 지난달 22~29일 성악반, 작곡반 20명씩 모두 40명의 학생을 모집하고 오는 5일부터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A고교는 지난달 26일부터 나흘 동안 공고를 냈지만 1일까지 강사를 구하지 못했다. 학생들 역시 40명이 채 안 돼 개강일을 12일로 미뤘다. A고교는 “자기 학교에서 3일 공부하고 우리 학교에서 2일 공부하는 ‘3+2’를 운영하는데 다른 고교들이 ‘이틀 동안 학생들을 어떻게 맡기느냐’며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체육 거점학교로 선정된 B고교도 사정은 비슷하다. 당초 지난달 23~29일 다른 학교 학생들을 모집한 후 오는 6일부터 거점학교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개강을 일주일 이상 미뤘다. 이 학교는 지난달 28일 체육 강사 모집 공고를 내면서 ‘9월 1일부터 근무’라고 명시했다. 일반적으로 강사 한 명 선발에 15일 이상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급하게 진행된 셈이다. 결국 이 학교는 강사를 뽑지 못했다. 음악 거점학교에 선정된 C고교도 4일 시작을 목표로 시간당 4만~5만원의 강사료를 책정하고 지난달 26일 공고를 냈다. 하지만 강사를 뽑지 못해 다시 모집공고를 냈고, 현재 고교 동문들을 통해 강사를 수소문하고 있다. 반면 거점학교에 선정되지 못한 고교들의 위화감은 커지고 있다. 한 고교 교사는 “선정되지 못한 학교들이 ‘우리는 음악, 미술, 체육, 과학 등을 잘 가르치지 못하는 학교냐’고 불평하고 있다”며 “특히 거점학교에 선정된 고교들이 강사를 급히 채용해 가르치는데, 이들에게 학생을 맡길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급히 사태 파악에 나섰다. 시교육청 교육과정정책과는 “현재 정확히 몇 개 고교가 일정을 늦췄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우선은 14일까지 순차적으로 준비된 고교부터 시행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류승희 정책기획국장은 “거점학교 선정이 일반적 연구학교 선정 절차를 무시한 채 급히 진행됐다”면서 “학교들도 제대로 된 의견수렴 없이 지원금을 위한 ‘묻지마 신청’을 하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시교육청은 일반고 성적 우수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심화과정을 가르치는 거점학교 11곳을 지정하겠다고 지난달 20일 발표한 뒤 1주일 만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인천, AG 경기장 짓다가 수백억 날릴 판

    2014인천아시안게임(AG) 개막을 1년 남짓 앞둔 현재 일부 경기장과 시설 건립이 ‘일시 정지’ 상태에 놓였다. 전임 시장의 방만한 운영으로 재정 파탄 위기에까지 몰렸던 인천시가 무리하게 경기장을 신축하고 필요하지 않은 시설까지 만들려다 수백억원을 날릴 우려도 크다. 게다가 일부 경기장은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2~3월 인천시와 AG조직위원회를 대상으로 대회 준비 실태를 감사해 예산 낭비 등의 문제점을 적발하고 사업 재검토, 관계자 징계 등을 요구했다고 21일 밝혔다. 인천시는 아시안게임 총사업비로 2조 2905억원을 추산했고, 이 가운데 경기장 건립과 도로 확충 등 투자 경비로 1조 7451억원을 배정했다. 투자 경비 중 80%를 시비로 충당해야 하지만 당장 130억원이 없어 클레이사격장은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감사원은 “사격장 공사 기간이 21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대회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계양·선학·남동 경기장 부지에 체육공원(39만㎡)을 조성하기로 했지만 조성비 481억원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체육공원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에서 요구하는 필수 시설에도 들어가 있지 않은데 사업을 추진하는 바람에 매입보상비 1311억원을 날릴 판이다. 또 문학수영경기장과 남동경기장 등은 지붕을 가볍고 강성이 낮은 공기막 구조로 설계하면서도 강풍안전도를 평가하는 실험을 누락한 채 시공에 착수해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이번 감사에서는 인천시가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준 정황도 확인됐다. 남동경기장 공기조화기 구매계약 과정에서 A업체에 견적금액을 낮게 제출하도록 해 수의계약을 맺고 17억원의 납품 특혜를 제공했다. 경쟁입찰 대상인 관람석 수납시스템을 수의계약에 포함시킨 일도 적발됐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사설] 국회선진화법 취지 살려 예산 들여다볼 때다

    올해 정기국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상 개회가 가능할지조차 불투명해 보인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그제 2차 청문회를 끝으로 국정조사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으나 야당인 민주당은 특검수사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장외투쟁을 이어갈 태세다. 개정된 국회법에 따라 정기국회에 앞서 임시국회를 진작 열어 2012년 정부 예산 집행에 대한 결산심사를 벌였어야 했건만 국회는 두 손 놓은 지 오래다. 그렇잖아도 국회 선진화법의 취지대로라면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터에 자칫 결산심사 부실을 넘어 내년도 예산안 심의 등 정기국회 일정 전반에까지 깊은 주름이 파일 판이다.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심의·의결은 입법 및 행정부 감시와 더불어 헌법이 정한 국회의 3대 핵심 기능이자 책무다. 이 중 예·결산 심의는 나라 살림과 민생경제 전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여당보다 야당이 더 눈을 부릅뜨고 달려들 사안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이해찬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는 “결산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이명박 정부 5년의 정책을 종합 평가하는 결산”이라며 강도 높은 결산 심의를 당부했고, 이에 힘 입어 정기국회 개회 시점에 여야가 2011년 결산안을 의결한 바도 있다.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확산시키고자 하는 선거전략의 일환이었겠으나 국정원 댓글 논란을 빌미로 장기태업을 벌이고 있는 지금 민주당의 모습과 크게 대비된다. 민주당은 즉각 국회로 돌아가야 한다. 예·결산 심의는 당리(黨利)에 맞춰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아니다. 지난 5월 정부가 제출한 결산안을 야당이 석달 가까이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박근혜 정부의 내년 예산안을 제대로 손보기 위해서라도 지난해 예산이 어떻게 쓰였는지 따져봐야 한다. 지금 민생 현장에는 전셋값 대란에다 청년 취업난, 그리고 졸속 논란 속 세제 개편안 등 국민 개개인의 일상과 직결된 현안들이 즐비하다. 결산심사를 통해 세입 구조의 효율성을 잘 따져야 생산적 세출안이 나오고. 그래야 민생의 주름을 조금이나마 펼 수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어제 당내 ‘을지로위원회’ 출범 100일을 맞아 “국민이 정치를 불신하는 건 정치가 민생을 외면하고 기득권만 집착한 것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백번 옳은 지적이건만 한달 가까이 서울광장으로 출퇴근 중인 당 대표 말이라는 점에서 공허하다. 국회로 돌아간다고 해서 국정원 논란이나 이른바 장내외 병행투쟁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아닐 것이다. 민생 외면 정당이라는 비판을 자초할 생각이 아니라면 민주당은 결산 심의 국회에 임해야 한다.
  • “수정안은 미봉책… 유리지갑 털기” 민주 공세

    민주당은 14일에도 정부가 내놓은 세법 개정 수정안을 비판했지만 ‘세금 폭탄’이라는 표현은 슬그머니 거둬들였다. 당 안팎에서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는 당이 ‘세금 폭탄’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비난이 일자 ‘복지증세론’으로의 방향 전환을 검토했다. 일각에서는 보편적 복지 실현을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를 통한 단계적 증세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민주당은 당분간 복지와 증세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증세 우선순위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정하기 위해 이날 오후 김한길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장병완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비공개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광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는 “숫자 몇 개만 바꾼 답안지 바꿔치기 수준이다. 졸속 미봉책”이라면서 “이명박 정권에서 한 부자 감세부터 철회해야 한다. 전문직 고소득자의 탈루율을 0%대로 낮춘다는 각오로 조세 정의를 실현하라”고 수정안을 비판했다. 전 원내대표는 복지는 증세라는 주장에 반박하며 “유리지갑 털기를 포기하고 부자 감세 철회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예산에서 우선순위를 배정해 재정 구조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편적 복지에서 부족한 세수는 국민적 동의를 얻어 보편 증세로 메우는 게 바람직하다는 단계적 증세론을 폈다. 박혜자 최고위원은 “법인세에서 각종 비과세, 감면 혜택을 빼고 실효세율을 보면 2010년 기준 중견기업이 18.6%로 대기업의 17%보다 높다”면서 “재벌과 고소득자 감세 기조를 바꾸는 것이 먼저”라고 꼬집었다. 한편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증세’에 대한 공론화를 시도했다. ‘복지 증세를 위한 정치권 공동선언’과 ‘국회 복지증세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면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고 설득하는 것이 정치권의 책임 있는 자세”라며 “세제 개편 오류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국민적 동의를 바탕으로 한 전면적 조세 개혁 논의에 착수하자”고 제의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지역인재 채용에 수도권大 지방학생들 속앓이

    전북 순창 출신으로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이모(27)씨는 최근 한국전력의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보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한전이 서류 전형에서 지방 출신학교 지원자에게 3%의 가산점을 준다고 공고했지만 이씨와 같은 지방 출신 수도권 대학 진학자에게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23일 “1~2점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공기업 입사 시험에서 가산점 3%는 웬만한 자격증 하나와 맞먹을 정도로 큰 혜택”이라면서 “고향이 전북인데도 수도권 대학을 나왔다고 지역 인재로 분류받지 못한다면 이는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 공기업과 대기업의 지역인재 채용 우대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공기업과 대기업은 지역 인재의 기준을 거주지가 아닌 출신 대학 기준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정작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지방 출신 인재는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지방대 출신 공직 채용 할당제’ 공약과 정치권의 관련 법률 개정 움직임에 맞춰 지역인재 채용 우대 정책이 졸속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위헌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공기업과 대기업의 지방대생 우대는 가산점 부여나 할당제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본사가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기업은 대부분 해당 지역 출신 인재를 일정 비율로 채용하는 ‘채용 목표제’를 적용하고 있다. 공무원 채용 시험에서도 지방대 출신 공직 채용 할당제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지방 소재 대학 졸업자의 단계별 합격자 비율이 30%에 미달하면 부족한 인원만큼 추가 합격시킬 수 있도록 우대 사항을 채용 공고문에 명시했다. 공공기관 취업 준비생들이 모인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진정한 ‘지방 인재’는 지방대 출신이 아니라 지방에서 서울 소재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 “지방대 할당을 폐지해야 한다”는 비판적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채용 방식이 일부 위헌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다만 정책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엇갈린 시각을 드러냈다. 지방대학 교수들은 일부 역차별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역 균형 발전과 지방대생 우대의 근본 취지가 훼손되는 것을 경계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방 출신 학생이 상대적으로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했다면 이미 취업 경쟁에서 이점을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면서 “인재 배출의 통로가 되는 대학 간 불평등이 문제가 되는 만큼 기회의 균등만으로는 시정되지 않는 현실을 반영한 특단의 조치”라고 주장했다.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우수 인재들이 수도권 지역 대학에 진학해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현실 속에서 지방대를 살리고 소외된 지방대 졸업생들을 보호할 최소한의 적극적 조치”라고 항변했다. 반면 전영한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군 가산점 제도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듯이 취업의 형평성 문제에서 지역대학 우선이라는 조치는 문제”라면서 “지방대를 살리기 위해서는 취업시장에서 출신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보다 다른 정책으로 보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대화록 공개밖에 답 없지만… “진정성 없다” 여야 상호불신의 늪

    “진정성이 없다.” “꿍꿍이가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을 둘러싼 여야 대립의 밑바닥에는 서로에 대한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분 열람과 이에 대한 야당의 반발, 새누리당의 대화록 전문 공개 요구에 이어 NLL 국정조사 요구 등으로 공방은 연일 확대되고 있다. 정치권이 지난 대선 정국으로 돌아가 극한 대결을 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공개하자고 말하면서도 전제 조건을 다는 것은 결국 공개하기 싫다는 뜻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의혹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NLL 발언을 들고나온 것은 현 국면을 물타기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으로 치부하고 있다. 여야는 공개를 위한 접점을 찾아가기보다는 상대의 제안을 백안시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대화록 공개를 원한다면 야당의 주장대로 국정원의 국정조사 뒤 공개해도 된다. 여야 전임 원내대표는 지난 3월 ‘검찰 수사 뒤’라는 전제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국정원 국정조사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내에는 이 합의에 대해 ‘국회법 위반’, ‘졸속 합의’로 몰아가려는 분위기가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여야 전임 원내대표 합의는 졸속 합의”라며 “당시 국회법 등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합의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당장 진실을 직접 보고 확인해 국민께 말하는 게 정정당당한 모습이다. 전제 조건은 필요없다”고 몰아붙였다. 이런 새누리당 기류 때문에 민주당은 ‘선 국정조사 뒤 대화록 공개’로 맞서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만약 우리가 발언록부터 공개하면 새누리당이 나중에 국정조사를 하겠느냐”면서 “지금 이 이슈를 끄집어낸 것은 사람들의 반공 심리를 자극해 이른바 ‘물타기’를 하려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문재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진실 규명을 위해 정상회담 대화록을 열람하려면 당연히 국가기록원에 있는 정본 또는 원본을 열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공개’라는 제안과 ‘3분의2의 동의’라는 전제가 상충되고 있다. 3분의2의 동의를 내세운 것은 대통령기록물임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이는 사실상 공개와는 양립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에서는 “문제의 NLL 포기 발언이 없다면 공개하지 못할 것이 뭐가 있느냐. 민주당이 이런저런 전제 조건을 달고 공개하자는 것은 결국 공개하기 싫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민주당이 국정원의 정치개입 논란을 이어 가기 위해 NLL 관련 발언 공개를 제안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주부터 국정조사 촉구 플래카드 부착 및 당보 발행, 서명운동 등 단계적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최민희 의원 등을 비롯한 여성 의원들은 24일 청와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할 예정이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종북 매카시즘 그리고 급기야는 NLL 매카시즘이 판을 치고 있다”면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국정원을 바로 세우고, 을(乙)의 눈물을 닦아 주는 입법을 하기 위해서라면 국회와 장외투쟁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있는 노래도 홍보 안 하면서” 경북도 또 혈세로 독도노래

    독도를 관할하는 경북도가 ‘독도 국민가곡 공모전’을 통해 입상작을 선정해 놓고도 특별한 이유 없이 홍보를 하지 않아 빈축<서울신문 6월 14일자 12면>을 사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많은 예산으로 독도 노래(가요) 만들기에 나선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도가 독도 영유권 강화 등을 위해 대중가요처럼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독도 가요’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이를 위해 도는 지난 4월 국내 A 지상파 방송의 예술단장에게 2000만원을 주기로 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노래는 이달 말쯤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도의 이번 독도 가요 제작을 놓고 “예산 낭비이자 졸속행정의 표본”이란 비판이 도청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도가 예산 1억 5000만원을 들여 독도 가곡 공모전을 개최해 입상작 10편을 선정한 지 불과 1개월여 만에 또다시 많은 예산을 들여 독도 가요 제작에 나섰기 때문이다. 도청의 한 관계자는 “도가 독도 홍보를 위해 가곡을 만들었으나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다시 가요를 제작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도는 독도 가곡 공모전과 관련해선 보도자료를 냈으나 가요 제작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가수 윤종신 소속사에 따르면 윤종신은 ‘독도 알리미’로 유명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남녀노소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들어도 부담 없는 대중가요처럼 쉽고 경쾌한 멜로디의 ‘독도송’을 만들고 있다. 윤종신은 합창곡도 준비하고 있다. 주민들은 “노래를 통한 독도 홍보도 좋지만 도가 뒤늦게 독도 노래 타령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독도 가곡과 가요에 이어 동요까지 만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도 관계자는 “독도 가요 제작은 당초 계획된 것으로, 노래가 나오면 이미 만들어진 독도 가곡과 함께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독도 관련 노래는 1994년 가수 정광태가 발표한 ‘독도는 우리 땅’이 널리 알려졌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열린세상] 경제민주화의 이름으로…/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경제민주화의 이름으로…/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이런 구절이 생각난다. ‘종교가 과연 세상을 구원하는 데 기여했는가.’ 신의 이름으로 구원한 인간보다 종교의 이름으로 살생한 인간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십자군 전쟁을 비롯한 수많은 전쟁이 신의 이름을 걸고 진행되었고 최근 테러에 이르기까지 종교적 요인을 배제할 수 없다. 요새 갑과 을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갑이란 본래 가만히 있어도 힘이 있고 대우받는 것인데, 기어이 표나게 과잉으로 갑 노릇 하려다 봉변당한 사람들이 많다. 이런 갑 위에 군림하는 슈퍼 갑들이 경제민주화의 이름으로 양산하는 법안들을 보고 있으면 우려스러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뜻도 애매모호해서 각자 자기방식으로 해석하는 경제민주화라는 구호 아래 온갖 입법 과잉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여야는 더 독하고 파격적인 법안을 상정하는 경쟁구도를 보이고 있다. 법안의 타당성과 실효성을 제대로 논의하거나 분석하지 않은 채 경제민주화 법안이라는 도장만 받게 되면 반대의견을 여론 재판으로 묵살하고 소통과 의견수렴의 과정 없이 신속하게, 때로는 졸속으로 법안을 쏟아낸다. 근로환경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초래할 정년연장법을 공청회도 없이 통과시켰다. 근로자의 정년을 3~4년 뒤부터 60세로 의무화하는 정년연장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변변한 경과 과정 없이 2016년부터 도입해야 한다. 고용과 임금체계에 커다란 영향을 초래하고 세대 간의 갈등과 경제구조의 변화에 대한 충분한 고려는 어디에도 없었다.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난 기업에 연간 매출액의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법도 일사천리로 통과되어 버렸다. 임시국회가 열리면 대기업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와 밀어내기에서 최대 10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확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한도를 9%에서 4%로 다시 낮추어 금산분리를 강화하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총수 지분이 30%가 넘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는 무조건 총수가 관여한 것으로 추정하는 법안 등을 비롯한 소위 경제민주화법안들이 줄줄이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여러 의견을 수렴한 심도 있는 논의와 부작용의 피해를 감안하지 않은 채 반시장적인 규제들을 경제민주화의 이름으로 양산하는 것이 과연 장기적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드는 우리 경제에 실질적인 이득을 가져다줄 것인가. 만연한 규제 일변도 논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보면 역차별의 논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만만한 국내기업만 규제하고 진정한 글로벌 갑은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과잉공급으로 말미암은 폐해와 소비자의 후생 감소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전통시장을 살리려고 대형마켓을 강제로 휴점시키는 규제는 대형마켓이 담당하던 고용을 감소시키면서 전통시장의 매출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동네 편의점의 매출이 증가하였다. 대형마켓이 휴점한 날은 장을 보러 가지 않거나 필수불가결한 아이템은 약간 비싸더라도 접근성이 용이한 편의점을 이용하는 소비자 패턴은 고려하지 않은 전시성 정책 탓이다.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는 정책을 고집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물론 이런 규제가 나오게끔 일방적 갑 노릇을 해온 대기업과 시장의 책임이 매우 크고 무겁다. 갑이 갖는 권력과 이익을 과도하게 사용해온 결과 자업자득이라는 견해도 일리가 있다. 을이 없으면 갑도 없다는 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동반성장은 규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추구해야 할 명제이다. 규제 하나에 부패가 열이라는 말이 있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는 그만큼 편법을 부추길 수 있다는 뜻이다. 실패한 정책의 답습보다는 인센티브를 통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틀을 정비하고 설득하는 것이 우선이다. 모든 현상을 법으로 규제하겠다는 발상은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반민주적이다. 을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미명 아래 갑에게 마구잡이 슈퍼갑질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아귀가 안 맞는다.
  • 대전시 ‘충남도 관사촌’ 매입 갈팡질팡

    대전시 ‘충남도 관사촌’ 매입 갈팡질팡

    대전시가 옛 충남도 관사촌 매입 문제를 놓고 ‘줏대 없는’ 행정을 하고 있다. 당초 매입을 거부했다가 시민단체 등이 압박하자 입장을 번복, 내년 시장 선거를 의식한 여론 행정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31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0일 옛 도 관사촌을 매입해 예술작품 생산·전시·판매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 관사촌은 일제강점기인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옮겨오면서 도지사와 도 간부의 주거를 위해 지은 것으로 9필지(1만 345㎡)에 주택 10채가 한곳에 모여 있는 국내 유일의 최대 관료 거주지다. 충남도는 지난해 말 홍성·예산에 조성한 내포신도시로 도청을 이전하기에 앞서 도지사 관사 등이 대전시 문화재자료 49호인 점을 들어 시가 매입해 활용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시는 지난해 12월 “활용 계획이 없다”며 매입을 거부했다. 시는 대전발전연구원에 관사촌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의뢰해 한 달 전에 용역결과를 받아놓고도 이 같은 입장을 도에 전달했다. 연구원은 당시 용역결과에서 문화예술촌, 문화테마빌리지, 근대문화체험마을 등 3가지 관사촌 활용방안을 시에 제시했었다. 이에 따라 도는 빈 관사촌의 경비를 전문업체에 맡기고 공개매각에 나섰다. 감정가는 76억원으로 나왔다. 그리고 이번 주 입찰 공고를 낸 뒤 매각에 나설 참에 반년간 태도변화가 없던 시가 돌연 매입 의사를 밝힌 것이다. 시민단체에서 매입을 강력 촉구한 뒤다. 대전문화연대는 최근 성명을 내고 “문화재 가치가 높은 관사촌이 민간에 팔리면 훼손된다. 대전시는 조속히 입장을 밝히고 활용방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활용방안도 갑자기 나와서인지 졸속이다. 구상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대전발전연구원에서 내놓은 3가지 활용방안과도 달라 헛용역을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현미 예술진흥계장은 “활용계획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고, 용역에서 내놓은 세 가지 방안 중 딱 들어맞는 것은 없다”고 털어놨다.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과정에서도 ‘충남도 소유 구 도지사 공관을 포함한 관사촌을 전부 매입해 활용할 계획’이란 문구를 ‘관사촌을 예술작품 생산·전시·판매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긴급 수정, 한 발 빼는 듯한 ‘꼼수’도 부렸다. 또 “올해는 예산이 없어 내년이나 매입이 가능하다. 되도록 싼값에 매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태도는 “감정가 이하로 팔 수 없다”는 도 입장과 크게 달라 실제 매입이 이뤄질지도 불투명하다. 강철식 시 문화체육국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도청이전특별법이 통과되면 관사촌을 정부로부터 무상 양여받을 수 있고, 검토과정이 길어져 산다 안 산다 명확하게 답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자유학기제 9월 도입] 취지 공감속 현장은 “불안”

    한 학기 동안 중학생들을 시험 부담에서 해방시키고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할 기회를 주겠다는 자유학기제의 취지 자체에 대해 교육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너무 조급하게, 교육부와 일선 학교 간 상명하달식 정책이 시행되는 데 우려를 표시했다. 제도가 겉돌 경우 부실 진로교육이 우려되거나 사교육 열풍이 불 수 있어서다.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기업이 진로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했을 때 자유학기제의 성공이 보장되는데, 2016년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나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전문연구원은 28일 “자유학기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헌신, 학생의 관심, 다양한 직업 체험 기회, 지역 사회의 관심과 참여, 학부모의 관심과 지원 등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면서 “제도 도입보다는 효율적인 운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유학기제의 성공요인으로 지역사회의 성숙과 교육과정 패러다임의 변화를 꼽았다. 김 연구위원은 “직장 체험교육이 활성화되려면 중소기업에서도 체험교육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중소기업이 좋은 일터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갑과 을의 사회구조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유학기제를 전후한 일반 학기에도 진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자유학기제는 고교 입시가 끝나고 학업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기간인 중학교 3학년 후반기에 시행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전국교직원노조와 교총도 제도 추진 과정에 비판적이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경쟁적 진학시스템을 손보지 않은 채 실시하는 자유학기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무성 교총 대변인은 “3년 시범시행 뒤 2016년 중학교에 전면 도입한다는 것은 졸속 추진”이라면서 “3~4년 동안 인프라를 구축해도 제대로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도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생각나눔] 국회 ‘예결위 상설화’ 공청회 찬반 팽팽

    국회의 예산안 심사 제도에 대한 고민이 ‘또다시’ 시작됐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졸속·밀실 예산안 심사 논란, ‘쪽지 예산’ 논란 등을 개선해보자는 취지다. 정부 예산안은 보통 정기국회 회기 중인 10월 초에 국회로 넘어오고, 국회는 12월 2일까지 단 두 달 내에 처리하도록 돼 있다. 졸속·부실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2013년도 예산안이 헌법에 규정된 시한(12월 2일)을 넘긴 것은 물론,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처리되면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회는 국가 예산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지난 4월 말부터 국회 예산·재정개혁특위를 신설해 논의 중이다. 특위에서는 예산심사 제도 개혁을 위한 처방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상설화’를 주요 의제로 다루고 있다. 현재 예결위는 위원장과 위원의 임기가 1년에 불과하고 예산·결산 심의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1일 특위가 개최한 예산·재정제도 개혁방안 공청회에서는 ‘예결위의 상설화’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우선 예결위를 상임위화할 때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상임위와의 관계 설정이다. 예산심사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도 선결돼야 한다.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결위를 상임위화하면 다른 상임위와의 법령 소관 문제와 소관 행정부처의 중복 문제 등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옥동석 인천대 동북아경제통상학 교수는 “상임위화된 예결위가 예산총량 등 사전 예산을 행정부와 협의 결정해 각 상임위별 한도를 배분하는 등 총괄할 필요가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예결위원의 전문성 확보 문제에 대해서도 찬반이 엇갈렸다. 현행 체제를 반대하는 편에서는 예결위원의 임기가 1년으로 다른 상임위원의 임기 2년보다 짧다 보니 전문성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주장했다. 상임위화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예결위가 ‘옥상옥’이 될 것을 우려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전문성 확보를 위해 예결위 내 5~6개의 상설소위 또는 분과위원회 체계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황 교수는 “예결위가 다른 상임위의 예산조정권을 가졌기 때문에 (상설화되면) 상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기획재정부가 예산안 편성단계부터 국회와 논의하는 방안 ▲예결위가 총액 심사와 상임위별 예산총액을 할당하고 개별 상임위에서 세부항목을 심사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대구·경북 지자체 ‘낙동강 골프장’ 뒤늦게 철회

    대구·경북 지자체 ‘낙동강 골프장’ 뒤늦게 철회

    대구·경북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4대 강 사업으로 생겨난 낙동강 둔치에 현행법상 어긋나는 골프장을 무리하게 조성해 돈벌이에 나서려 했다가 뒤늦게 이를 철회해 졸속행정이란 비난을 사고 있다. 구미시는 10일 내년까지 고아읍 괴평리 낙동강 둔치 55만㎡에 민간자본 60억원을 들여 36홀(18홀 1곳, 9홀 2곳) 규모의 골프코스를 조성하려던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가 최근 시민 4300명을 상대로 골프장 조성과 관련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환경오염 등을 우려한 반대 여론이 지배적으로 나타난 데다 현행법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낙동강 전체 둔치 12㎢ 가운데 8.7㎢를 수변 레저 테마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총 660억원을 들여 보트 접안시설, 식물원, 오토캠핑장, 승마탐방로 등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달 중 시민 설명회를 거쳐 계획을 확정한 뒤 내년부터 본격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앞서 고령군도 낙동강 둔치 골프장 조성 계획을 사실상 포기했다. 낙동강 둔치에 골프장을 조성하는 게 현행법에 걸리는 데다 국토교통부의 반대 때문으로 알려졌다. 군은 당초 2015년까지 개진면 인안리 일대 낙동강 달성보 둔치 50만㎡에 예산 20억원을 들여 9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경남 의령군이 낙동강변에 골프장을 조성해 친환경적으로 운영하는 점을 벤치마킹한 결과였다. 대구 달성군도 낙동강 달성보 주변인 논공읍 하리 일대에 2015년까지 골프장을 조성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재정 확보 방안의 하나로 낙동강변에 골프장을 조성하려 했으나 걸림돌이 많아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낙동강 인근 골프장 건립에 반대해 온 구미YMCA 등 대구·경북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지자체들이 골프장을 지을 수 없는 곳에 골프장을 짓겠다고 억지를 부렸다가 철회한 것은 졸속행정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은 상수원보호구역의 상류 방향으로 유하거리(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잰 거리) 10㎞ 이내 지역에는 골프장을 건립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미시 골프장 건립 예정지였던 고아읍 괴평리 낙동강 둔치는 비산동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유하거리로 3.5㎞에 불과하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