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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6월 개헌’ 무산, 여야 불문하고 책임 통감해야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려던 개헌 국민투표가 무산됐다. 개헌 국민투표에 필요한 국민투표법 개정 시한(23일)을 국회가 지키지 못한 탓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이번 지방선거 때 개헌을 하겠다고 국민께 다짐했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고, 국민께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6월 개헌 무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는 지난 대선에서 여야 모든 후보가 한목소리로 내세운 공약이었다. 어떤 이유에서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청와대와 여야 모두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비록 6월 개헌은 불발됐지만 30여년 만에 찾아온 호기를 놓치지 않도록 개헌의 동력을 살리는 데 매진하겠다는 각오도 새롭게 다져야 한다. 그런데 당장 정치권 반응은 매우 실망스럽다. 상대에게 책임을 돌리는 데만 급급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참정권을 박탈하고 개헌에 대못을 박으며 국민의 간절한 호소조차 걷어찬 자유한국당의 망동을 국민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야당에 화살을 겨눴다. 한국당은 “어설프기 그지없는 한 달짜리 졸속 개헌안을 국회에 던져놓고 통과시키려는 청와대 등에 개헌에 대한 진정성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는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모아 발의한 헌법개정안을 단 한 번도 심의조차 하지 않은 채 국민투표 자체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했다. 내 책임은 온데간데없고, 남 탓만 무성하다. 이래서야 앞으로 개헌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개헌과 관련한 공은 이제 오롯이 국회로 넘어왔다. 6월 개헌 무산의 책임을 떠넘기고, 경중을 가릴 만큼 한가하지 않다. 지방선거와 맞물려 평행선을 달리던 개헌 시기와 권력 구조 개편 합의를 서둘러 매듭지어야 한다. 민주당은 대통령제를 근간으로 한 분권과 협치 강화를 내세운 ‘대통령 4년 연임제’를, 한국당은 제왕적 대통령제 종식을 위한 분권형 대통령제 및 책임총리제를 주장하고 있다. 개헌 시기를 놓고도 한국당은 ‘6월 개헌안 발의, 9월 개헌 투표’를 제안한 반면 민주당은 별도의 개헌 투표 때 소요될 비용과 투표율 하락을 고려해 다음번 전국 선거인 2020년 총선에 가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1년씩 가동하고도 빈손을 내보였던 여야가 또다시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자초하지 않길 바란다.
  • 文 “6월 개헌투표 무산, 납득할 수 없다”

    文 “6월 개헌투표 무산, 납득할 수 없다”

    민주 “반역사적 폭거 심판 받을 것” 한국당 “분권형 개헌안 마련해야” 9월 개헌·2020년 개헌 등 거론문재인 대통령은 국회가 국민투표법 개정시한을 넘겨 6월 지방선거 동시 헌법개정 국민투표가 사실상 무산된 데 대해 24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다. 또 대통령 개헌안 철회 여부 등은 “남북 정상회담 후 숙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는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5월 24일) 대통령 개헌안을 표결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번 지방선거 때 개헌을 하겠다고 국민께 다짐했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고 국민께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국회는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모아 발의한 헌법 개정안을 단 한 번도 심의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지방선거 동시 개헌은 정치권 모두가 국민께 했던 약속인데 마치 없었던 일처럼 넘기는 것도, 2014년 7월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위헌법률이 된 국민투표법을 3년 넘게 방치하는 것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발의한 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남북 정상회담 후 심사숙고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반역사적 폭거”라며 “국민의 참정권을 박탈하고 국민개헌에 대못을 박으며 국민의 간절한 호소조차 걷어찬 자유한국당의 망동을 국민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은 청와대와 여당이 개헌 무산의 책임을 야당에 돌리기 위해 국민투표법을 내세웠다고 주장했다.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국민투표법은 국회 개헌안이 합의되면 당연히 함께 처리될 부수법안”이라며 “어설프기 그지없는 졸속 개헌안을 국회에 던져 놓고 통과시키려는 청와대 등에 개헌에 대한 진정성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6월 개헌 무산’에 따라 추가적 개헌 시기로 한국당이 주장해 온 ‘9월 개헌’과 ‘2020년 총선 개헌’ 등이 거론된다. 9월 총선은 여당 등에서 1200억원의 추가비용과 투표율 50%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 등을 우려해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그러나 2020년 총선 동시투표도 정치일정 등을 고려할 때 쉽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당은 개헌 시기보다 내용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없앨 수 있는 권력구조 개편안이 담긴 분권형 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6월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투표가 동시에 이뤄지면 개헌 자체가 ‘곁다리 투표’로 전락할 수 있는 만큼 9월 개헌투표를 하자는 얘기다. 그렇지만 민주당은 9월 개헌에 부정적이라 이뤄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여기에 정부 개헌안을 5월 24일까지 유지하더라도 국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 청와대 내에서도 개헌안 철회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가 의결 시한인 5월 24일까지 개헌안을 가결할 경우 정부는 국회 의결일로부터 30일 이내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2014년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현행 국민투표법의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입시 폭탄’ 떠안은 국가교육회의 책임 막중하다

    국가교육회의가 출범 4개월 만에 대학 입시 개편이라는 최고난도 시험 문제를 받아 들었다. 교육부가 2022년 입시 개편과 관련해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수능 간 적정비율 △수시·정시 통합 여부 △수능 평가 방법 등 핵심 쟁점에 대한 결정을 전부 떠넘긴 탓이다. 국가교육회의는 교육부 시안을 토대로 여론 수렴과 숙의·공론화 과정을 거쳐 오는 8월까지 최종안을 내놓아야 한다. 주무 부처이면서도 핵심 사안마다 갈팡질팡 행보로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혹평을 받아 온 교육부가 입시 개편에 대해 백기를 든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국민이 기댈 곳은 이제 국가교육회의밖에 없다. 국가교육회의는 원래 중장기 교육 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문기구이지 단기적인 입시 정책을 결정하는 기관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걸 따질 계제가 아니다. 당장 발등의 불을 꺼야 한다. 그만큼 국가교육회의의 역할과 책임은 막중하다. 문제는 녹록지 않은 현실이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해관계와 교육 가치관의 충돌, 이상과 현실의 간극 사이에서 다수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입시안을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도출할 수 있을지 우려가 앞선다. 현재 국가교육회의는 장관 등 당연직 9명과 민간 위원 11명으로 이뤄져 있다. 교육과 상관없는 당연직 위원이 많아 입시 정책을 다룰 충분한 전문성이 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민간 위원도 대학교수, 교육 당국 관계자 등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현장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진보 성향 인사 편중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조신 상근위원 겸 전 기획단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에 보수 인사를 위촉해 최소한의 인적 균형을 맞출 것을 제안한다. 국가교육회의는 다음주 초 전체 회의를 열어 대입개편특별위원회 구성과 공론화 방식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인령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지난 2월 열린 2차 국가교육회의에서 “대입제도 개편에 대해 3월 중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국민들 입장에서 단순하고 공정한 대입제도 개편안이 차질 없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특위 구성은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교육부 시안 내용을 보고 구성하자는 의견에 따라 미뤘다고 하는데 국가교육회의가 이미 예고된 대입 개편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안이하게 대처했던 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국가교육회의는 대입개편특위를 내부 위원과 민간 전문가로 구성하겠다고 했다. 특위에 학부모와 교사, 입시 전문가 등 교육 수요자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교육부가 제공한 시안을 조합하면 모두 100개 넘는 선택지가 나온다고 한다. 하나하나가 첨예한 이해가 엇갈리는 지뢰나 다름없다. 공청회든 여론조사든 폭넓은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활용해 내실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매진하길 바란다.
  • [사설] 정시 확대 여부, 교육부 생각은 대체 뭔가

    어제 교육부가 현재 중3들이 대입을 치르는 2022학년도 입시개편안을 내놨다. 특기할 사항은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 선발하는 방안을 처음 제시했다는 점이다. 수시 전형을 먼저 시작하지 않고 수능을 치른 뒤 일괄 진행해 대입 선발 방식을 단순화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수능 절대평가 전환 방침도 물론 포함됐다. 수시·정시 통합 또는 현행대로 분리 선발, 수능 절대평가 전환 또는 상대평가 유지 등을 이리저리 뒤섞어 교육부가 제시한 입시안은 5가지다. 하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교육부의 자체안이다. 이 시안을 국가교육회의로 넘겨서 본격 논의하게 한 뒤 교육부는 다시 8월에 개편 방안을 최종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교육부는 무용론이 불거질 만큼 정책 난맥상을 보였다. 일언반구 논의 없이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없애 수능을 당장이라도 무력화할 것 같더니 며칠 뒤에는 딴소리였다. 교육부 차관이 전화로 암암리에 대학들에 정시 확대 지침을 내려 지방선거용 생색내기라는 지탄이 들끓었다. 어제 말과 오늘 말이 엇박자이니 어느 장단에 맞춰 입시를 준비해야 할지 학교는 혼돈의 도가니다. 교육부의 이번 발표는 고육지책이 역력하다. 오락가락 정책에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제 역할을 못 한다는 비판이 치솟으니 당장 뭐라도 해야 했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교육부의 시안이 혼란을 더 부추기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무엇 하나 수습하지 않고 온갖 가능성을 다 열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머릿속은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수시와 정시 통합 선발 방안만 해도 그렇다. 전형 기간이 단순해지는 착시현상이 있을 뿐 정작 대입 지원 기회는 축소된다는 걱정들이 앞선다. 학업 부담이 줄어들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 고교 내신, 수시 전형의 핵심인 학생부, 수능 등 ‘철인 3종 경기’를 어느 하나 빠뜨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불꽃 경쟁해야 한다. 김 장관은 여론을 듣는 귀가 없는지 진심으로 궁금하다. 입시의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답변은 정시 확대 여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80%를 웃도는 수시 비율을 줄이고 정시를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거세다. 정시 확대를 왜 뒷문으로 졸속 생색내기 하려고 했는지, 앞으로의 교육부 방침은 무엇인지 교육 현장은 그 대답이 가장 듣고 싶다. 정부는 그 궁금증을 국민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혼란을 정리해 줄 의무가 있다. 이런 뜨거운 감자들은 결국 국가교육회의로 몽땅 다 넘겼다. ‘깜깜이’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의 골간인 학생부 개선안은 국민 참여 정책 숙려제에 떠넘겼다. “교육부가 지방선거용 시간 끌기 꼼수를 부린다”는 성토가 지금 부글부글 끓고 있다. 교육부에 묻는다. 현장의 요구를 담아 입시 정책의 운전대를 직접 잡을 능력은 정말 없는가.
  • 박주민 ‘100분 토론’ 나경원 주장에 “개헌안 읽어보지도 않고”

    박주민 ‘100분 토론’ 나경원 주장에 “개헌안 읽어보지도 않고”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11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 개헌안 토지 공개념 부분에 ‘법률에 따른다’는 문구가 있음을 강조하며 “자유한국당 의원님들이 대통령님의 개헌안에 대해 사회주의 헌법이라고 하는 것은 개헌안을 읽어보지도 않고서 하시는 말씀이냐”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화제가 되었던 토지공개념 관련 조문 보시면 첫 번째 사진(아래)의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가 있는 것과 두 번째 사진(아래)의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 받은 것 모두 ‘법률로써’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영수 교수님은 ‘법률로써 제한한다는 내용이 없기에 위험하다’ 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셨고, 나경원 의원님은 개헌안에 “법률로써”가 없다고 아시는 상태에서 토지공개념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셨다며 “그렇다면 혹시 자유한국당 의원님들이 대통령님의 개헌안에 대해 사회주의 헌법이라고 하는 것은 개헌안을 읽어보지도 않고서 하시는 말씀?!”이라고 적었다. 앞서 전날 방송한 MBC ‘100분 토론’에서 유시민 작가, 박주민 의원,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나경원 의원 등은 대통령 개헌안 토지 공개념 부분에 ‘법률에 따른다’는 문구가 포함됐는지 여부 등을 두고 토론했다. 나경원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률로써’라는 문구가 없다가 추가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대통령 개헌안이 얼마나 졸속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면서 “토지공개념을 담은 대통령 개헌안 제128조 제2항. 청와대가 3월 21일 발표하고 3월 22일 법제처에 심사요청한 안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등록된 국회 제출안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이 ‘법률로써’ 문구가 없다가 추가된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철강 때문에 졸속 한·미 FTA 개정 안 된다

    미국의 수입산 철강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사흘 앞두고 정부 당국자들이 ‘한국산 면제’를 위한 막판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양국의 철강 관세 문제가 곧 풀릴 것이란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던 지난주에 견줘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대미 무역 협상단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개정 협상이 끝난 뒤 “양측이 집중적인 협의를 통해 이슈별로 실질적인 논의의 진전을 이뤘다”면서 “긍정적인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통상 당국은 ‘실질적 논의의 진전’이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관세 부과를 시작하는 23일(현지시간) 전에 한국이 예외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청와대 역시 양국 고위급 채널을 통해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 측이 철강 관세를 무기로 FTA 개정 협상과 연계하려는 것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양국 통상 현안의 출구 찾기 전략일 수 있다. 철강 관세폭탄 면제와 FTA 쟁점 사이에 ‘원샷 딜’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갑작스럽게 제기된 일도 아니다. 파국을 막고 절충점을 모색하려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 이렇게 해서라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관세 대상에서 한국이 빠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겠는가.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한국이 철강관세 면제국 지위를 얻는 대신 FTA 협상에서 자동차나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을 미국 측에 양보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이 FTA 재협상 초반부터 자동차 비관세 장벽 해소와 농업 분야 원산지 규정 강화를 집요하게 요구한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자칫 철강 관세 때문에 그보다 훨씬 많은 무역쟁점이 걸린 FTA 개정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개정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철강 관세를 피하는 것이 발등에 떨어진 불인 것은 맞지만 다른 품목이 언제 또 미국 측의 관세 부과 대상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현시점에서 관세 예외국으로 완전히 인정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종 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설득은 계속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미국이 철강관세 면제조건으로 이런저런 요구를 쏟아내는 상황이라면 조급하게 FTA 협상을 끝낼 일이 아니다. 급한 불 끄기에 급급해 이뤄지는 주먹구구식 FTA 개정은 국민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 [손성진 칼럼] 대통령의 흑역사와 개헌

    [손성진 칼럼] 대통령의 흑역사와 개헌

    논란이 있지만 이승만의 독재는 후대 대통령 독재의 원형이 됐다. 국회의원들이 타고 있는 버스를 통째로 연행하고 정적 암살을 자행하다 ‘발췌 개헌’, ‘사사오입 개헌’ 등을 통해 12년 독재를 누린 끝에 이승만은 이국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심지어 국어의 어원을 무시하고 한글맞춤법을 멋대로 바꾸려 했던 일은 대통령 권한 남용의 표본이었다. 한국의 대통령사(史)는 독재와 부패의 흑역사다. 그들의 마지막도 하나같이 이승만처럼 비극적이다. 박정희의 18년 독재는 더 설명할 것도 없다. ‘10월 유신’을 감행해 종신독재를 꿈꾸다 총탄에 쓰러졌다. 재벌 기업들로부터 수천억원씩 뇌물을 받은 전두환, 노태우는 최초로 검찰의 포토라인에 섰다. 가족의 뇌물수수 의혹에 자살이란 비극적 선택을 한 노무현도 아직 그 의혹을 완전히 벗지 못했다. 박근혜는 국정농단과 뇌물 수수로 수감돼 있다. 그리고 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또 업보처럼 검찰청에 불려 나왔다. 100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다. 반세기 만에 유례없는 고도성장을 이룬 한국 정치의 흑역사도 세계 정치사에 유례가 없다. 외국인들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정치 역정이다. 비리 없는 정치가 세상 어디에 있겠느냐만 다섯 명이 거의 연속적으로 처벌을 받는 현실은 참담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말 한마디, 손가락 까딱만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얻을 것 같은 권력. 권력은 일종의 중독성 마약이다. 실제로 권력을 잡으면 도파민이라는 중독성 신경전달물질이 생성된다고 한다. 만인지상(萬人之上)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 권력은 어떤 자제력도 잃게 할 것이다. 국가를 자신과 동일시한 루이 14세나 전체주의 독재자 히틀러나 무솔리니도 그런 범주다. 권력집착증은 일종의 병인 것이다. 절대 권력은 결국에는 민중의 힘에 의해 무너진다. 프랑스혁명이 그렇고 중국의 신해혁명도 절대왕정에 대한 민중의 저항이었다. ‘절대 부패한 절대 권력’은 절대 파멸하게 돼 있다. 역사의 진리다. 조선의 500여년 왕정을 유지했던 것은 그나마 왕권을 견제하는 대간(臺諫) 제도가 활성화된 덕이다. 하지만 조선 후기 대간제도가 쇠퇴하면서 조선도 멸망을 맞았다. 조선의 위기는 1800년 정조 사망 후부터 찾아왔다. 세도정치가 만연해 권력은 왕과 왕에 빌붙은 세도가들에게 집중됐다. 대간의 언로는 막혔고 망국을 재촉했다. 대통령의 흑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권력의 비대화를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조선의 대간제도를 능가할 권력 감시기관과 제도다. 감사원의 독립성 제고, 대통령도 예외 없는 공수처 제도 도입 등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문고리 3인방’과 같이 권력에 기생하는 세력은 더 큰 병폐다. 그들에게 철퇴를 내릴 수단이 급하다.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킬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바로 개헌이다. 제헌절 70주년을 맞은 올해 개헌 논의는 무르익고 있다. 국민 주권을 촛불집회를 통해 확인했듯이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도 높다. 개헌의 의미는 대통령들의 잇단 비리로 더 커졌다. 개헌의 핵심은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 축소에 있다. 청와대 개헌안이 나왔지만 폭넓은 공론화가 부족했다. 부패를 조장하는 무소불위적 권한 축소는 미흡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유신헌법이 갈봉근 등 몇몇의 헌법학자들에 의해 밀실에서 만들어진 점을 유념해야 한다. 헌법 개정안 발의권자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지만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투표 절차가 있지만 많은 국민의 지지를 미리 반영하는 절차도 긴요하다. 민주화의 완성에는 진통이 따르고 시간이 걸린다. 영국 민주주의의 주춧돌인 마그나 카르타(대헌장)는 800년 전에 만들어졌다. 우리의 민주주의와 헌법의 역사는 이제 70년이다.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하지만 졸속 헌법은 두고두고 멍에가 될 수 있다. 그럴수록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민의 대의기관이기 때문이다. sonsj@seoul.co.k
  • [기고] 폐기물에너지 정책, 어떻게 풀어야 하나/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기고] 폐기물에너지 정책, 어떻게 풀어야 하나/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우리나라는 국가 전체 매립지 수명이 10년에 불과하고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폐기물 대란을 막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폐기물에너지 활용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폐기물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쳐 왔다. 폐기물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분류하고 폐기물을 태워 전력을 생산할 경우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가 있는 발전 사업자가 지원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 정책에 따라 수조원에 달하는 자본이 폐기물에너지 사업에 투자돼 전국 곳곳에 폐기물에너지 시설이 설치돼 운영 중이거나 설치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정부에서는 폐기물에너지에 대한 발전 사업자의 지원을 축소하겠다고 발표를 하고 관련 고시 등을 개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폐기물에너지를 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하는 법률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 정책에 따라 막대한 투자를 한 사업자들은 지금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다. 투자 축소에 따른 재활용 시장의 위축과 일자리 감소도 우려된다. 최근 정부 및 국회에서 진행 중인 폐기물에너지에 대한 지원 축소 정책은 정책의 일관성을 상실해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훼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절차 및 내용의 허점도 많이 노출하고 있다. 폐기물에너지 시설 설치로 인해 민원이 일어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지원을 중지해야 한다는 논리는 잘못된 진단이다. 민원의 근본 원인은 태워서 처리할 수밖에 없는 폐기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고형연료 발전 시설을 없앨 경우 소각시설 설치를 둘러싼 더 큰 민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민원에 대한 대처는 지원 중단이 아니라 고형연료 발전시설 설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주민 참여, 주민 지원 등에 대한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다. 플라스틱 등의 폐기물에서 얻은 에너지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제 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은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국내 현실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 기준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외에 신에너지라는 분류를 하고 있는 국가도 없으며, 화석연료로 만든 신에너지에 대해 지원을 하는 국가도 없다. 이런 논리라면 국제 기준에 맞는 재생에너지 외에는 모든 지원을 중단해야 하지만 유독 폐기물에너지에 대해서만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폐기물 및 에너지 문제가 심각한 현실을 감안해 외국의 기준을 무조건 적용할 것이 아니라 국내에 적합한 제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폐기물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폐기물 및 고형연료 수집운반 사업자, 재활용 사업자, 발전 사업자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공청회 등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고 제도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졸속적인 제도 개선이 되지 않도록 폭넓은 여론 수렴 과정과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폐기물에너지는 국가 에너지 안보와 자원 순환체계 강화를 위해 매우 필요하다. 폐기물에너지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를 단편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폐기물에너지를 활성화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 [씨줄날줄] 고은과 ‘여론’ 교과서/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고은과 ‘여론’ 교과서/황수정 논설위원

    성 추문에 휩싸인 고은 시인이 결국 중·고교 교과서에서도 퇴출된다. 손주뻘들이 공부하는 교과서에서 다른 것도 아니고 성 추문으로 흔적이 지워진다는 사실은 그지없이 초라하고 볼품없다. 시인 본인에게도 그 어떤 징벌보다 비참하고 쓰라릴 처분이 아닐까 싶다.중·고교 검정교과서들 중에 고은 시인의 작품이 실린 사례는 26건. 이들을 게재한 출판사들은 오는 5월까지 문제의 부분들을 교체하거나 삭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어느 한 곳도 예외는 없다. 검정교과서는 국정교과서와 달라서 민간 출판사가 자율로 만든 뒤 검정 심사를 받는다. 내용 수정의 권한은 출판사와 저자들에게 있다. 교육부가 최종 승인을 하면 바뀐 내용은 학교로 전달되고 일선 교사들은 그에 맞춰 수업을 하게 된다. 시인의 추락에는 변명이나 두둔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미투의 성난 여론 한켠에 조심스럽게 반문하는 시각이 없지는 않다. 작품의 예술성과 작가의 도덕성을 반드시 동일시 해야 하느냐의 문제다.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모든 교과서들에서 득달같이 퇴출되는 과정은 석연찮기도 하다. 검정교과서의 내용은 출판사에 결정권이 있다. 그렇다고 교육부의 의중을 대놓고 무시할 수 있는 출판사는 없다. 사태를 관망했던 교육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투 운동 지지 발언을 하자 출판사들에 교체 여부를 결정하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가이드라인이었다는 후문이 들린다. 교과서 논란은 이즈음 또 있다. 초등 6년생들의 국정 사회교과서에서는 1948년 8월 15일이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됐다가 느닷없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바뀌었다.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을 건국 시점으로 보는 진보 정권의 견해가 반영된 결과다. 교과서 집필 책임자가 배제된 채 졸속으로 변경돼 소란은 더하다. 두 사안은 크게 다른 듯하지만 쟁점은 닮은꼴이다. 교과서가 이념을 투사하는 도구, 사회 감정을 실시간 반영하는 온도계일 수 있는가의 논란이다. 침묵하는 다른 목소리들을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고은 시인을 혹독하게 단죄하는 방법은 어쩌면 그를 교과서 갈피갈피에 오래오래 머물게 하는 것일 수 있다. 교과서 퇴출로 잊히게 하는 것은 가장 간단한 면죄부일 수 있다. 18세 선거권 논의가 무르익고 있는 현실이다. 문학 작품과 작가의 성 윤리를 학생들 스스로 고민해 볼 기회를 넘겨주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일까. 문학과 사회 문제를 넘나드는, 의미 있는 교육적 메타포는 결코 될 수 없는 것일까.
  • 러시아 “징계무효 15명 평창 출전시켜 달라”

    세계 스포츠 지도자들의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러시아는 평창동계올림픽에 15명의 선수라도 더 출전하게 해 달라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1일(현지시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러시아 선수 28명을 올림픽에 영구 출전 금지시킨 IOC의 징계를 무효로, 다른 11명에 대해선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는 출전할 수 있게 하라고 결정한 게 후폭풍을 낳고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이 다른 선수들 사이에서 좌절과 실망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IOC가 스위스연방재판소에 상고하는 등 모든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밝힌 것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핵심 내부 제보자였던 그리고리 로드첸코프 전 모스크바 반도핑 실험실 소장의 변호인은 “매우 놀라운 결정”이라고 경악했다. 짐 월든 변호사는 “청문회에서 해당 선수들에 대한 추궁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전체 과정이 매우 졸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역시 “이번 결정은 러시아를 포함해 조직적인 도핑을 하려는 모든 국가를 대담하게 만들 뿐”이라면서 “IOC는 상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스타니슬라프 포즈드냐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제1 부위원장은 “징계 무효화한 15명에게 현지시간 2일까지 평창대회 초청장을 보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러시아) 동계스포츠종목연맹 전체회의에서 28명 명단을 검토한 결과 은퇴했거나 다른 이유로 평창에 출전할 수 없는 선수들을 빼고 15명에 대해서만 초청장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IOC는 CAS 결정 직후 징계 무효 결정을 받은 28명이 자동으로 평창올림픽에 초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는데 이런 방침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대다수 우리 선수들의 깨끗함이 증명돼 기뻐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재판 과정에는 두 당사자 입장이 모두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상대(IOC) 입장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OC를 자극하는 일은 최대한 피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 정권과 무슨 관계인가” 호반건설 저격한 김성태 원내대표

    “이 정권과 무슨 관계인가” 호반건설 저격한 김성태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 “이 정권과 호반건설은 도대체 무슨 관계인가”라며 문재인 정부의 특혜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김 원내대표는 1일 ‘대통령의 나라를 넘어 서민과 중산층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제목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이 정권 출범 직후부터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먹는다는 설이 파다했는데 그 의혹이 어제 현실화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도대체 무슨 커넥션이 있길래 이런 희한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라며 대우건설의 ‘졸속 헐값 매각’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저는 일찍이 대우건설 매각 문제를 강력히 문제 삼은 바 있다”며 “제1야당 원내대표가 이처럼 의혹을 제기하고 문제제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콧방귀도 안뀌고 보란 듯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은 것은 무슨 의도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작년 정관개정을 통해 ‘졸속매각’이 가능토록 한 조치나 산은지분의 전량매각 방침이 ‘분할매각’ 방식으로 전환되는 절차와 과정조차 투명하지 않았던 ‘밀실매각’”이라고 주장하며 “국민혈세 공적자금 3조 2000억 원 투입해 반토막 1조 6000억에 팔아제끼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정관개정으로 ‘배임’시비도 꼼수로 피해가고 반토막 할인매물로 헐값에 폭탄세일하고 호반건설 주머니 사정봐서 분할매각, 할부매각 해주고 이 정권 사람들은 자기 집 팔면서도 이런 계약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전날 한국당은 논평을 통해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가 ‘반토막 졸속매각’이라며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매각’ 의혹이 크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태옥 대변인은 “대우건설 매각의 절차와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며 대우건설의 졸속 매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현 정부 갈등에 2월 국회 ‘빨간불’

    전·현 정부 갈등에 2월 국회 ‘빨간불’

    MB ‘ 죽음’ 자극에 민주당 총공세 한국당은 과거 실정 파헤치는데 반발 공수처·상가임대차보호법 등 불투명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비리 의혹을 놓고 정치권의 충돌이 ‘현 정부 대(對) 전 정부’ 간 싸움으로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2월 임시국회에 빨간불이 켜졌다.여야는 오는 30일부터 한 달 동안 2월 임시국회를 열면서 다음달 20일과 28일 법안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개최하기로 지난 11일 합의했지만 이 같은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여권에서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건드리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총공세에 나선 상태다.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이 여당이었던 과거 정부의 잘못을 현 정부가 파헤치는 것 자체에 일단 반발하고 있다. 임시국회의 핵심 안건인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안과 개헌이 여야 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미 임시국회 운영은 쉽지 않다는 예측이 나왔다. 공수처 신설안을 논의해야 하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청와대의 권력기관 개혁안에 반대하는 한국당의 보이콧으로 19일 현재까지 간사 회동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는 6월까지 활동 기간이 연장된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15일에야 첫 회의를 열었다. 지방선거와 개헌 6월 동시투표를 주장하는 민주당과 졸속 개헌이라며 반대하는 한국당의 현격한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이다. 민주당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속책으로 보증금 인상률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지만 한국당이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반대해 이 또한 쉽지 않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한국당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빌미로 국회 운영에 비협조하면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해 민주당만 비판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이 이 전 대통령과 살짝 거리 두기를 하고 있어 임시국회가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수사가 진행될수록 한국당도 이 전 대통령을 붙잡고 있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상대로 이 전 대통령 비리 의혹을 정쟁으로 몰고 가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한국당은 (이 전 대통령의 반발을) 정쟁거리로 삼거나 물타기를 중단하라”면서 “그런 행동을 계속한다면 그것은 이 전 대통령과 한 몸이라는 것을 자인하는 꼴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청와대가 밝힌 ‘개헌 시간표’에 국회가 답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기자회견에서 헌법 개정과 관련한 구상의 일단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그제 “국회가 의지를 갖고 정부와 함께 협의가 이뤄진다면 넓은 개헌을 할 수 있겠지만, 국회와 합의가 안 되고 정부가 발의하게 된다면 국민이 공감하고 국회 의결을 받아 낼 수 있는 최소한의 개헌으로 좁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6월 지방선거와 개헌안 투표를 동시에 하는 것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 대통령이다. 국회 개헌특위의 합의를 기다려 보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정부가 권력구조 개편을 후순위로 돌린 개헌안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개헌은 지난 대선에서 주요 정당이 모두 내건 공통공약이었다. 그럼에도 2016년 말 구성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지난 1년 동안을 허송세월했고, 새해 들어 다시 출범하는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역시 출발선에서부터 극도의 여야 대립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정부발(發) 개헌’을 언급한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면서 정치권에 대한 강력한 압박이 아닐 수 없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회 개헌특위에서 2월 말 정도까지는 개헌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할 수는 없다. 충분한 사회적인 논의를 거쳐 올해 안에 반드시 개헌을 이루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한다. 어제 열린 당내 개헌특위 회의에서도 의원들은 “기한을 정해 놓고 시간에 쫓겨 개헌안을 졸속으로 처리해선 안 된다”거나 “개헌 시기와 내용, 방법은 전적으로 국민적 논의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는 비판을 쏟아냈다고 한다. 이런 주장은 원론적인 측면에서는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비판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지방선거와 개헌안 동시 투표’ 공약은 왜 없었던 일로 돌렸으며, 국민적 논의를 위해 주어졌던 시간에는 무엇을 했는지부터 해명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권력 구조의 개편과 관련해서는 “대통령 4년 중임제가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생각하지만, 소신을 주장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동의하고 국민이 지지할 수 있는 최소 분모’로 ‘지방분권과 국민 기본권 확대’를 들었다. 하지만 공감대가 적지 않은 ‘최소 분모’ 개헌마저 제1야당이 반대한다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한국당이 ‘의석수의 힘’만 믿고 시간만 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를 선거에서 표로 심판하는 게 ‘국민의 힘’이 아닌가.
  • 文대통령 촉구 ‘개헌안·노동시간 단축’ 국회 문턱 넘을까

    文대통령 촉구 ‘개헌안·노동시간 단축’ 국회 문턱 넘을까

    ‘새달까지 개헌안 마련’ 시간표한국당 거센 반대…실현 난망 노동시간 단축 19일내 합의 목표 민주 15일부터 현안 간담회 개최표결해서라도 근로법 개정 방침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 합의’와 ‘노동시간 단축 입법화’를 국회에 주문하면서 지지부진했던 여야 논의가 속도를 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개헌은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으로 논의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앞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는 다음 달 말까지 개헌안을 마련하고 3월 발의하겠다는 개헌 시간표를 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시간표대로 진행해 6월 지방선거와 동시 투표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자유한국당은 졸속 개헌이라며 연내 개헌 추진을 주장한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지난 대선에서 모든 정당과 후보가 약속했다”면서 “국회의 합의를 기다리는 한편 필요하다면 정부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국민개헌안을 준비하고 국회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회 합의의 개헌안이 끝내 나오지 않는다면 개헌 발의권이 있는 대통령이 나서겠다고 국회를 압박한 셈이다. 다만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만들어도 국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한국당의 반대가 워낙 거세기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실상 개헌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노동시간 단축도 쉽지 않은 문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임시국회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하려 했다. 그러나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휴일근로수당 할증률 문제를 놓고 재계와 노동계, 민주당 내부에서도 생각 차이가 커 무산됐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노동시간 단축 문제를 꼭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 소속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노동법안 심사소위가 열리는 19일 전까지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표결을 강행해 이번에야말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생각이다. 환노위 관계자는 11일 “현재 합의안을 만드는 데 민주당 내부보다 재계와 한국당과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15일부터 일주일 동안 노동계, 경제계를 만나 ‘사회적 대타협을 위한 현안 경청 간담회’를 열어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민감한 현안을 풀어나갈 계획이다. 여야는 30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30일간 2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31일과 다음달 1~2일 등 3일에 걸쳐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5~6일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각각 진행한다. 대정부질의는 5~7일 3일간 열린다. 또 20일과 28일 각각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열린세상] ‘작은 정부’가 더 크다/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작은 정부’가 더 크다/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2018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최대 쟁점은 공무원 증원 규모였다. 우여곡절 끝에 9475명 증원에 합의는 됐지만 정부의 역할을 둘러싼 여야 국정 철학의 차이가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논란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 국민 부담을 이유로 ‘작은 정부’를 주장하는 철학과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정부’를 지향하는 철학 사이에는 타협할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2017년 11차례에 걸쳐 20명의 생명을 앗아간 크레인 붕괴 사고의 배후에는 ‘정부 부재’의 조건이 있다. 건설기계조종면허증 적성(갱신)검사제도가 1999년 ‘규제완화’를 이유로 폐지돼 한 번 면허를 취득하면 평생 안전교육을 받지 않아도 크레인을 운용할 수 있다. 규제완화로 20시간 교육 이수만 받으면 누구나 조종할 수 있는 소형 타워크레인이 급증하는 것도 문제다. 개정된 건설기계관리법이 2008년 시행되면서 크레인 구조검사를 수행하고 있는 6개 위탁기관의 정기점검 불합격 판정 비율이 최저 1.7%에서 최고 29%로 편차가 크다. 점검업체는 고객 유치를 위해 부실이 발견되는 경우에도 대부분 ‘빠른 검사로 합격증’을 내줄 수밖에 없다. 결국 크레인 임대업체의 비용 절감과 점검업체의 수입 확대라는 ‘시장논리’가 맞물리면서 졸속 검사를 낳고 있는 것이다. 크레인 안전검사를 시장에만 맡겨서는 안 되고 검사기관의 ‘공공성’이 다시 확보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29명의 생명을 앗아간 제천 피트니스센터 화재 사건도 ‘정부 부재’의 결과임을 부인할 수 없다. 참사 원인으로 지목되는 부실한 안전점검은 소방시설관리법의 규제완화에 기인한다. 소방안전 점검은 2012년부터 건물주가 민간 업체에 맡기거나 자격증을 가진 직원을 통해 직접 하면 된다. 이런 구조에서 민간 업체나 직원은 건물주의 눈치를 보면서 적당히 넘어가기 일쑤다. 소방서의 시정명령을 우려해 건물주가 점검 결과를 수정하라고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2017년 감사원 조사 결과 소방감리업체 11곳 가운데 9곳이 거짓 보고서를 제출했고 최근 7년간 감리업체 700곳 가운데 280여개가 행정처분을 받았다. 소방서의 전수점검이 가장 확실한 소방안전대책이라는 데 이의가 없다. 대한민국의 ‘작은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정부 지출의 현저한 증가를 초래해 스스로 이름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위험의 외주화’가 그것이다. 2015년 서울 강남역과 2016년 서울 구의역에서 발생한 ‘스크린도어 사고’가 전형적인 사례다. 2016년 참사의 주체인 은성PSD는 사고 당시까지 5년 동안 350억원 규모의 유지보수 용역계약을 서울메트로와 체결해 왔다. 이 정도의 예산이면 정규직 노동자 2인 1조의 유지보수 작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은성PSD에서 비정규직 김군은 144만원, 정규직 수리공은 200만원 정도를 받으면서 1인 1조의 작업을 해 왔다. 이들은 위험한 작업조건 속에서 저임금을 받았지만 서울메트로 퇴직 후 재취업한 ‘분사전출 직원’ 58명은 별로 하는 일 없이 400만~500만원의 월급을 받았다. 부랴부랴 서울메트로는 은성 PSD에 2인 1조 작업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서울메트로는 은성PSD에 용역비 1억 6289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서울중앙지법의 2017년 9월 판결이었다. ‘강남역 사고’에 대한 공판에서 “서울메트로에는 안전 관리·감독 의무가 없었다”는 서울메트로 변호인의 변론은 ‘위험 외주화’의 핵심이다. 이처럼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사익을 챙기려면 더 많은 예산 지출을 감수해야 한다. 국가는 있어야 할 곳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 민간을 대행시켜도 안 되고 스스로 있어야 한다. ‘민간의 자율 규제’를 보장하기 위해서 ‘철밥통’ 공무원의 수를 늘리지 않고 ‘경제 논리’에 따른다는 ‘작은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인건비를 절약하려다 국고보조금이나 사업비가 더 많이 드는 ‘방만한 정부’임이 드러났다. ‘시장을 통한 공공성의 확보’라는 형용모순을 안고 있는 ‘작은 정부’의 신기루를 과감히 떨쳐야 할 때다. ‘경제 논리’는 시장에 맡겨 두고 정부는 ‘정치 논리’를 따르는 ‘스마트한 정부’가 돼야 할 것이다.
  • 통합한다지만 ‘남북관계 이질성’ 드러낸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한다지만 ‘남북관계 이질성’ 드러낸 국민의당·바른정당

    개성공단 전면중단 놓고도 이견 통합을 추진 중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놓고 뚜렷한 입장 차를 보였다. 남북 관계에 대한 양당의 이질적인 정체성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2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핵무기를 완성하기 위한 시간 끌기용 제스처”라며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한·미 간을 이간질해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무너뜨리려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공개 발언의 상당 부분을 남북 관계에 할애한 유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서도 “지금의 안보위기 대책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고 혹평했다. 바른정당은 전날 대변인 논평에서도 “새해 첫 아침 북한의 대화 제의는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평가절하했다.반면 국민의당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국민의당은 공식 논평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언급하면서도 “경색되었던 남북 관계의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정부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강온을 오갔다. 전날 논평에서 “우리 정부가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보여진다”며 정부의 대북 조치를 칭찬했지만, 하루 뒤 논평에서는 “평창올림픽 참가라는 일회성 긴장 완화 조치에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대선에서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놓고 첨예한 시각차를 보였던 양당은 최근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대한 통일부 정책혁신위의 발표를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국민의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방적인 구두 지시로 결정된 것은 문제점이 수두룩한 졸속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바른정당은 “당시 개성공단 폐쇄는 적절한 조치”라고 편을 들었다. 통합 반대파는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반대파 의원들이 구성한 국민의당지키기 운동본부는 이날 “안 대표의 냉전적 태도는 당의 강령에 밝혀놓은 햇볕정책의 기본 정신에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한다”면서 “오히려 안 대표의 생각은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의 입장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성토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대북 정책에서 대화와 타협이 아닌 강경 반대만 하는 보수세력과 우리 당의 정체성은 이렇게 다르다”면서 “정체성과 가치관이 다른 정당과의 통합은 경우가 다르다. 보수대야합의 길은 실패한다”고 밝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개헌 시점부터 노동권 조항까지… 정초부터 날 세운 여야

    개헌 시점부터 노동권 조항까지… 정초부터 날 세운 여야

    우원식 “국민의 뜻 따라야” 압박…이달 중 여야 협의 불투명해져 국민 “특위 자문안, 現 헌법 배치”여야가 새해 초부터 헌법 개정을 놓고 힘겨루기를 벌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다음달 말까지 국회 주도의 개헌안 마련을 위해 속도를 내자고 야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의 자문위원회가 만든 개헌 자문안이 좌편향적이라고 반발했다. 이 때문에 개헌안 마련을 위해 이달 중 개최 예정인 여야 협의도 불투명하다.민주당은 올해 목표를 개헌과 지방선거 승리로 잡았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2018년은 개헌의 시간이다. 각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이 개헌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국회가 최선을 다해 개헌안을 만들고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이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도 지난 1일 “2018년은 주권재민을 담아서 사회적 합의가 된 개헌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하며 개헌에 부정적인 한국당을 압박했다.이처럼 민주당이 개헌에 적극적인 데는 여론이 개헌과 지방선거 동시투표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29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에서 응답자의 44.7%는 오는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치러야 한다고 답했다.개헌과 지방선거 동시투표에 긍정적인 국민이 많아 이번 지방선거가 개헌 반대 세력에 대한 심판으로 치러질 수 있다는 점은 한국당이 가장 우려하는 선거 구도다. 때문에 개헌의 최대 쟁점은 권력구조나 기본권 등 개헌에 담길 세부적인 내용보다 개헌의 ‘시기’다.여야 3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개헌특위 활동을 올해 6월까지 연장하는 대신 ‘2월 중 개헌안 마련을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와 관련해 이달 중에 추가로 합의하기로 했지만 협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개헌특위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통합해 운영하기로 하면서 일단 특위 구성부터 다시 해야 하지만 한국당이 협의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을 개연성이 높다. 특히 개헌특위 자문위가 만든 헌법 개정안 자문안에 현행 헌법 전문에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삭제하고 ‘자유롭고 평등한 민주사회 실현’으로 고치고 ‘노동자를 고용할 때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기간의 정함이 없이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수야당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다. 다만 자문위의 자문안은 보수·진보 성향의 자문위원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최종 합의안은 아니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자문안에 대해 “이 정권(문재인 정부)이 왜 이토록 국민 개헌을 걷어차고 졸속 개헌을 추진하려는 것인지 그 의도가 드러났다”면서 “분권 개헌이라는 가면을 쓰고 뒤로는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려는 의도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이행자 대변인도 “초안은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는 현행 헌법의 내용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개헌특위 관계자는 “참고는 할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개헌안은 여야 합의로 만들어지는 건데 마치 결정적 영향을 주는 것처럼 야당이 핑계를 대면서 개헌안 논의를 미룰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국민의당 통합반대파 “안철수, 재신임 실패한 것…퇴진해야”

    국민의당 통합반대파 “안철수, 재신임 실패한 것…퇴진해야”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찬성하는 전당원투표 결과가 31일 발표되자 통합 반대파인 국민의당 의원 18명은 이번 투표를 안철수 대표에 대한 불신임으로 규정하고 안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헌당규에 명시된 최소 투표율 ‘3분의 1’ 기준에 못 미친 이번 투표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대한 반대이자, 안 대표에 대한 명백한 불신임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안 대표에 대해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보수야합 추진을 저지하고 안 대표를 퇴출시켜 국민의당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를 출범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또 “최종 투표율은 23%에 그쳤다. 77% 이상의 당원들이 사실상 (통합에) 반대한 것”이라며 “합당은 전당대회에서 결정하라는 당헌도 어기고, 안 대표 자신의 재신임과 연계하는 꼼수까지 부려 얻어낸 결과치고는 너무나 초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투표율이 25.7%에 그치자 즉시 시장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며 ”전당원투표에 실패한 안 대표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합당 추진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바른정당은 국민의당과 정체성이 다르다“며 ”위안부 문제 졸속 합의에도, 개성공단 일방적 폐쇄에도 그들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며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어 ”국민의당이 가야 할 길은 보수우경화 합당이 아니며, 안 대표의 무리한 선택은 국민의당을 사지로 몰아넣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국민의당 개혁 정체성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에는 김경진·김광수·김종회·박주선·박주현·박준영·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상돈·이용주·장정숙·장병완·정동영·정인화·조배숙·천정배·최경환(가나다순) 등 18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김동철 원내대표와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당직을 맡고 있어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와 뜻을 함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운동본부 대변인을 맡은 최경환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 언론에서 우리가 독자적인 조기 전당대회를 소집하고 개혁신당을 만든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실무자가 만든 안으로 공식 논의되지 않아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의원은 통합 반대파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민의당을 살리고 지켜내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면서 ”안 대표를 비롯해 당 분열과 혼란, 보수 야합으로 나가는 세력이 탈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파가 합당 의결을 위해 추진할 전당대회를 저지할 방안을 놓고 최 의원은 ”찬성파 측이 전대에 전자서명을 도입한다는 얘기도 들려오는데, 저희도 상황을 보고 있다“며 ”그렇지만 의장의 안건 상정 절차 등이 전대에서 순조롭게 이뤄지기 힘들다고 예측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유성엽 의원은 ”요즘 안 대표의 행보를 보면 국민의당이 개인 주식회사 같다“면서 ”몰상식한 언행을 일삼고 비정상적 행보를 보이는 안 대표는 대표의 자격이 없으며, 국민의당을 살리기 위해 이제라도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규형 해임…KBS 이르면 새달 정상화

    강규형 해임…KBS 이르면 새달 정상화

    與 보궐이사 추천 선임 땐 與野 추천비율 6대5로 역전 고대영 사장 해임 추진 가능 MBC 뉴스 개편 등 방송 ‘본궤도’ 뉴스데스크 시청률 3.9%로 부진MBC가 ‘뉴스데스크’를 비롯한 간판 프로그램을 속속 정비하며 정상 궤도에 오른 가운데 총파업 115일째를 맞은 KBS 파업도 야권 측 이사 해임으로 물꼬가 트였다.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야권 추천 강규형 KBS 이사 해임 건의안을 의결했다. 앞서 감사원은 강 이사가 법인카드를 부당 사용(327만 3000원)한 사실을 적발하고 해임을 권고했으며, 이날 방통위는 강 이사의 소명을 듣는 청문회를 거친 뒤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어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강 이사의 해임은 KBS 경영진 교체로 이어져 창사 이래 최장기 파업 중인 KBS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해임을 결정하면 방통위는 30일 이내 후임 인사를 완료해야 한다. 강 이사의 자리에 여권 추천 이사가 선임되면 KBS 이사진의 여·야 추천 비율이 기존 5대6에서 6대5로 역전된다. 그렇게 되면 재적 인원의 과반수 의결이라는 원칙에 따라 다수가 된 여권이 이사회 주도권을 잡고 고대영 KBS 사장 등 경영진 교체를 추진할 수 있다. 전날부터 경기 과천 방통위 앞에서 철야 집회를 진행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새노조)는 강 이사 해임 소식에 “국민의 지지와 새노조의 자주적인 투쟁으로 이뤄낸 결과”라며 “방통위는 보궐이사 선임 등 후속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고대영 사장은 이제라도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호 KBS 이사장을 비롯해 야권에서는 방통위의 결정에 크게 반발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KBS 이사진을 대상으로 한 감사원의 업무추진비 감사는 표적감사라며 이에 대한 답변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에게 보냈다. 이 이사장은 “지난 10월부터 4주간 진행된 특별감사는 표적감사, 청부감사였다는 인상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며 “임기가 보장된 사장과 이사진을 축출하기 위해 시청자, 국민을 볼모로 불법 파업을 벌이고 있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의 요구에 감사원이 무분별하게 협조, 감사원의 위상이 실추됐다”고 비판했다. 야권에서 추천한 김석진 방통위 상임위원 역시 성명을 내고 “해임사유가 불충분하고 충분한 소명과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은 졸속 처리”라며 “심각한 후유증과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새 이사회가 구성되고, 사장 해임과 선임까지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KBS 총파업은 이르면 다음달 중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길환영 당시 KBS 사장의 해임 전례로 미뤄볼 때, 사장 해임과 선임까지는 20여일 걸릴 것으로 KBS새노조는 내다봤다. 한편 MBC는 26일 새롭게 정비한 ‘뉴스데스크’를 선보이며 빠르게 활력을 찾는 모습이다. 평일 앵커는 박성호 기자와 손정은 아나운서가, 주말 앵커는 김수진 기자가 맡았다. 세 사람은 파업 여파로 모두 해고 또는 부당 전보로 제작 현장에서 배제됐었다. 뉴스데스크는 이날 방송에서 첫 꼭지로 ‘MBC 뉴스를 반성합니다’라는 주제로 그간 MBC가 소홀히 다뤘던 세월호 보도 등을 되짚으며 시청자들에게 사죄의 뜻을 전했다. 박성호 앵커는 뉴스 시작 전 “세월호 참사 때에는 유가족 목소리를 배제하고 깡패처럼 몰아 갔고, 정부기관의 대선 개입이 드러나도 침묵했다”며 “최순실이란 이름과 국정 농단이란 표현도 감췄다. 정부의 입이 돼 권력에 충성하고 공영방송의 진짜 주인인 국민을 배신했다”고 사과했다. 돌아온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3.9%로 경쟁 관계에 있는 ‘SBS 8뉴스’(5.1%), JTBC ‘뉴스룸’(7.8%)에는 훨씬 못 미쳐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하다. 다만 시청자들은 “공정한 보도와 정확한 뉴스로 다시 한번 영광을 이어 가길 바란다”, “오늘부터 달라진다는 MBC 뉴스데스크를 한번 지켜보겠다” 등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與 “위안부 합의 인정 못해…새로운 합의 필요”

    국민의당 “뼈 깎는 심정 재협상” 한국당 “양국관계 파국 안보 우려” 바른정당 “제대로 된 외교 해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7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의 보고서를 통해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졸속으로 위안부 합의를 추진한 사실이 드러나자 “위안부 합의는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은 정치적 거래의 산물인 위안부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현 대변인은 “민주당은 위안부 피해자들과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외교부가 공식 논평을 삼가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인 가운데, 여당이 나서 재협상을 요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민의당 이행자 대변인도 “우리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재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장제원 대변인은 “북핵으로부터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이 한·미·일 안보 협력”이라면서 재협상 논란으로 양국 관계가 파국을 맞아 안보 위기가 초래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바른정당 유의동 수석대변인은 “재협상이든 파기든 그 무엇이든 철저하고 집요하게 원칙에 입각해 제대로 된 외교를 해야 한다”며 원론적 견지를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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