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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고 ‘지역제한제’ 논란] ‘공영형 혁신’ 띄우기용?

    외고 등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가 입시 위주 교육기관으로 변질됐다며 교육부가 내놓은 대안이 공영형 혁신학교다. 일각에서는 이번 외국어고 선발지역 제한 조치가 ‘공영형 혁신학교 띄우기’의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공영형 혁신학교의 성공을 바라면서도 시큰둥한 반응도 함께 보이고 있다.●“이번에도 또?” 학생들은 불신 가득한 눈초리를 교육부에 보내고 있다. 금천구에 사는 중학교 2년생 김영아(14)양은 “솔직히 혁신학교에 대한 정보도 별로 없고, 구체적으로 무엇이 좋은 학교인지도 모르겠다. 뭔가 해보고 싶은데 잘 모르겠으니 전처럼 또 학생들을 볼모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 이지수(14)양도 “2년도 채 안 남았는데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알려 주지도 않고 어쩌라는 것인지 너무 무책임하다.”면서 “어차피 그 학교를 들어가도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학원 다녀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입시위주의 교육풍토가 바뀌지 않는 이상,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학부모들은 더 회의적이었다. 은평구에 있는 S여중 1학년생 자녀를 두고 있는 김미희(42·여)씨는 “교육 수장이 바뀔 때마다 꼭 뭔가 새로운 걸 하나씩 해보려 하는데, 백년지대계인 교육을 가지고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장난치자는 것이냐.”면서 “우리 아이가 입학하고 나서 얼마 뒤에 다른 교육부총리가 이번엔 공영형 혁신학교가 문제 있다고 문닫아 버리면 어쩌나 무서워서 절대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입시풍토 해소돼야 성공” 외고에 자녀가 다니는 강남의 한 학부형은 “공영형 혁신학교 졸업생이 5년 이상 배출되는 등 검증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면서 “때문에 나라면 자녀를 이런 학교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말했다. 중1년생 딸을 둔 구로구의 40대 학부형은 “정부에서 돈도 지원하고 유능한 분을 교장으로 모시면 아이들의 재능을 나름대로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천구의 모 중학교 교사인 이모(29)씨는 “일단 어떠한 형태의 학교인지 정확히 알 수 없어 학생과 학부모의 질문에도 답해줄 수가 없다.”면서 “특목고와 자사고 등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또다시 교육부의 졸속행정으로 학생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박현갑 유지혜기자 eagleduo@seoul.co.kr
  • [외고 ‘지역제한제’ 논란] 大入 정책따라 춤추는 ‘수월성 교육’

    [외고 ‘지역제한제’ 논란] 大入 정책따라 춤추는 ‘수월성 교육’

    외국어고 신입생 모집을 지역별로 제한한다는 교육인적자원부 방침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논란의 배경에는 내신 평가 등 대학입시 정책과 중등교육의 수월성에 대한 뿌리깊은 시각차이가 자리잡고 있다. ●외고, 시대적 요청의 산물 외국어고가 처음 들어선 것은 80년대 후반이다. 서울 대원외고가 1984년 설립돼 1992년 특수목적고로서 처음으로 인가받았다. 이후 전국적으로 31개교에 이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강영혜 박사는 외고 설립 배경에 대해 “80년대만 하더라도 영어교육 여건이 좋지 않았다. 따라서 영어 등 외국어 인재양성을 위한 저변을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이어 “공립인 과학고와 달리 외고는 대부분 사립”이라면서 “평준화 적용도시가 웬만한 중소도시 지역으로까지 확대되던 시점에서 수월성 교육을 추구하던 수요자들의 필요에 의한 평준화 보완책이었다.”고 덧붙였다. ●비교내신제 폐지로 한때 휘청 외고는 90년대 중반에 도입 초기부터 적용받던 비교내신제 폐지방침으로 지원율이 하락하는 등 ‘1차 위기’에 놓인다. 1994년 2월 당시 교육부는 특목고 학생들이 동일계열 진학 때 학교 성적이 아니라 수능시험 성적에 따라 내신점수를 부여하는 ‘비교내신제’를 99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폐지한다고 밝혔다. 고교성적의 반영방법·비율 등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95년부터 98년까지는 지원율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 비교내신제와 대학별고사 전형을 믿고 94,95년에 외고에 자녀를 이미 보낸 학부모들은 강력히 반발했다.96년 7월 서울 잠실 역도경기장에서는 서울지역 6개 외국어고와 전국 22개 비평준화고 학부모 3000여명이 모여 내신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학부모들이 각 대학을 방문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97년 2월에는 ‘입시제도 변경에 따른 신뢰이익의 손실’을 두고 교육부를 상대로 헌법소원도 냈다. 결국 교육부는 99학년도부터 비교내신제를 폐지했다. 하지만 당시 전국 과학고와 외국어고에서 1000명이 넘게 무더기로 자퇴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99년 부활 외고는 99년부터 내신 절대평가제가 도입되면서 ‘부활’한다.2000년대 초반에 외고 졸업생들이 이른바 명문대에 많이 들어가면서 다시 지원율이 상승했다. 연·고대 등 이른바 일부 대학들이 절대평어 방식으로 특목고생들을 적극 유치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반고에서는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일었고 2004년 가을에는 명문 사학 중심으로 고교 등급제 적용 논란이 제기됐다. 이처럼 절대평가제 문제점이 드러나자 정부는 2008학년도 대입부터 내신을 상대평가한다고 밝힌다. ●2년 전에도 이미 경고 이번에 나온 교육부의 지역별 외고 신입생 모집제한 방침은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나 교육부의 이런 경고는 2년 전에도 있었다. 교육부는 2004년 8월에 외고의 비정상적인 운영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며 동일계 특별전형을 2008 대입제도와 연계해 도입하고 전공 외국어 수업비중을 이수단위의 50% 이상 편성하라는 방침을 발표했었다. 대입 전문가인 이영덕 대성학원 이사는 “당시 이 발표로 2005년도 외고진학률이 낮아졌다.”면서 “이번 지역제한 발표도 비슷한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현갑·유지혜기자 eagleduo@seoul.co.kr
  • 與 “FTA 속도조절” 뒷북대응

    새달 10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제2차 본협상이 임박한 가운데 여당을 중심으로 협상 신중론이 일고 있다. 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계기로 정부나 시민·직능단체 등과 접촉을 강화해 협상 속도 조절과 의견 조율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이 한·미 FTA 대책 마련에 뒷짐을 지고 있다는 여론의 눈총을 의식, 뒤늦게 생색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22일 국회에서 당내 한·미 FTA 특위 회의를 열고 협정 체결에 비판적인 시민단체 대표들을 ‘처음으로’공식 초청해 의견을 들었다. 이날 회의는 “시간에 쫓겨 내용이 훼손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과 맞물려 관심을 끌었지만, 참석자들의 정치권 질타와 여당측의 두루뭉술한 답변에 그쳤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비준과 체결의 책임을 가진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석운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이 자리가 최소한 2월에 있었어야 한다. 협상 상대국인 미국은 올 들어 4개월 동안 ‘의회 차원에서’ 거의 매일 사안별 청문회 등 검증 절차를 거쳤다.”고 꼬집었다. 이에 송영길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정부의 정보공개가 충분치 않아 구체적 사실관계의 정보나 지식이 부족하다.2차 협상 전에 정부 관계자를 참석시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여야 의원 47명으로 ‘한미 FTA를 걱정하는 의원모임’을 꾸리고 있는 김태홍 우리당 의원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회의원들이 연대해 정부의 졸속적인 진행을 통제·견제하고 충분한 정보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오는 29일 국회의원 토론회와 국회 상임위원장간 의견수렴 등을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는 물론 각당 내부에서도 체계적인 연구와 토론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협상의 ‘변수’가 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한 관계자는 “권영길 민노당 대표와 이상경 우리당 의원이 대외 협상절차의 문제점 등을 바로잡기 위해 일찌감치 발의한 통상절차법과 국회내 FTA 상설특위 구성 법안조차 다른 정치 쟁점에 파묻혀 있다.”고 지적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발언대]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 시기 늦춰야/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반시설부담금제는 지난해 말 법률이 제정돼 현재 부담기준과 부담률을 정하는 시행령을 마련중이다. 기반시설부담금제는 모든 건물의 신축·증축 및 개발행위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의 일정 부분을 공공이 환수해 도시 인프라 건설비용에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개발이익환수제의 한 유형이라 할 수 있다. 환수율은 지역·용도·면적 등에 따라 차등 부과한다. 정부와 여당은 제도도입의 필요성으로 다음과 같은 점을 들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에 따라 도시가 빠르게 확장되면서 기반시설의 설치 또는 확장이 필요하지만 그동안 제도로 마련되었던 개발부담금·학교용지부담금·광역교통시설부담금 등의 개발이익 환수를 위한 각종 부담금제도가 위헌판결, 부과대상자의 저항, 기업부담 경감 등의 사유로 부과가 중지되었거나 효과가 미흡하며, 개인의 노력과 관계없이 개발이익을 누리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관련 지자체의 기반시설 설치에 따른 재정부담도 증가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제도의 도입과 중단으로 점철된 과정을 생각할 때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에 대해서는 해결돼야 할 문제점이 많다. 첫째,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이다. 개발이익환수제의 강화는 지나치게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이로 인해 위헌논쟁과 소송 제기가 뒤따르게 된다. 과거 택지소유상한제, 토지초과이득세의 위헌 및 불합치판결에 의한 폐지 사례가 있다. 정부는 기반시설부담금제도의 취지에 대해서는 법원이 이를 인정한 것이기 때문에 부과기준의 근거만 명확하다면 제도의 도입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둘째, 부담금 부과대상범위, 부담금 산정방식 등 기준의 불명확성 및 투명성 결여로 인한 부과 주체의 자의적 부과 기준과 납부자 저항이다. 셋째, 부담행위 유형에 따라 부담금이 개별법에 규정되어 있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발이익의 명확한 정의와 기반시설부담금을 징수하기 위해 유사 부담금 간의 통합적·유기적 연계가 필요하다. 정부는 부담구역과 주변지역간의 형평성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이익을 개발행위로 인한 가치상승분으로 통합적으로 정의하고, 기존의 부담금을 부담한 만큼의 공제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부담금간의 유기적 연계가 확보되는 한편 형평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그러나 시행령을 준비 중인 정부는 조세법정주의라는 맥락에서 부담금 부과의 기준 및 금액 산정에는 행정권의 자의성이 철저히 배제되고 담세자 누구에게나 동일한 부과 기준이 적용돼야 법률이 말하는 투명성과 정합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채, 복잡한 항목으로 이뤄진 부담기준을 운영하려고 준비 중인 것 같다. 개발이익 환수는 조세형평성 제고의 틀 속에서 세금을 통한 과세가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것이 어렵다면 사회적 판단 및 합의의 문제이므로 사회적 합의도출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이를 도외시한 채, 몇가지 행정기준에 의한 기반시설부담률에 근거한 부담금 산출은 법원에 의해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는 시행령을 졸속 추진하기보다는 신축되는 건축물이 기반시설에 주는 부담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기반정비에 우선해야 할 것이다. 기반시설부담을 올바르게 추정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진 이후로 시행시기도 늦추어야 할 것이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 “참여정부 초기정책 기조 흔들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졸속 추진’을 주장해 온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25일 참여정부에 대해 “정책 근간이 변화해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비판했다. 정 전 비서관은 25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요새 참여정부가 하는 일을 보면 초기에 내세웠던 정책기조는 완전히 흔들리고 있다.”면서 “초심으로 돌아가야 참여정부나 여당의 지지율이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변화된 정책기조’로 한·미 FTA를 꼽으며,“초조해하고, 임기 내 뭔가 성과를 남기려고 하는 게 지지자들을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미 FTA 반대를 위한 방미 시위와 관련,“불법적인 행위로 가지 않는 게 바람직하나 시위 자체는 바람직한 일로, 시위를 하는 게 맞는데 정부가 앞서서 경고하는 것은 어떻게 생긴 정부인지를 잊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현재 개혁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전제,“재벌과 보수언론, 관료 등 ‘보수적인 삼각동맹’에 휘둘리고 있다고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사람들이 지금 완전히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고 그쪽으로 모든 정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105억 도둑?’ 맞은 군위군

    재정자립도 10%대로 전국 최하위권인 경북 군위군이 ‘화북댐’건설에 따른 주변 정비사업비 105억원을 잃게 됐다. 경북도는 화북댐 건설과 관련,2001년 1월 고로·의흥면 일원을 댐 주변 정비사업지역으로 지정한 뒤 군에 배정했던 정부 지원 사업비 340억원을 인접 영천시와 의성군을 포함한 자치단체로 재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군위군이 당초보다 105억원 줄어든 235억원, 화북댐과 인접한 영천시와 의성군은 90억원과 15억원을 새로 지원받게 됐다. 이는 경북도가 정비 사업비를 배정할 당시 ‘댐의 계획홍수위선(만수위선)´으로부터 반경 5㎞ 이내의 주변 지역에 배정토록 규정한 관련 법을 어긴 데서 비롯됐으며, 건설교통부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군위군이 당초 2008년까지 340억원(2004,2005년 85억 1700만원 지원)을 지원받아 이들 2개 지역 28개리(里)에 추진하려던 도로·교량·하천 정비 등과 공동 창고·축산시설·마을회관·자연학습장 등 건립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사업비 배분 당시 군위군 지역에 댐이 건설되기 때문에 다른 지역은 (사업비 지원을)생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군위군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립한 정비 계획 상당수가 무산될 수밖에 없다.”며 허탈해했다. 이에 대해 고로·의흥지역 주민들은 이미 마을별로 배정된 사업비를 다른 지역으로 넘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고로면 화북2리 장철식(53) 이장은 “졸속행정의 피해를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기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조만간 청와대와 국회 등에 진정서를 내는 등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2008년까지 사업비 4000억원을 들여 군위군 고로면 학성리 낙동강 제1지류인 위천에 높이 50m, 길이 340m, 총저수량 4900만t(소양강댐의 60분의 1)규모의 화북댐을 건설할 예정이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씨줄날줄] 님트/임태순 논설위원

    참여정부 들어 고위공직자들이 친정에 쓴소리를 하는 경우가 부쩍 많다. 그만큼 언로가 개방적인 데다 권위주의시절처럼 정부가 무시무시한 힘을 휘두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지난 4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추진은 임기내에 뭔가 업적을 남겨보려는 노무현 대통령의 조급증 때문에 시작된 대표적인 한건주의”라면서 통상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전 비서관의 이같은 발언은 당시 정부가 미국과 FTA를 체결하기 위해 협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때여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무역협회장은 엊그제 서울대 강연에서 공무원의 무사안일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부안사태 등 국책사업이 지연되는 것은 ‘님트(NIMT)’라는 병 때문”이라면서 “주민들의 복지가 어떻든 간에 공무원들은 님트를 극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님트는 ‘Not In My Term’의 준말로 공무원들이 자신의 임기안에 혐오시설유치 등 부담되는 일을 하지 않으려는 것을 말한다. 퇴임전 소신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임기말 한 강연에서 “기업의 투자확대를 위해 출자총액제한 제도와 산업·금융자본의 분리원칙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해 재벌개혁을 주장해온 정부의 기조와 배치되는 발언을 했다.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도 KT&G의 경영권 분쟁시 “한국 대표기업의 경영권을 외국기업이 빼앗아 가려는데 대해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시장자율과 경쟁촉진을 주장해온 종래의 입장과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현직에 있을 때는 정부와 코드를 맞추고 떠날 때가 되니 본색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어쨌든 네사람의 발언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한·미 FTA를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재벌개혁을 강조하다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것은 아닌지 등 한번씩 곱씹어볼 만하다. 아쉬운 것은 현직에 있을 때 왜 그러지 못했는가 하는 점이다. 국민들은 뒤돌아서 친정에 쓴소리를 하는 것보다 몸담고 있을 때 채찍을 휘두르는 공직자에게 더 많은 박수를 보낸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희범 무역협회장의 발언도 님트에서 벗어나지 않아 씁쓰레하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저출산 이대론 안된다] (하)해외사례 분석

    ■ 일본 “우선 자금지원”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은 지난 주말에도 아이를 적게 낳는 소자화(少子化·저출산)에 대한 대책을 내놓는 등 출산율 높이기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일본에서 출산율·인구쇼크는 계속되고 있다.1989년 출산율이 1.59를 기록하자 ‘1.59쇼크’라는 용어가 등장한 뒤 2004년에는 예상 보다 빨리 출산율이 1.29로 떨어졌다. 이것이 ‘1.29쇼크’다. 이어 지난해에는 인구통계 개시 이래 처음으로 전체 인구가 2만명 정도 줄어든 인구감소쇼크가 이어졌다. 내년에는 대입정원이 지원자 수와 같아진다. 소자화의 그림자가 점차적으로 현실화되어 가는 분위기다. 최근 일본 총무성 통계에서는 조사 시작 이래 15세 미만 어린이들의 인구가 25년 연속 줄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어린이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달 현재 13.7%로 32년 연속 최저치였다.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는 20%를 넘었다. 인구재앙, 소자화의 재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본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의 추산에 따르면 앞으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일본인구는 2050년에는 1억 59만명으로 줄어든 뒤 2100년에는 6000만명선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6세까지 의료비 무료지원, 임신중 검진비용 부담 경감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도 출산장려대책을 내놓았지만 소자화에 제동은 걸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1994년부터 본격적으로 육아지원 정책들을 실시해 왔지만 아이낳기 기피 현상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소자화담당 각료까지 임명, 출산율저하 방지 대책을 마련중이다. 최근 열린 일본 정부의 ‘사회보장의 존재방식에 관한 간담회’에서는 소자화가 사회보장에 미칠 영향을 지적하며 “사회보장 급부비용에서 70% 정도를 차지하는 고령자 관련 급부 중 일부를 소자화대책에 돌릴 필요가 있다.”는 요구도 있었다. 이는 소자화 재원마련의 어려움을 말해준다. 대대적인 출산장려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일반회계 외에 고용보험적립급 1000억엔(약 8400억원)과 도로특정재원 등 특별회계예산을 저출산 대책에 긴급히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졸속대책이라면서 반발도 적지 않다. 현행 부양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꾸는 등 소득세 감세대책을 내년 세제개편 방안에서 반영하기로 했다. 출산장려를 위해 아동수당과 별도로 0∼3세 유아에게도 수당을 지급할 방침이다. 출산을 위해 병원에 입원할 때는 당장 돈이 없더라도 입·퇴원할 수 있도록 출산·육아 지원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일본에서는 일단 출산한 뒤 의료보험조합에 비용을 청구하면 신생아 1명당 30만엔을 받지만 먼저 본인이 돈을 내야 하므로 저소득층에게는 큰 부담이라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임산부가 현금이 없어도 부담없이 입원과 퇴원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는 얘기다. 이와는 별도로 인구 및 노동력 감소 대책의 하나로 일본계 페루인, 브라질인 등 외국인을 ‘가족동반’ 등 조건을 붙여 수용, 노동력난을 해결하고 있다. 또 필리핀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는 거동불편자를 돕는 개호사와 간호사 인력을 받아들이기로 하는 등 제한적 외국인력 도입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고민은 끝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800조엔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국가채무로 인한 심각한 재정난이 걸림돌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차세대육성지원대책 추진법에 근거, 각 지자체가 육아지원을 위한 ‘지방행동계획’을 마련, 이달로 시행 1년을 맞았지만 재원마련 문제로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다. 중앙 정부가 지방 정부에 대한 예산지원을 전체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이다. taein@seoul.co.kr ■ 유럽 “육아·직장 병행”|파리 함혜리특파원|평균 출산율이 1.5명인 유럽은 다양한 출산 장려책으로 인구 감소를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럽의 출산 장려책은 여성들이 육아와 직장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특징이다. 출산율과 관련한 많은 연구 결과 여성들이 수월하게 일할 수 있도록 유아원 확대, 보조금 등 제도를 갖출수록 출산율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성공국가는 프랑스다. 프랑스는 자녀보육 수당, 교육 수당, 세금감면 등 지속적인 출산장려책으로 1995년 1.71명까지 떨어졌던 출산율을 1.91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가톨릭 인구가 많은 아일랜드(1.99)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가톨릭에서는 피임을 반대하고 있다. 프랑스는 올 7월부터 셋째 아이를 낳는 여성이 육아 휴직을 할 경우 매달 750유로(약 9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획기적인 출산장려책을 실시한다. 출산율이 인구감소를 막을 수 있는 최저 출산율 2.07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프랑스에서는 직장 근무 경력이 1년 이상인 모든 여성은 출산 전후에 6개월간 유급 육아휴직을 할 수 있다. 둘째 아이부터는 아이가 3살이 될 때까지 무급휴가(1년씩 3회까지 연장 가능)를 받으면서 월 512.64유로(약 61만원)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새 제도는 두 아이를 가진 가정에서 셋째 아이를 갖고 싶어도 경제적 부담이 크고, 지원을 받으려면 아예 직장생활을 중단해야 하는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산모들은 짧은 기간 기존의 제도보다 50% 이상 많은 경제적 지원을 받고, 조속히 직장으로 돌아가 직장 경력 관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 수 있게 된다. 탁아소를 설치하는 직장도 늘고 있다. 자녀를 가진 여성들이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여성들이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제도를 갖춘 나라는 프랑스 외에 스웨덴과 덴마크를 꼽을 수 있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1960년대에 양성 평등의 이름으로 육아시설을 확대해 여성들이 풀타임으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빌렘 아데마 연구원은 “네덜란드, 스위스, 독일 등 일부 서유럽국가에서는 여전히 아주 어린 아기들에 대한 전일 육아제도가 확보되지 않아 어린 자녀를 가진 여성들은 육아와 직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이 부분에서 훨씬 앞서 있다.”고 말했다. 영국도 1.74명에 불과한 출산율을 높이려고 지난해 여성과 남성이 모두 장기 무급 육아휴직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동법과 가족법 개정안을 확정했다. 지금까지 영국 남성들은 15일의 유급 육아휴직을 할 수 있었다. 여성들의 육아휴직기간은 6개월에서 9개월로 늘었다. 급여수준에 관계없이 주당 155유로(약 18만원)의 육아 보조금을 받는다. 아기 엄마가 6개월의 육아휴직 후 복직을 원할 경우 나머지 3개월은 아빠가 이용할 수 있도록 탄력성을 두었다. 영국 정부는 오는 2010년에는 여성 육아휴직을 1년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프랑스 다음으로 출산율이 높은 나라는 핀란드(1.80), 덴마크(1.78), 스웨덴(1.75), 영국(1.74) 등 제도가 확립된 나라들이다. 반면 독일은 1.37, 스페인은 1.2에 그친다. 스위스에서는 72%의 여성이 경제활동을 하지만 절반이 시간제 근로를 선택한다. OECD의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와 독일의 경우 고등교육을 받은 40세 여성의 40%가 자녀를 두지 않고 있다. 가족사회학자인 잔 파그나니 박사는 “여성들이 직장과 육아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면 대부분 출산을 자제하고 직장생활을 계속하는 것을 선택한다.”며 “각국의 출산장려책은 유아원 및 탁아원 확대, 육아보조수당, 자녀 수당 등 제도를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lotus@seoul.co.kr
  • 오세훈 벗기기 네거티브 전략

    여당이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확정과 함께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에 착수했다. 열린우리당은 5일 ‘후보 바로알기’라는 명분으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검증 13제’를 공개 질의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0% 포인트 이상 강 후보를 앞선 오 후보를 향해 ‘흠집내기’에 착수한 형국이다. ●우리당 13개항 공개질의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오 후보의 일관성 없는 언행과 정치철학 부재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보안사 군복무 ▲민변 활동 동기 ▲정수기 광고 출연 ▲당비 미납 경위 등 13개항을 공개 질의했다. 이명박 서울 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과 관련해서는 “당초 졸속 행정, 비환경적이라고 비난하다가 갑자기 ‘보물상자’라고 극찬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공격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활동과 관련, 그동안 정치 경력에 사용했던 민변 경력을 스스로 제외하고 공식 성명없이 탈퇴한 이유를 집요하게 캐물었다. 당 안팎에서 ‘네거티브 전략’이란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검증 공세’를 시작한 열린우리당의 고민은 적지 않다. 강풍(康風·강금실 바람)에 기대를 걸었던 여당은 최근 오 후보가 부동의 1위를 지속하자 엄청난 혼란에 빠져들었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여당으로서 ‘5·31 지방선거’ 전체 승패를 가늠하는 잣대다. 자칫 당 지도부의 인책론 부상은 물론 정계개편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개연성도 적지 않다. ●한나라 “전형적 흑색선전” 한나라당은 발끈했다. 정책경쟁을 포기한 전형적인 ‘흑색선전’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오 후보 캠프의 나경원 대변인은 “여당이 제기한 내용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나 대변인은 “오 후보는 대중 정치인으로 충분한 검증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1000만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이어 “여당이 보라색에서 흑색으로 선거전략을 바꿨지만 우리는 계속 ‘녹색’으로 가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계진 대변인은 “집권당의 선거전략이 네거티브로 흐르는 데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오일만 박지연기자 oilman@seoul.co.kr
  • 김태환 제주지사 우리당 입당 백지화 수용 하루만에 번복

    5·31 지방선거에서 제주지사 후보로 출마하는 김태환 현 지사의 열린우리당 입당이 최종 단계에서 백지화됐다. 열린우리당 최고위원회는 5일 김 지사의 입당을 수용한 지 하루 만에 번복,불허키로 전격 결정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진철훈 예비후보측이 제기한 김 지사의 신상 문제에 대해 김낙순 의원을 단장으로 현지조사단이 조사활동을 벌였다.”면서 “조사 결과 진 후보측의 문제 제기가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판단돼 김 지사의 입당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전날 “김 지사가 입당을 최종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여론조사만으로 최종 후보를 선출키로 했다는 방침을 밝혔었다.김 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그를 후보로 영입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열린우리당은 그러나 하루 만에 이를 백지화함으로써 졸속 영입 논란을 사게 됐으며 입당이 무산된 김 지사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입당을 불허한 배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당 일각에서는 최근 제주도청에 대한 검찰의 압수 수색 등 김 지사가 선거법 위반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점이 결정적인 이유가 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아울러 김 지사의 잦은 당적 변경에 대해 거센 당내 반발 등이 또다른 배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한 고위 관계자는 “제주도 현지에 내려가 김 지사와 관련된 서류를 검토하고 당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치는 등 종합적인 조사를 벌인 결과 우리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김 지사의 입당이 확정된 뒤 진 후보의 단식 농성과 기간당원 300여명의 탈당선언이 이어지는 등 당 내부의 반발이 거셌다.한나라당 소속이던 김 지사는 지난 2월 한나라당이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을 제주지사 후보로 영입하자 이에 반발,탈당했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김태환 제주지사 우리당, 입당 백지화 수용 하루만에 번복

    5·31 지방선거에서 제주지사 후보로 출마하는 김태환 현 지사의 열린우리당 입당이 최종 단계에서 백지화됐다. 열린우리당 최고위원회는 5일 김 지사의 입당을 수용한 지 하루 만에 번복, 불허키로 전격 결정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진철훈 예비후보측이 제기한 김 지사의 신상 문제에 대해 김낙순 의원을 단장으로 현지조사단이 조사활동을 벌였다.”면서 “조사 결과 진 후보측의 문제 제기가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판단돼 김 지사의 입당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전날 “김 지사가 입당을 최종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여론조사만으로 최종 후보를 선출키로 했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김 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그를 후보로 영입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열린우리당은 그러나 하루 만에 이를 백지화함으로써 졸속 영입 논란을 사게 됐으며 입당이 무산된 김 지사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입당을 불허한 배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당 일각에서는 최근 제주도청에 대한 검찰의 압수 수색 등 김 지사가 선거법 위반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점이 결정적인 이유가 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김 지사의 잦은 당적 변경에 대해 거센 당내 반발 등이 또다른 배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한 고위 관계자는 “제주도 현지에 내려가 김 지사와 관련된 서류를 검토하고 당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치는 등 종합적인 조사를 벌인 결과 우리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김 지사의 입당이 확정된 뒤 진 후보의 단식 농성과 기간당원 300여명의 탈당선언이 이어지는 등 당 내부의 반발이 거셌다. 한나라당 소속이던 김 지사는 지난 2월 한나라당이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을 제주지사 후보로 영입하자 이에 반발, 탈당했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함평군 꽃사슴 애물단지로

    함평군 꽃사슴 애물단지로

    ‘꽃사슴을 잡아라.’ 전남 함평군이 방목한 꽃사슴이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면서 애물단지로 변했다. 1일 함평군에 따르면 지난 1999년 ‘친환경 함평’을 알리기 위해 군청 뒤쪽 기산봉 일대에 암컷 4마리와 수컷 1마리 등 모두 5마리의 꽃사슴을 방목했다. 이들 꽃사슴은 이후 번식을 거듭해 현재 20∼30마리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사슴은 무리를 지어다니며 밭 등에 심어진 농작물을 마구 뜯어 먹거나 묘지를 파헤치는 등 피해가 극심한 실정이다. 특히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에는 읍내 관음사 입구까지 내려와 차밭·보리밭 등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군은 이에 따라 최근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1㎞에 이르는 보호망을 설치했다. 그러나 사방이 탁 트인 야산과 들판이 연결돼 있어 보호망은 ‘무용지물’이다. 군은 꽃사슴들이 훼손한 묘지를 공무원을 동원, 복구하고 일부 농민에게는 보상금까지 지급하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 2월에는 전문엽사를 동원해 사살에 나섰으나 1마리를 포획하는 데 그쳤다. 주민 나모(56·함평읍)씨는 “앞으로 꽃사슴의 개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농작물 피해와 민원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한 주민은 “친환경을 내세워 사슴을 방목했다가 갑자기 사냥꾼을 동원해 ‘사살작전’을 펴고 있는 것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졸속행정의 표본”이라며 비판했다. 군 관계자는 “피해가 커질 경우 꽃사슴을 ‘유해조수’로 지정, 수렵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경제정책 돋보기] 지지부진 개발사업 왜

    [경제정책 돋보기] 지지부진 개발사업 왜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주 광양만의 여수 화양지구를 복합레저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안이 승인됐고, 앞서 20일에는 인천 청라지구 120만평에 대한 외자유치 공모 계획이 발표됐다. 부산에서는 과학지방산업단지조성이 한창이다. 하지만 운영체계가 정비되지 못해 효율성이 떨어지고, 그러다 보니 외자유치가 신통치 않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경제자유구역청간 협력을 강화하고 외자유치를 위한 규제완화와 인센티브 보완 등을 주문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전시행정을 위해 외자유치 기준을 낮추는 등 정책의 일관성이나 목표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본격적인 투자는 2년 뒤부터 경제자유구역은 인천과 부산·진해, 광양만 등 3군데다. 지난 2003년 지정된 뒤 각 구역별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2020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게 목표다. 기반시설 건립에 들어가는 사업비만 인천 14조 7610억원, 부산·진해 7조 6371억원, 광양만 9조 1490억원 등 30조원이 넘는다. 개발부지는 인천 6333만평, 부산·진해 3171만평, 광양만 2733만평 등 1억 2237만평에 달한다. 박동규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한 뒤 2년간은 아무런 진척이 없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속도가 붙는 듯하다.”면서 “그동안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경제자유구역청간 손발이 맞지 않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익 재정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은 “외자유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2008년 경제자유구역의 모습이 가시화되면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부진한 외자유치 외국기업과 자본을 유치, 국가경제와 지역을 발전시킨다는 당초 취지에 따라 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하는 외국기업 등에는 다양한 혜택을 준다. 법인세·소득세·취득세·재산세는 3년간 100%, 이후 2년간은 50%를 감면해준다. 토지 임대료도 깎아주고 의료·교육·주택·편의시설 등의 설치비용도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외자유치는 ‘빛 좋은 개살구’ 수준이다. 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계약이 성사된 것까지 포함한 외자유치 규모는 부산·진해 28억 7000만달러, 광양만 3억 6000만달러에 불과하다. 인천은 147억달러로 다소 나은 편이다. 광양만의 경우 목표치인 200억달러의 1.8%에 불과하다. 때문에 외자유치를 위해 정부측은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불신이다. 예컨대 토지공사가 발표한 인천 청라지구의 외자유치 기준에 대해 ‘졸속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지적한다. 외자유치 업체의 자본금 기준을 개발 규모의 1%로 정한 것은 ‘2류기업’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것.1조원 프로젝트에 100억원의 자본금 규모로 사업이 가능하겠냐며 ‘국제적인 망신살’이 뻗쳤다는 말까지 한다. ●배후 서비스 시설 확대하고 선도적 투자자 유치해야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 투자전문가는 “부산·진해는 토지 매입비용이 비싸 부지 조성이 늦고, 광양만은 항만 배후에 서비스 시설이 거의 없어 외국인들이 선뜻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재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동북아경제협력센터 소장은 “외국자본이 국내기업과 결합해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많으므로 국내기업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동규 교수는 “원활한 외자유치를 위해서는 강력한 ‘선도적 투자자’를 먼저 유치해 파급효과를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유구역청의 운영 체계부터 혁신, 의사결정과정이 신속히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치할 학교가 비영리법인으로 한정, 이익금을 본국에 보낼 수 없기 때문에 외국학교들이 진출을 꺼리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세금을 획기적으로 낮추거나 노사분쟁의 예외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특별지자체 전환’ 논란 가열 특별지자체에는 거주민과 과세권이 없지만 나머지 기능은 일반 지자체와 차이가 없다. 자체적인 인사권을 갖고 있고 개발계획 승인과 변경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별자치단체장은 광역의원, 광역부단체장, 중앙부처 차관급 관료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선출된다. 현재 조합형태로 돼 있는 부산·진해와 광양만 경제자유구역청이 전환 대상이다. 정부의 강행 방침에 지자체는 반발하고 있다. 시·도지사협의회는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들 뿐만 아니라 지방분권에 역행하는 것으로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경남도의회는 최근 장수만 부산·진해청장이 특별지자체 관련 정부 입장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해임촉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금창호 박사는 “특별지자체도 엄연히 지자체로서의 지위를 갖는 만큼 중앙정부의 입김에 휘둘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중앙 정부는 예산만 지원하고 자유구역청에 대한 지휘를 일반 지자체가 맡겠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한미FTA 시한에 쫓길 이유없다”

    “한미FTA 시한에 쫓길 이유없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2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과정에서 “시한에 쫓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미 FTA가 졸속으로 추진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데드라인(시한)을 정하는 것은 패자의 협상이며, 정부도 시한에 쫓기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협상과정에서 전략적 유연성이 요구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장은 “(한·미 FTA 협상의) 마지노선은 교육과 의료부문이 될 것”이라면서 “공교육의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 되고, 공공의료체제가 영향받고 타협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대학과 성인교육은 개방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5·31 지방선거 이후 민주평화개혁세력과 고건 전 총리,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방선거 이후 내년 대선까지 과정에서 폭넓은 협력과 연대가 모색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역이나 개발독재, 냉전노선에 안주하려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개헌문제에는 사견을 전제로 “지방선거가 끝나면 그때 본격적으로 토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의장은 5·31 지방선거 전망과 관련,“몇 명이 목표치라고 말을 할 수 없어 안타깝지만, 한 정당이 지방정부의 90% 이상을 독점하는 구조를 깨고 지방정부 균점으로 가야 한다.”고 전제한 뒤 “당 의장직에 연연해 본 적은 없으며,5·31 이후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당당히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무차별 폭로 금지를 골자로 마련한 정치공작금지법안에 대해 “폭로가 근거 없으면 처벌한다는 법을 만든다는 것은 여당이 선도해야 할 법안”이라면서 “여당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어 여당의 ‘경악할 비리’ 언급 논란에 대해 “표현이 지나쳤다.”면서 “폭로로 선거를 치를 생각이 없다.”고 거듭 유감을 표시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사설] 북한산 주택신축 조례안 거부해야

    서울시 의회가 북한산 기슭에 주택신축을 허용하는 내용의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가결했다. 환경단체 등이 경관훼손 및 난개발을 우려하면서 누차 반대 의견을 냈으나 이를 무시하고 의결을 강행한 것은 유감이다. 더구나 ‘서울의 허파’나 다름없는 북한산 개발 문제를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시의원들이 임기 말에 졸속으로 처리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용이란 지탄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개정 조례안이 시행되면 종로구 평창동 일대 5만여평이 개발제한에서 풀린다. 이 일대는 1970년대 초 정부가 일반인에게 분양한 땅이다. 이곳은 고급주택이나 빌라를 지으려는 땅주인들의 민원이 많아 시의회가 2001년과 2003년에도 조례 개정을 시도했다. 그러나 환경 우선 여론에 번번이 밀려 무산됐다. 시의회는 북한산 훼손을 줄이면서 주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조례 개정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한다. 물론 땅주인 200여명이 30년 이상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한 점도 조속히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일이 이렇게 된 데는 서울시의 책임도 크다. 언제는 돈이 필요해서 분양해 놓고 재산권 행사에는 나몰라라 했으니 말이다. 북한산에 주택신축을 더 허용하면 환경훼손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아직 절차가 남아 있으니 서울시는 시의회에 재의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지구단위계획을 통해서라도 제동을 걸어야 한다. 북한산 개발은 환경과 재산권이 걸린 중대한 문제다. 시행 전에 여론을 더 듣고 개발 외의 다른 방안을 짜내야 할 것이다. 환경은 일단 훼손되면 복원이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 [사설] 승진 탈락 집단행동으로 풀려는 경찰

    근속승진에서 탈락한 경찰관들이 어제 집단으로 항의성 집회를 열려다가 그만두었다. 서울역 앞 집회에는 당초 전·현직 경찰관과 그 가족들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관들이 국민의 따가운 시선과 경찰 수뇌부의 불법행위 엄단 방침에 부담을 느끼고 불참함으로써 일단 조용히 지나가는 모양새다. 이런 행태가 언제 또 불거질지 모르겠으나, 경찰관의 단체행동은 법에 어긋나는 만큼 비난받아 마땅하다.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정부와 경찰 지휘부도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경찰관의 집단행동 움직임은 지난달 시행된 개정 경찰공무원법에서 비롯됐다. 경사 이하 하위직 경찰관의 경우 근속승진 연한을 1년씩 줄이고, 경위근속승진의 길도 열어 놓아 사기를 진작하겠다는 것이 이 법의 취지다. 그런데 지난 7일 경위근속승진에서 대상자의 40%가 탈락했다. 경찰청은 “경위는 구속영장 신청 권한이 있는 만큼 승진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탈락자들은 법의 취지를 무시했다고 항변하나, 우리는 경찰청의 입장에 공감한다. 근무연한 외에 아무런 기준 없이 일괄 자동승진 혜택을 줄 수는 없는 일이어서다. 물론 근속승진에 따른 예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승진 내규를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법부터 졸속 시행한 정부에도 문제는 있다. 그렇다고 탈락자들이 집단행동으로 이 문제를 풀려는 행태는 옳지 않다. 탈락자들에겐 오는 9월 승진 기회가 또 있으니 한꺼번에 모든 것을 얻으려는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 그러잖아도 민생치안에다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경찰의 임무가 막중한 시점이다. 경찰은 준법의 모범을 보여 주기 바란다.
  • [대정부 질문] 여야 “한·미 FTA 속도조절”

    [대정부 질문] 여야 “한·미 FTA 속도조절”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의 강도 높은 비난으로 촉발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싸고 논란이 여야, 여여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1일 열린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신중한 협상 자세를 주문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협상전략의 부재를 질타했다. 특히 협상 속도와 자세를 놓고 재야파의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이 당론 및 청와대 입장과는 다른 주장을 제기해 갈등 기류를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은 “내년 3월 끝나는 것으로 돼 있는 협상 일정이 촉박하다는 우려가 든다.”며 “기업·농민·서비스업·의료업 등 이해 당사자와 정부·국회 등이 참여하는 가칭 ‘한·미 FTA 추진을 위한 범국민협의회’와 같은 협의 채널을 설립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정부가 협상도 하기 전에 스크린쿼터, 의약품 가격, 배기가스, 광우병 쇠고기 문제 등의 카드를 미리 양보했다.”며 전략부재를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한·미 FTA 추진을 위한 의무 절차사항인 공청회가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협상 추진을 의결했는데 이는 행정절차 규정 위반이기에 무효”라고 비판했다. 재야파가 주축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이 이달 초 모임을 갖고 성급한 FTA 추진이 위험하므로 신중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평련의 김태홍 의원은 “FTA를 잘못 체결하면 국가 경제가 거덜나기에 졸속으로 처리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FTA를 예정대로 추진하되 지원·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당정의 입장과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FTA 협상과 관련)일부 언론에 보도된 ‘친노(親盧)계열의 반발’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며 “FTA협상은 참여정부가 지난 2003년 마련한 로드맵에 따른 것이고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임명 동의안 시한 넘기나

    임명 동의안 시한 넘기나

    한명숙 국무총리 후보의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깜깜 무소식’이다. 한 총리 후보의 당적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로 시한 내 처리는 물건너 간 게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임명동의안을 지난달 31일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지 2일 안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을 선임하고,15일 안에 청문회를 개최하고,20일 안에 인준 표결 등 임명동의 절차를 마쳐야 한다. 따라서 국회법에 따르면 오는 19일이 ‘데드 라인’인 셈이다. 그러나 10일 현재 여야는 ‘첫 단계’인 인사청문특위 위원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11일 만나 인사청문회 등 4월 임시국회 현안을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주말 회동에서도 당적 문제를 놓고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의견 차이만 확인했을 뿐이다. 두 사람이 극적으로 청문회 일정에 합의하더라도 인사청문회에 참석할 증인은 청문회 시작 5일 전까지 출석 요청을 해야 하므로 ‘졸속’ 또는 ‘지각’ 처리가 불가피하다. 한편 한 총리 후보는 지난달 27일 이후 서울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에서 보름째 ‘칩거 아닌 칩거’를 하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지난주 업무보고를 모두 마쳤으며, 이번주부터 청문회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 대외 활동은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점심 식사는 대부분 사무실에서 이웃한 식당에서 해결하고, 업무시간이 끝나면 곧바로 귀가하고 있는 등 정력적으로 대외활동을 하던 국회의원 때와는 크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한미 FTA 졸속추진 노대통령 조급증 탓”

    청와대 동북아시대위원회 기조실장과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내다 행담도 사건으로 이정우 정책특보와 함께 물러난 정태인씨가 현 정부의 한미자유무역협정(FTA)협상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정씨는 3일자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한미FTA 졸속 추진은 전형적인 한건주의며, 남은 임기내 무엇인가 업적을 남겨보려는 노 대통령의 조급증이 원인”이라면서 “YS하면 금융실명제와 하나회 척결,DJ하면 6·15정상회담이 떠오르는데, 노 대통령은 이게 없다.”며 조급증 배경을 지적했다. 정씨는 “현재 정부는 조급증에 걸려 제 정신이 아니다, 미쳤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하고 “한미 FTA는 대연정에 이은 대패착”이라고도 했다. 개혁이 지지부진하니 갑갑한 마음에 대연정을 통해 ‘적과의 동침’을 시도했다가 거부당하는 망신을 자초하더니, 이번에는 엄청난 적과 서슴없이 손을 잡았다는 것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사설] FTA 과도한 美요구 경계한다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체결 논의가 바람직하지 않은 쪽으로 흐르고 있다.6월 본협상을 앞두고 한국의 허점을 본 미국은 요구수준을 한층 높이고 있다. 우리 정부 내에서 벌써 양보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FTA 체결 자체가 지고지선한 목표는 아니라고 본다. 한·미 FTA가 국익에 도움이 될지는 결국 협상 결과로 판가름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장벽보고서에서 한국 국영기업의 민영화 지연을 강력 비판했다. 뼈가 포함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도록 촉구했다. 심지어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진입을 막는 조치가 외국산 오토바이의 한국시장 진입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미 투기자본이 우리 국영기업을 헐값에 사기 쉬운 여건을 만들라는 강요로 들린다. 광우병·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한국이 취한 조치를 무역장벽으로 몰아붙이는 태도 또한 안하무인격이다. 올초 양국 FTA협상 개시선언 전후 정부는 곳곳에서 미측 요구를 들어주고 있다. 스크린쿼터 축소, 쇠고기 수입재개, 자동차배출가스 강화기준 유예, 약값 재평가개선안 유보 등이다. 앞으로 미국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할지 정말 걱정스럽다. 정부 고위층의 언행부터 신중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를 양극화 해결책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경제관료들은 검증되지 않은 분홍빛 전망을 제시하는 데 급급하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인터넷언론 인터뷰에서 “한·미 FTA 졸속추진은 전형적 한건주의며, 남은 임기안에 무엇인가 업적을 남겨보려는 노 대통령의 조급증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제부터라도 서두르지 말고 협상의 주도권을 찾아와야 한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한국내 여론을 미국에 분명히 알려줌으로써 과도한 요구를 싹부터 잘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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