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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9)뮤코다당체 침착증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9)뮤코다당체 침착증

    “인체의 대사 과정에 작용하는 수많은 효소 중 한 가지라도 결핍되면 관련 대사작용이 모두 중단되는데, 이 때 부분적으로 분해된 이른바 ‘뮤코다당(多糖)’이 세포와 조직에 쌓여 병증으로 발전하는 질환이 뮤코다당체 침착증(이하 뮤코다당증)입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진동규 박사. 유전학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로, 국내 관련 환자 70∼80%를 치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결국 이런 현상이 세포 손상을 일으켜 가시적인 증상, 이를 테면 아이의 외모가 변하고 이어 몸의 기능과 발달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뮤코다당증을 설명했다. 뮤코다당증(MPS·Mucopolysaccharide)은 뮤코다당이 비정상적으로 체내에 축적되어 생기는 유전성 질환이다.“아이가 MPS를 가졌더라도 태어날 때는 정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생후 1년 가량이 지나면서 점차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증상은 MPS의 종류와 환자의 연령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데, 치료가 필요한 증상의 시작은 보통 귀의 감염, 콧물, 감기 등입니다.” MPS는 유전성이면서 동시에 진행성 질환이다. 당연히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구체적이고 심각해진다.“병증을 가진 모든 아이는 조악한 얼굴 형태에다 정도는 다르지만 관절 등 골격계 변형으로 신체활동에 심각한 제한이 따르게 됩니다.”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장기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가 하면 시력장애를 유발하는 각막혼탁, 간과 비장의 비대와 이로 인한 심장과 혈관 압박, 성장 지체, 뇌수종 등이 나타난다. 또 피부가 두꺼워지고, 몸에 털이 많아지며, 만성 중이염에 나중에는 정신지체까지 오게 된다. 최근 이 병증이 부쩍 자주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런 병증과 무관하지 않다. 이 질환이 주는 고통은 상상 이상이다. 환자는 면역력이 약해 독감에 잘 걸리고, 한 번 걸리면 병원 문턱이 닳도록 치료를 받아도 잘 낫지 않는다. 특히 대부분의 환자가 어린 아이여서 부모들이 겪는 심신의 고통은 헤아리기도 쉽지 않다. 치료받지 않는 중증 환자 대부분이 10∼20세에 죽음을 맞는다는 점도 부모가 감당해야 하는 고통이다. 아직 정확한 국내 유병률도 파악되지 않아 전국적으로 수백 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만 추산될 뿐이다. 환자의 90% 이상이 어린이나 청소년이며 18세를 넘긴 환자는 10% 안팎에 불과하다. 이 병의 원인이 체내 특정 효소의 결핍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최근의 일. 이후 전문적인 연구가 진행돼 지금은 환자에 따라 부족한 효소에 따라 같은 뮤코다당증이라도 1∼9형(5,8형은 사용하지 않음)으로 구분하고 있다. 헐러증후군으로도 불리는 1형은 상염색체 열성질환으로 서구에서 가장 흔한 유형이다. 헌터증후군으로 알려진 2형은 국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관절이 굳고, 성장이 더디며, 특징적으로 머리가 커져 육안으로도 쉽게 증상을 판별할 수 있다. 산 필리포증후군인 3형은 중추신경계 증상을,4형인 모르퀴오증후군은 저신장 등 특징적인 골격계 이상을 보인다. 마로토-라미증후군으로 명명된 6형은 심폐 합병증으로 20세를 넘기기가 어려우며,7형인 슬라이증후군은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으며,9형은 특징적으로 관절 부위의 연조직 종괴가 나타난다. 진 박사는 “이렇듯 종류가 많고, 유형에 따라 치료법과 증상이 제각각이어서 일률적인 패턴을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질환의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진단이 어렵지는 않다. 전문 소변검사와 효소검사를 거치면 대부분 확진이 가능하다. 치료제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다.1·2·6형은 리소소옴 효소제가 나와 활용되고 있으며, 진 박사팀도 산자부 지원으로 우리나라에 환자가 많은 2형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질환의 특성상 완치 개념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적용하는 치료도 주로 보존치료법이지요.”예컨대 보존치료란 관절에 문제가 드러나면 관절을 유연하게 해주고, 감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하며, 호흡기에 문제가 나타날 경우 기도를 확보하거나 산소공급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더러 심장이나 눈에 문제가 생기면 외과적인 수술을 하기도 한다.“엄밀하게 말하자면 현재의 치료법은 병 진행을 제어하는 단계라기보다 드러난 증상에 대해 대증적 치료법을 적용하는 단계라고 보는 게 옳다고 봐야죠. 희망적인 사실은 1·2·6형에 이어 3·4형 치료제도 임상연구 중이라 머잖아 치료에 사용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렇더라도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적절하게 의료기관의 관리를 받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삶의 질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본래적으로 질병을 갖고 삽니다. 당뇨나 고혈압처럼 잘 관리하고 치료받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얼마든지 가능하듯 이 병도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합니다. 완치가 아니라고 치료를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진 박사는 특히 조기진단과 조기치료를 강조했다.“제가 관리하는 환자들을 봐도 조기치료를 받는 환자와 성인 환자의 치료 예후가 확연하게 다릅니다. 당연히 조기치료를 받는 환자의 예후가 좋은데, 이런 경우 같은 환자라도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지지요. 또 지금은 산전진단을 통해 미리 문제의 소지를 파악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다면 반드시 산전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 질환이 산정특례에 해당돼 치료비 중 80%는 건강보험에서 지원해 주며, 나머지도 각 지자체 등에서 지원해 환자들이 치료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아직도 일부에서는 이런 병증을 갖고 있으면서도 치료비 걱정 때문에 병원 찾기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진 박사는 “지금의 치료법으로도 얼마든지 증상을 완화, 개선시킬 수 있으므로 환자와 가족이 희망을 갖고 이 질환을 봐줬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사설] 출총제 완화, 기업이 답할 차례다

    대표적인 재벌개혁정책으로 꼽혔던 출자총액제한제(출총제)가 적용대상을 대기업집단에서 중핵기업으로 축소하고 출자한도도 현행 순자산의 25%에서 40%로 대폭 확대하는 내용으로 정부안이 확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집했던 환상형 순환출자에 대한 규제는 ‘이중규제’라는 여론에 밀려 백지화됐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벌을 옭매었던 규제를 최대한 완화한 것이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재벌개혁의 포기라고 비난하고 있으나 사전적 규제는 최대한 줄이고 사후 감시체계를 강화한 정부의 정책 방향이 옳다고 본다. 출총제의 조건없는 폐지를 요구해온 재계로서는 출총제 일부 존치가 불만일 수도 있겠으나 사실상 폐지나 다름없는 수준으로 완화된 만큼 이제는 투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금의 경기 하강세를 재정이 감당하기엔 역부족일 뿐 아니라 재정 건전성 악화 등 심각한 부작용도 감수해야 한다. 성장률 기여도에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부문에서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잠재성장 여력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재계는 외환위기 직후 출총제 폐지를 이용해 재벌총수 일가의 지배권만 강화했다가 출총제 부활을 불러들인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내부 감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스스로 높여야 한다. 그래야만 반기업 정서를 완화할 수 있다. 앞으로 국회 심의과정에서 정부안이 바뀔 가능성도 있겠으나 출총제를 완전 폐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 ‘일심회 = 간첩’ 아직 증거부족?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내정자는 내정자 자격 첫 업무보고를 ‘일심회’ 사건 수사팀으로부터 받으며 수사의지를 드러냈다. 국정원은 영장 단계에서 일심회 구성원들에게 적용된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잠입·탈출 혐의 이상을 밝혀내겠다는 의지다. 간첩 혐의까지 밝히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심회 구성원들이 한국민족민주전선(한민전)의 강령을 준용하며 소속감을 갖고 활동했는지 ▲북한에서 공작금을 어떻게 받아 사용했는지 ▲북한과 어떻게 지령·보고를 전달했는지 ▲구성원들 제각각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관계였는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밝히는 게 우선이다. 이들이 빼낸 정보가 기밀에 해당하는지 등 법률적인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 수사의 출발점은 일심회를 반국가단체로 규정할 수 있는지 여부다. 국보법 2조는 반국가단체를 ‘정부를 참칭하거나 국가를 변란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외 결사 또는 집단으로서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단체’로 규정했다. 장씨가 북측에서 지령을 받아 구성원들에게 전달했는지 여부를 밝히는 것과 함께 구성원들 스스로 일심회 구성원이라는 자각을 갖고 활동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일심회 구성원 가운데 일부가 북한에서 공작금을 받았는지, 북한 당국이 주는 상을 받았는지 밝히는 데에는 기술적인 어려움도 있다. 국정원이 이런 정황이 담긴 이메일을 압수했지만, 장민호씨와 손정목·이정훈씨 모두 상의 존재조차 몰랐다고 하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상을 준 북한에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송두율 교수의 경우에도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돼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위한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항소심에서 소명부족으로 이 부분에 대해 무죄선고를 받았다. 일심회 구성원들이 한 차례 이상씩 중국 베이징 동욱화원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난 혐의도 입증하기 쉽지 않다. 공안당국은 이들이 특정 시점에 중국으로 출국했다고 뒷받침할 자료와 통화내역, 국내에 돌아온 일심회 구성원들끼리 만난 정황 등을 파악했다. 일부 인사가 북한 공작원을 만난 사진도 갖고 있다. 하지만 피의자들 모두가 “중국 방문은 사업·요양 목적에서 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일심회 수사의 핵심은 이들이 북측에서 지령을 받고 자신들이 작성한 보고서가 북측에 전달될 것인지를 인지했는지를 밝히는 데 달려 있다. 이 혐의가 밝혀지지 않는다면 일심회 사건은 회합·통신 등 특수한 국가보안법 조항의 폐지·존치문제로 비화될 실마리만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나길회기자의 세상속으로] 사형수와 보낸 3시간

    [나길회기자의 세상속으로] 사형수와 보낸 3시간

    1000번쯤 했을까. 남자를 만나러 나갈 때도 하지 않는 ‘첫 만남 예행연습’을 거울 앞에서 반복했다. 혐오하거나 혹은 동정하는 눈빛을 보이게 되지는 않을까, 평소 입버릇처럼 쓰는 ‘아이고 힘들어 죽겠어요.’라는 말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되지는 않을까. 그렇게 밤을 하얗게 새웠다. ●빨간색 수형번호의 무게 “조금 전부터 기다리고 있어요. 여깁니다.” 종교 교정위원들과 재소자들이 만나는 장소인 서울구치소 교회(敎誨)건물 복도를 따라 걷다 어느 방 앞에 섰다. 문이 열리고 하늘색 재소복에 빨간색 수형번호를 단 사형수 2명이 눈에 들어왔다. 최고수들만 단다는 빨간색 번호표. 알고 갔지만, 영화에서도 봤지만 그 무게는 생각보다 컸다. 결국 연습했던 인사는커녕 어색한 웃음만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잘 있었어요? 지난달에 못 와서 미안해요.” 법무부 위촉 사형수 불교 교정위원으로 7년째 활동 중인 김필연(51·여)씨가 인사를 건네는 동안 방을 둘러봤다.5평 남짓 되는 공간의 한쪽에는 불상이 있고 남은 공간에 소파, 탁자, 책장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간단한 종교의식을 마친 뒤 김씨가 가져온 김밥, 떡, 만두, 전 등 음식들을 꺼내놓자 사형수들이 부지런히 탁자 위에 차려낸다. 하지만 낯선 이, 그것도 기자와 한 방에 있는 것이 부담스러운지 먹는 게 시원찮다. 주로 교정위원이 말을 하고 두 사람은 거의 듣기만 했다. 이곳을 찾아온 게 후회되기 시작했다. ●교정위원 “내가 배워가는 것 더 많다” 사형수들이 교정위원을 만나는 시간은 소설이자 영화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우행시)’처럼 로맨스가 없어도 진정 행복한 시간이다.1주일에 단 한 번 외부 사람, 그것도 자신들을 진정으로 위하고 이해해주는 교정위원을 만나 얘길 할 수 있는 기회이고 가족조차 넣어줄 수 없는 사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굳어 있는 그들을 보니 ‘그들의 행복한 시간’을 방해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기자가 찾아온다는 얘기를 듣고 괜찮았느냐고 묻자 “교정위원님을 믿으니까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랬다. 그들에게 교정위원은 단순히 한 주에 한 번씩 자유시간을 허락해주는 사람 이상의 의미였다.“우린 서로 속에 있는 얘기를 이미 다 한 사이예요. 나도 고민 있으면 여기 와서 털어놓고. 그러면 이 사람들이 해결해주고. 내가 뭔가를 해주고 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받고 가요.” 김필연씨의 얘기다. ●웃어도 슬픈 사람들 한 시간쯤 흘렀을까. 어색함이 가시자 한 사형수가 “뭐 하나 물어봐도 되냐.”며 말을 꺼낸다. 그는 “텔레비전을 보다 보면 범죄 방법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가르쳐주는 것 같다. 무슨 대책이나 방법이 없겠느냐.”고 했다. 비록 자기는 최고수로 구치소에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바깥 사회가 걱정되는 모양이었다. 심각한 얘기를 꺼낸 게 멋쩍었는지 “에이, 우리 같은 사람들만 없으면 세상이 좋아지겠지.”라며 웃는다. 웃는 눈매가 선해 보이지만 슬퍼 보인다. 문득 구치소 오기 전 교정위원이 한 얘기가 떠올랐다.“그 사람들 자기가 잘못한 것 너무나 잘 알아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거둔다고 해도 정작 그들 자신들은 영원히 지은 죄를 잊지 못할 거예요.” 사형수들은 보통 미결수 5∼6명과 함께 지낸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독방을 쓰기도 한다. 유영철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이유를 묻자 옆에 있던 교도관이 “아직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방을 쓰기에는 위험하다.”고 알려준다. 그러자 한 사형수가 말한다.“몇년 지나면 그 독기 다 빠져요. 저도 그랬고 처음에는 다 그렇지만 결국 바뀔 겁니다.” ●‘그들의 행복한 시간’은 언제까지… 그곳에서의 생활은 다른 미결수들과 특별히 다를 게 없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운동하고 드라마에 목숨을 건다. 인터넷이 없어도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외부 소식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밖에서 보내주는 책도 자유롭게 읽는다. 하지만 단 한 권, 작가 공지영이 서울 구치소의 모든 사형수에게 선물했다는 ‘우행시’는 읽지 않았다.“왠지 읽을 수가 없더군요. 그냥 그랬어요.” 이때 책장에 꽂혀 있는 다른 책이 눈에 들어왔다. 미국의 변호사 스콧 터로의 ‘극단의 형벌’이라는 책이었다. 저 책은 읽었을까, 궁금했지만 물어보지는 못했다. 예정된 시간을 조금 넘긴 시각, 교도관은 급해진 마음으로 자리를 정리했다. 악수를 청하자 부끄러운 듯 손을 내밀었다. 자신 없는 손이었다. 교정위원처럼 ‘잘 지내요.’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사형 존치론자들이 늘상 환기시키는 피해자들이 머리에 스쳤기 때문이다.“머리 속이 복잡하지요? 저도 처음에 그랬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마음을 꿰뚫어보기라도 하듯 교정위원이 말했다. 사형수 두 사람을 만나고 돌아온 날 역시, 잠을 뒤척였다. kkirina@seoul.co.kr
  • [한·미·중·일 북핵 조율] 한·미 ‘核대비 작전’ 새로 짜나

    [한·미·중·일 북핵 조율] 한·미 ‘核대비 작전’ 새로 짜나

    |워싱턴 김상연특파원|한·미 군수뇌부가 18일(미국시간)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에게 핵우산 공약을 구체화할 것을 지시함에 따라, 벨 사령관이 내놓을 ‘청사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기존의 ‘연합사 작전계획 5027’을 수정·보완하거나, 아예 별도의 핵대비 작전계획을 새로 짜는 방안 중 택일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현재의 작계 5027에도 ‘핵전쟁의 조짐이 있을 경우 핵무기를 저장할 수 있는 시설과 운반시설, 투발수단 등을 사전에 억제하고 무력화한다.’는 내용 정도는 적시돼 있지만, 이것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북한의 핵 보유 이전에 작성된 작계 5027은 사실상 재래식 전쟁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작계 5027은 재래식 전쟁용으로 존치시키고, 핵전쟁 대비용 새로운 작계를 짜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거론되고 있다. 둘중 어떤 방식이 되든 그 내용은 북한의 핵 사용 위협→징후→실제 사용 등 단계적 위협에 따라 어떤 전술 핵무기로 대응할지 등이 세세히 적시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핵우산이 사실상 창고에 방치된 개념이라면, 앞으로는 언제든 우산을 펼칠 수 있도록 손닿는 거리에 놓아 둔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다. 이와 관련, 한반도 유사시 연합사령관이 본국(미국)에 증원을 요청할 수 있는 ‘시차별부대전개제원’(TPFDD)에 전술 핵전력을 포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의 TPFDD에는 병력 69만여명, 함정 160여척, 항공기 2000여대 규모의 증원전력이 적시돼 있지만, 전술핵 전력은 빠져 있다.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로는 200㏏급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과 단거리 공중발사 미사일(AGM-69), 공중발사 크루즈미사일(AGM-86),10∼50㏏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지대지(地對地)순항미사일(BGM-109G) 등이 거명된다. 핵탄두가 대형인 전략핵무기를 갖춘 핵잠수함과 스텔스 폭격기 등의 전개도 예상된다. 하지만 연합사령관이 핵우산을 구체화한다고 해도 이를 공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작전계획 자체가 비밀사항인 데다, 핵우산 제공 방식이 너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중국·러시아 등을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carlos@seoul.co.kr
  • 경원 대학교·전문대 통폐합

    경원대학교와 경원전문대학이 내년 3월1일자로 통폐합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7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경원전문대학을 경원대학교로 합쳐 전체 입학정원 1807명을 감축하는 내용의 통폐합 계획을 승인했다.2004년 대학구조개혁 방안 발표 이후 수도권에서 이뤄진 첫 대규모 통폐합이다. 이에 따라 경원전문대학은 더 이상 신입생을 모집할 수 없고 통폐합된 경원대학교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전문대 재학생들의 경우, 수업연한(2∼3년)까지만 전문 대학을 존치시킨다는 학교 방침에 따라 휴학, 군복무 등으로 이 수업연한을 넘길 경우, 경원대학교로 특례편입해 학사로 졸업할 수 있다. 교원들의 경우, 경원대가 전임교원 확보율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여서 당분간 구조조정은 안 될 전망이다. 통폐합으로 입학 정원은 통폐합 전 4964명(경원대 2020명, 경원전문대 2944명)에서 1807명이 감소한 3157명으로 줄어든다. 대학원 입학정원도 221명에서 151명으로 줄어든다. 학과ㆍ전공 수가 100개에서 63개로 감축되고 행정조직은 13개 축소된다. 경원대는 이번 통폐합을 계기로 IT,BT,NT 분야를 연계한 헬스케어 분야를 특성화 분야로 선정,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교육부는 통폐합을 신청한 을지의과대학과 서울보건대학은 권역이 달라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동일권역 조건을 완화하는 수도권정비계획법시행령이 개정되면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사립대학 구조개혁을 촉진하기 위해 권역을 달리하는 대학간이라도 동일법인이 설치ㆍ경영하는 경우 통폐합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핵우산 포기 언급은 했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핵심 인사들이 지난해 9·19 북핵 공동성명 채택 이후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한반도 핵우산 제공 조항 삭제’를 미측에 제시했다는 보도(서울신문 10월17일자 1면)와 관련, 정부가 부인으로 일관하다 뒤늦게 시인해 물의를 빚고 있다. 정부의 A 당국자는 17일 “SCM 공동성명 작성과 관련, 사전 구두협의 과정에서 미측에 핵우산 표현을 삭제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있었다.”면서 “이는 정부 부처의 논의 과정을 참고해 제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20일 열린 SCM에서 실무를 맡지 않았던 이 당국자는 “보도가 나온 뒤 문서를 파악했으나 ‘핵우산’용어를 둔 채 수식어를 조정한 기록은 있어 보도를 부인했었다.”면서 “추가 보도(미측 인사의 확인)가 나온 뒤 실무진에게 재차 확인해 정정한다.”고 밝혔다.●거짓말인가, 정책 혼선인가 문제는 전날 서울신문 가판이 나온 뒤 NSC출신 B 고위 당국자의 부인. 그는 당시 공식 책임자로 있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검토하거나 추진하지 않았고, 미측에 제시한 적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그러나 ‘핵우산’이라는 중차대한 안보 조항 삭제를 미측에 제기하면서 NSC 최고 책임자가 허가하지 않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대목이다. 정부측 주장과 달리 SCM 정식 테이블에서 ‘핵우산’표현 삭제 주장이 나왔다는 말도 있어, 진실 규명이 요구되고 있다.●핵우산 표현 삭제는 정책 변화가 아니다? A 당국자는 9·19 공동성명 직후 본격적인 문안 협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핵우산’표현이나 문항을 삭제한 초안이 오고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문서 교환 과정에서 핵우산의 (방어적)성격을 분명히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고, 미측이 존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 그대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표현의 문제였지, 정책을 갖고 얘기하진 않았다.”면서 “문서에 조항이 없어진다고 해서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핵우산 제공 조항 삭제가 정책 변화의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78년 이후 27년 동안 공동성명에 포함돼 온 안전보장 표현의 삭제는 상징성을 넘어서는 차원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9·19 공동 성명이 나온 직후 ‘축배’를 들기에 바빴다.그 과정에서 북한에 핵폐기할 명분을 주기 위해 핵우산 조항 삭제를 추진한 것을 둘러싸고 또다른 논란이 예상된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정릉3동 9만평 전원주택단지 조성

    정릉3동 9만평 전원주택단지 조성

    지난 30여년 동안 북한산국립공원 및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던 서울 성북구 정릉 3동 일대가 4층 이하 2000여가구 규모의 전원주택단지로 개발된다. 서울시는 27일 제18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성북구 정릉 3동 757번지 일대 9만 3000평에 대한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변경 및 지구단위계획 결정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28일 밝혔다. 북한산국립공원 자락인 정릉 골짜기 상부에 위치해 이 곳은 자연적으로 취락지역이 형성돼 주거환경이 열악했지만 지난 30여년 동안 개발이 제한됐다가 지난 2003년 그린벨트에서 해제됐다. 시는 9만 3000여평 가운데 자연녹지지역에서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전환된 6만평은 앞으로 북한산 경관과 조화를 이루면서 친환경적인 저층·저밀도 주거단지로 조성될 수 있도록 통합개발을 유도키로 했다.1종 주거지역(평균 4층 이하)인 만큼 아파트는 짓지 못하고 연립주택만 지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공원·녹지 등 공공시설을 기부채납하면 5층까지도 올릴 수 있다. 건폐율은 60% 이하, 용적률은 150% 이하가 적용된다. 또 숲이 잘 보존된 경국사와 성모수녀원 일대는 도시자연공원으로 존치해 환경을 보전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릉천변에는 녹도를 만들어 단지내 공원 등과 보행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하고 간선도로와 내부도로에는 자전거 도로를 설치해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향후 이 지역은 결정된 특별계획 지침에 따라 구체적인 토지 이용계획과 건축계획을 수립해 그 내용을 도시·건축공동위에서 승인받으면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바다이야기’ 의혹 확산] “허가과정 의혹” vs “마녀사냥”

    8월 임시국회 첫날인 21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는 사행성 성인게임 ‘바다이야기’ 논란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한나라당은 부실 심의 의혹과 여권개입설을 집중 추궁한 반면 열린우리당은 ‘마녀사냥식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은 “성인 오락실 문제가 급격하게 사회 문제가 된 것은 2004년 12월28일 ‘바다이야기’의 허가를 내준 것과 그 사흘 뒤 상품권이 인증제로 바뀐 것 때문”이라면서 “이것이 다시 지난해 7월 지정제로 바뀔 때 엄청난 로비가 있었다는 점도 장관이 잘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가 ‘바다이야기’ 기계도 안 보고 서류만 갖고 심의했다.”고도 말했다. 같은 당 박찬숙 의원은 “당시 영등위 등급분류 소위의 회의록을 보면 등급심의 회의에 참석한 의원 수와 서명한 의원 수가 차이 나는 등 허위로 기재한 흔적이 많다.”며 부실 심의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문광부가 영등위에 게임물 분류 기준을 완화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담당 사무관이 게임업체쪽과 상당한 교류가 있었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면서 “그 사무관이 공식 문서 이외에 2차 문서를 이메일로 보냈을 가능성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다이야기’ 파문의 핵심인 상품권 관련 의혹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은 “S·H사가 상품권 발행업체로 선정될 당시 각각 80억원,218억원씩 부채를 갖고 있었는데 한달 뒤에는 서울보증보험에 각각 430억원,460억원 상당의 예금을 담보로 제시했다.”면서 “누가 며칠 사이에 수백억씩 가져다 주었느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서울보증보험은 “두 업체의 예금담보액은 각각 200억원대”라고 해명했다. 이날 제기된 논란에 대해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은 “모든 문제에 대해 낱낱이 감사하고 있기 때문에 명백히 밝혀지리라고 본다.”면서도 “‘바다이야기’는 재심의로 퇴출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며 “업자들의 저항이나 소송에 대해서도 여러가지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여권 실세 개입설 등 시중에 나도는 각종 의혹을 모두 일축했다. 노웅래 의원은 “구체적인 정황이나 개연성 없이 마구잡이로 사람 이름이 나돈다.”면서 “만약 (여권에)문제가 있다면 숨기거나 덮을 의도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희선 의원도 “‘아니면 말고’라는 식은 안 된다. 대통령 조카 개입설은 실체가 없는 허깨비”라고 주장했다. 한편 아리랑TV 장명호 사장이 “(유 전 차관이 청와대 인사청탁 대상이라고 주장한)김희갑씨를 직접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그는 한나라당 정종복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한 뒤 “그러나 김씨에게 적자 때문에 부사장직을 존치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당신 역량에 부사장이 적합한지도 모르겠다고 완곡하게 거부했다.”고 말했다. 또 “경영에 도움이 된다면 부사장을 유지하려고 했고,6월1일 이사회에서도 꼭 필요하면 두고 아니면 없애겠다고 했다.”면서 “일주일 뒤에 김씨가 전화를 걸어왔는데, 저는 김씨가 대외교섭력이나 국제적 감각에서 기준에 못 미쳤다고 생각했다.”며 부사장직 폐지 과정을 설명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열린세상] 법을 지켜야 할 이유/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독일 유학 중에 보았던 TV방송의 ‘몰래카메라’ 얘기다. 조그마한 글씨로 당부사항을 적은 쪽지를 슈퍼마켓 출입문 한 구석에 붙여 놓고 손님들의 반응을 엿보는 것이었다. 내용은 대충 이랬다.“고객 여러분께! 카트 사용 중에 충돌사고의 위험이 있으므로 방향을 전환하는 경우에는 자동차 깜빡이를 켜는 식으로 손을 흔들어서 수신호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주인 백.” 카메라에 잡힌 장면은 필자의 예상과는 크게 다른 것이었다. 노인들을 포함해서 손님들 거의 대부분이 그냥 지나치는 일이 없이 유심히 쪽지를 읽고, 카트를 밀고 가면서 곧이곧대로 손을 흔들어서 좌회전, 우회전 신호를 하는 것이었다. 시청자들은 박장대소했다. 제작자는 대충 이런 결과를 예상하면서 가벼운 흥밋거리로 만든 것이었겠지만, 필자에게는 십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사점이 적지 않은 화두로 남아 있다. 아마도 다른 나라가 아닌 독일의 방송프로였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언제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성냥 한 개비를 쓸 때도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서 담뱃불을 붙인다는 ‘절약’의 범례와 함께,‘준법!’ 하면 연상될 정도로 자주 들었던 ‘도로에 보행자가 전혀 없는 한밤중에도 빨간 불이 들어오면 철저하게 정지한다’는 얘기의 무대가 독일이었다. 실제로 5년 남짓 살면서 가끔 목격한 바, 적막한 새벽녘의 외곽도로 교차로에서도 묵묵히 신호등에 따라 준법운행을 하는 모습은 전혀 특별한 경우가 아니었다. 또 한편, 나치 체제를 뒷받침하고, 결과적으로 유대인 학살의 만행과 ‘유색인종과 성교나 유사성교행위를 한 자’를 형사처벌하는 따위의 ‘총통명령’을 합법화하였던 이른바 ‘수권법’(授權法)의 현장도 대략 반세기 남짓 전의 독일땅이었다. 아우슈비츠의 홀로코스트를 무서울 정도로 생생하게 재연한 ‘쉰들러 리스트’(스티븐 스필버그 감독,1993)를 본 관객들이 영화가 끝나고 불이 들어 온 다음에도 한참이나 자리에 그대로 앉아서 눈물을 훔척대는 모습을 보았던 곳도 당시 독일 수도인 본이었다. 비판력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철학적 사유의 정신자산에 관한 한 둘째라면 서러워 할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야만과 폭력을 용인하였던 것인지, 필자 역시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고 상념에 빠졌던 것도 기억난다. 2005년도 ‘사회통계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법을 지키지 않는 이유’로 20.8%가 ‘손해 볼 것 같아서’,26.6%가 ‘다른 사람도 지키지 않아서’,‘기타’가 4.5%, 나머지 48.1%는 ‘귀찮아서’라고 답하였다. 최근에 적발된 목불인견의 법조비리작태들이 잘 보여주듯이, 그 이유들은 주로 법집행의 엄정성과 공평성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원인은 법문화의 후진성, 특히 냉소적이고 무비판적인 법의식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항목을 비슷하게 구성하여 설문을 반대로 바꿔서 ‘자기 자신이 법을 지키는 이유’를 물으면 답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궁금하다. 민주법치국가에서 기대되는 준법의 제일의 이유는 시민 개개인의 건실한 비판력과 사회의 자정력에 의해서 확인되고 담보되는 법의 타당성에 대한 믿음과 수긍이다. 말하자면 ‘따를 준’(遵)자 그대로 존경할 만한 받침, 즉 법을 따르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정당한 명분과 합리적인 실익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대신 의논하여 결정’하는 대의(代議)입법자에 대한 신뢰와 입법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이 필수조건임은 물론이다. 최근 헌법재판소의 결정 후에 폐기 또는 존치된 규정들을 선별하여 정리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누더기가 되어 버린 ‘신문법’도 여야가 합의하여 통과시킨 법률이었다. 장중한 대법전 속에 ‘슈퍼마켓교통법’은 없는지, 물건 잔뜩 실은 카트 밀랴, 깜빡이 수신호 하랴,‘꼭두각시준법’에 여념이 없는 것은 아닌지 가끔 돌아 볼 일이다. 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 그린벨트 불법건축물 밀집지역 ‘특별정비지구’ 지정

    이르면 2008년부터 경기도 남양주·하남·시흥과 부산 강서구 등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내 불법건축물 밀집지역이 ‘특별정비지구’로 지정돼 주민들이 골프장, 청소년 수련시설 등을 지어 수익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이 추진될 경우 투기세력의 가세로 그린벨트가 추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법 개정 과정에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건설교통부는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개발제한구역 존치지역에 대한 관리체계 개선을 위해 ‘개발제한구역 제도혁신 공청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제도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와 시흥시, 남양주시 등 3곳과 부산 강서구 지역내 불법 건축물이 밀집한 그린벨트를 특별정비지구로 지정, 법 허용 범위에서 주민소득원 개발사업을 유도할 수 있다. 이들 지역은 축사가 창고로 전용되는 등 불법 용도변경 행위가 연간 3000건에 달해 해결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지구 지정요건을 갖춘 곳은 10∼15곳으로 추정된다. 특별정비지구는 주민들이 조합을 결성, 지자체와 협의해 훼손지역내 수익사업을 정하고 지구 지정을 요청하면 건교부 장관이 타당성을 검토해 지정한다. 마구잡이 개발을 막기 위해 지구 규모는 10만평 이상이어야 하며, 훼손지가 사업면적의 50% 이상, 일정비율의 원주민 직접 참여, 주민동의 3분의2 이상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가능한 수익사업은 근린생활시설, 청소년 수련시설, 골프장, 골프연습장, 박물관, 미술관 등이다. 주민들이 조합을 결성해 불법건축물을 자진 철거하고 복원하면 정부는 이행강제금을 유예해 주고 토지매수비·기반시설설치비를 지원하는 한편 국·공유지 일부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인센티브도 부여한다. 이재홍 건교부 도시환경기획관은 “투기세력 개입, 추가 훼손 방지를 위해 원주민이 일정 규모 이상 조합에 참여토록 하는 등 요건을 엄격히 하고 사업추진시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린벨트 거주민들에 대해 연간 900억원씩 투입되는 지원사업을 직접지원 방식으로 전환, 가구당 150만원 정도를 의료비와 난방비 명목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취락지구는 관광·레저 등 특성화 마을로 조성을 유도하고, 훼손이 우려되는 지역에는 공원, 야외체육시설 등 친환경적 시설을 적극 설치, 불법 건축물이 지어지는 것을 막을 방침이다. 건교부는 이번 개선안에 대해 각계 의견을 수렴, 하반기 정부안으로 확정하고 내년 중 관련 법률 및 제도를 정비,2008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존치 국민이 선택” “절대적 종신형을”

    법무부가 올해 초 밝힌 변화전략계획에서 사형제 존폐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이 문제를 둘러싼 각계 논의가 활발해졌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19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사형;쟁점과 대안’을 주제로 춘계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 연구원 강석구 박사와 조준현 성신여대 법대교수, 동아대 허일태 법대교수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 조준현 교수는 발제문에서 사형제도를 둘러싼 법률적·이론적 검토에 대해 비판했다. 조 교수는 “사형존치론과 폐지론은 인간성에 대한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논쟁”이라면서 “폐지론이 인간성에 대한 이념적 완성을 지향하는 점에서 타당하지만, 많은 시민들이 사형의 존치를 받아들이고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흉악범죄 억제효과나 인과응보적 보복으로서의 기능을 고평가할 필요도 없고, 거의 발생하지 않는 오판 가능성에 대해 지나치게 경계할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그는 오히려 “사형은 결국 국민이 선택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토론 과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다른 발제자인 허일태 교수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뜻하는 ‘절대적 종신형’ 도입을 추천했다. 절대적 종신형은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형제 폐지 특별법의 핵심 내용이며, 법무부도 지난 2월 사형제 폐지의 대안으로 절대적 종신형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사형제 존폐 설문조사를 해도 절대적 종신형을 전제조건으로 하면 사형제 폐지 찬성 비율이 높아진다.”면서 호의적인 여론을 소개했다.그는 이어 “현행 형법상 무기형을 유지하면서 절대적 종신형을 병행해 적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강석구 박사는 사형대상 범죄가 지나치게 남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박사는 “위조통화를 유통시키거나 마약을 불법거래해도 사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면서 “사형대상 범죄를 국민의 생명과 밀접하게 관련된 범죄로 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이어 사상범인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는 조항도 삭제돼야 한다고 제안했다.광범위한 사형대상 범죄 규정에 대한 대안으로 그는 ▲법정형으로 사형만을 규정한 절대적 법정형 폐지 의견 ▲사형대상 범죄를 모두 형법전에 편입해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 ▲군형법을 전반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 등을 소개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장례비 싸고 친환경 이제는 수목장 시대

    장례비 싸고 친환경 이제는 수목장 시대

    2004년 9월, 경기도 양평군의 고려대 농업연습림의 굴참나무 아래에서는 경건하고 단촐한 장례식이 열렸다. 장례식장에는 흔한 조화나 묘비 하나 없었다. 가족 등 고인의 친지들이 나무 주변에 둘러서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며 마지막 작별을 고한 것이 장례식의 전부였다. 바로 평생을 나무와 함께 살다 타계한 김장수 고려대 교수의 수목장이었다.‘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김 교수의 유지를 반영한 듯 그 분을 모신 굴참나무에는 ‘김장수 할아버지 나무’라는 간단한 표지 외에 이렇다 할 흔적 하나 남겨져 있지 않았다. 우리나라에도 수목장(樹木葬) 시대가 도래했다. 수목장이란 기존 매장법이나 납골당처럼 유골을 존치하는 장법 대신 화장해 분쇄한 유골을 유족이 원하는 나무나 화초 밑 또는 잔디밭 등에 묻는 서구형 자연장법을 말한다. 스위스 등 유럽에서는 이 장법이 환경 훼손을 막는 친환경적 장법일 뿐 아니라 국토 잠식이나 장례 절차의 양극화와 번거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근래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이런 이점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정부가 나서 수목장을 권장하고, 관련 법제를 정비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제도적 수용 보건복지부는 최근 자연장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 이 법률안이 확정, 발효되면 수목장 등 자연장으로 장례를 치를 경우 고인과 유족의 성명 등을 기록한 표지를 나무나 잔디밭 등 매장장소에 설치하되 기존 묘지에 사용해 온 상석이나 석물 등은 설치할 수 없게 된다. 또 국민 정서를 감안, 자연장이 가능한 자연장림은 인구 밀집지역이나 주거지역, 상수원 보호구역, 문화재 보호구역 등에 설치하지 못한다.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장이 국·공유림을 활용, 자연장이 가능한 수목장림을 30만㎡ 이상 대규모로 조성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이나 가족이 자연장 구역을 설치할 경우 면적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관할 시·군·구에 신고만 하면 되도록 절차도 간소화했다.1000㎡ 이상의 자연장 구역을 설치하려면 별도의 법인을 설립해야 하나 문중이나 종교법인, 공공 특수법인의 경우에는 이를 면제해 보급이 용이하게 했다. 수목장을 주요 장법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수목장, 왜 좋은가 수목장은 아무 것도 남기지 않는 장례법이다. 그러나 얻는 것은 많은 장법이다. 현재의 장묘문화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경제적 비용과 국토 잠식이다. 특히 경제적 문제와 관련, 고려대 변우혁 교수는 “죽음을 준비하면서 비용을 걱정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런 점에서 수목장은 어떤 장례법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산림정책연구회의 수목장 원가계산에 따르면 수목장에서의 나무 한 그루당 원가는 그루당 약 80만∼200만원선으로 산정했다. 다른 장례법과 비교해 매우 뛰어난 경제적 효과가 아닐 수 없다. ●수목장제 확산의 문제 수목장의 전제 조건인 화장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앞으로 화장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자치단체 주민들이 인접 지역의 화장시설을 이용할 경우 비싼 시설이용료를 내야 한다. 수목장과 화장시설 설치에 따른 님비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화장률은 52.3%에 달해 2010년에는 7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화장 수요가 급속히 늘고 있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화장시설 설치가 미진해 수목장의 보급을 가로막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복지부의 장례법제 정비는 장례로 인한 자연훼손을 막고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며,‘생전의 신분이 죽어서도 세습되는’ 전근대적, 소비적 장례를 줄이자는 취지는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파주 용미리 ‘추모의 숲’ 가보니 수목장은 국내에서도 이미 매장, 납골과 함께 하나의 장례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관련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또는 종교단체를 통해 수목장을 지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수목장은 경북 영천의 은해사 수림장이 유일하지만,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추모의 숲’에서도 집단 산골형으로 자연장이 치러지고 있다. ●서울시의 산골형 자연장 서울시가 경기도 파주 용미리 1묘지 내에 마련한 ‘추모의 숲’은 산골(散骨)공원이다. 화장한 유골을 안치할 수 있도록 장미, 철쭉, 무궁화, 국화 등 작은 규모의 꽃동산이 마련돼 있다.4개 꽃동산 중 한 곳을 택해 준비된 마사토와 유골을 섞어 땅 위에 안치하고 간단히 장을 지내면, 그 뒤 관리자가 공원 내에 합동으로 산골을 하게 된다. 이같은 자연장은 현재 무료로 운영되고 있지만, 합동으로 안장을 하다 보니 호상(好喪)한 유족들에게는 인기가 없는 편이다. 그래서 마련된 것이 개별 자연장이다. 유족들이 직접 잔디나 나무 밑에 유골을 안장하고 표지를 남길 수 있어 일반적인 수목장에 가장 가까운 형태다. 개별 자연장은 이미 추모의 숲 내에 마련돼 있어 관련법이 확정되는 대로 운영을 시작할 방침이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개별 자연장은 합동 안장을 꺼리는 유족들을 위한 공간으로, 안장은 개별로 하더라도 추모는 공동으로 하도록 추모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기존 묘비 등의 부착물은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종교단체도 수목장 도입 경북의 은해사 수림장에서는 실제로 나무를 임대해 수목장을 할 수 있다. 사찰 주변 1만여평의 소나무 군락지에 수목장이 조성돼 있는데 현재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수목장으로는 유일한 곳이다. 나무 아래 구덩이를 파서 유골분만 안치하고, 나무에는 고인의 이름과 추모일 등을 적은 명패만 가지에 매어둔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고려청자서 힌트 얻은 수목장용 분골함 개발 서울시립조성묘지 관리업체인 ㈜서울장사개발(대표 안우환)이 올해부터 도입되는 수목장 분양에 대비해 ㈜세원(대표 이원우)과 공동으로 수목장용 분골함을 개발, 특허와 실용신안을 출원해 주목받고 있다. 또 수목장 전용 화장로 개발에도 본격 착수했다. 모두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에 국내에서 개발돼 특허 출원한 ‘수목장용 분해성 투각형 분골함’은 수목장의 취지에 걸맞게 토양 속에서 분해가 잘 되도록 전분과 목재, 부직포 등을 사용해 제작됐다.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수목장의 취지와도 어울리는 일이다. 안 대표은 “장례의 엄숙함을 훼손하지 않고도 친환경적 취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분골함 아이디어를 고려청자에서 얻어 이중투각형으로 만들었다.”며 “미생물과 수분, 산소 등이 자연스레 흡입돼 쉽게 분해되는 투각형으로 제작, 짧은 시일 내에 유골이 토양과 자연스럽게 일체화되도록 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수목장용 분골함의 관건은 장례의식의 경건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환경친화성을 극대화하는 것. 안 대표는 “유골이 토양과 수목에 얼마나 빨리, 그리고 자연스럽게 일체화되느냐와 그러면서도 토양이나 수질 등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목장은 사후(死後) 세계를 믿는 우리의 종교·정서적 관점에도 부합해 거부감 없이 수용될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독자의 소리] 사형제 존폐여부 진지하게 재검토를/안현국

    지금 우리 사회 일각에서 사형제도 존폐론이 논의되고 있다.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이루고 경제적으로 성공한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사형제도 존치 여부에 대해 진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사형제도 존치론자들은 사형은 특히 공격적인 범죄에 대한 응보로서 사회적 분노의 표현이며 흉악범의 생명을 박탈함으로써 사회의 안정성을 증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 생명은 누구도 박탈할 수 없는 하나님이 주신 우주보다 중한 인권으로서 응보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또 현대사회에서 사형이 두려워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지 아니한다는 어떠한 실증적 자료도 없다. 반면에 인간이 하는 재판에는 항상 오판의 가능성이 있다. 지난 1974년부터 2004년까지 30년간 미국에서는 형이 확정된 사형수 중 119명은 DNA 검사 결과 진범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형벌은 잔혹할수록 인간의 정신을 더욱 무감각하게 하고 황폐하게 할 뿐이다. 이제는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흉악범을 종신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인권 존중과 사회 방위가 조화를 이루는 선진사회를 구현해야 할 때라고 본다. 안현국 <서울 강남구 대치1동>
  •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전면 재정비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도로나 공원 등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됐으나 지정용도로 활용되지 않고 있는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전면 재정비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2004년 말 기준 서울시내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도로 1705건 4624㎡, 공원 146건 7만 2700㎡, 기타 219건 2709㎡ 등 총 270건,8만여㎡이다. 시는 서울시립대와 도시정보연구소에 용역을 맡겨 이들 시설의 폐지·변경·존치 여부를 결정하고, 유지할 시설에 대해서는 단계별 집행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시는 시내 마지막 시민아파트인 회현 제2 시민아파트를 11월부터 철거할 계획이다. 이 아파트는 지상 10층, 지하 1층, 연면적 1만 7900여㎡의 1개 동으로, 철거비용만 24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6월까지 감정평가를,10월까지 보상 및 이주를 끝낼 예정이다.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시민에 문화 공급 ‘生生 발전소’

    청계천 하류에 ‘문화 발전소’가 생긴다. 서울문화재단은 29일 동대문구 용두동 청계9가 청사(옛 성북수도사업소)를 주민과 예술가가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으로 꾸미겠다고 밝혔다. 오는 30일 공사를 시작,6월말까지 준공해 7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12억원이 투입된다. 서울문화재단 유인촌 대표는 “예쁘고 크게 고치는 리모델링이 아닌 기존의 건물을 최대한 활용하는 ‘도심 재생’을 위한 프로젝트”라면서 “낡은 건물을 좌우·앞뒤를 터서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공간이 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1층은 벽을 허물어 청계천이 내려다보이는 ‘열린 광장’으로 조성하고,2층은 갤러리, 공방, 작은공연장을 만든다.3층은 잡지책, 영화·연극 자료 등을 둘러보면서 음료수를 마실 수 있는 ‘카페’처럼 만든다. 지하는 인디밴드 등의 공연장이 들어선다. ●청계천, 도심 재생의 공간으로 특히 서울문화재단은 ‘환경 디자인’의 개념을 도입, 청사 주변을 이미 가림막으로 둘러쌌다. 청계천과 접하는 건물 앞 부분은 건국대학교 건축디자인대학원 학생들이 기획한 색동 격자 천을 입히고, 건물 양 옆에는 시민들이 직접 그린 그림 280장을 붙였다. 이번 사업명은 ‘C-9 생생(生生) 프로젝트’로 청계9가(Cheonggye 9), 문화 (culture), 창조(creation), 공동체(community),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등을 뜻한다. 서울문화재단은 순차적으로 C-8(청계8가),C-7(청계7가),C-6(청계6가) 등 프로젝트를 실시, 청계천 전역을 ‘문화지대’로 꾸밀 계획이다. 특히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부근에는 미술가 최정하씨의 조각품을 설치하고, 삼일교 존치 교각 주변에도 무대를 설치해 ‘물 위의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공연 프로젝트 지원제 실시 한편 서울문화재단은 이날 출범 3년을 맞이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인이 하기 어려운 대규모 공연·전시를 서울문화재단이 직접 기획·지원하는 ‘프로젝트형 지원제’를 올해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문화재단은 오페라·창극 개발을 3∼5년동안 장기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소재·대본·연출자 공모 등을 준비하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사설] 사형제 폐지할 때 됐다

    사형제 폐지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법무부는 엊그제 “사형제도 존폐문제와 함께 제도 개선 방안에 관해 보다 심층적으로 연구하기로 했다.”고 밝혀 이를 공론화했다. 그 대안으로는 ‘절대적 종신형’을 내비쳤다. 그동안 정부는 국제사면위원회 등의 폐지 권고에도 사형제도를 고수해온 게 사실이다. 따라서 법무부의 이번 방침은 전향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환영한다. 앞서 우리는 인권선진국을 자부하는 한국이 사형제를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주장한 바 있다. 우선 사형제 폐지는 시대적 조류다. 현재 사형제 폐지국가는 112개, 존치국가는 83개라고 한다. 특히 인권에 관해 종주국격인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모두 폐지했다. 미국도 10여개주는 사형제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다른 나라의 예를 일일이 열거할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는 유신시절 대법원 사형확정 선고 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형을 집행한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이른바 인혁당 사건이다. 또 법원이 오심(誤審)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미국에서도 사형 집행 후 진범이 나타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고 하지 않는가. 이런 경우 사형제도가 있는 한 구제의 길은 요원하다. 사형제를 폐지하려면 무엇보다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다. 국회에는 사형제를 절대적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내용의 법안이 제출돼 이미 계류 중이다. 국가인권위도 지난해 4월 사형제 폐지 의견을 내놓은 적이 있다. 그런 만큼 공청회 등을 열어 심도있게 토의하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현재 63명의 사형수가 있지만 1997년 12월 이후 사형집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형제는 폐지돼야 마땅하다. 열린 마음으로 중지를 모아가야 할 때다.
  • 동전속 다보탑 사라지나

    ‘10원짜리 동전에서 다보탑이 사라질까?’ 한국은행이 크기를 대폭 줄이고 금속 소재를 바꾼 새 10원짜리 동전을 올해 안에 발행키로 함에 따라 현재 10원짜리 동전에 새겨진 다보탑 도안이 유지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원짜리 동전의 소재인 구리와 아연 가격이 급등, 액면가격을 훨씬 웃돌면서 새로 발행될 10원짜리는 크기가 크게 줄어든다. 동전의 크기가 지금보다 훨씬 작아질 경우 정교한 디자인의 다보탑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구현해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엽전이나 토큰 모양으로 동전의 가운데 구멍을 내 소재가격을 대폭 줄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다보탑 도안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다보탑 도안의 존치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종교단체간 알력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다보탑 도안은 1966년 10원짜리 동전이 처음 나올 때부터 채택됐다. 그러나 기독교계 등은 불교 예술품인 다보탑 도안을 채택한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던져왔다. 따라서 새 동전의 도안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다보탑을 유지하자는 주장과 다른 도안으로 바꾸자는 주장이 맞서면서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1973년 첫 등장한 1만원권 지폐의 원래 도안도 종교계의 알력으로 소동을 빚은 적이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Doctor & Disease] 연세대 치대 보철과 이근우 박사

    [Doctor & Disease] 연세대 치대 보철과 이근우 박사

    “임플란트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제한적이고, 정확하지 않아 더러는 오해도 있습니다만, 분명한 사실은 임플란트가 어떤 치료법보다 확실하게 잃어버린 치아의 기능을 회복시켜 준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임플란트를 ‘제2의 치아’라고 말하는거지요.” 보철 분야, 특히 임플란트 치료에 있어 국내 굴지의 전문가로 평가받는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보철과 이근우(52) 박사는 임플란트가 치아 결손을 메우는 가장 빼어난 치료법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그를 만나 임플란트의 전모를 알아봤다. ▶임플란트란 무엇인가. -치아가 빠진 경우 인공 뿌리를 잇몸뼈 속에 심어 자연치아처럼 씹는 것은 물론 외양과 발음 등을 자연치아 상태와 흡사하게 하는 인공치아를 말한다. ▶임플란트 치료원리를 설명해 달라. -간단하게 인공치아를 잇몸뼈 속에 심는 것이다. 재료는 주로 티타늄이라는 금속이 사용된다. 티타늄은 인체와의 생체친화성이 좋아 잇몸뼈와 견고하게 결합하는데, 그 위에 나사나 시멘트로 인공치아를 고정시키면 된다. ▶임플란트 치료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무엇인가. -임플란트는 잇몸뼈가 관건이다.. 뼈가 다소 적은 경우에는 인공뼈나 자기뼈를 이식한 뒤 치료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공뼈를 이식하면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성공률도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 치료 때는 전신 질환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을 가진 경우에는 이를 충분히 조절한 뒤에 임플란트 치료를 적용한다. 더러는 골다공증을 걱정하기도 하나 일반적인 골다공증과 잇몸뼈는 다른 경우가 많으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흡연은 잇몸조직의 치유나 치아 관리에 많은 해를 끼치므로 치료에 맞춰 금연을 권한다.80세 이상의 고령자는 심리적 부담이나 뼈 형성능력이 떨어지므로 임플란트가 부적절한 경우가 많으며, 청소년은 충분히 성장한 뒤에 시술해야 심미적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문제만 없다면 90% 이상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박사는 임플란트 적용 범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치아가 아예 없거나 부분적으로 없는 경우, 또 하나만 빠진 경우 등 인공치아를 심어야 할 상황이라면 어떤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임플란트는 지난 65년 스웨덴에서 처음 시도했는데, 그 인공치아를 아직도 사용할 만큼 자연치아와 흡사하게 작용한다는 점이 빼어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플란트 시술과정을 설명해 달라. -시술 전에 방사선 사진을 통해 제거하거나 존치시킬 치아를 선택하고, 뼈의 양과 질, 임플란트 개수를 결정하는데, 개수는 뼈의 양과 경제·심미적인 면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이어 보통은 국소마취 후 잇몸뼈에 나사형 임플란트를 심는다. 치료 때 입원할 필요는 없으나 환자 상태에 따라 1·2차로 나누어 수술하기도 한다. 통상 아래 턱에 임플란트를 심은 경우는 3개월, 위 턱에 심은 경우는 6개월 가량이 지나면 뼈와 완전히 일체가 된다. 이후 치아 형태의 보철물을 심어둔 임플란트에 고정시키면 된다. ▶임플란트 치료가 필요한 치아의 상태와 대표적인 원인질환은 무엇인가. -대표적인 원인질환은 충치와 치주병 등 잇몸질환이다. 이런 질환으로 치아를 살릴 수 없을 만큼 상태가 나쁘다면 빨리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 것이 뼈의 손상을 막는 길이다. 또 선천적으로 치아가 없는 경우에도 적기에 임플란트 치료를 받는 것이 치아의 기능회복과 뼈의 건강, 미관 등에 유리하다. ▶각 원인질환이 치아에 미치는 병리적 특성과 증상을 설명해 달라. -충치로 치아 뿌리 부위의 농양이 심하거나 뿌리까지 썩은 경우에는 뽑는 것이 좋다. 잇몸 뼈가 염증에 의해 녹아내릴 정도로 심한 치주염이라면 우선 잇몸 치료를 시도하나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 가능한 빨리 발치하고 인공뼈 이식 여부를 결정하는 게 낫다. 심한 치주염을 방치하면 결국 임플란트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뼈가 녹아버리는 사례가 흔하다. 일반적으로는 치아가 흔들리거나, 입냄새가 나거나, 가끔 잇몸이 붓는 증상이 나타나면 치주염일 가능성이 높다. ▶임플란트 치료의 경향은 어떤가. -초기와 달리 이제는 누구도 임플란트의 효용을 의심하지 않는다. 오히려 임플란트 치료의 몇몇 단점을 보완하려는 많은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치아를 뺀 즉시 임플란트를 심거나 임플란트가 잇몸뼈와 만나는 부분을 특수처리해 뼈 형성을 가속화함으로써 보철시기를 앞당기려는 노력 등이 좋은 예다. 또 복잡한 시술에 따른 환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플란트와 보철을 일체화한 제품도 개발 중에 있다. 이 박사는 “임플란트가 보험 대상이 아니어서 아직은 치료비 부담이 크지만 머잖아 이 시술이 보편화되면 그런 상황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치료비 부담없이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좀 더 빨리 왔으면 한다.”는 소박한 바람을 피력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이근우 박사는 ▲연세대 치과대학▲미국 네브라스카 치과대학 교환교수▲미국 UCLA치과대학 방문교수▲독일 아헨치과대학 방문교수▲연세대 치과대학 학생부장▲ 〃 치과대학병원 교육연구부장▲대한치과보철학회 학술이사▲대한구강악안면임플란트학회 부회장▲현, 연세대 치과대학 보철학교실 주임교수 및 치과대학병원 보철과장▲대한치과보철학회 평이사. ■ 임플란트치아 관리 이렇게 자연치아에 가장 가깝다는 임플란트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또 치아 관리가 임플란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박사에 따르면 임플란트는 처음 시도된 지 불과 40여년 밖에 지나지 않아 수명이 충분히 측정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인 보철물의 수명으로 치는 10년보다는 훨씬 오래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치아처럼 임플란트의 수명도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임플란트 관리를 소홀히 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는 자연치아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즉, 임플란트가 잇몸뼈 속에 심어져 있으므로 칫솔질 방법이 잘못되면 이 부위에 염증이 생기게 되고, 염증으로 뼈가 녹으면서 임플란트가 빠질 수도 있다. 또 임플란트를 오래 사용하다보면 보철물의 나사가 풀리면서 약간씩 흔들리는데, 이때 나사를 다시 조여주지 않으면 나사가 망가지거나 잇몸병이 생겨 임플란트의 기능을 잃기도 한다. 이 박사는 임플란트를 오래 사용하려면 바르고 철저한 칫솔질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칫솔질은 특별히 고안된 치간칫솔과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와 함께 매 6개월에 1회 정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예상되는 질환을 미리 예방하고, 드러난 문제점을 해소하는 것도 임플란트를 오래, 잘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土公로고 공방 2라운드

    고양시와 한국토지공사의 일산 호수공원 조형물 홍보비 공방(서울신문 10월15일 8면)이 2라운드로 접어 들었다. 29일 고양시 공원관리사업소에 따르면 토지공사가 ‘존치 희망, 홍보비 지급 불가’를 고양시에 정식 통보했으나 고양시는 조형물 철거와 홍보문구 삭제를 강행할 방침이다. 고양시가 지난 9월 홍보비를 지원하자, 토공은 회신을 3개월여 미뤄왔다. 토공은 공문에서 호수공원에 설치된 표지석과 시호석에 새긴 토공 로고와 슬로건, 로고형 분수 조형물을 홍보물로 보지 말고 상징물로 규정해줄 것을 요청하고, 홍보비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답변이 늦어진 것은 겹친 감사일정 때문이라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양시 관계자는 “한번 더 홍보비 지불을 촉구한 뒤 불응하면 시민·공직자 등의 여론을 수렴해 예산에 반영한 930여만원으로 조형물을 철거하고, 표지석 문구를 삭제, 고양시 슬로건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토공은 1995년 호수공원 조성공사를 완공하면서 자연석으로 된 표지석과 시호석에 토공 로고와 ‘국토사랑 나라사랑’이란 캐치프레이즈를 새기고 로고를 본뜬 분수 조형물을 설치해 고양시에 기부채납했다.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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