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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외계인 실재” vs 트럼프 “흥미로울 것”…UFO 기밀 자료 공개 예고 [핫이슈]

    오바마 “외계인 실재” vs 트럼프 “흥미로울 것”…UFO 기밀 자료 공개 예고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확인비행물체(UFO)에 관한 ‘많은 정보’를 조만간 국민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혀 또다시 관심을 증폭시켰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에 탑승했던 우주비행사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UFO 관련 파일 공개의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까운 미래에 가능한 한 많이 (UFO 관련 파일을) 공개할 예정”이라면서 “사람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믿기 어려울 만한 일들을 목격했다는 사람들을 인터뷰했다”고 덧붙여 흥미를 증폭시켰다. 앞서 지난 17일에도 그는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보수성향 단체 ‘터닝포인트 USA’ 행사에서 자신의 행정부가 UFO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여러 흥미로운 문서를 발견했으며, 초기 기록 일부가 곧 공개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에 외계생명체, 미확인 이상현상(Unidentified Anomalous Phenomena·UAP)과 관련한 정부 문서를 확인해서 공개하라고 지시한 바 있는데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이 발단이었다. 당시 브라이언 타일러 코헨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외계인이 존재하느냐는 질문에 “그들은 실재하지만 나는 본 적이 없다”면서 “그들이 51구역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통령에까지 숨기는 거대한 음모가 있지 않는 한 비밀 지하 시설 같은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곧바로 소셜미디어를 타고 확산했으며 언론까지 가세해 큰 화제가 되자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진화에 나섰다. 그는 다음 날 저녁 인스타그램에 “속사포 같은 질문 취지에 맞게 답변하려고 했으며 많은 관심이 쏠렸으니 좀 더 명확히 설명하겠다”면서 “통계적으로 우주는 워낙 광대하기 때문에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명했다. 이어 “하지만 태양계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외계인이 우리를 방문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대통령 재임 동안 우리와 접촉했다는 증거를 전혀 보지 못했다. 정말이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외계인의 존재 여부가 오랫동안 미국인들의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2024년에는 미국 의회가 UFO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했을 정도다. 특히 지난해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거의 절반이 연방 정부가 UFO 관련 증거를 은폐하고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 기업지배구조개발연구회, ‘이해관계자 중심주의와 펀드자본주의’ 학술세미나 실시

    기업지배구조개발연구회, ‘이해관계자 중심주의와 펀드자본주의’ 학술세미나 실시

    펀드자본주의 확산 속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의 의미와 과제 재조명기업지배구조개발연구회(회장 강원 세종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지난 29일 세종대학교에서 ‘이해관계자 중심주의에서 바라본 펀드자본주의’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행동주의 펀드 확산 등 자본시장 구조 변화에 대응해 기업의 장기 가치와 이해관계자 질서를 고려한 경영 패러다임을 점검하고 지속가능한 기업경영을 위한 지배구조 및 제도적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를 맡은 권재열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펀드 자본주의를 단기 수익 중심 논리를 넘어 기업의 장기 투자와 이해관계자 질서에 영향을 주는 구조적 변화로 분석했다. 권 교수는 주주 중심주의가 자본시장 감시 기능에는 기여하나, 단기 수익 압박이 장기 성장 투자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권 교수는 “기업은 주주만을 위한 존재가 아니라 내부 구성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속에서 운영되는 사회적 유기체”라며, “기업지배구조 역시 단기적 수익 논리를 넘어 장기 가치 창출과 이해관계자 균형 관점에서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ESG 확산과 기관투자자 역할 변화 등을 언급하며, 펀드 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중심주의 간 긴장과 접점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권 교수는 “기업가치 판단은 단기 재무성과만으로 환원될 수 없으며 혁신 투자와 산업 경쟁력, 비재무적 가치까지 함께 고려돼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기업경영을 위한 균형 있는 제도 설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행동주의 펀드 사례와 MBK파트너스의 경영 방식에 대한 사례 분석을 통해 “단기 수익 중심의 경영 개입이 장기 기업가치와 이해관계자 질서에 미치는 영향 역시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 세션에서 신현한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기업의 목적을 장기적 기업가치 극대화로 정의하며, 이해관계자 중심주의와 주주가치가 대립 관계가 아님을 시사했다. 신 교수는 기업을 책임 있게 운영할 경영 주체와 감시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원 세종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이 실제 작동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책임 있는 경영 체제와 소유·경영 구조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이해관계자 가치 제고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경영 구조가 무엇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수 서강대학교 경제대학 교수는 “주주 중심주의와 이해관계자 중심주의를 이분법적으로 접근하기보다 현실의 제약과 외부효과를 함께 고려하는 균형적 시각이 필요하다”며 “이해관계자 중심주의 논의는 기존 주주가치 논리를 대체하기보다 보완·확장하는 방향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윤경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는 “이론과 현실 간 괴리를 줄이기 위해 이해관계자 개념을 보다 총체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이 실제 제도와 시장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 제고와 폭넓은 합의 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지배구조개발연구회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장기 기업가치와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을 둘러싼 논의를 심화하고, 자본시장 변화 속 책임 있는 경영 주체와 지속가능한 지배구조 방향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 숙주나물에 억울하게 이름을 빼앗긴 남자, 조선의 천재 신숙주 [한ZOOM]

    숙주나물에 억울하게 이름을 빼앗긴 남자, 조선의 천재 신숙주 [한ZOOM]

    숙주나물은 녹두 싹을 틔워 기른 채소다. 특유의 아삭한 식감과 담백한 맛 덕분에 만두소부터 나물, 볶음 요리까지 우리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감초 역할을 한다. 하지만 수분 함량이 높아 쉽게 무르고 변질되는 탓에 신선도 유지가 무척 까다로운 식재료이기도 하다. 이 친숙한 나물에 ‘숙주’라는 이름이 붙게 된 배경을 두고 많은 이들은 단종을 배신하고 세조의 편에 선 변절자의 대명사, 신숙주(申叔舟, 1417~1475)를 떠올린다. 쉽게 상해버리는 이 나물처럼 지조 없이 행동한 그를 비난하기 위해, 백성들이 나물에 그의 이름을 붙여 짓이겼다는 설이다. 과연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이야기는 후대에 만들어진 ‘가짜 뉴스’일 가능성이 높다. ●‘숙주나물’ 이름에 숨겨진 시대적 투사 조선시대 문헌 어디에도 이 나물을 ‘숙주나물’이라 부른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숙주와 나물을 연결한 기록이 처음 등장한 것은 놀랍게도 일제강점기인 1924년, 이용기가 편찬한 요리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다. “세조 때 신숙주가 여섯 신하를 반역으로 고발하여 죽였으므로 이를 미워하여 나물 이름을 숙주라 한 것이다. 만두소를 만들 때 이 나물을 짓이겨 넣으며 신숙주를 나물 이기듯 하자 하여 숙주라 한 것이다. 나라를 위해 한 일이라 하나 어찌 사람을 죽이고 영화를 구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 기록의 신빙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오히려 당대 발간된 박종화의 『목매이는 여자』(1923)나 이광수의 『단종애사』(1929)처럼 신숙주를 악인으로 묘사한 대중 문학의 유행과 그 궤를 같이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시대적 울분이 역사 속 인물에게 투사된 결과인 셈이다. ●5개 국어를 구사한 ‘조선판 사기 캐릭터’ 우리가 기억하는 ‘변절자’의 프레임을 걷어내면, 신숙주는 당대 누구도 범접할 수 없었던 탁월한 천재였다. 1438년, 21세의 나이에 생원시와 진사시를 동시에 합격하고 문과 복시까지 통과한 그는 1447년 문과 중시에서도 최상위 성적을 거두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오늘날로 치면 약관의 나이에 행정고시를 통과하고, 30대에 이미 국가 수석급 인재로 인정받은 것이다. 그의 능력은 학문에만 머물지 않았다. 한국어를 비롯해 중국어, 일본어, 여진어, 몽골어 등 5개 국어를 동시통역 수준으로 구사하는 언어의 귀재였다. 26세 때 통신사 서장관으로 일본에 건너가 대마도주와 담판을 벌여 왜구의 침입을 막은 ‘계해약조’를 체결했고, 훗날 북방 여진족을 정벌한 문신 장군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세종의 절대적 신임 속에 집현전 학자로서 훈민정음 창제와 반포의 실무를 진두지휘한 주역이 바로 신숙주였다. ●명분과 현실 사이, 그가 짊어진 비난의 무게 세종은 승하 전, 병약한 문종과 어린 손자 단종을 걱정하며 신숙주를 비롯한 중신들에게 단종을 보필할 것을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신숙주는 그 맹세를 꺾고 수양대군의 손을 잡았다. 성삼문 등 사육신은 단종 복위 거사를 도모하며 그에게 동참을 권했으나 신숙주는 거절했다. 명분상으로는 옳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냉철한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만,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거사를 밀고한 이는 신숙주가 아닌 김질(金礩)이었다. 그럼에도 왜 유독 신숙주만이 이토록 혹독한 비난을 받는 것일까. 정인지나 최항 등 함께 세조의 편에 선 집현전 학자들이 많았음에도 말이다. 아마도 그에 대한 세종의 기대가 그만큼 컸기 때문일 것이다. 세종이 “국가 대사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자”라며 문종에게 직접 천거했던 ‘시대의 기대주’였기에, 배신의 낙인은 더 깊고 뼈아프게 새겨졌다. ●유언으로 남긴 평화, 그리고 남겨진 질문 1475년, 58세로 생을 마감하며 그의 마지막 유언은 성종에게 남긴 “일본과 화평을 잃지 마소서”였다. 평생 일본의 정세와 문화를 연구해 집대성한 그의 저서 『해동제국기』는 이후 수백 년간 조선 외교관들의 필독서가 됐다. 수많은 업적을 남기고도 ‘배신의 아이콘’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나물 이름에 박제된 그가 이 사실을 안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만약 그가 명분을 쫓아 사육신과 함께 ‘사칠신(死七臣)’으로 기록됐다면, 조선의 외교와 학문적 성취는 또 어떤 길을 걸었을까. 역사의 가정 앞에 자못 궁금함이 깊어진다.
  • 10만년째 짝이 없어도 문제없다? 아마존 몰리의 놀라운 비밀 [와우! 과학]

    10만년째 짝이 없어도 문제없다? 아마존 몰리의 놀라운 비밀 [와우! 과학]

    짚신도 짝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누구나 자기 배필이 있다는 이 속담은 유성생식을 하는 대부분의 척추동물에게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짝을 만나지 못하면 번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태계에는 예외적으로 본래 유성생식을 하던 종임에도 짝을 구할 수 없는 극한 상황에서 암컷 혼자 새끼를 낳는 동물들이 있다. 이를 ‘처녀 생식’이라 하는데, 일시적으로 개체 수를 늘려 멸종을 막고 훗날 다시 짝을 만날 기회를 도모하기 위한 비상수단이다.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에게 짝짓기가 필수적인 핵심 이유는 유전적 다양성 확보와 결함 복구에 있다. 해로운 돌연변이가 발생하더라도 두 개체의 유전자를 섞는 과정에서 불리한 돌연변이가 누적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 세트가 두 개면 하나가 고장 나더라도 다른 정상 유전자로 기능을 유지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유전자가 온전한 후손을 남길 확률이 높아진다. 반면 암컷 혼자 번식하며 유전자를 복제하는 고립된 집단은 후손으로 갈수록 해로운 돌연변이가 불가역적으로 누적된다. 이를 ‘뮬러의 톱니바퀴(Muller’s Ratchet)’라 하는데, 이로 인해 무성생식 집단은 대개 1만 년 정도면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멸종의 길을 걷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자연에는 이러한 진화적 법칙을 거스르는 일부 극소수 예외가 존재한다. 뮌헨 대학교(LMU)의 에드워드 라이스마이어(Edward Ricemeyer) 박사팀은 이런 예외에 속하는 아마존 몰리(Amazon molly, Poecilia formosa)를 연구해 그 내용을 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멕시코와 텍사스의 따뜻한 민물에 서식하는 이 작은 물고기는 놀랍게도 모든 개체가 암컷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유전적으로는 모두 쌍둥이 자매와 다름없는 이들은 과거 유성생식 종인 포에실리아 멕시카나(암컷)와 포에실리아 라티피나(수컷) 사이의 단일 교배를 통해 탄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존 몰리는 배아 발달을 위해 근연종 수컷의 정자와 접촉해야 하지만, 수컷의 DNA는 난자와 융합되지 않고 단지 발달을 자극하는 역할만 수행한다. 즉, 이들은 유성생식의 흔적을 간직한 채 10만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처녀 생식만으로 종을 유지해온 것이다. 연구팀은 아마존 몰리가 어떻게 10만 년 동안이나 멸종을 피할 수 있었는지 밝히기 위해 부모 종과 아마존 몰리의 전체 염색체 게놈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아마존 몰리는 유성생식을 하는 조상보다 오히려 더 빠른 속도로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해한 돌연변이가 축적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 비밀은 바로 ‘유전자 변환(Gene conversion)’ 메커니즘에 있었다. 유전자 변환은 일종의 DNA 복사 및 붙여넣기 수리 기능으로, 한쪽 염색체에 유해한 돌연변이가 생기면 다른 쪽 염색체의 건강한 버전을 복사해 해당 부위를 교체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유전자 변환 기능은 다른 생물들에게도 존재하지만, 아마존 몰리는 이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무성생식의 치명적 결함을 극복했다. 연구에 따르면 아마존 몰리가 새로운 돌연변이를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확률은 해당 돌연변이를 확산시킬 확률보다 훨씬 높았다. 이러한 압도적인 유전자 수리 효율 덕분에 이들은 유전적 쇠퇴 없이 10만 년째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재주에도 불구하고 무성생식의 근본적인 취약성은 여전히 남는다. 모든 개체가 유전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치명적인 전염병이 유행하거나 급격한 환경 변화가 닥칠 경우 집단 전체가 한꺼번에 무너질 위험이 크다. 복잡한 고등 생물일수록 많은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유성생식을 고수하는 데는 그만한 진화적 이유가 있다. 한동안은 멸종을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아마존 몰리 역시 장기적으로 보면 멸종 위험도가 다른 종보다 높아 결국 자연계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 (영상) 하정우, 상인과 악수하자마자 ‘손 탈탈’?…“오물이라도 묻었냐” 비판

    (영상) 하정우, 상인과 악수하자마자 ‘손 탈탈’?…“오물이라도 묻었냐” 비판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공식화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이른바 ‘손 털기’ 논란에 휘말리며 30일 보수 진영이 총공세를 펼쳤다. 전날 하 전 수석은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방문해 인사하는 과정에서 상인들과 악수를 한 뒤 양손을 비비거나 손을 터는 듯한 모습이 영상에 찍혀 논란이 됐다. 부산 북갑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소속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무소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곧바로 비판에 나섰다. 박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구포시장 어머니들의 손은 닦아낼 ‘오물’이 아니라 우리를 키워온 ‘훈장’”이라며 “평생 지역을 일궈온 주민들을 자신과는 결코 섞일 수 없는 ‘다른 부류’로 대하는 그 뿌리 깊은 선민의식과 오만함이 무의식중에 터져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민주당 현직 부대변인이 방송에서 ‘하정우 손 털기는 대세에 지장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민주당에 묻는다”며 “북구 시민들을 무시해도 대세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 민주당의 생각인가”라고 따졌다. 국민의힘에서도 일제히 비판이 이어졌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하 전 수석이 어제 시장의 젊은 상인 몇 분하고 악수하고는 갑자기 손에 무슨 오물이라도 묻은 듯이 손을 터는 장면이 있었다”며 “하 전 수석은 유권자를 벌레 취급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조용술 대변인도 논평을 내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같은 권력자의 손을 잡은 뒤에도 그렇게 손을 닦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출세한 듯 귀족 흉내를 내는 정치로는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의원은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주민과 악수하고 손을 털다니 너무 충격적이었다. 끔찍한 장면”이라며 “이 대통령이 정치에 대한 기본이 갖춰지지 않은 사람을 그냥 내려보낸 건 너무 오만해 보인다”고 일갈했다. 친한(친한동훈)계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유권자와 악수하고 손 터는 게 습관인가 보다. 골라도 이런 사람을 골랐나”라고 지적했고,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스스로를 시장 상인들과는 손잡으면 안 되는 엘리트고 특별히 깨끗한 존재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 청와대에서 거창하고 고상한 논의만 하고 있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하 전 수석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루에 수백명, 1000명 가까이 되는 분들과 악수를 처음 해봤다. (구포시장에서 인사가) 다 끝나고 손이 저리니까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손을 터는 듯한) 동작을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영상의 이전 장면을 보면) 많은 상인분들이 물 묻은 장갑을 안 벗고 악수하는 분들도 많았는데 한 번도 이렇게 (손을 터는 듯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오해는 할 수 있는 거니까 유감스럽게 생각하는데, 그런 걸로 공격하는 걸 보니 현실 정치의 네거티브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 배우 박동빈, 개업 준비 중 식당서 숨진 채 발견

    배우 박동빈, 개업 준비 중 식당서 숨진 채 발견

    배우 박동빈(본명 박종문·55)이 숨진 채 발견됐다. 30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25분쯤 평택시 장안동의 한 상가 내 식당에서 고인이 숨져 있는 것을 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범죄 혐의점은 나오지 않았으며, 경위를 파악할 만한 메모 등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식당은 최근 고인이 다음달 초 개업을 목표로 준비 중이던 곳으로 알려졌다. 1969년생인 고인은 1996년 영화 ‘은행나무 침대’로 데뷔한 후 ‘쉬리’, ‘단적비연수’, ‘화산고’, ‘태극기 휘날리며’, ‘조선미녀삼총사’ 등 굵직한 작품들에 연이어 출연하며 존재감을 쌓았다. 2002년 SBS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독사’ 역할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 ‘불멸의 이순신’, ‘왕과 나’, ‘위대한 조강지처’ 등 다수 작품에서 활약했다. 대중에게는 ‘주스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받기도 했다. 2012년 MBC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입 안에 있던 오렌지 주스를 그대로 뱉어내는 이른바 ‘주스 폭포’ 장면은 지금도 온라인상에서 밈으로 쓰이는 명장면이다. 고인은 MBC 드라마 ‘전생에 웬수들’을 통해 인연을 맺은 동료 배우 이상이와 2020년 결혼했으며 슬하에 딸 한 명을 뒀다. 2024년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했을 때는 당시 생후 16개월 딸과의 일상을 공개하며 딸이 선천성 심장 복합 기형 진단을 받아 수술을 받아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빈소는 경기 안성시 도민장례식장 VIP 5호실(4층)에 마련됐다. 발인은 다음달 1일 오전 8시 30분이며, 장지는 용인평온의숲을 거쳐 우성공원묘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 엄유진 작가가 던진 숭고한 화두 [동신대 특강]

    엄유진 작가가 던진 숭고한 화두 [동신대 특강]

    8년의 간병기록을 ‘12가지 퀴즈’로 승화시킨 통찰기억은 관계의 쉼포 “결국 남는 것은 사랑뿐이다”“기억이 지워진 자리에는 상실의 잔해만 남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일상의 소란함 속에 놓치고 살았던 생의 본질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29일 동신대 ‘제3기 여성 리더십 최고위 과정’ 강연장. 단상에 오른 엄유진 작가의 음성은 차분했으나 그 울림은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8년 전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은 어머니와 파킨슨병을 앓는 아버지를 돌보며, 그 고통의 궤적을 ‘인스타툰’이라는 현대적 서사로 기록해온 엄작가는 이날 ‘인생의 12가지 퀴즈’라는 화두를 던지며 원우들을 사로잡왔다. ◇ “상실은 소멸이 아닌, 새로운 서사의 서막” 엄 작가의 기록적 본능을 깨운 것은 20여 년 전 영국 유학 시절의 역설적인 사건이었다. 분신과도 같던 다이어리를 도난당하고 실의에 빠진 딸에게, 소설가이자 상담사였던 어머니는 ‘소설가가 되는 첫걸음’이라는 제하의 이메일을 보냈다. “일상을 기록한 자료를 잃어버린 억울함이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해 복원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문호가 탄생했단다.” 어머니의 이 가르침은 훗날 어머니가 기억을 잃어갈 때 엄 작가가 버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정신적 지주가 됐다. “진정 소중한 것은 물건의 상실이 아니라, 관계의 붕괴와 건강의 상실”이라는 사실을 미리 일깨워준 예방주사였던 셈이다. 엄작가는 치매라는 천형(天刑)을 ‘신이 낸 퀴즈’로 치환한 대목이었다. 엄 작가는 가족 간의 갈등과 간병의 피로가 극에 달했을 때, 어머니가 던진 통찰을 공유했다. “가족 안의 불화는 신이 낸 퀴즈란다.” ‘퀴즈(Quiz)’의 어원이 라틴어 ‘Qui es?(너는 누구냐?)’에서 기원했듯, 고난은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과정이 아니라 그 시련을 대하는 내가 과연 어떤 존재인지를 증명해가는 실존적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어머니는 자신의 병증조차 유쾌한 은유로 승화시켰다. 성균관대 마지막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전한 “내 기억이 크리스마스 전구처럼 깜빡거릴 때, 내가 무언가를 놓치거든 크리스마스가 오고 있다고 생각하고 알려달라”는 당부는, 질병의 공포를 설렘의 미학으로 덮어버린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 ‘Qui es?(너는 누구냐?)’… 시련을 퀴즈를 대하는 자세 파킨슨병을 앓는 아버지 역시 엄 작가에게 ‘존재의 그릇’에 대한 묵직한 가르침을 남겼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나, ‘나’라는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격이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배우자와 자식, 나아가 국가와 인류까지 ‘자기 자신’의 범주에 포함하는 확장의 철학이다. 엄 작가는 간병 과정에서 겪은 ‘연민 피로(Compassion Fatigue)’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고백했다. 타인의 아픔을 내 것처럼 여기다 에너지가 고갈되어 정작 사랑하는 대상을 거부하게 되는 인간적 한계를 토로하며, ‘수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의 냉철한 균형이 간병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는 사실을 역설했다. 이제 어머니는 종종 딸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나 엄 작가의 목소리에는 슬픔보다 단단한 확신이 서려 있었다. “엄마가 나를 알아보는지, 내가 어떤 도구로 삶을 그려내는지는 지엽적인 문제입니다. 중요한 본질은 결코 잃어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가 생사고비를 반복했던 “살아보니 결국 남는 것은 사랑밖에 없더라”는 언명은 이제 엄 작가 삶의 견고한 구심점이 됐다. 강연의 말미, 엄 작가는 청중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지금 풀고 있는 생의 퀴즈는 무엇입니까?” 기억이 휘발되는 과정은 소멸의 전주곡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가장 단단한 ‘알맹이’만을 남겨가는 연금술적 여정이었다. 동신대에서 울려 퍼진 그녀의 기록은, 우리 모두가 언젠가 마주할 노년과 병마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하는 가장 따뜻한 인생의 해답지였다.
  • 美연준 3연속 금리 동결…34년 만에 ‘반대 4명’ 내부 균열

    美연준 3연속 금리 동결…34년 만에 ‘반대 4명’ 내부 균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동결했다. 차기 의장 체제 출범을 앞두고 34년 만에 4명의 반대 의견이 나오며 내부 균열까지 드러났다. 연준은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했다. 지난해 9·10·12월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한 이후 올해 1월과 3월에 이어 세 번 연속 동결이다. 이에 따라 한국(2.50%)과의 금리 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유지됐다. 연준은 금리 동결 배경으로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중동 정세 불안을 꼽았다. 연준은 “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으로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정학적 변화가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경제 활동은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고, 실업률도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연준은 “고용과 물가 목표 달성을 저해할 위험이 나타날 경우 통화정책 기조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부담은 여전히 크고, 동시에 고용 둔화 우려도 존재해 금리 인하와 인상 모두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례적인 내부 이견도 드러났다. 전체 위원 12명 중 4명이 반대 의견을 냈는데, 이는 1992년 이후 34년 만이다. 이 중 1명은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반대로 3명은 성명에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완화적 기조’가 포함된 데 반대했다. 이들은 향후 정책 방향이 반드시 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준은 다음 달 리더십 교체도 앞두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은 5월 15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며, 이후 케빈 워시 지명자가 연준을 이끌게 된다. 워시 지명자는 인준 청문회에서 “연준의 독립성은 연준에 달려 있다”고 밝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정책 방향을 둘러싼 긴장감은 이어질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연준 건물 개보수 비용 관련 조사에 대해 “투명하게 종결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장 임기 종료 이후에도 2028년 1월까지 이사로 남아 금리 결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다음 FOMC 회의는 6월 16~17일 열린다. 워시 체제에서 처음 열리는 회의인 만큼, 향후 금리 방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씨줄날줄] 의정부·양주·동두천 통합

    [씨줄날줄] 의정부·양주·동두천 통합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한 ‘팔도군현지도’(1770년)에서는 양주목이 한양도성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양주는 동쪽으로 포천과 가평, 서쪽으로 고양과 파주, 남쪽으로 광주와 과천, 북쪽으로 연천과 마전을 마주하고 있다. 서울 동부는 물론 마포·서대문·은평도 대부분 양주 땅이었다. 지도의 양주 서쪽 지역엔 마포 광흥창 모습도 선명하게 그려졌다. 양주가 중요한 고을이었던 것은 남북을 잇는 통로였기 때문이다. 한반도 중부는 임진강이 가로막고 있는데 배를 타지 않고 건널 수 있는 최하류는 지금도 장단과 적성 사이 호로하(瓠瀘河)다. 임진강을 건너 의정부시와 노원구 일대 평탄한 구간을 지나면 광진, 곧 광나루다. 백제를 건국한 온조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올 때도 이렇게 임진강과 한강을 건너 풍납토성을 세웠을 것이다. ‘팔도군현지도’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고양주면의 존재다. ‘옛 양주’라는 뜻이니 과거 양주 읍치가 있었던 곳이다. 학계에서는 양주 읍치가 통일신라 시대 이후 서울 광진구 아차산 일원에 있었고, 1067년(고려 문종 21년) 양주가 남경(南京)으로 승격하면서 북악산 아래 청와대 일원으로 옮겨 갔다는 연구도 있다. 조선시대 옛 남경이 수도가 되자 양주는 읍치를 다시 물색해야 했다. 1395년 옮긴 새 읍치가 오늘날의 고읍동이다. 관아가 있던 동네라는 뜻이다. 양주목은 1506년 유양동으로 옮겼다. 관아는 최근 복원 작업으로 옛 모습을 상당 부분 되찾았다. 양주군청은 1922년 이후 의정부에 자리잡기도 했다. 양주시에서는 1963년 의정부, 1980년 남양주, 1981년 동두천시가 분리됐다. 남양주시에서는 다시 구리시가 1986년 기초자치단체로 독립했다. 의정부·양주·동두천시를 통합하자는 논의가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공통의 역사는 통합의 동력이 되고도 남는다. 6·3 지방선거는 주민 사이 공감대를 형성할 결정적 기회가 될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 [기고] 선거철 단골 공약, 문제는 실행력

    [기고] 선거철 단골 공약, 문제는 실행력

    인천의 평균 출근 시간은 41분 36초, 평균 퇴근 시간은 42분 54초다. 출퇴근 시간을 합치면 1시간 24분 30초에 달한다. 하루 2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천에서 서울 강남으로의 대중교통 통행 시간은 평균 82.1분으로 이는 비슷한 거리에 있는 김포(78.7분), 화성(64.3분)보다 오래 걸린다. 인천 시민은 서울 강남을 가기 위해 훨씬 거리가 먼 오산이나 포천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길 위에서 허비한다. 이것은 단순한 교통의 편리 혹은 불편의 문제가 아니다. 눈 뜨자마자 붐비는 전철 혹은 덜컹거리는 버스에 몸을 실으며 자기 계발을 포기해야 한다. 젊은 부부는 육아를 나눌 엄두를 내지 못한다. 가족과 마주하는 따뜻한 저녁 식탁은 상상 속 풍경일 따름이다. 시간의 빈곤이 민생의 위기이자 복지의 위기인 이유다. 그렇기에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에선 선거철마다 교통 공약이 필수였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D, E 노선 도입은 8년 전에도, 4년 전에도 여야 후보 모두의 공약이었고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선거 때마다 같은 노선이 지도 위에 그려졌고 시민들은 올 듯 말 듯 여전히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며 하릴없이 시간을 갉아먹어야 했다. 수도권 시민들의 숙원인 GTX-D, E 노선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26~2035)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5차 계획은 애초 2025년 6월 발표 예정이었으나 그해 12월로 미뤄졌다가 2026년 7월로 다시 연기됐다. 수도권 시민들로서는 속이 탈 노릇이었지만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정부를 설득하고 협상력을 높이기보다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지방정부의 존재는 GTX-D, E 노선이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되는 것에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5차 계획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6차 계획이 나올 때까지 다시 10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그것이야말로 인천, 수도권 시민들에게는 재앙에 가까운 일이다. 철도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장 혼자 할 수 없고 중앙정부와의 관계를 통한 협업 체계가 결정적이다. 선거 뒤 짧은 시간 동안 국토교통부 장관을 설득해 내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나아가 단순히 계획에 반영하는 것을 뛰어넘어 어떤 우선순위로, 어떤 예산 규모로, 어떤 착공 일정과 함께 반영되느냐가 실질적 차이를 만들 것이다. 어디 교통 문제뿐일까. 선거철마다 같은 공약이 반복되는 이유가 있다. 객관적인 과제야 명백히 있지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해법과 실행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선거가 임박해 모두가 얘기하는 해묵은 과제를 던지고 종이 위에 그럴싸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실행력이다. GTX는 공약이 아니라 협상이다. 중앙정부 설득이 시장의 진짜 일이다. 머지않은 시간 내에 확정될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 그 협상 테이블의 결과물이 인천과 수도권 시민들의 출퇴근 시간, 나아가 삶의 질을 결정할 것이다. 남대식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
  • “S&P 500으론 부족해”… 더 잘나가는 것만 담은 ETF 뜬다

    “S&P 500으론 부족해”… 더 잘나가는 것만 담은 ETF 뜬다

    반도체·빅테크 특정산업 성과 집중단순 지수 추종, 수익률 한계 있어성장·모멘텀 큰 종목 선별 구성 인기S&P500 31% 오를 때 43% 기록도 지수투자 방식이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시장 전체를 그대로 따라가는 투자에서 나아가, 성장성이 높은 기업이나 최근 상승 흐름이 강한 종목을 골라 담는 ‘2세대 지수투자’가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이런 흐름에 맞춰 ‘KIWOOM 미국성장다우존스 ETF’와 ‘KIWOOM 미국S&P500모멘텀 ETF’를 선보였다. 각각 미국의 대표 성장주 ETF인 SCHG, 모멘텀 전략 ETF인 SPMO를 참고한 상품이다. 그동안 개인투자자에게 지수투자는 이미 익숙한 투자였다. S&P 500이나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 하나만 사도 시장 전체의 성장성을 따라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러 종목을 직접 고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투자’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반도체·빅테크 등 일부 종목이 시장 수익률을 끌어올리면서 같은 지수 안에서도 ‘잘나가는 종목’과 ‘뒤처지는 종목’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이다. 단순히 지수를 따라가는 방식만으로는 이런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때문에 등장한 것이 지수 자체를 선별적으로 재구성하는 이른바 ‘2세대 지수추종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은 단순한 원리에 기반한다. 이익이 많이 기대되는 기업의 주식과 현재 주가 상승 흐름을 보이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은 명확한 룰 기반 투자전략이라는 점에서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고,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 ETF 시장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이미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성장주 중심의 SCHG와 모멘텀 전략을 적용한 SPMO가 있다. SCHG는 재무제표와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를 기반으로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분산 투자하며, SPMO는 위험 조정 수익률이 우수한 종목에 투자해 최근의 시장 흐름을 포착하는 전략을 따른다. 모멘텀 전략은 상승주를 매수하고, 하락주를 매도하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실제 성과 측면에서도 이러한 전략의 유효성이 나타나고 있다. ETF CHECK에 따르면 24일 기준 성장주 중심의 SCHG는 최근 1개월 +12.26%, 3개월 +2.01%, 1년 +32.70%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모멘텀 전략의 SPMO는 같은 기간 각각 +14.52%, +11.85%, +42.9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 수익률이 +9.28%, +3.61%, +30.6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전략형 ETF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나타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S&P500 등 지수추종 투자는 여전히 강력한 투자 전략이지만, 최근과 같이 특정 산업으로 성과가 집중되는 환경에서는 한계도 존재한다”며 “성장과 모멘텀을 담아내는 2세대 지수투자 전략 ETF가 기존 지수투자의 보완이자 새로운 장기투자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라 천재’ 최치원 당나라 뱃길 오른 곳…“덧없는 삶 서럽구나” 술잔 기울이던 곳 [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신라 천재’ 최치원 당나라 뱃길 오른 곳…“덧없는 삶 서럽구나” 술잔 기울이던 곳 [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백제→고구려→555년 신라 영토로당과 본격 교류로 삼국통일 출발점원효대사도 당 유학길에 올랐다가‘일체유심조’ 깨닫고 발걸음 되돌려테뫼식 산성·포곡식 산성 결합 형태조선시대도 서해안 방어 전진기지 경기 화성시의 동쪽은 동탄신도시 중심의 인구 밀집지역과 삼성전자가 대표하는 첨단 공업지역으로 개발된 모습이다. 반면 화성시 서쪽은 자연과 역사가 조화를 이루는 수도권의 대표 휴양지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전곡항, 제부도, 궁평항, 화성호는 ‘서해안 관광벨트’를 이루어 휴일이면 교통체증이 빚어질 만큼 많은 탐방객이 찾는다. 화성시청은 서해안 휴양지대와 인구 밀집지역의 중간지점이라고 해도 좋을 남양읍에 자리잡고 있다. 남양읍은 고려 및 조선 시대 남양도호부 관아가 있었으니 지역 행정 중심지로 유서 깊은 역사를 그대로 물려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양도호부 형장이 있던 남양성모성지에 최근 지어진 아름다운 성당은 문화공간으로도 각광받는다. 당성(唐城)은 서해가 바라보이는 구봉산에 자리잡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당성은 신라의 대(對)중국 교류 전진기지였다. 한반도 동남쪽 신라는 한강 유역을 확보하면서 비로소 당나라와 본격 교류할 수 있게 됐다. 당성의 존재 때문이다. 그러니 신라에 당성은 삼국통일의 출발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서해가 바라보이는 구봉산에 자리 당성은 일찍이 한성백제의 영역이었다. 이때 이름은 당항성(黨項城)이었다. 475년 고구려 장수왕에게 풍납토성을 빼앗긴 백제는 오늘날의 공주 웅진으로 천도한다. 고구려는 당항성 일대를 당성군(唐城那)이라 불렀다. 진흥왕이 555년 한강 유역을 점령하면서 이 지역은 다시 신라 영토가 됐다.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는 759년 이 지역의 이름을 당은군(唐恩郡)으로 바꿨다. 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당나라가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한다는 의미겠다. 그런데 새 이름은 신라 사회에서 인기가 없었다. 이 시기 각종 기록은 하나같이 당성이라고 썼다고 한다. 고려가 출범하며 당은군은 당성군으로 돌아갔다. 당성은 12세기 익주(益州)로 승격한다. 조선시대 이 지역은 남양도호부가 됐다. 종3품 부사가 다스렸으니 위계가 높은 고을이었다. 당성은 조선시대에도 여전히 서해안 방어의 전진기지였다. 당성은 발굴 조사에서 해발 165m의 구봉산 정상을 중심으로 시대를 달리하는 테뫼식 산성과 포곡식 산성이 결합된 형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테뫼식이 산 정상을 둘러쌓았다면 포곡식은 능선을 따라 쌓은 산성이다. 학계는 삼국시대 테뫼식 산성을 통일신라가 포곡식 산성으로 규모를 키운 것으로 본다. 지금 보이는 당성 성벽은 통일신라가 당은군 시절 확장한 이후 양상을 반영한다. 당성에 오르면 사방이 거칠 것 없이 트여 있는 정상부에 망해루(望海樓) 터가 있다. 삼국시대 군사적 목적의 장대를 고려시대 누각으로 고쳐 지었다고 한다. 고려는 당성을 지방행정의 중심지, 곧 치소로 활용했다. 그런데 당성의 해상교통 기능은 새로운 수도 송악에서 가까운 예성강 하구 벽란도로 넘겨주기 시작한다. 결국 당성의 치소 기능도 고려 중기 이전 오늘날의 남양읍으로 옮겨갔다. 팔각정을 비롯해 망해루 남쪽 평탄지에서 확인된 다양한 형태의 집터도 치소 시절의 흔적이다. 신라는 한강 유역을 개척하고도 제2수도 충주에서 남한강 수로로 곧바로 이어지는 인천 언저리를 항구로 쓸 수는 없었다. 북쪽에 고구려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해안에서 중국 동해안을 오가는 배는 조선시대에도 육지가 보이는 연안을 따라 북쪽으로 크게 우회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신라는 고구려 때문에 이 뱃길도 이용할 수 없었다. 결국 신라는 북쪽 고구려와 남쪽 백제 사이의 안전지대인 당성에서 서해를 건너는 직항로를 이용했다. 먼바다로 나가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지만 신라의 수도 경주와 당나라 수도 장안을 잇는 최단 거리 교통로였다. ●경주~장안 잇는 최단거리 교통로 당성이 신라시대 중국을 오가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용하는 해양교통의 거점이었다는 사실은 신라의 대학자 최치원(857~?)의 일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최치원은 당나라에서 과거에 급제하고 벼슬을 하다가 귀국했으니 오가는 길 당성에서 배를 탔을 것이다. 최치원은 자신을 높이 평가하던 진성여왕이 세상을 떠나자 좌절하고 유랑하다 당성에 닿았다. 그는 이곳에서 우연히 경주의 궁궐에서 얼굴을 익혔던 악공을 만난다. 그 역시 효공왕이 즉위하면서 따돌림을 당하자 당나라로 가던 길이었다. 최치원은 악공과 술잔을 기울이며 ‘인생이란 성했다가도 쇠퇴하니 덧없는 삶이 참으로 서럽구나…. 선왕을 뵈올 수 없으니 이 몸도 그대와 눈물 흘리네’라는 시를 써서 건넸다. 원효대사(617~686)가 당나라 유학길에 올랐다가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진리를 깨닫고 발걸음을 되돌린 곳도 당성 언저리일 것이다. 앞서 원효대사와 의상대사(625~702)는 한 차례 당나라 유학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고구려를 가로질러 요동으로 가다 변방 수라군에게 붙잡혀 신라로 추방됐다. 두 사람은 661년 다시 유학길에 나선다. 송나라 승려 찬녕(919~1001)이 엮은 ‘송고승전’에 이때 이야기가 실려 있다. ‘당나라로 가는 경계인 해문(海門)에서 큰 배를 구해 바다를 건너려 했다. 중도에서 폭우를 만났다. 길옆 토굴에 몸을 숨겨 회오리바람의 습기를 피했다. 날이 밝아 바라보니 해골이 있는 옛 무덤이었다. 궂은비가 계속 내리고, 땅은 질척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날 밤도 무덤에서 머물렀는데 귀신이 나타나 놀라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원효대사는 “전날은 땅굴이라 생각해 편안했는데, 오늘 무덤에 의탁하니 뒤숭숭하구나. 땅굴과 무덤이 둘이 아님을 알겠구나. 삼계(三界)는 오직 마음일 뿐이고, 만법(萬法)은 오직 인식일 뿐이니 마음 밖에 어떤 법이 없는데 어디에서 따로 구하리오. 나는 당나라에 가지 않겠다”고 외치고는 바랑을 메고 돌아섰다. 깨달음을 얻고자 당나라에 가려고 했지만, 원효는 배에 오르기도 전에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그런데 ‘송고승전’에는 우리가 기대하는 이야기가 없다. 원효가 해골에 담긴 물을 마신 이야기는 북송의 연수(904~975)가 지은 ‘종경록’에 등장한다. ‘원효법사가 갈증으로 물 생각이 났는데, 마침 그의 곁에 고여 있는 물이 있어 손으로 움켜 마셨는데 맛이 좋았다. 다음날 보니 시체가 썩은 물이었다.’ 원효대사가 깨달음을 얻은 곳이 어딘지를 두고는 직산설과 평택설도 있다고 한다. 모두 경주에서 당성으로 가는 길 중간에 자리잡은 고장이다. 하지만 극적인 스토리가 힘을 발휘하려면 오도(悟道)의 현장은 당나라 가는 배에 막 오르기 직전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학계에서도 당성설이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듯하다. ●20세기 각종 간척사업에 멀어진 바다 지금 망해루 터에 서면 바다까지는 제법 멀어 보인다. 20세기 각종 간척사업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과거에는 당나라를 오가는 배가 정박하던 포구가 멀지 않았을 것이다. 고려 말의 대학자 목은 이색의 당성에 대한 묘사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당성은 바닷가에 일산처럼 우뚝 솟아 / 개펄이 빙 둘러서 안팎으로 이루었다.’ 화려한 햇볕가리개, 곧 양산 같은 모양으로 당성이 바닷가에 솟아 있었다는 뜻이다. 망해루에선 화량진과 마산포도 바라보인다. 고려 말부터 주변에 왜구가 출몰한 것은 삼남에서 걷은 세곡을 도성으로 옮기는 조운선의 길목이었기 때문이다. 고산자 김정호는 ‘청구도’에 고려 공민왕 때 왜구가 화량에 침입했음을 적어 놓았다. 조선은 경기수군을 좌도 수군과 우도 수군으로 나누었다. 우도 수군의 본영은 도성으로 이어지는 한강 하구의 교동도에 두었다. 좌도 수군의 본영이 바로 화량진이었다. 마산포는 임오군란 당시 흥선대원군이 청나라로 끌려간 항구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있다. 앞서 3000명 남짓한 청군은 군함 3척과 상선 2척에 나누어 타고 마산포에 상륙했다. 이렇듯 마산포는 개항기까지 서해안의 핵심 국제항 역할을 했다. 시화호 개발 사업 이전까지 마산포는 소래·사리와 함께 경기만의 3대 포구로도 각광받았다. 하지만 1987년 간척 공사가 마무리되자 어민이었던 마산포 주민들은 졸지에 농민이 돼야 했다. 당시 주민들이 생계를 유지하고자 포도를 심은 것이 지금은 송산포도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고 화성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서동철 논설위원
  • [단독] “내 탓 같아요”… 성착취 피해 청소년 62%가 자살충동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단독] “내 탓 같아요”… 성착취 피해 청소년 62%가 자살충동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자책으로 이어진 피해 경험“주변 사람들이 알게 될까 두려워”3명 중 1명, 도움 요청조차 못 해죄책감·수치심에 54% ‘자해 경험’사회적 편견에 두 번 운다익숙한 온라인 공간서 범행 시도72% 부모와 사는 평범한 아이들“일상 돌아가도 좋다” 지지해 줘야 온라인 그루밍과 성착취를 겪은 아이들의 일상은 무너진다. 오랜 심리적 조종 끝에 자책이 심어지고, 여기에 ‘보호받아야 할 존재’가 아닌 ‘행실 나쁜 아이’로 보는 사회의 시선이 더해진다. 피해자는 결국 스스로를 죄인처럼 여기게 된다. 29일 서울신문이 피해자 1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피해 이후 자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조사는 지난 3~4월 전국 17개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 피해자를 대리하는 변호사, 위기청소년 쉼터 등의 협조로 이뤄졌다. 응답자는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지원체계와 연결된 청소년들로, 신고나 상담에 이르지 못한 잠재적 피해층은 표본에서 제외됐다. #사회적 타살 피해 아동·청소년 10명 중 6명은 피해 이후 자살 충동을 느꼈다. 실제로 자해를 한 경우도 절반을 넘었다. 온라인 성착취가 단순한 성적 유린을 넘어 아이들의 영혼을 파괴하는 사회적 타살로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무너져가고 있었다. 3년 전 성착취 피해 이후 회복 중인 한 피해자는 “피부과에서 자해의 흔적은 지웠지만, 가끔 그때 일이 떠오른다”고 했다. 또 다른 아이는 “지금도 성인 남성들 앞에선 몸이 움츠러든다.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성착취 피해 이후 자살 충동을 느낀 적 있는지’ 묻는 질문에 피해자의 62.4%는 ‘그렇다’고 답했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심각해져서’, ‘죄책감’, ‘더러운 사람이 됐다는 생각’이 주된 이유였다. 같은 이유로 자해를 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53.8%에 달했다. 질병관리청의 2025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 가운데 자살 충동을 느낀 비중은 11.6%다. 지원체계와 연결된 피해 청소년이라는 표본 특성을 감안해도, 온라인 성착취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들은 죄책감부터 가해자를 다시 마주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까지 여러 가지 고통을 동시에 마주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피해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는 것’(35.9%·복수응답)이었다. 성착취물 유출과 피해 반복에 대한 공포, 영원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라는 두려움이 뒤를 이었다. 성착취 이후 수사기관에 신고를 접수했던 한 피해자는 “그때로 돌아간다면 신고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고 이후 피해 사실이 알려졌고 그 과정에서 쏟아지는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홀로 고통을 감당하기도 했다. 피해자 중 33.3%는 아무런 도움도 요청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피해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 ‘나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커서’가 주된 이유였다. “피해 당시엔 아무도 믿을 수 없었다”는 한 피해자의 말이 그 침묵의 무게를 보여준다. #안전하다는 착각 피해자들은 평범한 아이들이었다. 71.8%는 부모의 울타리 안에 있었고, 66.7%는 매일 아침 학교로 향했다. 오승윤 서울시립 다시함께 상담센터장은 “과거 가출 청소년 등을 중심으로 성착취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는 모든 아이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성착취 과정에 그루밍이 포함돼 있었다고 답한 피해자는 10명 중 8명(77.8%)에 달했다. 가해자가 처음 말을 걸었던 온라인 공간은 X(42.9%·복수응답), 익명 채팅앱(41.8%), 카카오톡 오픈채팅방(38.5%) 순이었다. 익숙한 공간, 익명이 보장된다는 점이 ‘안전하다’는 착각을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가해자들은 ‘성적 호기심이나 진로 상담·취미나 관심사 언급’(82.4%·복수응답), ‘외모·키에 대한 질문과 칭찬’(37.4%)을 앞세워 접근했다. 어느 정도 친밀도가 쌓이면 직접 만남을 요구(74.7%)했다. 특정 신체 부위나 교복 등을 찍어 보내라고 요구한 경우도 50.5%였다. 한 피해 청소년은 “사랑받는 기분이라고 착각했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평소 느꼈던 공허함을 그 사람들이(가해자들이) 채워줬다”고 전했다. “원하는 걸 들어줬고, 친절하게 대해줬다”, “도저히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냥 들어줘야만 할 것 같았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처음 대화를 시작할 때 ‘담배, 술 등을 대신 구매해주겠다’고 한 경우는 47.3%(복수응답)였다. 다짜고짜 기프티콘이나 현금을 전송(23.1%)한 가해자도 적지 않았다. 40대 가해자로부터 성착취를 당한 한 피해자는 “3~4번 만났을 때까지는 별다른 요구가 없다가 이후부터 영상통화로 가슴을 보여달라 하고, 억지로 입을 맞추려 했다”고 털어놨다. 첫 만남에서 선의를 베풀 듯 담배나 현금만 건네고, 친밀도가 쌓이면 본격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하는 가해자들도 있었다. 박숙란 변호사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는 대등한 거래가 아니라 권력과 위계에 의한 성착취”라며 “피해 아이들을 모두 보호 대상으로 보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 잘못이 아냐 피해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가장 바란 것은 “일상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정서적 지지(54.7%·복수응답)였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다. 신고 이후 쏟아진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피해자의 토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응답자의 33.3%가 “나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응답이 그 단면을 보여준다. 성착취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 아동을 탓하는 사회적 시선이 여전하다. 지원센터를 찾는 아이들조차 “내가 잘못했다”며 입을 연다고 한다. 김은정 경북 지원센터 팀장은 “아이들에 대한 편견이 조금이라도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상담 기간 내내 아이들에게 ‘너희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합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아이들을 그렇게 바라봐줬으면 좋겠어요.”
  • (영상)“한국인 맞네” 택시 뒷좌석서 아이 발견한 남성이 한 행동…베트남 ‘감동’

    (영상)“한국인 맞네” 택시 뒷좌석서 아이 발견한 남성이 한 행동…베트남 ‘감동’

    베트남 하노이에서 어린 딸을 태우고 생계를 위해 택시를 몰던 기사에게 한국인 승객이 아이에게 용돈을 건넨 사연이 알려지며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DTiNews 등에 따르면 하노이에서 택시 기사로 일하는 당 반 단(33)씨는 최근 어린 딸을 차에 태운 채 운전하던 중 한국인 승객을 태웠다. 당시 그는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부득이하게 딸을 태우고 일하고 있었다. 단씨는 딸에게 손님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있으라고 신신당부했고, 처음에 한국인 승객도 딸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다. 한 시간 넘게 차를 타고 목적지에 가까워졌을 때쯤 한국인 승객은 뒷좌석에 있는 아이를 알아차렸다. 그는 “승객은 전혀 짜증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딸과 대화를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승객은 단씨에게 아이가 왜 차에 함께 있느냐고 물었고, 그는 “아이를 맡길 사람이 없어 데리고 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목적지에 도착할 무렵 한국인 승객은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 뒷좌석의 아이에게 건넸다. 베트남 현지 매체는 이를 ‘럭키 머니(lucky money)’라고 표현하며 한국에서는 아이를 격려하는 의미로 용돈을 준다고 전했다. 단씨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친절이었다”며 “한국인 승객의 따뜻한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했고, 영상은 현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누리꾼들은 “국적을 떠나 아름다운 선행”, “자식을 둔 아버지의 마음은 다 같을 것”, “한국인을 다시 보게 됐다”며 감동을 드러냈다. 해당 한국인 승객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 “단일 브랜드 시대 종언” LSSC, 3년 만에 매출 1200억 달성시킨 ‘Scale Out’ 전략

    “단일 브랜드 시대 종언” LSSC, 3년 만에 매출 1200억 달성시킨 ‘Scale Out’ 전략

    K-뷰티 미디어커머스 기업 LSSC(엘에스에스씨)가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설립 이후 불과 3년 만에 연간 매출 1,200억 원을 돌파하며 국내 D2C(소비자 직접 판매) 업계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LSSC의 성공 비결은 기존 1세대 D2C 기업들과 궤를 달리하는 ‘스케일 아웃(Scale Out)’ 전략에 있다. 단일 메가 히트 브랜드의 외형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스케일 업(Scale Up)’ 방식 대신, 다수의 브랜드를 동시에 기획·운영하며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현재 LSSC는 쥬비컷, 비엘피, 링클백, 비렌느 등 50여 개가 넘는 자체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각 브랜드는 타겟과 카테고리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어 내부 잠식 없이 독립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뷰티 업계에는 메가 히트작 하나에 회사 명운이 좌우되는 ‘원히트원더(One Hit Wonder)’ 함정이 존재한다”며 “LSSC는 단일 브랜드 매출 의존도를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면서, 각 브랜드가 독자적으로 시장 성과를 내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멀티 브랜드 전략은 매출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한 브랜드의 시장 부침이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산시키면서도, 각 브랜드가 빠르게 시장을 확보할 때마다 회사 전체 매출이 누적적으로 커지는 구조다. LSSC는 Scale Out 전략을 가속화하기 위해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조직을 확장하고 있다. 전략기획, 브랜드마케팅, 제품 개발, 콘텐츠, 디자인, 운영 등 전 직군에서 100명 규모의 신입·경력 채용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각 브랜드를 이끌 책임자급 인재부터,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신입까지 전방위로 채용하고 있다”며 “브랜드를 직접 기획하고 키워보고 싶은 분들에게 적합한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LSSC는 2026년에도 신규 브랜드 출시와 기존 브랜드 확장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2025년이 Scale Out 전략의 가능성을 숫자로 증명한 해였다면, 2026년은 그 전략의 깊이와 속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해가 될 것”이라며 “K-뷰티 미디어커머스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SSC의 멀티 브랜드 모델을 국내 D2C 시장이 한 단계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하며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 ‘어둠의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일생을 조망한 국내 첫 단독 전시 6월 개막…얼리버드 티켓 판매

    ‘어둠의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일생을 조망한 국내 첫 단독 전시 6월 개막…얼리버드 티켓 판매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Goya·1746~1828)의 삶의 궤적을 단독 조망하는 전시회가 오는 6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UNC 갤러리는 오는 6월26일부터 9월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스페인의 거장 고야 : 이성이 잠들 때, 괴물이 깨어난다’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전시는 UNC 갤러리가 주최하고, 리볼로 컬렉션(The Rivolo Collection)과 AESCA 디자인이 협력, 주한스페인대사관이 후원한다. 고야는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격변의 한가운데에서 시대를 그린 화가이자 시대를 증언한 목격자였으며, 권위와 위선을 가장 날카롭게 응시한 비판자였다. 그는 초상화, 풍속화, 종교화뿐 아니라 사회적 풍자 판화, 역사적 사건 기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했으며, 시대적 현실과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탁월하게 포착한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야의 일생 전반에 걸친 대표작과 화제작들을 소개함과 동시에 문제의 화제작 ‘카프리초스’(Los Caprichos) 시리즈 원작 80점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공개한다. 전시는 총 6개 주제로 구성된다. 빛과 어둠, 이성과 광기, 이상과 현실의 경계 위에 서 있었던 ‘고야의 두 얼굴’을 주목하는 것으로 시작해 ‘화려한 스페인 궁정화가’에서 ‘어둠의 화가’로 미술사에 남기까지 변화의 궤적을 따라간다. 금박 세공사의 아들로 태어나 스페인의 왕 카를로스 4세가 총애하는 궁정화가가 되기까지 고야의 연대기를 통해 화려한 종교화, 궁정화를 비롯하여 당시 주목받았던 화제작들, 그리고 작업에 영향을 주었던 개인적, 역사적 사건들을 연대기를 통해 소개한다. 특히 혼란스러웠던 18세기 말 스페인을 고야의 날카로운 관찰과 천재적인 상상을 통해 탄생한 ‘카프리초스’ 시리즈의 제작 배경, 사회적 맥락, 고야의 의도와 사용 기법도 이해할 수 있다. 말년에 청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고립된 생활을 하며 ‘검은 그림들’(Black Paintings) 제작에 몰두했던 ‘귀머거리의 집’ 연출을 통해 공포와 절망, 침묵 속에서 위대한 예술가가 마주한 인간 존재의 심연을 탐구한다. UNC 갤러리는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카카오 예약하기에서 슈퍼 얼리버드 티켓(50% 할인)을 판매하며, 5월 2일부터 6월 25일까지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얼리버드(40% 할인) 티켓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 부산시, 규제혁신 본격 추진…“시민과 기업 체감하도록”

    부산시, 규제혁신 본격 추진…“시민과 기업 체감하도록”

    부산시는 2026년 규제혁신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추진에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계획은 지역 경제발전 제고 및 민생 규제 부담 완화를 목표로 각계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통해 마련됐다. 계획은 시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지역 밀착 중앙규제 중점 개선, 자치법규 규제 집중 정비, 민생 규제 혁신 체감도 제고, 규제 관리 효율성·전문성 강화 등 4대 중점과제와 14개 세부 과제를 추진한다. 정부 국정과제인 시민 생활과 밀접한 4대 분야 민생 규제 합리화와 전통·서비스·신산업을 포함한 3대 분야 지역산업 규제 합리화를 추진, 지역경제 활성화 기반을 강화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규제 부담을 완화하고, 인공지능(AI)·드론 등 신산업 성장 여건도 조성하는 한편 자치법규에 남아있는 불합리한 규제도 정비한다. 규제입증책임제를 강화해 공무원이 규제 존치 필요성을 입증하도록 하고, 법령에는 없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그림자 규제를 집중 발굴, 개선할 계획이다.
  • 김신영, 여성 중 처음으로…‘놀라운 소식’ 전해졌다

    김신영, 여성 중 처음으로…‘놀라운 소식’ 전해졌다

    코미디언 김신영이 JTBC ‘아는 형님’ 첫 여성 고정 멤버로 합류한다. JTBC는 29일 “김신영이 ‘아는 형님’ 고정 멤버로 합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5년 첫 방송 이후 10년 넘게 토요일 밤을 책임져온 JTBC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 사상 첫 여성 고정 멤버가 탄생했다. 김신영은 그간 전학생으로 ‘아는 형님’에 출연할 때마다 특유의 순발력과 거침없는 입담으로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그는 예측을 뛰어넘는 애드리브와 현실 공감 에피소드로 웃음을 이끌어내며 시청자와 형님들 모두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활약이 정식 멤버 합류까지 이어졌다는 평가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도 김신영은 특유의 에너지로 교실 분위기를 단숨에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양한 상황에서 센스 있는 리액션과 빈틈없는 티키타카로 기존 멤버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프로그램에 활력을 더했다는 후문이다. 익숙한 듯 새로운 조합이 만들어낼 시너지에 많은 기대가 모인다. ‘아는 형님’ 제작진은 “김신영씨는 5차례 전학생으로 출연하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형님 학교’에 빠르게 녹아들었다”며 “특유의 센스와 재치로 프로그램에 신선한 변화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기존 멤버들과 김신영이 만들어갈 새로운 그림은 다음 달 2일 오후 9시 JTBC에서 방송된다.
  • [단독]“그때 신고하지 말걸”… 성착취 피해 청소년 117명이 털어놨다[소녀에게]

    [단독]“그때 신고하지 말걸”… 성착취 피해 청소년 117명이 털어놨다[소녀에게]

    287명.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성착취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수다. 교묘하게 꾀어내는 방식의 ‘그루밍’은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노린다. 서울신문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실태를 담은 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온라인 성착취 피해 청소년 117명 설문조사피해자 10명 중 6명이 자살 떠올려‘보호받아야 할 존재’ 아닌 ‘죄인’ 취급 온라인 그루밍과 성착취를 겪은 아이들의 일상은 무너진다. “그때 대답하지 말걸”, “사진을 보내지 말았어야 했는데”, “결국 내 잘못이야” 오랜 심리적 조종 끝에 자책이 심어지고, 여기에 ‘보호받아야 할 존재’가 아닌 ‘행실 나쁜 아이’로 보는 사회의 시선이 더해진다. 피해자는 결국 자신을 죄인처럼 여기게 된다. 서울신문이 피해자 1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피해 이후 자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조사는 지난 3~4월 전국 17개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 피해자를 대리하는 변호사, 위기청소년 쉼터 등의 협조로 이뤄졌다. 응답자는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지원체계와 연결된 청소년들로, 신고나 상담에 이르지 못한 잠재적 피해층은 표본에서 제외됐다. 조사 문항은 장윤진 한국갤럽 여론분석실 부장,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 김재희 변호사, 박상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등 전문가 자문을 거쳐 구성했다. ■피해자 62.4% 자살충동, 53.8%는 자해 경험 피해 아동·청소년 10명 중 6명은 피해 이후 자살 충동을 느꼈다. 실제로 자해를 한 경우도 절반을 넘었다. 온라인 성착취가 단순한 성적 유린을 넘어 아이들의 영혼을 파괴하는 사회적 타살로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무너져가고 있었다. 3년 전 성착취 피해 이후 회복 중인 한 피해자는 “피부과에서 자해의 흔적은 지웠지만, 가끔 그때 일이 떠오른다”고 했다. 또 다른 아이는 “지금도 성인 남성들 앞에선 몸이 움츠러든다.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성착취 피해 이후 자살 충동을 느낀 적 있는지’라는 질문에 피해자의 62.4%는 ‘그렇다’고 답했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심각해져서’, ‘죄책감’, ‘더러운 사람이 됐다는 생각’이 주된 이유였다. 같은 이유로 자해를 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53.8%에 달했다. 질병관리청의 2025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 가운데 자살 충동을 느낀 비중은 11.6%다. 지원체계와 연결된 피해 청소년이라는 표본 특성을 감안해도, 온라인 성착취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들은 모든 일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죄책감은 물론 가해자를 다시 마주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 등 여러 가지 고통을 동시에 마주한다”고 설명했다. ■‘피해 사실 알려지는 것’ 두려워 아이들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피해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는 것’(35.9%·복수응답)이었다. 성착취물 유출과 피해 반복에 대한 공포, 영원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라는 두려움이 뒤를 이었다. 성착취 이후 수사기관에 신고를 접수했던 한 피해자는 “그때로 돌아간다면 신고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고 이후 피해 사실이 알려졌고 그 과정에서 쏟아지는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홀로 고통을 감당하기도 했다. 피해자 중 33.3%는 아무런 도움도 요청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피해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 ‘나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커서’가 주된 이유였다. “피해 당시엔 아무도 믿을 수 없었다”는 한 피해자의 말이 그 침묵의 무게를 보여준다. 한 피해자는 “피해를 원인을 제 탓으로 돌릴까 봐 무섭기도 했고, 부모님이 어떻게 반응할지 두려웠다”고 했다. 도움을 요청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지원센터 등 보호시설(67.9%·복수응답)의 문을 두드렸다. 부모(41.0%)나 경찰(37.2%), 학교 선생님(25.6%)에게 구조 신호를 보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사랑받는 기분이라고 착각” 피해자들은 평범한 아이들이었다. 71.8%는 부모의 울타리 안에 있었고, 66.7%는 매일 아침 학교로 향했다. 오승윤 서울시립 다시함께 상담센터장은 “과거 가출 청소년 등을 중심으로 성착취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는 모든 아이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성착취 과정에 그루밍이 포함돼 있었다고 답한 피해자는 10명 중 8명(77.8%)에 달했다. 가해자가 처음 말을 걸었던 온라인 공간은 X(42.9%·복수응답), 익명 채팅앱(41.8%), 카카오톡 오픈채팅방(38.5%) 순이었다. 익숙한 공간, 익명이 보장된다는 점이 ‘안전하다’는 착각을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가해자들은 ‘성적 호기심이나 진로 상담·취미나 관심사 언급’(82.4%·복수응답), ‘외모·키에 대한 질문과 칭찬’(37.4%)을 앞세워 접근했다. 어느 정도 친밀도가 쌓이면 직접 만남을 요구(74.7%)했다. 특정 신체 부위나 교복 등을 찍어 보내라고 요구한 경우도 50.5%였다. 가해자 중에선 연인 관계가 된 것처럼 말하고, 성적인 대화를 유도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피해 청소년은 “사랑받는 기분이라고 착각했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평소 느꼈던 공허함을 그 사람들이(가해자들이) 채워줬다”고 전했다. “원하는 걸 들어줬고, 친절하게 대해줬다”, “도저히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냥 들어줘야만 할 것 같았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처음 대화를 시작할 때 ‘담배, 술 등을 대신 구매해주겠다’고 한 경우는 47.3%(복수응답)였다. 다짜고짜 기프티콘이나 현금을 전송(23.1%)한 가해자도 적지 않았다. 40대 가해자로부터 성착취를 당한 한 피해자는 “3~4번 만났을 때까지는 별다른 요구가 없다가 이후부터 영상통화로 가슴을 보여달라 하고, 억지로 입을 맞추려 했다”고 털어놨다. 첫 만남에서 성적인 요구를 하지 않고 만남의 대가로 담배나 1만~3만원의 현금을 건네고, 이후 친밀도가 쌓이면 성관계를 요구하는 가해자도 있었다. 박숙란 변호사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는 대등한 거래가 아니라 권력과 위계에 의한 성착취”라며 “피해 아이들을 모두 보호 대상으로 보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너희들 잘못이 아니야” 성착취 피해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바란 것은 “일상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정서적 지지(54.7%·복수응답)였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다. 신고 이후 쏟아진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피해자의 토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응답자의 33.3%가 “나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응답이 그 단면을 보여준다. 성착취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 아동을 탓하는 사회적 시선이 여전하다. 지원센터를 찾는 아이들조차 “내가 잘못했다”며 입을 연다고 한다. 김은정 경북 지원센터 팀장은 “아이들에 대한 편견이 조금이라도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상담 기간 내내 아이들에게 ‘너희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합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아이들을 그렇게 바라봐줬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를 지키세요서울신문은 시리즈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징후와 대응법을 담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아래 링크 및 QR코드를 통해 각각 10대 자녀를 둔 부모용, 청소년 당사자용 가이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용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 청소년용 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 대학 등록금 또 올랐다…4년제 평균 727만원, 2.1% 상승

    대학 등록금 또 올랐다…4년제 평균 727만원, 2.1% 상승

    올해 4년제 일반대학과 교육대학 10곳 중 7곳이 등록금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제 대학 평균 연간 등록금은 727만원으로 전년대비 2.1% 상승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3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6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공시의 분석 대상은 4년제 일반대학·교육대학 192개교, 전문대학 125개교이다. 사이버대학, 폴리텍대학, 대학원대학 등 86개교는 제외됐다. 4년제 일반 및 교육대학의 2026학년도 평균 등록금은 727만3000원으로 전년(712만 3100원)보다 14만 7100원(2.1%) 상승했다. 전체 192개교 중 130개교(67.7%)가 등록금을 인상했고, 62개교(32.3%)는 동결됐다. 작년에 4년제 일반·교육대학의 70.5%가 등록금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인상 비율이 소폭 하락했다. 설립 유형별로는 사립대 평균 등록금이 823만 1500원으로 국·공립대(425만원)의 약 2배 수준이었다. 사립 154개교의 1인당 평균 등록금은 2.8% 올랐고 국공립 38개교 등록금은 평균 0.3% 인상돼 큰 차이를 보였다. 또한 수도권이 827만원, 비수도권이 661만 9600원으로 지역 간 격차도 존재했다. 계열별로는 의학계열 등록금이 1032만 59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예체능(833만 8100원), 공학(767만 7400원), 자연과학(732만 3300원), 인문사회(643만 3700원) 순이었다. 전문대 125개교의 평균 등록금은 665만 3100원으로 전년보다 17만4400원(2.7%) 증가했다. 설립 유형별로 보면 사립은 668만6천600원, 공립은 223만1천200원이다. 계열별로는 예체능(722만9천300원)이 가장 높았고 공학(678만8천600원), 자연과학(671만8천700원), 인문사회(592만4천200원) 순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의 국·공립대 등록금 동결 기조에 따라, 국공립 일반·교육대학, 전문대학 41개 중 한국교원대, 청주교대, 춘천교대 등 3곳만 등록금을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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