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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하원, 이란 전쟁 종결 결의안 채택…트럼프 “이번 주말 이란과 합의 가능”

    美 하원, 이란 전쟁 종결 결의안 채택…트럼프 “이번 주말 이란과 합의 가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이란 공격을 억제하는 결의안이 미국 하원에서 처음으로 통과됐다. 3일(현지사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결의안은 215대 208로 가결됐다. 3개월 넘게 이어진 전쟁 이후 하원이나 상원에서 이와 유사한 조치가 최종 표결을 통과한 첫 사례다. 이번 표결에서는 공화당 의원 4명이 민주당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박한 공격’으로부터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 국가를 방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회의 승인 없이 이란에 대한 적대행위에 참여 중인 미군을 철수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의회가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투 중단을 강제하기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남아 있다. 모든 결의안은 양원에서 같은 내용의 안이 가결돼야 한다.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은 의회가 승인하지 않은 전투에 미군을 투입할 경우 60일 내 철수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은 해당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번 주말에라도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행정명령 행사에서 ‘이란이 쿠웨이트를 공격했는데 휴전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기자 질문에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인데, 우리는 전날 밤 이란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했다”면서 “협상 자체는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란이 어떤 행동을 했고, 우리는 아주 신속하게 싹을 잘랐다”면서 “우리가 세계 최강의 군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으로, 이란이 다소 자극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고 그래서 보복 차원에서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상 전망에 대해 “그것(합의)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성사된다면 주말쯤에라도 결론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이란과 미국이 중재자를 통해 교환한 문안을 검토하며 잠재적 합의를 위한 최종 문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레바논 알마야딘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공식적인 협상 메커니즘은 존재하지 않지만 미국 측과 메시지를 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의 접촉이 단절된 것은 아니지만 협상에서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양측은 교환된 문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종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신안 김태성·장흥 사순문 ‘조국혁신당 2명’ 당선…‘민주당에 경고’

    신안 김태성·장흥 사순문 ‘조국혁신당 2명’ 당선…‘민주당에 경고’

    6·3 지방선거 개표 결과 민주당이 주도권을 쥔 호남 정치 심장부인 전남에서 2명의 조국혁신당 단체장이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불패의 텃밭에서 조국혁신당이 대안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에 따르면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신안군수에 김태성, 장흥군수에 사순문 후보가 당선되며 조국혁신당의 깃발을 꽂았다. 민주당이 전남 17곳을 쓸어 담으며 여전한 민주당 쏠림 현상을 보였고 무소속이 3곳을 차지한 가운데 혁신당의 이러한 성과는 민주당 일당 독점 구도에 지친 호남 민심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순문 당선인은 현직 군수인 민주당 김성 후보를 상대로 피 말리는 접전 끝에 50.57%를 득표, 불과 1.15%포인트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4년 전 민주당 내 경선 컷오프의 아픔을 겪고 무소속으로 낙선했던 사 당선인은 이번엔 혁신당의 옷을 입고 호남의 현역 단체장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신안군수 선거 역시 김태성 당선인이 51.95% 득표로 징검다리 5선을 노린 박우량 전 신안군수를 눌러 이겼다. 그는 촘촘한 지역 조직을 앞세워 거대 여당 후보의 벽을 넘어서며 혁신당 세 확산의 주역이 됐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민주당의 전국적 강세 속에서도 전남 유권자들이 혁신당에 표를 준 것은 ‘무조건적 지지’는 없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며 “두 정당이 지역 발전과 민생 정책을 두고 호남에서 본격적인 ‘선의의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민선 9기에 콕 집어 손봐야 할 정책 과제들[전경하의 집중]

    민선 9기에 콕 집어 손봐야 할 정책 과제들[전경하의 집중]

    ‘지역화폐 2.0’ 필요지자체별 발행·유통 등 비용 고민인구감소지역에 도움 유도할 필요수도권의 발행은 줄이도록 유도를시간적 직주근접 GTX 그 이후GTX-A 수서~서울역 구간 연기종종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늦어져수도권의 긍정적 변화 방향성 숙제고쳐야만 할 버스 준공영제높아가는 지자체 재정부담 해결수도권 교통복지 집중 생각해 봐야필수 공익사업 지정 등 개선 논의를세밀하게 다듬어야 할 정보공개정보공개 26년 만에 88배 규모 늘어한 명이 수만건 청구 사례 개선 여지대통령 기록물 등 사각지대도 여전6·3 지방선거가 끝나고 다음달 1일 민선 9기가 출범한다. 지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보다 풍족한 지역을 위한 지자체의 노력은 때론 경계를 넘어 국가 정책이 되거나 법으로 제정된다. 중앙정부보다 지역민에게 더 집중하면서 다른 곳에서도 환영받는 맞춤형 정책이 나오곤 한다. 지역을 넘으면서 보완 과제도 쌓인다. 민선 9기에서도 창의적이고 다양한 정책이 나오길 기대하며 지역을 넘은 정책의 현재 상황을 점검했다. 지역화폐최근 지원된 고유가피해지원금은 해당 지자체에서 써야만 한다. 사용 지역과 업종을 제한해 돈을 지역에 머무르게 하는,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의 소비 제한을 차용했다. 우리나라에 지역화폐가 처음 도입된 때는 외환위기 직후다. 소규모 단체나 몇몇 지역에서 통용되던 지역화폐를 ‘전국 화폐’로 만든 사람이 이재명 대통령이다. 2016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청년지원금, 산후조리비 등을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해 지역 내 소비를 유도했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 도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했다. 그해 5월 지역사랑상품권법도 제정됐다. 이후 지원된 민생회복지원금은 지역 내 소비가 규칙이 됐다.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2020년 발표한 ‘지역사랑상품권 도입이 지역 소비에 미친 영향’은 인천시 지역화폐(인천e음)가 지역 내 소비 진작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같은 해 나온 조세재정연구원의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은 유의미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봤다. 인근 지자체의 경제가 위축되는 ‘인근 궁핍화 전략’으로 지역화폐 발행 지자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봤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역화폐 발행 지자체 수는 광역 17개 중 11개, 기초 226개 중 183개로 총 194개(2025년 10월 기준)다. 2018년 66개의 3배 규모다. 각 지자체의 최적의 선택이 국가 전체로는 최선이 아닌 ‘구성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지자체별로 지역화폐 발행·유통·관리 비용도 든다. 지역화폐는 올해 24조원 이상 발행이 예상되지만 지자체별 발행이라 체계적인 자료와 분석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공화국’을 탈피하기 위해서 지역 내 경제순환을 유도하는 정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2023년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답례품으로 지역화폐를 고를 수도 있다. 지역화폐를 쓰기 위해 해당 지자체를 방문하도록 해 ‘생활인구’를 늘리려는 시도다. 인구감소지역에 보다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역화폐 정책을 다듬어야 할 때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수도권의 지역화폐 발행은 줄이도록 유도할 필요도 있다. GTX‘뻥 뚫린 경기도’.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민선 4기(2006~2010년) 시절 내세웠던 슬로건이다. 김 전 지사는 2009년 정부에 서울과 경기를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GTX) 계획을 제안했다. 경기도가 ‘서울을 감싸고 있는 계란 흰자’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기존 전철보다 속도가 3배가량 빠르고 역 간 거리는 긴 GTX를 지하 깊은 곳에 건설해 통행시간을 줄이자는 제안이었다. ‘지하 40m 이하 깊이에 철도를 놓아 수도권을 30분 내로 연결시키자’는, 당시는 황당하게 여겨졌던 제안은 2024년 5월 GTX-A 수서~동탄 구간 개통으로 현실화됐다. 영국 런던의 GTX인 엘리자베스라인도 아이디어 제안 이후 건설과 개통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런던 동서를 지하로 통과하는 엘리자베스라인은 2009년 착공해 2022년 완공됐다. GTX-A는 서울역~파주 운정중앙역, 수서~동탄 구간만 개통돼있다. 수서와 서울역을 잇는 구간은 삼성역의 철근 누락 사태로 이달로 예정된 무정차 통과가 미뤄졌다. 2028년 완전 개통 여부 또한 불투명하다. GTX는 B노선(인천대입구~마석)과 C노선(덕정~수원·상록수)도 예정돼 있다.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GTX-A 총사업비는 3조 7080억원이다. 지난해 8월 착공된 GTX-B는 4조 2894억원, 올해 착공 예정인 GTX-C는 4조 6084억원이다. 여기에는 조 단위의 민간투자도 포함돼 있다. 대규모 건설은 종종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계획보다 늦어진다. 안전성을 훼손할 수 없어서다. 건설 진행 과정과 상관없이 생각해야 할 일은 수도권에 가져올 구조적 변화다. 주거 수요 분산, 고용 유발, 지역 간 생활권 통합 등에 있어 어떤 결과가 예상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재원 투입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 등이 연구돼야 한다. 다음달 1일 취임하는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그리고 인천시장이 어떤 협력 관계를 만들어 낼지에 변화의 방향성이 달렸다. 버스준공영제지난 4월 30일 대법원은 시내버스 근로자의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확정판결했다. 올 1월 서울 시내버스가 이틀간 파업할 때 문제가 됐던 사항이다. 당시 버스조합은 임금체계 개편을 포함해 10.3% 임금 인상을 제시했고, 노조는 임금체계 개편은 빼고 3.0%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파업 이후 임금인상률은 2.9%로 결정됐고 임금체계 개편은 뒤로 미뤄졌다. 통상임금 판결 확정에 따른 임금 인상폭은 7~16% 사이로 추정된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운영하는 다른 지자체는 임금체계 개편을 포함해 10% 안팎의 인상안에 합의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시내버스에 재정 지원한 금액은 4575억원. 정기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으로 지원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민선 3기(2002~ 2006년)의 딱 중간인 2004년 7월 1일 서울에 처음 도입됐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주요 업적 중 하나로 평가된다. 민간 버스회사가 노선 운영을 맡고 수익금은 업체와 지자체가 공동관리한다. 적자가 발생하면 지자체가 이를 지원 보전해 준다. 준공영제 도입 이후 난폭 운전, 무정차 통과 등이 줄어들고 버스기사의 처우가 개선됐다. 그 이후 대전(2005년), 대구·광주(2006년), 부산(2007년), 인천(2009년), 제주(2017년), 경기(2018년) 등에 도입됐다. 교통복지 수준은 높아졌지만 지자체의 재정 부담은 늘어갔다. 올해 서울 시내버스 파업처럼 결국 서울시가 보전할 것이라는 인식에 노사가 현실적 타협보다는 강경 노선을 선택할 가능성도 커졌다. 교통복지 차원에서 더 중요한 마을버스에 대한 지원은 시내버스보다 미흡하다. 수도권에 교통복지 지원이 집중되는 것도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생각해 볼 문제다. 광역버스 사무가 2020년 지방사무에서 국가사무로 전환되고 준공영제가 실시되면서 국비 부담률이 50%다. 준공영제의 세분화, 버스 운용에 대한 필수 공익사업 지정 등이 개선 방안으로 논의된다. 다음달 임기를 시작할 지자체 기관장들과 중앙정부 조직인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 정보공개‘청주시 행정정보공개 조례’. 1991년 충북 청주시 의회가 제정한 조례안이다. 시민이 청구하면 행정기관이 정보를 알려 줘야 한다는, 지금은 당연한 논리지만 당시는 실행에 1년 이상이 걸렸다. 내무부(현 행정안전부)가 상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의결을 지시했고, 청주시의회가 재의결했다. 이에 청주시가 대법원에 제소했는데 대법원은 1992년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정보공개조례를 제정한 지자체가 늘었고 1996년 정보공개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는 공공기관들이 업무추진비 등을 미리 공개하는 수준까지 자리잡았다. 정보공개는 언론과 시민단체가 국정을 감시하는 주요 도구다. ‘2025년 정보공개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232만 3664건의 정보공개가 청구됐다. 정보공개법이 최초 시행된 1998년(2만 6338건)의 88배 규모다. 개선 여지는 쌓여 간다. 한 명이 수만 건의 정보공개를 청구하거나, 이미 민원으로 종결된 사안도 다시 청구한다. 공무원 업무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다른 정당한 민원인도 간접적 피해를 본다. 행안부는 2024년 법률 개정을 추진하면서 그해 1분기에만 한 민원인이 7만 7978건, 전체 정보공개 청구의 13.6%를 차지한 통계를 공개했다. 오남용 방지 방안을 담은 개정안은 아직 상임위의 검토도 받지 않았다. 여전한 정보의 사각지대도 있다. 납세자연맹은 2018년 3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의상, 액세서리 등 의전비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청와대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자 납세자연맹이 소송, 서울행정법원은 2022년 3월 공개를 명령했다. 청와대가 항소했고 그러는 동안 문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관련 기록은 대통령 지정 기록물로 30년간 봉인됐다. 그 밖에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9월 서울 성동구 의회는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사회의 정상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대면업무를 하는 노동자를 ‘필수노동자’로 지정·보호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코로나 위기 상황이 계속되면서 다음 해 중앙정부 차원의 필수업무종사자법이 제정됐다. 치매관리법 제정(2011년)에 앞서 전북 부안군은 2007년 ‘치매 환자 의료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국내 처음으로 치매를 가정이 아닌 공동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문제로 정의했다는 평가다. 당시 부안군의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3.0%로 이미 초고령사회였다. 전국 지역안전지수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시민안전보험(충남 논산시), 지역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을 만들기 위한 못난이농산물 조례(전북 완주군) 등이 필요한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지역민의 생활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개선점을 찾는 일이 지방자치의 존재 이유다. 전경하 논설위원
  • 접전 부산시장 전재수 당선 확실…“변화 택한 시민 뜻 무겁게 받들겠다”

    접전 부산시장 전재수 당선 확실…“변화 택한 시민 뜻 무겁게 받들겠다”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주목받았던 부산시장 선거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민주당에게 험지로 꼽히는 부산에서 3번 낙방하면서도 바닥부터 민심을 닦아 국회의원 3선에 성공한 전 당선인이 해양수산부와 HMM 부산 이전 등 굵직한 성과까지 끌어내며 시민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오전 3시 부산시장 선거 개표율이 94%에 이른 가운데 전 당선인은 득표율 50.52%를 기록해 47.92%를 득표한 박 후보를 2.6%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번 당선은 민주당 후보로서는 역대 두 번째다. 오거돈 전 시장이 2020년 성추행을 저질러 물러난 뒤로 6년 만에 민주당 인사가 부산 시정을 맡게 됐다. 참여정부 청와대 제2부속실장과 국정상황실 행정관 등을 지낸 전 당선인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부산 북구청장, 2008년과 2012년 총선에서 북강서갑 국회의원에 도전했으나 모두 낙방했다. 하지만 지역구를 떠나지 않고 바닥부터 민심을 다지며 다시 도전했다. 전 당선인은 2016년 총선에서 자신에게 두 번 패배를 안긴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을 누르고 당선됐다. 이후에는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이재명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친근한 ‘토박이 일꾼’으로 통하는 전 당선인은 선거에서도 강점을 발휘했다. 해수부 장관 취임 5개월 만에 부산 이전을 성사시키며 능력을 보였다. 지난달 HMM 본사의 부산 이전도 이끌면서 ‘해양수도 부산 완성’을 내세운 전 당선인에게 표심이 쏠렸다. 전 당선인은 선거 기간 강조한 것처럼 취임 초기부터 HMM 본사의 온전한 이전, 해양수산 공공기관 이전 등 해양수도 부산 조성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당선인은 이날 “변화를 선택한 시민의 뜻을 무겁게 받들면서 열심히 일하고 또 일하겠다는 다짐을 말씀드린다. 시장으로서 더 열심히 일해서 민주당이 부산시민의 마음을 한 번이라도 더 얻게 하고, 최선을 다해서 부산을 다시 뛰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 국힘→민주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민주혁명의 결실”

    국힘→민주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민주혁명의 결실”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차기 울산시장으로 당선됐다. 김 당선인은 4일 오전 2시 54분 개표가 96.68% 완료된 시점에서 49.02%(27만 8001표)를 얻으며 당선을 확정했다. 상대 후보였던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45.45%·25만 7780표)를 2만 221표 차이로 앞섰다. 김 당선인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변호사 출신으로, 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울산 남구갑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의원 임기 중이었던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에 참여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입당한 뒤 광역시장 후보에까지 출마했다. 당내 경선에서는 이선호 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 안재현 전 노무현재단 울산지역위원회 상임대표 등 쟁쟁한 후보들과 경쟁해 승리했다. 사전투표 전날인 지난달 28일 진보당 김종훈 후보와 극적으로 단일화에 성공하며 재선을 노린 국민의힘 김두겸 현 시장을 물리치고 다음달부터 4년간 울산 시정을 이끌어 가게 됐다. 김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시내버스 공영제 전면 개편, 산업 AX(인공지능 전환) 실증연구단지 조성, 동북아 에너지 물류 허브 구축, 울산형 보육모델 및 어르신 돌봄체계 개발, 표류 중인 지역개발사업 문제 해결 등을 주요 공약을 제시했다. 김 당선인은 “오늘의 승리는 조용하지만 강력한 민주혁명의 결실”이라며 “위대한 울산 시민들이 담대한 결심으로 민주를 지켜냈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께서 보내주신 압도적 지지는 쉬운 길을 가라는 허락이 아니라, 험하더라도 시민주권을 실현하는 옳은 길을 걸어가라는 준엄한 명령”이라며 “통합과 실용으로 화합하는 울산을 만들고 극우와 기득권 구태와는 단절해 비리와 부패를 뿌리 뽑겠다”고 전했다.
  • 민주 2번째 부산시장 노리는 전재수… 박형준 막판 추격도

    민주 2번째 부산시장 노리는 전재수… 박형준 막판 추격도

    8%P 차이서 중반 이후 격차 좁혀 ‘해양수도 부산 완성’ 탄력받을 듯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주목받았던 부산시장 선거 개표가 종반으로 향하는 가운데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선에 도전하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에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득표율 격차가 크지 않아 박 후보의 역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4일 오전 1시 30분 현재 개표가 72.30% 진행된 가운데 전 당선인은 득표율 51.36%를 기록했다. 박 후보는 47.09%로 전 후보에 4.27%포인트 뒤졌다. 앞선 지상파 3사 출구 조사 결과에서는 전 후보가 50.2%, 박 후보가 48.3% 예상 득표율을 기록하며 접전이 예상됐다. JTBC 예측 조사에서는 전 후보가 53.9%를 득표해 박 후보를 9.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개표 초반에는 박 후보가 전 후보를 앞지르기도 했지만, 곧 전 후보가 역전해 줄곧 1위를 유지했다. 다만 한 때 8%포인트 가량 벌어졌던 격차가 5%포인트 내로 줄어 끝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 후보가 이대로 우위를 유지하면 민주당 후보 중 역대 두 번째 부산시장 당선자가 된다. 민주당 인사가 부산 시정을 맡게 되면 오거돈 시장이 2020년 성추행 사건으로 물러난 뒤로 6년 만이다. 전 후보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부산 북구청장, 2008년과 2012년 총선에서 북강서갑 국회의원에 도전해 모두 낙방했으나 지역구를 떠나지 않고 바닥부터 민심을 훑어 2016년 20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달성했다. 부산시장에 당선되면 지역구인 북구를 벗어나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게 된다. 지난해 7월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취임해 5개월 만에 부산 이전을 성사시키고, HMM의 부산 이전에도 기여하면서 능력을 보였다. 박 후보는 오 전 시장 낙마로 2021년 치러진 보궐선거에 당선돼 부산시청에 입성했다. 이듬해 지방선거에서는 역대 부산시장 중 가장 높은 66.4%의 최종 득표율을 기록했다. 온건한 보수로 통했던 박 시장은 ‘힘 있는 여당 후보’를 앞세운 전 후보에 맞서 보수 결집의 기수를 자처하기도 했다. 재임 중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 부산발전특별법 제정, 한국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한 박 후보는 ‘중단없는 부산 발전’을 강조하며 3선에 도전하고 있다.
  • 홍명보호 뿌리 K리거, 32강 가는 길 뚫는다

    홍명보호 뿌리 K리거, 32강 가는 길 뚫는다

    이재성 MVP·조규성 득점왕 출신김민재·설영우 등 영플레이어상김진규·이기혁·이동경 등은 현직체코 17명·남아공 19명도 국내파“조직력 탄탄… 얕잡아 보면 안 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에 나서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 26명 가운데 국내파는 역대 가장 적은 7명이다. 2002 한일월드컵(15명),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13명), 2022 카타르월드컵(14명)과 비교하면 절반가량 줄었다. 이에 비해 유럽파는 역대 가장 많은 15명이나 된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K리그의 위상이 약해졌다’고 할 수는 없다. 선수들 면면을 분석해보면 절대다수가 K리그에 뿌리를 두고, K리그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파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한 체코와 남아공을 결코 얕잡아 보면 안 된다는 결론과 맞닿아 있다. 대표팀에서 K리그 경험이 없는 건 손흥민(로스앤젤레스 FC)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등 4명뿐이다. 나머지 22명은 모두 K리그를 도약대 삼아 해외에 진출했다. 2017년 K리그1 최우수선수 이재성(마인츠), 2022년 K리그1 득점왕 조규성(미트윌란)이 대표적이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설영우(즈베즈다), 양현준(셀틱)은 각각 2017년과 2021년, 2022년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수상자들이다. K리그 전통의 명가 전북 현대를 거친 대표팀 선수가 26명 가운데 8명이나 되는 건 당연한 귀결이다. 김민재, 이재성, 조규성은 모두 전북에서도 핵심 자원이었다. 울산HD 역시 김승규(FC도쿄),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설영우를 배출했다. 대표팀의 중원사령관 황인범(페예노르트)은 대전하나시티즌 출신이다. 현재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역시 대표팀에서 유럽파에 밀리지 않는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에서 맹활약한 김진규(전북)와 이기혁(강원FC), 이동경(울산), 김문환(대전)은 모두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대표팀에서 보여주는 국내파의 존재감을 감안하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맞붙게 될 체코와 남아공 선수들의 구성이 국내파 위주로 구성됐다며 무시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점과 연결된다. 체코는 대표팀 최종명단 26명 가운데 17명이 국내파이고, 그중에서도 10명이 슬라비아 프라하에서 한솥밥을 먹는 선수들이다. 남아공 역시 국내파가 19명이나 된다. 한국 역시 2002년 4강 신화를 이뤘던 한일월드컵에서 유럽파는 당시 페루자(이탈리아)와 안더레흐트(벨기에)에서 뛰던 안정환과 설기현 2명뿐이었다. 첫 원정 16강을 이뤘던 2010 남아공 대회에선 유럽파 6명, 역시 16강에 진출했던 2022 카타르 대회에서도 유럽파는 8명에 불과했다. 김대길 KBSN해설위원은 “K리그는 대표팀의 젖줄”이라면서 “체코와 남아공이 자국 리그 선수가 많다는 점은 조직력이 좋다는 의미가 된다”고 강조했다.
  • 野 “선관위 기본 설명조차 못 해”…강남·송파·광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

    野 “선관위 기본 설명조차 못 해”…강남·송파·광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일인 3일 서울 송파구 등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된 초유의 상황에 “결코 좌시하지 않고 그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급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항의 방문했다. 이날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파악한 결과 오후 6시 기준 송파구 문정1동 제4투표소, 문정2동 제2투표소, 잠실2동 제6투표소, 잠실7동 제2투표소, 잠실4동 제5투표소, 가락2동 제3·7투표소, 위례동 제5투표소, 강남구 청담동 제4투표소, 개포2동 제2투표소, 광진구 구의3동 제6투표소, 동작구 노량진1동 제7투표소 등 총 12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명선거 안심투표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동욱 최고위원은 선관위를 항의 방문했다. 신 최고위원은 “지금 투표율이 80~90%도 아니고, 지난 선거보다 약간 높은 정도인데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과연 국민들이 납득하고 신뢰할 결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최고위원은 선관위 관계자들을 만난 후 “선관위에서 아직까지도 대체 해당 지역에 몇 장의 투표용지가 보급된 것인지 그 시간에 왜 부족했는지, 해당 지역 투표율은 몇 %였는지, 그다음 유권자들에게 어떤 절차를 거쳐 참정권 보장을 노력했는지 지금 가장 기본적인 설명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긴급 입장문을 통해 “지금이 19세기도 아니고 말이나 되는 일인가. 선거가 끝나는 대로 곧장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을 추진하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정희용 사무총장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2026년 대한민국의 투표 현장에서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면서 “선관위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관리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임에도 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께서 투표하지 못하는 사태를 발생시킨 건 단순한 선거 준비 부족을 넘어 책무를 저버린 처참한 수준이라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 선거 전날인데…시청 전광판에 “시장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논란

    선거 전날인데…시청 전광판에 “시장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논란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강원 태백시청 내 전광판에 특정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는 문구가 게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김동구 더불어민주당 태백시장 후보는 3일 ‘태백시의 조직적 선거 개입’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성명에 따르면 최근 한때 태백시청 로비 전광판에 이상호 국민의힘 태백시장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는 내용이 게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김 후보는 “고의적인 관권선거다. 공직사회가 특정 정치인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비치는 순간 민주주의와 공정 선거의 가치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면서 “어떤 경위로 해당 게시물이 게시됐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시 측 관계자는 “실무자 확인이 필요하지만 어느 후보의 당선 결과가 나오든 그에 맞춘 준비를 위한 전광판 테스트 과정이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 후보가 당선되면 당장 출근해야 하고 김 후보가 당선되면 그에 맞춘 시기에 준비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미리 확인 차원의 테스트인 것으로 보인다.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도 성명서를 통해 “2일 밤 태백시청 로비 전광판의 문구 게시와 관련해 상대 후보 측이 앞뒤 사정을 무시한 채 오직 선거에 악용하려는 목적으로 악의적인 ‘관권선거’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면서 “이번 전광판 문구 게시와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도당은 “공식 선거운동이 끝나기도 전 선거 결과를 예측해 전자현수막을 게시한 건 개인의 실수를 넘어 태백시 공무원을 동원한 조직적인 선거 개입 의혹이 사실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꽃 지방선거를 관권선거로 물들인 태백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태백시는 해당 문구의 게시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 관련자들의 역할 등을 명확히 조사해 명명백백히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한 공공 홍보 매체 운영 기준 점검과 개선책 마련, 선관위와 수사기관의 엄정한 조사를 요구했다.
  • MS “AI가 직접 일한다”…‘에이전트 플랫폼’ 승부수

    MS “AI가 직접 일한다”…‘에이전트 플랫폼’ 승부수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이 챗봇에서 ‘행동하는 AI’로 넘어가면서 빅테크들의 전략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AI 연산에 특화된 ‘AI PC’ 생태계 확대에 나선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가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플랫폼’ 구축에 승부수를 던졌다. MS는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빌드 2026’에서 AI 에이전트 플랫폼과 자체 AI 모델, AI PC 전략 등을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의 핵심을 단순 AI 기능 경쟁보다 ‘AI 시대 운영체제(OS) 주도권 경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초기 생성형AI 경쟁이 챗GPT 중심 ‘챗봇 AI’였다면 최근에는 AI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AI’로 산업 흐름이 이동 중이다. 회의 일정 조율과 이메일 발송, 자료 검색 등을 AI가 직접 수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인데,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실제 ‘디지털 노동력’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MS는 이번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 IQ)’와 ‘스카우트’ 등을 공개하며 AI 에이전트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사내 이메일과 문서, 회의 기록, 인터넷 정보 등을 AI가 함께 이해하고 활용해 기업 업무를 실제로 대신 수행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행사에서 “핵심은 특정 기술이 아니라 플랫폼 위에서 가치를 만들고 확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MS의 위기의식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기 생성형AI 열풍 당시 MS는 오픈AI와의 협력을 앞세워 AI 시장 최대 수혜주로 꼽혔지만 최근 들어서는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오픈AI와 구글·앤트로픽 등이 모델 경쟁 중심에 서면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이번 빌드에서는 단순 AI 기능 경쟁보다 ‘AI가 실제 일하는 환경 전체를 누가 장악하느냐’에 초점을 맞춘 전략 변화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특히 엔비디아와의 연결고리도 부각됐다. 엔비디아는 최근 ‘GTC 타이베이’에서 “모든 PC가 AI 컴퓨터가 될 것”이라며 AI PC 전략을 공개했고, MS 역시 엔비디아 ‘RTX 스파크’ 기반 AI 개발용 장비를 공개하며 ‘로컬 AI’ 흐름에 합류했다. 이는 AI를 클라우드 서버뿐 아니라 개인 PC 안에서도 직접 실행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에이전트 AI 시대에는 개인정보와 보안, 응답속도 문제 때문에 AI를 기기 안에서 직접 처리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AI 연산 인프라를, MS가 AI 실행 플랫폼을 맡는 방식으로 역할 분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PC 시대 인텔-마이크로소프트 구도가 AI 시대에 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행사에서 자체 AI 모델 ‘MAI’ 시리즈를 공개한 점도 주목된다. MS는 추론 모델 ‘MAI-싱킹-1’을 포함한 모델 제품군을 선보이며 오픈AI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특히 MS가 자체 추론(reasoning)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MS는 해당 모델이 다른 AI 결과물을 학습하는 ‘증류’ 방식이 아니라 자체 데이터 기반으로 처음부터 학습됐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MS가 단순 오픈AI 협력사를 넘어 독자 AI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하려는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MS는 또 ‘마이크로소프트 실행 컨테이너(MXC)’를 공개하며 AI 보안 문제에도 집중했다. AI가 파일·네트워크·회사 시스템에 직접 접근하기 시작하면서 보안과 통제 문제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홍명보호의 뿌리, K리그의 힘…유럽파 전성시대라고 하지만 살펴보면 K리그 출신 다수

    홍명보호의 뿌리, K리그의 힘…유럽파 전성시대라고 하지만 살펴보면 K리그 출신 다수

    국제축구연맹(FIFA)이 3일(한국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무대를 빛낼 48개국 1248명의 출전자 최종 명단을 공개한 상황에서 현역 K리거로 월드컵 본선에 나설 한국대표팀 선수는 모두 6명에 불과하다. 26명의 대표팀 선수 중 유럽파는 모두 15명으로 역대 최다다.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가 26명의 최종 명단 중 25명을 자국 리그 선수로 채우고 카보베르데와 콩고민주공화국, 코트디부아르, 퀴라소, 세네갈, 우루과이 등이 26명 전원을 해외파로 구성한 것과 비교된다. 그렇지만 이들 6명의 K리거 외에 나머지 선수의 출신도 잘 살펴보면 K리그를 거치지 않고 해외무대에서 활약하며 홍명보호에 승선한 경우는 손흥민(LAFC),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등 3명에 불과하다. 황희찬(울버햄프턴)도 K리그 1군 무대를 밟지 않고 해외로 진출했지만 포항 스틸러스 유스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K리그와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K리그와 연관성이 전혀 없는 선수는 단 3명에 불과하다. 대표팀을 구성하는 26명 중에서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한 클럽은 전통의 명가 전북 현대다. 전북을 거친 전현직 선수만 해도 김진규를 비롯해 송범근과 조위제, 이재성, 백승호, 조규성, 박진섭, 김민재까지 8명에 달한다. 대표팀의 철기둥인 김민재는 2017년 전북에 입단한 뒤 최강희 당시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주전으로 기용됐다. 첫 시즌 K리그 영플레이어상과 베스트11을 동시에 받은 그는 이후 베이징과 페네르바체, 나폴리를 거쳐 2023년 5000만 유로(약 885억원)라는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로 바이에른 뮌헨에 입성했다. 미드필더의 중추인 이재성 역시 전북을 거친 대표적인 선수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전북에 있었던 이재성은 K리그 1 우승 3차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7년 K리그 1 최우수선수(MVP) 등을 수상한 뒤 2018년 독일 2부 홀슈타인 킬에서 3년간 팀의 에이스로 군림한 뒤 2021년 마침내 꿈에 그리던 분데리스가 마인츠로 진출했다. 대전은 대표팀 미드필더의 핵심인 황인범과 배준호, 김문환 등을 배출했다. 대전 유스 출신으로 충남기계공고를 졸업한 황인범은 밴쿠버와 루빈 카잔, 즈베즈다, 페예노르트로 경력을 쌓으며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잡았다. 2003년생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어난 개인기와 창의적인 패스, 탈압박 능력을 갖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는 배준호는 2022년 K리그에서 데뷔해 팀의 K리그 1 승격을 주도했으며 2023년 잉글랜드 스토크시티로 이적해 대표팀 막내로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로 성장했다. K리그를 거쳐 해외진출도 하지만 K리그에서 맹활약하며 곧바로 홍명보호에 승선한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기혁(강원)과 이동경(울산)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기혁의 발탁에 대해 중앙 수비뿐만 아니라 미드필더와 왼쪽 풀백 역할도 가능한 다재다능한 선수였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직접 소개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 31일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경기에서 왼발을 활용한 빌드업 능력을 선보이며 합격점을 받았다. 홍 감독의 울산시절 제자이기도 한 이동경은 볼을 소유하고 수비라인을 무너뜨릴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는 점이 대표팀 발탁 이유다. 이들의 대표팀 승선은 K리거들이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국내 무대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게 되면 충분히 월드컵 무대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평가도나온다. 대표팀에 K리거가 대거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맞붙게 될 체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수들의 구성이 국내파 위주로 구성됐다며 무시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점과 연결된다. 체코의 경우 26명 중 17명이 체코 자국리그 선수로 구성됐고 남아공은 26명 중 19명에 달한다. 그만큼 서로 국내리그에서 발을 맞춰본 경험이 많기때문에 조직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국 역시 2002년 4강 신화를 이룰때 유럽에서 뛰던 선수는 안정환(당시 페루자)과 설기현(당시 안더레흐트) 단 2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김대길 KBSN해설위원은 “K리그는 대표팀의 젖줄”이라면서도 “체코와 남아공이 자국리그 선수가 많다는 점은 조직력이 좋다는 얘기로 이를 감안해야한다. 다만 큰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공사 하자있다”며 잔금 안 준 ‘세화학원’ 공정위 제재

    “공사 하자있다”며 잔금 안 준 ‘세화학원’ 공정위 제재

    공정거래위원회는 학교법인 세화학원이 세화고등학교 언덕 위험 구간 보강공사를 발주하면서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했어야 하는 하도급대금 2640만원을 지급하지 않아 시정명령(재발 방지 명령)을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세화학원은 2021년 9월 7일 원사업자 A사에 공사를 발주했고, A사는 같은 해 12월 23일 도급공사 중 토공사를 수급사업자 B사에 하도급했다. 이후 세화학원과 원사업자, 수급사업자는 토공사에 관한 하도급대금을 발주자인 세화학원이 직접 수급사업자 B사에 지급하기로 하는 3자 직불 합의를 했다. 합의에 따라 세화학원은 수급사업자 B사에 직접 대금을 지급해 왔으나 마지막 잔금 2640만원을 공사 하자를 이유로 지급하지 않았다. 토공사가 완료된 후 세화학원과 원사업자 A사, 수급사업자 B사, 감리자가 모인 회의에서 토공사의 잔여 공사대금이 2640만원이라는 점을 확정했다. 세화학원이 대금 미지급 명분으로 삼고 있는 하자는 B사가 아닌 조경공사를 시공한 다른 수급사업자로 인해 발생한 점이 확인됐다. 이에 공정위는 세화학원이 수급사업자 B사에 하도급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가 하도급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원사업자가 세화학원에 수급사업자의 하도급대금 2640만원을 포함한 전체 공사대금을 지급하도록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지급명령은 부과하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합의가 존재하는 경우 하도급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발주자에도 하도급법 준수 의무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 원광전력, 노후 공장 ‘그린 리모델링’ 특화 BIPV 기술 개발 착수

    원광전력, 노후 공장 ‘그린 리모델링’ 특화 BIPV 기술 개발 착수

    원광전력㈜(대표 전연수)가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주관의 ‘노후 공장 그린 리모델링을 위한 저비용·경량화 프리패브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건물 일체형 태양광) 지붕 유닛 시스템 개발’ 과제에 위탁연구개발기관으로 참여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노후 산업 시설물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기존 태양광 설비는 노후 건축물 적용 시 하중 문제에 따른 별도의 구조 보강 비용 발생과 시공 기간 장기화라는 고질적인 문턱이 존재해 왔다. 이에 연구팀은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Prefab) 경량·모듈형 지붕 유닛을 현장에서 즉시 설치하는 혁신적 공법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시공의 경제성을 확보하고 설치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춘다는 복안이다. 참여 기관들은 향후 지붕 유닛의 최적화된 경량 설계 및 저비용 구조화, 프리패브 제작 기술 표준화, 현장 설치 공법 고도화 등 실증 및 성능 검증 전반에 걸쳐 긴밀한 공동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전연수 원광전력 대표는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분야의 기술역량을 확보하고, 노후 산업시설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 “아침에 최고” 이영자 ‘이 레시피’ 화제…다이어트 효과는?

    “아침에 최고” 이영자 ‘이 레시피’ 화제…다이어트 효과는?

    코미디언 이영자가 자신만의 특별한 ‘순두부 레시피’를 공개해 화제다. 이영자는 지난달 30일 방송된 MBC TV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해 색다른 순두부 먹방(먹는 방송)을 선보였다. 이날 방송에서 이영자는 “이 레시피는 유튜브 구독자님이 알려준 건데 아침에 먹어 봤더니 너무 좋더라”며 새로운 조리법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영자는 순두부를 짠 뒤 레몬 껍질을 곱게 갈아 만든 레몬 제스트와 레몬즙을 더해 후추를 뿌려 마무리했다. 완성된 순두부를 단숨에 들이켠 이영자는 “고소하면서 상큼하면서 후추의 매콤함까지 느껴진다”고 감탄했다. 단백질은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 존재하는 필수 영양소다. 소고기, 생선, 달걀 등과 같은 동물 단백질은 완전 단백질을 제공하지만 채소, 콩류 등과 같은 대부분의 식물성 식품은 불완전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필요한 아미노산을 얻기 위해 서로 결합해야 한다. 그러나 두부는 예외다. 두부는 다른 식물 단백질과는 달리 동물 단백질처럼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제공하는 완전 단백질에 해당한다. 이에 채식주의자나 비건 식단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단백질 섭취를 위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두부는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며, 심장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두부에는 건강에 유익한 식물성 화합물인 피토케미컬이 함유돼 있어 제2형 당뇨병과 심장 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특히 순두부는 열량이 낮고 영양소가 많아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는 음식이다. 순두부는 두부보다 열량이 더 낮다.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면 100g당 순두부는 44㎉, 일반 두부는 97㎉다. 앞서 유튜버 곽튜브 또한 결혼식 전 다이어트에 성공한 비결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한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신혼집 냉장고를 최초로 공개했다. 냉장고 안에는 각종 채소와 요구르트, 두부 등 다이어트를 위한 식재료가 한가득 들어 있었다. 당시 곽튜브는 “현재 유튜브를 한창 많이 할 때보다 17㎏ 정도 빠졌다”며 “평소 샐러드를 싫어했지만 결혼식을 위해 관리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 또한 야식 메뉴로 ‘연두부 치즈전’을 소개하며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하는데 연두부가 들어가 칼로리 부담이 적고, 맛도 있으면서 살도 덜 찌는 느낌이라 자주 해 먹는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 2억년 전 고대식물 ‘소철’ 암꽃 개화

    2억년 전 고대식물 ‘소철’ 암꽃 개화

    ‘행운을 부르는 꽃’ 살아있는 화석충남도 농업기술원 생활원예관서 개화 2억년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해 온 대표적인 ‘살아있는 화석’ 식물 소철의 암꽃이 개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생활원예관에서 재배 중인 고대 식물 ‘소철’의 암꽃이 개화했다고 3일 밝혔다. 소철은 암수딴그루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암꽃은 개화 시기가 제한적이어서 평소 관찰하기 매우 어려운 희귀한 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피어난 소철 암꽃은 줄기 중심부에서 황갈색의 깃털 모양 구조가 방사형으로 펼쳐지는 독특한 외형을 자랑한다. 꽃이 핀 생활원예관은 다양한 반려식물과 치유정원을 갖춘 친화형 원예문화 공간이다. 이곳은 최근 실내원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도민들의 정서적 안정과 휴식을 돕는 체험·교육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예로부터 행운과 번영을 상징해 온 식물인 만큼, 많은 도민들이 생활원예관을 방문해 귀한 꽃을 관람하고 좋은 기운을 받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시의 뮤즈여, 용서해다오… 먹고 살려고 쓴 글에도 내 피가 어려있으니 [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시의 뮤즈여, 용서해다오… 먹고 살려고 쓴 글에도 내 피가 어려있으니 [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생활에 발 붙이고 예술에 손 뻗기김수영은 ‘타락’이라 자조했지만신문기사도 그에겐 소중한 ‘내 글’오늘과 내일의 차이 똑바로 응시삶과 시의 대립을 극복한 그처럼창작자, 두 자아 통합해 밀고가길 “뮤즈여/ 용서하라/ 생활을 하여 나가기 위하여는/ 요만한 경박성이 필요하단다/ 시간의 표면에/ 물방울을 풍기어 가며/ 오늘을 울지 않으려고/ 너를 잊고 살아야 하는 까닭에/ 로날드 콜맨의 신작품을/ 눈여겨 살펴보며/ 피우기 싫은 담배를 피워 본다 … 물은 물이고 불은 불일 것이지만/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오늘과 내일의 차이를 정시하기 위하여/ 하다못해 이와 같이 타락한 신문기자의/ 탈을 쓰고 살고 있단다”(김수영, ‘바뀌어진 지평선’ 부분) 김수영의 시는 우리에게 단순한 사실을 상기시킨다. ‘뮤즈’와 ‘생활’ 사이에는 영영 좁혀지지 않는 긴장이 있다. 그의 문장을 이 질문으로 바꿔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예술가는, 시인은 ‘직업’이 될 수 있는가. 직업을 ‘생활을 위한 수단’으로 정의한다면 시인은 결코 직업이 되지 못한다. 시는 시인의 육체적 배고픔을 해결해 주지 못하고 시를 쓰지 못한다고 해서 굶어 죽는 시인도 없다. 시를 쓴다는 건 삶을 대하는 하나의 태도다. 시인은 언어를 손에 쥐고 인생의 깊이를 탐구한다. 존재의 심연에 무엇이 있는지가 시인의 관심사다. 깊이에의 골몰은 당연히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시인은 인생의 어느 한 점에 멈춰 서 있다. 쉽사리 발을 떼거나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이 시에 폐부를 찔린 건 아마도 ‘타락한 신문기자’라는 직설적인 표현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요즘 언론인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말은 굳이 꺼낼 필요가 없다. 신문기자의 타락은 직업의 속성 안에 이미 마련되어 있다. 시인과 신문기자는 모두 언어를 다룬다. 다만 시인이 뮤즈와 관련되어 있다면 신문기자는 생활에 더 밀착한 존재다. ‘요만한 경박성’으로 추동되는 신문기자의 글쓰기는 어느 한 점에 깊이 머무르지 않는다. 그럴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신문기자의 언어는 우리 세계의 움직임을 포착하며 때때로는 세계를 어느 한 방향으로 밀어붙이기도 한다. 김수영의 문장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그는 35세 때인 1955년 ‘평화신문사’에서 문화부 차장으로 반년가량 실제 근무를 했다고 한다. 시에 드러난 고뇌는 아마도 이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시인인 동시에 신문기자로 살아간다는 것. 뮤즈를 마음에 품고 생활을 위해 살아간다는 것. 무엇이 더 고귀한 것인지는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고귀함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 이것은 비단 시인과 신문기자 사이에 벌어지는 일만은 아니다. 언젠가 자기 안의 예술을 펼치기 위해 생활의 쓴맛을 감내하고 있는 모든 이의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이다. “4면의 신문 위에 6호 활자가 몇천 개 박혀 있는지 모르지만 너의 상상에서는 실제의 수십 배는 담겨 있으리라/ 이 무수한 활자 가운데에/ 신문기자인 너의 기사도/ 매일 조금씩은 끼이게 되는데/ 큰 아름드리나무에 박힌 옹이처럼 너는 네가 한 신문 기사를 매일 아침 게시판 위에서 찾아보는 버릇이 너도 모르게 어느덧 생기고 말았다 … 낭만적 위대성을 잊어버린 지 오랜 네가 인류를 위하여 산다는 것도 거짓말에 가까운 것이지만/ 그래도 누가 읽어 줄지 모르는 신문 한구석에 너의 피가 어리어 있는 것이 반가워서 보고 있는 것인가”(김수영, ‘기자의 정열’ 부분) 슬프게도 생활은 언제나 승리한다. 생활인인 우리는 결코 생활을 포기할 수 없다. 어렵게 찾아와 준 뮤즈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우리는 언젠가 반드시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김수영은 이것을 쉽게 패배로 결론 내리지는 않는다. ‘누가 읽어 줄지 모르는 신문 한구석’에 무엇이 어리어 있는지 보라. 바로 나의 ‘피’다. 생활은 처절한 몸의 현장이다. 살결과 살결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생활을 충실히 살아낸 나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온다. 가장 인간적인 것이기도 한 피는 생활의 글쓰기를 위한 잉크이기도 하다. 여기서 예술과 생활의 대립은 극복된다. 시란 무엇인가? 김수영은 그것을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라고 밝힌다. “시작(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다. … 즉, 온몸으로 동시에 온몸을 밀고 나가는 것이 되고, 이 말은 곧 온몸으로 바로 온몸을 밀고 나가는 것이 된다. 그런데 시의 사변으로 볼 때, 이러한 온몸에 의한 온몸의 이행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이 바로 시의 형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김수영, ‘시여, 침을 뱉어라’) 맨 처음 인용한 시 ‘바뀌어진 지평선’에서 짚지 못하고 넘어온 것이 있다. 바로 ‘오늘과 내일의 차이를 정시하기 위하여’라는 부분이다. ‘오늘’과 ‘내일’은 똑같지 않다. 생활인의 관점에서 별다르지 않아 보이더라도 거기에는 무수히 많은 주름이 있다. 그것은 오늘과 내일을 살아가는 인간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바로 볼’(正視) 수 있을까. 생활에 깊이 발을 붙이고 있을 때, 생활이라는 바닥에 온몸을 붙이고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우리 세계의 많은 현장은 온갖 돌발과 우연으로 점철돼 있다. 그곳에서 피어나는 오늘의 숨결, 내일의 눈물을 포착하고 기록하는 글쓰기. 거기에 인간의 희망이 있다. 뮤즈의 글쓰기인 문학도, 생활인의 글쓰기인 신문도 마찬가지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끝끝내 붙잡아야 할 것이다.
  • AI 장착한 로봇은 어떻게 삶 바꿀까

    AI 장착한 로봇은 어떻게 삶 바꿀까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에서 우연히 창조성을 갖고 태어난 로봇 ‘앤드류’는 자신의 개성을 장려하는 너그러운 주인에게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내 곁의 친근한 로봇이 어느 순간 인간보다도 월등한 능력을 가진 위협적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진 사람이 많다. 인문잡지 ‘한편’ 20호는 ‘로봇’을 주제로 로봇과 로봇의 두뇌가 되는 인공지능이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면 그 변화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8명 필자의 글을 통해 풀어냈다. 로봇 연구자인 이충한 박사는 ‘로봇을 만드는 일상’이라는 글에서 로봇을 만드는 공학자의 일상을 소개한다. 이 박사는 인간의 일을 돕도록 설계된 로봇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여 온 기술 발전의 결과로 만들어졌음을 설명한다. 그는 “미지의 대상에 굴복해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한계를 인정하면서 미지를 극복하는 것이 스스로 사회의 주인이 되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인공지능과 로봇이 가져올 미래에 관해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 내라고 조언한다.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행동경제를 연구하는 경제학자인 강민욱 고려대 교수는 ‘나를 인정하는 로봇’이라는 글에서 대화형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물리적 신체를 갖추고 사고하고 판단하고 감정을 표현하며 인정 욕구의 충족을 넘어 인정을 형성하는 조건을 제시하는 로봇이 곧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는 “지금까지는 자본을 인간이 만들어 낸 생산 수단으로 노동은 인간의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는 활동으로 이해해 왔지만 인공지능은 이 두 범주를 동시에 가로지른다”며 AI를 장착한 로봇은 경제학의 기본 개념조차 변화시킬 것이라고 봤다. 한편 기후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에서 일하는 오동재 연구원은 화석연료로 만들어 내는 전기를 무지막지하게 소비하는 인공지능을 쓸 수도, 쓰지 않을 수도 없는 딜레마 같은 상황을 ‘오늘도 AI는 화석연료를 먹고 자란다’는 글에서 풀어냈다. 컴퓨터-인간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송지은은 집집마다 로봇이 있는 가까운 미래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로봇과 인공지능이 변화할 인간관계와 일상을 들여다보고, 종교학 연구자 푸름은 로봇의 본성을 살펴보고 인류를 파괴하러 온 인공지능 로봇이라는 공포를 내려놓도록 돕는다.
  • “미사일 들이더니 잠수함까지?”…모로코, K방산 3종 저울질 [밀리터리+]

    “미사일 들이더니 잠수함까지?”…모로코, K방산 3종 저울질 [밀리터리+]

    북아프리카의 군사 강국 모로코가 한국산 방공미사일을 실제 도입한 사실이 유엔 자료와 현지 보도로 확인됐다. 여기에 K2 전차와 천궁-II 방공체계, KSS-III 잠수함까지 협력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모로코가 K방산의 새 수출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로코 현지 매체 르데스크는 1일(현지시간) 유엔 재래식 무기등록제도(UNROCA)를 근거로 모로코가 지난해 한국으로부터 휴대용 지대공미사일 신궁의 수출형 ‘키론’ 미사일 101기와 발사대 50대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바를라만 등 현지 매체도 같은 내용을 전했다. 모로코군 관련 군사 전문 엑스(X·옛 트위터) 계정도 UNROCA 자료를 인용해 신궁 도입 사실을 소개했다. 이 계정은 신궁을 저고도 항공기와 헬기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산 휴대용 방공체계로 설명하며 모로코의 다층 지대공 방어망에 현대적 역량을 더할 전력으로 평가했다. 신궁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다. 저고도로 침투하는 항공기와 헬기, 무인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운용한다. 발사 후 미사일이 스스로 표적을 추적하는 적외선 유도 방식을 적용했고 적기가 뿌리는 기만용 불꽃과 실제 표적을 구분하는 2색 탐색장치도 갖췄다. 모로코는 신궁을 통해 저고도 방공망의 빈틈을 보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알제리 견제 속 저고도 방공망 보강 모로코가 한국산 방공미사일을 들여온 배경에는 알제리와의 군사적 긴장이 있다. 모로코는 서사하라 문제를 둘러싸고 폴리사리오 전선과 갈등을 이어왔고 국경을 맞댄 알제리와도 오랜 경쟁 관계에 놓여 있다. 알제리는 러시아산 무기체계를 바탕으로 전차, 방공망, 잠수함 전력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모로코도 최근 국방예산을 늘리며 방공·기갑·해군 전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과의 방산 협력도 신궁에 그치지 않는다. 스페인 매체 라라손은 지난 4월 모로코가 K2 흑표 전차, KSS-III 잠수함, 천궁-II 중거리 방공체계 등 한국산 무기 3종에 공식 관심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랴드 메주르 모로코 산업통상부 장관은 방한 기간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한국 주요 방산업체 관계자들과 고위급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K2 전차는 모로코가 지상군 기동전력을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검토할 수 있는 대표적 한국산 플랫폼으로 꼽힌다. 천궁-II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위협에 대응하는 중거리 방공체계다. 이미 중동 국가들이 한국산 방공체계에 관심을 보여온 만큼 모로코도 공급원 다변화 차원에서 한국산 무기의 가격 경쟁력과 기술 이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K2·천궁 넘어 첫 잠수함 도입전까지 해군 분야에서는 KSS-III 잠수함이 거론된다. 스페인 보안매체 에스쿠도 디지털은 최근 모로코가 첫 잠수함 2~3척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 한화오션의 KSS-III와 프랑스 나발그룹의 스코르펜급,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 계열 잠수함이 경쟁 구도에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 나반티아의 S-80급은 생산 일정과 수출형 부재, 지브롤터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부담 등으로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분석됐다. 모로코가 잠수함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분명하다. 모로코 해군은 지금까지 수상함 중심으로 전력을 운용해왔다. 반면 알제리는 러시아제 잠수함 6척을 운용하며 수중 전력에서 앞서 있다. 모로코가 대서양과 지중해를 잇는 지브롤터 해협 인근 해상로를 방어하고 알제리와의 전략 균형을 맞추려면 잠수함 전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신궁과 달리 K2, 천궁-II, KSS-III 도입은 아직 검토 또는 관심 표명 단계다. 모로코 정부가 해당 장비의 구매 계약을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다. 잠수함 사업 역시 후보군과 협상 구도가 외신을 통해 거론되는 수준인 만큼 실제 계약까지는 가격, 금융 조건, 기술 이전, 운용 인프라 구축 문제가 남아 있다. 그럼에도 신궁 도입은 모로코와 한국의 방산 협력이 단순한 검토를 넘어 실제 거래 단계로 들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모로코가 저고도 방공망을 시작으로 기갑, 중거리 방공, 해군 전력까지 한국산 무기체계를 저울질하면서 북아프리카 방산 시장에서 K방산의 존재감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 ‘반바지’ 입고 출근하자 “아저씨 다리털 불쾌하다”…日서 ‘아재 혐오’ 논란

    ‘반바지’ 입고 출근하자 “아저씨 다리털 불쾌하다”…日서 ‘아재 혐오’ 논란

    일본 도쿄도청이 올여름 직원들의 반바지 복장을 허용하며 ‘쿨비즈(Cool Biz)’ 정책을 한층 강화한 가운데 온라인에서 이른바 ‘아저씨 반바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쿨 비즈’는 한여름에도 에어컨 온도를 28도로 설정해 전력 사용을 줄이는 대신 넥타이 착용을 강요하지 않고 반소매 차림을 독려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의견과 “보기 좋지 않다”는 반발이 팽팽하게 맞섰다. 최근 요미우리신문, 산케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도쿄도는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대비해 직원들에게 티셔츠와 폴로셔츠, 운동화는 물론 업무 특성에 따라 반바지 착용도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반바지를 허락한 배경에는 갈수록 심해지는 일본의 폭염이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은 1898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극심한 무더위가 예상된다. 또한 여름철에도 정장과 넥타이를 고집하는 문화가 열사병 위험을 키운다는 것도 반바지 허용 근거로 꼽힌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냉방 사용량이 급증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전력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압박이 커진 것이다. 도쿄도청 환경국 직원들은 이미 반바지 차림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직원들은 업무 집중도가 높아졌다며 긍정적인 반응이다. 또 관리자급 직원들까지 가벼운 복장에 동참해 옷차림에 대한 부담감도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반바지 출근 권장’ 정책이 뜻밖의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일본 주간여성 프라임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중년 남성의 반바지 차림은 불쾌하다”, “다리털을 보고 싶지 않다”, “회사에서 왜 그렇게 입느냐” 등의 거부감을 드러내는 글들이 잇따랐다. 반면 여성이나 젊은 남성의 노출은 상대적으로 용인하면서 중년 남성의 신체 노출만 불쾌하다는 것은 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이건 명백한 남성 차별”, “아저씨한테는 인권도 없는 건가”, “반대 상황이었으면 난리 났다” 등의 반론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사회심리학자인 우스이 마후미 니가타세이료대학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평소 드러내지 않는 다리와 체모를 노출하게 되면 상대를 무의식적으로 ‘성적 대상화’하게 만들 수 있다”며 “머리로는 ‘성적 어필이 아니다’라는 걸 당연하게 알면서도 본능적으로는 그렇게 느껴 설명할 수 없는 불쾌감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리를 드러내는 것은 편안한 공간에서의 사적인 행위라고 여겨지는데, 나와 상대방의 경계가 뚜렷하게 존재하는 직장에서 사적인 모습을 보는 건 ‘신체적 경계가 흐려진다’는 느낌이 들어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 6월 3일 농아인의 날, 투표권도 평등하게…농인 참정권 보장 위한 AI 수어 기술 주목

    6월 3일 농아인의 날, 투표권도 평등하게…농인 참정권 보장 위한 AI 수어 기술 주목

    2026년 6월 3일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투표일이자 법정기념일인 ‘농아인의 날’이다. 유권자의 표 행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농인 유권자가 후보자의 공약과 정책 정보를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는 선거 정보 접근성 보장 방안이 요구된다. 현재 선거 과정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대부분 문자와 음성 중심이다. 후보자 공약집, 정책 발표, 방송 토론, 온라인 홍보 콘텐츠 등이 제작되지만 농인 유권자가 이를 수어로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는 일부에 제한돼 있다. 일부 방송과 공식 콘텐츠에 수어 통역이 제공되더라도 모든 선거 정보에 일관되게 적용되기는 쉽지 않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한국수어는 한국어를 손동작으로 변환한 표현이 아닌 한국어와 문법 체계가 상이한 독립된 언어다. 「한국수화언어법」 역시 한국수어가 농인의 고유한 언어임을 규정하고 있다. 행정·복지·경제·교육 등 복잡한 정책 내용을 담은 선거 정보를 문자 자막으로만 제공하는 방식은 농인 유권자의 정보 이해도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장애인 참정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 선거 정보 접근성 개선과 수어 통역 확대 필요성을 권고한 바 있다. 이는 유권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정보를 이해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에 기반한다. 현행 선거 인프라상 모든 선거 콘텐츠에 전문 수어 통역사를 배치하는 방식은 수어 통역 인력의 제한으로 한계가 존재한다. 공약 자료, 정책 영상, 투표 절차 안내 등 방대한 콘텐츠를 신속하게 수어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적 보완책으로 AI 수어 서비스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AI 기반 수어 서비스는 입력된 텍스트를 분석해 수어 아바타 영상으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공공기관 홈페이지, 키오스크, 모바일 서비스, 안내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할 수 있다. 케이엘큐브는 AI 수어 기술을 기반으로 텍스트 정보를 수어 영상으로 변환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온 기업이다. 케이엘큐브의 AI 수어 서비스는 공공 안내, 교통, 의료, 전시, 금융 등 분야에서 활용이 진행 중이며 선거 정보 등 공공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농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기술적 수단으로 분류된다. 후보자 공약, 투표 절차, 사전투표 안내, 정책 비교 자료 등 반복 제공되는 선거 정보에 AI 수어 기술을 활용할 경우 수어 콘텐츠 제작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수어 통역 인력을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제한된 인력과 시간적 한계를 보완해 농인 유권자에게 전달되는 정보량을 확대하는 보완적 역할을 수행한다. 케이엘큐브 관계자는 “투표권은 모든 국민에게 동등하게 보장돼야 하는 권리이므로 선거 정보 역시 접근 가능한 방식으로 제공돼야 한다”며 “AI 수어 서비스는 수어 통역 인프라의 인력 한계를 보완하고 농인 유권자가 공공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적 대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농아인의 날과 투표일이 일치하는 6월 3일은 농인의 참정권과 정보 접근성을 검토하는 시점”이라며 “향후 선거를 비롯해 행정, 복지, 의료, 금융 등 공공서비스 전반에서 AI 수어 서비스가 디지털 포용 실현의 기반 기술로 활용되도록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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