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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반세기 11명의 美 대통령 모신 윌슨 저먼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반세기 11명의 美 대통령 모신 윌슨 저먼

     반세기 동안 11명의 미국 대통령을 시중 든 백악관 집사 출신 윌슨 루스벨트 저먼이 코로나19에 감염돼 91세 삶을 접었다.  손녀 자밀라 가렛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최장기 직원 가운데 한 명인 할아버지가 지난 16일 세상을 떠난 사실을 NBC 뉴스에 확인해줬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로라 부시 부부는 전날 NBC 뉴스에 전달한 성명을 통해 “고인은 사랑스러운 남성이었다. 우리 부부가 아침에 관저를 나설 때마다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이었고 밤에 귀가하면 가장 마지막에 보는 사람이었다”고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전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저먼의 사망 소식을 듣고 슬퍼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저먼은 11명의 대통령을 거치며 백악관에서 일했으며 우리를 포함해 여러 세대의 대통령 가족들을 집에서처럼 편안하게 느끼게 만들었다”며 “우리의 따듯한 위로를 그가 사랑했던 이들에게 전한다”고 말했다.  가렛은 WTTG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할아버지가 1957년 아이젠하워 정부 시절 청소원으로 백악관에 들어가 케네디 행정부 때 집사로 승진했다며 백악관에서의 인맥이 할아버지를 나아지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실제로 재키 O(재클린 오나시스 케네디)는 할아버지와 관계 때문에 그를 집사로 승진시켰다”며 “그녀는 (백악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할아버지를 전적으로 믿어줬다”고 덧붙였다.  미셸 오바마의 회고록 ‘비커밍( Becoming)’에는 고인이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 부부와 촬영한 사진이 들어가 있다며 가렛은 할아버지가 물려준 모든 것은 가족이 슬픔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저먼은 백악관 생활 40년 만인 1997년 은퇴했다가 2003년 백악관에 복귀했다가 2012년 오바마 대통령 당시 총괄 집사를 끝으로 은퇴하고 백악관을 떠났다.  그 일년 전에 저먼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오바마 대통령은 병원에 입원한 그가 보살핌을 확실히 받을 수 있도록 돌보면서 꽃까지 보냈다고 다른 손녀 샨티 테일러 게이는 CNN 방송에 전했다. 그가 백악관을 떠날 때 오바마 대통령은 그가 모셨던 대통령들을 상징하는 명판과 동전을 건네며 반세기에 걸친 봉사를 예우했다.  가렛은 고인을 봉사에 감사할 줄 아는, 특히 남들에게 그런 가족적인 남자였다고 돌아본 뒤 “난 세상이 할아버지를 진정 순수했던 누군가로 기억해주길 바란다”며 “늘 스스로 다우라는 게 할아버지의 가르침이었으며 우리 가족을 지탱하게 해주는 힘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의 유산을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끝맺었다. 게이는 “할아버지는 진정성이 있었고 매우 조용했지만 엄격하셨다”며 “매우 헌신적이었고 호들갑을 떨거나 불평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과 정치사에서의 역할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50년 넘게 백악관에서 일한 그는 매우 중요한 인물로 남아 있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책 ‘노예 오두막으로부터 백악관까지(From Slave Cabins to the White House)’를 집필한 코리사 미첼 오하이오주립대 교수는 또래의 아프리카 미국인들처럼 그도 흔치 않은 자리에서 일하며 존엄함을 보여줬다고 돌아봤다. 그녀는 고인이 스스로 했던 식으로 백악관에서 자신의 경력을 마치는 일에 만족스러워했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생전의 고인이 오바마를 위해 일하는 것에 대해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존경하는 대통령”이었다며 “일종의 승리라고 느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당연히 퍼스트 패밀리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미셸 오바마는 CNN에 “저먼을 알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며 “그는 친절함과 보살핌으로 백악관을 대통령 가족을 위한 집으로 만드는 것을 도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부부는 그의 가족에게 진심 어린 사랑과 기도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의 딸이자 NBC 프로그램 진행자인 제나 부시 헤이거는 이날 방송을 시작하며 “백악관이 집처럼 느껴진 것은 그 같은 사람들 때문”이라며 “우리는 그를 사랑했고, 너무나 그리울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던 데지르 반스는 “정당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봉사하려고 거기 있었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틀 연속 압수수색에 정의연 반발 “반인권적 과잉수사”

    이틀 연속 압수수색에 정의연 반발 “반인권적 과잉수사”

    후원금 부실 회계와 ‘안성 쉼터’ 고가 매입 의혹 등으로 이틀 동안 2차례 압수수색을 받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검찰 수사를 “반인권적 과잉수사”라고 규탄했다. 정의연은 21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변호인들과 활동가들이 미처 대응할 수 없는 오전 시간에 길원옥 할머니께서 계시는 쉼터에 영장을 집행하러 온 검찰의 행위는 일본군위안부 운동과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며 인권침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날 검찰의 2차 압수수색 대상이 된 마포 ‘평화의 우리집’은 2012년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명성교회로부터 무상으로 임대받아 조성한 공간이다. 이곳에는 현재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혼자 살고 있다. 정의연은 “길원옥 할머니께서 생활하시는 마포 쉼터에 있는 자료는 임의제출하기로 변호인들이 검찰과 합의했다”며 “이는 할머니의 명예와 존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0일 오후부터 21일 이른 아침까지 12시간 넘게 진행된 검찰의 전격적 압수수색에 성실히 협조했으며 이는 공정한 수사와 신속한 의혹 해소를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최지석 부장검사)는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5시 30분까지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과 정대협 사무실 주소지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압수수색했다. 또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4시까지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 ‘평화의 우리집’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평화의 우리집은 영장 집행 대상이 아니었으나, 일부 관련 자료가 이곳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추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의연은 회계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자 “공익법인을 전문으로 하는 회계기관을 통해 검증을 받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공인회계사회는 검찰이 정의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들어간 점과 수사 중인 사안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전례 등을 고려해 정의연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프로축구연맹 리얼돌 비치 FC서울에 역대 최고 제재금 1억원 부과

    프로축구연맹 리얼돌 비치 FC서울에 역대 최고 제재금 1억원 부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0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FC서울이 지난 17일 열린 광주FC와의 홈경기에서 ‘리얼돌’을 관중석에 비치하여 물의를 일으킨 사안에 대해 FC서울 구단에 제재금 1억원의 징계를 부과했다. 이는 프로축구연맹이 구단에 내린 역대 최고 징계다. 상벌위는 2016년 심판 매수 행위가 드러났던 전북 현대와 동일한 금액의 제재금을 매기면서 이번 파문의 수위를 사실상 승부 조작급으로 프로축구 위신을 실추한 것으로 판단했다. 상벌위는 “비록 FC서울이 고의로 ‘리얼돌’을 비치한 것이 아니고 이를 제공한 업체와 대가관계를 맺은 바가 없다”며 FC 서울의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벌위는 FC 서울이 경기 시작 전 이를 바로 잡지 못한 것을 중대한 과실로 인정했다. 상벌위는 “실무자들이 업체와 사전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마네킹이라고 소개받은 물건이 사실은 ‘리얼돌’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업체 관계자의 말만 믿고 별다른 의심 없이 단순한 마네킹으로 여겨 이를 제공받기로 했던 점, 마네킹 중 대다수가 여성을 형상화한 것이었고 그 외양도 특이하여 상식과 경험에 따르더라도 일반적인 마네킹이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던 점, 경기 당일에도 오후 12시경부터 이미 리얼돌들의 설치가 완료되어 오후 7시에 경기가 시작될 때까지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이를 확인하여 사전에 철거하지 않았던 점 등 업무 처리에 매우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상벌위는 프로축구가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받아들였다. 상벌위는 “‘리얼돌’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고, 성상품화의 매개체가 되고 있으며, 여성을 도구화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을 해한다는 등 많은 비판과 국민적 우려가 있었던 상황에서, 국민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호흡해야 할 프로스포츠 구단이 ‘리얼돌’의 정체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이를 경기장에 버젓이 전시한 것은 K리그 구단으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될 행위”라고 보았다. 상벌위는 “FC서울이 위와 같은 사태를 야기하여 K리그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하였다고 판단하여 상벌규정의 유형별 징계기준 제10조에 따른 징계를 부과했다”고 했다. 상벌위는 “‘리얼돌’로 인해 야기된 이번 사태가 그 동안 K리그에 많은 성원을 보내줬던 여성팬들과 가족 단위의 팬들에게 큰 모욕감과 상처를 주었으며,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고 향후 유사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무거운 징계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연맹은 이날 인사위원회를 열어, 처음 해당 업체의 연락을 받았던 연맹 직원에게 감봉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 연맹 직원은 업체의 연락을 받은 후 해당 업체의 실체를 확인하지 않고 단순히 “구단과 협의해야 할 사항”이라며 FC서울에 연락처를 전달했다. 연맹 인사위는 이를 업무상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해당 업체의 기망 행위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고, 업무 관련자들에게 대기 발령 등의 문책 조치를 했다. 하지만 서울 마포경찰서는 “현재 상태로선 부당이득이라고 보긴 어려운 것 같고, 피고소인 측에서 마케팅 효과를 노린 것 같지도 않다”면서도 “다툼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을 수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단단·발칙·따뜻… 한·미·일 작가 3인의 3색 산문

    단단·발칙·따뜻… 한·미·일 작가 3인의 3색 산문

    한국과 미국, 일본의 소설가들이 쓴 산문집 3권이 출간됐다. 2010년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 작가인 김금희(41), 형식 파괴로 명성과 악명을 동시에 얻었던 미국의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1962~2008), 한국에는 덜 알려졌으나 미시마 유키오가 ‘제일가는 문장가’로 꼽았던 일본의 우치다 켄(1889~1971)이 직조해 낸 저마다 다른 세상이다. 단단함과 발칙함, 따뜻함으로 중무장한 산문집은 이들의 국적만큼이나 다른 매력으로 독자들에게 손짓한다.●김금희 ‘사랑 밖의 모든 말들’ 이상문학상 사태 촉발한 솔직한 소감 눈길 ‘사랑 밖의 모든 말들’(문학동네)은 김 작가가 데뷔 11년 만에 펴내는 첫 산문집이다. 사랑과 연애, 가족과 친구, 사회와 노동, 마음의 풍경 등을 꼭꼭 눌러쓴 책에서는 등단 이래 소설집 4권, 중·장편소설 2권을 부지런히 펴낸 작가의 옹골찬 단단함이 느껴진다. 특히 ‘저작권을 3년간 양도한다’는 조항에 반발해 ‘이상문학상 사태’를 촉발했던 작가의 올 초 이야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노동의 자세’라는 글에서 작가는 수상 거부라는 목소리를 내기까지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함께 상을 받은 작가들”(162쪽)이었다고 털어놓는다. 건물 청소 노동자로 일하며 반짝반짝 닦아 놓은 층계참을 바라보는 가족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작가에게 생계와 존엄, 이후의 노동을 가능케 하는 힘인 ‘저작권’을 지키는 자부에 대해 말한다.●월리스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 시니컬한 작가의 세밀한 관찰력과 독설들 월리스가 쓴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바다출판사)는 ‘무규칙 에세이’다. 일리노이주 축제 취재기, 데이비드 린치 영화 촬영장 탐방기 같은 르포형 에세이에 소설 서평, 가치 있는 에세이의 기준 등 다양한 종류의 글을 총망라했다. 불안장애와 우울증, 술·마리화나·섹스 중독으로 순탄치 않은 생애를 보냈던 월리스는 거의 모든 사물과 사건에 멀미를 느끼는 인간이다. 그의 멀미는 오히려 세상을 뒤집어엎는 눈으로 기능한다. 가령 표제작인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에서 월리스는 자신이 성장한 일리노이주의 축제에서 중부 사람들의 기이한 공동체 의식과 불가해한 행태를 여과 없이 포착해 낸다. ‘무엇의 종말인지 좀더 생각해 봐야겠지만 종말인 것만은 분명한’에서는 존 업다이크, 필립 로스 같은 전후 미국 소설계를 지배했던 남성 소설가들을 향한 비아냥도 서슴지 않는다. 월리스의 눈에 그들은 찬양에 길들여진 ‘위대한 남성 나르시시스트’(Great Male Narcissists, GMN)일 뿐이다.●우치다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 제멋대로인 반려묘에 대한 노작가의 헌사 반면 우치다의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봄날의책)은 따뜻함이 주를 이룬다. 책에 담긴 것은 고양이 노라, 쿠루와 보낸 노(老)작가의 하루하루다. 그는 스승인 나쓰메 소세키의 ‘몽십야’에서 영감을 얻은 창작집 ‘명도’로 데뷔했지만, 소설보다는 수필가로서 더욱 명성을 얻었다. ‘네 다리를 사정없이 뻗어 대자로 자는’(13쪽) 방약무인한 존재인 고양이에 대한 헌사, 짧은 세월 함께 지낸 뒤 훌쩍 떠나 버린 고양이를 회상하는 노작가의 눈물이 아릿하고 따뜻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北 “5·18과 세월호 원한도 못 풀면서 주제넘게 삿대질”

    北 “5·18과 세월호 원한도 못 풀면서 주제넘게 삿대질”

    선전매체, 통일연구원 ‘북한인권백서’ 맹비난“탈북자 배설물로 도발책자 만들어”“5·18과 세월호 원한도 못 풀면서 주제넘어” 15일 북한 선전매체가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발간한 ‘북한인권백서 2020’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광대놀음으로 차례질 것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인민의 존엄과 권리를 최우선시하는 우리 공화국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며 동족 간에 불신과 반목을 야기시키고 북남관계를 파국 에로 몰아가는 대결망동”이라며 ‘북한인권백서’를 언급했다. 특히 “있지도 않은 사실을 꾸며내며 주제넘게 남에게 삿대질하기 전에 5·18 희생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의 가슴에 박힌 원한의 대못도 뽑아주지 못하는 무맥하고 가련한 제 처지와 집안의 한심한 인권실상이나 돌아보고 수치를 느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이 매체는 “인권의 기본징표인 자주권도 없는 식민지 하수인, 외세로부터 버러지 취급을 당하는 남조선당국이 그 누구의 인권을 입에 올리는 것이야말로 앙천대소할 노릇”이라고 주장했다. 비판의 대상으로 ‘남조선집권자’를 거론하며 “앞에서는 협력을 운운하며 노죽을 부리고 뒤에서는 아랫것들을 시켜 탈북자 쓰레기들이 싸지른 배설물들을 모아 도발책자나 만들게 하니 과연 제정신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인권 문제 제기를 ‘체제 전복’을 위한 시도이자 대북 적대 정책의 핵심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편 통일연구원은 지난 1996년부터 매년 국문과 영문으로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해왔다. 백서는 북한 이탈주민 심층 면접 조사와 북한법규·인민보안성 포고문·판결문 등 일부 입수한 북한 공식문건, 북한 당국의 유엔 제출 보고서, 북한 주요 매체, 국내외 북한 인권 관련 보고서와 논문, 국내외 매체 등을 토대로 작성된다. 지난 11일 발표한 북한인권백서 2020에 따르면 북한 구금시설에서 초법적, 자의적 처형이 종종 이뤄지는 등 여전히 주민들의 생명권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아파트 경비원 추모단체…“주민 갑질에 의한 사회적 타살”

    아파트 경비원 추모단체…“주민 갑질에 의한 사회적 타살”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경비원이 지난 10일 주민의 갑질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가해자의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과 진보정당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고 최희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추모모임)은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아파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비 노동자의 죽음은 개인의 비관이 아닌 사회적 타살”이라고 밝혔다. 추모모임은 “2014년 11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의 경비 노동자가 입주민 갑질에 스스로 분신해 목숨을 끊은 지 6년이 지났다”며 “하지만 막말과 갑질, 폭력 끝에 경비원이 또다시 숨졌다. 강남과 강북에서 6년의 시차를 두고 벌어진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고령의 경비 노동자는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성도 받지 못한 채 일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인간으로서 대우받기를 포기한 채 일한다”며 “이번 사건을 이 시대 취약계층 감정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시작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신하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는 “우리 주변 어디서나 이런 현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단순히 폭력 사건으로 치부하지 말고, 경비노동자의 근로조건이 어땠는지 반성하고 노동권 사각지대에 관해 관심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모모임은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가해 주민의 사과 및 피해 보상, 아파트 경비노동자 관련 제도 정비 등을 요구했다. 최씨의 발인은 당초 이날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유족들은 가해자로부터 사과받는 게 우선이라며 일정을 14일로 미뤘다.한편 이날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시민단체가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려고 하자, 주민들이 이를 막아서면서 20분가량 지연됐다. 결국 기자회견은 아파트 단지 밖 입구에서 진행됐다. 지난달 21일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A씨는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 이중으로 주차해놓은 차량을 밀어서 옮기려다 차주인 주민 B씨와 시비가 붙었다. 주민 등에 따르면 이후 A씨는 B씨로부터 지속해서 폭언과 폭행을 당하다 이달 1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은 A씨가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점으로 미루어 보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B씨는 “(경비원을) 폭행한 사실은 없으며 주민들이 허위로 과장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포토] 웃으며 작업하는 北 여성 근로자들

    [포토] 웃으며 작업하는 北 여성 근로자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2면 전체를 할애해 “우리 청년들은 조국 번영의 길에 뚜렷한 자욱을 새겨가고 있다”면서 관련 기사와 사진을 게재했다. 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운동의 최전성기를 토대로 청년 강국을 빛내어간다고 밝혔다. 신문은 “절세위인의 손길아래 그 이름도 빛나는 청년 강국의 존엄과 위용을 만방에 과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배송·안치까지 원스톱…도쿄로 몰리는 유골들

    배송·안치까지 원스톱…도쿄로 몰리는 유골들

    자녀 고령화에 묘지 관리비 등 부담 기존 무덤 없애고 사찰·납골당 맡겨 유족들 손쉬운 관리대행 이용 늘어 “고인 존엄성 위한 묘 공공 관리 필요”일본 도쿄도 오타구의 대로변에 자리한 도심 속 사찰 ‘혼주인’에는 며칠에 한 번꼴로 전국 각지에서 유골 항아리들이 도착한다. 이 절에 봉안하기 위해 가족들이 택배로 부친 유골들이다. 혼주인 측은 항아리에서 유골의 일부를 덜어내 불상 내부에 안치하고 나머지는 도치기현 닛코시로 가져가 수목장을 한다. 이렇게 하는 데 드는 비용은 총 3만엔(약 34만원)으로 크게 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니다. 일본의 수도 도쿄에 도심형 유골 안치소를 비롯한 납골당이 빠르게 늘어 가고 있다. 1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도쿄도에 설치된 납골 관련 시설은 총 433곳으로, 10년 전에 비해 90곳(26%)이나 늘었다. 주된 이유는 전국적으로 조상 및 가족 묘지의 철거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저출산·핵가족화, 유족들의 고령화, 혈연관계의 약화, 묘지 관리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기존의 묘지를 없애는 추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오사카부에서 가장 큰 오사카 호쿠세쓰 공원묘지의 경우 철거되는 무덤의 수가 새로 들어서는 무덤의 10배 수준에 이른다. 그러나 무덤을 없애면서도 먼저 세상을 뜬 부모나 배우자, 형제 등 가족을 기리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 그런 사람들을 중심으로 손쉬운 관리대행이 가능해지면서 자녀들이 살고 있는 경우가 많은 도쿄로 유골을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에 사는 7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도쿄 중심지인 분쿄구의 한 납골당에 가족 전용 공간을 만들었다. 군마현의 선산에 있던 부모님과 남동생의 묘지를 없애면서다. A씨는 “부모님 묘지를 관리해 오던 남동생이 세상을 뜨면서 내가 그 일을 맡게 됐지만, 이제는 나도 너무 나이가 들어 힘에 부치게 됐다”며 “고민 끝에 두 딸들이 살고 있는 도쿄 도심지 납골당을 선택했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미야기현 오사키시에 사는 여성 B(79)씨는 2년 전 사망한 남편의 유골을 지난해 10월 혼주인에 봉안했다. 자녀도 없고 친척 관계도 소원해 남편 유골을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까 고민하다 결국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곳에 오게 됐다. 나중에 본인이 사망했을 때에도 자기 유골을 남편과 함께 안치해 달라고 2인분 공간을 계약했다. 유골 배송부터 안치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해 주는 업체도 등장했다. 묘지 철거를 전문으로 하는 도쿄도 에도가와구의 ‘에도의 요시다’라는 업체는 5년 전 ‘유골배송 키트’를 개발, 인터넷을 통해 3850엔에 판매하고 있다. 상품은 유골 항아리 1개가 알맞게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흰색 골판지 박스 세트다. 여기에 잘 포장해 이 업체에 유골을 보내면 전용 공간에 2년간 안치해 준다. 기본 보관 기간이 끝난 뒤에는 유족이 원할 경우 도쿄만 앞바다에 산골하는 ‘해양장’ 서비스도 해 준다. 비용은 3만엔 정도. 요시다 시게루 대표는 “나도 처음에는 ‘유골을 어떻게 우편으로 보내지?’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이런 것이 바로 현대 일본인들이 유골을 대하는 관점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흐름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묘지문화 전문가인 모리 겐지 이바라키기독교대 명예교수는 “가까운 곳에서 고인을 기리고 싶은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묘지를 옮기는 게 과연 돌아가신 분들이 원하는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며 “개인이나 가족 차원을 넘어서 지역사회나 국가가 사자의 존엄성을 지키는 차원에서 묘지의 관리 및 유지에 관여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세계 적십자의 날, 전세계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서있는 적십자

    세계 적십자의 날, 전세계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서있는 적십자

    5월 8일은 세계 적십자의 날 5월 8일은 세계 적십자의 날이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설립자 앙리 뒤낭이 탄생시킨 국제적십자·적신월운동(적십자운동)은 그가 1858년 이탈리아 솔페리노 전쟁의 참화를 목격하고 스스로에게 던진 한 질문으로부터 비롯됐다. “만일 국제구호단체가 존재해 사람들을 자발적으로 도울 수 있는 의료진들이 있었다면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까.” 그는 전쟁의 참상을 ‘솔페리노의 회상’에 담고, ‘인도주의’를 구현할 국제구호 단체의 창설을 여러나라에 호소한 끝에 1863년 제네바에서 적십자운동이 시작됐다. 그 운동은 오늘날까지 이르러 1억명의 191개국 적십자사 직원 및 자원봉사자가 전 세계 곳곳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적십자운동의 모체가 되는 ICRC를 비롯해 국제적십자연맹과 각국의 적십자들은 이러한 적십자운동의 구성원으로 그 활동의 목적과 범위가 각각 분명하며, 필요할 경우에 적십자운동의 정신 아래 서로 긴밀히 협력한다. 우선 ICRC는 1863년에 설립된 세계에게 가장 오래된 국제인도주의 기구이며, 독립적이고 중립적으로 전세계 80여 개국 나라의 국제적·비국제적 무력충돌, 내란 혹은 긴장 상황에서 제네바협약을 근간으로 하여 분쟁의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해오고 있다. 제 1·2차 세계대전 등 분쟁이 있을 때마다 인도주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앙리뒤낭 개인이 수상한 1대 노벨평화상을 포함해 1917년, 1944년, 1963년 총 4회의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단일 단체수상으로는 오늘날 가장 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ICRC가 무력충돌의 피해자를 보호하는 게 목적이라면 IFRC(국제적십자연맹)은 주로 자연 재해 등의 재난상황에 있어서의대 각국 적십자들의 활동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적십자운동 구성원의 이름과 역할이 복잡하게 생각될 수도 있겠으나,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각 기구들 모두 ‘어떠한 차별도 없이 인간의 고통을 예방하고 경감하고자 노력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한다’는 ‘적십자운동의 정신’ 아래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나라는 217개국에 이르렀다. 확진 환자는 300만 명을 이미 넘어섰으며 26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런 전례없는 위기 속에 적십자운동의 구성원인 ICRC와 IFRC 그리고 각 국의 적십자 적신월사는 적십자 운동의 방대한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가장 최전선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활동을 펼치며 전 세계 사람들의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해 세계 적십자의 날 주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박수를’ 특히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시리아 등의 지역에서 이미 오랜 시간동안 끊이지 않는 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염은 더욱더 가혹하게 다가올 것이다. 만약 이번 사태를 도울 수 있는 기구나 사람들이 없다면, 그 피해는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참혹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세계의 모든 장소에서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위해 국적, 종교, 인종에 대한 어떠한 차별도 없이 적십자가 존재한다. 올해 세계 적십자의 날 주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박수를’(Keep Clapping) 이다. 적십자의 날을 맞이하여 지금 이 시각에도 전염병 대응의 최전선에서 헌신과 봉사를 다하는 전 세계 적십자 직원들을 생각하며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시간(홋타 요시에 지음, 박현덕 옮김, 글항아리 펴냄) 중일전쟁 당시 난징 대학살을 다룬 일본 작가의 소설. 1955년 일본에서 처음 간행된 소설은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인 홋타 요시에가 참전 일본인이 아닌 피해자인 중국 지식인의 수기 형식으로 집필했다. 쉼표가 많은 주인공의 독백에서 전쟁의 참상과 인간의 존엄, 역사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264쪽. 1만 5000원.아녜스 바르다의 말(아녜스 바르다·제퍼스 클라인 지음, 오세인 옮김, 마음산책 펴냄) 기성 상업 영화의 관습을 거부한 ‘누벨바그의 대모’ 아녜스 바르다의 생전 인터뷰 스무 편을 실었다. 유년 시절 자주 이사한 덕에 자유의 감각을 얻었다는 일화부터 창작자로서 느끼는 고충과 희열까지 내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440쪽. 2만 2000원.5·18 광주 커뮤니타스(강인철 지음, 사람의무늬 펴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에 부치는 사회학자의 기록.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교수인 저자는 ‘리미널리티’(경계·전이·잠재적 상황), ‘커뮤니타스’(사회적 상호관계), ‘사회극’의 관점에서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이 연대와 헌신의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과 내면적 조건들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468쪽. 2만 5000원.흐르는 것들의 과학(마크 미오도닉 지음, 변정현 옮김, 엠아이디 펴냄) 재료과학자와 함께하는 13가지 액체로 떠나는 여행. 비행기의 원료인 등유의 폭발성, 볼펜의 잉크가 종이 위에 한꺼번에 쏟아지지 않는 이유 등 액체의 특성을 조명했다. 인간과 지구 생명의 근원이 되기도 하고, 동시에 쓰나미가 돼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는 액체의 이중성이 흥미롭다. 316쪽. 1만 7000원.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리처드 플레처 지음, 박흥식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대립의 기원을 살펴본 역사서. 두 종교는 모두 유일신을 믿으며 아브라함, 모세 등 성서의 인물들을 경외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예수와 삼위일체 교리를 갖고 교회와 국가를 분리하는 그리스도교, 철저한 유일신에 제정일치를 꿈꾸는 이슬람은 근본적인 차이로 대립하기 시작한다. 296쪽. 1만 8000원.스마트 베이스볼(키스 로 지음, 김현성 옮김, 두리반 펴냄) 현대 야구를 지배하는 데이터 혁명에 관한 소개서.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에서 야구 전문 기자로 활동했던 저자는 다승, 타율, 타점, 세이브 등 전통적인 스탯의 결함과 한계를 짚는다. 이어 WAR이나 WPA, wOBA처럼 새롭게 주목받는 스탯들이 왜 나오고 쓰이게 됐는지 알려 준다. 352쪽. 1만 5000원.
  • 이민자는 내 일자리를 뺏지 않았다

    이민자는 내 일자리를 뺏지 않았다

    작년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 美 부부 경제학자 데이터 바탕한 검증·해법 찾는 ‘좋은 경제학’ 제시 이민자 유입 여파·세금 등 기존 관념 뒤집는 일침주류 경제학자들은 지금 지구촌에 몰아닥친 많은 어려움을 기존 경제학 논리로 극복할 수 있다며 끊임없이 해결책을 낸다. 그런데 왜 세상 곳곳에서 불평등과 부의 편중은 갈수록 심해질까.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의 부부 경제학자가 세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타의 학자들과는 사뭇 다르다. 나쁜 경제학을 버리고 좋은 경제학을 선택해 쓰자는 것이다. 두 사람은 가난한 나라,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에 천착해 온 경제학자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경제학을 현실로 끌어내렸다’는 평을 받은 이 책은 세상의 문제를 이상이 아닌 현실의 경제학으로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텍스트로 읽힌다. 두 사람이 말하는 좋은 경제학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이든 의문을 제기해 데이터에 바탕한 검증과 시실관계를 따져 접근 방식을 전면 수정하거나 해법을 찾는 것이다.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기 위해 단정적으로 말하고 예측하기를 좋아하는 정책 입안자들은 그 대척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들에 따르면 세금 인하로 경제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안에 지지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보수 경제학자 9명은 나쁜 경제학의 실행자라 할 수 있다. 그들은 향후 10년간 3%의 이득이 발생할 것이라며 맞장구를 쳤지만 결과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을 뿐이다.나쁜 경제학을 좋은 경제학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여러 사례를 통해 힘을 얻는다. 이주와 이주민 문제가 대표적이다. 저자들은 이민자들이 ‘물밀듯이’ 밀려온다는 정치가들의 주장은 선동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한다. 거꾸로 이주와 이민이 너무 적다는 게 문제임을 지적한다. 대다수 인종주의자들의 주장처럼 이민자 유입은 도착국 현지 노동자에게 해가 될까. ‘마리엘 보트리프트’(Mariel Boatlift)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음을 입증한다. 1980년 4~9월 쿠바를 떠나 미국 마이애미에 도착한 12만 5000여명. 이들이 들어오기 전후의 마이애미 거주자 임금과 고용률 변화를 애틀랜타 등 미국 도시 4곳과 비교한 연구에서 별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많은 이민자가 유입돼도 현지인 고용·임금에 부정적인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게 결론이다. ‘경제학을 뒤집자’는 부부 학자의 주장은 경제 성장, 불평등, 일자리, 기본소득, 정부에 대한 신뢰, 사회 분열, 기후변화 등으로 다양하게 번진다. 세율을 낮추면 일할 유인이 커져 세수가 늘어난다는 ‘래퍼 곡선’의 허점을 들추는가 하면 모두에게 이득이 되고 고속 성장이 일어날 것이라던 무역을 놓고도 성장률을 약간 높이지만 실업률도 끌어올린다고 일침을 가한다. 성장 과정에서 수반되는 고통은 마땅히 감수해야 한다는 이론에도 맞선다. 돈과 존엄의 관계는 특히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사람들은 경제적 인센티브만을 좇는 게 아니라 존엄을 지키는 것도 중시한다는 점의 강조이다. 이를테면 가난한 사람들도 복지 혜택을 많이 받게 됐다고 해서 일을 그만두거나 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범죄자 취급을 받을 바엔 복지혜택 수혜를 포기하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울트라 슈퍼리치(초갑부)들의 소득 증가는 성층권으로 치솟았지만 나머지 99% 사이의 불평등은 점점 더 심화하고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그 거대한 어려움에 맞서 자명해 보이는 것의 유혹에 저항하고 ‘기적의 약속’을 의심하라고 계속 주문한 저자들은 이렇게 매듭짓는다. “경제학은 경제학자에게만 맡기기에는 너무나 중요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뿌리 뽑힌 채 부유하는 존재들… 그들의 이야기가 내게로 왔다

    뿌리 뽑힌 채 부유하는 존재들… 그들의 이야기가 내게로 왔다

    “뿌리 뽑힌, 제대로 이식되지 못하고 부유하는 존재들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김복동·길원옥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오롯이 담았던 김숨(46) 작가가 이번엔 고려인 강제 이주 이야기를 들고 나온 이유다. 지난 4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최근 낸 장편소설 ‘떠도는 땅’(은행나무)의 집필 계기를 묻자 “그들의 이야기가 내게로 왔다”고 했다. 1947년 북한에서 구소련에 의해 러시아 캄차카에 노무자로 간 조선인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어딘가에 갔다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쌓여 강렬하게 남았다. 이야기가 오면 일단 쓰고 보는 작가는 거침없이 내달렸고, 이후 2년 6개월 동안 퇴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떠도는 땅’은 1937년 연해주에 거주하고 있던 고려인 17만명이 스탈린 정권에 의해 화물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사건을 소재로 한다. 작가는 화물칸이라는 열악한 공간을 배경으로, 열차에 실린 사람들의 목소리, 특히 여성의 목소리를 빌려 디아스포라의 운명을 그린다. 그들의 입으로 발화한 그 시기 연해주는 소련인들과 조선인들 간에, 조선인들 사이에서도 임시 거주증을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이들 간에 차별과 갈등이 존재하는 곳이다. 작가는 “극적인 상황을 소재로 했지만, 극적으로 그리지는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영웅 서사를 배제하고, 민족이나 계급 차보다 개개인에게 초점을 맞췄다. “소설 속 임산부 금실의 대사 중에 ‘가장 선한 사람도, 가장 악한 사람도 조선인이었다’는 말이 있어요. 한 인간 안에도 선과 악이 동시에 있죠. 인간이 갖고 있는 속성을 좀더 들여다보고 싶었어요.” ‘그로테스크’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던 김숨의 초기 소설과 달리 기찻간은 살풍경스럽진 않다. 지독한 추위 속 만성적인 식량 부족에 시달리면서도 구멍 난 장화를 몰래 기워 주는 인심이 있다. “어느 순간부턴가 제가 정서적으로 소화할 수 없는 장면들이 있어요. 피해자들, 생존해 계신 분들에 대한 넘지 않아야 할 어떤 선 같은 게 제 안에 생기기도 하고요. 그분들에 대한 예의죠.” 행여 행상 나간 남편에게 우환이 닥칠까 이가 들끓는 머리를 자르지 못하는 아내, 저고리 가득 각종 곡식의 씨앗을 품은 시어머니는 소설이 말하는 인간 존엄의 상징이다. 201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뿌리 이야기’처럼, 작가가 유독 뿌리 잃은 사람의 이야기에 천착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자신의 기질 때문이라고 했다. “어릴 때부터 집을 떠나 어딘가에서 자야 할 때마다 굉장한 불안을 느꼈어요. 할머니 댁에 가도 저녁 때가 되면 집에 가고 싶어서 안달하는 상태가 됐고요. 하룻밤 자야 하는 상황에서 집에 돌아온 적도 있죠. 그래서 그런 분들이 갖는 공포와 불안에 시선이 가나 봐요.” 한 번 들으면 각인되는 ‘숨’은 필명(본명은 수진이다). 그에 관해 물었는데 뜻밖에 “별달리 의미 부여를 안 했던 이름”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좋아하는 소설가에게서 ‘숨을 데를 마련했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숨’ 하면 ‘숨쉬다’, ‘숨는다’가 모두 연상되는데, 가만 생각해 보면 늘 숨어 있을 곳, 숨겨 줄 만한 누군가를 끊임없이 찾고 필요로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절로 의미가 다가온 이름, 그 자체로 숨쉬고 있는 필명에 관한 그의 설명이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글로벌 In&Out] 김정은 위원장 중태설, 후계자 등장할까/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김정은 위원장 중태설, 후계자 등장할까/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4·15, 한국 21대 총선의 날. 북한에서 의미가 더욱 큰 날이다. 1912년 4월 15일은 소위 ‘민족의 태양’ 김일성이 태어났던 날이다. 그래서 매년 행사가 진행되고 김일성의 왕좌를 이어받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당연히 그런 행사의 주인공이 된다. 그런데 이번 행사에는 김 위원장이 나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만수대에 있는 김일성 동상 앞으로 꽃바구니도 보내지 않아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대북 매체인 ‘데일리 엔케이’는 대북 소식통을 통해 김 위원장이 심혈관계 시술을 받고 치료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CNN은 미국 정부 인사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전했는데 이 보도로 인해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관심이 더욱 강도 높게 쏟아지고 있다. 의대에 다닌 적이 없어도 김 위원장을 볼 때 비만 정도가 심하고 매일 담배를 그리 많이 피운다면 건강이 좋을 리가 없다고 확신할 수 있다. 만약 중태설이 사실이고 회복된다면 후계자 사업을 시작할지도 모른다. 이휘성 국민대학교 선임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김일성은 50대로 접어든 1960년대 후반부터 뒤를 이을 후계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죽은 후에도 자기의 가족과 자기의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당시 중국에서 마오쩌둥(毛澤東)의 후계자로 린바오(林彪)가 지정돼 자기도 후계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듯하다. 이와 달리 김정일은 60대가 된 후 2008년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후계자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전에 여러 이야기도 있었지만 뇌졸중 전까지 확실한 계획이 없었던 것이다. 1960년대 후반과 달리 북한은 그 당시 경제가 매우 어려웠고 식량난과 안보 위기가 만성적 위기 상태였기 때문에 죽음의 문턱에 갈 때까지 김정일은 후계자를 지정할 자신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김정은 위원장은 어떨까. 아직 30대 후반이다. 너무 이른 나이에 건강이 악화된다면 오래 못 갈 것이라고 예측할 수도 있다. 술과 담배를 끊고 살을 빼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면 60대까지 버티기 어렵지 않을까. 또다시 쓰러지면 왕좌를 지킬 후계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김씨 가문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 건강으로 인한 공백에 대한 대책을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만약 회복이 안 되면 상황은 매우 위험해지고 예측하기 상당히 힘들어질 것이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은 섭정이나 ‘여왕’이 될 힘이 있을지 알 수 없고 안 되면 김씨 가문 외에서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확실하게 말할 수 없고 다시 등장할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중태설이 사실이라면 북한 정치는 달라질 가능성이 꽤 크다. 소위 ‘최고존엄’이 서거하든 회복되든 이제 건강은 추상적 변수가 아니라 현실적 문제가 됐다. 북한 연구자뿐만 아니라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의 고민거리가 된다. 한국 정부는 급변 사태가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단언했다. 협상과 교류모드로 남북 관계를 이끌려고 하는 문재인 정부는 당연히 그래야 할 것이다. 그런데 중태설이 사실이라면 급변 사태 가능성이 없다고 하면서 물밑에서 현실적 문제가 된 ‘최고존엄’의 건강에 대비한 준비가 시급할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이상 없이 다시 등장하게 되면 다행스러울지도 모른다. 물론 핵보유를 과시해 왔고 경제개혁에 대한 의지도 미흡해 보이지만 현재 같은 세계적 위기 상황 속에서 급변 사태가 아니더라도 김 위원장의 왕좌에 대한 게임마저 난장판이 될지도 모른다. 왕실이 흔들리면 북한 주민과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세계적 위기 속에서 위험이 너무 크지 않을까.
  • 총선 보도 균형·공정성 잘 살려… ‘코로나19’ 단순 정보 전달 아쉬워

    총선 보도 균형·공정성 잘 살려… ‘코로나19’ 단순 정보 전달 아쉬워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회의를 열지 못한 지난 2월, 3월부터 총선이 치러진 4월까지 주요 보도를 주제로 28일 제126차 서면 독자권익위원회를 개최했다. 김만흠(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위원장을 비롯해 심훈(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박준영(변호사), 이동규(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김준일(뉴스톱 대표), 유승혁(경희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독자권익위원이 참여했다. 균형감 있는 선거 보도, 탐사기획부의 ‘법에 가려진 사람들’ 연속 보도 등이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 코로나19 보도와 관련 팩트 체크 기사는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래는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김만흠 선거운동 과정과 선거 결과에 대한 보도에 초점을 두고 봤을 때 선거 보도는 아주 균형감이 있었고 공정성을 잘 살렸다. 독자에게 선거 정보를 제공하는 주제별 기획도 좋았다. 특히 한국 헌정사의 주요 장면 사진과 함께 실은 선거날 15일자 1면은 시각적인 차원에서도 내용도 좋았다. 하지만 선거 결과 보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과 미래통합당의 패배라는 대세에만 주목하고 있다. 지지율에 나타난 특성이나 민주당과 통합당 대결이 아닌 호남 지역의 선거 결과, 또 다른 이면에 대한 기사나 분석은 부족해 보였다. 한편 MBC 보도 내용을 전제로 쓴 4월 2일자 31면 칼럼 ‘범죄의 완성과 윤석열 검찰’은 MBC의 보도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사퇴 요구 의지가 과도하게 실린 칼럼으로 보인다. 심훈 서울신문이 2월에 다뤘던 ‘법에 가려진 사람들’은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신문사가 어떤 의제를 설정해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들을 도와야 하는지 잘 드러냈다. 그동안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통념 속에서 간간이 개별 사건으로 보도됐던 법의 부작용과 약점, 사각지대가 서울신문의 탐사기획으로 그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법에 가려진 사람들’이 2020년에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련 기획으로 이어져 서울신문 고유의 특성화 의제로서 지속적인 베스트셀러 상품이 되길 바란다. 또 이 연속 보도에서 제공되기 시작한 QR코드는 서울신문이 독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얼마나 고심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 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유승혁 유독 총선 기사가 돋보였다. 분석적인 기사가 많이 보였고 단순히 정치인 말만 실어 나르는 기사는 없었다. 20대이자 대학생으로서 선거 관련 정보를 얻기에 유용했고, 정당이 내세우는 것과 우리가 비판하고 분석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서울신문 칼럼 덕분에 신문값이 아깝지 않았다. 특히 황수정 부국장 칼럼이 그렇다. 주변 학생들에게 소개했는데 다들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팩트 체크’라는 부제를 달고 나오는 기사를 몇 번 봤는데 어떤 사안의 사실을 검증하는 것인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론사에서 팩트 체크팀이 어떻게 하는지를 참고하면 좋겠다. 4월 7~9일자 낙태죄 헌법불합치 1년(상·하) 기획 기사는 독자가 스낵처럼 접할 수 있는 기사와 차별성을 보이는 깊이 있는 탐사보도라고 생각한다. 기사를 접하기 전까지는 이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 줄 몰랐다. 박준영 칼럼에서 코로나19와 인권 문제의 핵심을 다룬 점이 눈에 띈다. “아무리 작은 프라이버시라도 그 포기를 결정할 때는 신중해야 하고, 훗날 우리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4월 2일자 ‘프라이버시의 종말’), “생명이 달린 감염병 정국에서 인권만이 지상 최대 과제일 수는 없으나 아무리 상황이 급박해도 어렵게 쌓아 온 인간 존엄성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것은 위험하다.”(4월 15일자, ‘감염병 그리고 그들의 전염병’), “코로나가 던지는 여러 과제 중 시민의 인권자유 제약의 허용 범위에 대하여 끝장토론해 볼 일이다.”(4월 17일자 ‘코로나의 인권 제약’) 서울신문이 이 핵심에 대한 논의를 적절한 시기에 끌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격권과 프라이버시가 왜 중요한지, 이런 권리의 제한과 포기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 등을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된 사례를 통해 시민에게 이해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막연한 인권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언제든지 현실의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시민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언론이 더 노력해야 한다. 김준일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서울신문의 보도는 무색무취였다. 각 부서가 코로나19로 벌어진 상황을 하던 방식대로 소화했을 뿐 전체를 조망하는 기사가 없었다. 기사를 하루 단위로 소비해 버렸을 뿐 쌓이는 기사도 전혀 없었다. 당장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코로나19와 관련한 별도의 페이지가 없다. 근본적으로 의학전문기자나 전문성을 갖춘 기자가 없었다. 사회부 시각으로 하루하루 확진자와 사망자를 중계하는 데 바빴지, 뭘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지에 대한 큰 그림이 없었던 것 같다. 총선 보도에 있어 가장 눈에 띄었던 콘텐츠는 이창구 정치부장의 칼럼 ‘미리 쓰는 4·15 총선 반성문’이었다. 그만큼 이번 선거는 각종 정치권의 꼼수로 혼탁했고, 언론 보도도 제 몫을 못 했다. 서울신문 총선 보도에서 아쉬웠던 점은 팩트 체크 기사가 많이 부족했단 것이다. 여러 한계를 인정하더라도 중계식 보도에 급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김숙현 3월 1일자 3·1절 특별기획 중 ‘생존자 19명 위안부 없어도 위안부 운동은 계속된다’는 기사는 매우 의미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식에서 일본에 대한 사죄 요구나 역사 문제를 전면에 부각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자칫 위안부나 역사 왜곡에 대한 기사가 묻힐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방해로 위안부 기록물 등의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보류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기사는 일본의 역사 왜곡 동향에 대해 잘 설명해 줬다. ‘글로벌 인사이트’는 서울신문 국제면에서 가장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전문성이 돋보이고 독자로서 이슈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지식과 내용을 얻을 수 있어 매우 유익하다. 2월 25일자 ‘레임덕 찾아온 1강 아베’ 기사는 차기 총리 후보를 언급하면서 아베 신조 이후의 일본의 총리에 대해 자세히 기술했다. 다만 스캔들이 지지율 급락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고, 의원내각제라는 일본 정치의 특수성에 의해 ‘레임덕’이라는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기술하면서도 제목을 ‘레임덕 찾아온 1강 아베’로 뽑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동규 팩트 체크의 파급효과와 중요성을 감안해 대상 선정부터 분석·검증 등 전 과정에 걸쳐 보다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또 팩트 체크의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독자 등 고객의 의견이나 관심을 반영하는 것도 좋겠다. 디지털·온라인 추세에 따라 언론의 온라인 기능 확충은 불가피한 흐름이다. 이와 관련해 온라인 댓글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온·오프라인 언론 시장은 경제학적으로 말하면 플랫폼을 통한 양면시장에 해당된다. 한 면을 차지한 독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잘 끌어당겨야 다른 면의 고객(광고주)도 들어오는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기사에 달린 댓글 수, 내용 등 독자의 반응과 관심을 살펴 이를 잘 기획·설계해 독자들에게 다시 보여 준다면 호응을 얻고 추가 기사도 발굴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정리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이목 집중시키기”…김정은 위중설 관련 시나리오 5가지

    “이목 집중시키기”…김정은 위중설 관련 시나리오 5가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지난 15일(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불참하면서 그의 행방과 건강상태를 놓고 “위독하다” “코로나19를 피해 격리 중이다” 등의 여러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행방에 대한 5가지 시나리오를 정리했다. “수술 후 회복 중”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뉴스는 지난 21일, 익명의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평북 묘향산 지구 내에 위치한 김씨 일가 전용병원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인근 향산 별장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데일리NK뉴스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측근들과 지방에 머물며 “일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는데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행보는 수술 후 회복 중이라는 설명에 부합한다”고 진단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지난 26일 보도된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살아 있고 건재하다(alive and well)”고 말했다. 하지만 데일리NK뉴스 보도와 달리 “김 위원장은 4월 13일부터 원산에서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중한 상태” 데일리NK뉴스 보도 수시간 뒤, 미 CNN은 김 위원장이 최근 큰 수술을 받은 이후에 “위중한 상태”에 처해 있다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모니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별개로 블룸버그통신의 제니퍼 제이콥스는 지난 20일 트위터에 “김 위원장이 지난주 심장 수술을 받았고, 그가 살아있더라도 건강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정보를 미 정부가 입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CNN보도와 관련해 “오래된 문건(old documents)을 갖고 보도했다”며 “부정확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소셜 미디어에선 김 위원장의 신병이상설이 빠르게 확산됐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김 위원장에 관해 조언하기 위해 의료 전문가들을 포함한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했다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5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에 일부 진단 키트를 제공했다”고 밝히며 “진단 키트와 의료진은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격리 조치” 북한은 코로나19 감염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달 화상 브리핑에서 “발병 사례가 있다고 꽤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도쿄신문은 지난 23일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원산의 별장에 머무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원산 체류는 코로나19를 피하기 위한 자가격리일 것”이라고 일본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전했다. 이 소식통은 “경호요원 중 코로나19 감염자가 발견돼 김 위원장이 경비 태세에 불안감을 느낀 것이 원산행의 이유라는 정보가 흘러 다닌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11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3명 이상 모이지 말라’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한국일보는 지난 28일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참배 불참은 코로나19 위험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군사훈련 참관 중 부상“ 김정은 위원장의 신병이상설과 관련, 주목을 받는 곳은 원산이다. 원산은 김 위원장을 위한 특각이 마련돼 있는 곳이며, 또 원산 일대에선 미사일 시험 발사가 수차례 이뤄지기도 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지난 21일 이후 북한 원산의 한 기차역에 정차해 있다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상업용 위성사진을 토대로 지난 25일 보도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지난 14일 원산에서 멀지 않는 선덕비행장에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는데 그때 참관 중 다쳐서 태양절 참배에 불참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북한 내 ‘최고 존엄’이 부상당할 정도로 급전 참관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국제사회 이목 집중시키기“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긴급 전문가 좌담회에서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의 이목 집중을 의도했을 수 있다고 봤다. 윤상현 위원장은 “최고존엄의 권력 공백 사태설이 퍼지면 북한 내부 동요 때문에 김 위원장이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안 나타나면 진짜 문제”라며 “의도적으로 업무를 하지 않고 있다면,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일주일 후 등장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이 지난 11일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28일 현재까지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 가운데, 북한 매체는 동정을 계속해서 전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김 위원장이 27일자로 보낸 축전에서 남아공의 명절 ‘자유의 날’(Freedom Day)에 즈음해 축하 인사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당신과 남아프리카공화국정부와 인민에게 열렬한 축하를 보낸다“며 ”이 기회에 우리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가 끊임없이 확대 발전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국민 65% “법 안 지켜져”...처벌 강화 범죄 1위 ‘성범죄’

    국민 65% “법 안 지켜져”...처벌 강화 범죄 1위 ‘성범죄’

    ‘57회 법의 날’ 맞아 설문단속, 처벌 미미 49.5%지도층 법 준수 미흡 33%국민 10명 중 6명은 우리나라에서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답변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처벌이 강화돼야 할 대표 범죄로는 단연 성범죄가 꼽혔다. 법무부는 25일 ‘57회 법의 날’을 앞두고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국민 223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사회에서 법이 잘 지켜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50.7%는 ‘별로 그렇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률도 14.4%에 달했다. 부정적 답변이 65.1%를 차지한 것이다. 법이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로는 ‘단속이 되지 않거나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란 답변이 49.5%로 나왔다. 절반 가까이가 법이 있어도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현실을 꼬집은 셈이다. 모범을 보여야 할 ‘사회 지도층의 법 준수 미흡’을 꼽은 응답자도 32.9%였다. 처벌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범죄 유형으로는 응답자의 39.6%(복수 응답 가능)가 성범죄를 꼽았다. 이어 소년범죄가 23.6%를 차지했다. 공무원의 뇌물범죄 등 부패범죄, 기업인 경제비리 범죄는 각각 20.5%, 12.8%로 나왔다. 가장 중요한 법무부 정책으로 ‘각종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를 꼽은 응답자는 1438명(33%)으로 가장 많았다. ‘검찰개혁 등 새로운 형사사법제도 정립’(1306명, 30%), ‘범죄피해자 지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정책’(698명, 16%)이 뒤를 이었다. 법무부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법, 차별 없이 누구에게나 공정한 법, 정의롭고 국민과 소통하는 법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법의 날 기념식은 별도로 열리지 않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태구민 “김여정 아닌 이복동생 김평일 주목해야”

    태구민 “김여정 아닌 이복동생 김평일 주목해야”

    탈북민 출신 태구민(본명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자가 23일 “김정은이 죽게 되면 김여정 체제로 가겠지만, 현 체제를 떠받드는 60, 70대 세력의 눈에 김여정(32)은 완전히 애송이”라면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김평일(66)의 존재”라고 주장했다. 김평일은 김정일 위원장의 이복동생으로 이른바 ‘백두혈통’이다. 체코대사로 있다가 지난해 11월 평양으로 소환됐다. 당시 이를 ‘김정은 체제 완성’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았다.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역임한 태구민 당선자는 이날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서 “김정은이 중태에 빠지거나 사망한다고 해서 즉시 북한 내부 혼란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 주민들이 수십년간 맹목적으로 상부 지시를 따르는데 습관화돼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태 당선자는 “최근 북한 동향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나도 북한 외무성에 있었지만 최고 존엄, 북한 지도자의 김 씨 일가의 건강과 관련해서는 최고위급 기밀사항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가 무슨 수술을 받았는지, 이런 구체적인 상황을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말한다는 것은 좀 추측이다”고 했다. 태 당선자는 “김정은이 30분 이상 걷지 못하고 털썩 주저앉는 것을 보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은 명백하며 이런 시스템에서 북한이 김정은의 유고시를 준비하는 시스템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신빙성 낮은 김정은 건강 이상설, 급변 사태는 대비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현지시간 21일 백악관에서 “우리는 모른다”면서 “보도에서 말하는 종류의 상태라면 매우 심각한 상태로, 나는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중태설은 미국 CNN이 20일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촉발됐다. CNN은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했는데,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에 불참했으며 건강을 둘러싸고 추측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2014년에도 제기됐으나 미국의 유력 언론이 미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11일 이후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19일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 명의로 김 위원장 친서를 받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반박한 점으로 미뤄 볼 때 김 위원장 위중설은 신빙성이 낮다. 김 위원장 재가가 없다면 해당 발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 동선은 추적이 사실상 어려운 현실에 비춰 CNN 보도가 지나치게 앞서나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청와대 등 정부는 CNN 보도에 대해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북한 언론은 건강 이상설에 특별히 반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대단히 폐쇄적인 국가로, 주요한 정보가 통제되는 나라인 만큼 ‘최고 존엄’에 대한 정보가 흘러나올 가능성이 낮다. 건강이상설에 시달리던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사망한 지 이틀 만인 2011년 12월 19일에 공표된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미국·중국·일본과 함께 심도 있는 정보 공유로 혹시나 있을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 태구민 “김정은 사망하면? 통일위해 한국이 믿음줘야”

    태구민 “김정은 사망하면? 통일위해 한국이 믿음줘야”

    탈북민 출신인 미래통합당 태구민(본명 태영호) 당선인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 “이 기회를 안 놓치고 통일하기 위해선 한국과 손을 잡을 수 있도록 믿음을 줘야한다”고 밝혔다. 미국 CNN은 전날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태 당선인은 21일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북한은 한국이나 미국이 군대를 이끌고 들어올까 ‘중국 형님’들에게 지켜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태 당선인은 “김정은이 마음 아파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북한 출신인 제가 강남갑에 당선된 것과 (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못한 것이 우연의 일치일까. 먼 훗날 역사가 판단할 문제지만 우리가 모르는 어떤 일치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최대 명절인 4·15에 김정은이 불참했고 동시에 한국에서 최초로 북한 출신 태영호가 강남갑 의원으로 선출됐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김일성의 생일(태양절)은 북한에서 제일 큰 명절이다.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한 것은 비정상적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변에 이상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런데 심혈관 수술을 했는지, 제일 취약한 무릎이나 발목을 다쳤는지 등은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태 당선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씨 일가’의 동선과 신변은 국가적 극비 사안으로 일반 주민들은 물론 최고위 간부들도 거의 알 수 없다. 북한은 체제 특성상 ‘최고 존엄’에 논란이 있을 때마다, ‘최고 존엄’이 건재하고 있다는 행보를 수일 내로 보여 왔다”면서 “현재 김정은의 신변이상설이 보도된 후 일주일이 넘은 지금까지도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태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공사 출신으로 탈북민 중에 최고위급 외교관으로 꼽힌다. 그는 4·15 총선에서 ‘영입인재’로 미래통합당에 입당했고 서울 강남갑에 전략공천돼 당선인이 됐다. 오는 5월30일 국회의원 임기가 개시하면 의원회관에 사무실을 배정받고 국회 본청의 본회의장과 상임위 회의장 등을 수시로 출입할 전망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김정은 위중설… 靑 “특이동향 없다”

    김정은 위중설… 靑 “특이동향 없다”

    靑 “김, 측근들과 지방서 정상활동 중”… 일각 “원산에 있는 듯”미국 CNN 방송이 2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제기하면서 한반도 주변국들이 ‘안테나’를 바짝 세웠다. 그러나 정부는 “현재까지 북한 내부의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며 ‘건강이상설’을 이례적으로 신속히 차단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1일 CNN에 방송된 영상에서 “미국은 김 위원장이 어떤 상태인지 알지 못하며, 사안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최고 존엄’의 신변에 관한 외부 추측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이날 밤늦게 김 위원장이 ‘노력 영웅’에게 생일상을 보냈다는 동정 보도만 내보냈다. CNN은 ‘북한 지도자 수술 후 중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 정부가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고 위중한 상태라는 정보를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수술설은 전날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의 보도로 처음 제기됐다. 매체는 북한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김씨 일가 전용 병원인 묘향산지구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상태가 호전됐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인 지난 15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 이후 해마다 태양절에 김일성·김정일 부자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일성 주석 모두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가족력’도 건강이상설에 무게를 더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는 김 위원장 위중설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 확인해 줄 내용이 없으며 현재까지 북한 내부의 특이 동향도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발 더 나아가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거나 건강상 이상이 있지 않고 묘향산이 아닌 다른 지방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 뒤 원산 지역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민기(더불어민주당) 국회 정보위원장은 이날 국가정보원의 보고를 받고 “김 위원장의 건강상 특이 징후는 없는 것 같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윤상현(미래통합당)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정부 당국의 장관들이 사실무근이라고 전해 왔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9일 ‘보도국 대외 보도실장’ 담화문을 발표하고 정상 간 친서가 오갔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즉각 반박했는데, 북미 관계 주요 담화는 김 위원장의 재가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중설은 신빙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20일 김 위원장이 쿠바 국가수반에게 생일 축하 전문을 보냈다고 보도하는 등 일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 사정에 밝은 여권 관계자는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안 한 것에 과도하게 의미 부여를 하는 것은 낡은 프레임”이라고 분석했다. 주변국들도 대체로 신빙성이 낮다는 반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북한과 소통하는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측은 김 위원장이 현재 위독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관련 정보를 수집 분석해 가겠다”고만 했다. 다만 위중하진 않더라도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은 여전하다. 윤 위원장은 북한 소식통들로부터 들은 사견임을 전제로 “심혈관 질환 관련 수술을 한 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최근 평양을 완전히 봉쇄하는 조치도 있었다”며 “여러 상황을 보면 신변이상설을 제기할 만한 징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더라도 지도체제가 흔들리는 상황까지는 아닐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이 백두혈통 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북한 지도부가 체제 유지에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외신이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을 보도한 이날도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김일성훈장 수훈자이자 노력영웅인 리시흡 김책공업종합대학 연구사에게 ‘온정 어린 생일상’을 보냈다는 소식만을 보도했다. 다만 관련 사진이 함께 보도되진 않았다. 지금껏 북측은 주요 인사의 와병설이 제기됐을 때 보란 듯 공개 활동을 재개하는 형식으로 반박했다. 김일성 주석은 1986년 11월 사망설이 보도된 지 이틀 만에 공개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탈북민 출신 태구민 국회의원 당선자는 “최고 존엄의 동선과 신변은 최고위 간부들도 알 수 없는 사안”이라며 “김 위원장 신변이상설이 북중 국경에 전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 군부 수장 3~4명이 포함된 고위 간부 28명이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는데 김 위원장이 위급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며 “다만 다음달에도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활동이 없다면 건강상의 이유가 있다고 추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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