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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근대 대표 인권·사회운동 ‘형평운동’ 100주년...진주에서 1주일간 다양한 기념행사

    한국 근대 대표 인권·사회운동 ‘형평운동’ 100주년...진주에서 1주일간 다양한 기념행사

    우리나라 근대 대표 인권·사회운동인 형평(衡平)운동 100주년을 맞아 형평운동 발원지 경남 진주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진주시는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를 형평주간으로 정하고 기념식을 비롯해 형평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형평운동은 1923년 진주에서 백정들이 ‘양민과 백정이 모두 평등한 사회를 만들자’며 양반들과 함께 형평사라는 단체를 조직해 벌인 신분해방운동이다. 진주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번졌다. 진주시는 올해 10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누구나 공평하게 인간존엄을 누리고 사랑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당시 형평운동의 높은 이상을 다시 한번 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3~23 이틀간 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형평운동을 마당극으로 표현한 ‘수무바다 흰고무래’ 공연이 이어진다. 형평사 창립일인 25일 진주 남강야외무대에서 기념식과 함께 형평인상 시상, 특집음악회 등이 진행된다. 형평운동 학생 글짓기와 상상화 공모 수상작품 전시회가 24~28일 진주시청 1층 로비에서 열린다. 27일 능력개발관에서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 강의, 진주종합경기장 야외무대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헬스 워킹행사가 마련된다. 이어 29일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청소년 형평음악회, 경상국립대박물관 대강당에서 형평과 관련된 국내외 학술정보를 교류하고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형평주간에 다문화 결혼이민여성 30명을 선정해 형평운동 기념지와 주요 문화관광지를 돌아보는 ‘우리지역 역사여행, 형평투어’를 진행하고, 연암도서관 등에서 어린이 인권관련 책 전시와 영화상영을 통해 형평운동 가치를 조명한다. 진주시는 형평운동 역사와 정신을 되새기고 계승하기 위해 앞으로 형평운동 다큐도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96년 진주시민과 출향인사 등은 진주가 인권운동의 발상지임을 알리고 형평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성금을 모아 진주성 앞에 형평운동기념탑을 건립했다. 기념탑은 진주대첩 기념광장 조성에 따라 2017년 진주시 칠암동 경남문화예술회관 부근으로 이전됐다.
  • 여성 5명 목줄 채워 개 사료 먹인 자매, 항소심서 감형 ‘왜’

    여성 5명 목줄 채워 개 사료 먹인 자매, 항소심서 감형 ‘왜’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목줄로 묶어놓고 개 사료를 식사로 주는 등의 방법으로 학대한 포주 자매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줄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김형진)는 19일 특수폭행, 강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유사 강간 등 16가지 혐의로 기소된 자매 포주 중 동생 A(49)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원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받은 언니 B(52)씨는 징역 17년으로 형량을 낮췄다. 7년간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7년간 취업을 제한한 명령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A씨 자매는 2020년 3월부터 2022년 4월까지 피해 여종업원들에게 목줄을 채우고 쇠사슬로 손발을 묶어 감금했다. 또 하루 1회 개 사료를 식사로 주거나 끓는 물을 몸에 붓는 등 갖가지 수법으로 학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자매에게 인권 유린에 가까운 피해를 본 여성 종업원들은 30~40대 5명으로 알려졌다. 1년 가까이 학대를 당한 한 피해자는 이개(귓바퀴)에 반복되는 자극으로 인한 출혈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인 이개혈종, 일명 ‘만두귀’가 되는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자매의 반인륜적 범행은 2021년 8월 피해자들의 고소로 알려졌으며 공소장을 비롯한 수사 기록만 총 8권 3000여페이지에 달했다. 1심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중형을 받은 A씨 자매는 항소심에서 태도를 바꿔 범행 대부분을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1심 자백을 번복하고 대부분 범행을 부인했으며, 상당 부분은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진지한 반성의 태도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원심에서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데 이어 당심에서도 피해자들과 추가로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가 표시된 점, 한 피해자는 범행 내용 일부가 과장돼있음을 지적하고 범행 경위에 참작할만한 사정이 있음을 진술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웃으며 1명 살해하고…‘심신미약’ 주장한 30대

    웃으며 1명 살해하고…‘심신미약’ 주장한 30대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로 일면식이 없던 연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남성을 살해하고 여성을 다치게 한 30대에게 법원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제1형사부(부장 안효승)는 19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조모(34)씨에 대해 “피고인은 법이 수호하는 가장 중요하고 존엄한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침해한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징역형 선고와 함께 재범의 우려가 있다고 보고 10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양극성 정동장애, 불면증 등을 앓아 범행 당시 심신미약상태였다고 주장하나,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감정 결과, 피고인의 진술 태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심신미약은 아니지만 당시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다른 전과가 없는 점,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조씨는 지난해 10월2일 새벽 안산시 상록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거리에서 30대 A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A씨의 연인 B(30대·여)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조씨는 당시 A씨와 B씨가 시끄럽게했다는 이유로, 집안에서 흉기를 들고 나와 무차별 공격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특히 범행 과정에 “나는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웃음까지 내비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진행된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조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A씨의 아버지는 “너무 낮은 형량이 선고됐다. 검찰에 항소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열린세상] 법률 전문가의 잘못과 그 책임/박준영 변호사

    [열린세상] 법률 전문가의 잘못과 그 책임/박준영 변호사

    2007년 5월 14일. 나이도 이름도 알 수 없는 여자아이가 수원에 있는 한 고등학교 화단에서 발견됐다. 사건 당일 저녁 경찰은 수원역 대합실에서 지내던 노숙인 2명을 이 소녀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했고, 이들에 대한 재판은 일사천리로 진행돼 그해 12월 유죄로 마무리됐다. 그런데 다음해인 2008년 1월 검찰은 가출 청소년 5명을 추가로 잡아들였다. 이 아이들은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됐고, 나는 국선변호인으로 선정됐다. 아이들에 대한 1심 재판의 쟁점은 6개월이나 지난 후 시작된 검찰 수사 과정에서의 자백을 믿을 수 있는지 여부였다. 부모 등은 물론 변호인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점 등을 감안해도 사람을 때려 죽였다는 큰 줄기가 일치하는 ‘5명’의 자백 진술을 믿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1심은 판단했다.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고 구속 재판은 계속됐다. 아이들에 대한 2심 재판은 자백이 담긴 피의자 신문 조서가 ‘실제 진술’을 제대로 정리한 것인지를 살펴보는 데 집중됐다. 진술 영상 녹화물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실제 진술과 달리 조서가 작성된 사실이 확인됐다. 2심은 영상 녹화물을 근거로 아이들의 자백 경위가 석연치 않고 진술 내용이 모순된다는 등의 이유로 자백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보았다. 이 판단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아이들은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 1년가량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이른바 ‘수원 노숙 소녀 상해치사 사건’ 중 아이들에 대한 재판 과정이다. 만약 1심 재판에서 진술 영상 녹화물을 검증했다면 아이들의 억울한 옥살이는 1심 선고일에 끝낼 수 있었다. 당시 얼치기 변호인이었던 나는 검찰 수사의 잘못을 지적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경험 부족과 안이한 판단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주장과 증거 신청을 제때 하지 않았다. 나는 아이들 재판에서 무죄를 받아 내 진실을 밝힌 변호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한때 유죄 판결을 받았었고, 이 과정에서 영상 녹화물을 확인하지 않은 변호인의 잘못이 크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새롭다는 증거를 ‘이전 재판’ 과정에서 제출할 수 있었던 경우는 재심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재심 청구 사건에서 재심을 반대하는 검찰의 단골 논리가 ‘이전 재판의 변호인이 충분히 제출할 수 있었던 증거’라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검찰 주장을 접할 때마다 이전 재판에 관여한 변호인의 뼈아픈 잘못을 냉정하게 보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답지 못한 무책임한 주장, 불성실한 변론…. 변호인의 잘못이 억울함을 낳았고, 그 잘못은 억울함을 풀어야 하는 재심에도 큰 장애가 되는 게 현실이다. 사건을 위임받은 변호사는 맡은 일을 수행하는 데 전문적인 법률지식과 경험에 기초해 성실하게 의뢰인의 권리를 옹호할 의무가 있다. 재판에 불출석해 항소가 취하되게끔 하고, 1심 승소 판결이 2심에서 뒤집혔음에도 이를 의뢰인에게 알리지 않아 상고할 권리를 침해한 변호사 사례는 큰 충격을 안겨 줬다.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이렇게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잘못과 달리 제때 해야 할 주장과 증거 신청을 하지 않은 잘못은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변호사를 300만원 빚내서 겨우 구했는데 대뜸 보자마자 ‘전부 다 부인한다고 해서 알아주지도 않으니 시인할 건 시인하고 갑시다.’ 그러는 거예요. 아니 뭘 시인해요, 다 조작인데. 배운 사람들이 그러는 걸 보고 못 배운 걸 한탄하지 않았습니다.”(‘폭력과 존엄 사이’ 중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들) 변호인이 변론을 잘못하거나 검사, 판사가 실수하고 오판한다고 해서 이들을 법정에 세우는 일은 거의 없다. 나는 수천 건의 형사사건을 변호했다. 남의 인생을 다루는 직업의 무게를 가볍게 생각할 때가 많았다.
  • ‘깜박깜박’ 치매, 알고보니 ‘반짝반짝’ 별세포 때문

    ‘깜박깜박’ 치매, 알고보니 ‘반짝반짝’ 별세포 때문

    존엄한 노년을 위협하는 질병, 치매. 기대수명과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퇴행성 뇌 질환인 치매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과학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치매를 조기 진단해 대비할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 연구단, 세브란스병원 핵의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에서 나타나는 반응성 별세포와 이로 인한 신경세포 대사 저하 현상을 영상화하고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브레인’ 4월 17일자에 실렸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는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나 타우 단백질이 침착되면서 염증반응을 나타내기 때문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뇌 염증반응이 생길 때 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인 별세포 크기와 기능이 변하는 반응성 별세포가 될 것이다. 연구팀은 이에 앞서 반응성 별세포가 마오비(MAO-B) 효소를 발현시키고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를 생성해 기억력 감퇴를 일으킨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최근에는 별세포 내 요소를 생성하는 요소회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활성화된 요소회로가 치매를 촉진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렇지만 이 세포를 관찰하거나 진단할 수 있는 뇌신경 이미징 기술은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탄소11-아세트산(11C-아세트산)과 불소19-플로오로데옥시글루코오스(18F-FDG)를 활용한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 영상으로 알츠하이머 환자에게서 반응성 별세포와 이에 의한 신경세포의 포도당 대사 저하를 영상화했다. PET는 특정 물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방사성의약품이 방출하는 양전자를 측정해 인체의 생리·화학적, 기능적 3차원 영상을 보여주는 기술이다. 11C-아세트산은 암 진단에 사용됐으며, 18F-FDG는 포도당을 추적해 뇌의 활성을 모니터링하는 데 사용됐다.연구팀은 반응성 별세포 유도 동물 모델로 PET 영상 촬영을 통해 확인한 결과 반응성 별세포화가 반응성 별세포의 아세트산 대사를 활성화하고 주변 신경세포의 포도당 대사 억제를 유도하는 것을 밝혀냈다. 식초로 알려진 아세트산이 독성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처리한 별세포에서 유도되는 반응성 별세포화와 요소회로 활성화, 그리고 이에 따른 푸트레신과 가바 생성을 촉진하는 것을 확인했다. 반대로 반응성 별세포화를 억제할 경우 별세포의 아세트산 대사와 주변 신경세포의 포도당 대사가 정상적으로 회복됐다. 이런 대사 변화는 다양한 알츠하이머 동물 모델과 실제 알츠하이머 환자에게도 같이 발견됐으며 대사 변화가 심할수록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기능도 크게 저하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창준 IBS 단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치매의 핵심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반응성 별세포의 변화를 실제 환자의 뇌에서 직접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라며 “동물실험을 통해 별세포 속 아세트산 이동 통로를 억제하면 치매 증상의 회복이 유의미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한 만큼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아름다운 하늘소풍, 준비해볼까요?”…용산 청춘학교

    “아름다운 하늘소풍, 준비해볼까요?”…용산 청춘학교

    고령친화도시 서울 용산구가 오는 17일 존엄한 나이듦에 대한 해답을 찾는 ‘용산 청춘학교’를 연다. 14일 구에 따르면 용산 청춘학교는 보람 있게 오래 살다 존엄하게 마무리 하고픈 주민들을 위한 평생학습 프로그램 중 하나다. 지난 7일까지 55세 이상 구민을 대상으로 수강생을 모집한 결과 80대 8명, 70대 9명, 60대 16명, 50대 5명이 신청했다. 최고령 학습자는 무려 86세, 수강생 평균 연령은 70세다. 용산 청춘학교 수강생 78세 최순란씨는 “노인종합복지관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지만 취미 강좌가 대부분”이라며 “건강·마음관리는 물론 웰다잉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교양강좌라 기대된다”고 수강 이유를 밝혔다. 이번 강좌의 주요 내용은 이른바 시니어 건강생활 백서, 한국실버교육협회가 위탁 운영한다. 장소는 용산구평생학습관(이태원로 224-19, 2층)이다. 수강료는 무료다. 1회 신체 건강, 2회 뇌 건강, 3회 감정관리, 4회 회상과 치유, 5회 웰다잉 문화 이해, 6회 아름다운 하늘 소풍 준비 순으로 회차 당 2시간 동안 진행된다. 김선수 용산구청장 권한대행은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개인의 일이 아닌 공동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라며 “어르신들이 배우고 나누며 주변과 능숙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 3월 지역 경로당 총 88곳에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을 위한 셋탑박스 설치를 완료했다. 4월부터 경로당 15개소에서 스마트 밴드 활용, 저염식 조리 실습, 반려식물 키우기, 힐링 요가, 키오스크 정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뵌다. 용산구보건소에서는 60세 이상 구민 40명을 대상으로 체질량지수를 측정해 근력 강화를 돕는 ‘실버운동교실’을 별도 운영한다.
  • 탈북 여성에 음란행위 강요·100회 이상 성폭행한 中남성 중형

    탈북 여성에 음란행위 강요·100회 이상 성폭행한 中남성 중형

    탈북 여성들에게 접근해 음란행위를 하게 해 돈을 벌고 100회 이상 성폭행한 60대 중국동포 남성에게 중형이 내려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 최석진)는 성적 착취 유인, 감금,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유포), 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40시간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 기관 취업 제한 10년, 4억 2520만원의 추징금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3년 4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중국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탈북 여성 B(당시 23세)씨를 감금해 유료 음란 화상채팅을 하게 하고 5회 강간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에게 “열심히 일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3년 동안 열심히 일하면 원하는 곳으로 보내주겠다”며 유인했다. 이후 감금해 화상 채팅으로 음란행위를 하도록 한 뒤 상대 남성들로부터 돈을 받았다. B씨가 화상채팅을 하지 않겠다고 하자 A씨는 맥주병으로 때리기도 했다. A씨는 2013년부터 약 5년 동안 감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탈북 여성 2명 역시 2015년과 2017년에 B씨와 유사한 방법으로 피해를 당했다. 이들은 1~2년 동안 감금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감금된 피해자들을 약 100회 이상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피해자들이 한국 남성과 대화가 가능한 점, 중국 공안에 적발될 경우 북한으로 압송돼 쉽게 외출할 수 없다는 점을 노려 탈북 브로커를 통해 해당 여성들을 유인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탈북해 궁박한 처지에 있던 피해자들에게 음란한 화상채팅을 하도록 하고 감금 상태에서 100차례 넘게 강간하기도 했다”면서 “피해자들을 오직 자신의 경제적 이득과 성적 쾌락을 충족시키기 위해 도구 내지 성적 노리개로 삼아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경위와 수법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며 법정에 이르러서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면서 “함께 범행을 저지른 전 배우자에게 책임을 떠넘길 뿐 아니라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 死는 곧 生의 기술… 성찰하고 돌아보니, 비로소 죽음도 ‘축제’[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死는 곧 生의 기술… 성찰하고 돌아보니, 비로소 죽음도 ‘축제’[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한식을 맞아 많은 사람이 조상의 산소를 찾았다. 성묘는 죽은 조상과 살아 있는 후손이 여전히 함께하고 있음을 뜻한다. 즉, 죽음과 삶이 하나 되는 순간이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묵상했다. 동아시아에도 타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만시(輓詩)가 있는데 이는 영구를 앞에서 끌고 인도하는 사람이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시라는 의미다. 반면에 자만시(自輓詩), 자만사(自輓詞)는 자기 죽음을 미리 가정하고 생전의 삶을 되돌아보는 애도 문학의 일종이다.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스스로 자기 죽음을 성찰하면서 ‘내 죽음’을 대상으로 삼은 글이다. ●피할 수 없는, 내 죽음에 대한 성찰 내 죽음을 성찰한다니 왠지 낯설게 들릴 수 있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두려운 대상이고 더욱이 현대사회는 죽음을 터부시하고 부정(不淨)한 것으로 인식한다. 죽음은 근대 의학이 승승장구하면서 더욱 주변부로 쫓겨났고, 그 결과 환자의 죽음은 의술의 실패로 받아들여지는 사고가 팽배해 있다. 과학이 하루가 다르게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는 시대에 죽음을 말하는 것은 금기로 돼 있다. 하지만 죽음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영생을 위해 불로초를 찾았던 진시황제도 결국 죽음을 맞았고, 알렉산더 대왕이나 나폴레옹 같은 영웅들도 죽음의 순간에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했다. 사실 개인의 죽음이 있었기에 인류 공동체는 지금까지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 공동체의 한 구성원을 잃는 것은 공동체로 보면 분명한 슬픔이자 손실이다. 이때 사람은 죽음을 제례화해 남녀노소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을 의식에 참여시킴으로써 공동체의 응집력을 다시 높이는 한편 죽음에 따른 공동체의 약화를 심리적으로 상쇄할 수 있었다. 이러한 죽음의 의식화와 공개성은 야생마처럼 날뛰며 공동체를 위태롭게 하는 죽음에 대항하는 인간의 보편적 전략이었던 셈이다. 죽은 사람은 주연이 되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조연이 돼 재현하는 이 장엄한 장면이 선사하는 감동 속에서 죽음은 그 난폭함을 잃고 얌전하게 길들여졌다. 이렇게 해서 사람들은 삶 속에서도 죽음을 인식하게 돼 죽음을 준비하고 막상 죽음이 닥치면 이를 담담하게 맞이할 수 있었다.●삶의 일부가 된 ‘죽음의 기술’ 옛날 사람들에게 죽음은 ‘내’ 문제가 아니라 ‘우리’라는 공동체의 관심사였다. 서양 사회에는 흔히 공동묘지가 주거 공간과 어우러져 있다. 프랑스 파리의 도심에 있는 페르 라셰즈 묘지는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 그리스도교도들은 성당의 성인 곁에 매장되기를 원했고 이렇게 해서 교회는 살아 있는 자들을 맞이하는 동시에 죽은 자들로 둘러싸였다. 교회는 묘지이자 산 자와 죽은 자가 교류하는 장소로 변했다. 중세 서양의 한 위대한 기사의 죽음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록이 전해진다. “윌리엄은 병석에 누워 살아오는 동안 저지른 잘못에 대한 용서를 빌면서 자신을 수행했던 사람들을 모두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당시에는 영광스러운 죽음을 하나의 축제처럼 여겼고, 죽음을 맞이하는 의식은 결혼식만큼이나 공개적이고 떠들썩했다.” 죽음의 역사를 연구한 프랑스의 역사학자 필리프 아리에스에 따르면 근대 의학이 등장하기 전에 살았던 중세인들은 죽음을 혼연한 태도로 맞았고 이렇게 해서 ‘죽음의 기술’을 터득하게 됐다고 한다. 사람들은 머지않아 죽음이 다가올 것을 예감했고 자연스럽게 죽음은 삶의 일부가 됐다. 그래서 중세 시대에 죽음을 맞이하는 의식은 공개적이었고 남녀노소가 모여 임종을 함께했다고 한다. 이는 삶의 문제(how to live) 못지않게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 것(how to die)인지 고민한 결과였다. 죽음의 기술은 곧 삶의 기술이다. 옛사람들이 두려워했던 것은 죽음 자체가 아니라 바로 죽음의 특정한 방식이었다. 그들은 모르스 레펜티나(mors repentina), 즉 갑작스러운 죽음은 회개할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에 끔찍하고 비열한 죽음이라고 일컬었다. 그래서 신에게 자신이 죽는 시간을 알게 해 달라고 빌었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올바르게 죽기 위해 기도한 것이다. 스웨덴의 잉마르 베리만 감독은 1957년에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내면을 담담하게 그려 낸 ‘제7의 봉인’을 제작한다. 영화는 십자군 원정에 참여했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사에게 어느 날 죽음의 사자가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기사는 사자에게 체스 게임을 하자고 제안하고 체스가 진행되는 동안 자기 죽음을 유예해 달라고 요청한다. 죽음의 사자가 제안을 받아들였고, 죽음을 지연시키는 동안에 기사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신이 존재하는지, 죽음이 무엇인지 알고자 했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죽음의 사자와의 체스를 끝낸 기사가 언덕 비탈 위에서 죽음의 사자와 손을 잡고 죽음의 춤을 추면서 영화는 끝난다. 죽음의 실재를 겸허하게 수용하는 이러한 죽음관은 점차 잊혀 갔다. 현대인은 더는 죽음을 생각하려 들지 않는다. 로마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키케로는 “지혜로운 사람은 삶 전체가 죽음의 준비”라고 했다. 러시아의 작가 레프 톨스토이도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집필하면서 주인공의 죽음으로 진정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자문자답했다. 삶은 유한해서 언젠가는 끝난다. 첨단 의료기술은 생명의 연장 수단이지 죽음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선한 일만 행하더라도 다하지 못하고 끝나고 마는 것이 우리의 짧은 인생임을 명심하자. 유한한 시간을 나누면서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주며 살기에는 인간의 생명은 참으로 고귀하고 가치가 있다. 죽음을 외면하고 망각하는 것은 이반 일리치가 삶의 유한성을 잊고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삶을 살았던 것과 같다.●죽음에 대한 새로운 인식 필요할 때 이러한 역사적 교훈에도 우리는 죽음이라는 자연현상을 솔직하게 함께 이야기하기보다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첨단 의료 기계만 바라보다가 낯선 밀실에서 고독하게 죽음을 맞게 된다. 가족도 환자가 삶의 마지막을 사람답게 살도록 보살피기보다는 중환자실로 몰아넣느라 바빠 보인다. 환자가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하도록 보살펴 주는 죽음에 대한 새로운 태도의 정착이 이제는 필요하다. 우리는 죽음에서 도피할 수 없다. 하지만 문명화된 인간 사회는 위생이라는 이유로 죽어 가는 자들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이를 두고 죽음에 대한 문명사적 고찰을 한 독일의 사학자 노르베르트 엘리아스는 ‘죽어 가는 자의 고독’이라고 했다. 죽음을 특정한 영역에 가둬 놓고 숨기려는 경향은 오히려 더 강화됐다. 과학의 발전으로 질병에 무조건 굴종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극복 대상으로 이해하기 시작함으로써 죽음 또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오히려 죽음에 대한 공포심을 더 크게 확산하고 있다. 죽음을 망각한 채 삶에만 집착하면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잊고 있는 것이 아닌가? 죽음을 은폐하지 말고 삶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동안 죽음을 통해 삶을 돌아보는 죽음과 삶의 변증법을 망각했는지 되돌아볼 때다. 죽음의 역사에 대한 묵상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삶의 교훈을 준다. 이어령 교수는 생전에 “과일 속에 씨가 있듯이, 생명 속에는 죽음도 함께 있다. 죽음이 없다면 어떻게 생명이 있겠나. 죽음의 바탕이 있기에 생을 그릴 수가 있다”고 했다. 죽음을 염두에 둘 때 삶이 더 농밀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1980년대 ‘평화의 전도사’, ‘동유럽 민주화의 구심점’으로 불렸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임종 직전에 인류 평화나 문명 간 화해가 아니라 “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도 행복하세요”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평소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깊은 성찰과 고민을 했던 그가 죽음 앞에서 행복을 선언한 것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공자는 “삶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라는 답을 주었다. 삶의 문제를 이해하면 죽음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즉 죽음을 통해 삶을 반성하라는 말이다. 역사학은 죽은 자의 기억을 성찰하는 학문이다. 죽음에 대한 인식의 부활. 이것이 역사에 대한 올바른 성찰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중앙대 교수·작가
  • 서대문보건소, 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 지정

    서대문보건소, 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 지정

    서울 서대문구는 서대문구보건소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른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돼 3일부터 관련 업무를 시작했다고 이날 밝혔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 성인이 향후 자신이 환자가 됐을 때 치료 효과 없이 생명만을 연장하고자 시도하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 투석, 항암 치료 등의 연명 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사전에 작성하는 문서를 말한다. 희망하는 사람은 서대문구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예약한 뒤 신분증을 가지고 방문하면 된다. 보건소에서 상담사에게 충분한 설명을 듣고 의향서 작성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작성된 의향서는 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에 등록돼 법적 효력을 가지며 향후 ‘환자가 임종 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을 받았을 때 효력이 발생한다고 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미 의향서를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지 등록기관을 통해 변경하거나 철회를 요청할 수 있다. 박선정 서대문구보건소장은 “고령 시대에 삶의 존엄한 마무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대문구보건소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을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동물권의 본질을 짓다, 자연과 인간을 잇다[건축 오디세이]

    동물권의 본질을 짓다, 자연과 인간을 잇다[건축 오디세이]

    경기 파주시 법원읍 금곡리는 개발 붐이 일고 있는 파주시와는 분위기가 한참 다르다. 민가는 거의 찾기 힘들고 낮은 산과 논밭이 대부분이다. 산 넘고 물 건너 이곳을 찾아가는 이유는 국내 최초로 건축가의 디자인으로 지어진 동물보호소 ‘카라 더봄센터’를 방문하기 위해서다. 사단법인 동물권행동 카라가 운영하는 ‘카라 더봄센터’는 위기에서 구조된 동물들을 치료하고 교육하고 입양 보내는 종합 반려동물 복지 공간이다.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명에 이르렀지만 버려지는 동물도 부지기수요, 여전히 식용으로 즐기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동물권에 대한 인식은 크게 부족한 우리의 현실에서 이 공간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카라 더봄센터로 가는 길에 많은 상상을 했다. 동물보호소라니 당연히 철창이 있을 것이고, 병들고 늙은 개와 고양이들이 우리에 갇혀 살아가는 풍경은 매우 비참하고, 그래서 우울할 것이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주차장에 도착해서 만난 풍경은 완전 딴판이었다. 외부는 주변의 산과 같은 짙은 갈색 벽돌로, 내부는 밝은 크림색으로 마감된 단정한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입구 오른쪽에는 동물병원이 있고, 현관을 들어서니 말끔하게 정리된 로비에 아침 햇살이 따스하게 드리운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중정에선 흰둥이 개 한 마리가 햇빛 아래 한가로이 산책을 즐기다가 방문객이 등장하자 유리창에 코를 들이밀고 아는 체를 한다. 2020년 10월 개관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 카라 더봄센터는 모든 동물이 존엄한 생명으로서 본연의 삶을 영위하고, 균형과 조화 속에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어진 동물을 위한 집이다. 이등변 삼각형 형태의 4022㎡(약 1216평) 대지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건물을 이루는 벽돌 한 장, 잔디 한 뼘 모든 것에 후원자들의 정성스러운 마음이 담겨 있다. 버려지거나 고통받다 구해진 200여 마리 개와 50여 마리 고양이가 입양을 기다리는 동안 카라의 활동가들과 자원봉사자의 따뜻한 보호를 받으며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동물보호소라는 이름처럼 외부 환경으로부터 안전한 셸터를 만드는 단편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이 시설이 단순히 기능적인 건축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회적 선순환 고리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의 건축, 동물권에 대한 이해와 성숙한 사회적 여건이 윤활제 역할을 하는 생태적 유기체로서의 건축이 돼야 했습니다. ” 카라 더봄센터를 설계한 건축가 홍재승 플랫/폼 건축사사무소 소장은 “동물보호소를 기능적 관점으로만 보자면 견사와 묘사가 있는 시설이지만, 기능의 건축을 넘어 사람들이 동물권에 대해 이해하고 인식을 개선하게 만드는 사회적 공간을 구축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카라는 국내 동물권이 새로운 차원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도록 동물 구조와 보호, 입양, 교육과 시민 참여까지 가능한 ‘토털 반려동물 보호 복지센터’를 2016년부터 준비해 왔다. 우연히도 그해 불법 개 농장에서 구조된 ‘조조’를 입양하면서 카라와 인연을 맺게 된 홍 소장은 자연스럽게 이 시설이 들어설 땅을 찾는 것부터 설계까지 도맡아 하게 됐다.홍 소장은 “건물의 주 이용자가 개와 고양이인 만큼 설계는 이들의 습성 및 행동양식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면서 “동물의 습성과 편의를 최대한 세심하게 고려해 모든 동선을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어지는 선진적인 동물보호소인지라 매뉴얼도, 기준도 없었기에 홍 소장은 카라 활동가들과 독일 뮌헨과 베를린에 있는 유기동물보호소 티어하임(tierheim) 견학도 했다. 티어하임은 우리말로 ‘동물의 집’이란 뜻이다. 독일은 700여개의 동물보호단체 네트워크와 세계 최고의 동물보호법이 마련된 나라로 티어하임의 입양률은 90%에 달한다. 홍 소장은 “건축적 구성과 프로그램을 답사하는 것이 견학의 목적이었지만 운영·유지관리, 시설의 사회적 역할을 실제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면서 “특히 티어하임이 기피 시설이 아니라 도시의 일부로서 주거 지역과 근접해 있으면서 마을의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커뮤니티 시설로 작동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아직은 갈 길이 먼 우리의 실정에선 부지 선정부터 어려웠다. 후원자들의 기부금으로 지어지는 만큼 예산은 제한돼 있고, 민원 소지가 큰 민가와 거리가 떨어져 있어야 하며 1000평 이상 크기인 땅을 찾아야 했다. 인근에 군부대가 있으면 훈련 중 총성 때문에 예민한 동물들이 지내기 어렵다. 계약 직전에 마음이 바뀌어 무산되기도 했다. 거의 1년 만에 지금의 부지를 발견했다. 홍 소장은 “나지막한 긴 땅이 고요하고 빛이 잘 들며 시야가 탁 트여 있으면서도 민가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어 적합했지만, 이등변삼각형의 땅이라 시설을 배치하기는 다소 난해하고 비효율적인 인상이었다”고 말했다.카라 측에선 현대화된 동물보호소로서 기능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이고 상징성도 있는 아름다운 건축물을 원했다. 카라 더봄센터 설립 기획부터 운영까지 총괄하고 있는 전진경 카라 대표는 “동물보호소가 원래 기능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불쌍한 동물을 살처분하기 전에 잠시 보호하는 비참한 시설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그런 우울한 보호소의 개념이 아니라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이 찾아왔을 때 반갑게 맞아 주는 공간, 진정한 동물권이란 어떤 것인지를 건축물을 통해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땅의 모양을 살린 삼각형 선순환 구조의 디자인이 선택됐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끝도 없었다. 건립 소식이 알려지자 인근 마을 주민까지 달려와 ‘혐오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거세게 반대했다. 전 대표는 “주민 설명회를 통해 카라의 사회적 역할과 지역사회에 대한 배려,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건축물의 형태에 관해 설명하면서 이해를 구한 결과 이장님부터 마을 주민 모두가 건설 과정 내내 응원해 주셨다”며 “이제는 이런 장소가 마을에 있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신다”고 했다.지금의 건물을 조감도로 보면 모서리가 라운드로 둥글게 처리된 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홍 소장은 “각각의 변은 인간, 동물, 자연을 상징하고 궁극적으로 하나의 삶과 건강을 상징한다”면서 “이런 삼각형의 순환 구조는 상징적이면서도 아름답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땅이 지닌 단점을 최대한 장점화한 것”이라고 말했다.센터장의 안내를 받아 견사와 묘사를 둘러봤다. 1층의 견사는 안과 밖이 연결돼 있어 동물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주로 폭력에서 갓 구조되는 등 심리적으로 위축된 중대형 견들이 머물면서 적응기를 갖는다. 복도에는 위생관리를 위해 세면대, 개수대 및 분사형 호스가 설치돼 있다. 2층의 견사는 방마다 1m로 돌출된 발코니가 있다. 크기와 성향이 비슷한 강아지들이 3~4마리씩 공동생활을 한다. 고양이들은 높이 올라가는 성질을 고려해 천정고가 높은 방을 설계해 주었다. 개별 공간 외에 계단시설 등을 갖춘 공동 놀이방을 두어 고양이들이 사회성을 키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2층에는 활동가들이 사용하는 업무공간과 주방, 휴게실이 있다. 동물을 배려한 카라 더봄센터의 최고 미덕은 동물의 활동성을 고려한 내부 중앙 정원과 입체화된 산책로다. “동물들에게는 계단이 매우 낯설고 어려운 시설입니다. 산책과 운동이 필요한 동물들을 위해 중앙 정원에는 잔디광장을 두고 옥상까지 이어지는 내측 경사로를 이용해 입체화된 긴 동선을 만들었습니다.”중앙 정원에서부터 삼각 도넛 형태의 건물 안쪽에서 경사로를 따라 옥상까지 올라가 봤다. 사방을 바라보니 구릉지와 주변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동물의 눈으로 보더라도 평화로운 풍경일 것 같다.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동물들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 떠올랐다. 이런 시설이 굳이 이렇게 외딴곳에 자리잡지 않아도 될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함혜리 건축 칼럼니스트
  • 중국이 통일하면 대만에 뭐가 좋을까? 중국은 이렇게 말했다 [대만은 지금]

    중국이 통일하면 대만에 뭐가 좋을까? 중국은 이렇게 말했다 [대만은 지금]

    대만 원수급 최초로 마잉주 대만 전 총통이 중국을 방문 중인 가운데 중국이 이 기회를 포착해 대만 통일에 대한 장점을 밝혔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조롱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30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중국 주펑롄 대만판공실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기자의 질문에 중국이 대만을 통일하면 대만에 좋은 점 4가지를 밝혔다. 기자는 ‘하나의 중국’ 원칙 하에서 대만이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대해 주 대변인은 “대만이 중국 본토와 다른 사회 제도를 구현할 수 있으며, 국가 주권과 안전을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대만 인민의 생활 방식은 충분히 존중될 것”이라며 “생명의 존엄성, 사유재산, 종교 및 신앙, 합법적 권익 등을 온전히 보장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동시에 양안 경제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고 제도화되어 물과 전기 부족 및 기타 민생 문제를 포함한 대만의 경제 발전 문제를 해결하고, 대만의 재정 수입이 민생 개선에 사용되도록 실질적으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주 대변인은 그러면서 3, 4번째 장점을 언급했다. 그는 “(만일) 양안이 통일되면, 대만의 문화적 창의성이 완전히 발전하고 양측이 공동으로 중국 문화를 계승하고 민족 정신을 계승할 수 있으며 지역 문화도 번창할 수 있다”, “통일 후 대만 국민은 국제 발전을 위한 더 넓은 공간을 갖게 될 것이며 더 안전하고 품위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더 많은 대만인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동의하고 양안 관계가 개선되고 발전되기를 바란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서 벗어나면 양안 관계는 긴장되고 혼란스러워지며 결과적으로 대만 국민의 중요한 이익이 손상될 것“이라며 ”양안 관계의 정치적 기초인 하나의 중국 원칙에 입각해 조국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역사적 추세이자 올바른 길이다. 통일 후 대만 인민은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30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들은 그러나 많은 네티즌들이 이같은 주장에 불만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대만 네티즌들은 "홍콩을 봐라", "대만의 국제적인 발전을 제한하는 게 중국이다" 등의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 [백종우의 마음 의학] 세상의 모든 ‘문동은’을 위해/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백종우의 마음 의학] 세상의 모든 ‘문동은’을 위해/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더 글로리’의 주인공 문동은(송혜교 분)은 지글지글 삼겹살 굽는 소리에 그대로 주저앉는다. 가해자들은 고데기 온도를 체크해 달라며 웃으면서 그의 팔다리에 고통과 흉터를 남긴다. 18년이 지나도 피해자는 그날의 고통스러운 장면을 잊지 못한다. 삼겹살 굽는 소리와 같은 상징적 단서만으로도 바로 지금 겪는 것처럼 반복해 극심한 고통을 경험하는 증상을 ‘재경험’이라고 한다. 실제 진료실엔 삼겹살을 굽지 못하는 고문 피해자, 화재 생존자들이 찾아온다. 재경험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 기준의 하나다. PTSD를 일으키는 트라우마의 고통은 마음과 함께 때로 기억도 산산조각 낸다. 한강에 자살을 시도하러 갔던 동은은 자살하려던 할머니를 구하지만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 인지 처리의 문제로 발생하는 ‘해리’ 또한 PTSD 진단 기준이다. 피해자는 고통을 잊고 싶다. 어떻게든 잊으려 애쓰고 연관된 상황을 회피하려 하나 잊으려 몸부림칠수록 벗어날 수 없다. 회피도 PTSD 진단 기준이다. 회피가 지속되면 무감각해진다. 즐거움도 대인관계도 잃고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문동은의 표정도 대개 무표정하다. 실제로 진료 첫날 PTSD라며 사고 당시 얘기를 줄줄이 늘어놓는 환자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가 잦다. 정말 심한 PTSD 환자는 문동은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진료실에 들어온다. 의사가 트라우마에 대해 자세히 물을까 두려워한다. 이들이 깊게 숨긴 이야기를 들으려면 오랜 준비가 필요하다. 트라우마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2·3차 가해가 이어지기도 한다. 학폭을 은폐한 18세 동은이의 학교 선생님은 “정말 너는 잘못이 하나도 없니?”라고 묻는다. 피해자들이 말하는 대표적인 2차 가해다. 드라마 막바지에 동은은 생명력을 찾은 듯 표정이 살아난다. 복수가 완성되고서야 그는 먼저 간 친구 소희에게 “비로소 시간이 흘러가 소희야. 축하해. 너와 나의 열아홉 살을”이라고 말한다. 36세가 돼서야 그는 열아홉이 될 수 있었다. 물론 현실은 선악이 분명한 드라마보다 매우 복잡하다. 문동은처럼 18년을 준비해 복수할 힘을 키우고 진실의 증거를 모으기는 어렵다. 드라마처럼 살인 피해자, 가정폭력 피해자와 같은 조력자를 모아 정의를 위해 연대하기는 더욱 어렵다. 홀로 싸워서는 결코 이겨 낼 수도 이길 수도 없다. 2차 가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뤄지고 있다. 트라우마는 고통이지만 피해자들의 정체성이 되기도 한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벼랑에 선 동은에게 여정의 어머니는 이야기한다. 우리 아들을 살려 달라고. 그의 삶의 새로운 의미를 이야기한다. 니체는 ‘살아야 할 의미가 분명하다면 인간은 어떤 고난도 견뎌 낸다’고 했다. 김은숙 작가는 더 글로리를 통해 홀로 싸우는 세상의 ‘문동은’들을 응원하고 싶었다고 했다. “우리 너무 추우니까 봄에 죽자”는 대사는 “봄에 피어나자”는 말이었다고 했다. 자신만의 치유의 길을 선택하고 인간의 존엄과 명예를 지킨 생존자들이 외롭지 않게 피어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그런 토양을 갖춘 사회였으면 좋겠다.
  • [열린세상] 기본권으로서의 ‘호흡권’/김세연 전 국회의원

    [열린세상] 기본권으로서의 ‘호흡권’/김세연 전 국회의원

    봄과 함께 미세먼지가 돌아왔다. 코로나 이후 일상이 회복되며 마스크를 벗는가 싶더니 마음껏 숨쉬기가 다시 조심스럽다. 폭염이 더 자주 오면 숨쉬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인체는 음식물 섭취 없이 한 달, 물을 마시지 않고는 사흘을 버틸 수 있으나 공기 없이는 3분도 버티기 어렵다. 건강뿐 아니라 생명까지 해칠 수 있는 환경 조건에서는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호흡권’(呼吸權)을 기본권의 하나로 정의할 때가 됐다. 다음 개헌에서는 생명권, 환경권, 건강권, 평등권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호흡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격상시키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까지 호흡권과 관련된 논쟁은 대부분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가’, 즉 ‘공기의 질’에 관한 것이었다. 중국 사막에서 편서풍을 타고 오는 모래바람, 즉 자연현상인 ‘황사’도 문제였지만, 이후 봄가을에 국내외에서 공히 자주 발생하는, 인체유해 성분이 뒤섞인 오염 물질인 ‘미세먼지’는 우리의 건강을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성인에게도 문제지만 청소년ㆍ영유아에게 더 해롭고, 임신부가 들이마신 미세먼지의 인체유해물질은 혈관을 타고 태아에게까지 바로 전달돼 뇌 손상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미세먼지 습격에 대한 대응으로 집안과 교실, 사무실에서 공기청정기는 점차 필수품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대기 정체 상태에서 오염물질로 인해 하늘이 보랏빛으로 보이는 현상은 서울에서도 종종 관측된다. 그런 현상이 극심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는 주민들이 천식 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곤란 증세를 겪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 이 지역의 ‘남부해안대기오염관리기구’(AQMD)라는 공공기관에서 2018년 제작한 ‘숨쉴 권리’(the Right to Breathe)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에서는 ‘나쁜 식습관은 섭취하는 음식물을 변경해 개인이 통제할 수 있으나 숨쉬는 공기는 개인이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책임의 공공성을 강조한다. 나아가 조만간 ‘깨끗한 공기로 숨쉴 수 있는 권리’를 넘어 그저 ‘숨쉴 수 있는 권리’ 이슈의 비중도 커질 것 같다. 기상청에 따르면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수는 1970년대 8.3일이었으나 2010년대 14.0일로 늘었다. 밤 동안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는 1970년대 4.2일이었는데 2010년대 9.0일로 늘었다. 기온 관측치 중 세계 최고기록은 2013년 미국 데스밸리, 2016년 쿠웨이트 미트리바에서 각각 관측된 섭씨 54도다. 지구온난화 추세를 고려할 때 최고기온 기록은 계속 경신돼 갈 것이다. 기온이 체온을 넘어설 때 호흡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어느 정도까지 기온이 올라가면 생명에 지장을 초래할까. 예년 기온보다 연 최고기온이 섭씨 10도 이상 올라갈 때 오존량 증가와 함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유의미하게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호흡권과 인접한 권리로 ‘냉방권’, 즉 ‘열기로부터 생명이나 건강을 침해당하지 않을 권리’를 들 수 있다. 역으로 혹한기의 ‘난방권’ 개념도 성립된다. 이렇게 ‘에너지복지’ 개념이 구체화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보장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존 그 자체를 보장하기 위해 폭염, 혹한 상황에서 냉방권, 난방권 개념이 포함된 안정적 주거권 보장 논의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시간이 갈수록 정부의 규모는 점점 비대해지면서 자원을 낭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21세기형 정부의 기능을 백지에서 새로 설계한다면 기후위기 시대에 인간이 가져야 할 가장 근원적인 권리가 무엇인지 짚어 보고 그것을 제대로 보장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그에 맞게 기능을 구현해야 함은 물론이다.
  • [씨줄날줄]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박록삼 논설위원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교사는 불체포특권을 갖는다. 현행범이 아닌 한 소속 학교장의 동의 없이 학교 안에서 체포되지 않는다. 각급 선거관리위원들도 마찬가지다. 선관위원은 선관위법에 따라 선거 기간 중 내란·외환, 강도살인, 국가보안법 등을 제외하고는 체포되지 않는다. 명분은 분명하다. 교육의 중요한 주체인 교사의 기본권 및 교육 대상인 학생의 존엄성을 감안한 것이다. 선관위원은 행정부의 정치 개입 및 억압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불체포특권은 죄를 묻지 않거나 책임지지 않게 함이 아니다. 제한된 조건 속 역할과 과제 수행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불체포특권은 해당 개인의 몫이 아니다. 공적 역할과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지위 및 기본권에 부여하는 것이다. 특히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은 제1공화국 제헌헌법 제정 이후 몇 차례의 개헌 속에서도 변함없이 보장되는 국회의원의 중요한 특권이다.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헌법 조항이 역설하듯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행정부 등 다른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국회 안에서 자유롭게 토론하고 발언하며 원활한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근본 취지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 요구서가 2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다음번 본회의가 30일로 예정된 만큼 본회의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미 ‘불체포특권 포기 대국민 서약서’에 수십 명이 동참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재명 당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전례 탓에 당론으로 정하지 못한 채 우물쭈물하고 있다. 제 발등을 찍거나 함께 허물을 덮어 주거나…. 17세기 명예혁명 이후 권리장전에 의원 불체포특권을 올린 영국에도, 선진 민주주의 문화를 구축한 미국에도 더이상 의원 불체포특권이 없다. 우리도 더 미뤄 둘 수는 없겠다. 물론 행정부와 사법부가 공정하게 권한을 행사한다는 신뢰가 함께 전제돼야 한다. 개헌을 통해서만 가능하니 쉽지는 않다. 그 전에라도 뭔가 조치는 필요하다. 정치적 제스처에 그칠 수 있는 ‘서약’ 형태 정도가 아니라 정치의 책임성을 기하는 차원에서 최소한 체포동의안 기명 투표 정도는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 휠체어 계단 아래로 쓱…‘무개념’ 美대학생 영상에 공분

    휠체어 계단 아래로 쓱…‘무개념’ 美대학생 영상에 공분

    미국의 한 대학 아이스하키 선수가 고의로 장애인 휠체어를 계단 아래로 미는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그는 미국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선수의 아들로 밝혀져 더욱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은 머시허스트대 3학년 아이스하키팀 선수 카슨 브리어가 지난 11일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술집 2층 계단에서 휠체어를 밀어버리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도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14일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이후 일주일 만에 4000만 조회수에 이를 정도로 파장을 일으켰다. 영상을 보면 브리어는 친구와 함께 술집 입구에 주인 없이 세워진 휠체어를 발견하고선 앉아보기도 하고 이리저리 살피더니 곧 망설임 없이 휠체어를 계단 아래로 밀어버렸다.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진 휠체어는 등받이가 떨어져나갈 정도로 부서졌다. 휠체어의 주인인 시드니 베네스는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드니는 1층에 있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휠체어를 잠시 세워뒀던 것으로 전해졌다.이 영상을 처음 공개한 네티즌은 “나는 보통 트위터에 심각한 글을 올리지 않지만, 토요일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야겠다”며 “영상 속 선수는 이번 일로 도망칠 수 없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휠체어를 밀어버린 가해자가 브리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분노는 더욱 커졌다. 브리어의 아버지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전설적인 선수 다니엘 브리어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15년 은퇴해 현재 NHL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 구단의 총책임자를 맡고 있다. 다니엘은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에서 속 아들의 행동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이는 자신의 가족이 중요하게 여기는 ‘존중’이란 가치와 완전히 위배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이번 일에 스스로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대학과 소속팀도 입장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머시허스트대는 브리어가 ‘내 행동은 경솔했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어 “영상에 나온 브리어의 행동은 각 사람 고유의 존엄을 해치는 행위”이지만 “잘못을 저지른 학생에게 속죄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 더불어 브리어가 소속된 아이스하키팀은 브리어뿐만 아니라 영상 속에 등장하는 다른 2명의 선수에 대해서도 임시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학과 소속팀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브리어가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휠체어 주인 베네스는 “당시 술집 경비원이 브리어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의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린 네티즌은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서 베네스의 새 휠체어 구입을 위한 모금을 시작했다. 그러나 베네스는 “그 돈으로 내 휠체어를 사는 대신 필요한 곳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앞두고 이주노동자 단체 “차별 철폐·인권보장” 서울역서 집회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앞두고 이주노동자 단체 “차별 철폐·인권보장” 서울역서 집회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3월 21일)을 앞둔 주말 이주노동자들이 기념대회를 열고 이주민에 대한 차별 철폐와 인권 보장을 촉구했다. 50곳 이상 이주민 인권단체들의 모임인 이주인권단체공동행동은 1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기념대회를 열고 ‘인종차별’이 적힌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뒤 국가인권위원회까지 행진했다. 서울역 광장 철제 난간에는 참가자들이 직접 ‘차별없는 세상’, ‘모두가 존엄하다’ 등의 염원을 담아 쓴 무지개 색깔의 리본이 묶였다. 참가자들은 계단에 앉아 ‘인간사냥 단속중단’,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등이 쓰인 손팻말을 들고 ‘인종차별 반대’라고 적힌 다양한 색깔의 풍선을 흔들었다. 광장 한 켠에는 지난달 전북 고창에서 불을 피웠다가 질식해 숨진 태국 이주노동자 부부와 경기 포천의 돼지농장에서 지병 악화로 사망했다가 농장주에 의해 사체가 유기된 태국 이주노동자 프라와세낭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설치됐다. 참가자들은 국화꽃을 헌화하며 다함께 추모 묵념을 하기도 했다. 경기 평택의 한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하는 자키루(25)는 “공장에서 함께 일하며 친하게 지냈던 형이 근무 중 일이 힘들고 근무 시간이 너무 길다고 토로해 작업을 바꿔줬다가 얼마 전 사고로 사망했다”며 “일을 하면서 어떤 점이 힘든지 (고용주에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해 이태원 참사에서 생존한 외국인 유학생, 대구 이슬람 사원 건립 갈등을 겪고 있는 유학생 등이 연대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인 어머니를 둔 다문화가정 청소년 박찬빈(17)군은 “친구가 제게 중국어 단어를 말해 검색해보니 코로나19 이후 중국인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뜻이었다”며 “코로나19 이후 이주민에 대한 차별은 더 심해졌기에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우리의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열악한 근로조건과 기숙사, 저조한 임금 인상률 속에서 사업주는 이주노동자를 마음대로 부려먹고 있다”며 “안전 장비조차 주어지지 않는 현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日, 일제강점기 합법이라 생각…사죄 절대 안 할 것”

    “日, 일제강점기 합법이라 생각…사죄 절대 안 할 것”

    사죄, 반성 이런 말을 하면 한국에서 요구가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판단해 사죄나 반성의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이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전임 정부의 입장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일제강점기가 합법이란 인식을 드러낸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일본에서 귀화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는 지난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한일 정상회담을 분석하며 이같이 말했다. 사회자가 일본이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나 반성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일 관계 최대 쟁점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에 대해 제3자 변제 등까지 제시하면서) 우리(한국 정부)가 손을 내밀었으면 자기들도 손을 내밀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호사카 교수는 “일본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죄, 반성 이런 말을 하면 한국에서 또 요구가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판단해 사죄나 반성의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호사카 교수는 “윤 대통령이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강조했음에도 일본(기시다 총리)은 일본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고 했다”라면서 “여기(이 같은 입장)엔 ‘일제강점기는 합법이었다’는 내용이 숨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은 1998년 10월 8일 일본 도쿄에서 김대중(1924~2009)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1937~2000) 일본 총리가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뜻한다. 5개 분야 협력 원칙을 포함한 11개 항으로 이뤄져 있는데, 2항에 ‘식민 통치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가 명기됐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 자민당엔 아직 극우파가 많다면서 자민당에선 제3자 변제를 두고도 ‘제3자 변제라는 것 자체가 결국은 배상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거 아니냐’란 반응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윤 대통령의 대승적 결단에도 기시다 내각이 호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호사카 교수는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금을 대한민국 재단에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비판 여론에 대해선 한일 관계를 풀기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는 반박했다. 호사카 교수는 한일 공동성명에 명기한 한일청년재단(한국에서 일본으로 유학 가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재단) 설립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친일파 양성 계획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있었다”며 “일본에 안 좋은 생각을 가진 이들도 일본에 가서 선진화된 일본을 접하고 예의 바른 일본인들을 만나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해 일제가 실시한 게 친일파 양성 계획”이라고 답했다.“일본에서 윤대통령 상당히 대접” 호사카 교수는 일본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을 상당히 대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쪽에서 상당히 대접을 해줬다고 볼 수 있다”며 “일본 자위대 의식을 포함해 여러 면에서 (윤 대통령에게) 국빈 방문에 준하는 대접을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2차에 걸쳐 저녁 만찬을 마련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외부에 나가 음식을 대접하는 건 일본이 각국 정상을 대접할 때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지만 2차에 걸쳐서 (함께 식사하는 것은) 사실상 저도 처음 듣는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오므라이스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유명 오므라이스 집으로 초대해 함께 식사했다. 호사카 교수는 “그렇게 하려면 상당한 안전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경호 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굉장한 인력을 동원해야 한다. 오므라이스를 먹는 음식점은 (경호 문제를 점검하느라) 며칠간 영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라고 말했다.“피해자 고혈 팔아 넘긴 빈손 외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단체는 “피해자 고혈을 팔아 넘긴 빈손 외교”라고 비판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규탄 성명을 내고 “정부는 그동안 일본의 성의 있는 조치를 강조해 왔지만, 예상대로 일본이 내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강제동원 피해자의 인권은 물론 국민적 자존심을 다 내주면서 명분은커녕 실리조차 챙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정부는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해제하기로 한 것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지만 수출 규제 조치는 이미 국내 기술 자립으로 약발이 다 떨어진 상태였다”며 “일본이 녹슨 칼을 거둬들일 명분을 제공함으로써 겸연쩍은 일본의 체면만 한껏 치켜세워줬다”고 꼬집었다. 이어 “셔틀외교 재개나 지소미아 복원 등을 성과로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의 고혈을 팔아 일본에 구걸한 것에 불과하다”며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줄기찬 투쟁을 전개해 온 피해자들의 근본적 요구와는 무관한 것이자, 문제의 본질을 덮고 피해자들을 우롱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또 구상권 행사를 상정하지 않고 있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한국이 대신 뒤집어쓴 것도 모자라 구상권조차 포기하기로 약속한 것은 망언 중의 망언”이라며 “사법주권을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것이면서 주권 국가로서의 모든 권리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강제동원 피해자를 한일 관계 회복의 제물로 바치는 오늘의 현실에 말문이 막힌다”며 “피해자의 존엄도, 국익도, 명분도, 실리도 잃은 윤석열 정권은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진 “日 새로운 사죄, 능사는 아냐” 박진 외교부 장관은 18일 최근 한일 정상회담이 이뤄진 데 대해 “일본과의 회담은 주고받기식 협상이 아니고, 우리 정부의 대승적 결단에 따라서 해법을 제시하고 12년 만에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이날 KBS ‘뉴스9’에 출연해 “독도라든지 또는 위안부 문제는 의제로서 논의된 바 없다”며 기시다 총리가 해당 주제를 언급했냔 질문에 “정상회담의 내용을 제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가 식민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담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포괄적으로 계승했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새로운 사죄를 받는 게 능사가 아니고 일본이 이제까지 했던 것을 일관되고 충실하게 지키는 게 더 중요한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강제징용 해법 관련 “일본 정부가 물컵의 반을 채울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선 “어떻게 한 번에 그게 다 채워지겠나”라며 “한일 양국 간에는 앞으로 공동 이익이 있고,미래 발전을 위해서 우리가 국익을 창출해야 되기 때문에 일본이 성의 있는 호응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박 장관은 “국내에 있는 일본 회사의 자산을 현금화할 경우에 양국 관계가 파탄으로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갈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피하기 위해 소위 제3자 변제라고 하는 방식을 정부로서는 대단히 고민을 해서 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강제징용 배상 관련 구상권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한데 대해선 “구상권을 행사한다고 하면 이것은 아예 우리가 애당초 피하려고 했던 (피고 기업 자산) 강제집행과 다를 게 뭐가 있겠나”라며 “대통령 말씀대로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이 원위치를 하게 되는 거니까 양국 관계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푸틴 공개수배” 체포영장 발부…진짜 법정 설 확률은 [월드뷰]

    “푸틴 공개수배” 체포영장 발부…진짜 법정 설 확률은 [월드뷰]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전격 발부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실제 법정에 세울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ICC 전심재판부(Pre-Trial Chamber)는 17일(현지시간) 오후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아동을 ‘불법적으로 이주시킨’ 전쟁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볼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며 체포영장 발부를 발표했다. 재판부는 또 푸틴 대통령에게 “해당 행위를 저지른 민간 및 군 하급자들에 대한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ICC가 공식적으로 러시아 최고위급 인사를 피의자로 특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가원수급으로는 수단의 오마르 알 바시르 전 대통령,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에 이어 세 번째 ICC 체포영장 발부 사례다. 수사를 총괄하는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우리가 확인한 사건에는 최소 수백명의 우크라이나 아동이 고아원과 아동보호시설에서 납치돼 (러시아로) 강제로 이주당한 사실이 포함된다”며 “아동 다수가 이후 러시아에 입양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칸 검사장은 이어 “아동들에 대한 러시아 시민권 부여가 신속히 이뤄져 러시아 가정에 수월하게 입양될 수 있도록 푸틴의 대통령령을 통한 법 개정도 이뤄졌다”며 “아이들이 전쟁의 전리품처럼 취급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제이주는 ICC를 설립한 조약인 로마 규정에 따라 범죄로 인정된다. ● 러軍 공습에 엄마 잃은 소녀 “구해줘서 고맙다”? 러시아로 이송된 우크라이나 어린이 대다수는 헤르손, 하르키우, 자포리자, 도네츠크, 루한스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남부의 러시아 점령지 출신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아동들의 이름이나 출신지, 러시아 내 거주지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지만 최소 2000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동반자 없이 러시아로 이동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서방언론은 우크라이나 어린이 이주가 러시아의 전쟁명분 선전, 러시아 정체성을 지닌 우크라이나인 육성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한다. 러시아는 지난달 22일 러시아 ‘조국 수호자의 날’ 기념 콘서트에도 수십 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동원했다. 당시 무대에 오른 안나 나우멘코(15)라는 이름의 소녀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어린이 367명을 ‘해방’시킨 걸로 알려진 러시아 군인 유리 가가린에게 “나와 내 여동생 그리고 마리우폴의 어린이 수백 명을 구출해줘서 고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곧 소녀는 사회자들을 돌아보며 “대사를 잊었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후 소녀가 작년 4월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 공습으로 엄마를 잃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선전전에 동원하고 있다는 의심은 더욱 짙어졌다. ● 푸틴 신병 확보 거의 불가능…전범 기소시 상징적 의미 하지만 체포영장이 발부됐더라도 푸틴 대통령 신병 확보는 현재로선 불가능에 가깝다. 통상 ICC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당사국은 ICC 규정과 자국 국내법상의 절차에 따라 체포 및 인도청구를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2016년 ICC에서 탈퇴한 비당사국(비회원국)이라 자발적 협조를 얻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ICC는 피고인이 참석하지 않은 궐석재판은 진행하지 않으므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언제 개시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따라서 ICC가 푸틴 대통령을 기소한다 한들 그가 실제 법정에 설지는 미지수다. 다만 칸 검사장 16일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치 전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 찰스 테일러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 등 사례를 들며 푸틴 대통령이 결국 법정에 끌려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의지 섞인 전망을 제시했다. 아울러 ICC가 체포영장 발부를 시작으로 푸틴 대통령을 전쟁범죄자로 기소한다면, 국제사회에서 갖는 상징적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ICC 회원국들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혐의자면 외국 정부 수반일지라도 체포해서 ICC에 넘겨야 하므로, 푸틴 대통령이 해외 방문을 자제하는 등 외교적 고립도 심화할 전망이다. ● 러시아 “효력 없다” 바이든 “정당하다” 이와 관련해 드미프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ICC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이런 종류의 어떠한 결정도 법의 관점에서 무효하고 효력이 없다”고 깎아내렸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체포영장 발부에 따라 해외 방문이 우려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이 주제에 대해 더 덧붙일 얘기가 없다”고 답했다. 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ICC의 체포영장 발부가 “정당하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백악관에서 나와 귀가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이 “명백히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도 ICC의 사법관할권을 인정하지는 않지만 ICC의 체포영장 발부는 우크라이나 침략을 명령하는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이 한 행동을 “매우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하는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그 모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 시진핑 방러 발표 후 푸틴 체포영장 “김 샜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ICC의 체포영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다는 중국 외교부의 발표 후 수 시간 뒤에 나왔다. 이에 따라 휴전과 대화 재개를 중재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과시할 무대로 보였던 자리는 졸지에 ‘국제적 전쟁범죄자’와의 회동으로 전락했다. 물론 ICC 체포영장 발부가 중국과 러시아 양국 정상의 만남이나,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즉각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미국과 우크라이나 역시 ICC 당사국이 아니어서다. 하지만 시 주석 입장에서는 이달 10일 국가주석 및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돼 사상 첫 ‘3연임’ 국가주석에 오른 뒤 갖는 첫 외국 방문이란 점에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이에 대해 AP 통신은 “중국의 큰 발표(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에서 다소간 김이 빠지게 됐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평화 중재자’로 보이려는 중국의 시도가 이를 계기로 더 많은 비판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AP는 덧붙였다.국제형사재판소, ICC는?ICC는 제노사이드(genocide·소수집단 말살), 전쟁범죄, 인도에 반한 죄(crime against humanity) 등 국제사회 공통의 관심사이자 가장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개인’에 대한 사법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설 재판소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국제사회에서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체결된 조약인 로마규정에 따라 2002년 7월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두고 설립됐다. 범죄 혐의가 입증되는 경우, 국가원수의 면책특권도 인정하지 않는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 일본 등 대다수 민주주의 국가를 포함해 123개국이 회원국이다. 미국, 중국은 가입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가입했다가 2016년 탈퇴했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노예의 아들이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노예의 아들이었다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등 세기의 걸작을 남긴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어머니가 노예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수십년간 연구한 카를로 베체 나폴리대 교수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녹인 소설 ‘카테리나의 미소’를 출간하면서 “다빈치의 어머니 카테리나가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있는 캅카스 산맥 지역의 소수민족 체르케스 출신으로 유럽에 끌려온 노예였다”고 14일(현지시간) 안사통신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간 레오나르도의 어머니 카테리나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 소작농의 딸이며 피렌체의 공증인 피에로 다빈치와의 혼외관계에서 레오나르도를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베체 교수에 따르면, 캅카스(코카서스)에 살던 카테리나가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로 노예로 팔려간 뒤 베네치아를 거쳐 피렌체에서 젊은 공증인 ‘피에로 다빈치’를 만나 낳은 자식이 다빈치라는 것이다. 배체 교수는 그 근거로 레오나르도가 태어난 1452년 피에로 다빈치가 서명한 카테리나의 노예해방문서를 제시했다. 베체 교수는 “문서 속 카테리나가 레오나르도의 어머니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려고 연구를 시작했지만 결국 증거는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며 “카테리나를 해방시킨 건 그를 사랑한 공증인 피에로 다빈치였다”고 말했다. 피렌체시 기록원에서 발견된 이 문서에는 “그녀의 자유와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써 있다. 베체 교수는 “카테리나는 레오나르도에게 ‘자유의 정신’이란 위대한 유산을 남겼다”며 ‘이주자’였던 카테리나의 고된 삶이 천재 아들의 작품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오에 겐자부로를 읽는 시간/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오에 겐자부로를 읽는 시간/박록삼 논설위원

    1994년 일왕 아키히토는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당시 59세)에게 문화훈장과 문화공로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그해 ‘만엔 원년의 풋볼’이라는 장편소설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을 치하하기 위함이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이은 일본 두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였다. 하지만 오에 겐자부로는 “나는 전후(戰後) 민주주의자이므로 민주주의 위에 군림하는 권위와 가치관을 인정할 수 없다”며 수상을 거부했다. 1958년 만 23세 5개월 최연소 나이에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젊은 작가의 치기와 패기가 남아서가 아니었다. 그의 작품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실존적 사유, 그가 바라는 사회와 공동체의 상이 교직되며 하나의 완성된 세계가 구축된다. 단편 ‘사육’에서 윤리와 순수성을 말살하는 전쟁의 끔찍함을 높은 수준의 문학적 완성도로 담아냈고, 장편 ‘만엔 원년의 풋볼’은 일본의 패전 이후 학생운동에서도 전향한 이들을 내세워 역사적 사실과 개인의 치유를 공동체의 과제로 그려 냈다. 또 르포 ‘히로시마 노트’는 원폭 피해를 고발하고 피폭된 이들의 존엄성과 그들이 만들어 낸 공동체의 위대함을 기술했다. 개인적 삶의 여정을 담담히 적어 낸 에세이집 ‘회복하는 인간’은 오에 겐자부로를 더욱 친숙하게 만든다. 그는 우리에게도 각별하다. 1975년 시인 김지하, 1993년 소설가 황석영 등의 구명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일본의 천황제와 국가주의 등에 대해 일관되게 비판해 온 작가로서 그는 2015년 반전 평화운동에 전념하겠다며 아예 절필을 선언했다. 그해 한국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이 충분히 사죄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계속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가로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야스쿠니 문제, 독도 문제, 난징대학살 그리고 일본의 군사 재무장 등 군국주의 회귀에 대해 타협하지 않은 ‘실천적 지식인’의 전형과도 같은 활동이었다. 지난 3일 세상을 떠난 오에 겐자부로(1935~2023)의 부고가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떠났지만 울림 깊은 작품들은 우리 곁에 남아 있다. 남겨진 이들에겐 오에 겐자부로를 읽는 시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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