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존엄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후임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호황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저항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전화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890
  • 배아복제연구 ‘後進’ 위기감 황우석 사태 1년만에 解禁

    정부가 체세포복제배아연구를 제한적으로나마 허용키로 한 것은 뒤처지고 있는 국내 줄기세포 연구의 절박한 현실을 고려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줄기세포 연구는 황우석 파동 이후 주춤하고 있다. 반면 미국, 영국 등에서는 막대한 자금지원 등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등 한발 앞서가고 있다. 미 하버드대 연구팀은 체세포 핵 이식에 의한 인간배아복제 실험에 들어간다고 지난해 6월 밝혔다. 호주 의회는 인간배아복제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본도 제한적인 허용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가생명위원회는 그동안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한시적 금지안’과 ‘제한적 허용안’ 등을 놓고 8개월 넘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생명윤리계와 과학계로 갈려진 위원들간 의견이 팽팽히 맞섰기 때문이다. ●정부·과학계 위원만 참석 국가생명위는 결국 전체위원들을 대상으로 서면 표결 방식으로 의결했다. 하지만 생명윤리계 위원들이 표결에 불참, 정부 측과 과학계 위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체세포복제배아연구의 제한적 허용을 의결했다. 생명위원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과학계와 산업계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제한적으로 허용키로 했지만 허용되는 난자는 체외수정에서 수정되지 않아 폐기 예정이거나 적출된 난소에서 채취한 ‘잔여난자’, 즉 건강하지 못한 난자로 실험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제주대 생명과학부 박세필(줄기세포연구센터장) 교수는 “체외수정 이후 12시간 뒤 수정 여부를 확인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정되지 않은 난자란 죽어가는 난자”라고 설명했다. 또한 적출된 난소에서 미성숙 난자를 채취할 경우 배양기술이 발전해도 체내에서 성숙된 난자보다 건강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복제배아는 신선한 난자를 써도 성공 가능성이 낮은데 이번 결정은 연구를 더 어렵게 하는 것”이라면서 “제한적 허용이란 문구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잔여 난자론 성공 가능성 낮아” 과학기술부 산하 세포응용연구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김동욱 연세대 의대 교수는 “(실험 성공이)힘들고 먼 길은 되겠지만 근본적으로 못하게 하지 않고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난자 기부나 실비 지급 등을 통해 건강한 난자를 체세포복제배아에 쓰고 있는데 빠른 시일에 우리나라도 그 방향으로 가기를 바란다.”며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조한익(국가생명윤리심의위 부위원장) 서울대 교수는 “잔여난자를 가지고 어느 정도 연구성과들이 나타났을 때 신선한 난자를 쓰는 문제에 대해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천주교측은 “배아를 이용하는 어떠한 실험이나 연구도 인간생명의 존엄성과 신성함을 침해하는 행위”라면서 종교계의 반대 입장을 대변했다. 전경하 오상도 기자 lark3@seoul.co.kr
  • 佛대선정국 안락사 논쟁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가 ‘안락사 논쟁’에 휩싸였다. 발단은 2003년 8월 남동부 페리귀외에서 의사 로랑스 트라무아와 간호사 샹탈 샤넬이 치료가 불가능한 췌장암 말기 환자 폴레트 드뤼에(65)의 고통을 덜어주려고 인체에 치명적인 칼륨을 주사한 사건.12일 도르도뉴 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측은 두 사람의 유죄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날 법정에서 트라무아는 “환자가 어머니처럼 가깝게 지내던 사이가 아니었더라면 칼륨 주사 처방전까지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무의식 상태에 빠진 환자를 본 순간 의사라는 직분을 유지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이날 재판이 열리기 전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위한 협회(ADMD)’ 회원 100여명은 법원 앞에서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앞서 사건이 알려진 지난 8일 전국 2134명의 의사·학자·간호사는 정부에 안락사 합법화를 촉구하는 청원서에 서명하면서 논쟁에 불을 붙였다. 여기에 대선 후보 진영이 가세하면서 논쟁이 커지고 있다. 법 개정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곳은 사회당이다. 제1서기인 프랑수아 올랑드는 12일 “세골렌 루아얄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면 일정한 조건 아래 안락사를 허용하는 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그 배경으로 “위엄있게 살고 죽을 수 있는 기본권이 확립될 수 있도록 신중하게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안의 민감함을 고려, 집권당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는 신중한 반응이다.그는 “고통과 대면했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며 안락사 허용 법안 지지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2005년 통과된 안락사에 관한 ‘레오네티법’은 치료 불가능한 말기 환자가 의학수단에 의한 생명연장을 거부하고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의료진의 적극적인 개입에 의한 안락사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와 벨기에만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vielee@seoul.co.kr
  •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교실’ 지상중계] (9) 논리력과 사고능력 키우기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교실’ 지상중계] (9) 논리력과 사고능력 키우기

    오늘 중점적으로 다룰 내용은 바로 제시문에 대한 공포에 대한 것이다. 제시문을 볼 때 느끼는 공포감을 어떻게 타파할 것이냐의 문제다. 여러분이 제시문을 볼 때 어려워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고1,2,3을 거치면서 계속 봤던 글이 수능인데 이보다 수준이 높은 어휘가 나오면 갑자기 두려워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자까지 들어가면 치명적이다. 두번째는 논술 지문이 수능에 나오는 지문 분량을 넘어가는 순간 두려움을 느낀다. ☞ 서울시교육청 논술강의 녹취록(9회) 바로가기 그럼 어떻게 하면 제시문과 친해질 수 있을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일단 기출문제 제시문에 익숙해 져야 한다. 둘째, 글을 문장, 문단 단위로 요약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림이나 통계, 도표에 익숙해져야 한다. 하나씩 보자.2007학년도 성균관대 논술문제다.(지문1 참고) 이런 글이 나왔을 때 어려워하는 이유가 뭔가. 이미 이론은 배웠다. 그런데 이런 이론을 말로 풀어놓은 걸 보고 이 이론을 찾아내야 하는데 못 찾는다. 문제부터 막 풀려고 하지 말고 제시문을 편안하게 읽어 봐라. 우선 이 내용이 내가 배운 무슨 과목의 내용과 관련 있는가를 따져 봐라. 그냥 편안히 읽는 훈련이 상당히 중요하다. 여러분 스스로 이 내용이 어떤 교과와 관련 됐는지 역으로 추적하는 연습을 하면 (효과가)기가 막힌다. 내가 장담한다. 다음에는 더 무식한 방법이다.(지문2 참고) 자, 이 글의 요지가 뭔가. 얘기해 보라고 하면 머리에서 스팀이 올라온다. 하지만 이런 훈련을 해야 한다. 전체가 세 문단, 첫번째 문단은 4개의 문장으로 돼 있다. 이 각각의 문장을 여러분의 말로 축약해 봐라. 이때는 어구가 아니라 주어와 술어가 있는 완성된 문장으로 축약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4개의 문장을 다 축약했으면 다시 한 문장으로 축약한다. 이게 바로 문단의 요약이 된다. 두번째 단락도 마찬가지다. 이런 식으로 문단의 요약문을 연결하면서 앞뒤 문장이나 문단이 뭘 얘기하는지 잘 살펴야 한다. 이런 식의 공부는 이미 여러분이 하고 있다. 바로 영어 과목에서다. 영어는 직역을 한 뒤 의역하고 자연스럽게 의미 축약을 한다. 그런데 국어는 이렇게 공부하지 않는다. 한글이니까 그냥 읽어나간다. 그렇게 하지 말고 국어는 물론 사회나 과학 시간에도 이런 식으로 줄이는 훈련을 자꾸 해야 한다. 다음으로 여러분은 도표가 나오면 상당히 싫어한다. 하지만 진짜 재미있는 것이 도표다. 도표 자체가 글이다.(지문3 참고) GDP 알지? GDP가 죽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이 옆에 다른 표를 하나 더 붙였다. 우리나라 절대 빈곤율을 계산해 보면 수치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거의 비슷하다. 나라가 발전하는데 절대 빈곤층은 왜 그대로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럼 또 따져보자. 과거의 절대 빈곤층과 지금의 절대 빈곤층이 느끼는 고통은 같을까, 다를까? 왜 다른가. 상대적 빈곤 때문이다. 예전에는 절대 빈곤감만 느꼈지만 이젠 상대적 빈곤감까지 느낀다. 이런 문제를 찾아낼 줄 알면 된다. 이런 내용을 차례로 인과 과정을 따지면서 이야기하면 아주 체계적이고 부드러운 글이 나온다. 다음을 보자.(그림1 참고) 뭐가 보이나. 천사와 악마. 이게 왜 중요한가. 흰 부분에 초점을 맞출 때와 검은 부분에 초점을 맞출 때 다르다. 두 개를 동시에 보기는 굉장히 어렵다. 이것을 가지고 가르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검은 부분과 흰 부분을 넘나들며 설명해야 한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바로 관점의 전환이 자유로워야만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수업 시간에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장터 얘기가 나오면 여러분은 한결같이 ‘기업 이기주의, 집단 이기주의’라고 악을 써 댄다. 하지만 너희 집 앞이라면? 당장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기업 이기주의고 뭐고 간에 안 된다고 한다. 좋은 글을 쓰고 좋은 생각을 하려면 어떤 주제가 나왔을 때 관점을 전환시켜서 봐야 한다. 자신이 관점을 전환시키면서 그 관점에서 통할 수 있는 일반적인 이야기, 일반적인 법칙을 만들어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연습을 많이 해야 풍요로운 글이 나올 수 있다. 사진을 보자.(그림2 참고) 1908년 캘리포니아의 소녀 노동자다. 느낌이 어떤가. 불쌍하다. 또? 자본주의. 이 사진을 보면 여러분은 ‘초기 자본주의의 문제점은’ 하면서 얘기를 한다. 이걸 보여주는 이유는 논술을 잘 하려면 감정도 풍요로워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남을 보고, 어떤 현장을 보고, 감동받고, 고민하고, 눈물을 흘리고, 이런 것이 있어야 글도 잘 써지고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이런 것 없이 차가우면 글도 차갑고 보는 재미도 없다. 주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느껴야 한다. 여러분 주변에서 일어난 일이나 사진, 글들을 보면서 자기가 마음으로 느끼는 훈련도 굉장히 중요하다. 평소 이런 것들이 갖춰지면 글쓰기가 자연스럽게 훨씬 더 많이 발전한다. 다시 돌아가 여러분이 어떤 글이든지 제대로 분석하면 그 글에 대한 반박이나 옹호의 글을 편하게 쓸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글쓰기의 기본은 글 읽기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지겹고 짜증나지만 반복할수록 시간이 줄어든다. 이게 핵심이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이렇게 질문한다.‘어떻게 하면 될까. 이런 걸 언제 하느냐. 연습할 시간이 없다.’ 딱 한 가지만 말하겠다. 학교에서 언어 영역 공부할 때 비문학 지문이 나오면 1∼5번까지 답안만 보지 말고 (지문을) 요약해 봐라. 이를 완성된 문장으로 쓰고, 이와 같은 게 있으면 그게 답이다. 답이 틀렸다면 국어 선생님께 어디가 틀렸는지 물어봐라. 실력이 빨리 오른다. 이렇게 하면 수능 성적도 바로 오르고, 논술 성적도 오른다. 이렇게 공부하는 방법을 최대한 단순화시키고 통일시켜야 한다. 여러분이 쏟을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은 한정돼 있다. 효율적으로 공부하려면 공부 방법을 하나로 모아가야 한다. 사회 교과도 마찬가지다. 교과서를 읽을 때 밑줄 친 것을 외우려고 하지 말고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앞뒤 맥락을 살피면서 소설책 보듯이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다음주에는 통합논술교실 지상중계 마지막회로 그동안 강의에 참여한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조언하는 ‘통합논술의 오해와 진실’ 좌담회가 이어집니다. ●지문1 사익(私益)과 공익(公益) 개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을 어떻게 규정하고 양자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아담 스미스(A.Smith):공익은 정당한 사익의 합이다.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 합리적 자기 이익의 원리 <각 개인은>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지도 않고, 공공의 이익을 그가 얼마나 촉진하는지도 모른다. 외국 노동보다 본국 노동의 유지를 선호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였고, 노동생산물이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그 노동을 이끈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였다. 이 경우 그는, 다른 많은 경우처럼,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서 그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그가 의도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회에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흔히, 그 자신이 진실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는 경우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그것을 증진시킨다. 나는 공공이익을 위해 사업한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좋은 일을 많이 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사실 상인들 사이에 이러한 허풍은 일반적인 것도 아니며, 상인들은 말 몇 마디만 해도 그런 허풍을 떨지 않는다. 각 개인은 자기의 자본을 국내산업의 어느 분야에 투자하면 좋은지, 그리고 어느 산업분야의 생산물이 가장 큰 가치를 가지는지에 대해, 자신의 현지 상황에 근거해서 어떠한 정치가나 입법자보다도 훨씬 더 잘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2007학년도 성균관대 수시1학기 ●지문2 노직이 주장하는 소유권 이론에 의하면, 최초의 사유재산권은 자원에 대한 노동력 투입에 의해서 창출된 가치를 소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권리는 문자 그대로 절대적인 권리이고, 자기 자신의 동의 없이는 절대로 양도될 수 없는 권리이다. 이러한 절대적 사유재산권은 자신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그와 동일한 타인의 절대적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전이될 수 있다. 자유교환의 결과로 어느 특정 개인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았다면, 설령 그 결과가 사회 전체의 복지 증가에 이바지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유교환을 간섭하거나 규제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노직에 따르면, 개인의 독립성은 자기이익의 증가를 위하여 자유로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동기적 합리성과 인지적 합리성을 소지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이성과 존엄성을 전혀 지니고 있지 않다고 추정되는 무생물이나, 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고 믿어지는 저급동물과는 자유계약을 맺지도 않고, 그들에게도 도덕적 책임을 추궁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시장경제에서 상대방과 자유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대한 이행을 요구하고, 예상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부담할 것을 요구한다는 사실은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한다는 해석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 이 입장은 정부의 시장에 대한 간섭이 정당화되지 못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매춘, 도박, 자살, 안락사, 자발적 노예계약 등과 같은 소위 말하는 “피해자 없는 범죄”의 부도덕성을 부인하고, 정부개입의 부당성을 주장한다. 노직의 이러한 극단적인 자유시장경제 옹호론은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바도 없지 않다. 그러나 조직 폭력배들에 의한 인신매매가 성행하는 것은 노직의 입장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시킨다. 왜냐하면 노직이 도덕적으로 허용한 것은 자발적 매춘, 노예계약에서의 바로 그 자발성이지, 어떠한 형태의 비자발적 계약을 옹호한 것은 아니다.
  • “美·日정부 압력 느끼지만 결의안 채택 영향없을것”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당신의 형제나 자녀가 위안부로 끌려갔다면 분노하지 않겠는가?” 15일 ‘위안부 청문회’를 주재한 에니 팔레오마바에가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위원장은 일본의 위안부 강제동원은 피해자들의 인권과 존엄을 중대하게 훼손한 행위라고 지적하고 마이크 혼다 의원 등이 제출한 ‘위안부 결의안’이 의결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청문회 직후 팔레오마바에가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오늘 결과에 만족하나.-아직 만족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 위안부 결의안이 의회를 통과해야 만족할 것이다.▶왜 청문회를 열었나.-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했을 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본을 미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좋은 일본 친구들이 많다. 그러나 지금 내가 소위원장이기 때문에 이 일을 맡아야 했다. 이것은 옳은 일이기 때문에 기꺼이 소임을 수행한 것이다.▶일본 정부로부터 어떤 압력을 느끼지 않나.-물론 느낀다. 일본은 나름대로의 논리와 입장이 있다. 그러나 위안부가 일본 군부에 의해 동원된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숫자도 20만명이나 된다.▶미국 정부로부터는 어떤 입장을 전달받고 있나.-우리 정부로부터도 압력을 느낀다. 공화당 정부니까 공화당 의원들을 통해 의견을 전해온다. 미·일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공화당 논리다.▶그런 압력들이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하는 데 영향을 받을까.-그렇지 않을 것이다. 지난 의회에서 외교위원장을 맡았던 헨리 하이드 의원도 공화당 소속이지만 위안부 결의안을 지지했다. 하이든 의원도 처음에는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고 실제로 두 나라에서 역사적 문제를 체험한 뒤 입장을 바꿨다. 낸시 펠로시 의장과 톰 랜토스 외교위원장 등 하원 지도부의 입장은 확고하다.dawn@seoul.co.kr
  • [기고] 노무현 대통령 교황청 방문을 앞두고/성염 駐 교황청 대사

    1984년 5월3일 오후 2시14분 김포공항에 도착, 알리탈리아 전용기에서 내린 백의의 인물이 트랩을 내려와 땅바닥에 입맞추며 “순교자들의 땅이로다.”라고 뇌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를 경외하여 그 흙에 입을 맞추는 다른 국가원수가 또 있을 성싶지 않다. 서툰 발음으로 “벗이 먼데서 찾아왔으니 기쁜 일 아닙니까?”라는 우리말 인사가 그의 입에서 나왔을 적에 국민들은 다시 한번 놀랐다. 첫 번 방문에서만도 “분단된 한국의 고난은 분열된 세계의 상징”이라고 한탄하면서도 “지나간 시대의 고통이 보다 나은 시대를 내다보는 자신감을 감소시켜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인간에 대한 존중, 정의와 평화의 항구한 추구라는 굳건한 바탕에서 한국의 현시대와 미래를 정위시켜 나가십시오.”라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광주를 직접 찾아가 그 지역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으로 아직도 시달리는 이들, 불안과 환멸로 가득찬 상처입은 가슴들의 아픔을” 달래주던 격려나 나환우들이 있는 소록도를 방문하여 그들의 처지를 나누던 모습을 국민들은 잊지 않고 있다. 그래선지 교황 요한바오로 2세가 85세로 서거한 2005년 4월8일 바티칸 장례식에 국가원수 및 행정수반들이 대거 참석하고 400만명의 젊은이들이 유럽에서 몰려와 인산인해를 이루던 장면에 우리 시청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나라 조문사절단장 이해찬 총리를 수행하여 장례식장에 간 필자의 바로 눈앞에서 이스라엘 카사브 대통령이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 이란의 하타미 대통령과 차례로 악수하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거기서는 군대와 돈과 권력이 아닌 다른 힘이 지배한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경사롭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경악스럽게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면서 자정에 다가가는 듯한 인류종말의 시계가 인류를 다시 군사와 경제의 논리가 아닌 도덕적 인도적 호소의 소리가 나는 쪽으로 귀를 기울이게 하고 있다. “정의가 없는 국가는 강도떼”에 불과하다고 외치는 곳,“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에 대한 그 깊은 경탄을 일컬어 복음, 곧 기쁜 소식이라고 한다.”고 타이르는 곳, 이라크 전쟁에 끝까지 반대하다 전쟁이 일어나자 “하늘 무서운 줄 알라!”고 호통치는 양심을 향해서. 교황청과 수교를 맺은 지 44년째 되는 해에,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방문 이래로 두 번째로 노무현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하고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북핵으로 야기된 한반도의 긴장을 두고 “핵무기는 점진적으로, 평등하게, 또 결연하게 폐기되어야 한다.”던 선교황의 호소도 있었고, 지난 1월8일 전세계의 주교황청 외교단을 향하여 “한반도에는 위험스러운 불씨가 잠재해 있다.”면서 “한민족을 화해시키고 한반도를 비핵화하려는 노력은 주변지역 전체에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지만, 이 같은 목표는 어디까지나 협상의 틀 안에서 추구되어야 한다.”는 발언으로 우리의 6자회담을 격려한 교황, 그리고 “이런 대화가 북한의 가장 취약한 계층에 돌아갈 인도적 지원을 좌우하는 조건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는 교황과의 회담에서 우리 겨레의 하나되려는 노력을 성사시키는 지혜로운 길이 열렸으면 한다.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교황직에 취임한 후 외교단과 처음 상견하는 자리에서 “나는 분단의 아픔과 상처를 겪은 나라에서 왔습니다.”라고 자기를 소개하였기 때문에 우리 겨레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분이라고 여겨지는 까닭이다. 성염 駐 교황청 대사
  • [인터뷰] 우리 모두 내 안에 위대함이 있습니다

    [인터뷰] 우리 모두 내 안에 위대함이 있습니다

    글 고은별 자유기고가 김홍남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처음 만났을 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안경이었다. 그 동안 만났던 많은 사람들 중에 그렇게 금방 눈에 띄는 차가운 질감의 동그란 검은 테 안경을 쓴 여성은 내 기억에 김홍남 관장이 처음이다. 여자라고 사리는 것이 없었고 자신을 드러내기에 두려움이 없었기에 운명적으로 짊어질 수밖에 없는 전통과 관습의 굴레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며 살아가는 사람. 홍남(紅男)이라는 특별한 이름을 지어준 사람은 김 관장의 미래를 예측했던 것일까? 박물관이 문을 연 지 61년 만에 남성들이 우월적 지위를 누려온 이 분야에서 김 관장이 여성 최초로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취임한 것은 문화계에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고은별 | 우선 꿈을 이루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김홍남 | 감사합니다. 고은별 | 지난 4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평화 포럼에서 만난 후 몇 개월 사이에 큰 변화가 있었어요. 김홍남 | 그렇지요. 그 동안 제 이름이 거론되었지만 인사라는 것이 되어 봐야 아는 것이고 뚜껑이 열려 봐야 아는 것이잖아요. 정상적으로 그날 하루의 일과를 지내고 있었는데 전임 관장님께서 전화를 걸어 축하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고은별 | 이름이 붉은 홍(紅) 자에 사내 남(男) 자 세요. 누가 지어 주신 이름인가요? 김홍남 | 딸이 위에 셋이다 보니까 아들을 낳으라고 지어 주셨어요. 우리 집과 친하게 지내던 한의사 한 분이 지어 주셨는데 평범한 여성으로 키우려면 초등학교 지나서 이름을 바꿔주라고 하셨지요. 어머니께서는 호적의 이름은 바꾸지 않고 저를 애칭으로 남이라고 부르셨어요. 고은별 | 어머니의 교육열이 대단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김홍남 | 다섯 형제 중에서 어머니하고 제가 가장 가깝지 않았나 생각해요. 우리 형제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요. 어머니께서 저를 아주 특별하게 사랑해 주셨지요. 호흡기 장애로 돌아가셨는데 2개월 내지 3개월 정도 무의식 상태였어요. 아무런 반응이 없었지요.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제가 어머니를 안아드리면서 귀에다가 “엄마 나 누구야?”하고 물었어요. 그러니까 갑자기 어머니 입이 움직이면서 ‘김 홍 남’ 이라고 하시는 거예요. 고은별 | 어머니께서 얼마나 사랑하셨으면…. 김홍남 |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몇 개월 동안 말 한마디 못하시고 무의식 상태였는데 제 이름 석 자를 말씀하신 거예요. 한 달 후에 돌아가셨지요. 고은별 | 보스다운 면모가 많으시다고요? 김홍남 | 보스답다기보다 독단적이라는 표현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것을 좋은 의미로 추진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바꿔서 말을 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독단이라는 말 자체가 어폐가 있지만 리더가 되려면 외로운 결단을 내려야 됩니다. 우선 앞서 가야 하지요. 비전을 가져야 한다는 뜻인데, 앞서 보지 않고 어떻게 리더가 되겠습니까? 문화에서 비전이 없고 미래에 대한 계획이 서 있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앞서 있다는 말은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들이 따라오기 힘들다는 표현이 되기도 하지요. 선견지명이라는 말도 있지만 옳은 것이 있고 따라오라 하면 독단이라고 합니다. 저는 전력투구하는 타입입니다. 앞이 보이는데 그 상황을 부정적으로 몰고 가거나 의도를 곡해할 때 참 안타깝고 외롭습니다. 고은별 | 그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김홍남 | 저는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사람이에요. 긍정적인 사람이지요. 묻어두지는 않고 그냥 잊어버립니다. 고은별 | 에코 피스 리더십(Eco-Peace Leadership) 명예이사로도 활동 중이시죠? 김홍남 | 유네스코와 관련이 있는 단체입니다. ‘평화는 자연 사랑과 함께’라는 취지를 갖고 아시아의 젊은이들이 모여서 자연 속에서 자연 사랑과 평화 사랑을 체득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고은별 | 북촌포럼은 어떤 모임인가요? 김홍남 | 경복궁에서 창덕궁 사이가 북촌이지요. 본래는 가회동의 양반 집들, 궁 집들도 많았어요. 옛날에는 대가집들이 많았지요. 윤보선 전 대통령 집도 있고…. 서울에 마지막 남은 한옥집들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임입니다. 고은별 | 박물관을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나요. 김홍남 | 획기적인 것은 없어요. 우리 국민들이나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전시를 통해서 한국 문화의 뿌리와 특성, 예술적 성취 등을 느끼면서 체험하고 한국 문화의 수준을 가늠하게 하도록 해줄 수 있어야겠지요. 꼭 가봐야 하는 박물관으로 만들어 가야지요. 고은별 | 현장 교육을 온 학생들이 많았어요. 문화 교육 기관으로서의 박물관의 역할이라고 할까, 어떤 프로그램들을 구상하고 계신지요. 김홍남 | 지금 참 잘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어린이 박물관도 있고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합니다. 다만 학생 단체 입장수로 일년의 관람객 수를 메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단체로 오는 것은 강제 동원의 의미가 있으니까요. 문화 선진국이 되려면 그냥 삼삼오오 찾아와서 수준 높은 관람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질 높은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지금 선진 박물관에서 전시만큼 중요시하는 것이 교육입니다. 박물관 안에서 성인 교육, 청소년 교육, 장애인 교육 등의 사회 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육을 담당하는 부도 없고 과도 없습니다. 아마추어 수준이지요.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할 우수한 인적 자원이 절실합니다. 고은별 | 우리는 지금 문화의 시대를 살고 있는데 예술의 핵심, 문화의 본질을 관통하는 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김홍남 | 우리가 갖고 있는 문화 유산을 현대와 미래의 문화 재창조의 발원지로 쓰는 데서 힘이 나오겠지요. 한국과 일본과 중국이 어떤 공통부분이 있지만 공통이 아닌 것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아시아의 일부라는 것을 당당히 인정하고 아시아 문화 속에서의 한국 문화가 갖고 있는 특색, 문화의 힘을 키워 나가야만 아시아의 문화도 발전해 나가는 것이지요. 각자 자기 몫을 다함으로써 아시아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는 것입니다. 어느 나라의 문화는 우월하고 어느 나라의 문화는 열등하다는 식의 논리는 옳지 않습니다. 한국 문화만이 최고라고 하는 인식은 자기 우월주의에 빠지기 쉽게 합니다. 고은별 |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하십니까? 김홍남 | 그런 편이지요. 이제 막 육순의 나이에 뭘 그렇게 대단한 로맨스를 하겠어요?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지요. 고은별 | 어릴 적의 꿈이 지금의 삶과 연관이 되어 있나요? 김홍남 | 우리 어머니가 원예를 하셨고 항상 무엇인가를 수집하셨어요. 어머니의 안방이 작은 박물관이었지요. 저는 어릴 때부터 골목대장 같았어요. 보스 기질이 있었지요. 서울대 문리대에 다닐 때 사진부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는데 여자로서 처음으로 사진부 부장을 맡았습니다. 고은별 | 내부에 존재하는 여성성에 대해서…. 김홍남 | 어릴 때부터 여자이기 때문에 무엇을 못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어머니께서 저를 그렇게 키우지 않으셨어요.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었고 결혼이 꼭 해답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서운 것이 없었지요. 사리는 것이 없었어요. 고은별 | 앞으로의 꿈은? 김홍남 | 이 삶을 잘 마무리짓고 싶습니다. 자기 존엄성을 잃지 않고 자기 속에 있는 위대함을 위대한 실현으로 끌어낼 수 있어야겠지요. 우리 모두 내 안에 위대함이 들어 있습니다. 그 위대한 가치를 그냥 가치로 남겨놓지 말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나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나 스스로를 위해서 이 사회를 위해서 실천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0분 인터뷰…. 그야말로 초고속으로 질문과 대답이 이어졌다. 김홍남 관장은 절도 있고 명확한 어조로 질문에 답하였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틈틈이 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했다.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아 인터뷰가 시작된 지 정확히 삼십 분이 지나자 김 관장은 다른 스케줄 때문에 약속장소로 가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일어섰다. 지난 8월 9일 박물관장에 취임하여 공식 업무를 시작한 김 관장이 얼마나 바쁜 일정의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월간 <삶과꿈> 2006.12 구독문의:02-319-3791
  • [21일 TV 하이라이트]

    ●진실(YTN 오후 11시5분) 췌장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이장형. 육군 대위로 전역한 이장형은 84년 간첩협의로 체포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5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다. 이근안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당한 모진 고문을 받았다고 절규한 이장형과 고문 사실을 법정에서 부인한 이근안. 이장형의 판결문에 나타난 허위를 파헤친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7인조 퓨전 그룹 ‘닮은 사람들’. 언제부터인가 서로의 마음과 음악 성향이 닮아있음을 느낀 7명의 국악기 연주자들이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가자는 취지에서 만나 2000년에 그룹이 결성되었다.‘지루한 국악’의 편견을 넘어서, 국악의 아름다움을 널리 전하는 이들을 만나본다. ●연개소문(SBS 오후 8시45분) 연개소문은 영류제에게 이미 혼례를 올린 아내가 있다고 얘기하지만, 영류제는 고구려인이 아닌 사람과의 혼례는 인정할 수 없으며 황실의 후손인 고소연이 정실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고소연은 연개소문에게 힘이 되어주겠다고 당돌하게 얘기한다. 죽리는 연개소문에게 대의를 위해서 혼례를 올리라고 종용한다. ●누나(MBC 오후 7시55분) 수아의 광기는 함께 러시아로 가지 않는다는 건우의 말을 들은 뒤 절정에 이른다. 수아는 건우 어머니를 찾아가 자신이 잘못한 게 무엇이냐며 따진다. 성난 할아버지가 앞을 가로막자 수아는 할아버지까지 밀치며 건우 어머니 앞으로 다가가 집안을 공포 분위기로 만들어 놓는다. ●반올림#3(KBS2 오전 8시50분) 오토바이를 다시 찾아오라는 엄마의 말에 일권은 신바람이 났다. 이준 집에서 찾아온 오토바이로 엄마를 일터까지 모셔드리고 마음이 뿌듯한 일권. 그러나 수업을 받던 중 뜻밖에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충격을 금치 못한 아이들은 함께 장례를 돕는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진품명품을 찾아온 서화첩 두 점. 그중 하나는 대표적인 근대 서예가 오세창의 화첩인데 백범 김구의 글까지 담겨있어 그 진가가 궁금하다. 다른 하나는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교지 한 점. 큼직하게 찍힌 도장이 교지의 권위를 말해주는 듯한데 과연 이 교지 속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지 알아본다.
  • 의학 드라마 원작으로 본다

    MBC 의학 드라마 ‘하얀거탑’의 일본판 원작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영화채널 OCN은 지난 2003년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하얀거탑’을 오는 21일 오전 9시부터 11주 동안 방영한다. 총 22회이며 매주 일요일 2회분을 연속으로 내보낸다. 원작은 일본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야마자키 도요코의 베스트셀러 소설 ‘하얀거탑’.1978년 일본 후지TV는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의료사고, 권력을 향한 야망, 사회내 비리 등 당시 드라마에서는 다루기 힘들었던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방영해 화제가 됐다. 의학계의 숨겨진 이면과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그린 메디컬 드라마이다. 폐쇄적이고 관료적인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모든 권력을 손에 쥐려는 천재 외과의사 ‘자이젠 고로’와 진지하게 의사로서의 길을 걷는 ‘사토미 슈지’의 삶을 대비해 그린 대작이다. 일본판 하얀거탑은 일본 국립 나니와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의사들의 삶을 다루고 있지만 전반부 정치 드라마, 후반부는 법정 드라마에 더 가깝다. 전반부는 천재적인 능력과 권력에 대한 야욕을 가진 외과 조교수 ‘자이젠’이 교수가 되기 위해 펼치는 정치판 못지않은 아슬아슬한 암투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후반부에선 ‘자이젠’의 의료사고 이후 시작되는 치열한 법정 공방과 그 결말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자이젠 고로’라는 야심만만한 주인공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학병원 교수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원작의 ‘자이젠’(가라사와 토시아키)과 국내의 장준혁(김명민 분),‘슈지’(에구치 요스케이)와 최도영(이선균) 등 양국의 연기자 캐릭터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를 더한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Book Review] 레비는 왜 화학자 아닌 증언자였나

    “…, 어떻게 분노하지 않고도 사람을 때릴 수 있을까.…, 객차 안에서는 남녀노소가 싸구려 상품들처럼 무자비하게 포개진 채 무(無)를 향한, 아래쪽을 향한, 바닥을 향한 여행을 했다. 이번엔 그 객차 안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라는 점만 달랐다.…, 나와 같은 객차에 탔던 45명 중 다시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네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객차가 가장 운이 좋은 경우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죽음이 예고된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행 객차의 풍경은 이랬다. 움베르토 에코가 ‘이탈리아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이라고 평가한 프리모 레비(1919∼1987)의 역저 두권이 동시에 출간됐다.‘이것이 인간인가’와 ‘주기율표’(이현경 옮김, 돌베개 펴냄). 유대계 이탈리아인인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이다. 그리고 자신의 체험을 기록으로 증언했다. 안네 프랑크의 ‘안네의 일기’ 등과 함께 나치즘과 유대인 학살의 진실을 전하는 증언문학의 대표작품으로 꼽히는 ‘이것이 인간인가’. 극한의 폭력에 노출된 인간의 존엄성과 타락의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프리모 레비는 2차 세계대전 말 반파시즘 저항운동에 참여하다 체포돼 아우슈비츠 제3수용소로 이송당했다.‘이것이 인간인가’는 그가 체험한 10개월간의 수용소 기록이다. 제3수용소는 화학공장과 붙어 있는 강제노역 수용소였다. 화학박사였던 그는 건강한 체력과 몇번의 행운으로 극소수의 생존자 대열에 낄 수 있었다. 레비는 1945년 힘겨운 여정 끝에 고향인 토리노로 돌아와 수용소 시절 비밀리에 기록한 메모들을 토대로 ‘이것이 인간인가’의 집필에 들어갔다. 47년 첫 출간 때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으나 57년 재출간되면서 문제작으로 떠올라 그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8개 국어로 번역됐고, 라디오 드라마와 연극으로 공연되기도 했다. 레비는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성을 참을 수 없을 만큼 강렬히 느꼈기 때문에 나는 그곳, 독일 연구실에서, 추위와 전쟁속에서, 감시의 눈초리를 피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며 이 책의 초고였던 ‘메모’를 작성하게 된 까닭을 밝혔다. 하지만 ‘이것이 인간인가’에서 레비의 독일인에 대한 증오심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너무나 차갑게 실상만 전한다. 동시대를 살았던 유대계 독일인 한나 아렌트가 미국에서 ‘전체주의의 기원’을 저술하면서 파시즘 등 전체주의의 재등장 가능성을 경고한 것과 마찬가지로 레비도 “파시즘은 죽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아우슈비츠의 증인’ 레비는 87년 자택에서 돌연한 자살로 생을 마감, 끝까지 세상에 물음을 던져줬다. 1975년에 저술한 ‘주기율표’는 화학자인 레비의 과학과 기술에 대한 열정이 엿보이는 독특한 구성의 회고록이다. 아르곤부터 탄소까지 주기율표상의 원소들을 설명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와 연관된 자신의 삶, 조상의 연원 등을 재미있게 회고한다. 유년 시절의 추억과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회상, 역사적·윤리적 성찰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철’이라는 장에서 레비는 청춘시절 자신에게 화학이나 물리학이 ‘파시즘의 해독제’였다고 말한다.21장으로 구성된 ‘주기율표’는 대중적으로 그의 저술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었다. ‘이것이 인간인가’ 340쪽 1만 2000원,‘주기율표’ 383쪽 1만 4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프렌치 리포트] (11) 경쟁 싫어… 개혁도 싫어

    [프렌치 리포트] (11) 경쟁 싫어… 개혁도 싫어

    프랑스인들은 불안하다. 지금까지는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이 없었는데, 앞으로는 아등바등 살아도 편안한 삶을 보장받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서다. 일반적으로 프랑스인들은 경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돈을 좀 더 많이 벌고, 좀 더 잘 살기 위해 악착같이 사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금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골치 아픈 정치와 경제는 엘리트들에게 맡기고, 국민들은 안정된 직장에서 주어진 일을 하면서 국가가 제공하는 의료·복지·교육의 혜택을 받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런 장밋빛 인생도 이제는 종말을 고해야 한다. 과잉복지로 인한 재정부담이 날로 가중되는데다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본질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분배와 사회적 평등을 우선시하는 프랑스식 사회주의 경제 모델은 세계화의 거대한 흐름속에서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프랑스인들은 곳곳에서 경쟁을 강요받는다. 프랑스인들의 개혁 거부 증세도 심각해지고 있다. ●변화에 대한 강한 거부 2005년 상반기 프랑스에서 최대의 이슈는 유럽연합(EU) 헌법 비준을 묻는 국민투표였다. 그해 5월29일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프랑스 국민의 55%가 유럽연합 헌법에 반대표를 던졌다. 유럽헌법은 25개 회원국 모두 찬성해야 공식발효되기 때문에 유럽헌법은 사형선고를 받은 셈이었다. 경제적으로 통합된 유럽을 정치적으로도 통합해 미합중국에 대적할 수 있는 유럽 합중국을 이룩한다는 원대한 계획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프랑스는 유럽헌법을 발의한 나라이며 유럽통합을 선도해온 나라다. 프랑스가 유럽헌법을 부결시킨 것은 아이러니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반대표를 던진 데 대해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은 ‘민심의 표출’이라고 평가했다. 시라크 정권에 대한 불만과 유럽통합 작업에 대한 반대여론이 합쳐진 결과라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은 EU가 중·동부 유럽으로 확대되면서 동유럽의 근로자들이 몰려와 이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것을 우려했다. 실업률이 10% 가까이 되는데도 동유럽의 저가 노동력에 서비스 시장을 열어주겠다는 정부의 태도가 마음에 들 리 없다. 노동자들은 특히 유럽헌법의 도입으로 프랑스가 신(新)자유주의의 국제질서에 편입된다는 데 강한 거부감을 표했다. 프랑스의 좌파들은 유럽헌법이 EU 내에 자유시장 경제를 급속히 파급시켜 지금까지 쌓아온 전통적 사회보장망을 파괴할 것이라고 예단했다. 프랑스인들이 갖고 있는 ‘변화에 대한 거부감’을 자극한 셈이다. ●한계에 달한 프랑스식 사회경제 모델 유럽헌법 국민투표를 계기로 유럽에서는 앞으로 어떤 사회로 갈 것인지에 대한 토론에 불이 붙었다. 같은 해 10월27일 EU 정상들은 런던에서 비공식회담을 열어 유럽의 미래를 논의했다. 당시 순번제 의장국이었던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이 자리에서 회원국 정상들에게 유럽 발전을 위해서는 앵글로색슨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앵글로색슨 모델은 개방과 경쟁만 유도할 뿐 평등과 분배를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의 여론을 의식해 이렇게 강변했지만 속마음은 정반대였을 것이다. 사회보장 비용 때문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와 경기침체에 따른 높은 실업률을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경제시스템을 개혁해야 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분배와 사회적 평등을 우선시하는 ‘라인란트 모델’의 양축을 이뤄왔다.2차 대전 이후 도입된 라인란트 모델은 지속 성장만 담보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지만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세계화의 소용돌이속에서는 더 이상 유지가 어렵다. 복지비용 부담에 따른 프랑스의 공공부채 규모는 2006년 국내총생산(GDP)의 65%나 된다.2006년 재정적자는 380억∼390억유로에 이를 전망이다. 의료·연금·가족 보험 등 사회보장 비용은 2004년 119억유로,2005년 116억유로의 적자를 기록했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가 복지와 분배에 우선을 둔 경제정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번번이 실패한 개혁시도 드 빌팽 정부는 경제시스템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국가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개혁의 칼날을 뽑아들었다. 고용창출을 위한 국가 재정운용, 소규모 기업의 고용확대, 실업자의 노동시장 복귀를 위한 인센티브제 도입을 정책과제로 제시하고는 비장의 카드를 내밀었다.‘최초고용계약(CPE)’제 도입이었다. 고용주가 26세 미만의 직원을 채용할 경우 처음 2년간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기업주에게 투자의욕을 고취시키고 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린 선택이었다. 프랑스의 청년 실업률은 23%에 달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드 빌팽 총리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불쑥 내민 이 제도에 대학생들과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정년을 보장받고 편히 살아온 프랑스인들에게 이 제도는 라인란트 모델의 포기를 의미했으며, 또한 무한경쟁을 의미했다. 소르본대학의 점거농성으로 시작된 반대시위는 2006년 봄 프랑스 전역을 강타했고 결국 정부는 이 제도의 도입을 백지화했다. 정치평론가 자크 아탈리의 ‘미테랑 평전’에 따르면 사회당 정권에서도 저성장, 높은 실업률, 이민자 문제, 주택난이 심각했다. 그래서 80년대부터 여러번 개혁을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국민들의 거센 저항 때문에 포기했다.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1995년 집권한 중도우파 정부는 수차례 개혁을 시도했으나 2003년의 연금제도 개혁 외에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르 몽드는 “프랑스인은 65%가 실업을 걱정하고 영국과 덴마크의 높은 성장을 부러워한다. 그러면서도 기존의 복지모델을 고수하겠다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다.”라고 꼬집었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美 전신마비 딸 ‘성장억제’ 논란

    다른 이의 도움 없이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장애 어린이의 성장을 인위적으로 멎게 했다면? 9살짜리 뇌질환성 전신마비 미국인 소녀의 성장을 멈추게 하는 ‘성장 억제’ 시술을 둘러싸고 부모와 시술 의료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등 윤리 논쟁이 뜨겁다. 3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애슐리’라는 이 소녀는 태어나면서부터 걷거나 말하지 못하고 머리를 제대로 가눌 수도 없었다. 제 힘으로 구르거나 앉을 수도 없다. 음식은 튜브를 통해 섭취하고 있다. 부모들은 늘 베개에 기대있다고 해서 소녀를 “베개 천사(Pillow Angel)”라고 부른다. 시애틀 소아과병원측은 2004년 애슐리에게서 심각한 뇌손상으로 인해 지능발달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을 내리면서 성장 억제 조치도 부모 권리 중 하나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애슐리의 몸상태를 키 134㎝, 몸무게 34㎏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성장억제 시술을 해 왔다. 가슴 발달 및 에스트로겐 배출을 막고 자궁 적출술도 포함됐다. 파문은 일부 의사들이 이 사실을 의학 전문지에 보고하면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행된 소아과학회 저널에서 이들 ‘고발자’들은 애슐리 부모의 결정을 위험하고 비열한 ‘프랑켄슈타인식’ 결정이라고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소식을 전해들은 일반인들과 의료계에서도 이런 조치가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는 권리”를 막고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파문이 커지자 애슐리의 부모는 익명을 유지한 채 웹사이트를 개설,“아이를 곁에 두고 돌보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었다.”면서 결코 편의에 따른 행동은 아니라고 반박했다.“커가는 아이를 돌보기도 어렵고 가족과 외출하기도 힘들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란 주장이다. 또 형제들과 더 많은 접촉을 갖게 하고 더 활발한 외부활동의 기회를 얻게 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주 애슐리의 부모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우리는 딸이 우리의 품속에 남아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애슐리가 침대에 온종일 누워 TV나 보는 게 아니라 더 많이 여행하고 사회 행사나 다양한 야외 활동에도 참가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애슐리를 치료해 온 다니엘 군터 박사는 “그녀의 부모가 찾아낼 수 있는 인도적인 차선책을 선택한 것이었다.”고 옹호했다. 신문은 비슷한 장애를 갖고 있는 어린이들의 성장을 멎게 하고 대신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면 같은 치료와 수술을 단행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또 주류 의학계에서 이런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된 적이 없었다면서 법적, 윤리적으로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과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문화마당] 문화침투의 허실/코디 최 문화이론가 화가

    20세기 후반 주목받기 시작한 동남아시아의 괄목할 만한 경제력과 문화 경쟁력은 서구사회의 그것과 비교해 볼 때 실로 미약한 것이다. 그런 만큼 21세기 들어 더욱 부각된 세계화는 서구중심의 경제와 문화의 주도권 아래 이뤄지고 있다. 이는 FTA 협상과 같은 실례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화의 과정에서 진행되는 문화침투는 결코 서구중심의 일방적 관계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문화침투란 본질적으로 상호 교류의 차원에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영국의 제국주의 정책을 계기로 수출된 백인 중심의 서구문화는 아시아 문화에 침투해 그 모습을 바꿔 놓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시아의 문화는 동서양의 문화충돌에서 서구 중심의 권력지형도를 바꾸어 가며 재구성되어 가고 있다. 예컨대, 권력을 앞세워 인도의 문화에 침투한 영국의 문화는 1980년대 들어서며 언더그라운드에서 인도의 음악이 유행하면서 인도 문화로부터 역침투를 당했다. 마침내 인도 음악은 영국을 통해 미국에까지 영향을 끼치며 뉴에이지 또는 월드뮤직이 탄생하는 계기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침략하고자 했던 식민지 문화로부터 예기치 않은 역습을 당하며 끝내 서구 음악의 경향이 바뀌어진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음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1993년 인권운동으로 노벨상 후보에까지 오른 인도의 반다나 슈바는 ‘녹색혁명’을 펼치며 ‘나브다냐(Navdanya)’ 같은 유기농 농장과 상점 등을 통해 무공해 식품운동을 벌였다. 이같은 움직임은 영국으로까지 어어지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유기농 식품’ 바람을 일으켰다. 최근 우리나라의 웰빙 붐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문화의 침투는 이처럼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아시아도, 서구도 이같은 문화의 잡종화(hybridization) 내지 혼종화를 엄연한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의 문화이론가 호미 바바가 말하는 문화의 ‘제3공간 선언’이 구체화되어 감에 따라 세계적 규모의 문화적 변위가 이뤄지고 있다. 타자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일방적 침투에서 상호교환적 침투로 이동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의 지식인들은 헤게모니적 성격을 띤 서구 중심의 세계화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저명한 인권운동가 찬드라 무자파(‘정의로운 세계를 위한 국제운동’ 대표)는 아시아 국가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서구 제국주의에 대항할 인권주의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 ‘인류의 오류(Human Wrongs,1996)’에서 인간의 기본적 존엄성은 각자의 정체성과 문화에 근거한 의식주와 같은 권리라고 말한다. 또한 안와르 이브라임 전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1996년, 아시안 르네상스’를 통해 세계화의 근간에는 ‘아시아 문명화’라는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며 이것은 곧 세계화의 흐름 속에 동서양의 바람직한 재구성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요컨대 세계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간의 조화를 유지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고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도의 문화이론가 애슈스 난디는 동서양의 문화전쟁터에서 빠져나와 전쟁게임을 관찰하는 제3자가 될 것을 권한다. 전쟁터 안에 있으면 권력의 실체 앞에 극단적으로 저항하거나 수용하거나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일차원적인 식민지 근성과도 같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문화에 있어서 세계화의 현장은 권력지형에 의해 움직이는 전쟁터가 아니다. 창조적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 ‘게임’이다. 이제 세계화에 따른 상호교류적 문화침투라는 게임은 시작되었다. 창조적인 정신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문화 나아가 미래의 문화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코디 최 문화이론가 화가
  • 軍 구타 법으로 금지

    구타나 가혹행위, 언어폭력을 군대에서 근절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병 상호간에도 권한이 부여된 자를 제외하고는 어떤 명령이나 지시, 간섭도 금지된다. 집단으로 상급자에게 건의 내지 항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국방부는 1일 군인의 권리와 의무는 물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의 ‘군인복무기본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군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구타, 가혹행위 및 언어폭력 등 사적 제재를 가해서는 안된다. 병 상호간에도 ▲지휘계통상 상관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거나 ▲사수, 조장, 조교 등과 같이 편제상 직책을 수행할 경우 ▲기타 법령이나 내규에 의해 명령과 지시 권한이 부여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병에게 어떠한 명령이나 지시, 간섭을 할 수 없다.국방부는 앞으로 이 규정을 어긴 군인에 대한 상세한 처벌 규정을 시행령에 명기할 계획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지구촌 성탄절 표정

    성탄절에도 지구촌의 총성은 멈추지 않았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대량 학살과 유혈충돌, 테러 등으로 긴장은 계속됐다. 예수 탄생지 베들레헴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캐럴 방송이 사라졌고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의 ‘인종청소’는 더 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다. 쇼핑 대목을 맞은 영국 런던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홍콩 등 대도시 중심가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5일 성베드로 성당의 자정 미사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맞아 세계에서 고통받는 어린이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호소했다. ●교황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교황은 이날 1만명의 신자들에게 낙태 문제를 언급,“베들레헴의 아기(예수)는 (우리로 하여금) 태어났거나 혹은 태어나지 않은 어린이들이 겪는 고통으로 시선을 돌리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과 빈곤, 굶주림에 고통받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면서 “하느님의 빛나는 사랑이 세상 어린이들을 감싸주기를 기도하고 우리 아이들의 존엄성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우리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자.”고 말했다. 교황이 라틴어로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Pax vobis)”라고 선창하자 신도들은 “교황께도 평화를(Et cum spiritu tuo)”라고 답했다. 이날 미사는 전 세계 44개국에 생중계됐다. 그는 “예수가 성탄절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축제를 즐기느라 바쁘기만 하다.”면서 “질병과 외로움 등 고통 속에 성탄절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자.”고 촉구했다. ●캐럴 끊긴 베들레헴, 트리 반짝이는 카불 예수가 탄생한 베들레헴은 적막 속에 빠졌다.AP통신은 25일 베들레헴에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캐럴 방송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정파 분쟁이 악화되면서 베들레헴은 순례자와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베들레헴 주민들의 경제적 곤궁도 커지고 있다. 빅토르 바타르세 시장은 “어른과 아이들이 먹을 음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느냐.”면서 “슬픈 크리스마스”라고 한탄했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는 무장단체인 하마스와 파타간 폭력사태 우려로 성탄절 축하 행사가 취소됐다. 급진적 이슬람 국가인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거리엔 처음으로 색색 조명으로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했다. 트리 가격은 아프간인들의 한달 수입보다 많은 20∼200달러. 거의 전량이 카불에 체류중인 외국인 고객을 위해 제작된 것이다. 한편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에선 이날도 인종청소를 명분으로 한 살육전이 계속됐다. 이곳에선 지난 3년 동안 20만명 이상이 희생됐다. ●흥청이는 두바이… 인도네시아 테러 경계령 ‘아랍의 미래’에서 ‘세계의 허브’를 꿈꾸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에서는 성탄 분위기가 물씬 풍겨 나왔다. 호텔과 쇼핑몰, 술집마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산타 복장을 입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두바이 고급 호텔에는 ‘크리스마스 디너’ 행사가, 도심 곳곳에선 외국인과 현지 무슬림이 참가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렸다. 올해 두바이에서 시작된 성탄 축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성지순례(하지)와 함께 12월30일부터 시작되는 이슬람권 최대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로 이어진다. 반면 같은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 크리스마스는 ‘반목과 긴장의 대명사’가 됐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31곳의 교회는 무장 경비원들이 테러에 대비, 경계를 서고 있었다. 서구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발리 등 인도네시아 휴양 도시들에서는 ‘크리스마스 비상 경계령’이 내려졌다. 지난 2000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발생한 폭탄 테러로 19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매년 성탄절마다 테러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안동환기자·연합뉴스 sunstory@seoul.co.kr
  • [사고] 오피니언 필진 바뀝니다

    [사고] 오피니언 필진 바뀝니다

    서울신문 오피니언면의 ‘CEO칼럼’ ‘녹색공간’ ‘문화마당’ ‘옴부즈맨칼럼’의 필진 일부가 새해부터 바뀝니다. 이와 함께 중앙과 지방의 균형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별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내용을 담은 칼럼 ‘지방시대’가 신설됩니다. 기존 ‘CEO칼럼’은 경영현장 리더들의 생생한 경험을 소개하며,‘녹색공간’은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우는 환경칼럼입니다.‘문화마당’을 통해 전문가들이 문화현장을 다각도로 조명할 예정이며, 독자들에게 더욱 다가가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옴부즈맨 칼럼’ 필진들은 서울신문 지면을 날카롭게 분석·비평할 것입니다. ■ 오피니언면 필진 명단(무순) ●CEO칼럼 문국현(유한킴벌리 대표) 정이만(63시티 대표) 한기선(두산그룹 주류BG 사장) 이종수(현대건설 사장) 박종원(코리안리 사장) ●녹색공간 박정임(KEI 책임연구원) 이기영(호서대 식품미생물학과 교수) 김제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안준관(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장) ●문화마당 코디 최(문화이론가·화가) 한명희(예술원 회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최동호(고려대 국문과 교수) 김지우(소설가) ●옴부즈맨 칼럼 민영(경희대 언론학부 교수) 심재웅(한국리서치 상무) 남재일(언론재단 상임연구위원) 김사승(숭실대 언론학부 교수) 최영재(한림대 언론학부 교수) 전혜영(고대신문사 편집국장) ●지방시대 임정덕(부산·경남·부산대 경제학과 교수) 오창균(대구·경북·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김준태(광주·전남·조선대 교수·시인) 방은령(대전·충남·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김선범(울산·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최형재(전북·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남기헌(충북·충청대 행정학부 교수) 송재호(제주·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장·제주대 교수)
  • [사설] 이념 초월한다며 北인권 외면하나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의 인권침해 행위를 조사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 결정은 인권위가 왜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들게 한다. 북한이 주권국가인데다 남북공동선언 등에서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있어 조사·구제활동을 할 수 없다는 이유는 군색하기 짝이 없다.인권위법 4조를 들어 북한을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북한을 대한민국 영토로 보는 상위규범인 헌법의 정신을 살리지 못한 법해석이다. 헌법까지 가지 않더라도 인권위법 2조는 인권을 헌법과 법률에서 보장하거나 대한민국이 가입·비준한 국제인권조약과 국제관습법에서 인정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라고 밝히고 있다.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음에도 어떻게든 북인권을 피해 가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안경환 인권위원장은 전원위원회 사흘 전에 서울신문을 통해 보수와 진보, 북한의 반응을 초월한 결정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으나 그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출범 5년이 된 인권위는 동일임금 동일노동, 사형제·국가보안법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 등 숱한 권고를 통해 위상을 넓혀왔다. 현실을 무시한 오지랖 넓은 국가기관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권위가 정치색을 배제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실현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폭 지지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남북 특수상황이라는 정치 판단을 개입시킴으로써 스스로 품격을 떨어뜨리고 정치집단으로 추락한 꼴이 됐다. 북한 동포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겪고 있는 인권침해와 유린행위에 눈감고 침묵하는 인권위의 편협하고도 정치적인 결정은 철회돼야 마땅하다. 정부도 유엔의 대북 인권결의안에 찬성하고 진보진영마저 북인권 개선에 소리를 내기 시작한 마당에 여기저기 눈치보며 혼자서 퇴행하는 인권위의 목소리를 앞으로 누가 귀담아 듣겠는가.
  • [Book Review] 레비가 자살한 까닭을 말한다

    “낙관적인 이야기를 한참 나눈 후, 집으로 가서 가스를 틀어놓거나 마천루에서 뛰어내리는 기묘한 낙관주의자들이 있다.” 유대인이었던 한나 아렌트의 글에 등장하는 이 기묘한 낙관주의자들은 유대인이다. 극도의 빈곤, 목숨을 건 밀항,‘불법체류자’로서의 오랜 도망생활, 몇차례에 걸친 사업의 실패와 같은 숱한 어려움을 이겨냈다. 겨우 환갑을 지난 나이에 옛 친구들을 술집으로 불러 기분 좋게 한잔 하고 집으로 가던 중 다리에서 목을 맸다. 마음 약한 죽음을 택한 이는 재일조선인 1세였다. 유대인과 재일조선인들은 유랑과 고향 상실의 비애를 공통적으로 겪었다. 저자 서경식씨는 유대인 쁘리모 레비의 묘를 찾아 한겨울 이탈리아로 떠난다.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박광현 옮김, 창비 펴냄)는 재일조선인 2세가 한 유대인의 삶을 반추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쁘리모 레비는 유대계 이탈리아인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 남았다.‘이것이 인간인가’ 등의 책으로 잔혹한 정치 폭력을 증언해 세계적으로 알려진 문학가였다. 하지만 1987년 아파트 4층 난간을 넘어 아래층으로 몸을 던져 자살하고 만다. 1951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서경식씨는 현재 성공회대 연구교수로 국내 체류 중이다. 국내에 번역 출간된 책으로는 ‘나의 서양미술 순례’ ‘소년의 눈물’ ‘단절의 세기 증언의 시대’ 등이 있다. 그는 책에서 “윤동주는 자신의 언어인 조선어를 지킨 채 목숨을 잃었지만, 나는 이미 자신의 언어를 잃은 채 지배자의 언어인 일본어를 모어로 삼고 자랐다.”고 적고 있다. 어머니를 1980년, 아버지를 1983년 교토 교외에 묻은 뒤 저자는 세계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죽은 자의 무덤 앞에 섰다. 그들은 20세기의 역사에 내몰리고, 고향이나 가족과 강제로 헤어져야 했으며, 뿌리째 삶을 강탈당했던 이들이었다. 제국주의, 식민지 지배, 세계대전의 피해자들이었다. 저자의 큰형인 서승씨와 작은형 서준식씨는 서울대에서 사회학과 법학을 공부하다 ‘학원에 침투하여 박정희의 3선 저지운동을 배후에서 조종한 북의 스파이’란 명목으로 1971년 검거된다. 이들은 레비가 인간지옥 아우슈비츠에서 당한 것에 버금가는 구타와 물고문을 광주교도소에서 당했다. 형들을 감옥에 보낸 저자는 무력하게 레비의 ‘아우슈비츠는 끝나지 않았다’를 읽고 있었다.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잔혹한가, 인간은 어떻게 이 잔혹함을 견디며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가슴속으로 외치면서 말이다. 저자는 레비가 자살한 현장에서도 그가 자살한 이유를 찾지 못한다. 그의 죽음은 불안·공포·실의·절망 혹은 권태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기 위한, 그리고 ‘증인’으로서 마지막 일을 완수하기 위한 조용한 선택이었을지 모른다고 추측할 뿐이다. 저자의 말대로 냉혈이나 잔혹은 지금도 세계를 덮고 있다.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저지른 폭력이 이라크나 팔레스타인 등지에서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유대인 쁘리모 레비와 재일조선인 2세 서경식의 대화’인 이 책은 한국인들에게 경고의 메시지이다. 지난 시대의 폭력을 탈 역사화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레비의 죽음을 통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1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北 “인권결의는 정치적 모략”

    북한 외무성은 20일 유엔총회의 대북 인권결의안 채택에 대해 “우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적대세력들이 이번에 또 다시 조작해낸 인권결의를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정치적 모력의 산물로 단호히 배격한다.”고 밝혔다.북한은 과거에는 인권결의안 채택에 ‘제도전복을 목표로 한 압살정책’이라는 등의 표현을 사용했으나, 이번에는 반발 수위를 상대적으로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6자회담 재개라는 대화분위기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변인은 표결에서 비동맹 국가 과반수가 반대·기권·불참한 점에 대해 “사실상 결의가 합법성을 상실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하면서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인권문제를 내들고 우리 공화국의 신성한 존엄과 주권을 함부로 모독중상하면서 우리를 놀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이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이라크 등에서 자행한 ‘특대형’ 인권유린 범죄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외면한 채 억지로 일부 나라들에 ‘인권올가미’를 씌우고 있는 현실은 오늘 국제무대에서 인권의 정치화, 선택성, 이중기준이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北 “南 인권결의안 찬성… 상종할 체면 없을것”

    북한은 우리 정부가 찬성한 유엔의 대북인권결의 채택에 대해 남북관계를 뒤엎는 행동이라고 비난하고, 이로 인해 생기는 결과에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18일 유엔에서 대북 인권 결의안이 채택된 지 20시간 만에 성명을 내고 “남조선 당국의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찬성은 6·15공동선언의 기초를 파괴하고 북남관계를 뒤집어 엎는 용납 못할 반통일적 책동”이라며 “북남관계에 또 하나의 장애를 조성한 범죄행위로 인해 초래될 모든 엄중한 후과(결과)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앞으로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으나,“민족의 존엄과 이익보다 외세의 눈치를 보면서 권력을 지탱해 나가는 자들은 우리와 상종할 체면도 없을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이는 적어도 당분간 남북대화에 더 이상 나서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사실상 중단상태에 있는 당국간 대화는 급속히 냉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남북관계와 대화는 다음달 열릴 6자회담의 진척과 어느 정도 연계돼 있다. 관심은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등의 경협에 영향을 미칠지에 모아지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에 이익을 주고 있기 때문에 금강산사업 등의 현상은 유지하려 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조평통은 성명에서 “남조선 당국은 이미 미국의 반공화국 제재압력 책동에 맞장구를 치고 집단적 제재에도 가담함으로써 북남관계에 새로운 장애를 조성해 놓았다.”며 “미국의 반 공화국 인권소동에 동조해 나선 남조선 당국의 이번 책동은 그들이 저지른 반민족적 범죄에 죄악을 덧쌓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권문제와 관련,“인민 대중이 모든 것의 주인이고 사회의 모든 것이 인민대중을 위해 복무하는 우리식 사회주의제도 하에서는 인권문제라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다.”고 강변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CEO칼럼] 긍정의 유전자와 열정의 바이러스/김인 삼성SDS 사장

    [CEO칼럼] 긍정의 유전자와 열정의 바이러스/김인 삼성SDS 사장

    대부분의 사람들은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열에 아홉은 긍정적인 사람이 주위에 있을 때 더 생산성이 높다고 한다. ‘부정적인 감정은 흡연보다 인간 생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반면, 긍정적인 감정 교류는 수명을 평균 10년 정도 더 연장시킨다.’는 통계도 있다. 어떤 학자는 “결혼 생활에 있어 긍정 대 부정의 비율이 5대 1 정도일 때 이혼율이 급격하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심리학자이면서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다니엘 카네만은 “사람들은 하루 깨어 있는 동안 약 2만번의 개인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 8시간을 제외한 16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2.9초에 한 번 꼴로 일어나는 셈이다. 그 짧은 순간 순간이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마음 속에 기억된다. 이런 과정이 일생을 두고 축적되면서 우리 일상을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주위에서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인 상호 작용을 많이 목격하게 된다. “그렇게 밖에 못하느냐.”는 질책부터 “난 모르겠으니 알아서 잘들 해 보라.”는 냉소와 무관심,“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자포자기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상대방에게 부정적 감정을 전달함은 물론 자기 스스로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경우도 많다. 직장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상사와 부하간에 혹은 동료간에 생기는 부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보게 된다. 물론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기 위해서는 잘잘못에 대해 분명한 상과 벌이 주어져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과도한 질책과 냉소적인 태도, 자신감이 결여된 말과 행동은 주위 사람들을 낙담시킨다. 또 조직의 분위기를 저해시켜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결국 하루 2만번의 순간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채우느냐, 부정적인 생각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일상 생활이 달라질 뿐 아니라 조직 내에서 사람들간의 관계도 결정된다. 이는 조직 전체의 성과를 크게 달라지게 만든다. 이런 긍정적인 상호작용과 함께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구성원의 열정을 꼽을 수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전 회장이자 ‘살아있는 경영학 교과서’로 불리는 잭 웰치는 최근 펴낸 책 ‘Winning’에서 기업에 필요한 인재의 조건으로 ‘4E+1P’라는 것을 제시했다. 이런 직원을 채용하는 기업이 승리(Winning)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4E’의 E는 첫째 긍정적인 에너지(Energy), 둘째 타인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능력(the ability to energize others), 셋째 결단을 내리는 신념과 용기(Edge), 넷째 실행(Execution)을 의미한다.P는 바로 이를 가능케 하는 열정(Passion)의 머리 글자를 딴 것이다. 특히 이 열정은 직접적인 접촉이 없이도 마치 감기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것처럼 한 조직에서 다른 조직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심심치 않게 경험하곤 한다. 우리도 이제 모두 자포자기, 냉소와 무관심, 과도한 비난의 감정을 떨쳐 버리고 ‘긍정 유전자’를 조직 문화에 뿌리 내리게 하자. 동시에 성공을 향한 우리의 ‘열정 바이러스’도 퍼뜨려 보자. 김인 삼성SDS 사장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