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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 성규범 우선

    ‘간통죄 다음번엔?’ 헌법재판소가 30일 간통죄에 대해 네 번째로 합헌결정을 내린 것은 국민 대다수가 성에 대한 부부간의 성실의무 등 전통규범에 동의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앞선 세 차례 결정 때와는 달리 재판관 9명 가운데 합헌 4명, 위헌(헌법불합치 포함) 5명으로 치열하게 의견이 엇갈린 점을 고려할 때 시대변화와 과거 결정에서 나온 고민의 편린들이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나아가 사상 처음으로 위헌의견이 다수를 이룬 터라 또다시 위헌 소송이 제기된다면 헌재 판단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위헌 정족수에 육박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입법부 차원에서 간통죄 폐지 또는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990년 9월 헌재가 6대3의 의견으로 첫 합헌결정을 내렸을 때는 한병채·이시윤·김양균 재판관이 “징역형만 둔 것은 필요한 정도를 넘어선 무거운 처벌로 기본권에 대한 최소 침해 원칙 등에 어긋난다.”며 위헌의견을 냈다. 이번 결정에서의 김희옥·송두환 재판관 의견과 어느 정도 맥락을 함께하는 것이다. 심지어 합헌의견을 낸 민형기 재판관도 “반사회적인 성격이 미약한 사례까지 처벌하는 것은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93년 3월 두 번째 결정에서는 앞선 결정을 그대로 인용했지만 2001년 10월 8대1로 합헌결정이 났을 때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이유로 하는 위헌의견이 처음 제시됐다. 권성 재판관이 “간통의 형사처벌은 애정과 신의가 깨진 배우자만을 사랑하도록 국가가 강제하는 것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인격적 자주성, 즉 성적 자기결정권을 박탈해 성적인 예속을 강제하는 것이며 존엄성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당시 합헌의견이 압도적이었으나 헌재는 입법부에 간통죄 폐지를 진지하게 검토하라고 권고하는 등 고심의 흔적을 드러냈다.▲간통죄는 세계적으로 폐지 추세에 있으며 ▲사생활 영역의 문제에 법이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협박이나 위자료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고 ▲가정이나 여성보호를 위한 실효성도 의문이라는 것이었다. 이번 선고와 비교하면 김종대·이동흡·목영준 재판관의 위헌의견과 연결되는 대목이 많다. 합헌결정을 놓고 여성단체들이 강하게 성토하는 것도 시대변화를 새삼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소장 이임혜경씨는 “실효성 문제는 물론 죄 입증과정의 인권침해 문제도 심각한데 합헌결정이 나 아쉽다.”면서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형벌로 처벌하기보다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황주연씨도 “간통죄 규정이 가정을 보호해준다는 정서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서 “여성의 간통을 더 심각하게 여기는 사회적 터부가 작용해 남성 간통 기소율에 견줘 여성 간통 기소율은 매우 높은 편으로 여성에게 보다 엄격하게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홍지민 김정은기자 icarus@seoul.co.kr
  • “사형 확대” 거꾸로 가는 일본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이 ‘사형대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사형폐지의 흐름이 강하지만 일본은 올 들어 5차례에 걸쳐 15명의 사형을 집행했다. 집행이 가장 많았던 지난 1975년 17명에 육박하고 있다.3년4개월 동안 중단됐다가 1993년 3월 사형집행이 재개된 이후 75명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지난 17일 국제연합의 사형집행 금지권고를 비롯,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8일에도 2명의 사형을 집행했다.9월11일 집행으로부터 1개월반 남짓만이다.1993년 이후 가장 짧은 간격을 두고 이뤄졌다. 지난달 24일 취임한 이래 첫 사형명령을 내린 모리 에이스케 법무상은 “법에 따른 직무 수행이다. 시기나 간격에 대한 고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사형집행은 엄벌주의를 배경으로 깔고 있다. 가해자의 인권보다 피해자의 인권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다. 법무성에 따르면 1989∼2003년 한 자릿수에 머물던 사형확정은 2004년 이후 11∼21명으로 증가했다. 현재 사형수는 101명이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 8월까지 법무상을 지낸 하토야마 구니오 현 총무상은 재직 기간동안 4차례에 걸쳐 13명의 사형을 명령했다. 때문에 ‘영원한 사형집행인’,‘죽음의 신’이라고 불렸다. 그는 지난 6월 한 사형수의 집행 연기 요청을 “사건의 잔학성에 미뤄 유예할 수 없다.”며 거부하기도 했다. 사형집행 기간은 판결 확정으로부터 평균 7년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짧아지고 있다. 지난 28일 집행된 사형수 중 한명은 확정된 지 1년 10개월만에 집행됐다. 유엔은 최근 사형폐지를 권고하는 이유로 ▲생명 존엄에 어긋나며 ▲범죄 억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데다 ▲잘못된 판결을 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일본 법무성은 “사형제의 존폐는 각국이 국민의 감정이나 범죄의 상황을 고려, 독자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하토야마 전 법무상의 발언으로 입장을 대신하고 있다. 또 “국민 여론의 다수가 흉악범죄에 대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만큼 집행 중지는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물론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형제를 대체하기 위해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hkpark@seoul.co.kr
  • 한지민 ‘카인과 아벨’ 소지섭 상대역 캐스팅

    한지민 ‘카인과 아벨’ 소지섭 상대역 캐스팅

    탤런트 한지민이 2009년 2월 방송 예정인 SBS 드라마 ‘카인과 아벨’(극본 박계옥ㆍ연출 김형식)에 캐스팅됐다. 소지섭, 신현준의 투 탑 구도에 채정안의 캐스팅 합류로 큰 화제를 낳은 ‘카인과 아벨’에서 한지민은 탈북자 오영지 역을 맡아 소지섭의 첫 사랑인 채정안과 라이벌 관계로 등장한다. 한지민이 맡은 오영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는 캐릭터로 바람둥이로 오인했던 초인(소지섭 분)에 대한 오해가 풀리면서 점차 사랑의 감정을 키워가는 역할이다. 이로써 주요 캐스팅을 확정한 ‘카인과 아벨’은 보다 복잡한 러브 라인을 선보일 것으로 보여진다. ’카인과 아벨’은 병원을 둘러싼 권력으로부터 고립된 천재 의사로 인간의 존엄성을 찾고자 하는 동생 초인(소지섭 분)과 동생으로부터 아버지의 사랑과 의사로서의 능력, 사랑하는 사람마저 모두 빼앗기고 삶과 처절하게 싸우는 형 선우(신현준 분)의 운명적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한편 ‘카인과 아벨’은 오는 11월 첫 촬영에 들어간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북, ‘남북관계 차단’ 惡手 접어야

    북한이 초강수 대남 정책을 예고했다. 어제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을 통해 “우리의 존엄을 훼손하며 반공화국 대결의 길로 계속 나간다면”이란 전제 하에 “북남관계의 전면 차단을 포함해 중대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북측의 진의가 무엇이든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 전개다. 북측은 교류와 대화가 남북 양측에 유익하다는, 건강한 상식을 뒤엎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이번 논평은 북한 지도부의 시각을 대변한다고 봐야 한다. 이달 초 북측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 속에 열렸던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대북 전단에 대해 보였던 예민한 반응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얘기다. 당시 북측은 전단 살포를 중단하지 않으면 개성공단이나 개성관광 통행 중단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이미 우리측 민간단체에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했다. 그런데도 북측이 중대 결단을 거론한 배경이 궁금하다. 얼마 전 미국과 핵검증체계에 합의하고 테러지원국 해제라는 선물을 받은 뒤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노선을 본격화하려는 신호라면 걱정스럽다. 남북 모두 손해를 보는 결과가 예견되는 까닭이다. 이명박 정부 길들이기로 내부 결속을 유지하려는 발상이라면 더 큰 문제다. 우리는 북측이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을 거듭 요구한 점을 주목한다. 하지만 김 위원장 답방 등 북측이 이행하지 못한 조항도 많다. 특히 남측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10·4선언의 경협안에 대한 구체적 이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남북간 추가 협의가 긴요하다. 북측이 대화 중단이 아니라 남측의 당국간 대화 제의에 호응해야 할 이유다. 차제에 남측은 보다 진정성이 담긴 대화를 다시 제의하고 북측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북측은 관계 단절이 남북 어느 쪽에도 도움이 안 되는 자충수임을 직시하기 바란다.
  • ‘통미봉남’ 전략으로 南길들이기

    북한이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을 통해 남북관계 전면차단 가능성을 경고한 것은 우리 정부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건강이상설 제기와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논평원의 글에는 김 위원장을 지칭하듯 ‘최고 존엄’을 건드리는 것에 대한 강한 분노를 담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0일 탈북자단체 등이 서해상에서 날려보낸 대북 전단에도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점에서 북한은 지난 2일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의 ‘경고’ 이후에도 전단 살포가 계속되는 상황에 대해 남북관계 전면 차단이라는 초강수를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조만간 행동으로 보여줄 공산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통미봉남’ 정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를 이끌어내는 등 대미 관계개선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계기로 ‘남한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얘기다. 북한이 지난 10일 김 위원장의 담화에 이어 이번 글에서도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언급한 것은 그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남북합의에 대해 다소 미온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북한의 이번 발표는 통미봉남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며 “남측이 대북 관계개선에 나서지 않는다면 공언한 대로 대남관계의 전면 차단 조치를 행동에 옮기면서 미국과 협상에 주력할 개연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한·미동맹 구도에 균열을 만들고 남한사회의 대북 압박론과 대화론간 갈등을 키우는 부수적 효과도 노릴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늘 해오던 얘기로 새로운 내용이 없고, 수위도 통상적 수준”이라면서 “무시해도 좋은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외무성 담화나 성명, 공동사설도 아니고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이라면서 “다만 노동신문에서 썼기 때문에 당의 입장을 대변한다기보다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北 “남북관계 전면 차단” 경고

    북한이 남북관계의 전면 중단을 경고하고 나섰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상황에서 북한이 개성 관광이나 개성공단사업 등의 중단을 포함한 대남 강경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져 우려된다. 북한은 16일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우리의 존엄을 훼손하며 무분별한 반공화국 대결의 길로 계속 나간다면 우리는 부득불 북남관계의 전면 차단을 포함해 중대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평원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짓밟고 대결과 전쟁을 추구하는 극우분자들이 괴뢰 정권에 들어앉아 있는 이상 북남관계가 정상화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논평원은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이후 남쪽에서 거론되고 있는 ‘급변사태 대비 계획’ ‘작전계획 5029’ 등을 열거한 뒤 “우리의 최고 존엄을 감히 건드리는 것은 우리 체제에 대한 정면도전이고 선전포고”라며 “우리에게 도발을 걸어온다면 대결에는 대결로, 전쟁에는 전쟁으로 단호히 맞받아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의 반공화국 대결 책동으로 말미암아 북남 당국 사이의 대화가 모두 단절된 것은 물론 북남관계가 동결과 악화를 넘어 일촉즉발의 격동상태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평원의 글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북한의 공세가 본격화된 지난 4월1일 발표한 논평원의 글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일 열린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삐라 살포를 계속하면 개성공단 사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군사분계선을 통한 남측 인원의 통행이 제대로 실현될 수 없으며 개성 및 금강산 지구내 체류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길섶에서] 톨레랑스/구본영 논설위원

    국민배우 최진실씨를 비롯해 4명의 연예인이 한달 사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자살로 아까운 삶을 마감했다.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 요인 중의 하나가 인터넷상의 악플이라고 한다. 연예인도 존엄한 인격체일진대 익명의 그늘에 숨어 그들에게 험구를 일삼거나 루머를 퍼뜨리는 것은 사이버 테러나 다름없을 게다.“가장 친한 친구라 할지라도 자신의 생각을 전부 말하면 평생토록 적이 될 수도 있다.”(샤를 뒤클로)는 경구도 있잖은가. 악성 댓글을 규제하는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얼마 전 프랑스 파리 출장 때 느꼈던 소회가 되살아났다. 개선문이나 노천카페 등 샹젤리제 거리의 화려한 외양보다 더 인상적인 게 인종전시장 같은 풍경이었다. 외국인을 별로 볼 수 없는 서울 거리가 오버랩됐다. 흑·백·황인종이 뒤섞인 다양성 속에서 톨레랑스의 원천을 감지했다면 논리의 비약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사회도 이제 생각과 기호가 다른 사람끼리 너무 핏대를 올리지 말고 좀더 관대해졌으면 좋겠다 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 헤드킥] 축구선수들과 인문성의 회복

    최근 우리 사회에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돌았다. 지난 2006년엔 70여명의 모 대학 교수들이 이 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여겨 ‘인문학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인문학의 위기’는 인문 관련 학과를 졸업하면 취직도 안 되고 교수들 위상도 예전만 못하다는, 그런 얘기가 아니다. 좀 더 실사구시적이며 현실 타개를 위한 적극적인 표현은 인문학 위기가 아니라 ‘인문성 위기’여야 한다. 이는 이 사회가 수십 년의 산업화 과정에서 1등 제일주의와 승리 지상주의에 매몰되는 바람에 인문성, 다시 말해 인간을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참된 인간의 가치와 존재 의미를 신뢰하는 사회와 동떨어졌음을 뜻하는 것이다.인간이 한낱 목적의 도구가 되고 승리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인문성의 위기’다. 따라서 이의 회복을 말할 때, 그것은 ‘인간의 인간됨’을 다시 회복하자는 고귀한 정신운동이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정치와 경제, 교육, 과학, 문화 등 모든 분야는 바로 이 인문성의 근거가 희박한 탓에 오로지 성과·업적주의로 치닫고 있다. 특히 스포츠 영역은 그 어느 분야보다 문제가 심각하다.‘인문성’이라고 말할 만한 그 어떤 바탕도 없는 곳이 스포츠다. 성장 과정의 학생 선수들이 교실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곳이 한국의 축구 현실이다. 우리 정도의 경제 수준에서 이토록 비인간적인 성장 과정이 선수라는 이유로 강요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유소년에서 프로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국가 대표팀마저도 오로지 승리 지상주의가 지배하는 게 우리 축구의 현실이다. 스포츠는 승패가 뚜렷한 분야다. 일부 성공한 선수도 있지만 대체로는 패배하거나 포기한 선수들이 많다. 프로에 진출하지 못한 선수들, 진출하긴 했어도 대표팀 부름을 받지 못하고 무명으로 살아가는 선수들.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못했을 뿐더러 그 나이 또래의 일반인들이 누리는 교육과 문화도 많이 체험하지 못하는 게 그들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선수 개개인의 내면 세계는 삭막해지고 우리 축구 문화 전체도 늘 과도한 긴장뿐이다. 축구는 매우 아름다운 세계지만 한가롭게 관전하는 사람에게나 ‘열정의 미학’이 될 뿐, 선수들에겐 매일같이 고통스러운 승패의 격전장이다. 이럴 때 진실로 인문성이 필요한 것이다. 선수이기 이전에 한 명의 존엄한 인간으로 서로를 대하는 것, 패배했을 때 오히려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깨달음, 실의에 빠졌을 때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굳건히 살려내는 것, 그리하여 축구를 통하여 진실로 멋진 인생을 살아가는 것. 바로 그것을 위하여 우리 축구 선수들에게 ‘인문성의 회복’은 더없이 중요하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복지제도에 감춰진 ‘모욕적 속성’

    이른바 ‘분배적 평등주의’를 구현할 것이라고 믿었던 패러다임들은 오늘날 신자유주의의 득세에 점점 더 까마득한 이름이 되고 있다. 한국만 해도 IMF사태 이후 사회정의 혹은 복지라는 이름으로 신용불량자 구제책, 노숙자 대책 등이 쏟아져 나왔지만, 어설픈 관료주의와 값싼 동정을 바탕으로 한 개입은 국민들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결해주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품위 있는 사회’(아비샤이 마갈릿 지음, 신성림 옮김, 동녘 펴냄)는 인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이념을 제시하고 있다. 이스라엘 출신의 철학교수인 저자(미국 프린스턴대 케넌연구소)는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간의 존엄성에 가치를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품위 있는 사회’는 사회의 각 제도들이 그 구성원들을 모욕하지 않는 사회다. 이는 ‘정의로운 사회’와 구분된다. 정의로운 사회는 기여한 바에 따라 명예의 분배가 차등적으로 이뤄지지만 품위 있는 사회는 그런 등급을 아예 매길 수 없는, 명예가 훼손되지 않는 사회다. 저자는 평등과 불평등이란 잣대로 접근한다.“모든 불평등이 다 모욕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저자는 “품위 있는 사회는 불평등도, 설사 그것들이 정의로운 사회의 관점에 부합하지 않고 관용될 수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사람을 모욕하지 않는 한 참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불평등이 문제인 것은 그것이 ‘존중’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자비로운 사회는 품위 있는 사회가 아니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견해도 밝힌다. 저자의 논리는 일관된다. 복지제도는 겉으로는 사회의 품위를 위해 필수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대상자들을 동정과 자비의 대상으로 만들면서 열등한 존재로 격하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2000년 이언 바루마와의 공저 ‘옥시덴탈리즘’에서 서양을 바라보는 적대적이고 왜곡된 시선을 추적, 그 실체를 규명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 책에서 전개하는 ‘품위사회론’은 그런 문제의식이 종횡으로 확장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1만5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말기암 두 환자를 통해 본 ‘존엄사’ 논쟁

    말기암 두 환자를 통해 본 ‘존엄사’ 논쟁

    “가능성이 없다는데 하루이틀 더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사진 왼쪽·김명자씨) “기적이라는 게 있잖아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싶어요.”(오른쪽·강재균씨)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70대 노인의 가족들이 ‘존엄사’(품위 있게 죽을 권리)를 허락해달라며 제기한 국내 첫 소송의 판결이 다음달 31일 선고된다. 재판부는 애초 선고일을 26일로 잡았지만 좀더 신중한 판단을 위해서 선고공판을 한 달 이상 연기했다. 고통 속에 항암치료를 받으며 시한부 인생을 사는 말기암 환자들도 소송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존엄사 논쟁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 “차라리” 소생 불가능 아는데 연명해야 무슨 소용 지난해 9월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김명자(57·여·경기 수원시)씨. 그는 말기가 돼서야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이미 암세포가 간까지 심각하게 전이된 상태였다. 김씨는 간과 대장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암세포가 얼마나 더 퍼져 있는지 알 수 없다. 김씨는 올해 5월까지 모두 12번의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겪은 고통을 털어놨다. 김씨는 “그 고통은 말로 표현 못한다.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 해도 앞으로 항암치료는 받고 싶지 않다.”며 손사래를 쳤다. 김씨는 손발이 저리고 아픈 통증이 너무 심해 항암약 복용량을 최근 절반으로 줄였다. 시민단체 ‘암시민연대’에 따르면, 항암치료는 암 발병 후 1년 이내에 해야 효과가 높다. 또 항암치료는 주변의 정상적인 세포까지 죽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심하고 암세포가 더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 김씨는 “암환자가 수명이 다할 때가 되면 의식불명상태가 되는데 가족들의 경제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다.”면서 “소생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걸 가족들도 알고 의사들도 아는데 연명치료를 하는 게 무슨 소용 있냐.”고 말했다. 비좁은 다세대주택에 세들어 살고 있는 김씨는 아파트 경비원이었던 남편마저 일을 그만두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김씨는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면서까지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받고 싶지 않다.”면서 “환자 본인이 사전에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그래도” 죽을 권리 인정안돼 끝까지 최선 다해야 지난해 9월 흉선암 말기 판정을 받고 암세포가 폐와 늑막으로 전이된 상태인 강재균(77·경기 용인시)씨. 그는 흉선에 큰 덩어리가 있지만, 이미 손을 쓸 수가 없을 정도로 암세포가 퍼져 수술도 불가능한 상태다. 강씨는 “국립암센터에서도 수술이 의미없고 치료방법이 없다고 해서 지금은 홍삼약품 등 대체의학에 의존하고 있지만 효과는 모르겠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고 말했다. 강씨의 부인 역시 4년전 대장암이 난소암으로 번진 끝에 세상을 떠났다. 강씨는 부인과 함께한 3년 투병생활의 고통을 털어놨다.12번의 항암치료와 두 차례의 대수술로 3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갔지만 모두 소용 없었다. 부인은 마지막 20일 동안 의식이 없는 상태였는데도, 병원에서는 진통제의 강도를 높였다. 사망하기 5일 전부터는 인공호흡기를 달았고 결국 병원에서 죽음을 맞았다. 강씨는 “아내가 죽기 전까지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면서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소생불가능하다는 판단으로 인공호흡기를 떼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가족들의 경제적인 비용 문제가 있다거나,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끝까지 해봐야 한다.”면서 “본인이 사전에 의사를 결정할 수 있다고 해도 완전한 뇌사상태가 아닌 이상 죽을 권리를 인정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단독]“위로금 지급땐 재청구 불가 서약 부당”

    태평양전쟁 전후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법률이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에 올랐다. 여운택(85)옹 등 250명이 지난 5일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법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재산권, 재판을 받을 권리, 인간 존엄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구인들은 모두 일제강점기에 고초를 직접 겪었던 사람들이거나 그 유족들이다. 이 법률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위로금 등을 지원해 피해자의 고통을 치유하고 국민화합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12월 제정돼 올 6월 공포됐다. 이달 1일 위로금 신청 접수가 시작됐다. 대상자는 1938년 4월1일부터 1945년 8월15일 사이 일제에 의해 강제동원된 사람 가운데 사망자, 행방불명자, 부상 장애자 등 희생자와 생환자, 급료나 수당 등 미수금 피해자 및 유족 등이다. 1인당 최고 2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청구인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은 위로금 등을 받으려면 같은 내용으로 법원에 제소하지 않는 등 어떠한 방법으로도 다시 청구하지 않을 것을 서약해야 한다는 대목이다. 지원법에 따르면 신청 뒤 지급 결정이 나면 동의서 및 청구서를 내야 하는데 그 서식에 이 같은 서약 내용이 포함돼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법원 전통 지키며 재창조할 것”

    양창수 신임 대법관은 8일 대법원에서 취임식을 갖고 “우리 법원의 전통을 지키고 재창조하는 데 모든 역량과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양 대법관은 “법원의 자랑스러운 전통 안에 몸담게 된 것이 기쁘다.”면서 “전통은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항상 재창조돼야 하며 옛것을 그대로 따르기만 할 때는 이를 지켜갈 수 없다는 것을 역사는 가르쳐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든 진보든 그것이 온전히 서기 위해서는 ‘문명’의 바탕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 대법관이 이야기하는 ‘문명’은 자신과 의견이나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핍박하지 않고 어떤 사람이라도 존엄한 인격으로 대하는 태도다. 그는 “생활관계에 대한 생생한 직관이야말로 법률가의 최상의 덕목”이라면서 “사건 배후에 놓인 생활관계의 진실을 직관할 수 있도록 상상력과 감수성을 연마하겠다.”고 다짐했다. 양 대법관은 제주 출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6회 사법시험에 합격, 서울민사지법·형사지법·부산지법 판사를 거쳐 1984년 대통령비서실에서 파견 근무한 뒤 1985년 서울대 법대 강단으로 자리를 옮겼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존엄사 첫 소송 솔로몬 선택은?

    존엄사 첫 소송 솔로몬 선택은?

    국내 첫 ‘존엄사 소송’의 선고 여부를 둘러싸고 재판부가 직접 병원을 찾아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이례적인 현장검증이 1일 진행됐다. 식물인간 상태인 어머니가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연명치료 중단을 허락해 달라며 김모(75·여)씨 자녀들이 낸 소송을 담당하는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의 김천수 부장판사 등은 이날 김씨가 입원해 있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환자 김씨는 지난 2월 폐암 확진을 위해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받다가 폐혈관이 터지면서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지난 7월 법원은 김씨의 가족들이 연명치료를 중단해 달라며 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 등은 중환자실을 찾아 20분간 김씨의 상태를 살펴 보고 병원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은 뒤 주치의 2명에 대한 증인심문을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심문에서 병원 측이 김씨 자녀들의 동의를 받고 김씨에게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는지, 김씨의 생존 가능성이 얼마나 되고, 안락사를 허용할 수 있는 요건이 갖춰졌는지가 주요 쟁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호흡기 부착시 동의가 있었는지에 대해 병원 측은 “당시는 응급 상황이어서 일일이 보호자들을 찾아 동의를 얻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불가피하게 먼저 시행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가족들은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이후에라도 가족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어머니가 고령이고 혈액암의 의증도 있는 상태인 데다 6개월째 깨어나지 않는 것은 사실상 앞으로도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생명을 유지시키는 게 의사의 본분이고, 의사로서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원고측 신현호 변호사는 “이번에 법원이 존엄사에 대한 법 기준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오는 26일 오전 10시로 잡았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정치적 독립·중립성 더욱 굳건히”

    “정치적 독립·중립성 더욱 굳건히”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더욱 굳건히 지켜나가겠다.” 헌법재판소(소장 이강국)가 1일 창립 20주년을 맞아 서울 재동 청사 대강당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김형오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김경한 법무부장관, 이진강 대한변호사협회장, 임채진 검찰총장 등 입법·사법·행정부 및 법조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소장은 기념사에서 “20년 전 헌재 창립은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헌재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명실상부한 헌법 수호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이념적 대립과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문제들이 헌재로 집중되고 있어 사명과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다.”면서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더욱 굳건히 지켜나가는 한편, 선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활짝 꽃피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헌재는 헌법의 올바른 해석을 통해 갈등과 균열을 대통합과 화합의 물줄기로 돌려놓아야 한다.”면서 “헌법정신을 중심으로 우리 모두가 국민적 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헌재는 이날부터 4일까지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헌법재판소장회의를 연다. 세계 30개국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 권위자 100여명이 참석한다. 유타 림바흐 독일 전 헌재소장과 니컬러스 필립스 영국 대법원장 내정자, 마리아 에밀리아 스페인 헌재소장, 이소 이마이 일본 최고재판소 재판관, 다이엔 우드 미국 연방항소법원 판사 등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헌법재판소 창립 20돌] 위헌 결정 500건… 국민기본권 지킴이로

    [헌법재판소 창립 20돌] 위헌 결정 500건… 국민기본권 지킴이로

    헌법재판소(소장 이강국)가 1일로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헌재는 현대사의 질곡을 겪은 끝에 탄생했다.5·16 군사 쿠데타가 없었다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헌재가 일찌감치 모습을 드러냈을 것이다.1960년 4월 첫 제정된 헌재법은 한달 만에 일어난 군사 쿠데타로 사장됐다. 비상설기구인 헌법위원회나 대법원이 위헌법률 심판 등을 맡기도 했으나 성과는 미미했다. 1987년 민주화 물결로 현행 헌법이 만들어지며 헌재 설치가 다시 추진됐고, 이듬해 9월1일 헌재법 공포로 마침내 헌재가 문을 열었다. 한편 헌재는 창립 20주년 기념으로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헌법재판소장회의를 연다. 미국·영국·독일·일본·스페인·몽골 등 30개국과 베니스위원회·유럽헌법재판소회의 등 지역협의체 6곳이 참여해 헌법재판과 입법·행정·사법권,21세기 헌법재판의 새로운 도전 등을 논의한다. 한 교수는 헌법재판소에 대한 책을 쓰며 ‘그 순간 대한민국이 바뀌었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헌재의 역할을 함축적으로 드러낸 구절이다. 헌재는 그동안 1만 5663건의 사건을 심판해 500건에 대해 위헌 결정(헌법불합치·한정위헌·한정합헌 포함)을 내렸다. 그만큼 헌재는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1991년 언론의 강제사죄광고 위헌 결정 한 연예인이 1988년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사죄광고를 요구하며 소송을 냈다. 언론사는 “사죄광고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1991년 4월 헌재는 “양심의 자유는 윤리적 판단에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되는 내심적 자유는 물론, 국가권력에 의해 외부에 표명하도록 강제받지 않는 자유까지 포괄한다.”며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1992년 1월 신체구속된 사람이 수사관 개입 없이 변호인과 자유롭게 접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에 교도관이 참여하도록 한 행형법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 이는 인신보호를 위한 무죄추정 원칙과 진술거부권 및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에 대해 직접적 효력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로, 국내 인권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한때 우리 영화계는 흥행보다 검열을 먼저 걱정해야 했다.1989년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오! 꿈의 나라’와 해직교사 문제를 다룬 ‘닫힌 교문을 열며’를 사전심의 없이 상영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제작자들이 헌소를 냈다.1996년 10월 헌재는 “언론·출판의 자유에 대해서는 검열을 수단으로 한 제한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영화계의 손을 들어줬다. ●1997년 동성동본 금혼법 불합치 결정 1997년 7월 헌재는 동성동본 혼인을 금지한 민법 조항에 대해 유림이 주장하는 유전학적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음을 근거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앞서 한시적인 특례법으로 4만 4800여쌍의 동성동본 부부가 법률적인 부부가 되며 구제받았지만, 여전히 혼인 생활이나 자녀 교육에서 고통받는 동성동본 부부가 많았다. 헌재 결정으로 20만쌍의 동성동본 커플이 오랜 관습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1999년 12월 헌재는 공무원 공채시험 때 제대군인에게 과목별로 만점의 5∼3%를 가산토록 한 제도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여성과 신체장애를 가진 남성 등의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제대군인 가산점 제도는 폐지됐지만, 현재까지 정치적인 쟁점이 될 정도로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2005년 2월 헌재는 호주제도에 대해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규정한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며 6대3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유림단체의 반발과 여성단체의 환호가 엇갈리는 가운데 양성평등이 진일보하는 분기점이 됐다. 그 여파로 올 1월부터 호주제 대신 가족관계등록법이 시행됐다. ●2007년 재외국민 참정권 제한 불합치 결정 2007년 7월 헌재는 나라 밖 국민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는 결정을 내렸다. 선거권 또는 국민투표권을 행사할 때 주민등록 등 국내거주 요건을 요구해 대한민국 국적의 해외 영주권자가 참정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한 법률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이다. 헌재는 2004년 5월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여부를 판단하기도 했다. 헌재는 이를 기각함으로써 당시 사회 분열과 갈등을 봉합했지만, 결정문에서 재판관들이 개별의견을 표시하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국회는 여론에 힘입어 개별의견 공개대상 사건을 ‘탄핵심판을 포함한 모든 사건’으로 확대하도록 헌재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국회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재판관들의 부담을 늘렸다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한편 올 1월부터 모든 고소 사건에 대해 관할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개정된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헌재의 심판사건 접수 건수가 크게 줄었다. 재정신청을 거친 불기소처분에 대해서는 그 이전부터 헌법소원을 인정하지 않았다. 홍지민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하반신 마비 남성, 로봇 다리로 ‘벌떡’

    “다시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하반신 마비로 20년 동안 걷지 못하던 남성이 로봇의 도움으로 다시 거리로 나섰다. ‘리워크’(Rewalk)라 불리는 장치를 이용해 다시 걷게 된 것. 군 복무중에 부상을 입었다는 라디 카이오프는 “다친 뒤엔 걷는 게 어떤 건지도 잊었는데 일어서니 내가 얼마나 키가 큰지 알겠다.”며 “사람들을 아래에서 올려보는 게 아니라 눈과 눈을 마주치고 얘기하니 좋다.”고 말했다. 리워크는 이스라엘 첨단기술업체 아르고 메디컬 테크놀로지(Argo Medical Technologies)의 에미트 고퍼의 발명품으로 하반신 마비환자들이 걸을 수 있게 하는 전자 외골격(exoskeleton)장치이다. 다리에 부착하는 리워크는 모터가 달린 목발과 가슴에 부착하는 센서, 그리고 리워크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백팩을 이용해 움직인다. 리워크에 부착된 센서가 데이터를 백팩에 전달하면 리워크 관절부위에 부착된 모터가 작동하며 로봇처럼 움직이는 원리다. 이 때 가슴에 부착된 센서는 경사 각도를 측정하여 균형을 유지시킨다. 또 사용자는 손목에 부착된 원격조종기를 이용해 ‘일어나기’, ‘앉기’, ‘걷기’, ‘계단 오르기’ 등을 할 수 있다. 사실 발명가 에미트 고퍼 자신도 하반신 마비 환자다. 1997년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그는 정작 자신의 발명품을 사용할 수 없다. 리워크를 쓰려면 상반신은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데 고퍼는 상반신도 마비됐기 때문. 에미트 고퍼는 “사람들을 휠체어에서 벗어나 똑바로 서게 해주고 싶었다.”며 “이건 건강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엄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현재 리워크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쉐바 메디컬 센터에서 임상실험 중이고 2010년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지아 기자 skybabe8@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책꽂이]

    ●신음어(呻吟語)(여곤 지음, 김재성 해설, 자유문고 펴냄) 중국 명나라 학자 여곤이 지은 관리들의 지침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불안한 정치상황에 대한 대비책 등 관리들에게 특히 필요한 덕목들을 소개.1만원.●호모 부커스(이권우 지음, 그린비 펴냄) 도서평론가인 저자가 단순한 지식습득을 위한 책읽기를 넘어 사회적 소통이 가능한 독서는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효율적 독서법의 세부기술을 귀띔.1만 1900원.●중국모델론(전성흥 지음, 부키 펴냄) 중국 전문가 8명이 중국의 독특한 성장방식을 짚었다. 중국은 동아시아모델의 경험을 받아들이면서 세계화라는 국제환경과 국내적 특수성을 고려해 경제발전에 성공했으나, 빈부격차·환경·소수민족 문제 등은 남은 과제라고 지적.1만 8000원.●해피 엔딩, 우리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최철주 지음, 궁리 펴냄) ‘안락사’와 ‘존엄사’의 개념적 차이는 물론, 말기환자들을 지원하는 해외 사례, 죽음을 어떻게 맞을지에 대한 고찰 등 죽음에 관한 다양한 고민을 제안했다.1만 2000원.●이슈, 중국현대미술(이보연 지음, 시공아트 펴냄) 우관중, 황루이, 조우춘야, 마오쉬휘 등 세계무대에서 주목받는 중국 현대미술가 12인의 예술세계와 인물 이야기.2만 7000원.●필로소피컬 저니(서정욱 지음, 함께읽는책 펴냄) 고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에서부터 철학적 해석학을 창시한 20세기 독일 철학자 가다머까지 서양철학사를 소설형식으로 흥미롭게 구성했다.1만 7800원.●역사학의 함정, 유럽 중심주의를 비판하다(제임스 블로트 지음, 박광식 옮김, 푸른숲 펴냄) 막스 베버, 마이클 만, 재레드 다이아몬드 등 세계적 역사학자들이 얼마나 유럽중심적인 시각으로 세계사를 해석해왔는지 신랄히 꼬집었다.1만 8000원.●철학의 끌림(강영계 지음, 멘토프레스 펴냄) 20세기를 흔든 혁명적 사상가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의 사유세계와 행동철학을 집중 고찰.1만 4000원.●오룡골에는 여자가 없다(정목 지음, 자연과인문 펴냄) 한국정토학회 이사인 정목 스님이 삶의 깨달음, 연기의 세계관 등 불가의 가르침을 수행현장의 크고작은 경험들을 통해 들려준다.1만 2000원.●하루테크(최문열 지음, 미디어락 펴냄) 대한민국 직장인에게는 개인주의를 바탕으로 한 미국식이 아니라, 집단주의에 근거한 한국형 자기계발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1만 2000원.●이지연과 이지연(안은영 지음,P堂 펴냄) 베스트셀러 ‘여자생활백서’의 저자가 쓴 소설.27세의 요가 강사와 34세의 홍보대행사 실장 등 두 여자 주인공을 내세워 20∼30대 여성들의 일과 사랑, 심리세계를 그렸다.1만원.
  • [책꽂이]

    ●창씨개명(미즈노 나오키 지음, 정선태 옮김, 산처럼 펴냄) 창씨개명 자체의 법적 장치에 주목한 것이 아니라 식민지 지배의 전체적 맥락에서 그 의미를 재조명했다. 창씨개명 정책 결정과정에서 일본 당국 내부의 의견대립까지 자세히 파악했다.1만 6000원.●Do-24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행기(이렌 도르니에 등 지음, 이은실 옮김, 오픈하우스 펴냄) 독일의 비행조종사이자 사진작가인 저자가 독일산 수상 비행기 Do-24를 타고 세계일주한 과정을 글과 사진으로 엮은 에세이집. 수상 비행기의 역사에 관한 모든 것.3만 2000원.●자유와 존엄을 넘어서(B F 스키너 지음, 정명진 옮김, 부글 펴냄) 세계적 행동주의 심리학자인 스키너의 인간관을 압축해 보여 준다. 인류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성격보다는 행동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1만 5000원.●슈퍼 토마토와 백신 바나나(마르쿠스 브라이언 지음, 김일형 옮김, 열음사 펴냄) 쏟아지는 기능성 식품에 대해 한번쯤 의문을 가져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 기능성 식품과 영양섭취에 관한 오해 바로 잡기.1만 2000원.●괜찮다, 다 괜찮다(공지영·지승호 지음, 알마 펴냄) 전문 인터뷰어인 저자가 수개월에 걸쳐 인기작가 공지영을 만나 그의 삶과 사랑, 문학, 종교 등 다양한 세상의 관심사에 대해 나눈 이야기. 솔직담백한 공지영의 세계를 또 한번 대면할 듯.1만 2000원.●아이 마음 부모 생각(김환 지음, 바오로딸 펴냄) 심리학자이자 현장상담가인 저자가 자녀의 마음상태에 따라 부모가 취해야 할 태도 등을 이론과 실제사례를 들어 귀띔.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조언 40가지도 제시.8500원.●갈릴레이 죽이기(전2권)(권순규 지음, 스토리텔링컴퍼니 펴냄) 아폴로 달 착륙에서부터 9·11 테러 등 굵직한 사건들을 음모론적 시각으로 접근,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형식의 추리소설. 한국인 여성이 워싱턴을 무대로 거대 음모론을 파헤치는 줄거리. 각권 9000원.●제목 저널리즘(김지용 지음, 미디어포럼 펴냄) ‘큰 글씨로 쓰는 기사’라고 일컬어지는 신문의 제목. 수십년 신문제작 현장에서 편집을 맡았던 저자가 국내 신문 제목의 변천사, 제목달기의 노하우 등을 두루 일러 준다.1만 5000원.
  • [열린세상] 인터넷과 학원,그리고 위기의 초등생/김혜영 중앙대 영어교육과 교수

    [열린세상] 인터넷과 학원,그리고 위기의 초등생/김혜영 중앙대 영어교육과 교수

    최근 인터넷에 ‘초등생’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크게 두 가지 종류의 기사를 접할 수 있다. 첫째는 조기유학, 나 홀로 출국, 학원 프로그램 관련 기사이며, 둘째는 초등생욕설·악플·게임중독·폭력을 다룬 글들이다. 이 둘을 조합하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으나, 아무튼 우리의 초등학생들은 학교와 학원 공부, 그리고 컴퓨터를 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하다. 과거 성장기에 부모와 형제·스승·또래 친구에게서 배우던 갖가지의 가르침들조차 학원과 인터넷에서 배우게 되는 일이 많은 것이다. 이러한 초등생(사실 중·고생도 다르지 않다)의 일상에 최근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바로 촛불집회와 시위, 인터넷 토론광장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일이다. 인터넷과 학원에서 벗어나 야외로 나가니 건강에 좋고, 영어·수학·연예인 외에 광우병·학교자율화·독도 등 나라를 염려하는 마음을 키우니 국가의식이 증대될 것이요, 온·오프라인 집회에 참여하고,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하니, 체험을 통한 민주의식을 기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이 우리 아이들에게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긍정적이고, 소중한 학습이 되려면 반드시 병행해야만 할 교육이 있다. 이는 학원과 인터넷에서 결코 배울 수 없으며, 가정과 학교에서 앞장서서 감당해야 하는 참교육이다. 지금까지 부모로서 스승으로서 게을리하였던 책무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적극적으로 이행해 나가야 한다. 우선 우리는 아이들에게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존중의 의식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남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가르치는 일을 게을리하는 동안, 인터넷·대중매체 등에서는 인격모욕, 존엄성 묵살을 풍자와 날카로운 비판으로 이해하도록 잘못 교육해 왔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내 이익에 앞서 남의 피해를 우선 생각하는 훈련과 함께, 인간은 누구를 막론하고 존엄성을 지닌 존재이며, 인격적으로 존중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야만 한다. 다음으로 비폭력주의를 실천하도록 훈련해야 한다.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어른들로부터 폭력적인 말과 행동을 은연중에 배워 왔고, 컴퓨터게임과 영화, 인터넷 댓글 등에서 육체적·언어적 폭력의 극단을 짜릿하게 체험하고 있다. 따라서 분노나 불의를 느낄 때엔 주먹질을 하거나, 상처를 주는 말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으며, 평화적 방법이 무력보다 더 강력한 힘이 있음을 아이들에게 강조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시각의 존재를 이해시켜 주어야 한다. 예부터 다원주의적 사고에 취약했던 우리 기성세대는 획일적인 학원의 주입교육을 선호하였고, 우리 스스로 아이들을 인터넷 마녀사냥 놀이에 즐겁게 동참하도록 유도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독단적 사고를 경계하는 일은 자유로운 사고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초 덕목이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반대 입장도 경청하고, 다른 편에서 생각해 보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스펀지와 같은 강력한 학습 능력이 있다. 학원에서, 인터넷에서는 수많은 것을 무차별적으로 집어 넣어 주고 있는데, 우리 부모들은 또한 선생님들은 언제까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만 할 것인가. 우리 초등생들은 지금 아슬아슬한 외줄 위에서 위험을 헤아리지 못한 채 앞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아이들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우리는 컴퓨터 사 주고, 학원비 대 주는 일에 앞서 그들의 손을 잡아 주어야 한다. 김혜영 중앙대 영어교육과 교수
  • 오바마 베를린 연설 요지

    독일인들은 동·서를 가로막고, 자유와 독재, 공포와 희망으로 갈라놓았던 장벽을 무너뜨렸습니다. 이로써 민주의 문들이 열리고 시장도 열렸습니다. 베를린장벽의 붕괴는 새로운 희망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가까워진 지구촌은 새로운 위험도 함께 동반했습니다. 이제 지구촌 이웃들간의 동반자관계와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유일한 길입니다. 우리 공통의 안전을 보호하고 삶의 조건을 진보시킬 유일한 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직면한 가장 커다란 위험과 도전은 우리를 갈라놓는 새로운 장벽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부국과 빈국사이, 토착민과 이주자 사이, 기독교도와 회교도 및 유태교도 사이의 그러한 장벽들을 허용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미국과 유럽이 왜 자기 내부만으로 향할 수 없는지를 말해주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럽은 미국에 가장 좋은 동반자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미국과 유럽을 묶고 있는 강한 유대의 새로운 다리를 지구촌에 놓아야 합니다. 지금이야말로 함께 21세기의 도전에 대응해 나갈 때입니다. 또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아프간의 안전을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들을 격퇴하기 위한 결심을 새롭게 할 때입니다. 등을 돌리기엔 우리의 너무 많은 것들이 걸려 있습니다. 핵무기 없는 세계란 목표를 새롭게 할 때입니다. 그리고 세계화속에서 뒤처진 이들에게 희망을 줘야 할 때입니다. 세계는 우리를 주시하고 우리가 하는 일을 기억할 것입니다. 지구촌에서 잊혀져 버린 한 모퉁이에서 기회와 존엄, 안전과 정의로 충만한 삶을 갈구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뻗어주시지 않으시렵니까. 미얀마의 저항인사들의 인권을 위해, 이란의 블로거들을 위해, 짐바브웨의 탄압받는 투표자들을 위해 나서지 않으시겠습니까. 방글라데시의 기아로부터 어린 생명을 구하고 수단의 다르푸르에서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주시지 않으시렵니까. 베를린 시민들이여, 세계인들이여, 지금이야말로 행동해야 할 시간입니다. 우리를 묶고 있는 것은 동시대인들이 공유하고 있는 이상이며 그것을 표현하는 열망입니다. 그것은 공포로부터의 자유며 궁핍으로부터의 해방입니다. 새로운 세대, 우리 세대는 이러한 이상을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이상들을 실현시켜 온 존재입니다. 눈은 미래를 향하고, 가슴에는 결심을 품고 우리의 운명에 대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세계를 다시 한번 만들어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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