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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개봉, 미국인들이 이토록 열광 하는 이유? ‘실제로 봤더니..’ 충격

    인터뷰 개봉, 미국인들이 이토록 열광 하는 이유? ‘실제로 봤더니..’ 충격

    ‘인터뷰 개봉’ 김정은 암살 영화 ‘인터뷰’가 개봉된 가운데 북한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김성 참사관은 24일 “우리의 주권과 최고지도자의 존엄에 대한 용서할 수 없는 조롱”이라며 “북한은 이날 시작된 ‘인터뷰’의 온라인 배포와 성탄절부터 이어질 극장 상영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영화의 배포·상영과 관련해 북한이 ‘물리적 대응’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더 인터뷰’는 지난 25일 미국 독립영화관 300여 곳에서 개봉했다. 현재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또 동시에 구글 플레이, 유튜브 무비,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비디오, 소니 자체제작 ‘인터뷰’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배포에도 나섰다. 앞서 마이클 린턴 소니픽처스 최고경영자(CEO)는 23일 “우리는 ‘인터뷰’의 상영을 결코 포기한 적이 없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볼 수 있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에 당당히 맞설 수 있게 된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인터뷰’ 상영에 “우리는 표현의 자유와 예술적 표현의 권리를 수호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 소니픽처스의 영화 상영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공동 제작자인 세스 로건은 “표현의 자유가 승리했다. 소니픽처스는 포기하지 않았다”고 트위터를 통해 소감을 밝혔다. 현재 관객들은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을 수는 없다는 이유로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이 ‘악당 암살’이라는 할리우드식 줄거리에 저급한 표현 등을 들어 작품성을 낮게 평가한 데 반해 관객들은 대체적으로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뷰 개봉’ 소식에 네티즌들은 “인터뷰 개봉, 북한의 반응은 어떨까?” “인터뷰 개봉..좀 지루했다” “인터뷰 개봉..실제로 다운 받아 봤다”, “인터뷰 개봉..난 재밌었다”, “인터뷰 개봉..내용이 좀”, “인터뷰 개봉..미국인들은 엄청 열광적이던데”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인터뷰 개봉) 연예팀 chkim@seoul.co.kr
  • 위안부기록물 1065점 국가지정기록물 추가지정

    위안부기록물 1065점 국가지정기록물 추가지정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록물 1065점을 국가지정기록물 제12호로 지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대구 시민모임)과 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김선현 교수가 소장한 자료다. 각 940점과 125점이다. 1997년 대구·경북지역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된 대구 시민모임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에 진상규명, 공식사죄, 법적배상을 촉구하는 활동과 피해자 심리치료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 지정된 기록물은 활동과정에서 생산된 증언기록집, 간병일지, 활동보고서 등 문서류 70점과 피해 증언, 행사·기자회견 등 녹음·영상기록 208점 및 피해자 유품, 원예치료 결과물인 압화작품 등 박물류 662점이다. 김 교수는 2005년부터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미술치료 봉사를 하면서 미술작품 100점과 미술치료를 받는 장면을 담은 사진기록물 25점을 확보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어려서 겪은 정신적·육체적 충격과 고통스러운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술치료를 받으며 당시 상황을 그려나갔다. 따라서 해당 기록물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치유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게 됐다. 국가기록원은 지난해 12월 ‘나눔의 집’에서 소장한 위안부 관련 기록물 3060점을 국가지정기록물 제8호로 등록한 바 있다. 기록원은 “일제강점기 민족 피해의 실태를 나타내는 내용뿐 아니라 보편적인 여성 인권과 인간 존엄에 대한 의미를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씨줄날줄] ‘사이버 반달리즘’

    할리우드 영화 한 편이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제작사인 소니 픽처스가 북한 노동당 김정은 제1비서의 암살을 다룬 ‘인터뷰’를 상영 취소하면서다. 당장 북한과 ‘테러 위협에 굴복한’ 소니사에 대한 비판론이 들끓고 있다. 급기야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북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소니사 해킹 사건을 ‘사이버 반달리즘’이라고 규정하고 나섰다. 반달리즘은 다른 문화에 대한 편견에 따른 문명 파괴 행위를 일컫는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안 석불을 짓뭉갰듯이 말이다. 5세기 초 로마를 초토화한 반달족의 약탈·파괴 행위에서 유래한 용어이지만 오바마는 반달리즘의 사이버 버전을 언급한 셈이다. 다만 오바마는 소니사 해킹을 전쟁 행위로는 간주하지는 않는다면서 군사적 옵션은 일단 배제했다. 그런데도 북한 국방위원회는 그제 “백악관과 펜타곤(국방부), 미 본토를 겨냥한 초강경 대응전을 벌일 것”이라고 격렬하게 반응했다. 사실 인터뷰는 미 영화 평단에서도 완성도가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연·감독·각본 등 1인 3역을 맡은 세스 로건조차 “김정일을 다루려다 갑자기 죽자 아들 김정은으로 모델을 바꿨다”고 고백할 정도로 급조한 인상도 든다. 그렇고 그런 오락영화일 뿐이지만, 북한의 민감한 반응으로 외려 세계적 주목을 받게 된 모양새다. 살아 있는 권력을 조롱하는 영화를 아무렇지 않게 제작하는 미국 문화와는 전혀 다른 북한의 ‘최고 존엄’을 건드리는 통에 큰 ‘사고’를 친 격이다. 소니사 해킹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가. 오바마는 사이버 반달리즘에 상응하는 ‘비례적 대응’을 공언했다. 그 일환으로 미 국무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단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가 언급한 대북 상응 조치와 관련, 북한의 언론매체 연결망을 교란하는 컴퓨터 정보전과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정보작전 등이 취해질 가능성을 내다봤다. 앞서 미국 뉴욕 소재 인권단체 ‘인권재단’은 인터뷰의 DVD를 풍선에 매달아 북한에 살포하겠다고 밝혔었다. “역사적 사건엔 역사의 진로를 사람들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돌리는 성질이 있다.” 영국 사학자 버터필드의 경구다. 하찮은 사건이 역사의 물꼬를 왕왕 바꾸기도 한다는 뜻이다. 북한 당국자들이 소니사의 전산망을 해킹하는 ‘충성 범죄’를 저지른 게 사실이라면 그들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꼴이다. B급 코믹영화 한 편이 세계사에서 유례없는, 70년 세습독재를 감내 중인 북한의 보통 사람들을 흔들어 깨우는 마법의 주문이라도 된다면 이번 사건의 에필로그는 해피엔딩이라고 해야 할까.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기고] 교육훈련에서 장년고용 해법 찾자/손유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기고] 교육훈련에서 장년고용 해법 찾자/손유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일자리가 없으면 인간의 존엄성도 잃는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인용하지 않아도 청년, 여성, 장년 모두에게 일자리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특히 장년 일자리는 가족의 삶과도 연결되는 매우 절박한 현실적 고민이다. 평균 수명은 늘어나는데 노동 생애는 짧아지는 역설적인 현실, 부모님 부양과 자식 뒷바라지를 동시에 해야 하는 샌드위치 세대, 정작 자신의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해 불안한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세대가 바로 장년층이 처한 현실이다. 장년 고용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고용률이 여성이나 청년층에 비해 높다는 이유로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를 보이는 대한민국은 노동공급력 자체가 줄어들고 이를 상쇄할 만한 노동생산성의 증가도 없어지면서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이는 국가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최선책은 장년 근로자를 재교육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다. 그리고 일자리의 지속성과 질을 담보하는 것은 바로 교육훈련이다. 현실적으로 장년층이 교육훈련에 참여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교육훈련 기회가 적고, 재취업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교육훈련 직종도 제조업이나 음식서비스업 등 일부에 집중돼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 전 장년고용종합대책을 마련했다. 50세부터 경력 진단, 설계를 지원하는 생애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45세부터 1인 1기술 자격 취득을 비롯해 제2인생을 위한 직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장년에 특화된 훈련 과정을 확대하고 장년채용 희망 기업을 중심으로 장년들이 선취업 후훈련을 병행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장년 세대의 일자리 해법은 주된 일자리에서 계속 고용을 유지하는 것으로 60세 정년연장 의무화 방안도 여기에 속한다. 정년 연장 등 고용유지를 위한 정책뿐 아니라 퇴직 이후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도 지원돼야 한다. 공공의 일자리와 지역친화적 일자리가 괜찮은 일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훈련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교육훈련 만능주의를 주장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이 들어 자신의 전문적 역량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훈련이 필수다. 장년 고용 종합대책이 장년층에게 손에 잡히는 정책으로 구현된다면 등산복 차림의 장년층보다 마을 곳곳이 배움터가 돼 마을학교, 마을 아카데미, 마을 공방에서 익히고 배우는 장년층 모습이 더욱 익숙해지는 풍경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양심적 병역거부

    판례의 재구성 21회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한 병역 미이행과 병역법의 위헌 논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2002헌가1, 2008헌가22)을 소개한다. 해당 결정을 비롯해 헌법상 양심의 자유와 이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를 놓고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에 대한 비판과 해설을 헌법 분야의 권위자인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헌법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병역법 제88조 1항에 따르면 현역 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거나 소집에 불응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한국 사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는 법률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8월 병역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사건에서 재판관 7(합헌) 대 2(위헌) 의견으로 병역법에 대해 합헌결정(2002헌가1)을 내렸다. 이어 2011년 8월에도 같은 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사건(2008헌가22)에서 재판관 7(합헌) 대 2(한정위헌) 의견으로 합헌결정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2004년 이전까지 대부분의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병역면제에 해당하는 최소한의 실형인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왔다. 그러나 서울남부지법이 2004년 5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첫 무죄판결을 선고하자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같은 해 7월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2004도2965)에 대해 “헌법상 기본권 행사는 헌법적 가치와 국가의 법질서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11대1 의견으로 유죄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판결 이후 한 달 뒤인 2004년 8월 헌법재판소 역시 “양심의 자유는 매우 중요한 기본권이지만, 법질서에 대한 복종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국가공동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양심을 보호해 줄 것을 국가로부터 요구하는 권리”라며 합헌결정했다. 대법원과 헌재 결정 이후에도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체복무제도 없이 입영을 강제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인 종교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논란이 계속됐다. 결국 헌재 판결 4년 뒤인 2008년 춘천지법이 병역법 제88조에 대해 위헌제청결정을 내리면서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은 또다시 헌재의 판단을 받게 됐다. 헌재는 2011년 병역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사건에서도 합헌결정을 내렸다. 또 울산지법이 “예비군 훈련 거부에 대한 처벌을 규정한 향토예비군설치법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사건(2007헌가12)도 재판관 7(합헌) 대 2(한정위헌)의 의견으로 합헌결정했다. 한정위헌은 법률이나 법률 조항의 개념이 불확정적이거나 여러 가지 뜻으로 해석될 경우 해석의 범위를 정하고 이를 확대하는 경우 위헌으로 보는 것이다. 헌재는 “병역법으로 인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가 제한된다”면서도 “국가안보 및 병역의무의 형평성이라는 공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으로 입법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성의 적합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체복무제를 허용하더라도 공익 달성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판단을 쉽사리 내릴 수 없다”며 “최소침해원칙에 위반되지 않고 법익균형성 또한 갖추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강국·송두환 당시 재판관은 “절대적이고 진지한 양심의 결정에 따라 병역의무를 거부한 청구인들에게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한정위헌 의견을 냈다. 이후 병역법 위반에 대한 유죄 판결이 잇따르자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은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에 청원을 제기해 지난해 10월 ‘한국 정부가 유엔자유권 규약을 위반했다’는 결정과 함께 구제 조치를 마련하라는 권고안을 이끌어 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올 7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해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22)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헌재가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처벌이 합헌이라고 결정했고, 대법원도 종교적 신념에 따른 입영 거부 행위가 병역법에서 처벌 예외 사유로 규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며 “유엔이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하라는 권고안을 제시했다 해도 법률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유엔 인권결의안 통과 후 北, 개방만이 답이다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 총회를 통과한 뒤 북한이 거칠게 반발하고 있다. 그제 핵포기를 골자로 한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의 무효화를 주장한 북 외무성의 성명도 그 일환이다. 물론 예상됐던 반응이긴 하다. 결의안이 최악의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도록 권고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북은 이를 빌미로 핵개발에 매달려 더 강화된 국제 제재를 부르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지난 18일 통과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은 고문, 공개 처형, 강간, 강제 구금 등 북의 인권유린 사안들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구속력은 없지만 ‘최고 존엄’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ICC 회부 가능성까지 열어 둔 형국이다. 그의 고모부 장성택까지 처형한 북한이 제 발 저린 듯 반발하는 이유다. 하지만 백 번 양보해 “우리 공화국을 고립·압살해 보려는 표현”이라며 결의안을 배격하는 북의 처지를 이해하려 해도 이를 기회로 핵무력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은 자해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 생각해 보라.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매달리는 북한 정권에 대해 ‘혈맹’이었던 중국조차 고개를 돌리고 있지 않은가. 9·19 공동성명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신 체제 보장과 경제적 지원을 얻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남북과 미·일은 물론 중국·러시아까지 6자가 합의한 내용을 이제 와서 걷어차 버린다면 ‘국제 왕따’를 자초하는 일이다. 북한이 마음먹기에 따라 지금이 국제적 고립을 탈피할 호기일 수도 있다. 마침 과거 북의 동맹국이었던 러시아가 내년 5월 열리는 2차 세계대전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을 함께 초청하지 않았는가. 여기서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그 의미는 작지 않다. 우크라이나 사태 무력 개입으로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데다 유가 폭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러시아인지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활로를 모색하려는 차원이라 하더라도 그렇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가스전 한반도 통과 프로젝트가 성사된다면 남북 모두가 윈·윈하는 길 아닌가. 특히 해외 공사장에 보낸 노동자들이 번 외화를 갈취하면서 강제노역 시비를 빚고 있는 북한으로서도 물실호기다. 김정은이 ‘개방 울렁증’에서 벗어나 가스관의 북한 통과를 허용할 경우다. 이제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는 자명하다. 더욱 통 큰 개방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권 개선 조치를 포함한 과감한 체제 개혁을 토대로 앙숙인 미국과 53년 만에 관계개선에 나선 쿠바를 본받으란 얘기다. 쿠바가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났듯이 북한도 인권결의안에 반발하며 퇴행의 길을 걷기보다는 과감한 체제 개혁과 개방이란 역발상으로 활로를 찾아야 할 때임을 거듭 강조한다.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안티 오이디푸스(질 들뢰즈·펠릭스 과타리 지음, 김재인 옮김, 민음사 펴냄) 철학자 들뢰즈와 정신분석학자 과타리의 유명한 정치철학서를 꼼꼼히 번역했다. 1968년 미국의 베트남 침공에 항의해 학생·근로자를 주축으로 프랑스에서 촉발된 사회변혁운동인 ‘68운동’ 이후 상황을 반성적으로 사유한 책. 프로이트 중심의 정신분석학과 마르크스주의에 문제의식을 가진 과타리가 주류 철학계와 동떨어진 주장을 펴던 들뢰즈와 68혁명을 계기로 만나 세상에 낸 첫 작품이다. 두 사람이 68혁명 이후 10여년간 매달렸던 문제 ‘자본주의와 분열증’ 천착의 시초이기도 하다.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키워드는 욕망. 프로이트가 정의한 ‘무의식’‘욕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니체의 주장에 동조해 기계(machine), 부분대상(objet partiel) 개념을 새로 정의해 분열-분석으로 나아갔다. 68혁명이 그랬듯이 강렬하게 욕망을 분출했던 사람들이 쉽게 보수화할 수 있는 이유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704쪽. 3만 3000원. 조선시대의 외국어 교육(정광 지음, 김영사 펴냄) ‘조선시대에 지금 못지않은 양질의 체계적인 외국어교육이 있었다?’ 고려시대 통문관에서 시작돼 조선시대 갑오개혁까지 지속된 국립 외국어교육기관 사역원의 실상을 파헤쳤다. 저자는 중국어교육 교재 ‘노걸대’와 원나라에서 몽골인이 만든 한자발음 사전 ‘몽고자운’를 처음 소개해 센세이션을 불렀던 언어학자. 30년에 걸친 연구결과가 고스란히 담겼다. 책은 사역원을 통한 외국어교육이 제도와 운영방식, 내용에서 지금에 뒤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조기교육과 집중 반복, 생생한 회화교육, 변화된 언어의 보완, 전국적 교육이 그것이다. 5살 때 지금의 일본어과인 왜학 생도로 들어갔다는 인물은 대표 사례. 외국에 보내는 사절에 언어교재를 수정하는 인원이 꼭 수행했고 외국과 접촉이 있는 지방에 교사를 파견, 현지에서 생도를 모집하고 교육을 수행했던 사례도 소개된다. 저자는 조선시대의 외국어 교육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우리 민족사의 특징적 현상으로 본다. 536쪽. 1만 8800원. 서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류동민 지음, 코난북스 펴냄) 서울의 작동원리를 들어 ‘한국 현주소와 미래’를 짚은 책. 난해한 경제용어 대신 축적된 문제들, 그리고 지금 부대끼는 현실을 체험에 바탕한 경제학자 입장에서 부각시켰다. 케인스의 ‘금리생활자의 안락사’며 마르크스의 ‘시초축적’, ‘피케티 비율’, 영국 ‘인클로저’ 등 경제학 개념이 어떻게 적용되고, 들어맞지 않는지가 쉽게 풀어진다. 이를테면 케인스의 ‘금리생활자의 안락사’ 개념에선 렌트(지대)가 모든 가격설정의 상수 역할을 하는 현실이 대비된다. 아파트 값과 피케티의 불평등 지표인 ‘부/소득 비율’을 연계하고 지주들이 농민을 쫓아낸 인클로저 운동에서 ‘용산참사’의 그늘을 끌어올리는 식이다. 그렇게 집약한 서울 모습은 ‘알아서 살아남기’가 만연한 공간이다. 개인 능력주의 신화가 한계에 온 우리 사회는 어찌 될 것인가. 저자는 자본주의 틀 안에서도 최소한의 도시권과 공공적 권리를 보장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285쪽. 1만 4000원 생물철학(최종덕 지음, 생각의힘 펴냄) ‘생명의 역사를 관통하는 변화의 철학’이란 부제 그대로 현대 생물학의 핵심 주제들을 철학적으로 접근했다. 생물종의 분류, 유기체 고유의 방법론, 진화론적 변화의 존재론, 진화론의 인과율…. 생물학의 탐구대상을 단순한 무기물질의 영역이 아닌, 운동하는 주체로 넓힌 게 책의 특징. 진리를 정지된 스틸 컷의 집합에서 풀어내는 과학의 방법론과는 다른 차원으로 생물을 바라보고 있다. ‘생물학에서 진화를 말하지 않고는 그 어느 것도 의미가 없다’는 도브잔스키의 지론에 가까운 책. 생물학적 자아개념부터 인간 도덕심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와 생물학 지식의 사회적 영향력 등 생물학과 철학의 만남이 흥미롭게 풀어진다. ‘자연주의 인간학’이라는 저자 표현대로 인간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에 다가설 수 있도록 독자를 이끄는 게 특장이라면 특장. 자연선택의 결과 생물종 모두가 존재론적으로 동등해졌다는 입장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다양한 각도로 조명한 점이 도드라진다. 554쪽. 2만 5000원
  • 빅 데이터 뚫고 인간의 존엄 지키려면

    빅 데이터 뚫고 인간의 존엄 지키려면

    검색되지 않을 자유/임태훈 지음/알마 펴냄/324쪽/1만 7500원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는 정보시스템의 발전상과 변화 속도는 이른바 ‘감시 사회’의 어두운 미래를 더욱 가깝게 느끼게 한다. 얼마 전 발생한 이른바 ‘카카오톡 사찰’은 그 전조 현상의 아주 미미한 부분일 뿐이란 관측도 있다. 조지 오웰 소설 ‘1984’ 이래 끊임없이 제기돼 온 빅 브러더의 끝은 어디이고, 그 돌파구는 무엇일까. ‘검색되지 않을 자유’는 지식인들이 한결같이 예고하는 강도 높은 ‘감시 사회’의 전망과 해결책을 함께 짚어본 책으로 눈길을 끈다. 빅 데이터 기술로 끝 모르게 정교해져 가는 정보자본주의에의 경고와 함께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를 정리했다. 철학과 사회학, 신경생리학, 건축공학, 전자·정보통신공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분석해낸 ‘빅 데이터 시대’의 개괄서인 셈이다. 정보자본주의란 지식과 인지가 부의 원천이자 중심이 되어가는 새로운 경제구조를 말한다. 책은 그 체제에서 탁월하게 통제 가능한 자원으로 전락하는 인간의 존엄을 지켜내고 공통으로 자율을 유지,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정보자본주의가 길러낼 인간을 ‘호모 익스펙트롤’(기대와 조정이 가능한 존재)로 명명한 저자가 제시하는 돌파구는 무엇일까. 책에서 그 방식은 의외로 다양하게 제시된다. 이를테면 지금의 ‘시각 중심주의 폭력’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기존의 소리 체계에서 이탈하는 노이즈를 만들어 빅 데이터의 포위를 돌파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특히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데이터가 지워져 ‘호모 익스펙트롤’을 양산하는 검색 시도를 근본적으로 막는 ‘시한부 데이터’의 가능성 대목이 흥미롭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정은 영화 ‘인터뷰’ 주연배우들 ‘24시간 보디가드’ 경호

    김정은 영화 ‘인터뷰’ 주연배우들 ‘24시간 보디가드’ 경호

    북한 김정은 제1비서의 암살을 코믹하게 다루는 영화인 미국 소니 영화사의 ‘인터뷰'(The Interview)가 최근 잇단 테러 위협을 받음에 따라 소니 영화사가 전격적으로 개봉을 취소한 데 이어, 이 영화에서 암살자 역할로 주연을 맡았던 배우들이 테러 위협으로 보디가드를 동원하는 등 쫓기는 신세로 전락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제임스 프랑코와 세스 로건가 출연한 이 코믹 영화는 특히, 제임스 프랑코가 토코쇼 사회자 역할을 맡으면서 북한에 잠입해 김정은 암살 미션을 실행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다룬 영화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 영화가 자신들의 최고존엄을 모독하고 있다는 이유로 강력하게 항의를 거듭했고 최근에는 소니 영화사가 해킹을 당해 미개봉 영화와 회사 내부 이메일이 노출되면서 막대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번에 해킹을 감행한 자칭 'GOP'(평화의 수호자)라는 단체는 이 영화가 영화관에서 상영된다면 "세계가 공포로 가득할 것이다. 2001년 9월 11일을 기억하라"라고 위협했다. 이러한 위협에 따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시사회가 전격 취소된 데 이어 각 배급사들이 배급을 기피하자 소니 영화사는 이날 크리스마스로 예정되어 있던 개봉이 전격적으로 취소했다. 특히,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에게 테러 위협 등 또 다른 불똥이 튀고 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제임스 프랑코는 거의 24시간 건장한 보디가드들의 보호를 받으며 일상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코는 자신은 “지하철도 자주 이용하는 평범한 사람인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고 지인들에게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 관련 영화 제작으로 엄청난 타격을 받은 소니 영화사는 연일 대책 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최근 발생한 해킹 사건과 관련해 미 수사 당국은 조만간 북한과 연관이 있다는 발표를 할 예정에 있다고 미 언론들은 덧붙였다. 사진= 건장한 보디가드의 밀착 경호를 받고 있는 제임스 프랑코 (현지 언론, Splahnews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개봉 취소 영화 ‘인터뷰’ 주연배우들도 ‘쫓기는 신세’

    개봉 취소 영화 ‘인터뷰’ 주연배우들도 ‘쫓기는 신세’

    북한 김정은 제1비서의 암살을 코믹하게 다루는 영화인 미국 소니 영화사의 ‘인터뷰'(The Interview)가 최근 잇단 테러 위협을 받음에 따라 소니 영화사가 전격적으로 개봉을 취소한 데 이어, 이 영화에서 암살자 역할로 주연을 맡았던 배우들이 테러 위협으로 보디가드를 동원하는 등 쫓기는 신세로 전락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제임스 프랑코와 세스 로건가 출연한 이 코믹 영화는 특히, 제임스 프랑코가 토코쇼 사회자 역할을 맡으면서 북한에 잠입해 김정은 암살 미션을 실행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다룬 영화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 영화가 자신들의 최고존엄을 모독하고 있다는 이유로 강력하게 항의를 거듭했고 최근에는 소니 영화사가 해킹을 당해 미개봉 영화와 회사 내부 이메일이 노출되면서 막대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번에 해킹을 감행한 자칭 'GOP'(평화의 수호자)라는 단체는 이 영화가 영화관에서 상영된다면 "세계가 공포로 가득할 것이다. 2001년 9월 11일을 기억하라"라고 위협했다. 이러한 위협에 따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시사회가 전격 취소된 데 이어 각 배급사들이 배급을 기피하자 소니 영화사는 이날 크리스마스로 예정되어 있던 개봉이 전격적으로 취소했다. 특히,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에게 테러 위협 등 또 다른 불똥이 튀고 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제임스 프랑코는 거의 24시간 건장한 보디가드들의 보호를 받으며 일상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코는 자신은 “지하철도 자주 이용하는 평범한 사람인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고 지인들에게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 관련 영화 제작으로 엄청난 타격을 받은 소니 영화사는 연일 대책 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최근 발생한 해킹 사건과 관련해 미 수사 당국은 조만간 북한과 연관이 있다는 발표를 할 예정에 있다고 미 언론들은 덧붙였다. 사진= 건장한 보디가드의 밀착 경호를 받고 있는 제임스 프랑코 (현지 언론, Splahnews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긴장의 한반도… 남북화해 물꼬 틀까

    유엔 총회가 오는 18일 북한인권결의안을 처리하기로 함에 따라 한반도에서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3주기(17일)를 맞아 16일 개성을 방문하기로 하는 등 이번주에 남북 관계의 주요 일정이 이어지지만 관계 개선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14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유엔 총회 제3위원회를 통과한 북한인권결의안이 18일(현지시간) 본회의 오전 회의 안건으로 잡혔고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소식통은 “유엔 총회에서의 북한인권결의안에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0개 이사국이 북한 인권을 의제로 다루자고 요청함에 따라 이번 주 중에 북한 인권이 안보리의 정식 의제로도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정일 사망 3년이 되는 17일은 북한이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로 진입한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지난 11일 미국을 방문해 “통일대박론은 흡수통일을 전제로 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직후 박 의원의 방북 신청 사실이 알려져 남북한 간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달 유엔 총회 3위원회의 인권 결의안 채택에 대해서도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자 정치적 도발로 규정하고 “핵실험을 자제할 수 없다”고 위협한 바 있다. 특히 오는 23일에는 우리 정부가 허용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 행사가 예정돼 있어 북한이 대북 심리전이라고 반발할 것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남북한이 화해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의 획기적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 제1위원장이 해군 잠수함 부대를 방문해 어뢰 훈련을 지도하고 “내년을 해군무력 강화에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해로 삼자”고 전의를 불태웠다고 전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인권결의안을 빌미로 더욱 강력하게 반발할 것”이라면서 “박 의원이 북한에 가도 의미 있는 대화는 나누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강동완 동아대 정외과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의 입장에선 김정일 3주기를 맞아 대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이 체제 결속에 유리하다”면서 “북한은 정부 특사도 아닌 박 의원의 역할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평양 리포트] ‘포스트 장성택’ 없어… 외화벌이 틀어쥔 軍

    [서울&평양 리포트] ‘포스트 장성택’ 없어… 외화벌이 틀어쥔 軍

    김정은 체제 초기 후견인 역할을 했던 고모부 장성택 처형은 북한은 물론 국제사회에도 큰 충격을 줬다. 북한이 나열한 그의 죄목 중 ‘불경죄’는 곧 ‘역린’(逆鱗)을 의미한다. 최고 존엄의 권위에 도전한 장성택의 행위는 용납받지 못했다. 장성택이 처형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인 12일 김정은 정권의 권력은 일시적이나마 공고화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북한 내에서 불고 있는 ‘장성택 그림자 지우기’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인적개편을 보면 알 수 있다. 정보 당국은 지난해 말에 북한 당국이 장성택 연관자들을 제한적으로 처리했다고 보고 있다. 한 정보 관계자는 “북한이 장성택 관련자들을 광범위하게 솎아낸 것이 아니라 내부동요를 고려해 제한적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장성택 처형 후 석탄·금속 관련 인사 교체 실제 장성택 측근들로 알려진 당 행정부 부부장들인 리용화, 장수길이 처형됐고 또 친·인척인 전용진 전 쿠바대사와 장용철 전 말레이시아 대사를 소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성택이 관여했던 주요 외화벌이 사업인 석탄·금속 관련 인사들도 내각에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지난 3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통해 약 55%에 가까운 대의원이 바뀌면서 ‘장성택 잔재 숙청’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성택 세력의 몰락과 대조적으로 김정은 시대의 신진 세력이 부상했다. 대표적으로 한광상 재정경리부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변인선 제1부총참모장, 리병철 전 항공 및 반항공사령관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정은 시대의 권력 강화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적 변화로 볼 수 있다”면서 “장성택 사건을 ‘현대판 종파집단에 대한 숙청’으로 규정하며 권력 안정화를 추진했다”고 진단했다. ●장성택 주도 북한 이권 사업의 향배는? 지난해 12월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장성택이 이권에 개입해 타 기관의 불만이 고조됐고, (이와 관련한) 비리 보고가 김정은에게 올라가 장성택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라며 “당 행정부 산하 54부를 중심으로 알짜 사업의 이권에 개입했는데, 주로 이는 석탄에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 시기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소가 장성택 재판 판결문에서 “부서와 산하 단위의 기구를 대대적으로 확장하면서 나라의 전반 사업을 걷어쥐고 중앙기관에 깊숙이 손을 뻗치려고 책동했다”고 밝힌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10년 국방위원회 산하에서 당 행정부로 이관된 54부는 북한 내 외화벌이에서 알짜 사업인 석탄 수출을 독점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당과 군부에서 이 이권사업을 양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에서) 당과 군이 54부를 분산해서 장성택 이권을 나누어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중국에 있는 무역회사의 명칭이나 사장이 계속 바뀌고 외화벌이 기관이 당에서 군으로, 군에서 당으로 이관된 것이 확인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 내 주요 외화벌이 사업 중 하나인 수산·양식사업권도 당 기구 산하에서 군 관련 기관으로 이동한 정황이 나타났다. ●평양 10만호 사업 등 주요 사업 대부분 좌초 장성택이 주도하던 사업들도 전면 개편 또는 중단됐다. 장성택이 주도하던 평양 10만호 건설 사업도 김정은의 ‘전시성’ 사업으로 대체됐다. 이 사업은 작년까지 2만호 건설에 그쳤고 자금 부족으로 중단됐다. 김정은은 이 사업 대신 ▲위성과학자 주택지구 ▲평양 육아원 애육원 ▲김책공대 교육자 살림집 건설 등 ‘선심성’ 사업에 치중했다. 장성택이 실권을 쥐고 있을 당시 추진했던 각종 경제 프로젝트는 명칭이 바뀌었다. 김정은은 올 2월 6개 신규 경제개발구를 발표하면서 신의주 경제지대의 명칭을 특수경제지대에서 국제경제지대로 변경했다. 지난 8월에는 장성택과 관련된 공장인 대동강 타일공장을 천리마로 바꾸고, 승리윤활유공장을 천지로 개칭하는 등 장성택 지우기는 현재 진행 중이다.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결과적으로 ‘포스트 장성택’은 없었다”면서 “장성택이었으면 가능했을 사업이 좌초되는 단면에는 북한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반증”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김정은은 경제 살리기보다 ▲미림승마장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등 개인의 치적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집권 이후 정부의 재정건전성 확보 조치나 공장 경쟁력 제고 방안 등 경제 성장과 관련한 이렇다 할 정책도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장성택의 잔재를 청산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전시성 사업은 자원 배분의 왜곡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근본적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북한 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기여할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나라의 자원을 헐값에 팔아버리는 매국행위”를 내세워 북·중간 경제교역을 범죄행위로 규정했다. 북·중 교역의 파트너인 중국 입장에서는 졸지에 헐값에 북한 자원을 매집하는 ‘파렴치한’이 됐다. 장성택 처형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13일 홍콩 대공보는 사설에서 “역사적 시기마다 중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것은 달랐지만 가장 큰 요구는 ‘북한의 안정’이었다”며 “장성택 사건은 중국에 있어 북한에 존재하는 불안정 요소가 한국보다 훨씬 크고 위험하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강조하고 “앞으로 중국의 국가 이익에 손실을 줄 주요인은 북한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공보의 예측도 북·중관계의 냉각기가 1년이 넘은 이 시점까지 지속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북·중 관계는 서로에 대한 실망을 넘어 불편한 관계로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실세로 통하던 장성택이 처형된 후 북·중 간 정치분야 교류가 크게 줄어들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매년 북·중이 고위급 인사를 교류했는데 장성택 처형 이후 많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김정일-후진타오 시절 1년에 45회 정도 이뤄지던 정치교류가 장성택 처형 이후 3분의1로 줄었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중국 류젠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 방북에 이어 3월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북 이후 중국 정부 인사의 북한 방문은 끊긴 상태다. 또 북한과 중국은 1년에 5~6차례 군사교류를 했지만 올해 군사 교류는 전무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중이 추진해 오던 경협 프로젝트도 별다른 진전이 없다. 정부 관계자는 “장성택이 주도하던 나선·황금평 특구 개발사업은 답보상태”라고 밝혀 변화된 북·중관계의 민낯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북한 내 엘리트들 보신주의 팽배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내에서 엘리트들의 체제수호 의지에 동기를 부여하는 이른바 ‘운명공동체’ 의식은 김정은 3대 세습체제로 넘어오면서 크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성택 숙청 이후 무자비한 공포통치가 지속되면서 간부층 내부에서 신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으며, 권력층의 비리와 보신주의가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성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김정은의 측근들조차 장성택 처형의 주된 죄목이 ‘김정은 권위훼손’이었다는 점을 의식해, 언행을 극도로 조심하면서 충성심 과시에 급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북한 간부층 내부에서 ‘복지부동ㆍ면종복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일부 내각 간부는 ‘경제파탄’을 지적하며 김정은이 10년을 버티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시민 인권헌장 폐기에 반발’ 성소수자 단체, 시청 점거농성 풀어

    ‘서울시민 인권헌장 폐기에 반발’ 성소수자 단체, 시청 점거농성 풀어

    서울시의 시민 인권헌장 폐기에 반발해 시청에서 점거 농성을 벌여온 성소수자 단체와 기독교 단체가 11일 모두 해산했다. 성소수자 단체는 이날 오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논의의 자리를 만들어나갈 것을 약속했고 박원순 시장이 진정성 있는 조처를 하라고 지시한 점을 중요하게 평가한다”며 해산을 선언했다. 이들 단체는 서울시가 성소수자 차별금지 조항이 명시된 인권헌장이 시민위원회의 전원합의가 아닌 표결로 이뤄졌다며 합의 무산을 선언한 데 반발해 지난 6일부터 시청 로비를 점거하고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해왔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지난 10일 이들과 만나 인권헌장 제정이 차질을 빚은 데 사과하며 당장 헌장을 선포할 수 없지만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약속했다. 성소수자 단체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세력은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인권의 가치를 바닥에 팽개치며 다른 사회적 약자도 공격할 것”이라며 “점거 농성은 끝나지만, 우리가 세워 온 인권의 원칙을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성소수자 차별금지 명문화에 반발하며 맞은편 로비에서 함께 점거 농성을 벌이던 기독교 단체도 이날 농성을 풀어 인권헌장을 둘러싼 갈등은 정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서울시는 “시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헌법 정신에 따라 모든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듣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근로자 인간다운 생활 위해 팔 걷은 지자체

    지방자치단체 저임금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생활임금조례를 제정하는 지자체들이 잇따르고 있다. 9일 인천 부평구에 따르면 인천지역 최초로 내년 5월 1일부터 생활임금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관련 조례안을 만들었다. 인천 계양구도 내년 7월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생활임금제란 해당 지역의 주거비·교육비·물가수준 등을 종합 고려해 실제 생활이 가능한 임금수준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도시지역은 생활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감에도 현행 최저임금제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대안으로 제시된 제도다. 경기 부천시를 시작으로 서울 성북·노원구, 경기도 등이 이미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서울시도 지난 9월 ‘서울형 생활임금제’를 내년부터 전면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저임금제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며 근로자들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임금을 규정한 것으로, 시급이 5210원에 불과한 데서 알 수 있듯 영세 사업장의 경영 상황 등이 고려돼 다소 낮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정부 또는 지자체에서 근무하는 저임금 취약계층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을 높이기 위해 생긴 게 바로 생활임금제다. 미국에서는 1994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제도화됐다. 부평구 생활임금조례안을 보면 구가 직접 고용한 근로자뿐 아니라 구가 출자·출연한 기관이나 단체, 구의 사무를 위탁하거나 공사·용역 등을 맡은 기관과 업체에 소속된 근로자 등도 생활임금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저임금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생활임금 적용은 시대적 요구이며 소득 양극화 해소와 사회 인식 변화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언론·출판의 자유

    판례의 재구성 20회에서는 음란 표현물 등도 언론·출판 자유의 보호 대상이 되는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2006헌바109)을 소개한다. 해당 결정을 비롯해 언론·출판의 자유에 해당하는 범위에 대한 헌재 결정의 변화와 이에 대한 해설을 헌법 분야의 권위자인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듣는다. 언론·출판의 자유는 헌법상 보장되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하지만 국가권력은 면허제나 검열, 형벌 등의 형태로 종종 이를 억압해 왔다. 자유당 정권의 국가보안법 개정을 비롯해 이후 정권에서도 사전검열제 등을 만들어냈다. 헌법 제2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고, 2항은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언론·출판의 자유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헌법 제21조 제4항)고 명시하면서 제약 가능한 범위를 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회윤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높은 음란 표현은 언론·출판 자유의 보호 영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2009년 최모씨 등 4명이 ‘인터넷 포털 등을 통해 음란영상 등을 배포·판매하는 등의 행위를 형사처벌하도록 정한 옛 정보통신망법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06헌바109)에서 재판관 만장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정보통신망을 통해 음란물을 배포,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을 규정한 해당 법률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헌재는 결정문을 통해 ‘음란 표현도 헌법상 언론·출판 자유의 보호 영역에는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헌재가 1998년 ‘음란 표현은 언론·출판 자유의 보호 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린 지 11년 만에 선례를 변경한 것이다. 헌재는 1998년 출판사 및 인쇄소의 등록에 관한 법률에 대한 위헌제청사건(95헌가16)에서 ‘음란이란 인간 존엄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 표현으로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표현의 해악이 처음부터 해소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거나 심대한 해악을 지닌 표현은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한 보장을 받을 수 없다’며 ‘음란은 오로지 성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문학적, 예술적, 과학적 또는 정치적 가치를 지니지 않은 것으로서, 사회의 건전한 성도덕을 크게 해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09년 헌재는 결정문에서 ‘음란 표현을 헌법상 언론·출판 자유의 보호 영역 밖에 있다고 해석하면 음란 표현에 대해서는 명확성의 원칙, 검열금지의 원칙 등에 입각한 합헌성 심사를 하지 못하게 된다’며 ‘법률에 의한 제한, 본질적 내용의 침해금지원칙 등 기본권 제한에 대한 헌법상의 기본원칙도 적용하기 어렵다’고 전제했다. 보호 영역 밖에 있을 경우 형사처벌이나 불이익을 부과하기 위한 행위에 대한 합헌성 심사나 법률적 근거에 의한 제한 등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헌재는 이어 ‘음란 표현에 대한 최소한의 헌법상 보호마저도 부인하게 될 위험성이 높다’며 ‘음란 표현도 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언론·출판 자유의 보호 영역에는 해당하되 다만 헌법 제37조 2항에 따라 국가 안전 보장, 질서 유지 또는 공공 복리를 위해 제한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당시 김희옥, 이동흡, 목영준 재판관은 ‘헌법 제21조 4항은 언론·출판 자유의 헌법적 한계를 명시하고 있으므로, 그 한계를 벗어난 표현은 헌법상 언론·출판 자유의 보호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며 선례 변경에 반대하는 별개 의견을 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시대 변화 따라 음란표현 인정 범위도 유동적…헌법 테두리 내에서 기본원칙 적용해야 마땅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시대 변화 따라 음란표현 인정 범위도 유동적…헌법 테두리 내에서 기본원칙 적용해야 마땅

    ●음란물의 바다 인간은 욕망을 안고 산다. 수많은 인간의 욕망 가운데 가장 핵심이 되고 강렬한 것은 식욕과 성욕이다. 식욕은 현재의 자신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고, 성욕은 기본적으로 미래의 자신을 이어 가려 하는 번식의 욕망에서 발생한다. 성욕에 바탕을 두고 사람들은 음란물에 대한 진한 흥미를 갖고 이를 수집해 즐기려고 한다. 이러한 기호(嗜好)는 현대의 광범한 사회문화적 현상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우리는 음란물의 바다 위에 떠 있다. ●음란물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당초 해석 헌법 제21조 제4항은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 가운데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이 음란 표현 혹은 음란물이다. 헌법재판소는 애초 음란 표현에 대해 엄격하게 단죄했다. 음란 표현과 같은 것은 일단 표출되면 그 해악이 대립되는 사상의 자유경쟁에 의한다 하더라도 해소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표현에 대해서는 국가의 개입이 일차적인 것으로 거칠게 허용되고 헌법상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다. 헌법 제21조 제4항은 바로 이런 취지를 명시한 것이다. 결국 음란 표현은 헌법상 언론·출판 자유의 보호 영역 밖에 있다고 한 것이다. 또 언론·출판의 자유 제한 시 따라야 하는 헌법상의 기본원칙을 음란 표현에 대해서는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음란물이나 음란 표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다분히 유동적이다. 어제의 음란 표현이 오늘은 그 범주에 넣을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사회가 점차 개방화, 민주화되고 개인의 창의성을 좀 더 존중하는 식으로 발전해 온 우리 경험에 견줘 보면 이는 명백하다. 그럼에도 음란 표현을 절대적인 것으로 취급하며 그에 대한 최소한의 헌법상 보호마저 부인하는 기존의 판례는 결과적으로 큰 위험성을 안은 것이었다. ●헌법재판소의 태도 변경 헌법재판소는 이와 같은 현실을 직시하며 이 사건(2006헌바109)에서 음란 표현에 대한 태도를 획기적으로 바꿨다. 음란 표현도 다른 표현과 마찬가지로 언론·출판 자유의 보호 영역 안에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제한될 수 있을 뿐이라고 판시한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음란 표현에 대해서도 언론·출판의 자유에 대한 헌법상의 기본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예컨대 명확성의 원칙, 검열금지의 원칙 등에 의한 합헌성 심사, 그리고 기본권 제한에 대한 헌법상의 기본원칙(법률에 의한 제한, 본질적 침해 금지 원칙의 적용에 의한 합헌성 심사)을 가능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판례 변경은 시대적 상황을 잘 이해한 것일 뿐만 아니라 언론·출판 자유의 중요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다시 한번 표시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음란한 표현이라도 일단 언론·출판 자유의 범주 안에 넣어 그것이 우리 사회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지 않을 때는 관용의 태도로 받아들이는 것이니, 이로써 언론·출판의 자유는 외연이 확장되는 것이다. 언론·출판의 자유는 개인이 인격과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근본적 바탕이 된다. 누구나 외부 세계와의 자유스러운 정신적 교통을 통해 원만한 인격 체계를 갖춰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언론·출판의 자유는 인류가 소중하게 가꿔 온 민주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민주주의가 정보의 자유스러운 유통과 취득을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성립할 수 없는 이유다. 음란 표현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태도 변경 기저에는 이와 같은 언론·출판의 자유에 대한 살뜰한 존중이 깔려 있는 것이다. ●허위 사실 적시에 대한 판단 이 결정에서 더 나아가 헌법재판소가 2010년 12월 28일 선고한 결정의 보충 의견에서 재판관 5인은 ‘허위 사실’도 언론·출판 자유의 보호 영역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획기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 의미에 대해 약간 의아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것은 때때로 아주 어려우며 현재는 거짓으로 인식돼도 시간이 지난 후에 그 판단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인류의 경험칙을 토대로 한 판단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지동설 주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허위 사실’도 언론·출판 자유의 보호 영역에서 배제시킬 수 없다. 다만 음란 표현과 마찬가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 안전 보장, 질서 유지 또는 공공 복리를 위해 제한될 수 있을 뿐이라는 뜻이다. 흥미롭게도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허위 사실에 대해 판단한 우리 헌법재판소의 결정보다 2년가량 늦은 2012년에 ‘미국 정부 대 자비에르 알바레즈’ 사건에서 ‘허위 진술이라도 표현의 자유 보호 범위 안에 있다’고 판시했다. 똑같은 취지의 판단이지만 우리 헌법재판소가 미국 연방대법원에 한 수 가르쳐 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우리 헌법재판소가 가진 혜안이 미국 연방대법원이 가진 그것보다 먼저 진리에 눈을 떴다고 말할 수는 있다. ■신평 교수는 ▲서울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판사 ▲중국 인민대 객좌교수 ▲사법개혁국민연대 상임대표 ▲앰네스티 법률가 위원회 위원장 ▲한국헌법학회장 ▲한·일 비교헌법연구회 한국회장 ▲한국교육법학회장
  • [기고] 통합진보당이 미워도 강제해산 안 된다/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기고] 통합진보당이 미워도 강제해산 안 된다/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 심판이 헌법재판소의 결정만을 남겨 두었다. 해산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공연하게 언론에 오른다. 찬성 의견이 많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반대 의견조차 ‘종북’으로 몰릴 처지다. 역사적이고 법리적인 접근 태도가 아쉽다. 정당해산제도를 채택한 것은 4·19 혁명의 결과로 개정한 헌법에서다. 이승만 정부가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통일을 정강정책으로 내세웠다는 이유로 조봉암의 진보당을 해산했던 경험을 반성한 결과다. 엄격한 기준을 전제로 헌재에 판단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를 판단하는 핵심은 정당의 강령이나 당헌이 아니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목적 아래 계획적·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정치 활동이다. 정부는 매우 높은 수준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1951년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요건이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민주주의에 대해 실질적 위험을 야기해야 하고, 국민들이 그 위험을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돼야 한다. 우리나라도 가입한 베니스위원회의 추가 요건이다. 법은 생각이나 말이 아니라 행위를 처벌함이 원칙이다. 정당의 구성원이 행한 폭력적 행동은 형법으로 처벌하면 될 일이다. 정당은 무장 집단이 아니라 정치활동 단체다. 폭력적 파괴 행위의 예방 효과를 말하는 이가 있지만, 민주주의 체제가 공고할수록 예방의 필요성은 희미해진다. 체제 수호를 위한 예방 목적의 명분은 기존 권력이 체제 유지만을 위해 악용하던 수법이기 일쑤였다. 황교안 법무장관은 태극기와 애국가에 대한 존중을 말했다. 국가의 상징물은 그 자체로 권위를 가진 것이 아니다. 그 실체는 민주공화국을 통해 맺고 있는 민주 시민의 관계다. 그것은 모든 동료 시민이 사상과 표현의 권리를 향유하는 존엄한 인간임을 인정하는 관계다. 국가의 상징에 대한 존경을 권력으로써 강요하는 것은 권위주의 체제다. 유신체제가 그랬다. 통합진보당을 비판할 수 있는 것은 민주 시민의 권리다. 그러나 헌재 권력을 빌려 강제 해산하는 것은 주권자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민주공화국 체제를 신뢰한다면 나와 다른 생각을 하거나 말을 하는 동료 시민을 두려워할 까닭이 없다. 그 다름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갖고 공존과 상생의 터를 다질 수 있을 때 민주공화국은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11월 28일자 30면에 실린 홍성걸 국민대 교수의 ‘통진당은 해산되어야 한다’는 칼럼에 대한 반론으로 보내온 글입니다.
  • [서민 주머니에 온기 더해요] 생활임금 7150원으로

    [서민 주머니에 온기 더해요] 생활임금 7150원으로

    ‘최저임금이 아닌 생활임금이 기준이 됩니다.’ 노원구는 2015년 생활임금을 올해 최저임금보다 28.2% 높은 월 149만 5000원(시간급 7150원)으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올해 생활임금 월 143만 2000원보다 4.3% 인상된 금액이며, 2015년도 최저임금인 월 116만 6220원(시간급 5580원)보다 28.2% 높은 금액이다. 구는 재정자립도가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꼴찌인데도 생활임금 제도를 가장 먼저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생활임금이란 근로자가 가족을 부양할 수 있으며, 교육·문화 등 각 분야에서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하며 실질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 등을 고려한 임금을 말한다. 구는 지난 8월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노원구 생활임금 조례’를 제정하고 구 소속 근로자와 출자·출연기관 소속 근로자는 물론 구로부터 사무를 위탁받거나 공사·용역 등을 제공하는 기관 및 업체 등에 소속된 근로자와 그 하수급인이 직접 고용한 근로자에게도 생활임금을 적용하고 있다. 내년에는 공원 관리요원도 생활임금 적용 대상이 된다. 구는 올해 생활임금 적용 대상 근로자는 100여명이며, 2015년도 대상자는 150여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구 관계자는 “지난 8월 18일 구의회에서 통과한 노원구 생활임금 조례는 그동안 우리사회의 소득불균형에 따른 취약근로자 권익보호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성북구는 지난 19일 2015년 생활임금을 149만 5000원으로 결정했다. 김성환 구청장은 “최저임금이 저소득 노동자에게는 최고임금의 성격을 갖고 있다. 최저임금이 그 사회에서 평균적 생활을 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2년 전부터 생활임금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한 뒤 “생활임금이 서울시를 비롯해 타 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있는데 최저임금이 현실화될 때까지 등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서울성모병원, 국내 첫 진료형 세포치료센터 개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이 국내 의료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줄기세포 치료 뿐 아니라 조직, 재생의료 및 종양면역 난치성 치료분야까지 광범위한 치료범위를 가진 진료형 세포치료센터를 개설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병원장 승기배)은 새달 1일부터 국내 진료형 세포치료센터 진료를 시작한다고 27일 밝혔다.  병원측에 따르면, 최근까지 임상 각 분야에서 개별 또는 산발적으로 세포치료와 관련된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여기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 세포치료센터를 개설했다.  또 서울성모병원은 병원 내에 관련 인프라를 구축, 세포치료제 임상시험계획에서 완료까지 원스톱 지원 프로세스를 확립한다. 또 세포치료제의 경험 축적 및 세포치료 전문병원이라는 위상을 선점, 병원내 진료와 임상연구를 활성화해 미래의학을 선도할 계획이다.  센터 진료는 6개 분야로, 임상 적용 효과가 인정된 4개 분야와 제한적 신의료기술 사업에 선정된 2개 분야다. 혈액내과 조석구 교수의 ‘림프종 면역세포치료’, 성형외과 이종원 교수의 ‘창상세포치료클리닉’,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의 ‘간경변증줄기세포치료’, 내분비내과 양혜경 교수의 ‘췌도이식세포치료’, 그리고 제한적 신의료기술에 선정된 순환기내과 박훈준 교수의 ‘심근경색증줄기세포치료’, 재활의학과 고영진 교수의 ‘상과염과 족저근막염세포치료’ 등이다.  서울성모병원은 시판허가 세포치료제에 국한하지 않고 임상시험 세포치료제, 최소조작 세포치료제를 포괄한 진료에 나서기로 했으며, 중장기적으로 국내 세포치료의 이행성 연구 및 진료에도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포치료센터장은 림프종 치료의 권위자인 혈액내과 조석구 교수가 맡았다. 조 교수는 2001년 동경생화학회 장학생으로 일본에서 2년간 진행성 신장암 환자를 위한 유전자 변형 종양 백신의 임상 연구에 참여했으며, 새로운 신장암 종양백신을 개발해 특허 출원과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앞서 국내 첫 진료형 세포치료센터 개설을 위해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2010년부터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을 조직, 운영해 왔다. 승기배 병원장은 세포치료센터 개소와 관련, “인간생명 존중과 존엄성을 지키는데 있어 가장 원론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가톨릭 이념을 따르고, 난자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는 어떤 연구도 수행하지 않는 등 인간 생명을 지키기 위한 가장 엄격한 기준을 준수하면서 이 센터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부처별 인재 모아 계급장 떼고 토론…한국판 ‘유능한 정부만들기’ 시동을”

    “부처별 인재 모아 계급장 떼고 토론…한국판 ‘유능한 정부만들기’ 시동을”

    1990년대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미국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하나 있었다. 각 정부 부처에서 유능한 인력들을 1~2명씩 한자리에 주기적으로 모아 난상토론을 시켰다. 정부에 만연한 각종 비효율, 시간만 낭비하는 관행을 도마 위에 올렸다. 쏟아진 따끔한 지적을 바탕으로 대안을 만들고 개혁하는 데 몇 년이 걸렸다. 그 모든 과정을 앨 고어 당시 부통령이 직접 지휘했다. 다음달 5일 취임하는 권기헌(54·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신임 한국정책학회 회장은 25일 “지금 한국 정부에 필요한 게 바로 그런 작업이라고 본다”며 “행정자치부에 한국판 ‘유능한 정부 만들기 프로젝트’를 공개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3.0을 맡는 부처이기 때문에 주도해서 정부 인재를 모은 뒤 ‘계급장 떼고’ 토론을 시켜 그 결과를 행정개혁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에게 낯선 정부3.0은 정부 중심이었던 정부1.0, 국민 전체를 중심으로 한 정부2.0에서 나아가 국민 개개인을 겨냥한 정책을 가리킨다. 공공정보를 적극 개방하고 부처 칸막이를 없애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궁극의 목표다. 모바일 시대에 따른 새 패러다임을 꾀한다. 권 회장은 정부 혁신 가운데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정책평가 방식을 꼽았다. “공직 성과관리가 양적 점검과 산출물 중심으로만 가다 보니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묵묵히 일하는 하급직 공무원들이 평가에선 손해를 보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그는 “행자부에서 우수 공무원을 발굴하고 그들의 사기를 높이도록 의식적으로 애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무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바탕을 다지고 정부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며 “공무원을 일방적으로 관피아라고 매도하는 이른바 ‘관피아 담론’에서 벗어나 일을 잘하는 정부, 공공이익에 복무하는 공무원을 만드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행자부에 주문했다. 권 회장은 평소 “정책학의 존재 의의는 바로 ‘인간의 존엄성 실현’에 있다”는 지론을 펴 유명하다. 수강생들이 학기를 마친 뒤 “다른 건 다 잊어버려도 존엄성만큼은 생생하다”고 되돌아볼 정도다. 권 회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상공부에서 일하다 1995년 학계에 뛰어든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정책학회는 1992년 회원 450명으로 첫발을 뗀 뒤 이제 2000여명을 바라볼 정도로 학계를 대표하는 학술단체다. 회장으로서 각오를 묻자 “재난 안전, 국정 평가, 정부 신뢰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학술행사를 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절반을 넘기는 내년 하계대회 때는 국정을 중간 점검하고 남은 임기에 초점을 둬야 할 전략 과제에 대해 집중 토론할 예정”이라며 “중요한 테마는 역시 정부 신뢰와 인간의 존엄성 실현에 노력하는 학회”라고 끝맺었다. 글 사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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