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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재개된 김정은 ‘공포통치’, 北 정세 주시해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공포통치’가 재개됐다. 군 서열 2위로 꼽히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지난달 30일쯤 반역죄로 처형당했다는 게 우리 정보 당국의 판단이다. 김 제1위원장 집권 이후 계속되고 있는 권력구조 재편 과정으로 보는 시각과 함께 극도의 체제 불안정성을 내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엇갈린다. 2013년 12월 고모부이자 2인자였던 장성택을 전격 처형한 김 제1위원장은 이번에도 상상하기 힘든 충격적인 방법으로 현영철을 숙청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현영철은 평양 순안 구역 소재 강건군관학교에서 수백 명의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공 화기인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됐다. 숙청 이유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현영철은 지난달 24~25일 열린 군 일꾼대회에서 자리에 앉아 조는 모습이 적발돼 크게 질책을 받았다고 한다. ‘불경·불충죄’로 찍힌 셈이다. 여기에다 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대꾸하고 불만을 표출한 부분 등이 덧씌워져 반역죄로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소총과 달리 고사총으로 처형되면 몸체는 흔적도 남지 않게 된다. 그런 점에서 ‘최고 존엄’인 김 제1위원장의 지시를 거역하고, 역심을 품는 세력은 한 치의 아량도 베풀지 않고 잔혹하게 처벌한다는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극도의 ‘김정은식(式) 공포통치’라고 할 수 있다. 김 제1위원장은 현영철 처형에 앞서 최근 6개월간 마원춘 국방위 설계국장,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 등 당·정·군 고위급 인사 6명을 숙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 마원춘은 김 제1위원장이 심혈을 기울인 마식령스키장 건설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변인선 역시 최근까지 김 제1위원장을 밀착 수행한 핵심 측근이다. 김 제1위원장이 장성택 처형 이후 17개월 만에 자신의 왼팔, 오른팔, 군 최고 실세 등을 모두 잘라 내는 ‘피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북한 내부의 강한 변동성을 보여 주는 방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물론 집권 초기 대대적인 숙청을 통해 권력 기반을 다진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의 전례를 따르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그만큼 권력 기반이 상당히 불안정하다는 판단에 따라 고위층 다잡기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 이영호 총참모장과 장성택에 이어 현영철까지 차례로 제거한 것은 2인자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으로도 보인다. 현영철 잔혹 숙청을 계기로 김 제1위원장의 난폭성은 다시 한번 확인됐다. 북한의 정세 변화는 곧바로 한반도 안보 지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고 주시해야만 한다. 김 제1위원장이 최근 부쩍 군부대 시찰을 늘리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비대칭 전력 확충에 열을 올리는 것도 허투루 넘길 일이 아니다. 북한 엘리트층 내부에서는 김 제1위원장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제1위원장의 독단성, 난폭성, 예측불가능성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북한 내부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난다면 그 파장은 더욱 헤아리기 어렵다. 촉각을 곤두세워 북한 정세를 면밀히 분석,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 세계 역사학자 187명 아베에 집단성명 “역사 왜곡말라”

    세계 역사학자 187명 아베에 “역사 왜곡말라” 집단성명 세계 역사학자 187명 세계적으로 저명한 역사학자들이 6일(이하 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정면으로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집단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5일 미국 사학자 20명의 집단성명 발표에 이은 세계 역사학계의 대규모 집단적 의사표시라는 점에서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허버트 빅스(미국 빙엄턴대학), 디어도어 쿡·하루코 다야 쿡(미국 윌리엄 패터슨 대학), 존 다우어(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를 비롯해 에즈라 보겔(하버드대), 브루스 커밍스(시카고대), 피터 두스(스탠포드대) 등 미국과 유럽, 호주에서 활동 중인 일본학 전공 역사학자 187명은 ‘일본의 역사가들을 지지하는 공개서한’이라는 제목의 집단성명을 공개했다. 이 성명은 외교경로를 통해 아베 총리에게도 직접 전달됐다. 이들은 성명에서 “가장 첨예한 과거사 문제 중의 하나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을 피해 국가에서 민족주의적인 목적 때문에 악용하는 일은 국제적인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피해 여성의 존엄을 더욱 모독하는 일이지만 피해자들에게 있었던 일을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일 또한 똑같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20세기에 있었던 수많은 전시 성폭력과 군 주도의 성매매 사례 중에서도 위안부 제도는 방대한 규모와 군 차원의 조직적 관리, 그리고 일본에 점령됐거나 식민 지배를 받았던 지역의 어리고 가난하며 취약한 여성을 착취했다는 점에서 특히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증언이 중요한 증거”라며 “비록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고 일관성 없는 기억의 영향을 받았다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제공하는 총체적인 기록은 설득력이 있으며 공식 문서와 병사 또는 다른 사람들의 증언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해자의 증언에 의문을 제기하려고 특정한 용어 선택이나 개별적인 문서에 집중된 법률적 논쟁을 벌이는 일은 피해자가 당한 야만적 행위라는 본질적 문제와 피해자들을 착취한 비인도적인 제도라는 더 큰 맥락을 모두 놓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4월 미국 의회에서의 합동연설을 통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와 인도적 안전의 중요성, 그리고 일본이 다른 나라들에 가했던 고통에 직면하는 문제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 모두에서 과감하게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성명에 참여한 역사학자들은 모두 사학계에서 높은 명성과 영향력을 가진 인사들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국제 사학계의 집단성명으로 지난달 29일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외면했던 아베 총리의 방미 행보가 커다란 역풍을 맞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 역사학자 187명 아베에 “역사 왜곡말라” 집단성명

    세계 역사학자 187명 아베에 “역사 왜곡말라” 집단성명 세계 역사학자 187명 세계적으로 저명한 역사학자들이 6일(이하 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정면으로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집단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5일 미국 사학자 20명의 집단성명 발표에 이은 세계 역사학계의 대규모 집단적 의사표시라는 점에서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허버트 빅스(미국 빙엄턴대학), 디어도어 쿡·하루코 다야 쿡(미국 윌리엄 패터슨 대학), 존 다우어(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를 비롯해 에즈라 보겔(하버드대), 브루스 커밍스(시카고대), 피터 두스(스탠포드대) 등 미국과 유럽, 호주에서 활동 중인 일본학 전공 역사학자 187명은 ‘일본의 역사가들을 지지하는 공개서한’이라는 제목의 집단성명을 공개했다. 이 성명은 외교경로를 통해 아베 총리에게도 직접 전달됐다. 이들은 성명에서 “가장 첨예한 과거사 문제 중의 하나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을 피해 국가에서 민족주의적인 목적 때문에 악용하는 일은 국제적인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피해 여성의 존엄을 더욱 모독하는 일이지만 피해자들에게 있었던 일을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일 또한 똑같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20세기에 있었던 수많은 전시 성폭력과 군 주도의 성매매 사례 중에서도 위안부 제도는 방대한 규모와 군 차원의 조직적 관리, 그리고 일본에 점령됐거나 식민 지배를 받았던 지역의 어리고 가난하며 취약한 여성을 착취했다는 점에서 특히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증언이 중요한 증거”라며 “비록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고 일관성 없는 기억의 영향을 받았다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제공하는 총체적인 기록은 설득력이 있으며 공식 문서와 병사 또는 다른 사람들의 증언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해자의 증언에 의문을 제기하려고 특정한 용어 선택이나 개별적인 문서에 집중된 법률적 논쟁을 벌이는 일은 피해자가 당한 야만적 행위라는 본질적 문제와 피해자들을 착취한 비인도적인 제도라는 더 큰 맥락을 모두 놓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4월 미국 의회에서의 합동연설을 통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와 인도적 안전의 중요성, 그리고 일본이 다른 나라들에 가했던 고통에 직면하는 문제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 모두에서 과감하게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성명에 참여한 역사학자들은 모두 사학계에서 높은 명성과 영향력을 가진 인사들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국제 사학계의 집단성명으로 지난달 29일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외면했던 아베 총리의 방미 행보가 커다란 역풍을 맞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이혼 후 300일 만에 낳은 자식/문소영 논설위원

    이혼하고서 300일 만에 아이를 출산했다면 생물학적 아버지는 누구일까? 만약 그 여성이 이혼 전부터 남편과 별거하며 다른 남성과 동거 중이었더라면 말이다. 민법 제844조 2항은 “혼인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300일 내에 출생한 자는 혼인 중에 포태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으니, 전 남편이 소송하지 않는 한 다른 남성의 아이를 낳았더라도 무조건 전 남편의 아이로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해야만 한다. 헌법재판소는 어제 이 민법 조항이 “당사자들이 원하지도 않는 친자관계를 강요하고 있다”면서 “개인의 존엄과 행복추구권, 양성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의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헌법에 불합치하니까 위헌이잖아 하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헌법불합치’와 같은 변형 결정은 ‘위헌’ 결정이 난 즉시 해당 법령을 무효로 하는 것과 달리 해당 조항이 개정될 때까지 계속 ‘문제의 법’ 적용을 받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자면 지난 2월 26일 63년 만에 위헌 결정이 난 간통죄의 경우 2008년 10월 30일 합헌 이후로 간통죄 적용을 받았던 모든 사례를 무죄로 돌리게 된다. 그러나 ‘헌법불합치’ 결정은 민법 제844조 2항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계속 적용받게 된다. 즉 국회가 정쟁만 일삼고 입법 활동을 소홀히 하면 개정안 마련이 늦어질 수 있어 문제다. 이번 민법 제844조 2항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보고 의아했던 점은 ‘여성 재혼 6개월 금지’를 규정한 민법 811조가 10년 전인 2005년 3월 31일 민법 개정 때 삭제됐다는데 왜 관련 법령은 정비가 안 됐을까 하는 생각이다. 남성은 이혼하자마자 바로 다른 여성과 법적으로 재혼할 수 있고, 여성은 이혼하거나 사별한 때도 무려 6개월이나 기다려 법적으로 재혼을 허락하는 대혼(待婚) 기간을 둬 이혼 후 출산한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를 판단하려던 조항이었다. 그러하니 민법 811조가 삭제된 마당에 844조 2항이 존재하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김대중 전 대통령 자문기구인 여성특별위원회에서 1998년 6월 양성평등을 위반하는 등으로 민법 제811조를 폐기하라고 요청했는데 실제 법조문이 삭제되는 2005년까지 7년이 소요됐다. 민법 제844조 2항이 개정되는 데 또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흐를지 걱정이다. 민법 제844조 2항에 긍정적인 면도 없지는 않다. 과거 다른 여자가 생겨 조강지처와 이혼을 강행한 남편이 단지 이혼했다는 이유로 생부로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었다. 전 남편의 아이가 아닌 경우 전 남편을 상대로 ‘친생 부인(不認)의 소’를 제기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지속한다. 요즘처럼 유전자 감식으로 친생자를 쉽게 구별하는 세상에서 억지스럽다. 또 최대 3개월인 이혼숙려제 탓에 별거 기간도 상당하다. 속히 민법을 개정할 것을 촉구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이혼 300일 내 출산땐 前남편 아이’ 헌법 불합치

    ‘이혼 300일 내 출산땐 前남편 아이’ 헌법 불합치

    여성 A씨는 2005년 4월 B씨와 결혼했다가 6년여 만에 파경을 맞았다. 2011년 12월 이혼에 합의했고 이듬해 2월 이혼신고를 했다. 이후 C씨와 동거하며 그해 10월 딸을 낳았다. A씨는 출생신고를 위해 구청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딸의 이름에 C씨가 아닌 전남편 B씨의 성(姓)을 붙여야 한다는 담당 공무원의 말 때문이었다. 이는 이혼 후 300일 이내에 태어난 자녀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로 추정해야 한다는 민법 조항에 따른 것. 병원 유전자 검사 결과 B씨가 아닌 C씨의 딸이라는 점이 명백히 드러났지만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서는 C씨의 딸이라는 것을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게 되자 A씨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는 민법 844조 2항에 대해 A씨가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민법 844조 2항은 ‘혼인 관계가 종료된 날로부터 300일 내에 출생한 자는 혼인 중에 포태(胞胎)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혼 뒤 300일 이내에 태어난 아이는 출생신고 때 무조건 전남편의 아이로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다. 이를 피하려면 생후 2년 안에 자신의 아이가 전남편의 아이가 아니라는 ‘친생부인(否認)의 소’를 제기해 판결을 받아야 한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당사자들이 원하지도 않는 친자 관계를 강요하고 있다”면서 “개인의 존엄과 행복추구권, 양성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의 기본권 등을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혼 후 6개월간 여성의 재혼을 금지하던 민법 조항이 2005년 삭제되고 이혼 숙려 기간 제도 등이 도입되면서 이혼 뒤 300일 내에도 전남편의 아이가 아닌 자녀를 출산할 가능성이 증가했다”며 “사회적·의학적·법률적 사정 변경을 고려하지 않고 예외 없이 300일 기준만 강요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합헌’ 의견을 낸 이진성·김창종·안창호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안정된 법적 지위를 갖추게 해 법적 보호의 공백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고, 소송을 통해 친자 관계를 번복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며 합헌 의견을 냈다. 헌재는 “결정 즉시 해당 법률 조항이 무효화되는 ‘위헌’ 결정을 내리면 전남편의 아이가 명확한 경우에도 법적 지위에 공백이 생기는 등 혼란이 발생할 수 있어 법률 개정 때까지는 현재 조항이 계속 적용되는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헌재는 민법의 개정 시한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 헌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나온 조항이 법률 개정 시한을 넘겨 위헌이 된 경우가 과거에 종종 있었다”면서 “위헌이 되면 출생신고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입법권자가 개정 시한을 넘겼을 때 발생할 법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부득이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우린 혼자가 아니에요…힘들땐 손을 내미세요”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우린 혼자가 아니에요…힘들땐 손을 내미세요”

    “우리는 어떠한 순간에도 혼자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창숙(51) 작가가 ‘무옥이’를 읽는 독자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을 요약하면 바로 ‘함께’였다. 그는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말아야 하고, 남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야 하고, 내가 힘들 때는 다른 사람에게 도와 달라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면서 “서로 돕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인간이 아닐까”라고 했다. 다음은 작가와의 일문일답. →작가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살아가기 만만치 않은 세상이지만 인간으로서 존엄을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몇몇 재벌이나 권력자가 아니라 수많은 민중들이니까. 그런 사람들을 무시하는 세상의 천박한 자본주의 논리를 거부하고 함께 연대해 싸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기(後記)에 어머니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이 글을 쓰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어머니가 3개월 시한부 생명 판정을 받았을 때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의 1부 앞부분, 공부를 하고 싶어 하던 소녀는 어머니가 모델이다. 무옥이라는 이름도 바로 내 어머니 이름이다. 어머니의 삶을 모델로 하여 허구가 많이 더해졌다. 특히 1부 끝 부분부터 2부는 무옥이라는 소녀가 있었다면 영등포로 간 뒤 어떤 삶을 살았을까 생각하면서 방직공장 노동자로 그려 나갔다. →이 작품을 쓰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무옥이의 성격이다. 어디에서나 잘 나서고 말도 잘하고 똑똑하고 의지도 강한 사람은 의외로 흔하지 않은 것 같다. 주저하고 망설이고 뒤로 처지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을까. 하지만 앞에 나서는 몇 사람 때문에 역사가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잘나지 못한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한 걸음 한 걸음 때문에 역사는 변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무척 소극적이고 평범한 성격의 소녀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무옥이는 역사와 개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암울한 부분과 가장 희망적인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부도덕한 사람들이 대를 이어 권력층에 포진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친일파 후손이나 유신독재 잔당이 권력의 핵심을 틀어쥐고 있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역사나 교육, 정치, 문화, 예술 등이 나올 수 없다고 본다. 썩어 빠진 것은 언젠가 스스로 무너질 것이라는 점이 한 가지 희망이고 다른 한 가지는 젊은 세대에 대한 기대이다. 비록 지금 많이 위축되어 있지만 그들 스스로 우리 사회의 정의를 위해 일어설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
  • 北, 장거리 로켓 발사 임박했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로켓 발사’를 관장하는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현지시찰하고 인공위성을 계속 발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조만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 제1위원장이 새로 건설한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하면서 “김 제1위원장이 ’우주개발사업은 민족의 존엄과 자존심을 걸고 진행하는 중대사’라며 ‘인공위성 발사 등 관련 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새로 건설된 위성관제종합지휘소의 위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신설된 위성관제종합지휘소는 연면적 1만3770㎡로 기본 건물과 보조 건물, 측정소 등으로 구성됐다. 건물 내부에는 대형 영상표시장치를 통해 위성 발사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주현시실, 위성을 관제하는 보조현시 및 조종실, 광학관측실, 관람실 등이 설치됐다. 북한이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새로 짓고 김 제1위원장의 현지시찰까지 공개한 것으로 미뤄 볼 때 장거리 로켓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 집권 4년차이자 노동당 창건 70주년인 올해 대내외적으로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계획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북한 로켓 발사 기지 새로 건설…김정은 현지 지도 “민족 자존심 걸린 중대사”

    북한 로켓 발사 기지 새로 건설…김정은 현지 지도 “민족 자존심 걸린 중대사” 북한 로켓 발사 기지 새로 건설 북한이 로켓 발사 기지를 새로 건설했다. 김저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3일 로켓 발사를 관장하는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찾아 ”우주개발사업은 민족의 존엄과 자존심을 걸고 진행하는 중대사”라며 인공위성 발사 등 관련 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제1위원장이 새로 건설한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국가우주개발국은 북한의 우주개발사업을 총괄하는 기구이며 산하 위성관제종합지휘소는 인공위성 발사 업무를 담당한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장거리 로켓 발사 시험으로 간주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광명성 3호 2호기의 경우 평양 인근에 있는 기존의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서 발사됐었다. 새로 건설된 위성관제종합지휘소의 위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새 위성관제종합지휘소는 연면적 1만 3770여㎡로 기본 건물과 보조 건물, 측정소 등으로 구성됐다. 건물 내부에는 대형영상표시장치를 통해 위성 발사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주현시실, 위성을 관제하는 보조현시 및 조종실, 광학관측실, 관람실 등이 설치됐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날 총대가 없어 망국노의 운명을 겪어야 했던 우리나라가 오늘은 자체의 힘과 기술로 위성을 만들고 쏘아올리는 인공지구위성 제작 및 발사국 지위에 올라섰다”며 “평화적인 우주개발은 합법적 권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공지구위성 제작 및 발사국으로서의 우리의 지위는 적대세력들이 부정한다고 해서 결코 달라지지 않으며 우주개발사업은 그 누가 반대한다고 해서 포기할 사업이 아니다”라고 천명했다. 이어 우주개발사업이 “민족의 존엄과 자존심을 걸고 진행하는 중대사”라고 표현하며 “주체 조선의 위성은 앞으로도 당 중앙이 결심하는 시간과 장소에 연이어 우주를 향해 날아오를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날 김정은 제1위원장의 위성관제종합지휘소 현지 지도에는 유철우 국가우주개발국장과 제963군부대 등 건설에 동원된 군부대 지휘관들이 수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예수냐 바울이냐(문동환 지음, 삼인 펴냄) 고(故) 문익환 목사의 동생인 문동환 목사가 기독교 신학의 중심으로 통하는 사도 바울 신학을 재해석했다. 목사는 책에서 바울 신학 사상의 근본을 명쾌하게 들춰 낸다. 바울과 예수의 삶으로부터 시작해 복음의 참 의미와 목적, 십자가에 대한 이해, 그들이 조성한 공동체와 창출한 문화 등을 대조해 바울 신학이 예수의 본뜻을 얼마나 훼손하고 오도했는지를 풀어나간다. 우선 바울 신학은 예수를 유대민족이 대망하던 메시아라고 주장함으로써 예수가 창출한 ‘생명문화공동체운동’을 곁길로 오도했다는 비판이 눈에 띈다. 다윗 왕조가 섬기는 일개 민족의 신을 유일신이라며 앞으로 올 메시아 왕국이 온 인류를 지배할 것이라는 주장은 어처구니없는 민족주의라고 본다. 그 연장선에서 바울의 메시아 사상이 청년 예수가 지향한 참된 생명의 길과는 정반대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혁명가 예수가 폐기하려던 강자의 논리로 점철됐다는 것이다. 304쪽. 1만 3000원. 지하드 여전사가 되어(안나 에렐 지음, 박상은 옮김, 글항아리 펴냄) 왜 세계의 젊은이들이 이슬람국가(IS)에 가담차 현실을 떠나는 것일까. IS는 그들을 어떤 방식으로 유혹할까.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IS에 접근해 실상을 폭로한 프랑스 여기자의 르포. 인터넷상에서 이슬람으로 거짓 개종해 레반트에서 IS 전사들과 합류를 바라는 젊은 툴루즈 여인으로 위장,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를 추적했다. 2014년 봄 IS 젊은 전사와 접촉, 그가 페이스북에 남긴 선전문들을 일일이 검토했다. 스카이프에서 외국인 용병을 모집하는 전사와 히잡을 쓴 채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눈 끝에 IS에 위장 지원했다. 취재를 계속하기 위해 암스테르담으로, 그곳에서 다시 터키로 넘어갔지만 신변 위협을 느껴 파리로 돌아온 뒤 취재 내용을 발표한 책이다. 인터넷을 통한 신병모집 과정에서 드러나는 IS의 실체가 놀랍다. 저자는 책 출간 이후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으며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272쪽. 1만 3500원. 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사람들(정희선 지음, RHK 펴냄) 300종이 넘는 마약 검사 끝에 사인을 밝힌 가수 김성재 사망사건, 프랑스의 콧대를 꺾은 서래마을 영아 살해사건, 보이지도 않는 혈흔을 분석해 완전범죄를 막은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DNA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공소시효 1년을 남기고 검거한 성폭행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34년간 몸담았던 전 국과수 원장이 큰 사건의 수사 과정을 기록했다. 진실 규명을 위한 연구원들의 열의와 집념, 구체적인 수사 과정이 눈에 보이듯 풀어진다. 창의력을 발휘해 실마리를 풀어낸 사건을 비롯해 미세물질실·영상연구실·유전자분석실·최면수사 범죄심리실·총기연구실 등 과학수사의 세세한 분야를 짚었다. 국과수의 첫 여성 수장인 저자가 국과수에 입사해 여성 법과학자로서 활약한 개인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는 “국과수의 역할은 진실을 밝혀 사망자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며, 이것은 인권과 인간의 존엄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280쪽. 1만 3000원. 노동여지도(박점규 지음, 알마 펴냄) 1997년 IMF 사태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과 대량 해고가 이어졌다. 외환위기를 넘긴 기업 사정은 나아졌지만 고용은 이전처럼 늘지 않았다. 남은 노동자들 일자리도 안전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닥치지 않은 위기 앞에서도 해고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15년간 진행된 ‘노동 유연화’의 실상이다. 책은 한국 사회의 곪은 상처를 노동자들의 맨 얼굴로 들춰 터뜨렸다. 저자는 20여년간 현장에서 노동자와 함께해 온 인물. 2014년 3월 ‘삼성의 도시’ 수원에서 시작해 지난 4월 ‘책의 도시’ 파주까지 전국 28개 지역을 발로 뛰어 그려낸 ‘한국 노동지도’인 셈이다. 자동차 부품사, 조선소, 의료기기 제조사, 병원, 증권사, 출판사, 공항, 패스트푸드점 등 다양한 일터의 사람들이 기꺼이 들려준 육성들이 생생하다. 노동조합을 제 삶에 가까운 것으로 여기지 못하는 실상이며 정규직 노조에 대한 서운함과 원망의 목소리도 가감 없이 전해진다. 392쪽. 1만 6800원.
  • 위로가 되는 사람, 51인의 짙은 향기

    위로가 되는 사람, 51인의 짙은 향기

    사람 향기/김문 지음/들녘/360쪽/1만 3000원 사람의 얘기는 끝이 없었다. 시가 됐고, 소설이 됐고, 노래가 됐고, 그림이 됐다. 그저 절로 되어지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스스로 오만 것들을 다 했다. 숨을 몰아쉬며 산을 타고, 인간의 존엄을 확인하기 위해 쌈박질을 하고, 꿈틀거리는 생명의 몸짓을 사진 찍고, 정직한 삶과 몸의 가치를 찾아 밭을 갈아 씨를 뿌리고, 그것들로 밥을 지어먹고, 술도가를 기웃거리며 술을 빚고 마셨다. 그렇게 되어지고, 하다 보니 꼬박 10년의 시간이 흘렀다. 2004년 12월 김문이 신문쟁이로서 시작한 ‘김문이 만난 사람’은 매주 한 개면씩 사람 얘기를 담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갔던 유장한 오딧세이였다. 그새 김문은 신문쟁이의 껍데기마저 벗어버렸고 자유로움의 끄트머리에 있는 또 다른 무언가를 찾아 헤매게 됐다. 김문은 정치, 경제 등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하는 이름 짜한 이들은 애써 피했다. 10년 동안 500명 가까운 사람을 만났고, 그들의 이야기를 옮겨 적은 게 원고지 1만장을 넘겼다. 소설을 쓰는 박범신, 조정래, 이외수는 물론이고, 그림 그리는 김병종, 오원배, 이영복, 곽원주가 있고, 국악하는 김뻑국, 사진 찍는 배병우, 김병태, 건축가 승효상, 이재호 등이 그에게 지내왔던 삶의 실타래를 풀어냈다. 이 책은 그 중 51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문인, 화가, 가수, 무용가, 코미디언, 학자 등이 어지러이 섞여 있는 듯하다. 서로 다른 삶을 지내는 이들이건만, 그들 삶의 형태를 꿰뚫는 것이 있다.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 뒤처져 있는 이들이거나, 그런 세상을 비웃는 이들의 엮음이다. 책을 보며 ‘그저 한가하게 예술, 삶이나 운운한다’며 눈을 삐뚜로 뜨는 이들이 있거든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가 시전하는 ‘똥 철학’에 시선을 모을 일이다. 아니면 타고난 소리꾼으로, 배우로 지내다 철학박사가 된 오정해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볼 일이다. 한 걸음 떨어져 관조하는 이가 바꾸는 세상은 더욱 치열하다. 삶을 영위하는 방식이 향기로우면 결과물도 향기로울 수밖에 없는 탓이다. 천대받던 뽕짝도 그의 자그마한 몸을 거치면 혼이 담긴 묵직한 소리가 됐다. 장사익이 최근 붓글씨에 푹 빠져 있음을 알려왔다. 노래만큼이나 느리게 쓰고, 희망을 주는 장사익의 글씨는 책의 표제가 됐다. ‘화실과 서재를 왕래하다 보면 둘이 하나로 섞이고 만나게 된다. 문장은 수채화 같은 빛깔을 띠고 그림은 글 기운 비슷한 무엇을 발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삶과 예술의 경계조차 벗어버린 듯한 삶의 방식을 소개한 화가 김병종(서울대 미대 교수)이 발문을 썼다. 위로가 되는 풍경은 결국 사람의 풍경이라고 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이준석, 환자 외면한 당직 의사와 같아… 미필적 고의 성립”

    “이준석, 환자 외면한 당직 의사와 같아… 미필적 고의 성립”

    28일 세월호 사건 항소심은 대형 인명 사고와 관련해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인정된 첫 판결로 주목된다. 참사 과정에서 이준석 선장처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부작위’에 의한 범죄를 인정한 사례로는 1978년 ‘이리역 폭발 사고’가 있지만 당시에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아닌 부작위에 의한 폭발물파열죄가 적용됐다. 1970년 ‘남영호 침몰’ 때도 검찰은 선장을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기소했지만 업무상 과실치사죄만 인정됐다. 재판부가 1심과 달리 승객에 대한 살인죄를 인정한 결정적인 판단 기준은 ‘이 선장이 탈출 직전 2등 항해사에게 승객 퇴선 명령을 지시했는가’였다. 1심 재판부는 이 선장이 “퇴선 명령을 했다”는 진술을 받아들여 검찰이 기소한 살인 혐의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 재판부는 이 선장이 퇴선 명령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가 탈출할 당시에도 선내에서는 “대기하라”는 방송이 흘러나온 점 등을 근거로 퇴선 명령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이 선장이 퇴선 명령을 했을지라도 결과적으로 퇴선 방송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승객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선장의 행위는 고층 빌딩 화재 현장에서 책임자가 옥상에서 헬기를 타고 탈출하고, 유일한 야간 당직 의사가 병원에서 빠져나오는 것과 같다”며 “선장의 막중한 권한을 감안하면 살인의 실행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장은 “자신의 선내 대기 명령에 따라 질서 정연하게 대기하던 어린 학생 등 304명을 방치하고, 이른바 골든타임에 선장으로서 아무 역할을 하지 않아 승객들을 끔찍한 고통 끝에 죽음에 이르게 하고 먼저 탈출했다”며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1심에서 살인죄가 적용돼 30년을 선고받은 박모 기관장에 대해 살인은 무죄로 판단해 10년으로 감형했다. 기관장 박씨는 당시 선내에서 부상당한 조리부 선원 2명에 대해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탈출한 점이 살인으로 간주됐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탈출 상황을 고려할 때 이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등 항해사와 2등 항해사에게 적용된 승객 살인 혐의 등도 모두 무죄로 판단해 형량을 낮췄다. 1심과 비교해 승무원 직급, 사고 후 태도 등에 따라 피고인별로 형을 차등화한 결과로 여겨진다. 재판장은 이 선장에 대한 양형 이유를 설명하면서 감정이 북받쳐 한동안 선고문 낭독을 중단하는 등 울먹였으며 법정에서 재판을 지켜보던 유가족들도 각 피고인에 대한 형량이 선고될 때마다 깊은 한숨을 내쉬거나 불만을 드러냈다. 일부 유가족은 기자회견을 열어 선원들 대부분의 형량이 줄어든 것에 분통을 터뜨렸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살인죄를 인정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1심에 비해 형이 2분의1, 3분의1로 축소됐다. 재판부의 판단은 안전과 인간 존엄성의 가치를 올리는 일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가족 30여명은 기자회견 후 비가 내리는 광주고법 현관 앞 계단에 앉아 눈물을 흘리며 침묵을 이어 가다 1시간이 지나서야 법원을 떠났다. 안산지원 409호 세월호 재판중계법정을 찾은 유족 5명도 증인석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재판을 지켜봤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이준석 선장 살인죄 인정… 항소심서 무기징역 선고 승객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관련 항소심에서 이준석(70) 선장에게 1심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살인죄가 적용돼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반면 기관장 박모씨는1심에서 적용됐던 동료 승무원에 대한 살인죄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징역 30년에서 10년으로 형량이 줄었다. 광주고법 형사 5부(부장 서경환)는 28일 세월호 승무원 15명과 청해진해운(법인)에 대한 항소심에서 이 선장에 대해 징역 36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승객의 목숨을 책임진 이 선장이 퇴선 방송을 하지 않은 채 먼저 탈출한 것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대형인명사고에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처음 인정한 것으로 향후 대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재판부는 또 1등 항해사 강모씨에게 징역 12년을, 기관장 박모씨에게는 징역 10년을, 2등 항해사 김모씨에게는 징역 7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기관장 박씨에게 적용된 동료 승무원 살인 혐의, 1등 항해사와 2등 항해사에게 적용된 승객 살인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이준석 선장 살인죄 인정… 항소심서 무기징역 선고

    이준석 선장 살인죄 인정… 항소심서 무기징역 선고

    승객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관련 항소심에서 이준석(70) 선장에게 1심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살인죄가 적용돼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반면 기관장 박모씨는1심에서 적용됐던 동료 승무원에 대한 살인죄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징역 30년에서 10년으로 형량이 줄었다. 광주고법 형사 5부(부장 서경환)는 28일 세월호 승무원 15명과 청해진해운(법인)에 대한 항소심에서 이 선장에 대해 징역 36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승객의 목숨을 책임진 이 선장이 퇴선 방송을 하지 않은 채 먼저 탈출한 것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대형인명사고에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처음 인정한 것으로 향후 대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재판부는 또 1등 항해사 강모씨에게 징역 12년을, 기관장 박모씨에게는 징역 10년을, 2등 항해사 김모씨에게는 징역 7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기관장 박씨에게 적용된 동료 승무원 살인 혐의, 1등 항해사와 2등 항해사에게 적용된 승객 살인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이준석, 환자 외면한 당직 의사와 같아… 미필적 고의 성립” 세월호 항소심서 대형사고 첫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 인정 28일 세월호 사건 항소심은 대형 인명 사고와 관련해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인정된 첫 판결로 주목된다. 참사 과정에서 이준석 선장처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부작위’에 의한 범죄를 인정한 사례로는 1978년 ‘이리역 폭발 사고’가 있지만 당시에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아닌 부작위에 의한 폭발물파열죄가 적용됐다. 1970년 ‘남영호 침몰’ 때도 검찰은 선장을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기소했지만 업무상 과실치사죄만 인정됐다. 재판부가 1심과 달리 승객에 대한 살인죄를 인정한 결정적인 판단 기준은 ‘이 선장이 탈출 직전 2등 항해사에게 승객 퇴선 명령을 지시했는가’였다. 1심 재판부는 이 선장이 “퇴선 명령을 했다”는 진술을 받아들여 검찰이 기소한 살인 혐의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 재판부는 이 선장이 퇴선 명령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가 탈출할 당시에도 선내에서는 “대기하라”는 방송이 흘러나온 점 등을 근거로 퇴선 명령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이 선장이 퇴선 명령을 했을지라도 결과적으로 퇴선 방송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승객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선장의 행위는 고층 빌딩 화재 현장에서 책임자가 옥상에서 헬기를 타고 탈출하고, 유일한 야간 당직 의사가 병원에서 빠져나오는 것과 같다”며 “선장의 막중한 권한을 감안하면 살인의 실행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장은 “자신의 선내 대기 명령에 따라 질서 정연하게 대기하던 어린 학생 등 304명을 방치하고, 이른바 골든타임에 선장으로서 아무 역할을 하지 않아 승객들을 끔찍한 고통 끝에 죽음에 이르게 하고 먼저 탈출했다”며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1심에서 살인죄가 적용돼 30년을 선고받은 박모 기관장에 대해 살인은 무죄로 판단해 10년으로 감형했다. 기관장 박씨는 당시 선내에서 부상당한 조리부 선원 2명에 대해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탈출한 점이 살인으로 간주됐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탈출 상황을 고려할 때 이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등 항해사와 2등 항해사에게 적용된 승객 살인 혐의 등도 모두 무죄로 판단해 형량을 낮췄다. 1심과 비교해 승무원 직급, 사고 후 태도 등에 따라 피고인별로 형을 차등화한 결과로 여겨진다. 재판장은 이 선장에 대한 양형 이유를 설명하면서 감정이 북받쳐 한동안 선고문 낭독을 중단하는 등 울먹였으며 법정에서 재판을 지켜보던 유가족들도 각 피고인에 대한 형량이 선고될 때마다 깊은 한숨을 내쉬거나 불만을 드러냈다. 일부 유가족은 기자회견을 열어 선원들 대부분의 형량이 줄어든 것에 분통을 터뜨렸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살인죄를 인정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1심에 비해 형이 2분의1, 3분의1로 축소됐다. 재판부의 판단은 안전과 인간 존엄성의 가치를 올리는 일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가족 30여명은 기자회견 후 비가 내리는 광주고법 현관 앞 계단에 앉아 눈물을 흘리며 침묵을 이어 가다 1시간이 지나서야 법원을 떠났다. 안산지원 409호 세월호 재판중계법정을 찾은 유족 5명도 증인석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재판을 지켜봤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이준석 세월호 선장 꾸짖던 서경환 부장판사 눈물 “치유 불가능한 상처”

    이준석 세월호 선장 꾸짖던 서경환 부장판사 눈물 “치유 불가능한 상처”

    이준석 세월호 선장, 서경환 부장판사 이준석 세월호 선장 꾸짖던 서경환 부장판사 눈물 “치유 불가능한 상처” 광주고법 형사 5부(서경환 부장판사) 판사들은 세월호 참사 1주년 이틀 뒤인 지난 18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았다. 전 국민의 관심을 끈 세월호 승무원들에 대한 항소심을 맡은 재판장, 배석판사 2명, 재판연구원 등 4명은 팽목항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 등을 둘러보며 희생자들의 안식을 빌었다. 판결문 초고가 작성돼 사실상 재판에 대한 심증을 굳힌 상태였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28일 재판부는 이준석 선장에 대해 살인을 유죄로 보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선장에 대한 양형사유를 설명하며 울먹였다. 서 부장판사는 “선장은 선내대기 명령과 안내방송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대기하던 어린 학생 304명을 방치하고 이른바 골든타임에 선장으로서 아무 역할을 안해 승객들은 끔찍한 고통 속에 죽음에 이르게 하고 먼저 탈출했다”고 비난했다. 몇차례 헛기침을 하고도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웠는지 서 부장판사는 잠시 멈췄다. 그는 흔들리는 목소리로 “선장의 무책임한 행위로 꽃다운 나이에 꿈도 펼치지 못하고 삶을 마감한 학생들, 생때같은 아이들을 가슴에 품고 분노에 신음하는 부모들,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팽목항을 맴도는 실종자 가족,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생존자에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줬다”고 말을 이었다. 서 부장판사는 또 “언론을 통해 지켜본 국민에게는 크나큰 공포와 슬픔, 집단적 우울증을 안겼고 국가기관과 사회질서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고, 외신을 통해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대한민국의 국격은 곤두박질쳤다”며 “선장의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서받기 어렵고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엄중한 형사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어 우리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 부장판사는 선고 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의 안식을 바라며 30여분간 선고를 마쳤다. 세월호 재판 과정에서는 공소유지를 맡은 부장검사도 1심 첫 재판에서 이 선장의 공소사실을 설명하다가 울먹인 바 있다. 유가족도 울었다. 재판을 방청한 유가족은 선고가 끝나자 “차라리 풀어줘라”, “이렇게 끝내면 어떻게 하느냐”며 원성을 쏟아냈다. 1심과 달리 선장에 대한 살인죄가 인정됐지만, 나머지 승무원 14명이 감형된 데 대한 아쉬움이 컸다. 유가족은 선고가 끝나자 하나 둘 법정을 떠나 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분통을 터뜨렸다.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살인죄를 인정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1심에 비해 형이 2분의 1, 3분의 1로 축소됐다. 재판부의 판단은 안전과 인간 존엄성의 가치를 올리는 일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가족 30여명은 기자회견 후 비가 내리는 광주고법 현관 앞 계단에 앉아 눈물을 흘리며 침묵을 이어가다가 한시간이 지나서야 법원을 떠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준석 세월호 선장 꾸짖던 서경환 부장판사 눈물 “깊은 상처줬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 꾸짖던 서경환 부장판사 눈물 “깊은 상처줬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 서경환 부장판사 이준석 세월호 선장 꾸짖던 서경환 부장판사 눈물 “깊은 상처줬다” 광주고법 형사 5부(서경환 부장판사) 판사들은 세월호 참사 1주년 이틀 뒤인 지난 18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았다. 전 국민의 관심을 끈 세월호 승무원들에 대한 항소심을 맡은 재판장, 배석판사 2명, 재판연구원 등 4명은 팽목항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 등을 둘러보며 희생자들의 안식을 빌었다. 판결문 초고가 작성돼 사실상 재판에 대한 심증을 굳힌 상태였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28일 재판부는 이준석 선장에 대해 살인을 유죄로 보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선장에 대한 양형사유를 설명하며 울먹였다. 서 부장판사는 “선장은 선내대기 명령과 안내방송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대기하던 어린 학생 304명을 방치하고 이른바 골든타임에 선장으로서 아무 역할을 안해 승객들은 끔찍한 고통 속에 죽음에 이르게 하고 먼저 탈출했다”고 비난했다. 몇차례 헛기침을 하고도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웠는지 서 부장판사는 잠시 멈췄다. 그는 흔들리는 목소리로 “선장의 무책임한 행위로 꽃다운 나이에 꿈도 펼치지 못하고 삶을 마감한 학생들, 생때같은 아이들을 가슴에 품고 분노에 신음하는 부모들,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팽목항을 맴도는 실종자 가족,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생존자에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줬다”고 말을 이었다. 서 부장판사는 또 “언론을 통해 지켜본 국민에게는 크나큰 공포와 슬픔, 집단적 우울증을 안겼고 국가기관과 사회질서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고, 외신을 통해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대한민국의 국격은 곤두박질쳤다”며 “선장의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서받기 어렵고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엄중한 형사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어 우리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 부장판사는 선고 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의 안식을 바라며 30여분간 선고를 마쳤다. 세월호 재판 과정에서는 공소유지를 맡은 부장검사도 1심 첫 재판에서 이 선장의 공소사실을 설명하다가 울먹인 바 있다. 유가족도 울었다. 재판을 방청한 유가족은 선고가 끝나자 “차라리 풀어줘라”, “이렇게 끝내면 어떻게 하느냐”며 원성을 쏟아냈다. 1심과 달리 선장에 대한 살인죄가 인정됐지만, 나머지 승무원 14명이 감형된 데 대한 아쉬움이 컸다. 유가족은 선고가 끝나자 하나 둘 법정을 떠나 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분통을 터뜨렸다.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살인죄를 인정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1심에 비해 형이 2분의 1, 3분의 1로 축소됐다. 재판부의 판단은 안전과 인간 존엄성의 가치를 올리는 일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가족 30여명은 기자회견 후 비가 내리는 광주고법 현관 앞 계단에 앉아 눈물을 흘리며 침묵을 이어가다가 한시간이 지나서야 법원을 떠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편 면회 갔는데 교도관이 옷을 벗으라며 ‘그곳’을...”

    “남편 면회 갔는데 교도관이 옷을 벗으라며 ‘그곳’을...”

    정치인을 남편으로 둔 미모의 베네수엘라 여성이 교도소에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파트리시아 구티에레스는 최근 트위터에 "남편을 면회하러 갔다가 바지를 벗으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교도소 측은 면회실에 들어가기 전 소지품을 검사하겠다며 구티에레스에게 바지를 벗으라고 했다. 여자가 강력히 거부하면서 은밀한 곳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구티레에스는 면회실에서 나올 때 다시 바지를 벗으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번엔 밀반출하는 물건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구티에레스가 또 다시 거부하자 교도소 측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까지 했다. 구티에레스는 "검사를 이유로 명예와 존엄성을 짓밟으려는 시도였다"며 "여성으로서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구티에레스의 남편 다니엘 세바요스는 학생운동가 출신 정치인이다. 2013년 산크리스토발 시장선거에 야당후보로 출마한 그는 67% 득표율로 완승을 거두며 당선됐다. 그러나 재임기간은 길지 않았다. 그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후원하다가 2014년 3월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수감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당시 그에게 "정부 전복을 시도한 테러분자"라며 거친 비난을 퍼부었다. 구티에레스는 "남편이 23시간 독방에 강금되는 등 교도소에서도 탄압을 받고 있다"며 정권의 정치적 보복이 지속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사진=LV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서경환 부장판사 울먹 “세월호 선장의 무책임한 선택으로…” 모두가 울었다

    서경환 부장판사 울먹 “세월호 선장의 무책임한 선택으로…” 모두가 울었다

    서경환 부장판사 서경환 부장판사 울먹 “세월호 선장의 무책임한 선택으로…” 모두가 울었다 광주고법 형사 5부(서경환 부장판사) 판사들은 세월호 참사 1주년 이틀 뒤인 지난 18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았다. 전 국민의 관심을 끈 세월호 승무원들에 대한 항소심을 맡은 재판장, 배석판사 2명, 재판연구원 등 4명은 팽목항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 등을 둘러보며 희생자들의 안식을 빌었다. 판결문 초고가 작성돼 사실상 재판에 대한 심증을 굳힌 상태였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28일 재판부는 이준석 선장에 대해 살인을 유죄로 보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선장에 대한 양형사유를 설명하며 울먹였다. 서 부장판사는 “선장은 선내대기 명령과 안내방송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대기하던 어린 학생 304명을 방치하고 이른바 골든타임에 선장으로서 아무 역할을 안해 승객들은 끔찍한 고통 속에 죽음에 이르게 하고 먼저 탈출했다”고 비난했다. 몇차례 헛기침을 하고도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웠는지 서 부장판사는 잠시 멈췄다. 그는 흔들리는 목소리로 “선장의 무책임한 행위로 꽃다운 나이에 꿈도 펼치지 못하고 삶을 마감한 학생들, 생때같은 아이들을 가슴에 품고 분노에 신음하는 부모들,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팽목항을 맴도는 실종자 가족,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생존자에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줬다”고 말을 이었다. 서 부장판사는 또 “언론을 통해 지켜본 국민에게는 크나큰 공포와 슬픔, 집단적 우울증을 안겼고 국가기관과 사회질서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고, 외신을 통해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대한민국의 국격은 곤두박질쳤다”며 “선장의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서받기 어렵고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엄중한 형사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어 우리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 부장판사는 선고 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의 안식을 바라며 30여분간 선고를 마쳤다. 세월호 재판 과정에서는 공소유지를 맡은 부장검사도 1심 첫 재판에서 이 선장의 공소사실을 설명하다가 울먹인 바 있다. 유가족도 울었다. 재판을 방청한 유가족은 선고가 끝나자 “차라리 풀어줘라”, “이렇게 끝내면 어떻게 하느냐”며 원성을 쏟아냈다. 1심과 달리 선장에 대한 살인죄가 인정됐지만, 나머지 승무원 14명이 감형된 데 대한 아쉬움이 컸다. 유가족은 선고가 끝나자 하나 둘 법정을 떠나 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분통을 터뜨렸다.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살인죄를 인정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1심에 비해 형이 2분의 1, 3분의 1로 축소됐다. 재판부의 판단은 안전과 인간 존엄성의 가치를 올리는 일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가족 30여명은 기자회견 후 비가 내리는 광주고법 현관 앞 계단에 앉아 눈물을 흘리며 침묵을 이어가다가 한시간이 지나서야 법원을 떠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준석 무기징역 선고 서경환 부장판사 울먹 ‘판사의 눈물’ 도대체 왜?

    이준석 무기징역 선고 서경환 부장판사 울먹 ‘판사의 눈물’ 도대체 왜?

    이준석 무기징역 선고 이준석 무기징역 선고 서경환 부장판사 울먹 ‘판사의 눈물’ 도대체 왜? 광주고법 형사 5부(서경환 부장판사) 판사들은 세월호 참사 1주년 이틀 뒤인 지난 18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았다. 전 국민의 관심을 끈 세월호 승무원들에 대한 항소심을 맡은 재판장, 배석판사 2명, 재판연구원 등 4명은 팽목항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 등을 둘러보며 희생자들의 안식을 빌었다. 판결문 초고가 작성돼 사실상 재판에 대한 심증을 굳힌 상태였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28일 재판부는 이준석 선장에 대해 살인을 유죄로 보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선장에 대한 양형사유를 설명하며 울먹였다. 서 부장판사는 “선장은 선내대기 명령과 안내방송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대기하던 어린 학생 304명을 방치하고 이른바 골든타임에 선장으로서 아무 역할을 안해 승객들은 끔찍한 고통 속에 죽음에 이르게 하고 먼저 탈출했다”고 비난했다. 몇차례 헛기침을 하고도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웠는지 서 부장판사는 잠시 멈췄다. 그는 흔들리는 목소리로 “선장의 무책임한 행위로 꽃다운 나이에 꿈도 펼치지 못하고 삶을 마감한 학생들, 생때같은 아이들을 가슴에 품고 분노에 신음하는 부모들,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팽목항을 맴도는 실종자 가족,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생존자에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줬다”고 말을 이었다. 서 부장판사는 또 “언론을 통해 지켜본 국민에게는 크나큰 공포와 슬픔, 집단적 우울증을 안겼고 국가기관과 사회질서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고, 외신을 통해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대한민국의 국격은 곤두박질쳤다”며 “선장의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서받기 어렵고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엄중한 형사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어 우리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 부장판사는 선고 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의 안식을 바라며 30여분간 선고를 마쳤다. 세월호 재판 과정에서는 공소유지를 맡은 부장검사도 1심 첫 재판에서 이 선장의 공소사실을 설명하다가 울먹인 바 있다. 유가족도 울었다. 재판을 방청한 유가족은 선고가 끝나자 “차라리 풀어줘라”, “이렇게 끝내면 어떻게 하느냐”며 원성을 쏟아냈다. 1심과 달리 선장에 대한 살인죄가 인정됐지만, 나머지 승무원 14명이 감형된 데 대한 아쉬움이 컸다. 유가족은 선고가 끝나자 하나 둘 법정을 떠나 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분통을 터뜨렸다.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살인죄를 인정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1심에 비해 형이 2분의 1, 3분의 1로 축소됐다. 재판부의 판단은 안전과 인간 존엄성의 가치를 올리는 일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가족 30여명은 기자회견 후 비가 내리는 광주고법 현관 앞 계단에 앉아 눈물을 흘리며 침묵을 이어가다가 한시간이 지나서야 법원을 떠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응급실 폭력을 줄이는 디자인, 디자인만 바꿨을 뿐인데..‘응급실 폭력 50% 감소’

    응급실 폭력을 줄이는 디자인, 디자인만 바꿨을 뿐인데..‘응급실 폭력 50% 감소’

    ‘응급실 폭력을 줄이는 디자인’ 최근 온라인상에서 응급실 폭력을 줄이는 디자인이 화제다. 2년에 걸쳐 영국의 응급실 내 폭력 실태를 조사해 보니, 영국 공공병원 응급실 연간 이용자가 2,100만 명이 넘었는데, 위협과 조롱을 포함해 매년 59,000건의 물리적인 폭력 사건이 발생하였고, 그 숫자는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였다. 이런 응급실의 잦은 폭력 사고 발생에 위기의식을 느낀 영국의 보건부(Department of Health)에서는 기금을 조성해 디자인 진흥기관인 디자인 카운슬(Design Council)에 응급실의 폭력 실태 조사를 통한 응급실 폭력의 원인 분석과 응급실의 의료 서비스 개선 작업을 의뢰했다. 디자인카운슬은 400시간이 넘는 조사를 통해 왜 환자들이 공격적이 되는지, 그리고 어떤 타입의 환자가 더 공격적으로 반응하기 쉬운지의 분석이 이뤄졌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디자인 카운슬에서는 안전한 응급실 진료 환경을 만들기 위한 디자인 해법을 공모했다. 최종적으로 선택된 것이 바로 디자인 사무소인 피어슨로이드(PearsonLloyd)의 ‘더 나은 응급실(A better A&E)’ 프로젝트다. 영국의 런던과 사우샘프턴에 있는 두 곳의 공공병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에서, 피어슨로이드는 환자와 보호자의 불안을 줄이고 의료진에게는 안전한 진료 환경을 만들기 위한 해법을 디자인했다. 먼저 환자를 위해 응급실의 상황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안내 패키지가 개발되었다. 응급실 내 진료 과정을 ‘접수, 평가, 치료, 결과’의 네 단계로 나눠 환자가 현재 자신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또 응급실 내의 상황이 얼마나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지와 같은 정보를 안내한다. 환자가 응급실에 들어오는 즉시 응급실 안내 리플렛을 배부, 앞으로 진행될 진료 과정과 평균적인 대기 시간을 안내했다. 그리고 각 진료과와 복도에 안내판을 붙여 환자 본인의 상태가 중증 응급으로 분류되었는지 아니면 심각하지 않은 상태로 분류되었는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침대 바로 위 천정에도 안내판을 붙여 누워서도 상황을 알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편 응급실 대기실에는 응급실 내 상황을 나타내는 실시간 정보를 모니터에 띄워 응급실 혼잡도와 그에 따른 치료 지연 등을 바로바로 전달했다. 피어슨로이드의 해법을 시범 시행한 결과, 75%의 환자가 대기 시간 동안의 불만이 줄어들었다고 답했으며, 그간 응급 의료진을 괴롭혔던 비물리적 형태의 폭력 발생 빈도는 이전 대비 50% 수준으로 낮아졌다. 비용 면에 있어서도 상당히 유의미한 결과를 거둔바, 서비스 디자인 투자 비용 ?1당 응급실 폭력으로 발생하는 비용 3파운드가 절감되는 효과를 거뒀다. 이런 극적인 성과에 탄력을 받아 보건부와 디자인 카운슬에서는 응급실 환경 개선 프로젝트를 영국 전역의 공공병원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처음 시행한 병원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패널의 색깔과 재료를 바꿔 더 저렴한 비용으로 디자인을 적용할 것이라고 하니, 비용 절감 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프로젝트의 확대 시행과 함께 영국 디자인 카운슬에서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적 사례를 안내하는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공적비용의 효율적인 운용에 디자인이 어떻게 이바지하는지를 대중에게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디자인 카운슬에서는 영국의 보건부와 NHS와 함께 응급실 폭력 관련 프로젝트를 비롯해 치매와 성병, 헌혈, 환자의 존엄성과 같은 의료서비스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의 해법 마련을 위해 헙업 중이다. 응급실 폭력을 줄이는 디자인,응급실 폭력을 줄이는 디자인, 응급실 폭력을 줄이는 디자인, 응급실 폭력을 줄이는 디자인, 응급실 폭력을 줄이는 디자인 사진 = 서울신문DB (응급실 폭력을 줄이는 디자인)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선명하게 잡아낸 詩語의 단선들

    선명하게 잡아낸 詩語의 단선들

    우리 문단의 대표적인 서정시인 문태준(45)이 돌아왔다. 관계, 죽음, 불교적 사유 등 등단 이후 20여년간 천착해오던 주제들을 더 짧고 선명한 시적 언어로 담아냈다. 불교적 사유가 도드라졌던 ‘먼 곳’ 이후 3년 만에 낸 여섯 번째 시집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창비)에서다. 지난해 서정시학작품상을 받은 ‘봄바람이 불어서’를 비롯해 64편이 실렸다. ‘드로잉 연작’ 14편은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추구한 ‘짧고 선명한 시적 언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나를 떠나려네//야위어서/흰 뼈처럼/야위어서//이젠 됐어요/이젠 됐어요//보잘것없는/나/툭툭 내던지는/비’(가을비·드로잉 6) “드로잉은 사물의 움직임이나 특징을 잡아내 단선으로 그린 그림이다. 드로잉처럼 사물이나 사건, 마음을 움직인 것들을 선명한 이미지로 쓰고 싶었다. 선명한 언어로 쓰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 독자들에게도 의도가 오해 없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 언어를 아껴 여백도 생기고 비교적 단일한 걸 이야기하기 때문이 시가 조금 쉬워진 측면도 있다.” 시인에게 ‘관계’는 여전히 제일 화두다. 이번에도 대상과 대상, 존재와 존재, 생명과 생명 사이의 수평적 관계를 탐구했다.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이를 ‘수평적 상상력’이라고 했다. ‘노랗게 잘 익은 오렌지가 떨어져 있네/붉고 새콤한 자두가 떨어져 있네/자줏빛 아이리스 꽃이 활짝 피어 있네/나는 곤충으로 변해 설탕을 탐하고 싶네/누가 이걸 발견하랴,/몸을 굽히지 않는다면/태양이 몸을 굽힌, 미지근한 어스름도 때마침 좋네/누가 이걸, 또 자신을 주우랴,/몸을 굽혀 균형을 맞추지 않는다면’(몸을 굽히지 않는다면) ‘귀휴’(歸休)에선 인간 중심의 생각을 벗어나 ‘닭에게 마당을 꾸어 쓰는’ 데까지 시적 상상력이 미친다. 마당 주인을 집주인이 아니라 마당에서 사는 닭으로 설정, 서로가 서로에게 존엄한 관계임을 역설했다. 시인은 “우열이 없는 대등한 관계는 내 눈높이와 지위를 상대와 같은 위치에 두고 권위나 선입관을 버리고 상대와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죽음·이별도 파고들었다. 고정돼 있지 않고 계속 변화하다 어느 시점엔 사그라지는 존재의 속성을 들여다봤다. 임종을 앞둔 친척 병문안 때 보고 느꼈던 걸 쓴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이 대표적이다. ‘당신은 나조차 알아보지 못하네/요를 깔고 아주 가벼운 이불을 덮고 있네/한층의 재가 당신의 몸을 덮은 듯하네/눈도 입도 코도 가늘어지고 작아지고 낮아졌네/(중략) 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의 몸이 된 당신을 보네/오래 잊지 말자는 말은 못하겠네/당신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네/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을 보네’(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친척께선 호흡을 겨우 하고 계셨다. 그 모습에서 태어나는 순간과 비슷한 상태로 돌아가 있는 생명의 끝자락을 봤다. 몸이 갖고 있던 욕망의 불도 다 꺼지고 세속적 기준으로 가치 있다고 봤던 것들도 다 내려놓고 오롯이 하나의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가 있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생의 삶이 지나치게 물질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 같다.” 등단 초기의 불교적인 시선도 여전히 예리하다. ‘밝은 곳과 어둔 곳의 경계가 사라졌습니다 눈두덩과 눈, 콧부리와 볼, 입술과 인중, 목과 턱선의 경계가 사라졌습니다 안면의 윤곽이 얇은 미소처럼 넓적하게 퍼져 돌 위에 흐릿하게 남아 있을 뿐이었습니다’(여시·如是) 마애불을 보고 돌아와서 쓴 여시에선 자신의 본래 면목에 대해 물음을 던졌다. 여시는 여시아문(如是我聞·나는 이렇게 들었다)의 여시로, ‘있는 그대로를 보면 그러하다’라는 의미다. “비바람에 깎이면서 모든 경계가 흐릿해진 마애불을 보면서 마애불의 불성을 떠올렸다. 형체는 사라지더라도 마애불이 본래 갖고 있는 면목, 이를테면 자비나 사랑의 마음이 내게도 있는지, 내 본래 면목은 무엇인지를 생각했다.”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처서 외 9편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인은 등단 21년을 돌아보며 “시 쓰는 순간이 제일 행복하면서도 늘 두렵고 조심스럽다”고 했다. “시를 쓸 수 있는 조건들이 예민한 것 같다. 아무 때나 시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가 태어나는 조건들을 생활 속에서 유지해 가는 게 여전히 어려운 것 같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윤여준-김상곤,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앞에서 세월호 1년, 대한민국을 말하다

    윤여준-김상곤,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앞에서 세월호 1년, 대한민국을 말하다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주변의 말은 거짓이다. 250명의 열일곱 살 아들딸을 찬 바다에 묻은 부모의 삶은 지난 1년 내내 온통 짠 내음이었다. 숨이 막혀 가슴에 묻을 수조차 없었다. 시간은 흐르고, 침통하고 황망한 슬픔을 공유했던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 갔다. 일상으로 돌아왔고, 문득문득 잊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았던 지난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앞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만났다. 각각 보수와 진보 성향의 두 사람은 세월호 참사를 통한 대한민국 성찰과 반성의 지점, 그리고 남겨진 과제에 대해 고민을 나눴다. 노란 리본을 옷깃에 매단 두 사람은 바삐 오가는 시민들 곁에 서서 어제 일처럼 생생한 ‘1년 전 오늘’을 기억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 전 교육감(이하 김) 1년 전 그날 저는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후보 신분이었어요. 안양에서 유세하던 중 사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엄청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단원고에 들렀다가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곧바로 팽목항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열하루 동안 참사 현장에 머물렀습니다. 선거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죠. 참사로 비화되는 과정을 보면서 유족분들에게 위로의 말조차 건넬 수 없었습니다. 윤 전 장관(이하 윤) 처음 텔레비전에서 소식을 접한 뒤 깜짝 놀랐지만 당연히 대부분 구조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기가 막혔죠. 그 아이들이 바닷물에 잠기면서 느꼈을 공포와 고립감을 생각하고, 자식 잃은 부모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망연자실했죠. 그 또래의 손녀가 있어서 더욱 가슴에 맺혔습니다. 뒤늦게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았고, 두 달쯤 지난 뒤 팽목항으로 갔어요. 가서 가만히 바다를 바라보니 저도 모르게 울컥하더라고요. 공직에 오래 있었던 사람으로서 사죄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김 저는 그 직전까지 경기도교육감이었잖아요. 팽목항에서 올라온 뒤 100일째 되던 7월 24일까지 매일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았습니다. 어른들이 제대로 이 사회를 만들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한없는 슬픔과 안타까움, 미안한 마음이 들었죠. 과연 국가가 무엇인지,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회의가 들었습니다. 건강한 사회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도록 만들어야겠구나 하는 의지도 생겼습니다. 윤 단지 배가 가라앉은 게 아니에요. 국가와 사회의 동반 침몰입니다. 선박을 불법 개조하고, 컨테이너를 과적하고, 평형수를 빼고도 허가를 받아 버젓이 출항했다는 것 아닙니까. 세월호 참사의 원인도, 수습 과정도 국가와 사회가 무능, 무책임, 부도덕, 부패의 사슬에 갇혀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줬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참사 직후에 ‘국가개조’를 공언했어요. 정말 정확한 문제 제기라고 봤어요.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아무것도 바뀐 게 없습니다. 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덧붙여서 노골적인 헌법 파괴 행위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무리 파렴치한 정부와 국가라도 이렇게까지 국민의 생명을 경시하지는 않습니다. 헌법은 대통령에게 국민의 자유와 복리 증진에 노력해야 한다는 역할을 요구하고,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이러한 헌법 원칙이 모두 무시됐어요. 국가의 근본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대한민국이 놓여 있습니다. 윤 네. 흔히 헌법적 가치를 얘기할 때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이야기하곤 하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원칙과 정신은 인간 존엄입니다. 그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음을 말씀하시는 것이죠. 김 게다가 최근 세월호특별법과 시행령, 그리고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벌어지는 논란은 더더욱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과연 정부의 의지는 어느 만큼이었을까요. 윤 저는 이제 이해하려는 노력을 그냥 안 해 버립니다. 대통령이 국민들과 유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약속하셨죠. “여한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언제든 만나겠다”고요. 그래 놓고 나중에 국회에서 특별법 논란이 이어져 유족들이 간절히 면담을 요청하는데도 “내가 나설 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김 참사 직후 대통령께서 팽목항으로 내려와서 유족들을 만나실 때 그 자리에 저도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책임지고 유족들의 바람대로 조치하겠다, 걱정 말고 맡겨 달라는 말씀을 하시길래 ‘아, 역시 우리 대통령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이후 실망이라는 것은 뭐…. 정부가 현실을 왜곡하고 은폐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합니다. 자기 권력을 보존하겠다는 의도이기도 하고요. 헌법의 원칙과 정신에 대한 사유를 새삼스럽지만 깊이 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윤 세월호 참사는 인간보다 물질의 가치를 중시하는 데서 비롯된 일입니다. 인간의 삶 속에는 딜레마 요소가 있습니다. 예컨대 추모의 분위기가 길어지면서 경기가 침체된다는 비판이 그런 것입니다. 물론 정부는 그런 요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경제가 국가의 모든 것은 아닙니다. 한국 경제가 세월호 참사 때문에 어려워진 것인가요. 국가가 솔직해져야 합니다. 김 전 교육감께서는 경제·경영 전문가이시니 저보다 훨씬 더 잘 아시겠지만요. 김 그렇지요. 경기 침체의 책임을 세월호에 뒤집어씌우려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더욱 합리적이면서 국민의 생명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대응하는 자세를 안팎에 보여 줬다면 오히려 경제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안정적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기회가 됐을 것입니다. 윤 그런데 참사 1주년을 맞은 날 대통령은 해외 순방을 떠나네요. 소탐대실입니다. 국민의 마음이 대통령한테서 떠나게 하고, 더 심하게 말하면 국가와 국민을 분리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김 국민이 가장 아프고 서러운 때잖습니까. 국민을 무시하고 아픔을 덧나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대통령께서는 짐작하지 못하셨을까요. 화가 이어질수록 박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은 날이 섰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가능한 한 말을 아끼려 했고, 그 빈자리를 씁쓸한 웃음으로 채웠다. 어떠한 비판조차 무망함을 체감해 온 탓이었을까.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여야, 좌우의 사회적 대립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떤 이들은 불편함을 드러내며 그만 좀 하라고 넌지시 혹은 노골적으로 말했고, 또 어떤 이들은 큰 희생에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며 새삼스럽게 분통을 터뜨렸다. 그 와중에 누군가는 보수의 이름을 빌려 희생자와 유족들을 모독하고 조롱했다.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에서 지루하게 전개됐고, 최근 제정된 시행령이 특별법을 무력화시킨다는 비판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김 진보와 보수의 가치와 지향점이 때로는 엇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는 국민의 생명, 인간의 존엄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진보와 보수가 전혀 다름이 없습니다. 일부 보수라고 하는 분들이 저지른 행태는 보수의 가치를 모독하는 일일 따름입니다. 윤 세월호를 어디 진보가 가라앉혔나요. 유족의 슬픔에 공감하는 사람은 전부 진보라서 그런 건가요.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소홀히 생각하는 게 보수입니까. 아니에요. 그런 반인륜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보수도 아닙니다. 사실 그동안 한국의 보수와 진보는 가치의 싸움이 아니라 권력투쟁을 벌였을 뿐이에요. 자기편 결속하고, 상대방 공격하기 좋으니까 보수와 진보를 이용했던 거지요. 김 진보와 보수는 그간 가치를 놓고 경쟁하거나 논쟁하는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왔죠. 그러다 보니 국민들은 건강한 진보와 보수가 가진 건강한 가치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여야의 정쟁쯤으로 치부했습니다. 진보나 보수나 모두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 생명, 안전입니다. 윤 물론 때로는 유족의 요구가 합리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족들에게 이성적 판단을 요구할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휴머니즘의 문제이기 때문이죠. 오히려 휴머니즘을 더욱 존중하는 것이 보수였잖아요. 전통, 가족, 인륜 등을 중시하는 게 보수인데, 보수의 이름으로 폭식투쟁 같은 그런 행동을 하다니요. 김 국가와 사회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가 있습니다. 변화와 안정입니다. 진보와 보수가 각각 중시하는 가치이기도 하고요. 실은 이 양자는 함께 가는 두 개의 수레바퀴입니다. 국민들은 이 두 가치가 공존하며 상호 침투해 세상이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포용적 진보, 합리적 보수가 필요한 세상입니다. 윤 지금은 융합의 시대입니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보수의 가치면 어떻고, 진보의 가치면 어떻습니까. 정책에 따라 진보의 가치, 혹은 보수의 가치가 더 많이 반영된 정책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요즘 한창 복지 논쟁을 패싸움 벌이듯 하고 있는데, 진실로 국민의 복지를 위한 싸움이라고 저는 보지 않아요. 어디 국가의 경제 규모를 뛰어넘는 복지가 가능하겠습니까. 정치인이 바뀌어야 하는데 안 바뀌고 있어요. 그런 정치인을 누가 뽑았나요. 국민들이 뽑았단 말이죠. 제 평소 주장입니다만, 정치는 특히 압축 성장이라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고작 30년입니다. 길게 보면 거쳐야 할 과정이죠. 가능하면 시간을 줄이고, 국민과 국가가 치러야 할 대가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은 필요하겠지만요. 김 네. 우리 사회 역시 포용적 번영이라는 새로운 성장의 패러다임이 필요하죠. 이것은 단순한 경제 발전만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 정의로운 분배, 양극화와 불평등 구조의 개선, 각 가정의 가계부로 상징되는 삶과 민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윤 맞는 말씀입니다. 우리 국민은 성장이 공정한 분배로 이어지지 않음을 이미 체득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이 상태로 갈 수 있겠어요. 안 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보수 일각에서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라고 얘기합니다. 그 결과 우리가 얻은 것은 극도의 양극화입니다. 비대해진 경제권력이 국가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고요. 이렇게 하면 자유민주주의적 시장경제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보수 세력이 늘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근본적 혁신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진보인가요. ‘좌빨’인가요. 김 격렬한 보수시네요.(웃음) 윤 저는 최근에 개량주의자라는 비판을 하도 많이 받아서요. 그나저나 요즘에는 진보에서 ‘애국적 진보’라는 말도 나오던데, 반가운 얘기더라고요. 김 아무튼 포용적 진보, 합리적 보수의 입장이 명확하다면 진보, 보수가 각자의 가치를 갖고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할지언정 이해 다툼과 같은 투쟁은 없을 것입니다. 사건건 빚어지는 진보와 보수의 대립과 갈등에 대한 대화를 듣다 보니 조금씩 입장이 바뀐 듯했다. 진보는 보수에 애정을 보내고, 보수는 더욱 혹독하게 일부 진보 및 보수를 몰아쳤다. 대화의 소재는 최근 한국 사회 전반을 충격에 휩싸이게 만든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로 이어졌다. 윤 과거에 비해 우리 사회가 많이 투명해졌지만 부패가 여전함을 보여 줍니다. 이번 일이 더욱 투명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죠. 김 권력의 핵심까지도 부패와 비리의 고리에 걸려 있다는 점, 부패 시스템이 지속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한국의 국제 부패지수 순위가 최근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성완종 리스트로 다시 한번 증명된 셈입니다. 문제는 과연 진실 규명이 제대로 될 것인지 많은 국민이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세월호 참사와 성완종 리스트는 닮은꼴입니다. 권력의 부정과 부패라는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거지요. 윤 그래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흐지부지하게 끝내고, 이번 부정부패 사건도 몇몇 개인의 비리 정도로 축소시켜서 끝내면 결국 국민은 정부가 의지가 없다고 볼 것입니다. 권력의 정당성이 훼손되겠지요. 박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부패할 사람은 아니라고 보지만 이 문제를 사회구조에 대한 인식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그 점에서는 저 역시 물음표입니다. 김 한국 사회, 한국 정치에 공공성 강화가 절실한 이유이지요.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건강한 가계부를 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헌법에 주목하는 이유 역시 그것이 ‘건강한 가계부’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죠. 조세 공정성을 통한 복지사회 준비, 공공교육의 강화를 통한 국가 미래 경쟁력 확보, 더 강력한 경제민주화를 통한 사회 양극화 개선 등은 당장의 문제이면서 20~30년 뒤를 준비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합니다. 윤 아이들의 죽음을 헛되이 할 건가요. 이보다 더 끔찍한 사고가 필요한 건가요. 지금껏 해 온 국가 운영의 원리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오늘 말씀 듣고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윤 저도 그동안 두세 차례 스치듯 뵈었던 김 전 교육감님과 짧게나마 말씀 나눌 수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앞으로 더 많이 뵐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리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윤여준(76) 전 환경부 장관은 지난 대선 때 야당 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정통 보수 인사다. 박정희 정부에서 시작해 민정당, 민자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여당 진영에 오랜 시간 몸담으며 국회의원, 장관 등으로 당과 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보수의 정책통이자 전략가’로 통한다. ■ 김상곤(66) 전 경기도교육감은 박정희 정권 시절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했고, 이후 한신대 교수로서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전국교수노조 위원장 등을 지내며 민주주의를 삶으로 실천해 왔다. 교육감이 된 뒤에는 경기도발(發) 무상급식 태풍을 전국에 휘몰아치게 한 ‘무상급식의 아이콘’이 됐다. 혁신학교를 안착시키는 등 진보적 교육정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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