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존엄사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집값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가전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친인척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군마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0
  • [공직 파워우먼] (15) 보건복지부(상)

    [공직 파워우먼] (15) 보건복지부(상)

    보건복지부는 정부 부처 중 여성이 가장 선호하는 곳 중 하나다. 5급 사무관 이상 전체 608명 중 여성이 204명(33.5%)으로 3명 중 1명이 여성이다. 2000년 이후 김화중·전재희·진수희 장관과 이봉화 차관이 거쳐갔다. ●사무관 이상 3명 중 1명은 여성 표면적으로는 ‘복지’라는 영역이 여성이 관심을 갖기 쉽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부처와 비교하면 포용과 베품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출산을 비롯한 여성 보건, 보육 등은 여성이 피부에 와닿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복지부 안에서 여성이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 보험, 연금, 질병, 노인, 사회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여성들이 주무과장을 역임했거나 역임하고 있으며, 핵심 요직이라 할 수 있는 인사과장과 장관비서관도 거쳐갔다. 복지부의 한 남성 과장은 “복지부에서는 업무 능력에 있어서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찾기 어렵다.”면서 “여성을 배려하는 인사나 여성의 전문 분야가 따로 있지 않고 남성과 똑같이 경쟁한다.”고 말했다. 복지부에서 여성 공무원의 역사를 써내려간 최초의 인물은 장옥주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이다. 행정고시 25회의 유일한 여성 합격자이자 ‘행정고시 여성 2호’인 장 원장은 여성 1호 복지부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여성 최초 과장과 국장을 거쳐 2008년 아동청소년정책실장으로 발탁돼 복지부 여성 1호 실장의 자리에 올랐다. 그후 저출산고령사회정책실장, 사회복지정책실장을 거쳐 2011년 퇴임했다. 아직까지 복지부를 ‘여인천하’라 부르기는 이르다. ●현재 여성국장은 3명뿐 현재 여성 국장은 3명에 그치는데다 장 원장 이후 여성 실장은 등장하지 않은 탓이다. 장옥주 원장 이후로는 주정미 전 아동청소년복지정책관이 복지부의 ‘우먼파워’를 이끌었다. 국립외교원 교육과정에서 복귀 예정인 주 국장은 행정고시 33회의 최연소 합격자로, 2005년 지금의 인사과장에 해당하는 혁신인사기획팀장에 여성 최초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의약분업 당시 공보담당 서기관, 보험정책팀장(지금의 보험정책과장) 등을 거쳐 여성 2호 국장의 자리에 올랐다. 추진력 있고 당찬 업무 스타일로 복지부 내에서 신망이 두텁다. ●이원희 정책관 6급 특채로 입문 이원희 인구아동정책관은 한양대 간호학과, 서울대 보건학 석사를 거쳐 1982년 6급 특채로 공직에 입문했다. 간호사 출신인 이 국장은 복지부에서 정신건강팀장, 모자보건과장, 가족건강과장 등을 역임하며 출산과 모자보건, 아동 분야를 주름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신질환자의 강제입원 조건 강화, 낙태허용 주수 단축, 입양숙려제 도입 등 이슈가 될 만한 사안을 안정적으로 추진했다. 특유의 다정다감하고 포용력 있는 성격으로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어머니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곽숙영 한의약정책관은 생명윤리안전과장, 가족정책과장 등을 거쳐 올해 국장 자리에 올랐다. 행정고시 36회로 복지부는 물론 다른 부처를 통틀어도 젊은 편에 속하는데, 법학과 행정학, 보건정책을 전공해 정책을 다루는 공직자로서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평이다. 곽 국장은 존엄사 논쟁,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 천연물신약 등 쟁점이 많은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전면에 나서기보다 한발 물러서서 꼼꼼하고 철두철미하게 일을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환자 본인 의사’ 확인 쟁점… 존엄사 논란 재점화

    ‘환자 본인 의사’ 확인 쟁점… 존엄사 논란 재점화

    2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위원회)가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제도화를 권고함에 따라 존엄사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위원회의 이번 제도화 권고는 2008년 이른바 서울 세브란스병원의 ‘김 할머니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사건으로 사회적 논쟁이 촉발된 가운데 의료진과 환자 및 가족이 호소하는 정신적 고통,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여론 등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식물인간이 된 김 할머니의 가족들은 2008년 세브란스병원을 상대로 인공호흡기를 제거해 달라는 소송을 냈고 다음 해 대법원은 가족들의 요청을 인정했다. ‘김 할머니’ 사건 이후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에게 생명 연장을 위해 연명치료를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거세졌다. 지난해 복지부가 실시한 ‘생명나눔 국민인식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2.3%가 연명치료 중단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에도 연명치료 중단 논쟁은 뜨거웠다.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인공호흡기로 연명하던 환자가 부인의 요구로 퇴원한 뒤 사망한 사건이 단초가 됐다. 2004년 대법원은 부인에게는 살인죄를, 의사에게는 살인방조죄 판결을 내렸다.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정부 차원의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2010년.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와 종교계, 법조계 등의 추천 위원 18명으로 구성된 ‘연명치료 중단 제도화를 위한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하고 일곱 차례의 모임을 거쳐 합의를 도출했다. 협의체는 ▲지속적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를 포함한 말기 환자가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등 명확한 의사 표시를 할 경우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등 특수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합의 이후에도 여전히 일부 사안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약물 투여나 영양, 수분공급 등 일반적인 연명치료까지 중단할지와 환자 본인이 아닌 보호자가 주장하는 환자의 동의 의사까지 인정할지는 당시 협의체에서 합의되지 않았다. 위원회는 협의체의 합의안을 우선 제도화하고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일종의 자문기구인 만큼 이번 결정이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관련 연구 및 여론조사 등에 착수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손호준 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앞으로 위원회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면 그것을 반영해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의 제도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미주통신] 美 한인 여성 존엄사 논란, 눈물 어린 반전

    [미주통신] 美 한인 여성 존엄사 논란, 눈물 어린 반전

    존엄사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미국 주요 언론에 연일 보도되고 있는 뉴욕 거주 한인 여성 이성은(28 미국명 그레이스 리) 씨가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꾸어 아버지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미국 주요 언론들이 6일(이하 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매니저로 근무하던 이 씨는 뇌종양에 걸려 뉴욕 노스 쇼어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한 채 생명을 유지하여 본인은 존엄사를 선택하겠다고 말했고 병원 측도 이를 수용했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인 이만호 목사 등 가족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중대한 죄라면서 딸의 존엄사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또한 딸이 퇴원의사를 밝혔음에도 병원 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주장했다. 이 씨는 지난달 28일 열린 판결에서는 자신이 치료의 고통을 견디기 어려워 인공호흡기를 떼어내 주기를 원한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법원은 존엄사 집행 허가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가족들은 항소를 제기하여 오는 10일 항소심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6일, 이 씨는 가족들의 설득에 따라 극적으로 마음을 바꾸어 자신에 관한 모든 것을 아버지에게 위임한다는 문서에 서명하였다고 미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보도했다. 이 씨는 서명 직후 “하나님과 함께 평화로워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여성 이 씨의 사연은 존엄사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4일에는 뉴욕데일리뉴스가 전면 커버스토리로 다루었고 뉴욕타임스는 5일, 미 ABC 방송 등 미국 주요 언론은 물론 6일에는 영국 데일리메일까지도 주요 메인 기사로 다루는 등 연일 미국 주요 언론과 미국 사회에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공직열전 2012] (28) 보건복지부 (하) 국장급 주요 간부

    [공직열전 2012] (28) 보건복지부 (하) 국장급 주요 간부

    보건복지부 고위 관료들에게는 전문성과 보편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준의사’나 ‘준약사’가 돼야 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의 제도는 복잡하기 짝이 없다. 그러면서도 보건과 복지, 보험 등의 제도는 큰 틀에서 서로 연결되는 만큼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복지부 국장급의 ‘뼈대’는 행시 31회다. 김원종 보건의료정책관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복지사업 기획에 탁월하다. 사회서비스 바우처제도, 아동지원발달계좌 등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권덕철 복지정책관은 기초생활보장제도, 의료급여제도 등 복지제도 전반을 총괄하는 ‘복지통’이다. 지난해 부양 의무자의 소득 기준 완화를 이끌어냈다. 조남권 보육정책관은 김 국장, 권 국장과 함께 행시 31회 3인방이다. 올 초 ‘보육 대란’이 터진 가운데 어린이집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어린이집 규제 완화와 공공성 강화 등의 성과를 이루어냈다. 보육과 함께 올해 복지부의 최대 이슈였던 포괄수가제는 장재혁 건강보험정책관이 담당했다.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려 포괄수가제를 설명하는 등 업무 추진에 있어서 ‘화끈’한 면모를 보인다. 복지부는 외부 인사에 대한 개방성도 높은 편이다. 정책의 범위와 대상이 넓은 만큼 타 부처와의 공조와 비고시 출신의 전문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원희 인구아동정책관은 간호학과 보건학을 전공하고 석사 특채로 공직에 입문했다. 보건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복지부 3대 주무관실 중 하나인 인구아동정책관 자리에 올랐다. 양병국 공공보건정책관은 서울대에서 의학과 보건학, 의료관리학을 전공한 의료 전문가로 복지부 내 질병과 보건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도 2명이 복지부에 몸담고 있다. 이승철 정책기획관은 재정부에서 예산과 공공정책 분야를 담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복지부와 재정부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류호영 사회서비스정책관은 국무조정실에서 의료산업발전기획단 부단장과 복지여성심의관을, 기획예산처에서 양극화민생대책본부 총괄기획관을 역임했다. 둘 다 복지부의 정책을 한눈에 조망하는 시야를 갖췄다. 외교부 출신으로는 이경렬 국제협력관이 지난해 부임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보건의료 현안, 보건의료산업의 국제 통상 등에서 역할이 크다. 복지부의 국장급은 비교적 젊은 편이다. 낮은 연차라 할 수 있는 행시 36, 37회 국장이 3명이다. 조직이 커지면서 빠른 인력 충원이 필요했다는 게 복지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도태 복지행정지원관은 복지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복지 전달 체계 개선을 총괄하고 있다.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 지역복지 활성화 등이 그의 몫이다. 양성일 연금정책관은 장관 비서관, 인사과장, 대변인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7년 가까이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분야에 몸담으며 쌓아온 이론과 실무를 자랑한다. 곽숙영 한의약정책관은 생명윤리안전과장 시절 존엄사 논쟁,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 등의 사안에서 복지부가 중심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노홍인 노인정책국장은 행시 기수로는 가장 낮은 기수(37회)지만 기획조정실에서 예산과 법무를 담당하고 장관 비서관을 거치는 등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존엄사 인정·법제화 논의 2년만에 재개

    2009년 대법원 판결과 ‘김 할머니’의 국내 첫 연명치료 중단 당시 시작된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2년 만에 본격 재개된다. 연명치료를 끊음으로써 품위 있는 죽음을 맞는 이른바 ‘존엄사’ 논란이다. 논의는 2009년 당시 결론이 나지 않은 대리인의 연명치료 중단 희망 인정 및 법제화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그러나 문제는 환자와 가족 등 존엄사의 당위성을 내세우는 쪽과 종교 및 의료계 등 생명 존중을 주장하는 쪽의 견해차를 줄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연명치료 중단 제도화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유도하기 위해 민간 중심의 사회적 협의체와 국민 토론단을 구성,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2009년 5월 대법원이 처음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인정한 뒤 한달 지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이던 김모(78·여)씨의 연명치료를 중지하면서 진행된 관련 논의가 법제화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김 할머니는 201일 만인 2010년 1월 10일 숨졌다. 이달 안에 구성할 사회적 협의체에는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장의 주도 아래 각계 대표들이 민간위원 자격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일반 국민 20~30명이 참여하는 별도의 국민 토론단도 운영해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논의될 사안은 2009년 당시 협의체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것들이다. 지난 협의체는 2010년 7월 활동을 끝내면서 연명치료 중단의 범위 등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냈다. 합의 내용은 임종 직전의 식물인간을 포함한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인공호흡기와 심폐소생술 등 특수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환자가 연명치료를 마치기 원할 경우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의향서 작성 전 담당의사와의 상담과 2주 이상의 숙려 기간을 거치도록 했다. 그러나 당시 협의체의 결론이 법제화되지 않은 탓에 실제 의료 현장에선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직접적인 의사 표시가 불가능한 말기 환자 대신 대리인이 ‘연명치료 중단 희망 추정’을 요구할 경우 인정할지에 대해 찬반 의견이 맞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논의와 관련, “최근 1주일에 3~4건씩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문의를 해 온다.”면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법제화와 대리인의 연명치료 중단 의사 추정 인정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아르헨티나 미녀군단 세미누드 시위 왜?

    아르헨티나 미녀군단 세미누드 시위 왜?

    아르헨티나에서 미녀군단이 세미누드시위를 벌였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부에노스 아이레스 도심에서 여자모델 32명이 상반신을 드러낸 채 의회당 앞에서 퍼포먼스시위를 벌이며 ‘불멸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아르헨티나 의회는 최근 존엄사에 관한 법을 심의 중이다. 모델들은 가슴에 보디페인팅을 한 채 베레모를 쓰고 “헌법을 개정해 ‘불멸’의 권리를 인정하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며 의회를 압박했다. 퍼포먼스시위는 아르헨티나의 컨셉작가 무키 테넴바움이 기획했다. 그는 퍼포먼스로 사회, 경제 등 민감한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비평가로 활약하고 있다. 테넴바움은 “여성의 가슴은 생명의 상징”이라며 “영원한 생명은 인간의 꿈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가슴에만 보디페인팅을 했다.”고 말했다. 모델들에게 체 게바라가 쓰던 것과 비슷한 베레모를 쓰게 한 건 건전한 사회적 저항을 상징하기 위해서다. 테넴바움은 지난 2008년 지구온난화의 대책을 세우라며 아르헨티나 대통령궁 앞에 1톤짜리 얼음덩어리를 세우는 퍼포먼스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사진=클라린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독거노인 사랑잇기] (2부)노인이 행복한 사회 ⑨ 노인 자원봉사활동

    [독거노인 사랑잇기] (2부)노인이 행복한 사회 ⑨ 노인 자원봉사활동

    “아이고 발톱이 많이 길었네요. 제가 성심껏 잘라드리겠습니다.” “이번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서울시북부병원(옛 서울시북부노인병원)에는 네일숍에서나 볼 수 있는 손·발톱 전문가가 있다. 5년째 아무런 보상도 없이 노인 환자들의 손발톱을 다듬어주는 이탁규(63)씨. 기자가 병원을 찾은 지난 27일에도 그는 병실을 돌아다니며 노인들을 돌봤다. 땀이 연방 목줄기를 타고 흘러내렸지만 그는 “재미있어서 이 일을 한다.”고 말했다. 사실 그가 손질하는 손·발톱은 좀 특이하다. 손발톱의 각질층에 세균이 침투해 두께가 일반 손발톱의 4~5배나 되는 무좀 손발톱 손질이 그의 주특기다. 당뇨합병증이 있는 환자도 많아 함부로 손댔다가 상처가 생기면 2차 감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손질이 쉽지 않다. 하지만 그는 능숙한 솜씨로 발톱을 잘라내고는 연방 웃는다. 뇌졸중으로 재활치료를 받는 환자가 반복적으로 늘어놓는 옛날 얘기가 지루할 법도 한데 오히려 “말씀 잘하신다.”며 맞장구를 쳤다. 그는 “깔끔해진 손톱이나 발톱을 보면 기분이 즐거워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언어장애가 있는 어르신이 고맙다고 음료수를 내줄 때의 감동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 목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1998년 뒤늦게 신학대학에 입학했고 병원 교목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선교활동보다 손발톱 깎는 봉사활동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선교활동으로 오해해 화를 내는 환자에게도 그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손발톱을 잘라준다. 그의 손길을 거친 노인 환자만 약 3000여명. 심지어 다른 병원에 있는 환자마저 그를 잊지 못해 ‘출장서비스’까지 해준다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민주화됐듯이 봉사활동을 하는 노인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노인이 노인을 돕는 사회는 멀리 있지 않고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노인이 노인을 돕는 사회. 젊은층에만 도움의 손길을 바라기에는 우리 사회의 고령화 속도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뒤 보람된 삶을 살고자 하는 많은 노인들이 봉사활동에 뛰어들고 있다. 노인자원봉사활동은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노인뿐 아니라 활동 대상에게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이상희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은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노인들은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고 건강한 노년생활을 누릴 수 있다.”면서 “각종 연구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의료비 증가율이 훨씬 낮아 의료비 절감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2007년부터 노인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한 ‘전문노인자원봉사 프로그램 공모사업’을 통해 해마다 30개 이상의 전문노인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체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봉사활동을 하는 노인은 2009년 기준 5.3%에 불과하다. 미국·영국·캐나다·호주·일본 등 선진국은 참여율이 23~36%에 달한다.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하는 노인도 많다. 이제는 눈길을 집 밖으로 돌려보자.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는 대표적인 봉사활동 연계기관이다. 협회는 노인복지 서비스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인 정보제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봉사단을 모집해 교육과 자조모임을 운영하고 그들이 다른 노인을 도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전국 200여개 노인복지관에서는 신노년문화운동의 핵심을 노인자원봉사활동으로 규정하고 전국 440개 봉사단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역시 경로당을 중심으로 한 자원봉사조직을 만들어 700개 자원봉사 클럽 조직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자원봉사 클럽은 20명 내외의 노인봉사자로 구성되고, 클럽별로 자체 발굴·기획한 과제를 주 1회 이상 수행하게 된다. 각 지역 복지관을 찾으면 노인을 돕는 자원봉사단에 가입할 수 있다. 우울증 없는 건강한 노년 생활을 추구하는 서울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02-363-9988)은 ‘프렌즈 전문노인자원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15명의 봉사단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노인을 대상으로 한 우울증 예방교육, 전화상담 등을 담당한다. 한달에 한번 독거노인 가정방문을 진행하고 수시로 전화를 걸어 고독사를 예방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 노원노인종합복지관(02-94 8-2745)의 ‘웰다잉 코칭 시니어리더 자원봉사단’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22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죽음에 대한 의미를 설파하고 존엄사에 대한 바른 정의를 내려준다. 또 최근 사회 이슈가 된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방법과 장기기증 절차에 대한 설명도 해준다. 전남 완주노인복지센터(063-26 1-4266)는 ‘주거환경 개선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봉사단에는 현재 20명이 참여하고 있다. 신체 건강한 지역 노인들이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들을 방문해 신체·경제적 이유로 보수를 하지 못한 집을 고쳐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간단한 집수리부터 전기보수·마당관리·도배·싱크대 수리·청소 등의 자원봉사 활동을 전개한다. 봉사단에 참여하면 일정 교육프로그램을 받은 뒤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센터에서 돕는다. 농촌지역 가옥의 특성상 노후 가옥이 많아 도움을 원하는 노인이 많지만 참여인원이 아직은 많지 않아 더 많은 봉사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노인복지관·지역 경로당·자원봉사센터 등을 통해 봉사단에 참여한 노인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보상혜택도 받을 수 있다. 민간보험은 만 80세까지만 보험 가입이 가능하지만 한국자원봉사공제회는 만 85세까지 보험 가입을 해주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연명치료 중단 사회적 합의안 마련

    말기 환자의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처음으로 도출됐다. 지난해 5월 병원이 환자에 대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 이후 나온 첫 합의로, 향후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입법부 등과의 추가적인 논의가 계속될 전망이다.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운영한 ‘연명치료 중단 제도화를 위한 사회적 협의체’ 활동이 종료됨에 따라 관련 합의사항을 14일 발표했다. 복지부는 존엄사 논란을 일으킨 ‘김 할머니 사건’ 이후 의료계와 종교계, 법조계 등의 추천 위원 18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가동, 모두 일곱 차례 모임을 갖고 항목별 세부 논의를 거쳐 합의 여부를 결정했다. 합의안은 연명치료 중단 대상을 지속적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를 포함한 말기환자로 정했다. 단, 지속적인 식물인간 상태라도 병증이 말기가 아니면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중단 가능한 연명치료의 범위도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등 특수 연명치료로 제한하고, 수분·영양공급 등 일반 연명치료는 중단할 수 없도록 했다. 연명치료 중단을 원하는 말기 환자는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으로 의사 표시를 하도록 했으며, 민법상 성인은 담당 의사와 상담 후 2주 이상의 숙려 기간을 갖도록 했다. 의사 표시는 서면을 원칙으로 하되 본인 의사임을 입증할 수 있으면 구두 의사 표시도 가능하다. 또 국가 차원의 관련 정책 심의기구로 ‘국가말기의료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의료기관별로 ‘병원윤리위원회’를 둬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도록 했다. 하지만 서명 또는 구두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말기 환자의 경우 의료진의 추정이나 가족 등의 대리에 의해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는 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려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또 미성년자나 지적장애인에 대해서는 병원윤리위원회의 확인을 거쳐 대리인의 의사 표시를 인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성인에 대한 대리 의사표시 인정 여부와 연명치료 중단의 법제화에 대해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려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김강립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개별 위원들이 소속 단체 등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지만 완벽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면서 “향후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 합의안을 국회에 제출해 관련 법안 심사에 참고하도록 하는 한편 병원 윤리위원회 표준운영지침서 등을 마련하는 등 연명치료 중단의 제도화를 서두를 계획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추정에 의한 존엄사 인정여부 갈등 여전

    오랫동안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켜 온 연명치료 중단 문제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제도화 단계에 다다랐다. 2009년 5월 대법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연명치료 중단을 인정한 후 1년여만이다. 보건복지부가 14일 발표한 ‘연명치료중단 제도화를 위한 사회적 협의안’은 존엄사 논쟁의 주요 쟁점이었던 대상 환자와 연명치료 범위 등에서 합의를 이끌어내 제도화의 기초를 다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안정적인 제도 정착을 위한 법제화는 당장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연명치료 중단 문제를 다룬 ‘협의체’ 소속 위원 중 절반이 넘는 9명이 법제화에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도 30여년 전에 존엄사협회를 구성했지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아직 관련법을 제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할머니 사건의 가족 측 변호를 맡았던 신현호 변호사는 “병원윤리위원회가 병원마다 제각각 달리 운영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관련 제도의 법제화에 대해서는 국가가 환자의 생명권과 인격권을 보장하기 위한 절차법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협의체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사안은 추정에 의한 연명치료 중단 의사표시를 인정하느냐의 문제와 성인 환자에 대한 대리인의 의사표시 수용문제 등이다. 이와 관련, 대다수 위원들은 의료진, 가족 등의 추정이나 대리 의사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대신할 수 있다고 봤으나 종교계를 대표하는 위원 등은 반대 의견을 고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윤석 한국의료윤리학회장은 “(환자가 직접)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대리 제도를 법적으로 차단하면 더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가족과 의료계의 합의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국내 병원 사망자가 한 해에 15만명이 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회생이 어려운 환자 본인이 연명치료 중단 의사를 밝히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이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상원 총신대 교수는 “환자의 의사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인공호흡기를 떼면 사망한다고 봤던 김 할머니도 200일 이상 생존했다는 점에서 환자 상태에 대한 의료진의 판단은 불확실성을 담고 있다.”면서 대리에 의한 의사표시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리 의사표시라고는 하지만 경제적·정신적 부담 등 가족들의 의사가 더 크게 반영될 소지가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여기에서 보듯 종교계 등의 연명치료 중단 반대도 간과할 수 없는 현안이다. 가톨릭계는 이미 연명치료 중단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여기에다 다른 나라들도 대체로 존엄사에 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영국은 법률로 안락사(존엄사)를 금지하고 있고, 독일과 스위스도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네덜란드는 10년 전에 세계 최초로 불치병 환자의 안락사를 허용했다. 이에 대해 일선 병원들은 큰 틀에서의 합의에는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추정 및 대리의사 표시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났다. 서울의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의료현장에서는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안석·이영준기자 ccto@seoul.co.kr
  • 상처 받은 영혼이 다시 살아나는 곳 가족

    상처 받은 영혼이 다시 살아나는 곳 가족

    역시 기댈 곳은 ‘가족’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공연이 눈길을 끈다. 7월18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1관에 오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재규 연출, 연극열전 제작)은 스타작가 노희경의 1996년 4부작 드라마를 연극으로 만든 것이다. 근사한 새집을 지어 이사 가는 꿈을 눈앞에 둔 엄마 인희가 자궁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의 얘기를 그렸다. 단순히 암에 걸려 죽게 생겼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살붙이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고 풀어나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워낙 인기가 높았던 TV드라마를 축약해 보여주는 방식이어서 다소 산만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든다. 그러나 오히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듯하다.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의 PD로 유명한 이재규 연출의 압축하는 재주가 상당한 데다, 정애리·송옥숙 두 주연의 절제된 폭발력이 큰 몫을 했다. 배우들이 퍼질러 울지 않고 끊어 주는 바람에 관객들이 흐느낄 시간이 2~3배는 늘어난 듯하다. “신파로 비춰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남편역의 최정우)는 말이 빈말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조명이 잠깐 들어왔다 나가는 동안 선보이는 배우들의 무서운 몰입을 보노라면, 점묘법으로 완성된 쇠라의 그림 한 폭을 보는 느낌도 든다. 6월27일까지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 오르는 ‘레인맨’(변정주 연출, 쇼팩 제작)은 더스틴 호프먼과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은 1989년의 동명 영화를 연극으로 만든 것으로, 지난 2~3월 공연의 앙코르 공연이다. 자폐증 환자인 형 레이먼의 존재를 알지도 못하던 동생 찰리는 상속재산이 형에게 갔다는 사실을 알고는 병원에 있던 형에게 슬슬 접근한다. 그러나 형과 함께 여행을 하면서, 잘 알지도 못하는 동생에게 애정을 쏟는 형의 모습에 차츰 감화되면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깨닫게 된다. 중견 연기자 박상원에, 뮤지컬스타 남경읍·경주 형제 등 무게감 있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아, 원래 공연 때는 관객 점유율이 80%를 넘어가는 등 쏠쏠한 흥행 성적을 올렸다. 5월이 가정의 달이라는 점을 감안, 15일까지 패밀리 패키지 4인석을 25% 할인 판매한다. 7일부터 7월4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차이무극장에서 열리는 ‘양덕원이야기’(박원상 연출, 극단 차이무 제작)는 최근 논란이 됐던 존엄사와 연명치료 문제를 빗대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죽음이 3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는 아버지가 임종에 들지 않자, 재산다툼도 하고 자식들 얘기도 하면서 유년의 기억, 가족의 의미를 되짚는다. 드라마 ‘파스타’의 이성민, ‘추노’의 최덕문 등 극단 주력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된다. 걸쭉한 입담을 쏟아내는 장의사 역에는 ‘B언소’ 등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였던 송재룡·이중옥이 캐스팅됐다. 1991년 초연된 뒤 가족 연극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임영웅 연출, 산울림소극단 제작)는 7일부터 6월6일까지 산울림소극장 개관 25주년 기념작으로 서교동 산울림소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주연도 초연 당시의 주연 박정자가 맡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김할머니 사망원인 법적공방 본격화

    ‘존엄사 논란’을 일으켰던 김모(78) 할머니의 사망원인을 놓고 법적공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1일 김 할머니 유족측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이날 할머니의 시신을 부검했다. 유족측은 2008년 2월 할머니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폐 조직검사를 받다 과다 출혈로 뇌손상을 입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자, 의료진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1억 4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법원에 냈다. 유족측은 또 김 할머니의 연명치료를 중단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두 소송은 할머니가 지난해 6월 인공호흡기를 뗀 이후에도 장기간 생존하면서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김 할머니측의 법적 대리인 신현호 변호사는 “2월쯤 재판부가 새로 구성되면 민사소송도 본격화될 것이며 의료진의 잘못을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할머니의 사위 심치성(50)씨는 “조직검사도 해야하기 때문에 정확한 결론을 얻기까지는 한 달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병원 관계자는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의 유해는 12일 오전 발인식을 한 뒤 남편이 묻혀 있는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에 안장된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존엄사’ 金할머니 별세

    국내에서 처음으로 ‘존엄사’가 인정돼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했던 김모 할머니(78)가 10일 별세했다. 대법원의 존엄사 인정 판결로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지 201일 만이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낮부터 김 할머니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오후 2시57분쯤 사망했다.”면서 “직접사인은 신부전증과 폐부종 등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해 5월21일 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에게서 무의미한 연명치료 장치, 즉 인공호흡기를 제거할 수 있다고 국내에서 존엄사를 처음으로 인정했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측은 같은 해 6월23일 김 할머니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 정현용 이민영기자 junghy77@seoul.co.kr
  • 존엄사 논쟁에서 임종까지

    존엄사 논쟁에서 임종까지

    김 할머니 ‘존엄사’ 논쟁의 발단은 2008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할머니는 폐암이 의심돼 서울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기관지 내시경을 이용한 조직 검사를 받다가 폐출혈과 심호흡 정지를 겪고 식물인간이 됐다. 김 할머니 가족은 처음에는 의료진의 과실여부를 따지기 위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신청했다. 그러나 김 할머니가 뇌손상을 입어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국내 첫 존엄사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 김 할머니 가족은 “할머니가 입원하기 전 ‘병원에서 안 좋은 일이 생겨 소생하기 힘들 경우 인공호흡기를 절대 끼우지말 것’을 당부했다.”며 병원측에 호흡기 제거를 위한 병원윤리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 그러나 병원측은 인공호흡기 부착과 치료 등을 계속하면 1∼2년 이상 생존할 수 있다며 거부했다. 이에 김 할머니 가족들은 2008년 5월 서울서부지법에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본안 소송을 냈다. 또 가족들은 헌법소원도 냈다. 정부가 존엄사에 대한 법률을 제정하지 않아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그해 7월 서부지법은 “치료가 의학적 의미가 없다는 주장을 인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족의 결정만으로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반면 11월 본심 1심 재판부는 김 할머니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연명치료 중지를 인정했다. 서울고등법원도 지난해 2월 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병원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2심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법원의 판단을 묻는 비약상고를 결정했다. 하지만 김 할머니 가족과 변호사측이 비약상고 제안을 거부함에 따라 병원측은 2심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지난해 2월10일 나온 서울고등법원의 판결도 1심의 판결을 뒤집지 못했다. 병원측은 2심 판결에 대해 대법원 상고를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대법원도 지난해 5월 21일 2심과 마찬가지의 결정을 내리면서 ‘존엄사’ 논쟁에 불이 붙었다. 헌법소원은 기각됐지만 의료계는 불치 환자들이 관행적으로 연명 치료를 거부해왔다며 존엄사에 대한 자체 지침을 마련했다. 반면 종교계 등은 생명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남용돼 환자들이 무분별하게 죽음에 이를 수 있다고 반발했다. 결국 지난해 6월23일 오전 10시21분 연명치료 중지를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 따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 할머니의 인공호흡기가 제거됐다. 그러나 짧게는 30분에서 길어야 3일 정도 살 수 있을 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김 할머니가 자발호흡을 되찾았고, 건강도 차츰 호전됐다. 때문에 ‘인공호흡기=인위적 연명치료 수단’이란 등식이 깨지면서 ‘연명치료의 범주를 어디까지로 규정할 것인가’란 새로운 논란이 제기됐다. 김 할머니가 지난해 10월부터 사망 직전까지 무호흡 상황을 피하기 위해 제공받았던 산소호흡줄과 항생제, 유동식 등이 연명치료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이후 김 할머니는 인공호흡기를 떼고도 200일 넘도록 삶을 이어갔으나 이날 오후 1시쯤부터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오후 2시57분 숨을 거뒀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김 할머니 논쟁 무엇을 남겼나

    대법원의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 결정에 따라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지 201일만인 10일 사망한 김 할머니는 우리 사회에 한 사람의 자연스러운 죽음 이상의 많은 의미와 과제를 남겼다. 김 할머니 사건은 법원에 ‘죽음의 방식에 대한 환자 본인의 선택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에 대해 지난해 5월 대법원은 “환자의 상태에 비춰볼 때 짧은 기간에 사망에 이를 것이 명백한 때 치료를 계속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어서 환자의 의사를 추정해 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고 답했다. 법원이 최초로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을 인정한 것이다. 이 같은 법원의 결정은 연명치료 중단의 법제화 필요성을 우리 사회에 환기시켜, 이른바 ‘존엄사법’ 제정의 물꼬를 텄다. ●존엄사법 법제화 물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인공호흡기 부착 치료행위가 의학적으로 무의미하다고 판단되며 환자가 무의식 상태이지만 환자의 진정한 의사를 추정할 수 있다.”고 밝힌 법원의 1심 판결에 힘입어 지난해 1월 ‘존엄사법’(가칭)을 제정하라는 입법청원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은 ‘2명 이상의 의사가 말기상태로 진단, 의학적으로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존엄사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또 같은 당 김세연 의원도 지난해 6월 ‘자연사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당장 이들 법안이 국회를 거쳐 법제화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존엄사법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의료보험 등 사회복지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법제화만 덜컥 이뤄지면 “‘가난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것을 정당화시킨 것”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또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는 ‘환자에게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권리를 국가가 나서서 법제화할 필요는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국가가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규정한 법률을 만들지 않아 환자의 행복추구권이 침해당했다고 김 할머니 측이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한 각하결정이었다. ●의료·복지체계 점검 계기 입법 부작위로 인한 기본권 침해 문제에 대한 헌재의 소극적인 태도를 재확인한 것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지만, ‘고려장법’이라는 오해 때문에 노년층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국회의원들이 법안 처리에 나서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김 할머니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되던 ‘죽음’을 공론화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다. 김 할머니 소송을 담당했던 신현호 의료소송전문 변호사는 “김 할머니는 한국 사회에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이라는 결과물만 준 것이 아니라, 존엄사법 시행에는 부족한 의료·복지 시스템에 대한 자각과 죽음에 대한 공개적 논의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김할머니 연명치료중단 6개월] 사회보장 제대로 돼야 무분별한 존엄사 막아

    [김할머니 연명치료중단 6개월] 사회보장 제대로 돼야 무분별한 존엄사 막아

    “사회보장제도가 강화돼야 ‘돈 없어서 죽는다.’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대법원의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판결을 이끌어 낸 신현호(51) 의료전문 변호사는 존엄사법 제정, 시행의 가장 큰 걸림돌을 사회적 합의보다 ‘돈’을 먼저 들었다. 신 변호사는 “존엄사법을 두고 벌어지는 가장 큰 논란은 법 시행 이후 환자의 가족들이 법이 정하는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를 어떻게 막을 것이냐는 점”이라면서 “이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선 의료보험을 비롯한 사회보장제도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중환자의 연명치료를 위해 들어가는 고가의 의약품들은 대부분 의료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고스란히 환자 가족 및 보호자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존엄사법을 두고 이른바 ‘고려장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인층의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국회의원들은 이 같은 오해 때문에 법제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 그래서 더욱 사회보장제도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 변호사는 이번 소송을 10년 넘게 기다려 왔다. 환자의 가족들은 ‘어차피 오래 못 사실텐데….’라며 발걸음을 돌렸고, 보호자의 뜻으로 환자를 퇴원시켰다 환자가 결국 죽은 ‘보라매병원 사건’ 이후 병원들은 중환자를 퇴원시키면 살인죄를 뒤집어 쓸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었다. 그는 “김 할머니 가족들이 사건을 맡겼을 때, 혹시나 마음을 바꿀까 봐 하루 만에 50장짜리 소장을 작성해 법원에 냈다.”며 “환자에게 ‘마음대로 죽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진료 선택권이 있다는 것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김할머니 연명치료중단 6개월] 의료계 “합법화” 종교계 “남용 우려”… 여전한 평행선

    존엄사 법제화 논란은 ‘5월 대법원 판결’ ‘6월 김할머니 인공호흡기 제거’가 있은 6~7개월 전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법제화에 앞서 존엄사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존엄사 인정을 두고 의료계와 종교계는 간극을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었다.의료계는 존엄사 필요성에 대해 동의했다. 하지만 지금 같은 방식으로 존엄사가 허용되면 경제적 이유로 존엄사를 택하는 경우가 늘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명하 인도주의 실천의사협의회 간사는 “존엄사 필요성은 국민의 80%가 찬성하고 있는 만큼 존엄사 합법화 방향은 맞다.”면서도 “외국의 합법화된 나라들처럼 존엄사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세우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대표도 존엄사 관련 의료행위에 대한 윤리적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 대표는 “얼마간의 시간과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의견을 통합해 시행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환자 및 가족들의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반면 천주교 서울대교구 박정우 생명위원회 사무국장은 “존엄사 관련 가이드라인은 필요하나 법제화는 위험하다.”며 법제화에 선을 그었다. 환자 개개인의 상황이 다르고, 의사마다 판단이 달라 남용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란 것이다. 존엄사 법제화 시기상조론을 편 박 국장은 최근 김할머니의 병원 조치와 관련해 “식물상태의 인간도 영양공급만큼은 중단해서는 안 된다. 굶겨죽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 피해만 주므로 빨리 죽어야 하지않냐는 사람들의 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어 지금의 존엄사는 진짜 존엄사라고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의식 있는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정리하고 가는 게 존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존엄사 자체는 찬성한다.”면서도 “경제적 이유를 들어 현대판 ‘고려장’처럼 악용되는 일이 없도록 사회적으로 합의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김할머니 연명치료중단 6개월] 존엄사 법제화 사실상 ‘사망선고’

    [김할머니 연명치료중단 6개월] 존엄사 법제화 사실상 ‘사망선고’

    지난 5월 대법원이 김모(77) 할머니에 대해 국내 첫 존엄사 인정 결정을 내리면서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존엄사 법제화’가 수면 아래로 잠복했다. 현 시점에서 법제화는 물 건너 갔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 싶다. 해당 정부 부처는 물론 관련 법안을 발의했던 국회의원들조차 법제화 추진을 머뭇거리고 있다. 사회적 논란 속에 소걸음을 하던 존엄사법 제정작업이 결정타를 맞은 것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다. 헌재는 지난달 29일 ‘환자에게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권리를 국가가 나서서 법제화할 필요는 없다.’고 결정했다. 국가가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규정한 법률을 만들지 않아 환자의 행복추구권이 침해당했다며 김 할머니 측이 제기한 헌법소원을 재판관 9명 중 8명이 각하결정을 내렸다. 국가가 존엄사법을 법률로 만들 의무가 없다는 헌재의 결정은 정부와 국회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했다. 이들 법 제정 주체들은 법제정이 안 되는 이유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꼽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21일 “복지부는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사안이며,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법령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사회적 합의를 위해 종교·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추천받은 전문가를 중심으로 이달부터 매월 한 차례씩 존엄사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작 존엄사 관련법을 낸 국회도 정부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6월22일 ‘자연사법’을 발의한 한나라당 김세연 의원은 “존엄사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생명에 관한 부분인 만큼 법제화 자체를 반대하는 의원들이 상당히 많다.”면서 국회에서 법안이 다뤄질 가능성을 낮게 봤다. 복지부의 입법 반대 입장도 법제화가 안 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나 앞서 같은 당 신상진 의원이 발의한 ‘존엄사법’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되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법제화보다는 의료 현장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지침대로 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의견이 세를 얻어가는 분위기다. 김 할머니의 존엄사 인정 판결 이후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에서는 병원 자체적으로 지침을 만들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는 10월1일 ‘연명치료 중지에 관한 지침’을 만들어 의료기관에 통보했다. 이 지침은 김 할머니 사건으로 존엄사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계의 ‘합의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김 의원도 이 지침에 높은 점수를 줬다. 회복가능성이 없는 환자 본인의 결정과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지할 수 있으며, 다만 의도적으로 환자의 생명을 단축하거나 자살을 돕은 행위는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지침의 골자다. 존엄사 결정은 환자 스스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스스로 할 수 없을 때는 환자의 대리인 또는 후견인이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 지침 역시 사회적으로 수용이 된 것은 아니다. 종교계 등 존엄사 자체를 반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결국 김 할머니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존엄사 법제화는 장기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현장르포]김할머니 인공호흡기 뗀 후 반년 현장르포

    [현장르포]김할머니 인공호흡기 뗀 후 반년 현장르포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15층의 한 1인실. 대법원의 국내 첫 존엄사 인정 판결로 6월23일 인공호흡기를 뗀 김모(77) 할머니가 반 년 가까이 호흡을 유지하고 있다. 13일 기자가 찾아간 병실엔 지난해 2월18일 의식을 잃기 전까지 김 할머니가 즐겨 들었던 찬송가가 병상 옆 카세트를 통해 은은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에 화답하듯 할머니는 “아~”하는 소리와 함께 큰 숨을 들이 쉬었다. 분당 호흡수 17, 산소포화도 99%. 혈압과 맥박 모두 정상치다. 그러나 병상을 지키던 맏사위 심치성(49)씨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는 “지난 두 달 동안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지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코에 호흡줄 끼워 자가호흡 도와 할머니의 코에는 산소 호흡줄이 끼워져 있었다. 강제로 산소를 주입했다 뺐다 하는 인공호흡기와 달리 자가 호흡을 돕는 보조장치다. 10월부터 산소포화도가 90% 이하로 떨어지거나 일시적인 무호흡 상태가 나타나 의료진이 취한 조치라고 심씨는 설명했다. 호흡 상태가 좋아지면 다시 뗐다가 붙이는 것을 반복한다. 입을 통해 주입하는 유동식(流動食)도 섭취하기 쉽도록 더 묽은 상태로 바꿨다. 심씨는 “언제 장모님의 호흡을 가져가실 지는 하느님만 아실 것”이라면서 “의식이 없고 반응도 없지만 영적으로 다 듣고 계신다고 생각해 중요한 가족대화는 가능하면 병상 밖에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보름 전에는 할머니의 등에 심한 욕창이 생겨 피부과 진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피부를 긁어내면 새로 돋아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진단도 내놓았다. 일단 의료진은 연고를 바르고 항생제를 투여해 상태 악화를 막았다. 가족들은 본의 아니게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법제화’ 논쟁의 중심에 서는 바람에 줄곧 심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가족 대변인격인 심씨는 10월14일 할머니의 77번째 생일 이후 언론 인터뷰를 고사했다. 할머니가 인공호흡기를 뗀 이후에도 생명을 이어가면서, ‘부모님을 잡아먹은 사람들’이라거나 ‘너희들이 기독교인이냐.’라는 등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연명치료 범위 상당히 애매” 국내 최초로 재판부로부터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판결을 받았지만 법제화는 물론 용어정리조차 제대로 안돼 가족들의 심적 고통은 더해가고 있다. 심지어 자가호흡을 돕는 호흡줄과 항생제, 유동식 등이 연명치료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논란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연명치료를 거부한 환자가 생명유지 시스템에 의존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심씨는 “호흡줄 같은 최소한의 보조수단도 의학적으로 연명치료에 해당하지만 우리는 단순히 ‘인공호흡기의 제거’만 허용해 달라고 법원에 의견을 제시했던 것”이라면서 “유동식이나 호흡줄은 계속 유지하고 최악의 상황에서 심폐소생술만 하지 말라고 병원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환자 본인이나 가족의 뜻과 무관하게 연명치료는 무조건 강제로 하도록 규제해 왔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허대석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인공호흡기나 심폐소생술 외의 다른 조치도 모두 중지하라는 얘기는 우리 문화에서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연명치료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어디까지라고 정해진 것도 없다.”면서 “상당히 애매하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국가에 존엄사 법제정 의무 없다”

    환자에게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존엄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해도 국가가 이를 법제화할 의무까지는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헌재 전원재판부는 29일 대법원에서 국내 첫 번째 연명치료 중단 판결을 받았던 김모(77) 할머니 자녀들이 “국가가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규정한 법률을 만들지 않아 환자의 행복추구권이 침해 당했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을 각하했다고 밝혔다.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헌법이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해도 국가가 이를 보호하기 위해 연명치료 중단 등에 관한 법률을 만들 의무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공현 재판관은 “연명치료 관련 법을 만들지 않은 것은 헌법상 자기결정권 등 기본권과는 무관하고, 그로 인해 기본권이 침해될 가능성도 없다.”고 소수 각하의견을 냈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2월 폐암 확인 검사를 받다 과다출혈에 따른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지자, 자녀들은 “기계장치로 수명을 연장하지 말라는 것이 평소 어머니의 뜻”이라며 존엄사를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내면서 헌법소원도 함께 냈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2010 대입 1차수시 논술 신종플루 등 시사지문 많아

    최근 실시된 2010학년도 대입 1차 수시모집 논술시험에서 신종플루, 존엄사 등 시사적인 내용이 제시문으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건국대가 실시한 2010학년도 1차 수시모집 자연계 논술고사에서는 신종플루 관련 문항이 출제됐다. 1976년 미국에서 유행한 돼지 인플루엔자와 이에 대한 백신 접종의 부작용 관련 설명문을 제시하고 수두 바이러스와 계절독감 바이러스의 면역 반응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이에앞서 26일 실시된 한국외대 수시 1차 논술에서는 지난 5월에 나온 대법원의 존엄사 판결내용을 옹호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을 800자 안팎으로 논술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장자의 자연관 및 생사관, 의도적 개입없이도 시장의 자원배분이 이뤄진다는 내용의 하이예크의 논문 일부를 다룬 제시문 2개와 별의 일생을 보여주는 지구과학 교과서 내용을 다룬 자료 등 3가지 자료를 읽고 난 뒤, 연명치료 중단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 추구권을 명시한 헌법정신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결에 대한 찬반입장과 그 논거를 요구하는 문제였다. 외대는 전년도에 이어 올해에도 제시문 가운데 하나는 영어로 제공했다. 한편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소통을 주제로 한 제시문이 건국대와 경희대 논술에서 동시에 출제돼 눈길을 끌었다. 건국대 인문계 논술에서는 어려 제시문을 통해 소통의 다양한 양상과 문화적 배경을 비교 분석하고 각종 도표를 이용해 지리적 경제적 문화적 요소가 경제교류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는 문제가 나왔다. 경희대의 인문 및 예체능계 논술에서는 소통을 테마로 한 네개의 제시문을 소개한 뒤, 공통점 등을 서술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박현갑기자 eagkedu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