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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재홍 강소라 ‘해치지 않아’ 스틸 공개.. 새해 웃음 폭탄 예고

    안재홍 강소라 ‘해치지 않아’ 스틸 공개.. 새해 웃음 폭탄 예고

    안재홍, 강소라가 출연하는 영화 ‘해치지 않아’의 보도스틸 16종이 공개됐다. ‘해치지 않아’는 올해 1,626만 관객을 동원한 코믹 수사극 ‘극한직업’의 제작사와 ‘달콤, 살벌한 연인’ ‘이층의 악당’ 손재곤 감독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안재홍)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다. 오늘(9일) 보도스틸 16종을 오픈하며 예비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동물과 사람을 넘나드는 역대급 1인 2역 캐릭터들의 활약을 엿보게 하며 눈길을 끌었다. 동산파크의 새 원장으로 부임한 생계형 수습 변호사 태수. 손님은커녕 동물조차 없는 폐업 직전의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과 함께 그의 제안에 어이없어하다가 결국 저마다의 이유로 참여하게 되는 동산파크 직원들의 고군분투가 짠내를 유발한다. 스쿼트 자세로 고릴라 포즈를 연습하는 사육사 건욱(김성오), 사자가 되기 위한 사족보행 연습에 여념이 없는 수의사 소원(강소라), 나무늘보가 되기 위해 기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사육사 해경(전여빈), 목 빠진 기린을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애를 쓰는 헌 원장, 서원장(박영규), 직접 북극곰이 되어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주는 새 원장 태수까지 기상천외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웃픈 모습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과연 동산파크 5인방이 관람객들에게 들키지 않고 미션을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오는 2020년 1월 15일 개봉.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석 달간 금주 인증샷 약속 지켜 감형…치유법원 덕에 음주 뺑소니범 ‘새 삶’

    석 달간 금주 인증샷 약속 지켜 감형…치유법원 덕에 음주 뺑소니범 ‘새 삶’

    비공개 카페에 금주 수행 날마다 올려 재판부, 피고인 달라진 모습 응원 댓글 징역 1년형 원심 깨고 집행유예 선고“순간의 실수로 가족 모두를 잃을 뻔했는데 새롭게 시작할 기회를 준 법원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180도 달라진 삶을 살겠습니다.”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303호 법정. 형 집행을 유예한다는 판사의 선고에 허모(34)씨가 울먹였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이날 음주 뺑소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씨에게 원심(징역 1년)을 파기하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3개월 전 재판부와 한 약속을 충실하게 지켰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4살 아들과 9살 딸의 아버지인 허씨는 이미 두 차례나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력이 있는 상습 음주운전자였다. 지난 1월엔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낸 뒤 도망쳤고, 경찰의 음주 측정을 세 차례나 거부하면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형을 받았다.구치소 안에서 꼼짝없이 징역형을 기다리는 상황이던 지난 8월, 2심 재판부는 허씨에게 ‘치유법원 프로그램’이라는 뜻밖의 제안을 했다. 향후 3개월간 절제력과 책임감을 키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 양형에 고려하겠다고 한 것이다. 치유법원 프로그램은 범죄의 원인이 된 행동이나 습관을 바꾸기 위해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일정 기간 과제를 부여한 뒤 그 결과를 양형에 반영하는 제도다. 현재 미국과 영국, 캐나다와 호주 등의 형사절차에서 치유법원이 운영되고 있다. “지금 생각하면 강박증이 있었던 같아요. 회식 때 술을 마시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매번 술을 마셨죠. 설마 하는 마음에 운전대를 잡았는데 그게 사고로 이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허씨는 “가족보다 일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거듭 후회했다. 재판부는 허씨에게 향후 3개월간 금주하고 매일 오후 10시 전에 귀가해 비공개 카페인 ‘치유법원 카페’에 동영상을 포함한 활동보고서를 작성해 올릴 것을 권고했다. 구치소에서 보석으로 나온 허씨는 그날부터 술을 딱 끊었다. 대신 퇴근 후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아빠의 달라진 모습에 아이들도 기뻐했다. 허씨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담긴 동영상을 매일 비공개 카페에 올렸다. 재판부와 검사, 허씨의 변호인도 매일 응원과 격려의 댓글을 달며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허씨는 “술을 끊은 뒤 일찍 집으로 가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며 “딸은 이제 엄마보다 절 더 많이 찾게 됐다”고 말했다. 허씨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행된 ‘치유법원 프로그램’의 첫 수혜자가 됐다. 정준영 부장판사는 “처벌만이 능사가 아님을 보여 주는 치유법원 프로그램의 첫 졸업자인 허씨가 우리 사회에 밝고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허씨에게 1년간의 보호관찰명령을 내리며 가능한 한 금주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오후 10시까지 귀가하라는 다소 완화된 명령을 부과했다. 재판부는 “허씨의 지난 3개월 삶이 녹아 있는 비공개 자료 등은 연구 차원에서 활용할 계획”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치유법원이 정식으로 시행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로봇개’ 스폿, 美 매사추세츠 경찰견 투입 논란…“무기화 우려”

    ‘로봇개’ 스폿, 美 매사추세츠 경찰견 투입 논란…“무기화 우려”

    미국의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제작한 4족보행 로봇 ‘스폿’(SPOT)을 매사추세츠주 경찰이 사건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시카고 공영라디오 WBUR은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입수한 새로운 문건을 인용해 이른바 ‘로봇개’로 불리는 스폿이 지난 8월 이후로 매사추세츠주에서 경찰관들과 함께 여러 사건에 투입됐지만, 아직 이런 사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이 방송은 매사추세츠 경찰이 스폿을 위험물로 의심되는 포장물을 조사하거나 용의자들이 숨어있을 수 있는 사건 현장에 먼저 투입되도록 고안된 이동식 원격 감시 장치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스폿은 현관문을 사람처럼 열 수 있는 로봇 팔과 저조도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으며, 이런 장치는 자체적으로 작동하거나 원격 조종기를 사용해 수동으로도 작동할 수 있다. 이는 인공지능(AI)과 컴퓨터 시각 처리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가능했다. WBUR에 따르면,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매사추세츠 경찰의 계약서에는 스폿에 무기를 장착하지 못하도록 해서 이 로봇을 사람들을 물리적으로 해하거나 위협하는 데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이에 대해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재 우리는 매사추세츠 경찰과 공공안전을 목표로 하는 협력 관계에 있다. 앞으로 5~10년 안에 우리는 스폿을 이용해 위험한 상황을 파악하고 의심스러운 소포를 확인하며 비상 상황에서 위험한 가스를 감지하는 최초 대응자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스폿과 같은 민첩한 로봇을 이런 상황에 투입하면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사람을 대신할 수 있으며 비상 대응자들에게 위기의 상황을 더 잘 인식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CLU와 같은 시민단체는 이런 로봇이 무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스폿을 포함해 아틀라스라는 이름의 2족 보행 로봇 등 여러 로봇을 여러 기업에 임대하는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사진=매사추세츠주 경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해찬, 패트 ‘데드라인’ 못박아… 각 당 명운 걸린 ‘운명의 2주일’

    이해찬, 패트 ‘데드라인’ 못박아… 각 당 명운 걸린 ‘운명의 2주일’

    문희상 국회의장이 오는 12월 3일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의 ‘스타트라인’으로 설정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12월 17일을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남은 기간 내 자유한국당과의 ‘합의 처리’를 강조하며 야권 설득에 힘을 쏟고 있지만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에 대한 각 당의 입장이 달라 막판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이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2월 17일부터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므로 그때까지는 사법개혁 법안과 함께 선거법이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했다. 이는 선거법 개정안이 27일, 사법개혁안이 다음달 3일 국회 본회의에 각각 부의된 뒤 논의가 무작정 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처리 기한을 못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선거법은 최대한 한국당과 협상을 해서 합의 처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예상했던 것보다 부작용이 훨씬 커질 수 있다”며 합의 처리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협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당 개별 의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대비해서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결국은 접점이 어느 정도는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당이 선거법·공수처 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가운데 나머지 정당들은 최후의 수단을 준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민주당 홍영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대안신당 유성엽 의원 등은 이날 회동을 갖고 ‘4+1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했다. 4+1 협의체에는 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 그리고 대안신당이 참여한다. 선거법을 놓고는 야권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다. 평화당과 대안신당은 기본적으로 연동형비례대표제에 찬성하지만 지역구 의석이 줄어드는 것에 부정적이다. 이로 인해 지역구 의석을 250석, 비례대표를 50석으로 조정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평화당 일각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연동형 50%+기존 50%)를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하자는 견해도 나온다. 반면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당운을 건 정의당은 지역구 의석 225석에 비례대표 75석을 바탕으로 한 원안 통과를 희망하고 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원천 무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부의는) 족보 없는 불법 부의”라며 “패스트트랙만 내려놓으면 그때부터 협상다운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이날 문 의장이 주재한 정례회동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논의 등을 위해 26일부터 매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동을 갖기로 했다. 문 의장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에 대해 “여야 합의가 안 될 경우에는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민수 국회대변인이 전했다. 또 여야 3당 원내대표는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오는 29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한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여야가 29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를 열어 비쟁점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며 “국회법 개정안과 데이터 3법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한 대변인은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27일 또는 28일 중 하루 개최하기로 했다”며 “국회 윤리특위를 21대 국회부터 상설화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이재용 “사업보국 선대회장 이념 기리자”

    이재용 “사업보국 선대회장 이념 기리자”

    사장 취임 이후 전 계열사 사장단 첫 대면 “상황 어려운데 흔들림 없는 경영에 감사” 가족보다 삼성 총수로 존재감 더 드러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추모식에서 삼성그룹 사장단과 함께 ‘호암 정신’을 되새겼다. 이 부회장이 2010년 사장에 취임한 이후 전 계열사 사장단을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처음이다. 올해는 삼성전자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의미가 있는 해이고 최근 그룹을 둘러싼 대내외적 여건이 녹록지 않자 ‘호암 추도식’을 계기로 그룹 사장단이 모두 모여 다시 한번 결의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조상의 무덤)에서 열린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도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이 ‘호암 추모식’에 참석한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특히 오는 22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2차 공판을 앞뒀음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에는 해외 출장 때문에 공식 추모식 일주일 전에 가족들과 함께 선영을 찾았고, 2017년에는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 수감되며 불참했다. 이 부회장이 그동안 가족 구성원의 일원으로 추모식을 찾았다면 올해는 삼성 총수로서의 존재감을 더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추모식 직후에 삼성그룹 사장단 50여명과 식사를 함께 하며 “안팎의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흔들림 없이 경영에 임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지금의 위기가 미래의 기회가 되도록 기존의 틀과 한계를 깨고 지혜를 모아 잘 헤쳐 나가자”고 말했다. 또 이병철 선대 회장의 경영철학인 ‘사업보국’(事業報國·사업을 통해서 나라를 이롭게 한다)을 기려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고 했다. 이 부회장이 ‘호암 추모식’에서 별도의 메시지를 외부로 낸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식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참석했다. 이건희 회장은 미국에 머물렀던 2013년에 이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2014년부터 계속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앞서 오전 9시쯤에는 이재현 CJ그룹 일가가 선영을 찾아 추모식을 진행했다. CJ그룹과 삼성 측은 상속 분쟁이 불거진 2012년 이후 같은 날 시간을 달리해 그룹별 추모식을 갖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文의장·5당 대표 이번주 ‘패트’회의… 한국당 “부의 땐 총력 저지”

    文의장·5당 대표 이번주 ‘패트’회의… 한국당 “부의 땐 총력 저지”

    나경원 “부의하겠다는 것조차 불법” 與, 진전 없으면 한국당 빼고 협상 전망 이해찬 “선거법 27일부터 본회의 회부 다음주부터 국회 비상상황 올 것” 압박 이인영, 새달 15일까지 국외활동 금지령 3당 원내대표, 방위비 결의안 결론 못내패스스트랙(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과 사법개혁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이번 주에 정치협상회의를 연다. 5당 대표가 정치협상회의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자유한국당은 이날도 패스트트랙 법안의 본회의 부의 시 총력으로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1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정치협상회의 실무모임에 참석한 뒤 기자들이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느냐고 묻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지만 지금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 이번 주 중 국회의장 주재로 5당 대표가 참여하는 정치협상회의를 열고, 저희도 수요일에 한 차례 더 모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는 윤 사무총장 외에 이기우 국회의장 비서실장, 정의당 여영국·바른미래당 김관영·자유한국당 김선동·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 1시간이 넘는 이날 모임에서 실무단은 유의미한 합의를 내지 못했다. 이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실무협의에 한국당에서 어떤 협상안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 일정 논의밖에 할 수 없었고, 그 이상은 이후에 진행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국당은 이날 ‘불법 패스트트랙 대책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2월 3일이란 부의 시점도 어떤 법적 근거도 갖고 있지 않은 족보 없는 해석이며 12월 3일 부의 역시 불법”이라며 “패스트트랙 법안이 통과되면 의원직 총사퇴를 비롯한 모든 국회 제도 절차를 이용해 총력 투쟁하겠다”고 했다. 한국당은 지역구를 270석으로 확대하고 비례대표를 폐지하는 안을 고수 중이다. 반면,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선거법 개정안 심의 마감시한이 오는 26일이며 27일부터는 본회의에 회부돼 상정이 가능하게 된다”며 “다음주부터는 정말 국회에 비상이 걸리는 상황이 올 것 같다”고 한국당을 압박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들에게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국외 활동을 금지해달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패스트트랙 본회의 처리 시점을 최대 다음달 15일까지 설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측의 공방으로 이번 주 정치협상회의가 진전을 거둘지에 대해 의심 어린 시선이 많은 상태다. 지난달 11일 첫 정치협상회의는 황교안 대표가 참석하지 않아 반쪽으로 진행됐었다. 특히 한국당과 나머지 4당의 견해차가 커 이번 주 정치협상회의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으면 민주당이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으로 구성된 정치 세력과의 협상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이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지역구 225석, 비례 75석을 바탕으로 한 패스트트랙 원안은 논의 출발선이지 종결선은 아니다”라고 선언하며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핵심은 선거법 개정안으로 줄어든 호남 의석 확대 여부다. 평화당 관계자는 “지방, 농촌, 낙후지역의 지역구 축소를 강제하는 2:1 인구 편차를 깨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도 “호남 의석수가 줄어드는 것을 막는 협상을 할 여지는 있다. 지역구 의석수를 조정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오전에 회동해 방위비 분담금 공정 합의 촉구 결의안과 민생법안 처리 방안 등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와우! 과학] 집단 백덤블링에 드리블까지…MIT ‘미니치타’ 로봇 신기술 공개

    [와우! 과학] 집단 백덤블링에 드리블까지…MIT ‘미니치타’ 로봇 신기술 공개

    소형견 크기의 사족보행 로봇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상에 게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한 잔디 광장에서 인공지능(AI) 사족보행 로봇들이 단체로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모습이 트위터상에 공유됐다. ‘로봇과 AI월드’(Robot&AIWorld)라는 이름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와 지금까지 조회수가 627만회를 넘긴 해당 영상은 이른바 ‘미니치타’로 불리는 로봇들이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콘트롤러에 의해 동시 또는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준다.영상을 보면 한 MIT 연구원이 RC카 콘트롤러처럼 생긴 휴대 기기로 지시를 내리자 적어도 9대 이상의 미니치타는 동시에 앉거나 일어서는 행동뿐만 아니라 흔히 백덤블링으로 불리는 백플립까지도 쉽게 성공한다.심지어 한 연구원이 축구공을 주자 이 중 한 미니치타가 드리블까지 선보이는 데 그 모습은 마치 축구 좀 해본 반려견이 주둥이로 공을 밀면서 나아가는 모습과 흡사하다. 이 놀라운 로봇들을 개발한 이들은 MIT 생체모방로봇연구소 소속 연구팀이다. 이들을 이끌고 있는 김상배 MIT 기계공학과 부교수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인 치타에 매료돼 10년 전쯤 두 대학원생 벤저민 카츠, 재러드 디 카를로와 함께 치타처럼 우아하게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 데 도전했고, 지금까지 다양한 크기의 치타 로봇을 만들어냈다.그중 무게 9㎏, 길이 40㎝의 미니치타는 가장 진보한 ‘치타 3’ 로봇을 소형화한 것으로, 시속 8㎞ 수준의 최고 속도로 달릴 수 있어 현존하는 사족보행 로봇들 가운데 가장 빠르다. 하지만 이런 로봇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달리기 속도와 같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인식하지 못한다”면서 “미니치타는 자기 몸을 똑바로 일으키기 위해 초당 30회가 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니치타는 다양한 방식으로 걷거나 뛸 수 있고 옆으로 넘어져도 혼자 일어날 수 있으며 심지어 백플립도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중으로 도약해 360도 회전하는 백플립을 이 로봇에 가르치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김 교수는 “백플립은 달리기보다 실제로 가르치기가 쉽다. 진짜 도전은 착지에 있다”면서 “결국 착지할 수 없으면 도약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팀은 미니치타에 새로운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최근 미니치타 로봇 10대를 추가로 제작했으며 다른 대학 등 실험실로 보낼 계획이다. 이는 같은 하드웨어(로봇)로 연구하면 정보를 서로 공유해 알고리즘을 더욱더 빨리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이들이 개발하고 있는 특별한 기술 중 한 가지는 계단을 오르는 것이다. 이는 가장 가능성이 있는 사족보행 로봇을 비롯한 많은 로봇이 여전히 해결해야 할 큰 과제이기도 하다. 언젠가 이런 로봇이 인간 대신 여러 분야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는 김 교수는 현재 연구팀과 함께 미니치타에 새로운 기술을 추가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이런 로봇이 사람을 졸졸 따라다니는 개와 같은 동물 수준의 이동성을 얻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로봇과 AI월드/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패트 공조 당시 4당 원내대표 “12월 3일까지 처리”

    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4개 검찰개혁법안을 오는 12월 3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키로 한 데 대해, 지난 4월 검찰개혁법안·선거제개혁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공조했던 여야 4당의 당시 원내대표들이 30일 지지를 표명했다. 반면 한국당은 내년 1월 말 부의라는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국회에 주어진 향후 한 달간 여야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바른미래당 김관영·민주평화당 장병완(현 대안신당) 전 원내대표와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등은 이날 국회 정론관 합동 기자회견에서 “12월 3일까지는 국회법 등 관련 절차에 따라 패스트트랙 법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현재 분당에 가까운 분열로 당론이 통일돼 있지 않고 평화당은 대규모 탈당 사태로 당세가 위축된 상태여서 이들의 주장이 6개월 전만큼 위력이 있는 상태는 아니다. 장 전 원내대표는 “12월 17일이 21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예비후보 등록일임을 감안한다면 늦어도 한 달 전인 11월 17일까지는 여야 협상을 마무리하고 12월 3일까지는 법안 처리를 마쳐야 한다”며 “정치 협상 과정이 패스트트랙을 지연하거나 봉쇄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당내 회의에서 “(10월 29일 부의라는) 최악의 오판은 일단 피했지만, 12월 3일 부의 역시 족보 없는 해석에 불과하다. 아무리 빨라도 내년 1월 29일에 부의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명백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나경원 “‘의석수 확대 합의’ 주장 심상정, 사과 안하면 법적조치”

    나경원 “‘의석수 확대 합의’ 주장 심상정, 사과 안하면 법적조치”

    “檢개혁법안 12월 3일 부의, 족보없는 해석”한전 전기료 할인 폐지에 “국민이 봉이냐”“탈원전으로 멀쩡한 회사 적자 만들어놔”정부 탈원전 에너지 정책 비판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0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한국당과 합의한 의석 수 확대’ 발언에 대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면서 “오늘까지 사과하지 않으면 바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제가 의석수 확대를 합의해줬다고 주장한다”면서 “없는 합의를 운운하는 게 벌써 2번째이고 정치인으로서 도를 넘은 발언”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심 대표는 본인이 한 말을 뒤집고 의석수 확대를 얘기하고 있다”면서 “그러더니 본인 말을 뒤집는 게 창피했는지 갑자기 없는 합의를 운운한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한국당과 합의한 대로 현행 300석에서 10% 범위(30석) 내에서 확대하는 합의가 이뤄진다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의원 세비 총액을 동결한다는 전제 위에서 의원정수 확대를 검토하자는 것은 오래된 논의로 그 논의가 바탕이 돼 지난해 12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까지 함께 현행 300석에서 10% 범위 내에서 확대하는 합의를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정의당에 따르면 해당 합의 이후 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대했고, 결국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지난 4월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선거법 개정안에 의원정수 확대 방안이 빠졌다. 심 대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등 검찰개혁 법안을 12월 3일 부의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나 원내대표는 “최악의 오판을 일단 피했지만 12월 3일 역시 족보 없는 해석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는 엄연히 별개의 상임위이며, 공수처 법안은 명백히 법사위 법안이 아니다”라면서 “따라서 90일의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기간을 별도로 줘야 하며, 아무리 빨라도 내년 1월 29일에 부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한국전력이 1조 1000억원대의 각종 전기료 특혜할인을 폐지하기로 한 것과 관련, “탈원전으로 멀쩡히 잘 돌아가던 한전을 적자 회사 만들어놓고 적자를 국민에게 메우라고 하나. 국민이 봉인가”라고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비판했다.이어 “이 정부도 속으로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눈치를 보며 총선 뒤로 미루고 있었다”면서 “아직도 원전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에 사로잡힌 것인지, 아니면 태양광 마피아 눈치를 보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한 실정”이라며 탈원전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온갖 할인 제도가 전기요금에 포함돼 누더기가 됐다”면서 “새로운 특례할인은 없어야 하고, 운영 중인 한시적 특례는 모두 일몰시키겠다”고 말했다. 주택용 절전 할인은 물론 신재생 에너지 할인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 할인, 전기차 충전 할인, 초·중·고교 및 전통시장 할인 등을 원칙적으로 모두 없애 부담을 덜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한전은 다음달까지 자체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마련한 뒤 내년 상반기까지 정부와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정책 전환 속에 한전은 지난해에만 1조 7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208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로 전환된 것은 6년 만이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9285억원에 달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해영 “비례 30%는 2030세대 추천…경험 부족보다 진영논리 국회가 문제”

    김해영 “비례 30%는 2030세대 추천…경험 부족보다 진영논리 국회가 문제”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은 25일 “내년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후보 추천에서 최소 30% 이상을 2030세대로 추천할 것을 민주당에 정식 요청한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집권여당인 민주당에서 2030세대 국회의원 진출을 활성화한다면 다른 정당도 함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1977년생인 김 최고위원은 20대 국회 지역구 국회의원 중 최연소다. 또 지난해 민주당 8·9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돼 민주당 지도부의 평균 연령을 대폭 낮췄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가운데서는 “집권 여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 친문(친문재인)진영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2030세대가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30% 가까이 차지하지만, 우리 국회는 20대 국회의원은 없고, 30대 국회의원 단 3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40대 이하로 폭을 넓혀도 300명 중 20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국제의회연맹 150개국 40세 이하 국회의원 비율 역시 최하위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청년 국회의원은 경험이 부족하단 말을 하는데 설령 그러한 부분이 있다 해도 국회의원이 진영 논리에 갇혀 있는 데서 오는 국가적 손실이 경험부족에서 오는 국가적 손실보다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열린세상] 중도가 아닌 미래 세력의 과제/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열린세상] 중도가 아닌 미래 세력의 과제/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호사가들은 지금이 중도 세력의 약진 기회라지만, 이들의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이다. 기회라는데 왜 세력을 못 모을까? 한국의 정치적 중도가 시시해서다. 뚜렷한 정체성과 가치 없이 모두 싫다는 정치적 염증과 무관심이 기반이니 잘못된 토양이다. 상대적, 기계적 중립 사이 틈새 공략이 주요 전략이니 애초부터 상황을 주도하기에 힘이 부친다. 중도가 아니라 좌우를 통합하고 과거와의 결별을 주도할 미래 세력이 등장할 때다. 좌우는 역사에 대한 무익한 족보 다툼, 기성 이익을 위한 세력 싸움, 지정학적 정체성 자각 없는 닫힌 공간 속 권력 투쟁으로 성장의 걸림돌이다(서울신문 2월 25일자 ‘성장을 위한 성찰’). 모두 ‘네트워크 자본주의와 기술 특이점이 파괴할 일자리와 노동의 몫을 어떻게 성장 친화적으로 지킬’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없다(한겨레 5월 27일자 ‘정부 주도로 성장 이끈다는 만용을 버려야’). 결국 위험과 보상, 행동과 책임, 능력과 공과(desert)가 균형 잡힌 새 사회 건설은 젊은이들의 몫이다(서울신문 9월 4일자 ‘젊은이들이 뭔들 못 하겠는가?’). 미래 세력의 숙제는 무엇인가? 우선 목표. ‘우리는 누구며 무슨 가치로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답해야 한다. 일제와 해방, 전쟁과 산업화, 민주화와 세계화를 온몸으로 견뎌 먹고살 만해지니 전 세계적 저성장과 불평등의 심화가 찾아왔다. 좌우는 낙수효과와 소득주도성장으로 갑론을박하며 소득 측정에 집착한다. 우리의 미래 세력은 롤스, 센, 누스바움의 정치적 자유주의 전통을 따른 ‘역량’ 아이디어를 정책적, 제도적으로 구체화해 ‘능력과 공과’를 아우를 수 있을까? ‘국민 개개인의 자아실현을 위한 기회 집합 확장’을 국가의 목표로 내걸 수 있을까? 인적자원과 교육에 대한 파괴적 혁신과 압도적 투자를 제안할 수 있을까? 문제의 정의도 중요하다. 다이아몬드의 지적처럼 위기라면 그 본질을 정직하게 평가해야 한다(‘대변동’, 2019). ‘행동과 책임’이 괴리된 기성 세력은 공수처 설치 논의가 최우선 국정 과제란다. 청와대가 없어질 직업으로 지목한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살릴 방법을 궁리하는 게 우선 아닌가? 나라를 휩쓸던 ‘노 재팬’ 운동은? 일본이 무관중ㆍ무중계 축구로 세계 규범을 유린하는 북조선보다 더 큰 위협 요소인가? 우리의 핵심 위기는 자국우선주의와 세계화의 퇴조로 인한 전 세계적 분업질서의 구조적 변화와 정보기술 및 네트워크 경제가 뺏어 가는 일자리 문제다. 북조선 문제는 덤이다. 제약 조건의 극복. 두 동강 난 국민으로 난제 해결은 어렵다. 통합의 정치 구현이 중요하다. 경제 성장에 눈먼 한국의 정치권은 땀 흘려 일해야 먹고사는 어려운 사람들의 생활수준에 흥미를 잃었다. 배부른 여론 주도층을 위한 취향ㆍ정체성 정치에 재미를 붙여 극단적 상징 전쟁으로 국민들을 분열시켰다. 미래 세력은 역사를 편집해 살아 있는 국민을 내 편과 남으로 구분하는 부끄러운 짓을 그쳐야 한다.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지적한 대로(‘정체성’ 2018), 과거의 혈통, 경력 같은 작은 범위의 정체성 정치에서 벗어나 자유주의, 공화주의,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사회를 통합시키는 큰 정체성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민 모두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 문제의 풀이 방식.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를 위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기어이 부유세와 기본소득을 꺼내 들었다. 피케티는 기본자본을 외친 지 오래다(‘자본과 이데올로기’ 2019). ‘위험과 보상’이 작동하지 않는 인기영합주의적 방식이다. 우리도 이를 따를 것인가? 아니면 시장ㆍ성장 친화적인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것인가? 논의되는 제도들도 활발한 상업 활동과 이윤추구의 결과물을 토대로 가능한 방식이다. 기업을 사회의 공공선을 추구하는 힘으로 이해하고 기업의 힘과 역량을 포용적 성장을 위해 유인할 설계 능력이 미래 세력의 핵심 역량일 것이다. 반도 끝 우리의 삶은 한번도 녹록하지 않았지만, 좌절해도 다시 일어서 생명을 잇고 번성해 여기까지 왔다. 어려운 시기 냉소주의를 극복하고 힘을 모은다면 반드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이 서울신문 ‘열린세상’ 마지막 글이다. 지금까지 못난 글을 읽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 송지은 “성훈과 열애설? 가족보다 더 자주 봤다”[화보]

    송지은 “성훈과 열애설? 가족보다 더 자주 봤다”[화보]

    2년간의 공백기에 마침표를 찍고 연기자로 돌아온 송지은과 bnt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총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 촬영에서는 인형 같은 이목구비에 가을을 담은 스타일링으로 매력적인 무드를 연출했다. 오간자 소재의 블라우스와 니트톱, 체크 패턴의 재킷과 하이웨이스트 데님 등 다양한 콘셉트도 완벽하게 소화하며 모델 못지않은 표정과 포즈로 비주얼을 완성했다. 촬영이 끝나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가장 먼저 근황에 대해 전했다. “2년 정도 공백기를 가졌고 새로운 회사를 만나서 다양한 것들을 해볼 수 있었어요. 최근에는 tvN 드라마 ‘날 녹여주오’에서 영선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게 됐어요”라며 “영선이랑 송지은은 아주 다른 사람이라 톤에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어요. 막상 현장에서는 연기하느라 몰랐는데 모니터를 해보니 너무 후회되더라고요.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도 남고요. 제 연기에 점수를 주자면 40점 정도? 그것도 너무 후해요”라며 겸손한 대답을 전했다. 드라마 ‘애타는 로맨스’를 끝으로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한 그는 성훈과 함께한 로코 연기로 열애설이 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드라마 현장을 많이 경험해본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2~3개월을 가족들보다 더 자주 보게 되니 배우진들과 확 가까워지고 친해지는 부분은 있는 것 같아요. 근데 또 촬영이 끝나고 현장에서 멀어지고 각자의 삶으로 다시 돌아가 흩어지면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지더라고요. 성훈 오빠는 물론이고 함께 출연한 사람들과도 행사가 있거나 할 때만 모이고 가끔 모임을 가질 정도죠”라고 답했다. 가수는 물론 연기자, 뷰티 프로그램 MC까지 경험한 그는 MC 활동에 대해 “여자라면 관심 가질 법한 분야에 대해 다뤄서 그런지 일하는 게 아닌 친구, 언니들과 함께 수다 떨러가는 느낌이었어요. 아무래도 실제로 관심 있던 분야라 열과 성을 다해 배우기도 하고 마음껏 꾸며볼 수 있어서 재미도 있었고요”라고 전했다. 한편 가수 활동에 대해서는 “어릴 적 합창단을 하면서 제 목소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제가 무언가를 얻기보다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기운과 힐링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 선물을 주는 느낌이라 좋아하게 됐어요”라고 답했다. 중학교 졸업 무렵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그는 “고등학교 때는 학교생활을 거의 못 해서 학창 시절을 제대로 못 보냈거든요. 어릴 때부터 저만의 사회가 생기다 보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심하고 참아야 하는 게 습관이 돼서 먼 훗날에 보니 정제된 송지은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기하면서는 내면에 꾹 누르며 참아왔던 것들을 캐릭터를 만나면서 치유 받는 느낌이 들었어요”라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는 “아이돌 활동 때도 그랬지만 라디오는 정말 좋아요.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제 정서와도 가장 잘 맞더라고요. 예전에는 예능 프로그램에 아이돌이 출연하면 개인기나 성대모사 같은 게 필수적이었잖아요. 그런 끼가 제 안에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다른 것들로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걸 찾았을 때 라디오가 딱 맞더라고요”라고 전했다.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에 대해서는 “지금껏 캔디 같은 역할을 많이 해와서 그와 반대되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사내아이 같다고 많이 들었거든요. 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에서 남규리 선배님이 했던 형사 역할도 멋있게 봐서 그런 역할도 좋고요. 강인한 역할로 변신해 또 다른 제 모습을 끌어내고 싶어요”라고 답하며 “정유미, 공효진 선배님을 보면 전형적인 연기 톤이 아니잖아요. 그분들만 할 수 있는 고유의 색깔의 특별한 대사 톤이라 저도 저만의 색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해요”라고 전하기도 했다. 가수 활동을 하며 롤모델이 있었냐고 묻자 “가수 활동을 할 때는 오히려 다른 가수와 저를 비교하면서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을 많이 하게 돼 롤모델을 없앴어요. 제가 제 목소리를 미워하게 되니 노래 부르는 게 즐겁지 않고 위축되더라고요. 오죽했으면 데뷔하자마자 슬럼프가 와서 녹음하면서도 제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한 소절에 한 번씩 울며 했던 적이 있었어요”라며 솔직한 대답을 전했다. 노래 부르는 송지은의 매력은 무엇일 것 같냐는 물음에는 “목소리가 아닐까요? 고음이 미친 듯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성량이 풍부한 가수가 아니거든요. 아무래도 꾸준히 찾아주시는 분들은 비성이나 얇은 목소리가 주는 소녀 같은 감성의 음색과 느낌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라고 답하며 향후 앨범 계획에 대해서는 “상업적인 음악 작업보다는 팬분들에게 선물하는 마음의 앨범을 내고 싶어요. 누군가에게 위로와 힐링을 줄 수 있는 그런 노래요. 꾸준히 연습하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좋아하는 가수는 폴킴을 꼽으며 듀엣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 오픈 준비 중인 그는 “예전에는 활동이라도 많았는데 요즘엔 공백기도 있어서 팬서비스 차원에서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촬영 비하인드나 일상적인 부분을 담을 예정이에요”라고 전했다. 요즘 최대 관심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건강이요. 활동하면서 너무 제 몸을 혹사했더라고요. 다이어트하면서 불규칙한 생활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이미 퇴행성 관절염이 시작될 정도로 서서히 몸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몸이 안 좋아지니 삶의 질이 떨어지더라고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너무 절식하며 운동하는 것보다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게 우선이라고 느꼈어요”라고 답했다. 시크릿 멤버들과 어떻게 지내냐는 물음에는 “시크릿 멤버들과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어요. 단톡방도 그대로 있고요”라고 전했다. 30대 중반까지의 활동 계획을 세워놓고 살았다던 그는 최근 계획적인 삶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며 “예전에는 10개 중 9개를 가지고 있어도 불안했거든요. 나머지 하나를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아등바등하며 살았던 때가 있어요. 하지만 9개가 있다고 해서 행복한 게 아니었고요.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게 정말 좋더라고요. 공백기 동안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마음의 평안함이 찾아왔고 활력도 생겨서 최고 행복했던 때를 보낸 것 같아요”라며 솔직한 대답을 전하기도 했다. 친하게 지내는 동료 연예인으로는 배우 정유민과 주아름 그리고 그룹 레인보우를 꼽으며 “한 살 어린 정유민과 두 살 어린 주아름이요. 모두 배우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유 없이 정이 가고 챙겨주고 싶은 친구들이에요. 묘하게 인간적으로 끌리는 점도 있고요. 이 두 친구는 자주 만나면서 고민 상담도 하고 친하게 지내요. 레인보우는 “거의 데뷔 동기라 그런지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가끔 같이 전시회도 보러 가기도 하고요. 정말 좋아하는 그룹이에요”라며 친분을 드러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 묻자 “가수로 시작했지만, 가수로 끝을 봐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해요. 누구나 새로운 것들을 꿈꾸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으니까요. 제게도 선물처럼 연기할 기회가 왔고 저도 재미를 느꼈기 때문에 가수로서, 연기자로서 어떤 활동이든지 열심히 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에게 날카로운 시선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넓은 마음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엘리트 유생들의 성역 너머로…거리예술 꽃피운 ‘원조 대학촌’

    엘리트 유생들의 성역 너머로…거리예술 꽃피운 ‘원조 대학촌’

    서울신문이 서울특별시,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5차 성균관과 반촌’ 편이 지난 12일 종로구 연건동과 명륜동, 혜화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혜화역 3번 출구에서 집결, 학림다방을 거쳐 대명거리를 지나 성균관으로 향했다. 혜화역 4번 출구에서 성균관대 입구 사거리까지 300m 이어지는 대명거리는 조선시대의 ‘원조 대학촌’이다. 당시 반촌이라고 불리던 유서 깊은 거리다. 종로구는 2010년 대명거리를 도로명 주소로 고지했다. 참가자들은 성균관 대성전 외삼문을 마주 보는 주택가에 홀로 서 있는 심산 김창숙 선생 집터 푯돌 앞에서 선생의 치열한 독립정신을 기린 뒤 성균관 대성전과 명륜당을 두루 탐방했다. 우암 송시열 집터~옛 한소제 가옥에 세워진 혜화동 주민센터~문화이용원~동양서림을 둘러보았다. 이날의 서울미래유산은 학림다방, 한소제 가옥, 문화이용원, 동양서림 등 4곳이었다. 성균관을 대표하는 중세의 송시열과 근대를 대표하는 김창숙 두 인물의 집터가 성균관 앞뒤를 지키고 있는 점도 흥미로웠다. 서울미래유산투어에 데뷔한 임정화 해설사는 유생 복장으로 성균관의 어제와 오늘, 성균관의 안과 밖을 쉽고 재미나게 풀어 줬다.조선은 종교와 학문이 분리되지 않은 교학일치 국가였기에 유교와 유학이 한 몸이었다. 성균관은 조선왕조 국가 이데올로기의 상징 공간이었다. 공자를 모신 대성전과 유생이 공부하는 명륜당은 동일체였다. 제사의 개념이 앞선 초기에는 묘학, 중기 이후 문묘라고 불렀으나 후기로 가면서 성균관이 통칭이 됐다. 성균관은 조선시대 엘리트 선비와 관료를 양성하는 최고의 고등교육기관이자 유일한 국립대학이었다. 율곡 이이, 매월당 김시습 등 거의 모든 학자와 문신이 성균관 출신이었고, 퇴계 이황과 추사 김정희가 대사성(총장)을 지냈다. 선비의 일생은 과거로 시작해서 과거로 끝났다. 과거에 급제해서 관직에 오르는 것이 효이고, 이는 족보에 기록돼 남으며, 가문의 융성을 이룬다고 믿었다. 때문에 갈수록 문묘는 간판에 불과했고, 성균관 유생교육과 시험 위주로 돌아갔다. 과거제는 조선사회를 완벽하게 지배한 ‘갑 중의 갑’이었다. 성균관은 장차 관리가 될 유생 200명의 의식주를 책임졌다. 한양에서 대궐 다음으로 크고 번화하며 떵떵거리는 곳이었다. 조선은 과거공화국이었다. 각종 명목의 과거가 시도 때도 없이 치러지는 한양은 ‘과거시험의 도시’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정조의 일기인 일성록 등에 따르면 1800년(정조 24년) 3월 21일에 시행된 정시(庭試) 초시의 응시자수는 11만 1838명이었고, 이날 거둬들인 시권(답안지)은 3만 8614장이었다. 이튿날인 3월 22일 창덕궁 춘당대에서 열린 인일제(성균관 유생에 한해 응시자격을 주는 시험)의 응시자는 10만 3579명, 수거 답안지는 3만 2884장이었다. 이틀에 걸쳐 무려 21만 5417명이 한양에서 과거를 봤다. 당시 한양 인구가 20만~30만명 사이였던 것을 생각해 보면 한양 인구에 육박하는 사람이 과거를 치르는 경천동지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조선이 개국한 1392년부터 과거제도가 폐지된 1894년까지 503년간 선발된 과거문과 급제자는 모두 1만 4615명으로, 1년 평균 29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성호 이익의 ‘성호사설’에 따르면 “과거 문과에 급제해도 벼슬자리는 500개에 불과해 합격자들이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엽관과 매관매직은 물론 당파에 줄을 서는 당쟁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과거제도는 조선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한 ‘요물단지’ 같은 존재였다. 성균관은 과거공화국의 중심이었다.반촌은 성균관 앞 동네를 이른다. 공자를 모신 문묘가 있는 성균관을 반궁이라고 했기에 생긴 동네 이름이다. 반궁의 반은 연못을 상징하고, 궁은 유생이 교육을 받는 학궁을 뜻한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반촌이란 반궁에서 일하는 노비가 거주하는 동네다. ‘동국여지비고’에 “반궁에서 나오는 동(東)반수는 성균관 앞 식당교(진사식당)와 비각교(탕평비 앞 다리)를 경유하고 서(西)반수는 창경궁의 집춘문 앞 다리를 경유하여 대성전 외삼문 밖에서 합해져 남쪽으로 흘러…청계천 오간수문으로 들어간다”라고 기록돼 있다. 성균관 경내인 반수 건너편 마을이 반촌이다. 성균관에 딸린 노비를 반인이라고 했는데 개성 사투리를 쓰고 개성 풍속을 따랐다. 성리학을 처음으로 받아들인 고려의 안향이 기부한 노비 100명의 후예들이다. 이들은 개성 성균관에 소속돼 있다가 조선왕조가 세워지자 한양 성균관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이들에게 소를 잡아서 팔 수 있는 특권을 부여했다. ‘동국여지비고’에 따르면 18세기 도성 안에는 모두 23곳의 현방(다림방, 푸줏간)이 설치돼 있었다. 현방이란 한양의 소 도살과 소고기 판매 독점권을 가진 시전의 하나다. 반인은 소고기를 팔고 남은 수입으로 성균관의 유지비를 댔다. 반인은 유생의 손발 노릇을 했다. 성균관에 딸린 노비는 많을 때 500여명에 이르렀다. 명륜당 소속 재직, 대성전 소속 수복, 식당의 찬모 등이다. 성균관 안에도 비복청이라고 하여 번듯한 거처가 있었지만 반촌에 사는 외거노비가 대부분이었다. 명종 16년(1561) 7월 25일 성균관 노비가 사람을 죽이고 성균관으로 도망치자 체포하러 들어간 형조의 관리를 유생들이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왕은 “형조 관리의 잘못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전성기의 성균관은 성역이었다. 성균관 유생 출신 윤기(1741~1826)는 유생들의 생활상을 220수의 장편 시로 읊은 ‘반중잡영’을 남겼다. 윤기는 33살 때 소과에 합격해 성균관 유생이 됐고, 52세 때 대과에 급제한 뒤 종6품 성균관 전적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반중잡영에는 성균관의 건물구조, 유생들의 방 배정, 식당 규칙과 음식, 학생회 구성과 운영, 행사와 동원, 반촌의 명승지 등 38개 항목의 시와 해석이 달려 있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성균관 실록이라고 할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반촌은 성균관이 비좁아서 기숙사에서 들어와 살지 못하거나, 집안 형편으로 가끔씩 오는 유생들의 하숙촌이기도 했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유흥을 즐기는 공간이 됐다. 성균관에 입교한 유생 대부분이 생원과 진사였는데 평균 연령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가장이었기에 유흥과 일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했다. 18세기 서울의 길거리문화를 소개한 강이천의 ‘남성관희자’는 남대문 밖 지금의 애오개 현방에서 본 가면극과 꼭두각시놀이를 묘사한 한시다. 강이천은 화가 강세황의 손자로 자신이 10살 때 본 장면을 기록했다. 앞부분에는 인형극이, 뒷부분에는 가면극이 담겼다. 세부적인 구성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사당패의 꼭두각시놀이와는 다르고 현존하는 가면극의 바탕이 되는 산대놀이와 유사하다. 반인들이 소고기 장사에 종사하면서 가면극 공연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성균관에서 편찬한 ‘태학지’에는 중국 사신이 오면 조정에서는 나례도감을 설치, 반인들로 하여금 반촌 안에 무대를 설치하고 놀이를 공연토록 했다고 전하고 있다. 영조실록에도 반인들은 중국 사신 환영행사 동원은 물론 시정의 꼭두각시놀이와 가면극을 벌였다고 적혀 있다. 성균관 소속 노비, 반인은 조선후기 이후 서울지역 공연문화의 주역이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6차 서울의 영화4 -유현목 감독의 수학여행 ■집결 장소 : 10월 19일(토) 오전 10시 혜화역 3번 출구 뒤 자전거대여소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출산 직후 죽은 줄 알았던 자식, 30년 만에 살아 돌아온 사연

    출산 직후 죽은 줄 알았던 자식, 30년 만에 살아 돌아온 사연

    미국의 한 여성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자녀와 30년 만에 재회했다. CNN 등은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에 사는 티나 베자라노(47)라는 이름의 여성이 '족보사이트' 덕분에 죽은 줄 알았던 자녀와 만나게 됐다고 보도했다. 학대를 일삼는 어머니와 의붓아버지 밑에서 자란 티나는 17살에 뜻밖의 출산을 하게 됐다. 어린 나이였지만 아기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던 그녀는 출산 직후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 티나는 “출산 다음 날 내 어머니는 아기가 태어난 지 15분 만에 죽었다고 말했다. 그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몇 달 후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 가정을 꾸렸지만, 죽은 아기를 잊을 수 없었던 그녀는 남편과 함께 매년 아기의 기일을 챙겼다. 티나의 남편 에릭 가르데레는 “아내는 아기의 기일이 다가올 때마다 눈물을 쏟았다. 매년 돌아오는 기일이었지만 아내의 슬픔은 늘 똑같았다”라고 말했다.그렇게 세월은 흘러 아기가 죽은 지도 어느덧 30년이 된 지난해, 티나에게 한 통의 이메일이 날아왔다. 메일을 보낸 크리스틴(29)이라는 이름의 여성은 뜻밖에도 “당신이 내 어머니인 것 같다”며 대화를 요청했다. 티나의 딸은 분명 죽었는데, 이게 무슨 일일까. 티나는 2017년 에릭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의 설득으로 ‘족보사이트’에 DNA 데이터를 등록했다. 크리스틴도 바로 그 정보 덕분에 그녀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현지언론은 티나의 어머니가 아기를 입양 보낸 뒤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딸이 나타나자 티나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물론 딸이 아들이 되어 나타났지만 말이다. 크리스틴은 성전환을 한 후 현재 뉴저지에서 아내 그리고 아기와 함께 살고 있다. 티나는 “상관없다. (성전환으로) 딸이 아들이 되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내 자식이다. 그저 살아있다는 게 다행일 뿐"이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생후 5일 만에 입양돼 라스베이거스에서 자란 크리스틴 역시 친어머니가 자신이 죽은 것으로 알고 있을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크리스틴은 오는 11월 24일 티나가 있는 캘리포니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티나의 남편인 에릭은 “나는 크리스틴을 내 아들로 생각한다. 몇 달째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면서 “크리스틴은 나를 아버지라 부르고, 나는 그를 아들이라고 부른다. 매일 아침 아들에게 문자를 보낸다”고 말했다. 한편 DNA 데이터로 30년 만에 재회하게 된 이 가족의 사연이 전해지자 족보사이트의 활용성에 대한 높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ABC뉴스에 따르면 올해 초 오하이오주의 한 여성도 자신의 DNA 샘플을 등록해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는 족보사이트를 통해 52년 만에 어머니와 재회했다. 28년 전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지난 6일 워싱턴에서는 1991년 당시 10대 소녀를 살해한 남성이 족보사이트에 올라온 DNA 샘플에 꼬리가 잡혀 28년 만에 검거된 일이 있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단독] 화마와 싸우다 희귀병 걸린 소방관… 5년 만에 공무상 사망 인정

    [단독] 화마와 싸우다 희귀병 걸린 소방관… 5년 만에 공무상 사망 인정

    1021번 출동… 혈관육종암 7개월 만에 “자랑스러운 소방관 아빠로 남고 싶어 죽고 나면 소송 해 줘” 유언 당시 31세 1심 판결 뒤집고 “질병 인과관계 인정” 아내 “동료들 탄원서 등 주변 도움 덕분”“아이는 이미 아빠를 멋진 소방관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병에 걸려 아픈 아빠가 아닌 자랑스러운 소방관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남편의 유언을 이제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화재·구조 현장을 누비다 혈관육종암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2014년 사망한 김범석(당시 31세) 소방관의 죽음이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받았다. 1심을 뒤집은 판결이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노태악)는 19일 김 소방관의 유가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보상금 부지급 결정 취소소송 사건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진료기록 등을 살펴본 결과 망인의 공무수행과 질병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은 1심 판결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김 소방관은 2006년 소방공무원에 임용된 뒤 8년간 부산 남부소방서 119구조대, 중앙119구조본부 등에서 근무하며 화재 출동 270회와 구조 활동 751회 등 모두 1021차례에 걸쳐 구조 현장을 누볐다. 매년 실시하는 건강검진 결과는 이상이 없었으며, 담배는 물론 술도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8월 훈련 도중 고열과 호흡곤란을 호소했고, 3개월 후 희귀병 판정을 받았다. 병을 얻은 지 7개월 만인 2014년 6월 그는 숨을 거뒀다. 김 소방관은 죽기 전 아내에게 “내 병이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받기 힘든 걸 알지만, 죽고 나면 소송이라도 해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아내는 “남편은 아이에게 사람들을 구조하고 불을 끄는 일을 하는 소방관의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공단은 2015년 6월 “공무수행 중 병에 걸렸다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공무상 사망에 따른 유가족 보상금 청구를 기각했다. 이어진 행정소송에서도 1심 재판부는 “혈관육종암은 매우 희귀한 질환으로 그 발생 원인이 불분명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4년 넘게 법정 공방을 벌인 아내는 이날 재판정에서 연신 고개를 떨구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아내는 “모두가 안 된다고 하는데 혼자서만 떼쓰는 것 같아 불안했다”며 “하지만 아이에게 ‘아빠는 이런 사람이었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빠를 훌륭한 소방관이라고 말해주고 있다’는 걸 알려야 했다”고 말했다. 김 소방관이 사망하던 해 갓 돌을 지났던 아이는 이제 7살이 됐다. 아내는 “남편이 멋진 소방관이었다는 걸 세상으로부터 다시 인정받은 것 같다”며 “남편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방관이 근무하던 중앙119구조본부는 공무원연금공단과 법원에 그의 죽음을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날 재판에도 참석한 박민식 소방관은 “그동안 범석이의 죽음을 인정받고자 했던 노력이 보상받는 것 같아 기쁘다”며 “범석이뿐 아니라 소방관 전체에 대해 예전보다 큰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국가에 헌신한 젊은 소방관의 죽음…5년 만에 인정받았다

    [단독]국가에 헌신한 젊은 소방관의 죽음…5년 만에 인정받았다

    서울고법 “‘혈관육종암’ 김범석 소방관, 공무상 사망 인정”1심 결과 뒤집혀…2006년부터 1000여차례 현장 출동유족 “아픈 아빠 아닌 자랑스러운 소방관으로 기억되길”“아이는 이미 아빠를 멋진 소방관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병에 걸려 아픈 아빠가 아닌 자랑스러운 소방관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남편의 유언을 이제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화재·구조 현장을 누비다 혈관육종암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2014년 사망한 김범석(당시 31세) 소방관의 죽음이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받았다. 1심을 뒤집은 판결이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노태악)는 19일 김 소방관의 유가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보상금 부지급 결정 취소소송 사건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진료기록 등을 살펴본 결과 망인의 공무수행과 질병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은 1심 판결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김 소방관은 2006년 소방공무원에 임용된 뒤 8년간 부산 남부소방서 119구조대, 중앙119구조본부 등에서 근무하며 화재 출동 270회와 구조 활동 751회 등 모두 1021차례에 걸쳐 구조 현장을 누볐다. 매년 실시하는 건강검진 결과는 이상이 없었으며, 담배는 물론 술도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8월 훈련 도중 고열과 호흡곤란을 호소했고, 3개월 후 희귀병 판정을 받았다. 병을 얻은 지 7개월 만인 2014년 6월 그는 숨을 거뒀다. 김 소방관은 죽기 전 아내에게 “내 병이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받기 힘든 걸 알지만, 죽고 나면 소송이라도 해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아내는 “남편은 아이에게 사람들을 구조하고 불을 끄는 일을 하는 소방관의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공단은 2015년 6월 “공무수행 중 병에 걸렸다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공무상 사망에 따른 유가족 보상금 청구를 기각했다. 이어진 행정소송에서도 1심 재판부는 “혈관육종암은 매우 희귀한 질환으로 그 발생 원인이 불분명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4년 넘게 법정 공방을 벌인 아내는 이날 재판정에서 연신 고개를 떨구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아내는 “모두가 안 된다고 하는데 혼자서만 떼쓰는 것 같아 불안했다”며 “하지만 아이에게 ‘아빠는 이런 사람이었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빠를 훌륭한 소방관이라고 말해주고 있다’는 걸 알려야 했다”고 말했다. 김 소방관이 사망하던 해 갓 돌을 지났던 아이는 이제 7살이 됐다. 아내는 “남편이 멋진 소방관이었다는 걸 세상으로부터 다시 인정받은 것 같다”며 “남편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방관이 근무하던 중앙119구조본부는 공무원연금공단과 법원에 그의 죽음을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날 재판에도 참석한 박민식 소방관은 “그동안 범석이의 죽음을 인정받고자 했던 노력이 보상받는 것 같아 기쁘다”며 “범석이뿐 아니라 소방관 전체에 대해 예전보다 큰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암환자 완치만큼 여생 잘 마무리해 드리는 것도 보람”

    “암환자 완치만큼 여생 잘 마무리해 드리는 것도 보람”

    부친 담낭암으로 돌아가신 후 의사 선택 임종 직전 썼던 투병기 읽으며 많이 울어 “하루에도 수차례 암 선고하고 죽음 조우 환자 돌아가실 때 원망 안 받는 의사 되길” 어려서 아버지를 담낭암으로 잃은 딸은 커서 암환자를 치료하는 의사가 됐다. 어느 날 문득, 딸은 그 시절 부모님이 쓴 투병기를 찾아 읽었다. 그러곤 다시 바라본 아버지의 죽음, 늘 목도하는 환자들의 죽음과 언젠가 맞이할 자신의 죽음에 대해 사유하는 에세이를 썼다. ‘잃었지만 잊지 않은 것들’(라이킷)이다. 책을 쓴 김선영(43)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부교수를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 병원 연구실에서 만났다. 그는 부모의 글을 마주하면서, 자신의 글을 쓰면서 많이 울었다고 했다. 매일 환자들을 보면서 겪는 일이고 모르는 일이 아닌데도. “의사는 제3자로 냉정히 결정해 줘야 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거리를 두는 게 좋죠. 그래서 제가 느낀 감정들이 부끄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지만, 그런 생각을 저 자신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 환자나 가족 분들이 위안을 얻지 않을까요.” 아버지의 임종 직전에 봤던 ‘체인스토크스호흡’(호흡중추가 손상되며 과호흡과 무호흡이 번갈아 나타나는 현상)을 의대 시험 족보에서 보곤 눈물을 흘렸다. 그가 의사가 된 건 결코 필연은 아니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기운 가세를 바로잡기 위해, 가장 빨리 중산층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의사가 되는 것이었단다. 종양내과에 가게 된 것은 “위중한 질병의 특성상 ‘병이 나빠져서’라는 핑계를 댈 수 있다는 얄팍한 계산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루에도 여러 번 암을 선고하고 무수히 많은 죽음과 마주하지만 그 어떤 슬픔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기에 그 앞에서는 항상 겸허할 수밖에 없다. “오늘 만난 환자도 ‘끝까지 다하겠다’고는 하시면서 중환자실은 마다해요. 가족들과 함께 있길 원하시는 거죠. ‘끝까지 하겠다’는 말이 곧 ‘중환자실에 가겠다’, ‘심폐소생술을 하겠다’는 말과 기계적인 동의어는 아닐 때가 많더라고요. 환자와 가족들 얘기를 최대한 들어 보려고 노력해요.” 김 교수는 안락사나 의사조력자살에는 기본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 고통을 줄여 주려는 충분한 노력 없이 안락사로 넘어가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위적으로 삶을 늘리는 일 또한 하지 말아야겠다고 늘 생각한다. 결국 그 결정을 잘하는 것이 의사의 몫이고, 김 교수의 일이다. 의사로서 그의 다짐은 소박하다. “환자들이 돌아가실 때 원망 안 하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가장 취약한 상황일 때 상처를 남기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완치된 환자가 사회로 돌아가는 것만큼, 환자의 삶을 잘 마무리해 드렸다는 보람도 크다고 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한국영화의 역사’ 임권택 감독은

    ‘한국영화의 역사’ 임권택 감독은

    52번째 ‘잡초’ 영화인생 전환점 작가적 자의식 작품에 담아 ‘취화선’ 칸 감독상… 세계적 반열1934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난 임권택은 부친과 삼촌의 좌익 활동으로 어린 시절부터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몸소 겪었다. 해방 공간에서 벌어진 좌우의 살벌했던 이데올로기 투쟁은 한국전쟁으로 이어졌고, 빨치산 활동을 한 부친 탓에 그의 집안도 풍비박산이 나고 만다. 고초를 겪던 18세의 임권택은 어렵사리 다니던 광주 숭일중학교(당시 6년제)를 관두고 혈혈단신 부산으로 떠난다. 피란지에서의 생활 역시 하루 노동으로 연명하는 고된 나날이었는데, 주변의 도움으로 군화 장사를 시작하며 겨우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1950년대 중반 한국영화 제작이 활기를 띠면서, 임권택도 우연한 기회에 영화계에 들어가게 된다. 서울로 올라간 군화 장사꾼들이 ‘장화홍련전’(정창화, 1956)을 제작했는데, 영화 일을 도와달라며 그를 부른 것이다. 처음에는 제작부 일과 소품 담당을 하다, 정창화 감독의 연출부에 들어가며 어깨너머였지만 연출을 배우기 시작한다. 28세였던 1962년 만주웨스턴 ‘두만강아 잘 있거라’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고, 이후 1970년대 초반까지 많을 때는 한 해 7~8편을 만드는 직업 감독으로 다작의 시기를 거쳤다. 주로 사극과 액션, 전쟁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충무로 시스템에 순응한 감독이었지만, 대신 장르영화의 대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영화인생의 전환점이 된 작품은 52번째 연출작 ‘잡초’(1973)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을 계기로 그는 작가적 자의식을 영화에 투영하기 시작했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인터뷰집 ‘임권택이 임권택을 말하다’(현실문화연구, 2003)에서 그는 “‘잡초’가 내 삶에 애정을 갖기 시작한 영화라면 ‘왕십리’는 내 살고 있는 땅을 사랑하기 시작한 영화”라고 말한 바 있다. 1970년대 중반 한국영화계는 이장호, 하길종 등 ‘영상시대’ 감독들이 새로운 한국영화를 내놓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구석에 몰린 느낌”을 받았다던 임권택의 회고에서, 당시 어떤 영화를 만들 것인가라는 그의 뼈아픈 고민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왕십리’(1976)는 ‘별들의 고향’(1974), ‘바보들의 행진’(1975) 등 1970년대 ‘청년영화’들에 대한 그의 대답과도 같은 영화다. 이후 그는 ‘족보’(1978), ‘짝코’(1980), ‘만다라’(1981), ‘안개마을’(1982), ‘길소뜸’(1985) 등 작가주의 감독 임권택으로 평가되는 일련의 작품들을 내놓기 시작한다. 그의 삶이 반영된 한국적인 주제를 놓고 조심스럽지만 치열하게 ‘한국’영화를 찾아가던 때인 것이다. ‘서편제’(1993)로 한국영화사상 최초의 100만 흥행에 성공한 후, ‘춘향뎐’(2000)의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취화선’(2002)의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을 계기로 명실공히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2014년 김훈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배우 안성기가 합류한, 102번째 작품 ‘화장’을 연출했다. 임권택은 한국영화의 역사, 그 자체다.
  • ‘유열의 음악앨범’ 김고은, 정해인 성격에 “어떻게 그게 멋있어?”

    ‘유열의 음악앨범’ 김고은, 정해인 성격에 “어떻게 그게 멋있어?”

    배우 정해인과 김고은이 ‘컬투쇼’에 출연해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을 적극 홍보했다. 13일 방송된 SBS 파워 FM ‘두시탈출 컬투쇼’에서는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배우 정해인과 김고은이 출연했다. 이날 ‘컬투쇼’에서 정해인과 김고은이 인사하자 DJ 김태균은 반갑게 맞았다. 김태균은 “정해인은 2017년에 출연한 적 있다. 이후 승승장구해서 엄청난 스타가 됐다”며 “김고은은 ‘컬투쇼’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정해인과 김고은의 인사 후 김태균은 “영화 홍보 하라. 대놓고 하면 된다”고 했다. 김고은은 “‘유열의 음악앨범’은 오랜만에 나오는 멜로 영화다. 8월 28일 개봉”이라고 하자 정해인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사람 미수(김고은 분)와 현우(정해인 분)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정해인과 김고은은 앞서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호흡을 맞춰본 인연이 있다. 김태균이 “김고은 첫사랑 역으로 정해인이 나왔다. 그것이 이 영화에서 이뤄지는 거 아니냐”고 하자 정해인은 “그런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도깨비’에서는 너무 잠깐 만났다. 그래서 ‘유열의 음악앨범’ 처음 할 때는 마냥 편하지 않았다. 김고은이 사람을 편하게 해줘서 잘 촬영한 것 같다”며 김고은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고은은 정해인의 실제 성격에 대해 “일단 착하고 바르다. 반전은 술도 잘 마시고 취한 모습을 안 보여준다. 제가 장난기가 많은 편인데, 장난 치고 싶게 만든다”면서 “진지한 성격인데 그 모습이 정말 웃긴다. 칭찬을 잘 받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칭찬 많이 해주면 몸 둘 바 몰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고은은 “오빠는 어떻게 그게 멋있어?”라고 말했고, 정해인은 실제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이영자에게 맛집 족보를 선물 받은 정해인은 이영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정해인은 “족보 너무 감사하다. 인증을 못해드려서 죄송한데, 우리집 금고에 잘 넣어 놨다. 고기집 위주로 정리해주셨는데 자필로 써주셨다. 너무 맛있어서 꼭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해인과 김고은은 ‘유열의 음악앨범’ 관객 500만명이 돌파하면 ‘컬투쇼’에 한 번 더 출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법원 “퇴직 날 학생 인솔하다 숨진 교장, 순직 안 돼”

    정년퇴직 당일까지 학생 인솔 업무를 수행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숨진 초등학교 교장이 법원에서도 순직을 인정받지 못했다. 법원은 사정은 안타깝지만 직업공무원제도와 근무조건의 ‘법정주의’를 엄격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 함상훈)는 A씨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보상금 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초등학교 교장이던 A씨는 2018년 2월 정년을 이틀 앞두고 배구부 학생들과 2박 3일 일정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담당 교사에게 사정이 생겨 전지훈련을 가지 못하자 A씨가 대신 코치와 함께 학생들을 인솔한 것이다. 그런데 A씨는 전지훈련이 끝난 28일 오후 1시 30분쯤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돌아오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다. 공단은 퇴직일이던 28일 0시부터 A씨의 공무원 신분이 소멸했으므로, A씨의 사망은 공무상 순직이 아니라고 보고 유족보상금 지급을 거부했다. 유족 측은 재판 과정에서 퇴직일에 공무로 사망한 것을 순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평생을 교육에 종사한 이에 대한 국가의 보호 의무에 위배되고 국민 상식에도 반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상 A씨의 공무원 신분은 28일 0시에 종료돼 사망 시점에 A씨는 공무원이 아니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망인이 헌신적으로 공무를 수행했음을 부인할 수 없으나, 공무원 신분이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 예외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더는 ‘근무조건 법정주의’가 유지될 수 없다”며 “망인의 안타까운 사정보다는 직업공무원제도와 근무조건 법정주의를 유지할 공익이 더 크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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