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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남북 언어의 분단

    오늘날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민족구성원들은 의사소통을 위한 나름대로의 고유언어를 갖고 있다.우리민족은 고유언어에 더해 고유의 문자를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찬란한 민족문화를 꽃피워왔기 때문에 어느 민족보다 우수한 민족으로 평가받고 있다.우리민족의 고유언어·문자는 민족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민족정기를 함양시키는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때 현재 남북한 언어의 이질화 현상은 심각한 문제로 인식된다.분단이후 남과북은 서로 다른 체제 아래서 그에 따른 어문(語文)정책과 언어문화가 형성됨에 따라 언어이질화의 골은 더욱 깊어졌고 언어마저 분단되는 심각한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 물론 이같은 남북 언어의 분단과 이질화의 심화는 남북한 모두에게 책임이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특히 북한은 정권수립 이후 언어를 단순히 문화적 내용을 표현하고 의사를 전달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상교양의 수단으로,혁명과건설의 중요한 무기로 규정하고 주민들의 언어생활을 조절·통제해왔다.66년에는 김일성 교시에 따라 과거부터 우리나라 표준말로 되어있는 서울말 대신 평양말을 중심으로한‘평양 문화어’를 만들어 사용케 함으로써 남북한 언어의 이질화를 더욱 심화시겼다. 더욱이 북한은 언어부문에서까지 통치수단과 개인우상화의 도구로 이용함에 따라 북한 주민들의 일상언어생활에서 호전성과 전투성이 난무하는 오류를야기시켰다.“박살내자”,“원수를 족치자” 등 북한주민들에게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언어가 남한주민들게는 과격하거나 몰상식하게 들리는 경우가 많다.이러한 언어예절 등 문화수준의 이질화는 통일 이후 심각한 후유증으로 나타날 것이 분명한 만큼 남북 언어의 동질성 회복이 시급하다.남북한주민들의 인성과 감정에까지 이질화를 심화시키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북한의 이같은 어문정책은 결국 민족의 정통성이 훼손되고 이질성을 심화시켜 통일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당국이 어문정책에서 고유한 우리 말과 글을 살리고 이를 생활화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것이다.외래어가난무하는 남한과는 대조적이며 본받아야 할 점이다.남한의 외래어 남발현상이 남북한 언어 이질화를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국적(國籍)도 없는 기형어(畸形語)가 난무하면서 우리 언어문화의 순수성이 파괴되는 잘못은 하루빨리바로잡아져야 한다.오늘은 세종대왕의 한글반포 553돌이 되는 날,해마다 맞이하는 한글날을 기해서 우리 말과 글의 소중함을 일깨워야 하겠다.남북한언어의 이질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북한 뿐만 아니라 우리말과 글을 올바르게 살려 쓰기 위한 우리정부와 국민들의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장청수 논설위원
  • 서울 각 자치구 가을맞이 축제…마음이 살찐다

    서울 각 자치구가 결실의 계절 10월을 맞아 다채로운 문화·예술행사를 마련,주민들에게 풍성한 가을을 선사하고 있다. 운동회철에 맞춰 주민화합을 다지는 체육대회가 곳곳에서 펼쳐지는가 하면지역특성을 살린 문화행사도 다양하다. 강동구는 다음달 1일 한강 광나루둔치에서 ‘새천년맞이 구민체육대회’를연다.농악놀이에 이어 족구 등 11개종목의 경기를 갖고 부대행사로 농산물공산품 판매장도 운영한다. 22∼24일에는 암사동 선사주거지,해공공원,구민회관 등에서 ‘강동선사문화축제’를 마련,원시인시절 등 조상들의 생활상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지역 문화유산인 ‘바위절 호상놀이’ 재현행사도 갖고 구립예술단 공연,청소년 사생대회,액세서리박람회,옛날자장뽑기 경연 등 부대행사 역시 풍성하다. 종로구는 개천절인 3일 사직공원에서 개천절 대제전을 올리고,중구는 구민의날인 1일부터 10일까지 남산골 한옥마을,동국대운동장 등에서 전통축제,구민체육대회,맛자랑 경연대회 등을 연다.강남구 역시 1일 구민의 날을 맞아축하공연을 갖는다. 성북구는 22일 구민회관에서 유명 연예인 등이 출연하는 가을음악회를 열고,29일에는 개운산 운동장에서 개청 50주년을 기념해 주민화합을 다지는 체육대회를 마련한다. 이밖에 은평구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통일로파발제를,영등포구는 이미 주민과 함께하는 풍성한 행사를 마련,다음달 8일까지 계속중이다. 조덕현기자 hyoun@
  • “斜視어린이 마음도 치료해야”

    안구가 한쪽으로 돌아가 두 눈의 시선이 각각 다른 곳을 향하는 사시.사시가 있는 어린이들은 눈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사시로 인해 생기는 정서적 갈등이 심해 마음의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의대 안과학교실 이종복교수팀은 지난해 5월부터 99년1월까지 사시 교정수술을 받은 5∼15세 환자 57명의 부모와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실시했다. 그 결과 이 어린이중 33%가 다른 어린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놀았으며,18%는 강박관념 등 사고장애가 있었다.가족구성원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등가족내 문제도 많이 갖고 있었다. 잠깐씩 사시가 되는 간헐성 사시 어린이는 이러한 정서장애가 더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피곤하거나 멍한 상태에서 눈이 바깥으로 돌아가는 간헐성 외사시 어린이들은 정상아보다 가정내 문제행동이 두배가량 더 많았으며 사고장애도 1.5배 정도 더 많았다. 이종복교수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사시치료를 할 때 정신적 어려움을 돕는노력이 없었다”며 “단계적인 정신과 치료를 병행해 마음의 상처도 함께 치료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 [외언내언] 白凡통일광장

    남과 북의 해외 민간인들이 주축이 돼 휴전선과 38선이 교차하는 지점에 ‘백범(白凡)통일광장’건설을 추진중이다.38선과 휴전선이 만나는 지점은 판문점 동북 방향인 경기도 두일리와 대덕산리,미지리 사이로 비무장지대다.남북한 해외 민간인들로 구성된 한반도 통일연구회는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한‘99조국통일에 관한 국제학술회의’에서 백범통일광장 건설을추진키로 하고 남북한 정부당국에 보내는 건의문을 채택했다.건의문에는“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단독정부 수립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백범 김구선생의 유언에 따라 해외동포가 주동이 되어 남북당국의 협력과 후원을 받아백범통일광장을 건설한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다.남북 양측정부의 적극적인협조를 당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 정부는 백범통일광장 건설사업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백범김구선생의 유업을 기념하는 사업일 뿐만 아니라 통일광장 건설을 계기로 남북간의 협력구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사업으로 평가하고있다.반면북한도 백범통일광장 건설에 대한 협력과 후원사업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김구선생에 대해 존경심을 표시하고 있으며 해마다 기념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이같은 백범통일광장 건설에 대한 남북간의 긍정적 정서에도 불구하고 통일광장 입지조건이 휴전선 비무장지대라는 점에서 정치·군사적 예민한 부분을 해소하는 문제가 걸림돌이라고 생각된다. 백범 김구선생을 기념하는 통일광장 건설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때늦은 감도 있으나 매우 의미있는 사업으로 평가된다.나라의 독립과 겨레의 자유를 위해 평생을 바치신 선생의 높은 뜻을 기리는 것은 오늘날 우리 민족 모두에게 값진 귀감이 되기 때문이다.더욱이 해방 이후 단일정부 수립을 위해남북을 오가며 투쟁하다 정치적 희생양이 되신 선생의 숭고한 일생을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선생이 목숨을 걸었던 단일독립국가 건설의 큰 뜻을 이뤄내지 못하고 동족상잔까지 겪으며 오욕의 역사를 살아가는 민족상황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38선을 베고 죽을지라도 결코 민족의 분열과 분단만은 막아야 한다는 김구선생의 유언이 오늘을 사는 민족구성원 모두에게 교훈으로 살아있다는 점에서 볼때 백범통일광장 건설은 민족통일의 구현을 지향하는 상징성도 크다.이러한 맥락에서 남북당국간 협조 아래 백범통일광장이 조속히 건설되기를 기대한다.백범통일광장이 건설되어 김구선생의 숭고한 독립정신과,나라와 겨레사랑의 애국정신이 민족분단을 종식하고 통일을 성취하는 원동력으로 승화될수 있기를 바란다./장청수 논설위원
  • [사설] 끝나지 않은 6·25

    우리 민족사에서 일찍이 없었던 6·25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난지 마흔아홉돌이 됐다.남과 북이 155마일의 철책선을 사이에 두고 대립과 긴장속에 살아온 세월이었다.잠시 갔다 다시 돌아오겠다며 떠나온 이산가족들이 고향산천과 부모형제를 그리워하며 살아온 단장의 세월이기도 했다.이처럼 6·25동족상잔은 우리민족에게 너무 깊은 상처와 손실을 안겨 주었다.민족 자존에치욕만 남긴 무모한 전쟁이었다.장구한 민족의 정통성이 무너지고 남북간 심각한 불신을 야기시켜 통일에 결정적 장애의 벽을 만들어 놓았다. 이 모든 전쟁의 상흔들은 반세기가 흘렀지만 아직도 가시지 않은 안타까운현실이다.따라서 6.25 마흔아홉해를 맞으며 우리가 깊게 되새겨야할 교훈은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두번 다시 동족간의 상잔은 결코 있어선 안된다는것이다.만약 앞으로 한반도에서 또다시 6·25와 같은 전쟁을 치른다면 민족자체의 파멸을 초래하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 자명하다.특히 현재 남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화력(火力)을 6·25당시와 비교해보면 무기는 15배로늘어났고 위력은 8배,파괴력은 무려 120배에 달하고 있다.이같은 무기들이앞으로 전쟁에 동원된다면 그 결과는 민족구성원 50%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국토의 90%가 파괴되는 그야말로 ‘회복불능의 상처’를 남겨 놓게 될 것이 틀림없다.무슨일이 있더라도 전쟁만은 없어야한다. 통일은 조금 지연되는 경우가 있어도 평화를 유지하며 단계적으로 달성해야 할 것이다.더욱이 한반도의 안보환경은 조그마한 충격에도 붕괴될 수 있는위험성과 불확실성을 지니고 있다.최근 서해교전사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북한의 무력도발 야욕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는 북한에 의해서언제라도 파괴될 수 있다.아직도 6·25는 끝나지 않았다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당면한 최우선 민족적 과제는 6·25동족상잔의 상처를 하루빨리 치유하고 체제와 이념을 초월하여 남북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다. 6·25전쟁으로 인한 남북간의 상호불신을 해소하고 이질화현상을 극복하여민족의 정통성을 회복해야 한다.이같은 과제가해결돼야 진정한 의미에서 6·25를 종식시킬 수 있다.이와관련,우리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 기조는 6·25의 상흔을 제거하는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남북화해와 협력을 증대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 대북 포용정책의 기본 목표다.때문에 북한은 무모한 군사적 패권주의를 포기하고 민족공존공영의 기틀을 마련하는 민족화합 대열에 적극 동참토록 촉구한다.
  • [외언내언] 주빌리 2000운동

    20일 끝난 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G-8) 정상회담의 주요의제 가운데 하나는 가난한 나라들의 외채(外債)를 탕감해주는 것이었다.탕감규모는 약 710억달러로 해당국가들이 서방선진국들로부터 빌린 돈의 3분의1에 해당하는 돈이다.‘주빌리2000’운동이 드디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셈이다. ‘주빌리2000’운동이 시작된 것은 지난 96년부터다.가톨릭,개신교,성공회등 모든 기독교 종파와 시민단체 및 노동자조직 등이 참여한 이 운동은 기독교의 희년(禧年·주빌리)정신에 따라 제3세계의 상환불능 외채를 채권국인서방선진국들이 오는 2000년에 탕감해주자는 국제연대운동이다.구약성서 레위기에 의하면 희년은 안식년이 일곱번 지난 다음 맞게 되는 50년째 해이다. 희년에는 빚 때문에 노예가 된 사람들이 풀려나 자유인이 되고 팔린 땅은 원래의 주인에게로 다시 돌아간다.씨족이나 가족구성원 가운데 누군가 빚 때문에 종으로 팔리게 되면 가까운 친족중 후견인(고엘)이 나서 몸값을 지불하고 그를 해방시켜 주어야 한다.사람이나 재산이나 하느님이 그 주인이라는 전제 아래 사회적 불평등의 고착을 막으려는 이 정신을 대희년(大禧年)인 2000년에 실천하자는 것이 ‘주빌리2000’운동이다. 세계은행(IBRD)이 최악의 경제상황에 처한 채무빈국(HIPC)으로 분류한 나라는 모두 41개국으로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들이다.이곳에서는 국가 수입의 40%가 외채 이자를 갚는데 쓰인다.따라서 교육과 보건 및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투자돼야 할 재원이 소진되고 있다.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이같은 외채부담을 “아프리카의 발전과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목에 걸린 돌덩이”라고표현한다. ‘주빌리 2000’운동에 따라 지난해 영국 버밍엄에는 5만명이 모여 인간띠잇기 작업을 했고 전세계적인 외채탕감 청원서의 서명작업도 벌어졌다.2,200만명의 서명을 목표로 했던 청원서는 독일 쾰른에서 열린 이번 G-7정상회담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에게 전달됐다.종교적 이상주의에 바탕한 이 운동의성공은 기독교의 전지구적 네트워크가 지닌 힘과 시민운동의 힘을 느끼게 한다.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즉 사회정의와 세계화를 결합해냈다는점에서이 운동의 성공은 새 천년이 ‘더불어 사는 1천년’이 되리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그러나 G-7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부채탕감액은 ‘주빌리2000’운동 본부가 주장하는 탕감액의 절반정도에 불과하다.서방선진국들은 제3세계에 대한 부채탕감이 세계금융 위기의 부담을 덜고 선진국 자신의 성장기회도 넓힐 것이라는 점(헨리 포드는 보다 많은 자동차를 팔기 위해 노동자의 임금을두배로 올렸다)을 고려해 부채탕감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임영숙 논설위원
  • [화제의 책] 상류·민중계층 다양한 삶의 모습 조명

    과거 서양인들의 실생활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린 책 ‘서양생활문화사’(김복래 지음)가 나왔다.지금까지 서양인의 생활문화사를 다룬 책은 대부분 생활문화의 전체적 흐름을 짚는 것이었다.이에 비해 이책은 상류와 민중계층을 넘나들며 생활 구석구석의 모습 자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특징. 고대의 미인대회,여인들의 금발염색 유행,손님 목욕시중을 들던 집주인의아내,신의 발명품으로 여겨졌던 향수.이 책이 그리고 있는 고대 그리스인들생활의 단상이다.로마인들은 정오부터 저녁까지 비스듬히 누워서 정찬을 즐겼고,대형 사교장이었던 남녀 혼탕 카라칼라에 갔다.로마의 법전인 12표법은 자식의 매매를 인정했고 여성은 영원한 법적 무능력자였다. 중세 귀족들은 뾰족구두를 좋아했다.향료는 신분 표출의 상징이었으며,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피를 뽑아냈다.남성의 불륜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대했으며,성직자간 동성애가 횡행했다.종교 이데올로기로 꽉 찼던 시대지만,사람들의 실생활까지 꼭 종교적이지는 않았던 것. 인류의 ‘황금기’로 불리는 르네상스시대엔 인육으로 만든 파이가 파리에등장했다.나라마다 독특한 취향의 포도주가 있었고,이탈리아는 의상의 선두로 나섰다.귀족들은 “넌 거짓말장이야”란 말로 결투를 선언했고,성직자들의 결혼분쟁이 이어졌다.대한교과서 1만원
  • [외언내언] 금강산관광 有憾

    지난달 27일부터 3박4일 동안 한국언론재단의 주선으로 금강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중앙 언론사 통일담당 논설위원과 해설위원을 초청,‘남북 민간교류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선상세미나에 이어진 금강산 관광이었다. 구룡폭포와 만물상으로 이어지는 금강산 비경을 보면서“하나님이 천지창조를 하신 여섯날 중 마지막 하루는 금강산을 만드는 데 보내셨을 것이다”라는 구스타브 스웨덴 국왕의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았다. 계곡미와 폭포 중의 압권이라고 할 수 있는 구룡폭포 가는 길에는 비로봉에서 내린 물이 모여 만들어진 옥류동에 선녀와 나무꾼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그리고 만물상으로 올라가는 길목의 계곡미들이 눈이 시릴 만큼 절경을 연출하고 있다.특히 세상의 모든 것을 바위로 빚어 놓았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대로 만물상의 기기묘묘한 암석과 산봉우리는 필설로 묘사할 수 없을 정도였다.그야말로 신이 창조한,신비의 조화가 각인된 민족의 명산으로 손색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래서 금강산관광의 의미가 더욱 값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관광을 통해서 북한이 금강산의 환경보전을 매우 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지난해 11월 금강호가 첫 출항한 이후 지금까지 우리국민 약 4만3,000명이 금강산을 다녀왔다고 한다.그동안 실향민들의 눈물어린 망향제에서부터 신혼부부의 여행길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생의 사람들이 금강산을 다녀오면서 현지에 남긴 인상은 유감스럽게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다.금강산을 관리하는 북쪽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한결같은 불평은 우리 국민들의 무질서한 관광의식에 대한 불평과 비난이었다.만약 자기들이 금강산관광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벌칙을 적용하지 않았다면 금강산 계곡은 쓰레기로 덮여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수치심을 금할 수 없었다.우리관광객들에게 많은 귀여움을 받았던 북한 여자관리인‘연실’이 대신 파견된‘리철숙’이라는 어여쁜 아가씨의 야무진 목소리가 지금도 귓전을맴돈다.그러나 금강산같은 천혜의 자원을 훼손한 것은 우리보다 북쪽이 먼저다. 금강산 구비구비 계곡마다 북한 통치자를 찬양하는 정치선전문구를 조각해놓은 것은 통일이후 복원될 수 없는 환경파괴의 상흔으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가 없다.이번에 금강산을 돌아보면서 무엇보다 아쉬움이 컸던 것은 민족의 명산을 민족구성원 모두가 마음대로 볼 수 없다는점이었다.남북이 하루 속히 통일을 이룩해서 금강산의 비경을 민족 모두가마음놓고 구경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장청수 논설위원
  • [우리구 역점사업] 성동구

    성동구(구청장 高在得)는 한때 다른 자치구에 비해 주민들의 여가와 생활체육 활동을 위한 복지공간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따라서 구는 민선자치가 시작된 이후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생활체육시설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시설을 새로 확보하거나 기존 시설을 증설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부담이 커 구 재정만으로는 충당이 불가능한 것이 사실.구는 이같은 현실을 감안,관내 유휴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지난 96년부터 주민들의 생활체육공간으로 자리잡아온 중랑천 둔치내 국유하천부지의 축구 족구 농구 궁도장은 구의 ‘자린고비식 구정’의 일면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땅값과 공사비가 비싸 공간시설물을 설치하기 힘들자 하천부지를 주민들의 건강 및 여가공간으로 요긴하게 활용했다. 또 구의 새 청사가 들어설 ‘성동종합행정마을’ 건립공사가 경제난으로 차질을 빚자 2,200여평의 부지를 축구장 롤러스케이트장으로 대체,지난 97년 6월부터 주민들의 생활체육공간으로 개방했다.이밖에 구는 청사 인근 시유지를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던 시설물을 없애고 이곳에 인근 마장동 주민과 구청 직원들을 위한 체육시설을 설치하기도 했다. 성동구의 생활체육공간 확보를 위한 노력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엇보다도 뚝섬 옛 경마장 안의 다목적경기장 건립이다.당초 LG 돔구장 건설이예정됐다가 건설계획이 무산되자 서울시는 이곳에 골프연습장을 세울 계획이었다.그러나 구는 ‘일부를 위한 시설’보다는 ‘대중을 위한 시설’이 더욱 값지다고 판단,이곳에 체육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시에 강력히 주문했다. 시는 결국 구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곳을 무상으로 임대해 주었으며 구는 공사가 끝난 지난 3월10일부터 이곳을 주민들에게 개방했다.31,700여평의 부지에는 축구장 농구장을 비롯해 2.5㎞의 산책로 등이 갖춰져 주민들의 새로운휴식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오는 2001년 6월 개관 예정인 금호동 ‘열린 금호교육문화관’은 초등학교교사(校舍)와 주민 편익시설을 합친 다목적 시설. 지난해 11월 지은지 37년된 금호초등학교를 재건축하면서 구릉지 경사면에위치한이 학교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지하 1∼3층에는 수영장 체육관 정보도서실,지상 1층에는 대규모 주차장,지상 2∼6층에는 금호초등학교가 들어서게 만들었다.특히 주민들이 이 건물의 시설들을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이용하면서도 학생들의 수업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는게 장점이다.전국 최초로 지어지는 이 문화관은 그동안 주민들에게 폐쇄된 공간이었던 학교시설을 주민들의 문화·복지시설에 완벽하게 접목시킴으로써 ‘지역사회 개발의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굄돌]이중섭과 소머리국밥/박영택 미술평론가

    고즈넉한 사간동 거리는 언제 거닐어도 정겹다.며칠전 그곳에 수많은 사람 들이 줄지어 서 있어 놀랐다.다름아닌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는 ‘이중섭 특 별전’을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였다.뉴욕이나 파리의 주요 미술관 특별전시 때나 구경할 풍경이 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죽어 신화가 된 이중섭의 그 림과 그의 세계를 확인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전시장은 매우 부산스러웠 다. ‘이달의 문화 인물’로 선정된 이중섭을 기리기 위해 그의 중요 작품들을 한 자리에 다시금 불러 모아 초혼제를 지내주고 있는 듯 하다.사람들은 그 작은 화면 속에 하염없이 눈길을 준다.불우한 시절에 태어나 그림에의 열정 을 안고 비참하게 죽어간 천재화가,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그는 누 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가장 대중적인 미의식을 자극하는 그림을 남겼다. 그의 그림에는 한국인의 질긴 모성애와 가족애,자연주의,전형적인 한국미의 특질들이 지극히 편안하게 장식화되어 모습을 내민다.그가 진정으로 그림을 좋아하고 모든 것을 그림으로 메꾸고자 한 타고난 화가였음이 새삼 느껴진 다.그의 그림에는 한국인을 끌어당기는 유전적인 미감이 잠겨 있다.좋은 그 림은 이렇게 동일 민족구성원 모두를 감동시킨다.나아가 모든 인류가 감동한 다.그것이 미술의 힘인 것 같다. 그러나 이중섭의 그림과 그의 삶을 알기엔 지금의 우리는 너무 먼 거리에 있다.그가 살다간 그 시대의 비극,식민지배와 전쟁,이별과 고독,무지와 몰이 해.병과 죽음 속에서 이런 그림을 그려냈다는 사실이 너무 끔찍하고 슬프게 여겨진다.그러나 이 전시장에 모인 많은 사람들은 즐겁게 미소를 지으며 보 고,떠들고 기념품과 도록을 사들고서 전시장을 빠져나간다. 문을 나서서 점심을 먹기 위해 삼청동 쪽으로 걸어가 ‘옛날 소머리국밥 집 ’에 갔다.기다리는 동안 문득 벽에 걸린 그림 한 점에 내 눈에 들어와 박힌 다.거기에는 이중섭의 ‘황소’ 그림이 걸려 있었다.소머리국밥을 먹으며 그 의 ‘소머리’를 본다는 이 비극적 사실이 내내 나를 무겁게 만든다.이중섭 그림은 갤러리의 장사 속,소머리국밥 집의 선전용 그림으로 이렇게 마구 떠 돌고 있다.
  • 세미나 주제발표 내용(IMF시대의 자화상:14­1)

    ◎국민들 경제회생 정부역할 큰 기대/소비·광고패턴도 바꿔야 25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매일 주관으로 열린 ‘IMF시대의 한국인 자화상과 진로’라는 주제의 학술세미나는 학계·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대학생 등 150여명이 참석,열기를 띠었다.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IMF체제 1년을 맞아 국민의식과 경제생활 전반에 걸친 변화상을 진단하고 한국인이 나아갈 방향을 다각도로 제시해 관심을 끌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서울대 洪斗承(사회학),고려대 李斗熙 교수(경영학·마케팅연구센터 연구소장),한양대 趙炳亮 언론정보대학장(광고홍보학)의 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국민의식 변화/소득계층간 격차 갈수록 심화/재벌에 대한 부정적 시각 많아/난국 극복할 국민적 활기 시급/洪斗承 서울대 교수 우리나라가 IMF관리체제하에 들어간 지 이달로서 1년이 되었다.마이너스 경제성장,수출 감소,기업 도산,실업률 증가 등 경제 현실과 관련된 수없이 많은 문제점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물론 이와 같은 사태가 앞으로 더 큰 도약을 위한 교훈을 얻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스스로 위로해 보지만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은 가까운 장래에 쉽게 경감될 것 같지 않다.그동안 우리는 내실을 함께 기하면서 성장해 왔다기보다는 앞만을 보고 허겁지겁 달려온 감이 있고,이 때문에 지금 우리에게 가해지는 충격과 좌절감의 강도는 더욱 큰 것이다. ○국민경제 생활 크게 위축 IMF관리체제의 영향은 일차적으로 국민의 경제생활 위축으로 나타나고 있다.우리 국민 대다수는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지금이 ‘IMF시대’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로 무엇보다도 실업이 손꼽히고 있다.IMF 이후 물가가 크게 상승하였음을 체감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호전될 기미가 없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다수 국민은 이 사태로 인해 여가활동을 억제해야 하고 재산 증식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사태 파급효과는 계층별로 달리 나타나고 있다.최근 통계청은 소득 계층이 낮을수록 실질소득 감소율이 높아 소득 계층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이러한 현상은 이번 조사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특히 IMF 이후 빈부 격차가 심화되었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으며 스스로 평가한 자신의 사회계층적 지위에서 IMF 전과 비교하여 지위 하강을 겪고 있는 사람이 무려 46%에 달하고 있고,반면 상승되었다고 보고한 사람은 5%에 불과하다. ○“계층 지위 낮아졌다” 46% 이와 같은 상황으로부터의 탈출을 위해 정부에 기대를 걸어보았다.경제회생을 위해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듯하다.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신정부 출범 당시보다 지금은 그 기대가 낮아졌음을 밝히고 있다.정부의 정책 역시 이들을 만족시키기에는 크게 역부족이다.현정부의 정책수행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그 평가를 유보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신정부 출범 후 아직 10개월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단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결국 현재의 위기상황이 어떻게 극복되느냐에 따라 그 과정의 정당성과 합리성이 평가될 수밖에 없는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이 조사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정치권,기업인을 포함한 사회지도층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명료하게 드러난다고 하는 사실이다.이들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또한 사태를 지금 상태로까지 이르게 한 원인 제공자라는 생각도 떨쳐버리지 못한다. 그 중 하나는 재벌에 대한 부정적 견해로 나타나고 있다.재벌은 소수의 주력기업으로 재편성되어야 한다거나,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어야 한다거나,기업간 빅딜 과정에서 정부가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 등은 모두 이러한 의식 표출이라 볼 수 있다.민간 부문의 자율적 조정을 통해 스스로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기업의 자유의사에 맡겨두는 일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사회적 통합·화해 열망 지녀 경제적 어려움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사고 폭을 크게 좁혀 놓았다.지금까지 우리가 그나마 지녀왔던 여유로움이 더욱 왜소화해가는 듯한 안타까움이 있다.국가적 어려움에 봉착해 있으면서도 사회적 통합과 화해에 대한 열망은 모두 지니고 있다.이는 정치적 수사(修辭)로서가 아니라 사회적 와해의 개연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의 표현이기도 하다.현재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과연 일시적이고 일과적인 것인가,아니면 보다 심층적이고 근원적인 것인가.이를 판단하기에 아직은 이르다.그러나 일시적 현상이기를 바라고 있으면서도 여기에는 본질적이고 구조적 장애가 내재되어 있다는 점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크게 상처를 받은 민족적 자긍심과 자신감을 되살리고 현재의 좌절을 미래의 발전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국민적 활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경제주체로서의 체감과 반응/“4∼5년후나 경기안정” 비관적 전망/70%가 실직불안감에 시달려/임금 깎여도 정리해고 최소화 바라/李斗熙 고려대 교수 ○가구당 월소득 20% 줄어 IMF 구제금융을 초래한 경제위기를 지난 1년간 겪으면서 국민이 경제주체로서 체감하고 있는 것을 한마디로 요약하면‘극도의 불안감과 무기력에 따른 위축’이다.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데 98%의 국민이 공감하고 있으며 많은 국민은 4∼5년또는 그 이후라야 경기가 안정될 것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이러한 불황 영향으로 우리나라 가구의 15.8%가 실직한 동거가족이 있으며 70%의 국민이 실직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고,실업자와 정리해고문제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80.2%의 국민이 인식하고 있다.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약 20%가량 감소함으로써 가정경제에 대한 불만족도는 매우 높아졌다.설상가상으로 대부분 국민은 물가가 인상되어 생활필수 항목의 지출이 더 많아졌다고 체감하고 있으며 내년 물가 역시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41%에서 급격히 줄어든 33.5%의 국민만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인식하고 있다.이러한 인식은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최근에 두드러진다는 느낌과 맞물려 상당수 국민에게 자기 비하와 패배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제위기를 초래한 원인 제공자는 정치인,대통령 및 경제각료순으로 인식하고 있는가 하면 현재 가장 덜 고통받고 있다고 느끼는 계층도 아이로니컬하게도 바로 이들이다.그리고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데 국민 과반수 이상이 동의하고 있으며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노조의 시위는 외국자본 유입의 저해요인으로 생각하고 있다.이렇게 볼 때 난국의 원인 제공자와 피해자는 다르다는 인식과 함께 사회에 대한 신뢰는 약해져 국민은‘무기력한 자의 외로운 생존’을 절박하게 체감하고 있다. ○정치권의 솔선수범 있어야 이렇게 절박한 상황하에서 국민은 우선 모든 지출을 줄이고 대외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뾰족한 대안이 별로 없는 가운데 좋은 상황이 올 때까지 관망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대다수 국민은 임금이 삭감되더라도 정리해고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으며 의류 구입비,술값,경조사비,선물비 등 순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다. 지출의 절제는 대인관계 횟수와 유형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사람들은 각종 모임 등 사회활동을 자제하고 음주행위도 줄이고 있다.친구들과 만났을 때 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비율이 급격히 늘어 개인주의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사회생활의 감소와 아울러 가정에서의 행동도 전과 다르게 변화하고있다. 가족과의 외식횟수도 줄었으며 여가활동에 사용하는 시간과 비용이 현저히 감소되었다.즉 국민은 경제적·심리적 부담으로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과의 원만한 대화시간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었다.국민은 전에 없이 가정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나 화목한 대화보다는 단지 텔레비전 시청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비디오테이프를 빌려 보는 것조차 절약하고 있어 여가활동의 일환이라기보다는 수동적으로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는 상태로 보인다.이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는커녕 심리적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아 사회 전체의 무기력으로 나타나거나 오히려 우발적인 돌출행위로 나타날까 우려가 된다. ○자기비하·패배의식 늘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열쇠는 경제 회복에 있다.국민이 기대하고 있는 것은 공적인 구조조정과 정치권과 정부의 솔선수범이다.위정자들은 국민이 행동으로 보이는 이 조용한 외침에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경제 회복은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다.문제는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국민이 이러한 극도의 심리적 불안상태를 어떻게 안정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이론에 의하면 사람이 느끼는 삶의 질은 경제적 상황보다 가정생활의 만족도에 의해 더 많이 결정된다고 한다.따라서 지금부터 우리는 가족구성원간의 대화를 촉진하고 가족활동을 장려하고 협동정신을 함양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갖추어주는 데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사회 각층이 참여하고 언론도 동참하는 이벤트와 캠페인을 제안한다. ◎소비패턴과 광고/‘현명한 지출’ 추세… 알뜰쇼핑 늘어/실속구매전략에 과학적 대처 시급/趙炳亮 한양대 학장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1년,이 기간 동안 가장 큰 변화를 겪은 부문 가운데 하나가 민간소비 부문의 급격한 침체이다.불과 몇년 전만해도 소비가 미덕이던 시대에서 무조건 안사고 안쓰고 보자는 소비억제시대로 접어들면서 “이제는 더 줄일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소비가 위축됐다.먼저 IMF 1년을 보내면서 국민이 겪은 가장 큰 변화는 소득과 소비의 감소라고 할 수 있다.이번 조사에 따르면 IMF 이전에 비해 월평균 소득이 약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감소 폭은 소득이 낮은 계층일수록 커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소득감소율이 35.9%로 300만원 이상 가구의 11.5%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것이 단적인 예다. ○저소득층 수입 급감 소득 감소에 비해 소비 지출은 더 크게 줄었다.저축·보험·곗돈이 32.7%로 가장 많이 줄었으며 옷값,문화·레저비 등 순으로 감소했다.부문별 지출 감소를 보면 경조사비는 IMF 이전의 건당 4만∼5만원에서 3만원 이하로 줄었고,여름 휴가는 아예 가지 않았다는 응답이 46.6%였다.휴가를 가지 않은 이유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가 1위로 나타나 지난해의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와 대조적이었다.승용차 이용률은 30% 정도 감소했고 10명 중 7명은 승용차 유지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했다.과외교육 형태는 개인과외 및 보습학원을 통한 과외가 줄어든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학습지 교육이 증가해 1위를 차지했다. 쇼핑 및 구매 형태의 변화를 보면 충동구매보다 알뜰구매가 우세해졌다.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이 세일기간을 기다렸다가 상품을 구입하고 있으며 가격 비교 구매도 거의 과반수에 달했다.거품시대의 감성구매나 충동구매 대신 신중구매,실속구매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습관 크게 달라져 쇼핑비는 의류 구입비(47.2%),술값,식사비 등 순으로 줄어들었으며 남자는 술값과 의류비에서,여자는 의류비와 화장품 구입비에서 지출을 줄였다.가족과의 외식횟수 역시 지난해 월평균 2회에서 1.4회로 줄었으며 특히 월 3회 이상 외식을 하던 층은 절반 이하로 감소되었다.음주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크게 늘었고 주 2∼3회 이상의 잦은 음주빈도는 크게 감소해 많은 사람들이 음주횟수를 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가장 많이 마시는 술 종류도 맥주 소주 순으로 바뀌었다. 그런 속에서도 광고에 대해서 자세히 보는 층은 TV광고가 20%,신문광고가 19.2% 정도로 비슷하게 나타났는데 20대와 30대,대학생층,미혼자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관심있게 보는 광고 종류로는 TV광고에서 식품 음료,정보 통신,관광 레저 영화,화장품 등 순이었고 신문광고에서는 관광 레저 영화,정보 통신,부동산 주택,의류 패션,도서 출판,기업PR 등 순이었다.도움이 되는 정도에서는 TV광고가 40.7%,신문광고가 40.4%로 비슷하게 긍정적 대답이 나왔으며 특히 젊은층이 광고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케이블 TV를 이용해 상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39.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며 30대 여자들은 62.2%가,주부들은 56.7%가 홈쇼핑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다른 부문과 대조를 이루었다.이밖에도 이번 조사는 우리 국민들이 1년 사이에 얼마나 크고 급격한 변화를 겪었는가를 세부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무조건 안쓰는 것보다 현명하게 쓰는 지혜가 필효한 시점이라는 점을 말해준다고 하겠다. ○‘거품’시대 벗어날때 소비지출,소비패턴 등 소비생활과 내수시장 전 부문에서 전례없는 침체와 변화를 가져온 IMF 1년,과거 거품시대의 거품소비를 주도해온 광고역시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실속구매시대에 걸맞도록 과학적인 메지시전략과 매체전략으로 재무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건전한 소비확대를 통한 내수진작이 국내외적 과제로 등장한 시점에서 소비에 대한 인식변화는 물론 광고도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 가정생활(IMF시대의 자화상:8)

    ◎가족 대화 감소… 가정중시 마음은 여전/대화시간 작년보다 하루 평균 3분37초 줄어/주부 80% “이상적 주부는 가정관리 충실형”/남편들 87%가 가사분담에 긍정적 생각 IMF는 가족 간의 대화시간도 줄였다.부부간 대화는 평균 56.2분에서 55.28분으로 0.92분,자녀와의 대화는 평균 49.5분에서 48.2분으로 1.3분 각각 줄었다.부모와의 대화시간을 합쳐 평균 3.62분 줄었다.궁핍해진 경제는 가족구성원 간의 대화분위기마저 해치고 있다. 남편과 아내 사이의 대화는 30분 이하의 짧은 대화는 늘었으나 30분이 넘는 비교적 긴 대화는 줄었다.30분 이하는 39.9%에서 40.7%로 0.8% 늘었다.그러나 30분∼1시간은 34.0%에서 32.3%로 1.7%,1∼2시간은 15.6%에서 14.1%로 1.5%,2시간 이상은 7.5%에서 6.6%로 0.9% 각각 줄었다. 연령별로는 30∼60대 부부에서는 전반적으로 30분 이하의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20대 부부에서는 30분∼1시간 대화한다는 응답이 39.3%로 가장 높아 결혼한지 얼마 안되는 젊은 부부가 상대적으로 대화를 많이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또 자녀를낳기 전에는 하루 평균 64.4분 대화를 하지만 자녀 성장과 더불어 대화가 점차 짧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와의 대화는 1시간 이하는 늘고 1시간이 넘는 경우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자녀가 있는 204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자녀와 대화하는 시간은 30분 이하가 46.0%에서 49.3%로 3.3%,30분∼1시간이 27.9%에서 28.1%로 0.2% 각각 늘었다.반면 1∼2시간은 11.9%에서 10.8%로 1.1%,2시간 이상은 7.2%에서 5.6%로 1.6% 각각 줄었다.자녀가 어린 20대 어머니의 경우 자녀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하루 평균 71.9분이나 됐으나,연령층이 높아질수록 대화시간이 두드러지게 짧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부모와 함께 사는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부모와 대화를 갖는 시간이 30분이 안되는 사람이 IMF 전이나 IMF후 절반을 넘는 것은 같다.다만 비율이 IMF 전 53.4%에서 59.0%로 5.6% 늘었을 뿐이다.30분∼1시간 대화를 나눈다는 사람도 20.0%에서 21.1%로 1.1% 늘었다. 응답자들은 원만한 가정생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느냐는 질문에 ‘대화시간을 늘린다’ 29.8%,‘(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린다’ 26.5%, ‘가사를 돕는다’ 15.9%,‘주말을 함께 보낸다’ 10.2% 등 가정생활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또 ‘이상적 주부형’ 항목에서 80%가 넘는 주부가 ‘가정관리를 잘 해 가족이 명랑하고 건강하도록 도와주는 주부’라고 답했다.‘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하는 주부’라는 어머니와 아내로서의 역할보다는 한 여성으로서 자기 삶에 충실하겠다는 답변은 7.4%에 지나지 않았다.‘경제관리를 잘 해 재산을 증식시키는 주부’ ‘경제력이 있어 돈을 벌어오는 주부’ 등 가정의 화합보다 돈이 우선이라는 응답도 7.3%와 1.5%에 각각 그쳤다.따라서 IMF 때문에 가족 구성원 간에 말수는 줄었지만 가족을 위하는 마음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정에서 남편의 위치는 아내의 위에 있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남편들도 가사 분담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가정의 중요한 결정은 누가 내려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남편’이라고 답한 사람은 16.8%로 ‘아내’라고 답한 2.3%의 7배를 웃돌았다. 그러나 가사 분담에 관한 의견을 묻는 항목에서 남편들은 ‘아내가 사회생활을 한다면 무방하다’ 35.3%,‘남자도 가사를 도와야 한다’ 18.0% 등 절반 이상이 아내와 집안 일을 나누어 할 수 있거나,나누어 해야 한다는 적극적 태도를 보였다.‘남자가 가사를 돕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응답 34.2%를 합치면 무려 87.5%가 가사 분담에 긍정적이었다. ◎“외국어 잘하고 싶지만 공부는 하기 싫다”/“구사 가능한 외국어 없다” 72%/“외국어 공부하고 싶다” 84%/“공부하는 외국어 없다” 85% ‘외국어를 잘 하고 싶지만 공부는 하기 싫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가서 겪는 가장 큰 불편은 말이 통하지 않는 것.해외여행 경험자 62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해외여행 때 느꼈던 문제점 가운데 ‘낮은 언어 구사력’이라는 응답이 47.7%로 가장 많았다.낮은 외국어 구사력은 ‘현재 읽고 쓰고 말하기가 가능한 외국어가 있느냐’는 질문에 3분의 2가 넘는 72.7%가 ‘없다’고 답한 데서도 잘 나타났다. 그러나 외국어를 배울 생각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어떤 방법으로 외국어를 배우고 있느냐’는 질문에 무려 85.9%가 ‘지금 공부하는 외국어가 ‘없다’고 답했다.하지만 ‘읽고 쓰고 말할 수 있도록 배우고 싶은 외국어에 어떤 것이 있느냐’는 항목에는 84.3%가 외국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외국어를 배우고 싶기는 하지만 공부는 하지 않는다는 모순된 태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나쁘게 이야기하면 해외여행을 가서 외국인을 만났을 때 ‘폼나게’ 대화하고 싶지만,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생각은 별로 없다. ‘벙어리’ 해외여행,‘귀머거리’ 해외여행이라고 해서 아무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다.해외여행 경험자의 61.6%는 ‘견문이 넓어졌다’고 답했다. 또 17.0%는 ‘국제감각을 익혔다’,14.0%는 ‘애국심을 갖게 됐다’고 답해 92.6%가 해외여행을 유익한 것으로 평가했다.말과 귀가 통하지는 하지만 해외여행은 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해외뉴스 접촉방법/국내 방송 68·신문 25%/PC 1.7·외국 방송 0.6%/해외관심분야 경제·스포츠순 통신수단 다양화 및 급속한 발달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은 주로 ‘고전적’ 매체를 통해 해외뉴스나 국제정보를 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설문조사 결과,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94.1%)이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국내 전파 및 인쇄매체를 통해 해외소식을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국내 TV 라디오를 통해 해외소식을 접한다는 응답이 68.7%로 압도적이었고 국내 신문이 25.4%로 그 뒤를 이었다.국내 잡지는 2.3%,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PC통신 및 인터넷은 1.7%에 지나지 않았다.외국 신문 및 잡지는 1.1%,위성을 통해 국내 가정을 공략 중인 외국 방송 역시 0.6%로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아직도 국내 매체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또 인터넷 활용도가 크게 낮은 것은 예상 밖이었다.‘PCS폰 이용방법을 모르면 원시인’이라는 광고를 액면 그대로 인용하면 우리 국민들은 ‘원시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 관심분야는 IMF 뒤 경제사정이 어려워짐에 따라 경제가 1위를 차지했다.경제는 32.6%로 2위 스포츠(19.0%)를크게 제쳤다. 다음은 문화(16.4%) 사회(15.1%) 정치(10.5%)의 순이었다. 최근 들어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환경은 0.7%로 꼴찌를 겨우 면했다.해외경제에 관심이 높은 집단은 성별로는 남성,직업별로는 자영업자로 나타났다.국제관심사 가운데 스포츠가 문화 사회 정치를 앞선 것은 朴세리 朴贊浩 宣銅烈 등 국내 스타들이 해외에서 펼치고 있는 활약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을사조약 반대운동(다시 태어난 ‘대한매일’:6)

    ◎“신뢰못할 늑약” 무효화 투쟁 앞장/“고종 불윤에 이토 강압” 등 부당성 지적/한규설·민영환 자결­분노함성 대서특필/격렬한 항일논설 민족구국정신 일깨워 1905년 11월17일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대한매일신보는 발빠르게 반대 투쟁에 나선다. 조약에 반대하는 상소가 잇따르고 대신의 자결사태까지 발생하는 상황에서 국내 언론들은 조약의 침략성을 일제히 규탄하고 나섰다.이 가운데 대한매일의 반대투쟁은 그 어느 매체보다도 빠르고 강경한 논조로 일관했다. 조약 체결 당시 고종과 韓圭卨 참정대신을 비롯한 각료들의 반대가 거셌지만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는 군사력을 앞세운채 강압,마침내 일방적으로 이 조약체결을 결정하고 말았다. 이에 맞선 대한매일의 논조는 조약의 부당성 지적과 무효화에 초점을 맞추고 일관된 투쟁양상을 보였다.후에 통감부는 결국 이같은 반일논조를 잠재우기 위해 고종 퇴위와 대한매일 사주인 배설 추방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만다. 대한매일의 투쟁은 조약 무효선언으로 시작됐다.조약 체결 다음날인 18일자 2면 잡보란에 속보형식으로 내보낸 ‘칙어엄정’(勅語嚴正)이 그 시초다.“한국 황제께서는 한국독립을 중념(重念)하시와 정대한 의리로써 거절하신즉 伊藤(이등박문) 대사가 재삼 강청하되 강경하신 칙어로 불윤(不允)하셨다더라.” 일본이 강제로 만들고 체결을 강행한 을사조약에 대한 고종의 반대의사가 확고했음을 알 수 있는 중요한 기사다. 이와함께 조약 체결 당일 각의의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는 기사도 같은 날 잡보란에 실려있다.‘칙어엄정’ 아래 ‘대사관 각의’와 ‘殉國意決’ 제하의 글이 그것이다.‘대사관 각의’ 기사는 “어제 오전 11시에 참정대신 이하 각부 대신들이 이등 대사관으로 모여 중대사건을 각의하였다더라”라고 쓰고 있다. 또 ‘순국의결’에선 “참정대신 韓圭卨씨와 外大 朴齊純씨와 農大 權重顯씨가 이 중대한 요구건에 대하야 죽음으로 맹세코 굴복하지 않기로 상부통곡(相扶痛哭)하고 韓참정은 영결(永訣)까지 하였다니 삼대신의 순국하는 충의에 감읍하지 않은 자가 없다더라”라고 게재돼 있다.한규설은 내각 조직 당사자로 조약 체결과정에서 이토 히로부미가 각료들에게 개별적으로 찬부를 물을 때 끝까지 반대,파면됐다. 다음날도 무효화 논조는 계속됐다.19일자 2면 상단 잡보란에 또다시 ‘신조약성립’(新條約成立)이란 제목의 글을 실었다.냉정한 필치로 조약이 체결된 경위를 자세히 보도했다.기사 마지막에 “황제폐하의 성의(聖意)는 이 조약을 결사코 불허하시기로 확정하신 거일진대 각 대신의 황겁으로 성의를 공동하여 차경(此境)에 이르렀는데 韓皇폐하께서 눈물을 흘리고 종사생령(宗社生靈)을 위해 상천(上天)에 기도하셨다더라”라는 글을 붙였다. 21일에는 전국 십삼도의 유약소(儒約所)에서 상소한 전문을 소개하고는 거리풍경을 싣는 것도 잊지 않았다.‘회조위소’(回眺爲笑) 제하의 글이 그것이다.“어떤 이가 주현을 지나다가 춤추는 사람이 있어 그 이유를 물은즉 신조약설을 듣고 실성해 밤새도록 통곡하더니 황상폐하와 참정 한규설씨는 처음부터 거절반대하셨다기로 기쁨을 이기지 못해 춤을 춘다 하매 사람들이 몰려들어 함께 춤을 추었다더라”고 적고 있다. 12월 1일자에서는 시종무관장 閔泳煥이 신조약에 통분해 순국한 소식을 2면 머리기사로 크게 다루면서 이와 관련한 ‘늑약무효’(勒約=강제로 맺은 조약)란 격렬한 논설기사를 실었다.이 글은 결론으로 “한일신조약은 신뢰가 없고 효과가 없음을 단언하건대 이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모든 세상사람들의 공론이니 이렇게 적어 후일의 증거로 삼고자 하노라”고 못박았으니 당시 대한매일의 논조가 어느 정도였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대한매일은 일제와 일본군의 강압을 일절 무시하고 날이 갈수록 강경한 논진을 펴서 당시 흥분과 격분에 찬 겨레의 심정을 그대로 반영했던 것이다.을사조약 무효화 투쟁으로 시작된 대한매일의 반일운동과 극일논조는 1910년 문을 닫을 때까지 숱한 압박과 시련에도 굽히지 않은채 더해만 갔던 것이다. ◎대한매일신보 논조/시종일관된 ‘배일’/황성신문 정간 등 주저없이 보도/‘이날에 또 목놓아…’ 명논설문 을사조약이 체결된 다음날부터 각종 기사를 통해 조약 무효화투쟁에 나선 대한매일은 애국지사들의 순국 사실과 진전상황 등을 끊임없이 실어 항일의 선봉에 나섰다. 특히 을사조약의 체결과정에 있어서 일제의 억압과 진행과정 보도에 있어선 당시 다른 언론보도에 비해 훨씬 빠른 것이었다.황성신문의 정간과 사장 구금사실을 주저하지 않고 다룬 11월27일자 ‘황성의무’(皇城義務)와 같은날 ‘한일신조약청체전말’(韓日新條約請締顚末)이란 표제로 발행한 호외,그리고 다음날 28일 게재한 논설 ‘시일에 우(又)방성대곡’(이날에 또 다시 목놓아 크게 우노라)은 당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대표적인 글들이다. 을사보호조약과 관련해 황성신문과 논조를 같이했던 대한매일은 ‘시일야 방성대곡’으로 비롯된 황성신문의 정간과 張志淵 구속에 눈감지 않았다.‘황성의무’는 대한매일과 함께 진보적 대표신문이었던 황성신문의 논조를 극구 칭찬한 글로 눈길을 끈다. ‘시일에 우 방성대곡’은 “한일신조약을 체결한 날에 한국경성내외의 일반 신사인민이 모두 방성대곡하였고 민조 두 충신이 순국한 날에남녀노유가 일제 곡하여 친척과 같이 슬퍼하였고 오호라 대한동포여 금일 슬픈 지경 진실로 가련하고 애석하오…”라고 적고 있다.
  • 자녀대상 범죄 늘어 충격/자살위장극·요구르트 독살 이어 올3번째

    ◎생활고 이유 힘 약한 자식 희생양 삼아/전문가들 “가정 붕괴땐 人倫 무너질것” 이번 아버지에 의한 아들 손가락 절단 사건은 IMF사태 이후 가족붕괴형 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발생,충격을 더하고 있다. 특히 가족 내 약자인 자녀를 이용하거나 대상으로 삼는 범죄가 갈수록 잔인하고 빈도도 높아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서울에서 발생한 중학생 李모군의 자살 위장극과 7월 울산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요구르트 독살사건에 이어 물욕에 눈이 어두워 자식을 희생양으로 삼은 세번째 사건이다. 이들 사건은 모두 부모가 아들을 범죄도구로 삼은 자작극이라는 데 공통점이 있다. 마산 사건의 경우 비록 아버지 姜鍾烈씨가 생활고에 시달려 왔다고는 하나 분별력이 없는 아들을 꾀어 신체의 일부를 자르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사전 계획하고 예행연습까지 한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아연케 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19일 발생한 농약 요구르트 사건도 아버지가 요구르트 제조업체와 백화점 등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기 위해 아들을 살해한 자작극으로 추정되고 있다. 李모군 자살위장극의 경우도 李군이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어 엄마 병을 고쳐드리고 싶지만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꾀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각지에서 온정이 답지했지만 나중에 어머니 朴씨가 궁핍한 생계를 면하기 위해 아들을 시켜 자작극을 연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일련의 사건을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가치관 혼돈과 세기말적 아노미현상이 IMF 이후 생계위기와 맞물리면서 더욱 깊어지고 있는 사회병리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남대 河泰榮 교수는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가장의 실업이 가족구성원 전체를 범죄의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면서 “가족 내 인간관계의 퇴행은 경제난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보인다 금강산 울린다 뱃고동/정부,현대관광사업 공식 승인 안팎

    ◎관광객 모집 본격화/월말 국내통화 가능/요금 평균 1,000달러 금강산 관광의 뱃고동이 마침내 울렸다. 오는 26일에는 금강산 자락에서 국내 가족과 통화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7일 금강산 관광사업을 공식 승인함에 따라 현대그룹이 본격적인 관광객 모집에 나섰다. 해상 특급호텔인 유람선도 이날 첫선을 보였다. 현대는 전국 66개 여행사와 대리점 계약을 곧 마치고 주말부터 대리점을 통해 1,400명의 관광객을 모집할 계획이다. 11일쯤에는 장전항 선착장과 금강산 일대 휴게실 등 각종 편의시설 건설을 위한 인력 40여명을 북한에 보낸다. 불도저 등 장비와 자재는 울산항에서 장전항으로 보내진다. 관광요금은 북한에 줄 돈 300달러를 포함해 일단 1인당 평균 1,000달러로 정했다. 9등급으로 나눠 950달러에 가장 많은 관광객을 배정했으며 최저 750달러,최고 2,030달러로 잠정 결정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가 부가가치세 적용 등이 따르는 내항면허 방침을 고수하고,문화관광부가 선상 카지노 영업을 불허할 경우 관광비용이 크게 뛸 가능성도 있다. 전화는 북한 온정리와 장전항 사이에 동케이블을 가설한 뒤 북한의 기존 전화선에 연결,평양의 인텔셋을 이용해 제 3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소통된다. 이른바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방식이다. 한편 오는 25일 첫 출항할 2만8,000t급의 금강호가 이날 울산항에 입항했다. 현대미포조선에서 객실 개조작업 등을 거쳐 22일쯤 동해항으로 옮겨진다. 이 배는 길이 205.46m,폭 25.27m,항속 18노트 규모로 승객 1,400명과 승무원 600명 등 2,000명이 탈 수 있다. 10개층에 500개 객실을 갖췄다. 3층은 객실 병원 ▲4층 객실 미용실 기념품점 전자오락실 ▲5층 객실 면세점 프런트 ▲6층 메인식당 선상부페 공연장 사진관 수영장 ▲7층 객실 회의실 어린이놀이방 가라오케 디스코텍 도서관 ▲8층 헬스클럽 객실 ▲9층 객실 보조식당 레스토랑 보조수영장 바 ▲10층은 골프연습장 농구장 족구장 등으로 꾸며진다.
  • 가정 폭력 최고 6개월 집에 못가/새달 특례법 시행

    ◎친권 제한·100시간 사회봉사명령도/처분 불이행땐 2년 이하 징역·2,000만원 벌금 다음 달 1일부터 가족에게 폭력을 휘두르면 실형을 살지 않더라도 최고 6개월 동안 집에 접근하지 못한다. 의원입법으로 제정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가정폭력범은 △피해자에게 6개월 동안 접근 제한 △친권(親權·부모로서의 권리) 제한 △100시간 이내의 사회봉사 및 수강명령 △감호·치료·상담위탁 등의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특히 보호처분은 한차례 종류 및 기간의 변경이 가능하므로 접근제한은 1년,사회봉사는 200시간까지 늘어날 수 있다. 또 피해자나 가족구성원의 부양에 필요한 생활비·부양료·치료비 배상명령도 병과될 수 있다. 보호처분을 이행하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특례법은 가정폭력 피해자의 조사와 보호를 위해 2개월 동안 가해자를 가정과 격리시키거나 1개월간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가둘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앞서 피해자로부터 100m 이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접근 금지조치도 취할 수 있다. 특례법은 이와함께 가정폭력을 안 사람은 제3자라도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직무나 상담 등을 통해 가정폭력 사실을 알게 된 학교·의료기관·가정폭력상담소·노인복지시설·장애인 및 아동복지시설 등의 직원이나 대표는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 수족구병/때이른 비상/예년 비해 두달 일찍 발생

    ◎4∼5세 미만에 주로 발병/외출 삼가고 손발 깨끗이 “오늘 아침에 에버랜드 갔다가 저녁에 왔는데,올 때부터 애가 열이 나기 시작하고 집에 오니 손가락,발가락에 좁쌀같이 뭔가가 나더니 열이 많이 나서 급하게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화요일날 수족구(手足口) 걸린 조카가 와서 옮긴 것 같아요” “소아과 앞에서 기다리다 보니 다들 수족구 때문에 난리도 아니더군요.어떤 집은 연년생인지 비슷한 또래 애들을 하나는 할머니가,하나는 엄마가 업고 왔는데 큰애가 수족구로 입원했다가 퇴원한 지 얼마 안됐는데 둘째가 또 걸려서 오늘 입원하더라구요… 으 수족구 말만 들어도 무서워요∼” 하이텔 ‘주부동호회’에 뜬 사연이다.최근 수족구병이 대유행이다.주로 초여름에 발생하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더워 두달 정도 일찍 시작된 것이 특징.출산후 6개월부터 초등학고 어린이까지 걸리는데 특히 4,5세 미만의 유아에서 집중적으로 발병한다.이 병은 말그대로 손,발,입에 물집이 생기는 병이다.심하면 무릎,엉덩이까지 헌다. ‘콕사키’라는 바이러스가 공기를통해 입이나 호흡기로 침투하는 게 원인.열이 나기 때문에 감기로 잘못 알기 쉽다.보통 3∼7일의 잠복기를 거쳐 몸에 열이 난 뒤 손발에 물집 모양의 발진이 생기고 입안 전체가 하얗게 갈라져 심하면 음식을 먹지 못한다. 잠복기를 지나면 38.5∼40도의 고열이 사나흘 지속될 수 있다.손발에는 지름 3∼7㎜,입안에는 지름 4∼8㎜크기의 수포 및 궤양이 생긴다.대개 3∼5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증상이 가라앉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오래가도 일주일내에는 치료된다는 것. 예방이 중요하지만 특별한 방법은 없다.우선 어린이가 환자 가까이 가지 않게 하고,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 외출을 삼가는 것,집에 돌아오면 반드시 양치질을 하게 하고 손발을 깨끗이 씻어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것 정도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과 정지태 교수(02­920­5650)는 “감기와 마찬가지로 바이러스가 원인인 수족구병은 충분한 수분 공급과 해열제,진통제 등으로 일주일내에 별 탈없이 잘 회복되기 때문에 부모님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 모자가정/이세기 사빈논설위원(외언내언)

    가장 이상적인 가족구성은 부부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오순도순 가정을 꾸리는 모습이다.그래서 모든 통계는 ‘4인가구’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그러나 서울시가 발간한 서울통계연보에 보면 최근의 가구당 인구수는 86년 4명에서 1명이 줄어든 ‘3인가구’로 되어있다. 또 인구의 고학력화와 고령화, 결혼기피풍조와 여성취업에 따른 이혼이 증가하면서 부녀·모자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복지부가 전국 1만9천700여가구의 재가보호대상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이혼으로 인한 모자가정은 전체의 30%인 5천800여 가구로 3년전보다 11%나 증가한 숫자다. 그것도 배우자 사망때문이 아니라 배우자 가출이 대부분이고 남편보다는 아내의 가출이 절반이상이다.모자가정의 어머니 나이는 30,40대가 전체의 90%.전에는 부부간의 불화가 있어도 아이들때문에 참고 가정의 소중함을 지키는데 혼신을 다했으나 신주부들은 ‘시댁식구에 대한 부당한 대우’ 나 ‘남편의 외도·구타’등을 조금도 참을 이유가 없다고 거부하는 것이다. 단출하게 아들과 둘이 살면서 자유를 누리는 것이 인생의 행복이며 가정을 지키기 위해 굳이 자신을 희생할 필요가 없다는 주의다. 가정이란 집에 돌아가면 가족이 따뜻하게 맞아주는 안식처다.그러나 식탁앞에서 머리를 맞대고 모여앉은 가족의 모습은 좀처럼 쉽지 않다.집에 가도 혼자 밥을 먹거나 책을 보고 TV를 보다가 잠들어버린다.‘가장은 돈을 벌어오는 기계란 말인가’고 항의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가장에게 생계를 기대던 풍조마저 사라져버렸다.부인들은 오히려 용감하게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남편에게 가사도 분담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누군가 결혼은 ‘새장(조롱)’같은 것이라고 했다.밖에 있는 새들은 새장속으로 자꾸 들어가려고 드는데 비해 새장속의 새들은 쓸데없이 바깥으로 뛰쳐나오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가정의 의미가 변화되긴 하지만 그래도 가장이 확고하게 버티고있는 가족들에게는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값진 평화의 힘이 솟아나고 있음을 한번쯤 돌이켜볼 만하다.
  • 오늘 군소후보도 TV토론/3후보 “절호의 기회가 왔다”

    ◎권영길­정리해고 국민심판 쟁점화 전략/허경영­핵개발 등 충격적 공약 10개 제시/신정일­경제전문 표방… 의식개혁운동도/김한식­신자 예배시간과 겹쳐 불참키로 유권자들의 외면과 ‘빅3’의 틈바구니에서 ‘마이너 후보’들의 표심낚기는 참으로 눈물겹다.15대 대선이 종반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군소후보들은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앞세워 ‘밑바닥 표훑기’에 안간힘이다.특히 14일 군소후보 TV토론회가 마지막 찾아온 절호의 기회로 판단,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국민승리 21의 권영길 후보는 ‘정리해고에 대한 국민심판’을 막판 쟁점으로 몰고 간다는 전략이다.“2백만표는 정리해고 저지,3백만표는 재벌경제 개혁”이라는 구호를 통해 사표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최근 “IMF 경제위기를 몰고온 정치권과 재벌에 대한 경고와 항의표시”로 삭발을 결행,지지자들의 결의에 불을 지핀 것도 이런 맥락이다. TV토론회 전략도 ‘일자리 사수’로 정했다.유기홍 대변인은 “말잔치로 끝날 3후보의 정리해고 대책의 허구성을 공격하는 한편 정경유착과 재벌경제의 폐해를 최대한 부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특별검사제를 통한 경제파탄책임자의 처벌 ▲재벌해체와 재벌총수 재산 몰수 및 중소기업 지원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외에 쌍두마차로 가동중인 ‘봄바람·장미 유세단’의 활동을 강화,경남에서 수도권 공단으로 이어지는 ‘남풍전략’에 승부를 걸고 있다.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을 상대로 조직표 점검을 착수하는 한편,교수유세단의 지원으로 진보 지식인에 대한 구애전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화당 허경영 후보(50)는 충격적인(?) 공약을 앞세워 기존 정치권에 등을 돌린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조선왕조 부활로 민족구심점 찾기 ▲핵개발을 통한 국방력 강화 ▲현 국회의원제 폐지 등 ‘10개 혁명 공약’을 앞세웠다.거리유세 외에 군사학회와 이북 5도회,박정희 대통령 숭모회 등 우익단체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통일한국당 신정일 후보(59)는 남대문 시장과 명동,서울역 등 인구밀집지역을 순회하는 ‘버스투어’에 전념하고 있다.신후보의 선거테마는 ‘경제살리기’다.17개 방계기업을 거느린 한얼그룹의 총재로서 경제전문가임을 부각시키는 한편,잃어버린 우리의 얼을 되찾자는 의식개혁운동도 병행하고 있다. 반면 바른나라정치연합의 김한식 후보(51)는 현직목사라는 이점을 활용,기독교 신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기존 정치권의 ’네탓 돌리기’에 대한 차별화와 ‘책임정치’를 펼치겠다는 의미에서 현재 ‘내탓 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그러나 14일 TV토론회가 기독교 신자들의 예배시간과 겹친다는 이유로 불참을 결정했다.
  • 개천에서 난 ‘조선족 용’(흑룡강 7천리:10)

    ◎한때 중국 행정부·군 최고자리 올라/“30∼40년대 한족간부와 항일운동·해방전쟁 참가 정치적으로 한자리씩 감투…” 흑룡강이 가음현에 이르면 그야말로 도도한 강을 이루었다.가음하와 결렬하,오운하 등 26갈래의 지류를 품에 안아 강폭이 바다처럼 넓어지기 시작했다.강 저쪽 러시아의 바스커워가 가물가물하게 시야로 들어왔다.극동 시베리아의 대철도가 지나는 화물집산지라서 중국쪽 흑룡강 대안은 가음통상구가 되었다. 그 흑룡강에는 20만t급 화물선들이 드나들고 있다.그런데 강폭이 넓은 가음현 경내의 흑룡강은 이름 그대로 용이 살던 곳인지도 모른다.강변공원에는 ‘공룡가족’과 ‘공룡세계’ 조각품이 들어선 것을 보면 태고때 공룡이 살았던 모양이다.그래서 가음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룡화석 발굴지역이라는 것이다.1915년부터 지금까지 가음현 용골산에서는 모두 6마리몫의 완형 공룡화석이 발굴되었다.러시아 레닌그라드박물관과 흑룡강성박물관 등이 보관하고 있다. ○성 행정 최고간부도 배출 강변공원 입구에 세운 안내판에는 ‘중화민족은 용의 자손’이라는 글귀를 담았다.중화민족은 물론 한족을 가리키는 말이다.용의 후손들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한족들은 뿌리깊은 용문화를 지키고 있다.음력 설날부터 보름까지는 아직도 용춤을 추고 단오날에는 용주를 타는 민족이다.그리고 용은 지고의 권력을 상징했다.임금의 옷을 용포,얼굴은 용안,앉는 의자를 용상이라 하지 않았던가.우리 민족도 용을 우러르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한족과는 비할 바가 아니다. 한족의 용은 어마어마한 권력의 상징물이다.그 권력은 타고난 것이거니와,세습이었다.그래서 여느 사람이 출세해서 높은 자리에 오르면 ‘개천에서 용이 났다’는 말을 한다.한족사회에서 조선족의 출세는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것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그런 조선족으로는 전 중앙민족사무위원회 문정일주임과 전 중국인민해방군 총후군부장 조남기상장을 꼽을수 있다.이들은 중국의 행정부와 군부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조선족들인 것이다. 흑룡강성에서 고위직에 올랐던 조선족중에는 전 성민족사무위원회 이민주임이 있다.그녀의 남편 진뢰는 성장이었는데,부가 항일투사였다.지금은 항일과 해방전쟁 출신의 조선족 간부들은 다 퇴직하고 새로운 조선족 세대들이 들어섰다.그러나 옛날처럼 정치적인 출세라기보다는 기술직과 전문행정직이 대부분이다.흑하시에 사는 퇴직간부 한정순씨(64)는 조선족들이 기술이나 전문직에서만 출세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예전의 조선족 간부들은 한족 간부들과 어울려 항일이나 해방전에 함께 참여한 동지이자 전우였디요.기래서리 정치적으로 길이 열려 한 자리씩을 했던거우다.요즘은 사정이 달라져 한족 틈새에서 간부를 하자면 실력이 뛰어나지 않고는 퍽 어렸습네다.개천에서 용이 나던 세월도 다 갔디요.” 그도 역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한족들과 함께 중국인민지원군으로 참전한 조선족이다.평북 신의주 태생인 그는 1958년 대퇴한 이후 흑룡강성 밀산현 농업개간국에서 근무하다 1964년 흑하시 당학교로 전근했다.중학교를 졸업했으나 중국인민지원군으로 참전했던 덕분에 지식인 대접을 받았다.그러나 문화대혁명이 일어나고 아내의친척들이 남과 북에 산다는 이유로 조선간첩 누명을 썼다.당시 흑하시의 조선족 간부 13명 모두 간첩이 되었다.조선족과의 관계가 악화되어 북한도 백안시했던 때라 기쁜 소식을 말하는 ‘해보’를 통해 ‘김일성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어떻든 조선족은 연변과 같은 자치구역이 아닌 한족구역 공공직장에서 제1인자가 되기는 점점 어렵게 되었다.용은 감히 바라지도 못하고 이무기만 되어도 다행스럽게 여길 정도로 조선족 위치가 변했다.자리가 높아진다 해도 자리를 지키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치치하얼시에서 12년간 물자국장으로 일했던 성영석씨(58)의 회고담에는 그런 어려운 사연이 역역히 들어있다.소수민족이 다수민족 사이에서 홀로 서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만했다. “물자국 직원은 600명이나 됐드랬디요.그런데 조선족은 내 혼자였디요.내가 총경리가 되고 나서리 밑에 있는 직원들이 상급기관에 고자질하기를 밥먹듯 합데다.그때 고자질 내용이 흑룡강신문에도 났디요.시에서 전문조사단을 통해 1년동안 검사를 해봤디만 헛물만 켠꼴이 되었댔습네다.내가 청렴하게 살았는데 걸려들 것이 있을리 만무했디요.내 인물이 잘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상부에 아첨 잘한 것도 아닙네다.오로지 실력과 청렴으로 버틴 것이우다.” ○물가국장 12년간 봉직 그는 1964년에 치치하얼 물자국에 배치되어 1982년 총경리로 올라갔다.그리고 1994년까지 꼭 12년간 국장을 지냈다. 그는 당시 북한의 유일한 공과대학이었던 김책공대 출신의 기술엘리트다.흑룡강성 용강현에서 태어나 내몽골 우란하오터에서 중학교를 나온 뒤 1960년에 하얼빈공업대학에 입학했다.그런데 3학년때 북한으로 도망을 가서 김책공대에 시험을 쳤다.북한은 조선족을 무조건 받아주고 공부도 시켜주는 때라 김책대학에 들어가 매달 20원의 생활비도 받았다.김책공대를 졸업하고 잠깐 집에 들렀다가 아버지가 세상을 뜨는 바람에 중국에 주저앉아 버렸다. 오늘날 흑룡강유역에서 현직으로 활동하는 ‘개천의 용’은 겨우 두 손가락을 꼽을수 밖에 없다.막하현 기술감독국 박청천 국장(50)과 흑하시 우전국 서리희 국장(53)이 그들이다.그런 현실을 보면 기술전문분야를 파고들지 않고는 조선족중에서 ‘개천의 용’이 나올수 없다는 사실이 예견되었다.2백만 조선족을 대변할 정치적 ‘용’은 영영 나오지 않을 것인가.그 숙제는 조선족의 부단한 노력과 단결력에 달려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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