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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미주 본선, 뜨겁고 치열했다

    ‘2018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미주 본선, 뜨겁고 치열했다

    팝의 종주국 미국에서 한류 팬들이 케이팝(K-POP) ‘흥’에 흠뻑 취했다. 올해로 8회를 맞이하는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미주 본선대회가 21일 오후 3시(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LA한국문화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LA한국문화원(원장 김낙중)과 서울신문이 공동 주최한 이날 대회는, 미국 내 케이팝 팬들과 지속적인 문화 교류 공감대를 형성하고, 글로벌 도시 서울의 관광 활성화를 기대하는 의미로 개최됐다. 본격적인 경연에 앞서 작년 미주지역 페스티벌 우승팀인 ‘The First Byte’ 사회로 ‘더 코러스 게임’이 진행됐다. “케이팝에 맞춰 흔들어주세요”라는 사회자의 구호가 시작되자 다양한 케이팝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경연자들 뿐만 아니라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케이팝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사전 행사가 끝나고 관객들의 뜨거운 함성으로 시작된 무대에는 방탄소년단, 레드벨벳, CLC 등 최근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아이돌 그룹을 커버하는 댄스팀들이 등장했다. 올해는 작년(150여 개 팀)보다 부쩍 늘어나 213개 팀이 미국 전역에서 지원했다. 그 중 15개 팀이 LA에서 최종 경합을 벌였다. LA 인근 K-팝 동호회뿐만 아니라 플로리다, 미네소타 등 다른 주에서도 참가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미주 본선 우승은 걸그룹 아이오아이 ‘Whatta Man’과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를 믹스하여 완벽히 소화한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 출신의 여성 7인조 ‘MKDC LOL’이 차지했다. 2위는 NCT의 ‘BOSS’를 커버한 플로리다의 Chunghee가, 3위는 여성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의 ‘Bad Boy’ 댄스를 선보인 캘리포니아주 LA 출신의 여성 5인조 그룹 ‘KOREOS’가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한 MKDC LOL의 리더 다니 가빌라네스(21)는 “다른 팀의 공연을 보고 나서 저희가 우승할 수 있으리라 예상조차 못 했다. 1등 발표가 났을 때 너무나도 놀랐고, 함께 열심히 한 멤버들과 함께 우승해서 너무 행복했다. 한국에 가게 되는 게 너무 꿈만 같고,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며, “더욱더 열심히 연습하고, 서울에 가서 더 멋진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이날 행사의 공동 주최기관인 김낙중 LA한국문화원장은 “작년보다 더 많은 팀이 지원한 것은 미국 내 케이팝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늘 사전행사에서 참가자와 관객들 모두가 케이팝에 맞춰 함께 춤추고, 우리나라의 문화를 즐기는 모습에 벅찬 감동을 받았다. LA한국문화원 또한 미국에서 한류의 저변 확대에 더욱더 책임감을 느끼며, 이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전세계 한류 팬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목적으로 하는 K-POP 팬케어 캠페인이다. 또한, 각국의 문화가 한류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 교감하고 확대될 수 있도록 그 토대를 마련해 주기 위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2018 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오는 6월 초까지 10여 국을 돌며 각국의 우승자를 뽑고, 우승자들은 오는 6월 말 서울 최종결선에 초청받게 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헌신과 희생의 삶… 행복한 ‘은하 철도’가 달린다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헌신과 희생의 삶… 행복한 ‘은하 철도’가 달린다

    씨앗 하나가 가장 연약한 잎새를 올리며 딱딱하게 굳은 언 땅을 허물곤 한다.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작가는 셀 수 없이 많은, 시들어버린 영혼의 잎새에 글이라는 생명의 물을 부어 주는 존재들이다. 세상이 점점 팍팍해져서일까. 유튜브를 보면 세계 각국 언어로 꾸준히 낭송되는 시 한 편이 있다. 이웃 섬나라 까마득한 시골에서 태어나 땅과 평화를 열렬히 사랑했던 시인이자 동화작가 미야자와 겐지(1896~1933)의 작품이다. 37년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미야자와는 동화작가 권정생, 소설가 김연수 등 문인들도 사랑하는 작가다. 그의 유고시 ‘비에도 지지 않고’는 투병 중이던 1931년 11월 3일 수첩에 쓴 것이다.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보라와 여름 땡볕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을 가지고 욕심도 없이 결코 화내지 아니하며 늘 조용히 웃으며 하루에 현미 네 홉과 된장과 나물을 먹고 모든 일에 제 잇속을 따지지 않고 잘 보고 듣고 깨달아 그래서 잊지 않고 들판 숲속 그늘 아래 초가지붕을 새로 이은 작은 초가집에서 살며 동쪽에 아픈 아이 있으면 가서 돌봐주고 서쪽에 고단한 어머니가 계시면 가서 볏단을 날라주고 남쪽에 다 죽어가는 사람이 있으면 가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이 있으면 부질없는 짓이니 그만두라고 말리고 가뭄 들면 눈물을 흘리고 냉해 닥친 여름엔 허둥대고 모두에게 멍청이란 소리 들으며 칭찬도 듣지 않지만 걱정거리도 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드라마와 영화에 많이 나오고, 노래로도 많이 불렸다. “비에도 지지 않고/바람에도 지지 않고/눈보라와 여름 땡볕에도 지지 않겠다”는 당찬 다짐으로 시작한다. 비에도, 바람에도, 눈에도, 눈보라와 여름 땡볕에도, 모두 날씨와 관계 있다. 농민들과 함께 살았던 그는 매일 날씨를 걱정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단가(短歌)를 지을 정도로 감수성이 예민했던 미야자와는 농민들을 착취하는 아버지가 미워 가출을 하기도 했었다. 그의 고향 이와테현 하마나키는 휴전선처럼 북위 38도선 근방이지만, 여름날 땡볕 날씨에 오호츠크해의 냉습한 동북풍이 불어오면 갑자기 냉해가 닥쳐 “추위 닥친 여름엔 허둥대”야 했다. 모리오카 고등농림학교를 졸업한 그는 “튼튼한 몸을 가지고” 늘 조용히 웃으며 이겨 나가야 한다며 농촌 청년들과 악단과 극단을 만들기도 했다.가난한 농민들을 착취하는 돈 많은 부모를 떠나 초가집에서 살며 농사를 짓고 농업학교 교사로 일했다. “하루에 현미 네 홉과/된장과 나물을 먹으며”에는 채식주의자였던 미야자와의 식습관이 보인다. 세상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육식보다 채식을 해야 한다며 농민들에게 채식주의를 권했다. 일일현미사홉(一日玄米四合)에 만족하며 전쟁에 반대했던 미야자와와 달리, 태평양전쟁 때 일본 군부는 세계 정복을 꿈꾸며 하루에 이홉(二合)만 먹을 것을 국민에게 강요했다.1926년 그는 농촌 지역 향상을 위해 라스지인협회(羅須地人協會)를 설립하고 농작과 비료 연구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동쪽에 병든 아이”, “서쪽에 고단한 어머니”, “남쪽에 다 죽어가는 사람”,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으로 상황이 이어지는데 이것은 동서남북으로 어려운 농민들 곁으로 분주하게 다가갔던 미야자와의 일상 그 자체다. 일본어 원문을 보면 몇 개의 명사를 한자로 쓰고 나머지는 가타카나로만 썼다. 가타카나 표기는 곱씹으며 읽어야 한다. 마치 기억하며 읽으라는 시인의 기호 같다. “그런 사람이/나는 되고 싶다”라는 표현에 구도자로서 아직 경지에 오르지 못한 안타까움이 스며 있다. 시에 이어 “남무”(귀의합니다), “묘법연화경(법화경)”이 쓰여 있는데, 이는 “법화경으로 귀의합니다”라는 뜻이다. ‘법화경’을 탐독하고 1921년부터 대승불교를 포교했던 미야자와의 손길이 보인다.안타깝게도 농민들은 미야자와의 정성을 간섭으로 여기고 불편해했다. 장마와 냉해 때문에 모든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자, 농민들은 부잣집 도련님의 철없는 행동이라며 배척하기까지 했다. 농민들에게도 따돌림을 받았지만, 그는 어떡하면 농민들에게 즐거움을 줄까 생각했다. “농민들의 삶을 위로해 줄 글을 쓰자.” 그는 동화집 한 권과 시집 한 권을 자비로 출판했다. 야만의 군국주의 시대에 그의 책을 산 구매자는 다섯 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가 죽고 남아 있는 수많은 메모 중에서 친구들은 한 편의 동화를 찾아냈다. 그것이 바로 동화 ‘은하철도의 밤’이었다.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구구구”라는 후렴을 듣기만 해도 영상이 떠오르는 세대가 있을 것이다. 한국에는 1980년대에 방송된 일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 말이다. 원작 만화를 그린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가 미야자와의 동화 ‘은하철도의 밤’을 읽고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만들었다. ‘은하철도의 밤’에서는 몇 가지 신화적 요소를 볼 수 있다.이야기는 교실에서 선생님이 은하수란 무엇인지 설명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수줍은 성격 탓에 아이들에게 왕따당하는 주인공 조반니에게는 곁을 지켜주는 친구 캄파넬라가 있었다. ‘은하 축제의 날’에 놀 일을 생각하는 친구들과 달리 가난한 조반니는 인쇄소에서 일해야 했다. 몇 푼 번 돈으로 빵과 설탕을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병든 엄마는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릴 뿐이다. 조반니가 엄마를 위해 우유를 사던 그날은 ‘은하 축제의 날’이었다. 이날엔 하눌타리 열매의 속을 파내고 그 안에 등불을 넣어 강에 띄우는 놀이를 한다. 왕따당한 조반니가 외로이 언덕에 올라 밤하늘을 바라보는 그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언덕 풀밭에 쓰러져 잠시 쉬고 있는데, 뒤쪽에서 “은하정거장, 은하정거장” 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수억 마리의 반딧불이가 날아오듯 밝아졌다가, 정신을 차리니 조반니는 어느새 기차 안에 있다. 기차 안에서 물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새까만 윗도리를 입은 친구 캄파넬라를 발견한다. 캄파넬라의 모습은 이미 죽은 자의 모습이다. 캄파넬라의 얼굴은 어딘가 좋지 않은 듯 창백했습니다. 그러자 조반니도 어디서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묘한 기분이 들어 입을 다물었습니다. (미야자와 겐지 전집 1/너머·2012·246쪽) “젖은 듯한 검은 옷”은 물에 빠져 죽은 캄파넬라의 모습이다. 죽은 자와 산 자의 대화는 ‘고사기’(고대 일본의 신화·전설 및 사적을 기술한 책)에 나오는 창세신화에서도 볼 수 있다. 이미 죽어 저세상에 있는 이자나미를 만나러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이자나기가 저세상에 가서 대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일본 신화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이다. 캄파넬라는 은하철도 안에서 계속 엄마를 걱정한다. “엄마가 날 용서해 주실까?” 캄파넬라는 울음이 터지려는 것을 힘겹게 참고 있는 듯했습니다. “난 모르겠어. 하지만 누구라도 정말로 좋은 일을 하면 가장 행복한 거지. 그러니까 엄마는 나를 용서해 줄 것으로 생각해.”(위의 책, 249쪽) 이 대화 부분이 무슨 뜻인지, 왜 캄파넬라는 엄마에게 미안해하는지, 왜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지, 작품을 처음 읽을 때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끝까지 읽고 나면 캄파넬라가 강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고 죽은 뒤, 하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동화는 인간의 행복이 무엇인지 계속 몇 번이고 묻는다. 미야자와의 작품에서 보이는 신화는 허황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복이 무엇인지 묻는다. 조반니가 눈을 떴을 때 모든 게 꿈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조반니의 가슴은 이상하게 뜨거웠고 볼에는 차가운 눈물이 흘렀다. 마을에 내려왔을 때 친구 캄파넬라가 축제 때 강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는 말을 듣는다. 꿈속에서 만난 캄파넬라는 이미 죽은 존재였던 것이다. 캄파넬라는 죽어 지금 저 은하 끝 하늘나라로 사라졌고, 자신은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차표 덕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을 깨닫는다. 캄파넬라가 친구 자네리를 구하고 죽은 희생정신은 바로 미야자와가 평생 지켜오던 헌신적인 삶이었다. 남을 위해 사는 삶 자체가 그에게는 행복이었다. 진정한 행복에 대한 답으로 미야자와는 타인의 행복을 위한 숭고한 자기희생을 제시했다. 결핵으로 37세에 요절한 그는 평가받지 못하다가 이후 국민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열도는 식지 않는 ‘겐지 붐’에 휩싸여 있다고 할 만큼 일본엔 열광적인 독자군이 형성돼 있다. 2000년에 아사히신문에서 발표한 1000년간 일본인이 좋아하는 문인 순위를 보면 1위는 나쓰메 소세키, 2위는 무라사키 시키부, 3위는 시바 료타로, 4위는 멍청이라고 조롱받던 미야자와 겐지가 올라 있다. 필자가 일본에 유학 갔던 1996년은 미야자와 겐지 탄생 100주년의 해였기에 영화도 나오고, 텔레비전에서는 연일 특집과 드라마가 방영됐다. 대형 서점뿐만 아니라 동네 책방에도 입구까지 1년 내내 그의 책들이 쌓여 있었다. 마구 출판되던 한국어판 전집은 도서출판 너머에서 잘 정리돼 5권짜리 전집으로 출판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일본 교과서에 오랫동안 수록됐고, 환멸감에 빠진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자연과 우주의 교감을 이루고 있는 그의 작품은 진정한 행복을 제시하는 바로 그 지점, 절망의 동토(凍土)를 뚫고 고개 드는 연둣빛 잎새처럼 부드럽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일회성 이익’ 빼면 하나銀이 당기순익 1위

    ‘일회성 이익’ 빼면 하나銀이 당기순익 1위

    KB, 1분기 ‘리딩뱅크’ 지켰지만 명동사옥 매각 이익 제외하면 3위 은행 간 순익 큰 차 없어 경쟁 치열 4대銀 이자이익 전년比 11.9%↑ 향후 실적은 ‘비은행’서 결정될 듯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은행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가 지난해에 이어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지만, 은행만 놓고 보면 당기순이익 차이가 크지 않았다. 특히 일회성 요인을 빼면 하나은행이 가장 많이 벌어들였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 1분기 6902억원의 순익을 올려 시중은행 중 1위를 차지했다. 하나은행이 6319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신한은행 6005억원, 우리은행 5506억원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명동사옥을 매각한 이익 1150억원을 빼고 나면 순서가 바뀐다. 하나, 신한, 국민, 우리 순이다. 더구나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순익 차는 813억원에 불과하다. 올 1분기에 국민은행 외에는 별다른 일회성 이익이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선두 싸움을 벌였지만, 올해는 4대 시중은행이 모두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은행 간 순익 격차가 크게 줄어들면서 향후 금융지주의 실적은 비은행 부문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가계대출 급증과 금리 상승이 맞물리며 은행들은 호실적을 이어 가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 모두 이자수익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4대 시중은행의 1분기 이자이익은 5조 43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나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국민은행이 1조 465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 1조 3671억원 ▲신한 1조 3350억원 ▲하나 1조 2704억원 등의 순이었다. 예대마진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국민 1.71% ▲신한 1.61% ▲하나 1.57% ▲우리 1.50% 순으로 나타났다. 4대 시중은행의 대출액은 2년 반 만에 100조원 이상 증가하면서 800조원을 훌쩍 넘겼다. 올 1분기 말 기준 원화대출금 잔액은 총 829조 462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3분기(725조 2240억원)에 비해 대출금이 14.4% 이상 늘어났다. 특히 가계대출 잔액이 438조 6340억원으로 2년 반 동안 18.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10.4% 증가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내놓은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대출 규제로 인해 향후 가계대출 증가율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는 가계대출보다는 기업여신 쪽으로 성장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SKT “최소 120㎒ 달라” KT·LGU+ “공정 경쟁 위해 균등 분배”

    “유럽보다 최고 338배 비싸 최저 경쟁가격 조정 필요해”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 시작가가 예상보다 높은 3조 3000억원으로 불어나자 통신업계는 울상이다. 시작가가 높은 만큼 낙찰가도 올라갈 수밖에 없는 데다 주파수 ‘총량 제한’ 제도를 놓고도 수싸움이 치열해졌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19일 “시장 상황을 반영해 최소 120㎒를 달라”고 주장했다. 반면 2·3위인 KT와 LG유플러스는 “공정 경쟁을 위해 최대한 균등 분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통신 3사는 주요 경매가 될 3.5㎓ 대역(280㎒ 폭)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는 100㎒, 110㎒, 120㎒ 등 3가지 안 중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날 토론회에서“100㎒로 해야 5G 시장의 공정 경쟁 구조가 형성된다”며 “100·100·80㎒ 혹은100·90·90㎒ 식으로 엇비슷하게 할당해 달라”고 요구했다. KT 김순용 상무는 “5G는 주파수 10㎒당 약 240Mbps의 최고속도 차이가 난다. 예컨대 60㎒ 폭만 확보한 사업자는 경쟁사 대비 최대속도가 1Gbps 이상 뒤떨어져 시장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도 “대부분의 장비, 단말 제조업체가 100㎒ 폭을 기준으로 개발하고 있어, 그 이상 대역폭은 불필요하다”며 “정부가 100㎒ 폭 이상 SK텔레콤에 준다면 5G에서도 금수저를 물려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반면 SK텔레콤 임형도 상무는 “다 똑같이 나누자는 것은 모두 우물 안 개구리가 되자는 것으로, IT 산업 전체를 하향 평준화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SK텔레콤은 “만약 100㎒ 폭으로 총량제한을 준다면 ‘주파수 나눠 먹기’나 다름없다”며 “경매를 통한 할당이 원칙인 전파법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2조 6544억원으로 유럽 주요국 대비 최고 338배에 이르는 3.5㎓ 대역의 최저 경쟁 가격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가시 돋친 세상, 꽃같은 SNS 한 줄… 女心을 흔들다

    가시 돋친 세상, 꽃같은 SNS 한 줄… 女心을 흔들다

    ‘SNS 작가’ 작품 베스트셀러 싹쓸이 가볍지만 위로 담아 女팬층 두터워 男작가 달달한 감성 “유치” 비평도 최대호 작가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하태완 작가 ‘모든 순간이 너였다’.김지훈 작가 ‘너라는 계절’.김재식 작가 ‘단 하루도 너를…’.“오늘 하루도 너무 고생 많았어. 오늘은 평소보다 훨씬 흐린 날씨였던 것 같아. 감기가 유행이라던데, 너만큼은 아프지 않고 항상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모든 순간이 너였다’ 중) “지금은 힘들고 매일 쳇바퀴 돌 듯 사는 것 같아서, 때로는 허무하고 때로는 희망이 없어 보이지만, 세상은 아직 노력하는 사람에게 행복을 주더라. 곧 찾아올 거야. 네가 바라는 크고 작은 행복.”(‘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중) 지친 하루의 끝, 연인이 건네는 달콤한 말 같은 글귀로 여심을 사로잡은 작가들이 인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랑이나 인생에 관한 짧은 글귀나 시를 올려 유명세를 타 책까지 출간한 이른바 ‘SNS 작가’들이다. 주요 독자층이 20~30대 여성이어서인지 따뜻한 감성을 달달하게 풀어내는 남성 작가들이 유독 인기다. 일각에서는 ‘오글거린다’, ‘유치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독자들은 ‘심쿵’한다. 사랑이든 취업이든 불안한 미래 앞에 조바심 나는 청춘들을 다독이는 진심 어린 위로가 글 속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출간된 하태완(23) 작가의 ‘모든 순간이 너였다’(위즈덤하우스)는 최근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도서 등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종합 1~3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36만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하 작가는 이번 책에서 ‘생각이 많은 밤을 보낸 너에게’, ‘이 순간, 사랑하는 너에게’, ‘따스한 위로가 필요한 너에게’, ‘사람에, 사랑에 상처받은 너에게’라는 주제로 꿈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실용음악을 전공하다 성대 이상으로 노래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스스로 위로하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의 음악적 감성이 더해지면서 여성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덕분에 책은 현재 89쇄까지 찍었다. 이 책의 편집자인 허주현 위즈덤하우스 대리는 “20~30대 여성이 타깃층이지만 특이하게 전체 구매자의 45%가 남성이다. 여자 친구에게 선물하는 분들이 상당수”라면서 “연인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는 페이지를 접어서 선물하거나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랑 고백을 하는 독자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에서 ‘진심의 꽃 한 송이’라는 페이지를 운영하는 김지훈(27) 작가 역시 하루도 빠짐없이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너를 응원해”와 같은 위로 글을 올리며 49만여명의 팔로워들과 꾸준히 소통한다. 지난해 11월 출간한 산문집 ‘너라는 계절’(니들북)은 “사랑 이야기도 써 달라”는 독자들의 요청에 힘입어 선보인 책이다. 인연을 발견했을 때의 두근거림,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됐을 때의 설렘, 서로의 차이로 생기는 갈등 등 사랑의 다양한 면모를 짚은 이 책은 주로 10~20대 여성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국내 대표 사랑 커뮤니티 ‘사랑할 때 알아야 할 것들’을 14년째 운영하며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을 전하고 있는 1세대 SNS 작가 김재식(40)씨는 동명의 책을 펴낸 지 3년 만에 신작 ‘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쌤앤파커스)를 펴냈다. 190만명에 육박하는 팔로워를 거느린 김 작가의 책은 지난 3월 출간 이후 3만부 가까이 팔렸다. 김도훈 예스24 문학 MD는 “SNS를 통해 이미 화제가 되면서 기본적으로 팬층을 가지고 있는 작가들인 데다 저자들이 책 속에 등장하는 임팩트 있는 문장이나 그림을 SNS에 올리면서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또래들에게 건네는 조언이 독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갔다는 분석도 있다. 유쾌한 반전시를 모은 ‘읽어보시집’(2015)으로 유명한 최대호(30) 작가는 신작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넥서스북스)에서 서툴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발을 내딛는 청춘을 위한 ‘행복 처방전’을 건넨다. 작가 역시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신입 사원인 데다 수차례 강연 무대에서 청춘들과 소통해 온 덕분에 위로가 상투적이지 않다는 반응이다. 경영선 넥서스북스 출판사업부 실용팀장은 “어떤 것을 가르치려 들거나 훈계하려 들지 않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부담없이 힘 빼고 쓴 덕분에 또래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얻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고생 끝에… 월드컵 티켓 끊은 윤덕여호

    고생 끝에… 월드컵 티켓 끊은 윤덕여호

    亞 5위로 마지막 출전권 따내 2연속 진출… 전 경기 무실점 ‘윤덕여호’가 어렵사리 내년 프랑스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티켓을 손에 넣었다.여자축구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필리핀과 치른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5·6위 결정전을 장슬기(인천 현대제철), 이민아(고베 아이낙), 임선주(현대제철)의 릴레이골과 조소현(아발드네스)의 연속 두 골을 묶어 5-0 대승을 거두고 이번 대회 주어진 여자월드컵 출전권 가운데 마지막 한 장을 손에 넣었다. 조별리그 B조에서 호주, 일본과 0-0으로 비긴 뒤 베트남을 4-0으로 물리쳤지만 다득점에서 밀려 조 3위에 그친 대표팀은 이날 대승을 거둬 두 대회 연속 월드컵에 나선다. 윤 감독은 경기 뒤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어린 선수부터 베테랑까지 한마음으로 뭉쳐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면서 “철저히 준비해 2019 프랑스월드컵(6월 7일~7월 7일)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조 2위 안에 들어) 4강에 갔으면 좋았겠지만 미련은 없다”면서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싸웠다”고 공을 돌렸다. 대회 소득으로는 “네 경기 모두 실점하지 않았다. 강호와 맞서 물러서지 않는 법을 배웠다”며 “아쉬운 점이라면 일본전에서 득점하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승 골 주인공 장슬기에 대해선 “2010년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우승 멤버인데 여러 재능을 가진 선수”라며 “대승의 기틀을 만들어 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후반 21분 코너킥 상황에서 좋은 위치 선정으로 헤더 골을 얻고 18분 뒤 페널티킥을 성공해 베트남전 선제골에 이어 활약을 보인 조소현은 소집 명단에서 빠진 수문장 김정미(현대제철·113경기)에 이어 두 번째인 112번째 A매치에서 이민아와 나란히 대회 세 골을 기록하며 A매치 20골을 채웠다. 조소현과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이민아, 최예슬(아이낙) 등은 현지에서 소속 팀에 복귀하고 윤 감독 등은 1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경매가 최대 3조 ‘쩐의 전쟁’… 업계판도 바꿀 ‘5G 주파수’ 잡아라

    경매가 최대 3조 ‘쩐의 전쟁’… 업계판도 바꿀 ‘5G 주파수’ 잡아라

    내일 초안 공개…관전 포인트 정부의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안 공개가 임박해지면서 통신업계의 물밑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경매 가격만 최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5G 주파수 할당이 ‘5:3:2’ 시장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중요 변수인 이유에서다. 현재 통신시장 점유율은 SK텔레콤 50%, KT 30%, LG유플러스 20% 구도로 굳어져 있다.과학기술통신부는 19일 5G 주파수 경매 공청회를 열고 정부 초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초안에는 구체적인 경매 대상과 방식, 일정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할당 공고를 거쳐 6월 경매가 이뤄질 계획이다. 일단 경매 대상은 3.5㎓(3400~3700㎒)와 28㎓(26.5∼29.5㎓) 대역이다. 이 중 핵심은 전국망 용도인 3.5㎓ 대역이다. 과기부는 4G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의 간섭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애초 3.5㎓ 대역의 공급폭(300㎒)보다 20㎒ 적은 280㎒를 우선 경매에 부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통신 3사는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2·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는 “최대한 균등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SK텔레콤은 “가입자가 가장 많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만큼 비균등 분할해야 한다”며 최소한 100㎒ 이상 대역폭을 요구하고 있다. 280㎒가 매물로 나오게 되면 100㎒씩 나눠주는 균등 할당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5G 시대가 시작되면 이전과는 다른 서비스 혁신이 일어나는 만큼 모든 사업자가 사실상 ‘제로베이스’에서 가입자 유치 경쟁에 뛰어들게 된다. KT, LG유플러스가 5G 주파수 경매에서 ‘균등 배분’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KT 관계자는 “공공재인 주파수 경매가 자본력 싸움으로 흘러가선 안 된다”면서 “주파수를 비균등 분할하면 5G 시장이 시작부터 불공정한 경쟁구조가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 측도 “5G 주파수에서 수십㎒ 차이는 이전 4G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속도 차이를 가져온다”면서 “주파수는 그 위에 통신 서비스와 차별적인 요금 경쟁을 얹는 바탕인데 특정 사업자에게 주파수가 더 많이 배분되면 가입자가 그쪽으로 더 몰릴 수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균등할당이 어려우면 공급 대역폭 차이를 최소화해서라도 특정 사업자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게 2·3등의 주장이다. 1등인 SK텔레콤 측은 “가입자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파수 총량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맞선다. 균등 분할은 애초 경매 취지인 ‘시장 경쟁 원리’와 배치된다는 것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수십년째 비슷한 통신 3사 점유율 구도 탓에 음성 1.8원, 문자 20원, 데이터 요금 0.5킬로바이트당 0.275원 등 요금 변별력이 없다”면서 “소비자 권익을 고려하는 쪽으로 5G 주파수를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경쟁으로 주파수 할당 비용이 비싸지면 5G 서비스 요금 또한 올라가 결국 부담이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이를 감안해 경매 기준과 방식을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3대 리그’ 다 먹은 과르디올라

    ‘3대 리그’ 다 먹은 과르디올라

    맨유, 꼴찌에 패배… 앉아서 1위리그 최다 18연승·홈 20연승 잉글랜드로 옮긴 첫 시즌 기대에 못 미친 페프 과르디올라(47)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꿰찬 원동력은 뭘까.과르디올라 감독은 16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2위를 달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꼴찌 웨스트브롬의 경기를 보지 않고 아들과 골프를 즐겼다. 그런데 맨유가 충격적인 0-1 패배를 당하며 가만히 앉아 잉글랜드 무대마저 정복했다. 하지만 1년 전만 해도 그는 조기 은퇴설에 시달렸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와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을 모두 세 시즌 연속 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숱한 개인상을 휩쓴 이름값을 못한다는 지청구를 들었다. 리그를 제패한 첼시에 승점 15 뒤진 3위에 그쳤고 리그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4강에서 탈락했다. 사령탑 경력 중 최장인 여섯 경기 무승 수모도 당했고 처음으로 트로피 하나 없이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이번 시즌 EPL 역사를 줄줄이 고쳐 썼다. 리그 최다인 18연승에 원정 11연승, 홈 20연승 기록도 세웠다. 모든 대회 28경기 무패로 구단 자체 기록도 경신했다. 2000~01시즌 33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한 맨유와 함께 가장 이른 시간에 우승을 확정했다. 승점 87인 맨시티는 2004~05시즌 첼시(95)를 넘어 최다 승점과 더불어 초유의 100 고지도 노리게 됐다.물론 맨시티가 챔스리그 8강에서 탈락하는 등 최근 열흘 동안 수모를 당하면서 퇴색된 느낌은 있다. 2013~14시즌 우승을 이뤘지만 늘 돈보따리를 푸는 만큼 성과를 못 올린다는 지적을 받던 터라 과르디올라의 업적이 평가절하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BBC는 “과르디올라가 맨시티의 자금력에 도움을 받았지만 맨유나 첼시, 리버풀 같은 라이벌들도 먼지라도 끌어모으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지난 두 시즌에 걸쳐 선수 영입에 5억 파운드(약 7650억원)를 쏟아부은 구단의 재정적 지원이 없었다면 우승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폄하한다. 그러나 카일 워커나 뱅상 콤파니, 파울로 사발레타처럼 나이가 많아 내보내야 한다는 수비진을 붙잡은 그의 카리스마를 빼놓을 수 없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또 구단을 설득하는 노련한 협상력을 높이 사야 한다고 지적했다. 팬들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던 조 하트 골키퍼 대신 클라우디오 브라보를 선택하고 그가 부진하자 에베르손을 기용한 담대한 면모도 평가할 만하다. 라힘 스털링처럼 젊지만 경험에서 밀리는 공격수를 계속 믿고 기용해 시즌 22골로 제 몫을 하게 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전술에서 절대 타협하지 않고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도 탁월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스털링은 “선수들에게서 최고의 기량을 뽑아낼 수 있는 감독”이라며 “선수들이 뭔가를 잘못할 땐 반드시 이야기해 준다”고 말했다. 맨시티 최다 골 기록 보유자인 세르히오 아궤로는 지난 2월 리그컵 우승 직후 “내가 만난 최고의 감독”이라고 칭송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민아, 멀티골 작렬하며 베트남전 승리 이끌어…미모에 가린 실력 증명

    이민아, 멀티골 작렬하며 베트남전 승리 이끌어…미모에 가린 실력 증명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이민아(27·고베 아이낙)가 내년 프랑스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아시아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13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 킹 압둘라 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베트남에 4-0으로 승리했다. 이민아(고베 아이낙)가 멀티골을 터뜨리고, 조소현(아발드네스), 이금민(경주 한수원)이 한 골씩 넣었다. 특히 이민아는 멀티골을 터뜨리는 활약으로 그간 외모에 가려졌던 실력을 증명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민아는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킥 능력을 갖춘 대표팀 간판 미드필더다. 그러나 그간 경기 실력보다는 SNS에 올린 사진 속 미모로 더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심지어 이민아가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일본 언론에서 일본과의 조별리그를 앞두고 이민아를 ‘한국의 비너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베트남과의 경기에서 이민아는 환상적인 중거리 슛을 성공시켰다. 2-0으로 앞선 후반 5분 상대 팀 골키퍼가 전진 수비를 펼쳐 공을 걷어낸 상황, 우리 측 선수가 다시 베트남 골문 쪽으로 공을 받아냈다. 이 골을 놓치지 않은 이민아는 가슴으로 볼을 받아낸 뒤 재빠르게 움직여 힘찬 중거리 슛을 날렸다. 공은 전진 수비를 위해 나와 있던 베트남 골키퍼의 키를 넘어 그대로 골로 빨려들어갔다. 이민아의 활약은 후반 28분에도 이어졌다. 임선주의 슛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이민아가 골문을 향해 침착하게 달려가 추가 골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같은 시간 열린 B조 호주와 일본의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3개국이 1승 2무(승점 5) 동률이 됐고, 우리나라는 두 나라에 다득점에서 1점이 밀려 조 3위로 처졌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직행 티켓 확보에 실패한 우리나라는 A조 3위 필리핀과 한국 시간으로 오는 17일 새벽 나머지 티켓 1장을 놓고 다투게 됐다. 이날 이민아는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이민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월드컵에 가기 위해 남은 5-6위 결정전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두겠다”면서 “오늘보다는 좋은 경기력으로 나서서 꼭 필리핀을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호주 동점골 뒤 공만 돌려, 한국은 베트남 4-0 꺾고도 직행 티켓 놓쳐

    호주 동점골 뒤 공만 돌려, 한국은 베트남 4-0 꺾고도 직행 티켓 놓쳐

    분하고 억울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경기 종료 4분을 남기고 호주의 서맨사 커가 동점골을 넣은 직후 호주와 일본 선수들은 약속이나 한 듯 빌드업을 하지 않고 동료끼리 공만 돌렸다. 일본은 수비수 넷이 서로 공을 돌리며 시간을 끌었다. 호주는 누구도 압박하지 않은 채 시간을 흘려 보냈다. 같은 시간 한국이 베트남에 4-0으로 앞서고 있어 이대로 자신들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면 한국을 일단 제치고 자신들의 준결승 진출과 함께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직행 티켓도 손안에 들어오는 상황이었다. 서로가 공격을 하겠다고 나섰다가 실점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니 공격할 의사를 접는 게 어쩌면 당연했다. 13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B조 조별리그 마지막 두 경기에서 준결승 진출 팀과 여자월드컵 직행 티켓이 갈렸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우리 대표팀은 강호 호주, 일본과 무득점 무승부로 선방한 덕에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세 나라가 조 1∼3위 중 어느 자리든 차지하는 상황이었다. 한국이 약체 베트남을 잡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었는데 일본-호주전 승부가 갈리면 이기는 쪽이 1위, 한국이 2위로 월드컵에 직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과 호주가 0-0으로 비기면 한국이 베트남에 5점 이상 이기면 2위가 가능하지만 두 팀이 득점을 낸 채로 비기면 한국이 다득점에 밀려 3위로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일본과 호주는 후반 17분까지 0의 균형을 이어갔다. 그 사이 한국은 전반 14분 조소현, 전반 38분 이금민의 골에 이어 후반 시작하자마자 이민아가 한 골을 추가하며 차곡차곡 득점을 쌓았다. 후반 18분 일본이 사카구치 미즈호의 선취 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일본이 이기면 한국이 몇 골을 넣었는지와 상관없이 2위로 여자월드컵에 직행하는 상황이었다. 이민아는 후반 28분 한 골을 더 넣으며 4-0으로 달아나게 했다. 하지만 후반 41분 커의 동점골이 터졌다. 일본 골키퍼가 잡았던 공을 놓치는 바람에 윤덕여호의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4-0 대승을 거두고도 한국은 직행 티켓을 놓쳤다. 호주와 일본을 상대로 한 골이라도 챙겼더라면 없었을 장면이라 아쉬움은 커질 수 밖에 없었다.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마지막 한 장의 월드컵 출전권은 남아 있어 윤덕여호는 17일 새벽 2시 요르단 암만의 암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A조 3위 필리핀과 5, 6위 결정전을 치러 이를 다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과 역대 A매치 상대 전적, 이번 대회 성적을 종합하면 한국이 필리핀을 잡고 프랑스행 막차 티켓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방심하지 않고 현재의 경기력을 발휘한다면 무난하게 여자 월드컵 출전권을 따낼 수 있다. 윤덕여 감독은 경기 뒤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잘해줬다. 조별리그 세 경기 동안 실점이 없었던 부분은 칭찬해주고 싶다”면서 “월드컵 티켓을 결정짓는 최종 5, 6위전이 남았다. 끝난 게 아니니까 마지막까지 힘내서 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달라지는 러 월드컵… 상금 후하게 징계 가볍게

    달라지는 러 월드컵… 상금 후하게 징계 가볍게

    4년 전 브라질월드컵 때보다 상금이 조금씩 올랐다. 오는 6월 14일(한국시간) 밤 12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개막전으로 7월 16일까지 열전을 벌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은 돈보따리를 조금 더 풀었다.●韓, 본선 진출로 최소 102억원 지난 10일 대한축구협회가 대회 취재를 희망하는 국내 취재진에게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만으로 적어도 102억원을 확보했다. 훈련 비용 등으로 쓸 참가 준비금 16억원과 함께 본선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17~32위에 주어지는 상금 86억원을 합한 것이다. 두 금액 모두 4년 전과 똑같다. 16강 땐 128억원, 8강에 오르면 상금 171억원을 확보한다. 우승 상금은 4년 전 374억원에서 406억원으로 늘었다. 4강 진출국에는 준우승 299억원, 3위 257억원, 4위 235억원의 상금이 책정돼 모두 브라질 대회 때보다 제법 올랐다. 이미 축구협회는 최종예선 10경기 가운데 한 경기에라도 소집된 선수 41명의 기여도를 따져 24억원을 지급했는데, FIFA가 지급하는 상금을 확보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모든 선수들에게 균등하게 지급했지만 2006년 독일 대회부터 기여도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있다. 여덟 경기를 뛰어 가장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 손흥민(토트넘)과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 등이 8000만원을 받았다. 이어 6000만원, 4000만원, 3000만원 순으로 챙겼다. ●예선 경고 한 장, 본선 이월 안 돼 한편 최종예선에서의 경고 한 장이나 누적된 것은 본선에 이월되지 않는다. 다만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퇴장을 당한 선수는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신태용호에선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10차전 도중 퇴장 명령을 받은 선수가 없어 해당하지 않는다. 조별리그에서 경고 한 장 받은 것은 8강전부터 소멸되며 각기 다른 경기에서 한 장씩 받아 둘을 받으면 다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다이렉트이든 경고 누적이든 퇴장을 당하면 다음 경기에서 뛰지 못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세아제강, 지주회사로 전환

    세아제강, 지주회사로 전환

    국내 철강업계 3위인 세아그룹의 핵심 계열사 세아제강이 지주회사로 전환한다. 자회사 수가 늘어나 이를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오너 3세의 독립 경영 체제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세아제강은 9일 세아제강 투자 사업을 총괄하는 ‘세아제강 지주’와 제조 사업을 맡는 ‘세아제강’으로 분할하는 계획서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세아제강의 강관 제조·판매 등 제조 사업 부문을 신설회사로 하고 주주가 기존 지분율에 비례해 분할 신설 회사의 주식을 배정받는 인적분할 방식이다.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9월 분할을 끝낼 계획이다. 세아제강은 최근 몇 년간 판재사업부(현 세아씨엠) 분할과 국내외 인수합병(M&A), 법인 신설 등으로 증가한 자회사를 더 전문적으로 관리하고자 지주회사 전환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고(故)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왼쪽) 세아홀딩스 부사장과 이순형 현 세아제강 회장의 장남인 이주성(오른쪽) 세아제강 부사장의 ‘사촌형제 간 독립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등 통상 압박으로 시장 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해외 계열사의 신규 투자 등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투자·관리 기능 및 제조 기능을 분리함으로써 각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패트릭 리드, 생애 첫 ‘그린재킷’ 입다

    패트릭 리드, 생애 첫 ‘그린재킷’ 입다

    9언더파 맹추격 스피스 따돌리고 최종 15언더파 마스터스 우승패트릭 리드(28·미국)가 생애 처음으로 ‘그린 재킷’의 주인이 됐다. 리드는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열린 제82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리드는 이로써 14언더파 274타의 리키 파울러(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정상을 밟았다. 우승 상금은 198만 달러(약 21억1000)다. 조던 스피스(미국)는 8타를 줄이는 맹추격을 벌였으나 13언더파 275타로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스피스는 4라운드 한때 공동 선두까지 오르며 우승권을 위협했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보기가 나오는 바람에 3위로 경기를 마쳤다.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9언더파 279타로 공동 5위에 머물렀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로 공동 32위,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한 김시우(23)는 1언더파 287타로 공동 24위를 각각 기록했다. 재미교포 아마추어 덕 김(22)은 8오버파 296타, 공동 50위에 머물렀지만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단독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리드는 이날 뜻밖의 추격자에 진땀을 흘렸다. 스피스는 3라운드까지 5언더파로 리드에 무려 9타나 뒤진 9위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1, 2번 홀 연속 버디로 타수 줄이기에 나서더니 전반에만 5타를 줄여 식간에 선두 경쟁에 합류했다. ‘아멘 코너’인 12, 13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낚은 스피스는 급기야 리드와 공동 선두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지 했다.하지만 리드도 11번홀(파4) 보기로 공동선두를 허용했지만 12번홀(파3) 버디로 다시 리드를 되찾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양상은 스피스가 18번홀 티샷을 실수하면서 균형이 깨졌다. 티샷이 나무를 맞고 페어웨이로 들어오기는 했지만 177야드밖에 가지 못해 버디 기회를 잡기 어려워졌고, 약 2m 파 퍼트까지 놓치면서 리드와 간격이 2타 차로 벌어졌다. 스피스가 우승 경쟁에서 탈락하자 이번엔 리키 파울러가 리드 추격에 나섰다. 파울러는 18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14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끝내 리드를 1타 차로 압박했다. 하지만 리드는 15번~18번 홀까지 연달아 파를 침착하게 지키면서 1타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지난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였던 PGA 챔피언십 공동 2위로 메이저 정상을 노크했던 리드는 올해 첫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며 세계 남자 골프계에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2014년 처음 마스터스에 출전한 리드는 올해까지 5차례 출전, 2번이나 컷 탈락을 당했고 최고 성적은 2015년 공동 22위였으나 이번 대회에서 ‘골프 명인’의 꿈을 이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강풍 속 ‘지현의 전쟁’… 김지현이 웃었다

    강풍 속 ‘지현의 전쟁’… 김지현이 웃었다

    ‘오전 선두’ 오지현에 1타차 우승 “美대회 컷 탈락 오히려 보약 돼”‘오후 조’로 출발한 김지현(27)이 ‘오전 조’에서 티오프한 오지현(22)을 1타 차로 제치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국내 개막전을 잡았다. 김지현은 8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만 4개를 낚아 합계 9언더파 135타로 시즌 첫 승을 일궜다. 그는 “지난 미국(기아 클래식·ANA 인스퍼레이션) 대회에서 컷 탈락해 충격을 받았지만 선후배의 조언으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어 되레 보약이었다”며 “올해 타이틀 방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초속 10m 이상 강풍에 밀려 2라운드 36홀 경기로 축소된 대회는 최종일 컷오프 없이 오전·오후 조로 나눠 진행됐다. 이날도 오전 조는 상대적으로 잔잔한 바람 덕을 보며 타수를 줄일 기회를 벌었던 반면, 오후 조는 거센 바람으로 타수를 까먹기 일쑤였다. 앞서 출발한 오지현은 날카로운 샷 감각을 뽐내며 버디 9개와 보기 2개를 묶어 7타나 줄였다. 합계 8언더파 136타로 ‘챔피언 조’가 출발하기 전에 이미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챔피언 조(김수지, 김현수, 최혜용)가 우승 부담감에 짓눌려 일찌감치 타수를 까먹은 가운데 김지현과 장하나(26), 이정은(22)이 ‘오전 선두’ 오지현을 추격했다. 그러나 거센 바람 탓에 타수를 줄이는 게 쉽지 않았다. 파 행진을 벌이던 김지현이 7번홀(파4) 첫 버디에 이어 9번홀(파5)에서 정교한 벙커샷으로 두 번째 버디를 낚았다. 11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아이언샷이 깃대를 맞추며 홀 50㎝에 붙는 행운으로 탭인 버디를 수집했다. 12번홀(파4)에서도 환상적인 아이언샷으로 손쉽게 버디를 낚아 마침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 남은 홀들을 안전하게 파로 막았다. 장하나도 후반 13번홀까지 버디 4개를 쓸어 담으며 공동 2위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14번홀(파3)에서 티샷이 워터해저드에 빠졌고 스리 퍼트까지 저질러 멀어졌다. 들쭉날쭉한 아이언샷을 퍼팅으로 겨우 버티던 디펜딩 챔피언 이정은도 12번홀(파4)에서 무너졌다. 1.5m 파 퍼팅을 놓치더니 50㎝ 보기 퍼팅도 홀을 지나치고 말았다. 다행히 18번홀(파5)에서 이글을 낚아 7언더파 137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슈퍼 루키’ 최혜진(19)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합계 3언더파 141타 공동 14위에 자리했다. 서귀포 김경두 기자 goldsers@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시진핑과 밤샘 우정’ 왕치산 49년 흘렀어도 시자쥔 핵심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시진핑과 밤샘 우정’ 왕치산 49년 흘렀어도 시자쥔 핵심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2기가 지난해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 이어 지난달 20일 폐막된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끝으로 지도부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공식 출범했다. 중국 정가의 태자당(최고위 관료의 자제 출신)과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상하이방(장쩌민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지역 파벌) 등 3개 파벌이 분점하던 집권 1기와 달리 집권 2기는 시주석의 최측근 인사그룹인 시자쥔(習家軍)이 요직을 장악해 독주 체제를 갖춘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이번 전인대는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을 없애고 시진핑을 유임시켜 장기 집권의 길을 터 주는 한편 왕치산(王岐山) 전 당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국가부주석으로 선출했다. 시 주석은 반대와 기권 없이 만장일치로 국가주석에 연임됐고 왕 부주석도 반대 1표만 나오는 등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시 주석 ‘애장’(愛將)으로 알려진 리잔수(栗戰書) 전 당중앙판공청 주임이 서열 3위의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뽑혔고,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이 부총리에 선임됐다. 왕양(汪洋) 전 부총리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주석, 한정(韓正) 전 상하이시 당서기는 상무부총리에 선출됐다. 반면 공청단파의 수장격인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가까스로 유임됐지만 공청단 출신이 대거 몰락하는 바람에 정치적으로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신세로 전락했다.특히 ‘7상8하’(67세 유임, 68세 은퇴) 연령제한 규정 때문에 물러났던 왕치산은 화려하게 국가부주석으로 복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시 주석 집권 1기 때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해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 등 거물 정적들을 쳐내는 등 반부패 운동을 주도하면서 시 주석의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한 일등공신이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태어난 왕 부주석은 1969년 산시(陝西)성 옌안(延安)에 하방됐다. 이곳에서 시 주석을 만나 같이 하룻밤을 보내는 등 깊은 우정을 나눴다. 산시성 시베이(西北)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그는 산시성 박물관에서 일하다 사회과학원 근대역사연구소를 거쳐 당중앙서기처 농촌정책연구실 경제 간부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농촌 문제 전문성을 인정받은 왕 부주석은 이번엔 금융 분야로 넓혀 중국농촌신탁투자공사 총경리, 중국건설은행 부행장, 중국인민은행 부행장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당시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부름을 받아 광둥(廣東)성으로 달려가 광둥국제신탁투자공사 등의 파산 사태를 깔끔하게 처리해 위기를 넘겼고 2003년에는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 창궐로 혼란에 빠진 베이징의 사태를 원만하게 수습해 ‘해결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비를 진두지휘한 그는 경제금융 담당 부총리로 재임하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해 4조 위안(약 684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재정 지출을 주도해 이를 극복하는 등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보수파 원로 야오이린(姚依林) 전 부총리의 사위로 시 주석과는 같은 태자당(太子黨) 출신이다. 위기관리 능력과 정책 실행력이 뛰어나 대미 외교와 금융, 반부패 등 폭넓은 분야에서 강한 카리스마를 드러낼 전망이다. 집권 1기가 ‘시진핑·리커창’ 체제라고 불렸다면 집권 2기가 ‘시진핑·왕치산’ 체제라고 불리는 이유다.외교의 최고 사령탑은 중앙외사공작위원회가 맡는다. 이번에 개편된 외사공작위는 당대외연락부와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의 기능을 통합한 당 기구다. 중국 외교정책의 전체 기조와 부문 간 협의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여기에 실무를 담당하는 외교부를 지도하는 역할도 맡아 명실상부한 최고 외교기구로 등장했다. 외사공작위의 인선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시 주석과 왕 부주석이 각각 위원장과 부위원장에 오르고 양제츠(楊潔) 전 국무위원이 비서장에 오를 전망이다. 경제 라인은 미 하버드대 출신 류허 부총리와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 출신의 이강(易綱) 인민은행장으로 확정돼 유학파 출신 학자형 관리로 구성됐다. 군부 인사의 장악도 두드러진다. 국방부장 겸 국무위원에 웨이펑허(魏鳳和) 로켓군사령관이 선출됐다. 중앙군사위는 시 주석을 정점으로 부주석에 유임된 쉬치량(許其亮)과 장유샤(張又俠) 전 장비발전부장, 위원에 웨이 부장, 리쭤청(李作成) 연합참모부 참모장, 먀오화(苗華) 정치공작부 주임, 장성민(張升民) 군사위 기율위 서기로 꾸려졌다. 웨이의 국방부장 임명은 시 주석의 군권 장악이 완성됐다는 것을 뜻한다. 그는 2012년 시 주석이 당총서기 취임 직후 단행한 첫 장성 인사에서 상장(上將·대장)으로 승진했다. 시 주석이 당시 웨이 부장만을 위한 상장 승진식에 직접 참석했을 만큼 그가 총애하는 인물로 꼽힌다. 리 참모장은 2012년 ‘싸워서 이긴다’는 시 주석의 군사철학에 따라 승승장구한 인물이다. 먀오 주임은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의 31집단군에서 근무할 당시 시 주석과 인연을 맺었다. 새로 선출된 장 부주석은 그와 같은 태자당 출신이고 시 주석의 군부 측근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장 부주석의 부친 장쭝쉰(張宗遜) 상장은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習仲勳)의 산시성 고향 친구이자 혁명시기 야전군 전우였다. ‘중국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로 불리는 국가안전위원회 수뇌부도 시 주석을 정점으로 새로 짜였다. 신장(新疆)위구르와 시짱(西藏·티베트)의 주권과 영토 문제, 사이버 공격, 반체제 활동 등 중국 안전에 관한 정보 수집과 대응을 위해 옛소련 ‘국가보안위’(KGB)와 유사한 체제로 꾸려졌다. 리잔수 상무위원장이 국가안전위 부주석을 겸임하고 시 주석의 정치비서 출신인 딩쉐샹(丁薛祥) 당중앙판공청 부주임이 안전위 판공실 주임을 맡을 예정이다. 실무 책임자인 판공실 부주임에는 류수칭(劉述卿) 전 외교부 부부장의 아들인 태자당 출신 류하이싱(劉海星) 전 외교부 부장조리가 임명됐다. 시 주석의 측근 인물들로 안전위 진영이 꾸려지면서 시진핑 ‘1인 체제’를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새 권력기관으로 자리매김한 국가감찰위원회도 자오러지(趙樂際)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겸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왕 부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진 양샤오두(楊曉渡) 감찰부장이 초대 주임으로 선출됐다. 지방정부는 수장도 ‘시자쥔’ 일색이다. 허난(河南)성 당서기에는 왕궈성(王國生) 칭하이(靑海)성 당서기가 이동했고, 칭하이성 당서기에는 왕젠쥔(王建軍) 칭하이성장이 승진했다. 왕 당서기는 양회(전국인대와 정협)에서 티베트인들이 시 주석을 ‘활보살’(活菩薩·살아 있는 보살)로 여기고 있다는 말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쓰촨(四川)성 당서기는 펑칭화(彭淸華) 광시(廣西)좡족자치구 당서기가, 광시자치구 당서기에 루신서(鹿心社) 장시(江西)성 당서기가 각각 이동하고 장시성 서기에는 류치(劉奇) 장시성장이 승진했다. 펑 당서기는 ‘시진핑 핵심’을 처음 건의해 시 주석의 눈에 들었고 루와 류 당서기는 그의 저장(浙江)성 인맥인 ‘즈장신쥔’(之江新軍)에 속한다. 왕원타오(王文濤) 산둥성 지난(濟南)시 당서기가 자연자원부장으로 옮긴 루하오(陸昊) 헤이룽장(黑龍江)성장의 후임인 대리성장에 임명됐다. 왕 성장은 시 주석이 상하이 당서기 재직 당시 상하이시 황푸(黃浦)구 구장을 지내며 그를 보좌했다. 즈장신쥔의 대표주자인 천이신(陳一新)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당서기도 중앙정법위원회 비서장으로 옮겼다. 시 주석의 저장성 당서기 시절 성 부비서장과 판공청 부주임, 정책연구실 주임을 맡아 비서 겸 책사 역할을 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설욕’·울산 ‘맹폭’… 현대 형제, 16강 진출

    전북 송범근, 가시와에 ‘거미손’ 울산, 멜버른에 6골… 조 2위 프로축구 현대 형제가 나란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K리그1에서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울산 현대는 4일 울산문수구장으로 불러들인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6-2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울산은 2승2무1패(승점 8)로 조 2위를 기록하며 3위 멜버른(1승2무2패·승점 5)에 승점 3이 앞서 16강행을 확정했다. 오는 18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 뒀지만 멜버른과 승점이 같아져도 승자승 원칙에 따라 조 2위를 지킨다. 울산은 전반 12분 주니오의 선제골, 20분 임종은의 왼발 슈팅, 38분 오르샤의 추가골 등 전반에만 세 골 폭죽을 터뜨렸다. 후반 10분에도 김승준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12분 뒤에는 주니오가 이명재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 대세를 일찌감치 결정지었다. 울산은 후반 27분과 29분 멜버른에 거푸 실점하며 쫓겼지만 1분 뒤 정동호의 패스를 받은 오르샤가 다시 쐐기골을 꽂았다. 전북 현대는 일본 히타치 가시와스타디움을 찾아 벌인 E조 5차전에서 로페즈와 이동국의 연속골을 앞세워 가시와 레이솔을 2-0으로 따돌렸다. 4승1패로 승점 12를 쌓은 전북은 조 1위를 확정, 18일 전주 홈에서의 키치SC(홍콩)와의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16강에 합류했다. 골키퍼 송범근의 슈퍼 세이브가 빛났다. 전북은 전반 3분 크리스티아누에게 결정적인 헤딩슛을 내줬지만 송범근이 가까스로 걷어 내 실점하지 않았다. 전북은 전반 16분 로페즈의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온 것을 본인이 달려들어 해결했다. 전북은 전반 25분 아타루 에사카의 헤딩슛을 송범근이 다시 걷어 내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14분 뒤에는 류타 고이케의 날카로운 슈팅이 다행히 골대 위로 지나갔다. 후반 2분 가시와 김보경의 왼발 슈팅을 다시 송범근이 막아 냈다. 전북은 후반 22분 김신욱 대신 들어간 이동국이 10분 만에 쐐기골을 넣어 승리를 매조졌다. 전북은 가시와에 2연승을 거둬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1무5패의 열세를 만회해 기쁨이 갑절이 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의 4·3 70주년 추념사

    [전문] 문재인 대통령의 4·3 70주년 추념사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제주도민 여러분,    돌담 하나, 떨어진 동백꽃 한 송이,  통곡의 세월을 간직한 제주에서  “이 땅에 봄은 있느냐?”  여러분은 70년 동안 물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제주의 봄을 알리고 싶습니다.    비극은 길었고,  바람만 불어도 눈물이 날 만큼 아픔은 깊었지만  유채꽃처럼 만발하게  제주의 봄은 피어날 것입니다.    여러분이 4.3을 잊지 않았고  여러분과 함께 아파한 분들이 있어,  오늘 우리는 침묵의 세월을 딛고  이렇게 모일 수 있었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4.3의 통한과 고통, 진실을 알려온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께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    70년 전 이곳 제주에서  무고한 양민들이 이념의 이름으로 희생당했습니다.  이념이란 것을 알지 못해도  도둑 없고, 거지 없고, 대문도 없이 함께 행복할 수 있었던  죄 없는 양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학살을 당했습니다.    1948년 11월 17일 제주도에 계엄령이 선포되고,  중산간 마을을 중심으로 ‘초토화 작전’이 전개되었습니다.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없으면  ‘도피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습니다.  중산간 마을의 95% 이상이 불타 없어졌고,  마을 주민 전체가 학살당한 곳도 있습니다.    1947년부터 1954년까지  당시 제주 인구의 10분의1, 3만 명이 죽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념이 그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은  학살터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한꺼번에 가족을 잃고도  ‘폭도의 가족’이란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숨죽이며 살아야 했습니다.    고통은 연좌제로 대물림되기도 했습니다.  군인이 되고, 공무원이 되어 나라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자식들의 열망을  제주의 부모들은 스스로 꺾어야만 했습니다.    4.3은 제주의 모든 곳에 서려있는 고통이었지만,  제주는 살아남기 위해 기억을 지워야만 하는 섬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말 못할 세월동안  제주도민들의 마음속에서 진실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4.3을 역사의 자리에 바로 세우기 위한 눈물어린 노력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1960년 4월 27일 관덕정 광장에서,  “잊어라, 가만히 있어라” 강요하는 불의한 권력에 맞서  제주의 청년학생들이 일어섰습니다.  제주의 중고등학생 1천500명이  3.15 부정선거 규탄과 함께 4.3의 진실을 외쳤습니다.    그해, 4월의 봄은 얼마 못가  5.16 군부세력에 의해 꺾였지만,  진실을 알리려는 용기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4.3 단체들이  기억의 바깥에 있던 4.3을 끊임없이 불러냈습니다.    제주4.3연구소, 제주4.3도민연대, 제주민예총 등  많은 단체들이 4.3을 보듬었습니다.    4.3을 기억하는 일이 금기였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불온시 되었던 시절,  4.3의 고통을 작품에 새겨 넣어  망각에서 우리를 일깨워준 분들도 있었습니다.    유신독재의 정점이던 1978년 발표한,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 삼촌’.  김석범 작가의 ‘까마귀의 죽음’과 ‘화산도’.  이산하 시인의 장편서사시 ‘한라산’.  3년간 50편의 ‘4.3연작’을 완성했던  강요배 화백의 ‘동백꽃 지다’.  4.3을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  조성봉 감독의 ‘레드헌트’.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  임흥순 감독의 ‘비념’과 김동만 감독의 ‘다랑쉬굴의 슬픈 노래’.  故 김경률 감독의 ‘끝나지 않는 세월’.  가수 안치환의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    때로는 체포와 투옥으로 이어졌던 예술인들의 노력은  4.3이 단지 과거의 불행한 사건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임을  알려 주었습니다.    드디어 우리는 4.3의 진실을 기억하고 드러내는 일이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의 길을 열어가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주도민과 함께 오래도록 4.3의 아픔을  기억하고 알려준 분들이 있었기에 4.3은 깨어났습니다.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리고,  또한 깊이 감사드립니다.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의 승리가 진실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    2000년, 김대중 정부는 4.3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하고,  4.3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4.3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위령제에 참석해 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께 사과했습니다.    저는 오늘 그 토대 위에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합니다.  더 이상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와 함께,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선언합니다.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유해 발굴 사업도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끝까지 계속해나가겠습니다.    유족들과 생존희생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배·보상과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등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습니다.    4.3의 완전한 해결이야말로  제주도민과 국민 모두가 바라는  화해와 통합, 평화와 인권의 확고한 밑받침이 될 것입니다.    제주도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    지금 제주는 그 모든 아픔을 딛고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부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4.3 영령들 앞에서  평화와 상생은 이념이 아닌,  오직 진실 위에서만 바로 설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고 있습니다.    좌와 우의 극렬한 대립이  참혹한 역사의 비극을 낳았지만  4.3 희생자들과 제주도민들은  이념이 만든 불신과 증오를 뛰어 넘어섰습니다.    고 오창기님은 4.3 당시 군경에게 총상을 입었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해병대 3기’로 자원입대해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습니다.  아내와 부모, 장모와 처제를 모두 잃었던 고 김태생님은  애국의 혈서를 쓰고 군대에 지원했습니다.    4.3에서 ‘빨갱이’로 몰렸던 청년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조국을 지켰습니다.    이념은 단지 학살을 정당화하는 명분에 불과했습니다.  제주도민들은 화해와 용서로  이념이 만든 비극을 이겨냈습니다.    제주 하귀리에는  호국영령비와 4.3희생자 위령비를 한자리에 모아  위령단을 만들었습니다.  “모두 희생자이기에 모두 용서한다는 뜻”으로 비를 세웠습니다.  2013년에는 가장 갈등이 컸던 4.3유족회와 제주경우회가  조건 없는 화해를 선언했습니다.    제주도민들이 시작한 화해의 손길은  이제 전 국민의 것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습니다.    아직도 4.3의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낡은 이념의 굴절된 눈으로  4.3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대한민국엔 낡은 이념이 만들어낸  증오와 적대의 언어가 넘쳐납니다.    이제 우리는 아픈 역사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불행한 역사를 직시하는 것은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만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도 4.3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낡은 이념의 틀에 생각을 가두는 것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보수와 정의로운 진보가  ‘정의’로 경쟁해야 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공정한 보수와 공정한 진보가  ‘공정’으로 평가받는 시대여야 합니다.    정의롭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면, 보수든 진보든,  어떤 깃발이든 국민을 위한 것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삶의 모든 곳에서 이념이 드리웠던 적대의 그늘을 걷어내고  인간의 존엄함을 꽃피울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 나갑시다.  이것이 오늘 제주의 오름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국민 여러분,    4.3의 진상규명은 지역을 넘어  불행한 과거를 반성하고 인류의 보편가치를 되찾는 일입니다.  4.3의 명예회복은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나가는  우리의 미래입니다.    제주는 깊은 상흔 속에서도  지난 70년간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외쳐왔습니다.  이제 그 가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으로 이어지고,  인류 전체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로 전해질 것입니다.    항구적인 평화와 인권을 향한 4.3의 열망은  결코 잠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대통령인 제게 주어진  역사적인 책무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추념식이  4.3영령들과 희생자들에게 위안이 되고,  우리 국민들에겐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이 되길 기원합니다.    여러분,  “제주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4월 3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 [단독] 지역 랜드마크 사업은 ‘空約’…생활밀착형 정책 제시해야

    [단독] 지역 랜드마크 사업은 ‘空約’…생활밀착형 정책 제시해야

    서울신문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1일 민선 6기 전국 시·군·구청장의 공약 이행 상황을 점검한 결과 시·군·구청장도 광역단체장과 마찬가지로 시설 건립, 단지 조성 등 눈에 보이는 랜드마크 사업의 공약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대체로 폐기했다. 특히 민생과 관련이 깊은 기초자치단체가 실적 쌓기용 공약에만 집착한 결과 공약이 삶의 질 개선에 연결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6·13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의 장으로 출마한다면 생활밀착형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아이러니하게도 대규모 개발 행정이 집중적으로 제시된 지역은 면적에 비해 인구수가 적거나 군 기지 이전, 매립 등으로 개발 허가권이 많은 곳이었다. 이광재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런 지역은 청렴성 제고에 중심을 두고 지역 일꾼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유권자 운동으로 제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약 이행률 전국 2위를 기록한 서울시 25개 구는 2265개의 공약이 완료 및 이행됐고 폐기된 공약은 11개였다. 노원구의 중계동 문화복합센터 건립, 송파구의 지하철 3호선 연장 추진(오금역~올림픽공원역), 관악구의 도림천 통수단면 확장사업 추진 등의 공약이 폐기됐다. 성동구의 왕십리오거리 문화예술패션타운 건립은 700억원이 필요했지만 재정 확보 내역이 없었다. 부산시 16개 구의 공약 이행률은 3위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해운대구의 반송천 일원 워터피아 조성 공약은 폐기됐다. 역시 해운대구의 해운대~송정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 시행 공약은 230억원의 재정이 필요했지만 재정 확보 내역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국에서 공약 이행률이 가장 높은 대구시에서는 동구의 안심 율하지역 초등학교 신설 사업이 폐기됐다. 북구의 제일모직 이전 터에 친기업적 문화와 창조적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공약은 900억원의 재정이 필요했지만 이 역시 재정 확보 내역은 없었다. 공약 이행률 하위권인 인천시 10개 구에서 폐기된 공약은 옹진군의 영흥 화력 7·8호기 조기 착공 지원 사업과, 덕적 서포리 국제거점형 마리나항만 조성 사업 등 3개였다. 광주시 5개 구에서는 동구의 세계수영선수권 선수촌 유치 공약이 폐기됐다. 또 광산구의 첨단3지구개발(광주연구개발특구) 1조 217억원, 북구의 31사단 이전과 미래형 마을조성사업 8000억원 등은 재정 확보 내역이 없었다. 대전시 5개 구에서는 동구의 국제화센터 운영 개선 공약이 폐기됐다. 동구의 대전 의료원 유치는 1315억원, 서구의 도안동 분동 및 주민센터 건립은 98억 2500만원이 필요했지만 어떻게 재정 확보를 할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울산시 5개 구에서는 폐기된 공약이 없었다. 다만 중구의 장현지구 산업단지 조성 16억원, 동구복합문화관 건립 83억 9900만원 등의 재정 확보 내역은 없었다. 경기도 31개 시·군에서는 폐기된 공약 대부분이 대규모 시설 유치 사업이었다. 가평군의 청평생활체육공원 조성과 안양시의 국철 1호선 가칭 ‘안양초교역’ 신설, 파주시의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유치 등이었다. 강원도 18개 시·군에서는 32개 공약이 폐기돼 전국에서 폐기된 공약 수가 가장 많았다. 태백시의 1조 8000억원 규모 LNG 발전소 유치 공약과 속초시의 영랑호 시민 문화생태공원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공약 이행률 최하위인 충북도 11개 시·군에서는 충주시의 경제자유구역(에코폴리스) 개발 등 공약 3개가 폐기됐고 청주시의 예술의전당 광장 주차장 잔디공원화 등 7개 공약이 보류됐다. 충남도 15개 시·군에서는 홍천군의 광천 대단위 화훼단지 조성과 바다송어 양식 특화지구 육성 등 공약 5개가 폐기됐다. 예산군의 수도권 전철 연장(장항선 복선전철화) 6785억원은 재정 확보 내역이 없었다. 전북도 14개 시·군에서는 임실군의 식생활교육문화연구센터 유치 등 9개의 공약이 폐기됐고 김제시의 새만금 배후 복합물류단지 기반 구축 공약은 보류됐다. 전남도 22개 시·군에서는 여수시의 여수공항 저비용항공 유치 공약 등 공약 21개가 폐기됐다. 함평군의 국도 24호선(함평) 시설개량사업 453억원 등 15개 공약의 재정 확보 내역은 없었다. 경북도 23개 시·군에서는 군위군의 국술원 연수원 유치, 청도군의 군립화장장 건립 등 8개 공약이 폐기됐다. 재정 확보 내역이 없는 공약은 칠곡군의 1067억 100만원 규모의 칠곡농기계 자동화특화 산업단지 조성 등 덩어리가 큰 사업이었다. 경남도 18개 시·군에서는 사천시의 만 65세 이상 어르신 공영버스 무료 이용과 김해시의 남부권 신공항 유치 사업 등 5개 공약이 폐기됐다. 거제시 등의 6조 7907억원 규모 남부내륙고속철도 조기 착공 및 역사 유치 사업 등 도로 건설 등의 공약은 무더기로 재정 확보 내역이 없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중국 자동차의 해외시장 진출을 주도하는 지리(吉利)차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중국 자동차의 해외시장 진출을 주도하는 지리(吉利)차

    중국 지리(吉利·Geely)자동차 계열사인 스웨덴 볼보는 내년부터 벨기에 겐트 공장에서 공동 브랜드인 링크&코(Lynk&Co)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이런 계획은 경비 절감과 생산량 단기 확대를 위해 기존 XC40 생산라인을 이용해 링크의 하이브리드 SUV ‘01’과 후속 모델을 생산하겠다는 조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중국 브랜드의 자동차가 유럽에서 생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볼보의 이번 결정은 리수푸(李書福) 지리차 회장의 유럽 진출 방안 중의 하나라고 지난 27일 보도했다. 호칸 사무엘손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새 브랜드의 유럽 시장 진출에 큰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며 “볼보의 기술적·산업적 전문성으로 링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중국 지리자동차가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자사 브랜드의 유럽 생산, 글로벌 자동차 업체 볼보와 벤츠 브랜드를 소유한 다임러 인수 등 해외 사업은 물론 내수 호조로 매출액 급증 등 국내 사업도 순풍에 돛단 듯이 잘 풀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자동차는 이번 유럽 생산 계획 발표에 앞서 지난 2월24일 90억 달러(약 9조 7000억원)를 들여 독일 자동차업체 다임러의 지분 9.69%를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리수푸 회장은 “친구들 없이 외부 침입자들에게 대항해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자동차 메이커는 없다”며 “공유하고 힘을 모아 새로운 방식에 적응해야 하며, 다임러에 대한 투자는 이런 비전이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리 회장은 그동안 적극적인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키웠다. 지리차는 2010년 볼보승용차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처음 존재를 드러냈다. 당시 “뱀이 코끼리를 삼켰다”(蛇呑象)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지만 리 회장은 이에 아랑곳 없이 볼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독자경영을 보장하는 혁신책을 내놓았다. 2013년엔 영국 택시 ‘블랙캡’을 생산하는 망가니즈 브론즈를 인수했다. 지난해 5월 말레이시아 국영자동차 업체 프로톤 지분 49.9%를 인수했고, 프로톤이 보유한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 지분 51%도 매입했다. 11월에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유명한 미국 실리콘밸리 업체 테라퓨지아를 인수한 데 12월에는 볼보상용차의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해외 시장에서만 순항하는 게 아니다. 지리차는 국내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수익이 2배 이상 증가하는 상승세를 탔다고 지난 21일 공시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지리차는 보웨(Boyue·博越)를 비롯한 SUV의 판매 증가가 호재로 작용해 지난해 매출액 928억 위안(약 15조 7500억원), 순이익 106억 위안으로 각각 집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지리차의 판매 규모는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125만대를 기록했고 주가도 100%나 뛰었다. 트럭에서 슈퍼카에 이르는 지리차의 다양한 모델 라인은 중국내 경쟁사를 압도한 것이다. 리 회장의 재산가치는 1100억 위안으로 불어나 올초 발표된 중국 부자를 연구하는 후룬(胡潤)연구소의 ‘중국 부호 리스트’에서 딩레이(丁磊) 왕이(網易)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8년 전까지만 해도 148위에 머물러 그는 ‘재계의 다크호스’로만 불렸다.리 회장의 성공은 ‘자동차 굴기’(崛起)를 추진 중인 중국 정부와 ‘자동차 왕국’을 꿈꾸는 그의 목표가 절묘히게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1963년 저장(浙江)성 타이저우(台州)에서 태어난 리 회장은 고교 졸업 후 사진관을 하며 모은 돈으로 1986년 냉장고 부품 공장을 세우며 사업에 첫 발을 디뎠다. 1990년대 중반까지 부동산 투자와 건축자재 등 다양한 분야에 손을 대 나름대로 사업자금을 축적했다. 어릴 때부터 자동차를 너무 좋아했던 만큼 자동차산업에 뛰어들겠다는 생각을 늘 품고 있었다. 중국 정부가 민간자본의 자동차산업 진출을 허용하지 않았던 탓에 1993년 오토바이 제조업에 먼저 뛰어들었다. 대만 오토바이를 베끼던 수준이던 그는 1996년 타이저우에 지리그룹을 설립해 파산 직전에 있던 국유 자동차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동차산업에 진출했다. 이 분야 초보였던 리 회장은 벤츠를 직접 분해할 정도의 자동차에 빠져들었다. 1998년 첫 자동차 생산에 이어 2002년 한국의 대우차 생산설비를 도입해 ‘지리CK’란 차종을 출시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독특한 방식으로 성장했다. 중국법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 50 대 50 합작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무임승차’하면서 별다른 노력 없이 성장해온 셈이다. 그러나 ‘중국의 헨리 포드’를 꿈꾸던 리 회장은 여느 중국 자동차 업체 CEO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합작사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만족하지 않고 독자 기술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해외 기업과 경쟁하기엔 역량이 턱없이 부족하고 저가 자동차 생산만으로는 사업 확장에도 한계를 느꼈다. 그는 자동차 분야의 핵심 기술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글로벌 자동차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해외 유명 자동차업체를 M&A하는 방식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2007년 미국 디트로이트쇼에 참석해 볼보를 보유한 미국의 자동차 업체 포드자동차 부스로 찾아가 “볼보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포드 측 인사들은 당연히 리 회장이 누구인지도 몰라 볼보를 팔 생각이 없다고 정중하게 답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후 현금이 바닥난 포드는 볼보를 인수하고 싶어 한 중국 기업인을 떠올렸다. 결국 2010년 그에게 볼보승용차를 매각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리 회장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무서운 포식자’로 등장할지 아무도 몰랐다. 볼보승용차를 인수한 후에도 지리차는 한동안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15년까지 중국 내수 시장 판매 실적에서 지리차는 10위권 밖에 머물렀을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했다. 하지만 볼보승용차 인수하면서 대규모 투자와 독자경영 보장 등 대대적으로 혁신 작업을 한 것이 5년만에 현저한 성과로 나타났다. 2016년 10위에 오른 지리차는 지난해엔 6위로 4계단 급상승했다. 특히 올해 2월 중국 시장에서 10만 9718대의 차량을 판매한 지리차가 7.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가 밝혔다. 폭스바겐(16.8%)과 GM(16.2%)에 이어 중국시장 점유율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2월 6위에서 3단계나 점프한 것이다. 이처럼 지리차가 고속 성장한 배경에는 ‘시진핑(習近平) 인맥’ 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 회장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저장성 당서기 시절부터 친분을 맺어왔다는 이유에서다. 시 주석의 저장성 인맥인 ‘즈장신쥔(之江新軍)의 핵심 일원이라는 얘기다. 그는 2012년 시 주석이 당총서기에 취임한 이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에 3차례 연임했고, 중국 최대의 경제단체인 중화전국공상연합회 부주석도 맡고 있다. 지난해 해외 M&A를 진행한 주요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집중 견제를 받는 와중에도 지리차가 해외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것도 시 주석의 암묵적 지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의 부인 펑리젠(彭麗娟)이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과 자매라는 설도 있다. 이에 대해 리 회장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로 일관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종로 김영종 81억원 ‘8년째 1위’…마포 박홍섭 1억 5089만원 최저

    종로 김영종 81억원 ‘8년째 1위’…마포 박홍섭 1억 5089만원 최저

    서울 25개 구청장 중 재산 순위 1위는 80억8600만원의 김영종 종로구청장으로 나타났다. 김 구청장은 2010년 재산을 공개한 이래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이어 조은희 서초구청장 39억859만원, 최창식 중구청장 31억1381만원 순이다.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와 서울시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9일 공개한 ‘2018년도 정기재산변동사항 공개목록’에 따르면 김 구청장은 유가증권 상승 등으로 지난해보다 재산이 2억9313만원 늘었다. 조 구청장은 1년 전보다 신고된 재산이 무려 13억7791만원 늘었다. 서울 구청장 중 가장 많은 증가액으로, 순위도 지난해보다 한 단계 올랐다. 배우자 명의의 서울 은평구 상가 건물을 팔아 18억2269만원이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었다. 최 구청장은 건물 가액과 예금 증가 등으로 지난해보다 2억5204원 늘었다.재산이 가장 적은 구청장은 박홍섭 마포구청장으로 1억5089만원을 신고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3억1481만원), 이창우 동작구청장(3억5729만원), 노현송 강서구청장(4억7366만원)은 5억원 미만의 재산을 신고했다.서울시 1급 이상 간부 가운데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의 재산은 12억6003만원으로 1년 새 1억467만원 증가했다. 김준기 행정2부시장은 소유하고 있던 분당 아파트를 매각하면서 재산이 6억7769만원에서 10억2494만원으로 3억4700만원가량 증가했다. 김종욱 정무부시장은 6억3635만4000원으로 1년전보다 1억743만원 늘었다. 시의원 중에서는 성중기 의원이 130억9411만원으로 재산이 가장 많았고, 이복근 의원(115억12만원), 이종필 의원(99억5522만원)이 뒤를 이었다.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의 재산은 3억7005만원으로 7000여만원, 조규영 서울시의회 부의장 재산은 14억2365만원으로 4억4700여만원이 늘었다. 서울시 구의원 414명 중에서는 김용철 강동구 의원이 133억3573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지난해에 이어 1위를 고수했다. 김 의원은 본인 소유 및 배우자 소유 토지와 상가 가액 증가로 지난해보다 재산이 6억148만원 늘었다. 2, 3위로는 임종기 성동구의회 의원(69억5397만원), 전희수 양천구의회 의장(57억1466만원)이 차지했다. 임 의원은 신축빌라 분양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면서 1년전보다 재산이 21억6155원 늘었다. 이어 윤선경 서대문구 의원(56억9444), 차정희 관악구 의원(52억8391만원), 주정 동대문구 의원(50억9081만원)이 50억대 자산가로 나타났다. 서울시 공직유관단체장 가운데선 박봉규 서울테크노파크 원장의 재산이 49억9813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김민기 서울의료원장(43억2554만원),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27억2188만원)가 뒤를 이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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