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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전 시총 일주일 새 1조 8296억 증발…‘전기 과소비국’ 한국, 사용량 세계 7위

    한전 시총 일주일 새 1조 8296억 증발…‘전기 과소비국’ 한국, 사용량 세계 7위

    정부가 7~8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한시 완화하기로 한 7일 한국전력 주가는 4년 8개월 만에 최저로 곤두박질쳤다. 시가총액은 일주일 동안 무려 1조 8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악재 겹친 한전 주가 4년 8개월 만에 최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전날 대비 1.93% 떨어진 3만 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3년 11월 18일 2만 9800원 이후 최저다. 시총은 이날 하루에만 3852억원이 빠져 19조 5478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31일(21조 3774억원)에 비해서는 1조 8296억원이 날아갔다. 우리나라는 전기 사용량이 전 세계 7위에 이르는 ‘과소비국’이지만 전기요금에 비해 연료비나 구입비 부담이 높다는 점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날 유럽계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력 소비량은 534TWh(테라와트/시, 테라는 10의 12제곱)다. 지난 17년 동안 한국의 연평균 전력 소비량 증가율(4.3%)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위에 해당한다.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 전기를 많이 쓰는 산업 비중이 커 전력 사용이 많은 데다 폭염에 구입전력비가 늘어나도 전기요금은 오르기 어렵다. 한전의 주당순자산가치(PBR)가 0.27배 수준으로 낮아진 주된 이유다. 주가를 1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PBR은 낮을수록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한국, 전력 소비 증가율 OECD 2위 여기에 한전이 영국의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서 빠진 데다 자회사가 북한산 석탄 수입 의혹에 휘말리는 등 악재가 겹친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누진제 완화로 인한 한전의 실적 타격은 크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누진제 완화 대책은 예견된 데다 2015년 인하 당시 전력 판매가 늘면서 인하 효과는 예상보다 작았다”며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올랐고, 물가 상승률도 낮아 폭염이 끝나면 전기요금 인상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서울 청년 1000명, 미래직업을 이야기하다

    서울 청년 1000명, 미래직업을 이야기하다

    서울시와 서울시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중소기업지원기관 SBA(서울산업진흥원)는 2018년 4월, 5월에 걸쳐 서울거주 청년(만20∼39세 남녀)을 대상으로 ‘SBA 신직업 인지도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대상은 서울시 거주 만 20∼39세 남녀 1,000명이며 성별, 연령, 지역별 인구비례할당으로 추출하였고, 응답자 구성은 사무직 등 직업군 702명, 대학생, 전업주부 등 무직업군 298명, 조사방법은 온라인으로 실시되었다. 이밖에 기업대표, 정부출연연구소, 민간기술연구소 원장 등 미래일자리 관련 전문가 57명 핵심그룹 대상 설문 및 간담회 등도 개최하였다. SBA 측은 서울시 거주 청년을 대상으로 신직업 등 일자리 변화에 대한 인식과 준비상황을 묻고자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SBA는 청년 구직자들의 일반적 중소기업 취업기피 현상해소를 위해 2015년부터 중소기업 혁신직무를 신직업으로 재해석하고 청년들에 이를 중점 홍보해왔다. 응답자 과반수 이상이 현재 본인 직업에서 일자리 수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62.4%). 일자리 수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 경우는 33.6%,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경우는 4.0%에 불과해 대부분 본인의 일자리 전망에 대해서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본인 직업에서 일자리 수 감소 예상은 사무직에서 가장 높았으며(66.4%), 판매서비스/기술(62.7%), 전문자유직(48.6%), 자영업자(43.8%) 순으로 나타났다. 미래 일자리, 새로운 일자리에 관한 관심은 높으나 일자리 변화에 대한 준비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76.8%의 응답자가 미래 일자리, 새로운 일자리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해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관심도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미래 일자리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거나 준비하는 경우는 33.9%로 나타났으며, 27.1%는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일자리 변화에 대비하고 있는 경우는 여성보다 남성, 30대보다 20대, 대학생, 전업주부, 무직 직업군에서 특히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일자리 변화에 준비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1위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해서’, 2위 ‘미래의 유망 일자리(직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라고 답했다. 일자리 변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은 경우, 그 이유로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해서’라는 응답이 41.0%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미래의 유망 일자리(직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18.8%), ‘새로운 도전을 하기 부담스러워서’(13.3%), ‘현재 직업이 안정적이어서’(12.9%)의 순이었다.‘신직업’하면 연상되는 단어는 주로 이미지로 추상적, 제한적이었다. 응답자 중 35.0%가 ‘신직업’이라는 단어를 듣거나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신직업하면 떠오르는 연상 단어로 ‘AI’(19.9%), ‘4차산업혁명’(12.0%), ‘로봇’(9.3%) 등 신기술과 관련된 단어로 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드론 조종사’(1.5%), ‘주거복지사’(1.2%) 등 직업명으로 답한 경우는 전체 18.3%에 불과해 신직업, 미래 유망한 직업에 관한 보다 많은 인식을 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조사와 함께 실시한 전문가 그룹 조사·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청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일자리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신직업을 민관 양방향에서 지속적으로 발굴해 알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일자리 변화에 관한 정보 및 교육 콘텐츠가 충분히 제공되어 수요자들이 미래 유망 일자리로 신속히 진입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찾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직업사업의 개선방안에 관한 질문에서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라는 응답이 청년의 23.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가장 효과적인 홍보방안은 ‘인터넷 커뮤니티·블로그·SNS 활용’이 60.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 조사/간담회에서도 신직업 사업의 추진에 있어 홍보 강화가 강조되었으며 사업의 주요 대상이 청년층인 만큼 1인 미디어, 블로그, 유튜브 등 SNS를 통해 홍보 채널을 다양화하고 신직업 콘텐츠에 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SBA 서울신직업인재센터 정익수 센터장은 “이번 조사는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를 위해 중소기업 현장 유망 신직업 일자리를 연구, 발굴하고 청년 구직자들의 수용성을 제고하는 적극적인 정책수립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판단 하에 실시하였으며, 조사결과는 향후 서울신직업인재센터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 응답자들은 신직업사업 주관기관으로 한국직업능력개발원(52.0%), 고용노동부(34.3%)에 이어 서울산업진흥원을 3번째(28.7%)로 언급하였으며 과반수 이상인 58.1%가 SBA 신직업 사업이 일자리 변화 대비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막 오른 여름배구… 여자부 독립 가능성 시험 무대로

    막 오른 여름배구… 여자부 독립 가능성 시험 무대로

    AG 등 일정 영향… 첫 남녀 분리 개최 태국·베트남 초청해 작은 국제경기로 저변 확대·올스타전 흥행몰이도 기대 인삼공사, GS칼텍스와 접전 끝 3-2 역전 IBK기업은행, 태국 EST 3-0 완파‘여자 배구가 독립할 수 있을까. 나아가 한류 콘텐츠가 될 수 있을까.’ 배구 팬들을 위한 ‘여름 선물’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컵대회가 5일 충남 보령종합체육관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 컵대회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과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 연속으로 출전하는 여자 배구 대표팀의 스케줄 때문에 최초로 남녀부 대회를 따로 열었다. 남자부 대회는 다음달 9일 충북 제천에서 열린다. 여자 배구는 최근 급상승한 인기에 힘입어 남자부와의 분리 운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그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무대이다. 이날 GS칼텍스와 KGC인삼공사 개막 경기가 열린 체육관에는 폭염 속에도 1900여명의 배구팬들이 몰려 여자 배구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인삼공사는 지난해 챔피언 GS칼텍스를 풀 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로 눌렀다. 지난 시즌 후 한국도로공사를 떠나 자유계약선수(FA)로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이적생’ 최은지가 팀 내 최다인 23득점을 올려 맹활약했다. IBK기업은행은 초청팀 태국 EST를 3-0으로 완파했다.모두 15개 대회를 치르는 컵대회는 4개 팀씩 A, B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조 1, 2위 팀끼리 크로스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각 팀의 에이스와 외국인 선수는 출전하지 않지만, 태국 리그 연합팀과 베트남의 베틴뱅크가 참가해 작은 국제 경기로 치러진다. 컵 대회에 해외 팀을 초청한 건 2009년 대회 이후 9년 만이다. 당시 여자부에는 중국·일본·태국 팀이, 남자부에는 중국·일본·이란 팀이 참여했다. KOVO는 동남아 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아시아 배구의 저변을 넓혀 가자는 의미에서 여자 배구 열기가 뜨거운 태국과 베트남 팀을 초청했다. KOVO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그동안 꾸준히 논의해 온 아시아쿼터제와 관련해 태국, 베트남 선수들의 실력을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국, 베트남 선수들은 기본 실력이 탄탄하면서도 일본, 중국 선수보다 연봉이 낮아 향후 아시아쿼터제가 실시된다면 KOVO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들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2년 연속 흥행 대박을 터뜨린 한-태 올스타전 ‘슈퍼매치’의 열기를 이어 가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한국과 태국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올스타 교류전을 통해 선수들의 친목 도모와 양국의 배구 발전을 위해 힘써 왔다. 특히 지난 4월 8일 경기 화성에서 열린 슈퍼매치는 만원 관중과 케이블TV 대박 기준인 1%를 넘기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쌍끌이 대박을 터뜨려 ‘스포츠 한류 콘텐츠’로서 여자 배구의 가치를 확인했다. 이번 컵대회도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여자부 리그 분리 운영은 한발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평화당, 이번 주말 당대표 선출…낮은 투표율은 ‘고민’

    평화당, 이번 주말 당대표 선출…낮은 투표율은 ‘고민’

    민주평화당이 5일 새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3일 전당원 온라인 투표를 마치고 국민 여론조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온라인 투표에서 저조한 참여로 인해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평화당 당대표·최고위원 선거에는 최경환(초선)·유성엽(3선)·정동영(4선) 의원과 민영삼 최고위원, 이윤석 전 의원, 허영 인천시당위원장(기호순) 등 6명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이들은 각자 표심을 얻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앞서 평화당은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케이보팅 시스템(K-voting·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시스템)을 이용한 전당원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다. 평화당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의 총 선거인단은 9만 360명이다. 그 중 케이보팅에 등록된 선거인단 8만 2011명 가운데 1만 1021명이 투표에 참여해 최종 온라인 투표율은 13.4%로 집계됐다. 하지만 당초 평화당이 15% 안팎으로 예상했던 투표율보다 낮은 수치인 까닭에 선거 흥행에 실패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창당 후 첫 전당대회인 만큼 흥행몰이에 실패하면 향후 들어설 새 지도부에 대한 리더십과 신임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평화당의 한 관계자는 “당세가 약한 상황에서도 나름 선방한 수치로 평가한다”라며 “투표가 막바지로 흐를수록 투표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화당의 최종 투표율은 3일부터 시작되는 ARS 방식의 국민 여론조사 투표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평화당은 이날부터 4일까지 케이보팅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당원 가입 시 휴대전화번호를 입력하지 않았던 이들을 대상으로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전당대회에 출마한 각 후보들은 남은 투표기간 동안 투표율 제고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각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투표방법 안내 동영상 등을 게시하며 막판 투표율 높이기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이들은 당원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호남에서 이들은 표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정동영 대 반(反) 정동영’으로 구도가 흐르고 있는 만큼, 투표율 20%가 향방을 가를 변수로 보고 있다. 조직 측면에서 약세인 정 의원이 장점인 대중 인지로도 높은 투표율을 바탕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평화당은 전당원 온라인 투표(90%)와 국민 여론조사(10%)를 합산한 결과를 바탕으로 5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최다 득표자를 당대표로 선출할 계획이다. 2위부터 5위까지는 최고위원에 선출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 불안한 1위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 불안한 1위

    화웨이 “스마트폰 5년내 1위” 바짝 추격반도체 실적을 앞세운 삼성전자가 애플의 세계 최고 영업이익률을 처음으로 제쳤다. 하지만 다른 한 축인 스마트폰 분야에선 애플과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중국 화웨이 사이 ‘샌드위치 신세’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애플의 ‘초고가’ 전략, 화웨이의 ‘공격적인 점유율’ 전략 사이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언제 내줄지 모른다는 우려가 짙어졌다. 2일 업계 실적 발표를 종합하면 애플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은 23.7%로 전 분기(26.0%) 대비 소폭 떨어진 반면 삼성전자는 25.4%로 처음 애플을 추월했다. 2분기 스마트폰 글로벌 점유율도 1위(20.6%)를 수성했다. 그러나 화웨이(15.7%)가 애플(12.0%)을 따돌리고 2위로 올라선 데다 무선 분야 영업이익이 2조 6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오히려 35% 줄면서 경고음이 커졌다. 애플의 2분기 영업이익이 126억 1000만 달러(약 14조 2110억)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1% 상승한 것과도 대비된다.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스마트폰에서 애플은 날았지만 삼성전자는 추락했다”면서 “스마트폰 회사들의 운명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과 애플은 주력 제품을 비싼 가격에 내놓는 프리미엄 전략을 똑같이 썼지만 결과는 엇갈렸다. 이는 평균판매단가(ASP) 차이에서도 나타났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999달러(약 112만원)짜리 ‘아이폰X’ 덕에 지난 2분기 ASP가 724달러(약 81만원)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SP는 약 220달러(약 25만원) 후반대였다. 오히려 화웨이 스마트폰의 ASP가 삼성과 비슷한 220달러 수준이다. 여기에 화웨이도 “3년 안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 5년 안에 1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 아래 P·메이트 시리즈로 프리미엄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1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합리적 가격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신기술로 공략하겠다”고 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9일 공개하는 ‘갤럭시노트9’, 내년 공개할 폴더블폰의 성공 여부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은행권 실적 순위 가르는 ‘대손충당금’

    은행권 실적 순위 가르는 ‘대손충당금’

    충전이익 기준으로 보면 신한에 밀려 하나, 충당금 줄어 1분기 실적 2위 올라 충당금 적으면 실적 늘리려는 의혹도은행권 실적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손충당금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대손충당금을 쌓을 때 ‘최소 기준’만 충족하면 되기 때문에 규모에 따라 실적 순서가 바뀔 수도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 순위는 KB국민은행(1조 3533억원), 신한은행(1조 2718억원), 우리은행(1조 2369억원), KEB하나은행(1조 1933억원) 순이다. 반면 대손충당금 적립 전 이익(충전이익) 기준으로 보면 신한은행(1조 8430억원)이 1위이고 다음으로 국민은행(1조 7107억원), 하나은행(1조 5866억원), 우리은행(1조 5520억원) 순이다. 대손충당금은 기업이나 가계에 빌려준 돈을 못 받을 것에 대비해 미리 쌓아 두는 돈이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충당금은 -140억원이었다. 못 받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받은 돈(충당금 환입액)이 새로 쌓은 충당금보다 많아 오히려 당기순이익이 늘었다는 뜻이다. 신한은행은 충당금이 1217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6% 늘었다. 은행법과 은행업 감독규정 등에 자산 건전성 분류에 따라 최소한으로 쌓아야 하는 충당금은 규정돼 있지만 그 이상 얼마를 쌓을지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가계대출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고정 분류 여신)은 대출액의 20% 이상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사별로 얼마나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을지 전략을 달리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별 충당금 차이는 받지 못할 것으로 여겨지는 대출(부실채권·NPL) 대비 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NPL 커버리지 비율)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올 2분기 하나은행의 NPL 커버리지 비율은 77.2%로 4대 은행 중 가장 낮았다. 올 1분기(78.3%)보다도 낮다. 반면 다른 은행들은 금리 인상기에 대출이 부실화할 것을 우려해 충당금을 늘리는 추세다. 우리은행은 99.9%에서 122.3%로 대폭 높였고 국민은행(117.6→119.8%), 신한은행(140→141%)도 올렸다. 은행권 순익 규모가 ‘종잇장 차이’ 경쟁을 이어 가자 은행들은 서로가 얼마나 충당금을 쌓는지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실제로 올 1분기 하나은행은 충당금(245억원)이 1년 전보다 93.3% 줄어든 덕에 은행권 실적 2위에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충당금을 적게 쌓으면 실적을 늘리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반대의 경우 배당을 적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권흥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과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가 있어 은행들 실적이 좋을 때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아 리스크 관리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김학범호 “스리백 효과·선수들 체력이 관건”

    김학범호 “스리백 효과·선수들 체력이 관건”

    스페인 “성인 국대 감독 후보에 셀라데스” 정몽규 회장, 축구협회에 40억원 기부아시안게임 남자축구 2연패를 노리는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31일 오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됐다. 20명의 선수 가운데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황의조(감바 오사카) 등 4명의 해외파는 합류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오는 7일까지 파주NFC와 고양종합운동장, 파주스타디움 등에서 손발을 맞춘 뒤 오는 8일 인도네시아로 이동해 현지 적응에 나선다. 김학범 감독은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날씨와 환경 등 현지 여건상 피로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체력과 컨디션 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술적으로는 “미드필더 자원을 수비라인으로 선발하는 등 대표팀의 기본 전술로 삼은 스리백이 얼마나 효과를 얼마나 거둘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이날 전문매체 골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시즌 도중 팀을 떠나게 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면서 “동료들이 내가 없는 동안에도 잘해 줄 것이다. 팀에 돌아오면 바로 희생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6개국이 출전, 6개조로 나뉘는 조별리그 E조에 속한 대표팀은 오는 12일 바레인과의 1차전을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15일), 말레이시아(17일), 키르기스스탄(20일)과 차례로 맞붙는다. 각 조 1~2위팀이 16강에 직행하고 걸러진 3위 4개팀이 토너먼트에 합류한다. 한편 스페인 통신사 EFE는 “스페인 U-21 대표팀을 이끌었던 알레르트 셀라데스(43)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한국의 성인 대표팀 감독 후보 제안을 받았다”면서 “그는 홍콩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협회 김판곤 국가대표 감독 선임위원장과 인연이 있다”고 보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이 축구 발전을 위해 4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내 몸에 대한 기록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내 몸에 대한 기록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정보통신기술(IT)의 융합이다. 그 가운데 ‘빅데이터’는 큰 자리를 차지한다. 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한 데이터, 또 그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분석돼 만들어지는 새로운 정보들이 그 원천일 것이다. 신체에 대한 정보는 그중에서도 잠재적 가치가 큰 분야로 여겨진다. 미래에 보건의료 빅데이터와 이를 활용한 다양한 인공지능에 기반한 임상적 의사결정과 근거중심의학이 더욱 보편화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인간이 건강을 바라보는 관점과 삶의 방식마저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국내에서는 공공과 민간 영역에서 방대한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6년 기준으로 가입자의 보험료, 검진 결과 등 2조 1000억건, 92TB(테라바이트)의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진료·투약 내역, 의약품 유통 등에서 2조 2000억건, 89TB의 빅데이터를 갖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건강보험 빅데이터 순위가 2위라고 발표했다. 의료 분야에서 빅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하려면 개인정보 보호와 빅데이터 활용이라는 2개의 가치가 상충한다. 따라서 의료 분야에서 빅데이터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의료법상 차트는 종류에 따라 의료기관에서 최대 10년 동안 보존하도록 돼 있다. 또 전자기록은 전자서명, 이력관리, 네트워크보안, 백업 저장 장비도 갖춰야 한다. 큰 병원에서는 관련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는 반면 동네의원 등에서 사용하는 전자차트는 청구대행 프로그램일 뿐 보안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의료정책과에서는 “의료기관 시설, 장비 보수 등에 수가로 보조금을 주는 것은 우리 보험체계에서 어려우며 정보관리료 등의 신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2009년부터 전자차트 도입을 위해 16조원의 정부지원금을 병원과 의사들에게 지급했다. 하지만 의료기록의 디지털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의료기록의 안전한 보관과 공인성 유지를 위한 정부 지원이 없다. 국내 대형 병원들은 이미 빅데이터센터를 설립해 다수의 전문가들이 한국형 의료 빅데이터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무 기록, 영상 검사자료 등을 빅데이터센터로 보내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데이터 비식별화가 이뤄진다. 빅데이터센터는 데이터베이스 통합검색시스템 구축, 이미지 데이터베이스 연동, 가이드라인 작성 등의 과제를 맡는다. 또 센터 간의 양해각서(MOU)를 통해 공통 데이터모델 구축사업을 추진하기도 하고 제약사 등 민간기업에 빅데이터를 제공해 신사업에 협력한다. 신체 정보 중에서도 가장 고도화되고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는 전자 의무기록은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에 앞서 보안과 공인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병원의 의료 빅데이터 활용으로 의료사업 선진화를 이루기 위한 한 걸음에 일선 의료계, 정부 관련 부처의 협업이 요구된다.
  •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여야 구분 없는 ‘서초당 엄마행정’… 구민 45만명 모두 챙길 것”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여야 구분 없는 ‘서초당 엄마행정’… 구민 45만명 모두 챙길 것”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지난 26일 “서울 시장은 물론 25개 서울 구청장 가운데 24명이 저와 당이 다르고 서초구 시의원, 구의장 등도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선 무엇을 하겠다며 깃발 들고 나서기보다 더 낮아지고 넓어져서 우리 구민의 비전, 서초 시·구의원의 생각을 잘 담고 정리해 현실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서울시 25개 구 가운데 유일한 야당 소속으로 당선됐는데. -당선 확정 순간 무서운 기쁨을 느꼈다. 어느 때보다 책임이 크다. 주민들이 ‘조은희를 잘 뽑았다’고 말씀하실 수 있도록 두 번째 4년도 주민의 마음을 읽고 서초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엄마행정’으로 주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으면서 피부에 와 닿는 정책으로 보답하겠다. →민주당 압승 구도 속에 나 홀로 살아남은 특별한 유세 전략이 있었는지. -‘3무 선거’를 했다. 선거사무소 개소식, 선거대책위원회, 정치자금 후원회를 안 했다. 개소식을 하면 주차문제로 교통이 혼잡해질 것 같고, 선대위를 꾸리거나 후원회를 하면 낙선했을 때 선대위원장을 맡거나 후원금을 주신 주민들이 낙인찍힐까 봐 걱정됐다. 상대 후보의 중앙당 지원 유세가 끊임없이 이어질 때 18개 동 구석구석을 다니며 벽을 보고 나 홀로 유세한다는 마음으로 일명 ‘벽치기 유세’를 했다. 반려견과 같이 있는 주민을 만나면 “반려견도 행복한 서초를 만들겠다”고 했고, 유모차 끄는 엄마들을 만나면 “아이 낳기 좋은 서초를 만들겠다”고 외쳤다. →여성 구청장 리더십의 모범을 세웠다는 평이 나오는데. -4년 전에 여성 우선 지역으로 당이 공천을 주지 않았다면 구청장이 못 됐다. 여성이 사회적으로 성장하려면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서도 기초단체장 226명 중 여성은 8명뿐이다. 여성에게 기회를 많이 줘야 하고 여성은 그만큼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이번 서초 공천이 늦어진 것도 “또 여성에게 줘야 하느냐”는 지적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여론조사를 해 보니 남자 후보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고 한다. 막상 그렇게 힘겹게 공천을 받고 현장에 나갔더니 “무소속으로 나오지 왜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나왔느냐”고 아쉬워한 분들도 많았지만(웃음). 여성이 성공하려면 출발선이 같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줘서 제도적 지원을 해주고, 그에 못지않게 본인도 많이 노력해야 한다. 자기 중심이 아니라 상대를 중심으로 일하면 진심이 통할 것이다. →민선 6기 때 ‘엄마행정’을 내걸고 ‘서리풀 원두막’을 전국화하는 등 성과가 많은데. -민선 6기 취임 때 ‘엄마의 마음으로 구석구석을 따뜻하고 꼼꼼하게 살피겠다’며 ‘엄마행정’을 내세웠다. 주민생활의 소소한 불편을 살피는 한편 망원경으로 먼 미래를 내다보며 큰 그림도 준비한다는 의미이다. 생활행정의 대표 사례가 서리풀 원두막 설치이다. 횡단보도나 교통섬 등에 세워 자외선을 막아 주는 우산 모양의 대형 그늘막이다. 따가운 햇볕 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는 주민들을 보고 낸 아이디어였다. 큰 그림도 완성해 가고 있다. 민선 6기 첫해인 2014년 32곳이던 국공립 어린이집은 현재 72개로 1년에 10개씩 늘렸다. 이외에도 서리풀터널 착공, 성뒤마을·국회단지 개발, 서초3동 문화음악지구 지정 등 30~40년 묵은 숙원 사업들을 이뤄냈다.→요즘 같은 폭염 속 생활행정이라면. -최근 반포동과 양재동에 어린이 물놀이장 2곳을 개소했다. 그늘막 설치 요청이 들어와서 검토를 지시했다. 주민들이 계속 아이디어를 내서 사업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이외에 어린이집에 대형 에어풀 등을 구청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우리 동네 어린이집 수영장 프로그램 등도 있다. →앞으로 4년 구정운영 방향은. -지난 민선 6기 슬로건이 ‘신나는 변화 푸른 서초’인데 민선 7기도 연속성 있게 간다. 다만 이번에는 ‘더 푸른 서초’를 만들기 위해 최근 이슈화되는 생활환경 정책에 더 주력하겠다. →지난 선거 때 상대 당에서 정부·서울시·구청장이 한 당 소속인 ‘원팀’이 중요하다고 했다. 서초구는 다른 당인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초구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에서 “(조은희 구청장이 있는) 서초구가 서울시와 갈등을 일으켰다”고 한 발언은 ‘선거 레토릭’일 것이다. 실제로 선거 후 박 시장은 “그때는 선거여서 (그랬다며) 이해해라”고 했다. 얼마 전 서울시구청장협의회에서 박 시장이 다른 구청장 건의에 대해선 답하지 않은 대신 서초구의 서초문화예술회관 부지 교환 건의에 대해선 유일하게 들어주겠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박 시장과 잘 소통하고 있고 오히려 서초구에서 제안해서 ‘좋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이 받았다. 양재R&CD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사례가 대표적이다. 앞으로도 협력이 잘 이뤄질 것으로 본다. →다른 구와 협력 계획은. -저는 여야를 구분하지 않는 서초당 구청장이 되겠다고 약속드린 바 있다. 구민을 위해서라면 타 자치구와도 적극 대화하면서 일을 해 나가겠다. 재건축 문제와 관련해 강남구와 협력하고 동작구, 관악구와는 미세먼지나 라돈 등 환경문제를 함께 논의하기 위한 틀을 만들기로 했다. →구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출발을 똑같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 학교 밖 청소년과 지역아동센터 청소년,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 사업에 실패하거나 재기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이런 분들을 조금이라도 챙겨주는, 그래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밝은미래국을 지난 1월 1일에 신설한 게 그런 취지이다. 45만 서초구민 마지막 한 명까지도 챙기는 행정, 어려운 분들이 미래를 밝게 볼 수 있도록 하는 행정을 위해 노력하겠다. 글 사진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조은희 구청장은 현장·소통 중시… 서울 유일 야당 구청장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기자로 출발해 서울시여성가족정책관, 서울시 첫 여성 정무부시장, 청와대 문화관광비서관, 한양대 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거쳤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 25개 구청장 가운데 유일한 자유한국당 주자로 당선되는 기록을 만들면서 여성 리더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당시 11만 7542표를 받아 2위인 더불어민주당 이정근 후보(41.1%)를 2만 5000여표 차이로 따돌리며 과반 득표율(52.4%)로 12년 만에 이 지역 재선 구청장이 됐다. 조 구청장의 강점을 ‘소통’에서 찾는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조 구청장은 지난 4년간 학부모들의 민원을 듣는 ‘스쿨톡’부터 어린이집을 찾아 육아 고충을 나누는 ‘보육톡’, 어르신 복지를 챙기는 ‘골든톡’ 등 분야별 정기 소통은 기본이고,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현장을 중시해 왔다. 지지부진한 재건축이 신속히 진행되도록 구청이 분쟁과 갈등을 조정해 주고 각종 행정 절차를 신속히 지원한 ‘스피드재건축 119’도 반응이 좋았다. 주민들이 보낸 당선 축하 문자만 4000통이 넘을 만큼 스킨십이 좋다. 민원 접수 이후에는 빠른 문제 해결로 주민 만족을 추구한다. 최근에는 올해 처음 발효된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환수제 적용 아파트가 지역 내에서 나오자 부담금 산정 방식 기준에 문제가 있다며 전문가들과 대안을 마련해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제시하기도 했다. 전국이 파란색으로 물들었던 지난 선거에서 두 자릿수의 득표율 차로 구사일생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열정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조 구청장은 “항상 아낌없이 아이디어를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구청장으로 일하는 게 가장 보람차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박현갑의 틈새보기] 먹방, 대부업 규제는 나쁜 뽑기?

    [박현갑의 틈새보기] 먹방, 대부업 규제는 나쁜 뽑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철폐를 강조하면서 규제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역대 정부마다 규제개혁이나 철폐는 단골 메뉴였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봇대 뽑기’, ‘대못 뽑기’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손톱밑 가시뽑기’로 표현했죠. 그런데 아직도 규제 혁파 얘기가 나오는 걸 보면 아직도 다 뽑히지 않은 모양입니다.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특정한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서 법령 등 또는 조례·규칙에 규정되는 사항’ 행정규제기본법에서 말하는 규제입니다. 규제는 그 속성상 ‘뽑기 대상’이 될 수밖에 없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해 불가피하게 유지해야 하는 규제도 있습니다. 4년새 뚝 사라진 대부업 광고, 왜? 대부업 규제광고도 그런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대부업 브랜드 광고는 최근 4년새 눈에 띄고 줄고 있습니다. 미디어데이터 집계 기관 TNMS가 2015년 상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최근 4년간 상반기 기준으로 지상파, 종편, PP 채널과 라디오, 신문, 잡지, 인터넷 베너광고 등을 통해 집행된 브랜드별 광고 빈도수를 집계한 결과입니다.2015년 상반기에 가장 많이 노출된 브랜드 10개 중 9개가 대부업(6개) 및 신용금고(3개)의 브랜드광고였습니다. OK저축은행이 1위였고, 러시앤캐시가 2위였죠. 2016년과 2017년 상반기에는 상위 10개 노출 브랜드 중 대부업 광고가 3개로 줄었구요. 그런데 올 상반기에는 러시앤캐시 하나로 뚝 떨어졌습니다. 종편이나 케이블TV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대부업 광고가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부업 광고 규제 강화때문입니다. 정부는 2007년부터 지상파 방송에서 대부업 광고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어 2015년 8월부터는 종합편성 및 케이블TV에 대해서도 평일 오전 7~9시와 오후 1~10시, 주말·공휴일은 오전 7시~오후 10시에는 대부업 방송광고를 금지하고 있구요. 정부는 최고금리 수준도 규제하고 있습니다. 최고금리 수준은 2002년 66%에서, 2007년 49%로, 올 2월부터는 27.9%에서 24%로 다시 낮아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까지 낮추겠다고 대선공약을 한 바 있구요. 잘 아시겠지만 대부업은 이른바 명동 사채시장에서 출발했습니다.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연 1000%를 넘은 고금리 사채 를 이용했다 제때 갚지못해 폭행 및 협박을 당하는 등 사회문제가 불거지면서 2002년 대부업법을 만들고 금리상한을 연 66%로 했습니다.정부가 대부업 광고규제를 하는 것은 지나친 광고로 인한 사회적 문제때문입니다. 대부업체와 저축은행은 유명 연예인이나 귀여운 캐릭터에다 ‘쉽게’, ‘편하게’ 등 대출의 수월성을 강조하는 광고문구를 내세운 고금리 대출상품 광고로 소비자를 유혹하면서 이른바 ‘빚 권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정부가 이를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거든요. 그런데 정부가 대부업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저신용자들은 더욱 더 대출받기가 힘들어집니다. 대부업의 최고금리가 계속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조달금리가 인상되는 효과가 생기거든요. 저신용자 자체가 줄지 않았다면 이들은 필요한 자금을 어디서 조달할까요? 한국대부금융협회 이재선 사무국장은 이와관련, “저신용자 대출규제로 대출받을수 있는 신용등급이 7.8등급에서 6.8등급으로 올랐다”면서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 없게된 사람들이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합니다. 정부는 이런 금융소비자를 위해 2016년 9월 서민금융진흥원을 만들었습니다. 신용등급이나 소득이 낮아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서민들을 위한 대출상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만든 ‘안전망 대출’은 최고금리가 인하된 지난 2월 8일 전에 24% 초과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저소득·저신용 서민을 대상으로 합니다. 상환능력에 따라 최대 2000만원까지 금리 12~24%의 은행대출로 대환해주는 상품이며, 성실 상환자에 대해서는 6개월마다 최대 1%p의 금리 인하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정부로서는 대부업 광고규제를 하면서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금융서비스 방안을 더 꼼꼼히 챙겨야한다고 봅니다. 먹방 규제는?“혐오도 아니고 비윤리적인 것도 나오는 판에 식욕을 올린다고 규제? 먹는 건 지들이 알아서 컨트롤하는 개인의 몫 아니냐”,”벤쯔 박근혜 탄핵당하고 기뻐서 잔치국수먹었는데 문재인 대통령되니까 먹방규제 실업자행ㅋㅋㅋ”,“야동 몰카나 단속하세요” 정부가 일반인의 폭식을 유도하는 먹는 방송(먹방) 가이드라인을 만든다고 지난 26일 발표하자 나온 부정적인 반응들입니다. 자유한국당의 김성원 원내대변인은 27일 논평을 통해 보건복지부의 ‘국가비만관리 종합대책’에 대해 “먹는 방송이 비만을 유도한다며 규제하고 개인의 음주행태도 국가가 모니터링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언젠가 국민의 사생활도 가이드라인으로 통제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죠. 이른바 먹방 가이드라인은 지난 26일 발표된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등 관계부처(9개 부·처·청) 합동으로 마련한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2018~2022)’에 들어가 있습니다. 음주행태 개선을 위한 음주 가이드라인, 폭식조장 미디어(TV,인터넷,방송 등)와 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모니터링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가이드라인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규제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셈이죠. 대통령이 규제철폐를 외치는데 복지부는 왜 이런 걸 만들었을까요?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2006년 4조 8000억 원에서, 2015년 9조 2000억 원으로 10년간 약 2배 증가했고, 2030년에는 우리나라 고도 비만인구가 현재의 2배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전망 등 비만관련 건강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마련했다고 합니다. 먹방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국민건강에 꼭 필요한 정책”, “솔직히 티비 트는 데마다 먹방이다. 좀 심하긴 하다”는 등 정부 입장을 지지하는 반응도 많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먹방에 변화가 생기지않을까 싶습니다.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 “포스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될 것”(일문일답)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 “포스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될 것”(일문일답)

    최정우(61) 포스코 신임 회장은 27일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라는 의미의 ‘위드 포스코(With POSCO)’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가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로 재무장해야 하며, 기업이 사회와 더불어 발전하며 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이사회에서 포스코그룹의 제9대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주주총회에서 참석주식 수 기준 96.7%, 총발행주식 수 기준 70.8%의 찬성을 얻었다. 최 회장은 회장직을 놓고 경쟁했던 장인화, 오인환 대표이사와 함께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다. 최 회장은 포스코 창립 50년만에 처음으로 탄생한 포스코 내부 출신의 첫 비(非)엔지니어이며 1998년 이후 20년 만에 나온 비서울대 출신의 최고경영자(CEO)다. 최 회장은 부산 동래고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재무실장과 정도경영실장, 가치경영센터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을 역임한 포스코의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최 회장은 ‘위드 포스코’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방향으로 ▲고객, 공급사, 협력사 등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비즈니스 위드 포스코’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소사이어티 위드 포스코’ ▲신뢰와 창의의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피플 위드 포스코’를 제시했다. 최 회장은 “그룹 내 시너지가 높은 유관사업을 발굴해 재배치하고 경쟁 열위의 사업은 재편할 것”이라면서 “임직원들은 형식보다 실질, 보고보다 실행, 명분보다 실리 등 ‘3실(實)’의 마음가짐을 갖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포항으로 이동해 취임식을 갖고 포항제철소 2고로 생산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한다. 최 회장은 이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가라는 말이 있다”라면서 “포스코는 ‘기업시민’으로서 포스코를 둘러싼 주주와 공급사, 지역사회, 시민 등과 함께 함께 성장하고 공존·공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철강을 둘러싼 글로벌 통상 분쟁에 대한 대응 방안은 - 포스코가 주요 수출국 대부분으로부터 통상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미국은 철강에 고율 관세를 메긴 데 이어 수입 쿼터도 적용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세이프가드는 당장 판매량에 영향은 없을 것이다.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통상 분쟁이 장기화되면 주요 시장에서의 경쟁도 강화될 것이다. 포스코는 월드 프리미엄 전략으로 현지 수요를 확보해 나가고 통상 전문인력을 활용해 통상 네트워크를 현지화하는 등 통상 역량을 강화해나갈 것이다. 수출의 현지 소싱을 다변화하고 현지 철강사와의 제휴협력을 통해 현지생산체계를 확대해나갈 것이다. →신성장사업 중 특별히 눈여겨보는 사업은 - 에너지소재 분야다. 포스코는 LG화학과 삼성SDI에 전기차용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공급한다. 양극재는 포스코ESM이, 음극재는 포스코켐텍이 생산하고 있는데 두 회사를 통합해서 연구개발과 마케팅의 시너지를 높일 필요가 있다. 전기차와 ESS의 급격한 성장과 맞물려 2030년에는 포스코가 전체 시장점유율의 20%, 연간 15조 이상의 매출이 날 것으로 본다. 양극재와 음극재, 전 단계인 원료 개발까지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바이오 역시 신성장사업으로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다. →비(非) 엔지니어 출신으로서의 강점은 인문계열 전공이지만 철강업의 흐름과 체계,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략, 원가 감사와 비효율성 개선 등 철강업 전반에서 다양하고 실질적 경험이 많다. 철강 전문가는 물론 이공계 전공자겠지만 나는 철강업 전문가다. 포스코의 기술과 공정, 제철소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잔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경제성, 상업성 측면에서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포스코를 더욱 실용 추구하는 강건한 체제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대북사업에 대한 구상은 -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남북경협에서 포스코가 실수요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포스코켐텍이 2007년 북한으로부터 마그네사이트를 수입하려고 했다가 남북관계가 경색돼 중단했다. 지금 마그네사이트는 전량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톤당 170~180만원으로 비싸다. 원료를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다변화해야 하는데 북한이 세계 제2위의 매장량을 가지고 있다. 포스코는 북한에서 석탄을 수입했던 전례도 있다. 1차적으로는 포스코가 필요한 철광석과 원료탄, 음극재의 원료인 흑연 등이 북한에 많다. 이들 원료를 개발하는 데 먼저 역량을 쏟을 것이다. 단계적으로는 북한이 제철소 인프라를 구축하고 철강업에 투자하는 데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조직개편 계획은 - 신성장부분에서 외부 전문가를 모셔오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 포스코는 철강 기업이라는 인식이 있어 그동안 신성장사업을 추진했다 실패도 했다.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 사업적 마인드를 가진 외부전문가를 영입하고 해당 조직은 포스코와는 다른, 보다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실행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꿔나갈 것이다. →포스코에 보내온 러브레터 중 가장 인상깊은 내용은 - 2000여건 들어와 있다. 가장 기억나는 건 “아직도 포스코에 갑질이 많다”는 편지였는데 그 부분은 신속히 바꿔나갈 것이다. 50년전 포스코에 땅을 내줬던 한 어부의 아들이 포스코에 대해 자랑스럽다고 한 편지도 기억에 남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전두환 주도 ‘5·17 계엄 전국확대’와 매우 흡사

    전두환 주도 ‘5·17 계엄 전국확대’와 매우 흡사

    2017년 3월 탄핵 국면 당시 박근혜 정부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은 1980년 5월 17일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주도했던 비상계엄 전국 확대와 여러모로 매우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무사가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됐던 촛불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군부정권 시절의 무자비한 방식을 참고했다는 의혹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계엄령 검토 문건은 기무사가, 1980년 계엄령 전국 확대는 보안사가 주도했는데 기무사의 전신이 바로 보안사다. 우선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을 배제하고 서열 2위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한 것부터 똑같다. 군 지휘체계를 무너뜨리고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주도권을 쥐려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이끈 신군부 세력도 1979년 12·12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끌어내리고 통제 가능한 이희성 육군 대장을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자신은 중앙정보부장(현 국가정보원장) 서리를 겸임했다. 불법적 계엄과 내란을 감시해야 할 정보기관은 당시에도 2017년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기무사는 국가정보원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통제를 따르도록 지시하게 하고, 국정원 2차장이 계엄사령관을 보좌하도록 계획을 세웠다. 국회와 언론 통제 계획까지 유사하다. 청와대가 지난 20일 공개한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의 ‘대비계획 세부자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기각을 가정해 계엄 선포와 동시에 언론에 대한 사전 검열과 보도 통제, 국회 통제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어떻게 하면 계엄 해제 국회 의결을 막을지에 대한 방안도 담았다. 당시 기무사가 생각한 방안은 의결정족수 미달이다. 당정 협의를 해 당시 여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의결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고, 계엄령을 위반하는 국회의원들을 무더기로 사법처리해 계엄령 해제를 막을 방법을 마련했다. 계엄사가 먼저 집회·시위 금지 및 반정부 금지활동 포고령을 선포하고 위반 시에 구속수사 등 엄정처리 방안을 발표한다는 치밀한 계획도 세웠다. 계엄 시행 중 현행범이 아닌 국회의원은 체포할 수 없도록 한 계엄법 제13조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조항’을 피해 가려 한 것으로 보인다. 1980년 비상계엄 때도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국회에 대한 강압적 통제가 이뤄졌다. 비상계엄 전국 확대를 선포한 5월 17일 국무회의장 주변에 장갑차 등으로 무장한 병력 600여명을 투입해 위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비상계엄 확대 선포안을 통과시켰다. 또 다음날 국회가 계엄 해제를 위해 임시국회를 소집하려 하자 장갑차를 동원해 막고, 10월 26일 제10대 국회가 해산할 때까지 기능을 정지시켰다. 10대 국회 해산 이후에는 아예 국민의 대표기관이 아닌 국가보위입법회의가 입법 기능을 대신하게 했다. 언론 통제 방법도 유사하다. 청와대가 공개한 문건에는 계엄사 보도검열단 9개반을 편성해 신문 가판, 방송·통신 원고, 간행물 견본, 영상제작품 원본을 제출받아 검열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22개 방송, 26개 신문사, 8개 통신사와 인터넷 언론에 요원을 편성해 보도를 통제하고 인터넷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언비어 유포를 통제하는 등의 방안이 담겼다. 모두 전두환 신군부 계엄 때 행해졌던 일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사별로 구체적으로 몇 명이 가는지까지 다 나와 있다”고 밝혔다. 신군부는 1980년 당시 더 나아가 언론인 해직, 언론기관 통폐합을 자행했다. 박근혜 정부 기무사는 이와 함께 국회와 정부청사 등 주요 시설 494곳과 집회 예상지역인 광화문과 여의도에 기계화사단, 기갑여단, 특전사 등 전투부대를 배치할 계획도 세웠다. 전국 비상계엄 선포 건의, 비상계엄 선포문, 담화문, 포고문까지 사전에 작성했으며 1979년 10·26, 1980년 계엄령의 내용도 계엄령 검토 문건에 담았던 점을 볼 때 기무사는 당시 계엄 사례를 참고해 이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역사의 시계를 37년 전 군사정권 시절로 되돌리려는 시도였던 셈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만 말려죽이려는 중국… 美·中 사이에 뛰어들어 활로 찾는 대만

    대만 말려죽이려는 중국… 美·中 사이에 뛰어들어 활로 찾는 대만

    “중국은 ‘당근과 채찍’ 전략을 구사하면서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를 깨뜨리려 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군사·외교적 수단으로 대만을 흡수통일하려고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에 굴하지 않을 것입니다.” (천밍퉁(陳明通) 대만대륙위원회 주임) “우리(미국)는 대만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공헌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대만 해협은 국제 수역이며 미국 항공모함은 대만해협을 통과할 권리가 있습니다.” (랜달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해리티지 재단이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양안(兩岸) 관계 세미나’에서 천민퉁 대만대륙위원회 주임이 대만을 강하게 압박하는 중국을 규탄하자,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차관보가 대만을 지키기 위해 자국 항모를 중국의 앞바다인 대만해협에 전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날 오전부터 오는 23일까지 동중국해에서 대만을 위협한 대대적인 포격 훈련에 돌입했다.슈라이버 차관보는 이에 대해 대만 수호 의지를 과시하는 한편 중국 포위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만을 끌여들이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중국이 장차 통일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대만을 사실상 미국의 동맹으로 편입시키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中 대만 고사 작전 가속…미국에 적극 밀착함으로써 살길 찾는 대만 대만 독립을 주장해온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정부가 2016년 5월 집권한 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면서 중국과 대만의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부는 무력 사용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하며 국제 무대에서 대만을 고사(枯死)시키기 위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차이 총통은 활로를 찾기 위해 어느때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밀착하고 있으며, 중국과 무역 및 남중국해 패권을 놓고 다투는 미국은 ‘대만 카드’를 사용할 뜻을 노골화하고 있다. 이는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양자 대결에 약소국인 대만이 본격적 행위자로 뛰어들게 됐음을 의미한다. 중국은 군사적으로 2016년 4차례, 지난해에는 19차례 대만을 향한 무력시위를 벌였다. 올해 들어선 지금까지 11차례에 이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이 총통은 대만에 우호적인 트럼프 행정부에 더욱 밀착하는 친미 행보로 대응했다. 대만 정부 일각에서는 대만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가운데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암초 ‘이투 아바’(타이핑다오)의 일부를 미국에 임대해 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군사적 측면에서 대만은 핵보유국인 중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올해 중국 국방비는 1조 1100억 위안(189조원) 수준으로 미국(778조원)에 이어 세계 2위로 평가된다. 올해 대만 국방예산은 3278억 대만 달러(약 12조원) 수준이다. 실제 대만은 미국의 군사력 분석기관인 글로벌 파이어파워(GFP)가 평가한 군사력 순위에서도 2016년 19위에서 5계단이 하락한 24위에 머물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변국들이 급속도로 군비와 군사력을 확충하는 상황에서 대만 군사력만이 퇴보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군사적으로 대만의 대미 의존도는 견고해지고 있다. 중국은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차이 총통 취임 이후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은 국가들을 대상으로 경제적 보상을 동원하며 단교 압박을 가해 국제적 고립에 대한 대만의 위기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2년 사이 아프리카 서부의 소국인 상투메 프린시페를 시작으로 파나마, 도미니카 공화국, 부르키나파소가 대만과 외교 관계를 끊고 중국과 손을 잡아 대만과 수교한 국가는 바티칸을 포함한 18개국밖에 남지 않았다. 중국으로의 우수 인력 유출도 대만으로서는 큰 고민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양안 경제문화교류 확대 정책’을 발표하면서 중국내 대만 기업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회계사 등 전문직종 자격증 시험을 대만인에게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만 우수 인력을 중국으로 대거 흡수하고 대만 유력 기업을 중국 본토에 유치해 대만 경제를 공동화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대만 구직사이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8~24세 청년층 69%가 중국 본토 취업을 희망한다고 답변했다. 대만 입장에서는 외교·경제적 위기가 심화되면서 유일한 활로를 트럼프 행정부에게서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대만 카드’ 노골적 사용하겠다는 트럼프 트럼프 행정부도 중국에 대해 대만 카드를 활용할 뜻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미국과 대만 공직자들의 상호 방문을 공식화한 ‘대만 여행법’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미 행정부 고위 관리가 합법적으로 대만을 방문할 수 있으며 대만 정부의 고위 관리들을 공식적으로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사실상 그동안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자제해온 미국과 대만 정부 간의 공식 회담도 가능하도록 한 조치다. 대만을 완전히 중국 영토로 만들겠다는 중국 공산당의 계획과도 배치된다. 미국 상원이 지난달 18일 통과시킨 ‘2019 국방수권법’(NDAA)에는 미군이 대만군의 정례 군사훈련인 한광(漢光) 훈련 등에 참가하고 대만도 미군의 군사훈련에 참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차이 총통은 다음달에는 미국 공항을 경유해 남미의 수교국인 파라과이를 방문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파라과이는 남미에서 대만과 수교 관계에 있는 유일한 국가이며 차이 총통은 텍사스주 휴스턴이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공항을 경유해 마리오 압도 베니테즈 파라과이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1979년 미국과 수교한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 총통이 미국 영토를 방문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차이 총통이 미국내 어느 공항을 이용하더라도 미·중 관계는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보물선’ 돈스코이의 기구한 항로와 두 남자 이야기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보물선’ 돈스코이의 기구한 항로와 두 남자 이야기

    30분 만에 결정난 해전 150조 원의 금궤를 실었다는 보물선 돈스코이호가 울릉도 앞바다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으로 복더위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실려 있는 금궤의 추정량은 200톤에서 0.5톤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진실은 가라앉아 있는 돈스코이만 알고 있을 뿐이다. 1904년 10월 15일, 러일전쟁 중 발틱 함대의 일원으로 발트 해의 리바우 항을 출발, 아프리카를 에둘러 극동에 이르는, 장장 2만 9000km라는 사상 최장의 원정길에 올라, 7달의 항해 끝에 이듬해 5월 동해에 도착했지만, 일본 연합함대의 집중포화를 받고 울릉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돈스코이의 침몰 뒤에는 두 사내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바로 발틱함대의 제독 지노비 로제스트벤스키와 일본연합함대 사령관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太郞)가 그 당사자들이다. 역사의 현장에서 맞부딪친 이 57살 동갑내기 두 남자의 이야기를 간략히 풀어보기로 하자. 로제스트벤스키는 당시 세계 2위의 전력을 자랑하는 러시아 발틱 함대의 제독이었고, 그의 맞수인 도고는 러-일전쟁 때 “나라의 운명이 이 일전에 달렸다”면서 출전하여, 당시 막강을 자랑하던 러시아의 발틱 함대를 깨부순 일본 연합함대의 제독이다. 일본에서는 구국의 영웅이자 전신(戰神) 같은 존재다. 50척에 이르는 대선단을 거느린 발틱 함대와 상대적으로 열세인 일본함대가 맞닥뜨린 것은 1905년 5월 27일 02시45분, 쓰시마 해협에서였다. 당시 세계 최강인 영국해군과 프랑스 해군은 3 대 1의 전력 우위에 있는 발틱 함대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일본 조야도 망국의 불안감에 짓눌려, 신사를 찾아 승전을 기원하는 인파가 끊이질 않았다. 발틱 함대는 한 척의 순양함을 앞세우고 2열 종대로 항진해오고 있었다. 모두 50척에 이르는 대선단이었다. 발틱 함대는 애초 여순항을 목적지로 삼았지만, 여순항이 일본군에게 함락되는 바람에 침로를 블라디보스톡으로 돌렸다. 오랜 항해로 피폐해진 전력을 가다듬어 일본함대와 결전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길목을 일본연합함대가 막아서 있었다. 연합함대의 도고는 3배나 우세한 발틱 함대를 맞아 유명한 정(丁)자 전술을 구사해 교전한 끝에 놀랍게도 압승을 거두었다. 이 전술은 2열종대로 오는 적함들을 일자형으로 가로막고 맨 선두 함에다 포화를 집중시킨다는 개념이었다. 적함은 종대로 오기 때문에 함포 사격에 크게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한 일본 군사학자에 의하면, 이 정자 전법이 이순신의 학익진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포격전의 승패는 30분 만에 갈렸다. 함대의 기동과 병사의 훈련도, 포 명중률과 발사빈도에서 발틱 함대는 연합함대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노쇠하고 부패한 러시아 제국의 축소판이었다. 3대 1의 전력차라는 것은 허수에 지나지 않았다. 그 동안 포술에 매진했던 일본해군의 포 명중률은 거의 10%에 달했다. 열 발을 쏘면 한 발은 적함을 충격했던 것이다. 그에 비해 발틱 함대의 명중률은 연합함대의 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급 지휘관들은 부패했으며, 병사들은 오합지졸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로제스트벤스키는 작전명령의 번복을 거듭하며 오락가락했다. 어쨌든 이 해전에서 발틱 함대의 45척 함정 중 일본군의 함포를 피해 목적지인 블라디보스톡으로 간신히 돌아간 것은 구축함 2척, 경순양함 1척이 고작이었다. 주요 전함 12척 중 8척은 격침, 나머지는 포로, 순양함 5척, 구축함 7척 침몰, 전사 4,800명, 포로 6천 명. 그야말로 발틱 함대의 궤멸로, 세계가 경악한 완패였다. 러시아 최강의 대함대가 한순간에 소멸해버린 것이다. 두 남자의 이야기 그러나 러시아 해군에게는 이보다 더한 치욕이 기다리고 있었다. 중상을 입고 기함에서 어뢰정으로 옮겨져 탈출하던 발틱 함대 사령관 로제스트벤스키가 포로로 잡히고 만 것이다. 포세이돈의 저주가 없으면 일어날 수 없는 세계 해전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해전의 경우 패배한 쪽의 제독은 대개 끝까지 항전하다가 자침을 선택하는 것이 종래의 전통이었던 것이다. 군의관인 아버지 덕으로 일찍이 출세가 보장된 해군사관학교에 어렵지 않게 입학했던 지노비 로제스트벤스키. 총명함과 강한 의지, 청렴한 성품으로 임관 후에도 승승장구, 쉬 장군의 반열에 올랐고, 마침내 발틱 함대의 사령관 자리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그는 진정한 무인은 못되었다. 불 같은 성격이었으나,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로 주위의 호감을 모았다. 자연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엽색행각도 보통을 넘었던 모양으로, 자기 상관의 부인과도 염문을 뿌리고 다녔다. 하지만 막상 전투에 임해서는 소심해졌고, 냉철함을 잃고 허둥댔다. 그는 결코 겁 많은 사내는 아니었다. 오히려 강철의 의지와 위엄을 갖춘 몇 안되는 러시아 제독 중 한 사람이었지만, 자신의 부하와 배를 믿을 수 없었고, 자신감을 상실했던 것이다. 그 결과 함대를 패전의 구렁텅이에 빠뜨렸으며, 부하들을 죽음의 나락으로 내몰았다. 도고가 117명의 전사자를 낸 데 비해 그는 무려 그 40배가 넘는 4,830명의 부하를 잃었다. 반면, 도고 헤이하치로는 궁벽한 시골의 하급 무사 집안 출신이었다. 생업 꾸리기에도 급급하던 집안이었지만, 애국심만은 남달라 16살에 벌써 영국 함대와의 전투에 참전했다. 그 경험으로 오직 강한 해군만이 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신념을 품게 되어 지방해군에 투신했고, 메이지 유신 때는 막부 해군과 싸웠다. 나중에 영국해군사관학교에 8년 동안 유학하며 해전과 넬슨을 공부했다. 도고는 작달막한 키에다 외모도 별 볼 것이 없었고, 그런 데는 관심도 갖지 않았다. 평소에도 그의 머리속에는 ‘해군’만이 가득 차 있었다. 그 결과, 그는 나라의 흥망이 걸린 건곤일척의 결전에서 승리하여 조국을 지켜냈으며, 부하들을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구해냈던 것이다. 더불어, 그 동안 3류 국가로 취급받던 일본을 단번에 서구 열강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다. 쓰시마 해전은 이 같은 두 남자의 전 생애가 맞부딪쳐 승부가 결판난 현장이라 할 수 있다. 돈스코이의 영웅적인 저항 지금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는 발틱 함대의 순양함 돈스코이는 개전 이튿날인 5월 28일 오후 일본 군함의 추격을 받으며 북으로 도주하고 있었다. 돈스코이 함장 레베데프 대령은 적의 끈질긴 항복 권유를 뿌리치고 혼자서 11척의 일본 순양함, 어뢰정들과 맞서 영웅적으로 항전했으나 역부족이었고, 결국 함장 자신도 큰 부상을 입고 패주하는 신세가 되었다. 마지막에는 울릉도 저동 앞바다에 도착, 한밤중에 승조원들을 하선시킨 돈스코이는 5월 29일 이른 아침 저동 앞바다에서 자침하게 되고 승조원들은 보트로 탈출했다. 돈스코이의 영웅적인 항전은 오늘까지도 러시아 해군의 귀감이 되고 있다. 오늘날에도 쓰시마 해협, 곧 대한해협을 지나는 러시아 해군과 여객들은 113년 전, 쓰시마 해협에서 울릉도 해역에 이르는 바다 아래로 가라앉은 4,830명 승무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의식을 올리고 푸른 파도 위로 꽃다발을 던진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구국의 영웅이 된 도고가 쓰시마 해전이 끝난 후 세계 각국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세계 해전사상에서 누가 가장 위대한 제독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한 영국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물론 ‘넬슨 제독’이라는 답을 염두에 둔 질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도고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영국의 넬슨 제독은 내가 감히 견줄 수 있겠지만, 조선의 이순신 장군은 내가 그 신들메를 맬 자격도 없소이다.” 넬슨은 스페인의 무적함대와 25대 30의 열세에서 싸워 이겼고, 도고는 3 대 1의 열세에서 승리했으나, 이순신은 10대 1, 20대 1 열세의 전투에서도 23전 23승 전승을 거두었던 것이다. 도고 함대가 출전을 앞두고 함상에서 이순신 장군에게 승리를 기원하는 의식을 가졌다는 사실에서도 이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도고는 또 “충무공이야말로 군신이다. 나를 충무공에 비교하지 말라. 군신에 대한 모독이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메이지 때부터 일본 해군은 이순신학을 배워 전통으로 삼았으며, 그후 정기적으로 통영 충렬사를 방문해 이순신 장군 진혼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일본의 한 군사학자는 이순신을 두고 이렇게 한마디로 표현했다. “세계의 전사에서 그 존재 자체가 불가사의한 분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최강 대만과 첫 경기 치르는 선동열호

    ‘NC 선발’ 왕웨이중 요주의 인물 ‘선동열호’가 다음달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첫 경기부터 강력한 ‘금메달 경쟁국’인 대만과 맞붙는다. 아시아야구연맹(BFA)은 최근 아시안게임 야구 조 편성을 대회조직위원회에 전달했다. 당초 11개국이 참가 신청을 했으나 몽골이 참가를 철회하면서 10개국만 대회에 나선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대만, 홍콩, 인도네시아와 함께 2라운드 B조에 편성됐다. 아시아지역 상위 랭커인 한국은 태국, 라오스, 스리랑카가 맞붙는 1라운드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 한국은 26일 2라운드 1차전(대만), 27일 2차전(인도네시아), 28일 3차전(홍콩)을 치른다. 조 1위에 올라야 1승을 안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조 2위는 1패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나선다. 슈퍼라운드에서는 4팀이 2경기씩 치러 1~2위팀이 9월 1일 금메달 결정전에 출전한다. 첫 상대인 대만은 가장 강력하다. 아시아 야구는 한국, 대만, 일본이 3강을 이루고 있는데 이 중 일본이 전원 사회인야구 출신자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꾸렸기 때문이다. 대만과는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대회 결승전에서 연달아 만나 금메달을 다퉜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는 대만이 금메달, 한국이 동메달을 나눠 가졌다. 대만대표팀은 엔트리 24명 중 10명은 프로, 나머지는 아마추어 선수로 구성됐다. 대만프로야구(CPBL)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8명이고 한국프로야구(KBO)와 일본프로야구(NPB) 소속 선수가 1명씩 포함됐다. 특히 이 가운데 NC 선발 투수로 뛰며 한국 야구를 꿰뚫고 있는 왕웨이중(26)이 요주의 인물이다. CPBL 소속 8명은 모두 만 24살 이하의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대표팀은 다음달 18일에 소집돼 인도네시아로는 다음달 24일 출국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32개국의 33일 반전 드라마 ‘네버 엔딩 스토리’

    32개국의 33일 반전 드라마 ‘네버 엔딩 스토리’

    러시아월드컵은 여러 이유 탓에 가장 기대를 모은 대회는 아니었지만 잘 치러진 대회 중 하나로 꼽힐 것 같다. 영국 BBC는 16일(현지시간) 기억에 남을 월드컵으로 만든 다섯 가지 이유를 통계로 들었다.●90분 넘겨 결승·동점골 13개… 짜릿한 승부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로 꼽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3-3 무승부 등 조별리그 내내 짜릿한 승부가 이어졌다. 토너먼트 들어서도 결승까지 흥분을 안겨 줬다. 정규 시간 90분을 넘겨 9개의 결승골, 4개의 동점골이 나왔다. 어떤 다른 대회보다 많았고 1998년 프랑스부터 4년 전 브라질까지 다섯 대회에서 나온 것들을 합친 것보다 한 골 적었다. ●독일·스페인·아르헨 등 조기 탈락 이변 2002년 한·일월드컵처럼 너무 많은 강팀들이 조기 탈락하면 대회 수준이 낮아질 수 있지만 축구팬들은 이들의 순탄한 행보를 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조별리그에서 독일이 탈락하고 스페인과 아르헨티나(16강), 브라질(8강)이 짐을 싸는 것이 딱 그랬다. 특히 독일은 간절함도 없어 보였고 운도 좋지 않았다. 72개의 슈팅을 조별리그에서 퍼부었는데 그보다 많았던 팀은 다섯 팀뿐이었다. 그중 네 팀이 모두 4강에 들었다. ●‘포스트 펠레’ 음바페 최연소 결승 득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모두 토너먼트에서 침묵했다. 뒤를 네이마르(브라질)가 잇나 싶었지만 최다 슈팅(26개), 기회 창출 2위(23회), 파울 유발 2위(5경기 26회)에도 불구하고 엄살꾼 이미지만 덧칠됐다. 이 틈을 킬리안 음바페(프랑스)가 메웠다.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 두 골로 펠레의 뒤를 이어 월드컵 한 경기 멀티 득점을 기록한 10대 선수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월드컵 결승에서 득점한 최연소 선수로 이름을 올리며 ‘차세대 펠레’로 인증받았다. ●세트피스골 43%… 1966년 이후 최다 직전 대회가 골라인 판독이었다면 올해는 비디오 판독(VAR)이었다. 페널티킥 판정이 늘어났다. 사흘째 다섯 차례 페널티킥 판정이 내려져 세 골이 들어가는 등 22개의 페널티킥 골로 단일 대회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무득점 승부는 프랑스-덴마크 한 경기뿐이었다. 세트피스 골은 전체의 43%로 196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앞으로는 짧은 소집에 쫓기는 대표팀들이 세트피스 전술을 더욱 갈고닦는 데 열중하게 생겼다. ●종주국 잉글랜드의 복귀 잉글랜드의 체면 회복은 52년 동안 상상으로만 가능했다. 원정 대회 최고의 성적(4위)을 거뒀다. 해리 매과이어는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23차례 볼터치로 다른 수비수들의 곱절을 넘겼다. 키런 트리피어는 24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어 네이마르 등보다 많았다. 골든부트를 수상한 해리 케인의 6골 가운데 절반이 페널티킥이었다고 논란이 되고 있지만 1966년 득점왕 에우제비우(포르투갈)는 9골 가운데 4골이 페널티킥이었다. 그런데도 시비가 되지는 않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이 버는 스타’ 1위에 복싱선수 플로이드 메이웨더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이 버는 스타’ 1위에 복싱선수 플로이드 메이웨더

    미국의 복싱 선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1)가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유명 스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6일(현지시간) ‘2018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유명 스타 100’을 선정, 발표했다.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들의 세전 수입을 합치면 모두 63억 달러(약 7조원)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것이다. 포브스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동안 세계 유명 인물들의 세전 수입을 비교, 분석했다. 정보분석 업체 닐슨과 미 대중문화 사이트 폴스타, 인터넷무비 데이터베이스(DB)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추산했다고 포브스는 밝혔다. 명단에 따르면 메이웨더는 지난해 8월 이중격투기(UFC) 스타 코너 맥그리거(30)와의 경기에서 50전 전승을 기록하며 받은 개런티 등 지난해 모두 2억 8500만 달러(약 3205억원)을 벌어들여 1위에 올랐다. 2위는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57)가 차지했다. 지난해 6월 자신이 공동 소유한 데킬라 브랜드인 카사미고스를 영국 주류업체 디아지오에 매각하는 등 2억 39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인기 모델 카일리 제너(20)가 3위에 올랐다. 3년 전 자신의 이름을 딴 ‘카일리 코스메틱스’를 론칭한 그녀는 포보스가 선정한 ‘2018년 최연소 자수성가 여성 억만장자’로 선정됐다. 미 여성 법조인 주디 셰인들린(75·1억 4700만 달러)은 TV 라이브러리를 1억 달러에 판매한 덕분에 4위에 올랐다. 배우 드웨인 존슨(46·1억 2400만 달러)은 지난 11일 개봉한 영화 ‘스카이 스크래퍼’가 흥행에 성공하며 5위에 올랐다. 아일랜드 밴드 U2(1억 1800만 달러)와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1억 1550만 달러), 가수 에드 시런(27·1억 1000만 달러) 등이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31·1억 1100만 달러)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1억 800만 달러)도 수입이 1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1위 가수 디디는 올해 32위로 곤두박질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러시아월드컵이 최고’ 통계적으로 돌아본 다섯 이유

    ‘러시아월드컵이 최고’ 통계적으로 돌아본 다섯 이유

    프랑스의 두 번째 우승과 크로아티아의 첫 준우승으로 막을 내린 러시아월드컵은 여러 다양한 갈래의 이유 탓에 가장 기대를 모은 대회는 아니었지만 아마도 잘 치러진 대회 중 하나로 꼽힐 것 같다고 영국 BBC가 16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개막전에서 개최국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다섯 골을 퍼부어 더 극적인 장면과 흥분을 안기기 어려울 것 같았지만 조별리그 내내는 물론이고 토너먼트, 심지어 결승까지 드라마와 흥분을 안겨줬다. 기술적으로 더 낫다는 평가를 듣는 클럽 경기보다 월드컵은 4년마다 열리는 국가대항전이라 더 많은 매력과 문화적 중요성을 지니게 된다. 기억에 남을 만한 월드컵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네 가지 요소를 이번 대회가 충족시켰는지 살펴보자. 드라마가 있어야 해 시즌제 리그와 달리 월드컵은 서서히 달궈지는 재미를 즐길 시간이 없다. 시작하자마자 짧고 짜릿한 드라마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회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틀째 스페인이 포르투갈과 3-3으로 비겼는데 최고의 경기로 꼽힐 만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프리킥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승점 1을 안겼고 우루과이는 이집트전 후반 44분 결승골을 넣었고 이란은 후반 추가시간 5분 결승골로 모로코를 눌렀다. 90분을 넘겨 9개의 결승골, 4개의 동점골이 나왔다. 어떤 다른 대회보다 많았고 1998년 프랑스부터 4년 전 브라질까지 다섯 대회에 나온 것들을 합친 것보다 한 골 적었다.충격은 필요해, 그런데 많이는 말고 조금 델리케이트할 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처럼 너무 많은 팀들이 조기 탈락하면 대회 수준이 떨어졌다고 폄하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전력이 앞선 팀들이 순탄하게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진 않는다. 조별리그에서 독일이 탈락하고 스페인과 아르헨티나(16강), 브라질(8강)이 짐을 싸는 것이 딱 그랬다. 독일은 간절함도 없어 보였고 운도 좋지 않았다. 72개의 슈팅을 조별리그에서 퍼부었는데 그보다 많았던 팀은 다섯 팀뿐이었다. 그 중 네 팀이 모두 4강에 들었다.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는 두 차례나 드리블 능력을 뽐내며 대회를 끝낸 유일한 수문장인데 아무래도 그 포지션의 행동 반경을 다시 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방송은 빈정거렸다.슈퍼스타들이 나와야 해 대회를 시작하며 호날두 아니면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대회를 지배할지 여부를 궁금해 했는데 호날두는 스페인전 해트트릭으로 너무 일찍 발동을 걸더니 거기서 끝났고 메시는 네 경기 모두 다른 선발 포메이션을 선보인 감독의 전술 때문에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클럽에서 모든 것을 소진한 탓인지 둘 모두 토너먼트에선 아예 골맛을 보지 못했다. 슈퍼스타 자리를 네이마르(브라질)가 물려받나 싶었지만 그는 최다 슈팅(26개), 기회 창출 2위(23회), 파울 유발 2위(5경기 26회, 1위는 6경기 27회의 에덴 아자르)로 대회를 마쳤다. 너무 엄살을 피워 비호감 이미지만 키웠다. 반면 킬리안 음바페(프랑스)가 틈새를 메우며 대회를 즐겼다. 아르헨나와의 16강전 두 골로 펠레의 뒤를 이어 월드컵 한 경기 멀티 득점을 기록한 10대 선수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월드컵 결승에 득점한 가장 나이 어린 선수가 됐다. 펠레 못지 않게 성장할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딱 떠오르는 테마가 있어야지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하면 개들이 되찾은 쥘리메컵이란 이미지가 있다. 4년 전 브라질 대회는 골라인 판독과 심판들의 스프레이가 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는 수비 전술로 임하는 팀들이 많아 골키퍼들이 백패스를 주워 들면 반칙이라고 규정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올해 대회는 비디오 판독(VAR)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전체 64경기 가운데 특정한 사건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라 축구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말할 수 있겠다. 페널티킥 판정이 늘어났다. 대회가 시작됐을 때 선수들은 어떤 때 VAR이 작동하는지 명확히 준비돼 있지 않음을 드러냈다. 사흘째 하루에만 다섯 차례 페널티킥 판정이 내려져 세 골이 들어가는 등 이번 대회 22개의 페널티킥 골이 나와 단일 대회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대다수 선수들은 적응돼 토너먼트에 들어가 한 건도 없다가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결승전에서 가장 달갑지 않은 VAR 결정이 내려졌다. 페널티킥이 많이 나오면서 무득점 경기가 프랑스와 덴마크의 단 한 경기로 마감됐다. 1954년 스위스 대회 때는 막판만 되면 수비로 일관해 단 한 경기도 없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골은 전체의 43%가 나와 196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제 A매치에서는 소집 시간도 짧고 클럽처럼 선수들끼리 호흡을 맞출 기회도 없어 훈련장마다 특정한 상황을 맞춰놓고 머리굴려 세트피스 전술을 짜는 일이 중요해지게 됐다.잉글랜드가 전면에 재등장해야지 종주국에 우승컵을 다시 안기지 못했지만 잉글랜드는 원정 대회 최고의 성적(4위)을 거뒀다. 해리 매과이어, 키어런 트리피어, 조던 픽퍼드는 개스코인, 와들, 플라트처럼 성(姓)만으로도 모든 세대에 통하는 축구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매과이어는 어떤 다른 수비수보다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23차례 볼터치를 기록해 다른 수비수들의 곱절 이상이었다. 9차례 헤딩 시도로 공동 1위였다. 트리피어는 24차례 득점 기회를 창출해 네이마르, 케빈 드브라이너(벨기에),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에덴 아자르(벨기에), 필리피 쿠치뉴(브라질) 등 어떤 다른 선수보다 많았다. 그리고 월드컵 골든부트를 수상한 두 번째 잉글랜드 선수 해리 케인을 축하해주자. 6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했다. 비록 콜롬비아전 한 골은 발 뒤축에 맞아 방향이 꺾이는 행운이 작용했고, 절반이 페널티킥으로 들어갔고 그 뒤 토너먼트에서 추가 득점을 하지 못했더라도 말이다. 1966년 잉글랜드가 우승할 때 득점왕 에우제비우(포르투갈)는 9골 가운데 4골을 페널티킥으로, 2위 헬무트 할러(옛 서독)는 6골 가운데 4골이 페널티킥이었다. 당시 누구도 둘의 능력에 시비를 붙지 않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다시 ‘빅4 시대’?

    다시 ‘빅4 시대’?

    페더러·나달 건재… 머레이만 부진 2000년대 중반부터 남자 테니스 세계에서는 ‘빅4’ 체제가 형성됐다. 로저 페더러(37·스위스), 라파엘 나달(32·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30·세르비아), 앤디 머레이(30·영국) 등이 그들이었다. 이 4명은 2000년대 초중반부터 압도적인 기량으로 세계 테니스계를 지배하다시피 했다. 2005년 프랑스오픈부터 2018년 윔블던 사이에 있던 54차례의 메이저대회 중 ‘빅4’는 49번의 우승컵을 가져갔다. 아직까지 ‘빅4’의 시대는 저물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최근 ‘빅4’답지 못한 행보를 보여 왔었다. 2017년 10월 30일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7위에 올랐던 것을 마지막으로 톱10에서 밀려났다. 지난해에는 4대 메이저대회에서 단 한 번도 4강에 들지 못했다. 올해도 호주오픈(16강), 프랑스오픈(8강)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여 줬다. 지난해부터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고생했던 조코비치는 올해 상반기에 수술대에 오르며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2016년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이후 목표 의식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멋지게 부활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케빈 앤더슨(32·남아공)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한 것이다. 조코비치의 윔블던 우승은 이번이 4번째이며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통산 메이저대회 우승 횟수는 13회(현역 3위)가 됐다. 대회 전 21위였던 조코비치의 랭킹은 10위가 됐다. 9개월 만에 다시 톱10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조코비치 스스로도 “이렇게 빨리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되어서 놀랍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할 정도였다. ‘빅4’ 중 페더러와 나달 또한 건재하다. 나달은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현재 ATP랭킹 1위에 올라 있다. 페더러도 나이가 많아 체력의 문제를 보이고 있지만 올시즌 호주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랭킹에서도 2위를 지키고 있다. 문제는 머레이다. 그는 지난 1월 1일 랭킹이 16위였으나 대회에 나서지 못하면서 무려 839위까지 떨어졌다. 2017년 7월 윔블던 대회 이후 허리 부상으로 1년 가까이 공식 대회에 나서지 못한 영향이 컸다. 통증이 계속돼 올해 윔블던도 기권했다. 다른 세 선수의 활약에 자극받은 머레이가 ‘빅4’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테니스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무결점 조코비치의 부활…3년 만에 윔블던 정상에

    무결점 조코비치의 부활…3년 만에 윔블던 정상에

    3-0으로 앤더슨에 완승 13번째 메이저 우승컵 수집 부진·부상 2년 암흑기 탈출노바크 조코비치(21위·세르비아)가 지친 케빈 앤더슨(8위·남아공)을 물리치고 2년여 만에 메이저대회 정상에 복귀했다. 조코비치는 16일 새벽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을 2시간 30분 만에 3-0(6-2 6-2 7-6<7-3>) 완승으로 장식했다. 2016년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메이저 정상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던 조코비치는 윔블던 정상을 2015년 이후 3년 만에, 통산 네 번째로 밟았다. 또 13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남자 선수 가운데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의 20회,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의 17회에 이어 3위 기록을 이어갔다. 2015년 프랑스오픈 빼고 나머지 3개 대회 정상에 오르며 전성기를 연 조코비치는 2016년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연거푸 제패했으나 윔블던 3회전 탈락을 계기로 나락으로 떨어졌다. 2016년 US오픈 준우승을 끝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르지 못했고, 2017년에는 부상과 부진 때문에 메이저대회 8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올해는 20위 밖으로까지 순위가 밀렸다. 올해 호주오픈을 통해 재기를 노렸지만 16강에서 정현(22위·한국체대)에게 덜미를 잡히는 수모까지 당했다. 이번 대회 12번 시드를 받은 조코비치는 16강에서 카렌 카차노프(40위·러시아), 8강에서 니시코리 게이(28위·일본)를 잡은 뒤 4강에서 나달과 1박2일 5시간 15분 혈투 끝에 3-2(6-4 3-6 7-6<11-9> 3-6 10-8)로 이겨 결승 티켓을 쥐었다. 조코비치는 이날 1세트 시작부터 앤더슨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가뿐하게 출발해 1세트를 6-2로 챙겼다. 2세트 역시 상대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같은 스코어로 잡아냈다. 그러나 3세트 앤더슨의 서비스가 살아나며 반격이 시작됐다. 조코비치는 게임 스코어 5-6으로 뒤진 상황에서 브레이크 포인트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노련했다. 서브 에이스로 기어이 6-6을 만든 뒤 타이브레이크에서 7-3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만 32세의 베테랑 앤더슨은 프로 통산 11년 만에 처음으로 윔블던 결승 진출에 만족하게 됐다. 지난해 US오픈 준우승이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인 앤더슨은 윔블던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노렸지만 조코비치의 벽에 막혔다. 페더러와 8강전에 4시간 14분, 존 이스너(10위·미국)와의 4강전에 6시간 36분을 쏟는 바람에 결국 체력이 발목을 잡고 말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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