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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北, 이제 개성공단 가로지른 빗장 풀어라

    개성공단 진입로가 막힌 지 오늘로 24일째를 맞았다. 그동안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대화를 제의했고, 공단에 남은 남측 직원들에게 식량과 생필품만이라도 전달하게 문 좀 열어 달라는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들의 애타는 호소도 있었지만 북측은 오불관언의 행태를 고집하고 있다. 5만 3000여명에 이르던 북측 근로자들은 지난 8일 이후 발을 끊었고, 하루 800명 남짓 되던 공단의 남측 직원들도 어느덧 170명 선으로 줄었다. 진작 식자재 공급이 끊긴 상황임에도 남아 있는 직원들은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한다. 가족들은 안부를 걱정해 어서 내려오라고 아우성이지만 손때 묻은 공장의 시설과 집기를 놓아둔 채 차마 발길을 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 통일부가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을 북측에 제의하면서 오늘까지 답을 주지 않으면 ‘중대조치’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는 중대조치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장기적으로 공단을 전면 폐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오늘까지 북측이 회담에 응하지 않는다면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우리 직원들부터 전원 철수시키고, 이후 북측의 태도에 따라 공단의 폐쇄 여부까지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가벼이 보지 말기 바란다. 과거처럼 압박 수위를 높이다 보면 결국 적당한 선에서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던 전례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박 대통령은 그제 “개성공단 문제는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남북관계가 가능한지에 대한 시금석”이라고 했다. “조속한 해결을 바라지만 과거처럼 무원칙한 퍼주기나 적당한 타협을 통한 해결은 있을 수 없다”고도 했다. 북은 흘려듣지 말기 바란다. 이미 개성공단의 우리 기업들은 북측의 생떼 쓰기로 인해 구매계약이 취소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떠안기 시작했다. 그러나 공단 파행의 진정한 피해는 남북관계 그 자체이며, 궁극적 피해자는 북한 자신임을 알아야 한다. 얼토당토않은 구실을 내세워 무고한 민간인 수십만명의 생업과 생계마저 대미·대남 전략의 볼모로 삼는, 신뢰할 수 없는 집단임을 만천하에 거듭 드러낸 북한 자신이야말로 최대의 피해자가 될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올해 정부가 편성해 놓은 남북경제협력기금은 1조 8000억원에 이른다. 공단 파행이 길어질수록 이 돈 가운데 기업 피해 보전에 쓰일 돈은 눈덩이처럼 늘어갈 것이다. 그러나 남북 간 올바른 신뢰 구축을 위해서는 비록 바람직하지 않다 해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지출이며, 그것이 박근혜 정부의 인식임을 북은 알기 바란다. 공단의 북측 근로자와 가족 20여만명의 생계도 걸려 있다. 인도적 차원에서라도 당장 개성의 빗장을 거둬야 한다.
  • [헷갈리는 한국경제] 건설투자 4년 만에 최고 수출입은행 유로 채권 발행…경제 살아나고 있다

    [헷갈리는 한국경제] 건설투자 4년 만에 최고 수출입은행 유로 채권 발행…경제 살아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견고’까지는 아니더라도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고 보는 가장 큰 근거는 주요 경제지표의 호전이다. 민간소비만 빼고 정부소비, 설비·건설투자, 수출이 모두 플러스로 돌아섰다. 국내 금융도 대북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우선 첫 번째 청신호로 건설투자를 꼽았다. 전기 대비 2.5% 증가했다. 2009년 2분기(2.5%) 이후 4년여 만에 최고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0.7% 늘어나 2010년 2분기부터 11분기 동안 이어진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김영배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발전 시설 건설이 19조원 계획돼 있고 위례 신도시도 2분기에 분양될 예정”이라면서 “발전 설비는 연중 계속 건설될 예정이라 건설투자가 설비투자보다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설비투자도 전기 대비 3.0% 늘어났다. 지난해 1분기 10.4% 늘어난 뒤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1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한은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재정 조기집행 등이 가시화되면 건설·설비투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정부의 1분기 재정 집행률은 계획치(30%)를 밑도는 28.2%다. 김 국장은 “정부의 재정 집행이 2분기부터 성장에 플러스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출도 3.2%(전기 대비)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증가로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힌 0.5%와 차이가 있다. 통관 실적과 국내총생산(GDP) 통계 기준이 다르고, 실질 GDP는 명목가가 아니라 가격변동을 고려한 실질가 기준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선박의 경우 통관 기준으로는 건조가 끝나 배가 외국으로 나갈 때 수출로 잡히지만 GDP 통계에서는 건조과정별로 나눠서 반영된다. 실제 1분기 통관 실적상 선박 수출은 두 자릿수로 줄었지만 GDP 통계에서는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은은 경기 추세를 볼 때는 전기 대비가 더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필요에 따라 ‘잣대’를 바꾼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1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8%로 나오면서 ‘3% 성장’이 물건너 갔다는 보도가 쏟아지자 당시 최상목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전년 동기 대비는 후행성이 강하다”며 “경기 흐름을 적절히 보려면 전기 대비 수치를 봐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1분기 수치가 좋게 나오자 전년 동기 대비 수치(1.5%)는 좋지 않다고 설명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비관론의 주된 근거로 드는 민간소비에 대해서도 전기보다 0.3% 줄긴 했지만 지난해 4분기 상대적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한은은 주장한다. 지난겨울이 유난히 추워 연료, 전기, 의류 등의 소비가 크게 늘어났고 자동차 세금 감면 효과가 연말로 끝나면서 자동차 소비가 지난해 4분기로 앞당겨졌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외화채권 발행 소식도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날 7억 5000만 유로(약 1조 900억원)의 유로화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수은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계 유로화 채권이 발행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3년간 자금운용 수익률 물가상승률 이하땐 공무원연금 운용직원에 성과급 안 준다

    앞으로는 공무원연금 자금운용사가 3년간 운용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해 수익을 내지 못하면 성과급을 받지 못하게 된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자금운용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자금운용 전문직에 대한 성과급 지급 제한 규정을 강화한다고 25일 밝혔다. 공단이 지난해 8월 성과평가위원회를 신설해 성과급 지급 기준을 높이고 성과평가를 심의하도록 한 데 따른 조치다. 그동안 공단 자금운용 전문직은 금융자산의 평균수익률이 마이너스일 때만 성과급을 받지 못하게 제한됐다. 공단은 여기에 기금의 3년 평균 운용수익률이 같은 기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초과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성과급을 줄지 말지를 판단하는 성과평가위원회는 외부 위원 9명으로 구성됐다.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사학연금 등 3대 연기금 가운데 5년 연속으로 최하위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성과운용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성과급 평가지표를 실제 운용실적을 중심으로 바꿔 주관적인 정성평가 항목을 삭제하고, 실제 시장의 기준지표와 비교한 상대수익률 지표를 확대했다. 또 자산운용시스템도 정비해 외부 전문인력을 교체하고 자산운용위원회의 외부전문가 풀(Pool)단도 24명에서 42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더불어 대체투자 부문의 손실이 수익률 악화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에 따라 대체투자 지침을 신설하는 등 시스템을 정비했다. 공단은 기존 분양주택사업도 부동산 경기 하락을 고려해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세종시와 도청 이전지역 등을 중심으로 임대주택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분양주택 사업예산도 지난해보다 1201억원이 감소한 1452억원을 편성했다. 한편 지난해 공무원연금 금융자산 평균 투자잔액은 4조 6507억원으로 1620억원의 운용수익을 거둬 3.5%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경기 회복론 힘 얻은 김중수 ‘으쓱’ 부양책 주장 맥 풀린 현오석 ‘머쓱’

    경기 회복론 힘 얻은 김중수 ‘으쓱’ 부양책 주장 맥 풀린 현오석 ‘머쓱’

    올 1분기 경제성적표가 25일 공개되면서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두 수장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현오석(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머쓱해졌고, 김중수(왼쪽) 한국은행 총재는 으쓱해하는 모양새다. 정부, 청와대, 정치권 등 사방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경기 회복론’을 고수하며 금리를 동결했던 김 총재는 전기 대비 0.9%라는 ‘깜짝 성장’ 앞에서 힘을 얻었다. 반면 하반기 ‘재정절벽론’(급격한 정부지출 감소 등으로 인한 경기 충격)을 펼치며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부양책을 주장했던 현 부총리는 다소 맥이 빠졌다. 김 총재는 지난 11일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1분기 성장률이 0.8%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긴가민가했다. 일각에서는 0.4~0.5%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내놓았다. 하지만 김 총재는 지난 22일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의 ‘비관론’을 경계했다. 정부와의 ‘엇박자’ 지적에도 “중앙은행의 역할이 최근 10년 새 달라졌다” “통화정책뿐 아니라 신용정책도 중요하다” “국가경제를 실험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마이 웨이’를 고집했다. 현 부총리는 취임하자마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3%로 대폭 낮추면서 경기 부양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회에 17조 3000억원의 추경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부동산 규제도 풀었다. “경기 살리기에는 통화정책 등 정책 공조가 중요하다”며 한은의 ‘협조’를 여러 차례 공개 주문했다. 하지만 번번이 김 총재에게 퇴짜를 맞았다. 정부의 경제전망 신뢰성도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추경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나치게 낮추고 의도적으로 비관론을 키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멀어졌다고 보면서도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장률에 화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6.29포인트(0.84%) 오른 1951.60으로 마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與·野 ‘12조원 세입 메우기’ 타당성 집중 추궁

    與·野 ‘12조원 세입 메우기’ 타당성 집중 추궁

    24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하기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첫날부터 파행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17조 3000억원에 이르는 추경예산안의 미흡한 점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오후 늦게서야 회의가 제대로 진행됐다. 정책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12조원 규모인 세입경정예산의 적정성과 5조 3000억원 규모인 세출경정예산의 경기회복 효과 등을 집중 추궁했다. 박근혜 정부 각료들의 국회 예결특위 출석은 처음이다. 정 총리는 오후 속개된 전체회의에서 “국회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미흡한 경제 예측과 세입 전망으로 인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제출하게 돼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럽다”면서 “하지만 세입결손이라는 손실과 서민경제와 민생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추경으로 인해 악화된 정부의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국회와 협의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협의해 나가겠다”면서 “다시 한번 추경과 관련해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이번 추경예산안으로 민생회복, 경기 활성화가 가능할지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추경예산안에) 성장에 대한 밑그림이 보이질 않는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실천을 위한 135조원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단기적으로는 경제 회복을 추구하고, 창조경제라는 새로운 형태의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홍 의원은 “창조경제만 믿으라는 말이냐. 손에 안 잡히는 개념으로 성장 전략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많다”고 질타했다. 민홍철 민주통합당 의원은 “민생추경이라고 했는데 세출 5조 3000억원 중에 일자리 창출에 쓰이는 예산이 3000억원에 불과하다”면서 “이게 민생예산이라고 할 수 있나. 타당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현 부총리는 “경제 활성화를 보완하는 추경도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 지역경제 활성화 등이 추경에 반영되면 민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 앞서 오전 정책 질의는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17조 3000억원의 추경 가운데 12조원이 부족한 세입을 메우기 위해 사용되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세출 증액은 5조 300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정 총리의 ‘대국민사과’를 요구했지만, 정 총리는 오전 내내 이를 거부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가짜·탈법 추경에 대해 정 총리가 사과문을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도 “대규모 국채를 발행해 ‘빚더미 추경’을 하면서 정부가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고 가세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김학용 의원도 정 총리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런데도 정 총리가 사과를 거부하면서 회의는 오전 내내 이뤄지지 않았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계획부실·연내 집행 불가… 추경사업 10건 중 3건꼴 ‘엉터리’

    계획부실·연내 집행 불가… 추경사업 10건 중 3건꼴 ‘엉터리’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17조 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사업 중 3분의1은 부실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추경 편성의 속도전만 강조한 채 추경 편성의 내실을 높이는 것은 등한시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당정이 목표로 하고 있는 ‘이달 내 추경안 통과’가 사실상 불투명해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주부터 220개 추경 세부사업에 대한 검토 결과 71개에 대해 ‘부적절’ 의견을 내놨다. 전체의 32.3%다. 시급성과 목적 적합성, 연내 집행가능성 등 추경 편성 요건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은 “경기침체·대량실업·남북관계의 변화·경제협력 등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연구개발(R&D)·정보화사업에 3889억원을 편성했다. 일자리 사업 규모(3113억원)를 뛰어넘는 액수를 시급하지 않은 용도에 포함시킨 것이다. 일본이 최근 1차 추경을 통해 대상 사업을 재난방지(36.9%)와 투자·고용증진(30.1%), 지역활성화(30.1%) 등으로 한정한 것과 대비된다.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의 ‘골든시드 프로젝트’와 미래창조과학부의 ‘기가코리아 구축기술 연구사업’ 등도 대표적인 부적합 추경 R&D사업으로 꼽혔다. ‘금보다 비싼 씨앗을 개발한다’는 취지의 골든시드 프로젝트에는 본예산(195억원)의 77%에 달하는 150억원이 추가 배정됐지만 당초 계획은 변경하지 않고 예산만 추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기가코리아 사업의 경우 10년(2012~2021년)간 추진되는 장기 프로젝트가 단기 효과 달성이 목적인 추경에 맞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경찰청의 순경 4000명 증원 사업도 도마에 올랐다. 경찰 교육비와 피복비 등으로 71억 800만원이 추가 편성됐다. 하지만 교육은 오는 12월 중순에나 실시되기 때문에 올해 예산이 쓰일 수 있는 기간은 보름 남짓에 불과하다. 안전행정부의 원문정보 공개기반 구축사업에도 20억원이 추가됐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안 돼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단기 효과뿐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동력 확충도 고려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골든시드 프로젝트에 추경을 투입하면 연구인력 150명, 상용근로자 1000명의 고용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추경을 통해 순경을 증원하지 않으면 내년 하반기에나 인원 확충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혁신학교, 2015년까지 1100개교 운영”

    “혁신학교, 2015년까지 1100개교 운영”

    “혁신학교는 지난 정부의 고교 다양화처럼 새로운 유형의 학교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지나친 학업 경쟁에서 벗어난 학생 중심의 교육 등 미래 교육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를 담은 새로운 학교 모델입니다. 경기도 혁신학교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자신합니다.” 2009년 9월 전국에서 가장 먼저 혁신학교 모델을 도입한 김상곤(64) 경기도교육감이 혁신학교의 일반화를 목표로 하는 ‘시즌2’를 시작했다. 김 교육감은 “올해 말까지 400개교, 내년까지 700개교, 2015년까지 1100개교를 혁신학교로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혁신학교는 구상대로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나. -예상보다도 안정되게 모형이 잘 만들어지고 있다. 언론 등에서 혁신학교 주변 부동산 가격이 움직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결국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학부모들이 움직인다는 얘기다. →혁신학교는 계속 확대되나. -올해부터 2015년까지를 ‘시즌2’로 정하고 경기도 학교의 70% 수준을 혁신학교로 확대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혁신학교가 195개로 늘어났고, 예비 지정학교도 50개교에 이른다. 지난해부터는 혁신학년제를 운영해 올해 43개교 50개 학년이 ‘창의지성 학년’으로 불리는 혁신학년제로 운영된다. 당장 혁신학교 지정을 원하는 모든 학교를 포함시킬 수 없을 정도다. 중심이 되는 혁신학교와 인근 5~6곳의 일반학교를 묶어 혁신교육 방법을 공유하는 혁신학교 클러스터에 포함되는 학교까지 합치면 691개교나 된다. 올해는 혁신 유치원도 5곳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혁신학교 예산 때문에 다른 교육 이슈들이 뒤로 밀리거나 불평등 지원된다는 비판도 있는데. -초기에는 학교당 평균 1억원을 지원했고 현재는 2000만원 정도씩 줄여가고 있다. 하지만 설령 1억원이 들어간다고 해도 학교 정상화와 미래지향적 교육이 우선이어서 혁신학교에 예산을 배분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해선 안 된다고 본다. 금액 자체도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도교육청 전체 예산 11조원 가운데 교육청이 자체 정책을 수립해서 쓸 수 있는 예산이 4000억원 수준이다. →새 정부에서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교육정책은 무엇이라고 보나.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말한 것이 학생, 학부모 등 수요자 중심의 교육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수요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교육청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지방교육자치가 제대로 정착되도록 관련 법률과 제도를 조정해야 한다고 본다.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되고 실질적인 의미의 지방교육자치가 시작된 게 2007년이다. 이제 6년밖에 안 됐다. 일반행정 부문에서 지방자치가 발전해 온 것을 참조해 지방자치를 이끌어가는 수장의 권한을 전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법률과 제도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미흡한가. -교육과정에 있어서도 각 시·도의 특성에 맞춰 편성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 자치 시·도 지사와 비교할 때 교육감의 권한은 아직 굉장히 부족하다. 인사에서도 시·도 지사는 4급직까지 인사권을 갖고 있는데 교육감은 5급직까지만 재량이 부여된다. →진로교육, 자유학기제, 입시 단순화 등 현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에 동의하나. -자유학기제가 갖고 있는 취지와 의미에 공감한다.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우리 교육이 개선돼야 한다. 우리 사회에 공고한 학벌주의 등은 한두 가지 고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현 정부가 입시체제를 단순화하겠다고 방향을 잡은 데 동의한다. 그러나 점진적인 단순화로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입시 체제에 있어서는 상당한 정도의 적극적인 변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추경 불똥’ 균형재정 달성 2016년 이후로 후퇴

    ‘추경 불똥’ 균형재정 달성 2016년 이후로 후퇴

    올해 17조 3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수입과 지출이 같아지는 ‘균형재정’ 달성 시기가 2016년 이후로 뒷걸음질치게 됐다. 당초에는 올해 달성할 것으로 봤다. 최소 3년 늦춰진 셈이다. 나랏빚은 2015년에 500조원(연금충당 부채를 뺀 현금주의 기준)을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추경 재원의 대부분을 적자국채 발행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19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에 따른 중기 재정총량 효과 및 관리 방안’에 따르면 기재부는 국가채무가 2015년 510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당초 국가채무가 올해 464조 6000억원에서 2016년 487조 5000억원 정도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대규모 추경 편성으로 같은 기간 480조 4000억원에서 524조 3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수정했다. 정부는 추경 재원의 91.3%인 15조 8000억원을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당초에는 올해 34.3%에서 2015년 29.9%, 2016년 28.3%로 3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올해 36.2%, 2014년 34.6%, 2015년 33.4%, 2016년 32.0%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나라살림이 균형이 되는 시기도 2016년으로 밀릴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가 균형재정 수준인 -0.3%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관리재정수지는 국가 재정 건전성을 평가하는 잣대로, 국채발행 수입과 국채원금 상환지출 등을 제외한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 기금 흑자를 뺀 수치다. 추경 편성 여파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는 올해 -1.8%로 악화될 전망이다. 내년 -0.4%, 2015년 -0.3%로 차츰 개선돼 2016년에 0.0%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기재부의 분석이다. 이는 추경 편성에 따른 변화만을 반영한 결과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7.2%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적용했다. 기재부 측은 “정치권 주장대로 2조~5조원 정도 세출추경이 증액되면 재정건전성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187만원 vs 99만원… 지자체 장애인 예산 양극화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지난해 장애인 1인당 연간 187만원의 지원 예산이 편성됐다. 하지만 전남은 제주의 절반 수준인 99만원에 불과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장애인 예산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시·도별 양극화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19일 장애인인권포럼으로부터 입수한 ‘2012년도 지방정부 장애인 예산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6개 광역 시·도의 장애인 예산총액은 본청 기준으로 전년(2조 1042억원) 대비 14.0% 증가한 2조 39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광역 지자체 전체 예산(102조 792억원)의 2.4%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체 비중은 전년의 1.9%에 비해 0.5% 포인트 증가했다. 지자체별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했다. 지난해 광역단체와 기초단체의 장애인 지원 예산 중 중복된 부분을 뺀 1인당 순계 예산액은 제주가 187만 4701원으로 가장 많았다. 가장 적은 곳은 전남으로 99만 4495원이었다. 제주의 장애인 한 명이 받는 지원액을 전남에서는 두 명이 나눠 받은 셈이다. 제주 외에 대전(166만 7551원)과 광주(152만 1542원)도 예산이 많은 편이었다. 반면 전북(106만 2304원), 강원(108만 6781원), 경기(110만 3729원) 등은 전국 최저 수준이었다. 장애인 단체들은 지난해 관련 예산이 급증한 서울시의 사례를 들며 각 지자체장들의 인식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시의 지난해 장애인 1인당 순계 예산은 148만원으로 전년보다 43.6%나 늘었다. 박원순 시장이 ‘장애인 희망서울 종합계획’을 세우는 등 관련 정책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현근식 장애인인권포럼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장애인 예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4분의1 수준인 만큼 지자체의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정권따라 춤추는 ‘공기업 민영화’

    정권따라 춤추는 ‘공기업 민영화’

    김대중 정부는 정권 초기에 공기업 민영화를 강하게 추진했다. 하지만 그 뒤를 이은 노무현 정부는 민영화 논의를 중단했다. 정권 교체를 끌어낸 이명박 정부는 공기업 민영화를 다시 밀어붙였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다시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정권에 따라 공기업 민영화가 춤추고 있는 것이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17조 3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근거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민영화 중단에 따른 6조원의 세외수입 감소를 들었다. 인천공항과 KTX고속철도 수서~평택 구간 등 지난해부터 현안으로 떠올랐던 공공기관 민영화 역시 추진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일정한 계획을 갖고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했던 이명박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민영화 논의가 필요할 때마다 사안별로 접근할 것”이라면서 “긁어 부스럼(공기업 민영화 논란)을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체 공공기관 민영화가 사실상 전면 중단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이명박 정부는 공공기관의 경영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인다며 취임 첫해인 2008년과 이듬해까지 6차례에 걸쳐 선진화 계획을 발표했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합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만들어졌다. 한국기업데이터 등도 민영화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당한 사회적 갈등이 빚어졌다. ‘정부가 알짜배기 공기업을 외국에 팔아먹으려고 한다’는 의혹이다. ‘공기업 민영화로 각종 생활 요금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낳았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개선하는 데도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서비스를 직접 공급하는 공기업은 민영화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라면서 “민영화 대신 기관의 효율성을 높이는 공공기관 합리화 방안이 효과도 높고 정책의 현실성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취임 뒤 민영화를 주도하는 공공정책국 민영화과의 이름이 재무경영과로 바뀐 것도 공공기관 부채 관리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도다. 다만 공공기관 민영화 중단이 공공기관에 대한 방치로 흐를 가능성도 나온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토지주택공사의 부채 비율이 이미 467%에 달하는 등 상당수 공기업이 자체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하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증자 등 조치를 내려야 하지만 정치적 부담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기업 경영에 대한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기업 민영화 여부는 정권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시장의 혼선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 때 공공기관 부채가 241조 8000억원에서 505조 6000억원으로 불어난 것도 밑그림 없이 4대강 사업 등 국책 사업의 수단으로 동원한 탓이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대우증권이나 우리은행 등 원래 민간 기업이었다가 공기업으로 바뀌거나 시장성이 강한 공기업은 시장에 돌려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주룽지와 아베 신조의 다른듯 같은 길/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주룽지와 아베 신조의 다른듯 같은 길/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에서는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가 가장 사랑받는 지도자로 꼽힌다. 경제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 국궁진췌(鞠躬盡瘁·몸과 마음을 다해 힘쓰다)하는 철저한 공복 정신, “100개의 관(棺)을 준비해라. 99개는 부패 공직자의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내 몫”이라고 호통치며 부패와의 전쟁을 벌인 청렴성 등 국가 지도자의 덕목을 두루 갖췄다. 27년간 총리로 재직하며 국가 안정에 혼신을 바쳐 ‘영원한 총리’로 존경받는 저우언라이(周恩來)를 능가한다. 주룽지의 가장 큰 업적은 중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 양강을 형성하는 ‘주요 2개국(G2) 시대’의 물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그가 부총리에 취임한 1990년대 초반 중국 경제는 10% 안팎의 고성장이 지속됐지만 23%가 넘는 엄청난 인플레에 시달렸다. 그러나 ‘성장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는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눈치를 보느라 아무도 제동을 걸지 못하는 바람에 경제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에 칭병(稱病)하고 쓰러진 리펑(李鵬) 총리의 대행을 맡은 주룽지는 경기 과열과 투기에 철퇴를 가하는 고강도 긴축정책을 실시했다. 경기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고 물가도 한 자릿수로 잡혀 안정을 되찾았지만 성장이 주춤거리자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장직까지 겸임한 그는 1994년 벽두 과감한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5.77위안에서 8.72위안으로 33%나 끌어내린 것이다. 그해 말 수출 증가율이 30% 치솟는 등 ‘위안화 매직’을 선보이면서 중국 경제는 고도 성장이 지속돼 승승장구했다. 이후 20년간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중국은 미국 국채 보유 규모와 외환보유액이 각각 1조 달러, 3조 달러를 훌쩍 넘어 세계 1위의 ‘현찰 대국’으로도 발돋움했다.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용비어천가’가 소리 높이 울려퍼진다. 그는 ‘아베노믹스’라는 자신의 이름이 붙은 경제정책을 펼쳐 ‘잃어버린 20년’을 끝낼 채비를 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무제한으로 찍어내 물가를 2%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대담한 양적 완화 정책과 13조엔(약 148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경기부양책을 강력히 밀어붙였다. 아베가 취임한 이후 엔화 가치는 20% 가까이 떨어져 달러당 100엔 돌파를 앞두고 있고, 증시는 30% 이상 폭등했다. 그의 지지율도 70% 이상 고공 비행 중이다. 우리 상황은 어떤가. 북핵 위협이 최고조에 이른 와중에 8분기째 1% 미만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며 경기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리 동결로 찬물을 끼얹고,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가정주부들의 시장 보는 일까지 일일이 간섭하며 ‘내수 죽이기’에 골몰하고 있다. 새 정부가 두 달 만에 겨우 내놓은 17조원 규모의 추경안마저 서민예산이라고는 ‘쥐꼬리만큼 들어 있는’ 속 빈 강정이고, 이를 빌미 삼은 야당 측은 전면 거부할 태세여서 이달 내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경기부양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실기(失機)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 khkim@seoul.co.kr
  • 정권 따라 춤추는 공기업 민영화

    정권 따라 춤추는 공기업 민영화

    김대중 정부는 정권 초기에 공기업 민영화를 강하게 추진했다. 하지만 그 뒤를 이은 노무현 정부는 민영화 논의를 중단했다. 정권 교체를 끌어낸 이명박 정부는 공기업 민영화를 다시 밀어붙였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다시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정권에 따라 공기업 민영화가 춤추고 있는 것이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17조 3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근거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민영화 중단에 따른 6조원의 세외수입 감소를 들었다. 인천공항과 KTX고속철도 수서~평택 구간 등 지난해부터 현안으로 떠올랐던 공공기관 민영화 역시 추진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일정한 계획을 갖고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했던 이명박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민영화 논의가 필요할 때마다 사안별로 접근할 것”이라면서 “긁어 부스럼(공기업 민영화 논란)을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체 공공기관 민영화가 사실상 전면 중단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이명박 정부는 공공기관의 경영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인다며 취임 첫해인 2008년과 이듬해까지 6차례에 걸쳐 선진화 계획을 발표했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합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만들어졌다. 한국기업데이터 등도 민영화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당한 사회적 갈등이 빚어졌다. ‘정부가 알짜배기 공기업을 외국에 팔아먹으려고 한다’는 의혹이다. ‘공기업 민영화로 각종 생활 요금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낳았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개선하는 데도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서비스를 직접 공급하는 공기업은 민영화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라면서 “민영화 대신 기관의 효율성을 높이는 공공기관 합리화 방안이 효과도 높고 정책의 현실성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취임 뒤 민영화를 주도하는 공공정책국 민영화과의 이름이 재무경영과로 바뀐 것도 공공기관 부채 관리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도다. 다만 공공기관 민영화 중단이 공공기관에 대한 방치로 흐를 가능성도 나온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토지주택공사의 부채 비율이 이미 467%에 달하는 등 상당수 공기업이 자체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하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증자 등 조치를 내려야 하지만 정치적 부담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기업 경영에 대한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기업 민영화 여부는 정권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시장의 혼선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 때 공공기관 부채가 241조 8000억원에서 505조 6000억원으로 불어난 것도 밑그림 없이 4대강 사업 등 국책 사업의 수단으로 동원한 탓이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대우증권이나 우리은행 등 원래 민간 기업이었다가 공기업으로 바뀌거나 시장성이 강한 공기업은 시장에 돌려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저수지 붕괴’ 경주, 누수·균열 33곳 보수 예산 전무

    저수지가 농촌지역 자치단체들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농경사회 때만 해도 효자 노릇하던 저수지가 대부분 축조된 지 50~60년 이상으로 노후화되면서 관리 및 개·보수에 엄청난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저수지에는 국비 지원이 안 돼 열악한 지방재정을 더욱 옥죄고 있다. 노후 저수지가 관리 부실로 붕괴돼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다면 책임을 피할 길도 없다. 반면 최근 들어 쌀 소비 감소 등으로 벼 재배면적이 줄면서 저수지 역할은 갈수록 쇠퇴하고 있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전국 저수지는 모두 1만 7505곳에 이른다. 시·도별로는 경북이 전체의 31.7%를 차지하는 5547곳으로 가장 많다. 전남 3230곳, 경남 3199곳, 전북 2260곳, 충남 933곳, 충북 782곳 등이다. 이 중 80.7%인 1만 4133곳은 자치단체가, 나머지 19.3%인 3372곳은 농어촌공사가 관리한다. 관리 주체는 농업용수 관리구역에 따라 나뉘며 일반적으로 자치단체 저수지는 소규모, 농어촌공사는 중·대규모이다. 이들 저수지의 경우 70% 이상이 축조된 지 50년 이상 노후화되면서 유지·관리에 갈수록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정부는 농어촌공사의 저수지 및 양수장·배수장 등의 유지 관리에 매년 국비 수천억원씩을 지원한다. 정부는 최근 3년간(2011~2013) 농어촌공사에 저수지 등의 관리비 1조 600억원(2011년 2600억, 2012년 3700억, 2013년 4300억원)을 지원했다. 자치단체들은 자체 예산을 편성해 저수지를 관리하지만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복지 등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면서 저수지 관련 예산은 쥐꼬리에 불과해 관리 자체가 형식에 그친다. 경북도와 시·군의 경우 최근 3년간 4906곳의 저수지 관리 및 보수에 예산 224억원(2011년 74억, 2012년·2013년 각 75억원)을 투입했다. 제방 정비 예산의 경우 저수지 한 곳당 고작 47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농촌지역에서 노후 저수지의 유실 또는 붕괴 등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경북지역도 저수지의 76.6%인 4251곳이 축조된 지 50년이 넘는다. 특히 지난 12일 경주시 안강읍 산대저수지 붕괴 사고 이후 지역 재해 우려 노후 저수지 229곳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점검한 결과 33곳이 누수 또는 균열 현상 발생으로 보수가 시급하지만 관련 예산은 단 한 푼도 없다. 시·군 등은 장마철을 앞두고 예비비를 투입해 붕괴 우려가 큰 곳부터 단계적으로 정비한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저수지의 안전상태를 제대로 점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예산이 필요하지만 지방재정 여건상 역부족이다”면서 “정부는 농어촌공사로 관리를 일원화하든지, 아니면 자치단체에 국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추경예산안 의결] 작전능력 강화 1184억·전력개선에 990억 추가

    정부가 16일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안 가운데 국방예산은 2174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추경예산안이 국회에서 그대로 통과되면 올해 국방예산은 34조 3453억원에서 34조 5627억원으로 늘게 된다. 국방부는 국방 예산에 대해 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최근 점증하는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비한 억제능력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군은 당초 기획재정부에 4000억원 규모의 예산 증액을 요청했으나 일자리 창출 등 추경 편성 기준에 맞지 않는 일부 사업비는 감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시설 공사와 국내 도입 전력개선 사업 중심으로 늘었고, 해외 무기구매 사업은 증액 대상에서 배제됐다. 군은 추경예산 중 작전 능력 강화를 위한 시설공사 등에 1184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일반전방소초(GOP) 주위의 대피호와 야포 방호시설 보강(737억원), 철조망과 감시카메라 등 접적지역 경계시설 보강(354억원), 백령도 등 서북도서의 경계시설 및 탄약고 신축(93억원) 등이 해당된다. 이 밖에 K9 자주포(600억원)와 K10 탄약운반차(170억원), 중고도무인정찰기(MUAV·85억원), 함대함유도탄(86억원), 화생방 장비·물자(49억원) 등 전력개선 사업에 990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군 당국은 특히 대북 감시 정찰장비인 MUAV 예산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이 무기체계의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다음 달 MUAV 사업 입찰공고를 낸 뒤 상반기 중 제안서를 접수하고 오는 10월 시제기 제작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추경예산안 의결] 16조1000억 나랏빚 내야… 재정 건전성 악화

    2009년 28조 4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을 때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전체 재원의 55%인 16조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추경이 17조 3000억원으로 줄었지만 빚을 내야 하는 금액은 16조 1000억원으로 비슷하다. 추경 재원 중 적자국채 비율은 93.1%로 뛰었다. 세계잉여금(3000억원), 한국은행 잉여금 추가액(2000억원), 기금 여유자금 등 정부의 가용 재원이 1조 20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지난해 세수가 2조 8000억원이나 덜 걷히는 등 나라살림 사정도 크게 어렵다. 적자 국채 발행은 재정건전성의 악화를 뜻한다. 올해 일반회계 적자 국채 발행액은 8조 6000억원에서 24조 7000억원으로 눈덩이처럼 커진다. 재정수지 적자는 4조 7000억원에서 23조 5000억원으로, 국가채무는 464조 6000억원에서 480조 5000억원으로 각각 증가한다. 그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는 균형 수준인 -0.3%에서 -1.8%로, 국가채무는 34.3%에서 36.2%로 각각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예산안을 짜면서 올해 걷힐 세금을 과다하게 책정한 부메랑이 고스란히 나랏빚으로 되돌아왔다. 정부는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 경기활성화를 통해 재정건전화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재정건전화 방안은 다음 달 재정전략회의 등을 거쳐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추경에 따른 국고채 물량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기상환 등 시장조성용 국채 발행물량을 대폭 줄여 총발행 규모를 당초보다 8조 9000억원 늘어난 88조 6000억원으로 묶기로 했다. 올해 추경 편성의 부담을 앞으로 어떻게 메울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야당을 중심으로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소득세·법인세 등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증세 주장에 대해 “불황기에 세금을 더 걷으면 경기 둔화가 더 심해진다”면서 선을 긋고 있다. 경제활성화와 증세 등 ‘엇박자 정책’을 함께 펼치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고 있다. 김승래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부채 증가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추경 재원의 절반은 국채로 하더라도 절반은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 인상이나 대기업 위주의 비과세 감면 등을 철회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경제민주화·경제살리기 정책조합 고민할 때

    정부가 어제 국무회의에서 경기회복과 민생안정을 위해 모두 19조 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새 정부 출범 지연에 따라 추경 편성도 늦어진 터에 세계 경제는 ‘차이나 쇼크’를 맞이했다. 중국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달리 7.7%에 그쳤다는 소식이다. 예상치(8.0%)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런 탓에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려는 각국의 노력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우리도 보다 속도감 있게 경기부양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28조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 많은 규모의 추경이라고는 하나 경기 부양효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세수 부족분 12조원을 빼면 실제 경기부양 투입 추경 예산은 5조 3000억원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4000억원의 일자리 창출 예산으로 연내 5만명의 일자리를 마련해 낸다는 계획의 실효성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이런 정도의 추경안으로 어떻게 민생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해 내겠느냐고 오히려 야당이 걱정할 지경이 아닌가. 추경 재원은 국채 발행으로 마련된다. 국채는 미래의 빚인 만큼 국채발행 규모를 무작정 늘리기 어려운 정부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GDP 0.3% 포인트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추경안으로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가 어느 정도 활력을 되찾을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올해 예산은 324조원이고,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은 230조원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홀로 국가 경제를 떠맡기에는 역부족이고 민간의 경제규모는 급증했다. 국채 발행의 여력이 없을 때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52조원을 투자하면 우리 경제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는 당연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 (국회)상임위 차원이기는 하겠지만 대선 공약 내용이 아닌 것도 (논의 대상에)포함돼 있다”면서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자꾸 누르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본래 취지나 정부가 할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다만 경제민주화를 어느 정도까지, 어떤 속도로 추진할 것인지는 당면한 경제여건에 따른 선택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사회적 공감대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대기업 계열사 간 거래를 무조건 일감몰아주기로 간주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마땅하다. 이런 속도 조절을 경제민주화 후퇴라고 몰아세우는 정치 공세는 온당치 못하다.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되 대기업들이 갖고 있는 현금보따리를 풀도록 하는 지혜로운 정책 조합이 무엇보다 긴요한 시점이다.
  • [추경예산안 의결] 세출추경 5조3000억… “경기회복에 충분” vs “정부전망 장밋빛”

    [추경예산안 의결] 세출추경 5조3000억… “경기회복에 충분” vs “정부전망 장밋빛”

    정부가 17조 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기금 투입분 등을 합치면 20조원이 넘는다. 추경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새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를 국민에게 확실히 알린 셈이다. 하지만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세입 펑크분 12조원을 빼면 실제 새로 지출하는 돈(세출 추경)은 5조 3000억원에 불과하다. 정부 기대대로 ‘경기 회복 마중물’로 쓰기에는 2% 부족한 셈이다. 추경 등으로 올해 성장률을 최대 0.5% 포인트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계산이 ‘장밋빛’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추경예산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국회에는 18일 제출한다. 추경 외에도 기금 확대분 2조원, 공공기관 투자분 1조원이 더해진다. 실제 풀리는 돈은 20조 3000억원인 셈이다. 국가예산(241조 5000억원)의 10%, 국내총생산(GDP, 1300조여원)의 2%에 가까운 규모다. 올 한해 서울시 예산(23조 5490억원)과도 맞먹는다. 추경만 놓고 따져도 2009년(28조 4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당시는 ‘제2의 대공황’이라고 불리던 글로벌 금융위기 쓰나미가 몰려오던 비상상황이었다.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12조 5000억원)보다도 5조원 가까이 많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 추경이 시장에 경기 회복 기대를 주기에 충분한 규모”라고 확신하는 이유다. 숫자만 놓고보면 ‘슈퍼추경’이다. 다만 17조 3000억원의 추경 중 12조원은 ‘그림자’에 가깝다. 저성장에 따른 세수 감소(6조원)와 산업·기업은행 민영화 중단에 따른 세외수입 감소(6조원) 등 기존 예산안에서 펑크 났던 부분을 메우는 데 들어가기 때문이다. 추가로 집행되는 재원은 5조 3000억원에 그친다. 2003년(7조 5000억원)이나 2001년(6조 7000억원) 추경보다도 실제 쓸 수 있는 돈은 적다는 뜻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세입 부족분을 과도하게 책정해 정작 경기 부양에 쓸 추경 재원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민주통합당이 “세출은 10조원까지 늘리고, 세입결손 보전분은 10조원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정부 정책이 이뤄지면 연간 2.7~2.8% 성장도 가능하다”(현 부총리)는 정부 전망도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계에서 통용되는 재정지출 10조원의 GDP 성장률 증가 효과는 0.4~0.5% 포인트 정도이다. 금액으로는 5조 2000억~6조 5000억원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에 5조 3000억원만 투입해도 GDP가 최대 6조 5000억원, 성장률이 0.5% 포인트까지 불어난다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10조원의 GDP 부양 효과를 최대 0.94% 포인트로 부풀려 잡았다는 얘기다. ‘성장률에 집착했던 이명박 정부의 그림자가 현 정부에도 어른거린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나 소비심리 개선 등 계량화할 수 없는 수치를 (성장률에) 반영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꼬집었다. 세출 추경의 절반이 넘는 2조 7000억원이 4·1 부동산대책을 위해 지출되고, 일자리 창출 등에는 고작 4000억원만 편성된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신 일자리 만들기와 중소기업 활성화 등에 재원이 더 투입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보육법 이달내 통과 안되면 내년 예산 확보 심각한 문제”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등 지방 4대 협의회는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내에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비 비율을 현행 50%에서 70%로(서울 20%→40%)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야 만장일치로 의결된 후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4대 협의회는 지난 12일 여야 6인회의에서 이 안건을 국회에 신설되는 예산재정개혁특위에서 논의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이들은 또 “이달 내 국회에서 보육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대통령 공약인 전면 무상보육사업에 필요한 내년도 예산 확보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며 “기획재정부의 예산편성지침 하달 시기가 4월 30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취득세 급감, 복지 세출 증가 등으로 지방에서 지속적으로 보육 사업비를 분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영유아 보육사업 예산은 2010년 3조 3000억원에서 7조 1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영업시간·의무휴업 규제 위반 대형마트 과태료 최대 1억원

    영업시간 등의 규제를 위반한 대형마트에 최대 1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년도 매출액 100억원 이상인 점포가 영업시간 제한이나 의무휴업 명령을 한 차례 위반하면 30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과태료 액수는 2차 위반 시 7000만원, 3차 위반 시 1억원으로 올라간다. 매출 100억원 미만의 점포에 대한 과태료는 최대 5000만원으로 정해졌다. 현행 과태료는 점포 매출액에 관계없이 1차 위반 1000만원, 2차 위반 2000만원, 3차 위반 3000만원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경영악화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주가 고용조정 대신 무급 휴업·휴직 등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 근로자에게 평균 임금의 50% 범위에서 180일 한도로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허용한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도 처리했다. 또 경영 악화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주가 근로시간 조정, 교대제 개편 등 휴업 외 방식으로 실 근로시간을 줄여 고용을 유지한 경우에도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는 사업주가 휴업을 실시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경우에만 지원금을 지급해 왔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해 17조 3000억원 규모로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안도 통과시켰다. 정부는 18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분식회계와 부실감사를 막기 위해 외부 감사인의 감사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의결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초선들 여론몰이 ‘캐스팅보트’ 될까

    민주통합당 당 대표 후보자들이 당내 초선 의원들이 말한 검증대에 올랐다. 초선 의원들은 17일까지 투표를 통해 공식적인 지지 후보를 결정키로 해 이들이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하지만 초선 의원들이 당 혁신을 빌미로 또 다른 세몰이에 나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 초선 의원 21명은 15일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민주통합당 초선 의원 초청 당 대표 후보 혁신·비전 토론회’를 열고 이용섭, 강기정, 김한길 후보순으로 한 시간씩 강도 높은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후보들에게 ▲지난 대선에서의 ‘좌클릭 패배론’ ▲민주당 제1혁신 과제 ▲지도부 중간 평가론에 대한 공통 질문을 했다. 초선 의원들은 공식적인 지지 후보를 17일까지 투표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경선 선거관리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2명을 제외한 19명 가운데 3분의2 이상의 표를 얻은 후보를 지지하는 선언을 할 방침이다. 하지만 3위 후보를 제외한 결선 투표에서도 3분의2를 넘지 못하면 지지 결의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초선 의원들이 지지 후보를 정한다고 대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당원들의 마음을 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내외에서는 초선 의원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한 반발도 있다. 한 관계자는 “이날 토론회도 명칭만 토론회였지 사실상 면접과 다름없었다”면서 “도대체 누가 이들에게 당 대표 후보 면접 권한을 줬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초선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주류 측이 주도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투표를 할지 말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모임에 불참한 다른 초선 의원도 “처음부터 특정 계파가 좌지우지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까닭에 당초 33명으로 출발했던 초선 의원 모임은 21명으로 줄었다. 127명의 민주당 의원 가운데 초선은 55명이다. 앞서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원 등에게 보낸 ‘문희상의 희망통신’을 통해 대선평가보고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주류·비주류 간의 갈등에 대해 “목불인견(目不忍見)이 아닐 수 없다”면서 “지금의 싸움은 정말 아무짝에도, 그 누구에게도 소용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 국면에서 제일 의연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문재인 전 대선 후보가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그는 모든 것이 내 탓이라고 하면서 자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의원은 이날 소속 상임위원회인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추가경정 예산 편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나서 본격적인 정치활동 재개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문 의원은 기재위 회의에서 올해 12조원 규모의 세입결손과 관련, “세입 부분에서 큰 오류를 범해 사상 유례 없는 세입 추경안을 제출하게 된 데 대해 기획재재부 장관으로서 사과부터 해야 하지 않느냐”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몰아세웠다. 현 부총리가 “세수 추계가 잘못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변하자 문 의원은 “왜 그런 잘못이 범해졌는지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문책할 용의가 있느냐”고 재차 추궁했다. 문 의원은 지난 13일 부산 영도에 출마한 김비오 후보를 지원하면서도 “현 정부가 부산 민심을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부를 비판했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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