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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중국해 효과’… 美·日·中 앞다퉈 국방비 증액 나섰다

    ‘남중국해 효과’… 美·日·中 앞다퉈 국방비 증액 나섰다

    남중국해 등에서 영유권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는 미국, 일본, 중국이 내년도 국방예산을 앞다퉈 증액하고 나섰다. 일본 정부가 2016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의 방위예산을 사상 처음 5조엔(약 47조원) 이상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증액이 검토되고 있는 주요 항목은 오키나와 미군기지 비용과 중국의 해양 진출을 염두에 둔 도서 방위력 강화 비용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6 회계연도는 재정 건전화 계획이 적용되는 첫해라 일본 정부는 사회보장비, 국채 원금 및 이자, 지방교부금을 제외한 정부 지출의 총액을 올리지 않을 방침이었다. 그러나 방위비만큼은 예외적으로 증액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일본의 지난해 방위예산은 4조 9800억엔으로 전년도 대비 2%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내년도에도 증액되면 일본 방위예산은 4년 연속 상승하게 된다. 미국의 회계연도(2015년 10월~2016년 9월) 국방예산도 전년보다 5% 증액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6070억 달러(약 701조원) 규모의 국방예산안이 포함된 2016년 국방수권법에 서명했다. 미 국방부는 애초에 5853억 달러를 의회에 요청했지만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이 해외비상작전예산 등의 항목을 증액시키면서 국방비가 더 늘었다. 미국 국방예산은 2010년 이후 병력 감축 노력과 자동 예산 삭감(시퀘스터) 제도로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내년부터는 다시 증가해 2020년엔 2016년 대비 6%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수니파 극단적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준동, 러시아의 공세, 이웃 국가의 정책을 제약하려는 몇몇 국가들의 시도 등에 대응하기 위해 예산을 증액 편성했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는 또한 국방장관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브루나이, 대만 등에 군사 지원과 훈련을 제공할 수 있는 권한을 국방수권법에 규정했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대만을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과 훈련을 제공받을 수 있는 국가로 지정했다. 중국도 공격적으로 국방예산을 늘리고 있다. 영국의 안보 컨설팅업체인 IHS 제인스는 중국의 2020년 국방예산이 2010년에 비해 2배 정도 증가한 26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국방예산은 2010년 이후 해마다 10% 전후로 늘어났다. 지난해엔 8869억 위안(약 159조원)을 편성했다. IHS 제인스의 폴 버튼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중국이 실제 지출하는 국방비는 정부가 발표한 예산보다 35% 이상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특히 해군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국제전략연구소의 알렉산더 네일 연구위원은 “중국은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의 도서들과 동중국해의 센카쿠열도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해군 예산을 우선적으로 편성하고 있다”며 “중국 국방예산의 대부분은 중국의 해군, 특히 잠수함 전력과 해상 핵 억제력을 강화하는 데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與 “누리과정 국고 300억 적당” 野 “2조 지원”

    與 “누리과정 국고 300억 적당” 野 “2조 지원”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다음달 2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쟁점 사항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오는 12월 2일 0시까지 내년도 예산안이 합의되지 않으면 정부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여야 정책위의장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는 29일 내년도 정책 관련 예산에 대해 논의했지만 쟁점 사항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했다. 쟁점이 된 부분은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이다. 야당은 최대 2조원가량의 국고를 투입해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지방교육재정의 부담을 덜어줘야 하는데 여당이 이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을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당은 담뱃세 인상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 등으로 지방 교육청의 재정 여건이 개선됐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어 누리과정 예산은 계속 핵심 쟁점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예결위 여야 간사는 주말에도 내년도 예산안 증액 심사에 나섰지만 여전히 큰 의견 차를 확인했다. 먼저 새누리당은 62억원으로 편성된 내년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예산을 일부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월호 특조위가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 조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등 정치공세만 치중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표 사업’인 새마을운동 세계화 공적개발원조(ODA) 예산(622억원)과 나라사랑정신 계승·발전사업 예산(100억원) 등을 집중 공략하고 나섰다. 새마을운동 세계화를 위한 ODA 예산은 10년 전 98억원에 비해 과도하게 증가했고, 나라사랑사업은 정치적으로 편향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삭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내년도 예산 전체 규모는 정부안보다 1000억~2000억원이 줄어든 386조 5000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전체 예산이 1000억원대 순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보육과 교육 사이 낀 어린이집… 여야, 누리과정 아직도 ‘핑퐁게임’

    보육과 교육 사이 낀 어린이집… 여야, 누리과정 아직도 ‘핑퐁게임’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편성 문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국회 파행의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다. 25일 예산안 심사 기한(30일)이 5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여야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지난 24일까지 방안을 마련하겠다던 여야 원내지도부의 합의 역시 산산조각 났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결론을 지어야 할 ‘민생’ 현안이기 때문에 여야가 이런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주목된다. 누리과정 예산 논란은 ‘어린이집’이 보육기관이냐, 교육기관이냐에서부터 출발한다. 보육기관이면 보건복지부 소관이기 때문에 교육청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으로 지원하지 않아도 되지만, 교육기관이면 교육부 소관이므로 교육청 예산으로 지원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누리과정은 교육과 보육을 통합한 과정이기 때문에 교부금으로 지원이 가능하다”고 해석한다. 반면, 야당과 야권 성향의 교육감들은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이 아니므로 교부금으로 부담하면 교부금법 위반이 된다”고 주장한다. 누리예산 국고 지원을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유보통합’(유치원 교사와 보육 교사의 통합)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다소 급하게 제도를 도입하다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기본법, 유아교육법, 영유아보육법 등 누리과정 지원 관련 법률의 정의와 내용, 범위 등에 대한 정비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야당은 또 “누리과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며, 약속대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여당은 “법령에 따라 편성할 문제이지 단순히 대통령의 공약이라는 이유로 국고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자기 모순이며 불합리한 주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 2012년 도입 당시부터 교육청이 교부금으로 문제 없이 집행해 왔다는 점도 ‘국고 미지원’의 이유로 부각하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 논란이 벌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세수 부족 때문이다. 정부는 약 4조원에 이르는 누리과정 소요액 전액을 부담할 여력이 되지 않고, 교육청 역시 재정난을 호소하며 정부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치적인 이유도 있다. 야권 성향의 교육감들이 박근혜 정부의 간판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을 쉽게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여권에서는 의심하고 있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에서 지원하는 선례를 남기면 앞으로 매년 부담을 피하기 어려워진다”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를 보이고 있다. 야당 역시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시간에 쫓길 경우 현재로선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다른 교육 예산을 증액 지원해 교육청의 부담을 덜어준 다음, 거기서 생기는 여유만큼 교부금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월화 대작 드라마 너무 조용한 전쟁

    월화 대작 드라마 너무 조용한 전쟁

    대작 드라마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하반기 안방극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방송사들이 야심 차게 내놓은 화제작들이 기대에 미치치 못하면서 좀처럼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5일 동시에 출발한 지상파 3사 월화극 시장은 아직도 잠잠한 편이다.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SBS ‘육룡이 나르샤’는 13~14% 안팎의 시청률에 머무른 채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그 뒤를 맹추격하던 MBC ‘화려한 유혹’도 10% 안팎에서 주춤한 상태다. 두 작품 모두 50부작에 달하는 대작으로 아직 12회가 방송된 상태지만 확실히 승기를 잡은 작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작들 사이에서 고전하던 KBS ‘발칙하게 고고’는 4%대의 시청률로 지난 10일 막을 내렸다. ●완성도 높은 명품 사극 vs 시청자 유입 어려운 전개 요즘 최고의 인기 가도를 달리는 유아인과 ‘연기 본좌’로 불리는 김명민, 그리고 신세경, 변요한 등의 청춘 스타들이 가세한 ‘육룡이 나르샤’는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바뀐 지난 6회 때 최고 시청률 15.4%를 찍은 뒤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기존 사극의 문법을 따르지 않은 ‘명품 사극’이라는 호평과 6명의 이야기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정통 사극도 아니고 한 인물의 성장 사극도 아닌 기존의 패턴을 벗어난 사극으로 시청률을 떠나서 조선의 건국 과정을 권력자가 아닌 민초들의 시선으로 그린 역사관이 의미 있다”면서 “마치 미드(미국 드라마)처럼 미스터리 추리 구조 속에 여러 가지 사건이 겹치다 보니 중간 유입이 좀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작품의 완성도는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도전’과 ‘용의 눈물’ 등 조선 건국을 그린 기존 사극과의 유사성을 피하려고 우회 전략을 쓴 것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드라마 ‘정도전’과의 차별성을 위해 6명의 이야기로 만들었지만 에피소드가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논점이 이탈되는 느낌”이라면서 “정도전과 이방원의 갈등 구도 외에 3명의 가상 인물 이야기가 제대로 붙지 못하고 혁명의 당위성이라는 서사의 초점이 분산되면서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드라마의 관계자는 “총 300억원의 제작비에 4개월 남짓 사전 제작까지 했던 것에 비하면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라는 평가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반등의 기회는 남아 있다. 한 지상파 드라마국 PD는 “무협 판타지로서 신선함은 있지만 한번 헷갈리면 내용이 복잡하고 집중이 잘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배우들이 세다는 강점이 있고, 조선 건국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반전의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빠른 전개의 강한 극성 vs 기시감에 압축미 없어 강한 극성과 빠른 전개로 초반에 주목받은 MBC ‘화려한 유혹’은 주말극에서 보이던 막장 코드를 주중으로 끌어들여 중장년층 시청자의 유입을 노렸지만 아직 가시적인 효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인 은수(최강희), 형우(주상욱), 일주(차예련)의 삼각관계와 은수를 자신의 옛 연인으로 착각하는 강석현(정진영)의 이야기가 세련된 연출로 표현되고 있지만 기존 연속극의 기시감이 있고 미니시리즈 같은 압축도를 보이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윤석진 평론가는 “은수와 형우, 일주 등 세 사람의 관계가 모호하게 처리되고 공감하기 어려운 감정 과잉 때문에 세련된 화면 속에서 신파를 하고 있는 듯한 불협화음을 일으킨다”고 짚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전체적인 구성은 흥미롭지만 다소 작위적이고 신파조의 대사가 캐릭터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KBS 4%대 학원물 종영… 오늘부터 로코로 선수 교체 대작들 사이에서 12부작 미니시리즈로 틈새시장을 노렸던 KBS ‘발칙하게 고고’는 성적 지상주의 등 10대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잘 짚었지만 출연진이 약하고 방학 때 어울리는 학원물로 편성 시점이 상대적으로 불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KBS는 16일부터 새 월화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로 선수 교체를 하고 본격적인 제2라운드에 돌입한다. KBS 관계자는 “겨울에 어울리는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인 만큼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를 싫어하는 시청자들이 타깃”이라면서 “두 대작 사이에서 피로감을 느낀 시청자들이 과연 얼마만큼 유입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서울 공립 교장·교감 인건비 1억원 시대

    서울 공립 교장·교감 인건비 1억원 시대

    서울지역 공립학교 교장·교감의 1인당 인건비가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1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김용석 의원(새누리당)에 따르면 교육청이 제출한 2016년도 ‘서울시 교육비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내년 교육전문직의 1인당 인건비는 1억 502만원으로 책정됐다. 교육전문직은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 근무하는 장학관과 장학사로 일선 학교의 교장과 교감에 해당하며 급여 차이는 거의 없다. 인건비는 봉급·수당·상여금 등 보수와 공무원연금·건강보험료 등 사용자 측이 부담하는 법정부담금을 합한 액수다. ●작년보다 11% 늘어… 평균 보수 8400만원 교육청은 내년 교육전문직 인건비로 지난해 448억 2100만원(469명분)보다 11.5% 늘어난 499억 8300만원(475명분)을 편성했다. 내년 서울교육청 교육전문직의 보수 예산은 399억 15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보수는 8400만원이다. 보수는 본봉을 비롯해 상여금, 정근수당, 가족수당, 직급보조비, 교원연구비 등의 각종 수당 등으로 이뤄져 있다. 올해 1인당 평균 보수는 7600만원이었다. 내년 서울교육청 소속 전체 공립 교원 4만 3377명의 인건비는 3조 5453억원으로 올해보다 0.5% 늘었다. 교원 1인당 교육청이 지출하는 인건비는 연평균 8173만원이다. 법정부담금을 제외한 1인당 연평균 보수는 올해 6282만원에서 내년 6496만원으로 소폭 늘었다. ●정원 줄어 총 교원 인건비는 0.5% 인상 그쳐 교육전문직의 인건비 총액은 크게 늘어난 반면 교원 인건비 총액 증가율은 0.5%에 그친 것은 내년 교사 정원이 올해(4만 4459명)보다 1082명 줄어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김 의원은 “내년 교육전문직 및 교원의 1인당 인건비가 증가한 것은 공무원 급여 인상분 3.0%에다 호봉승급분 1.7%가 더해진 데다 연가보상비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규직 인건비는 서울시의회 심의과정에서 수정되지 않기 때문에 교육청 제출안대로 내년도에 교육전문직 및 교원 인건비가 확정될 예정이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사설] 보육예산 혼란 언제까지 반복할 건가

    교육부와 교육청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떠넘기기로 또다시 어린이 보육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엔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무려 14곳이 내년도에 필요한 관련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다. 어린이 보육료의 지불 주최를 둘러싼 정부 기관 간의 갈등이 어린이와 부모들의 피해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누리과정은 만 3~5세의 미취학 아동에 대한 보육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연간 약 3조 8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하지만 서울을 비롯한 전국 14곳의 시·도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안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일절 편성하지 않았다. 이유는 누리과정은 국고에서 지원해야 하는 것이지 교육청 예산으로 하는 사업이 아닌 데다 그럴 만한 재원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지난 10월 개정된 지방재정법시행령을 근거로 ‘누리과정 보육료 예산 지원은 교육감의 의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 모두가 실력 행사에 나선 형국이다.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갈등은 지난해 4월 이후 여러 차례 반복돼 왔다. 그때마다 예비비 지출 등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덮어 두는 데 급급해 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누리과정 소요액 전액을 연간 4조원에 이르는 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원하려는 교육부의 입장과 이 경우 학교 환경 개선 등 다른 교육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교육감들의 주장에 한 치의 변화가 없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보다 서로 ‘네 탓’으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필요한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누가 부담할 것인가를 두고 다툼을 계속하는 꼴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어린이와 젊은 부모들이 떠안게 된다. 맞벌이 등으로 당장 아이들을 맡겨 둘 곳이 마땅치 않은 부모들은 어린이집 대신 유치원을 알아봐야 할 처지에 있다. 유치원들은 자칫 몰려드는 어린이들로 보육 환경이 열악해지지 않을까 걱정해야 할 판이다. 정부는 결자해지의 자세로 이 문제가 더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해법을 찾아야 한다. 누리과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시작된 사업이 아닌가. 보육 문제를 외면하고는 저출산 문제가 극복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도교육청과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똑같은 국민의 세금을 두고 어느 돈을 사용해야 한다는 갈등은 볼썽사나울 수밖에 없다.
  • 서울시 예산 7.6% 증액 ‘민생 활력’

    서울시 예산 7.6% 증액 ‘민생 활력’

    서울시가 내년에 임대료 급등지역의 소상공인을 보호하고자 장기안심상가 3곳을 짓는다. 또 ‘일자리 대장정’ 후속 대책으로 서울 야시장 및 홍대 문화창작 공간을 만든다. 국공립어린이집 300개를 늘려 2018년까지 1000개를 확충한다. 박원순 시장은 1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2016년 민생 활력 예산안을 27조 4531억원으로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면서 “민생 활력은 시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예산은 ‘장부상’으로 올해보다 7.6%(1조 9347억원) 늘렸다. 그러나 실제 예산은 24조 1660억원이다. 올해보다 5.8%(1조 3232억원) 증가한 예산으로, 중앙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이 386조 7000억원(3%) 증가한 것과 비교할 때 서울시 예산 증가율은 중앙정부의 2배가량 된다. 장부상 예산 증가는 내년부터 소방특별회계가 생기면서 7000억원이 포함되는 등 회계상 전출입이 늘어난 탓이다. 6%에 가까운 예산 증가율은 지방자치단체들의 모든 고민인 ‘경직성 비용의 증가’ 탓이다. 시는 25개 구에 주는 조정교부금을 2900억원 늘렸고 공무원 인건비 증가분 1200억원, 국가와 함께 투입하는 복지비매칭분이 1500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세가 내년에 3.7% 증가해 올해의 7%대에 비해 절반에 가깝지만 상암DMC 판매액 5300억여원과 서울의료원 매각 대금 3000억여원으로 부족분을 메운다는 복안이다. 그래도 지하철 9호선 3단계 및 경전철 건설 등 도시철도망 확충에 1417억원, 풍납토성 복원에 75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해야 예산을 충당할 수 있다. 구체 항목으로 복지예산은 지난해와 비슷한 34.7%(8조 3893억원)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교육청 및 자치구지원액이 26.1%(6조 2922억원)였고 도로교통(8.5%·2조 448억원), 공원환경(7.1%·1조 7225억원), 도시안전(4.6%·1조 1006억원) 순이었다. 시는 1654억원을 투입해 내년에 국공립어린이집 300개를 짓는다. 2018년까지 1000개를 만들 계획이다.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195억원을 투입한다. 임대료 급등지역의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장기안심상가 3개를 만들고, 3만명을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노란우산공제에 가입시킨다. 일자리대장정의 후속 조치로 64개 사업에 1903억원을 배정했다. 홍대에 문화창작 공간을 만들고 서울 야시장을 운영해 청년 상인이나 예술가들에게 활동 공간을 준다. 청년 3000명에게 월 50만원의 활동비용을 지원하는 데 90억원을 배정했다. 2017년 3월 준공할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에는 232억원이 배정돼 경제성 등의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김성벽 여가부 과장의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예방·치유’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김성벽 여가부 과장의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예방·치유’

    청소년을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 등 디지털 중독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까. 이를 고민하고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공무원이 있다. 김성벽(47)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환경과장이다. ‘디지털 디톡스’의 전도사라 할 수 있다. 디지털 디톡스란 주말 등에 스마트폰을 비롯해 디지털 기기를 아예 쓰지 않거나 디지털 기기 대신 아날로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디지털 중독을 치유하기 위한 처방인 셈이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4200만명 시대에 청소년 디지털 중독 현상은 이미 우려할 만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김 과장에게 스마트폰 중독을 치유하기 위한 정책 추진 방향을 들어봤다. 디지털 디톡스는 편리함을 추구하고자 만들었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고 중독되는 현상이 심해지면서 생겨났죠. 디지털 기기에 지친 사람들이 스스로 사용을 자제하는 것입니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 관련 정책을 만들 때도 이처럼 매체 이용에 따른 역기능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했어요. 법적으로 금지된 마약이나 도박 등과 달리 스마트폰은 적당히 사용하면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오잖아요. 문제는 오남용에 따른 역기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왜 청소년만 스마트폰 이용을 규제하느냐고 많이들 묻더군요. 청소년이 디지털 기기에 중독되지 않도록 올바른 환경을 제공하고 현실을 개선하는 것은 부모 세대의 몫이죠.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나선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청소년을 보호하고 성장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차원에서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겁니다. 청소년보호법뿐 아니라 다른 법률에도 청소년 보호를 위한 규제들이 마련돼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에요. 스마트폰은 정규 편성 시간대가 정해진 텔레비전 같은 매체와 달리 제한 없이 이용이 가능해요. 그래서 중독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유해야 합니다. 물론 인터넷게임 중독도 마찬가지예요. 남학생의 비율이 높은 인터넷게임 중독과 달리 스마트폰 중독은 여학생 비율이 높아요. 인터넷게임과 스마트폰 중독이 겹치는 비율도 10% 정도 됩니다. 현재 전국 200여개의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에서 관련 상담을 통해 중독 예방 및 치유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독이라는 것은 가정 내의 문제로만 감춰져 있는 경우도 많아요. 굳이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거죠. 2009년부터 스마트폰 및 인터넷게임 중독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조기에 중독 증상을 찾아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2009년 전체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을 시작으로, 2011년 이후에는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등 모두 3개 학년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인터넷게임 중독에 대한 조사만 하다가 2013년부터는 스마트폰 중독 관련 조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죠. 매년 140만~150만명 정도를 조사하고 있고, 해마다 5만명 정도가 조사 이후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상담은 17개 시·도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전담 상담사를 통해 이뤄집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중독으로 진단된 학생은 부모 동의를 받아 중독 원인에 대한 검사도 받게 됩니다. 이후 상담 이외에 치유가 필요한 학생은 기숙 치유 프로그램(11박 12일)이나 가족 치유 캠프(2박 3일)에 참가하죠. 지난해에는 치유를 위한 상설학교인 ‘드림마을’이 문을 열면서 더 많은 학생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캠프에서는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는 사용할 수 없고, 상담 선생님과 멘토단 등에게 교육을 받게 됩니다. 치유 캠프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점은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의외로 쉽게 중독이 치유된다는 거예요. 처음 일주일 정도는 적응하지 못했던 아이들이 퇴소 2~3일을 앞두고는 스마트폰 없이도 생활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말하더군요.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습관처럼 들여다본다. 누가 말려 줬으면 좋겠지만 그 누구도 그만하라고 하지 않는다”, “엄마는 그만하라고 고함을 치지만 왜 내가 스마트폰을 하는지는 물어보지 않는다”고 말해요. 결국은 부모도 바뀌어야 한다는 거겠죠. 부모 스스로 자신은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면서 아이들을 혼내고 있지는 않은지, 스마트폰을 아이를 달래는 수단으로 사용하지는 않는지, 아이에게 이유는 묻지도 않은 채 윽박만 지르는 건 아닌지 돌이켜 봐야 할 것 같아요. 정책을 추진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사 이후 중독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부모 동의율이 낮다는 점이에요. 조사 이후 부모가 동의해야 상담을 비롯해 치유 캠프 등 사후 조치에 대한 지원이 가능해요. 아직은 동의율이 10% 정도에 불과해요. 앞으로는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상담 이후 아이들과 부모의 만족도가 70% 이상이라는 점 등을 더 많이 알릴 예정이에요. 목표는 동의율을 15% 수준으로 높여 더 많은 학생의 중독 증상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군인 자녀 한 명당 졸업축하금 100만원 준다는데…

    군인 자녀 한 명당 졸업축하금 100만원 준다는데…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가 내년 정부 예산안을 부처별로 종합 분석해 5일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내년 지출 예산 386조 7000억원 가운데 ‘1조원+α’가량이 중복되거나 과다하게 편성된 부적절한 예산으로 평가됐다. 내년 수백개 사업에서 국민 세금이 줄줄 샐 수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국방부가 신청한 ‘군 자녀 졸업축하금’이 대표 사례로 꼽혔다. 군인복지기금은 그동안 장학 사업으로 군인 자녀 가운데 고등학교 졸업생 한 명당 100만원을 지급해왔다. 내년엔 4737명에게 100만원씩 총 47억 3700만원을 지급한다. 예정처 관계자는 “고등학교 졸업생 모두에게 지급하는 만큼 우수 학생에 대한 격려와 학업 지원이라는 장학사업의 본래 취지와 다르다”면서 “예산 전액을 아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정처는 학군사관(ROTC) 후보생에 대한 부교재비 증액(20억 7700만원)도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정부는 ROTC 후보생에게 매월 지급하던 부교재비 5만원을 사관생도가 받는 6만 8120원으로 올려 예산을 편성했다. 하지만 부교재비 증액의 경우 ‘2016~2020년 국방중기계획’에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갑작스럽게 툭 튀어나온 만큼 현행 유지가 적정하다고 봤다. 관세청이 명예퇴직 수당으로 신청한 예산(60억 5000만원) 가운데 4억 3400만원이 과다 편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1인당 지급액 기준을 ‘올해 1~5월’로 잡았는데 ‘최근 3년간’이 더 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예정처는 내년 6월 이후 증원될 방위사업청의 추가 인력(100명)에 대한 인건비로 12개월치를 책정한 것도 잘못된 만큼 19억원을 감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가 배정한 국고채 이자상환 예산에서는 무려 8188억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이후 발행하는 국고채에 3.5%의 금리를 적용했지만 실제 평균 발행금리는 2.21%에 그쳤다. 예정처는 예보채상환기금채권과 동일한 수준인 2.61%의 금리를 적용한다고 해도 1조 917억원을 아낄 수 있고, 시장 변동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최소 8188억원을 감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금리와 환율에 관해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 시장 분위기가 확 달라질 텐데 그렇다고 그때 가서 추가경정예산과 예비비로 막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현장 블로그] ‘보육료 예산 전쟁’ 조희연 교육감, 학부모 설득한다는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오는 9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학부모들 앞에 섭니다. ‘2016 주요 교육정책 및 교육재정 설명회’입니다. 그가 할 이야기의 주제는 ‘서울교육청이 내년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보육료 예산을 왜 편성하지 못하게 됐는지’입니다. 조 교육감 외에 서울교육청 예산담당관 등도 교육재정 관련 강연을 합니다. 서울교육청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예산에 대한 설명회를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와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다툼에 따른 예산 미편성 이유를 중점적으로 알리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현재 교육계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다급하고 중요한 교육 문제들이 교과서 논쟁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그중 하나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논란입니다. 교육부가 전국 교육청에 주는 돈은 별로 늘지 않았는데 어린이집 원아가 급격히 늘면서 관련 예산이 급격히 부족해졌고, 교육부와 교육청은 이를 두고 갈등을 빚었습니다. 교육감들은 어린이집 보육료를 지원할 수 없다고 밝히고 나섰습니다. 현행 법령체계에 따르면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이 아니라 ‘보육기관’으로 돼 있고, 교육부가 아닌 보건복지부 관할입니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지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만큼,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교육부는 이를 막기 위해 올해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고쳐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을 교육감의 책임으로 못박았습니다. 전국의 교육감들은 지난달 21일 임시총회에서 “누리과정 중 유치원 예산만 편성하고 어린이집 예산은 편성하지 않겠다”고 결의했습니다. 현재 대부분 교육청들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갈등에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교육청이 중앙정부와의 ‘예산 전쟁’에 대해 설명을 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교육당국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학부모를 상대로 ‘홍보전’이나 하는 게 옳은지에 대해 의문도 제기됩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오죽했으면 이러겠느냐”고 했습니다. 교육부는 “교육감들이 예산 편성을 안 하면 내년에 그만큼을 제외하고 교부금을 주게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양쪽 어디에서도 진정성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세금을 낸 학부모들은 안중에 없는 모양입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설] 실사구시 자세로 4대강 물 가뭄에 활용해야

    충청권에 이어 수도권과 강원도로 가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그제 당·정·청이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용수를 가뭄 극복에 활용하기로 했다지만, 만시지탄이란 생각이 든다. 이날 당·정·청 회의에서는 이를 위한 예산을 편성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뜩이나 여야 간 이견이 큰 데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파문으로 심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부디 정치권이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치적 찬반 프레임에서 벗어나 피해 지역민들의 목이 타들어 가는 듯한 호소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40여년 만이란 이번 대가뭄으로 인한 중부권의 피해 상황은 자못 심각하다. 보령 등 충남 일부 지역에서는 강제적 제한급수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상대적으로 사정이 낫지만 인천 강화군의 경우 31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10%에도 못 미칠 정도다. 지자체별로 저수지 준설과 관정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용수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이대로라면 내년 농사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오죽하면 기우제를 지내는 것도 모자라 재난지역 선포를 요구하고 있겠나. 그런데도 4대강 16개 보에는 물이 가득하다고 한다. 피해 지역민들의 애타는 마음을 헤아린다면 22조원이란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어 키운 ‘물그릇’을 방치할 순 없는 노릇이다. 현재로선 4대강 물의 혜택을 인접 지역 17% 농지만 누리고 있지만, 4대강 보와 지류의 댐이나 저수지를 연결하는 도수로만 건설하면 더 많은 지역이 해갈될 수 있다. 우리가 금강 백제보∼보령댐 및 공주보∼예당저수지 연결 공사를 위한 예산을 요청한 안희정 충남지사의 결단을 높이 평가했던 이유다. 물론 굳이 이 시점에서 야당 당적인 안 지사가 4대강 후속 사업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고 해석할 까닭도 없다. 강을 준설해 홍수를 막고 보를 설치해 물을 담아 갈수기에 대비하자는 취지의 4대강 사업도 그 과정에서 수질이나 생태계가 오염될 가능성이 염려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순기능과 역기능이 뒤섞인 사업일지라도 이미 일단락된 마당에 관성적 반대에만 머물 것인가. 차제에 야권도 검증 안 된 명분에 집착하기보다는 실용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런 맥락에서 다행스러운 조짐도 있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 예산심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이 백제보∼보령댐 간 도수로 공사 예산을 전액 국고 지원하라고 요청했다니 말이다. 부디 이런 실사구시적 자세가 자당 소속 도지사만 돕는 차원에 그치지 말기를 당부한다.
  • 아차 하다 큰불… 서울 ‘마른 산’ 비상

    아차 하다 큰불… 서울 ‘마른 산’ 비상

    ‘100년 만의 가뭄’을 맞아 서울 각 자치구도 산불 비상대책을 수립하고 대비에 나섰다. 임야가 많은 관악구 등은 산에 무인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산불진압 훈련을 하는 등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서울에는 연평균 50건의 산불이 발생하며 지난 5년간 산불로 소실된 임야 면적은 축구장 20여개 크기인 8만 8000여㎡에 이른다. 산불 발생은 등산객이 몰리는 3~4월과 주말에 가장 많지만, 현재 전국의 산이 가뭄으로 바짝 말라 거대한 부싯돌과 같은 비상 상황이다. 구 전체 면적 가운데 임야가 59%인 관악구는 다음달 15일까지를 산불방지 집중기간으로 정하고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산불방지대책본부는 직원과 산불전문 예방진화대원이 한 조가 돼 청룡산 유아숲체험장을 시작으로 관악산 신림계곡지구, 삼성산 천주교 성지, 장군봉 근린공원, 남현동 관음사를 돌아 낙성대공원까지 곳곳을 순찰한다. 최근 5년간 구에서 발생한 산불은 대부분 등산객의 작은 실수에서 비롯된 동네 뒷산의 소형산불로 피해 면적이 100㏊ 이상의 대형 산불로 번진 사례는 없었다. 하지만 주민의 휴식처인 관악산 등을 지키기 위해 주요 등산로에 산불예방 현수막을 설치했다. 등산객이 많은 주말과 공휴일에는 관련 기관과 산불조심 캠페인을 벌이며 산불위험지수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공무원, 진화대 등에게 보낸다. 또 산불이 일어나면 위성위치확인(GPS) 단말기를 이용해 구, 서울시, 산림청에 실시간으로 보고되는 산불위치관제시스템을 운영한다. 녹지관리초소 외에도 관악산의 연주대, 모자봉, 삼성산 등에 무인감시 카메라 4대를 설치하고 진화 차량 3대, 등짐펌프 등 435점의 장비도 갖췄다. 진화인력 345명 외에도 관악소방서, 경찰서, 수도방위사령부 등과 공조체제를 강화해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 1800여명의 비상 인력과 동별 담당자, 통장 등 700여명을 추가로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개화산, 봉제산, 우장산, 궁산, 수명산, 염창산, 까치산 등 크고 작은 산이 많은 강서구도 다음달 15일까지 산불방지대책본부를 꾸리고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산불이 나면 초동진화를 위해 지상진화대 30명이 긴급 투입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조진화대 106명도 편성했다. 지난 5월 개화산 등 5개 산에 모두 15개를 설치한 ‘산불장비 보관함’도 재정비한다. 보관함 진화장비 상태를 꼼꼼히 살펴 불량한 시설은 교체하고 부족한 시설은 보충한다. 강서구 관계자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긴장의 끈을 더욱 바짝 죄고 있다”며 “산불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주민들의 참여가 중요한 만큼 산에 오를 때는 화기 물질을 절대 갖고 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보령댐 예비비 94억… ‘4대강’ 물길 트나

    정부가 30일 충남 지역의 극심한 가뭄 해결을 위해 첫 삽을 뜬 ‘보령댐 도수로 건설공사’에 예비비를 94억원 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이 사업이 도화선이 돼 향후 4대강 지류·지천 사업으로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이날 입수한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보령댐 도수로 건설공사에 전체 사업비(625억원)의 일부인 94억원을 기획재정부의 예비비로 편성하기로 결정했다. 내년에는 기재부와 국토부가 협의해 국고분담률을 결정해 관련 예산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보령댐 도수로 공사는 내년 2월 말까지 백제보~보령댐 상류 21㎞에 관로를 설치하는 공사로 완공되면 금강 하류에서 취수한 물을 하루 11만 5000t씩 보령댐 상류로 공급하게 된다. 이는 4대강 보에 담긴 물을 가뭄 해소에 활용하는 첫 번째 사례다. 국토부는 지난 4월 ‘4대강 수자원 활용 개선 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4대강 물을 활용해 가뭄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4대강 물 활용 방안이 아닌 지류·지천에 새로 보를 설치하는 사업에는 정부와 정치권의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 28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011년 중단된 4대강 지류·지천 사업을 거론하며 “원래 계획했던 4대강 지천사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제2의 4대강 사업’이라는 야당의 반발을 우려해 본격적인 사업 추진은 꺼리고 있다. 2011년 당시 지류·지천 사업은 20조원가량이 들 것으로 추정되면서 환경단체들이 ‘제2의 4대강 사업’이라고 반발해 중단된 바 있다. 하지만 가뭄 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 결국 4대강 지류·지천 사업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따라 4대강 지천 사업 예산 책정 요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치권이 4대강 물을 활용하는 예산 수립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4대강 지천사업에 대한 예산 논의를 즉각 개시토록 할 것”이라며 야당의 동참을 촉구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화장실 간다며 이탈… 서부전선 수류탄 폭발 일병 사망

    육군은 29일 서부전선 경기 파주 1사단 최전방 일반전초(GOP)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박모(20) 일병이 수류탄 폭발사고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육군에 의하면 박 일병은 이날 오전 5시쯤 이등병인 후임병과 2인 1조 경계근무를 서던 중 후임병을 초소에 남겨두고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초소를 이탈했다. 박 일병은 몇분 후 초소에서 4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본인이 가지고 있던 수류탄이 폭발해 현장에서 숨졌다. 군 당국은 이날 오전 유가족들의 입회하에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사건 개요를 설명했다. 군 당국은 박 일병이 스스로 수류탄을 터트린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자살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부대 내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당시 근무 편성은 적절했는지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울산 석유화학공단의 산업 불꽃이 365일 꺼지지 않는 남구. 우리나라 근대 산업화를 이끈 산업수도 울산의 심장인 남구가 산업과 관광을 연계한 ‘산업관광도시’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산업 경쟁력에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며 남구의 비상을 이끄는 서동욱(52) 구청장은 2차산업의 지속발전과 ‘울산형 3차산업’의 모델을 만드는 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3시 울산 남구 매암동 산안사거리 인근 ‘스토리가 있는 아트월(Art Wall)’ 조성사업 현장. 산업물자를 실은 대형 트레일러 사이로 서 구청장을 태운 카니발 차량이 도착했다. 서 구청장은 지난 4월 착공해 이달 말 준공을 앞둔 아트월 공사의 마무리 작업 점검차 이날 현장을 찾았다. ‘스토리가 있는 아트월’은 산안사거리와 매암사거리 사이 900m 구간 도로변에 고래잡이, 반구대암각화 이야기, 장생포 사람들 등의 주제를 가진 35점의 조형물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아트월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울산대교, 석유화학공단 등을 이어주는 관광자원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의 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 울산대교, 석유화학공단 야경 등과 함께 남구의 산업관광에 시너지 효과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서 서 구청장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6개월여 동안 네 번이나 이곳 현장을 방문했다. 오랜지색 점퍼 상의를 입은 그는 현장에 도착하자 곧바로 시공업체 관계자를 불러 조형물 바닥에 설치된 LED 조명의 방수기능에 대해 물었다. 도심에 설치된 비슷한 조명 제품이 방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낭패를 겪은 사례까지 들어가면서 꼼꼼한 마무리를 당부했다. 그는 공사현장 관계자들에게 “장사는 물건을 사고 싶게 만드는 것이고, 관광은 보고 싶게 만드는 것”이라며 “아트월은 석유화학공단에 산업물량을 실어나르는 운전기사나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저게 뭘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트월 시설물을 하나하나 챙겨본 그는 준공식이 열릴 예정인 빈터로 이동했다. 그는 관련 부서 공무원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뒤 “이곳은 석유화학공단의 중심이자, 고래도시 장생포로 가는 관문”이라며 “그동안은 산업도로의 기능만 해왔지만, 이제부터는 산업과 관광을 연결해 주는 산업관광도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트월 시공업체인 인테크디자인 관계자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조형물의 위치나 모형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서 구청장의 꼼꼼한 업무스타일 때문이다. 정원준 인테크디자인 소장은 “조형물의 선형부터 조명 위치까지 꼼꼼히 챙긴다”면서 “예술적 감각도 뛰어나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할 때도 많다”고 귀띔했다. 다음 일정을 위해 차에 오른 서 구청장은 아트월에서 차량으로 5분 정도 떨어진 장생포를 거쳐 선암동 주민센터로 가자고 운전기사에게 얘기했다. 그는 장생포 부두도로를 지나면서 “내년에는 드론(무인 항공기)을 바다에 띄워 고래 발견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 앞바다의 고래 발견율이 10~20%(올해 17%)에 그쳐 내년부터는 30%까지 올리는 게 목표”라며 “해풍 등 바다에 강한 드론을 띄우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체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 번 출항에 한 번은 고래를 봐야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66만여명(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전체 관광객)의 고래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상업포경 금지(1986년) 이후 쇠락의 길을 걷던 장생포 방문객은 2005년 고래박물관 건립에 힘입어 23만 9407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66만 7388명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올해도 9월 말 현재 67만 8000여명이 장생포를 찾았다. 서 구청장은 2017년 장생포에 모노레일을 운영한다는 얘기도 했다. 모노레일은 고래연구소를 출발해 고래문화마을과 고래조각공원을 돌아보는 1.5㎞ 구간에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모노레일은 고래바다여행선과 함께 장생포 고래관광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고래문화마을 정상에서는 석유화학공단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밤에 모노레일을 타고 고래문화마을 정상에서 울산 12경의 하나인 ‘석유화학공단 야경’도 즐길 수 있게 된다. 현재는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공단 야경을 즐기는 관광 코스가 운영되고 있다. 서 구청장의 ‘울산형 산업관광’ 비전은 퇴근 이후 열린 남구지역 기관단체장 협의회(오후 7시)에서도 계속됐다. 그는 협의회에 참석한 남구지역 기관장들에게 아트월 조성사업과 모노레일 등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했다. 또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숙박시설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남구에는 비즈니스호텔 4개 등 6개 호텔이 영업 중이다. 숙박난이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앞으로 비즈니스호텔 2개가 더 들어서고, 장생포에 고래등대호텔(높이 150m·객실 350실)까지 건립되면 체류형 관광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후 5시에는 선암동 주민센터에서 내년도 예산 편성과 관련해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주민들은 대나리마을 입구 횡단보다 위치 조정과 낡은 순찰차량 교체를 건의했다. 앞서 열린 야음·장생포동 주민과의 대화에서는 장생포고래로 배전함 환경 개선과 아트월 고래조형물 정기 세척을 건의받고 예산 편성을 약속하기도 했다. 서 구청장은 주민 간담회 자리에서 일방적인 연설이나 설명을 하지 않는다. 얘기를 들어주고 동행한 관련 부서 공무원들과 함께 가능성 있는 답을 찾아준다. 그래서 주민들은 그를 소통하는 구청장이라 부른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朴대통령 “내년 경제개혁 성과내는 해… 청년 일자리 예산 20% 확대”

    朴대통령 “내년 경제개혁 성과내는 해… 청년 일자리 예산 20% 확대”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중요한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수년째 처리되지 못하고 국회에 계류되어 있어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타들어가는 심정”이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날 연설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4대 부문(공공·금융·노동·교육) 구조개혁’을 뒷받침할 새해 예산안·관련 법안 처리를 강력히 주문한 것으로 요약된다. 집권 4년차의 국정 운영 밑그림이 사실상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국정 운영의 방향성 못지않게 타이밍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예산안에 대한 ‘법정시한(12월 2일) 준수’도 당부했다. [새해 예산안] 박 대통령은 “올해가 22조원의 추가경정예산과 함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 전략을 추진해 기반을 다진 한 해였다면, 내년은 경제 개혁·혁신이 성과를 내는 해가 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박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등 고용 분야를 특히 강조했다. 일자리 예산은 올해보다 12.8% 늘려서 역대 최고 수준인 15조 8000억원으로 편성하고, 특히 청년 일자리 예산을 20% 이상 확대하겠다고 했다. 또 내년도 예산의 30% 이상을 복지 분야에 투자해 취약계층 소득 안정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안전 예산에 14조 8000억원을 투입하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같은 신종 감염병 대처를 위해 국가방역체계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놓겠다고 약속했다. 국방예산과 관련해선 북한 대북 억지 전력 중심으로 국방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도 국방비 증가율을 총지출 증가율(3.0%)보다 높은 4.0%로 책정했다. 38조 9556억원 규모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박 대통령은 덧붙였다. [경제활성화 법안]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와 직결된 ‘4대 법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당부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서는 “3년째 상임위에 묶여 있는 법이 처리되면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며 최대 69만개까지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광진흥법은 “한류 붐으로 관광객이 급증해 호텔이 모자랄 지경인데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려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두고두고 땅을 칠 일”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특히 “관광산업은 부가가치가 높고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많은 분야”라며 고용과도 연계했다. 아울러 “우리 의료산업이 세계적으로 역량을 인정받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성장 잠재력도 무궁무진한데 규제에 묶여 제자리걸음을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의료법도 하루속히 통과시켜 의료산업 발전의 물꼬를 터 달라”고 요청했다. [4대 개혁]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 법안의 연내 처리는 물론 금융·공공·교육 개혁 등 나머지 4대 개혁법안에 대한 초당적인 국회 협조를 요청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선 “316개 공공기관 전체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하도록 적극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4대개혁 구상 방안으로 ▲국고보조금 통합관리망 구축 ▲실업급여 지급액 상향 조정·수급기간 30일 연장 등도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금융개혁에 대해선 “크라우드 펀딩, 빅데이터 활용서비스 등 핀테크 금융을 적극 육성해 금융 산업을 더욱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FTA 비준안] 한·중,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한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 요청은 박 대통령이 앞서 지난 22일 여야 지도부와의 5자 회동에서 주문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박 대통령은 “한·중, 한·베트남 FTA 비준안은 수출 부진을 극복해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중요한 열쇠”라면서 “그동안 어렵게 타결돼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FTA들이 올해 내 발효되면 올해 1차 관세가 절감되고, 내년 1월에 또 관세가 절감돼서 지속적으로 관세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비준을 내년으로 넘기면 이런 효과가 사라져 버린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중소기업 경영자와 세계 무대 진출을 꿈꾸는 수많은 젊은이가 FTA의 조속한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중 FTA의 경우 비준이 늦어지면 하루 약 40억원의 수출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면서 오는 30일 가동되는 여·야·정 협의체에서 원만한 협의를 이뤄줄 것을 당부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장애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한 해 11조원 넘어

    장애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2011년 11조 1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8조 1100억원보다 무려 37% 증가한 것으로, 2011년 국내총생산(GDP)의 0.85%, 2012년 기준 암의 사회·경제적 비용 14조 8600억원의 75%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러나 2008~2011년 장애인복지예산은 매년 평균 5.3% 증가해 같은 기간 복지재정의 연평균 증가율(8.1%)에도 미치지 못했다.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장애인 복지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가 발표한 ‘장애의 사회·경제적 비용 추계 및 재활의료서비스의 비용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로 인한 1인당 연평균 사회·경제적 비용은 매년 늘어 2008년 650만원에서 2011년 695만원으로 6.9% 증가했다. 특히 신장 장애(2.39%)와 간 장애(0.32%)는 등록 장애인 비율이 적은 데도 1인당 사회·경제적 비용이 3000만원 수준으로 다른 장애 유형보다 컸다. 장애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의료비 등 직접비와 장애로 인한 생산성 손실 비용 등 간접비를 포함한 것이다. 사회·경제적 비용이 이렇게 높다 보니 2000년대 중반 우리나라 장애인의 월평균 소득은 전체 국민 평균 소득보다 20%나 낮다. 정부는 장애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애인 건강관리 종합대책 등을 추진 중이나 장애인 복지 수준은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크게 밑돈다. OECD 통계가 나온 2007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GDP 대비 장애인복지예산 비중은 0.6%이다. 터키(0.1%)와 멕시코(0.1%)를 제외하고 전체 OECD국가 중 최하위권이며 OECD 평균(2.1%)과 비교해도 1.5% 포인트 낮다. 내년도 보건복지부 소관 장애인 복지 예산은 1조 9000억원이며, 올해보다 1.5% 증가했다. 발달재활서비스의 경우 이용자 4만 5000명에 대해 651억 9500만원을 편성했으나, 대상 규모는 올해와 같이 잡고 금액만 300만원 늘렸다. 하지만 발달재활서비스 실제 이용자 수는 올해만 5만 3000명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소비·재정절벽 차단’ 4분기 9조원 이상 푼다

    ‘소비·재정절벽 차단’ 4분기 9조원 이상 푼다

    ‘4분기 소비 절벽과 재정 절벽을 막아라.’ 정부는 올 3분기 1%대의 높은 성장세를 4분기에도 이어 갈 수 있도록 총 9조원 이상의 돈을 풀기로 했다. 지난해 재정 절벽으로 4분기 성장률이 0.3%로 곤두박질쳤던 것에 대한 반면교사다. 수출은 국제유가 하락과 세계 경제의 둔화 등으로 당분간 기대할 게 없는 만큼 내수 중심의 성장세로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으로 ‘최근 경제 동향과 대응 방향’을 확정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올 3분기까지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3.4% 포인트로 순수출(수출에서 수입을 뺀 것)이 과거 정도로 증가했다면 3%대 후반 이상의 성장도 가능했을 것”이라면서 “경기 회복의 모멘텀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도록 가용 재원을 총동원해 9조원 이상의 유효 수요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재정에서는 지방과 중앙정부 합쳐 7조 7000억원이 마련된다. 부동산경기 호조로 지방자치단체의 세수가 늘어나는 여건임을 고려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3조 7000억원)을 확대하고 지방재정 집행률도 당초 계획보다 0.8% 포인트(87.2%→88.0%, 2조 4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중앙정부도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재정집행률(95.5%→96.0%, 1조 6000억원)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사업예산 불용률을 지난해보다 0.8% 포인트 더 줄인 2.0% 이내로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급여 가운데 내년 초 지급분(1조원)을 연내에 조기 지급한다.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열리는 ‘문화가 있는 날’을 매월 마지막 1주일로 늘리는 ‘문화의 날 플러스’도 추진하기로 했다. 투자와 관련해서는 산업은행의 기업투자 촉진 프로그램 집행 규모를 4000억원가량 늘리기로 했다. 대기업의 연내 투자 계획 이행도 독려하기로 했다. 30대 그룹은 올 하반기 74조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부처마다 늘리고 붙이고… 실업급여 1조 814억도 ‘고무줄 예산’

    부처마다 늘리고 붙이고… 실업급여 1조 814억도 ‘고무줄 예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6일 2016년도 예산안 등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예산 심사에 돌입한다. 27일에는 특수활동비 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28일부터 본격적인 종합정책질의가 시작된다. 이런 가운데 국회 예산정책처는 25일 ‘2016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의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꼬집었다. 예산처는 “국회 심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예산을 절감할 수 있도록 기관의 모든 역량을 담아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관 예산 분석 결과 난임부부 지원에 대한 예산 편성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매년 난임부부에 대한 체외수정 지원사업이 당초 편성된 예산 규모를 초과하면서 미지급금이 2011년 27억원에서 2014년 62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예산처는 “난임부부 지원사업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2017년 전까지 기존 미지급금 문제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노동위원회 소관 예산안의 최대 쟁점은 ‘구직급여’(실업급여) 항목이다. 정부는 내년도 구직급여 예산 규모를 5조 1228억 2900만원으로 책정했다. 올해보다 7.5%(3579억 4400만원) 늘어났다. 새누리당은 ‘실직되기 전 임금의 50%’를 60%로 인상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야당은 “관련 법이 처리도 안 됐는데, 예산부터 편성할 수 있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예산처는 “관련 법안이 개정되면 1조 814억원의 예산이 더 필요하다”는 검토 의견을 냈다. 국방위원회 소관 예산에서는 불필요하게 편성된 항목이 적잖게 발견됐다. 국방부는 현행 월 5만원인 학군사관후보생(ROTC) 부교재비를 사관생도(월 6만 8120원)에게 주어지는 비용과 동일한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78억 800만원을 추가 편성했다. 예산처는 “2016~2020년 국방중기계획 수립 시까지 계획에 없던 사항”이라며 “부교재비 인상은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또 군 생활관당 1대의 공용 휴대전화(1만 1364대)를 사용하기 위한 통신비 12억원을 예산으로 편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선정된 통신사가 공용 휴대전화 4만 4686대를 무상 지원하기로 한 바 있어 해당 예산은 불필요한 예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행정위원회 소관 예산에서는 최근 발생한 돌고래호 전복 사고 등 해양 선박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국민안전처가 어선의 위치발신단말기인 ‘V-pass’의 유지·보수 비용을 예산에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제사법위원회 소관 예산 중에는 신규 사업인 ‘나 홀로 소송 법률지원’(변호사 없이 소송을 수행하는 국민 지원) 사업에서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비용 20억 5100만원이 삭감 대상으로 지적됐다. 이 외에 특별감찰관의 해외 경비 5000만원, 범죄 예방 컨설팅 사업 홍보비 1억원도 불필요한 예산으로 꼽혔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관 예산에서 예산처는 “지원 종료가 예정된 공동연구법인 예산에서 20억원을 줄일 수 있고, 정보통신기술(ICT) 유망기술개발지원사업에서도 성과 추적 조사를 강화하면 약 15억원의 감액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6분기 만의 1%대 성장, 여세 몰아가야

    1년 반 만에 우리 경제가 0%대 저성장에서 벗어났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2%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1.1%) 이후 6분기 만에 1%대 성장률을 회복했다. 2010년 2분기(1.7%)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경기 침체의 돌파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모처럼 듣게 되는 반가운 소식이다.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던 만큼 내수가 살아나고 있다는 희망 섞인 기대감도 갖게 된다. 실제로 1%대 성장 회복은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분야가 이끌었다. 민간 소비는 내구재와 소비재를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1.1%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4.5%, 설비투자는 2.0%가 늘어나면서 투자도 성장률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내수의 성장 기여도(1.9% 포인트)가 2012년 1분기(2.0% 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정부가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도 크다. 추경 편성으로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개별소비세 인하, 임시공휴일(8월 14일) 지정, 코리아 그랜드 세일 등 경기 진작에 총력전을 펼친 데 따른 결과다. 지난 3월과 6월에 했던 두 차례의 금리 인하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2분기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직격타를 맞으며 민간 소비가 -0.2%를 기록할 정도로 경기가 바닥을 쳤던 게 결국 3분기에 반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이다. 기저효과다. 따라서 경기 회복에 대한 성급한 낙관론을 펼 상황이 아니다. 메르스의 충격에서 벗어나 이제 정상 궤도에 접어든 정도라고 보는 게 옳다. 전문가들도 한목소리로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3분기의 성장 회복세가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이어질 것인지도 확실치 않다. 무엇보다 수출이 여전히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 불안하다. 3분기에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7% 포인트로 지난해 3분기 이후 5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성장을 갉아먹고 있다. 수출침체로 올해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 규모는 1조 달러가 붕괴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내년에도 크게 나아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대외적으로도 중국 경제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신흥국 경기 불안 등 악재가 산적해 있다. 가계부채와 한계기업 등 내부 악재도 성장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저유가와 정부의 소비 진작 대책의 효과가 줄어드는 4분기에는 1%대의 성장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0%대의 저성장에서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소비 심리가 개선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이 조만간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저효과에 따른 ‘반짝’ 경기 회복에 그치지 않고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려면 내수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줘야 한다. 정부도 단기 부양책은 한계가 있는 만큼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 노동개혁을 비롯한 구조개혁을 통해 근본적인 경제 체질 개선에 나서야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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