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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400조 예산’ 재정확장, 건전성 두 토끼 잡아야

    우리나라 살림살이가 사상 처음으로 4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는 어제 국무회의에서 400조 7000억원 규모의 2017년도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는 올해 예산 386조 4000억원에 비해 3.7%인 14조 3000억원이 증가한 규모다. 내년도 예산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지방교부세가 예산 증가분의 64.3%인 9조 2000억원 증액된 점이다. 특히 해마다 반복되며 추경안의 발목을 잡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교육세 5조 2000억원을 지방교육정책특별회계로 전환하기로 한 대목이다. 사용 목적이 정해진 특별회계에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해 논란 소지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지방교육특별회계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법 통과를 전제로 예산이 편성됐다. 야당은 지방교육특별회계도 정부가 책임지는 방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예산 규모가 누리과정 예산을 감당할 수준이라고 밝혀 올해와 같은 논란은 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법 제정까지는 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예산안의 초점은 일자리 창출 등 복지 관련 예산에 모아지고 있다. 복지 예산은 올해보다 5.3% 늘어난 130조원으로 전체 예산의 32.4%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일자리 창출을 위해 17조원이 투입된다. 이는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이 성장에서 일자리 창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2조원가량 줄어든 것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창출, 게임과 가상현실(RV) 사업 등 청년 성공 패키지사업 등에 집중 투입된다. 국방 예산은 사드 배치와는 별도로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구축 및 대테러 장비 구입비가 98억원에서 256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었다. 반면 소원한 남북 관계를 반영해 남북협력기금 등 통일 관련 예산은 16%나 감소했다. 내년도 예산에서 우려되는 대목은 재정건전성이다. 내년에는 나랏빚이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0%를 넘을 전망이다. 정부가 예산안과 함께 발표한 국가재정 운용 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국가 채무는 올해보다 44조 9000억원이 늘어난 682조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4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추경예산 중 1조 2000억원을 빚을 갚는 데 쓰기로 해 39%대로 내려갈 전망이다. 정부는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 브렉시트 여파,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다. 재정건전성 유지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국회는 예산심의 과정에서 불필요한 예산이 없는지, 청년 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 출산율 제고를 위해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20대 국회에서는 쪽지예산 관행도 사라져 국회가 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기를 기대한다.
  • 누리과정 예산 4조 편성… 내년엔 보육대란 사라지나

    누리과정 등으로 사용처 지정 시·도교육청과 재원 마찰 차단 교육부가 2017년도 예산안에 누리과정 예산의 대안으로 지방교육정책 항목을 신설해 4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내내 파행 운영과 수요자 혼란을 부른 누리과정 비용이 내년에는 안정적으로 운영될지 주목된다. 30일 교육부가 내놓은 2017년 예산안에는 ‘지역교육정책특별회계’가 새로 추가됐다. 그동안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들어가던 교육세의 일부를 떼어 내 누리과정과 초등돌봄교실, 방과후학교 등 특정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용처를 지정한 것이다. 국가재정법 및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정부는 현재 내국세수의 19.24%는 지방교부금, 20.27%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교육세 전액이 포함돼 각 시·도로 내려간다. 내년에는 이 교육세(내년 세입예산안 기준 5조 1990억원)가 지방교육정책특별회계로 전환되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 교육세 재원 가운데 유아교육비 보육료 지원에 3조 8294억원을 편성했다. 초등돌봄교실 지원에 5886억원, 학교시설 교육 환경 개선에 4558억원, 방과후학교 사업과 자유수강권 지원에 각각 1305억원과 1947억원씩 들어간다. 누리과정에 투입되는 비용을 유아교육비 보육료로 책정한 데는 사용 목적이 정해져 있는 특별회계에 이를 집어넣음으로써 재원 확보나 편성 여부를 놓고 매년 지자체 및 각 시·도교육청과 빚어 온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정부는 누리과정 대상자가 감소하면서 내년 3조 8000억원 규모의 보육료 지원액이면 누리과정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세수 19조 더 걷히는데 예산 14조만 늘린 정부… 왜

    세수 19조 더 걷히는데 예산 14조만 늘린 정부… 왜

    정부가 30일 발표한 내년 예산 규모는 올해보다 3.7% 늘어난 400조 7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400조원을 돌파했다. 겉보기엔 ‘슈퍼 예산’이라 부를 만하지만 내년 예상 세입 증가폭과 비교했을 때는 ‘슈퍼’라는 표현이 다소 어색하다. 정부는 내년 국세가 올해보다 18조 8000억원(8.4%) 더 걷히고 기금 및 각종 사회보험료 등을 포함한 총수입 역시 23조 3000억원(6.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내년 예산은 올해 본예산(386조 4000억원)보다 14조 3000억원(3.7%) 늘리는 데 그쳤다. 총지출 증가율 3.7%는 박근혜 정부 들어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2014년에는 4.0%, 2015년에는 5.5%, 올해는 5.3%(추가경정예산안 포함)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올해 추경안을 포함한 총지출(395조 3000억원)에 비하면 1.4% 늘어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재정 건전성을 지키는 선에서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기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세입 여건이 개선되면서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비율 등 재정 건전성도 당초보다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하지만 내년 나랏빚은 올해보다 38조원 정도 많은 683조원으로 불어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처음으로 4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도 수입에 비해 지출 규모를 다소 인색하게 잡은 이유를 설명하며 “세수 예측의 전제인 내년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 3.0%(경상성장률 4.1%)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는 채무 구조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에 걷을 국세 241조 8000억원을 통계청이 예측한 내년 인구(5097만 6511명)로 나누면 1인 평균 474만 3360원이 나오는데, 이는 올해보다 35만원 정도가 늘어난 수치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SOC 예산 8.2% 깎는 대신 일자리 창출에 10.7% 더 쓴다

    SOC 예산 8.2% 깎는 대신 일자리 창출에 10.7% 더 쓴다

    내년 정부 예산안의 가장 큰 특징은 2년 연속으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줄이고 고용·교육 예산을 대폭 늘렸다는 점이다. 선심성 예산 낭비를 줄이고, 일자리 중심으로 나랏돈을 쓰자는 목적이다. 정부가 30일 발표한 2017년도 예산안에서 SOC 예산은 지난해보다 8.2% 줄어든 21조 8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 23조 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0% 줄어든 바 있는 SOC 예산은 내년에는 감소폭이 더 확대됐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은 “새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기존 사업을 마무리하고 안전시설 중심으로 바꿔가면서 SOC 예산 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면서 “정치적인 것보다는 사업의 합리성 위주로 예산을 편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 차관은 “복지, 노동, 공공 등 분야별 예산에서 일자리 창출 관련 항목만 따로 추리면 총 17조 5000억원에 이르는데, 이는 올해(15조 8000억원)보다 10.7%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미 잘 구축된 도로·철도 등 교통망은 신규 사업을 벌이기보다 기존의 것을 마무리하는 데 주력하고, 대신 항만 등 산업기반 시설과 안전 시설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테면 올해 85건에 1조 5000억원의 예산이 잡힌 도로·철도 완공사업의 경우 내년에는 숫자가 93건으로 늘어나지만 투입 예산의 규모는 같다. 보건·복지·고용 분야 예산이 130조원으로 올해(123조 4000억원)보다 5.3% 늘었는데, 대부분 일자리 예산의 증가로 인한 것이다. 복지 예산은 신혼부부와 청년 맞춤형 행복주택 공급, 분만 취약지 산부인과 증설 및 직장어린이집 설치 지원 확대와 취약계층에 대한 양육비 상향 등 주택과 출산, 양육을 아우르는 저출산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 교육 분야 예산은 올해보다 3조 3000억원(6.1%) 늘어난 56조 4000억원으로 잡혔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올해보다 4조 7000억원(11.4%)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방교부세가 12.5% 증가하면서 일반·지방행정 예산은 7.4% 늘어난 63조 9000억원이 됐다. 내년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포함한 지방교부금 증가율은 11.9%로 2008년(16%) 이후 가장 높다. 올해 본예산 외에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서 지방교부금 3조 7000억원을 책정한 것까지 감안하면 올해와 내년에 걸쳐 12조 9000억원이 지방재정 보강에 활용되는 셈이다. 지방교부금에 따른 요인을 빼면 내년도 문화·체육·관광 부문 예산의 증가율이 6.9%로 가장 높았다. 7조 1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7조원을 돌파했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은 올해보다 2.0% 줄어든 15조 9000억원으로 책정됐다. 환경 예산은 0.1% 증가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농림·수산·식품은 올해보다 0.6% 증가한 19조 5000억원, 공공질서·안전 예산은 3.1% 늘어난 18조원이다. 나날이 경색되고 있는 남북관계 속에서 국방 분야 예산은 4.0% 늘어난 40조 3000억원으로 잡혔다. 반면 개성공단 폐쇄에 따라 필요 없어진 예산과 남북협력기금 사업 중 물리적으로 진행이 어려운 예산 등이 삭감되면서 외교·통일 분야 예산은 전체적으로 1.5% 줄어든 4조 6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연구·개발(R&D) 예산은 19조 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8% 증가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R&D 예산 증가율 목표를 연평균 1.5%로 잡고 규모를 늘리기보다는 창의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집행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3397명’ 내년 공무원·교원·경찰 채용 늘려… 노인 일자리 44만개로

    취업 준비생들이 선호하는 공공부문 일자리가 내년에 3400개 늘어난다.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을 위해 500억원의 창업자금이 지원된다. 장애인 취업 훈련을 지원하는 전용 취업성공 패키지가 새로 생긴다. 정부는 30일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일자리 확충에 17조 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10.7% 늘어난 액수다. 기획재정부 예산실 관계자는 전체 예산 증가율(3.7%)의 3배에 가까운 증액 편성임을 강조하면서 “무작정 돈을 쏟아붓기보다는 고용 창출 효과가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히 접거나 예산을 삭감하는 재정 투입의 효율화도 동시에 꾀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내년에 공무원, 교원, 경찰, 해경 등 공공부문에서 3397명을 더 뽑는다. 15~29세 청년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시험 준비생은 65만 2000명(지난 5월 기준)으로 이 중 39.4%인 25만 7000명이 일반직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게임(635억원), 가상현실(192억원), 바이오의료기술 개발(2616억원·이상 내년 예산안) 등 신산업 분야의 청년 일자리 예산도 신설되거나 증액됐다.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한 젊은이를 대상으로 교육, 사업화, 보육 등 창업 전 단계를 지원하는 창업성공 패키지가 새로 도입된다. 전국 5개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500개 팀을 뽑아 1억원씩 총 500억원 규모의 지원사업을 벌인다. 30%인 3000만원은 자기 부담이고 정부는 70%를 제공한다. 취업 취약계층에는 맞춤형 지원이 제공된다. 취업을 희망하는 장애인 1만명을 선정해 최대 12개월 동안 취업훈련수당을 최대 40만원까지 주는 장애인 전용 취업성공 패키지가 운영된다. 노인 일자리는 지난해보다 5만개 늘어난 43만 7000개가 제공된다.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 가운데 저소득층을 우선 선발하며 일자리 유형에 따라 월 10만~30만원을 지급한다. 기업연계형, 재능나눔, 시니어인턴십 등이 대표적인 일자리다.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육아휴직 후 직장에 복귀한 여성 근로자의 사업주에게 주는 고용유지 지원금은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증액된다. 육아휴직 기간 대체인력도 7000명에서 1만명으로 늘린다. 정부는 일자리 사업 재검토를 통해 고용창출 효과가 낮은 사업은 축소 또는 폐지하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2020년까지 일자리 예산의 10%(올해 기준 1조 6000억원) 정도를 효율화할 계획이다. 당장 내년에 줄어들 비효율적인 일자리 예산은 3600억원 규모다. 최근 5년간 약 2200억원 증가했던 직접 일자리 지원 예산은 1244억원 줄였다. 정책 효과가 낮은 조기 재취업 수당은 폐지된다. 중견기업 참여가 저조한 청년 인턴은 5만명에서 3만명으로 축소하고 정규 채용을 인턴으로 대체할 우려가 있는 사업주의 인턴 지원금도 폐지된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내년 무료로 골초들 폐암검진·영유아 독감 접종

    내년 무료로 골초들 폐암검진·영유아 독감 접종

    복지 비중 32.4%… 사상 최대 공무원 월급 3.5%·사병 19.5%↑ 내년부터 30년 넘게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운 ‘골초’는 무료로 폐암 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영유아들에게는 무료로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이 이뤄진다. 하반기부터는 출생 신고를 인터넷으로 하는 게 가능해진다. 사병 월급은 19.5% 오르면서 2012년 대비 2배 인상 계획이 완료된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400조 7000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확정하고 다음달 2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내년 예산은 올해(386조 4000억원)보다 3.7%(14조 3000억원) 증가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예산 규모는 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 100조원,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200조원,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3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400조원 시대를 열게 됐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용 창출과 경제활력 회복에 중점을 뒀으며, 저출산 극복과 민생 안정 등을 위해 복지, 교육, 문화 등 분야는 전체 증가율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증액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12개 세부 분야 가운데 보건·복지·노동 등 9개 분야의 예산이 증가했고 사회간접자본(SOC)과 산업, 외교·통일 등 3개 분야는 감소했다. 이 가운데 복지 예산 비중은 32.4%로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갔다. 공무원 보수는 지난해 3.8%, 올해 3.0%에 이어 내년 평균 3.5% 오른다. 정부는 내년에 295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생후 6~59개월 영유아에게 무료로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을 하기로 했다. 현재는 만 65세 이상 노인만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또 29억원을 투입해 전국 8개 권역 지역암센터에서 장기 흡연자를 대상으로 폐암 검진 시범사업을 벌인다. 지원 대상은 만 55세 이상 74세 이하로 ‘30갑년’ 이상인 흡연자 8000명이다. 갑년은 하루 평균 담배소비량(갑)에 흡연 기간을 곱한 수치로, 30갑년은 ‘1일 1갑 30년’, ‘1일 2갑 15년’ 등이 해당된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추경안 오늘 처리 무산…여야, 무상보육 예산 두고 대치

    추경안 오늘 처리 무산…여야, 무상보육 예산 두고 대치

    ‘무상보육 예산’과 ‘개성공단 입주업체 지원’이라는 정치적 현안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11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 합의가 무산됐다. 추경이 최대한 빨리 처리돼야 한다는 점에서는 여야 모두 공감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여야 3당 간사들은 31일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날 여야는 야당이 무상보육(누리과정)과 관련해 지방정부 재정을 우회지원하기 위한 예산과 개성공단 입주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대치를 계속했으며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더민주는 지방교육채 상환과 우레탄 등 보육예산이 합쳐서 3000억원은 돼야 한다고 주장을 내놓았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 임시국회 회기가 하루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31일에도 추경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다음달 1일 개회하는 정기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무상보육·개성공단에 묶인 추경안 합의…‘오늘 처리 힘들 것’

    무상보육·개성공단에 묶인 추경안 합의…‘오늘 처리 힘들 것’

    ‘무상보육 예산’과 ‘개성공단 입주업체 지원’이라는 오랜 정치적 현안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11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 합의가 사실상 백지화됐다. 여야 예결위 간사인 새누리당 주광덕·더민주 김태년·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은 30일 오후 회동해 협상을 계속하고 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추경안이 오늘 안으로 처리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예결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양쪽이 누리과정과 개성공단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서 있어 오늘 추경안을 통과시키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가경정 예산안의 막판 심의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유아 무상보육(누리과정) 예산에 들어간 지방채 상환비용 6000억 원과 개성공단 폐쇄 피해기업 지원 예산 700억 원 증액분 등을 포함하라는 요구를 새롭게 제시하고, 이를 새누리당이 거부하면서 가까스로 합의한 추경안 처리 시한이 기약 없이 밀리게 됐다. 여야가 오랫동안 양보 없이 대립해온 정치적 이슈인 무상복지와 대북 교류 문제가 막판 추경안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여야는 이날 오전 9시 추경안 처리를 위해 잡아놓은 본회의가 소집되지 못하자 서로 공방을 주고받았다. 또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국정조사 청문회를 제외한 나머지 상임위 일정도 모두 공전하는 등 국회 운영이 사실상 정지됐다. 8월 임시국회 회기가 하루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31일 추경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다음달 1일 개회하는 정기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새누리당은 이번 추경의 목적이 구조조정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국한된 만큼 더민주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날 중 추경안 처리 합의가 무산되면 백남기 사건 규명 청문회와 조선업 구조조정 청문회 개최 합의 역시 백지화하겠다며 더민주를 압박하고 나섰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오늘 중 추경안 처리를 하지 않으면 백남기 사건 청문회,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 약속도 동시에 파기된다”면서 “이번 사안은 위헌적 폭거이고, 새누리당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는 내용의 헌법 57조를 인용하면서 “야당의 요구는 명백한 위헌 소지가 있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는 정부가 편성한 추경안이 민생 경제에 도움이 안 될 만큼 부실하다고 주장하며 야당이 요구하는 항목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맞섰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긴급의총에서 “구조조정 때문에 시작한 추경이지만 내용을 보면 보잘 것 없는 부실예산”이라며 “부실 대기업에 수조 원을 지원하며 고작 민생에 몇천억 원 넣는 것도 못하겠다는 태도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는가”라고 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요구안에서 양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국민의당은 이날 중 추경안 통과를 촉구하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추경이 노동자의 눈물을 조금이라도 닦아주고, 재하청 업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집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추경안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오늘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野, 누리예산 등 8033억 교문위서 단독 통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29일 전체회의를 갖고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비용 보전을 위해 지방교육채무 상환 예산 6000억원 등 8033억원을 추가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안을 단독 통과시켰다. 상임위에서 예산안을 야당이 단독으로 의결한 것은 처음이다. 새누리당은 “지방채 상환을 위한 예산을 편법 편성한 것은 국가 채무는 국가가, 지방채무는 지방이 상환토록 한 재정의 기본 원칙을 저버린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교문위는 앞서 이날 오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를 열어 추경안을 논의했지만 누리과정을 둘러싼 지방교육 예산을 두고 여야 간 입장을 좁히지 못해 심사를 보류했다. 이후 여야 3당 간사 협의에서도 의견을 조율하지 못하자 새누리당은 전체회의를 보이콧했고 야당은 이날이 예결위의 추경안 마지막 심사일이라는 점을 이유로 표결을 진행했다. 야당이 단독 처리한 추경안에서는 지방교육채무 상환을 위한 예산 6000억원과 학교 우레탄 트랙 교체 사업 776억원, 도서지역 통합관사 신규 건설 예산 1257억원이 각각 증액됐다. 지방교육채무 상환예산은 이번 추경안에 포함된 국가채무 상환예산 1조 2000억원에서 마련이 가능하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염동열 의원 등 새누리당 교문위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협치를 무시한 야당의 날치기 강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유성엽 위원장과 야당은 책임지고 사과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염 의원은 “예결위에서 반대하면 이 추경안은 처리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오늘의 눈] 추경 합의에도 씁쓸한 이유/송수연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추경 합의에도 씁쓸한 이유/송수연 정치부 기자

    “낙동강에 보가 8개 있는데 5t 배가 보를 넘어갈 수 있습니까.”(국민의당 이상돈 의원) “‘배를 차에 싣고 이리저리 다닐 수 있게 한번 설계를 해 봐라’ 주문해 놓았습니다.”(윤성규 환경부 장관) 지난 11일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의 한 장면. 환경부는 이번 추경안에 낙동강 상류의 담수생물자원 조사를 위한 5t급 연구용 배를 건조한다는 명목으로 7억 9200만원을 편성했다. 이 의원이 낙동강이 4대강 사업으로 8개의 보로 가로막혀 있는데 배가 지나다닐 수 없지 않으냐고 묻자 윤 장관이 5t 배를 보마다 차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한 것이다. 이 의원은 기가 막힌 듯 이날 회의에서 “참 이거, 누가 들으면 만화 같은 얘기 아닌가요”라고 실소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은 결국 환노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환노위 소속 한 의원은 “낙동강에 어떤 생물자원이 있는지도 모르겠거니와 배를 댈 계류장과 배를 이동시킬 대형 트럭 등에 대한 예산은 또 따로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7억원 정도는 추경 규모에 비해 얼마 안 되는 액수라고 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이런 예산들이 상당수”라고 지적했다. 여야가 진통 끝에 추경안 본회의 처리에 합의했지만 찝찝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서울신문이 지난 24~25일 두 차례에 걸쳐 추경안 심사를 마친 상임위 회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애초 취지와는 맞지 않는 사업 예산이 수두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시·홍보성 예산이 일자리 예산으로 둔갑하고, 제대로 된 계획 없이 이름만 그럴듯한 예산이 적지 않았다. 이 와중에 여야 의원들은 추경에도 ‘제 지역구 예산 끼워 넣기’ 행태를 반복했다. 야당의 한 보좌관은 “이렇게 엉망일 줄 알았으면 차라리 추경 통과가 안 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이번 11조원 규모의 추경이 일자리와 구조조정, 민생을 위한 추경이라고 강조하며 빠른 시일 내에 통과돼야 한다고 읍소하고, 야당 의원들이 국민의 혈세를 함부로 쓸 수 없다고 강조한 게 무색한 상황이다. 일명 ‘서별관회의(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 증인 협상 결렬로 8일 만에 재개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부실 심사에 대한 우려는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야당 의원 일부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 문제, 건국절 논란 등 정치 현안으로 질의 시간 대부분을 할애하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예결위는 추경 심사를 위해 열린 것이 아니냐”면서 “아무리 중요한 현안이라도 예결위는 예결위 목적에 맞게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야가 서별관 청문회를 추진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원인 규명 없이는 막대한 세금을 쓸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청문회를 위한 증인 협상으로 부족한 시간 탓에 졸속, 부실 추경 심사가 이뤄졌다면 본말전도가 아닐 수 없다. 여야는 30일 본회의에서 추경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가뜩이나 ‘지각 추경’이라는 지적이 많다. 어렵게 마련한 국민 세금이 허투루 쓰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songsy@seoul.co.kr
  • [사설] 추경 합의 여야 이제 ‘쪽지예산’ 솎아내야

    여야는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 26일 심의를 재개하는 데 이어 30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기로 그제 합의했다. 애초 여야는 추경안을 지난 22일 처리하기로 했지만, 야당이 요구하는 이른바 서별관 청문회를 놓고 ‘네탓 공방’을 벌인 끝에 무산시켰다. 여야는 일단 서별관 청문회에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증인에서 제외하는 대신 ‘백남기 농민 청문회’를 열어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증인으로 세우는 데 합의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의견 접근에 성공한 것은 추경안 처리 지연에 따른 국민적 비판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여야가 모처럼 정치력을 발휘해 의견 접근을 이룬 데는 최소한의 긍정적 평가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본다. 이번 추경은 기본적으로 고용 절벽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조선·해운 산업 분야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대책을 마련하고자 긴급 편성한 것이다. 따라서 ‘타이밍이 생명’이라는 추경 집행이 정치권의 줄다리기 때문에 늦어진 만큼 여야는 그야말로 배전의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성의 있게 심의에 나서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문제는 추경안의 목표가 이렇듯 뚜렷한데도 국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이 ‘제 지역구 예산 끼워 넣기’ 행태를 반복했다는 데 있다. 대부분 지역 개발 사업에 들어가는 ‘쪽지예산’의 문제점은 그동안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지적돼 왔다. 그럼에도 선심 예산이 ‘일자리 추경’에마저 똬리를 틀고 있다는 현실에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그것도 여야가 ‘나눠 먹기’식으로 사실상 담합한 결과라니 한심하기만 하다. 애초 국회 예산정책처는 11조원 규모의 추경이 3분기에 모두 집행된다면 올해와 내년 각각 최고 2만 7000명과 4만 6000명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성장률 역시 올해와 내년에 각각 0.129% 포인트와 0.189% 포인트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정치권 탓에 3분기 전액 집행이 쉽지 않아졌고, 설상가상 상당 액수가 선심성 지역구 예산으로 새나간다면 경제 회복의 불쏘시개로 추경에 대한 기대는 접을 수밖에 없다. 국회는 예결위 심의 과정에서 지역 개발 사업 예산은 남김없이 솎아내야 할 것이다. 지역구 인심만 얻으면 국가는 거덜나도 좋다는 사람들을 국회의원이라고 할 수 있는가.
  • [커버스토리] 자동폐기 굴욕 감액도 4차례…제헌국회부터 굴곡진 ‘추경史’

    [커버스토리] 자동폐기 굴욕 감액도 4차례…제헌국회부터 굴곡진 ‘추경史’

    정부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제출한 지 딱 한 달 만인 26일 국회에서 추경안 통과를 전제로 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이번 추경은 8월 임시국회 종료 전날인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정부는 헌정 사상 최초의 추경 무산을 피하게 됐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엄밀히 봤을 때 설령 이번 추경이 무산됐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의 봄’과 광주민주화운동 등으로 숨 가빴던 1980년 정부가 10월 초 추경안을 제출했지만 전두환 군부가 이미 5월 20일에 군 병력을 동원해 10대 국회를 사실상 해산해 버린 상황이라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되고 말았다. 그런데 똑같은 내용의 추경안이 자동폐기 바로 다음날인 10월 28일 다시 제출됐고, 전두환 군부의 국가보위입법회의(국보위)가 나흘 만에 이를 통과시켰다. 국가재정법은 ▲전쟁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 등으로 추경 편성의 조건을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되기만 하면 여야 간의 정쟁으로 이어진다. 제헌국회에서도 그랬다. 우리나라 추경의 역사 속에 담긴 정치, 경제, 사회상을 살펴봤다. ●6·25전쟁 발발했던 1950년에는 총 7회 올해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정쟁에 민생이 파묻힌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런데 예산안, 추경안 등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벌어지는 정쟁은 이미 제헌국회(1948~1950년) 때부터 치열했다. 또 정부수립 초창기 국내 상황의 혼란과 여러 행정기능 미비로 인해 예산 편성부터 지연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정부는 1949년과 1950년 회계연도가 시작된 뒤에야 예산안을 제출했고, 어쩔 수 없이 2년 연속으로 당장 급히 써야 할 돈을 가예산으로 편성·집행했다. 이후 본예산을 현재의 추경인 ‘추가예산’의 형식으로 국회에 제출했는데, 이마저도 당시 세수 및 세출 예측 능력의 부족으로 여러 차례의 추경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6·25전쟁이 일어난 1950년에는 모두 일곱 번의 추경이 이뤄졌다. 현재 기록이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추경은 1950년 3월 23일 국회에 긴급 동의 형식으로 상정된 ‘단기 4282년도 제3차 추가예산’이다. 당시 여당이었던 대한독립촉성국민회 소속 황호현 의원은 3차 추가예산을 재정경제위원회 심의를 생략하고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긴급 동의했다. 그는 “5월 총선거를 앞두고 의원 대다수가 시골로 내려갔기 때문에 본회의조차 정족수를 간신히 채운 상황”이라면서 “예산을 심사할 재정경제위원회 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늘 하루에 심사를 끝내고 내일 통과시키자”고 주장했다. ●기록상 가장 오래된 추경 ‘1950년 3차 추가예산’ 그러자 야당인 한국민주당 서우석 의원이 “재경위 종합심사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서 다루는 것이 도리어 시간을 더 끌게 된다”며 반발했다. 또 같은 당 김상순 의원은 “농림부의 예산 산출 인원수 계산이 기획처의 계산과 차이가 나는데, 확인해 보니 농림부가 틀렸다”면서 “이런 유사 사례가 많을 테니까 재경위에서 1차 심의만큼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결국 당시 추경안은 야당의 주장대로 분과위원회를 거치고 3월 27일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야당이 빼도 박도 못하는 허점을 지적해 ‘현미경 심사’를 관철시켰던 것이다. 추경이라고 하면 보통 나랏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고, 태풍 등으로 무너진 도로·시설물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는 것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씀씀이를 줄인 ‘감액 추경’도 네 번이나 된다. 6·25전쟁 발발 직후였던 1950년 7차 추경 때 정부는 세수와 세출 56억원을 줄였다. 전쟁으로 인해 세금을 걷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자연히 세수와 세출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1982년에는 추경에서 2643억원을 삭감했는데, 전년도에 국보위가 정부가 잘못 계산해 제출한 세입·세출을 제대로 심의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해 상반기까지 예상 경제성장률 전망치(8%) 달성이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실제 1982년의 실질경제성장률은 8.3%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 직전이었던 1997년 10월, 그해 1차 추경에서 8722억원을 감액했다. 외환위기로 인한 경제환란이 그해 하반기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자연히 세수에 펑크가 날 수밖에 없었다. 예상보다 덜 걷힌 세금은 1조 5909억원이었고, 전년도에 쓰지 않고 남았던 세계잉여금 7187억원을 이입해도 9000억원 가까운 수입과 지출을 줄여야 했다. 정부가 구제금융 지원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기 이전에 이미 감액 추경이 위기를 알리고 있었던 셈이다. ●외환위기 직후 1998년 1조 6985억 최대 감액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3월 1차 추경은 우리 역사에 가장 치욕적인 추경으로 기록되고 있다. ‘경제점령군’으로 들어온 IMF는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전년도에 정부가 짜고 국회가 통과시킨 예산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줄여 금융 구조조정 비용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6985억원을 감액했다. 당시 실무 사무관으로 추경 작업에 참여했던 한 정부관계자는 “우리가 짠 예산을 다시 우리가 줄이면서 공무원 급여부터 삭감하는 것도 기분이 나빴는데, 계속해서 IMF의 눈치까지 봐야 했다”면서 “약간이나마 ‘망국(亡國) 관료’의 심정이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1998년 9월에는 세수를 메우기 위해 5조 4902억원을 보전하는 세입추경을 포함, 실업·경기대책 마련을 위한 12조 2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이 실시됐다. ●2002년 태풍 루사 피해때 제출 ~ 통과 ‘딱 3일’일반적으로 군부 독재 시절의 정부 추경안이 국회를 더 빨리 통과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헌정 사상 가장 빨리 국회를 통과한 것은 의외로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태풍 ‘루사’ 피해 복구를 위한 4조 1000억원 규모의 추경이었다. 2002년 9월 10일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바로 그날 국회 재정경제위, 행정자치위, 운영위, 교육위에 회부됐고, 다음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갔다. 그리고 약간의 수정을 거쳐 이틀 뒤인 9월 13일 본회의에 상정돼 바로 통과됐다. 2002년 DJ 정부의 마지막 해로 각종 특별검사와 게이트가 쏟아지기는 했지만,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또 그해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민심을 외면한 채 정쟁을 벌일 수는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이리역 폭발사고’ 재해 아닌 인재로 긴급 편성 가슴 아프면서도, 특이한 사연을 지닌 추경은 1977년 11월 2차 추경이었다. 행정부의 기틀이 어느 정도 잡히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의 추경은 주로 태풍과 오일쇼크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1977년 2차 추경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 때문에 긴급 편성됐다. 11월 11일 이리역에 서 있던 화약수송열차가 관리원의 부주의에 따른 화재로 폭발해 직경 16㎞ 이내의 집과 건물이 모두 파괴됐고, 58명이 사망하고 1400여명이 부상했다. 1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재산 피해는 당시 돈으로 100억원이 넘었다. 피해가 얼마나 컸던지 폭발 사고 뒤, 이리 시내 다방과 음식점에는 반창고로 얼굴이나 손등을 허옇게 바르고 나온 사람들로 넘쳐났다고 전해진다. 당시 정부는 사고 나흘 뒤인 11월 15일 사고 복구를 위한 5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열흘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물론 5억원으로는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보상비를 노린 투기꾼들이 이리에 몰려들면서 민심마저 흉흉해졌다. 그런데 이 사고로 유명해진 인물이 있는데, 바로 ‘20세기 최고의 코미디언’ 이주일이다. 사고 당일 이리역에서 500m 떨어진 삼남극장에서 관객 600여명이 들어찬 가운데 인기가수 하춘화의 리사이틀이 열리고 있었고, 폭발사고로 극장 지붕이 내려앉고 의자가 뒤집혀 6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무명 MC였던 이주일은 자신도 머리가 함몰돼 4개월 넘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쓰러져 있던 하춘화를 업고 극장 밖으로 나왔다. 이주일은 이 사건 이후 ‘의리의 사나이’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하춘화는 2007년 11월 열린 이리역 폭발사고 30주년 추모행사의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호날두 세상…유럽축구 최우수선수 두 번째 영광

    호날두 세상…유럽축구 최우수선수 두 번째 영광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의 지휘봉을 잡은 페프 과르디올라(45·스페인) 감독이 ‘별들의 무대’에서 또 친정팀과 격돌한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모나코 그리말디 포럼에서 2016~17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편성을 추첨했는데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위에 그쳐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에 힘겹게 올라온 맨시티는 FC 바르셀로나(스페인), 묀헨글라드바흐(독일), 셀틱(스코틀랜드)과 C조에 묶였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바르셀로나를 두 차례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과르디올라는 리오넬 메시(29)를 비롯한 옛 제자들을 상대로 껄끄러운 조별 리그를 치르게 됐다. 두 팀은 10월 20일과 11월 2일 맞선다. 바르셀로나를 떠난 과르디올라는 바이에른 뮌헨 지휘봉을 잡고 2014~15 시즌 대회 준결승에서 옛 제자들에게 발목을 잡혀 결승 진출이 좌절된 적이 있다. 맨시티 역시 바르셀로나와 악연이 있다. 2013~14 시즌부터 두 시즌 연거푸 16강전에서 덜미를 잡혔다. 최근 네 시즌 동안 세 차례나 ‘별들의 무대’에서 만났으니 보통 인연이 아니다. 또 묀헨글라드바흐와도 두 시즌 연속 만난다. 추첨에 참여한 치키 베히리스타인 맨시티 이사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는 물론 분데스리가 경험을 통해 묀헨글라드바흐를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가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도르트문트(독일),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 레기야 바르샤바(폴란드)와 F조에 편성됐고, EPL 우승으로 처음 별들의 무대에 나서는 레스터시티는 FC포르투(포르투갈), 브뤼헤(벨기에), 코펜하겐(덴마크)과 G조에 묶였다. 손흥민(토트넘)은 친정팀 레버쿠젠(독일), CSKA 모스크바(러시아), AS모나코(프랑스)와 E조에서 격돌한다. 32강이 8개 조로 나뉘어 조 1, 2위가 16강에 오르는 조별 리그는 다음달 14일 시작한다. 이날 조 추첨식이 끝난 뒤 열린 최우수선수 시상식에서는 호날두가 지난 시즌 유럽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로 선정됐다. 호날두는 55개 UEFA 회원국 기자들이 뽑은 이번 시상식에서 총 40표를 얻어 베일(8표)과 그리즈만(7표)을 제치고 2013~14 시즌에 이어 두 번째 선정됐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에 뒤져 레알 마드리드를 우승으로 이끌지 못했지만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팀이 11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또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에서는 포르투갈의 사상 첫 메이저 우승에 기여했다. 호날두는 “정말 믿을 수 없는 한 시즌을 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클릭! 여의도] 본예산 절반도 안 쓰고 추경 요청… 부처 이기주의 너무해

    [클릭! 여의도] 본예산 절반도 안 쓰고 추경 요청… 부처 이기주의 너무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시급성’입니다. 국가재정법 제89조에 추경안은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이 발생했거나 우려가 있을 때 편성한다고 명시돼 있을 정도로 중대한 사안으로 올해 반드시 돈을 늘려 써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서울신문이 지난 23, 24일 추경안 심의를 마친 5개 상임위의 회의내용을 들여다본 결과 과연 추경의 목적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사업들이 여럿 눈에 띄었습니다. 정부는 기존의 사업 또는 새로 계획하는 사업의 규모를 확장시켜서 추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특히 이번 추경의 목적인 구조조정 대책 및 일자리 창출과 어떻게든 연관을 시키며 추경을 요구했습니다. 아직 본예산의 절반도 쓰지 못한 사업에 대해 5배에 달하는 추경액을 요구한 부처도 있습니다. 정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의원들은 이 와중에도 ‘쪽지예산’을 통해 사회간접자본(SOC) 등 지역구 예산을 챙깁니다. 예산소위에 속해 있는 의원들은 직접 의견을 개진하고, 그렇지 않으면 동료 의원에게 부탁을 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끼워 넣었습니다. 정부 측과 미리 의견을 나눠 서면질의를 통해 슬그머니 예산소위 안건에 올라와 있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끼워넣기’는 당장의 예산을 챙기는 목적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본예산을 더 수월하게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일단 추경안에 담아놔야 정기국회 때 내년도 예산을 짤 때 밀어 넣기가 더 쉽다는 겁니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니까요. 만약 추경에서 받은 돈을 다 쓰지 못하면 내년으로 이월되기도 하고요. 따라서 한 예산소위 의원은 자신이 증액을 주도한 사업의 예산이 추경으로 들어가지 못하자 “본예산에 반드시 해달라”며 미리 눈도장을 찍어두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실이 25일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메르스 사태와 가뭄 등으로 긴급하게 추경을 편성했지만 이를 집행하지 못했거나 올해로 이월된 예산 규모가 5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내년 630억 들여 모든 軍병영에 에어컨

    내년에 모든 군 부대와 의경 생활관에 에어컨이 설치되고 경찰 노후 버스가 모두 교체된다. 현재 20만원인 참전용사 명예수당은 22만원으로 오른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2017년도 예산안 최종 당정협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런 내용으로 본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도 본예산에 630억원을 들여 군 병영 및 의경 숙박시설에 에어컨 3만여대를 설치한다. 또 시위 대응과 질서 유지 등을 위해 의경들이 타고 다니는 버스 가운데 노후한 180여대를 교체한다. 예산 592억원이 지원된다. 유 부총리는 “앞으로는 에어컨 없는 병영 시설, 의경 시설은 없다”고 설명했다. 6·25 전쟁과 베트남전 등에 참전했던 25만여명에게 월 20만원씩 지급되는 참전 명예수당은 22만원으로 2만원 인상된다. 연간 600억원이 더 투입된다. 중국 어선들이 북방한계선(NLL) 주변에서 벌이는 불법 어업을 방지하는 시설에 투입되는 예산은 올해 20억원에서 내년 100억원으로 증액된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공공일자리 예산도 500억원 가까이 더 늘어나고, ‘생태교란 동식물 제거’ 등 업무가 특화된 5만개의 일자리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또 현재 15가지인 어린이 필수예방접종 지원 예산에 296억원을 더해 독감 예방 주사를 추가한다. 의료기관·사회복지시설 종사자와 입대 예정자·현역 병사 중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국민들의 결핵 검진에 235억원의 예산을 신규 반영하기로 했다. 한부모 가정에 대한 양육비 지원액도 200억원 늘려 월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인상된다. 당정은 또 정기국회에서 예산을 심의할 때 전국 6만 2000개 경로당에 정수기를 설치하거나 청소 도우미를 파견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김영란법’ 시행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업인 지원 예산을 밭작물 중심으로 늘리고,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지원하는 예산도 늘리는 방향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김 의장은 “내년도 예산은 올해 대비 3.7% 정도 증액돼 편성될 것”이라면서 “이 중 2조 3000억원이었던 일자리 예산의 경우 10% 이상 증액되고, 청년 일자리는 15% 이상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가락시장 쓰레기·주차 ‘몸살’ 송파구 월말까지 집중 단속

    서울 송파구의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가락시장)은 국내 최대 규모다. 하루에 13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농수산물 7500t의 거래가 이뤄진다. 그만큼 시장 주변은 쓰레기 무단 투기,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는 일이 잦다. 송파구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함께 단속에 지속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송파구가 8월 말까지 가락시장 주변 쓰레기 무단 투기 및 불법 주정차 등 무질서 행위 집중 단속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채소·식자재 등 폐기물은 시장의 정해진 장소에 배출해야 하지만 일부 상인은 감시가 취약한 새벽 시간대(오전 5~9시)에 쓰레기를 시장 외부에 몰래 내다 버리고 있다. 악취와 환경오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구는 새벽 시간대를 중심으로 단속반을 3개 조로 편성해 단속에 나선다. 한편 이미 버려진 쓰레기를 분석해 누가 폐기물을 배출했는지도 찾아낼 방침이다. 쓰레기 무단 투기 사실이 밝혀지면 업주에게 과태료(100만원 이하)를 부과하고, 시장 내 주차권 발급 제한 등 행정처분할 예정이다. 아울러 심야 시간대 가락시장 주변 불법 주정차도 단속한다. 현재 가락시장 서·남문과 중대로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불법 주정차는 시장을 드나드는 차량 흐름을 방해하고 주민에게도 불편을 주고 있다. 구는 경찰, 주민과 함께 이들 구간에 대해 주 1회 이상 단속을 벌인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사전에 무질서 행위 단속 안내뿐 아니라 폐기물 분리 배출 방법, 쓰레기 무단 투기, 불법 주정차 적발 시 과태료 및 행정처분 내용에 대해 상세히 홍보해 일회성 단속이 아닌 무질서 행위를 근절하는 데 초점을 두고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더민주, 전방위 대여 공세…“우병우 해임, 이철성 사퇴”

    더민주, 전방위 대여 공세…“우병우 해임, 이철성 사퇴”

    더불어민주당이 23일 대여(對與) 전방위 공세를 펼치고 있다. 추가경정 예산안 이슈는 물론이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해임과 이철성 경찰청장 내정자 사퇴 요구 등 모든 현안에서 초강경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에 심각한 균열 조짐이 있다며 체제 동요 및 테러 가능성을 언급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코리아 리스크’를 조장하지 말라며 경고까지 하고 나섰다. ‘장외투쟁’을 요구하는 당 일각의 목소리까지 가시화하는 상황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정국으로 궁지에 몰렸다가 추경안 처리를 놓고 벌인 여당과의 ‘전투’를 고리로 총공세로 전환한 기류가 역력히 읽힌다. 우선 정치권 최대 현안인 추경 처리와 관련해 그간 각종 현안에 대해 보폭을 맞춰왔던 국민의당과도 일정 부분 선을 그으며 양보 없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등 조선해운업 부실의 책임자로 지목된 이른바 ‘최종택 3인방’이 청문회 증인석에 서지 않는다면 추경 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는 게 더민주의 기본 입장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안 처리를 위해 노력하지만 제대로 된 청문회도 열어야 한다”며 “권력자가 국민 목소리에 귀를 안 기울이면 어떤 후과가 있을지 이미 경험했지 않느냐. 다시 한 번 경고한다”고 말했다.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2008년 조선·해운업에 6조2천억원 투입, 산업은행에 대한 1조원 규모의 대기업 구조조정 사모투자 펀드 조성, 작년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 주재 해외 건설조선업 부실 방지 위한 금융기관 역할 강화 대책 논의 등이 있었다”며 “그런데도 또다시 국민 세금이 투입돼야 하는 사태에 대해 그 과정을 짚고 원인을 분석하지 않으면서 세금을 쓰게 해달라는 것은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 기재위와 정무위 간사인 더민주 박광온·전해철 의원도 공동성명을 내고 “야당의 당연한 요구를 정치적 공세로 폄훼하고 현직 기관장으로만 증인을 제한하겠다는 여당 주장은 국민의 진실규명 요구를 외면한 채 권력 실세를 보호하려는 무책임한 정략적 행태”라며 “추경 편성이 무산되면 책임은 여당에 있다”고 말했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최경환·안종범 두 명 때문에 실업문제를 나 몰라라 한다면 한 명당 실업자 2만5천명의 삶보다 더 존귀한 분이란 것이냐”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박 수석부대표는 쟁점 증인 채택은 추후 협의하고 추경 심의부터 정상화하자는 국민의당의 중재안에 대해 “여당과 같은 주장에 충격적”이라며 “야당 공조를 통해 증인 채택을 통한 청문회로 추경이 되도록 함께 나가길 촉구한다”고 했다. 우 수석과 이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입장도 초강경으로 흐르고 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 경찰청장 후보자의 음주운전 은폐 논란과 관련, “결격사유가 있어도 청와대가 낙점하면 그만이라는 오만함이 불행한 결과를 낳았다”며 이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더민주는 박 대통령까지 정조준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언급하며 안보위기를 조장하고 나섰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북한위기’ ‘도발우려’ ‘국민단합’의 삼단논법에 국민은 불안하고 경제는 어려움에 빠진다”며 “대통령까지 나서 코리아 리스크를 조장해서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당내 초선의원들은 우병우 수석 해임 촉구와 세월호 특위 연장을 위해 이달 25일을 ‘더불어민주당 초선 행동의 날’로 정하고 그 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세월호 농성장에서 단식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를 우려하는 기류도 잡힌다. 중립 온건파로 분류되는 한 초선의원은 “초선의원 전체가 초선 행동의 날에 동의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발표가 됐다”며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장외투쟁까지 거론되는 이 같은 초강경 대응으로 인해 추경 무산 등의 책임을 고스란히 덮어쓸 수 있는 데다 전당대회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노선 투쟁으로까지 번질지 우려하는 기류도 없지 않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약자를 위한 추경, 빠를수록 좋다/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시론] 약자를 위한 추경, 빠를수록 좋다/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심상치 않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으며 중국의 성장률 둔화, 선진국 경기 침체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여기에 조선, 해운업종 등 주력 산업의 침체로 인한 구조조정 압력이 커지면서 고용 사정, 특히 청년 실업이 악화되고 있고 내수경기 침체 지속 등으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등 대내 여건도 여의치 않다. 안팎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기로 했고, 지난달 11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일반적으로 추경은 예산이 성립한 이후에 발생한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이미 성립한 예산에 변경을 가하는 것으로, 편성 요건은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대내외 여건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적어도 지금의 경제 상황은 국가재정법에서 정하고 있는 추경 편성의 기본 요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추경은 편성 목적도 명확하다. 첫째, 이번 추경 편성은 현재 한국 경제의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조선업을 비롯한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여파는 해당 지역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저성장과 대량 실업을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의 주력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여파는 해당 중소·중견 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켜 산업 생태계를 붕괴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추경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둘째, 최근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지원 등 경제적 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추경 편성이 이뤄졌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추경안을 편성한 것은 경기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함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 등에 직접 재원을 투입하고, 경기 부진의 여파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의 소득을 지원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두 자릿수로 늘어나 매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청년 실업 문제를 더이상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셋째, 지난 6월 24일 브렉시트가 현실화됨에 따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불확실성의 여파가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경우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 및 소상공인 지원 자금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례 보증 공급 확대를 통해 조선업 구조조정 관련 중소기업 및 해당 지역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아울러 경제가 어려울수록 선제적 투자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시설투자 지원, 창업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 줄 창업자금 지원 등을 확대해 내수경기 부양 및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추경안의 국회 통과는 더이상 미뤄져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추경의 빠른 통과와 집행은 반드시 필요하다. 경기 침체의 여파가 심각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특화산업 육성을 위한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통해 서민경제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추경안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 이슈와 연계되면서 22일 국회 본회의 처리는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속한 추경 실행이다. 국민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여야 정치권이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중국 최고의 역사가 사마천이 한나라 무제 때 기술한 역사서 ‘사기’(史記)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마땅히 단행해야 할 때 머뭇거리면 오히려 화를 불러온다.’ 현재 상황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말이다.
  • [In&Out] 어린이집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교육받고 있다/정광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

    [In&Out] 어린이집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교육받고 있다/정광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

    무더운 날씨와 함께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으로 교사와 학부모가 모두 지쳐가고 있다. 그러던 중 어린이집 현장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바로 세수확대에 따른 추경에 따라 지방교육청예산인 교부금 금액도 1조 9000억원이 증액됐다는 소식이다. 정부는 지역교육청 예산이 추가로 늘어난 만큼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최우선으로 배정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기쁜 마음도 한순간, 시·도 교육감들은 “예산이 있더라도 어린이집 유아에 대한 지원은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감들은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이 아니므로 법률상으로 지방교육재정인 교부금으로 지원해 줄 수 없다는 논리를 편다. 2012년부터 누리과정을 통해 국가의 공통 교육·보육과정을 운영하며 교육기관으로서 유아들을 보호하고 교육했던 어린이집에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누리과정은 20년 넘게 보육과 유아교육으로 분리돼 운영됐던 만 3~5세의 교육시스템을 성공적으로 통합한 사례로 꼽힌다. 누리과정을 통해 90%가 넘는 만 3~5세 아이들이 유아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전에 각각 교육과 보호에 치중했던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교육과 보호를 균형 있게 구성해 유아교육을 해나가는 데 크게 이바지해 왔다. 특히 서민층 자녀가 많이 다니는 어린이집의 교육 기능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 또 유치원의 돌봄 기능 강화와 더불어 양 기관 모두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이게 모두 누리과정 덕분이다. 그러나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무리 없이 현장에 정착했던 누리과정이 2015년 교육재정 부족으로 재정부담 주체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유아 교육에 전념해야 할 현장을 순식간에 걱정으로 몰아넣었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으로서, 그리고 어린이집연합회를 이끄는 회장으로서 교육감들의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 누리과정을 미편성한 교육감들은 대부분 진보 교육감이다. 하지만 이들은 역설적이게도 서민층 자녀가 많이 다니는 어린이집 유아들에 대한 지원을 법적 논쟁이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 서민들을 위한다는 진보 교육감들의 엄연한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어린이집 유아들에 대한 유아교육 예산지원이 법에 어긋나는 것이라면, 2012년 만 5세 누리과정 도입 시부터 문제제기가 됐어야 타당하다고 본다. 만 5세 도입 당시 여러 교육청에서 누리과정을 환영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하겠다고 학부모들에게 선언했던 것을 돌이켜 보면, 현재 어린이집 유아들에게 지원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것은 학부모에 대한 우롱이며 무시하는 처사라고 할 수 있다. 교육감들은 2012년 국회에서 서민층 아이들이 무상교육·보육의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 3~5세 무상교육 시행에 대해 여야를 떠나 법 취지에 동의해 유아교육법이 개정됐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현재 어린이집 유아에 대한 예산을 전액 편성하고 있지 않은 경기, 전북, 광주교육청은 하루빨리 어린이집 유아에 대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낮은 처우조건과 열악한 근무조건 속에서도 아이들에 대한 교육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교사들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보육현장을 하루속히 안정시켜야 교사들에 대한 보수가 안정적으로 지급되고, 교사와 원장들이 아이들 교육에만 매진할 수 있다. 누리과정 논란을 하루속히 종식해야 하는 이유다. 보육이냐, 교육이냐 하는 식의 법적 논쟁을 하기보다 우선 현장에 있는 아이들의 얼굴부터 떠올려보자. 30만 보육교직원과 140만 학부모가 한목소리로 주장한다. 어린이집의 유아도 유아다. 어린이집도 법령에 따라 교육과 보육을 제공한다. 어린이집 유아에 대해서도 법령에 따라 유아교육 예산지원을 조속히 시행하길 다시 한 번 촉구한다.
  • 北·中 구실로… 日, 잠수함·요격미사일 등 무장 강화

    다음주 실전 무기로 적 퇴치 훈련 中 “日, 군비 확장 위해 우릴 이용” 중국과 일본의 해양 영유권 갈등이 선전전과 군비 경쟁으로 격화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내년 국방예산을 사상최대 규모인 5조 1600억엔(약 57조 6300억원)으로 편성했다. 5조엔을 넘어선 것은 사상 최초로 올해 예산보다 2.3% 증가한 것이다. NHK는 21일 내년도 국방예산에는 중국의 해상공세, 북한의 미사일 위협 등을 대비한 신형잠수함 및 요격시스템 등에 필요한 예산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중국, 북한을 구실로 예산안을 늘려 나가는 형국이다. 이런 움직임 속에 중국은 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를 동원해 일본을 공격하며 선전전을 폈다. 중국은 지난 8일부터 18, 19일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해와 접속 구역에 어선과 정부 해양지도선을 보내 일본의 실효지배를 흔들고 있다. 중국은 일본이 방위백서를 통해 “‘중국위협론’을 조장하고 정상적 군사훈련을 위협으로 거론했다”면서 “자위대 군비 확장과 전쟁준비를 위한 핑계”라고 비난했다. 또 방위백서를 통해 “집단 자위권과 자위대 해외활동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신안보법’ 발효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또 “미·일이 언제든 무력사용 시기와 핑곗거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공격했다. 일본은 또 빠르면 다음주부터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을 위해 외국에 파병된 자위대 부대가 같은 임무의 타국 군 및 자국 국민 등이 공격을 받았을 경우 현장에 출동해 무기를 사용한 구조작전 등을 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실시한다. 이와는 별도로 최신예 잠수함 ‘소류형’의 후속으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해 2021년까지 배치하고 내년도 예산안에 건조비 760억엔(약 8489억원)을 편성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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